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밀키트 전성시대’다. 지난 4월 시장조사 전문기업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소비자 1000명 중 89.5%는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대한민국 10명 중 9명이 밀키트를 사 먹었다는 의미다. 특히 50대에서 구매 경향이 가장 높았는데, 그 이유는 ‘식사 준비 부담을 줄이고 싶어서’(63%)로 나타났다. 정말 대중의 인식대로 밀키트는 간편하고 요리하기 쉬울까. 요리에 일가견 있는 독자들과 밀키트 요리를 함께 해보고, 장단점과 주의점 등을 짚어봤다. 다만 여기서 나온 의견이 정답은 아니기에 참고 정도만 하길 바란다.
밀키트 요리 비교 체험은 7월 14일, 인천 부평구 ‘조리기능장 요리조리 쿠킹클래스’에서 진행됐다. 손미자 원장과 함께 전현진 한국폴리텍대학 교수, 한식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박선의·강경희 씨가 중년을 대표해 요리에 나섰다. 메뉴는 총 4종으로 밀키트 대표 브랜드 제품으로 선정했으며, 한식, 중식, 양식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본격적인 요리에 앞서 참가자 4명의 밀키트에 대한 인식이 궁금했다. ‘밀키트를 만들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4명 모두 ‘있다’고 답했다. 손미자 원장과 전현진 교수는 요리 연구 목적으로 밀키트를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년 여성인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자녀 양육과 살림을 맡아 밀키트를 사 먹는다고 밝혔다. 주기는 박 씨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강 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이었다.
박선의 씨는 재료가 많이 필요한 짬뽕을 구입해 먹어봤을 때 만족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강경희 씨 역시 재료 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월남쌈과 밀푀유나베를 주로 구입해 먹는 편으로, 밀키트에 대한 만족도가 4명 중에서 가장 높았다. 강 씨는 “전처리(요리하기 전 채소를 다듬고 자르는 일)가 되어 있어 조리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가 적어서 좋다”고 밀키트의 장점을 얘기했다.
또한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주변 지인들을 생각해 보면, 바쁜 워킹맘이 밀키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요리하기 피곤하고 번거로운 상황에서 밀키트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손미자 원장은 “지금은 특정 누군가가 아니라 누구나 한 번씩 밀키트 이용에 도전해보는 것 같다. 식재료비가 너무 많이 오른 상황에서 비용도 절감되고, 시간도 절약되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따른다. 다만 밀키트를 고를 때 젊은 층은 끼니 해결이 주목적이고, 중년층은 맛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추잡채와 꽃빵’부터 ‘소고기두부전골’까지
이날 요리해본 밀키트 4종은 마이셰프의 ‘고추잡채와 꽃빵’, 프레시지의 ‘바질크림 빠네파스타’, 피코크의 ‘감바스 알 아히요’, CJ 쿡킷의 ‘소고기두부전골’이다. 각각의 레시피대로 조리한 후 시식하면서 그 과정에서 느낀 점, 밀키트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중식인 ‘고추잡채와 꽃빵’을 조리한 강경희 씨는 “재료 손질을 하나하나 다 해야 해서 번거로울 수 있지만, 직접 요리하는 기분이 들어서 뿌듯했다”며 소감을 얘기했다. 손미자 원장은 “소스를 한 번에 넣지 말고 나눠서 넣으면 간이 더 잘 배고 향미가 풍부해진다”고 팁을 전했다. 맛은 식당에서 먹는 것과 비슷했는데, 전현진 교수는 “일반 소비자는 기억 속 맛과 비슷하면 맛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지의 ‘바질크림 빠네파스타’(양식)는 ‘귀찮아서 대충 해 먹었다’는 온라인 후기가 입증하듯 재료 손질부터 마지막 플레이팅 작업까지 손이 많이 갔다. 더불어 조리를 담당한 박선의 씨는 ‘짠맛’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스타 양이 많은 것은 좋았지만, 동봉된 허브솔트를 2/3 정도밖에 안 썼는데도 짭짤하다. 보통은 허브솔트를 다 쓸 텐데, 그러면 너무 짤 것 같다”면서 좀 더 자세한 레시피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피코크의 ‘감바스 알 아히요’(양식)는 탱글탱글하고 신선한 새우가 많이 들어 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 박선의 씨는 “처음에 새우 손질할 때 물총 제거를 해야 하는데, 요리에 관심이 없거나 레시피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것 같다”며 느낀 점을 말했다. 그 외의 조리 과정은 양식답게 쉬운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한식인 CJ 쿡킷의 ‘소고기두부전골’은 두부를 제외한 재료가 모두 잘라져 있다. 즉 두부만 자르면 재료 준비가 끝난다. 조리 과정 자체는 재료를 넣고 끓이면 되니까 어렵지 않았지만, 정성이 요구되는 음식이었다.
더불어 손미자 원장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냄비에 재료를 예쁘게 담는 방법을 알려줬다. 중심부에 고기를 담고 두부를 감싸듯 놓아 꽃을 만들고, 테두리에는 흰색과 초록색 채소를 번갈아 놓는 것이다. 손 원장은 “요즘은 SNS를 활용하는 분이 많아 음식 데커레이션이 중요해졌다. 귀찮아하지 않고 많이 따라 하신다”고 말했다.
표준 레시피 마련, 염분 주의해야
“‘기호에 따라’는 어느 정도인가요? 요리할 때 가장 어렵게 느껴졌어요!”
‘일일 밀키트 요리사’ 박선의 씨와 강경희 씨는 전반적인 조리 과정은 쉬웠으나 ‘기호에 따라’라는 표현은 난해했다고 토로했다. 꼭 따라 할 필요는 없지만, 밀키트는 레시피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기호에 따라’는 정량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웠다는 의견이었다.
