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3월 15일 그리고 2024년 3월 15일. 정확히 33년의 서사를 쓴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부른 가수 김민기가 설립한 곳이다. ‘배울 학(學) 밭 전(田)’이라는 뜻의 이름처럼,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가 되어줬다. 한국 대중문화의 산실이었으며 역사적인 공간이었기에 학전의 폐관은 유독 안타깝다.
3월 15일 폐관 당일. 문을 닫은 학전 앞마당에는 쓸쓸함만이 감돌았다. 2주간 이어진 ‘학전, 어게인 콘서트’도 전날 종료된 상황으로, 장비와 물품 등은 어딘가로 바삐 옮겨지고 있었다.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데 이렇게 바로 정리되다니, 너무나도 야속한 속도였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학전을 찾아오는 시민들도 종종 있었다. 학전 앞을 천천히 둘러보며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사이로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알고 보니 그는 연출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교수인 김재엽이었다. 야외수업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학전에 온 터였다.
1990년대에 대학교를 다닌 김재엽 연출가는 학전에 자주 놀러왔고, 문화예술인의 꿈을 키웠다고 밝혔다. 학전과의 특별한 인연도 있었다. 그의 아내는 학전의 대표 아동극 ‘고추장 떡볶이’에 출연한 배우 이소영으로, 2월 24일 마지막 공연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김 연출가는 “학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연극인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로가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와중에도 학전은 순수 창작 공연을 지향했다. 사람을 키워내는 예술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고,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이었다”고 말하며, 학전의 정신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를 기획한 가수 박학기는 본지에 “학전은 제게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떠나 음악의 고향 같은 곳이었다. 평소에는 형님이라고 부르는 김민기 대표님을 뵈러 가끔 방문하면 큰 나무 그늘 아래 있는 것처럼 편안했고, 시골집에 온 기분이 들었다”며 아쉬움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수많은 스타 배출한 학전
“모두 다 그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지난 2월, ‘학전 블루 소극장이 2024년 3월 15일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밝히며 김민기 대표가 전한 인사다. 돈은 안 되지만 의미 있는 아동극 등의 공연을 이어가며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었던 학전. 여기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고, 위암 진단을 받은 김민기 대표가 투병하면서 결국 폐관을 택했다.
지난 33년간 학전에서 기획·제작된 작품은 총 359개다. 학전을 대표하는 작품은 단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다. 학전은 180석 규모밖에 되지 않는데, 이 작품은 1994년 초연한 이래 4257회 공연, 누적 관객 73만 명을 돌파했다.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는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다. 특히 학전에서 포스터 붙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설경구는 이 작품에 캐스팅되면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고 하니, 그에게 매우 의미 있는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또 학전은 라이브 콘서트의 기틀을 마련한 곳이다. 가수 고(故) 김광석은 이곳에서만 1000회 공연을 채웠다. 그래서 학전 앞에는 김광석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노영심, 안치환, 동물원 등도 많은 공연을 펼쳤다. 주요 멤버였던 박학기는 “그때의 저는 나름 전성기였다. 학전 개관 멤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연을 많이 하면서 김민기 대표님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그 또한 대단한 영광이었다”고 회고했다.
학전 하면 아동극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독일 그립스 극단의 원작을 김민기 대표가 번안, 연출한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등이 대표적이며, 순수 창작물도 많이 공연됐다. 김 대표는 돈을 더 벌 수도 있었으나 2008년 ‘지하철 1호선’ 공연을 돌연 중단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자신이 원했던 아동극 작업에 더욱 몰두했다. TV와 미디어 외에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적·문화적 토대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졌던 터라 재정난을 겪으면서도 공연을 이어갔다.
김민기라는 존재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폐관 전날인 14일, 학전 소극장에는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울려 퍼졌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이는 배우 황정민, 가수 박학기, 권진원, 노래를찾는사람들, 알리, 정동하. 그들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의 마지막이자 학전의 33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학전, 어게인 콘서트’는 학전 폐관 소식을 들은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뭉쳐서 연 공연이다. 가장 학전다운 방식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 위해서다.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20회의 릴레이 공연을 펼쳤고, 3000명이 넘는 관객이 다녀갔다. 티켓은 단숨에 매진됐으며, 수익금은 모두 학전에 기부됐다. 윤도현을 시작으로 김현철, 윤종신, 유리상자 등 가수와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이정은 등 배우들이 함께했다.
그렇다면 학전은 이제 어떻게 될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공연장으로 학전 공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내가 없으면 학전은 없다’는 김민기 대표의 뜻을 존중해 ‘학전’ 명칭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어린이극 등 학전의 기존 사업은 유지한다. 공연장 내부 시설 개보수 등을 거쳐 7월 재개관할 예정이다.
33년의 추억을 남긴 학전은 영영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학전을 일군 김민기 대표는 우리 곁에 있다. 과거 대한민국이 힘든 시기에 노래로 빛이 되어준 그. 이제는 후배들의 응원을 받아 다시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학전의 마무리에 쓰라며 1억 원 이상 기부한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김 대표에 대해 “조용하며 나서지 않고, 나서야 할 때는 묵묵히 책임만 감수하는 순수하고 맑은 시인”이라고 표현하며 존경심을 표한 바 있다. 조승우는 “선생님이 꼭 쾌차하셔서 같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 말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박학기 역시 메시지를 남겼다.
