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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심 가득 궁중 잔치, ‘창경궁 야연’ 열려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오는 9월 22일부터 10월 6일까지 2주간 ‘창경궁 야연’을 진행한다. 온라인 선착순 예매는 16일 오후 3시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창경궁 야연은 ‘효심’을 주제로 역사‧문화적 가치를 반영해 부모에 대한 공경과 가족 간 소통 도모를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부모님 중 1인이 체험자로 직접 공연에 출연하고, 가족들이 관람객이 되어 함께 즐기는 방식을 새로 도입해 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조선시대 궁중잔치 중에 가장 작은 규모인 야연(夜讌)은 왕세자가 아버지인 국왕을 위해 직접 준비하고 주관하는 특별한 잔치였다. 19세기 순조 때에 효명세자가 처음 만들었으며, 주빈인 왕에 대한 드높은 공경의 뜻이 담긴 연향(宴饗, 잔치를 베풀고 손님을 접대하는 것)이다. 포구락(대궐 안의 잔치 때 벌이던 춤 중 하나) 및 가곡 공연으로 국왕에 대한 왕세자의 공경과 효심을 보여준다. 창경궁 야연 체험자는 국왕으로부터 야연에 초대받은 고위 문‧무관, 정경부인이 되어 조선시대 전통 복식을 착용하고 행사의 주빈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문 사진사가 찍어주는 체험자의 독사진과 가족사진을 액자와 함께 자택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통명전에 앉아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과 궁중 병과를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메뉴는 2인분 기준의 구선왕도고 죽, 구선왕도고, 곶감단지, 잣박산, 약식, 개성주악, 개성약과, 사과정과, 유자화채로 구성됐다. 창경궁 야연 입장권은 9월 16일 오후 3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1인당 2매까지 예매할 수 있으며, 참여 비용은 체험자 1인과 가족 관람객 최대 4인(총 5인)을 포함해 1매당 10만 원이다. 9월 22일부터 10월 6일까지 일정 중 휴궁일인 9월 26일과 우천 시를 제외하고 전일 운영된다. 행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한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02-3210-4802)로 문의하면 된다.
- 2022-09-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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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화문광장, 6일 다시 시민 품으로... 개방 행사 진행
- 1년 9개월 간 공사를 진행했던 광화문광장이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서울시는 6일 저녁 세종로 일대를 전면 통제하고 새 단장을 마친 광화문광장 개방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역사‧문화의 중심 공간인 광화문광장은 숲과 물이 어우러진 ‘공원 같은 광장’으로 재탄생했다. 총면적 4만 300㎡로 기존보다 2배 이상 넓어졌으며, 광장 면적의 4분의 1을 풍부한 녹지로 조성했다. 조선시대 육조거리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매장 문화재 노출 전시도 마련해 문화관광해설사의 역사‧자연‧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개장일인 6일 오후 6∼10시 4시간 동안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광화문까지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한다.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주한미국대사관 직전까지는 왕복 7개 차로가 전면 통제되고, 미국대사관에서 광화문까지는 광화문 방향으로 1개 차로만 차량 통행이 허용된다. 행사 당일 광화문광장 앞 정류장을 경유하는 38개 노선버스는 새문안로·우정국로 등 주변 도로로 우회한다. 시는 지하철 이용객이 늘어날 경우 광화문역을 통과하는 5호선 운행 열차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주변 도로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6일 오후 2∼10시 행사 구간을 제외한 세종대로, 새문안로, 사직로 등에서 불법주정차 특별 단속이 실시된다. 세종대로 통제 및 버스 우회 정보는 서울교통정보센터 홈페이지나 120다산콜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포함해 청와대, 창경궁-종묘 일대를 인근 역사 및 명소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를 운영한다. 특히 광화문광장은 육조거리를 중심으로 광화문 역사 문화 복원 과정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누구나 서울도보해설관광 누리집에서 예약 접수하면 된다.
