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기 지루하다면, V 컬러링이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상대와 나의 눈을 즐겁게 해줄 영상들이 이곳에 다 있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선택해 나만의 V 컬러링을 만들어보자.
V 컬러링
전화를 건 사람에게 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내가 설정한 영상을 보여주는 구독형 서비스.
1.앱 설치 및 실행하기
① 앱 스토어 검색창에 ‘V 컬러링’을 입력한 후 설치한다.
② 앱의 우측 상단에 있는 ‘건너뛰기’를 선택하여 홈 화면으로 접속한다.
③ 우측 아래 사람 아이콘을 눌러 로그인한 후 휴대폰 번호로 본인 인증을 진행한다.
④ 아이폰 유저는 모바일 웹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나 촬영 및 편집은 불가하다.
2. V 컬러링 알아가기
① V 컬러링 이용권을 구매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원하는 영상만 개별 구매할 수 있다.
② SK텔레콤 전화 앱인 ‘T전화’ 최신 버전과 2021년 초 이후 출시한 신규 단말기부터 적용된다.
③ 영상은 통화 연결 지점까지(평균 15초, 최대 60초) 재생 가능하다.
④ 통화 발신 시 V 컬러링이 재생되어도 통화료가 따로 부가되지 않는다.
3. 메뉴 알아보기
① 홈에는 콘텐츠를 다운로드하거나 구매, 선물, 공유 등의 부가 기능이 구성되어 있다.
② 둘러보기에는 카테고리, 취향별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고 해시태그 기반으로 검색도 가능하다.
③ 업로드를 누르면 촬영, 편집, 업로드가 나온다.
④ 마이에 들어가면 다운받은 콘텐츠와 좋아요 콘텐츠 보관함, 구매내역, 선물함,
V 컬러링 설정 기능을 볼 수 있다.
4. 취향 기반 콘텐츠 설정하기
① 앱을 설치하면 관심 분야를 제안하는 화면이 나온다.
② 최대 3개까지 원하는 분야의 동영상을 고를 수 있다.
③ 관심 분야를 설정하면 취향 맞춤 콘텐츠가 둘러보기 영역에 제공된다.
5. 콘텐츠 선물하기
① 선물하기 기능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 지인에게 영상을 선물할 수 있다.
② 콘텐츠 영역 내에서 선물하기를 선택한 후 받는 이 전화번호를 입력한다.
③ 유료일 경우에는 결제 시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한다.
④ 받는 이 보관함에서 보낸 선물을 확인할 수 있다.
6. V 컬러링 더 활용하기
① 기본을 누르면 모든 발신자에게 노출되는 영상이 뜬다.
② 원하는 시간대에만 지정한 영상이 보이도록 분 단위로 최대 3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
③ 원하는 발신자에게만 보이도록 컬러링을 지정할 수도 있다.
④ V 컬러링 자동 기능을 켜두면 선택한 영상이 일주일에 한 번씩 자동으로 변경된다.
김두엽 할머니의 그림 생활은 여든셋의 어느 날, 달력 뒷장에 무심코 그린 사과 한 알에서 시작됐다. “아따, 엄마 솜씨가 보통이 아닌데!”라는 아들의 칭찬에 춤을 추듯 마음 가는 대로 그렸다. 무심한 남편과의 결혼 생활, 끝없이 이어지는 가난과 싸우며 고생스러운 젊은 시절을 보냈지만 ‘그마저도 추억’이라며 밑천 삼는다. 어느덧 아흔여섯의 화가가 된 그는 오늘도 작은 나무 책상에 앉아 모진 세월을 희망으로 바꾸고 있다.
전라남도 광양시 봉강면. 알록달록 물감 칠해진 시골집에는 늦깎이 예술가, 김두엽 할머니가 살고 있다. 그의 그림은 거실, 부엌, 안방 곳곳을 꿰찼다. 완벽한 직선은 아니지만 꼬불꼬불 섬세하게 이어진 선과 과감한 색 조합은 ‘사람 냄새’를 짙게 풍긴다. 여든셋에 그림을 시작해 올해로 14년 차 화가가 된 그는 현재까지 600여 점을 그려냈다. 그동안 수십 차례 전시회를 열었고, KBS 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 토크쇼 ‘황금연못’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했다.
그림 그리기 딱 좋은 나이
김두엽 화가는 매일 아침 8시 반, 아침 식사를 한 뒤 어김없이 그림을 그린다. 한번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영감은 지난날의 기억, 일상에서 본 풍경,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 등에서 다양하게 얻는다. 그저 떠오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손을 움직인다. 택배 일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끄적인 그림이 이토록 인생의 큰 줄기가 될 줄은 예상치 못했으리라.
