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름은 양(陽)의 기운이 넘쳐 밖으로 뻗어나가는 계절이다.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더위가 지속되면 체내의 양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온다. 시니어들 가운데 요즘 따라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쉽게 피곤함이 느껴진다면 더위로 인한 기력 소모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몸이 지치는 걸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양기소모는 면역력을 떨어뜨리면서 각종 질환에 취약하게 만들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상태로 겨울을 맞이할 경우 건조한 날씨, 심한 일교차로 잔병치레를 할 수도 있다. 여름에 양기를 충분히 흡수해야 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폭염 속 부족해진 기력을 채울 건강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흔히 ‘더위 먹었다’는 말은 기력이 쇠해 나타나는 ‘기허증’(氣虛證)을 의미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양기를 북돋워줘야 하는데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평소보다 잘 먹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보양식 섭취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뱃속의 기운은 차가워져 소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몸 안팎의 균형을 맞추려면 열기를 머금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열을 열로 다스리는 ‘이열치열’ 건강법이다. 많은 사람이 복날에 삼계탕, 추어탕 등 따뜻한 음식을 찾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여름철 보양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음식이 삼계탕이다. 닭의 따뜻한 성질이 원기를 더해주고 위장을 덥혀 소화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부재료인 인삼, 황기는 기운을 보충하고 생강, 마늘은 몸의 열을 올려준다.
육개장과 추어탕도 훌륭한 여름 보양식이다. 육개장에 들어가는 쇠고기는 소화를 돕고 떨어진 기운을 북돋워준다. 함께 먹는 파, 마늘 등도 따뜻한 성질을 지닌다. 추어탕은 기력 보충과 갈증 해소에 좋으며 위를 보호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특히 미꾸라지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아 소화가 잘되며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함유돼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이외에 최근 인기가 높은 전복, 낙지, 장어 등도 여름철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다. 그러나 지나친 보양식으로 양 기운이 넘칠 경우 오히려 몸의 열을 소통시키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과잉 섭취를 삼간다.
음식뿐 아니라 생활 방식도 중요하다. 날씨가 무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몸에 해롭다. 특히 항시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 배가 찬 기운에 자주 노출되면 소화불량으로 인한 복통, 설사를 일으키기 쉽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궁 등 여성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복부와 허리에 냉기가 오래 머물면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 요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냉방병의 일종이다.
냉방병 하면 감기 같은 질환을 떠올리기 쉬운데, 냉방병의 본질은 과도한 냉방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증상이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더울 때는 적절히 냉방은 하되 배와 골반만큼은 따뜻하게 해주고 특히 잠잘 때는 배에 이불을 꼭 덮어준다. 반대로 머리는 시원하게 해주는 게 좋다. 머리에 열이 많으면 두통이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화가 나거나 오랜 시간 일에 몰입할 경우 머리가 무겁거나 몽롱해질 때가 있다. 피가 머리로 몰려 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기온이 높아 머리가 과열되기 쉬우므로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이는 “찬 기운은 올라가고 더운 기운은 내려가야 건강하다”는 한의학의 ‘수승화강’(水乘火降) 원리와도 통한다.
적당한 강도의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도 여름철의 급격한 체력 저하를 막고 몸의 기운이 원활히 순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걷기, 조깅, 맨손체조, 스트레칭 등 유산소운동을 통해 땀을 내주면 체내 각종 노폐물 배출에도 효과적일 뿐 아니라 몸의 기혈 순환을 촉진해 건강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또 규칙적인 운동은 근력 및 유연성을 강화하고 숙면도 돕기 때문에 면역력이 좋아진다.
언제부턴가 마라탕이 외식 메뉴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단순히 본래 마라탕에 그치지 않고, 라면, 치킨, 떡볶이 등 마라탕의 매운맛을 가미한 음식들이 유행하는 분위기다.
마라탕은 중국 사천 요리에 기원을 둔 음식으로, 혀가 저릴 정도로 특유의 매운맛을 낸다. 과연 마라탕의 이국적인 매운맛, 건강에도 이로울까?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의 도움말을 들어봤다.
