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팝페라 월드스타’이자 국민 애창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의 원곡 가수로 알려진 세계적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라는 타이틀로 이달 12일(수) 저녁 7시 30분에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뉴저지 신포니에타 음악감독 출신의 마에스트로 이태영의 지휘와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함께 할 예정이다.
이번 음악회는 서울특별시 산하 25개 자치구에 거주 중인 코로나19 관련 의료진, 자원봉사자, 구급대원, 관계공무원 등의 ‘국민 영웅’들에게 티켓 기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와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총괄후원을 통해 진행되는 이번 기부는 이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자 마련되었으며, 공연 관람을 원하는 신청자에 한해 티켓을 제공할 예정이다.
임형주의 소속사 ㈜디지엔콤은 공연의 제목을 ‘평화콘서트’로 정한 점에 대해 “완벽히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 대감염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가 혼란스러운 요즘”이라며 “오랜기간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UN,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친선대사로 활약한 바 있는 임형주가 수많은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비롯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 발매될 자신의 팝페라 정규 8집 ‘Lost In Memory’(잃어버린 추억 속으로)와 동명의 타이틀을 부제로 붙임으로서 새 앨범의 발매를 기념하는 의미도 함께 살렸다는 후문이다.
임형주는 이번 공연에서 이태영 마에스트로의 지휘와 50인조의 ‘코리안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완벽한 호흡을 자랑할 예정이다. 1960~1980년대 한국음악계 르네상스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패티김, 펄 시스터즈(배인숙), 트윈폴리오(윤형주, 송창식) 등과 같은 국민 가수들의 대표 대중가요들을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선구자’, ‘비목’ 등 정규 8집의 수록곡들은 물론 임형주를 위해 작곡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꽃 한 송이’까지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클래식, 팝, 재즈, 뮤지컬 등 장르를 총 망라한 팝페라의 세계로 관객들을 안내할 것으로 알려져 뜨거운 호응이 예상된다.
이번 공연에는 이탈리아의 ‘2022 산레모 국제 신인 가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팝페라가수이자 테너 박종수(HUNKTENOR)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배출한 예능인 겸 작곡가 유재환(UL)이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더불어 해당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세계평화를 위한 기금으로 지정 기부 될 예정으로 밝혀져, 관객들에게 여러모로 가슴 따뜻하고 훈훈한 음악회로 기억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괄후원을 담당한 천주교서울대교구 산하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는 천주교서울대교구 산하의 비영리 NGO 단체로서 해외 원조 및 국내 각종 불우이웃 지원사업, 장기기증, 자살예방 등 생명 존중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유경촌 주교는 “코로나 시기에 사회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긴급 모금과 지원을 진행해왔다”라며 “이번 기회로 마음을 위로하는 ‘천상의 목소리’의 소유자 임형주와 함께 코로나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분들을 초대하는 ‘평화콘서트’를 총괄후원하고, 서울시청과 협의해 공연 티켓 기부를 진행하여 감사와 위로를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공연의 티켓은 인터파크, 예스24, 예술의전당 공식 홈페이지에서 절찬 예매 중에 있다.
한편, 임형주는 지난 2021년 5월 개신교 신자에서 천주교 신자로 개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4월부터 현재까지 cpbc 가톨릭평화방송 FM 라디오 종합음악프로그램 ‘임형주의 너에게 주는 노래’의 메인 DJ 로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2~4시에 팬들을 만나고 있다.
2022년부터 일본 전체 인구의 약 5.4%를 차지하는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로 편입되기 시작한다. 2021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3640만 명)중 절반 이상이 이미 후기 고령자다.
그런데 일본 고령자의 80%는 간호·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다. 일본 정부로부터 노인 돌봄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정받은 이들이다.
따라서 건강한 고령자들의 거주지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도심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우는 시니어타운이나 유료노인홈이 생기는 추세다. 하지만 비싼 입주금을 감당할 수 있는 고령자는 많지 않아 이런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고령자는 매우 제한적이다.
건강한 고령자 위한 유료노인홈
일본에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유료노인홈(우리나라의 실버타운 형태)과 요양시설이 있다. 요양시설은 정부가 정한 기준이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아 항상 시설 입주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이에 민간시설 중에서는 건강한 고령자가 이용할 수 있는 유료노인홈과 고령자 전용 주택이 늘고 있다.
일본의 고령자 주택·시설 통계를 제공하는 타무라 플래닝앤오퍼레이팅(タムラプランニングアンドオペレーティング)의 “고령자 주택 데이터 2022년 상반기호”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전국의 고령자 주택·시설 종류는 총 14가지로, 총 5만 6741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의 고령자 주택·시설 14종류는 다음과 같다.
간호 가능한 유료노인홈(介護付有料老人ホーム), 주택형 유료노인홈(住宅型有料老人ホーム), 건강형 유료노인홈(健康型有料老人ホーム), 신고하지 않은 유료노인홈(無届有料老人ホーム), 분양형 케어서비스 제공 맨션(健康型ケア付きマンション), 서비스 제공 고령자용 주택(サービス付き高齢者向け住宅), 경비노인홈·A형·B형(軽費老人ホーム·A型·B型), 케어하우스(ケアハウス), 양호노인홈(養護老人ホーム), 그룹홈(グループホーム), 개호노인복지시설(介護老人福祉施設), 개호노인보건시설(介護老人保健施設), 개호요양형의료시설(介護療養型療養型), 개호의료원(介護医療院)
고령자 전용 주거 시설은 크게 공적 시설과 민간 시설로 나뉘는데, 지자체가 주로 운영하는 공적시설은 대체로 입주금이 없고 돌봄이 필요한 고령자를 위한 개호(介護, 간호) 시설이 많다.
