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시작한 한달살기. 정해진 시간에 정신없이 유명한 장소를 훑는 관광이 아닌, 느리고 여유로운 휴식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는 게 영 익숙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제주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울까? 급할 건 없다. 우리에게는 30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한달살기는 단순한 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한달살기를 앞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한 달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말을 트게 된 아주머니에게 사는 이야기를 듣거나, 비를 피하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대접받는 등의 상황 말이다.
그러나 막상 제주 땅에 발을 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 할 수 없는 일을 깨알같이 모두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참고해 각종 정보를 샅샅이 뒤지게 되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에 하루하루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상과는 다른 제주살이에 문득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한달살기가 아니라 그저 한 달간의 패키지 여행이 되는 셈이다. 한달살기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바라기보다, ‘여행 테마’를 설정하고 제주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자유 선물하는 ‘책방 투어’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후로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 독서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달살기를 명목으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독립 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점이 많다. 제주만의 지역 감성과 책방지기의 취향이 버무려져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 특유의 기분 좋은 종이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주는 아늑함은 덤이다.
바라나시 책골목_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횟집 거리 사이, 빈티지한 간판이 눈에 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인도 서적과 세계문학 및 인문학 책이 즐비하다. 이곳은 제주 속 인도, ‘바라나시 책골목’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다. 갠지스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이 있다. 생애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꼽히며, 일부 여행객은 인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은 한국에서 인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장소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나 요구르트 ‘라씨’도 맛볼 수 있다.
만춘서점_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흰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각형 구조의 내부로 매력을 더했다.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과 LP, 제주의 감성이 흐르는 소품이 가득하다. ‘만춘서점’ 책방지기는 출판·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했다. 그래서인지 육지 사람이 그리는 제주의 장면을 더욱 잘 옮겨놓은 듯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1인용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소심한 책방_오름 다섯 개가 감싸고 있어 유독 고요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다. 좁은 골목 안쪽, 돌담 너머에 ‘소심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각각 제주와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소설, 에세이, 여행 등 단행본부터 독립 출판물, 제주 특산품, 문구까지 다채롭게 구비했다.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책방에 온도를 더해주고, 밤에는 노란 불빛이 다정하게 채워진다. 때로 소소한 전시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들를 곳이 많은 관광 지역이 아닌데도 굳이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하나만 꼽기 어렵다.
책약방_‘책약방’은 초록 잎과 나무, 낮고 작은 집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그림책 전문 서점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람 대신 책이 지키고, 마을이 지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현관 옆에 걸린 작은 의자 위에는 운영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그림책’이 놓여 있다. 비치된 그림 일기장과 100자짜리 작은 원고지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릴레이처럼 이어진 글들을 읽다 보면, 책약방의 진짜 ‘약’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올레길은 제주도의 마을길, 해안도로, 숲속 오솔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코스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등학교~광치기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 제주해녀박물관~종달바당을 잇는 21코스가 개장하면서 올레길 코스는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게 됐다. 현재는 제주도 내에 총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최근 확장된 추자도 코스를 포함하면 총 27개다. 각 코스는 길이가 대체로 15km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5~6시간 정도다.
제주도 올레길을 한 코스씩 돌다 보면 도내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코스도 있어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동선과 숙소 계획을 맞춰 짜야 한다. 식사도 매번 사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준비한다. 또한 올레길은 리본을 매달아 길을 안내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혼자 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날이 저무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로는 드문드문 표시한 리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길을 잃기 쉽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보강한 ‘알파캠프’는 트레킹과 관련해 가이드, 교통, 식사, 숙소, 세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한다. 더불어 관광객이 한 달 동안 제주의 모든 올레길과 새로 생긴 하영올레길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토끼반과 거북이반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통 중장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8세 이선이 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 대신 올레길을 걸어볼 생각으로 알파캠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숙소 예약도 번거로워 고민하던 차였다. 이 씨는 “차로 여행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가까이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는 그저 우리나라의 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정겨운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캠프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를 완주하는 ‘제주올레캠프’ 프로그램 외에도 오름이나 한라산, 4대 휴양림, 숲길 등을 다양하게 걷는 ‘제주여행캠프’,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는 ‘다이어트 캠프’, 오름 전문 캠프인 ‘제주계절캠프’ 등이 있다.
의미 있게, 친환경 한달살기
‘제주도’ 하면 많은 이들이 청정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해변에는 폐그물, 밧줄, 스티로폼, 플라스틱, 페트병, 장대 등 폐어구와 나무토막이 가득하다. 게다가 언제 번식했는지 모를 파래가 수면에 떠 있거나 바위나 모래사장에 널려 있어 볼썽사납다.
제주도는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도는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전체 발생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를 지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제주’를 여행 혹은 한달살기 테마로 설정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플로깅을 하는 식이다. 플로깅은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혼자서 가고 싶은 장소를 지정해 환경 정화를 하거나, 제주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여행 테마는?
후회 없을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서는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큰 주제나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우선 ‘왜 제주도에 가려고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1 건강하게 한달살기 ‘하루 한 군데 오름 오르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한 달간 인스턴트식품 끊기’ 등으로 몸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2 휴식하며 한달살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면 ‘매일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3 습관 개선 한달살기 한 달 동안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인 말 하지 않기’,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등을 시도해 나를 괴롭히는 습관을 개선해보는 건 어떨까.
1 바라나시 책골목 2 만춘서점 3 소심한 책방 4 책약방
완연한 가을 날씨와 함께 본격적인 단풍철이 시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단풍은 도심 외곽 지역인 북한산 일대에서 28일께, 도심 지역은 이보다 조금 늦은 11월 초순에 들 전망이다.