“아들도 화가예요. 그림을 팔기 위해 그리지 말자는 신조를 지녔죠. 그래서 낮에는 택배 일을 하고, 퇴근하면 틈날 때마다 작업실에 있더라고요. 나는 혼자 있으니까 심심하지. 집에 굴러다니는 연필을 주워 가지고 달력 뒷장에 사과를 그렸어요. 아들이 집에 와서 ‘엄마, 이거 누가 그렸어?’ 그래요. 잘한다, 잘한다 해주니까 신이 났지요. ‘내가 진짜 잘 그리나?’ 싶었어요. 그러다가 읍내 나가서 스케치북을 두 개 사왔어요. 이것저것 그려서 벽에 붙여뒀는데 손님이 우리 집에 와서 보고는 잘 그렸다고 하셨어. 그때부터 기분이 좋아서 그리고 또 그리고 그랬지요.”
그가 창작 활동을 본격적으로 이어나간 데는 아들 정현영 화가의 도움이 컸다. 정현영 화가는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대한민국미술대전으로 등단해 다수의 개인전과 기획전에 참여했다. 중견 화가의 눈에도 처음 그려낸 어머니의 사과 그림은 놀랍도록 꼼꼼했다. 배우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계속 그리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 색연필, 물감 등 다양한 색채 도구를 쥐여드렸다. 원색 위주의 과감한 색을 사용하지만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졌다.
세월이라는 재료
김두엽 화가는 192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학교는커녕 공부라는 게 뭔지도 몰랐다.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모든 상황에 제약이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꿈을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해방 다음 해인 1946년 귀국한 뒤 결혼해 아들, 딸을 낳아 길렀다. 너무 가난했던 탓에 그저 굶지 않고 사는 것, 내 가족이 평안한 것, 남편과 다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꿈이라면 꿈이었다.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고, 생계를 잇기 위한 노동은 계속됐다.
김 화가의 그림은 구김살 하나 없이 화사하고 또렷하다. 모진 시간이었지만 아팠던 과거를 오히려 사랑하고 마음에 품었기 때문일 테다.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은 김두엽 화가의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아 수십 편의 시를 썼고, ‘지금처럼 그렇게’라는 시화집을 펴내기도 했다. 두근거림이 있는 그림이라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원하는 삶을 산 건 아니었어요. 꽃피는 봄날에 사랑하는 사람과 예쁜 원피스를 입고 나들이 가고, 어스름한 저녁 산책하다 들꽃 한 아름 받고 싶었네요. 지금이라도 내 바람을 그림으로 그려볼 수 있어 좋아요. 괴로웠던 기억도 저편으로 날아가거든.”
최근에는 함께 노년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시니어 컬러링북 시리즈’를 출간했다. 김 화가가 70대 중반부터 시작된 수전증을 그림으로 극복한 것처럼, 동년배들도 손의 감각을 되찾는 기쁨을 느꼈으면 해서다. “참 오래 살았어요. 앞날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이 참이더라고. 나이 먹어서 그림을 매일 그릴 줄 누가 알았겠어. 기력이 없을 때도 있지만 붓을 잡고 있으면 힘이 좀 나는 것 같고 그래요. 느리더라도 천천히, 계속 그려봐야지. 여러분도 다들 힘냈으면 해요.”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창업을 통한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을 펼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점프업506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에 성공하고 새 인생을 펼치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나이 들면 무얼 하면서 살까? 어떻게 해야 일터와 삶터를 분리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김은주, 박유하 부부는 은퇴 전부터 이어진 오랜 고민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 살고 있는 주택 지하에 자리 잡은 모모책방으로 말이다.
서울시 도봉구 도봉동 사람들은 모모책방에 모여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을 관람한다. 늦은 시간까지 필사를 하거나, 외국 드라마 ‘빨간머리 앤’을 보며 영어 공부를 한다. 수업을 이끄는 강사는 물론 도봉동 이웃 주민이다.
모모책방에서는 번개모임이 잦다. 김은주 씨와 책방을 함께 운영하는 그의 동생이 문득 영화가 보고 싶어지면 모모책방 밴드나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소식을 올린다. 곧 관람을 희망하는 이웃들이 각자 간식을 챙겨 들고 삼삼오오 모여든다. 빔프로젝트를 내리고 책방이 어두워지면 모모책방은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흥미로운 마을공동체 사업에 응모하거나 새로운 활동을 기획할 때에도 주민들은 자연스레 모모책방을 찾는다.
문화 갈증 채우는 동네 책방
모모책방을 탄생시킨 김은주, 박유하 부부는 인생 후반부 계획을 세우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점프업5060 공고를 발견했다. 미래에 대한 여러 고민을 해결해줄 프로그램이라고 판단해 지원을 결정했다.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라 수료할 때쯤에 맞춰 모모책방의 문을 열었으니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
“책방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예요. 제 오랜 꿈이 서점을 여는 것이었고, 마을 문화공간에 대한 높은 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도봉구의 문화공간 인프라는 창동에만 몰려 있어요. 도봉동 주민들이 집 주변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만한 곳이 없죠. 책방을 비롯한 문화공간에 대한 갈망이 클 수밖에 없어요.”
