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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 치유력을 높이는 음식과 조리법은?
-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법률가 브리야 사바랭이 1825년 발간한 ‘미각의 생리학’(원제, 한국어판 제목 ‘미식 예찬’)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다. ‘미식과 식도락’의 경전이라 할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음식을 학문적으로 살펴본 미식 담론의 첫 번째 책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담론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질병 저항력을 높여주는 신체 면역력이 집중 조명되면서 면역력 향상을 통해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음식과 조리법 등을 너도나도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다 보면 건강하게 면역력을 높이고 자연 치유력을 기를 수 있는 식단이란 결국 공통적인 몇 가지로 압축된다. 건강한 식재료 사용, 가공 과정 최소화, 인공 조미료나 방부제, 풍미를 위한 착색제나 인공 향신료 사용 절제 등이다. 이런 담론을 거쳐 새롭게 부상하는 것이 유기농 재료로 구성된 친환경 생채식이다. 환자들이 먹는 특수한 식이요법이라고 생각했던 채식이 유기농과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체질 강화를 위해 유기농 식재료를 구매하고 채식을 하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친환경, 유기농 코너가 그 면적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 1인 가구용 유기농 맞춤 밀키트 배송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걸쳐 친환경과 유기농을 향한 마케팅이 뜨겁다. 채식이 유행이라지만 그다지 맛도 없고 만들기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생채식 전문 식당 ‘날일달월’이다. 각종 신선한 채소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 생채식으로 구성한다. 여기에 맛까지 훌륭해 소리 소문 없이 진화 중이다. 유기농 친환경 채소들의 집합소 생채식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재료인 채소일 것이다. 어느 친환경 유기농 농장에서 구매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어찌 보면 영업 비밀이랄 수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 같이 건강하게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살겠다는데 영업 비밀이 무슨 소용인가 말이다. 날일달월의 초록초록 반짝이는 채소들의 원산지를 차례차례 들여다본다. •쌈채소 전북 남원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배송 •파프리카 전북 무주와 남원 지지팜에서 배송 •잎줄기 채소 충남 홍성 젊은협업농장에서 배송 •표고버섯 경남 거창 빛솔농장에서 배송 •밤 충북 충주에 위치한 보늬숲농장에서 배송 •당근 & 깻잎 제주도 평대리 부석희 님이 농사지은 당근과 깻잎 •양배추 & 버섯 충북 괴산 박달마을에 위치한 꿈꾸는느티나무농장에서 배송 •양파 & 마늘 경남 창녕 낙붕이네농장에서 배송 •자색양파 & 청오이 전북 부안 총각네농장에서 기른 토종 청오이와 자색양파 •김치 생채소는 아니지만 배추를 발효시킨 김치 역시 채식의 주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음식이다. 날일달월에서는 경남 진주의 법성사 스님이 직접 농사짓고 담근 김치를 배송받고 있다. 종종 경주 김호 장군 종가집 종부의 김치도 테이블에 올라온다. 이밖에도 여희숙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전국의 도서관 친구들이 인근 로컬 농장에서 추천하는 건강한 채소를 필요할 때마다 배송받고 있다. 이외 채소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과 ‘자연드림’에서 신선한 것으로 구입한다. 몸속 독소 빼주고 면역력 높여주는 해조류 맛 일품 재료가 신선하면 그 자체가 훌륭한 음식이 되는 대표적인 식재료, 해조류. 그래서 해조류는 재료를 걷고 손질하는 정성이 더욱 중요하다. 날일달월에서 사용하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톳, 꼬시래기 등으로 다양하다. •김 전남 장흥 김양진 님이 생산하는 무산 김 •미역 자연식 식재료 청미래의 자연산 미역 •다시마 전남 장흥 이승호 님이 청정 해역에서 채취한 다시마 •톳 & 꼬시래기 전남 장흥에 위치한 에벤수산의 제품 생채식에서 빠질 수 없는 식물성 단백질 보고, 두부와 콩물 생채식 메뉴에서 빠질 수 없는 두부는 생식에 알맞은 식물성 단백질 보고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함씨네에서 직접 만든 토종 콩물과 두부, 순두부를 날일달월에서 선보인다. 또한 각종 소스 만드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발효효소들도 전국 각지에서 배송된 제품을 엄선해 사용한다. •발효효소 변산공동체에서 만든 생강청과 자하생강가루, 경남 하동에서 만든 매실효소, 경남 함양의 오미자청과 양파효소, 버섯균사체 발효 특허품인 현미와 17곡물 발효효소 등이 소스에 사용된다. 디저트를 책임지는 견과류 •생견과 충북상회 광희네 작품이다.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아몬드를 72시간 정제해 만들었다. •잣 경기도 가평은 한국의 유명한 잣 생산 가공지다. 날일달월의 디저트에 들어가는 잣은 경기도 가평 살구재에서 생산된 으뜸 잣을 사용하고 있다. •대추 충북 보은 국악대추농원에는 유기농 대추가 주렁주렁 열린다. 열린 대추를 날일달월에서 맛볼 수 있다. 전국 제철 과일 •포도 경기도 가평 아름농장 •사과 충북 괴산 가을농원 선녀와 나뭇꾼의 껍질째 먹는 사과 •깐 밤 충북 충주 보늬숲 밤농장 •유기농 감귤 제주도 응모루농장 / 제주도 김건호농장 / 제주도 서귀포 김상현농장 •바나나 자연드림 •단감 & 블루베리 경남 의령군 고상근농장 재료 고유의 맛, 샐러드는 이렇게 만들어요 1 샐러드는 잎채소, 줄기채소, 뿌리채소가 10가지 이상 골고루 들어가게 한다. 요즘 만드는 샐러드에는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공수해온 치커리, 적근대, 적치커리, 케일, 깻잎, 양배추, 트레비소, 겨자채, 뉴그린, 고구마, 당근, 양파 등이 들어간다. 2 먼저 양배추와 적양배추를 채썰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양배추 물기 빼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한다. 3 양배추 다음에는 잎채소들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놓는다. 4 물기가 마르는 동안 고구마와 당근을 잘게 채썰어둔다. 5 양배추와 고구마, 당근이 준비되면 씻어놓은 잎채소에 남은 물기를 깨끗한 행주로 닦는다.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기 제거가 가장 중요하므로 잎채소 한장 한장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준 후 잘게 채썰어놓는다. 6 큰 볼에 잘게 채썰어놓은 채소를 모두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7 양파는 따로 채썰어두었다가 샐러드 먹기 바로 전에 섞는 것이 좋다. 샐러드소스 1 무는 무쌈처럼 얇게 썰어놓고 일부는 깍둑썰기한다. 2 유기농 황설탕, 자연드림 현미식초와 물을 1:1:1 비율로 섞고 빛소금은 1큰스푼 넣는다. 3 2~3주 숙성시킨 후, 무쌈은 건져내 해조류나 채소를 싸 먹는 쌈으로 준비하고, 숙성시킨 액체는 잘 섞어 샐러드소스로 사용한다. 오행현미죽과 오행현미밥 만들기 1 영산농원의 신선한 오행현미를 발아시키고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일주일 이상 잘 말린다. 2 천천히 충분히 말린 오행현미를 방앗간에서 살짝 빻아 가루로 만든다. 3 찬물에 가루를 풀어 잘 저어가며 빠른 시간에 살짝 끓여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4 정제한 견과류와 참깨를 얹어 오행현미죽을 완성한다. ✽오행현미밥은 오행현미와 찰현미를 섞어 밥을 짓는다. 맛있는 채식의 조건, 채소 맛을 깊게 해주는 레시피 ▶쌈된장 만들기 1 오래 숙성시킨 약된장에 양파효소, 매실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발효시킨다. 3 충분히 발효된 된장에 수수조청과 원당으로 맛을 낸다. 4 상에 내기 전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섞는다. ▶초고추장 만들기 1 오래 숙성한 전통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매실효소, 양파효소, 오미자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이틀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초고추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현미식초와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통깨를 넣어 섞는다. ▶양념간장 만들기 1 숙성된 죽염 약간장에 양조간장을 반반 넣고 고춧가루를 넣은 후, 매실효소와 양파효소, 생강청을 더한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간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빛소금으로 맛을 낸다. 4 여기에 다진 파, 생들기름, 통깨를 넣어 양념간장을 완성한다.