도심 주변 단풍 관광지에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현재, 거동이 불편해 단풍을 자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시니어 수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고령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관광지’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열린관광지란 비장애인을 비롯해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등 신체적 부자유층까지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 및 관광 활동의 제약 없이 이용 가능한 관광지를 말한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조성 완료된 열린관광지는 전국에 총 49개소가 있고, 43개소가 추가적으로 조성 진행 중이다.
주차장, 화장실, 휴게공간, 주요 관광 동선의 경사로 등을 노약자와 같은 관광 취약계층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보수했다. 누구에게나 차별 없는 관광의 접근성과 모든 다양성을 포용하는 포용적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열린관광지의 핵심이다.
고령층도 편하게 관광할 수 있는 이들 열린관광지 중 서울 근교의 단풍 명소를 소개한다.
용인 한국민속촌
용인 한국민속촌은 우리의 옛 모습을 재현해 둔 전통문화 테마파크다. 사계절에 따른 전통 생활문화의 변화를 고이 간직한 한국민속촌의 가을은 일 년 중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형형색색 물든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는 기본이고, 전통가옥에 피어있는 야생화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절초, 메밀꽃 등 야생화가 한 데 모여 있는 한국민속촌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야생화의 보고라 불리며 가을철 단골 출사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
경기도 시흥시 장곡동에 위치한 갯골생태공원은 국내 유일의 내만(內灣) 갯벌을 만날 수 있는 공원이다. 바닷가의 넓은 갯벌과 달리 깊고 좁은 곡선 형태의 갯골과 함께 옛 염전의 정취를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단풍 구경을 생각하면 흔히 산을 떠올리기 쉽지만, 갯벌에도 단풍이 든다. 칠면초, 퉁퉁마디, 나문재 등 소금기 많은 곳에 서식하는 염생식물은 가을이 되면 붉은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붉게 물든 염생식물과 함께 우거진 갈대와 억새, 핑크뮬리는 무르익는 가을 분위기를 더한다.
춘천 남이섬
남이섬은 북한강에 있는 14만 평의 넓은 섬으로, 가을이면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 가을꽃이 어우러져 단풍 명소로 손에 꼽히는 관광지다. 이르면 10월 초순부터 계수나무, 단풍나무가 황금빛 자태를 드러내고 벚나무, 자작나무, 메타세쿼이아나무도 각자의 개성이 담긴 색채로 조화를 이루며, 남이섬의 풍경을 풍성하게 자아낸다. 특히 남이섬 초입부에서 만날 수 있는 ‘손잡고 단풍길’은 노랑과 빨강이 한데 모여 더 큰 빛을 발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백풍밀원(百楓密苑)’을 만날 수 있는데, 100그루의 단풍이 심겨 있다 하여 붙어진 이름처럼 장관을 이룬다.
아침부터 비가 뿌렸다. 그저 창밖으로 비를 바라보며 가라앉은 마음으로 있기에는 내 안에서 스멀스멀 삐져나오는 것이 있다. 그래, 흩뿌리는 가랑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이럴 땐 뛰쳐나가 보는 것도 방법이다.
갯골생태공원의 소금창고
소금기 까슬하고 끈적하게 깊은 골이 파인 갯골이었다. 지금은 빗물이 가득 고여 흘러가고 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에는 옛 염전의 풍광을 그대로 보여주는 둑길을 따라 푸르거나 붉은빛으로 자라고 있는 염생식물들이 비를 맞고 있었다.
생태공원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칠면초, 나문재, 퉁퉁마디… 바닷물을 먹고 자라는 염생식물과 각종 어류와 양서류가 서식하고 있어서 국가습지보호구역이기도 하다. 붉거나 푸른 풀들이 얼핏 화려하기까지 하다. 바닥에서 자라는 아무 잎이나 뜯어서 맛을 보면 짭조름하다. 소금이 귀하던 그 옛날 가난한 이들은 염생식물로 소금을 대체하기도 했다 하니, 우리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소금과 염전의 위력을 되짚어보게 된다.
이곳 갯골생태공원에 전시된 붉은색의 ‘가시렁차’는 일제강점기에 소금을 실어 나르던 협궤열차였다. 가솔린을 연료로 가릉가릉 하는 소리를 내며 달렸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다. 염전 구석구석에 깔린 궤도는 가까운 수인선 기차역까지 소금을 운반하기 위한 특수 목적의 철도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던 소금은 일본의 수탈이고 약탈이었다.
서해 간석지가 발달해서 농경지나 염전으로 이용했던 곳. 이 일대의 갯벌이나 토질, 그리고 해수의 염도와 일조량 등의 중요한 조건이 잘 맞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해방 이후에도 이 소금밭으로 생계를 이어갔다고 한다. 한때 소금값이 만만찮던 시절에는 40개 정도였던 소금창고가 보물창고였다 한다. 현재 갯골생태공원에 남아 있는 2동의 소금창고 원형은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늠내길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시흥 늠내길 4개 코스 중 2코스 갯골길에 해당된다.
‘늠내’는 고구려 시대의 ‘뻗어나가는 땅’이라는 의미로 시흥의 옛 지명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사방으로 탁 트여서 정말 그 말이 어울리는 느낌이다. 비까지 내려주어 풍경도 마음도 촉촉하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안개가 끼면 안개 속의 풍경대로, 날씨의 변수에 따른 정직한 풍경이 눈앞에 있다. 내 안의 뻣뻣함도 스르르 풀어진다. 갯골을 끼고 펼쳐진 풍광에 흠뻑 스며들어가는 순간이다. 비 내리는 갯골의 뿌연 모습은 서서히 빠져들기 딱 좋은 풍경이다.