‘마라(痲辣)’란 저리고 맵다는 뜻으로 각종 향신료로 만든 향유에 고춧가루와 두반장을 섞은 양념을 말한다. 양념의 기본인 향유서부터 초피, 팔각회향, 정향 등 약재로도 쓰이는 갖은 향신료가 첨가된다. 특히 제피라고도 불리는 초피는 속이 찬 것을 따뜻하게 해 위장이 차 설사를 하거나 소화가 어려울 때 약으로 이용된다. 해독 효과도 있어 해산물 요리에도 사용된다. 팔각회향과 정향 역시 따뜻한 성질을 지녀 양기를 보하고 신진대사에 도움이 되는 재료다.
이렇게 준비한 향유에 고추와 콩을 발효시킨 중국식 된장인 두반장과 고춧가루를 넣으면 우리가 아는 마라가 완성된다. 주재료인 고추는 성질이 따뜻해 뱃속을 데워주고 배가 냉해져 생기는 각종 소화불량 증상 치료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도 촉진시킨다.
강만호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마라는 뜨거운 성질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며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 원기를 북돋거나 여름철에도 이열치열 건강법을 적용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기본 마라 양념에 사골 육수로 매운 맛을 완화하고, 육류, 해산물, 감자, 청경채, 버섯 두부 등 기호에 맞게 다양한 재료를 넣어 끓이는 마라탕은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아무리 몸에 좋은 식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갔다고 해도 마라탕은 기본적으로 맵고 염도가 매우 높은 자극적인 음식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할 경우 되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강 원장은 “마라탕이 영양학적으로 유익한 음식이긴 하나 지나친 섭취는 오히려 위와 장을 자극해 소화를 어렵게 하거나 위염, 위산과다, 위궤양 등의 증상을 더욱 심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열량도 매우 높기 때문에 국물까지 전부 먹기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식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대구 청라언덕으로 가는 길에 가곡 ‘동무생각’을 흥얼거렸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어릴 적 배운 노래인데도 노랫말이 또렷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근대 풍경을 묘사한 벽화 골목을 지나자 야트막한 언덕이 나타났다. 정원으로 가꾼 언덕 위에 붉은 벽돌로 지은 서양 주택 세 채가 그림처럼 자리했다. 청라언덕은 상상했던 것만큼 아름다웠다.
걷기 코스
동대구역▶ 버스▶동산 청라언덕▶ 3·1만세운동길 계단▶ 계산성당▶ 이상화고택▶ 서상돈고택▶ 마당깊은집▶ 교남YMCA▶ 대구기독교역사과(구 제일교회)▶ 약령시한의약박물관▶ 진골목(종로)▶ 화교협회(화교소학교)▶버스▶ 김광석골목
청라언덕에서 부르는 연가
1890년대 조선에 들어온 미국인 기독교 선교사들은 동산언덕을 사들여 주택, 교회, 병원을 지었다. 푸른 담쟁이넝쿨이 붉은 벽돌로 지은 주택을 휘감았다. 대구읍성 동쪽 언덕이었던 동산은 이때부터 푸를 靑(청)과 담쟁이 蘿(라) 자를 써 ‘청라언덕’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1910년경 선교사들이 지은 서양 주택 세 채가 남아 있다. 선교사 이름을 딴 스윗즈 주택, 챔니스 주택, 블레어 주택이 그것. 미국식 방갈로 형태로 지은 주택 둘레에 나무가 우거진 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해 이국적 정취를 더했다. 이 건물들은 각각 선교박물관, 의료박물관, 교육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1900년대 전후의 서양 의료기기들과 외국인 선교사들의 선교 활동, 3·1운동 역사에 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챔니스 주택과 블레어 주택 사이에서 대구 출신 작곡가 박태준(1900~1986)이 곡을 붙인 ‘동무생각’ 노래비를 찾았다. 이 노래에 작곡가의 러브 스토리가 담겨 있을 줄이야. 박태준이 고교생 시절 한 여학생을 짝사랑했는데, 훗날 이 사연을 들은 이은상 시인이 노랫말을 써줬다고 한다. ‘동무생각’의 ‘동무’는 동성 친구가 아닌 이성이었던 것.
청라언덕에서 계산동으로 넘어가기 위해 3·1만세운동길 계단을 내려간다. 좁고 가파른 이 계단은 1919년 대구 3·1만세운동 당시 고교생들이 일본의 눈을 피해 집결지로 이동했던 통로였다. 계단 중간쯤에 멈춰 서니 가로수 위로 우뚝 솟은 계산성당 쌍탑이 보인다.
