전국 기온이 평균 30도를 넘나드는 가운데 불면증, 냉방병, 소화 장애, 식욕 부진 등 여름철 증상을 겪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증상들은 관리가 까다로울 뿐 아니라 장시간 지속될 경우 더 큰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장의 ‘증상별 건강 지압법’을 통해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여름을 보내보자.
불면증 완화에 대표적인 혈자리 ‘완골혈’, 전신 긴장 풀어 수면유도 효과
열대야가 지속되면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잠이 들어도 더위로 인해 숙면을 하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 불면 증세와 함께 두통, 피로감, 무기력증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숙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할 때는 ‘완골혈(完骨穴)’ 지압을 추천한다. 완골혈은 귀 뒤쪽 튀어나온 뼈 뒤에 움푹 들어간 지점으로 전신 긴장을 풀어 수면을 유도하는 효능이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완골혈을 10초 이상 지그시 눌러 지압해 주고 이를 5회 이상 반복한다. 완골혈을 중심으로 목덜미를 전체적으로 마사지를 해주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냉방병 완화에는 ‘대추혈’, 신진대사 촉진하고 면역력 높여
바깥에 서 있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뜨거운 햇볕 때문에 사무실이나 공공장소, 대중교통에서는 오히려 에어컨을 강하게 틀어 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냉방병에 걸리면 오한, 발열 등을 포함한 감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땐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튀어나온 뼈 바로 아래에 위치한 혈자리인 ‘대추혈(大椎穴)’을 지압해주면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면역력을 높여 기침이나 발열 등 감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대추혈 주변을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부드럽게 누르거나 문지르면서 15초간 지압하면 피로 회복에도 좋다.
소화 장애 회복시키는 ‘대장수혈’, 주변 사람의 도움 받으면 효과↑
겨울에 비해 음식물이 쉽게 상하는 여름철에는 배탈과 설사와 같은 소화기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찬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도 배탈의 원인이 된다. 여름철 소화 장애가 지속된다면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대장수혈(大腸兪穴)’을 자주 지압해주는 것이 좋다. 대장수혈은 허리 뒤쪽에 위치한 혈자리로 배꼽 정반대 위치에서 양옆으로 3~4cm 떨어져 있다. 이곳을 누르면 배탈, 설사와 같은 소화 장애, 복부 팽만 등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다. 혈자리가 허리 뒤에 있어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좋다.
무더위에 사라진 입맛을 돋워주는 ‘내관혈’, 소화 기능 회복에 도움
습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해 쉽게 지치고, 피로감이 쌓이다 입맛도 사라졌다면 ‘내관혈(內關穴)’을 지압해보자. 내관혈은 손목 주름의 중앙에서 몸 안쪽으로 3~4c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을 20회가량 지압해주면 약해진 위장 기능을 강화하고 소화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돼 피로나 스트레스로 입맛이 떨어졌을 때 식욕을 돋워준다.
무더위 스트레스 날려주는 ‘신맥혈’, 우울 증상 타파
여름은 불쾌지수가 높은 시기다. 쉽게 짜증이 나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듯 누적되면 충동적인 행동과 두통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우울 증세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생각을 비우고 발 바깥쪽 복숭아뼈 아래에 위치한 ‘신맥혈(申脈穴)’을 천천히 지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곳을 10회 이상 반복해서 누르면 마음 상태를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다스리는 데도 안정감을 준다.
강도현 자생한방병원장은 “더위에 장시간 노출돼 있으면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면역력까지 저하돼 각종 질환을 앓기 쉽다”며 “이 시기에는 더욱 건강에 관심을 갖고 일상 속 틈틈이 혈자리를 지압하는 습관을 길러보자”고 조언했다.
저출산·고령화가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만 65세 이상인 노인 연령 기준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100세 시대에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국민연금 재정 고갈 등의 문제가 불거져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이후 40여 년 만에 노인 연령 기준이 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 노인 연령 기준·정년 재검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고령위’)는 지난 3월 28일 회의를 갖고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과제 및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주재했다.