민간이 운영하는 시설은 대체로 간호 서비스가 함께 운영되는 형태가 많고 입주금이 천차만별이다. 최근 민간시설 중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주택형과 서비스 제공 고령자용 주택(줄여서 사코슈라고 한다, サ高住)이다. 2022년 4월 기준 주택형은 3만 2003호가 증가했고, 사코슈는 2만 6690호가 늘었다.
주택형 유료노인홈은 건강한 고령자 혹은 스스로 생활은 가능하지만 간호가 필요한 고령자가 입주할 수 있다. 주로 외부 간호 업체를 연계하며 60세 이상부터 들어갈 수 있다.
사코슈는 베리어프리 등이 적용된 고령자 전용 주택으로, 이곳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란 간호 서비스가 아닌 안부 확인 및 생활 상담 서비스, 생활 지원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간호 서비스는 제공·연계하지 않는다. 간호가 필요한 경우 개인별 계약을 해야 한다.
간호·돌봄이 모두 필요하지 않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형 유료노인홈은 전체 유료노인홈의 0.2% 수준으로 매우 적다.
이에 최근에는 ‘돌봄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일 것’을 입주 조건으로 내세우는 고가의 유료노인홈과 사코슈가 등장하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레지던스 ‘파크웰스테이트’
미쓰이부동산은 ‘시니어를 위한 서비스 레지던스’를 표방하며 수도권 중심으로 ‘파크웰스테이트’라는 시니어타운을 짓고 있다. 대체로 유료노인홈과 사코슈가 혼합되어 있다.
또한 ‘원칙적으로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만 60세 이상’인 사람만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청한다고 모두 입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 진단을 받는 등 입주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운영하는 레지던스는 도쿄에 위치한 ‘파크웰스테이트 하마다야마(浜田山)’가 있으며, 오사카 최대 규모인 ‘파크웰스테이트 센리츄오(千里中央)’, 지바 현의 ‘파크웰스테이트 카모가와(鴨川)’가 있다.
비용은 선급금(또는 임대료 상당액), 월 이용료, 보증금 세 가지를 합쳐 일시금으로 내거나 월세로 낼 수 있는데 금액이 상당하다.
하마다야마는 입주비용이 최소 6288만 엔(약 6억 원)에서 최고 2억 엔(약 19억 원)에 달한다. 카모가와의 입주비용은 1인 기준 최소 2520만 엔(약 2억 4000만 원)부터 최대 6451만 엔(약 6억 2000만 원) 수준이다. 센리츄오는 선급금이 없는 곳부터 5300만 엔(약 5억 원)까지 있다.
입주 금액이 꽤 높지만 ‘파크웰스테이트 카모가와’는(473실 규모) 오픈 전부터 4000건이 넘는 문의가 쏟아졌다.
미쓰이부동산은 오는 2024년 도쿄도 미나토구에 지상 36층, 총 421실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와, 지바시에 28층 617실 규모의 시니어 레지던스를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여생 보내는 최고급 유료노인홈 ‘사쿠라비아 세이죠’
미쓰이부동산의 레지던스보다 더 비싼 유료노인홈도 있다. 도쿄 세이죠학원 역 10분 거리에 위치한 ‘사쿠라비아 세이죠’(サクラビア成城)다.
이곳의 입주 조건은 70세 이상이면서 돌봄이나 정부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이다.
사쿠라비아 세이죠의 특징은 전액 선급금으로만 비용을 낼 수 있으며 15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급금으로 내는 입주 비용은 평형이나 층수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입주 후 15년(180개월) 이내에 퇴거하는 경우 필요 경비와 사용료 부분을 제외하고 돌려준다. 만약 15년이 지나고도 거주를 이어간다면, 16년째부터는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계속 지낼 수 있다.
입주 비용은 가장 저렴한 객실이 약 1억 2000만 엔(약 11억 6000만 원)이며 가장 비싼 객실은 약 4억 엔(약 39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 이용료를 매월 30만 엔(약 300만 원) 내야 한다. 높은 비용 때문인지 사쿠라비아 세이죠의 주 이용자는 기업 경영자와 가족이다.
150개의 객실은 항상 만실이며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도 많다. 시설을 둘러보는 이들은 주로 50~60대로 대기 회원이 되려면 보증금 100만 엔(약 967만 원)을 내야 한다. 대기 회원이 되면 입주 가능한 나이인 70세가 될 때까지 사쿠라비아 세이죠에서는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보내준다.
레스토랑에서는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메뉴를 제공하며 룸서비스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레스토랑 내 개인룸을 통해 가족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도예, 회화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갤러리를 통해 작품 전시도 즐길 수 있고, 콘서트홀에서는 정기 공연도 열린다.
무엇보다 사쿠라비아 세이죠가 인기 있는 건 이곳에서 여생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반 유료노인홈들은 간호를 넘어 돌봄이 필요한 경우 요양시설로의 이동이 필요한데 사쿠라비아 세이죠는 자신의 객실에 머물며 돌봄·치료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좋아해 그 속에 푹 묻혀 살았다. 동네 사랑방, 길쌈하는 여인들 틈바구니 비집으며 이야기 구슬들을 집어 담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다듬고 정리해 하나씩 쓸모 있게 만들기 시작했다. 구슬은 서 말이라도 꿰어야 장신구가 되듯이, 최상식(77) PD의 손에서 잘 꿰어진 고향의 전설들은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는 드라마, ‘전설의 고향’이 되었다.
최상식 PD는 1971년 서울중앙방송(현 KBS)에 PD로 입사했다. 1976년부터 1994년까지는 TV드라마 PD로서 ‘전설의 고향’(1977~1989), ‘보통사람들’(1982~1984), ‘춘향전’(1994) 등을 연출했다. 이후 KBS 드라마 제작주간으로 ‘젊은이의 양지’(1995), ‘첫사랑’(1996~1997), ‘태조왕건’(2000~2002), ‘겨울연가’(2002) 등을 기획 및 제작했다. 2002년 퇴사한 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원장, 미디어공연영상대학 학장, 한류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유튜브 채널 ‘최상식 PD와 송도영 성우의 전설의 고향’을 운영하며 전설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헤매고 있다.
