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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에 명심해야 할 간 건강관리법
-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다가 결국 큰 손해나 화를 입는다는 의미다.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중 이 속담을 잘 새겨둬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간질환이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병이 움텄다가 악화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B형이나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 알코올 등에 의한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 위험성이 급격히 올라간다. 권정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추석을 맞아 차례나 성묘 뒤 음복이나 가족끼리 모여 술 한두 잔을 기울이다 보면 자칫 만성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등이 악화해 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사망률 2위 간암,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 2019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국내에서 간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는 1만5405명으로 전체 암 발생의 6.6%를 차지하며 6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사망률은 또 얘기가 달라진다. 암종별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간암이 20.7명으로 폐암 34.8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2.9:1로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체내의 다양하고 복잡한 물질대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생성하고 나쁜 독성물질을 해독한다. 그러나 간은 손상이 심해질 때까지 거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간염으로 간수치가 매우 높아져도, 간경변으로 진행해 간이 작아져도, 간암이 생겨 간에 크게 자리해도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복수가 차거나 황달이 생겨야만, 간암 덩어리가 다른 장기를 누르거나, 출혈이 생겨야만 병원에 찾아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다만 권정현 교수는 “만성 B형간염이 비활동성에서 활동성으로 급격하게 악화하거나 A형·B형·C형간염 바이러스에 급성으로 감염되면 열감, 피로감,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쾌감 등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 눈이나 피부색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하는데, 환자들의 경우 눈 색의 변화보다는 소변색이 갈색으로 매우 진해지는 것으로 더 빨리 느낄 수 있다. 이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또 “무증상인 경우가 많은 간질환의 특성상 간질환을 사전에 진단받고 정기적으로 진료하는 것만이 이상 소견을 빨리 찾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 원인은 만성 B형·C형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도 힘들고 사망률도 높은 간암의 주요 원인은 간세포나 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 간염이다. 간염이 장기간 만성으로 지속되면 간경변 등으로 간섬유화가 진행되고, 새로 재생된 간세포들이 재생결절, 이형성결절을 만들고 이 중에서 간암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B형간염의 경우 간경변증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간암이 생기기도 하는데, 간수치나 간기능이 좋다고 여기는 젊은 만성 B형간염 환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암은 대부분 기저 간질환이 있고 위험인자인 B형(72%), C형(12%) 바이러스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9%) 환자에서 발생한다. 이 밖에 약물, 비만, 자가면역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2014년 대한간암학회 간암의 위험요인).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약 10배 증가하고,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0배나 높아진다. 또 간염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간암의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한다. 권정현 교수는 “간암은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기저 간질환 유무를 잘 파악하고, 이에 맞게 항바이러스 치료, 간암 스크리닝 검사, 간경변증의 진행 정도 모니터 등 개별화된 맞춤 진료를 하는 것이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백신 접종하고 위생 수칙 준수 B형·C형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이나 체액에 의한 비경구적 방법을 통해 전파된다. 대표적인 예로 어머니와 신생아 사이의 수직감염, 성관계를 통한 전염,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돼 감염되는 경우 등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눈썹 문신, 피어싱, 타투, 환자의 면도기·손톱깎이·칫솔 공유, 비위생적인 침, 부황 등을 통해 전염된다.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혈액투석 환자, 환자의 혈액을 취급하는 채혈실 혹은 검사실의 의료인 등도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 헌혈의 경우 바이러스 간염을 미리 차단(스크리닝)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혈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의 가벼운 포옹이나 입맞춤, 식사를 같이하는 등의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 산모가 B형간염이 있으면 출생 직후 아기는 수직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접종 외에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추가적으로 접종한다. 이러한 처치에도 발생할 수 있는 수직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최근에는 고바이러스혈증을 가진 산모의 경우 임신 중·후반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예방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권정현 교수는 “만성 B형간염 산모의 경우 아기에게 수직감염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산 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 가능성, 예방적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중단 여부, 기존에 치료하던 항바이러스 치료제의 유지 유무 등 환자로서도 매우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시기다”며 “산부인과 진료와 함께 간 내과 진료도 꼭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간염 항체가 있는지 간염 바이러스 보유상태를 알 수 있다. 