정부는 “고령화 심화를 고려하지 않고 인구 팽창기에 도입된 제도를 지속 운영해 재정건전성·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다”며 “노인의 사회 참여 욕구, 건강·소득 수준 변화 등을 고려해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연령 기준을 재점검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노인 연령 기준이 만 65세가 된 지도 40년이 넘었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경로 우대 기준이 65세 이상으로 정해지면서다. 그러나 그간 의학 기술의 발달 등으로 노인의 건강 상태가 좋아졌고 노인의 기대수명이 늘어나 노인 연령 기준 상향 목소리가 높다. 노인법지법 제정 당시에는 기대수명이 66.7세였다. 2020년의 기대 수명은 83.5세까지 늘어났고, 2070년에는 기대수명이 91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 스스로도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인이 생각하는 노인 연령 기준은 평균 72.6세로 나타났다. 법적 기준인 만 65세보다 7.6세나 많다.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1957년 이전 출생자 3010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빠른 고령화와 반대로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올해 950만 명에서 2030년 1306만 명, 2040년엔 1725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올해 3637만 명에서 2030년 3381만 명, 2040년 2852만 명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고령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26.1에서 2030년 38.6으로 높아진다. 2040년에는 현재의 두 배가 넘는 60.5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70년에는 노년부양비가 100.6까지 치솟을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보고 있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처럼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을 줄이고, 100세 시대인 만큼 일에 대한 욕구가 강한 고령층이 많은 까닭에 정부는 정년 연장도 논의한다. 현재 법적 정년은 만 60세다. 정부는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재고용·정년 연장 등 ‘계속고용제도’를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사회 공헌의 욕구가 크고 직무 전문성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수요까지 고려해 사회서비스형·민간형 일자리 비중도 확대할 예정이다.
노인 연령, 70대까지 오를까?
노인 연령 기준이 중요한 이유는 주요 노인 복지 제도가 만 65세 이상을 기준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49개 주요 복지 제도 중 49%인 24개 사업이 65세 이상의 연령을 기준으로 했다.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제도는 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중교통 무임승차 등 경로우대제, 공공형 노인 일자리, 독감·폐렴구균 무료 예방접종, 이동통신비 감면, 행복주택 공급 등이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노인 복지 제도는 지하철 무임승차다. 사회가 고령화 되면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노인이 많아짐에 따라 지하철 무임승차 인원이 증가해 지자체는 적자난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1년 적자 9644억 원에서 무임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9%인 2784억 원에 이른다. 이에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는 노인 연령 상향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대구시에서는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이 수면 위로 올라왔는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국민 연금 수급 시기이다. 정년이 연장되고 노인 연령 기준이 상향되면,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도 늦어진다. 국민연금은 제5차 재정 추계 시산 결과 2055년 기금이 고갈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국민연급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면 연금 확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만 59세까지 의무 가입해 만 63세에 수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령화에 맞춰 수급 개시 연령은 오는 2028년 64세, 2033년 65세로 5년마다 1세씩 늦춰지도록 사회적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족하다며 지난 1월 국회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에서는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까지로 더 늦추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70세까지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 바 있다.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 연령의 상향과 노인 노동 시장의 활성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교수는 2025년부터 1년씩 연금 수급 연령을 70세로 상향하면, 5년 후인 2030년에는 연간 4분의 1 이상의 급여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김원식 교수는 수급 연령 상향과 함께 현재의 정년 기준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건강수명이 70세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독립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60세로 돼있는 법정 정년은 상향보다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년이 상향되면 강성 노조의 근로자들에게만 혜택이 주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노인 연령 기준을 2025년부터 10년 단위로 1세씩 올리는 단계적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도입할 경우 2100년에는 노인 연령 기준이 73세가 되고, 노인부양률은 60%가 된다. 이는 65세 기준 노인부양률보다 36% 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이태석 KDI 인구구조대응연구팀장은 “노동 시장과 교육 시장 등 전반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하면 이렇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정년 연장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보 없이 노인 기준 연령을 늦추면 노인 빈곤율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다.