“김민기 대표님은 그저 큰 산이고, 바다 같은 분이셨습니다. 더 이상의 수식어도 필요 없죠. 뻔히 손실 볼 것을 알면서도 꾸준히 어린이 연극과 뮤지컬을 해오면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한 분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인 모두 대표님께 큰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대표님의 편안한 노후를 보장해드려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무대에서 연기하다 죽고 싶다." 배우 이순재가 한 말이다. 이순재는 노년의 나이에도 무대 위에 올라 연기를 펼친다. 그와 같이 배우들은 드라마나 영화로 유명해지더라도 무대를 잊지 못해 돌아온다. 최근 개막을 했거나 앞둔 작품들을 보면 연기력을 인정받은 중장년 배우들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추워지는 날씨에 문화생활을 즐기기 좋은 작품이 될 것으로 보여 소개한다.
오영수, 오일남 벗고 프로이트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역을 맡은 배우 오영수. 20대 초반 1963년 광장 극단의 단원으로 입단한 그는 연기 생활 50여 년 만에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오징어 게임' 이후 오영수의 차기작에 관한 관심이 뜨거웠는데, 그는 무대로 돌아가는 것을 택했다. 오영수가 선택한 작품은 연극 '라스트 세션'이다.
오영수는 '라스트 세션' 기자 간담회에서 "갑자기 '오징어 게임'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나서 나의 중심이나 연기자로서의 의식 흐름이 흩어지지 않을까 염려했다"며 "광고가 들어오고 하는데, 왜 연극을 선택하냐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다 보니 내가 연극을 선택한 게 잘한 일인 것 같다. 내 나름대로 지향해왔던 모습 그대로 가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뜻깊다"고 강조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은 영국이 독일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 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 3일을 배경으로 한다. 정신 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C.S. 루이스가 직접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에 기반한 2인극이다. 오영수와 신구는 프로이트 역에, 이상윤과 전박찬은 루이스 역에 각각 더블 캐스팅됐다.
오영수는 "대사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고 관념적이고 논리적이어서 헤쳐나가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신구 선배가 이 역할을 하셨다고 해서 용기를 갖고 참여하게 됐다.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람,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라스트 세션'
일정 2022년 1월 7일 ~ 3월 6일
장소 대학로 티오엠
연출 오경택
출연 신구, 오영수, 이상윤, 전박찬
황정민, 다시 리차드3세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이 2년 만에 연극 '리차드 3세'로 무대에 돌아온다. '리차드 3세'는 2018년 초연 이후 4년 만이다. 황정민은 초연 당시 10년 만의 무대 복귀작으로 '리차드 3세'를 선택해 화제를 모았으며,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악인 연기로 호평받았다.
'리차드 3세'는 영국의 장미 전쟁기 실존 인물 리차드 3세를 모티브로 세계적인 문호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희곡이다.
황정민은 선천적으로 기형인 신체 결함에도 불구하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 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 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악인 리차드 3세를 연기한다.
황정민은 "시대를 막론하고 명작은 보는 이들이나 만드는 이들 모두에게 깊은 울림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많은 분이 쉽게 접하고 연극과 예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양질의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리차드 3세'는 그러한 편견을 깰 가장 적합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리차드 3세'
일정 2022년 1월 11일 ~ 2월 13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서재형
출연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 임강희, 박인배 등
신성우, 연출 겸 배우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은 가수 신성우는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연출을 맡은 동시에 배우로 출연도 한다. 앞서 신성우는 지난 2019년 10주년 기념 공연 당시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섬세한 연출로 극의 몰입도를 높여 호평을 이끌고 있다.
'잭더리퍼'는 1888년 실제 런던에서 일어난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극 중 사건을 따라가는 극 중 극 형태다. 퍼즐 조각처럼 얽힌 살인마의 존재를 파헤쳐 가는 스릴러 뮤지컬로 강력한 반전을 선사한다.
신성우는 극에서 잔혹한 살인마 '잭' 역을 맡아 연기한다. 그 외에 김법래, 강태을, 김바울이 잭 역을 연기한다.
'잭 더 리퍼'
일정 12월 3일 ~ 2022년 2월 6일
장소 한전아트센터 공연장
연출 신성우
출연 엄기준, 이홍기, 남우현, MJ, 인성, 신성우, 김법래 등
1976년 연극 ‘하멸태자’로 데뷔 후 46년째 연기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남경읍. 그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조승우, 황정민, 소유진, 오나라 등 4000여 명의 제자를 양성한 뮤지컬계 대스승이다. 그런 그가 공교롭게도 뮤지컬 ‘올드 위키드 송’에서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를 가르치는 ‘요제프 마쉬칸’ 교수 역을 맡았다. 후배들이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빛을 함께 찾아주며 멘토가 되어주었던 그에게 이번 작품은 어떻게 다가올까. 또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인생을 하나의 ‘슬럼프’라고 비유한 배우 남경읍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요제프 마쉬칸’은 어떤 인물인가?
마쉬칸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겪었던 홀로코스트의 트라우마를 감추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특유의 유쾌함과 웃음으로 그 아픔을 가리며 살아가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더욱 괴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죠. 하지만 ‘스티븐 호프만’을 만나고 사제 간 음악으로 하나가 되면서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기 시작합니다.