‘촌스러운’ 캐릭터의 창시자
최상식 PD의 이름 밑으로는 제목만 봐도 OST가 귀에 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이 빼곡하다. 그는 시청률 공식 집계 이래 대한민국 모든 프로그램을 통틀어 역대 최고 시청률인 65.8%를 기록한 KBS 2TV 주말 연속극 ‘첫사랑’의 책임 프로듀서다. 491회로 최장수 일일 연속극 기록을 보유한 ‘보통사람들’의 책임 프로듀서이며, 김희선, 배종옥, 배용준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발굴해냈다. 그러나 그를 만난 사람들은 ‘전설의 고향’부터 떠올린다.
“1976년부터 드라마 PD로 일했어요. 1977년 10월에 시작한 ‘전설의 고향’은 PD로서 영글기 전에 만들었던 프로그램이죠. 저 스스로는 부끄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잖아 있어요. 그래서 저는 대표작으로 ‘전설의 고향’보다는 ‘보통사람들’을 꼽곤 하는데, 워낙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최 아무개 하면 ‘전설의 고향’부터 떠오르는 모양이에요.”
지금도 ‘납량 특집 드라마’의 대명사로 여겨지지만, 당시 파급력은 더욱 대단했다. TV 있는 집이라면 안 본 집이 없다고 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전설의 고향’이 전파를 탄 다음 날이면 온통 전설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12년 동안 프로그램을 제작한 불세출의 연출가임에도, 한국인이라면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전설’이란 소재 덕분에 인기 있었던 것이라며 겸손을 보인다.
마산 시골에서 나고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이야기를 참 좋아했다. ‘전설의 고향’ 역시 그가 유년 시절 접한 수많은 이야기들로부터 탄생했다. PD가 된 그는 연출자로서 어떤 점을 내세워야 성공할지 고심했고, 그동안 모아둔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야기꾼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KBS에서 TV 드라마 방영을 시작한 지 10년이 막 지나던 즈음이었다. CG는커녕 촬영한 영상에 효과음을 넣는 편집 작업조차 다른 세상 이야기이던 시절, ‘전설 속 요괴와 귀신을 어떻게 구현하려고 하느냐’는 지극히 현실적인 우려였다.
하지만 그는 제작을 밀어붙였다. 쑥을 태워 스튜디오에 연기를 자욱하게 내고, 시골 초가집을 표현하기 위해 스튜디오 바닥에 지푸라기를 잔뜩 가져다 깔았다. 물뿌리개로 카메라 렌즈 앞에서 물을 뿌려 비 오는 날씨를 연출했고, 전설에 자주 등장하는 뱀이나 구렁이를 직접 섭외(?)해 스튜디오에 풀기도 했다. 게다가 리얼함을 추구하는 연출자였던 그는 출연 배우에게 어떤 장치가 설치돼 있는지 미리 안내하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 덕분에 촬영 중 실제로 울음을 터뜨리는 배우도 있었다. 그야말로 난장판인 촬영 현장에서 생고생을 해야 하니, 배우고 제작진이고 ‘전설의 고향’ 참여를 원치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다행히 고생한 보람은 충분히 있었다. 프로그램을 크게 흥행시킨 것 말고도 구미호나 저승사자를 한국 납량물의 대표 캐릭터로 정립한 까닭이다. 하얀 소복과 하얗게 센 머리, 희고 큰 꼬리 아홉 개를 가진 구미호, 검은 갓과 검은 도포, 하얀 얼굴에 까만 입술의 저승사자. 이제는 당연하다 못해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최상식 PD가 고민 끝에 구현해낸 엄연한 창작물이다.
“저는 어릴 적에 여우 이야기를 많이 접했어요. 농한기인 겨울에는 사람들이 큰방에 모여서 새끼를 꼬면서 옛날이야기를 하곤 했거든요. 그때만 해도 한국에 여우가 굉장히 많았고, 주로 농사를 짓다 보니 소만큼 중요한 가축이 없었기 때문에 여우와 관련한 이야기가 많았죠. 하지만 1979년 처음 에피소드를 제작할 때만 해도 구미호는 ‘남자 간 빼먹는 여우 같은 여자’ 같은 욕으로나 쓰였어요. 관련한 설화를 아는 사람도 얼마 없었죠. 그래서인지 반응이 좋을 줄 전혀 몰랐습니다. 저를 포함한 제작진들이 모두 어안이 벙벙했어요.”
1대 구미호를 연기한 배우 한혜숙은 길에 나서면 아이들이 ‘구미호 나타났다’며 돌을 던졌다. 방송 잘 보고 있다는 전화가 고등학교 은사로부터 걸려오기도 했다. ‘전설의 고향’ 출연 섭외와 프로그램의 인기는 반비례했지만, 구미호만큼은 예외였다. 구미호로 출연한 배우들은 모두 이름 날리는 데 성공하면서 방송가에는 ‘여우 귀신이 도와줘 스타가 된다’는 소문까지 생겼다.
미래 콘텐츠 찾아 헤매는 이야기꾼
그의 취재 과정은 학자의 연구를 방불케 한다. 서재와 작업실, 거실을 가득 채운 책들과 고서, 그림 등 고문헌을 뒤지고, 취재하다 만난 동네 주민들에게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 기도 한다. 전설을 발견하면 현장에 직접 가서 증거물이 실제로 있는지, 전설에 등장하는 지역과 그 근방을 샅샅이 뒤진다. 이제는 동네의 오랜 전설을 아는 어르신들이 많이 돌아가신 탓에 지역 주민이라도 전설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네 여인 전설이 있는 서울 남산 부엉바위 약수터도 찾기 힘들었어요. 조사해보면 해방 전까지 한양, 경기 일대 최고의 약수터로 꼽혀서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남산을 아무리 오르내려도 전설에 등장하는 부엉바위 약수터는 없는 거예요. 2주일이 넘도록 찾다가 계단 난간을 넘고 가시덤불 밑으로 들어가니 거기에 약수터가 있었어요. 하도 무당들이 찾아오니까 도시 정비를 하면서 그곳을 폐쇄해버렸던 거예요. 그러니 경비원도 주변 주민들도 전혀 몰랐던 거죠.”
