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다고 외출을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때로 발걸음을 옮겨 즐길 거리 가득한 실내 놀이터를 찾아보자. 찬바람에도 끄떡없는 테마별 실내 5樂 공간을 소개한다.
1樂 문화를 즐기다
◇ CGV 특별 상영관
국내 최초의 잔디 슬로프 특별관 ‘씨네&포레’는 영화와 숲을 테마로 한 콘셉트로 자연 친화적 스타일로 꾸며졌다. 숲속을 재현한 분위기와 더불어 영화 상영 전 피크닉타임, 캠핑 감성 메뉴, 그리너리 라운지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거실에 대한 로망을 담은 거실형 극장 ‘씨네&리빙룸’은 가죽소파와 칸막이를 설치해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출했다. 각 좌석에는 개인 테이블, 쿠션, 휴대폰 충전기 등을 놓아 편안함을 더했다. 어두운 상영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실제 거실처럼 밝은 조도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씨네&포레: CGV 강변·광주금난로·천안터미널·부천점, 씨네&리빙룸: CGV 왕십리점.
enjoy + ‘씨네드쉐프’는 고급 레스토랑 식사에 이어 영화 관람까지 가능하다. 상영관은 침대관인 ‘템퍼시네마’와 다양한 소파가 마련된 ‘살롱S’ 중 선택하면 된다. CGV압구정·센텀시티·용산아이파크몰 등에서 즐길 수 있다.
◇ 송파책박물관
책장의 레이어를 본뜬 외벽이 돋보이는 ‘송파책박물관’은 다양한 연령대가 찾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건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널찍한 중앙 계단. 관람객이 쾌적하게 독서를 하거나 각종 문화 행사를 즐기도록 설계했다. ‘책을 통한 소통’을 주제로 꾸며진 1층에는 카페라운지를 비롯해 북키움, 키즈스튜디오 등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마련됐다. ‘책 속에 들어가 바라보다’라는 콘셉트가 담긴 2층에서는 책과 독서를 소재로 한 상설·기획 전시실과 미디어 라이브러리 등 다양한 사료와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날씨가 포근할 때는 야외정원에서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서울시 송파대로37길 77, 화~일요일 10:00~18:00
enjoy + 송파책박물관의 특별 공간은 바로 ‘보이는 수장고’다. 대부분의 수장고는 유물처럼 귀한 자료가 많아 접근이 어려운 반면, 이곳에선 유리창을 통해 수장고의 모습과 소장품의 관리·보존 상황을 엿볼 수 있다.
2樂 자연을 즐기다
◇ 서울식물원
지난해 개방한 ‘서울식물원’은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 3·4번 출구와 연결돼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도 쉽게 방문 가능하다. 지중해 12개 도시 식물을 전시한 온실에서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괜찮은 날엔 한국 자생식물로 전통정원을 재현한 야외 주제정원을 거닐어보자. 그밖에 식물문화센터, 어린이정원학교, 마곡문화관, 숲문화학교, 수변데크 등을 둘러봐도 좋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로 161, 화~일요일 09:30~17:00(동절기)
enjoy + 서울식물원 내 식물문화센터에서는 각종 행사와 전시 등을 통한 다양한 식물문화 체험이 이뤄진다. 온실과 보타닉홀(대강당), 식물전문도서관, 씨앗도서관, 기획·상설 전시관을 비롯해 푸드코트, 카페테리아 등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 식물관PH
유리온실과 닮아 자칫 식물원으로 보이는 ‘식물관PH’는 ‘식물과 사람이 함께 쉬는 고유한 경험의 공간’을 지향한다. 실제 사람과 식물이 더불어 활동하기 적합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곳에선 팥배나무, 야자나무 등 100여 종의 나무들과 다육식물을 전시한 재배온실을 볼 수 있다. ‘식물관’은 식물원과 미술관을 합친 이름이다. 입장료 1만 원을 내면 식물원과 3층 미술관을 구경하고 음료 주문까지 가능하다. 서울시 강남구 광평로34길 24, 화~일요일 11:00 ~20:00(동절기)
enjoy + 식물관PH 3층에서는 12월 15일까지 도예가 한정용 서울대학교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참여한 기획전시 ‘Formation’이 열린다. ‘흙’이라는 집중된 소재 안에서 만듦새의 확장성을 연구하고, 그 쓰임을 바탕으로 형태를 짓는 도예의 작은 시도를 들여다볼 수 있다.