- 2021-10-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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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과 에어컨과 냉방병
- 푹푹 찌는 여름에는 바람이 그리워진다. 선풍기 바람, 에어컨 바람, 강바람, 바닷바람, 들바람 등등 바람 종류도 많다. ‘동의보감’이 물을 33가지로 구분했듯 바람도 위치, 세기에 따라 각각 다른 특성을 지닌다. 강바람, 바닷바람은 먼 곳에서 불어오며 몸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친다. 사방이 뚫린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에서 바람을 맞으면 오장육부를 씻어주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일상의 스트레스로 꽉 막힌 기운도 풀어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마음이 괴로울 때면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말이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숲속 바람에는 음이온이 있다 숲속에서 맞는 바람은 나무를 통과하며 불어와 산림욕 효과를 낸다. 한여름 숲속에서 바람을 쐬면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 숲속에 음이온이 많기 때문이다. 건조함은 적셔주고 습기는 제거해준다. 땀이 금세 마르고 시원해지면서 마음의 안정도 되찾는다. 호흡도 깊어진다.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는 심호흡이 어렵지만 숲속에서는 자연스럽게 깊은 호흡을 하게 된다. 폐가 좋은 공기를 알고 많이 들이마시려 하기 때문이다. 깊은 호흡은 횡격막의 상하 운동을 잘되게 해주고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도와 소화력과 식욕을 높여준다. 심호흡을 하려면 큰 나무가 많은 숲, 오래된 나무로 울창한 숲을 찾아가면 좋다. 옛날에는 한여름이 되면 어르신들이 느티나무 그늘에 아래 앉아 무더위를 피했다. 이런 효과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바닷바람에는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 염분 때문에 바닷가 근처 나무들이 말라죽기도 한다. 염분을 머금은 바닷바람, 즉 해풍을 맞으면 피부는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탱탱해진다. 노폐물은 빠져나간다. 기관지의 가래가 제거되고 폐 기능이 살아난다. 폐 질환 환자들이 바닷가를 휴양지로 많이 찾는 이유다. 바닷가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폐가 좋고 목청도 좋다. 피부는 붉은 편이다. 강한 자외선, 염분을 띤 해풍 때문이다. 너무 급작스럽게 오래 바닷바람을 쐬면 피부가 따끔거리고 심하면 손상된 피부가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조심해야 한다. 에어컨 켠 채 잠들면 냉방병 위험 도시에서는 흙을 보기가 힘들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밖에 안 보인다. 숨을 쉬어야 할 땅이 그러지 못해 습기를 머금게 되고 이 습기가 햇볕과 결합하면 온도가 더 높게 느껴진다. 아스팔트가 달궈지면 그 열기로 사물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흙에서는 이런 현상이 안 나타난다. 도시에서는 바람이 불어도 습열이 가득해 시원하지 않다. 게다가 한여름의 열기는 건물 곳곳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습열과 섞여 무더운 바람으로 변한다. 습열은 흙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때문에 빠져들어갈 공간을 찾지 못하고 갇혀버린다. 도시의 여름 바람이 습하고 무더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물 내부는 온통 에어컨 바람이다. 이 바람은 자연의 바람이 아니고 인공적인 바람이라 몸이 긴장한다. 즉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눈과 입, 피부가 건조해지고 근육도 긴장해 소화가 잘 안 된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땀을 줄줄 흘리면서도 에어컨 켜는 것을 싫어한다. 더위 속에 있는 것보다 에너지 소모가 많아 더 힘들기 때문이다. 에어컨 냉방병으로 한의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습이 빠져나가지 못하거나, 기운이 떨어지거나, 찬 기운에 몸이 상할 때 냉방병이 찾아온다. 이럴 때는 대부분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으로 치료한다. 냉방병은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 깜빡 잠이 들었을 때 잘 걸린다. 또 몸이 땀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에어컨을 켤 때도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여름에는 물을 충분히 마셔줘야 한다. 정수기 물이 아니라 상온의 생수가 좋다. 또 죽염 등 좋은 소금을 충분히 먹어야 냉방병을 예방할 수 있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치유학교 ‘그루’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9-07-3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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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속 원기 되찾아줄 ‘콩과 소금’
- 무더위가 몰려오는 7월이다. 이번 호에서는 무더위에 도움이 되는 콩과 소금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여름은 습열이 무성한 계절이다. 인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몸에 습열이 침범하면 인체는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한다. 체력이 좋은 사람은 소변으로,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땀으로 배설한다. 습열 배설이 제대로 안 되면 더위를 먹는다. 변강쇠가 오줌빨이 강하다는 말은 체력이 좋아 습열을 잘 배설한다는 의미다. 콩과 소금은 습열 배설을 도와 무더위를 잘 극복하게 해준다. 땀을 줄줄 흘리는 사람도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증세가 멈춘다. 콩은 대표적인 덩굴식물이며 종류도 다양하다. 녹두, 백편두, 완두콩, 강낭콩, 동부콩, 병아리콩, 렌틸콩, 쥐눈이콩 등이 있다. 콩은 소변이 잘 나오게 하고 부기를 빼주고 독소를 제거해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 다만 콩을 잘 조리해서 먹을 때 이러한 효능을 볼 수 있다. 생콩에는 단백질 분해를 방해하는 트립신(trypsin) 저해제가 있어 소화불량을 일으킨다. 그러나 콩을 익혀 먹으면 트립신 저해제가 활성을 잃어버린다. 콩국수의 국물도 콩을 삶아서 짜낸 것이라 소화불량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콩은 종류에 따라 효능이 조금씩 다르다. 콩꼬투리가 짧을수록, 하나의 콩꼬투리에 들어 있는 콩이 작을수록 기를 보충하고 생식기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강하다. 약콩, 쥐눈이콩, 여우콩, 렌틸콩, 병아리콩 등이 이러한 효능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콩이다. 부기를 빼주고 해독력이 강한 콩도 있다. 바로 녹두와 팥이다. 녹두는 100가지 독을 치유하는 천연 해독제로 불릴 만큼 해독력이 강하다. 그 효능은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녹색 껍질에서 나온다. 특히 두통, 편도선염, 답답한 가슴, 당뇨, 고열, 양약 중독, 중금속 중독, 술독 등에 좋다. 녹두베개를 만들어 베고 자면 머리가 시원해져 두통이 사라진다. 그러나 원기가 부족한 노인이나, 몸이 차가운 사람은 녹두를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한약 먹을 때 녹두와 숙주나물을 먹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은 한약재의 약 성분까지 해독해버기 때문이다. 체했을 때는 팥을 먹으면 좋다. 찐빵, 찹쌀떡, 붕어빵에 팥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맛도 좋게 해주지만, 팥의 흩는 힘이 체하는 것을 방지해주기 때문이다. 콩에는 탄수화물의 일종인 단당류가 많아 섭취하면 가스가 차고 방귀를 자주 뀌게 된다. 신부전 등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단백질이 많은 콩류가 오히려 부담이 되므로 피하는 게 좋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에 섭취하면 좋은 콩으로 백편두를 꼽는다. 까치콩, 제비콩이라고도 불리는 이 콩은 더위 먹었을 때 나타나는 구토, 구역감, 식욕감소를 해결해준다. 무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므로 소금을 섭취해줘야 한다. 여름에 식당에 가면 대부분 식탁 위에 소금이 올라와 있다. 중국집에 가도 마찬가지다. 평소에는 식초와 고춧가루만 놓여 있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는 소금이 빠지지 않는다. 고대 실크로드 대상(隊商)들 중 낙타 등에 소금을 싣고 교역을 하던 카라반은 인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을 섭취하며 사막을 횡단했다. 우리가 여름에 주로 먹는 콩국수, 우뭇가사리, 삼계탕, 보신탕 등에도 소금이 꼭 들어간다. 소금이 몸의 음액을 보충하고, 건강을 해치는 여름철 습열을 소변으로 빼내주기 때문이다. 소금을 섭취할 때는 구운 소금이나 죽염, 고산에서 캔 암염이 좋다. 갓 만든 천일염을 먹으면 열이 더 생겨 습열을 풀지 못한다. 천일염 구분이 힘들면 맛을 보면 된다. 짠맛이 강해 입이 바짝 마른다. 반면 죽염과 구운 소금, 암염은 짠맛이 강하지 않고 입에 침이 고이도록 해준다. ‘여름에는 소금이 필수’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맹물보다 이온 음료가 몸의 진액을 더 보충해준다는 말과 같다. 소금은 미네랄, 즉 이온의 보고다. 또 여름철에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해주고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을 때도 효과가 있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치유학교 ‘그루’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9-06-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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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건강까지 위협하는 미세먼지
