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처음 도입된 건 2005년이다. 하지만 아직도 퇴직연금이 무엇인지, 퇴직금과 무엇이 다른지 헷갈리는 시니어들이 다수다. 특히 회사가 제시한 대로 무조건 따르는 경향이 높아 자신이 어떤 퇴직연금에 가입했는지도 모르는 4050 직장인들도 많다.
2019년 한경비즈니스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전국 20~50대 직장인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1%가 ‘DB형과 DC형의 차이를 모른다’고 답했다. 정부가 2026년부터 5인 이상 모든 기업에 퇴직연금 제도 전면 의무화를 예고한 만큼, 이제 퇴직연금은 필수이자 제대로 알고 이용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들이 자의든 타이든 퇴사를 하거나 은퇴를 하면 월급이라는 고정적인 소득이 사라진다. 이에 대부분을 퇴직금을 활용해 생활한다. 퇴직금을 찾아서 사업을 하거나 일부를 찾아서 생활비로 쓰기도 한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가 망하거나 없어지면 직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생겨난 제도가 퇴직연금이다.
퇴직연금은 퇴직금 재원을 회사 내부에 적립하는 퇴직금과 달리 직원들의 퇴직급여를 꾸준하게 금융사에 적립하는 제도다. 금융기관이 퇴직급여를 운용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이 돈을 일시금이나 연금 형태로 지급한다.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형, Defined Benefit)과 확정기여형(DC형, Defined Contribution)으로 나뉜다.
DB형
DB형은 회사가 금융기관에 운용 지시를 내려 직원들의 퇴직급여를 운용하는 제도다. 운용성과에 상관없이 직원이 최종적으로 받게 될 퇴직금은 달라지지 않는다.
퇴직금은 근속연수와 30일간 평균임금을 곱한 액수로 고정된다. 평균임금은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된 평균임금으로 계산한다. 지난 3개월간 평균 월급이 900만 원인 사람이 30년 동안 근속하고 퇴직하면 2억7000만 원(900만 원×30년)을 받게 되는 것이다.
진급 가능성이 높고 임금인상 기대가 클수록 DB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규모가 크고 이익이 안정적이면서 노조가 강성일 때 DB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DB형은 퇴직금을 회사가 운용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없다. 투자로 수익을 낼 자신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자신이 운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DB형은 안정적으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형태다. 하지만 퇴직금 운용 부담이 회사에 있어 많은 회사가 DB형보다 DC형을 선호한다. 따라서 퇴직금을 운용할 여력이 없는 일부 사업장에서는 DB형 가입자를 이예 받지 않기도 한다. 보통 회사 규모가 작은 경우다. 이런 회사에서는 4050대 시니어라가 DB형을 희망해도 아예 선택할 수 없다.
연봉 상승에 따라 퇴직금으로 보상 받던 과거 방식이 가진 장점을 전혀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퇴직금 미지급이라는 변수를 제거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피해를 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에서 보완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에 대한 움직임이 미흡한 실정이다.
DC형
DC형은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근로자의 계좌에 연봉 12분의 1 이상의 퇴직금을 납입한다. 기간은 월과 분기, 연 모두 가능한데, 보통은 연 단위로 적립한다. 퇴직금을 근로자가 직접 투자하고 투자 결과도 자신에게 돌아온다. 따라서 근로자의 퇴직금이 회사가 납입한 금액보다 더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
DC형 퇴직연금 가입자는 개인적으로 여유자금을 추가 납입할 수 있다. 추가 납입분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회사 규모가 작고 회사들은 임금상승률이 정기예금과 비슷하거나 정기예금보다 낮다면 DB형보다 DC형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간 급여를 기준으로 적립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줄어들면 적립금이 줄어든다. 따라서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회사에 다니는 시니어들도 DC형을 고려해볼 만하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DB형과 DC형 둘 다 운용하고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다만 DC형으로 전환한 후 다시 DB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적립금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DB형과 DC형은 회사 단위로 가입한다. 이직이 잦은 직장인들은 개인형 IRP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개인형 IRP는 이직으로 인해 중간에 수령한 퇴직금을 탕진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계좌다.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DB형, DC형으로 가입하고 있다가 퇴사 시점에 퇴직금이 IRP계좌로 이동한다. 만 55세 이전에 퇴직하면 퇴직금을 무조건 IRP에 이전하도록 한다. 55세가 넘어가면 퇴직금을 한번에 찾거나 연금형태로 나눠서 찾을 수 있다.