처음엔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안개비였다. 하지만 갯골생태공원에 들어설 때는 우산을 써야 했다. 우산을 들고 천천히 걷기에 적당한 분위기다. 안개처럼 내리던 비가 제법 뿌려서 카메라가 젖을까봐 급기야 가슴팍에 숨기듯 끌어안았다.
전망대에 올랐다. 흔들림이 감지된다. 구조적으로 풍하중에 대한 흔들림이 허용치 내로 시공되었다는 안내문을 읽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느낌이 지금 눈앞의 풍경과 어울린다. 22m의 6층 목조 전망대 꼭대기에서 내려다보이는 갯골의 전경이 안개처럼 뿌옇게 한 겹 가려져서 신비롭다. 아스라함이 수증기처럼 피어오르는 풍경이다.
생태공원을 둘러싼 너른 평야, 수로 밑으로 물이 가득 고여 흐르는 갯골, 비를 받아들이고 있는 생태공원의 해수 풀장, 빗속을 걷는 사람들… 흔들 전망대 공중에 높이 붕 떠서 빗속의 풍경에 마음껏 압도되었다.
시흥 늠내길은 4코스가 있다. 이 중에서 이날 2코스를 걸어보려고 마음먹었던 터다. 안개비로 시작한 비가 갈수록 제법 내려서 핑곗김에 갯골생태공원 산책으로 마쳤다. 빗속에서 갯골생태공원을 걸으며 상쾌함과 신선함을 흠뻑 맛보니 다소 가라앉았던 기분이 어느새 날아갔다.
연꽃테마파크 관곡지(官谷池)
드넓은 연밭에 홍련과 백련이 고고하게 자태를 뽐내는 시절. 여름이 시작되고 장마까지 겹치는 즈음 연밭에 들어서면 늘 후끈하던 기억이 있다. 폭염의 강렬한 태양 아래서도 연(蓮)은 우아한 멋을 지닌 채 물 위에서 기품을 보여준다.
연꽃 개화 시기가 되면 얼른 떠올려지는 곳, 관곡지(官谷池), 갯골생태공원에서 멀지 않다. 수도권에서도 찾아가기 쉬워서 일출 무렵의 새벽이나 비가 내리면 비를 받아들이는 연꽃을 보러 나서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또한 한밤중에 고고한 자태로 대관식을 하고 한여름 밤의 꿈처럼 장렬하게 사라지는 빅토리아 연(蓮)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들기도 한다.
여전히 비가 오다 말다 한다. 역시 비를 맞는 연못의 풍경이 제맛이다. 개망초꽃이 새하얗게 피어난 둑길을 지나면 양옆으로 연밭이 펼쳐진다. 진흙을 딛고 맑은 얼굴로 여기저기 피어나 존재감을 보여준다. 수면 위로 삐죽이 모습을 내민 봉오리와 화사하게 만개한 연꽃들이 연밭을 채우고 있다. 몇 군데 물이 고인 웅덩이에는 갖가지 수생식물들과 수련이 청초하다.
가끔씩 저어새가 넓은 날개를 펼치고 푸드덕 날아올라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우리나라 서해안에서만 번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가 이곳 연밭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걸 간간이 볼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205호 멸종위기 1급 보호조류다.)
관곡지는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된 조선 세조 때의 연못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농학자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연꽃씨를 이곳에 심은 것이 시초였다. 관곡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잇고자 시흥시에서는 연꽃테마파크를 조성했고, 그 덕에 해마다 잘 자라고 잘 피워내는 연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연밭 한편에 강희맹 선생의 묘역이 있으며, 연지 사적비와 은휴정이라는 정자와 문중 가옥이 있다. 후손들이 관리하는 개인 사유지니 함부로 행동하지 않도록 명심할 것. 잔디마당에는 설치 조형물 등의 볼거리가 있는데 요즘 출입이 가능한지는 확인해볼 일이다.
숲속 소래산길 소전미술관
연꽃을 둘러보다 비가 많이 내리거나 햇볕이 뜨거울 때는 주변에 미술관이 있음을 떠올릴 것. 관곡지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도자 테마 박물관인 ‘소전미술관’이 소래산 자락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숲속에 둘러싸인 미술관 앞의 넓은 정원이 비에 젖어 푸릇푸릇하다.
1층과 2층에 고려청자와 분청사기, 조선시대 백자가 전시되어 있어서 차분하게 감상할 수 있다. 선이 아름다운 도자기의 단아함과 다양한 용도의 작품들을 둘러보는 특별한 시간이다.
2층에서는 특히 창문을 통해 바라보이는 야외 정원의 푸르름이 가슴을 촉촉하게 한다. 야외 정원의 조각품들과 미술관 풍경의 운치는 가랑비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신선하다.
매주 토요일이면 오전 11시~오후 5시에 아트 마켓이 열린다고 한다. 주변에 요즘 핫한 카페가 있으니 연꽃테마파크와 미술관을 함께 볼 겸 겸사겸사 들러볼 만하다.
6000년 전에 살았던 신석기인들의 삶, 바쁜 세상에 상상조차 못하고 지내는 게 이상할 것 없다. 시간 여행은 이럴 때 재미를 준다. 멀리 가지 않아도 떠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언제라도 가능한 곳, 서울이나 수도권을 기준으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게다가 놀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맛도 쏠쏠하다.