전현진 교수는 “초보자일수록 정확한 레시피가 없으면 어려워한다. 각 밀키트에 ‘표준 레시피’를 기재해줬으면 좋겠다. 표준 레시피란 이대로 요리하면 가장 맛있다는 것이다. 소금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표준 레시피’, ‘짜게 먹고 싶은 경우’, ‘담백하게 먹고 싶은 경우’ 등이 적혀 있으면 소비자가 느끼기에 밀키트의 장점이 보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미자 원장은 밀키트에 염분 함량이 높은 것을 우려하며, ‘저염식’ 식사가 가능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손 원장은 “밀키트의 소스나 양념에는 조미료 MSG(글루탐산나트륨)가 많은 편이다. 밀키트를 자주 먹어서 짜고 단 음식에 중독되면 살도 찌고 고혈압·당뇨병 등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밀키트의 염분 성분 문제는 공론화되어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4개 제품군(감바스 알 아히요 제품군 22개, 부대찌개 33개, 불고기전골 23개, 짬뽕 22개)의 총 100개 제품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51개 제품에서 1인분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TO) 1일 나트륨 섭취 기준치(2000㎎)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는 1일 기준치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소비자단체는 밀키트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체험을 통해 밀키트에서 소스 또는 양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맛을 좌우하기도 하고, 염분이 많아 우리 몸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밀키트를 조리할 때 자신의 입맛이나 건강을 생각하며 조절하는 것이 좋겠다. 결국 기호에 따르라는 말인데, 그 기준점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사회 전반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밀키트 업체는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해 친환경적인 밀키트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64) 씨는 2019년 60세에 KT&G에서 정년퇴직했다. 본래 전매청(재무부에 속해 담배·인삼 등의 전매를 담당하던 기관) 공무원으로 입사한 그는 거의 40년 동안 회사에 몸담으며 열심히 일했다. 시설관리, 생산관리, 영업 업무 등을 맡아서 했다.
김병준 씨는 은퇴 후 기술을 갖고 싶었다. “이론은 많이 아는 편인데 실무적인 지식은 부족하다고 느꼈다”는 그는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를 다니면서 학업에 열중, 국가기술자격증을 연이어 취득했다.
2020년 상반기, 김병준 씨는 특수용접과 에너지설비 교육 4개월 과정을 들었다. 고등학생 때 배관기능사를 취득한 터라 연계해서 자격증을 취득하면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교육을 들은 후 에너지관리기능사 자격증을 바로 취득했다. 취득이 어렵지 않은 온수온돌기능사 자격증도 동시에 땄다.
이어 2020년 하반기에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21년에는 용접 기술을 익히기 위해 산업설비 1년 교육과정을 들었다. 용접기능사 자격증과 함께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승강기기능사도 취득했다.
다수의 자격증을 취득한 김병준 씨는 2022년 1월 1일 취업에 성공했다. 현재 그는 한 초등학교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공석이면 취업이 쉽지만 아닐 경우 어렵다”면서 “나중에 들으니 내가 자격증이 많아서 뽑았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관리기능사가 하는 일을 단순하게 보일러를 설치하고 열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런데 열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전문성을 필요로 합니다.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컨트롤해야 하죠. 저는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안전사고 예방에 특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김병준 씨는 여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던 비결로 “필기와 실기시험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부하지 않으면 시험에 떨어지기 쉽다고 충고했다. 에너지관리 분야 필기시험은 그중에서도 어려운 편에 속하며, 계산 문제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는 전언이다. 김병준 씨는 공부에 어려움을 겪을 시니어들을 위해 자신의 공부법을 전했다.
“저만의 공부법이 있어요. 자격증 시험 대비용 책을 사면 소설책 읽듯이 쭉 한 번 읽어봅니다. 그다음에 문제를 풀어보면서 내용을 확인해요. 그러면 머릿속에 내용이 각인되어 잊어버리지 않고, 시험 점수도 잘 나오더라고요.”
김병준 씨는 “기능사 자격증을 따면 산업기사, 그다음에 기사, 기능장 자격증을 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면서 “기능사 자격증은 상위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는 점이 매력이다”고 말했다. 김병준 씨의 올해 목표는 에너지관리기능장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관련 경력을 인정받아 기능장 자격 조건을 갖췄다. 그는 동년배들에게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추천했다.
“은퇴 전에 여유를 갖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국가기술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거든요. 자격증 공부를 하다 보니 재미를 느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좋은 국가기술자격증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에너지관리기능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시설관리나 설비 분야로 취업할 수도 있고, 경력을 쌓아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이 되면 수입도 안정적이기 때문이죠. 저와 동년배인 중장년층에 특히 유망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야심찬 포부로 시작했던 새해의 마음가짐이 다소 느슨해진 이들도 있을 테다. 스스로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면 교육 기관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계발이나 취업, 귀촌 등을 목표로 한다면 참고할 만한 기관별 교육 신청 일정을 정리했다.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프로그램도 있으니 서둘러 살펴보자.
◇ 한국폴리텍대학 신중년 특화과정
한국폴리텍대학은 기능사·기능장 등 자격 취득 또는 기술 교육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운영된다. 2018년부터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신중년 특화과정’도 선보이고 있다. 비학위 직업훈련과정으로, 일정에 따라 일반 과정과 단기 과정으로 나뉜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40세 이상의 미취업자(실업자)라면 신청 가능하고,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교육비, 실습재료비, 기숙사비, 식비 등 전액을 국가에서 지원하며, 일부 해당자에 한해 수당 및 교통비도 지급한다. 소정의 교육 기간을 거치면(주간 1년 과정 70% 이수자에 한함) 국가기술자격검정 필기시험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수료 후에는 취업알선 및 사후지도도 이뤄진다.