걸림돌은 단 하나, 공간이었다. 책방을 열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던 때에 이웃의 한마디가 해결책이 됐다. ‘지금 살고 있는 주택의 지하층을 이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 일터와 삶터를 분리하지 않고도 마을 책방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묘수였다. 그렇게 모모책방은 2019년 12월 도봉동 주택단지 한가운데, 부부가 거주하는 주택 지하에 자리 잡았다.
꽃길만 펼쳐질 줄 알았지만 정작 마주한 건 코로나19 대유행이란 이름의 터널이었다. 부부는 넋 놓고 앉아 있는 대신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섰다. 스마트 기기 조작이 서툴고,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집에 홀로 있어야 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돌봤다. 적은 인원이라도 모여 책방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왔다. 부모를 대신해 숙제나 준비물, 가정통신문 같은 학급 전달 사항을 읽어줬다. 김은주 씨와 그의 동생은 심리학을 전공한 지식을 살려 ‘점심 도시락’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점심을 함께하며 종일 붙어 지내야 했던 엄마와 아이들의 마음 건강을 살폈다.
위기 속에서 탄생한 고향
김은주 씨는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모모책방이 어떤 공간이 되어야 하는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정적으로 위로가 필요한 날 불쑥 찾아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친구가 되어주는 문화공간. 그게 바로 김은주, 박유하 부부가 생각하는 모모책방의 지향점이다. 이는 사업을 구상할 때부터 막연하게 품고 있던 목표다. 어떻게 해야 실현할 수 있을지 막막하던 차에 되레 악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나 할까.
책방에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책들이 가득하다. 모두 김은주 씨와 그의 동생이 전공을 살려 선정했다. 이외에도 필사나 컬러링 키트를 구비해뒀다. 흉흉한 세상에 쫓겨 책방으로 찾아든 사람들이 마음을 돌보게끔 하기 위해서다. 도봉동 주민들은 갑갑한 집을 벗어나 책방에서 글씨를 끄적이고 책을 뒤적이면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뛰어놀기 좋아할 나이에 집에만 있어야 했던 아이들에게는 더욱 답답한 시간이었을 터. 코로나19 시국에 유일한 놀이방이었던 책방은 아이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줬다.
“고향이란 단순히 과거에 살던 동네가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공유하는 추억이나 문화가 있어야 충족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아이들에게는 고향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책방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아이들에게 고향을 돌려주자’였어요. 요즘 아이들은 태어난 동네, 살던 동네, 학교 다닐 때쯤 이사 간 동네가 다 다르잖아요. 이웃 간 왕래도 없죠. 개인적으로 그 점이 안쓰러웠는데, 책방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모모책방과 마을 아이들은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됐다. 하교하던 길에 신발 끈이 풀어졌으니 묶어달라며 불쑥 책방을 찾고, 학교에서 그렸다는 동네 지도에는 모모책방이 ‘우리 동네 명소’로 표시돼 있다.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책방에 찾아올 때, 책방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부부는 큰 보람을 느낀다.
모모책방의 사업 목표는 ‘적정 수준의 적자를 유지하기’다. 지금도 서적 판매로는 책방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익 모델만 운영하고 있다. 수익을 내는 데에만 급급하다 이웃들이 모모책방을 찾으려던 발걸음을 망설이게 될까 조심스럽기 때문. 책방의 공간을 활용해 유튜브를 시작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받았지만 역시 고개를 저었다. 하나의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한 뒤 편집하고 채널을 관리하는 동안 책방과 마을에 소홀해지기 싫어서다.
모모책방은 앞으로도 돈은 적게 벌더라도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선택해나갈 것이다. 큰길가 대신 주택가 안쪽에서, 누구든 들어올 수 있도록 언제나 문을 열어두고 있는 동네 책방. 모모책방은 아이들에게 고향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깜빡깜빡하게 되고 인지 능력 등이 떨어지며 ‘혹시 내가 치매인가?’라고 의심하는 중장년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혹여 진짜 치매에 걸렸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최근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실제 치매 환자 4명이 자신의 질환을 인지하고 인정하까지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네 사람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들이 자신의 치매를 의심하게 된 순간은 언제부터일까? 그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왜 갑자기 멍해지고 둔해졌지?”(Deb Jobe, 56세)
고객서비스관리자로 일하던 뎁은 평소 하던 일이 어렵게 느껴졌을 때 무언가 잘못됐음을 알아차렸다. 당시 50대 초반이던 그녀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동안 멍하니 있는가 하면, 새로운 것을 배우려면 끊임없이 질문을 반복했다. 초반에 그녀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인 존 역시 그녀가 대화를 되풀이하고 기억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심상찮음을 직감했다.