이직할 때 각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도 개인형 IRP로 받을 수 있다. 회사로부터 받는 퇴직금 외에도 개인이 연간 1800만 원 한도에서 추가 납입할 수 있다.
개인형 IRP는 퇴직 시점에 일시금으로 수령하거나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보통 일시금으로 수령하면 총 퇴직금에서 10~15% 정도 세금이 내야 한다. 세금 납부 부담 때문에 총 퇴직금의 규모가 작을수록 일시금으로 인출하는 것이 좋고, 총 퇴직금 규모가 크다면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좋다.
개인형 IRP는 급여생활자뿐 아니라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군인연금인 직역연금 대상자와 자영업자도 가입할 수 있다. 이들에게도 세금이 공제된다. 급여생활자 기준으로 총급여액이 5500만 원 이하인 가입자에게는 공제율이 16.5%, 5500만 원 이상인 가입자에게는 13.2%가 적용된다.
지난해 세법이 개정되면서 2022년까지 50세 이상인 자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연금계좌의 납입 한도가 상향조정됐다. 따라서 50세 이상인 가입자는 급여 규모에 따라 700만 원에서 최대 900만 원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종합소득금액이 6000만 원인 소득자가 연금계좌에 600만 원을 납입한 경우 79만 2000원(600만 원×13.2%)을 공제받는다.
금융권 종사자들의 은퇴 나이가 빨라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은행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은퇴자 연령이 빨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은행에서는 만 40세 퇴직자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업계에 종사하는 4050 시니어들일수록 더 빨리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이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1월에도 신한은행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날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 해에 희망퇴직 신청을 두 번이나 받는 적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희망퇴직 신청은 일반직, 계약인력 가운데 1972년 이전 출생한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2019년 희망퇴직이 1964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6년이나 낮아졌다. 2년만에 연령 기준을 크게 내리며 대상 연령층을 대폭 확대한 셈이다.
신한은행처럼 다른 은행들에서도 희망퇴직 대상자 연령이 내려가면서 은행업계 종사자들의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각 은행이 추진한 희망퇴직 대상자들은 주로 1960년대 중반 베이비부머 세대였다. 그런데 올해는 희망퇴직 대상자에 1980년대생까지 포함될 정도로 연령층이 크게 내려갔다.
국민은행은 올해 1965년부터 1973년까지의 출생연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019년 초에는 희망퇴직 대상자 최저연령은 1966년생이었다. 신한은행과 같이 2년만에 대상층이 5년이나 젊어졌다.
NH농협은행은 올해 1964년부터 1980년까지 태어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년 전에 1963년부터 1978년까지 출생자를 대상으로 한 2년전과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다. 다른 은행과 달리 희망퇴직 대상자 연령층이 확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희망퇴직 대상 연령이 만 41세까지 가능해 2년 전에는 희망퇴직 연령이 가장 낮은 은행이었다. 올해는 이 자리를 하나은행이 차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2년 전에 1964년 이전 출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그런데 올해는 연령층을 대폭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1966년부터 1974년까지 출생자를 대상으로 해 최저 연령대가 무려 8년이 더 낮아졌다. 하나은행은 더 크게 바뀌었다. 1965년부터 1981년생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아 만 40세까지 연령층이 낮아지며 올해 희망퇴직 신청 연령이 가장 낮은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희망퇴직자에게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 월급을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한 달 월급이 10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3억6000만 원을 특별지원금으로 받는 셈이다.