- 올겨울은 유독 미세먼지로 전 국민이 몸살을 앓았다. 어릴 때부터 아마추어 천문회에 참여해 별을 봐왔는데, 겨울 하늘이 가장 맑아서 별 관찰하기에 좋았다. 그런데 요즘은 겨울에도 별을 보기 힘들다. 20년 전과는 자연환경이 너무 많이 달라져 두려울 정도다.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부족해지기 쉽다. 환자들에게 밖에 나가 햇볕을 많이 쬐라고 권하는데, 지금은 그런 말 하기도 힘들다. 미세먼지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한날은 목이 칼칼하고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동의보감’이 쓰인 시대에는 없었던 병이 생긴 것이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불편함을 주는 정도가 아니다. 최근에는 초미세먼지가 뇌를 공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초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뇌에 악영향을 준다는 내용이다. 연구자들은 초미세먼지가 뇌졸중, 치매, 우울증 등 뇌와 관련한 질환도 유발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최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킹스칼리지런던 프랭크 켈리 교수팀이 런던 시내의 병원을 이용한 50세 이상 환자 13만1000명의 8년(2005~2013년)간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최대 4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진인 미국 예일대학교 시첸 교수와 중국 베이징대학교 샤오보 잔 교수 연구팀은 2010년과 2014년 중국인 3만1955명을 대상으로 단어 맞히기와 숫자 계산을 하는 인지 능력 실험을 한 결과, 대기오염이 심할수록 언어와 수리 성적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64세 이상 고령층과 교육을 덜 받은 계층, 남성에게서 인지 능력 저하가 크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대한 예방책으로 마스크를 쓰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권고한다. 미세먼지 흡입을 억제하면서 배출을 돕기 위해서다. 그런데 마스크는 미세먼지는 걸러내지만 산소 흡입을 방해하므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노약자들이 미세먼지에 약한 이유는 한의학적인 분석이 더 적합해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코와 기관지도 폐로 보는데, 폐는 적당한 진액이 있어야 제대로 일을 하는 기관이다. 또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을 주관하고, 횡격막 운동으로 대·소장을 움직이며, 소변 배출을 도와주고, 인체 상부로 떠오르는 열을 아래로 내려 보내며, 외부 침입자를 몰아내 인체를 보호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폐의 진액이 말라 끈적끈적한 가래가 생기고 호흡기능도 떨어지고 소변 배설도 시원찮아진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도 일종의 외부 침입자인데 폐가 약해지면 이들을 막아낼 힘이 없어 몸에 문제가 생긴다. 폐의 진액을 적셔주는 약을 보음약(補陰藥)이라 한다. 사삼, 더덕, 맥문동, 천문동, 석죽, 둥굴레, 구기자 등이 도움이 된다. 젤리처럼 말랑말랑하게 말린 인삼, 오미자, 곶감도 폐의 진액을 보충해준다. 이 재료들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자연건조해서 먹어야 효과가 더 크다. 건조기로 인공건조한 것들은 폐의 진액을 더 마르게 할 수 있다. 배에는 진액이 많은데 생즙으로 먹는 게 더 좋다. 도라지는 폐와 기관지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효능이 강하다. 이런 약재들을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된다. 물은 우리 몸이 활동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좋은 물을 마셔야 한다. 정수기 물보다는 생수, 약수가 좋다. 목이 말라 정수기 물을 마시면 뱃속에서 출렁대는 소리만 날 뿐 입속의 침은 금방 마른다. 생수나 약수를 마시면 손발과 머리까지 물이 퍼져나가며 입에서도 침이 나온다. 물은 침을 나오게 해서 기관지를 적셔 미세먼지를 막도록 해준다. 생수 2ℓ에 죽염 8g을 녹인 물을 마시면 좋다. 물은 하루에 1ℓ 이상 마셔야 한다. 입이 마르면 기관지도 마른다. 미세먼지를 피하려면 주거환경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겨울 편서풍이 심해 겨울철에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서쪽에 침엽수림이 있으면 겨울철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 침엽수로는 소나무, 잣나무, 구상나무, 향나무 등이 있는데, 자라면서 큰 숲을 이루는 잣나무가 가장 적합하다. 잣나무 숲이 있는 동쪽에 주거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치유학교 ‘그루’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9-03-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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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온보다 습기가 더 해로운 이유
- 올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다. 한 달 넘도록 열대야와 40℃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싸워야 했다. 폭염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열사병으로 목숨을 위협하기도 한다. 매년 여름 이런 더위와 싸워야 한다면 서울 사람,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의 일상생활이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여름마다 이렇게 사람 지치게 하는 원인이 열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캐나다, 미국, 케냐, 호주에 가보면 기온이 40℃라 해도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다. 당연히 열대야도 없다. 습기가 없기 때문이다. 습기는 열기나 한기를 더 잘 전파한다. 한국이나 일본은 여름에 그늘에 들어가도 덥다. 추운 날도 마찬가지다. 습기 많은 계곡을 가면 햇볕 속에 있어도 뼈가 시릴 만큼 춥다. 여름철에 대관령이나 태백 같은 고산으로 피서를 가는 것은 습기가 없어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하기 때문이다. 습기가 많은 물가에 살면 관절이 약해진다. 습이 몸의 순환을 막아 관절을 붓게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습기는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친다. 힘들 때 우리는 몸이 마치 물먹은 스펀지 같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기운이 순환되지 않고 정체되어 막히면 몸에 습이 쌓이기 때문이다. 습기는 바깥에서 들어오는 습이 있고, 인체 내부에서 생긴 습이 있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 이슬, 안개 등이 많으면 외부에서 습기가 들어오는데, 다리가 무겁거나 각기병이 생긴다. 이럴 때는 땀으로 습기를 배출해야 하는데, 오래된 습은 소변으로 빼줘야 한다. 날것, 습한 것, 밀가루, 유제품 등을 많이 먹거나 술을 자주 마시면 인체가 습해지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메슥거리며 온몸이 붓는다. 이때는 대소변을 통해 습을 제거해줘야 한다. 몸속의 습기를 제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주거 환경 개선, 음식 조절이 그것이다. 몸이 무거울 때는 대관령이나 태백, 백두대간 등 고산으로 가 쉬면 좋다. 습이 낮은 환경에 있어야 몸속의 습이 빠져나간다. 높은 산에서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개운한 것은 그 때문이다. 반대로 물가나 호숫가는 피해야 한다. 그러나 바닷가는 얼핏 보면 습기가 많은 것 같지만 소금기를 띤 습이라서 오히려 인체의 습을 제거해준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삼투압 때문에 몸의 수분과 습기가 빠져나간다. 그래서 장수마을이 고산과 바닷가에 많은 것이다. 습이 적어야 장수할 수 있다. 자연에서는 바람이 안개와 습기를 흩어지게 한다. 몸속에서는 향기가 바람의 역할을 하며 습을 없애준다. 술 먹은 다음 날 몸이 무거운 건 술로 인해 습이 몸속에 생겼기 때문이다. 이때는 유자, 모과 등 향이 나는 과일이나 깻잎, 배초향 등 향이 강한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칡꽃, 팥꽃, 국화로 만든 차도 좋다. 귤껍질이나 허브티를 달여 마셔도 도움이 된다. 안개의 나라 영국에서 향기 좋은 커피와 홍차가 발달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이 있다. 중국의 사천 요리는 매운맛으로 유명하다. 사천 지방은 왜 매운맛을 즐겨 먹는 것일까? 중국 속담에 “촉나라의 개는 해를 보면 짖는다”는 말이 있다. 어쩌다 해를 보게 되니 개가 이상해서 짖어댄다는 의미다. 촉나라는 사천 지방에 있던 나라인데, 이 지방은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어 해를 보기 힘들다. 당연히 습이 많고 이 습을 제거하기 위해 매운맛의 화초(花椒)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한 거라 한다. 동남아 등 습도가 높은 지방에서도 향신료를 즐겨 먹으며 습기를 극복한다. 숙취를 깨기 위해 사람들이 얼큰한 해장국을 많이 먹는 이유도 매운맛이 술로 인해 생긴 습을 제거해주기 때문이다. 덩굴 식물도 몸속의 습기를 잘 뽑아내준다. 술을 마시고 칡즙, 칡차, 수박, 키위, 방울토마토, 포도 등을 먹으면 습 배출에 효과가 있다. 식물의 넓은 잎도 습기를 제거해준다. 연잎밥이나 호박잎밥, 바나나잎밥, 쌈밥은 습기 제거, 특히 여름철 습기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몸속에 습기를 쌓이게 하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인공적인 식품은 대부분 습기를 조장한다. 미원 등 인공 조미료를 많이 넣은 음식을 먹으면 갈증이 나고 다음 날 몸이 찌뿌둥하고 소변을 봐도 시원치 않다.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음식, 정제 음식, 탄산음료, 튀긴 음식 등도 습을 조장한다. 또 음식이 아닌 에어컨이나 온풍기, 인공적인 빛과 소리도 몸속에 습을 조장해 몸을 무겁게 하고 머리도 띵 하게 만든다. 방 안에 숯을 갖다 두면 습 제거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은 담백한 것 위주로 먹고 먹을 때는 10번 이상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음식을 너무 싱겁게 먹으면 습이 쌓이고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몸이 붓는다. 적절히 죽염으로 간을 해서 먹어야 습이 제거된다. 미역국, 다시마, 퉁퉁마디 등 해조류나 염생식물의 약한 짠맛은 습 제거에 좋다. 여름에 콩국수나 우뭇가사리를 먹는 것도 같은 이치다. 붕어, 잉어, 미꾸라지, 게, 조개류 등 연못이나 갯벌에서 사는 생물들도 습 제거에 도움을 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8-08-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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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을 이기도록 해주는 맛