- 2022-08-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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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부터 여행상품까지” 관광취약계층 여행 지원 다양
-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풍토화, 즉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각종 기관에서 여행활동 지원 확대 및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광취약계층이 보다 편리한 여행을 즐기기 위한 지원 사안도 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제공하거나, 현장영상해설을 운영해 무장애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관광취약계층 여행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여행이 어려운 관광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활동 지원에 나선다. 3억 5천만 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기존 600명 대상자 외에 최대 1천 100여 명까지 지원 대상을 늘릴 예정이다. 오늘(8일)부터 저소득층 및 장애인 등 관광취약계층 대상 참가자를 추가로 모집해 1박 2일 숙박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상 관광취약계층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최대 1000명(최소 470명), 중증장애인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100명을 모집한다. 기존에 서울 시내 여행상품에 한정해 최대 2인까지만 지원했으나, 서울 및 지방 여행상품까지 포함하고 최대 4인까지 여행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과 대상을 확대했다. 저소득층은 2인 기준 27만 원(주말 30만 원, 4인 기준 최대 60만 원) 한도, 장애인은 31만 원(주말 34만 원, 4인 기준 최대 66만 원) 한도 숙박 여행상품을 지원받는다. 참여자 선정 결과는 문자를 통해 개별 통보된다. 이후 여행 기간 내에 홈페이지에 접속해 여행상품을 선택 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은 6월 말에서 12월 초로, 참여를 원하는 서울시민은 서울시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의 관련 내용을 참고하거나, 서울시관광협회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으로 2017년부터 총 5135명을 지원해왔다. 매년 참여자 평균 만족도가 90점을 넘기는 등 선호도와 재신청률이 높다. 지난해부터는 소규모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윤희천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평소 여러 제약으로 여행이 어려웠던 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민 모두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은 7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투어 예약을 받고 있다. 서울의 전통적인 매력과 자연, 역사를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창경궁, 남산 등 3개 코스다. 현장영상해설사들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면서도 풍부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방향과 거리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촉각 등의 감각을 활용해 관람하도록 돕기도 한다. 올해는 경복궁, 창경궁의 각 건축물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생생한 해설이 제공된다. 경복궁의 경회루, 창경궁의 통명전 등 주요 건축물 모형을 만지며 건축 구조를 살펴볼 수도 있다. 창경궁에서는 청진기를 통해 식물의 소리를 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오는 9월 7일까지 총 40회가 무료로 운영된다. 모든 코스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월~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두 차례 운영된다. 궁궐 휴궁일로 인해 창경궁 코스는 월요일, 경복궁 코스는 화요일에 쉰다.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는 장애인 가족과 단체의 국내 여행을 돕기 위해 ‘팔도누림카’를 운영한다. 휠체어 6대가 동시 탑승 가능한 29인승 대형버스 1대와 휠체어 1대 탑승이 가능한 레저용 차량(RV) 1대 등 총 2대의 팔도누림카가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이용 대상은 도내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과 단체다. 대형버스는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5명 이상, 레저용 차량은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3명 이상이어야 이용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에 관계 없이, 최대 2박 3일까지 국내 어디든 운행 가능하다. 단 대형버스는 운전기사가 함께 지원되지만 레저용 차량은 차량만 제공되며, 유류비와 통행료 등 일부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매달 1일 누림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팔도누림카를 다음달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매달 1~7일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만 우선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8일부터 월말까지는 신청에 제한이 없다. 이달 신청자는 지난 3일부터 접수받고 있다. 허성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은 그동안 가족‧단체와 함께 여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민원이 많아 ‘팔도누림카’를 도입하게 됐다”며 “운행 이후 이용객이 많으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무장애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월 개설했다. 텍스트 크기 조정과 음성 지원, 시각적 편의를 높인 고대비 보기 등의 기능을 추가해 실질적 수요자인 고령자, 장애인 등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추천 여행코스, 편의시설 등 무장애 관광정보 검색 기능과 여행코스 및 이동경로 지도 서비스, 수화 영상과 발달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관광지 홍보영상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고령자‧장애인‧영유아 동반 가족 등 수요자 유형별 무장애 추천코스, 7500건 이상의 관광명소‧숙박‧맛집 등의 무장애 데이터베이스도 제공한다.
- 2022-06-0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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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재청, 어린이날·대통령 취임일에 궁능 무료 개방
-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지난 27일 ‘5월 궁능 무료·특별 개방’ 안내문을 공개했다. 어린이날과 대통령 취임일, 궁중문화축전과 관련해 2022년 5월 궁능유적기관 특별 개방 및 관람객 무료입장이 시행된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창경궁, 종묘, 조선왕릉, 세종유적을 무료로 개방한다. 당초 무료입장 대상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동반 보호자 2인이었으나, 외국 국적의 어린이를 제외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이 지적을 수용해 이번 어린이날엔 궁능을 국적과 연령에 따른 구별 없이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단, 창덕궁 후원은 특별 개방 및 무료입장에서 제외된다. 문화재청은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현재 내국인과 외국인에 대해 별도의 관람료 체계를 적용하고 있지만,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해 나가는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관람료 규정체계 자체를 정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 20대 대통령 취임일인 5월 10일에도 창덕궁 후원을 제외한 궁능이 무료로 개방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그간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취임일부터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일까지 특별 무료입장을 시행한 바 있다. 또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일(2017년 5월 10일)의 경우 대통령 선거 다음날에 바로 이루어진 관계로 별도의 유·무료 입장 여부가 검토되지 않았다. 10일부터 22일까지 이어지는 궁중문화축전 기간에는 궁능 특별 개방이 시행된다. 우선 휴무일이 월요일인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과 화요일이 휴무일인 경복궁, 종묘는 축전 기간 중 휴무일에 특별 개방된다. 또한 특별 개방의 일환으로 종묘 자유관람제가 실시된다. 조선왕릉과 세종유적의 경우 휴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정상 운영된다. 궁중문화축전 기간 동안 경복궁은 무료 개방된다. 단, 경복궁 야간 관람은 경복궁 홈페이지에서 관련 공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경복궁 외의 궁능은 대통령 취임일을 제외한 기간 동안 정상 운영(유료 개방)된다.