지하철 4호선이 닿는 곳, 오이도역. 무엇보다도 접근성이 좋다. 소박한 바다마을 오이도의 다채로운 스폿들 중에 선사유적공원은 나지막한 능선 아래 편안히 자리 잡았다. 수천 년 전 신석기인들의 생활을 느껴보며 타임머신을 타고 그 옛날의 자연을 산책하듯 색다른 시간을 보내는 것, 해볼 만하다.
한적한 구릉 선사유적공원
선사유적공원은 뜨겁던 햇살도 적당히 누그러진 아침나절, 혼자도 좋고 친구나 부부, 또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기 편한 공원이다.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공원과 비슷한 면적인 33만5859m²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서 띄엄띄엄 거리두기를 하며 느긋함과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해본다.
여기저기에 선사시대 마을을 구현한 움집들은 규모와 마을 크기가 작지 않다. 이곳은 우리나라 중부 서해안 최대의 패총 유적지이면서 다양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된 곳이다. 그래서 선사시대 서해안 생활문화유산의 보존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문화적 가치를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2018년에 공원으로 조성해 국가 사적 제441호로도 등재됐다.
선사 마당에서는 한반도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적당한 곡선의 구릉 위에 드문드문 만들어진 움집 마을 마당에 서서 두리번두리번 옛사람들이 오갔을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TV예능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 족장처럼 불씨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통나무를 굴려서 목재이동 방법도 체험해 볼 수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 심심하지 않다.
야영 마을과 발굴터를 비롯해서 움집 생활과 수렵 모습, 둘러앉아 조개를 구워 먹는 모습은 조개구이로 유명한 요즘의 오이도 맛집 거리를 연상시킨다. 그 옛날 다양한 삶의 형태를 살피며 선사인들의 일상을 상상해 보는 색다른 시간이다.
놀이 참여도 여행의 맛
움집 건물마다 주제가 달라서 한군데씩 구경하다가 문이 열린 곳을 살그머니 들여다보았다. 이때 안에서 누군가가 “들어오세요”하며 상냥하게도 맞아준다. 무심결에 들어가 보니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교실이었다. 선사인들의 생활도구나 의류 같은 걸 진열한 채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진행 강사의 도움을 받으며 계획에 없던 조가비 목걸이를 만들어 목에 걸고 나니, 체험 프로그램의 맛이 요런 것이구나 싶게 즐겁다.
아이들처럼 옛날에는 ‘이렇게 살았어? 이렇게 구워 먹었구나, 이런 데서 잤나 보다’ 하며, 그저 눈으로만 느끼다가 이렇게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 보며 만들어 보니 한층 이채롭고 뜻 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신종 바이러스가 온 지구를 비상 사태에 빠뜨린 이즈음 ‘코시국’ 모습이 훗날 시간을 거슬러 어떻게 이야깃거리가 될는지….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변동으로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해설사 안내는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선사 마을 뒤편에 펼쳐진 억새가 꾸며놓은 예쁜 언덕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차분한 자연 속에서 제 빛을 내는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몇 년 되지 않은 신상 공원이다 보니 아주아주 오래된 신석기시대를 보여줌에도 대부분이 산뜻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꼭 새 것만 있는 건 아니다. 한쪽에는 고사를 지내고 도당굿을 했다는 불타버린 당산나무가 있고, 그 옆에 후계목이 자라고 있다. 세상은 또 이렇게 이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산책하듯 걷다 보니 공원 전체에 잔잔한 음악이 흐른다. 이럴 땐 걷다가 벤치나 풀숲에 털썩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는 맛도 세상 행복하다. 잔디 능선길 옆으로 한적하게 앉혀진 패총전시관이 보인다. 조개무덤인 패총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각종 전시물과 영상이 오이도 지역에 있었던 신석기시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패총이 만들어진 과정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기서 다시 이어지는 오름길을 따라 가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오이도 전경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멀리 송도 국제도시가 보이고, 더 멀리에는 서해바다까지 내다보인다. 군데군데 몇 척의 갯배가 떠 있는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도시생활의 번잡함을 잠시 잊고 호젓한 기분에 잠긴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펼쳐지는 멋진 해넘이가 장관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도 사랑의 열쇠 꾸러미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체험을 하고 천천히 여유롭게 산책을 한다 해도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이면서 단순한 공원을 넘어 역사적 가치도 높은 곳이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10분 거리에 있는 시흥 오이도 박물관에 들러 선사인들의 삶과 역사를 더 알아볼 만하다. ♧경기 시흥시 서해안로 113-27
바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바다의 맛
오이도에는 선사유적공원 말고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이 중에서도 섬이 아니면서 섬인 듯 빨간색 등대의 강렬함이 먼저 떠오르는 곳, 도심 가까이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오이도 거리를 꼽는다. 선사유적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랜드마크인 빨간 등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에는 어딘가로 훌쩍 나서고 싶었던 마음들이 모여서 그 시간을 즐기고 있다. 눈앞에 우뚝 선 빨간 등대와 비릿한 바닷바람이 떠나고 싶다는 마음에 설렘을 부추긴다.