대구의 예술가를 만나는 골목길
계단을 내려와 큰길을 건너면 곧 계산성당 앞이다. 계산성당은 100여 년 동안 이 터를 수호하듯 하늘을 향해 뾰족한 쌍탑을 얹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다. 외국인 여행자들 눈에도 멋있어 보이는지 성당을 배경 삼아 기념 촬영을 하느라 분주하다.
성당 뒤쪽에는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와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했던 민족운동가 서상돈(1850~1913)의 고택이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이상화는 1934년부터 1943년 사망하기 전까지 이 집에 살면서 수많은 항일 시를 남겼다. 그가 해방된 조국을 보았다면 자신의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 대한 답시를 짓지 않았을까.
두 고택 앞을 지나는 골목에는 시인 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화가 이인성 등 대구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모여 살았다 하여 ‘예술가 골목’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 이 골목에 한국전쟁 직후 대구를 배경으로 한, 한 소년의 성장소설 ‘마당 깊은 집’(1988)의 문학체험공간이 들어섰다. 이 소설은 김원일(1942~)의 자전적 소설이기도 한데 드라마로도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이곳에서 5분 정도 걸으면 3·1만세운동 때 주요 지도자들이 회의했던 대구 구 교남YMCA 회관과 1893년에 지은 대구기독교역사관(구 대구제일교회)을 만난다. 모두 문화재로 지정된 근대건축물이다.
한약재 향 머금은 약전골목
대구기독교역사관 옆에는 약령시한의약박물관이 자리했다. 2층에서는 사상체질 진단, 무료 한방차 시음, 족욕 체험, 한방비누 만들기 등의 다채로운 한방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의약박물관 골목 일대는 한약재상이 밀집한 약전골목이다. 카페에서도 한방차를 판다. 이 골목에선 늘 한약재를 달이는 냄새가 달달하게 풍겨온다.
약전골목을 빠져나와 조선시대 영남지방 선비들이 과거 보러 한양 가던 길, 영남대로를 걷는다. 대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한약재 상점과 음식점, 카페 등이 모여 있는 좁은 골목길이다. 과거 보러 가는 선비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담장 벽화가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벽화보다 눈길을 끈 것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선 칼국수집이다. 대기하던 손님이 “이 집이 유명한 원조 칼국수집인데요, 빵게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 맛이 기가 막혀요” 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김이 펄펄 솟는 칼국수 찜통을 아쉽게 바라보며 다음 대구 여행을 기약한다.
넓은 종로 긴 진골목
영남대로에서 한 블록 위로 올라가면 열십자 모양의 대로인 종로가 있다. 종로 인근에 부자 동네였던 진골목과 약전골목이 있어 요정, 권번 같은 유흥 시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한약재상과 음식점, 전통시장, 백화점 등이 자리한 대형 상권을 이루고 있다. 종로에는 화교의 역사도 공존한다. 근대에 화교들이 정착해 요식업, 포목업 등을 하며 살았다. 이들은 대구 갑부 서병국의 저택을 매입해 화교협회 건물로 사용했고, 그 앞에 화교 소학교를 세웠다. 근대건축물인 화교협회 건물은 예약(053-255-0561)한 후 관람할 수 있다.
차와 사람이 뒤섞여 지나다니는 종로를 걷다 진골목으로 숨어든다. ‘진’은 ‘길다’의 경상도 사투리 ‘질다’에서 비롯됐다. 조선시대에도 있던 골목이며, 근대에는 재력가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진골목 명소인 정소아과의원은 1937년에 지은 서양식 주택으로 소설 ‘마당 깊은 집’에도 등장한다. 노인들과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미도다방도 이곳 터줏대감이다. 한때 유학자가 많이 방문해 양반다방이라 불리기도 했다고. 골목이 긴 만큼 옛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또다시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진골목까지 둘러본 뒤 버스를 타고 방천시장 인근 김광석골목을 찾아간다. 대구에 오면 왠지 꼭 들러야 할 것 같다. 애잔한 그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계절, 늦가을엔 더욱더 그렇다. 김광석(1964~1996)이 방천시장 골목에서 태어난 인연으로 이 골목이 조성됐다. 350m쯤 되는 골목 입구에서 김광석의 기타를 본뜬 대형 조형물이 반긴다. 골목 담벼락에는 한몸 같았던 기타를 품에 안고 하회탈처럼 웃음 짓던 김광석과 그의 노래들이 벽화로 되살아났다. 오토바이를 탄 김광석은 그림 속에서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듯 실감난다.