Q. 스승으로서 작품이 주는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제자들을 가르치다 보면 다양한 학생을 만나게 되는데요. 보이는 것이 전부인 학생이 있고, 지금은 재능이 보이지 않지만 숨겨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학생도 있어요. 좋은 선생은 그런 재능을 가진 학생을 찾아내고, 키워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또 그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하죠. 많은 제자의 재능을 끌어내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이 도움되었습니다.
Q. 사제 간 교감을 극대화하는 넘버가 있다면?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은 숨은 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한 곡이에요. 그중 마음이 가는 노래는 제1곡 ‘이 아름다운 5월에’입니다. 마쉬칸이 이 곡을 가르치면서 스티븐의 열정을 끌어내기 위해 하는 말이 있어요. “인생이란 건 언제나 그렇게 명확할 수만은 없는 거야. 이 안에 마음이라는 게 있어. 그걸 움직이라고!”
Q. 연기하며 와 닿았던 대사는?
마쉬칸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어요. “비탄 속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비탄을 모르니 커다란 기쁨에 대해서 이해하지도 못하는 거야.” 그의 말처럼 항상 행복한 사람도, 슬럼프를 겪는 사람도 없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든 슬럼프가 오지만, 그것을 극복할 때 행복하고 기쁘죠. 좋고 나쁜 일을 번갈아 겪다 보면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슬럼프이며 터널이지 않을까요?
Q. 슬럼프를 극복한 일화가 있다면?
힘든 시기에 겨울 산을 오른 적이 있었습니다. 찬바람과 싸우는 나목의 황량한 모습이 그 당시 저와 참 비슷하다고 느꼈죠.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아! 다른 계절에는 나뭇잎 때문에 햇빛이 땅까지 비추지 못하지만, 잎이 다 떨어진 겨울 산은 햇빛이 오롯이 땅을 비추고, 그 덕에 땅속에서 수많은 광합성이 일어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제 현실이 겨울이라도 춥지만은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았죠.
Q. 관객에게 전하는 위로의 한 말씀
코로나19 또한 인생의 우여곡절, 리듬이라고 생각해요. 영원한 어둠은 없습니다. “기쁨과 슬픔의 결합. 이게 바로 핵심이야!“라는 마쉬칸의 대사처럼 지금은 큰 비탄을 겪고 있지만, 두 주인공처럼 커다란 기쁨을 이해할 날이 곧 오겠지요. 그 시간을 견디는 가운데 이 작품이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주리라 생각해요.
뮤지컬 '올드 위키드 송'
일정 3월 1일까지
장소 예스24스테이지 3관 연출 우진하
출연 남경읍, 남명렬, 이재균, 정휘, 최우혁 등
● Exhibition
◇빅 아이즈
일정 9월 27일까지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큰 눈의 어린아이 그림으로 이름을 알린 미국 여성 화가 마거릿 킨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이다. 팀 버튼의 동명 영화로 알려진 ‘빅 아이즈’ 시리즈를 비롯해 긴 얼굴의 여인 등 다양한 화풍의 원작 13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총망라해, ‘빅 아이즈와 키치’, ‘이름을 되찾은 화가’, ‘킨의 현재와 그 영향력’ 등 작가의 삶의 변화에 따라 5부로 구성했다. 전시기간 중에는 도슨트 운영과 함께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낯선 전쟁
일정 9월 20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계기로 마련된 대규모 기획전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상처를 극복하고, 전쟁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등 전 지구적 재난 속에서 미술을 통한 치유와 평화의 비전을 제시한다. 전시는 ‘낯선 전쟁의 기억’, ‘전쟁과 함께 살다’ 등 4부로 나눴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제작된 작품부터 시리아 난민을 그린 동시대 작품까지 폭넓게 다룬다.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어 전쟁을 소재로 한 국내외 작가 50여 명의 작품 25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2020 서울사진축제
일정 8월 16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2020 서울사진축제’다. 이번에는 ‘카메라당 전성시대’, ‘보고싶어서’ 2개 전시로 구성했다. 한국 사진사 연속 기획전인 ‘카메라당 전성시대’(부제 ‘작가의 탄생과 공모전 연대기’)는 공모전 제도를 중심으로 1910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한국 사진사를 조망한다. 주제 기획전 ‘보고싶어서’는 일상을 주제로 한 가족사진, 풍경사진 등을 통해 사진 본래의 의미를 짚어본다.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인 만큼, SNS를 통해 ‘작가×비평가의 만남’, ‘작가 소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展
일정 10월 4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세계적인 애니메이터인 스티븐 퀘이와 티모시 퀘이 쌍둥이 형제의 작품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다. 형제 특유의 괴기스럽고도 동화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확대경, 일러스트레이션, 초기 드로잉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뉴욕 현대미술관에 선보인 바 있는 ‘도미토리움’은 형제의 예술세계와 철학을 함축하는 애니메이션 세트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서는 퍼핏 애니메이션(인형을 움직여 촬영하는 기법이나 작품)이라는 매체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초현실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Stage
◇더 모먼트
일정 9월 6일까지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연출 표상아 출연 박시원, 유성재, 강정우 등
각자의 사정으로 깊은 산골 산장을 찾게 된 세 남자가 하나의 노트를 단서로 얽히고설킨 비밀과 사건을 풀어간다. 코믹, 판타지, 멜로,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과거와 소통하고 미래와 만나는 판타지 요소로 극의 흥미를 더한다. 긴장감 넘치는 세 인물의 감정이 피아노,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를 통해 생생하고 드라마틱하게 전달된다.