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통해 답을 찾을 수도 있다. 일본은 국민연금·후생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이며, 정년은 기업이 정년 폐지, 정년 연장(65세까지), 계속고용제도(65세까지 계약직으로 재고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노령·유족·장애인연금(OASDI)의 수급 개시 연령을 66세 이상으로 규정했으며, 정년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앴다. 독일은 법정연금보험 등의 공적연금(GRV)의 수급 개시 연령을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상향하고 정년 역시 2029년까지 65세에서 67세로 연장할 방침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년 ‘노인 연령 기준의 현황과 쟁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언급하며,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은 단지 복지 재정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한 노인들의 행복한 삶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대가 참여해 합의를 도출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에서 70대 운전자가 운전한 1t 트럭에 치여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 운전자 빠른 증가
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고령 운전자 수는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2012~2022년) 고령 인구의 연평균 증가율은 4.6% 수준이고,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는 10.2%의 증가 추세에 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1년에는 전국 402만여 명, 2022년에는 438만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국회입법조사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이면 전체 고령 인구의 절반 가량인 498만 명이 운전면허 소지자일 것으로 예상한다.
고령화에 따라 고령 운전자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또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교통사고에서 운전자 연령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차량 단독 사고·사망자 수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의 30%에 달했다. 51~60세가 21%로 뒤를 이었지만, 나머지 연령대는 5~13%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운전면허증 반납’이다. 고령 운전자가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인센티브(지자체별로 교통카드 또는 지역 화폐로 약 10∼50만 원 수준의 혜택)를 제공하는 제도 또한 운영하고 있다.
운전면허증 반납으로 인한 혜택이 주어지자 스스로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고령자 운전면허증 반납 건은 2018년 1만 1917건에서 2019년 7만 3293건으로 대폭 늘었고, 2021년에는 8만 3997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고령 인구 증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고령의 운전자들이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은퇴 후 택시기사 또는 배송·배달기사로 일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2021년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국 택시기사 24만 9958명 중 70대 이상이 13.9%, 60대가 49.6%였다. 10명 중 6명 이상이 60대 이상인 셈으로 운전을 업으로 삼는 기사들이 고령화됐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정부는 운전면허증 반납과 함께 고령 운전자 적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65~75세 미만은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적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면허 취득 및 갱신 시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치매 검사와 교통 안전 교육도 의무화했다. 그러나 현재 적성 검사는 컴퓨터로 진행되며 실제 주행 실력이나 기능 실력 검증을 하지 않는다. 실제 운전자의 대응 능력을 평가하지 못해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건부 면허 제도 도입되나?
이에 따라 고령 운전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시행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운전 능력에 따른 운전 허용 범위 차등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허용 범위를 달리하는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실질 운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의료 평가와 실제 차 주행 평가를 병행 실시한다.
미국은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에 따라 운전 거리, 시간, 속도 등을 구체적으로 제한한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주마다 운영 방식이 다른데, 대부분 의료 검진, 도로 주행 시험을 치르도록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70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의료 평가에 따라 보충적 주행 능력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일리노이주는 75세에서 80세 사이의 운전자는 4년, 81세에서 86세는 2년, 87세 이상은 매년 주기로 운전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일본은 71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 갱신을 해야 한다. 70세 이상은 갱신 시 고령자 강습을 수강해야 하고, 75세 이상은 인지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2020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일정 교통 법규 위반 경력이 있는 75세 이상자는 임시 인지 기능 검사 및 실제 차 평가에 해당하는 운전 기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 일본은 2017년 고령 운전자의 사고 방지를 위한 기능을 갖춘 ‘서포카S’를 도입하고, 보조금을 통해 차량 교체를 지원했다. ‘서포카S’는 센서가 장애물을 감지해 충돌이 예상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비상 자동 제동 장치와 가속 페달을 밟아도 급발진하지 않도록 연료를 차단하는 억제 장치를 갖췄다. 일본 교통사고종합분석센터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서포카S’ 차량의 10만 대당 인명 사고 건수는 일반 승용차보다 41.6% 감소했다.
