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100회 기록, '명예의 전당'에 올라보니

기사입력 2020-07-17 10:40 기사수정 2020-07-17 10:40

(사진 조왕래 시니어기자 )
(사진 조왕래 시니어기자 )
헌혈 100회째. 드디어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오랜 기간 헌혈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주신 부모님께 우선 감사드렸다. 코로나19로 헌혈자가 급감한 시기에 이룬 쾌거라 더욱 기쁘다.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자들에게 명예의 전당이라는 제도를 마련한 것은 수혈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 헌혈이기 때문이리라. 아무리 과학이 발달했어도 사람의 피를 인공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오직 인간의 몸만이 인간의 피를 만들 수 있다. 게다가 혈액은 살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농축 적혈구 35일, 혈소판 5일)하다. 그래서 적정 혈액 보유량 5일분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이런 사정으로 헌혈자가 연간 300만 명이나 필요하다고 한다.

헌혈할 마음이 있다고 헌혈이 다 가능한 것은 아니다. 건강한 몸이 뒷받침돼줘야 한다. 헌혈 가능 연령은 65세까지다. 체중이나 혈압이 적절하고 헤모글로빈 수치도 기준치에 들어야 한다. 문진을 통해 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약물을 복용한 사람은 일정 기간 헌혈할 수 없다. 임산부도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 중에는 헌혈할 수 없다. 헌혈을 한 뒤에도 혈액원에서 다시 피를 세밀히 분석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 감염 등 건강하지 못한 혈액은 폐기처분된다.

질병에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피를 수혈하기 위해 헌혈자에 대한 기본 검사가 있다. ‘B형 간염’, ‘C형 간염’, ‘매독’, ‘말라리아’ 항체 검사와 함께 ‘T형 림프구’수치를 조사하고 ‘비예기항체’와 ‘ABO혈액형아형 여부도 체크한다. 추가로 ‘요소질소’, ‘총콜레스테롤’, ‘AST알부민’ 검사도 한다.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다 통과해야 건전한 혈액 자격을 얻어 다른 사람에게 수혈이 된다. 헌혈을 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른 말로 건강하다는 의미다. 혈액을 분석하면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헌혈도 하고 건강도 체크하고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기다.

‘명예의 전당’ 제도가 여기저기 다양하게 많았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10만 시간을 무사고로 운전한 택시기사, 10만 켤레의 구두를 닦은 구두닦이, 30년을 동네 이장으로 활동한 사람들에게도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주면 어떨까..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은 모두 박수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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