그를 움직이는 건 사명감이다. 어느덧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전국을 헤매며 현장의 영상을 담는 고생스러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1박 2일에 유튜브 방송 8~9회 분량을 취재하는 답사 일정이 점차 힘에 부친다. 그러나 그는 전설이 갖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알기에 그만둘 수 없다. 한 가지 소재로 웹툰, TV 드라마, 뮤지컬, 영화까지 만드는 요즘이다. 전설이 빠지면 섭섭하다.
“전설은 이야기의 보물창고예요. 한국 사람들의 상상에서 나온,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구조의 이야기들이죠. 게다가 전설을 뜯어보면 당시 서민들이 무엇에 분노하거나 서러워했는지, 무엇을 꿈꿨는지 알 수 있어요. 인간의 삶과 죽음, 한(恨)이나 정(情)이 한데 들어 있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소스가 또 있을까요.”
그는 올해 초 국제영화제에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안으면서 이를 증명해냈다.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측으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은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다큐멘터리 ‘모던코리아’ 11부 ‘짐승’ 편의 정재은 영화감독이 ‘전설의 고향-이어도’(1979)를 동반 초청작으로 직접 추천했기 때문이다. 후배들은 ‘과거 선배들의 업적이 재조명된다는 점이 의미 있다’, ‘함께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기뻐했지만, 정작 당사자는 소식을 접하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다.
“처음 후배들한테 연락을 받고서는 ‘그걸 창피해서 어떻게 내느냐’면서 손사래를 쳤어요. 장비도 마땅치 않았고 편집은 거의 불가능한데다 막 컬러 영상이 도입되던 시절에 만든 영상이니 요즘 나온 작품들에 비하면 얼마나 어설프겠어요. 하지만 영화제 측에서 유튜브에 올라온 리마스터링 영상을 확인했고, 충분히 좋다며 재차 요청해서 결국 출품하게 됐죠. 그때 제주도에 태풍이 와서 비바람 부는 밖에서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이 아직도 납니다.”
유튜브로 옮겨붙은 열정
열흘에 한 번, 10분 내외의 분량. 얼마든지 재탄생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지난해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10대가 보지 않으면 유튜브로 성공할 수 없다’, ‘이미 야사나 민담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너무 많아 상대가 안 될 것이다’ 등 대부분이 만류했지만 그는 이번에도 제작을 밀어붙였다. 배우를 쓰는 대신 연필을 들었다. 직접 그린 삽화와 촬영해온 현장 영상,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메텔 역 등을 맡았던 유명 성우이자 아내 송도영의 더빙 음성을 합하면 ‘가내수공업’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퀄리티의 영상이 탄생한다.
유튜브 채널 운영은 순탄한 편이다. 구독자도 7만 명을 훌쩍 넘겼고, 영상의 조회수 추이도 좋다. 올린 지 한 달 만에 조회수 110만 회를 넘긴 영상도 있다. 야심차게 기획한 어버이날 특집 ‘고비사막을 넘은 효자’ 영상 조회수가 정작 낮다는 점이 아쉽지만 아무렴 괜찮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밑그림 작업이다.
지난해 4월부터 여태 그린 그림만 1000장이 넘는다. 이쯤 하면 실력이 늘 법도 하건만, 현장에서 연출할 때도 배우의 표정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그는 직접 그린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이 마뜩찮아 애를 먹고 있다. ‘내가 남의 속에 들어앉는 게 아니고서야’ 맡길 수도 없는 일이라, 그는 오늘도 눈초리며 입 매무새를 그렸다 지우길 반복한다.
유튜브에는 과거 ‘전설의 고향’에서 다뤘던 전설과 새로운 전설에 대한 영상이 골고루 올라간다. 전설만 12년 넘도록 소개했지만 아직도 다루고 싶은 내용이 차고 넘친다. 일본에서 살았던, 살아야 했던 한국인들의 전설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지리적·역사적으로 우리와 연관이 깊은 나라예요. 이미 잘 알려진 귀무덤이나 코무덤 말고도 가야, 백제 때부터 임진왜란, 일제강점기까지 합치면 다룰 수 있는 내용이 엄청날 거예요. 국내에서 다룰 전설도 많고 시간과 체력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다뤄보려 합니다. 실제로 일본에 갔을 때 작은 돌다리 간판석에 백제 관직과 이름이 새겨져 있거나, 얼굴 반절이 탄 채로 절 구석에 처박혀 있는 우리나라 불상을 많이 봤어요. 그런 유물, 지명에 담긴 정서와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은퇴 후 학생들 앞에 설 때도 좋았지만 무언가 부족했나 보다. 촬영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꿈을 종종 꿨다. 무언가 잘못돼서 촬영 전체가 어그러지는 꿈은 귀신 꿈보다 끔찍했다. 20년 가까이 그를 쫓아다니던 꿈은 지난해 유튜브 시작과 함께 멎었다. 천직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그가 소망하듯, 이야기꾼이 꿰어낸 보배는 길이길이 K-콘텐츠의 든든한 원형이 되어줄 것이다.