그가 포장마차에서 우동 한 그릇을 건네는 벽화 앞에 앉아 골목으로 흐르는 노래를 듣는다. “사랑했지만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지친 그대 곁에 머물고 싶지만 떠날 수밖에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오늘도 그의 노래에 위로받는다.
주변 명소 & 맛집
안지랑 곱창골목
안지랑 동네의 넓고 긴 골목 양옆으로는 곱창집이 늘어서 있다. 식당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상가 규모가 크다. 안지랑에서 곱창을 주문할 때는 1인분, 2인분 단위로 주문하지 않는다. 꼭 한 바가지, 두 바가지로 주문할 것. 한 바가지는 500g이다. 매운 양념을 한 불곱창과 곱창, 막창 등의 메뉴가 있는데 숯불에 한 번 더 구워 불맛을 더한 불곱창이 인기다. 메뉴를 고르기 어려울 땐 반반 주문을 해보자.
동인동 매운찜갈비 골목
대구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데, 그 이유는 여름에 너무 더워서란다.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기겠다는 전략 음식인 셈이다. 서문시장에 매운양념어묵이 있다면, 동인동에는 매운찜갈비가 있다. 굵게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새빨간 양념이 갈비를 뒤덮고 있다. 보기보다 맵진 않다. 매콤하고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조화롭다. 양은이나 스테인리스로 만든 양푼에 찜갈비를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낙영찜갈비, 봉산찜갈비, 싱글벙글찜갈비 식당이 유명하다.
별난 먹을거리 천국 서문시장
대구 최대 시장인 서문시장에는 5000여 개의 점포가 성업 중이다. 대구가 패션 섬유 도시로 이름난 만큼 원단, 한복, 의류 관련 제품을 파는 매장이 많다. 먹을거리도 풍성하다. 납작만두, 칼제비, 삼겹살자장면, 매운양념어묵 등 타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음식을 판다. 납작만두는 당면으로 만든 엄지손톱 크기의 만두소를 얇은 만두피로 감싸 지진 것이다. 매운양념어묵은 맵게 조린 어묵 위에 콩나물을 수북이 올린 것인데 아귀찜과 흡사하다. 자장면에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 열 조각을 올려주는 삼겹살자장면이야말로 서문시장의 독보적 아이템이다.
여행 정보 걷기 Tip
• 중구 도심의 근대문화유산을 탐방하는 걷기 코스 ‘근대로의 여행’은 총 5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본문에 소개한 코스가 가장 인기 있는 2코스 ‘근대문화골목’이다. 매주 토요일 10:00, 14:00 두 차례 무료 정기해설을 진행한다. 신청은 대구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 서문시장은 2코스 걷기 전후에 가면 좋다. 걷고 난 뒤 들를 경우 김광석골목을 먼저 둘러보고, 2코스 근대문화골목길을 역순으로 걸으면 된다. 청라언덕에서 서문시장까지는 도보 10분 거리다.
올해 여름휴가에 펜션을 예약해 두었다며 동해안 바닷가와 설악의 계곡에서 보내자는 아들네의 전화를 받았다. 즐거운 제의다. 이제 아기들도 웬만큼 자라서 저희끼리 놀러 가도 될 텐데 엄마를 생각해 같이 가자는 아들이 있어 행복하다. 냉큼 가겠다고 답하고 여행 준비에 나섰다. 딸만 있는 친구들이 들으면 또 눈치 없다고 핀잔할 것이지만 나는 모른 체 따라나서기로 한다.