◇렌트
일정 8월 23일까지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이재은 출연 오종혁, 아이비, 김호영 등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다.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협력 연출가인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베르테르
일정 8월 28일~11월 1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연출 조광화 출연 엄기준, 유연석, 규현 등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 ‘베르테르’와 ‘롯데’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현악기 중심의 오케스트라 선율과 어우러져 애틋한 감성을 증폭시킨다.
● Movie
◇오케이 마담
개봉 8월 예정 장르 코미디, 액션 감독 이철하 출연 엄정화, 박성웅, 이상윤, 배정남 등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중년 부부의 좌충우돌 구출 작전이 펼쳐진다. 아내 ‘미영’ 역을 위해 수개월 동안 액션을 연마한 엄정화의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남편 ‘석환’ 역으로 출연하는 박성웅은 그간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과 대비되는 익살스러운 연기로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스크린 첫 악역에 도전하는 이상윤 역시 테러리스트 리철승 역을 소화하며 고난도 액션을 펼칠 예정이다. ‘검사외전’, ‘신세계’ 등을 작업했던 충무로 흥행 제작진의 합류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큐리오사
개봉 8월 6일 장르 드라마, 멜로 감독 루 주네 출연 노에미 메를랑, 니엘스 슈나이더 등
19세기 파리 시인 피에르와 그의 연인 마리가 주고받은 편지와 시, 사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여성의 성적인 자유’라는 주제를 관능적인 미장센과 감각적인 음악을 통해 고혹적으로 표현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 8월 5일 장르 범죄, 액션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등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에 나선 암살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다. 배우들의 맨몸 액션부터 태국 현지를 배경으로 한 시가전까지 박진감 넘치는 시퀀스를 선보인다.
● Book
◇50부터는 물건은 뺄셈 마음은 덧셈 ()이노우에 가즈코 저 ·센시오
50대를 살거나, 살아갈 이들에게 일상의 변화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비결을 제안한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물건이나 관계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오직 자신을 위한 시간과 감정을 더하라 말한다. 50대부터는 절대 사지 말아야 할 물건 리스트, 집안일 줄이기, 내가 좋아하는 일 찾기 등 실질적인 방법들을 상세히 설명한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 (김현아 저·창비)
중년 이후 고민해야 할 노화와 죽음의 의미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법까지 ‘죽음 공부’의 전반을 다룬다. 주체적으로 준비하는 죽음의 중요성과 그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저·문학동네)
지독한 권태와 무력감에 ‘자발적 실종자’가 되기로 결심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소재로 행복의 조건을 탐구하고 현대인의 고독과 우울을 묘사한다.
◇진짜 캠핑 요리 (이미경 저·상상출판)
조리 도구나 음식 솜씨가 부족해도 캠핑의 낭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한다. 구이, 전골, 디저트 등 다양한 캠핑 요리 비법과 더불어 캠핑 짐 꾸리기 노하우 등을 일러준다.
(전시) 로메로 브리토 : Color of Wonderland
일정 1월 3일~3월 10일
장소 3·15아트센터 제1, 2전시실
팝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의 회화와 조각, 영상미디어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밝은 색상을 많이 사용하는 그의 작품에는 유쾌한 에너지가 담겨 있어 ‘힐링 아트’라는 애칭이 따르고 있다.
(축제) 화천산천어축제
일정 1월 5~27일
장소 강원도 화천군 일원
5년 연속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꼽힌 화천산천어축제가 개막한다. 올해는 산천어 수상낚시, 루어낚시, 밤낚시 등의 산천어 체험과 눈썰매, 봅슬레이, 얼음축구 등으로 구성된 눈·얼음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뮤지컬) 라이온 킹
일정 1월 9일~3월 28일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
출연 느세파 핏젱, 캘빈 그랜들링, 데이션 영 등
한국에서 원어로 만날 수 있는 최초의 ‘라이온 킹’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다. 무대 위에 펼쳐지는 아프리카 초원,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가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그린 북
개봉 1월 10일
장르 드라마
출연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등
천재 피아니스트와 망나니 매니저가 투어를 다니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며 작품상 등 골든글로브 5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공연) 레젼드 마술쇼
일정 1월 17~25일
장소 공연하닭
출연 김준표
마술사 김준표가 진행하는 ‘레젼드 마술쇼’는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소규모의 근거리 마술 공연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술을 마시면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 50분간 믿기지 않는 마술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연극) 오이디푸스
일정 1월 29일~2월 24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출연 황정민, 배해선, 남명렬 등
연극,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 왕’을 무대로 옮겼다. 배우 황정민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할 운명의 남자 ‘오이디푸스’로 변신해 기대를 모은다.
이소연을 탈북 방송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여성으로 꼽을 수 있는 이유는 방송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외모와 실력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가 탈북 여군 군악대 출신이라는 이력도 한몫했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에도 북한 이슈가 터질 때 여러 번 출연했기 때문에 필자와도 추억이 많다.