독일에서는 의사의 진단에 따라 운전자에게 맞는 맞춤형 조건부 운전면허를 발급한다. 야간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주간 운전만 허용하고, 장거리 운전이 어려운 운전자에게는 자택에서 반경 몇 ㎞ 이내에서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뉴질랜드는 75세 이후 2년 주기로 면허를 갱신해야 한다. 이때 의사의 운전면허용 진단서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우리나라도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대해 ‘조건부 면허’ 발급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이 ‘교통사고 사망자 점검 회의’를 갖고 ‘교통사고 감소 대책’을 논의한 결과다.
현재 고령자 조건부 면허 방안으로는 △집에서 반경 50~100km 범위에서만 운전하도록 하는 방안 △주간에만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를 설치한 차량에 한해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정책에 온라인에서 찬반양론이 뜨겁다. 조건부 면허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65세를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반응이 나뉜다. 이를 예상한 듯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이동권을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몇 살부터 고령 운전자로 볼지 제도 도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까지 조건부 면허제 도입과 관련한 연구 용역을 마치고, 이르면 2025년부터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과대광고, 잘못된 정보에 속거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무턱대고 구매하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약 이야기’를 담았다.
Q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일반식품은 무엇일까?
A 크릴오일은 식용 유지를 캡슐 형태로 제조해 어유나 기타가공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같은 표현으로 마치 혈행 관리, 면역 기능, 항산화 등에 지대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다.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타트체리 제품도 마찬가지. 수면 유도, 통증 완화, 염증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광고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허위·과대 광고다. 유사한 형태인 클렌즈주스도 영양학적으로 과채주스와 차별성이 없고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돼 있으므로 제품 정보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건강기능식품의 영양·기능 정보를 보면 ‘에 필요’, ‘에 도움을 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에 필요’는 영양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함이고, ‘에 도움을 줌’과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특정 생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둘에는 차이가 있다. ‘에 도움을 줌’은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증거다.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1등급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지기 때문에 제품이 1등급,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원료, 성분이라면 같은 등급으로 표시된다.
Q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부작용은 없나?
A 현재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레산(CLA, 녹차 추출물·키토산)이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는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보이차 추출물, 레몬밤 추출물 혼합분말,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성분은 가르시니아다.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고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는 건 아닌 데다,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과 간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연구 결과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성심근염·심장빈맥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Q 탈모에 효과 있다는 영양제, 먹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A 탈모의 경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남성형, 여성형, 휴지기, 원형 등 종류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튜브 채널 ‘근알의’를 운영하는 김연휘 닥터에비던스 대표는 “최근 비오틴, 맥주 효모 등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정보로 치료를 지체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편이 좋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A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표기된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성분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한이 지났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지만, 무턱대고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오래된 약은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다만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을 권장한다.
어느덧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급작스레 불어 닥친 한파가 잦아들고 절기상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도 지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은 분주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신체를 깨워 봄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유용한 건강법을 배워 실천할 수 있도록 하자.