- 여름은 무더워 신체가 상하기 쉬운 계절이다. 누구나 기진맥진해하고 힘들어한다. 선풍기나 에어컨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몸이 허약하면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도 싫어진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계절이다. 나이 든 사람일수록 더 힘들다. 고산이나 북쪽의 서늘한 곳으로 피서를 떠나는 것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두 달 피서를 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외부의 더위를 피할 수 없다면 신체 내부의 환경을 바꿔 열을 식혀야 한다. 여름 무더위는 한의학적으로 습열이라 하는데, 폐가 이 습열을 식혀준다. 그런데 몸이 약해지면 폐가 손상되어 습열을 제거하지 못해 비위와 콩팥 기능까지 떨어진다. 이것이 바로 여름 병증이다. 이번 호에는 무더위를 이기는 맛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무더위를 이기는 맛은 약한 신맛과 약한 짠맛, 그리고 단맛이다. 이미 우리의 음식 문화에는 이런 맛이 여름 먹거리로 녹아들어와 있다. 첫째 약한 신맛은 약간 시큼한 맛이다. 황매실차, 오미자차를 먹어보면 새콤한 맛이 느껴지면서 침이 고인다. 그리고 전신의 피부가 닭살처럼 일어난다. 새콤한 맛은 피부의 땀구멍을 닫아주는 효과가 있다. 더위를 먹는다는 것은 폐의 기운이 부족해 피부의 땀구멍이 열려 땀이 줄줄 흐르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면 기운이 떨어지고 밥맛도 없어진다. 새콤한 맛은 땀구멍을 닫아 기운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아준다. 중국 명의인 손진인 선생이 “여름철에는 늘 오미자를 복용해 오장의 기운을 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매실차는 3년쯤 묵힌 황매실차가 좋다. 갓 담근 매실차는 강하게 시큼한 맛이라 체했을 때 소화제로는 좋지만 여름 보양 음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장수 음식으로 꼽히는 흑초도 좋다. 현미식초를 먹어보면 강하게 시큼한 맛이 느껴지다가 끝 맛이 쓴데, 이런 맛은 체한 것을 풀어주지만 여름 보양 음료로는 적합하지 않다. 흑초나 홍초는 약간 시큼하다가 끝 맛이 달면서 입에 침이 고인다. 이런 맛이라야 여름 보양 음료라 할 수 있다. 또 당연히 오래 묵힌 것일수록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오미자가 들어간 생맥산(生脈散)을 여름 보양 음료로 추천한다. 맥문동 8g, 인삼 4g, 오미자 4g을 물에 달여 여름철에 늘 마시면 좋다고 했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유명한 보신탕도 약한 신맛이 나는 음식이라 구분할 수 있다. 보신탕에 넣는 부추도 약한 신맛을 낸다. 둘째 약한 짠맛이다. 약한 짠맛이란 처음에는 약간 짭짜름하다가 단맛이 나면서 입에 침이 고이는 맛을 말한다. 찌는 듯이 더운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은 소금을 늘 먹어서 기운이 땀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한다. 약한 짠맛을 먹으면 진액을 끌어당겨 땀이 덜 나가게 한다.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과도 있다. 음식점에 가면 보통 고춧가루나 식초가 놓여 있다. 그런데 여름에만 특별히 놓이는 양념이 있다. 바로 소금이다. 여름철에 콩국수를 주문하면 소금이 따라 나온다. 보신탕, 삼계탕을 주문해도 소금을 준다. 여름철 별미인 우무에도 소금이 들어간다. 뱀장어도 여름에는 소금을 곁들여 먹는 것이 좋다. 운동하고 나서 땀을 많이 흘린 후 마시는 미네랄 음료도 약한 짠맛이다. 약한 짠맛은 흡수가 빠르고 소변을 잘 보게 해 열을 가라앉혀준다. 그런데 어떤 소금을 쓰는가가 중요하다. 정제염이나 갓 만든 천일염은 아니다. 이들 소금은 매우 짜면서 끝 맛이 쓰고 입이 말라 물이 당긴다. 3년 이상 묵힌 천일염이나 구운 소금, 죽염, 함초 소금은 약간 짜면서 끝 맛이 달고 입에 침이 고인다. 여름에 기운이 없을 때는 생수 1ℓ에 죽염 4g 정도를 녹인 물을 한 모금씩 마시면 좋다. 기운이 나고 땀도 덜 난다. 너무 싱겁게 먹으면 여름이 힘들고 기운이 없어진다. 셋째 단맛이다. 더운 여름에는 체력 소모가 많아, 이를 보충하기 위해 단것을 많이 먹는다. ‘동의보감’에서도 “더위는 기를 손상시키니 진기를 보하는 것이 요체다”라고 했다. 더운 동남아와 중동 사람들은 단것을 엄청 많이 먹는다. 수박과 참외, 야자 등 여름철 과일과 열대 과일류는 대부분 달다. 이때의 단맛은 정제 설탕 맛과 다르다. 정제 설탕을 먹으면 달달하다가 입이 텁텁해지면서 물이 당긴다. 초콜릿을 먹어도 달다가 입맛이 쓰면서 물이 당긴다. 이런 맛은 여름 먹거리로 적합하지 않다. 야자즙, 망고 등 천연과일은 달달하면서 입에 침이 고인다. 이런 단맛이라야 여름 더위를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참외나 수박처럼 차가운 과일은 적당히 먹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더워서 겉으로는 땀이 나지만, 속은 반대로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땀을 과도하게 흘려 탈진하거나 더위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더워도 위장은 차갑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얼음물과 차가운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가을철에 추웠다 더웠다 하면서 배변 상황이 나빠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현대인은 에어컨 때문에 여름에 오히려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머리가 아프고 몸이 쑤시면서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를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따뜻한 음료를 마셔야 한다. 곽향정기산(藿香正氣散)을 쓰면 효과가 있다. 여름은 콩팥이 가장 약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므로 과도한 성생활이나 음주를 주의해야 한다. 콩팥이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더울 때 갑자기 찬물로 세수를 하면 눈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력이 나빠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운 곳에 나갔다가 돌아오면 찬물로 양치하되 삼키지는 말아야 한다. 인체 내부로 갑자기 찬물이 들어가면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8-07-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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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은 악마가 아니다” 죽염의 효능
- 소금이 몸에 나쁘다는 말이 많다. 콩팥과 고혈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염식 식사를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소금이 그렇게 나쁜 물질일까? ‘성경’에서는 빛과 소금이 돼라 했고, 로마시대에는 병사와 관료들에게 소금을 급료로 줬다.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했던 카라반들은 소금을 팔러 다니는 장사꾼이었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국가가 나서서 소금을 전매했다. 이처럼 소금은 예로부터 보석처럼 여겨져 왔다. 만약 소금이 인체에 그렇게 해로운 물질이라면 법으로 금지시켰어야 했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연구팀은 저염식 식사가 심장병이나 조기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소금 섭취량을 줄일 경우 사망 가능성이 증가한 사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밥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음식이지만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 과다로 오히려 해롭다. 생명의 물도 많이 마시면 수독증에 걸릴 수 있다. 산소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고농도의 산소만 흡입하면 고산소증에 걸려 위험하다. 자연에는 악마와 천사가 따로 없다. 우리가 편견을 갖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소금은 악마가 아니다. 신장투석을 할 정도의 환자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예방 차원에서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무엇이든 적절해야 좋다. 미네랄은 인체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과거에는 채소나 고기 등 음식물을 통해 보충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인공재배가 많아지면서 미네랄 함량이 많이 떨어졌다. 