막상 준비하려니 할 것이 없다. 그 옛날엔 휴가 가기 전 밑반찬부터 먹을거리 챙기는 게 일이었는데 요즘은 집 나서면서부터 무엇이든지 살 수 있으니 거추장스럽게 미리 음식준비는 하지 않는다. 그저 복용 중인 약과 화장품, 칫솔, 그리고 옷만 챙기면 되었다. 얼마 전 새로 산 레이스 달린 하얀 블라우스와 바닷가에서 수영복 대신 입을 탱크톱과 짧은 바지도 잊지 않았다. 바닷가 해변에 서 있을 나를 상상하니 날아갈 듯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근래에 휴가는 그저 유명 휴양지의 호텔에서 보냈다. 손녀 손자가 어릴 때라 주로 호텔 내의 수영장이나 놀이시설을 이용해서 불편한 점 없이 놀다 왔었다. 올 휴가는 바닷가에 간다니 좀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에게는 낭만의 태양과 푸른 바다가 제격이겠지만 언젠가의 기억대로라면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은 나 같은 시니어에는 결코 낭만적이기만 하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진 모래사장에서 비치 파라솔까지 가는 것도 고역이고 쨍쨍한 햇볕에 가린다고 해도 탈 수밖에 없는 피부도 걱정이다. 또한,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온몸에 붙는 모래도 고민스럽고 협소하고 복잡한 샤워장도 불만이지만 어쩔 수 없는 바닷가의 풍경이다. 그러나 그런 소소한 불만보다는 멋진 해변의 낭만과 옛 추억, 넓고 푸르른 바다를 가슴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해변의 파라솔은 너무도 중요한 존재다. 아무리 햇볕이 따가워도 파라솔 아래 그늘은 바닷바람으로 부드럽고 시원하다. 그저 파라솔 아래 누워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아찔한 수영복의 선남선녀를 구경하며 즐기면 좋을 텐데 어린 손녀는 자꾸만 바다에 같이 가자고 손을 끌어당기니 나는 할 수 없이 손녀의 손을 잡고 바닷속으로 들어선다.
이번에 간 동해안의 중광정해수욕장은 작은 규모의 예쁜 해변이었다. 서핑을 즐기는 사람만 들어가는 해변과 튜브 타고 파도타기 하는 해변을 분리해 놓았고 모래도 매우 깨끗한 아이들이 함께 놀기에 좋은 바다였다.
개인이 가져간 파라솔을 펴는데 5000원, 파라솔만 빌리면 만 원, 평상의 파라솔은 3만 원으로 그렇게 바가지도 아니어서 다행이다. 우리는 빨간색의 예쁜 파라솔이 있지만, 그냥 3만 원을 주고 평상 파라솔과 노란색의 커다란 튜브를 만 원에 빌렸다.
천방지축 신난다고 뛰어다니는 손녀 손자에게 모래찜질로 인어 다리도 만들어주며 참으로 오랜만에 원시적인 피서를 했다. 숙소로 돌아오니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피곤하다. 바다에서 파도를 타고 모래밭을 오르내리는 일이 이 나이엔 어울리지 않는 피서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그 옛날 팔팔했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어 즐거웠던 기분 좋은 피서 여행이었다. 이열치열 무더운 여름을 뜨거운 햇볕 아래 뜨거운 모래사장을 거닐며 보냈다.
예전에 키보이스라는 그룹이 부른 바닷가에 울려 퍼지던 ‘연인들의 해변으로 가요, 해변으로 가요~’멜로디가 아직도 귀에 맴돈다.
아침 출근길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가 내린다. 정말 모처럼의 단비다. 제발 대지를 흠뻑 적셔주면 좋겠다.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농심이 얼마나 고대한 비인가. 그러나 좀 내리나 하던 빗줄기는 야박하게도 금세 그쳐버린다. 또 태양이 쨍쨍한 햇볕을 내리비추며 심술궂게 혀를 내밀고 있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 뭐 그런 게 있을까 싶지만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다. 피하기보단 오히려 태양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곳, 바로 부산이다. 부산은 가끔이 아니라 수시로 생각하는 곳이다. 벚꽃이며 목련이며 봄꽃 소식에서부터 부고장이며 청첩장까지 줄줄이 달리는 SNS 댓글들 속에서 말이다.
지난 6월 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해수욕장을 개장한 부산은 지금쯤 작열하는 태양을 피해 해운대로 찾아든 사람들로 벅적일 것이다. 필자도 이참에 올여름 휴가지로 부산여행이나 추천해볼까?
부산이 처음이라면 동백섬 한 바퀴 돌고 해운대 백사장 거닐다 달맞이고개에서 야경에 취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도 있고, 줄서서 먹는다는 대연동 쌍둥이 돼지국밥에서 민락동 회센터로 이어지는 식도락 코스도 좋고, 남포동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을 누비는 지름신 쇼핑 코스도 있다는 것을 알고 가면 좋겠다.