또 신한은행은 희망퇴직 직원들을 관리전담·금융상담 계약직 인력으로 다시 채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이들에게는 자녀학자금과 창업지원, 건강검진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희망퇴직을 하면 그동안 불입한 퇴직연금을 일시불로 목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은퇴자들이 퇴직금을 바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퇴직금만 보고 퇴직할 경우 위험하다"며 "은퇴 이후 경제활동을 준비하고 퇴직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5년간 은행에서 일하다 2015년 말 명예퇴직한 A씨는 최근 유튜브 ‘너와 나의 은퇴 학교’ 채널에 출연해 “명예퇴직이 갑자기 이뤄져 미래를 미리 고민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며 “희망퇴직을 선택하면 당장 수억 원 상당의 특별퇴직금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1주일 만에 결정했다. 미리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는 “단돈 50만 원을 벌면서 퇴직금을 관리하는 사람과 소득 없이 퇴직금을 관리하는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자산 규모에서 차이가 크게 난다. 또 일을 하면 더욱 건강하고 보람 있게 삶을 영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희망퇴직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덧붙였다.
대기업 금융기관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라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 재무 담당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 코스닥 시장에 이제 막 등록했거나 등록 직전에 있는 회사는 재무 담당 인력이 취약하다. 이들은 증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다수의 투자가에게 기업재무 내용을 홍보해 본 경험이 없다. 이런 업무는 금융기관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경험한 사람의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해본 사람은 자산운용상담사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은행은 자산관리사 중 일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은퇴 전에 ‘회사의 금융상품 판매 대리인’으로 근무했다면 이제부터는 ‘고객의 구매 대리인’ 처지에서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추천한다는 생각으로 일해야 한다.
강창희 대표가 제시한 방법 외에 금융권 퇴직자를 위한 정부 프로그램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는 금융특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선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퇴직 후 진로를 설정하고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창업 귀농·귀촌은 물론 금융권 퇴직자들이 많이 뛰어드는 금융과 재테크 전문 강사 준비 과정도 지원받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1:1 현장코칭 숙련인력 양성사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사업은 금융권 퇴직 전문인력과 중소기업 신규인력을 연결해 실무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퇴직 전문인력은 금융위원회가 산하 금융기관들로부터 수요를 파악해 선정한다.
“국내 중장년 취업에 대한 지침의 상당수는 가짜 뉴스 수준입니다.” 2005년부터 한국과 미국계 전직지원(轉職支援) 회사를 통해 중장년 재취업과 인생 2막 설계 컨설팅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돈·일·꿈 연구소 간호재(簡鎬宰·49) 소장의 일갈이다. 현재 인력수급기업 ㈜에이치알맨파워그룹에서 4050 재취업컨설팅 사업부에 소속돼 활동 중인 그는 40~50대의 재취업을 위한 제도가 빈약하고, 지나치게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중장년들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서 ‘4050 재취업 성공의 비밀’을 통해 중장년 재취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 그를 만나 40~50대가 취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아야 할 5가지 원칙에 대해 들어봤다.
소극적인 태도를 바꿔라
간 소장은 우선 퇴직 후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랜 직장생활로 굳어진 몸과 마음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조직생활은 사람을 경직시키고 수동적으로 만들어요. 특히 공기업, 대기업 출신이 더 심합니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직장을 원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요. 또 원하는 직장과 새로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스스로 알아보고 기본 조사활동 등을 해야 하는데 수동적인 태도가 발을 떼기 어렵게 만듭니다. 퇴직자들이 일자리 관련 기관에서 무턱대고 좋은 직장을 소개해 달라고 하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에 현혹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는 현장에서 구직자들을 만나보면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을 뿐, 대다수가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간 소장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거나 관심 분야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는 사람, 심지어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받게 돼요. 그동안 쌓아온 인맥도 도움이 되고요. 하지만 방 안에서 인터넷만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러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넷 정보는 한계가 있다
간 소장은 “갈 곳이 없다며 푸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구직자들을 만나 구직활동에 하루 몇 시간 투자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2시간도 채 안 돼요. 중장년 구직자, 특히 공기업·대기업 출신자들은 그렇게 해선 원하는 직장을 찾기 어려워요. 그 나이의 재취업은 부장급 이상을 바랄 텐데, 중견기업도 그 정도 직급은 채용공고를 통해 선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가 권하는 방식은 “나를 마케팅하라”는 것이다. 자신이 일을 잘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을 골라 해당 기업의 임원이나 대표에게 직접 접근해보라는 얘기다.