한의학에서는 봄을 기운이 움트는 ‘생(生)’의 계절로 본다. 하지만 봄철 공공의 적인 ‘춘곤증’도 고개를 내미는 시기다. 춘곤증은 규칙적인 수면을 방해해 일상을 무너뜨리고 건강을 해친다. 이는 ‘불면증’, ‘늦잠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면은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해소, 면역 기능 강화 등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다가올 완연한 봄을 대비해 지금부터 상황별 수면관리 습관을 들여 보도록 하자. 수면장애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잠 정복 스트레칭 방법을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춘곤증’에 효과적인 ‘졸음타파 스트레칭’
봄이 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도 모르는 새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혹시 병이 아닐까 걱정하기도 하지만 춘곤증은 우리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생리적 피로감이다. 하지만 춘곤증은 만성 피로,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심하면 두통,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통 초기 증상은 3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증상이 해소되지 않고 지속해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상생활 중 갑자기 피로가 몰려온다면 이를 타파하는 ‘졸음타파 스트레칭’이 도움 된다. 일과 중 뭉친 어깨 근육을 전체적으로 움직여 잠을 깨우고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 정신이 맑아지는 효과가 있다.
편안한 자세로 서서 다리를 골반 너비로 벌린 후 자연스럽게 호흡한다. 양팔과 지면이 수평이 되도록 어깨높이까지 팔을 들어 올린다. 팔꿈치를 펴고 가슴을 내민 상태에서 어깨를 축으로 하여 양팔로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돌린다. 15초간 20~30회 원을 그린 후 반대 방향도 동일하게 15초간 돌린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춘곤증에는 평소에 몸을 자주 움직여 전신의 긴장을 풀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는 것이 효과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며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 나른함을 해소하고 활기를 되찾을 수 있으니 증상이 나타나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조언했다.
◇ ‘불면증’ 저리 가라, ‘꿀잠 스트레칭’
불면증이란 잠을 잘 기회가 있음에도 잠에 못 드는 경우를 말한다. 불면증은 불규칙한 수면습관, 심리적 스트레스, 환경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한 가지 원인으로 특정하긴 어렵다. 일과 시간에 잠을 유발하는 춘곤증은 규칙적인 수면을 방해해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낮 동안 졸음, 피로감, 의욕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밤에 잠 들기 어렵다면 몸의 긴장과 피로를 풀어주는 ‘꿀잠 스트레칭’을 통해 숙면을 취해보자. 이 동작은 목과 어깨, 척추 주변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 흐름을 도와 숙면을 유도한다.
양손은 어깨너비로 벌려 어깨와 수직이 되도록 바닥을 짚고 다리는 어깨 너비보다 넓게 벌려 엎드린다. 양발 안쪽 복사뼈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바깥쪽으로 벌린다. 숨은 천천히 내쉬며 손과 무릎은 고정한 채 뒤로 앉고 상체는 엎드린다. 전신의 근육이 이완되는 것을 느끼며 15초간 자세를 유지한다. 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온다. 지금까지의 동작을 총 3회 반복한다.
◇ ‘늦잠 증후군’엔 ‘잘 잤다 스트레칭’
원하는 시간에 잠들지 못하고 수면위상(수면최적시간)이 자꾸 뒤로 밀리는 증상을 ‘늦잠 증후군(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이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잡생각으로 인해 발생하며 환경적 변화에 생체리듬이 깨질 때에도 나타난다.
즉 춘곤증으로 인해 낮잠 시간이 길어지거나 잠들기 전 활발히 활동하는 것이 늦잠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지녀 수면시간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잠에서 깼을 때 혈액순환을 촉진해 몸을 깨우고 일과 준비에 도움이 되는 ‘잘 잤다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 몸의 긴장을 푼다. 숨을 천천히 깊게 내쉬면서 양팔을 좌우로 넓게 벌리고 손바닥이 앞을 향하도록 한 후 가슴을 활짝 편다.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고개를 천천히 뒤로 젖혀 15초간 유지한다. 다시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고개를 앞으로 숙이며 양손을 무릎 위로 모은다. 자연스럽게 호흡하면서 15초간 자세를 유지한 후 처음 자세로 돌아가 동작을 총 3회 반복한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나른한 봄철 빈발하는 수면 질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며 “잠을 관리하면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만큼 앞서 소개한 스트레칭들을 숙지해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사람은 수면으로 인생 3분의 1을 보낸다. 그만큼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위한 필수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면은 지친 신체 기능을 회복시켜 다음 날 신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거나 질이 떨어지면 신체와 정신 활동에 문제가 생겨 일상에 지장을 초래하고 각종 질병에 취약해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건강 질환은 물론, 신체면역기능과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최윤호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는 "'좋은 잠이 쌓인다. 좋은 나를 만든다'는 어느 침대 회사의 광고 문구를 빌리지 않더라도 좋은 수면은 삶의 질을 높이고 각종 질병을 예방한다"라며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다. 잠을 잘 자야 그만큼 건강한 삶과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수면장애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70만 명을 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모두 70만 9233명으로, 5년 전인 2016년 49만 4915명보다 43.4% 늘었다. 최근 들어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져 2017년 50만 명, 2019년 60만 명을 돌파했다. 2년에 10만 명씩 증가하는 모양새다.