혈액검사 결과 항체가 없으면 B형간염 바이러스는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미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로 알고 있는 경우다. 이때는 간수치의 정상 유무, 무증상에 상관없이 바이러스 수치를 포함한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 등 정기진료를 받아 간염의 상태에 따라 항바이러스 치료 시기를 조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C형간염은 항체 양성인 경우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권정현 교수는 “B형간염의 경우 대부분의 건강검진 등에서 검사 항목으로 포함돼 있지만 C형간염은 유병률이 낮아 검진 항목에 없는 경우도 많다”며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해서 C형간염 음성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어 “C형간염의 경우 항체가 있다는 것은 오히려 만성 C형간염 진단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가적인 HCV RNA 검사를 꼭 시행해 양성으로 나온 경우 간수치, 무증상에 상관없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1964년생을 대상으로 C형간염 검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C형간염 바이러스는 아직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도록 생활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전파 질환으로 문신, 피어싱을 할 땐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도 각자 개인 것을 사용한다. 술은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뿐만 아니라 모든 간질환 환자에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다. 권정현 교수는 “간은 우리가 먹는 밥조차도 독이라 생각하고 해독작용을 하는 기관으로 술의 대사작용은 간에 큰 손상을 끼친다”며 “술을 잘 먹는다고 생각하는 경우 ‘난 간이 술을 잘 해독하는 것 같아’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술의 절대량에 비례해 간 손상이 발생하는 만큼 즐거운 추석 명절에는 술 대신 덕담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2020-09-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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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스포츠 활성화로 건강한 국민을
-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운동을 잘해서 국가대표로 올림픽에도 나가고 입상해 메달까지 따온다면 더 바랄 나위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아무나 하지 못한다. 국민의 0.0001% 이하가 누리는 엘리트스포츠맨이다. 엘리트스포츠맨이 되려면 타고난 천부적인 자질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우수한 코치 밑에서 체계적인 수업을 받아야 하기에 돈도 많이 든다. 국가도 태릉선수촌을 만들고 지원도 많이 한다. 누구나 국가대표가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일반인은 생활스포츠로 건강을 위해 즐기면 된다. 재능이 있으면 빨리 성장하겠지만 적성에 맞으면 생활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스포츠는 다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많이 획득했다고 또는 위대한 선수를 배출한 나라라고 그 나라의 국민 체력이 높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올림픽의 메달 경쟁에서 상위권에 든 미국이나 중국의 국민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호날두의 고국인 포르투갈 또는 메시의 조국인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체력이 높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기준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질병 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도 하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국민을 건강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발달한 나라가 더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닐까? 선진국에서는 학교 체육시간에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운동을 경험하도록 해 자신에게 맞는 종목을 평생 자기만의 스포츠로 만들게 한다고 한다. 즉 생활스포츠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학생 시절부터 야구나 배구, 아이스하키를 취미삼아 하던 사람이 성인이 되어도 동호인 클럽에서 운동을 계속한다. 격렬한 운동인 축구도 그렇고, 70세가 훌쩍 넘은 분들이 은발을 휘날리며 탁구와 테니스를 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참 좋다. 어디까지나 생활스포츠이기 때문에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건강을 위해 즐기면서 한다. 나는 30대 때 직장생활을 하면서 테니스에 입문했다. 운동신경이 둔하고 키도 작아 잘하진 못했지만 지금도 동호인 클럽에서 영원한 현역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생활스포츠로 즐기고 있다. 테니스로 건강을 다져 울트라마라톤에도 출전하고 헌혈 100회를 해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내 건강의 8할은 테니스로부터 왔다고 자부한다. 세상의 사람들을 세 부류로 나눈다면 건강해서 운동장으로 달려가는 사람과 아파서 병원에 있는 사람 그리고 병원에 갈 정도로 아픈 것도 아니고 운동장으로 뛰어갈 만큼의 건강한 사람도 아닌 중간 부류의 사람이다. 중간 부류의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적성에 맞는 스포츠를 찾아 즐겨야 한다. 나이가 들면 힘이 없어지고 행동도 둔해진다. 이를 더디게 하는 데는 운동만 한 것이 없다는 게 정설이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산다고 해도 아파서 골골거리며 오래 사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국가도 엘리트스포츠맨을 육성하고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을 위한 생활스포츠에도 신경 써야 할 때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가 창궐해도 생활스포츠가 발전한 나라의 국민들은 쉽게 이겨내리라고 본다.