결국 존의 권유로 그들은 병원을 찾았다. 뎁의 경우, 종종 일부 폐경 여성에게 나타나는 ‘브레인 포그’ 증상과 유사했지만 주치의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정밀 검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스캔 검사 결과, 뎁은 공간 지각, 시각 처리, 계산 등을 담당하는 뇌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한 형태의 알츠하이머병인 ‘후피질 위축증’(PCA)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당시 했던 몇몇 검사 과정은 잊었지만, 진료실에서 최종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내 세상 전체가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속이 쓰라리고 울렁거리기도 했다. 눈물을 흘리며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라며 실감했다.”
그녀는 처음 6개월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을 뿐더러, 친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도 막막했다. 그녀의 상황을 알게 된 친구 중 몇몇을 제외하고는 다들 거리가 멀어지게 됐다. 현재 뎁은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초기 단계 자문 그룹(Early-Stage Advisory Group)의 일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이 나와 거리를 두는 것을 지켜보는 게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 알츠하이머 협회가 나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치료와 더불어 내가 기대고 이야기할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녀는 더 이상 운전을 하지 않고, 수표에 ‘0’을 하나 더한 적도 있지만, 치매는 그녀의 삶에 이전에 없던 무언가를 선사했다. 바로 예술적 능력이다. 뎁은 성인용 컬러링북을 시작으로 최근 더욱 정교한 기술을 요하는 스케치 작업도 하고 있다. 스스로 “얼마나 매혹적인 작품인가?”라고 감탄할 정도로 긍정적인 태도로 일상을 살아간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될 이들에게 당부한다. “조기 발견이 핵심이다. 이상 증상이 있을 때 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라. 자칫 이 시기를 놓친다면 당신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몇 년을 허비할 지도 모른다.”
“그게 뭐더라? 그 단어가 생각 안 나.” (Clare Sulgit, 51세)
목사였던 클레어는 발병 초기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들조차 그녀의 질환을 확진하지 못했다.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65세 미만 미국인 200만 명이 초기 검사에서 알츠하이머 확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PET 스캔 등의 검사를 받고 난 뒤 올해 1월 51세 나이에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 장애 진단을 받았다.
클레어는 이상 증상을 느꼈던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지난 해 여름, 내가 원하는 단어를 찾아 말하는 게 어려웠다. 그렇게 가끔 혼란을 느꼈는데, 내겐 무척 생소한 경험이었다.” 사실 그녀의 아버지 역시 치매를 앓다 돌아가셨다.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의식해 몇 번 의사와의 면담도 잡았지만, 이내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라 여기고 일정을 취소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클레어 역시 아버지와 같은 ‘전두측두엽 치매’ 진단을 받았다.
치매 진단 후에도 그녀는 여전히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클레어는 “인생은 여전히 좋다. 나는 평생 치료법을 찾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살아갈 이유가 많고, 사는 동안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목사로서 계속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내 믿음은 위안과 희망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최근 웨스트버지니아대학교의 록펠러 신경과학 연구소의 임상 시험에 참여했다. 새로운 의학적 치료를 받으며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길 바라는 한편,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치매 환자들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희망했다.
“알파벳 K를 알지만… 어떻게 쓰더라?” (Daniel Miller, 59세)
조달분석가였던 다니엘은 은퇴 후 타이핑 작업에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일종의 난독증이 아닐까 의심도 했지만, 주치의마저도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관절염 정도라 일축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했다. 그러나 그가 던진 한마디에 의사의 표정은 달라졌다. “알파벳 K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겠다. 또 K를 보면 그것이 K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 K를 어떻게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사롭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의사는 MRI(자기공명영상검사) 전문의에게 그를 보냈고, 결국 알츠하이머병의 하나인 ‘후피질 위축증’(PCA) 진단을 받았다.
그날 이후 그는 운전을 멈춰야 했다. 아내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야만 이동이 가능해졌다. 다니엘은 이러한 일상의 변화를 ‘독립의 상실’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점점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자신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일상의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알츠하이머의 단서를 찾았던 경험에서 비롯해 그는 당부한다. “자신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단호하게 바라보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진다면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라. 또, 의사를 만난다면 그런 자신의 상황을 가능한 한 아주 자세히 설명하라.”
“왜 내가 엉뚱한 공항에 왔지?” (Bart Brammer, 72세)
자동차 제조업 30년 경력의 바트는 잦은 출장 업무로 보통 일주일에 3곳 정도 타 지역에 방문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날짜, 호텔, 렌터카, 비행기 등 주요 정보를 혼동하기 시작했다. 엉뚱한 공항에 도착해있는가 하면,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일찍 나타나는 등 그 증상이 심각했음에도 그는 곧장 의사에게 가지 않았다. 그저 바쁜 일정 탓에 잠시 헷갈렸거나 스트레스가 과해 벌어진 일 정도로 여긴 것. 그러던 중 70세가 되던 해 뇌졸중을 앓게 됐고, 회복하던 중 말을 더듬거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단순 뇌졸중 후유증으로 간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주치의가 관련 검사를 진행했고, 바트에게 치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치매 진단 후 그는 공허함이 컸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슬펐다. 가령 누군가 내년 7월 4일에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던 것. 그는 “내가 그때는 그 사람 주변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먼 미래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6개월 동안 자신의 상태를 비밀로 했는데, 치매 환자로 낙인찍힌 삶에 대한 우려에서였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 홀로 불안한 나날을 보낼 수 없었다. 결국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공유했고, 그 후로부터 삶도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과거 치매를 앓기 전 그는 줄곧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다음은 무엇인가? 다음에 무엇을 할까? 다음에 어디를 갈까?” 그러나 이제 그런 질문은 불필요해졌음을 느낀다. 대신 “오늘을 위해 산다. 나는 그 순간에 있다”라고 여기며 하루하루를 감사히 살아가고 있다.