이소연과 방송할 때마다 느끼지만 상당히 차분하고 세련되어서 북한판 ‘차도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탈북한 사람들이 방송에 나오면 다소 격앙되고 흥분한 목소리를 내곤 한다. 이봉규 개인의 분석이지만,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용기가 많고 다혈질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리고 대체로 추운 지방 사람들이 에너지가 많은 편이다. 이미 돌아가셨지만 나의 아버지도 한국전쟁 당시 1·4후퇴 때 남쪽으로 넘어왔는데 에너지가 엄청났었다. 이봉규도 아버지의 피를 받아서인지 다혈질이면서 에너지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는 편이다. 그런데 이소연은 북한 냄새가 전혀 나질 않는다. 말투도 자세히 들어야 사투리가 나오지 언뜻 들으면 남한 말투다. 게다가 남남북녀(南男北女)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상당히 미인이다. 훤칠하고 피부도 희고 고와서 청담동에 사는 멋쟁이 부인 같다.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 제일 좋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참 세련되고 아름다웠다. 그녀의 외모와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방송에서 하는 말은 상당히 터프하다. 몇 달 전 이소연은 미국 유력 매체인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예술단원들의 실태를 낱낱이 폭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북한의 예술단원들은 중앙당 파티에서 성 접대까지 하게 된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 여군 군악대 출신이기에 그 분야에 나름대로 보고 들은 것이 많을 법하다.
43세인 이소연은 올해로 한국 생활 10년 차가 되었다. 처음 한국에 와서 고시원 청소, 칼국수집 서빙, 서점 알바 등 하루 세 군데나 뛰면서 정신없이 살았다. 그렇게 해서 당시 170만 원을 벌었는데 몸은 힘들었지만 너무나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그 정도 힘든 것은 북한에서의 삶에 비하면 천국이라는 것.
남한 생활 10년 차 되면서 여느 남한 사람들처럼 그녀도 여유 있는 생활을 하게 됐다. 지금과 비교하면 “그때 몸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당시는 그런 생활도 감지덕지했다고 부연한다. 이제는 이곳 생활에 완전히 적응했기 때문에 우리네들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인생이 아닐까 해서 물어봤더니 “그때보다 오히려 더 마음이 부자다. 이 세상 살아가는 데 두려움이 없어지고 여유가 생기고 평화도 찾아왔다”고 대답한다.
한국에 처음 와서 신기하고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절박감에 두려웠다고 토로한다. 자본주의 땅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다고 각오하면서 아등바등했던 기억에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몸이 저려올 때가 있다 한다. 탈북한 사람들이 이소연처럼 다 잘 적응한 것은 아니다.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사람도 많다고 그녀는 전한다.
한국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해서 잘 살고 있기에 그녀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가?”라고 질문했다. “두려움이 없어진 것이 제일 좋다”고 주저 없이 말한다. 북한에서는 삶 자체가 두려움이었다. 탈북을 결심하고 실행하던 순간마다 얼마나 살이 떨렸을지 짐작이 간다. 탈출에 성공해서 남한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탈북 당시 우울증을 겪었을 거라고 말한다. “북한에는 우울증이란 단어도 없고 진단도 없다. 목숨 걸고 탈북에 성공했으니 다 이겨내면서 살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아등바등 살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때 힘들었던 게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며 담담하게 진단한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불안감이 있을 것 같아서 집요하게 물었더니 “10년이나 되었는데도 말투가 안 바뀌고 생활 속 용어나 북한 사투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그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이 사람들이 나를 조선족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아직은 존재한다는 것. 얼마 전에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이 출연한 ‘공작’이란 영화를 보다가 “저게 장마당이구나, 저게 공작이구나, 맞아! 그렇지! 시체 썩는 거 좀 봐~” 하고 혼잣말을 계속하니까, 옆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봐서 당황했다고 고백한다. 남한에 와서 잘 적응하고 있지만 북한에 관한 영화를 보면 감정이 북받쳐서 자신도 모르게 흥분하고 북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는 것.
탈북한 사람들 중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
불현듯 궁금해서 “북한에서도 이름이 이소연이었나?”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그건 말할 수 없어요”라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표정이 굳어버린다.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피해를 당하게 될까봐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이해하고 잽싸게 화제를 옮겼다.
요즘 그녀가 예전만큼 방송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서 물었더니 “최근 북한과 평화 무드로 가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북한 비판하는 방송이 많이 줄었다”고 말하면서 “그래서 수입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아쉬워한다.
그래도 가끔 군부대 안보 강연이나 남희석이 진행하는 채널A의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월 200만 원 정도 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도 북한에서 생활할 때랑 비교하면 저는 회장님입니다”라며 깔깔 웃는다.