“수십 년간 직장생활을 해왔으니, 자신이 조직에 얼마나 이바지할 수 있는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 점을 기업이 알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지요. 부장급 이상 직원 채용에 관여할 만한 임원이나 회사 대표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고 회사에 어떤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제안서’를 보내보라는 겁니다. 물론 정성을 들여 작성해야겠지요. 특히 우편을 통해 전달된 서류는 의사결정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줍니다. 결원이 생겼을 때 자연스레 후보 대상이 될 수 있지요.”
임원 채용 시에도 자소서를 본다
그는 재취업 과정에서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십 년 전 입사해 지금까지 일만 해온 분들이라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또 성장 과정 등을 작성할 때 빈칸 채우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기업에서도 임원 채용을 할 때 자소서를 봅니다.”
간 소장은 입사하고 싶은 기업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할 때 중요한 원칙이 있다고 했다. 바로 회사 입장을 생각하면서 쓰라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데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작성하고 마는 것이죠. 하지만 서류에 들어갈 내용은 회사가 듣기 원하는 것들이어야 해요. 자신이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적합한 태도와 가치관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줘야 해요. 그러려면 성장 과정의 스토리텔링이 필요합니다. 기업에서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눈높이 낮출 필요 없다
중장년 취업과 관련된 기관이나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한다. 부족한 일자리에 경쟁도 심하니 설령 낙오되더라도 좌절감에 빠지지 말고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 확보부터 하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간 소장은 반기를 든다. “그동안 전문성을 갖고 기업이나 기관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왔던 40~50대라면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눈높이를 낮춘다고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만약 최저임금 정도로 급여 수준이 낮다면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까요? 또 연봉을 낮춘다고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가 많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연봉을 얼마나 낮출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보다 재취업할 기업을 위해 어떻게 이바지할까를 고민하는 게 훨씬 합리적입니다.”
그는 만약 연봉을 낮춰야 한다면 그 마지노선을 전 직장의 70%로 잡으라고 조언하면서 100일 안에 재취업할 수 있도록 계획을 잡고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발적인 준비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할 경우 취업 요령이 생겨 원하는 시점에 회사를 옮길 수 있는 능동적인 삶의 기틀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간 소장은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할 때 “돈부터 쓸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돈부터 쓸 생각 버려라
“창업 업계에서 공무원, 군인, 교사 등의 퇴직자는 주요 고객입니다. 금전적 여유도 있고 돈으로 투자하는 결정을 쉽게 내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지요. 퇴직 후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6개월 정도는 무작정 쉬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여행도 하고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잘 보내다가 어느 날부터 주변 눈치를 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취업이나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무턱대고 자격증부터 따기도 합니다. 이 시기에 겪게 되는 초조함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체면을 세우기 위해, 창업이나 자격증 취득을 위해 돈부터 쓸 생각을 해선 안 됩니다. 잘못된 결정으로 회복할 수 없는 경제적 타격을 입으면 남은 삶을 포기할 수도 있어요.”
창업을 하고 싶다면 자산 규모에 맞춰 실패를 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고려하는 게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가 기술·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소자본 창업을 추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40~50대가 여생을 설계할 때는 일보다 삶을 우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지금의 중장년들은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요. 조직에서 오래 생활했던 사람은 의존적인 태도를 버리고 온전한 독립을 이뤄내야 하고,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책임이 끝날 때는 완전한 해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 이 시점에 이루고 싶었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도 고려 사항이 되는 것이죠. 