3樂 놀이를 즐기다
◇ 숲, 숨 Gray
‘PLAY=HEALING’ 노는 게 곧 쉼임을 실현하게 해주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평일 1시간 5000원(주말 6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보드게임, 노래방, 오락실, 만화방, 안마의자, 영화 감상 등을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아메리카노 1잔이 공짜로 제공되고, 3시간 이용 시에는 케이크까지 함께 증정한다. 5층으로 이뤄진 다양한 공간을 체험하다 보면 1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맨 꼭대기 층에는 와인을 곁들일 수 있는 바(bar)도 마련돼 있어 각종 모임 장소로 활용해도 좋다(대관 별도 문의).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45,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제주점: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965)
enjoy + 액션, 어드벤처 등 인기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부터 농구, 다트, 레트로 오락기와 수준별 보드게임, 최신 코인노래방, 고급 안마의자까지 남녀노소 즐길 거리가 풍부해 누구와 함께해도 만족스럽다. 물론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VR스퀘어
화이트·그린·블루·레드·옐로 등 총 5가지 콘셉트로 나뉜 5층 공간에서 각종 VR 어트랙션(가상현실 체감형 기기)을 체험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평일 기준 어트랙션 수에 따라 BIG1 8000원, BIG3 2만 원, FREE PASS 2만9000원(3시간 자유이용)으로 나뉜다. VR 체험이 처음이라면 어지럽거나 멀미를 할 수도 있으니 1회권이나 3회권으로 먼저 이용해본 후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 여럿이 함께 간다면 원하는 시간 동안 인기 콘텐츠 13종을 즐길 수 있는 VR 파티룸(평일 3만6000원)을 이용하는 게 실용적이다. 서울시 마포구 어울마당로 68, 일~금요일 11:00~23:00, 토요일 11:00~24:00
enjoy + 실제 사용자의 행동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는 VR 워킹 어트랙션을 비롯해, 기계에 탑승해 운전이나 비행 등을 즐기는 VR 시뮬레이터, 근래 유행하는 VR 방탈출까지 몰입도 높은 가상현실 기기들이 설치돼 있어 다양한 VR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식물원, 식물관PH, 숲, 숨 Gray, VR스퀘어
4樂 여가를 즐기다
◇ 통의동 보안여관(BOAN 1942)
1942년부터 2005년까지 약 60여 년간 수많은 나그네가 머물렀다 간 쉼터 ‘통의동 보안여관’은 2007년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재작년부터는 본래의 기능을 되살리는 의미에서 숙박시설인 ‘보안스테이’를 새롭게 열었다. 북악산, 경복궁, 서촌 한옥마을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과 더불어 휴식을 극대화하는 객실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빈티지한 분위기의 외관과 실내 디자인뿐만 아니라 보안책방, 아트스페이스보안(전시 공간), 보안클럽 등 볼거리가 많아 이따금 여가를 보내기에 제격인 장소다. 서울시 종로구 효자로 33, 화~일요일 12:00~18:00, 잔술집33 18:00~24:00
enjoy + 통의동 보안여관 1층에 자리 잡은 33마켓은 한국적 정취와 계절의 흐름을 담은 공간이다. 낮에는 차를 우리는 티 카페로 운영하고, 밤에는 크리에이터들이 공예 작가들의 작품 잔에 술을 파는 ‘잔술집33’이 되어 손님을 맞이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X 더 플라자 호텔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이하 ‘광장’)의 개최를 맞아 더 플라자 호텔과 함께 제휴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 50주년 x더플라자’를 진행한다. ‘광장’은 한국 미술 100년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에서 내년 2월까지 만날 수 있다(과천관은 3월 29일까지). 해당 기간 호텔 클럽층 투숙 고객에게 국립현대미술관 3개관 초대권과 무료 아트셔틀버스를 제공하는 등 편안한 휴식과 함께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더 플라자 호텔 서울시 중구 소공로 119
enjoy + 기본 제휴 프로그램 외에 미식과 예술이 결합된 ‘코리아 모던 아트 패키지’를 운영한다. 프리미어 스위트에서 1박과 함께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한식 레스토랑에서의 식사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투어까지 누릴 수 있다(가격은 53만5000원부터).
5樂 취미를 즐기다
◇ 상생상회
상생상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을 돕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1층에는 지역물품 판매장과 카페가, 지하 1층에는 전시 홍보 및 상생공유의 장이 마련돼 있다. 전시 홍보 공간에서는 지역 축제, 특산물, 관광자원 등을 주제로 정기적인 전시를 진행하며, 국내 여행 및 귀농·귀촌 등 유용한 지역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상생공유주방은 상생상회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서로맛남’과 금요일 점심시간 셰프가 만드는 제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금요미식회’를 진행한다. 요리가 취미인 이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 보길 권한다.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39, 1층 매장 11:00~20:00, 자원홍보공간 9:00~18:00
enjoy + ‘서로맛남’과 ‘금요미식회’는 제철 식재료에 따라 매달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일정 확인 및 예약은 홈페이지(sangsaeng.seoul.go.kr)에서 가능하고, 상생상회 SNS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 엔젤공방거리
진득하게 자리 잡고 앉아 취미를 즐기기엔 공방만 한 곳이 없다. 서울 강동구에 조성된 엔젤공방거리에는 도자기, 커피, 디저트, 플라워, 캔들, 금속, 목재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공방이 즐비하다. 각 공방에서 판매하는 이색 공예품들은 물론 데일리 클래스나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거나 배울 수 있다. 서울시 강동구 성안로 일대.
enjoy + 강동구 엔젤공방거리에 입점한 공방은 현재 총 18곳이다(2019년 11월 기준). 도자기 공예 수업을 진행하는 ‘베이크 포터리’(성안로 109)를 1호점으로 시작해 18호점인 애견 관련 수공예품점 ‘오늘도 예쁘구나’(성안로 43)까지 각양각색의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핸드드립 커피와 디저트 등을 즐기고 배우는 ‘커피 플라스크’(성안로 41), ‘알라망’(성안로 75) 등을 비롯해 테라리움 DIY 공방 ‘고니네미’(성안로 47), 젓가락 예절교육을 진행하는 ‘시와저’(성안로 101), 업사이클 금속공예방 ‘메탈룸’(성안로 35) 등 취미에 따라 공방을 선택해 즐길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여자는 결혼을 하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출산을 하고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하면서 살다 보면 젊은 시절의 경력은 온데간데없어진다. ‘이렇게 사는 것이 여자의 일생이지’ 하면서 단념하려던 순간,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잘해보겠다고 다짐하며 빛을 따라 즐겁게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과 생애 설계 분야 전문 강사이자 컨설턴트인 일·생애연구소 임순열 대표는 “나는 너무 행복한 사람이에요”라며 활짝 웃었다.
지난 10월 10일 경기도 파주시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일·생애연구소 임순열(55) 대표와 만나기로 했다. 이곳은 임순열 대표에게 친정과도 같은 곳. 작년 말까지 센터 내에 있는 파주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직업상담 팀장으로 일해왔다. 이날은 일·생애연구소 대표로서 강단에 서는 날이었다.
“10월 1일에 일·생애연구소 사업자등록증을 받았어요. 직업상담사로 일하면서 취업 역량 강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교육 관련 일을 해왔는데 좀 더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었어요. 취업과 생애 설계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중장년의 셀프 마케팅’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합니다. 일자리를 찾을 때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얻는 방법을 전달해드릴 계획입니다.”