- 2022-05-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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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말엔 '궁 나들이' 어떠세요?
- ‘제5회 궁중문화축전’이 오는 4월 26일 경복궁 경회루에서 펼쳐지는 개막제를 시작으로 9일간의 축제의 막을 연다.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문화재청이(청장 정재숙)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 (사)대한황실문화원(이사장 이원)이 주관한다. 5대 궁과 종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문화유산 축제로 각 궁과 종묘의 이야기를 담아 4월 27일부터 5월 5일까지 9일간 다채로운 공연, 전시, 체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26일 오후 7시 30분부터 개최되는 개막제 ‘2019 오늘, 궁을 만나다’에선 축전에서 펼쳐질 다양한 프로그램을 옴니버스식으로 선보인다. 궁중 문화를 바탕으로 미디어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제는 경복궁 야간개장 입장권을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인원 제한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개막제가 열린 다음 날 4월 27일부터는 경복궁을 포함한 5대 궁에서 본격적으로 축전이 열린다. 특히 28일에는 궁중문화축전의 백미로 꼽히는 ‘광화문 新산대놀이’와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을 만나볼 수 있다. ‘광화문 新산대놀이’는 28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에서 시민이 함께 즐기는 놀이판이다. 산대놀이, 나례의식, 다양한 전통 연희를 재해석한 흥겨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은 개막제에서도 미리 엿볼 수 있지만, 28일 오후 8시에 공식적으로 막을 올린다. 이 공연은 노비 출신 ‘박자청’이 경복궁의 꽃이라 불리는 경회루의 건설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어둠이 내려앉은 경회루를 배경으로 3D 맵핑, 조명 연출 그리고 화려한 춤과 연기가 더해진 미디어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경회루 연못에 350석의 수상객석이 배치되어 무대를 더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은 5월 4일까지 공연된다. 이 외에도 우리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번 주말에는 따뜻한 날씨를 즐기며 가까운 궁으로 도심 나들이를 떠나보자. 개막제 ‘2019 오늘, 궁을 만나다’ 장소 경복궁 경회루 일시 4월 26일 19:30 ‘경회루 판타지-화룡지몽’ 장소 경복궁 경회루 일시 4월 28일~5월 4일 20:00, 21:00 광화문 新산대놀이 장소 광화문광장 일시 4월 28일 15:00, 17:00 고궁사진전 ‘꽃피는 궁궐의 추억’ 장소 경복궁 흥례문 광장 일시 4월 30일~5월 5일 11:00, 15:00 조선왕조 500년의 ‘예악(禮樂)’ 장소 창덕궁 인정전 일시 5월 2~4일 15:00~16:00 달빛기행 in 축전 장소 창덕궁 일대 일시 5월 2~4일 19:00~21:00, 20:00~22:00 AR 체험 ‘창덕궁의 보물’ 장소 창덕궁 일대 일시 4월 27일~5월 5일 9:00~18:00 웃는 봄날의 연희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 장소 덕수궁 석조전 뒤 협률사 일시 4월 27일~5월 5일 13:00~14:00, 19:00~20:00 시간여행 그날 ‘영조, 백성을 만나다’ 장소 창경궁 일대 일시 5월 3~5일 15:00~16:00 창경궁 양로연 ‘가무별감’ 장소 창경궁 문정전 일시 4월 29일~5월 1일 13:00~15:00 대한제국 외국공사 접견례 장소 덕수궁 정관헌 일시 4월 27일~5월 5일 14:30~16:30 조선 마술사 마술 공연 장소 경희궁 숭정문 앞 특설무대 일시 5월 4~5일 13:30~14:00 종묘제례악 야간공연 장소 종묘 정전 일시 4월 30일~5월 3일 20:00~21:00 종묘대제 장소 종묘 영녕전, 정전 일시 5월 5일 10:00~16:00
- 2019-04-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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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보고 궁궐에서 찾는 '궁궐의 우리 나무'
- 창경궁에는 영조 38년(1762), 뒤주에 갇혀 죽어가는 사도세자의 모습을 지켜본 나무 두 그루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로 선인문 앞 금천 옆 회화나무와 광정문 밖의 아름드리 회화나무다. 이렇듯 우리 역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나무들을 궁궐에서 찾아보는 것 어떨까? 유익한 안내서가 되어줄 ‘궁궐의 우리 나무’를 책방에서 만나봤다. 참고 도서 ‘궁궐의 우리 나무’ 박상진 저 자료 제공 눌와 5대 궁궐 안 나무를 한눈에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덕수궁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표시한 지도가 담겨 있다. 