방송을 한참 많이 할 때는 500만 원 이상 번 적도 꽤 많다고 털어놓는다. “그때는 세상에 나만큼 버는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고 고백해서 “실제로 많이 번 거 아닌가?” 하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내친김에 자기자랑을 줄줄 늘어놓는다. “저를 도와주는 경찰들 밥도 사주고 국제대학에서 사회복지 공부할 때 교수님들 식사대접도 해드리곤(물론 지금은 ‘김영란법’ 때문에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형편도 못 되지만) 했다. 내가 탈북한 사람들 중에 가장 성공한 케이스라고 자부하며 살았다”고 힘주어 말한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남편과는 탈북한 지 5년 차 되던 해인 2012년 중매로 만났다. 먼저 탈북한 지인이 소개해서 만난 남편은 5세 연상의 유통업에 종사하는 한국 사람이다. 보통 탈북한 여성들 대부분은 북한 출신 남자들을 만나 살고 있다. 북한 출신 남자들과 한국 남자와 비교하면 어떤지 다소 짓궂은 질문을 해봤다. 남편을 포함해서 한국 남자들이 굉장히 자상하다고 평가했다. “한국 남자들과는 싸울 일이 없을 것 같다. 한국 남자들은 논리적으로 대화하고 좀처럼 여자들과 싸우려 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북한 출신 남자들은 강하고 억세고 무뚝뚝해서 자상한 면이 부족하다는 게 이소연의 분석이다. 현재 평택에서 6세 아들과 셋이서 아주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기에 더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소연은 지금 34평 아파트에서 사는데 “북한 아파트와 비교하면 중앙당 상급 간부처럼 살고 있다”면서 “고저~ 최룡해 정도는 되어야 비데도 있고 로봇 청소기도 있고 24시간 전기도 들어오디요~”라고 북한 사투리로 다소 과장된 유머를 덧붙인다.
그녀는 현재 부러울 것 없이 살고 있다. 신혼 초에는 시부모님이 사주신 2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다가 한 푼 두 푼 모아 평수를 늘렸다. 그러면서 “탈북자들 10명 중에 9명 정도는 어렵게 살고 있다”고 탈북 여성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그들 대부분은 중국을 거쳐서 왔기 때문에 중국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애들만 데리고 탈출, 남편 없이 식당을 전전하면서 180만 원 정도밖에 못 벌어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사교육에 대해 물어보니 “대부분 엄두도 못 낸다. 일하는 사이에 누가 아이들을 돌봐주기만 해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남편도 있고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주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행운아”라고 말하며 감사해한다.
앞으로의 꿈을 묻자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는 우리네 보통 여자들과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탈북민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통일이 될 것 같아요?”라고 물었더니 “막연하게 생각하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은데 분단을 생각하면 우리 민족은 꼭 하나가 되어야 한다. 북한에 아직 부모님이 계시고…” 하며 금방 눈시울이 붉어진다. 현재 행복하게 살면서도 그녀의 한쪽 가슴은 늘 먹먹하다. 통일이 되어 그녀가 가족을 만날 날은 언제가 될까?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도 건국부터 왕조가 바뀌는 동안의 역사 이야기를 필자는 소설보다 더 흥미롭게 배웠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 아니면 왕권을 지키려고 암투와 배신, 음모 등 많은 술수가 동원되는 건 동양이나 서양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따스한 겨울 어느 날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영국의 역사 한 부분인 리처드 3세 이야기를 다룬 연극을 보았다. 영국의 역사도 이야기책을 읽는 것처럼 매우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많다.
동화인 줄 알고 있던 내용도 실은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리처드 3세에서는 그가 악인으로 표현되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건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때가 튜더왕가 시대였으며 튜더왕가의 첫 번째 국왕은 리처드 3세를 물리치고 집권한 인물이니 성공한 세력에 의해 역사는 다르게 전해 내려올 수도 있었겠다.
15세기 영국은 빨간 장미 랭커스터가와 흰 장미 요크 가로 나뉘어 갈등과 분열이 있었는데 전쟁에서 승리한 요크 가의 장자 에드워드 4세가 왕위에 오른다.
요크 가는 왕이 된 에드워드와 둘째 조지, 그리고 셋째 아들 리처드가 있다.
그중 셋째인 리처드는 유머와 총명한 식견을 가진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곱사등이라는 신체적인 불구로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결핍과 콤플렉스 속에서 성장한 그는 비틀린 욕망이 커지고 빼앗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탐하기 시작한다.
연극을 보기 전부터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불구의 몸인 리처드를 맡았는데 신들린 것처럼 열정적인 연기가 놀랍다는 평을 들었다.
첫째인 에드워드 4세 역시 연기파 배우 정웅인이 맡았고 왕비에 개성 매력파인 김여진이 열연을 펼쳤다.
출연진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진지하고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고 일곱, 여덟 살 정도의 황태자 역할을 한 어린 소년 두 명의 연기도 놀라울 정도로 훌륭했다.
(멋진 연기를 펼친 리처드3세 역의 배우 황정민)
배우 황정민은 소름 끼칠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시종일관 굽은 허리와 움츠린 다리, 뒤틀린 손목으로 권모술수를 펼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왕위에 오를 생각으로 자신의 앞날에 걸림돌이 될 사람들을 암살하는데 동정이나 연민은 없었고 화려한 언변과 꾀를 이용했다.
병석에 있는 큰형 에드워드를 꼬드겨 둘째 형이 왕위를 빼앗으려 한다는 루머로 이간질해 런던탑에 가두게 한다.
그러면서 둘째 형에게는 자신이 돕겠다는 말로 안심을 시키고 형을 원망하게 만들어 버리는 술수를 썼다. 결국, 첩자를 시켜 왕의 명령이라는 거짓말로 둘째 형을 암살한다.
둘째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에 괴로운 큰형은 마음의 병으로 사망에 이른다.