프로그램 살펴보기
[한국폴리텍대학 홈페이지] → [교육훈련과정안내] → [비학위직업훈련과정] → [신중년특화과정] 또는 [신중년특화과정(단기)]
프로그램 신청하기
[한국폴리텍대학 홈페이지] → [입학안내] → [원서접수] → [인터넷원서접수 바로가기] → [신중년특화과정] 또는 [중장년재취업과정]*단기과정 명칭으로 통용
◇ 귀농귀촌 맞춤형 교육 전직창업농·은퇴창업농
귀농귀촌에 관심 있거나 준비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 창업 및 농촌 정착 지원 교육이다. 중장년 대상 교육은 크게 4050세대(전직창업농)와 60대 이상(은퇴창업농)으로 나뉘며, 세부적으로는 탐색과정과 준비과정으로 마련돼 있다. 전직창업농 과정에서는 농업인으로서 삶과 변화 관리, 비즈니스 마인드, 농산물 유통전략, 농촌에서의 가족생활 등을 교육한다. 은퇴창업농 과정은 은퇴와 농업인으로서의 변화, 농촌에서의 보건의료, 은퇴창업농의 자산관리와 재테크 등으로 꾸려진다. 신라대학교, 한국식품정보원, 전국농업기술자협회, 한국농경문화원, 한국사이버원예대학 등 전국 30여 곳의 위탁기관에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교육비의 70%는 국고로 지원되며(교육생 자부담 30%), 부부가 함께하면 1인에 한해 자부담을 50% 경감해준다.
프로그램 살펴보기 및 신청하기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 → [교육정보 및 신청] → [오프라인 교육] → [귀농귀촌 맞춤형 교육] → [페이지 내 교육 정보 및 신청하기 버튼]
◇ 지자체 귀농귀촌 교육
해마다 지자체에서 귀농귀촌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귀촌을 희망하는 지역이 정해졌다면 해당 지자체의 교육을 이수하면 도움이 된다. 주로 지역 농산물 관련한 재배법을 알려주고, 체류형으로 장기간 머무는 경우가 많아 지역민과 교류도 가능하다.
프로그램 살펴보기 및 신청하기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 → [교육정보 및 신청] → [오프라인 교육] → [지자체 귀농귀촌교육] → [교육 정보 자세히보기] *신청 방법은 지자체 및 기관별 상이
◇ 서울시50플러스재단 캠퍼스 및 센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을 위한 통합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기관으로, 지역 50플러스캠퍼스 운영 및 50플러스 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캠퍼스는 서부·중부·남부·북부 4곳, 센터는 도심권·동작·영등포·노원·서대문·성북·금천·강서·서초·강동·양천·성동·강북 등 13곳이다. 캠퍼스와 센터마다 일·자기계발·여가·취미 등 다양한 분야의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시 뛰는 중장년 서울런 4050’의 일환으로, 이용대상이 40~64세로 확대됐다. 현재 2023년 1학기 커리큘럼이 공개됐는데, 이미 인기 강좌들은 마감됐다. 물론 신청 가능한 프로그램도 아직 많이 열려있다. 일부 마감 강좌는 ‘대기신청’이 가능하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자.
프로그램 살펴보기 및 신청하기
[서울시50플러스포털] → [교육+] → [교육신청] *첫 페이지에 수강 신청 중인 강좌 리스트가 먼저 보임, 전체 강좌 리스트를 보려면 원하는 지역 캠퍼스 또는 센터 메뉴 클릭
권영태(52) 씨는 2019년 중국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무려 16년 만의 귀국이었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나이는 50대 진입을 앞뒀는데, 보유하고 있는 뚜렷한 기술이 없는 게 문제였다. 이에 권영태 씨는 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 국비지원이 되는 한국폴리텍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대구에 거주하던 권영태 씨는 2020년 대구 캠퍼스를 찾았다. 승강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기술 자격증을 더 보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의 관심을 끈 분야가 공조냉동. 공조냉동 신중년특화과정 교육은 대전 캠퍼스에서 진행됐다. 그는 대구에서 멀리 대전까지 찾아가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수업이 진행됐는데요. 신중년특화과정은 신중년 눈높이에서 교육을 해주고, 지원도 아낌없이 해줍니다. 기숙사도 지원해줘서 학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한국폴리텍대학이 어떤 개인 학원보다 좋은 것 같아요.”
권영태 씨는 4개월 동안 공조냉동·에너지·가스 세 분야의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실기시험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관심을 조금만 더 갖고 시간 투자를 하면 자격증을 병행 취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격증이 많으면 취업할 때 이점이 된다.
“저는 문과, 경영학과를 졸업했어요. 필기시험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실기시험은 처음 해보는 거라 힘들더라고요. 실기시험은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니까 손에 익도록 연습을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학교에서 실습을 많이 할 수 있게 지원해준 덕에 실기시험도 잘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권영태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교육 수료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해 지난해 7월부터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일하고 있다. 선수촌 용역회사와 계약해서 근무하게 된 것. 그는 기계팀에 소속돼 냉난방기 관리 및 공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권영태 씨는 이제 경력 1년 차로 많이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자기 사업을 하던 사람인데 신입부터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묻자 그는 웃으며 “그런 생각이면 자격증 취득도 못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하나라도 더 배우고 내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권영태 씨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장점에 대해 “기술직이다 보니 정년이 보장된 점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경영학과가 유사 관련 학과로 인정받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권영태 씨는 이후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고, 창업도 생각하고 있다. 어쨌거나 기술을 갖고 있으니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선택지가 다양하다고 느낀다.