‘책 읽는 서울광장’의 방문객 수가 개방 한 달 만에 2만 명을 돌파했다. ‘책 읽는 서울광장’은 시청 앞 서울광장에 조성된 개방형 도서관이다. 서울도서관이나 광장 내 이동형 서가에 비치된 책을 빌려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방문객 수는 개장 첫 금요일인 4월 29일 1127명에서 이달 14일 토요일 3200명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책 읽는 서울광장이 운영되는 매주 금요일, 토요일 광장 동쪽과 서쪽에서는 거리공연과 동화구연, 북 토크 등의 문화예술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특히 거리공연 ‘구석구석 라이브’는 클래식, 성악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마련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신진 미술인의 작품을 관람할 수도 있다. 광장에 전시되는 30~40점의 작품은 서울시가 지난 2020년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구매한 것들이다. 시는 작품 옆에 QR코드를 새겨 넣어 시민들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한 달간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서울시민들의 빛나는 시민의식이었다”며 “운영 동안 총 3000권의 도서 중 단 1%만이 분실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트, 휴대전화 충전기 등 무상으로 대여하는 비품들이 전부 회수됐고, 행사가 끝난 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가져갔다”며 “시민들이 행사 종료 후 각자 사용했던 빈백, 도서를 스스로 정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쾌적한 독서 문화 환경을 빛냈다”고 덧붙였다.
6월부터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는 ▲조각 작품 전시 ▲‘서울 문학 광장’ 행사 ▲우리 동네 지역 책방이 참여하는 ‘움직이는 책방’ 프로그램이 추가로 운영된다. 책 읽는 서울광장은 10월 29일까지 매주 금·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7~8월은 무더위와 장마를 피해 잠시 쉬었다가 9월에 다시 광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다음주 월요일인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다만 50인 이상이 모이는 행사와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오미크론 정점 이후 6주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방역 상황과 더 나은 삶에 대한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고려해 일상회복의 큰 걸음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다음주 월요일, 5월2일부터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원칙적으로 해제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해서는 2주간 방역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리기로 약속드린 바 있다”며 “일부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혼자만의 산책이나 가족 나들이에서조차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국민들의 답답함과 불편함을 계속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밀집도와 함성 등 이용 행태에 따른 감염 위험을 고려해 50인 이상이 참석하는 집회, 행사,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장 등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는 현재와 같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번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전문가 분석, 세계적 흐름을 감안해 정부 내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며 “무엇보다도 지난 2년간 방역에 협조해 주신 국민들의 성숙한 방역 의식을 믿고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부겸 총리는 “코로나19 유증상자 또는 고위험군인 경우와 다수가 모인 상황에서 1m 이상 거리 유지가 어렵거나 비말 생성이 많은 경우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한다”며 “야외에서라도 감염 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국민 여러분께서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지난 2020년 10월 13일 시작됐으며, 11월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 시설을 확대했다. 다음달 2일부터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없어지면 566일 만에 마스크 의무화 조치가 일부 해제되는 셈이다.
이후 지난해 4월 12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실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가 되지 않는 경우 △실외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 마스크를 의무 착용하도록 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희유스님)는 기부·나눔 문화 확산과 함께 어르신 복지기금 마련을 위해 4월 20일 수요일부터 5월 11일 수요일까지 2022 나눔축제 ‘함께라, 좋아’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2002년부터 우리나라 전통문화인 등을 매개로 한 ‘등 축제’라는 이름 아래 어르신, 지역사회가 함께 나눔과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후원 축제를 진행해왔다.
올해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어르신의 지혜와 덕을 나눔 문화와 접목했다. 더 좋은 일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소원 등 달기, 어버이날 행사, 봄꽃 나들이, 온라인 걷기 대회 등을 통해 함께 할 것이다. 자세한 소개내용은 유튜브 ‘탑골 TV’에 게시된 온라인 개막식 영상을 통해 나눔축제의 의미, 참여 방법 등을 시청할 수 있다.
나눔축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소원 등 달기’는 4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등 장엄이 이루어진다. 건강, 사랑, 장수, 성공, 행운 등 7가지 소원에 따라 색깔을 담아 등표 제작 및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참여자 중 자신이 선택한 색깔을 주제로 인증 사진을 찍고 SNS에 ‘#서울노인복지센터 #나눔축제’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한 영화제 초대권 및 굿즈 교환권이 증정될 예정이다.
4월을 맞이해 봄꽃 나들이도 진행되고 있다. 이는 센터회원 어르신을 위해 갑갑했던 마음을 덜어드리고자 기획된 행사로 6일간 태안 세계튤립박람회로 떠난다. 참여했던 한 어르신은 “그간 친구들도 만나기 어려웠는데 오랜만의 나들이에 함께 하며 공기도 쐬고 매우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나눔축제에는 조금 특별한 모금 행사가 진행된다. 후원자, 봉사자, 직원들의 기증 물품을 수급해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자 4월 27일에는 경매, 4월 28일~29일은 바자회가 진행된다. 소소한 간식, 먹거리 부스도 함께 운영되며 작은 이벤트도 더해질 예정이다.
5월 2일부터 5월 10일까지는 “나의 걸음은 OO을 응원합니다.”라는 의미를 담은 온라인 걷기대회가 열린다. 이는 센터 어르신과 지역주민이 코스별 걷기를 통해 나의 걸음이 누군가를 응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5월 4일에는 ‘다시 만나 기뻐孝’ 행사를 개최한다. 센터에 방문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무대 공연과 함께 직원들의 손편지가 준비될 예정이다. 또한, 원데이클래스를 열어 그간 만나 뵙기 어려웠던 어르신들에게 일상 속 작은 기쁨을 드리고자 한다.