일이 인생을 결정했던 평생직장 시대와 달리 지금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고 나서 그에 맞춰 직업을 고민해야 합니다. 충분한 사유를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IMF 외환위기 때 귀농·귀촌하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아무 준비도 없이 귀농하는 사람이 많아 정부가 ‘귀농·귀촌 종합대책’이라는 제도까지 마련했다. 2013년부터 집계해온 귀농인 통계에 의하면, 2017년 말 귀농 인구는 1만9630명에 이른다. 농촌 공동화(空洞化)를 막고 영농후계인력 확보, 나아가 농업 일자리 창출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40~50대가 귀농 인구의 62%를 차지하는 기현상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 사회학자는 귀농을 ‘사회적 이민’이라고 표현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이들의 농촌 지역으로의 이동은 ‘이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가 지원하는 귀농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의 귀농은 10명 중 3명에 지나지 않으며 그나마도 얼마 지나지 않아 역(逆)귀농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언론은 이러한 귀농정책의 실패를 심심찮게 꼬집으며 ‘귀농인턴제’를 도입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사실은 2004년부터 10여 년간 착실히 시행되어오다가 2015년 무렵 정책 통합으로 슬그머니 사라진 이른바 ‘농산업 인턴제’가 있었다. 2009년 농림축산식품부는 ‘귀농·귀촌 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농산업 인턴제’를 대폭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44세로 연령을 제한한 이 제도는 4050세대가 귀농인의 62%를 차지하는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농촌 현장에서 귀농 인구의 연령 분포가 실버 세대 위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의 성공적인 귀농을 도울 수 있는 ‘귀농 인턴제’가 없다는 점은 현 정책의 허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내가 2005년 2월에 방문했던 일본 홋카이도 벳카이초(別海町)에서 30년 가까이 운영하는 ‘낙농연수원목장’ 인턴제도는 매우 체계적이며 정교한 후원 제도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우선 귀농을 원하는 도시민 중에서 부부 또는 예비부부(부모인증)를 인턴으로 선발해 3년간 훈련을 시킨다. 매년 3~4쌍만 선발하는 인턴은 연수원 목장과 인근 협력 목장에서 동일한 매뉴얼로 교육을 받는다. 선발된 인턴은 지자체 계약직 근로자로 인정되고 주택과 생활비(130만 원/1인당)를 지원받는다. 이들은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해 저녁 6시 30분에 끝나는 혹독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주 1회 휴가(농번기 제외)도 있다. 교육 수료자에게는 홋카이도 지방자치단체가 1982년부터 시행해온 ‘홋카이도 농장리스(lease) 제도’ 지원 자금으로 리모델링한 폐업 농장이 주어진다. 1982년부터 1995년까지 105호의 취업 농가가 ‘농장리스 제도’의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목장 개업 자금은 정부가 절반 지원하고 나머지는 20~25년간 거의 무이자 조건으로 빌려준다.
귀농인 통계는 중요하지 않다. 일본은 지역 단위로 혹독한 귀농 교육을 하고 있다. 귀농인과 농장이 상생하는 제도가 정착된다면 어느 순간부터 기하급수적인 귀농인 배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정부의 귀농 정책에 귀농 인턴제도는 쏙 빠져 있다. 시급하게 필요한 정책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재편집되고 재해석된다. 사실 깨진 사금파리 조각같이 파편화한 역사적 사실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 조각들을 다시 짜 맞추어 형상과 의미를 부여한 것이 이른바 역사 기록이다. 역사를 재구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주체는 현재의 기록자이므로 역사 기록에는 당대의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모든 역사는 과거의 왜곡인 동시에 현재의 진실이다.
춘추필법이라는 역사가 그럴진대 개인의 기록들은 말할 나위가 없다. 소위 자서전이나 전기라 이름 붙은 책들은 현재의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된다.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출마가 예상되는 사람들의 자서전이 쏟아져 나오곤 하는 것이 이런 이치다. 대필 작가에 의해 ‘천사의 편집’을 거쳐 나온 개인의 역사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다. 당선 필요라는 진실이 거짓된 과거를 지어내는 셈이다.
의도된 거짓은 아닐지라도 관객의 감동을 자아내기 위한 사실의 왜곡은 어떨까. 최근 우리나라에서 천만 관객을 바라보는 흥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역주행 중인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야기다. 처음에는 이 노래를 발표한 영국의 록그룹 ‘Queen’을 경험한 4050 이상에서나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으나 어느덧 2030들까지 감염되어 이 영화에 열광한다. 게다가 영화관에서 떼창까지 하는 지경이다.
사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영화는 상당 부분 사실을 왜곡했다 한다. 오죽하면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죽은 후 퀸을 대변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관객들이 한 편의 디즈니 영화를 보듯이 즐겼으면 한다. 이 영화는 퀸의 영화가 아니라 프레디의 영화다”라고 했을까. 매우 점잖은 대응이지만, 불편한 심경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관객 감동을 끌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편집된 작품이다.