궁궐별로 나눠 각 파트의 첫 장에 앞서 말한 지도를 펼친 면으로 보여주고, 나무마다 상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확대된 지도도 제공한다. 실제 궁궐에 방문하게 된다면 두꺼운 책 대신 부록으로 들어 있는 한 장짜리 지도를 가져가자. 5대 궁궐 안 나무 위치뿐만 아니라 건물, 탑, 장승, 시설물, 탐방로, 음수대 정보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 편리하고 유용하다. 이파리 모양으로 나무 찾기 각각의 나무를 소개하기 전 서두에 나무 이름 아래 이파리 사진을 먼저 보여준다. 형태가 비슷해 헷갈리거나 이름을 모르는 나무의 경우 이파리 모양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 옆 페이지에는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이 나온다. 물론 계절이나 궁궐의 조경관리, 자연재해 등에 따라 조금씩 외형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진과 함께 실린 내용을 통해 나무에 대한 기본 정보 및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등에 기록된 다양한 이야기까지 엿볼 수 있다. 종에 따라 다른 나무 구별법 벚나무만 하더라도 왕벚나무, 산벚나무, 올벚나무, 능수벚나무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종류만 10가지가 넘는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나무들을 구별해볼 수 있도록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그밖에 회화나무와 주엽나무, 매화나무와 살구나무 등 종은 다르지만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리는 나무들에 대한 구별법도 살펴볼 수 있다. 나무껍질이나 꽃, 열매 등도 사진으로 실려 이파리 모양과 더불어 참고하면 나무 찾기에 도움이 된다. 책에서 발견하는 또 다른 즐거움 #plus1 고궁 나들이를 가는 날 시기가 맞는다면 ‘2018 고궁음악회’를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6월 중 경복궁에 방문하면 수정전 일원에서 고궁음악회를 관람할 수 있다(주간: 7월 29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15:30~16:15/야간: 6월 17~30일 20:00~20:55). 창경궁에서는 5월 20일부터 6월 2일까지, 7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야간공연을, 창덕궁에서는 8월 3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주간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plus 2 복사나무, 즉 복숭아나무 숲은 흔히 무릉도원이라 불리며 신선사상과 이어져 유토피아의 대명사가 됐다. 조선 세종 29년(1447), 안평대군은 꿈속에서 박팽년과 함께 본 복사나무 숲에 대해 화가 안견에게 이야기한다. 이에 안견은 그 광경을 사흘 만에 그림으로 완성했는데 그때 그린 작품이 바로 ‘몽유도원도’다. 이밖에 천도가 열리는 복숭아 과수원을 지키는 손오공의 이야기가 담긴 ‘서유기’, 시인 도연명의 ‘도화원기’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이상향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복사나무를 발견할 수 있다. #plus 3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경을 조감도식으로 상세하게 담은 조선시대 궁중회화 ‘동궐도(東闕圖)’에 그려진 나무 중 현재도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있다. 창덕궁 돈화문 주변의 회화나무들과 봉모당 뜰 앞 향나무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동궐도에서 보면 동서로 길게 뻗은 향나무 가지들을 6개의 받침목이 지탱하고 있는데, 현재도 당시와 흡사한 모습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 2018-06-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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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들이 어디로 갈까
- 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는 요즘. ‘방콕’이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분들 계신가? 부부가 혹은 가족끼리 또는 동성 친구끼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 게다가 ‘먹방’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곳으로 안내해볼까 한다. 경춘선 기차여행[김유정역]_실레마을 이야기길 따라 점순이를 만나다 7호선과 경의중앙선이 교차하는 만남의 장, 상봉역. 춘천 가는 기차는 대성리, 가평을 지나 출발한 지 72분 만에 멈춘다. 내린 곳은 근대문학 ‘봄봄’, ‘동백꽃’의 산실, 실레마을이 있는 김유정역. 역사 맞은편으론 ‘비단으로 병풍을 두른 산’, 금병산이 포근하게 안아준다. 역사를 빠져나와 약 5분 정도 걸었을까. 버선발로 마중 나온 ‘점순이’를 만난다. “그새 좀 컸는가? 반갑단 말보다 다짜고짜 키부터 재 보는데 잘 봐야 내 겨드랑 밑에서 넘을락 말락. 또 고갤 숙일밖엔 도리가 없다. 