목적이 있는 삶을 살다
임 대표는 직업상담사로 사는 게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도와서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도, 취업이 된 사람들이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단다.
“거의 직업상담 일에 미쳐서 살았어요. 구직자들이 처음에 센터를 찾아올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오십니다. 경력이 단절된 여성분들도 그렇고요. 어떤 경력이 있는지 자격증은 있는지 등등 초기 상담을 하면서 맞춤 일자리를 지원해드렸습니다. 이력서 쓰는 방법도 알려드리고 동행 면접 서비스를 원하시면 같이 갔습니다. 별종 소리를 들을 정도로 7년 동안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그때를 회상하면 어떻게 그 많은 일을 해냈을까 싶을 정도로 제대로 빠져 있었다. 막내아들의 군 입대가 계기였다고 했다.
“2010년에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친구랑 동반 입대를 했어요. ‘그래, 넌 나라 지켜라. 엄마는 엄마 일 할게’ 이런 마음으로 가족상담사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랑은 성향이 맞지 않았어요. 그 무렵 누군가 직업상담사도 있다고 소개해줘서 2011년 5월부터 공부를 시작했어요.”
상담에 필요한 자격증은 부지런히 공부해 하나씩 따냈다. 가족상담사 2급을 시작으로 직업상담사 2급, 평생교육사 2급 등을 취득한 후 2017년에는 직업상담사 1급 자격증까지 섭렵했다. 상담사 자격증을 따면서 동시에 교육자로서의 꿈도 함께 키우기 시작했다.
“고양시에서 직업 관련 교육을 받을 당시에 강사님이 인상에 남았어요. 나도 저런 강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강의를 너무 잘하셨어요. 상담사 공부를 할 때부터 강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금까지 걸어온 것입니다.”
특히 임순열 대표가 취득한 직업상담사 1급 자격증은 전국적으로 500명이 조금 넘는 정도.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 보유자가 5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직업상담사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1%밖에는 안 된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임순열 대표다.
“2012년 파주시교육문화회관에서 계약직 직업상담사로 일을 시작했는데 2년 후에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런데 이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버렸어요.”
파주상공회의소가 고용노동부 사업인 중장년일자리 프로그램 사업을 따오자 임순열 대표의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2015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짜리 채용공고가 났습니다. 물론 제 판단으로는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자리였고 상담보다는 교육 관련 일을 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기계약직 체결을 해줄지는 알 수 없었어요. 그래도 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는데 채용됐어요. 파주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팀장으로요. 무기계약직도 좋았지만 저는 상담보다는 교육에 더 관심이 있었습니다.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고 도전하는 것에 큰 두려움도 없었어요.”
비서교육 제대로 받은 커리어우먼
직업상담사의 길을 걷기 전까지 임순열 대표도 몇 번의 경력단절을 겪어야 했다. 그 당시에는 결혼을 하면 으레 회사를 나가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팽배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한국과학기술대학(현 카이스트)에서 학장 비서로 근무했어요. 그때는 비서 하면 커피나 타고 전화만 받던 시절이었는데 저희 학장님은 달랐어요.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오셔서 비서를 제대로 쓸 줄 아는 분이셨죠. 스케줄 관리에서부터 서류작업, 각종 스크랩 업무 등을 보면서 VIP 응대도 자주 했습니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룹 회장님도 만났어요. 비서로서 제대로 일을 배웠습니다. 제가 결혼할 무렵 학장님이 한국과학재단으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저도 함께 갔는데 그만둬야 했어요. 재단 쪽 분위기가 결혼한 여자가 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저도 학장님께 폐 끼치고 싶지 않았어요. 그 후 아이 낳고 가정주부로만 살다 보니 좀 답답하더라고요.(웃음)”
임 대표가 집 밖으로 뛰쳐나온 계기가 된 건 2001년 친정부모님이 다 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였다. 갑작스러운 부모님과의 이별에 우울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좋지 않았다. 밖에 나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다.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고 결국 주부가 쉽게 도전 할 수 있는 학습지 선생 일을 4년간 했다. 그리고 5년여를 다시 쉬다가 2010년부터 직업 상담 분야에 눈을 떠 지금에 이르렀다.
“2018년 12월에 사표를 내고 프리랜스 강사로 독립했습니다. 오랜 시간 참 많이도 다니면서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좋은 인맥들이 생겼어요. 올해까지는 준비하는 상황이라서 홍보도 못했는데 강의해 달라고 연락을 주십니다. 한 달에 네다섯 번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의 입성기
임 대표가 주로 강의활동을 하는 곳은 고양, 파주, 청주 등 수도권이다. 그런데 지난 9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강의할 기회가 찾아왔다.
“노사발전재단에도 중장년일자리지원센터가 있어요. 노사발전재단에서 퇴직 교원들을 위한 전문강사 양성과정을 진행했는데, 퇴직 교원이 아니더라도 구직자라면 그 과정을 들을 수 있었어요. 양성과정이 끝날 때 강의 시연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원하는 사람만요. 시연을 잘하면 노사발전재단에서 전문 강사로 쓰겠다는 문구가 떠올라서 저도 한다고 했습니다. 생애설계 관련 주제였는데 퇴직 교사들에게 맞춘 강의을 했어요. 전문 강사 한 분과 노사발전재단 소장님이 심사위원이셨는데 좋은 평가를 주셨어요. 이후 강의제안서를 냈고 제가 된 거죠. 노사발전재단은 공공기관이잖아요. 강의자리 따기가 쉽지 않아요. 서울에서 강의를 마친 다음 날 청주에서 강의가 있어 새벽차를 타고 가는 도중에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서울 입성기를 올렸어요. 라디오 DJ가 첫 사연으로 읽어줬습니다.”
생각해보면 살아오면서 겪은 어려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고 임순열 대표는 말했다.