필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전학 와서 대학 졸업 때까지 약 18년간을 살았으니 그야말로 청춘의 황금기를 오롯이 보낸 곳이 바로 부산이다. 몇 년 전엔 졸업 후 약 30여 년 만에 초등학교를 찾아가기도 했다. 학교 정문 앞에 있던 문방구가 아직까지도 있는 걸 보고선 너무 놀랍고도 반가워 한참을 쳐다보며 닫힌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그리고 간절함이 통했는지 이젠 칠순이 훌쩍 지난 그 옛날의 문방구 아저씨와도 짧게나마 재회의 기쁨도 누렸다. 추억의 키워드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오륙도의 윤슬!
남구 용호동 끝자락을 밟으면 눈앞에 좌~악 펼쳐지는 장관이 있다. 부산을 대표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오륙도가 바로 그곳이다. 오늘 같은 날 햇빛에 아롱질 그 눈부신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은 정말 혼자 보기엔 아까운 풍경이다.
좌측으론 광안대교를 굽어보며 우측으론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조망할 수 있는, 해안절경을 따라 이어진 길도 너무 매력적이라 쉽게 설명할 길이 없다. 또한 몇 년 전에 개장된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보이는 벼랑 끝, 그 넘실대는 파도에 부서지는 바위섬은 아찔한 스릴과 폐부를 찌르는 쾌감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이때다 하고 ‘부산 아지매’들이 권하는 회 한 접시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재주가 없다. 흥정 연습이라도 미리 해둬야지 싶다.
철썩이는 밤바다에 풍경소리, 해동 용궁사!
해운대를 돌아 기수를 북쪽으로 돌리면 금방 닿는 곳이 있는데 최근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용궁사다. 바닷가 해안을 따라 조성된 덕분에 용궁사라는 이름이 정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절이다. 낮 시간대의 비경도 일품이지만 필자는 밤 시간대의 관람을 권하고 싶다.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철썩철썩 귓가를 때리는 파도소리와 바람결에 실려오는 풍경소리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곳, 그 밤바다의 ‘콜라보레이션‘은 한마디로 끝내준다.
‘Kiss in the dark’은 바로 이런 곳에서 해야 한다. 애독자들이시여, 부디 ’낮 뜨거운‘ 시간을 피해 어둠을 틈 타 살짝궁 다녀가시길 권한다. 참고로 인근의 송정해수욕장 바다 산책로도 추천한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고 서울에 둘레길이 있다면, 부산엔 갈맷길
와우~ 여긴 또 어디일까? 부산 앞바다 남서쪽 끝부분에 위치한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동으로 이어진 해안절경 길인 송도 갈맷길을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엔 케이블카까지 재가동 했다고 하니 올 여름 ’핫 플레이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빨리들 다녀가시라.
어떤 투어이든 일단 여행길엔 입이 심심해선 안 된다. 돼지국밥이나 곰장어 구이, 밀면, 물회도 있으니 입맛 따라 고르면 된다. 부평시장 야시장(일명 깡통시장) 구경하며 거인통닭 시식도 권할 만하다. 인근의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단팥죽 한 그릇 하는 것도 이열치열엔 그만이겠다.
아~ 부산, 그곳에 가고 싶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열대야까지 겹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에서 설치고 다음날이면 당연하게 피곤해하고, 나이가 들면서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상당히 많고 대다수가 수면제 또는 약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이열치열 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름철 무더위를 해소 하려면,
◇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계절에 구애받지 말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걷기 또는 자전거 타기를 약 10km 1시간 정도를 꾸준히 하여 유산소 운동을 하면 몸속에 쌓여 있는 독소 배출에 최고의 좋은 보약이다, 오전, 오후 햇빛을 받으면서 1일 만보정도 걷기를 생활화 하고, 햇빛을 받으면 몸속에 비티민 D가 생성되는데 도움을 되므로 햇빛에 가능한 피부를 노출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최대한 이용 한다.
◇ 식사를 일정하게 한다.
아침식사는 싱싱한 제철과일로 먹고, 점심은 채소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저녁도 채소와 과일 위주로 식사를 하고 식사 후 2시간 지나면 아무리 더워도 찬물은 마시지 말고 미지근한 물,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500ml이상을 조금씩 맛을 음미 하듯이 마신다. 잠자리에 들기 전 까지도 계속수분을 보충한다.
◇ 잠자리는 편안하게 한다.