딸이 더 자라야 성례를 시켜줄 수 있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일만 시키는 장인, 아버지를 못마땅해하면서 나를 충동질해대는 점순이, 반발하다가도 끝내 이용만 당하는 나는 정말 어리석은 머슴이던가. 빙장님, 올가을엔 꼭 성례를 시켜줘요. 더 이상은 못 참아요. 장인의 약속을 반신반의하며 뒷골 콩밭으로 향한다.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린 비로 안 그래도 고즈넉한 잣나무, 소나무 숲 사이 길은 더없이 폭신폭신. 그 순간이다. 왁자지껄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그녀들이 다가오는 게 아닌가. 결코 머물 수 없는 눈웃음의 그녀들이.” 아주 치명적이었던 들병이들 ‘눈웃음 길’을 스치듯 빠져나오면서 그 들병이 꾐에 빠졌던 근식이가 걷던 그 ‘한숨사연 길’을 돌아본다. 오죽하면 자기 집 솥을 훔쳤을까? 세월의 무게만큼 겹겹이 쌓인 잣나무 가지들을 밟고선 심호흡 여러 번에 팔다리도 죽죽 펼쳐본다.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뿜어낸다지 아마. 이윽고 마주한 두 갈림길. 어느 쪽을 택할 텐가? 동백꽃(생강나무) 길 따라 정상도 좋겠고 산골나그네 길 따라 터벅터벅 걸어도 좋겠고. 오늘은 기어코 산골나그네가 병든 남편을 끌고 사라진 으슥한 산 저편으로 가볼 텐가? 김유정역 실레마을에선 김유정문학촌을 구경하고 난 다음 둘레길인 ‘실레마을 이야기길’을 반드시 한 바퀴 산책해야 한다.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의 그곳, 인쇄박물관이 지척에 있는데 많은 분들이 모르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김유정 선생이 귀향해 야학을 일으켰던 곳, 금병의숙(錦屛義塾)에서의 인증샷도 의미 있겠고 기차카페로 개조된 폐김유정역에서 타임킬링도 가성비 있다. 인근엔 레일바이크 장도 있고. 또 '먹방'도 빠질 수 없으리. 춘천 하면 닭갈비 아닌가? 역전에서 ‘점순네’를 찾으시라. 꽃 피고 새 우는 고궁 산책[창덕궁]_덕혜옹주가 남긴 마지막 메모를 찾아서 4월 어느 날. 마침 하늘빛은 미세먼지를 걷어내고 바깥 기운도 그리 차갑지 않다. 어제 생일을 챙겨주지 못한 아내를 위해 함께 집을 나섰다. 막상 어디로 가야 하나? 눈치를 살피는데 그냥 ‘가까운 곳’으로 가잔다. 더 어려운 숙제라고? 아름드리 회화나무가 반겨주는, 다리품 많이 팔지 않아도 되는,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은 어떨까. 1405년 태종 때 제2의 왕궁으로 창건되어 임진왜란 이후 불타버린 경복궁을 대신한 곳. 마지막 임금 순종 때까지 약 270여 년간 왕조의 정궁 역할을 한 곳. 그나마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고 ‘시크릿 가든’인 후원이 있어 자연과의 조화미와 전통의 조경미를 만끽한 적 있으신지. 그러나 오늘의 관심사는 따로 있다. 바로 낙선재! 경복궁의 건청궁이 그러하듯 창덕궁 내 단청을 하지 않은 유일한 곳. 여인의 '비운' 같은 게 서려 있다고나 할까? 일본에 볼모로 끌려갔다가 우여곡절 끝에 고국으로 돌아온 고종의 외동딸 덕혜옹주가 말년을 보낸 곳(정확히는 낙선재의 우측 끝에 있는 수강재). 두리번두리번 돌아서 드디어 만난다.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어쩌면 혼신의 힘으로 써내려간 것일까. 그녀의 마지막 편지(메모)에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옹주는 1989년 4월 12일, 향년 77세로 이곳 낙선재에서 운명한다. 새들이 우짖고 꽃들이 피어나는 4월이면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 올봄에 방문하신다면 한 가지 추가할 곳이 생겼다. 작년 말에 재개관한 창경궁 대온실이 바로 그곳. 후원 쪽으로 가면 이웃한 창경궁과 연결되는 출입구가 있는데 지척이니 함께 둘러보면 ‘엄지 척’ 장담할 수 있다. 세종마을 도보여행_이 골목 저 골목 헤매기 좋아라 세종마을은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사이에 있는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부 지역을 말한다. 경복궁 서편에 있다 하여 북촌에 대비해 ‘서촌’으로 소문난 곳이다.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입구를 나와 대로를 따라 걷노라면 이윽고 우리은행 건물이 나타난다. 도보여행은 여기서부터 ‘딱’이다. 좌측 골목길로 접어들면 세종마을의 주요 목적지 중 하나인 ‘이상의 집(터)’이 나온다. 백부의 권유로 건축과에 입학한 시인은 1929년 3월, 수석으로 졸업하는데 화가의 꿈을 늘 간직하고 있었다고. 얼핏 카페 같은 이곳엔 비밀의 문이 있는데 그곳을 통하면 잠시나마 그와 호흡할 수 있다. 한 걸음 두 걸음 올라선 다음 이내 날개를 펼쳐 오래된 기와지붕 위로 훨훨 날아올라보라. 이걸 놓치고선 여길 다녀갔다 말할 수 없으리. 할머님과 며느님께서 푸근한 미소와 여유로 차근차근 귀엣말하시듯 이곳저곳 소상히 들려주셨던 ‘이야기가 있는 헌책방’이 다음 코스다. 고인이 된 창업주 할아버지가 결혼하면서 부부의 가운데 이름을 따서 상호로 정했다는 곳, 대오서점이다. 분수를 아는 즐거움 정도로 해석되는 가훈 이야기, 다락방 사연, 풍금 이야기, 드라마 ‘상어’의 주인공(손예진과 김남길) 뒷담화(둘은 흥행작 ‘해적’에서 다시 인연을 이어간다)까지 줄줄 풀어놓으셨는데 그동안 세월이 좀 흘렀나보다. 없던 액세서리 진열대도, 사진 촬영금지 팻말도 보이고 그새 입장료(2500원)도 훌쩍 인상됐다. 오늘따라 주인장도 안보이고 대신 시니어 알바께서 맞이해준다. 가수 아이유가 앨범사진을 찍었다는 상업적 내음 물씬 나는 설명엔 노코멘트할밖에. 좀 걷다 보면 공통으로 생각나는 건 뭐? 