- 2020-08-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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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 100회 기록, '명예의 전당'에 올라보니
- 헌혈 100회째. 드디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오랜 기간 헌혈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우선 감사드렸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급감한 시기에 이룬 쾌거라 더욱 기쁘다.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자들에게 명예의 전당이라는 제도를 마련한 것은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 헌혈이기 때문이리라.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어도 사람의 피를 인공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오직 인간의 몸만이 인간의 피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혈액은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농축 적혈구 35일, 혈소판 5일)하다. 그래서 적정 혈액 보유량 5일분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이런 사정으로 헌혈자가 연간 300만 명이나 필요하다고 한다. 헌혈할 마음이 있다고 헌혈이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건강한 몸이 뒷받침돼줘야 한다. 헌혈 가능 연령은 65세까지다. 체중이나 혈압이 적절하고 헤모글로빈 수치도 기준치에 들어야 한다. 문진을 통해 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약물을 복용한 사람은 일정 기간 헌혈할 수 없다. 임산부도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 중에는 헌혈할 수 없다. 헌혈을 한 뒤에도 혈액원에서 다시 피를 세밀히 분석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 등 건강하지 못한 혈액은 폐기처분된다. 질병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피를 수혈하기 위해 헌혈자에 대한 기본 검사가 있다. ‘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말라리아’ 항체 검사와 함께 ‘T형 림프구’수치를 조사하고 ‘비예기항체’와 ‘ABO혈액형아형 여부도 체크한다. 추가로 ‘요소질소’, ‘총콜레스테롤’, ‘AST알부민’ 검사도 한다.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다 통과해야 건전한 혈액 자격을 얻어 다른 사람에게 수혈이 된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른 말로 건강하다는 의미다. 혈액을 분석하면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헌혈도 하고 건강도 체크하고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명예의 전당’ 제도가 여기저기 다양하게 많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10만 시간을 무사고로 운전한 택시기사, 10만 켤레의 구두를 닦은 구두닦이, 30년을 동네 이장으로 활동한 사람들에게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주면 어떨까..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은 모두 박수받아 마땅하다.
- 2020-07-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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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흔아홉 번째 헌혈을 하고 나서
- 오늘 헌혈은 나로서는 의미가 깊다. 헌혈을 100회 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데 오늘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바로 앞 관문인 99회째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홈페이지에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사람을 조회해보니 오늘 기준 5136명이고 60대 이상 그룹에서는 253명이 검색되었다. 나는 적십자사 총재로부터 30회 헌혈은장을 받을 때도 50회 헌혈금장을 받을 때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신은 없었다. 69세까지만 헌혈이 가능한데 그때까지 100회를 채울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영문도 모르는 빈혈이 있다고 헌혈하러 가서 퇴짜를 당하는 경우도 자주 있어서 용기를 꺾었다. 한번은 직장 부하직원과 함께 헌혈을 하러 갔는데 전혈비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모처럼 함께 와준 직원 앞에서 체면을 구긴 것 같아 창피했다. 변명 삼아 “내가 철분이 부족하다 하니 우리 시장에 가서 순대나 사 먹자” 하고 직원을 꼬드겨 재래시장으로 갔다. 철분이 많을 것 같은 순대와 소, 간 등을 주문해 배부르게 먹었다. ‘이 정도면 이제 철분이 충분해졌겠지’ 하고 내심 만족해했다. 그런데 함께 갔던 직원이 사무실에 와서 “우리 과장님은 아직 철이 덜 들었답니다” 하고 떠들어 영문을 모르는 다른 직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직원들이 한발 늦게 웃음을 팡 터뜨렸다. 단체로 헌혈을 하러 가 보면 부적격자로 판정받는 사람이 많다. 헌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건강상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헌혈은 피를 뽑아 남에게 주는 행위다. 