베개는 머리에 받치지 말고 바닥에 닿은 상태로 잠을 자면 목 주름도 방지 해 주고, 머리는 창문에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방향으로 위치를 하고, 잠자리 바닥은 푹신한 침대보다 딱딱한 바닥에 얇은 이불을 깔고 허리가 일직선으로 쭉 펴지도록 하면 척추도 똑 바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 잠자는 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킨다.
저녁시간을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고 TV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주로 인문학 및 소설책을 주로 읽고 1일 1시간 정도는 악기를 치는 것을 생활화 하고 있다. 주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밤 12시 전, 후에 잠이 들고 아침 6시면 기상을 하여 하루 일과를 반복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 편안한 옷 차림을 한다.
타인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본인에게 불편한 옷을 멋 부리려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없을 것이다. 평상복은 꽉 뀌지 않는 면소재 의류를 잠자리에서는 얇은 속옷과 잠옷을 입음으로써 몸에 아무도 걸치지 않은 느낌을 주는 옷은 잠자리를 더욱더 편안하게 해준다.
필자는 아무리 더운 열대야도 찬 음식, 찬 음료보다 따뜻한 음식과 음료를 즐기면서 더위를 피하지 말고 더위를 즐기면서 땀을 흘려 노폐물도 빼고 몸속의 독소도 배출하면 한층 가
폭염이 들끓는 오후, 그 열기를 식히기 위해 극장가로 향했다.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있듯, 요즈음 열기가 치솟는 영화, ‘부산행’을 타기로 했다.
이른 오후 4시 15분, 제4관 상영관은 관객으로 가득했다. 1시간에 두 차례, 1관에서 4관까지 줄지어 상영되는 프로는 과히 개봉 첫 주, 몇 백만 관객을 실감케 했다. 연일 TV에서 떠드는 올여름 들어 가장 뜨거운 영화였다. 예약 없이 무작정 나섰으나 1시간 남짓 기다림 끝에 달달 한 팝콘 통을 끼고 입장이 가능했다.
필자는 출연진이나 내용에 관계없이 영화를 좋아하고, 단순히 더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편과 함께한 동행이었다. 공유라는 중견배우가 주연이고 그 딸의 역은 김수안이라는 유망 아역배우이다. 증권가 펀드 매니저 팀장으로 바쁘게 일하는 아빠(공유)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엄마와 떨어져 아빠와 사는 어린 딸의 생일날이다. 가장 갖고 싶은 선물, 가장 하고 싶은 것이 엄마에게 가는 것이라며, 딸은 혼자라도 가겠다고 애원한다. 아빠는 혼자 보낼 수 없다며 결국, 정신없는 회사 일을 접고 데려다 주기로 한다. 엄마가 살고 있는 곳, 부산을 향해 어린 딸과 아빠는 부산행 열차를 탄다.
얼마 후 이상한 병에 감염이 된듯한 상처투성이의 한 여성이 같은 열차에 오르며, 객실 안은 곧 소용돌이로 휘몰아친다. 온몸을 떨어가며 발작을 일으키는 한 여자로부터 사람들은 희귀 바이러스에 점차 감염이 되고, 열차 안은 삽시간에 아수라장 피바다로 얼룩진다. 영화는 KTX라는 칸칸이 독립되어 이어진 열차의 문이 굳게 닫히면 소통이 막혀버리는 특수성을 이용하여 세상의 재앙을 적나라하게 표현 해 내고있었다.
갇힌 공간 속에서 무방비의 사람들은 하나 둘, 처참하게 서서히 괴물로 변하는 좀비가 되어간다. 심장을 조이며 스릴 넘치게 펼쳐지는 장면의 전개 과정은 초장부터 흥미가 진진하다. 관객들은 숨소리 하나 없이 초 관심으로 몰입에 빠져든다. 이미 감염된 피투성이 젊은 여성이 처음에는 간질 같은 발작을 하다가 시퍼런 눈의 흡혈귀로 변해 사람의 목덜미를 마구 뜯어 물어 피로 물들이고, 순식간에 전이되는 군중들 숫자는 기하급수로 늘어 흉칙스럽게 온몸을 떨어댄다.