로코노믹스 (앨런 크루거 저·비씽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인 앨런 크루거의 유작. 콘텐츠 산업 중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음악 업계를 통해 최근 경제학의 주요 이슈와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개관한다.
변화는 어떻게 촉발되는가 (캐스 R. 선스타인 저·열린책들)
정책 전문가인 저자가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 과정을 통찰한다. 잠재적 불만의 표출, 집단행동 형성 등 오래된 규범이 무너지고 새로운 가치관이 세워지기까지의 흐름을 예리하게 분석한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사라 시거 저·세종)
천체물리학 분야에서 저명한 저자가 우주와 인생의 알레고리를 이야기한다. 지구의 쌍둥이별을 추적하는 놀라운 모험과 사별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선 그녀의 삶을 평행선처럼 담았다.
1년 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사미즈 켄 저·한빛비즈)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4000명이 넘는 암 환자와 상담하며 깨달은 삶의 교훈을 풀어낸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마주한 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후회 없이 사는 법을 역설한다.
구멍가게 이야기 (박혜진 외 공저·책과함께)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한때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동네 구멍가게의 역사적 변천을 톺아본다. 실제 가게 주인과 단골손님들의 인터뷰가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추억하고 말하고 색칠하는 나의 인생 컬러링북 (김보영 저·휴머니스트)
미술심리상담사인 저자가 어르신과 함께한 수업을 바탕으로 만든 컬러링북. 단순히 색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에 관련된 짧은 글을 담아 옛 기억을 떠올리고, 써볼 수 있게 했다.
코로나 19 시대에 발맞춰 탄생한 ‘언택트 돌봄’이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고령자 돌봄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커졌다. 경로당, 복지관, 체육관이 문을 닫고, 장년들이 집에만 머물자 정신적 고립을 느끼며 무기력,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에 각 지자체와 기관들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언택트 돌봄’을 고안해 실행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릴레이 안부 전화 주고받기
대한노인회 대구연합회와 대구경로당 광역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운동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1,525곳에 이르는 대구의 전 경로당이 장기간 휴관하며 고독감을 호소하는 노인이 많아지자, 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고안했다.
연합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각 구의 지회장들로 이어지다 다시 역순으로 돌아온다. 또 지회장이 전화를 시작해 분회장, 선임 경로당 회장, 부회장, 총무로 이어지는 전화도 있다. 경로당 회원 간에도 순번을 정해 전화를 주고받는다. 경로센터 직원들이 각 경로당 회장에게 안부 전화를 하기도 한다.
통화에서는 안부 내용을 물을 뿐 아니라 연합회 소식, 지회 운영 내용을 주고받고, 겨울철 건강 관리나 방역 지침 준수도 당부한다.
2.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청춘문화공방’이라는 비대면 문화 예술 체험 꾸러미를 제작해 전국의 60세 이상 장년들에게 배포했다. 총 604명이 신청했다. 언택트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목적이다.
청춘문화공방 체험 꾸러미는 장년들에게 친숙한 전통 민화로 만들어졌다. 민화 컬러링북, 부채, 에코백 채색 등 세 가지 체험 팩이 있으며, 집에서 직접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민화 컬러링북에는 각 민화의 의미와 상징 설명도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SNS에서 꾸러미 체험 후기 인증 이벤트도 진행했다. 이에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는 이용자들의 다양한 후기가 #청춘문화공방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와 체험 경험담을 공유했다.
3. 스마트 홈 서비스
경남 김해시는 2019년부터 장년층 1인 가구 300세대를 대상으로 스마트 홈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동작 감지 센서를 주택 내에 부착해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정보 제공과 말벗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AI) 스피커를 보급했다. 사회복지관 내에는 ICT케어센터를 마련해 전담 사회복지사 3명이 늘 모니터링하며 위급 시 긴급출동도 지원했다.
ICT케어센터는 최근 AI스피커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프로그램을 돌봄 공백 대안으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인지 능력 강화 훈련, 명상, 노래 교실, 홈 트레이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일별, 시간대별로 송출하여 심신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김해시 관계자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지친 어르신들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향후 ICT 기능을 활용한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Exhibition
◇신의 예술가, 미켈란젤로 특별전
일정 5월 2일까지 장소 M컨템포러리
16세기 르네상스 거장 미켈란젤로의 걸작을 미디어 아트를 통해 한자리에서 조망한다. 드로잉, 유화, 프레스코, 조각, 시 등 5가지 장르를 통해 그림을 시작했을 때부터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미켈란젤로의 전 생애 작품을 살펴보고, 그의 예술세계를 탐구한다.