타인의 혈액을 받는 사람은 사고나 수술로 인해 피를 공급받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다급한 상황에 있는 이들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 동물의 피를 대신 수혈할 수도 없다. 헌혈은 오직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사랑의 행위다. 숭고한 희생정신을 높이 사서 세계 모든 나라들이 매혈은 금지하고 있다. 헌혈자는 깨끗하고 건강한 피를 나눠줘야 한다. 나는 언제나 기도하는 심정으로 헌혈을 해왔다. 헌혈 예정 1주일 전부터는 술을 멀리하고 가벼운 운동으로(심한 운동은 안 좋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이렇게 관리를 해도 언제나 헌혈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전혈비중 체크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적이 많았다. 최근에서야 내 몸의 비밀을 알게 됐다. 내가 고기를 잘 먹지 않아 피를 만드는 원료인 철분이 부족하고 마라톤이나 테니스 등 무리한 운동도 그 원인이 됐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뒤 고기를 먹으면서 빈혈은 사라졌다. 헌혈 과정도 간단하지 않다. 헌혈하기 전 문진표를 작성하면서 건강체크를 해야 한다. 다음으로 간호사가 혈압과 빈혈 테스트를 하고 해외여행 경험, 먹고 있는 약, 최근 다녀온 병원 등을 물어보고 헌혈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되면 바코드가 있는 팔목밴드를 손목에 감아준다. 순서를 기다리다 호명이 되면 물 한 컵 마시고 심호흡을 크게 하고 헌혈 베드에 오른다. 매회 경험하는 감정이지만 헌혈 주삿바늘이 팔에 꼽힐 때까진 좀 두렵다. 간호사의 실수로 주삿바늘이 혈관을 관통해 근육을 찌른 경우도 있고 잘못 꼽아서 다시 한 적도 있다. 헌혈이 끝나면 모두 전산화되기 때문에 헌혈 후 유의사항이 문자로 온다. 내 혈액이 지금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있는지도 조회하면 알 수 있다. 채취된 혈액은 혈액원에 전달되어 다시 정밀검사를 거쳐 안전하다고 판정이 되면 수혈에 사용된다. 검사 결과도 검색하면 알 수 있다. 혈액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해(농축 적혈구 35일, 혈소판 5일) 적정 보유량인 5일분이 항시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헌혈자가 눈에 뛰게 줄었다고 한다. 비축 혈액량이 3~4일분에 불과하다는 혈액원 안내판을 볼 때면 살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불안하고 안타깝다. 외국에서 혈액을 수입하지 않으려면 연간 약 300만 명의 헌혈자가 필요하다. 여기에 동참하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곧 명예의 전당에 오를 걸 생각하면 흐뭇하다.
- 2020-06-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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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총리 "오늘부터 고3 등교, 국민 모두 지켜봐야 한다"
-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안전하게 등교수업이 진행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국과 일부 유럽국가들은 이미 학교 문을 다시 열었으나 우리는 아이들의 안전과 관련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며 고등학교 3학년 등교수업이 시작된 것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고3을 시작으로 27일에는 고2·중3·초등1~2·유치원생, 다음달 3일에는 고1·중2·초3~4, 다음달 8일에는 마지막으로 중1·초5~6이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한다고 지난 11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정 총리는 “그동안 지자체와 교육부, 일선 학교의 교직원들은 방역환경 개선 등 안전한 등교수업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며 “오늘도 긴장상태에서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총리는 이태원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이태원에서 시작된 지역감염이 끝나지 않았고, 위험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정부는 철저한 역학조사와 광범위한 진단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조기 발견해 격리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에서 확산의 매개체가 된 코인노래방에 대해서는 청소년의 출입을 엄격하게 관리 또는 자제토록 하는 조치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개인 헌혈이 늘어나면서 혈액 수급이 다소 나아졌다”며 “하지만 여전히 혈액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80일 만에 고3 학생의 등교 수업이 시작된 20일 서울 송파구 창덕여고에서 학생들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2020-05-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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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 "건강에 큰 지장 없다"