“의미 없는 시간은 없어요. 비서 시절에는 높은 분을 많이 상대하면서 예절을 잘 배웠고요. 학습지 선생으로 활동할 때는 교육 일과 영업 일을 경험했습니다. 성당에서 봉사도 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지금 제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됐습니다.”
60세 전에 퇴직하는 사람이 꽤 많다. 그 뒤에도 20~30년은 더 살게 될 텐데 아무 일도 안 하고 지내기엔 너무 고약한 현실이다. 그래서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고 임 대표는 말한다.
“노년의 삶에 대해 공부를 더 해서 봉사도 하고 강사로도 활동하면 좋겠어요. 역량이 되는 한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며 살고 싶습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이달 17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지역기반 시니어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제2회 시니어 일자리 포럼을 개최한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가가 주관하며,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서울지회의 공동 후원으로 이뤄졌다.
이번 행사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각 지역 사례 발표, 종합토론 등 총 3부로 나눠 진행된다. 시니어 일자리 지역 현황 및 지역 일자리 정책, 사업 사례 공유, 지역 기반 시니어 일자리 발굴 및 지원체계 등 지역 사회와 연계한 시니어 일자리 창출 경험과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시니어 일자리, 왜 지금 지역인가? : 두 지역 이야기'를 주제로 이금룡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의 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동작구, 마포구 사례를 기반으로 지역 현황 등을 진단, 두 지 역의 시니어 일자리 발굴 및 지원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어 사례 발표에서는 '지역기반 시니어 일자리 창출 고민과 과제'(은평구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 특색과 어르신 수요에 적합한 일자리 개발 및 매칭', '강남지역 맞춤형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 사례', '일자리 거버넌스를 활용한 민간 부분 일자리 수요 발굴' 등 각 지역별 다양한 일자리 접근 방식을 공유한다.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에는 '서울시 지역일자리 사업 현황 및 시니어 일자리에의 적용'을 주제로 오면숙 서울시 인생이모작지원과 과장, 조진희 동작구 일자리정책과 과장, 정상준 동작50플러스센터 팀장, 신희선 마포구 노인장애인과 과장, 홍진주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 센터장이 참여해 보다 심층적인 이야기가 오갈 예정이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센터장 희유 스님은 "시니어 구직자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 정부 재정 지원 일자리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시니어 구직자 특성, 지역 내 취업 인프라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취업 지원이 이뤄지는 현실"이라며 "지역 주민의 수요와 시니어의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 모색 및 자치구 내 시니어 취업서비스 제공기관 간 협업 모델을 제시하고 논의하기 위한 자리"라고 포럼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포럼은 시니어 구직자·구인처, 시니어 일자리 지원기관 실무자, 학계 및 현장 전문가면 참여 가능하고,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신중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진로 정보서 ‘이제는 신중년으로’에 따르면 ‘경제적 수단’, ‘삶의 주요 구성 요소’, ‘심리적 만족과 보상의 수단’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 ‘삶에 규칙을 제공해주는 것’,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등 단순히 ‘생계형 돈벌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창업이나 창직, 사회 공헌 등의 경우 나름의 가치를 찾아 제2, 제3의 일자리로 삼는 신중년이 늘고 있다.
Chapter 2. 사회공헌 일자리
대기업, 공무원 등 수십 년 동안 주된 일자리에서 경제력과 사회 경험을 축적한 이들에게 ‘일’이란 ‘생계유지’의 수단이 아닌 ‘보람’을 목적에 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사회 공헌 일자리는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동시에 누리는 기회로 작용한다. 그러나 관련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 없이 진출했다간 보람은커녕 좌절을 경험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사회 공헌 일자리에 대한 개념과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시사경제용어사전(기획재정부)에는 ‘사회 공헌 일자리란, 금전적 보상은 적지만 자기만족과 성취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봉사적 성격의 일자리’로 나와 있다. 이러한 개념을 확장해 일과 활동의 범위를 취미·여가, 자원봉사, 공헌형 일자리, 혼합형 일자리, 생계형 일자리로 구분할 수 있다.
◇ 사회 공헌 일자리 유형별 특징
① 자원봉사 신중년이 사회 공헌 분야를 이해하고 이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자세와 마음가짐을 함양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향후 ‘공헌형 일자리’, ‘혼합형 일자리’로의 경력 전환 시 사회 공헌 분야의 경력 디딤돌 기능을 한다.
② 공헌형 일자리 신중년의 사회 공헌 일자리 참여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기대가 점차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향후 정책적 지원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③ 혼합형 일자리 현시대의 흐름이 사회적 가치, 지속 가능한 발전 등 과거 경제성장에만 목적을 둔 시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에 혼합형 일자리는 현재보다 머지않은 미래에 더욱 각광받고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 혼합형 일자리 ‘제3섹터’ 이해하기
혼합형 일자리의 주 무대가 되는 ‘제3섹터’에 대해 알아보자. 제3섹터란 공공부문(제1섹터)과 민간부문(제2섹터)이 공동으로 출자한 사업체 또는 이러한 형태의 사업주가 시행하는 사업 방식을 일컫는다. 제3섹터는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고용 창출 잠재력을 가진 주체로 주목받고 있으며, 비영리단체(NPO),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농어촌 공동체 등이 이에 속한다. 사회 공헌과 더불어 적정 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로 평가되며 보람과 수익을 동시에 얻으려는 신중년의 관심이 높다.
◇ 사회 공헌 활동 지원 사업
만 50세 이상 퇴직전문 인력이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단체 등에서 지식과 경력을 활용해 사회 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선정 6개 기관(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 (사)한국비서협회, (사)한국직업상담협회, (사)한국HRM협회, (사)희망도레미, ㈜상상우리)과 노원50플러스센터, 시립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 등에 방문 또는 온라인(워크넷)으로 신청 가능하다.
◇ 제3섹터 ‘협동조합’에 대한 궁금증 이모저모
협동조합의 설립 단계는?