이렇게 손쉽게 형들을 없앤 리처드는 주변의 인재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왕비와 대립하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었는지 결국 어린 황태자인 조카 두 명도 런던탑에 가두었다가 암살자를 보내 죽이고 만다.
그때 어린아이들의 연기가 어찌나 가슴 아픈지 눈물이 났는데 다행스럽게도 두 조카를 죽이는 장면은 암살자가 입고 있던 큰 망토를 펼쳐 두 아이를 덮는 것으로 연출되었다.
정적을 죽이는 장면은 무대에서의 모션 후 큰 화면을 통해 관객에 보이는 형식을 써서 더욱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인이라는 평을 듣는다는 리처드 3세 이야기, 소문대로 리처드 3세를 연기한 황정민 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볼 수 있는 기회로 정말 잘 연출된 재미있는 연극이었다.
집에만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보자! 지루함을 날려줄 이달의 문화행사를 소개한다.
리차드 3세
일정 2월 6일~3월 4일 장소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출연 황정민, 정웅인, 김여진 등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수작으로 꼽히는 ‘리차드 3세’는 인간의 비틀린 욕망이 얼마나 큰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10년 만에 연극무대로 복귀한 배우 황정민이 영국판 수양대군으로 불리는 피의 군주 ‘리차드 3세’로 변신해 주목받았다. 몰입도 있는 연기를 위해 황정민을 필두로 김여진, 정웅인, 박지연 등 주연배우를 원 캐스트로 구성한 점도 눈에 띈다.
3월의 눈
일정 2월 7일~3월 11일 장소 명동예술극장 출연 오현경, 오영수, 손숙, 정영숙 등
손자를 위해 평생을 일구어온 삶의 터전이자 마지막 재산인 집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는 ‘장오’와 그의 아내 ‘이순’. 3월의 눈 내리는 어느 날 ‘장오’는 집을 떠난다.
올해로 8주년을 맞이한 ‘3월의 눈’은 한국 연극의 산증인인 오현경과 손숙, 오영수와 정영숙이 팀을 이루어 무대에 오른다. 내릴 때는 아름답지만, 한순간 사라지는 3월의 눈과 같은 인생 이야기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일정 2월 9~25일 장소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열리는 동계올림픽으로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한다.
2월 9일 오후 8시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25일까지 17일간 설상 7종목, 빙상 5종목, 슬라이딩 3종목 총 15종목 102경기를 놓고 금빛 사냥을 펼친다. 개·폐막식을 비롯한 모든 경기 장면은 TV 중계로 볼 수 있다.
지구: 놀라운 하루
개봉 2월 15일 장르 다큐멘터리, 가족 감독 리처드 데일, 리신 판, 피터 웨버
영국 방송사 BBC가 제작한 초대형 자연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24시간 동안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신비한 자연과 생명의 기적을 카메라에 담았다.
닥터 지바고
일정 2월 27일~5월 7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출연 류정한, 박은태, 조정은, 전미도 등
20세기 러시아 혁명의 순간 운명적인 사랑을 노래한 뮤지컬 ‘닥터 지바고’가 6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는다.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아간 의사이자 시인인 ‘유리 지바고’ 역으로 배우 류정한, 박은태가, 그와의 운명적인 사랑의 주인공인 ‘라라’ 역으로 배우 조정은, 전미도가 출연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개봉 2월 28일 장르 판타지, 드라마 감독 히로키 류이치 출연 야마다 료스케, 무라카미 니지로, 칸이치로 등
30여 년 동안 비어 있던 가게에 숨어든 좀도둑 3인조. 32년 전에 쓰인 편지에 장난삼아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일본 인기 추리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영화로 재탄생했다.
일본의 군함도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섬이 군함처럼 생겼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거대한 군함처럼 삼엄한 느낌을 준다. 2015년 일본이 군함도를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의 역사 현장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한다고 했을 때 이곳 군함도가 하시마 탄광과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군함도에 조선인 800여 명이 끌려가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 노역을 하다가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이다.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조건으로 우리 정부 측은 조선인의 강제 노역 사실을 명시하라고 했고 유네스코도 이를 권고했으나 일본은 아직도 이 약속을 실행하지 않고 있다. 참으로 뻔뻔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이 영화는 을 만든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다. 주연으로 소지섭(칠성 역), 황정민(강옥 역), 송중기(무영 역), 이정현(말년 역), 이경영(학철 역) 등 호화 배역을 자랑한다. 그러나 강옥의 딸이 나오는 비중이 너무 높고 스토리가 잡다하게 얽혀 다소 피곤한 느낌이다.
일본은 군함도에서 석탄을 캐내기 위해 조선인들을 꾀어서 데리고 갔다. 각자 나름대로의 꿈을 꾸며 군함도에 간 사람들은 군함도가 일본의 강제 노역 현장이라는 것을 가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깊이가 1000m가 넘는 탄광의 열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조선인들이 죽어 나갔다. 영화에서는 독립지사 학철이 조선 노동자의 정신적 지주로 있고 이들을 구출하라는 임시정부의 명령을 받은 무영이 들어가 군함도의 내막을 파헤친다. 칠성은 조선에서 주먹을 쓰던 경력을 활용해 자리를 굳힌다. 강옥은 유곽으로 전락하려던 어린 딸을 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말년은 나라 잃은 젊은 여자 입장이라 자포자기한 인생이다. 수용소의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몰아넣어 몰살시킬 계획을 감행한다. 결국 조선인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탈출선을 탄다. 나가사키 현 남서쪽으로 불과 18km 떨어진 군함도에서 탈출선을 타고 부산을 향해 떠나는 조선인들은 미군이 나가사키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이 폭발하는 장면을 본다. 일본의 패망을 결정짓는 한방이었고 역시 죄 없는 우리 조선의 징용자들이 함께 희생당했다.