그런데도 이 영화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본국인 영국을 넘어서는 흥행으로 치닫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우리나라 관객들이 음악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라라랜드’를 비롯해 많은 음악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으며 뮤지컬 장르가 성행하는 것만 보아도 우리 관객의 취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금의 ‘보헤미안 랩소디’ 신드롬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듯하다.
물론 퀸의 음악은 좋다. 음악에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도 제목은 모른 채 어디선가 한두 번은 들었을 정도로 지금까지 주위에서 널리 연주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 이 곡이 퀸의 노래였구나’ 하는 감탄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퀸의 음악은 실험성이 강하다. 영화 제목인 ‘보헤미안 랩소디’도 당시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6분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낼 방송 PD는 없을 정도였다.
그들의 이런 실험성과 도전정신이 우리 관객의 동의를 얻은 것은 아닐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음악으로써 이 영화의 탁월한 전략은 마지막 20분여에 걸친 1985년의 ‘라이브 에이드’의 재현일 것이다. 관객 중에는 2002년 월드컵 이래 이런 속 시원한 기분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즉 암담한 정치, 경제 상황에서 가슴을 요동치게 하는 감동이 절실했던 국민에게 이 영화가 시원한 사이다가 된 셈이다.
아울러 사실과는 좀 다를지언정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가 겪었던 기구한 인생역정이 관객들의 감정선을 건드렸던 듯싶다. 특히 보잘것없는 인도계 잔지바르 출신 이민가정으로서 갖은 무시와 따돌림 속에 외로움을 겪는 머큐리의 모습이 오늘날 한국의 흙수저 의식을 자극해 연민을 자아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영화는 우연히 울고 싶었던 한국인의 뺨을 후려갈김으로 흥행 성공 신화를 썼다.
‘날아가던 새 한 마리/내게 말했습니다/꽃이 있고 나비가 있고/마음속에 사랑이 있는 곳/여기가 바로 천국이군요/놓치지 마세요!’ 이해인 수녀의 시 ‘어느 날의 일기’의 한 구절이다. 그렇다. 마음속에 사랑이 있다면 언제나 봄이고, 천국이다.
봄처럼 따뜻한 사랑을 노래하다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순간이 곧 행복한 봄’이라 말하는 이해인 수녀가 지난 삶이 켜켜이 녹아든 110편의 시를 통해 우리를 봄처럼 따뜻한 사랑으로 껴안는다. 시인은 이라는 시집의 제목처럼 따스한 봄 인사를 건네고, 파도가 되어 상처 입은 이를 위해 대신 울어준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시집의 1~3장(1장: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2장: 파도의 말, 3장: 마음이 마음에게)은 대개 시인이 중년에 썼던 시로 이루어져 있다. 4장: ‘아픈 날의 일기’는 시인이 2008년 이후 암 투병을 하며 겪었던 시간들을 담아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단상, 환자로서의 고통과 외로움을 솔직하게 그려낸 시들이 읽는 내내 자신의 일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끝으로 5장: ‘별을 따르는 길’은 인생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을 노래한 시들로, 중년과 노년의 작품들이 고루 어우러져 있다.
중년에서 시작해 노년의 고백까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읽힐 수 있도록 구성한 시집은 노년의 깊이 있는 시적 사색을 느끼게 한다.