때맞춰 신기하게 나타난 곳이 ‘통인시장’이다. ‘골라먹는 맛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잡도리 쉼터 파라솔 아래에서 ‘셀프’로 즐기기도 편하다. 먼저 1인 5000원 하는 도시락을 구입하면 되는데 엽전 열 냥을 제공하니 하나에 500원인 셈. 그 복잡한 골목길에서 기다랗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 박노수미술관을 지나서 수성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기린교를 건너는 상상도 분명 힐링이다. 다리품을 팔아 ‘시인의 언덕’에 오르면 북한산은 물론 북악산 아래 청와대, 경복궁 일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교통 편리한 역세권에 세종대왕, 정철을 비롯해 수많은 다양한 인물들이 살다 간 흔적이 이리도 집약된 곳 또 어디에 있을까? 종로구에 신청하면 해설사와의 동반 투어도 가능하니 봄날엔 놓치지 마시라. 서촌에 바람이 부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인가? 봄날은 가고 있다.
- 2018-03-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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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래기 국밥에 추억이 끓는다
- 계절에 따른 음식은 그 맛이 특별하다. 올겨울처럼 한파가 연이어 오면 뜨끈뜨끈한 음식이 구미를 당기기 마련이다. 그런 음식으로 필자는 시래기 국밥을 즐겨 한다. 오늘도 바깥에서 이른 저녁 식사로 그 국밥을 먹었다. 쌀이나 보리, 먹거리가 적어 배고프던 어린 시절에 식구들이 먹는 밥의 양을 늘릴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시래기 국밥이었다. 겨울이면 으레 그 시래기를 이용하여 만든 국이나 국밥을 자주 먹어 싫어질 만도 하지만, 여전히 좋아한다. 신토불이인가 보다.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서울의 사진반 수강생들의 야외 실습을 창경궁에서 진행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어서 보통 오후 1시부터 3시간가량 촬영을 지도한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 시간을 줄이고 근처의 카페에서 손을 녹이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수강생들과 헤어진 후 이왕 나온 김에 혼자서 대학로 근처를 돌며 사진 소재를 찾으며 시간을 더 보냈다. 해가 기울면서 찬바람은 귓전을 때리고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아프다. 저녁을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으나 야외지도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예전에 대학로에서 안사람과 함께 “브라보마이라이프”에서 제공한 연극 티켓으로 안사람과 함께 연극관람을 하고 맛있게 먹었던 시래기 국밥집이 생각났다. 혼자서 바깥 식당에서 식사하기가 망설여졌으나 차가운 날씨가 그 음식점으로 발길을 끌었다. 식단 전체가 시래깃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래기 국밥, 시래기 들깨 국밥, 시래기 굴국밥, 시래기 매생이 굴국밥, 시래기 매생이 떡국 국밥이 그것이다.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이 일러선지 손님이 한두 테이블밖에 없어 멋쩍음이 덜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국밥에 시래기 냄새가 구수하고 고향의 추억이 끓는다. 들어간 시래기도 갈아 넣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먹던 것에 비교해 부드럽고 밥알도 많다. 질감이 다르지만, 시래기 맛은 비슷해 고향의 추억이 혓바닥에 와 닿는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우니 얼었던 손과 발이 녹으며 전신이 푸근해진다. 고향의 추억을 한 뚝배기 먹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는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시래기 국밥을 자주 끓였다. 식량이 흔하지 못했던 터라 배 부르게 먹기 위하여 적은 곡식에 시래기를 보태 양을 늘리는 방법이었다. 볏짚으로 엮어 시나브로 볕에 마르게 한 후 처마 밑이나 비를 맞지 않는 곳에 매달아 두고 겨우내 음식 재료로 썼다. 밥에 시래기를 넣어 불리기도 하고 아예 죽을 쑤는 것도 같은 이치였다. 시래기를 잔뜩 넣고 걸쭉하게 끓이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시래기 스무 동도 못 먹고 황천에 멱 감을 팔자”라는 말도 있다. 가을볕에 말린 무청 시래기는 추운 한겨울을 버텨내는 양식이었다. 우리의 조상은 봄에는 들녘에서 겨울을 뚫고 나오는 쑥을 캐어 기운을 얻었고 얼음이 꽁꽁 얼어 채소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얻을 수 없던 그때에는 말려두었던 시래기로 겨울을 따뜻하게 지냈다. 적은 양의 곡식과 함께 죽이나 국 또는 나물로 이용된 구황식품이었다. 시래기의 구체적 효능을 선조들은 알았을 턱이 없으나 체험으로 느끼고 계속 활용하였지 싶다. 시래기가 가진 영양분은 여러 가지다. 무청에 들어 있는 비타민 A와 C가 항산화 작용을 하여 암이나 노화, 동맥경화를 억제한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운동을 도와주어 다이어트 식품이다. 풍부한 칼슘은 빈혈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여주니 얼마나 좋은 천연의 식자재인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자연식품이다. 시골을 고향으로 둔 남편과 반평생을 산 도시 태생의 안사람도 이제 남편이 즐기는 시래기 같은 시골 음식을 즐긴다. 요즘은 남편보다 더 즐기는 듯하다. 찬바람이 쌩쌩 일고 간 밤이 지난 아침엔 자주 시래기 국밥을 끓인다. 추억이 보글보글 끓는 국밥 뚝배기를 앞에 놓고 눈 덮인 앞산을 창 너머로 보며 안사람과 세상을 이야기하는 여유로움을 즐긴다. 한 숟갈 뜬 시래기 국밥을 후후 불며 추억에 빠져드는 시간은 분명 행복이다.