이럴 때 미네랄 부족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은 염화나트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99.9% 이상이 염화나트륨이지만, 자연에서 만들어진 천일염이나 식물소금 퉁퉁마디, 죽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고 대신 칼슘, 마그네슘, 칼륨, 셀레늄, 게르마늄 등 미네랄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 콜레스테롤에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있듯이 소금도 그렇다. 한의학에서는 짠맛을 강한 짠맛과 약한 짠맛으로 구분한다. 정제염을 먹어보면 많이 짜다가 끝 맛이 아주 쓰다. 그래서 물이 당긴다. 그러나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혈압을 높이고 뒷목을 뻣뻣하게 하며 콩팥에 무리를 주는 나쁜 짠맛 때문이다. 나쁜 짠맛은 다양한 미네랄이 부족하다. 술을 마신 후 해장국으로 재첩국이나 조개탕을 자주 먹는다. 조개껍질에서 우러나온 약한 짠맛을 느끼는 순간 입에서 침이 돈다. 그리고 숙취로 인해 컬컬하던 목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퉁퉁마디나 칠면초의 짠맛도 약간 짭짜름하다가 끝 맛이 달아 입에 침이 고인다. 죽염과 잘 발효시켜 오래 묵힌 된장도 마찬가지다. 입이 침이 고이면 소화력이 좋아진다. 몸 여기저기 생긴 멍울과 종기를 풀어주고 대변을 잘 보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좋은 짠맛은 대소변을 잘 보게 하고 소화와 체액 순환을 도와준다.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갓 제조한 천일염을 먹으면 무척 짜고 물이 당긴다. 하지만 몇 년 묵힌 천일염은 짠맛이 약해진다. 소금을 묵혀 간수를 빼면 나쁜 짠맛이 좋은 짠맛으로 변한다. 죽염이 일반 소금과 다른 점은 제조법에 있다. 죽염은 인산 선생이 처음 만들었다. 서해안 천일염을 몇 년 묵혔다가 왕대나무 속에 넣고 황토로 입구를 막은 다음, 강철 쇠통에 넣고 송진을 포함한 소나무로 불을 때어 만든다. 높은 온도에서 여러 번 구울수록 좋다. 1회에서 8회까지는 소나무로만 불을 때므로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9회째는 송진을 추가해서 구우므로 온도가 매우 높아진다. 가장 좋은 죽염은 아홉 번 구운 것이다. 그래서 가격도 비싸다. 죽염은 구울수록 짠맛이 약해지고 단맛이 강해진다. 즉 3회 구운 죽염보다 9회 구운 죽염이 덜 짜고 더 달아서 입에 침이 많이 고인다. 죽염을 입에 물고 있으면 침이 많이 나온다. 이 침은 구내염, 치은염, 풍치, 충치, 축농증, 인후염 등을 치료하며,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공해 독을 해독한다. 또 가래를 제거해서 호흡을 편하게 해준다. 음식에 넣어 복용하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장궤양, 대장궤양 등 다양한 위장병을 치료한다. 증상만 멎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재생되도록 도와준다. 죽염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성인병(고혈압, 당뇨, 통풍 등) 환자, 육류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사람, 머리로 열이 치솟는 사람, 편도선·임파선·갑상선 등 목이 잘 붓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현대에는 과다 섭취로 인한 성인병이 많기 때문에, 죽염이나 염생식물 섭취가 더더욱 중요하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은 한의학적으로 피를 맑게 해준다는 의미다. 만성피로 역시 피가 맑지 못해 드러나는 증상이기에 죽염이 좋다. 죽염을 복용할 때는 몇 알갱이씩 입에 넣고 있다가 사탕처럼 녹여서 그 침을 삼키는 방법이 있고,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소금 대신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다. 물에 타서 마실 때는 생수 2L에 죽염 8g 정도를 녹여 한 모금씩 매일 1.5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해주며 허열을 가라앉히고 피로도 덜어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 2018-05-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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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장수’ 김윤세가 사는 이유
- 세계 최초로 죽염 산업화를 이룬 ‘인산家’는 죽염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 인산죽염의 창시자는 신의(神醫)라 불렸던 인산(仁山) 김일훈 선생, 그리고 현재 인산家의 수장으로서 인산죽염을 이끌고 있는 이는 그의 아들 김윤세(金侖世·63) 회장이다. 1987년 정부로부터 죽염 제조 허가를 받아 30여 년간 사업을 이어왔다. 현재 29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연매출 3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인산家를 찾아 소금장수의 진심과 사명감을 들어봤다. 김윤세 인산죽염 회장이 선친 김일훈 선생이 구축한 인산의학의 내용을 보건의료 법령에 반영하여 국민 건강을 이롭게 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것은 1977년이었다. 그러나 그 시도에서는 아무 소득이 없었다. 인산죽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그로부터 무려 10년 뒤인 1987년이었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계속해서 인산家의 의학 비법을 알리고자 노력했던 김 회장은 당연하게도 세상의 어리석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요즘 그가 걱정하는 것은 식문화다. 요즘 음식들이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 “요즘 음식이 탈만 안 나면 다행이죠. 음식의 99%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지요. 방부제, 화학 첨가물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고…. 술에는 인공감미료를 왜 넣을까요? 그것은 도수를 낮게 하기 위해서인데, 저도수의 술은 부패가 쉽게 돼요. 알콜도수가 25도만 넘으면 그런 문제가 없는데 말이죠….” 김윤세 회장은 요즘 음식들이 너무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려는 경향 때문에 위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음식 고유의 맛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저 단맛 같은 자극적인 맛을 즐기려고만 하고, 그 입맛에 맞추느라 음식이 불량해진다는 것이다. “맛있는 것만 추구하면 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균형이 깨져요.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만 추구하면 눈이 머는 것과 같아요. 진정한 아름다움을 파악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본래 자연의 아름다움을 봐야 합니다.” 마치 평상시에 색안경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 우울하면 꽃이 회색빛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상태라는 그의 말은 허상을 경계하라는 말로 이어졌다. 사람은 자기 주관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데 다양한 허상을 보게 되는 게 문제라는 그의 지적은 허상으로 가득한 현대를 향한 독한 일침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세상의 허상만 좇으며 사니까요. 생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전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 짐승과 수준이 비슷해집니다.” 인류 구원을 부탁받은 인산 선생 인산家를 언급할 때 인산 김일훈 선생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 회장은 선친인 인산 선생으로부터 전수받은 죽염 제조 이론과 제조 기술을 암·난치병 치유법과 함께 ‘신약(神藥)’이라는 책을 통해 세상에 낱낱이 공개했다. 죽염이라는 혁신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어떤 인물일까.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업을 이어온 김윤세 회장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봤다. “아버지는 인류가 절멸의 위기로 가고 있는 걸 막기 위해 하늘이 내린 인물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기도 해요. 하지만 아버지는 전 세계 의학이 상상도 못한 치료법을 제시한 사람이에요. 아버지가 일으킨 그런 기적이 수북하니까 사람들이 병이란 게 어려운 게 아닌가보다, 병을 잘 고치는 분이라고만 기억해요. 하지만 그런 분이 아니라 지구와 우주, 시간과 공간을 꿰뚫은 분이셨어요.” 인산 김일훈 선생의 실체에 대해선 평생 같이 사는 어머니도, 자녀들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오직 석가모니와 부처였다고 한다. 그들은 생멸이 없는 이들이니까 가능한 얘기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김일훈 선생은 실제로 그들과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이 그의 앞에 나타나서 인류를 절멸에서 구해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불가사의한 사람이시죠. 이런 얘기를 책이나 방송에서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니까요. 혹세무민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그는 만약 휘발유가 아니라 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하면 잘 팔리겠냐고 물었다. 세상의 모든 자동차 산업이 휘발유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차가 개발됐다고 해도 세상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세상에 이미 알려지고 99.9%가 사실이라 해도 진실이 아닌 게 있어요.” 그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자연적 힘이 진정한 치료 김윤세 회장은 지혜롭고 뿌리 깊은 전통의학의 우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의학이 이 시대에도 첨단의학보다 더 훌륭하다는 설명이었다. “서양의학이나 현대의학으로 치료하면 낫는 병이 없어요. 나은 것처럼 보일 뿐이죠. 그런데 전통의학은 암 같은 난치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죠.