등대전망대는 코로나19 여파로 입장할 수 없다. 하지만 빨간 등대를 중심으로 무수한 갈매기 떼가 시시때때로 날고 있어서 바다여행을 실감할 수 있다. 제방 둑으로 새하얀 생명의 나무가 한낮의 햇볕에 눈부시게 반짝인다. 생명의 나무는 오이도가 가진 역사와 생명, 사람의 흔적을 되살리고 후대에 길이 알리고자 제작됐다. 생명의 나무 전망대를 지나면 함상 전망대가 바다를 앞에 두고 나타난다. 쭉 걷다 보면 바닷길을 따라 힘차게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이 무리 지어 씽씽 지나간다. ♧경기 시흥시 오이도로 175
부둣가 쪽으로는 작은 수산시장이 난전을 이루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도로 아래로 건너가면 오이도 전통수산 시장이 있어 꽃게와 소라, 조개류 같은 싱싱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이른 아침부터 천천히 다녔음에도 한나절이 지나 점심 무렵에 이른다. 오이도 제방을 따라 쭈욱 늘어선 음식문화거리엔 각종 활어회와 조개구이 같은 이곳만의 향토음식이 넘쳐난다. 맛집 밀집 지역으로 오이도가 패총 유적지답게 지금도 각종 어패류 요리가 지천이다.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무한리필 되는 쫄깃한 모둠 조개구이 한판? 콜~! 가리비와 대합, 백합, 키조개 등 푸짐한 구성에 풍미를 더하는 모차렐라 치즈를 포함해 모두 무한리필로 실컷 먹을 수 있다. 치즈 조개구이가 대표 메뉴인데 알밥과 라면까지 추가된다.
슬기롭게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음식문화거리에서 유혹을 즐기고 나면 어느덧 햇볕이 뜨거운 오후에 이른다. 이럴 때 시원한 실내에서 창의적인 놀이로 차분하게 보낼만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오이도와 인접한 섬이었던 옥구공원에 가면 재밌는 목공체험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요즘에는 조금 규모가 있는 공원에서는 이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많다. 산림 부산물을 적극 활용하는 실습으로 숲의 자원화를 실현하고 목재문화 활성화를 위한 시간이기도 하다. 온라인과 현장 접수를 선택해서 이용하면 된다. 두 시간 정도면 손잡이 달린 멋스런 트레이를 만들 수 있다. (참고로 트레이 체험비는 1만4000원이었다.)
준비된 나무 재료에 자연색감의 칠을 하고 → 사포로 문지르고 → 모양대로 짜 맞추기 → 스텐실 무늬 넣기 → 손잡이 달고 → 다시 한번 유약 칠하면 → 완성이다. 내 손으로 만들어낸 목공 작품 하나, 볼 때마다 뿌듯하다.
시흥의 옥구공원은 환경친화적인 공원으로 워낙 넓어서 자연 생태계를 살피며 공원을 산책하기에도 좋다. 축구장에서는 아이들이 경기를 하고, 군데군데 조각 작품들이 품격을 더한다. 숲 속 도서관과 장미원, 옥구 숲과 곰솔 누리 숲을 이용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으로 차분한 힐링 공간에서 심신을 안정화하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2138
축복처럼 번지는 노을 풍경, 미생의 다리
시흥에 가면 저녁 무렵에 또 한 군데 들러볼 만한 곳이 있다. 시흥 늠내길 들판에 펼쳐진 생태 교량인 자전거 다리다. 일명 '미생의 다리'로 부른다. 시흥시 월곳의 갯골과 소래포구 사이에 새롭게 만든 다리로, 일출과 일몰 시점에 다리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어서 사진가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연말이나 연초엔 해넘이와 해돋이 풍경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한때 이 일대가 대규모 염전 지역이어서, 이 다리의 모양을 염전에 물을 대는 수차 바퀴를 본뜬 것이라고 한다. 드라마 제목과 같은 동음인 '미생'이긴 하지만 바둑의 미생(未生)과는 뜻이 조금 다르다. '미래를 키우는 생명도시의 다리'라는 의미다. 짭짜름한 생명력 가득한 갯골 앞에 미려한 곡선으로 놓인 미생의 다리. 이곳엔 짜릿한 노을 풍경이 여러분을 맞이한다. ♧경기 시흥시 방산동 779-43
눅눅한 한여름 더위가 기승이다. 습하고 더운 날씨가 몸을 지치게 하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소식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훌쩍 떠나고 싶어도 쉽지가 않은 요즘, 브라보가 서울 사는 ‘1970년생 영숙’ 씨가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산림휴양지 3곳을 꼽아봤다.
서울시 중구 기준으로 1시간 내외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초여름 숲의 싱그러운 경치까지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잠시 여유를 찾아 역병과 무더위에 지친 마음을 달래줄 ‘산캉스(산+바캉스)’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성인처럼 삼성(三聖)산에서 누리는 푸른빛 힐링, 삼성산산림욕장
삼성산은 안양시 명칭이 유래한 곳이다. 고려가 세워지기 전의 일이다. 고려 태조 왕건이 금주(지금의 시흥)와 과주(지금의 과천)를 점령하기 위해 삼성산을 지나다 산꼭대기에서 피어오르는 오색구름을 목격했다. 이때 홀연히 나타난 능정이라는 승려가 “이곳에 절을 짓고 안양사라 칭하면 태평성대를 이룬다”고 말했고, 이에 왕건이 절을 세워 안양사라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돼 있다. 이때의 안양사는 폐사되고 없다. 하지만 불교에서 극락세계를 뜻하는 ‘안양’이 지명으로 남아있다. 현재의 안양사는 1950년대 후반 유명 건축가 김중업의 설계로 재창건한 사찰이다.