5월 11일 폐막식으로 나눔축제는 끝이 나지만, 활동 모습과 모금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으며 행운의 선물 추첨 이벤트, 축하 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 희유스님은 “직원과 어르신 그리고 봉사자, 후원자,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행사이기에 ‘나눔’이라는 말의 의미가 더욱 뜻 깊게 여겨집니다. 이번 나눔 축제를 통해 세대와 문화, 사람이 연결되는 소중한 인연들이 앞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노인복지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2022년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들이 4월 베일을 벗는다. 먼저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등 화려한 스타 캐스팅을 자랑하는 ‘데스노트’가 돌아온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몬드’는 뮤지컬로 어떻게 재탄생했을지 기대를 모은다.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뮤지컬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데스노트
일정 4월 1일 ~ 6월 26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김동연
출연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김선영, 장은아, 강홍석, 서경수, 케이, 장민제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가 이름을 쓰면 죽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우면서,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온 베일에 싸인 명탐정 ‘엘’(L)과 맞서게 된다. 두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갈등과 대결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트렌디하고 팝스러운 넘버가 시너지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시즌은 논레플리카(Non-Replica) 버전으로 무대의 완성도를 더한다.
아몬드
일정 4월 2일 ~ 5월 1일 장소 코엑스아티움 연출 김태형
출연 문태유, 홍승안, 이해준, 조환지, 임찬민, 송영미, 김선경, 오진영, 유보영, 김태한 등
뮤지컬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후 해외 20개국 출간, 국내 판매 90만 부를 돌파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는 동명의 소설(손원평 저)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2월 뮤지컬 개막 소식이 알려진 후 2022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아몬드’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감정조절 역할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문제가 생겨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질병인 알렉시티미아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주변인들과 갈등을 겪고 화해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광주
일정 4월 15일 ~ 5월 1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고선웅
출연 이지훈, 조휘, 정동화, 신성민, 문진아, 김나영, 효은, 최지혜 등
‘광주’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광주를 평화의 땅으로 일궈낸 열사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감동적인 서사와 ‘님을 위한 행진곡’, ‘투쟁가’ 등 웅장한 멜로디는 그날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광주’는 2020년 초연됐으며, 2년간 공연 횟수만 총 74회, 관람객 수는 2만 명이 넘는다. 미국 뉴욕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뮤지컬이자 아시아의 ‘레미제라블’로 극찬받고 있다.
●Exhibition
◇박래현, 사색세계
일정 4월 23일까지 장소 아트조선스페이스
“수많은 장벽에 부닥치고 가혹한 시련 앞에 몸부림치며 이를 넘길 수 있는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생존의 권리… 봄이라는 뽀얀 계절은 때때로 나를 이런 부질없는 사색세계에 몰아버린다.”
한국 근대 화단의 대표 여성 미술가 우향 박래현(1920~1976). 1959년 조선일보 주최 ‘현대작가초대미술전’에 출품하며 에세이 ‘봄이면 생각나는 일, 삶과 마주 섰던 계절’을 함께 기고했다. 에세이의 한 구절인 ‘사색세계’가 이번 전시의 타이틀이 됐다. 에세이에서 그녀는 지난 몇 년간의 봄을 상기하며 식민국가의 운명 속에서 마음의 어두운 흔적과 불안한 감정을 더듬어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국의 봄은 아름다웠다고 술회했다.
‘박래현, 사색세계’ 전시는 ‘생동하다’,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1, 2부를 나누어 그녀의 작품세계를 돌아본다.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대대적인 회고전 이후 선보이는 첫 전시로, 초기 대작부터 대표적인 추상 연작, 그리고 미공개 작품까지 80여 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박래현은 운보 김기창 화백의 아내로, 남편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운보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 그리고 여류라는 굴레를 넘어 한국화의 현대화를 개척한 박래현을 만나볼 수 있다.
◇사빈 모리츠 : RAGING MOON
일정 4월 24일까지 장소 갤러리 현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독일 여성 화가 사빈 모리츠(53)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사빈 모리츠는 개인과 집단의 기억, 그 기억으로부터 형성된 추상의 풍경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치는 작가다. 독일 추상미술의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부인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제작한 회화, 에칭 연작 등 50여 점을 소개한다. 동독에서 보낸 유년기의 경험과 전쟁의 참상을 표현한 구상 작업을 하던 작가는 2015년부터 추상 회화로 ‘정신적 풍경’을 다뤘다. 과감한 붓질과 풍성한 색채로 완성된 매혹적인 추상의 이미지로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Book
◇백만장자와 승려(비보르 쿠마르 싱·다산초당)
사찰을 나온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존경받는 승려와 고급 호텔을 운영하며 부를 축적해온 백만장자가 있다. 백만장자는 물질의 정점에, 승려는 정신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다. 극과 극인 두 사람이 호텔에서 21일간 함께 머물며 행복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간소한 삶은 성공으로 가는 첫 단계다”, “명상으로 머릿속을 정리하라”,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있다” 등 물질세계와 정신세계를 넘나든다. 백만장자와 승려가 서로 배우며 깨닫는 인생의 본질을 통해 독자는 ‘지금 행복한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비보르 쿠마르 싱은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한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인도의 전통 명문인 셔우드대학과 스리람상경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영국의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재무회계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금융 최전선에서 일하는 그는 물질적 풍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 있는 삶이 주는 정신적 행복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물질과 정신의 균형을 맞추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온전한 행복을 누리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책은 인도에서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12개국에 판권이 팔릴 정도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자가 아니라서, 마음이 공허해서 행복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책이다.
◇울다가 웃었다(김영철·김영사)
대한민국 대표 라디오 DJ이자 코미디언, 김영철의 웃픈 휴먼 에세이다. 그는 “나의 명랑은 수없이 노력하고 연습한 결과”라고 고백하며 가족, 일상, 방송담을 풀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이 깨달은 ‘웃음과 울음이 균형을 이룰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페스트의 밤(오르한 파묵·민음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이 5년간 매진해 써낸 신작. 코로나 이후 최초의 팬데믹 소설로 역사소설에 미스터리를 결합했다. 소설은 1901년 오스만제국의 민게르라는 가상의 섬을 배경으로 하며, 페스트로 인한 종교적·정치적 분열을 그린다.