“요즘은 정년이 되기 전에 퇴직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새로운 방향이나 길을 찾아야 될 텐데 조금만 노력해서 정보를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우리 주변에 국비지원 교육도 많거든요. 전 친구들한테 한국폴리텍대학 수업을 많이 추천합니다. 문과를 나왔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자신한테 맞는 기술을 찾으라고 말해요. 국비 교육을 잘 활용해서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면 앞으로 10년, 길게는 30년의 생활이 좀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런 희망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세요!”
지구온난화 시대에 공조냉동 분야가 주목받는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공조란 공기조화(Air Conditioning)의 줄임말이다. 공조냉동 업무를 쉽게 설명하면 건물의 냉난방을 관리하며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공조냉동 분야 취업의 첫 단계 자격증이자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를 소개한다.
공조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박테리아·먼지·유해 가스를 제거해 실내에 있는 사람과 물체에게 가장 쾌적한 환경을 조절하거나 조성하는 것을 말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현장에서 공조냉동기계를 설치·운전하며, 냉매를 교환·보충하는 업무를 맡는다. 압축기, 응축기, 증발기, 펌프, 모터, 밸브 등과 같은 부속 설비를 관리, 보수, 점검하는 업무 또한 수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지구온난화와 맞물리며 주목받는 직업이 됐다.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미세먼지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쾌적한 환경에 대한 갈증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공기조화와 냉동기계설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유지·보수를 하는 엔지니어의 수요가 늘어났다. 앞으로 없어서는 안 될 직업으로 예상되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누구나 자격증 취득 가능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국가기술자격증을 발행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 제도는 냉동과 공기조화에 관한 공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공조냉동기계와 관련된 생산, 공정, 시설, 기구의 안전관리 등의 직무를 담당할 기능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공조냉동기계 분야 첫 단계로,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다만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기계과·냉동공조과 등 관련 과를 전공했거나, 직업전문학교나 전문기술학원 등을 통해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증 취득에 좀 더 유리하다.
기능사 위의 단계인 산업기사, 기사, 기술사는 응시 자격이 있다. 전문대학 이상 관련 학과를 졸업했거나 실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공조냉동기계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경력이 없다면 무조건 기능사 자격증부터 취득해야 한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은 필기시험,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주어진다. 둘 다 1년에 4번 시행되며,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받아야 한다. 자격증 시험 응시자는 인기를 입증하듯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필기시험은 2021년 기준 7913명이 응시했으며, 4047명이 합격했다. 합격률은 51.1%다. 실기시험은 57.7%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그 이전 연도 통계도 비슷했으며, 평균 합격률은 50% 정도라고 보면 된다.
필기시험 과목은 공조냉동, 자동제어 및 안전관리다. 냉동기계, 공기조화, 보일러설비 설치, 유지·보수공사 안전관리, 자재관리, 냉동설비 설치, 공조배관 설치 등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객관식 4지 선택형 60문항이 출제되고 시험 시간은 1시간이다. 기출문제를 위주로 열심히 공부하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실기시험은 2022년까지 작업형(동관 작업+동영상)으로 시행됐으나, 2023년부터는 작업형의 동영상 시험이 폐지되고 필답형이 도입되어 복합형(동관 작업+필답형)으로 시행된다. 동관 작업은 주어진 재료를 활용해 도면과 같이 작품을 제작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 시간은 약 2시간이다. 경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실기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전문 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실기시험을 치를 때 유의할 점은 동관 작업 시험을 위해 준비물을 지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제시한 준비물은 유성 사인펜, 직각자, 계산기, 몽키스패너 등 종류도 다양하고 총 18종에 이른다. 그러나 준비물을 지참하지 않았다 해도 감점이 되진 않는다. 작업에 꼭 필요한 물건들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공구 위주로 준비물을 지참할 것을 조언했다.
중장년 취업에 왜 좋을까
공조냉동기계기능사는 정년이 없는 기술직으로 중장년을 위한 취업 교육이 확대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에서는 공조냉동 직종 신중년특화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액 국비지원 교육과정이다.
신중년특화과정에서는 △공조냉동설비 △배관설비 △용접설비 △CAD △설비 자동제어 등을 교육한다. 교육생들이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해 현장 실무를 이끌어갈 기술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백승문 한국폴리텍대학 녹색산업설비학과장은 공조냉동 분야가 유망 직종인 이유에 대해 “요즘은 모든 건물에 냉난방 시설이 잘돼 있고, 큰 건물에는 기계실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로 인해 공조냉동 분야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계설비법이 바뀌어서 의무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추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백승문 학과장은 “보통 나이가 들면 취업이 어려운데 공조냉동 분야는 50대 중반에 은퇴한 후에도 취업이 가능하다. 60대까지도 괜찮다”고 말했다. 백 학과장은 “산업설비 계열은 워낙 수요가 많고 70대까지도 일할 수 있어서 제2의 직업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다양한 방향으로 취업할 수 있다. 에너지와 가스 자격증을 함께 따면 취업이 더욱 쉬워진다.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주로 공조냉동설비 관련 업체, 냉난방 및 냉동장치 제조업체, 냉동고압가스업체, 식품냉동업체 등으로 취업한다. 건설업체, 감리전문업체, 엔지니어링업체, 정밀기계제조업체, 제약회사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의 기술인력,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의한 냉동기 제조시설의 안전관리책임자,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한 감리전문회사의 감리원 등으로도 고용될 수 있다.
전문가는 공조냉동기계기능사의 평균 연봉은 3000만 원 정도라고 짚었다. 경력을 쌓아 기사 이상 되고 능력을 인정받으면 4000만 원대 이상도 벌 수 있다고 한다. 나아가 기계설비유지관리 선임이 되거나 창업하면 더욱 많은 수익이 보장된다.