삼성산의 ‘삼성’은 원효대사와 의상대사, 윤필대사가 암자를 짓고 수도해 붙여졌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산산림욕장에서는 성인이 된 듯 삼성산 일대의 수려한 자연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안양예술공원에서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삼성산산림욕장은 안양예술공원 입구에서부터 안양사와 제1·2전망대를 지나는 5km 구간이다. 관악산과 함께 다녀오기 좋은 삼성산은 안양예술공원 주차장 인근의 마애정 옆 작은 샛길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라면 1전망대나 2전망대를 거쳐 삼막사까지, ‘등린이’ 시니어라면 1전망대까지만 오르기를 추천한다. 이번 주말에는 성인처럼 녹음 속에서 마음 수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지하철 타고 떠나는 치유와 힐링의 숲, 계양산산림욕장
계양산산림욕장은 연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인천 명소다. 봄에는 튤립꽃 전시를,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어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어 수도권 등산객들도 많이 찾는 계양산의 명소는 둘레길과 장미원이다. 이 외에도 계양산성과 문화회관, 어린이공원, 어린이과학관 같은 다양한 즐길거리가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산림욕장 내에는 계양산 능선을 따라 ‘치유의 숲길’, ‘측백나무길’ ‘하늘길’ ‘우리꽃길’ ‘해맞이길’ 등 계양산 둘레길로 향하는 다양한 산책 코스가 마련돼 있다. 이 중에서 무장애데크길이나 계양산성 탐방로는 걷기가 편하고 난이도가 높지 않아, 연로한 어르신이나 어린 아이들도 함께 이용하기 좋다. 특히 무장애데크길 옆에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가 곳곳에 있어 매력적이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시니어에게 무장애데크길을 추천한다.
계양산 둘레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표한 ‘언택트 여행지 100곳’에 선정된 바 있다. 야외 관광지이면서, 자체 입장객 수를 제한해 거리두기 여행이 가능한 관광지로 인정받았으니 마음 놓고 다녀와도 좋겠다.
한 마리 학처럼 자유로와 한강, 북한까지 관망하는 심학산산림공원
경기도 파주에 있는 심학산은 조선시대 왕이 애지중지하던 학 두 마리가 궁궐을 도망나왔는데, 이 곳에서 찾았다고 해서 ‘학을 찾은 산’, 심학(尋鶴)산으로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학이 좁은 궁궐에서 벗어나 심학산에서 탁 트인 전망을 구경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추측을 부를 정도로 심학산은 멋진 전망으로 유명하다. 산 정상에 올라 감상할 수 있는 서해의 낙조가 일품이다. 이 외에도 파주출판단지와 자유로, 한강 하구, 김포, 관산반도를 바라보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심학산만의 매력이다.
심학산은 다른 산에 비해 높지 않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심학산 둘레길 역시 난이도가 높지 않아 무릎이 좋지 않은 시니어도 운동 삼아 걷기에 적당하다. 우거진 숲이 햇빛을 가려주니 무더위를 피하기도 좋다. 심학초교에서 약천사,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의 끝에는 정상전망대가 있다. 날이 좋다면 저 멀리로 북한까지 볼 수 있다. 또 전망이 가장 좋은 낙조전망대도 있다. 멀리 나서지 않고도 빨갛게 저무는 노을을 보며 기분을 전환하고 싶다면 심학산 둘레길을 걸어보자.
한 해 동안 부산시 인구 규모가 주식 투자자로 새롭게 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 투자가 처음인 사람들이 지난해 기준 300만 명에 달한다. 계속되는 경제 불황 속 탄탄한 미래를 그리기 위해 재테크는 필수다. 아무리 절약하고 열심히 저축해도 돈 모으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노후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시니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대 주식 투자자는 1인당 주식 1억 724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1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60대가 보유한 주식 잔액은 1인당 1억 1647만 원, 70대 이상은 1억 7168만 원에 달했다.
또,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동학 개미’ 121만 6600명 중 52.8%가 5060세대에 해당했다.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는 50대 이상 시니어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주식 투자 이외에도 새롭게 떠오르는 재테크 방법들이 있다. 시니어들은 주식 투자 대신 어떤 재테크를 하고 있을까?
주식·부동산 대신 나무 키우며 힐링하는 ‘나무 재테크’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나무 재테크'에 대한 시니어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는 하는데, 알고 보니 나무 재테크를 통한 수익만 해도 적지 않다는 소문이 퍼졌다.
나무 재테크는 나무를 키워 시장의 수요만큼 키운 뒤 차익을 보고 파는 투자 방법이다. 최근 부동산이나 주식 재테크가 예전만큼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나의 대체 수단으로 제시됐다.
나무 재테크를 하려면 최소 5년은 봐야 한다. 그러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인기 있는 품종을 잘만 고르면 일정 기간이 지나 배 이상의 수익도 낼 수 있다. 약 4000원에 에메랄드 그린 묘종을 사서 4년 정도 키우면 품질에 따라 3만~4만5000원에 판매할 수 있다.
묘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씨를 뿌려 모종을 길러 팔거나 다육 식물 등 작은 화분을 만들어 파는 방법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식물로 재테크에 도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인지 은퇴자 또는 귀농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에게 좋은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빌딩 숲 미세먼지 자욱한 도심에서 벗어나 진짜 숲에서 친환경적인 생활을 즐기고 이익도 얻는 ‘일거양득’ 재테크인 셈이다.
다만 환상을 갖고 함부로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나무를 심기 위해서는 토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무리하게 토지를 매입하거나 분석 없이 처음부터 과하게 비싼 묘목을 사들여서는 안 된다. 먼저 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토지를 매입하거나 빌려서 본인이 잘 관리할 수 있는 식물을 선택하며 추진해야 한다.
샤테크(샤넬+재테크)? 샤넬 가방으로도 돈 벌 수 있다
최근 국내 명품 소비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실제 시니어들의 명품 구매도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3~5월 15%에 머물렀던 G마켓과 옥션 5060세대 구매 품목 비중은 2020년 21%까지 올랐다. 매출 비중은 23%에서 25%로 늘었는데, 특히 수입 명품 구매액이 1년 새 24% 급증했다.