- 2018-02-1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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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의 야외 스케이트장
- 올해도 여의도공원에 야외 스케이트장이 열렸다. 아들이 직장 바로 앞 여의도공원에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졌다며 가보자 해서 손녀를 데리고 갔었다. 어린 손녀는 처음 타는 스케이트가 신기한지 자꾸 넘어지면서도 재미있어 했다. 즐거워하는 손녀를 보는 필자 마음도 흐뭇하고 좋았다. 도시 한가운데에서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낭만적이고 멋지다. 전에는 잘 몰랐는데 서울시 곳곳에 겨울을 맞이한 시민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스케이트장 또는 눈썰매를 탈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어렸을 때는 창경궁 연못에서 스케이트를 즐겼다. 그러나 도심 한복판인 공원 광장에 야외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누구의 발상인지 참신하다. 어릴 때 외국 영화에서 아치형 다리 밑에서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이 털목도리를 두르고 남자들은 양복 정장을 하고 우아하게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을 보았던 게 생각난다. 너무나 로맨틱하고 참 아름다운 장면이라 감탄을 했는데 이제 우리도 도심 복판에서 얼음을 지치는 낭만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케이트는 한 번 배우면 한동안 타지 않아도 잊어버리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그랬다. 필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스케이트를 탔다. 대전에 살 때였는데 목척교 아래 넓은 대전천에 겨울이면 둥근 링크가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스케이트를 탔다. 교육열이 높아 필자에게 무엇이든 가르쳐주셨던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날렵한 날이 있는 롱스케이트를 들고 처음 개천으로 내려갔던 때가 생각난다. 필자가 웬만큼 익힐 때까지 기다리시다가 대전극장 골목의 일본 음식점에서 따끈한 우동을 사주셨던 것도 기억난다. 정말 그리운 시절이다. 처음 몇 번만 엄마가 따라오셨고 필자가 스케이트를 좀 타게 되었을 때부터는 혼자서 타러 다녔다. 대전천 야외 스케이트장에는 스케이트 날을 갈아주는 아저씨도 있었고 간식으로 어묵이나 코코아를 파는 간이매점도 있어 신나게 스케이트를 타다가 사 먹었던 뜨거운 코코아 한 잔의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신나게 울려 퍼지던 음악소리도 여전히 귀에 들리는 듯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이사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바로 건너편에 동대문 실내 스케이트장이 있어 틈틈이 친구들과 가서 놀았다. 그 당시 서울에 하나밖에 없는 스케이트장이었다.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빨간색이나 흰색의 피겨스케이트를 탔지만 나는 검은색 롱스케이트만 탔다. 스피드를 즐기기엔 롱스케이트가 제격이었다.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스케이트를 탈 일이 없었다. 다른 재미있는 일이 그것 말고도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 때 학부모 스케이트 대회가 열렸다. 아주 오랜 시간 스케이트를 타보지 않아 걱정했는데 의외로 실력이 줄지 않아 등수 안에 들었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때 스케이트나 수영은 한 번 배우면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말이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TV 속에서 빙글빙글 링을 따라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어릴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필자도 당장 타러 나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하지만 마음뿐이다. 이제는 혹시라도 넘어져서 다치기라도 하면 안 되는 나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아직은 깊은 겨울이다. 좀 씁쓸하지만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대리만족이라도 해야겠다.