전직, 재취업, 취업, 창업 등을 준비하고 싶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장년이 많다. 이럴 때는 국가지원 정책과 지원 분야를 꼼꼼히 알아보는 것도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현직에 있을 때부터 제도를 잘 활용하면 좋다. 관련 기관과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평균 은퇴 나이는 49세, 희망 은퇴 나이는 71세. 실제 일하는 기간과 일하고자 하는 기간 사이의 격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이 현직에 있을 때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하다못해 취미로 하더라도 10년 이상 하면 직업이 될 수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정부도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2019년 전직지원 의무화 법안인 재취업지원서비스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대기업, 중소기업 등에 전직지원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재취업, 창업, 창직의 다양한 길이 열리고 있다. 창업진흥원, 전국 37곳의 중장년기술창업센터, 각 지방자치단체, 대학 등에서도 창업에 관한 여러 가지 지원사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2023년 4월부터 ‘노인 일자리 실태조사’가 국가승인통계로 공표된다. 앞으로 정부 차원의 중장년과 노인 일자리 정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장년의 일자리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다양한 경로가 생긴다는 건 긍정적인 신호다. 무엇을 하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역량 강화와 발굴이 필수다. 또한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기 위해서는 준비도 필요하다. 목표에 따라 어떤 기관을 이용하면 좋을지 둘러보자.
역량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면
학점은행제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하는 제도. 효율성이 좋아 시간적·경제적 여유가 없는 중장년에게 적합하다. 새로운 전공 분야를 공부하고 싶거나, 대학원 진학을 위한 학위 취득이 필요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하고 싶다면 학점은행제를 이용해보자.
서울시 기술교육원 만 15세 이상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실습 위주의 기술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재학 중 국가기술자격시험에 응시하면 기능검정료를 지원한다. 1~2월 상반기와 7~8월 하반기에 과정별 수시 모집을 한다.
한국폴리텍대학 평생직업능력개발 대학이면서 공공 직업교육훈련 기관이다. 전국에 35개 캠퍼스가 있다. 신중년특화과정, 여성재취업과정, 전문기술과정 등 비학위 과정과 학위 과정이 있다. 이외에도 실업자과정, 재직자과정 등도 선택할 수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인생 2막을 꾸리고자 하는 50세 이상 세대에게 ‘배움학교’로 통용되는 곳이다. 교육부터 일자리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문화 강의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취업 준비를 하려면
노사발전재단 노사발전재단은 중장년내일센터(전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통해 40세 이상 중장년 맞춤형 고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애경력 설계, 전직 스쿨, 재도약 프로그램 등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1:1 컨설팅을 운영한다. 금융센터 업종 특화 전직지원 서비스와 기업 구인 매칭 서비스도 하고 있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경력단절 및 미취업 여성에게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업교육훈련, 직업상담, 취·창업 연계, 취업 후 사후관리, 경력단절 예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령자인재은행 고용노동부가 만 50세 이상 을 위해 42개의 비영리법인 혹은 공익단체를 지정해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 구인•구직 등록, 직업지도, 취업 알선, 재취업 상담, 직무능력 향상교육 등을 제공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60세 이상 고령자 구인을 희망하거나 경로당 노인 인력 활용을 위한 공동 작업장을 희망하는 기업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를 연결한다. 총 68개 직종의 일자리를 알선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지금까지 3만여 명의 훈련생을 배출했다. 취업과 사회활동 지원, 재취업, 실전 인턴십 등을 통해 60세 이상의 취업을 전문적으로 돕는다.
한국시니어클럽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는 각 지역별로 시니어클럽이 있으며, 노인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서 노인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중장년 새출발 카운슬링 사업 1000명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만 45세 이상 재직자 대상 재취업 상담 서비스다. 특수 형태 근로자나 프리랜서인 중장년도 참여할 수 있다. 직업훈련포털 홈페이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이용하면 된다.
창업을 원한다면
창업에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 창업교육 포털. 예비창업, 창업초기, 창업성장, 재도전 등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로그인하지 않아도 수강할 수 있다.
혁신창업스쿨 창업진흥원에서 혁신적인 기술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해주고, 실무 등의 체계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모두 무료다.
중장년기술창업센터 40대 이상 (예비)창업자를 위한 창업 보육공간이다. 중장년 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창업교육, 네크워킹 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활성화 지원, 멘토링 및 사업화 연계 지원 등의 보육지원을 제공한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예비창업자들이 창업 성공에 이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교육 공간 ‘꿈이룸’을 운영하며, 비점포형 창업 체험 공간으로 ‘드림스퀘어’를 운영한다.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진흥원이 7개월 동안 예비창업자의 사업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제 창업 전 사업하려는 아이템을 제작해 주위 반응을 확인해볼 수 있다. 2020년부터 중장년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Q-net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은데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 꼭 봐야 할 홈페이지다. 자격증과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 등 정부 산하기관에서 시행하는 자격증의 자세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중장년워크넷 고용노동부에서 5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를 위해 운영하는 맞춤형 일자리 사이트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생애경력 설계 서비스, 전직지원 서비스, 신중년경력형 일자리사업 등을 운영한다. 채용 정보와 취업 뉴스 등 동향을 파악하기도 좋다.
“떡 빚는 성악가 신동주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신동주(58) 씨는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떡집 사장이면서 취미 생활로 아마추어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어 자신을 ‘떡 빚는 성악가’라고 말한다. 그가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떡집 사장으로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은 파란만장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신동주 씨는 대기업 홍보실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이후 외식 사업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잘 안 됐다. 한국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그는 자녀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떠났다. 홈스테이를 운영하면서 한국 학생을 돌보는 일을 했다. 그 기간이 또 10년을 넘었다.