①발기인 구성→②정관 작성→③설립 동의자 모집→④창립총회 개최→⑤설립 신고/설립 인가→⑥사무 인수인계→⑦출자금 납입→⑧설립 등기→⑨사업자 등록 신청
발기인이 되어 협동조합을 설립하려면?
발기인이 되고자 한다면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 해볼 필요가 있다. ‘①나에게 정말 필요한가? ②그 필요가 절실한가? ③기꺼이 책임지려 하는가?’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필요한 사업인지 우선 따져봐야 한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정도의 필요라면 협동조합 설립을 한 번 더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협동조합 설립 등기 비용은 얼마나 들까?
•공증료: 3만 원 •등록면허세: 출자액의 0.4%(사회적 협동조합 0.2%) -등록면허세가 11만2500원 이하인 경우 11만2500원으로 책정 -서울 및 수도권 지역 대부분은 과밀억제권역으로 등록면허세가 3배 중과세 •지방교육세: 등록면허세의 20% •등기신청 수수료: 3만 원
협동조합 설립과 관련해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은?
협동조합 상담, 교육, 컨설팅, 경영지원 등의 서비스와 정보를 제공하는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와, 사회적협동조합 상담 및 교육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 조합’이 대표적이다.
참고 및 발췌 한국고용정보원 ‘이제는 신중년으로’(2019)
인생을 2모작도 아닌 5모작까지 치르고 지금은 6모작을 준비 중이라는 사람, ‘N잡러’ 장필규 행복 제1연구소 소장은 1955년생으로 정확히 베이비붐 시대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100% 베이비부머다. 그는 요즘 프리워커로서 고용노동부 내공강사, 노사발전재단 전문강사, 경기도 6차산업 현장 코칭 컨설턴트, 인천농촌융복합 현장코칭 전문위원 등 다섯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년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하는 셈. 장차 6모작을 넘어 9모작까지 완성하는 게 꿈이라는 그가 말하는 인생 후반기의 삶과 잡(job)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제 인생의 4모작은 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였고, 5모작은 N잡러로 활동하는 지금이죠. 이제 6모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시니어에게 일은 새로움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여행하듯이 즐거움을 찾는 거지요.”
‘N잡러’ 장필규 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지방자치단체의 컨설턴트와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9모작을 최종 목표를 두고 6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환갑을 넘어 케어를 받아야 할 사람이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다고 집사람이 잔소리를 하네요.(웃음) 그런데 저와 같은 나이대에도 취약 계층이 있을 거예요. 제 연배의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거죠. 예전에 거창에서 일할 때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나도 머지않아 그분들과 같은 입장이 될 텐데 이야기 들어주고 도와주니 즐겁더라고요.”
퇴직 없는 삶 위한 평생현역 꿈꿨으나…
그의 이름에는 베풀 장(張), 도울 필(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어쩌면 그의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줄 때 베풀고 도와주라는 의미로 새긴 게 아닐까. 현재 그의 모습은 이미 숙명처럼 정해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1년 두산그룹 계열사인 배합사료 회사 두산곡산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한강의 기적’이 펼쳐지던 시기였고 그의 삶 또한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그도 사회적 환경에 따른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에게 던져진 자리는 두산종합식품 식품사업 부문의 김치공장 관리부장. 고민을 했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치공장으로 간 그는 관리부장, 공장장을 거치며 10여 년간 김치 제조의 일선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 주인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두산이 식품사업 부문 전체가 대상에 매각될 때 그는 6년 후배가 상사로 승진하는 것을 보게 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는 대상 소속으로 2년 정도를 더 지내다 2008년 4월에 퇴직한다.
끊임없는 도전, N잡러로 거듭나다
54세의 나이, 인생 1막이었던 대기업 직장인으로서의 27년은 끝이 났다. 삶에 대한 허무감과 삶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통이 동시에 밀려왔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치주염 수술을 여섯 번이나 받아야 했던 그는 수술 후 재취업을 도와주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찾아가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스킬 등을 교육받은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업 최고경영자 경영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뒤 몇 번의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마침내 울진농수산물유통농업회사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그러나 그토록 고생하며 올라간 자리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결국 대표 자리를 그만둔 그는 마침 일본 회사와 울진군의 합작 회사인 울진로하스코리아에서 대표 제안을 해와 CEO로서 3년을 지냈다.
“인생 2막의 과정은 지방에서 CEO로 일을 하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면서 재무 문제도 해결되고 가족관계는 물론 건강도 좋아졌죠.”
울진로하스코리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2012년 말부터 일자리희망센터를 찾고 취업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농촌진흥청에서 마케팅 전문위원으로 인생 3막을 펼쳤다. 이곳에서 5년간 근무하며 농가 500곳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어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고용노동부 등지에서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4막의 장을 펼쳤고 진정한 N잡러가 되었다.
수입 적더라도 즐거움 주는 천직 찾아야
“이제 베이비부머들은 잡(job)이 아니라 워크(work)를 해야 해요. 워크는 천직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천직을 찾아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에게 시니어 구직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제2인생에서는 일이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이 놀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수입은 적더라도 길게 오래할 수 있는 천직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그가 N잡러로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 나이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직업 가지고는 안 됩니다. 적어도 세 개 내지 다섯 개는 가지고 있어야 과거 연봉의 절반 정도가 되죠. 특히 시니어는 공부를 위한 비용이나 손주들 용돈, 네트워크 유지비 등 지출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가 또 강조하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 관계의 유연성이다.
“적을 만들면 안 됩니다. 제 주위를 보면 어떤 사람과는 케미가 맞지 않다고 안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건 취향이기에 좋다 나쁘다 판단을 내릴 순 없죠. 다만 기왕이면 유연성을 갖고 적을 만들지 말아야 평화롭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 유연함으로 세상 대하기
그런데 삶의 부침들을 겪으면서도 마음의 유연성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게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걸까?
“어느 접점에 있든 열린 마음을 실천하는 겁니다. 역지사지라고 하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불편한 일이 많아져요.”