수면장애에는 우리가 잠을 준비하는 시간부터, 자는 동안, 그리고 수면 뒤 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면과 관련돼 나타나는 모든 문제가 해당된다.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또는 일찍 깨는 불면증 △코골이나 무호흡 등이 나타나는 수면관련 호흡장애 △기면증을 포함하는 과다졸림장애 △하루 주기 리듬과 맞지 않아 나타나는 불규칙한 수면각성장애 △몽유병 또는 렘수면행동장애 등과 같은 사건수면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이갈이 등으로 대표되는 수면관련 운동장애 등이 포함된다.
최윤호 교수는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왜 잠을 못 자는지, 왜 자도 자도 피곤한지, 왜 자면서 자꾸 깨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하다"며 "수면장애는 사람마다 발생 원인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증상이나 특징만으로 문제를 진단할 수 없다. 정밀한 검사와 진단을 통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는 환경은 조용하고 환하지 않도록,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낮잠은 되도록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한다. 또 낮 시간, 주로 햇빛이 비치는 시간대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은 금물이다.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나 음식, 자기 전 흡연이나 음주는 삼간다. 특히 음주는 처음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을 자주 깨게 하고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 배고픔이나 과식도 좋지 않다. 대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한다. 잠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 잔이나 치즈는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수면제를 일상적으로 복용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잠자리에서의 독서나 TV 시청 등의 활동도 건강한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 된다. 잠들지 않은 채로 오래 누워있는 것도 좋지 않다.
최윤호 교수는 "수면은 우리 몸의 수많은 생체리듬 중 하나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다음날 일어나는 시간이 달라지면 그만큼 건강한 수면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라며 "좋은 수면은 삶의 질을 높이고 각종 신체,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중요한 요소다. 건강한 잠자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TIP. 건강 수면 10계명
1.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한다.
2.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한다.
3.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가능한 짧게 제한한다.
4. 낮에 하는 적당한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5. 카페인, 알코올, 니코틴은 피한다.
6.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를 피하고 적당한 수분을 섭취한다.
7. 수면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8.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한다.
9. 잠자리에서 독서나 TV 시청 등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10. 잠들지 않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지 않는다.
가을이 되면 유독 피곤하고 우울해지는 때가 있다. 이는 계절성 우울증으로 일조량 감소와 관련 있다. 햇볕을 적게 받으면 이른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생성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식욕, 수면 조절 등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감소할 경우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는 과다 수면이나 무기력증, 우울증을 겪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은 우울증이 시니어에게 무릎 통증과 치매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노인의 우울감이 무릎 통증과 치매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의 상관관계는 연구 논문을 통해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울감을 겪는 시니어의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은 평균보다 약 2.3배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울감의 정도에 따른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을 살펴본 결과에서도 심각한 우울증이 4.55배로 매우 높게 나타나, 중증 우울증일수록 무릎 통증 정도가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척추관절연구소가 동일한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또 다른 연구 논문에서는 우울증 환자군이 우울증을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2배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특히 45세에서 64세의 우울증은 치매 위험이 약 2.72배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시니어에게 우울증이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따라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났다면 의료진의 상담을 받아 2차 질환 발생을 막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돼 무릎 통증과 치매 등으로 이어진 경우라면 악순환이 심화되기 전에 전문적인 치료에 나설 것을 권한다.