신동주 씨는 “영어도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했기 때문에 나에게 딱 맞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여유 있고 행복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신 씨는 귀국 후 보험회사에서 3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사람을 만날 수 없었고 영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다시 백수가 됐을 때 매제가 신동주 씨에게 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을 추천했다.
그렇게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학생이 된 신동주 씨. 요리를 워낙 좋아하는 그는 교육을 즐겁게 들었다. 신 씨는 어렸을 때부터 요리의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방앗간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영향도 컸다. 그는 하교 후 친구들과 뛰어노는 대신 부엌에서 이것저것 만들어봤다고. 떡은 물론 고구마도 굽고, 도넛도 튀겨보고, 요리책을 보며 카스텔라, 머랭 쿠키를 만든 적도 있다고.
운도 따른 덕에 자격증 취득 과정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는 “실기시험을 한 번에 통과했다. 비빔밥과 무생채로 시험을 봤다. 제가 칼질을 참 잘하는데 자신 있는 메뉴가 시험에 나온 것이다. 돌이켜봐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주 씨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폴리텍대학에서 추천해준 식당에서 일했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했고, 현재의 떡집을 찾았다. 집에서 가까워서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직원으로 일하다가 6개월 뒤 사장의 권유로 떡집을 인수했다. 신 씨는 부모님도 방앗간을 운영했던 터라 떡집 사장이 된 것을 운명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떡을 만들 때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이 도움이 됐을까. 신동주 씨는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어 “한식 요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떡을 만들면 배운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식의 냉장 숙성을 배운 덕분에 떡에 응용할 수 있었다. 그런 실험을 통해 음식 맛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이다. 숙성법을 활용해 더욱 쫄깃하고 부드러운 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씨는 마지막으로 동년배들에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외쳤다. 창업 시장의 과열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대신 어딘가에 들어가서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청소를 하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뭐든지 해라”라고 덧붙였다.
“저도 이제 나이가 60세에 가깝잖아요.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힘들어해요. 제 친구 같은 분들에게 괜히 늙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아직 창창할 때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껏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제발, 막걸리 한 병 사서 산에 가지 말아요! 다른 할 일 많잖아요!”
은퇴 후 재취업을 하고자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특히 취미나 관심사를 살려서 직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하는데,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은 이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한식조리기능사는 5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2위에 올랐다. 특히 여성은 살림 경력으로 요리에 자신 있는 경우가 많아, 50대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 1위를 차지했다.
한식조리기능사는 한국 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해 그 자격을 취득한 자를 말한다. 전문 조리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인 기능사 등급의 자격증으로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상위 자격증으로 한식조리산업기사와 조리기능장이 있다.
한식조리기능사는 한식 메뉴 계획에 따라 식재료를 선정해 구입하고 검수하며, 구입한 재료를 영양학적으로 저장·관리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조리 기구와 시설을 관리하며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자격증 취득 후 일반음식점부터 레스토랑(호텔 포함), 학교·회사·병원 등의 집단급식소 등에서 조리사로 일할 수 있다. 다만 전문 레스토랑에서는 전문대학 이상 조리 관련 학과 졸업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중장년층이 취업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은 보통 집단급식소에서 일하는 편이다.
특히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면 퇴근 시간이 빠르고, 방학 기간에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리사 자체가 업체 간, 지역 간 이동이 많은 편이고 고용과 임금이 안정적이지는 못한 편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경력을 쌓고 조리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그때부터 높은 수익과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결과적으로 한식조리기능사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요리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시간을 유연하게 쓰고 싶은 중장년층에게 추천하는 직업이다.
한 번에 필기·실기 합격 드물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은 보통 취득 과정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만만히 볼 수 없는 자격증이다. 시험 과정이 꽤 까다롭다. 필기와 실기시험을 한 번에 합격하는 수험생이 많지 않다.
먼저 필기시험은 쉬운 편이 맞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21년 한식조리기능사 필기시험 합격률은 44.9%였다. 약 50%에 가까운 합격률이다. 제한 시간 1시간 동안 사지선다형 60문제를 풀어야 하고, 60점 이상 맞으면 합격이다.
시험 과목은 한식재료관리, 음식조리 및 위생관리다. 문제집 한 권을 사서 2~3주 정도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면 무리 없이 합격할 수 있다.
실기시험 합격률은 2021년 기준 34.5%에 불과하다.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는 경우가 적고, 2수, 3수생이 흔하다고 알려졌다. 필기시험의 유효기간인 2년 내에 실기시험 재응시가 가능하다.
실기시험은 한식 메뉴 31개 중 2개가 랜덤으로 출제된다. 약 70분 동안 주어진 재료로 조리해야 한다. 심사관 2명이 요리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평가하기 때문에 긴장하기 쉽다.
실기시험은 절대평가제다. 요리 2가지를 각 45점으로 평가하고 위생 상태 평가가 10점으로 총 100점 만점이다. 심사관 2명의 점수가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심사관 2명에게 합격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A 심사관은 70점을 줬는데, B 심사관은 40점을 주면 평균 55점이 되어 불합격이다.
실기시험 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수험생은 조리 도구를 지참해서 시험장에 가야 한다. 그와 관련해 조리도 제대로 못 해보고 실격 처리당해 불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① 위생복, 위생모, 앞치마, 마스크 중 한 가지라도 착용하지 않은 경우 ② 지정된 수험자 지참 준비물 이외에 조리 기구를 사용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한식조리기능사 위생 상태 및 안전관리에 관한 세부 기준을 반드시 확인하고, 위생복, 위생모, 앞치마, 마스크와 지참이 허용된 조리 도구만 실기시험장에 갖고 가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면보와 행주 색상을 흰색으로 통일했다고 하니 더욱 유의하자.
중장년층을 위한 한식조리기능사 교육 훈련소가 많다. 각 지자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대부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제공한다. 비슷하게는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에서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추천한다.