인터뷰를 하면서 보니 그는 도전적이라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 성품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쟁취해온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결과도 그의 열린 마음 덕분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박사학위를 가진 시니어도 일에 대한 욕망이 뜨거워요. 그런데 한국인은 디테일에 약해요. 그래서 매뉴얼이 있어도 막상 긴박한 상황이 되면 제대로 써먹지 못합니다. 습관화가 안 된 게 문제입니다. 그걸 극복하려면 계속 반복하고 고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는 구직을 하려면 ‘어떻게’에 관한 디테일한 액션 플랜을 짜서 지속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테스트에 통과하며 자신의 자리를 잡은 그이기에 신뢰가 갔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천직을 찾을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는 그도 구직자 입장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구직자들을 상담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게 삶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그에게 두 입장에 대해 물어봤다.
“구직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들은 고객 니즈에 맞게 세분화, 효율화되고 향상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시도가 진행되다가도 중간중간 끊기더라고요. 그게 아쉽죠. 그리고 구직자들의 입장을 보면, 그래도 구직을 위해 오는 사람들은 열정이 있는 거예요. 흔히 퇴직하면 ‘또 직장생활을 해야 해?’, ‘날 찾아주는 데는 없어’ 하며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죠. 목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퇴직하는 순간 놔버리는 거예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무책임한 거죠. 그런 심리를 어떻게 끌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그는 은퇴자 혹은 퇴직자들이 자기진단을 해보고 자신에게 어떤 일이 적합한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자신을 파악하고 일을 찾다 보면 현실의 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그걸 인내하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인 중에 20년 동안 독일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하길 ‘결론은 나를 찾게 되더라’ 하더군요. 나를 찾는 노력을 하고 준비하면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서 주위의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욕심의 분모 줄이면 행복이 찾아온다
자신이 이 사회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때 더욱 의욕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그는 100세 김형석 교수가 자신의 건강 비결로 ‘평생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한 말을 다시 전한다.
“사람은 일이 있어야 삶을 유지할 수 있어요. ‘60~65세가 자신의 황금기였다’는 김형석 교수님 말에 공감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잡러 장필규 소장은 자신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복론을 소욕지족(少欲知足)에 비유했다. 행복해지려면 욕심의 분모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의 분모를 자꾸 키우면 내려놓기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100분의 60과 60분의 60을 비교해보세요. 후자는 60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죠. 이렇듯 분모를 줄이면 60분의 60이 1이 되듯 가벼워집니다.
‘1’과 ‘일’처럼 디테일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 때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결국 ‘1’과 ‘일’처럼 은퇴 후 행복하게 살게 해줄 수 있는 놀이와도 같은 것이죠.”
노후에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많고 적음을 떠나 돈과 건강, 관계, 여가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강조하는 그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고 여행하듯 사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담대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웠다.
심리학자들은 “행복하고 싶으면 친구와 여행을 가 맛있는 것을 먹으라”고 말한다.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과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오죽하면 ‘친구를 알고자 하면 사흘만 같이 여행해보라’는 말이 있을까. 여행 중엔 본성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일정에 지치고, 취향과 지향이 부딪치다 보면 날카로워지기도 한다. 특히나 해외 자유여행은 사전에 준비할 일도, 멤버 간 선택할 일도, 조정할 일도 많다. 요컨대 ‘갈등은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꼼꼼한 룰을 사전에 세워놓으면 좋다.
역할분담
각자의 특성대로 맡아서 하기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역할분담이다. 한 친구가 도맡아 하면 피로가 쌓이고 결국 “내가 혼자 애쓰는데 너희들은 뭘 했느냐” 하는 불평이 생기고 균열이 발생한다. 단 공정한 역할분담은 N분의 1로 나누는 것이 아님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각자 똑같은 분량으로 일을 나누기보다는 자신의 장기, 재능별로 역할을 맡는 것이 좋다. 여행 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일정 기획, 예약, 회계 총무역할이다.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맡아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우리는 크게 건강(비상의약품, 음식), 회계 총무, 기획·예약, 기록담당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항공권 및 숙박호텔 예약
품 들인 만큼 싸게 살 수 있다
행복한 여행을 하려면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품 들이는 만큼 가성비는 높아진다. 여행준비의 핵심은 항공권과 숙박호텔 예약이다. 여기서 여행의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린 비용보다 비행시간을 최소화해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행 항공권만을 집중 검색했다. 품을 들이는 거에 따라 200만 원짜리 항공권을 절반에 살 수도 있다. 항공권을 싸게 샀을 때의 뿌듯함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항공권은 일찍 예약한다고 반드시 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이를 살피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예약’하는 게 필수다. 요컨대 항공권 비용 절약의 왕도는 결국 손품이다. 아울러 적당한 시기에 표를 사는 결단도 필요하다.
호텔 예약을 할 땐 비용과 교통편의를 함께 감안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테르담과 벨기에의 브뤼셀, 호텔 3곳. 열흘 치 짐이 든 가방을 들고 이동하는 게 부담이었다. 대중교통 이동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역에서 가까운 호텔을 찾는 데 중점을 뒀다. 해당 도시 호텔들을 하도 많이 검색해 여행을 떠나기 전쯤에는 그 도시 시가지를 머릿속에 훤히 그릴 정도였다. 호텔 등급은 여행 전반에서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점점 더 고급형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끝이 좋아야 다 좋다. 뭐든 좀 불편한 데서 좋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돼야 만족도가 높아지고 여독을 풀기에도 좋다. 전체 동선은 함께 가고 싶은 나라를 결정한 후, 여행지 안내서를 중심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여행사의 패키지 프로그램 일정표를 참고하고, 멤버들이 가고 싶은 곳을 반영해 최종 정리했다.