일본의 대표 작가 무라카미 류가 그려낸 4050세대의 절망과 다섯 가지 희망 이야기
열 살 아이부터 60대까지 세대별로 정의내린 사랑이라는 단어 그리고 따뜻하고 진솔한 아날로그 사랑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 11가지 주제에 대한 법정과 최인호의 4시간에 걸친 산방 대담
사진 제공: 예스24
지난해 전체 요로결석 환자의 절반가량은 40~50대 중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요로결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8만3449명 가운데 50대(25.5%)와 40대(22.8%)가 48.3%를 차지했다. 특히 남성환자(64~65%)는 여성환자(35~36%)를 크게 웃돌며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별로는 8월(3만8750명)이 가장 많았고, 7월(3만6099명)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날씨가 더운 7, 8월에 요로결석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땀으로 수분이 다량 빠져나가면서 오줌의 농노가 높아져 요석(돌)이 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요로결석증은 신장부터 방광, 요도에 이르는 요로(오줌 길)에 요석이 생겨 오줌의 흐름을 방해하는 질병이다. 갑자기 옆구리나 배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 있거나,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요로결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석의 크기가 작은 경우, 물을 많이 먹고 소변량을 늘려 자연스럽게 배출을 유도하면 되지만 크기가 비교적 큰 경우 약물, 초음파 등을 이용한다. 요로결석은 재발 확률이 높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삼가야 할 음식들을 알아두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로 결석을 예방하려면 물을 많이 마시고 평소 염분이 많은 음식은 줄여야한다. 구연산 성분은 요석 형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오렌지, 자몽, 귤 등 시큼한 과일을 먹거나 주스 등으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치하면 개수-크기 증가, 젠틀맥스 레이저의 깊은 파장으로 피부 손상 적고 개선 효과 좋아
60세가 넘어서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 주부 정미선(63세)씨. 운동과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고, 어딜 가나 젊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 이른 바 '꽃노년'이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근 꽃중년(4050) 꽃노년(6075) 신조어가 등장해 세간의 화제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사회 변화와 소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과 백화점에선 이미 이들을 위한 건강 미용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으며, 시니어 여행상품도 호황이다.
그런데, 젊게 살고 싶은 '꽃중년·꽃노년'이 한결같이 호소하는 골칫거리가 바로 저승 꽃 '검버섯'이다. 같은 연령대라도 검버섯이 있는가 여부에 따라 나이가 5~10살 이상 더 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증이 거의 없고 짧은 시간에 검버섯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레이저 치료법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원장의 도움으로 최근의 검버섯 해결책을 알아본다.
저승 꽃이라고 불리는 검버섯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색소성 양성 종양이다. 주로 60대 이후 노년층에게서 많이 발생해 저승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최근 야외 레저활동이 크게 증가하면서 40대 젊은 층에서도 검버섯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검버섯은 주로 이마와 얼굴 목과 같이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에 생긴다. 처음에는 작고 옅은 갈색 반점으로 나타나 기미나 주근깨로 오인하기 쉽다. 기미와 다르게 검버섯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색이 진해지며, 거뭇하게 주위 피부와 경계가 뚜렷해진다. 방치할 경우 개수도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크기도 점점 커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하는 것이 좋다.
검버섯은 '젠틀맥스 레이저'를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기존에는 크고 두꺼운 검버섯에 높은 강도의 에너지로 치료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고, 너무 낮은 에너지로 시술하면 5회 이상 치료를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젠틀맥스를 이용한 레이저 검버섯치료는 피부 깊이 에너지를 전달해 시술횟수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검버섯 치료법이다. 레이저빔 조사 후 곧바로 dynamic cooling device(DCD)라는 효율적인 냉각장치가 작동한다. 따라서 이것의 작동으로 강도 높은 레이저에너지를 병변에 전달해도 표피손상이 적고 1~2회 치료만으로도 검버섯의 개선 효과가 좋다. 치료 후 일부 나타나는 붉은 끼(홍반)는 수 시간 이내로 사라지며, 2-3일 정도에 딱지가 생기는 불편함이 있지만 깊은 병변까지 제거할 수 있다.
임상 치료 결과도 좋다. 연세스타피부과 의료진이 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16개의 검버섯을 젠틀맥스 레이저로 치료한 결과 13명의 환자 중 85%(11명)에서 색소침착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2명도 저색소침착이 나타났지만 추가 치료 없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의료진은 이 임상연구 성과를 2013년 유럽피부과학회지(JEADV /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젠틀맥스가 검버섯 치료에 큰 부작용없이 치료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원장은 "요즘 미용 목적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검버섯 시술을 받는 시니어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 검버섯 치료에 사용하던 레이저는 색소침착을 유발할 가능성이 컸지만, 젠틀맥스 레이저 치료로 두껍고 큰 검버섯도 1~2회 치료로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검버섯은 예방은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겨울철이라도 외출할 때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외선차단지수 30이상의 제품을 바르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는 색소침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충분한 수분은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평소에 충분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주면 검버섯뿐만 아니라 기미, 주근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부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고, 수분섭취량을 늘려서 피부 수분을 유지하는 것도 검버섯 예방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