실제로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지난해까지는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을 진행했으나 올해부터는 한식조리기능사 양성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자격증 취득과 함께 취·창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기시험 종목 31가지
한식기초조리실무 재료 썰기
밥·죽·면류 콩나물밥, 비빔밥, 장국죽
탕·찌개류 완자탕, 두부젓국찌개, 생선찌개
조림·볶음·초류 두부조림, 홍합초, 오징어볶음
전·적류 생선전, 육원전, 표고전, 풋고추전,
지짐누름적, 화양적 ,섭산적
구이류 너비아니구이, 제육구이, 북어구이,
생선양념구이, 더덕구이
생채·잡채류 무생채, 도라지생채, 더덕생채, 겨자채, 잡채, 탕평채, 칠절판
회류 육회, 미나리강회
국비 지원 교육과정 많아
중장년을 위한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고용노동부 산하의 국책 특수 대학 한국폴리텍대학을 꼽을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의 외식조리과에서는 신중년 특화과정 교육을 운영한다. 4개월 과정으로 전액 국비 지원된다.
교수진은 한은주 외식조리학과장을 비롯해 2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교수진은 현장 적응력을 갖춘 창의적 조리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은주 학과장은 “교육과정이 빡빡하다고 느껴 힘들어하는 분들도 꽤 있다. 실전,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은 조리 원리, 한식 조리 실습과 함께 실무 양식 조리 실습, 바리스타 실습, 베이커리 실습, 재취업 컨설팅 등이 이뤄진다. 전현진 교수는 “요즘 한식 트렌드는 재해석, 퓨전이다. 그래서 한식과 함께 바리스타, 베이커리 수업도 하고 있다. 밀키트를 개발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퓨전 요리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과 달리 교육생의 남녀 성비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실기시험에서 남성은 요리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여성은 살림을 하며 요리해본 경험이 많은데,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시험을 치를 때 공식을 따라야 하는데 몸에 밴 습관, 조리 방법이 튀어나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더불어 자격증 취득 후 여성은 단체급식소나 어린이집, 남성은 외식업체로 주로 취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한은주 학과장은 교육생이 취업 혹은 창업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신중년의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한 학과장은 “요즘은 젊은 사람도 요리 쪽 일에 관심을 많이 갖지만,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겨서 정작 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해도 금방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업주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데 고용 리스크까지 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신중년은 과거 오랜 시간을 근무한 경험이 있고, 오버타임도 이해해주시는 편이다. 그것을 문화적·관습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 업주분들이 점점 나이 드신 분들을 선호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100세 시대에 정년 이후 일할 수 있는 기술 전문직이 점점 우대받고 있다. 특히 미래 전망이 밝은 기술 전문직 중 하나가 바로 전기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전기기능사는 자격 제한이 없어 중장년이 은퇴 후 재취업으로 도전하기 좋은 직업이다. 실제로 2021년 국가기술자격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50대 이상 남성이 많이 취득한 국가기술자격증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기기능사는 전기에 필요한 장비 및 공구를 사용해 회전기·정지기·제어장치 또는 빌딩·공장·주택 및 전력시설물의 전선케이블, 전기기계 및 기구를 설치, 보수, 검사, 시험 및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전기기능사는 전기 분야 기술사, 전기기능장,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가 되기 위한 첫 단계이다. 비전공자거나 경력이 없어도 누구나 자격증 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기기사나 전기산업기사는 시설 분야의 경력이 없거나 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았다면 바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없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시설·전기 관련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전기기사는 전기산업기사 자격증 취득 후 시설·전기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제2의 직업으로 전기 관련 일을 하고 싶은 중장년들은 먼저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더불어 아파트 및 빌딩에서는 중장년 전기기능사 채용을 선호하는 분위기로 전망이 밝다.
전기기능사 중장년에 좋은 이유
전기기능사는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인정받는 자격증은 아니다. 전기 관련 업계에 처음 발을 디디는 사람이 따는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자격증이 없어도 건축 현장 등 일할 수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전기공사 업체들도 정직원을 뽑을 때는 최소 전기기능사 이상을 요구한다.
즉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전기 관련 경력은 없지만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격증이다. 더불어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응시 자격을 갖추는 기본이 되기 때문에 자격증을 취득하면 정년이 더욱 보장된다.
전기기능사 자격을 갖게 되면 아파트나 빌딩의 전기 안전관리원이나 전기공사 시공업체, 전기기기 생산업체 등 다양한 곳으로 진출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층은 아파트 시설관리 분야 중 하나인 기전직(기계+전기)으로 많이 진출하는 추세다.
기전직은 보통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한 달에 15일 정도 일하는 셈으로, 처음 시작할 때 평균적으로 월 250만 원을 벌 수 있다. 경비 관련 업무와 비교해 노동 강도가 높지 않고 보수가 훨씬 좋은 편이다. 더욱이 주민들의 갑질 문제에서도 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일이 적다.
특히 전기안전관리자로 선임되면 70대까지 일할 수 있다. 전기 설비 용량이 1000kW 이상인 건물이나 산업 현장에는 ‘반드시’ 전기안전관리자를 두어야 한다. 이를 선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법적으로 전기기능사는 선임이 될 수 없고, 상위 등급인 전기산업기사부터 가능하다. 그러므로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일을 하면서 공부를 병행해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자. 또한 주택관리사,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하면 몸값이 더욱 뛰고, 일할 수 있는 선택의 폭 또한 넓어진다.
전기기능사 자격증 취득법
전기기능사 자격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국가공인자격증이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시험으로 나눠져 있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자에 한해 실기시험 응시가 가능하다. 필기와 실기시험 모두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겨야 하고, 각각 1년에 네 번 시험을 볼 수 있다.