영화 는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필자가 기대했던 것은 영화적 재미보다 역사적 사실이었다. 비슷한 시절 일본 해군의 군수물자 수송선 우키시마호(浮島丸)에 탔다가 의문의 폭발로 수천 명의 조선 징용 노무자들이 수장된 사건을 이 영화가 다루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희생된 인원도 많았고, 조선인들을 강제로 몰아붙이던 일본 군부의 수상한 행위를 이 기회에 재조명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환경에 있었던 징용 노무자들 얘기로 이 사건을 버무려넣었다면 역사적인 의미도 더했을 것이다. 영화 에서 못 다룬 우키시마호 사건은 다른 영화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재조명해야 할 사건이다.
영화는 잘 만들었다. 당시 의상이나 화장 등이 그럴듯하다. 촬영은 일본 군함도에서 한 줄 알았는데 춘천에 비슷한 세트를 만들어 찍었단다. 거대한 건물과 폭발, 수많은 엑스트라를 동원한 실감나는 장면들은 볼 만하다.
연극 배우 윤석화가 데뷔한 해는 1975년. 그 이후 42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녀의 존재가 갖는 힘은 특별하다. 이제 그 이름에는 한국 연극을 상징하는 묵직한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갈비뼈 골절이라는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투혼으로 9일간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깊은 감명을 선사한 윤석화는 몸이 회복되자마자 올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첫 번째 공식 공연 일정을 결정했다. 그것은 그녀가 올해로 일곱 번째로 진행하는 특별한 콘서트, 바로 격년으로 여는 입양 위한 자선콘서트다.
탄자니아 아동들과 결연을 맺는 등 평소 입양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던 윤석화는 국내 입양기관과 미혼모 자립을 위한 자선콘서트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2003년 부터 윤석화는 자선콘서트를 기획해 14년 동안 격년으로 7회째 콘서트를 열게 됐다.
그리고 자선콘서트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동방사회복지회와 애란원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된 는 올해는 ‘만남’을 주제로 자선 바자회와 함께 특별한 친구들과 함께 꾸미는 토크 콘서트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6월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개최한다.
나눔의 가치를 위해 최고의 게스트와 스탭들이 뭉치다
이미 지난 여섯 번의 콘서트에서는 이영애, 박정자, 이문세, 황정민, 이병우, 김광민, 한젬마 등 윤석화가 꿈꾸는 따뜻한 내일을 지지하는 많은 대가들과 친구들이 함께 자리하여 공연을 빛냈다. 이번 일곱 번째 공연에서 나올 게스트들 또한 그 면면이 호사롭다. 윤석화의 영원한 무대 동반자이자 선배인 연극계 대모 박정자, 서울예대 연극과 교수이자 배우 박상원, 한국 뮤지컬 1세대의 상징인 디바 최정원과 전수경, 진정성 있는 연기로 사랑 받는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일국, 장르를 초월한 팔방미남 배우 이종혁과 박건형, 강력한 연기 내공의 씬스틸러 배해선,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가수 겸 뮤지컬 디바 바다, 여심을 녹이는 매력적인 보이스의 뮤지컬 배우 카이와 팜므파탈 뮤지컬 배우 윤공주, 뜨거운 화제를 모은 JTBC 에서 우승을 거머쥔 ‘포르테 디 콰트로’의 멤버인 테너 김현수 등이 출연한다.
이 화려한 게스트들은 올해 테마인 ‘만남’ 타이틀에 걸맞게 각 회 차마다 커플을 지어 등장할 예정이다. 박건형-바다, 박정자-박상원, 배해선-김현수, 최정원-송일국, 전수경-이종혁, 카이-윤공주 등 6일 동안 신선하고 즐거운 ‘만남’을 보여주는 무대를 꾸미고자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은 단순히 무대 위의 콘서트뿐만이 아니라 공연이 이뤄지는 설치극장 정미소의 내외부에서 미술 전시와 함께 이뤄진다. 공연과 함께 진행되는 전시는 대한민국 1세대 스타 CF감독이자 연극배우 박정자의 남편인 이지송 감독이 총괄하며, 창작집단 ‘51%’ 소속 신진 작가들이 8일 동안 진행되는 공연과 함께 다양한 장르와 형태의 미술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자선 콘서트의 틀을 깬, 그야말로 국내 최고 수준의 스탭과 게스트들이 콜라보하는 다층적인 감각의 종합 예술이 펼쳐질 예정이며 이러한 감각적인 기획은 윤석화가 가진 문화적 저변의 너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나눔은 실천을 통해야만 살아날 수 있는 단어다. 윤석화는 자신의 경력이 쌓은 무게감에 걸맞는 실천을 통해 그 단어의 가치에 뜨거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는 중이다.
문화 예술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자선콘서트 의 날짜별 게스트 라인업과 티켓 오픈은 5월 23일 화요일 오후 2시 인터파크를 통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