- 잠깐 시간을 내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헌혈. 하지만 ‘헌혈은 건강에 좋지 않다’, ‘헌혈하다 감염됐다고 하더라’ 하는 잘못된 소문과 편견으로 참여를 망설이게 되곤 한다. 안심하고 헌혈을 해도 괜찮은 걸까. 헌혈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헌혈을 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헌혈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건강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헌혈로 인해 몸 속 혈액량이 줄어들면 건강에 무리가 없을까. 정답은 ‘헌혈로 인해 몸 속 혈액량이 줄어도 건강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에 있는 혈액량은 남성의 경우 체중의 8%, 여성은 7% 정도다. 이를테면 체중이 60㎏인 남성의 몸 속에는 약 4800㎖의 혈액이 있고, 50㎏인 여성은 3500㎖ 정도의 혈액을 갖고 있다. 몸 속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대비한 여유분으로, 헌혈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건강에 큰 무리가 없다. 또한 우리 몸에서는 매일 일정량의 혈액이 생성돼 헌혈 후에 혈액과 혈장은 24시간 이내, 적혈구수는 수주 이내에 헌혈 전 상태로 회복된다. 따라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헌혈 당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한다면 320㎖ 또는 400㎖ 정도의 헌혈은 일상생활이나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헌혈에 참여해도 된다. ◇헌혈을 통해 감염병에 걸릴 수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발생하면 헌혈을 통한 감염 우려로 헌혈 참여가 위축되곤 한다. 하지만 메르스(MERS), 사스(SARS)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혈액을 매개로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또한 수혈로 전파된 사례는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채혈바늘, 혈액백 등 헌혈에 사용하는 모든 기구는 무균 처리되며, 한 번 사용 후 전부 폐기 처분하기 때문에 헌혈로 인해 다른 질병에 걸릴 위험은 없다. 헌혈의 집 및 헌혈 카페 방문을 통한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채혈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의 체온 및 호흡기 증상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채혈현장의 모든 시설과 기기를 매일 소독하고 있으며, 월 1회 소독을 실시하는 등 방역관리를 강화해 채혈현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채혈관련 직원과 헌혈자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더욱 강화했다. ◇헌혈로 이윤을 추구한다? 혈액사업에 대해 많은 이가 가진 오해 중 하나는 국민들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혈액을 혈액원이 돈을 받고 병원에 공급해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혈액원이 병원에 수혈용 혈액을 공급할 때 받는 금액은 채혈된 혈액이 의료기관으로 공급되기까지 혈액의 안전성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채혈비, 검사비, 헌혈자 관리비 등을 보상하기 위한 수가이다. 또한 혈액관리법에 의하면 혈액 및 헌혈증서는 매매가 금지돼 있다. 혈액관리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금전, 재산상의 이익 기타 대가적 급부를 주거나 주기로 하고 타인의 혈액(제14조의 규정에 의한 헌혈증서를 포함한다)을 제공하거나 이를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혈액과 헌혈증서를 사고파는 것은 위법 행위이며 관련법규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혈액을 다른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헌혈증서는 수혈을 받는 자가 해당 의료기관에 제출하면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제17조제3항에 따라 진료비의 수혈비용 중 본인부담금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국민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실천인 헌혈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헌혈에 참여함으로 소중한 생명나눔의 가치를 실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 2020-05-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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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의 집 이대로 볼 수 만 없다
- 오늘 ‘헌혈의집’을 방문해보니 헌혈자가 없어 썰렁하다. 간호사들이 쌍수를 들어 나를 반긴다. 종전 같으면 대기표를 뽑고 기다렸다가 헌혈을 했었는데 오늘처럼 대기자가 한명도 없었던 적은 없었다. 아마 코로나-19여파로 헌혈자가 감염을 우려해 헌혈의 집을 찾지 않는 것 같다. 헌혈을 하고 있는 내내 겨우 3명이 더 들어왔을 뿐이다. 혈액은 사고 시 긴급하게 필요하므로 3일치의 여유분이 항시 필요하다고 혈액원에서 밝혔다. 앞으로 혈액부족이라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혈액원에서 헌혈을 독려하는 홍보방송도 여러 번 했지만 코로나-19의 공포감에 사람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으려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 헌혈의 집은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곳이다. 출입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가 없고 입구에서부터 손 소독을 먼저하고 체온측정을 하여 양호해야 입장할 수 있다. 