◇쓸모 있는 음악책(마르쿠스 헨리크·웨일북)
저자는 독일에서 독창적인 음악 테라피를 통해 대중의 고민을 해결하고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해왔다. 그는 음악을 제대로 들으면 더 나은 일상을 꾸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뇌 기능 활성, 창의력과 영감 자극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Stage
◇데스노트
일정 4월 1일 ~ 6월 26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김동연
출연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김선영, 장은아, 강홍석, 서경수, 케이, 장민제 등
‘데스노트’는 2022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뮤지컬로,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법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던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가 이름을 쓰면 죽는 ‘데스노트’를 우연히 주우면서, 전 세계의 미제 사건을 해결해온 베일에 싸인 명탐정 ‘엘’(L)과 맞서게 된다. 각자의 정의를 위한 라이토와 엘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두 주인공의 흥미진진한 갈등과 대결에 프랭크 와일드혼의 트렌디하고 팝스러운 넘버가 시너지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시즌은 논레플리카(Non-Replica) 버전으로 작품의 고유한 매력과 더불어 더욱 긴장감 넘치는 연출, 디테일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무대로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여기에 홍광호, 김준수, 고은성, 김성철, 김선영, 장은아, 강홍석, 서경수, 케이, 장민제 등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몬드
일정 4월 2일 ~ 5월 1일
장소 코엑스아티움
연출 김태형
출연 문태유, 홍승안, 이해준, 조환지, 임찬민, 송영미, 김선경, 오진영, 유보영, 김태한 등
뮤지컬 ‘아몬드’는 2017년 출간 이후 해외 20개국 출간, 국내 판매 90만 부를 돌파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는 동명의 소설(손원평 저)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2월 뮤지컬 개막 소식이 알려진 후 2022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아몬드’는 아몬드 모양의 편도체(감정조절 역할을 담당하는 뇌 부위)에 문제가 생겨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질병인 알렉시티미아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주변인들과 갈등을 겪고 화해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광주
일정 4월 15일 ~ 5월 1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고선웅
출연 이지훈, 조휘, 정동화, 신성민, 문진아, 김나영, 효은, 최지혜 등
‘광주’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벌어진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광주를 평화의 땅으로 일궈낸 열사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감동적인 서사와 ‘님을 위한 행진곡’, ‘투쟁가’ 등 웅장한 멜로디는 그날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광주’는 2020년 초연됐으며, 2년간 공연 횟수만 총 74회, 관람객 수는 2만 명이 넘는다. 미국 뉴욕 진출도 예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뮤지컬이자 아시아의 ‘레미제라블’로 극찬받고 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소폭 조정된 거리두기 4월 3일까지 시행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을 6인에서 8인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거리두기 방침을 발표했다. 식당 등의 다중이용 시설 영업시간은 밤 11시까지로 그대로 유지된다. 완화된 거리두기 방침은 오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2주간 시행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새 거리두기 방침을 발표했다. 권 장관은 “지난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새롭게 조정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오미크론의 대유행과 의료대응체계의 부담, 그리고 유행 정점을 예측하기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하기에는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66.5%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가동률이 90%에 이르러 포화 상태인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분들의 생업 고통을 덜고, 국민들의 일상 속 불편을 고려해 인원수만 소폭 조정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사적모임 기준을 현행 6명에서 8명으로 2명 늘린 것 외에 바뀌는 사안은 없다. 동거가족이나 아동·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도 기존과 같이 예외가 허용된다.
다중이용 시설의 영업시간은 감염 위험에 따라 분류한 1·2·3그룹과 기타 시설 모두 오후 11시까지로 제한된다. 1그룹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무도장 등의 유흥시설이다. 2그룹은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등 4종이 해당한다. 3그룹 및 기타 시설에는 평생직업교육학원, PC방, 오락실, 멀티방, 카지노, 파티룸, 마사지·안마소, 영화관·공연장 등이 포함된다. 학원은 평생직업교육학원에만 오후 11시 제한이 적용된다.
영화관과 공연장은 상영·공연을 시작하는 시각 기준으로 오후 11시까지 허용된다. 행사·집회, 종교시설에 대한 조치도 유지된다. 행사와 집회는 접종여부에 관계없이 최대 299명 규모로 열 수 있고, 300명 이상이 모이는 비정규 공연, 스포츠대회, 축제 등의 행사는 관계부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사·법회·예배 등 정규적인 종교활동은 접종여부와 관계없이 수용 인원의 70% 범위에서 열 수 있다.
정부는 향후 이번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안정적인지 확인한 후 운영시간, 사적모임, 행사와 집회 등을 본격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Exhibition
◇살바도르 달리 : Imagination and Reality
일정 4월 3일까지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이자 스페인 초현실주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1904~1989)의 국내 최초 대규모 회고전이 이달 20일까지 열린다. 달리의 유화 및 삽화, 대형 설치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 점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레플리카(복제품)가 아닌 ‘진짜 원화 작품’ 전시다.
전시는 아홉 개 섹션으로 나눴으며, 달리의 유년 시절부터 전 세계의 주목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시기별 작품 특성을 조명했다. 또한 달리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인물과 개인적인 순간들도 함께 소개한다.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달리의 신념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달리의 부모는 그를 ‘죽은 형의 환생’으로 여겼다. 온전히 자신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달리는 정신분열 증상을 겪었고 괴짜가 됐다. 진짜 그를 봐준 사람은 아내 갈라뿐이었다. 달리는 평생 그녀만을 사랑했다. “나의 어머니, 아버지, 피카소, 심지어 돈보다도 갈라를 더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 달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갈라와 관련된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달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기억의 지속’은 없다. 그 아쉬움은 ‘다가오는 밤의 그림자’(1931), ‘시간의 속도’(1931), ‘무제 : 맑은 날씨의 지속’(1932) 등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다.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 4.4
일정 3월 27일까지 장소 부산시립미술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최근 관람해 화제를 모은 전시다. 프랑스 현대미술 거장 크리스티앙 볼탕스키(1944~2021)는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중 파리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그는 홀로코스트 또는 쇼아(Shoah)의 작가, 죽음의 작가라 불린다. 볼탕스키는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를 직접 경험하진 않았지만, 사진과 설치미술, 사운드, 조명 등으로 집단의 역사와 기억, 애도와 추모 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평생 ‘죽음’을 주제로 다뤄온 작가는 전시 제목 ‘4.4’도 직접 지었다. 그가 태어난 해인 ‘1944년’을 뜻하는 동시에 인생을 4단계로 나눌 때 ‘생의 마지막 단계’를 뜻하기도 한다.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공들인 이 전시가 그의 예술 여정의 마침표가 됐다.