데이터 이용
여행 목적, 멤버 구성에 따라 수단을 찾는다
해외여행에서 데이터 사용은 필수다. 헤어졌을 때 멤버 간 비상연락망은 물론, 길을 찾을 때, 유적지 관련 정보를 찾아볼 때 필요하다. 해외에서 데이터 사용 수단으로는 유심,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 해외로밍 등이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비교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유심은 전화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국내에서 오는 문자나 전화를 받을 수 없는 게 불편하다.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는 일행이 인터넷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불편한 점은 공유기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것, 수시로 별도 충전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또 멤버가 같이 사용하려면 일정 범위 내에서 붙어 다녀야 한다. 로밍은 편의성 면에서 가장 좋지만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
짐 싸기
여행은 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비우고 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날 때 새 옷, 새 신발을 사는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는 반대였다. 옷도, 양말도, 신발도 헌것으로 가져간다. 여행 중에 옷장 속에 놔두고 오기도 하고 매번 빨래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새 옷과 새 신발이면 낭패다. 여행을 하다가 가방을 비워야 하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여행은 바리바리 채우러 가는 게 아니라 비우러 가는 것이다. 당연히 여행 짐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여행지 정보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을 할 때도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국과 관련한 영화, 소설 등을 읽고 가면 이해가 빨라 흥미롭다. 영화를 다운받아서 비행 중에 보면 지루함도 덜 수 있다. 네덜란드와 관련한 영화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튤립 피버’가 있고 책으로는 ‘먼나라 이웃나라, 네덜란드 편’, ‘네덜란드 벨기에 미술관 산책’, ‘플랑드르 미술여행’, ‘네덜란드에 묻다, 행복의 조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 등이 있다.
지출 비용
항목별로 미리 짜놓은 예산에 따라 쓴다
비행기표, 숙박비(별 4개 수준의 호텔 숙박비 기준), 입장권, 교통비, 투어비 등은 예약이 필요해서 미리 비용 파악을 할 수 있다. 굵직굵직한 일정들은 되도록 예약을 했다. 유명한 곳은 2개월 전 예약이 필수이고, 현장 판매가 안 되는 곳이 많으므로 확인이 꼭 필요하다.
현지에서 써야 하는 비용도 미리 예산을 세워 분류했다(여행지에서 현찰이 모자라 송금을 부탁하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식비는 끼니당 100유로씩 예상했다. 유럽 식당에선 1인 1식이 필수라 하지만 수프, 샐러드, 메인 요리 3개를 시켜도 무방하다. 또 호텔에서 팁을 줘야 할 때를 대비해 1달러짜리 지폐를 별도로 준비했다(동전을 싫어한다 해서). 교통비, 입장료도 미리 책정했다. 이외에 예비비를 편성해놓으면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변수에 대처할 수 있어 좋다. 여행에선 크든 작든 사고가 발생한다. 여행 도중 우리는 일정이 변경되어 예약한 버스표와 기차표를 취소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아뿔싸, 버스나 기차는 하루 전에 취소해도 환불이 불가하고 현지에서 1년 내에 사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만 바꿔줄 수 있다는 냉정한 답변이 돌아왔다(총액 28만 원 정도여서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때 예비비가 유용하게 쓰였다.
여행 중 비용 지불은 카드와 현찰 모두 가능하지만, 편의와 안전을 위해 적절히 배분해 다니기로 했다. 현찰로 지불할 때는 즉시 기록했다. 매일 저녁 영수증을 펴놓고 돈 계산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현찰은 멤버들에게 N분의 1로 분배, 각자 가지고 다녔다. 혹시 모를 도난이나 분실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또 카드의 경우, 여행공금카드(체크카드)를 국내에서 미리 만들어갔다. 여행 후 가계부 앱을 돌려 지출비를 카테고리별로 점검해보니 ‘교통비 36%≻투어와 기타 31%≻숙박비 16%≻식비 13%’의 순이었다(그림 참조). 이런 기록 시도는 처음 해봤는데 다음 여행 계획 때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프로그램은 종합구성으로
해외 자유여행은 현지 가이드, 현지 관광상품, 프리 워킹투어 등으로 종합구성하면 좋다. 렌트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짐까지 계산해 동선 계획에 넣어야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서도 호텔에 짐을 맡길 수 있는지, 역에 라커가 있는지 등도 확인한다. 교외 관광지는 이동수단의 불편이 많기 때문에 현지 관광버스투어, 현지 가이드를 활용하고, 목적지가 편한 곳일 때는 구글 앱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 된다. 도심의 여러 곳을 돌아다녀야 할 때는 워킹투어를,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 역사문화유적지는 현지 한국어 가이드를 섭외하는 것이 좋다.
역사문화유적지
같은 곳을 봤어도 스토리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추억이 달라진다. 미리 공부를 해가도 문외한의 눈으로는 한계가 있고 차이도 구별하기 힘들다. 우리는 역사문화유적지를 갈 때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를 섭외해 설명을 들었다. 영어로 설명하는 가이드도 있지만 복잡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다행히 20여 년 이상 그곳에서 산 분이 가이드를 해줘 역사, 문화, 시사, 그리고 현지의 생활문화까지 들려줘 매우 유익했다. 현지 한국인 가이드 섭외는 ‘자전거여행’, ‘마이리얼트립’ 등을 이용하면 된다.
교외 유명 자연관광지
교외 유명 자연관광지는 현지 교통 사정에 어두운 외지인이 찾아가려면 힘들다. 관광버스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편하다. 역 터미널, 공항 터미널에 티켓센터가 있고, 국내에서 예매도 가능하다. 단 주의할 것은 버스 출발 장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우리도 출발지와 티켓 발매처가 헷갈려 엉뚱한 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뒤늦게 혼비백산해 버스 출발 5분 전에 모임장소에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도심은 워킹투어 프로그램 이용
대부분의 도시에는 워킹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걸어서 두세 시간가량 도심을 돌며 주요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한국인과 외국인 가이드 모두 가능하고 유료와 무료가 있으니 일정에 맞춰 예약하면 된다. 우린 암스테르담에서 무료 워킹투어 프로그램(영어)을 신청했다. 무료는 실력 차가 나는 경우가 많다. 효율성을 따진다면 유료 워킹투어를 이용하는 게 낫다.