아빠가 잠시 곤하게 잠든 사이, 옆자리에 앉아있던 어린 딸은 심상치 않은 주위를 이상하게 여기며 화장실로 향한다. 그 사이에 사태는 점점 크게 벌어지고, 결국 아빠가 깨어나 없어진 딸을 찾으며 극적인 신파 스토리는 시작된다. 승객들은 순식간에 흡혈귀에 물려 또 흡혈귀가 되고, 그 피바다의 전쟁터, 살기 위한 아우성은 관객들 두 손에도 땀을 쥐게 한다. 상영시간 2시간 남짓은 빠른 속도감과 쫓고 쫓기는 긴장감으로 정신없이 지나간다.
거쳐가는 모든역을 그대로 통과하며 부산역까지 가야만 하는 동안, 수없이 감염이 되어 미친 듯이 흔들어 대는 인간 좀비 들의 끔찍한 연기는 매우 탁월하다. 열차의 밀폐된 한 칸이 다른 칸으로 옮겨가면서 피의 바다로 뒤범벅되는 공포의 스펙터클한 아수라장은 실제 감염이 되는 듯 과히 충격적이다. 승객을 위협하는 죽음의 문턱이 관객들에게도 꼼짝할 수 없는 공포의 전율을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며 물밀듯이 이리저리로 휩쓸려 몰리고, 치열한 감염의 용광로에서 자기만 살고자 하는 인간들의 욕심과 이기적인 행동들은 소름이 끼치도록 얄밉기도 하다. 그로 인해 재앙의 사태는 더욱 악화가 되어간다. 작가가 관객들에게 생각을 던져주는 메시지 대목이기도 하다.
군데 군 데 작가가 의도하는 신파적 작은 눈물 감동들도 이어진다. 들끓는 혼란 속 열차 안에서, 아기를 가진 임산부의 남편이 아내를 극진히 위하며, 투철한 대항으로 감염되어가는 모습, 친구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소녀 학생의 지고 지순한 사랑, 그리고 나이 들어 함께 여행을 하다 죽어가는 어느 자매의 모습들은 인간적인 잔잔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끔찍한 피 범벅 영화가 끝나고 필자는 남편에게 물었다. ‘뭐야. 내용은 뭐지?’ 남편은 ‘납량특집이네!’ 했다. 극은 끝이 났지만, 남는 게 없었다. 두어 시간 지루하지 않게 봤다는 것. 그리고 치열하게 무섭고 더럽다는 느낌 만이 마음에 남았다. 그야말로 좀비 영화, 한여름 밤의 대단한 특집 영화 같았다. 귀신이 아닌 흡혈귀라는 인간이 만들어낸 바이러스 덩어리가 사람을 마구 끌어당겼다.
그렇다면, ‘과연 잘 된 영화인가? 사람들은 이 영화에 왜 관심을 갖는 것일까?’라는 의문점이 들었지만,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은 또 그것으로 위안이 되는 모양이었다. 필자는 꿈에 나타날까 봐 순간 순 간 눈을 감아 외면하면서도 관심은 가졌지만, 결코 가슴에 남기고 싶지 않은 영화였다. 일순간의 쾌락만으로 허탈한 마음이 들었으나, 일단 찌는 더위는 시원하게 피할 수가 있었다.
국내에서 어렵게 시도하는 스릴 위주의 좀비 영화라지만 스토리가 탄탄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국인들도 여름철에는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 우리처럼 보약이나 보양식을 챙겨 먹지는 않지만 종합비타민, 오메가 3, 글루코사민 등 다양한 건강보조제를 항시 복용한다. 삼복더위를 뜨거운 음식으로 이기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비법이 우리에게 있듯이 미국인에게도 나름의 건장 유지비결이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회원들에게 전해 주는 ‘여름철 건강 상식 20가지’를 소개한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올여름 최고 여행지로 하와이를 추천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자사 기장, 부기장 등 운항승무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추천 여행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4개 부문 가운데 3개 부문에서 하와이가 1위를 차지했다.
하와이는 ‘시원한’, ‘이열치열’, ‘효도’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시원한’ 부문에서는 호주 시드니와 스위스 취리히가 하와이의 뒤를 이었고 ‘이열치열’ 부문에서는 몰디브와 괌이 2∼3위를 차지했다.
‘효도 여행지’에서는 태국 방콕과 일본 온천여행이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어린 자녀와의 첫 여행지’ 부문에서는 ‘괌’이 1위를 차지했으며 하와이와 태국 푸껫이 2∼3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