- 2018-01-0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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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궁에서 만나는 가을
- 찬 서리가 내리고 산과 들이 붉게 노랗게 익어가는 가을이다. 누구라도 덥석 손을 붙잡고 싶다. 덕수궁부터 경복궁·경회루·창덕궁을 거쳐 창경궁에 이르는 고궁에서 가을을 만나려고 두툼한 점퍼를 입고 집을 나섰다. 하루에 다 걷기 어려운 일정이다. 자세한 공부는 다른 방법으로 하고, 오늘은 다가오는 가을에 묻히려고 한다. 시청역에서 내렸다. 덕수궁 정문 대한문이 바로 앞이다. 덕수궁은 원래의 명칭은 경운궁이지만 1907년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뒤 이곳에 살면서 명칭을 덕수궁으로 바꾸었다. 서양식 건물이 들어서 있어서 고유한 궁궐의 양식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의 덕수궁은 원래의 3분의1 규모로 축소되었다. 서대문 별관시청사에 올랐다. 울긋불긋 파스텔화로 물들어가는 덕수궁이 한 눈에 들어왔다. 덕수궁 돌담장 밖 정동에는 이국적인 역사물이 가득하다. 경복궁은 광화문으로 들어선다. 이 궁은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다섯 개의 궁궐 중 첫 번째로 만들어진 곳으로, 조선 왕조의 법궁이다. 1395년에 완성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불이 나 무너졌는데 조선 말 흥선대원군의 지휘 아래 새로 지어졌다. 경복궁의 중심인 근정전은 2층 월대 위에 장엄하게 서 있는 건물로 임금의 권위를 상징하는 건물이자 공식 행사나 조회 등에 사용하였다. 근정전 뒤로는 임금의 사무실이라 할 수 있는 사정전과 침실인 강녕전, 왕비가 거처하였던 교태전이 이어진다. 경회루는 태종이 개성에서 한양으로 재천도 후, 경복궁 서쪽의 땅이 습한 것을 염려하여 못을 파고 건설하였다. 태종 때 본격적으로 조성되어 조선시대 사신의 접대와 궁중 연회가 베풀어졌던 공간이었다.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면서도, 단종의 전위와 연산군대의 흥청망청 고사가 유래한 곳이기도 하다. 경회루의 아름다운 경치들을 감상하면서 이곳을 거쳐 갔던 역사적 인물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는 묘미도 있다. 창경궁 정문은 돈화문이다. 조선 사람들은 경복궁만 중국식을 따르고 두 번째 궁인 창덕궁부터는 조선식대로 지었다. 창덕궁은 한국적인 가치가 인정되어 한국의 궁궐 가운데 유일하게 1997년에 세계유산이 되었다. 이 궁은 경복궁 다음에 위치하는 궁이기 때문에 이궁 혹은 별궁이라고 불렀다. 경복궁은 정도전을 위시한 신하들이 설계했다면, 창덕궁은 왕의 의도에 따라 설계되었다. 경복궁과 다르게 창덕궁은 왕이 쉴 수 있는 정원 영역을 많이 만들었다. 임진왜란 때 다 탄 뒤 선조가 다시 지어 1610년부터 창덕궁은 정궁이 되었다. 창덕궁은 경복궁의 주산인 백악산 자락에 있는 매봉을 주산으로 건설되었다. 창덕궁의 자랑은 후원이다.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는 의미에서 금원 혹은 비원 등으로 불렸다. 창경궁은 1484년에 완공되었으나 창건 당시의 전각은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고, 대체로 임진왜란 후에 재건하였다. 강제로 한일합병조약이 이루어진 이후인 1911년에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켰다. 1983년 원래의 명칭인 창경궁으로 환원하였다. 동물원과 식물원 시설 및 일본식 건물을 철거하고 문정전 등을 복원하였으며, 벚꽃나무도 소나무·느티나무·단풍나무 등으로 교체하고 한국 전통의 원림을 조성하는 등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창경궁 정문 홍화문으로 나왔다.
- 2017-10-23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