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그는 자연의 이치와 섭생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 4기는 의학적으로 치료된 적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암 말기 중의 말기인 사람들이 인산 선생에게 와서 낫지 않은 사람이 없었어요. 인산 선생은 그냥 고치면 되지 하며 치료를 했거든요. 수준이 높을수록 간단한 법이에요. 의학이 복잡한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죠. 아직 경지에 도달 못했으니 말만 그렇게 하고 복잡하기만 하고 치료가 안 되는 거예요.” 김 회장이 설명하는 인산 선생의 치료법은 간단명료했다. 중병인 환자가 와서 “어떻게 하면 살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인산 선생은 “음, 죽염 배 터지게 퍼먹어라” 하는 말만 했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 들으면 기겁할 일이다. 나트륨은 무조건 줄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그런 말에 반대한다. “소금이 무슨 독극물입니까? 소금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식품이에요.” 그는 최고의 의학은 우주 자연의 법칙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이치에 근거하지 않으면서 무슨 의료가 나오겠냐는 비판이었다. 소금은 체온을 흩어지지 않게 만든다 소금에 대한 김윤세 회장의 얘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사람은 온기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소금은 사람의 체온을 흩어지지 않게 붙잡는 역할을 하죠. 죽염은 그 능력을 강화시킵니다. 소금은 바다에서 나와 기본적으로 찬 성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아홉 번 굽는 과정을 통해 소금에 불을 집어넣죠. 그게 바로 죽염이에요. 철학적으로 정의한다면 소금 속에 빛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체온이 1℃ 떨어지면 암은 열 배, 백 배, 천 배 커진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체온을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암세포가 생겨나는데 죽이고 없애면 무슨 소용인가요. 그런데 체온을 유지시키려면 소금 아니면 방법이 없어요. 체온이 1℃ 높아지면 면역력은 다섯 배 높아져요. 그런데도 현대의학에서는 체온은 보지도 않으니 이게 말이 안 되죠.” 김 회장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해안 천일염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가 거의 다 들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다른 나라 바닷물에는 없는 원소들, 인체를 구성하는 필수 원소들, 80여 종의 미네랄 등등. 인산 선생은 이 모든 걸 꿰뚫어 봤다고 한다. 그런데 천일염 안에는 독사의 독보다 월등히 무서운 맹독들도 있는데, 다행히 그 양이 많지 않아서 섭취해도 금방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부분을 처리하지 않고 먹으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금을 직접 섭취해 먹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일염이 가진 독성을 중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인산家에서 소금을 대나무로 구워서 죽염으로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염을 만드는 과정이 거듭되는 동안 소금의 분자구조가 바뀌고 소금 속의 원소들이 우리 몸에 사용되기 쉬운 미네랄, 즉 생리활성 능력이 뛰어난 물질로 재탄생하게 된다. 김 회장이 죽염처럼 질 좋은 소금은 ‘짜게 마음껏’ 먹어야 몸에 이롭다고 역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유되기 어렵다는 병도, 본인의 고치겠다는 의지, 반드시 낫는다는 희망이 전제되면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어요. 자가 치유력을 높여 자기 병을 자기 스스로 고치게 하는 인산家의 출발점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겁니다.” 민족 전통의학의 우월성 전 세계에 알려 김윤세 회장이 하고 싶은 일은 대체의학의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이는 것이다. 그는 죽염이 인정받으면 우리나라가 의약 대국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모든 소금은 산화력이 있어요. 녹슬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죽염은 환원력이 있어요. 녹에다 죽염을 쓰면 녹이 없어지거든요. 이건 물리화학적으로 금방 파악되는 거예요. 전 세계 어디에도 환원력을 띠는 소금은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먹어 병을 고치는 소금이 있다면 전 세계가 경악할 거예요. 이보다 더 좋은 전략 상품이 어딨나요? 전 세계가 한국만 쳐다보게 될 겁니다.” 그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기 지식 속에 매몰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각도로 면밀하게 검토해야지,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분야의 고수를 만나 꼭대기에 올라가서 얘기하면 서로 보여요. 바둑으로 일등을 한 사람이나 테니스로 일등한 사람이나 서로 소통이 가능한 법이죠. 그러나 사람들이 못 알아들어요.” 그는 독일은 기술을 배워서 명장이 되면 국가가 장관급 예우를 해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숙달된 기술자를 그렇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등 명문대 위주로 만들어진 학벌 중심 사회가 기술자를 멸시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그의 비판은 아직 좁은 우물에 갇혀 있는 한국의 지식인 사회에 대한 경종이기도 했다. “그건 결국 자기 혼자만 잘났다는 거죠. 그런 사람은 무한 국제 경쟁이 시작되는 글로벌 세상에 나가면 바로 깨져버려요. 그래도 요즘 사회가 기술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다행이긴 해요.” 인산의학의 전파야말로 인생 최고의 선택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이해가 깊었고 심부름을 도맡아서 했죠. 지금 일도 아버지의 심부름이라 생각해요. 이 일은 제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이에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리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명이기도 하고요.” 다른 일을 하다가 인산의학을 본격적으로 알려야겠다고 결정한 그 판단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김윤세 회장. 그러나 그 선택 이후 사업을 정착시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소금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1993년에 건강관리법 보도, 2002년에는 다이옥신 파동으로 시끄러웠고 그리고 요즘도 건강을 망치는 주범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한 사정을 돌파하기 위해 인산家는 지난 2000년 업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 ISO의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서를 취득하고 무슬림 먹거리 할랄 인증도 받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정작 과거의 소금은 이런 취급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였다. “옛날에는 집이 가난해서 짭짤하게 못 먹었어요. 소금이 귀했으니까요. 그래서 남의 집 음식 맛있다는 걸 ‘그 집 음식 짭짤하다’고 표현했죠. 그리고 돈을 많이 벌면 ‘수입이 짭짤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아시죠? 이처럼 ‘짭짤하다’는 말은 긍정적인 표현이었어요.” 김윤세 회장은 음식이 싱거운데 맛있다는 사람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어떤 음식이든 싱거우면 맛이 없는 게 당연하고, 따라서 짭짤하다는 표현이 전제되어야 맛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음식이 싱거운데 맛있다는 말은 ‘엄청나게 돈이 많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세상의 죽염이 되고파 현재 인산家의 회원은 29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이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더 확고히 다져 올해 3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죽염 회사는 인산家 말고도 50여 개가 있다. 인산家가 사업을 그만둔다 해도 죽염 기술은 다 공개되어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이 찾게 될 터이다. 소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있어도 죽염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파스퇴르 연구소처럼 국제연구기관으로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연구소를 세우고, 자연물의 약성을 활용하는 의료를 교육하는 기관을 함께 설립해 대한민국이 의료 대국이 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어봤다. “죽염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빛이다’라는 말에 ‘온기’가 더해진 것입니다. 저는 세상의 죽염처럼 역할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 2018-03-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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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식이 만난 귀촌 사람들] 귀촌은 반드시 부부가 함께해야