전시는 미켈란젤로의 작품 연대기와 작업 방식을 살펴보는 공간으로 시작한다. 이어 그가 남긴 드로잉으로 작품을 위해 수없이 그어야 했던 선을 확인한다. 회화 부문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유화 작품과 시스티나 예배당 프레스코 등을 조명한다. 이곳에서는 ‘아담의 창조’를 비롯한 유명 프레스코화를 미디어로 재해석해 환상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 외에도 3D 영상, 홀로그램 등 다양한 미디어 기술과 접목한 조각품으로 몰입도를 높이며, 미켈란젤로의 시를 함께 전시해 그의 생각을 엿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미켈란제로의 작품을 색칠하는 컬러링 존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환기가 필요한 일상에 영감을 제공하는 이번 전시는 실제 작품을 감상하기 어려워진 관객들에게 색다른 방식으로 위로를 전하고, 지성을 불어넣는다.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
일정 4월 4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앙리 마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진행하는 국내 최초 마티스 단독 전시회가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되고 있다. 앙리 마티스는 강렬한 색채가 특징인 프랑스 야수파 화가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힌다. 50년간 유화, 드로잉, 조각, 판화, 컷아웃, 책 삽화 등 방대한 작품을 제작했으며, 주요 작품은 ‘모자를 쓴 여인’, ‘춤’, ‘붉은 화실’, ‘폴리네시아 하늘’ 등이 있다. 그중 마티스의 컷아웃(종이 오리기) 기법은 20~21세기 추상미술, 미니멀리즘 디자인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번 전시는 컷아웃 기법으로 제작된 ‘재즈’ 시리즈와 드로잉, 석판화, 발레 공연을 위해 디자인한 무대 의상, 로사리오 성당 건축 등 작품 120여 점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특히 대표작 ‘재즈’를 통해 마티스 특유의 생생한 색채와 선을 조명하고 작품과 어울리는 재즈 음악을 큐레이션해 그림과 음악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도슨트의 풍부한 해설로 작품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한다.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마티스의 예술적 순수함과 열정은 코로나19로 메마른 감성에 단비가 되어준다.
● Book
◇노인을 위한 치료백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저·알에이치코리아)
시니어에게 자주 나타나는 여러 질환을 한 권에 모아 소개한다. 질환뿐 아니라 간병, 요양병원 등 복지서비스까지 총망라했다. 시니어라면 집에 한 권 두고 틈날 때마다 찾아볼 만하다.
◇억척의 기원 (최현숙 저·글항아리)
중장년 여성의 구술 생애 작업을 이어온 최현숙 작가가 이번엔 60대 나주 농민의 이야기를 실었다. 두 여자의 굴곡진 삶을 통해 그들이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풀어낸다.
◇어른의 말공부 (사이토 다카시 저·비즈니스북스)
나이가 들수록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품격 있는 언어 습관을 소개한다. 필요한 말만 하는 분별력, 진심을 담는 전달력 등 말의 내공을 갖추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 Stage
◇얼음
일정 3월 21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출 장진
출연 정웅인, 이철민, 박호산, 이창용, 신성민, 김선호 등
‘충무로의 이야기꾼’ 장진 감독의 화제작 연극 ‘얼음’이 초연 후 5년 만에 돌아왔다. ‘얼음’은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2016년 초연 당시 장진 감독 특유의 작가적 상상력과 뛰어난 이야기 구성,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18세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대에 등장하진 않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소년과 살인 사건이 일어난 날의 정황을 짚어가는 두 형사 사이 팽팽하게 펼쳐지는 심리전이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이번 공연에는 내로라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배우 이철민과 박호산이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초연에 이어 이번 무대에 다시 오르고, 배우 정웅인, 이창용, 신성민, 김선호가 새롭게 합류해 작품에 힘과 활력을 불어넣으며 짜릿한 연기 앙상블을 펼칠 예정이다.
◇위키드
일정 2월 16일~5월 1일 장소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연출 조 만텔로 출연 옥주현, 손승연, 정선아, 나하나, 서경수, 진태화 등
초록 마녀 열풍을 일으켰던 뮤지컬 ‘위키드’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두 마녀 ‘엘파바’와 ‘글린다’의 우정과 사랑, 용기 등을 다룬다. 거대한 타임 드래곤, 날아다니는 원숭이, 350여 벌의 의상 등 화려한 무대와 마녀들의 매혹적인 노래가 마법에 걸린 듯 시선을 사로잡는다.