발열 및 호흡기 증상(기침, 가래, 인후통 등)이 있어도 헌혈은 불가하다. 헌혈 후 14일 이내 코로나 유사증상이 생기면 즉시 CRM센터(1600-3705)로 연락을 하도록 안내한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 헌혈하러 갈 이유도 만무하다. 아직까지 헌혈의 집에서 감염환자가 나왔다는 말은 없다. 나는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 오늘로 94회 헌혈을 했다. 헌혈을 30회 하면 대한적십자사에서 주는 은장을 받고 50회하면 금장을 받는다. 100회를 넘기면 자랑스러운 헌혈자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나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남을 위해 몸으로 보시한다는 심정이다. 헌혈은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헌혈 전에 문진과 검사를 통해서 건강하지 않으면 받아주지 않는다. 설령 헌혈을 했다고 해도 혈액원에서 엄정한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양호한 경우에만 다른 사람에게 수혈이 된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또 다른 증거다. 혈액원에서 무료로 혈액검사 결과를 알려주는 것도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는데 도움이 된다. 혈압, 맥박, 빈혈검사는 헌혈 전에 하지만 헌혈 후에 혈액원에서 정밀검사를 통해 내 핏속의 총단백의 함량은 물론 콜레스테롤, 알부민, 효소의 일종인 AST, 신장기능의 지표인 요소질소검사까지 통보받는다. 내가 주기적으로 헌혈을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피의 존귀함을 알기 때문이다. 피는 사람 생명의 다른 말이다. 사람 몸에 피가 돌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 피를 실험실에서 만들 수 없다. 짐승의 피를 사람 몸에 수혈하면 사람이 죽고 사람의 피를 짐승에 수혈해도 안 된다. 사람에 헌혈하는 피는 오직 사람이 사람만을 위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귀한 사람사랑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잠시 시간을 내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헌혈에 동참하는 것도 좋겠다.
- 2020-04-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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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혈하면서 건강을 챙기자
- 병원에 가면 피를 뽑아 건강을 체크한다. 나는 헌혈을 하면서 공짜로 건강 체크를 한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헌혈을 할 수 없다. 보균자나 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의 헌혈을 가려내기 위해 1차적으로 문진을 한다. 그다음엔 전혈비중측정과 혈압 체크를 한다. 운 좋게(?) 이 과정을 통과해 헌혈을 했다고 해도 혈액검사소에서 심층적인 혈액검사망을 또다시 통과해야 다른 사람에게 수혈이 된다. 혈액 검사결과는 헌혈자에게 보내주고 전산화되어 10년 전 기록도 언제든 볼 수 있다. 오늘(2019년 1월 28일)까지 79회 헌혈을 했다. 검사지를 받아보니 총 11가지 항목의 검사결과가 나와 있다. B형간염바이러스와 매독항체 검사도 있고 총단백, AST, 알부민, 콜레스테롤, 요소질소 검사결과 등 건강지표가 골고루 나와 있다. 헌혈할 때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니 자연스럽게 건강 체크가 된다. 헌혈은 피를 뽑아 남에게 주는 행위다. 남의 혈액을 받는 사람은 사고나 수술로 인해 피를 공급받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다급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해도 피는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 동물의 피를 대신 수혈할 수도 없다. 오직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사람 사랑이 헌혈이다. 헌혈자는 깨끗하고 건강한 피를 헌혈해야 한다. 나는 헌혈 예정 1주일 전부터는 술을 멀리하고 가벼운 운동으로(심한 운동은 오히려 나쁘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렇게 관리를 해도 언제나 마음대로 헌혈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혈액 속에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전혈비중 체크에서 아깝게 탈락한 적도 많았다. 피를 만드는 원료인 철분 섭취가 부족했거나 무리한 운동 등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한번은 직장 부하직원과 함께 헌혈을 하러 갔는데, 전혈비중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철분이 부족하다 하니 순대나 사 먹자 하고 직원과 재래시장으로 가서 순대와 소 간 등을 주문해 배부르게 먹었다. 그런데 함께 갔던 직원이 사무실에 와서 “우리 과장님은 아직 철이 덜 들었어요!” 하고 떠들어대 모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직원들은 한바탕 웃었다. 헌혈을 계속 해오던 사람은 69세까지 헌혈이 가능하다. 모든 행위는 해야 하는 목적과 달성할 목표가 있어야 계속 실천이 기능하다. 나의 첫 목표는 헌혈 30회를 달성해서 대한적십자사 총재로부터 은장을 받는 것이었다. 그러다 또 욕심이 생겨 50회를 목표로 해서 금장까지 받았다. 이제 100회까지 실천해 명예의 전당에 오르려고 한다. 아직 21회나 남았다. 까마득한 목표를 과연 이룰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지만 한 발 두 발 뚜벅뚜벅 앞으로 나갈 뿐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고 건강을 알기 위해 나는 헌혈을 한다.