필기시험은 전기이론, 전기기기, 전기설비 세 과목이다. 필기시험 합격률은 평균 30%대로 경력이 없거나 문과 전공자라면 시험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까다로운 수학 계산 문제가 1/3 정도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수험생이 많다.
실기시험은 약 5시간 동안 전기설비 작업을 평가한다. 필기시험은 독학으로도 가능하지만, 실기시험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전문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은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여성, 중장년층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여성들은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한번 배우면 잘 따라 하고 합격률이 높다고 한다. 중장년층은 노안 때문에 작업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잘 안 보이거나 손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올바른 학습과 철저한 준비가 더욱 요구된다.
중장년 위한 배움터 활짝
가장 쉽고 보편적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는 방법은 자격 취득 학원이나 온라인 강의 등 교육기관을 찾는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면 저렴하게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특히 중장년에게는 고용노동부 산하의 국책 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을 추천한다. 남인천캠퍼스에는 신중년특화과정 스마트전기과가 있다. 만 40세 이상의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교육비, 식비, 기숙사비까지 전액 국비로 운영된다. 1년에 두 번, 각각 25명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전공 이론 수업은 물론 실무 양성 교육도 진행한다. 전공 실무인 기초전기에서부터 전기설비, 시퀀스제어 실무 교육을 받으며, 전기기능사 실기시험 준비와 수배전설비 실무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직업훈련 교육을 실시하는 서울남부기술교육원에도 전기학과가 있다. 전기 관련 자격증뿐만 아니라 승강기기능사, 공사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실제로 전기학과는 2년 연속 서울남부기술교육원 우수 취업학과로 선정되면서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다.
100세 시대에는 은퇴란 없다는 말이 있다. 은퇴 후 재취업으로 제2의 직업을 가지며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중장년층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고령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연령은 49.3세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는 51.2세, 여자는 47.7세다.
더불어 고령층은 평균적으로 73세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의 일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58.7%로 가장 많았고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33.2%) ▲‘무료해서’(3.8%) 등 순이었다.
결과를 보면 실제 평균 은퇴 연령과 희망 연령에는 20년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다. 고령화 사회에 신중년 일자리가 더욱 증대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 신중년들의 일자리는 단순 노무직을 떠나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점점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또한, 신중년 고용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들도 함께 짚어봤다.
4차산업과 전문성
2021년 5월 55~79세 고령층 인구는 1476만 6천 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9만 4천 명(3.5%)이 증가했으며, 15세 이상 인구(4,504만 9천 명)의 32.8%를 차지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8.0%로 전년동월대비 0.5%p 상승했고, 고용률은 56.0%로 전년동월대비 0.7%p 상승했다. 55~64세 고용률은 67.1%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했으며, 65~79세 고용률은 42.4%로 2.0%p 상승했다.
고령층 취업자의 산업별 분포를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이 38.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도소매·숙박음식업(17.6%), 농림어업(13.6%) 순으로 높았다.
직업별 분포를 보면, 단순노무종사자(25.6%), 서비스‧판매종사자(22.3%), 기능·기계조작 종사자(22.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전문 기술직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꼽은 신중년 유망 직업은 보건, 의료, 생명공학, 사회복지 분야 등이다. 특히 데이터 보안, 항공(드론) 관련 직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4차 산업시대를 맞아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이 높아짐에 따라 재취업을 원하는 신중년들도 전문적인 기술과 소양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이제 단순 노동직을 원하면 안 된다는 것. 단순 노동직은 단기 일자리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어 이전처럼 농사만 지을 것이 아니라 스마트팜을 운영하면서 디지털 사회에 맞춰 발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년 일자리 정책
먼저 신중년의 고용을 위한 정책으로 ‘신중년 적합직무 고용장려금’(이하 ‘적합직무’) 제도가 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적합직무 사업은 중소·중견기업이 신중년 적합직무에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면 1년간 최대 960만 원의 고용장려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우선지원대상기업(산업별로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가 일정 기준 이하인 기업) 등 기업들은 장려금을 지원받아 필요한 직무에 적합한 신중년을 채용해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단 우선지원대상기업 또는 중견기업은 50세 이상 구직자를 채용하려는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우선지원대상기업은 최대 월 80만 원, 중견기업은 최대 월 4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원 기간은 최대 1년으로 승인 후 3개월 단위로 지원금이 지급된다.
노동부는 지난해 디지털·환경 분야의 20개 직무와 인구구조·시장 변화에 따라 구인 수요가 늘어난 장례지도사·애완동물 미용사 등 9개 직무 등 총 29개 적합직무를 추가로 지원대상에 포함하며 신중년의 고용을 장려했다.
이와 함께 장년 근로시간단축 지원금 제도도 있다. 근로시간단축으로 감소된 장년 근로자의 임금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이다. 현재 직장에서 18개월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근로자로서, 주당 근로시간을 32시간 이하로 단축하면서 임금이 줄어든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이 되면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 전후 임금 차액의 2분의 1을 최대 2년간 연 1080만 원 한도로 지원한다. 사업주에게는 근로시간 다축 적용 근로자 1인당 최대 2년간 월 30만원의 간접노무비가 지원된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중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 센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전문성을 길러주는 교육도 확대되고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과 업무 능력을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지원센터를 찾아보자.
먼저 대표적으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만 40세 이상의 중장년에게 생애경력설계, 전직, 재취업 등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프로그램으로 신중년 인생 3모작 패키지와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전직·재취업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중장년이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직업역량을 강화하는 맞춤형 직업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고령자인재은행은 만 50세 이상 장년 구직자들에게 직업을 소개해주는 곳이다. 현재 44개소가 있다. 이밖에 고용노동부 홈페이지나 자신이 사는 지역의 50+센터나 일자리 센터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