- 아산시 광덕산 자락으로 귀촌한 이웅기(66)씨는 시골을 홍보한다. ‘도시에 사는 시니어여, 시골로 가시라!’ 삭막한 회색 건물 숲에서 탈출하라는 얘기. 시골 자연 속에서 인생 후반을 흡족하게 누리라는 전갈. 도시라고 매력이 없으랴. 건강한 삶이 도시에선들 불가하랴. 그렇지 아니한가? 하지만 이씨의 생각은 다르다. 도시보다 수준 높은 게 시골의 여건이란다. 이웅기씨는 죽 도시에서 살았다. 도시에서 남들보다 밀리거나 뒤진 게 없었다. 그는 천안시에 있는 선문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였다. 누릴 거 대충 다 누렸을 게다. 응분의 실력으로 도회의 풍속을 기민하게 섭렵했을 게다. 그러나 미련 없이 시골행 열차를 탔다. 행선지를 바꾼 여행자처럼 인생행로를 변경했다. “은퇴 이후에도 흔히들 은퇴하지 않은 것처럼 부대끼며 삽니다. 도시에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왜 굳이 답답하게 서울에 눌러 살까. 서울의 그 비싼 아파트를 팔아치우면 얼마든지 시골에 근사한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을. 집 짓고도 여윳돈이 남아도는 것을. 귀촌처럼 안전한 노후대책이 드물다는 생각이에요.” 시골에 구미가 당기면 과감하게 털고 내려오라는 얘기다. 자연을 애호하는 버릇이 있는 사람이라면 귀촌이 자연스럽다는 판단이다. 이웅기씨의 귀촌에 각별한 결단은 필요치 않았다. 시골살이는 오랜 꿈이었기에. 마음은 진즉 앞장서 산골에 가 있었기에. 아내(안경희씨·62) 역시 귀촌 지망생이었기에. 사직을 하고, 아파트를 팔고, 주변인들과 쾌히 작별인사를 하고, 일사천리로 일을 추진했다. 아하, 땅을 사는 과정엔 지체와 곡절이 있었더란다. 살터를 찾는 일은 시장에서 두부를 사는 일과 달라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 기다렸다는 듯 맨발로 달려 나와 품에 안기는 땅이란 존재하지 않는 법. 한동안 전국을 누볐다. 그는 풍수에 일가견이 있다. 그의 눈은 매섭게 보고 깐깐하게 따지는 눈이다. 발품을 판 만큼 일쑤 눈에 드는 게 있었다. 그러나 계약 단계에서 땅을 거둬들이거나 값을 올려 포기해야 했다지. 인연은 뜻밖에도 천안 인근, 수려한 산촌에서 맺어졌다. 소풍 삼아 찾아간 산골 물가에서였다. 물가의 밝은 둔덕, 초승달 모양새의 땅덩이 1000평을, 그는 쾌재를 부르며 사들였다. 거기에 서둘러 집을 짓고 벽송재(碧松齋)라 당호를 붙였다. 푸른 솔숲에 에둘린 집이구나. 풍광을 보는 눈들은 엇비슷한 모양이다. 산수의 미모를 기차게 추구하는 이들이 이 골짝에 일찌감치 입장했다. 원주민보다 외지인 숫자가 많다. 삼삼한 터 여기저기에 멀끔한 전원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펜션도 많으니 휴가철엔 꽤나 버글거릴 게다. 덩달아 땅값도 뛰었다지. 산촌치고는 화려한(?) 현주소! 그래도 대자연이 압도해 시간조차 나른히 흐르는 것만 같다. 적막으로 채워진 공간은 고즈넉해 참신하다. 사방에서 일어서는 멧부리에선 우뚝한 맛이 난다. 골짜기는 깊숙한 멋을 풍긴다. 지겨운 세속의 난리블루스를 잊기에 족하다. 시골 살더라도 일은 놓지 말아야지 이씨의 집 곳곳엔 장항아리들이 즐비하다. 왜? 그는 된장을 담가 판다. 간장, 고추장, 청국장도 품목으로 삼았다. 산중에서 그저 노닐거나 빈둥거리기란 그의 적성에 맞질 않다. 일이 그의 본분사! 또는 일에서 낙을 찾고, 일로 만족을 구가하는 게 그의 본분사! 그는 날마다 고속도로처럼 분주한 눈치다. 된장 사업은 성업 중이고. “시골에 살더라도 일을 가지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야 생동하니까. 우두커니 먼 산만 바라보며 세월을 흘려버릴 순 없는 일 아니겠어요? 70세까진 뭐든 직업 활동을 하자는 작심으로 일을 찾았어요. 된장 사업이 적격이라 본 건 아내의 손맛을 믿어서였죠. 이게 무모한 판단일 수 있었지만 귀촌 초기에 즉시 일에 뛰어들었고, 열심히 매달렸고, 덕분에 썩 괜찮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비결이 뭐죠?” “운도 따랐겠지만, 최상의 전통 장류를 생산하겠다는 초심을 견지했어요. 이 산골의 자연 환경, 즉 깨끗한 공기, 맑은 물, 풍부한 일조량도 장류 숙성에 호조건입니다. 순수한 천일염과 죽염을 재료로 장을 만든다는 점도 특장이에요. 방부제, 발효억제제, 조미료 등을 철저히 배제, 최상품 장류 생산에 주력했어요.” “귀촌을 해 장을 담가 파는 사람들이 드물진 않죠. 시골에 살며 택할 수 있는 일거리 중에 비교적 유망한 업종일까요?” “장 담그는 사람들의 80% 정도는 실패합니다. 세상의 일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소수만 성취한다는 것. 부지가 넓어야 하고, 공장 지어야 하고, 항아리 가격 비싸고, 초기 투자부터 부담되는 분야이지요. 그러나 유망한 측면도 있어요. 가령, 초중고 급식 재료로 안전한 전통 장류를 채택하는 추세가 확산될 텐데요, 고품질 장류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두세 배의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장류가 아니더라도, 여하튼, 시골에서 오히려 더 나은 일, 더 좋은 찬스를 찾을 수도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귀촌한 지 어언 10년. 이웅기씨는 이제 노련한 시골생활자. 소일거리 삼아 시작한 된장 사업의 규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2억 원. 내년부터는 아산시에 소재한 모든 중고교에 된장을 공급한다. 그렇게 되면 매출은 두세 배 는다. 그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귀촌귀농인 대상의 각종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장류 관련 지원 사업 공모에 응모, 1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그걸 밑천 삼아 사업을 전개했던 것. 소소하게 시작한 일이 사업화되면서부터 그는 엄청 바빠졌다. 도시에서 우리는 흔히 숨 막히게 바삐 돌아가는 일상에 탄식을 한다. 이씨는 그게 싫어서 귀촌을 했다. 그러나 시골에 와서도 다람쥐처럼 부산히 움직인다. 그러나 그는 기껍다. 삶에 자연이 붙어 있기 때문이겠지. 현실 도피처로 낭만적인 시골생활을 꿈꾸는 사람이 있지만, 어딜 가더라도, 시골에 살더라도, 삶의 끔찍한 증상은 따개비처럼 들러붙는다. 꾸역꾸역, 고독이나 권태가 밀려든다. 어쩌나? 이씨는 내 마음 안에, 내 몸 안에 자연을 담는 게 상책이라 본다. 그는 자연의학에 관한 한 전문가를 자처한다. 마음을 좋게 쓰는 게 좋은 삶 “귀촌 이후 저의 만족, 저의 행복의 대부분은 자연과 함께하는 데에서 비롯하고 있어요. 몸과 마음으로 자연이 들어오고, 그런 와중에서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이게 행복이라 봐요. 그렇게 되면, 비로소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게 됩니다.” “병이 나기 전까진 몸을 기계처럼 부리는 게 사람이죠. 아무거나 맛있는 음식이면 뱃속에 잔뜩 집어넣죠. 자연의학의 요체는 뭐죠?” “몸이 원하는 걸 알아채는 거. 바로 그겁니다. 건강하지 않고선 행복이고 성공이고 다 소용없어요. 건강하긴 위해선 몸이 원하는 걸 섭취해야 해요. 일례로, 입에서 쉰내가 나면 신 음식을, 단내가 나면 단 음식을 먹어줘야 해요. 그 무엇보다 사람의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걸 알아야겠지요. 건강 문제는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문제예요.” “뭐든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걸 모르는 바보는 없겠죠. 그러나 마음은 날뛰는 망둥이를 닮았어요.” “예컨대, 아파트 위층에서 애들이 뛰는 소리에 분개해 살인까지 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마음을 잘 써 위층 애들이 내 손자라고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노력을 해야죠. 마음을 좋은 쪽으로 쓰는 게 좋은 삶의 길이니까.” “천사라 부를 수밖에 없는 젊은 사람이 중병에 걸려 사경에 처하기도 해요. 신기하게도 다 죽어가던 사람이 산골에서 풀을 주로 뜯어먹고 건강을 회복하기도 하죠.” “의학적,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현대의학이 못 고치는 병도 자연의학은 고칩니다. 자연식을 통해 기적적 회생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공기 좋은 산골에서 오염되지 않은 산야초를 먹게 되면 건강이 좋아질 수밖에 없어요. 몸 아픈 사람들에겐 귀촌귀농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놈들은 명물이다. 힘이 세다. 산야초 또는 잡초 말이다. 잡초는 그 강한 생명력으로 사람에게 이치를 가르친다. 뛰어난 약성으로 사람을 돕는다. 보잘것없는 잡초야말로 미래 식량의 대안이라 보는 관점도 있다.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실은 보잘 것 많은 잡초. 잡초 밟기를 극구 삼가는 사람이 있다. 남의 얼굴을 구둣발로 밟고 지나는 건 결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잡초를 극진히 대접하긴 사실 힘들다. 그러나 자연 안에서 모든 생명들은 동등하고 존엄하다는 인식은 갸륵하다. 귀촌 생활은 자연과 생태에 관한 인식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와의 조우이기도 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관을 활짝 열 수 있다면 쓸쓸한 삶을 더 잘 견딜 수 있겠지. 아름다운 건 자연만이 아니다. 여자도 아름답다. 아내도 아름다운 존재다. “대부분의 아내들은 귀촌이나 귀농을 싫어합니다. 불편이 많아서죠. 제 아내는 흔쾌히 동의했어요. 딱히 서로 정서가 비슷해서는 아니고, 묵묵히 남편을 따라준 거죠.” “혹시 독재를 일삼는 남편? 마초?(웃음)” “제가 여성 예찬론잡니다. 남자는 하염없이 나약한 동물이지만 여자는 강해요. 정글에서도 암컷들이 훨씬 강해요. 여자들에겐 별다른 단점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남자보다 여러모로 나아요. 지구력, 지속력, 생명력 등등에서 더 우월하니까. 아내를 통해 그걸 실감해요. 수굿하고 진득한 이 사람은 평생 불만이라는 걸 내비치질 않았어요. 아, 팁 하나! 귀촌은 반드시 아내와 대동해야 합니다. 남편이 먼저 내려와 자리를 잡은 뒤 합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간 필경엔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시골생활엔 여자가 할 몫이 너무도 많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 특히나 원주민들과의 융화엔 안식구의 역할이 절대적이지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부부가 서둘러 된장 작업장으로 들어간다. 교수에서 장류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이씨의 어깻죽지에 의기양양이 비친다. 상상력이란 창작의 영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귀촌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이 창의를 가져오고, 마침내 만족할 만한 일거리를 찾아내게 한다. 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에의 도전은 어쩜 최상의 회춘 전략!