최근 사람들은 명품 브랜드인 샤넬 제품을 구매하려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생기며 과열 양상을 보인다. 명품 업체들은 1년에도 4~5차례 가격을 올리고 있다. 게다가 구매 제한까지 둔다. 샤넬 클래식 라인은 1인당 1년에 한 개 제품만 살 수 있다. 돈을 지불한다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제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리셀’ 가격은 더욱 치솟고 있다.
명품 업체들이 계속 가격을 올리기 때문에 “명품은 오늘 가격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돈벌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샤테크(샤넬+재테크)’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이는 희소성이 큰 명품 브랜드의 가방을 구한 뒤 바로 되팔기만 해도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차익을 낼 수 있어 5060세대에서도 명품 구매가 하나의 자산 관리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상화폐, 돌풍인가 광풍인가
최근 시니어들 사이에서 가상화폐 광풍을 일고 있다. 요즘 주식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가상화폐는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하면 계속하게 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는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2030세대는 물론 5060세대까지 뛰어들 정도로 대세 투자상품으로 성장했다. 요즘 시니어들은 젊은이들을 크게 뛰어넘는 시드머니(종잣돈)를 가상화폐 시장에 붓고 있다. 가상화폐에 대한 이해는 젊은이들보다 부족하지만 주식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 경험과 든든한 자본력이 밑천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가상 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50대 이상 이용자는 작년 10월 7만6765명에서, 올 4월엔 70만1018명으로 6개월 새 10배 수준이 됐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코인 시장에 뛰어든 장년층은 젊은이들보다 더 공격적으로 단타 매매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올해 1분기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서 50대와 60대의 매매 횟수는 각각 326번, 292번으로 20대(226번)보다 많았다.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큰 가상화폐에 투기했다가 노후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는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징이 있으며 코인 열풍에 투자 사기 사건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65세가 넘는 시니어들이 마스크를 만든다. 아이돌봄 택시를 운전하거나, 공짜 지하철 타고 택배나 책을 배달한다.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일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일이 각 지역에서 실제로 준비되거나 진행되고 있다. 2020년대 시니어는 집에 있기보다 밖에 나가 일을 하고 스스로 생활비도 충당하길 원한다. 척박한 일자리 시장에서도 시니어들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다. 이런 기대에 여러 지자체가 호응하면서 시니어들이 다양한 일과 만나고 있다.
어르신 행복 찾아주는 노원구 ‘어르신 행복주식회사’
노원구는 다음달 1일부터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를 운영한다. 대상은 노원구에 거주하는 만 60~70세 어르신이다. 주 5일 기준 하루 4시간 근무하고, 월 100만 원 상당의 보수를 받는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을 보장하며, 법인이 안정된 뒤에는 단계적으로 법정최저임금을 웃도는 수준으로 생활임금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는 수익 창출과 함께 지속적으로 사업을 발굴해 어르신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설립 첫 해인 올해는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무직 3명과 현장 근무를 맡는 어르신 40명으로 운영한다. 다음 달부터 공공시설 청소와 시설관리, 여성안심서비스 사업, 아이돌봄 택시 등 공공 일자리와 연계된 사업부터 추진한다. 자체 특화사업인 ‘보건용 3D(KF) 마스크 제조’ 생산설비를 마련하면 올 12월에 마스크 생산과 판매도 시작한다. 현장 근무자는 공개 채용할 예정이다.
‘배달의 어르신’, 동작엔 택배, 금정엔 책 배달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유명 배달 애플리케이션 캐치프레이즈 속 ‘민족’에 시니어를 빼놓을 순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급속도로 불어난 배달 수요와 일을 원하는 시니어가 만나 ‘시니어 딜리버리’가 탄생했다. 서울 동작구의 ‘동작 거북이’와 부산 금정구의 ‘시니어 북 딜리버리’가 대표적이다.
지하철 택배 ‘동작 거북이’는 어르신들의 소득창출과 사회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거북이라는 이름은 느리지만 성실하게 물품을 배달한다는 의미로 붙여졌다. 동작 거북이로 활동하는 어르신은 시니어패스로 지하철 무료승차가 가능한 어르신들의 이점을 활용해 물품수령지와 사업장에서부터 고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물품을 배송한다.
지난 3월 46명의 동작 거북이를 모집해 운영 중인 동작 거북이의 실제 이용 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당일배송이 가능한데다 오토바이 퀵서비스보다 가격이 저렴한 덕분이다. 실제로 배송량 증가에 따른 인력을 추가 모집 중이다. 만 60세 이상으로 동작에 거주하며, 생계급여수급자와 공공일자리사업 참여자가 아니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부산 금정구 시니어 북 딜리버리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작은 도서관의 책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시범 운영 기간 세달 동안 서비스 이용 권수가 500여 권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며 전국 사업으로 확대됐다. 금정구 관계자는 “배송 가능 대상을 기존 5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서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관내 전역으로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니어와 함께 가는 ‘시니어동행편의점’과 '함께그린카페'
기업과 손잡은 지자체가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 지난해 경기도는 GS리테일과 ‘경기-GS 시니어동행편의점’ 사업을 추진해 4곳의 편의점과 37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오전·오후 근무는 시니어가, 야간 근무는 청·장년층이 맡는 세대통합형 일자리사업이다. 지난 3일에는 경기 시흥시가 ‘시니어동행편의점’을 확대 개설하는 내용의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경기도 곳곳에 시니어동행편의점이 문을 열고 있다.