◇붉은 정원
일정 2월 5일~3월 28일 장소 유니플렉스 2관 연출 성재준
출연 박은석, 이정화, 조현우 등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3대 문호로 꼽히는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첫사랑’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18세 소년 ‘이반’과 치명적인 매력의 ‘지나’, 이반의 아버지이자 유명 작가인 ‘빅토르’의 위험한 삼각관계를 그린다.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대사들과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음악들로 원작의 감동을 구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박물관, 미술관은 물론이고 영화관에도 관객이 없다. 아예 휴관을 한 문화공간들이 많아서 딱히 어딘가를 갈만한 곳도 없다. ‘TV는 내 친구’도 하루 이틀이고 유튜브로 좋아하는 음악이며 동영상 짤 등을 찾아보는 이제 볼만큼 봤다.
‘궁하면 통하는 법’.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이룩한 재빠른 응용력에 5G 인터넷 인프라를 자랑하는 한국 사회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문화계에 부는 코로나 19 적응시대의 문화 공유는 기존 오프라인 관람객에 온라인 관람객을 추가하는 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는 오프라인에 온라인 관람을 추가하는 추세지만 앞으로 문화계는 온라인 관람 및 향유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나 콘텐츠를 신문이나 방송 등으로 소비하던 시대에서 현재는 모두 인터넷 및 SNS 등 온라인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과 같은 문화적 대변혁의 시대를 코로나 바이러스가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월말 뉴욕 타임즈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앞으로는 BC가 Before Christ가 아니라 Before Corona를 가르치는 단어가 될 것’이라는 칼럼을 실어 전세계 지식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만큼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 역사의 한 기원을 가르는 충격적 문화현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한결 같은 학자들의 전망이다.
현재 K 방역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며 전 세계적인 찬사를 얻고 있는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온라인 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그 동안 온라인 분야가 부수적인 분야로 머물렀던 문화계의 온라인 공유는 음악 공연과 미술 전시회 등 전 분야에서 자리잡고 있어 문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문체부와 문체부 소속 산하기관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한데 모아놓은 문화포털에서는 ‘집콕 문화생활!’이라는 콘셉트로 방구석에서 즐기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들을 소개해놓았다.
무료로 즐기는 고품격 온라인 공연
◇국립국악원
지난달 17일부터 주중 매일 오전 11시에 국악 한 편!! 이라는 슬로건으로 춘향가, 심청가, 가야금산조, 남도시나위 등의 공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공연도 감상할 수 있으므로 언제든 들어가서 즐길 수 있다.
◇국립극단 온라인 상영회
국립극단은 2016년에 공연했던 세익스피어 원작의 ‘실수연발’을 온라인 상영하고 있다. 1시간 55분 공연 전작이 올라와있어 코로나로 방콕하고 있는 연극팬들을 위한 훌륭한 팬 서비스라는 댓글 호응이 뜨겁다.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취소된 현대무용 공연 ‘혼자 추는 춤’ 시리즈의 10개 작품을 무관객 공연으로 제작, 무료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방구석1열에 딱 알맞은 콘텐츠. 야외 생활이 아무래도 제한될 수 밖에 없는 코로나 정국에서 방구석에서라도 따라 하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경쾌한 공연이다. 강추!!
◇국립오페라단
‘집콕 오페라 첼린지’라는 이름으로 국립오페라단이 긴급 업로드한 작품은 2019년 10월 상영했던 ‘호프만 이야기는 2시간 41분 공연 전작이 국립오페라단 공식 유튜브 체널에 올라가 있다. 1주일에 1편씩! 보고 싶었던 오페라 전막 감상에 도전하기라는 부제가 붙은 국립오페라단의 집콕 생활 응원 오페라 공연은 평소 접하기 힘든 공연이라는 점에서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추천 집콕 생활이다.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은 무용단원이 직접 지도하는 집콕 스트레칭 영상 및 가극단원이 지도하는 배우들의 환절기 기관자 꿀팁 등 ‘스펙TV특별편’을 제작해 실내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꿀팁을 전수하고 있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 손안의 콘서트’ 시리즈를 통해 현악 5중주, 바이올린 4중주와 더블베이스, 퍼커션, 플루트 4중주 및 클라리넷 5중주 등 실내악을 중심으로 무관객 공연 생중계를 실시한다. 집에서 답답하게 머무르는 오케스트라 애호가들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만한 프로그램. ‘내 손안의 콘서트’ 지난 공연까지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있다.
심심한 손자손녀와 함께 온라인으로 즐기는 문화 콘텐츠
◇어린이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산하의 어린이박물관에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전시 및 영상이 모여져 있다.
또한 국립민속박물관 산하에도 어린이박물관이 마련돼있어 온라인 놀이 체험 공간이 마련돼있다. 이곳 사이버놀이터에서는 컴퓨터로 민속놀이를 컬러링 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민속 놀이를 배우는 코너가 있고 놀이체험마당 코너에는 지도 퍼즐 맞추기, 물건 알아 맞추기, 다른 그림 찾기, 네오 점프, 에어리언 점프, 컬러 점프, 네오 매치 등 어린 자녀 및 손자 손녀와 함께 즐기기에 적합한 교육 사이트다..