- 2017-10-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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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가 말하는 '더위와 폐건강'
- 여름은 매우 더운 계절이다. 우리나라는 장마 후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때문에 습도 또한 높아서 무덥다. 습열이 무성해 불쾌지수도 올라가고 곰팡이도 피기 쉬우며 썩기 쉽다. 젊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나이 드신 분들은 일사병으로 돌아가시기도 한다. 여름을 잘 난다는 것은 습과 열에 잘 버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콩팥[水]이 약해져서 심장[火]을 제어하기 힘든 계절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건강이란 水火의 균형이 중요한데, 여름에는 火가 극성하고 水가 약해지기 때문에 균형이 깨지기 쉽다는 말이다. 그리고 여름은 피부, 얼굴 등 겉은 뜨거워지지만, 위장 등 속은 차가워지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에서는 사계절 중 여름철 건강관리가 가장 힘들다고 했다. 밖으로는 땀을 과도하게 흘려 탈진하거나 더위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안으로는 위장이 차갑기 때문에 차가운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 얼음물과 차가운 채소, 과일을 많이 먹으면 가을철에 추웠다 더웠다 하거나 대변이 나빠진다. 에어컨 때문에 냉방병에도 쉽게 걸리는데 머리가 아프고 몸이 쑤시며 발열, 오한,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인다. 그러므로 중간중간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여름은 콩팥이 가장 약한 때이므로, 과도한 성생활과 음주는 콩팥에 치명적이다. 무더울 때 찬물로 세수하면 눈이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운 곳에 있다가 집에 돌아오면 찬물로 양치하되 삼키지는 말아야 한다. 여름에는 폐와 콩팥 그중에서도 폐의 역할이 중요하다. 폐는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곳이며, 실제 역할은 이보다 훨씬 중요하다. 오장 중에서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폐는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혀 아래로 내려 보내는 공랭식 기관이다. 오장 중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는 콩팥은 내려온 열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수랭식 기관이다. 폐가 약해지면 위로 올라오는 열을 식히지 못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며, 혈압이 올라가고, 뒷골이 땅긴다. 열이 뇌로 가면 일사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음식을 먹은 뒤 몸을 움직이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가 바로 습이다. 과로하면 몸이 무겁고, 과식이나 과음을 해도 몸이 무겁다. 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몸이 뭉치고 무거워지고, 성생활이 지나쳐도 몸이 붓는다. 이런 것들이 모두 내부의 습이다. 비 오는 날이나 안개 낀 산을 오를 때도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지치는데, 이는 외부의 습이다. 장마와 한여름의 무더위도 외부의 습이다. 더위를 먹었다는 것은 이러한 습에 몸이 상한 것이다. 폐는 우리 몸에서 이러한 습을 제거해준다. 그래서 폐가 강한 사람은 쉽게 지치지 않고 스트레스에도 잘 버티며 여름을 잘 나고 정력도 강하다. 나이 드신 분들은 특히 폐를 강하게 해줘야 한다. 몸 안팎의 습을 제거하는 것이 여름을 잘 나게 하는 비결이다. 높은 산을 오르면 습기가 없는 쾌청한 공기 속에서 심호흡을 할 수 있다. 폐가 알아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쉰다. 이렇게 깊은 숨을 내쉬면 몸속 습이 잘 제거돼 몸이 가벼워진다. 몸의 열도 내리고 머리도 맑아진다. 폐는 이런 환경을 좋아한다. 도가나 불가에서 명상을 할 때 높은 산에서 하는 것은 폐와 관련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된다. 건조한 바닷가나 고산에 장수마을이 있는 것도 습과 관련이 있다. 요즘은 여름이 되면 바닷가나 계곡으로 놀러가지만 옛날에는 높은 산으로 피서를 갔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8경이 있었는데, 제1의 피서지는 개마고원 자락 부전고원이었다. 평균 해발고도가 1400m 이상인 부전고원은 여름에도 온도가 서늘했다. 고산이라 습기가 적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의 열대야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밤에도 습열이 심해 숨이 턱턱 막혔다. 이렇게 폐가 기능을 못하면 호흡이 얕아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몸이 무거워진다. 부전고원, 대관령 같은 고원에서는 여름에도 습이 없어 호흡이 깊어지고 폐가 활성화된다. 폐가 건강하면 척추가 바로 서고 폐활량이 좋아진다. 나이 드신 분들은 등이 구부러지기에 여름 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가급적 등허리를 똑바로 펴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기를 반복하면 좋다. 폐는 건조한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한여름에 제습기나 에어컨을 켜는 게 좋을까? 음식에 자연의 맛과 인공의 맛이 있듯이, 공기에도 자연의 공기와 인공의 공기가 있다. 자연의 맛을 먹으면 몸이 가볍고 소변이 시원하게 나오지만, 인공의 맛을 먹으면 몸이 무겁고 소변 나오는 것이 시원찮다. 인공의 공기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공기는 건조해지지만 고산에서처럼 심호흡은 되지 않는다. 폐가 인공의 공기를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깊은 숨을 쉴 수가 없다. 따라서 몸속의 습이 제거되지 않는다. 그래서 에어컨 바람을 오래 맞으면 몸과 머리가 무거워지고 소화 장애가 생기고 콧물이 나오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습에 관련한 처방으로 냉방병을 치료한다. 보신탕과 삼계탕은 여름에 좋다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보신탕은 개고기다. 한의학에서 개는 멍멍 잘 짖어서 폐가 강한 동물이다. 삼계탕은 닭과 인삼, 황기를 재료로 하는데 닭은 땀을 흘리지 않는 동물이고 인삼, 황기는 폐에 좋은 대표적인 약재다. 이때 인삼, 황기는 껍질째 말린 피인삼, 피황기가 폐를 더 잘 보호해준다. 대표적인 여름철 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오미자 역시 시큼한 맛으로 폐에 좋은 약재다. 콩류는 습열을 소변으로 빼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여름철 무더위에 아주 좋은 음식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편두가 여름철에 좋다. 더위를 먹어 땀이 뻘뻘 나고 입맛이 없을 때 좋다. 여름철 식중독도 예방해준다. 기가 허약해 몸이 무거운 사람에게 더 좋다. 여름철에 콩국수를 해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뱀장어는 뱀처럼 강한 탄력성을 가진 물고기다. 이 탄력성으로 남녀의 생식기를 강하게 하고, 습을 몰아내서 몸을 가볍게 한다. 물도 중요하다. 요즘은 정수기 물을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습을 제거하려면 생수를 마셔야 한다. 여름에는 생수 1ℓ에 죽염 4g을 녹인 물을 마시면 기운도 나고 폐도 활성화된다. 보신탕, 삼계탕, 콩국수에 소금을 넣어 먹으면 폐를 도와 습을 없애준다. 또 개똥쑥을 달여 마셔도 여름 감기와 여름 나기에 좋다.
- 2017-07-31 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