시니어와 함께 가는 편의점은 서울에도 있다. 바로 강서구 ‘GS25 시니어편의점’과 금천구 ‘착한상회’다. 업무 내용은 경기 시니어동행편의점과 비슷하다. 단 강서구 시니어편의점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만 운영하며, 만 60세 이상 시니어 직원 12명이 3교대로 일한다. 시니어편의점 직원은 주 2~3일, 월 50시간 근무하며 물품 판매와 매장 관리 등 편의점 맨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금천구의 ‘착한상회’는 지난 14일 1호점(가산동)에 이어 2호점(시흥1동)이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시 최초 어르신 편의점인 착한상회 역시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3교대로 근무한다. 가맹비와 보증금 등은 편의점 본사(GS25) 사회공헌사업으로 면제받았다. 가맹계약기간은 1년으로 기대수익이 낮을 경우 본사 보조금을 지원받는 조건이다.
금천시니어클럽은 착한상회 외에도 ‘함께그린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함께그린카페는 이미 5호점까지 있어 성공한 시니어 일자리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지역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시니어를 모집해 안전·직무교육, 현장실습 등 전문강사의 바리스타 양성 과정을 지원한다. 과정을 수료한 시니어들은 함께그린카페 다섯 곳에서 3명씩 5개 조로 나뉘어 하루 4시간, 주 3일씩 교대로 근무한다.
금천구 외 다른 지자체에서도 시니어 일자리 사업을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단발성 유행을 넘어 꾸준한 흐름으로 확산돼 시니어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복지시설, 요양원 등 고령층이 주로 찾는 곳으로 번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시설 내 감염 차단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방화1동 노인 주야간 보호시설인 강서중앙데이케어센터와 관련해 전날 정오까지 센터 이용자와 가족 등 총 1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9일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사흘 만에 10명대로 급증한 것이다.
일단 센터 종사자와 이용자, 접촉자 등 118명에 대한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센터 이용자들이 매일 집과 시설을 오간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가족 등에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경기 시흥시의 서울대효요양병원에서도 현재까지 총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5일 이 병원에 입원 중이던 70대 환자가 부천 세종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됐는데, 이후 같은 병실과 바로 옆 병실에 있던 환자가 연이어 감염됐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고령 확진자의 경우 사망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이후 노인 복지시설과 요양병원 등 10곳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13명으로, 이 중 8명이 사망했다.
감염병 전문가는 “어르신들은 평소 지병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고 면역력도 떨어져서 감염병에 취약하다”며 “특히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데이케어센터의 경우 계속 취약지역이 되고 있다. 시설 내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하철역과 지역상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고령자 보행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횡단보도를 높이고 자동차 제한속도를 낮추며 과속단속카메라를 집중해서 설치한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서울시 65세 이상 고령자 보행사고 사망자는 2017년 102명, 2018년 97명, 2019년 72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 보행 사망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시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고령자 보행사고 다발지역 7곳에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한 결과 청량리 경동시장로, 돈암 제일시장 앞 두로, 영등포시장 사거리 등에서 사고율이 크게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업 시행 전인 지난해 1~5월에는 총 13건의 고령자 보행사고가 발생했으나, 사업 시행 후 같은 기간에는 7건(46.1%)이 줄었다.
이에 시는 고령자 보행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경사로 구간의 제한속도를 낮추고 과속단속카메라와 과속방지턱 높이를 적용한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한다. 특히 지하철역, 지역상권 등과 인접한 고령자 보행인구 집중지역을 대상으로 진단과 설계에 나설 방침이다.
시는 이달 중으로 기본설계를 완료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 중이다. 이달까지 규제심의를 완료한 뒤 다음달부터 착공에 들어가 오는 10월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동대문구 신이문역과 성북구 정릉우체국, 순천향대학병원 앞, 금천구 시흥대로 시흥사거리 등이 대상이다.
황보연 시 도시교통실장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며 ”어르신 교통사고 위험이 없는 선진 보행안전 도시를 조속히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구청장 유성훈)가 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인 ‘보린행복주택 6호점’ 입주 신청을 3월30일부터 4월3일까지 거주지 동주민센터에서 접수한다.
보린행복주택은 어르신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금천구가 서울시, SH(서울도시주택공사)와 협력해 도입한 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이다.
보린행복주택 6호점은 독산로27길 44(시흥1동)에 대지면적 255.75㎡, 연면적 511.23㎡, 지상 5층 1개동 총 15세대 규모로 조성됐다.
입주대상은 금천구 거주 만 65세이상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홀몸어르신이다. 공동체주택 특성에 맞게 관리규약을 준수하고 공동체프로그램 참여에 동의해야 한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30% 수준이며, 기본 임대기간은 2년이다. 입주자격을 유지하는 경우 최장 20년까지 거주 가능하다.
입주 자격요건, 신청장소, 임대료 등 자세한 내용은 금천구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종 입주자 발표는 2020년 6월5일 예정이다. 6월12일 호실 추첨과 공동체교육을 실시한다. 입주자는 6월말 SH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8월초까지 입주하게 된다.
금천구는 임대보증금의 90%를 연 2% 이율로 융자지원 하며, 어르신 안부확인과 공동체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어르신 고독사 예방과 맞춤형 주거생활을 지원한다.
금천구는 지난 2015년 보린주택(1호점)을 시작으로 보린두레(2호점), 2016년 보린햇살(3호점), 보린함께(4호점), 2020년 보린희망(5호점), 보린행복주택(6호점)을 조성,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