먼저 무릎 통증 및 관절염 치료를 위해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치료, 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근육의 경혈을 침으로 자극해 통증을 해소하는 침치료는 무릎 관절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족삼리혈, 위중혈 등 무릎 앞뒤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관절 부위의 뭉치고 위축된 근육이 부드럽게 이완되며, 인대와 신경 등 손상된 조직의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에 무릎뼈와 연골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한약을 환자의 증상 및 체질에 맞게 처방해 무릎 관절염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시니어에게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손꼽히는 치매의 경우 공진단 처방이 도움이 된다. 3대 보약으로 유명한 공진단은 노화 억제와 두뇌 기능 향상 효과가 있다. 지난해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진단이 노화를 억제하는 장수 유전자인 ‘시트루인1’을 활성화시켜 신경세포의 재생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유래 신경인자와 신경성장인자의 발현 또한 높인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추가로 확인했다.
스스로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갖춰야 하는 것은 운동 습관과 식습관, 수면 습관 세 가지다. 계절성 우울증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것이므로 하루 30분 정도만 산책해도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걷기 운동은 무릎 강화에도 효과적이니 매일 꾸준히 실천할 것을 권한다.
같은 시간대에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불규칙한 식사는 위장 기능을 저하시켜 세로토닌 분비 체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과다 수면 증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기력하게 침대에 자주 누워 있지 않도록 하고, 낮잠은 되도록 30분 이내로 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우울감으로 인해 불면증을 겪는 경우 잠들기 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높이면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에 도움이 된다.
우울증은 시니어에게 흔한 정신 증상 중 하나다. 은퇴 혹은 사별, 경제적 곤란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고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액티브 시니어란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기반으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을 일컫는 만큼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신경 쓰는 자세가 중요하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를 주기로 변하는 생체리듬인 일주기 리듬이 빨라진다. 한밤중에 나와야 할 멜라토닌이 초저녁부터 나와 일찍 잠들게 되고, 그만큼 빨리 사라져 새벽잠이 없어진다. 잠을 잘 이루지 못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노년층이 많아지는 이유다.
잠 못 드는 밤, 멜라토닌 때문?
우리 뇌에서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불면 예방에 도움을 준다.
멜라토닌은 시신경에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조절된다. 날이 어두워지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점차 늘어나고, 새벽 2시~4시쯤 최고조로 분비돼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다 아침 해가 뜨면 햇빛을 받으면서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의 양은 줄어든다. 50대는 20대의 절반, 60대는 3분의 1밖에 분비되지 않는다. 멜라토닌이 줄어드니 잠이 줄어들고, 잠을 못 자니 멜라토닌 생성이 안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수면 장애 등을 겪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7년 56만 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1년에는 68만 명을 넘어섰다.
게다가 여름이 되면 숙면은 더 힘들어진다. 실온이 25도가 넘어가면 체온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더위는 각성 상태를 유발해 멜라토닌 분비를 줄인다. 열대야에 잠을 설치게 되는 원인이다.
갱년기에 잠을 못 자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갱년기가 오면 호르몬이 종합적으로 줄어드는데 이때 멜라토닌도 감소하게 된다.
멜라토닌 꾸준히 보충하기
멜라토닌은 수면뿐 아니라 수면 중 몸에서 일어나는 많은 생체활동에도 관여한다. 따라서 노년기 건강을 위해서는 멜라토닌을 꾸준히 보충해주면 좋다.