●Book
◇뇌과학자의 엄마, 치매에 걸리다(온조 아야코·지호)
일본의 뇌과학자 온조 아야코의 어머니는 예순다섯의 이른 나이에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을 받는다. 10년 넘는 시간 동안 뇌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온 딸에게는 더욱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고 죄책감마저 든다.
이에 저자는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점점 모든 것을 잃어가는 엄마를 2년 반에 걸쳐 관찰했다. 매일의 사건, 기분, 감정 전부를 기록했다. 특히 ‘기억을 잃으면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닌 걸까’, ‘치매에 걸리면 사람다움을 잃는가’와 같은 의문에 두려움을 느끼며 치열하게 파고들었다.
저자는 치매란 어떤 뇌질환이고, 망상·배회·공격성 등 정신행동 증상은 왜 나타나는지 뇌과학과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 논문을 근거로 풀어냈다. 그리고 문제 예방법으로 ‘기억 메워주기’, ‘산책하기’와 같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을 택했다. 저자는 엄마가 요리할 때 기억을 상기시켜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도왔고, 아버지는 아내와 산책을 했다. 이는 엄마의 병을 낫게 하진 못했지만 얼굴에 미소를 되찾게 했다. 더불어 엄마는 소파에 앉아 있던 상태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기억은 잃어가지만 감정이 남아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치매에 걸렸어도 결국 감정이 건재한 이상 사람다움을 유지할 수 있고 여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태리 아파트먼트(마시모 그라멜리니·시월이일)
현재로부터 60년 후인 2080년 12월이 배경인 소설이다.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코로나 팬데믹에 대해 들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는 미래에서 보면 현 상황도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위로를 독자에게 건넨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박영서·들녘)
저자는 ‘조선은 복지 국가’였다고 주장하며 조선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백성을 구휼하려는 통치자의 의지는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는 목표로 축약된다. 저자는 조선 복지 정책의 핵심을 사람에 대한 존중과 사랑, 즉 인(仁)이라고 분석한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알렉상드르 스테른·윌북)
1978년생 파리지앵인 작가 알렉상드르 스테른은 미식가로서 세계를 돌며 희귀한 맛을 찾아 대중에게 알려왔다. 이 책은 세계 5대륙 155개국에서 골라 모은 700가지 맛을 정리한 것이다. 한국 음식은 김치·홍어·소주·번데기·호떡·팥빙수 등을 추천했다.
●Stage
◇또! 오해영
일정 3월 9일 ~ 5월 29일
장소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연출한은결
출연 손호영, 장동우, 재윤, 레이나, 양서윤, 길하은, 허순미 등
2020년 초연된 뮤지컬 ‘또! 오해영’이 돌아온다. 이 뮤지컬은 2016년 방영된 에릭·서현진 주연 동명의 tvN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를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도경의 오해에서 시작된 로맨스를 그린다.
특히 뮤지컬 ‘또! 오해영’은 두 오해영이 가진 결핍을 채워주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성장 스토리로 재구성, 응원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큰 힘이 되는 힐링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또한 벤의 ‘꿈처럼’, 정승환의 ‘너였다면’ 등 기존 원작의 OST는 물론 신곡을 추가해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박도경’ 역에 초연에 이어 손호영이 참여하며, 새롭게 장동우, 재윤(SF9)이 합류한다. 박도경은 외모도 능력도 완벽하지만 까칠한 성격에 예민함까지 가진 남자다. 마음이 가는 일은 절대 멈추지 않는 씩씩한 보통 여자 ‘오해영’ 역에는 레이나, 양서윤, 길하은이 함께한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일정 3월 5일 ~ 3월 20일
장소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출 이지나
출연 차지연, 하은서, 김용한, 최인형, 이동규, 윤태호, 이혜수 등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미스터리한 삶에 픽션을 더해 재탄생한 작품이다. 기존 작품과 달리 명성황후가 여성으로서 느낀 아픔과 슬픔, 인간으로서 가진 고민과 욕망에 집중해 그의 삶을 그려낸다.
더불어 연극, 음악, 무용이 혼합된 서울예술단만의 독창적 장르인 창작가무극의 정수를 맛볼 수 있으며, 2013년 초연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명성황후 역에 배우 차지연이 다시 돌아오며, 새로운 황후로 서울예술단 단원 하은서가 합류해 기대감을 높였다.
◇리지
일정 3월 24일 ~ 6월 12일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김태형
출연 전성민, 유리아, 이소정, 김려원, 여은, 제이민, 김수연, 연정 등
여성 4인조 록 뮤지컬 ‘리지’가 초연 2년 만에 돌아온다. 미국의 미제 사건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1892년 성공한 장의사 앤드류 보든과 그의 부인 에비가 집 안에서 잔인하게 도끼로 살해되면서 둘째 딸 리지가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재판을 통해 숨겨진 비밀과 진실이 드러난다. 초연 당시 지루할 틈 없는 전개와 6인조 라이브 밴드의 파워풀한 록 기반 넘버, 여성 캐릭터들 간의 연대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에는 우주소녀 연정이 리지의 친구 앨리스 역을 맡아 뮤지컬에 첫 도전해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