◇국립국악원의 e-국악아카데미
국악 애니메이션을 통해 엉덩이가 들썩이고 흥이 절로 나는 국악 교육을 시킬 수 있다.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국악을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악 형태의 창작동요 나는야 껌딱지, 꽃마을, 밥도독, 밤밤밤부리, 별님이 가시연꽃에게, 아침소리 등의 창작동요 10곡 이외에도 60여개의 창작동요가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업로드 돼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한국 전래동화, 외국 전래동화, 창작동화 등의 동영상 동화 456편이 영어 및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태국어 등의 5개국 언어로 자막 처리돼 구비돼있다. 손자손녀와 함께 보며 다국어 동화구연 교육을 통해 언어교육과 동화 교육을 함께 시킬 수 있는 곳이다.
수련은 물 위에 떠다니며 살아가기 때문에 당연히 수련의 ‘수’는 ‘물 수(水)’ 자가 쓰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실은 꽃이 오므려진 모양을 의미하는 ‘수(睡)’ 자를 씁니다. 낮에만 꽃을 피우고 밤에는 지는 특성 때문이죠. 그래서 태양을 숭배했던 고대 이집트인들은 수련을 신을 상징하는 꽃이라 생각했습니다. 낮에 피는 푸른 수련과 밤에 피는 흰 수련은 신과 죽음, 내세를 표현하는 것이라 믿었죠. 실제로 이집트의 국화는 수련이라고 하네요.
Tip
수련은 한여름의 대표적인 꽃 중 하나로 꽃과 잎이물의 표면에 떠 있거나 수면 위로 약간 올라옵니다. 잎은 전체적으로 둥근 방패 모양을 하고 있지만 밑부분이 깊이 갈라진 특징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흔히 혼동되는 연꽃과의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흰색처럼 느껴지는 연한 핑크색 꽃이 돋보이도록 뒤에 잎을 배치했습니다. 단순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수련이지만 잎 뒷면 붉은색의 풍부한 색감으로 인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꽃은 곱고 부드러운 스트로크와 채도가 낮은 밝은 핑크의 표현을 위해 먼저 그레이 톤으로 살짝 채색한 후 밝은 라이트마젠타로 마무리합니다. 잎은 여러 가지 컬러를 사용해 초벌칠을 한 뒤 잎맥의 위치를 가볍게 잡습니다. 디테일과 양감은 서서히 톤을 높여 표현합니다.
이해련 작가 blog.naver.com/lhr1016 인스타그램@haeryun_lee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과 신구대학교식물원 보태니컬아트 전문가 과정의 겸임교수이며 한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KSBA)와 보태니컬아트 아카데미 ‘련’의 대표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Society of Botanical Artist)의 Annual Exhibition 2017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동 중이다.
일반적으로 꽃은 한 명의 상대만 바라보는 일편단심을 상징합니다. 민들레나 해바라기가 그렇죠. 하지만 모든 꽃이 그럴까요? 재미있게도 바람둥이꽃도 있습니다. 매발톱꽃 종류가 그렇습니다. 6월에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는 이 친구는, 이성을 찾아 움직이진 못하지만 다른 꽃의 꽃가루를 좋아해 꽃 색상이나 변이가 다양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바람둥이라는 꽃말도 가지고 있고, 중국에서는 ‘매춘화(賣春花)’로 불리기도 한다네요.
Tip
독특하게 생긴 형태로 인해 눈길을 끄는 꽃. 하늘을 나는 매의 발톱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다섯 개의 꽃잎 사이에 꽃받침 잎이 나와 있는 복잡한 형태에 유의해 그려봅니다. 가운데 흰 부분의 음영과 꽃술을 먼저 그린 뒤 퍼플컬러로 꽃받침 꽃잎과 꼬리 부분의 음영을 표현합니다. 꽃받침 꽃잎에서 보이는 옐로, 라이트 블루, 약간의 그린 톤을 더한 다음 그레이톤으로 덧칠해 채도를 낮추며 음영을 넣어줍니다.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춰가며 꽃술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옐로보다 어두운 네이플스 옐로로 꽃술의 음영을 표현합니다. 꽃잎의 꼬리 부분도 둥근 양감이 표현되도록 음영을 더합니다. 전체적으로 더 어두운 부분과 꽃술 부분도 라인으로 덧칠한 후 완성합니다.
이해련 작가 blog.naver.com/lhr1016 인스타그램@haeryun_lee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실내환경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화여자대학교 글로벌미래평생교육원과 신구대학교식물원 보태니컬아트 전문가 과정의 겸임교수이며 한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KSBA)와 보태니컬아트 아카데미 ‘련’의 대표다. 영국 보태니컬 아트 작가협회(Society of Botanical Artist)의 Annual Exhibition 2017에 참가하는 등 국내외 각종 전시에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