멜라토닌의 수면 외 임상으로 검증된 효능을 보면 간에서의 해독기능을 돕고, 근육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피부 산화스트레스를 회복시키며, 신장 세포 손상 재생, 방광 기능 촉진, 새로운 뼈 생성, 말초신경의 생성 촉진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적으로 체내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멜라토닌을 만들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단계마다 철분, 마그네슘, 엽산, 비타민, 아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하다. 합성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균형 맞춰 섭취하지 못하면 체내에서 충분한 양을 만들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멜라토닌 영양제를 별도로 먹어주면 체내의 멜라토닌 합성을 도울 수 있다. 최근에는 쌀겨, 자주개자리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멜라토닌이 출시되고 있다. 식물성 멜라토닌과 멜라토닌 합성에 필요한 트립토판 이노시톨 등을 함유한 건강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더 좋다.
수면에 문제가 있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할 때,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로 불면증이 있을 때는 멜라토닌만 섭취하기보다 복합 영양소가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좀 더 도움이 된다.
다만, 식물성 멜라토닌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멜라토닌이 몇mg인지 확인해야 한다. 멜라토닌 함량이 너무 적어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 건강에 효과를 보려면 1mg 이상의 멜라토닌이 함유된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또 트립토판과 테아닌, 이노시톨 등 전환 영양소가 함유돼 있는지, 자연 유래 원료를 사용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하면 좋다.
고령층에게 불면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특히 최근처럼 추위로 인해 야외활동이 제한되고, 코로나19로 인해 집 안에만 머무는 생활이 지속되면, 충분한 신체활동이 이뤄지지 않아 잠이 들기 어렵고, 수면이 부족하면 낮 활동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면 질환은 졸피뎀이나 트리아졸람 등의 약물치료로 이어지는데, 이러한 수면 유도 약물의 장기 복용은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해외의 연구결과도 보도된 바 있다. 또 불면은 우울증을 부르기도 하고, 이로 인한 치매 등의 합병증까지 나타날 수 있어, 중장년에게는 만병의 근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수면제와 같은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한의학적 도움을 받을 방법은 없을까? 최근 불면증 치료에 대한 한의과와 의과 현황을 최초로 분석한 연구논문이 발표돼 이목을 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손채원 한의사 연구팀은 불면증을 겪는 환자를 대상으로 의과에서 약물치료와 정신요법이 가장 많이 이뤄지며 한의과에서는 침치료와 뜸, 부항 등이 일반적인 치료법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표본자료를 기반으로 2010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불면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 따르면 7년 동안 불면증으로 한의과·의과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환자 수는 9881명에서 2016년에는 1만5362명으로 약 55% 증가했다. 또한, 불면증 환자의 주된 연령층은 45세 이상으로 비율이 73%에 달했으며 환자 성비는 여성이 남성보다 약 1.7배 많았다.
연구팀은 불면증 환자가 받은 치료법도 살펴봤다. 연구 결과 의과에서는 약물치료가 약 28만건으로 가장 높았다. 처방받은 약물은 진정제와 수면제(20만8542건)가 제일 많았으며 항불안제(9만900건), 항우울제(6만8145건) 순이었다. 진정제와 수면제에서 가장 많이 처방된 약은 졸피뎀, 트리아졸람, 플루니트라제팜 순으로 분석됐다. 이 약물을 남용하면 불면증 재발과 인지 기능 저하, 낙상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지나친 의존은 환자들에게 큰 고민거리다.
연구팀은 한의과에서 시행되는 치료법을 분석한 결과 침치료가 총 10만여 건으로 불면증 치료에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침치료는 부작용이 적으며 신경계, 내분비계에 효과가 높은 치료법으로 여러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적인 방법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어 불면증 치료법으로 뜸(1만6544건)과 과 부항(1만1254건)이 뒤를 이었다.
자생한방병원 손채원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불면증 치료 현황을 한의과와 의과로 나눠 분석한 최초의 연구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불면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요즘 향후 약물 장기 복용 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기초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Healthcare 지 2021년 1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