- 2019-01-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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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기부 "작은 재능이라도 실천해야 나눔이 된다"
-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의 목록 버킷리스트. 한 번쯤은 들어보고, 한 번쯤은 이뤄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애써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도 어떻게 이뤄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 이러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매달 버킷리스트 주제 한 가지를 골라 실천 방법과 사례자의 조언을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앞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버킷리스트 서베이에서 1위를 차지한 ’재능기부‘에 대해 알아봤다. 도움말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 오산시 노인장애과 라애신 주무관 재능기부, 그 개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재능기부협회 최세규 이사장은 “개인이나 기업, 단체 등이 가진 재능을 소외된 곳에 나누어주는 것을 ‘재능기부’라 할 수 있다”며 “한시적인 거창한 후원보다는 목소리 기부, 헌혈, 어르신 안마 등 소박한 나눔과 실천이라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소소한 능력만으로도 실천하려는 의지만 확고하다면 부담 없이 이룰 수 있는 목표라는 것. 최 이사장은 “새롭게 특별한 재능을 만드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익힌 기술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재능을 탐색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나눔을 향한 진정한 마음가짐”이라 강조한다. 재능 분야 탐색, 소소해도 괜찮다 ‘어떤 분야에 재능기부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자기 능력을 증명하거나 전문성을 올리기 위해 자격증 취득, 학위 수여 등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이들이 있다. 그 열정은 좋지만,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기에 자칫 재능기부의 시작이 차일피일 미뤄지기 일쑤다. 도움 주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더 잘하려고 무언가를 채우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부터 나누며 노하우를 다져가는 게 좋다. 최세규 이사장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재능을 나누려는 마음가짐이 첫째”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특정하여 찾기보다는, 사소한 것도 재능이 될 수 있다고 여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재능기부처 찾기, 발품을 팔자 대체로 재능기부를 결심한 이라면 어떤 재능을 나눌지에 대해 미리 정해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이다. 어디에 가서 문을 두드리느냐는 것. 재능기부협회의 경우 온라인과 전화 접수를 통해 재능기부 공급자와 수급자를 연결해준다. 그 외에도 몇몇 웹사이트나 지역 평생교육원 홈페이지 등에서 이러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생각 외로 웹서핑을 통해 재능기부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막상 인터넷 검색창에 ‘재능기부’라 치고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사이트에 들어가면 대부분 아르바이트 또는 프리랜서 일자리 알선 서비스가 주를 이룬다. 순수 봉사 차원의 활동을 기대한다면 이 단계에서 막막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 앱 역시 마찬가지다. 재능기부 경험자들은 나누려는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일상 범위 안에서 직접 찾아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라 말한다. 아파트 주민 알림판이나 교회 게시판 등에 스스로 재능기부 활동을 홍보하거나 어린이집, 노인정, 요양원, 돌봄센터 등 도움을 주고 싶은 곳에 직접 방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처음엔 가까운 곳에서 소소하게 시작하지만, 입소문을 타거나 지인의 추천 등을 통해 활동 영역과 분야를 넓힐 수 있다.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소통 능력 2014년부터 ‘5070청춘드림팀’ 시니어 재능기부단을 운영하는 오산시 노인장애과의 라애신 주무관은 “자격증만 믿고 재능기부를 시작했다가 난관에 부딪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재능기부는 대체로 누군가에게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수업 형태로 이뤄지는데, 강의 경험이 부족한 이들의 경우 좋은 마음으로 왔다가 되레 자신감만 떨어져 돌아간다는 것. 내가 많이 아는 것과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작은 것이라도 듣는 이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나름의 강의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 주무관은 “초보 재능기부자들은 강의 스킬로 인한 애로사항이 접수가 잦다. 그럴 땐 베테랑 재능기부자를 매치해 강의를 비법을 공유하게 한다”며 “강의 경험이 없다면 다양한 수업을 참관하고 연구해보면 도움이 된다”고 제안한다. 아울러 재능기부 수급자의 대부분이 노인, 아이, 또는 소외된 이웃이기 때문에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하려는 배려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 2018-05-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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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어보니 점점 소심해져요
- 나이 들어가면서 왠만한 걱정거리나 별별 소리를 들어도 귓전에 바람소리처럼 흘러들을지 알았다. 아니다. 별 대수롭지 않게 넘겨야 할 일도 마음에 맺혀지고 심한 가슴앓이를 한다. 예전에도 나쁜 일은 어른들 모르게 쉬쉬했다. 아시면 괜히 마음고생 하신다면서 철저히 숨겼다. 내가 겪어보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헌혈과 관계되어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지금까지 헌혈을 66회 했는데 이제 와서 헌혈 부적격자로 딱 걸렸다. 그것도 아주 기분 나쁜 매독항체 검사에서 판정보류를 받은 것이다. 양성 반응이면 양성반응이고 음성반응이면 음성 반응이지 판정보류가 뭔가! 잘 모르겠다는 말이 아닌가! 혈액에 대한 모든 검사는 혈액검사소에서 하기 때문에 헌혈을 직접 하는 ‘헌혈의집’에서는 그 이유를 설명해줄 전문가가 없다. 발만 동동 굴리며 걱정을 한다. 매독은 성병의 일종이다. 필자는 결단코 여기에 연루될 지저분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처음에는 뭔가 혈액검사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혈액검사를 다시 해 달라고 팔을 걷어붙이고 요구를 했다. 검사결과는 변함없는 딱 넉자 ‘판정보류’를 재차 받았다. 필자는 당뇨약이나 고혈압 약 같은 모든 약을 먹지 않는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헌혈을 하는 것이다. 가끔씩 비타민C를 먹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가을에 아들이 한의사 이경제씨가 직접 조제해서 만들었다는 ‘황제 천용단’을 먹은 적은 있다. 홈쇼핑에서도 대대적인 선전을 한 건강 보조제다. 이것의 내용물이 이런 검사 반응을 불러왔나 하는 말도 안 되는 별별 의심도 다했다. 병원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하면서 피를 뽑아 혈액검사를 했지만 아무런 이상통보를 받지 못했다. 다시 헌혈의 집을 찾아 혈액검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똑 같은 ‘판정보류’다. 헌혈100회를 달성하여 헌혈명예의 전당에 오르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6년 4월12일 헌혈 50회를 달성했다. 대한적십자사 총재로부터 금장을 받았다. 이만하면 목표도 이루었고 나이도 있으니 이제 헌혈을 그만 하겠다고 헌혈의 대열에서 이탈하였다. 한참을 지나 적십자사 홍보요원으로부터 전화한통을 받았는데 계속 헌혈을 해 달라는 헌혈독려 전화였다. 잊고 지내던 헌혈 욕구가 되살아났다. 다음 목표를 세운다면 헌혈 100회를 달성해서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일이다. 100회라면 앞으로 50회를 더 해야 한다. 까마득한 목표에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 해보기로 했다. 이런 헌혈 목포와 순조로운 진행이 난데없는 복병을 만나 중지 되는 것도 억울하지만 진짜 내 혈액 속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앉으나 서나 낮이나 밤이나 늘상 머릿속을 짓누르고 있었다. 자신을 믿으면서도 의심은 걱정을 낳는다. 어렵게 적십자사 혈액 전문상담사와 통화를 했다. 몇 달 쉬었다가 다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너무 걱정이 되면 종합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 아무리 종합병원에서 이상이 없다는 증명을 받아도 헌혈은 혈액검사소의 자체 검사를 통과해야 받아준다. 이런 기능은 정말 잘 하는 시스템이다. 자신을 믿기 때문에 검사방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늘 찜찜해 했다. 두 달이 지났다. 다시 헌혈의 집에 가서 혈액검사를 신청했다. 간호사가 몇 달 더 있다가 해보라는 것을 불안해서 그러니 해 달라고 했다. 이틀 뒤 검사결과를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지극히 정상이다. 합격이 된 것이다. 허망했다. 자신을 믿고 있었는데도 이렇게 불안했는데 해외여행이나 매춘에 관계되었다면 자살할 만큼의 마음고생을 했을 것이다. 나이든 사람의 소심함을 이해하고 더욱 신경을 써줘야 한다.
- 2018-01-26 1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