한곳에서 유유자적하고 싶다면 구글앱 사용
한곳에서 여유롭게 보내고 싶다면 일행끼리 움직이면 된다. 길치 4인방인 우리는 목적지를 찾아갈 때 구글 앱과 지도를 보거나, 현지인에게 물었다. 구글 앱이 잘돼 있어 길 안내를 상세하게 받을 수 있다. 트램(노면열차)을 타도 내려야 할 정거장, 경로까지 꼼꼼하게 안내해줘 편리하다.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건망증. 무엇을 깜빡한다는 것은 젊을 땐 열정적인 생활의 반증이 되기도 하지만, 고령자로선 또 다른 공포가 되기도 한다. 바로 치매다.
많은 사람이 나이가 들어 찾아오는 건망증은 치매와 직결될까봐 걱정한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신경과 전문의인 한설희 건국대병원 의료원장은 “노년에 발생하는 건망증을 ‘노인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데 사람에 따라 더 이상의 진행 없이 유지되기도 하고, 더 나빠져 치매로 발전하기도 한다”며 “기억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성공적 노화’를 쉽고 확실하게 구분해 내는 방법은 아직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치매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음주나 흡연 등 생활습관도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한 의료원장은 “최근 연구를 통해 대기 오염이 치매를 유발하는 위험 인자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은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치매 발병 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1/3은 예방할 수 있어 가능해 건전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치매에 대한 보다 깊은 정보를 원한다면 오는 13일 본지가 개최하는 행사 ‘브라보! 헬스콘서트’를 주목해봐도 좋겠다. 한설희 건국대병원 의료원장은 이날 행사에 초청돼 ‘치매 걱정없는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 자리에서 한 의료원장은 치매의 예방 가능성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소개한다.
이날 행사에는 이 밖에도 이재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의 ‘건강 백세를 위한 장수 음식’ 강연과 이병진 콩세알튼튼예방치과의원 원장의 ‘당신이 놓치기 쉬운 치아건강’ 강의가 함께 이어진다.
또한 8090세대의 아이콘 가수 이범학, 조정현, 송시현의 청춘 콘서트도 진행된다. 이들은 ‘이별 아닌 이별’ 등 이들의 히트곡 20여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로 4회째인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최하는 무료 행사로, ‘건강과 청춘을 위한 Healthy Senior Life’를 주제로 오는 6월 13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다. 참석 희망자는 전화로 사전 접수하면 된다.
이번 행사는 NH농협, 종근당, 아모레퍼시픽 ‘동의본초연구 잇몸치약’, 동국제약, 유한킴벌리,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후원한다.
뭔가 복잡하고 제대로 풀리는 게 없는 듯한 요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가면서 놓치고 있는 청춘과 건강을 되찾아주기 위한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바로 시니어 공감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브랜드 행사 ‘브라보! 헬스콘서트’다.
올해로 어느새 4회째를 맞이하는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사회공헌을 위해 준비한 무료 행사로서 건강 정보를 나누며 콘서트를 즐기는 축제 한마당이다. 이번 행사는 ‘건강과 청춘을 위한 Healthy Senior Life’를 주제로 오는 6월 13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열린다.
1부는 현직 의사에게 의학 정보를 듣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한설희 건국대학교병원 의료원장과 이재동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이병진 콩세알튼튼예방치과의원 원장 등 의료계 명의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시간으로, 시니어의 삶과 직결되는 키워드인 치매, 치아건강 잇몸질환, 장수음식 등 3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1시간 동안 진행된다. MC는 스포츠 중계로 유명한 김정일 SBS 아나운서가 맡아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말솜씨를 보여줄 예정이다.
2부에는 8090시대의 추억을 공유하며 열정을 불태우게 할 청춘콘서트가 100분 동안 펼쳐진다. ‘그 아픔까지 사랑한 거야’로 데뷔하고 드라마 ‘아이싱’ 배우로 출연한 당대 미남 가수 조정현, 명곡 ‘이별 아닌 이별’로 가요계를 평정했던 로커 이범학, ‘꿈결 같은 세상’을 부르고 이선희의 명곡들 ‘나 항상 그대를’,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한바탕 웃음으로’의 작곡가이자 뮤지컬 연출가인 송시현 등 ‘다시 돌아온 8090세대 아이콘’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화려한 레퍼토리에 수많은 라이브 콘서트를 치러온 베테랑들답게 밴드와 함께 20여 곡의 노래를 선보이며 떼창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브라보! 헬스콘서트’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독자들은 물론 50+세대 모두를 환영하는 자리다. 봄이 가고 여름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새롭게 삶을 충전시킬 수 있는 ‘브라보! 헬스콘서트’로 자신을 위한 선물을 주는 게 어떨까.
이번 행사는 종근당, 아모레퍼시픽 ‘동의본초연구 잇몸치약’, 동국제약, 유한킴벌리,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후원한다.
‘2019 시니어 아지트’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50+세대가 찾는 아지트는 ‘사는 곳 인근에 위치하며, 배움과 휴식을 위해 찾는, 동년배끼리 어울리기 쉬운 공간’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의 학교나 놀이터처럼 시니어도 친구들과 공부하고 뛰어놀 곳은 어디 없을까? ‘50플러스캠퍼스’가 그 답이 되어줄 것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운영하는 50플러스캠퍼스는 중장년 세대를 위한 교육을 비롯해 일자리 및 창업, 사회참여, 여가와 일상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대학을 의미하는 ‘캠퍼스(campus)’라는 말이 붙었듯 50세 이후 다니는 학교처럼 여길 수 있다. 현재 중부(마포), 서부(은평), 남부(구로) 등 3곳이 활발히 운영 중이다. 향후 동남(강남) 캠퍼스를 비롯해 북부(도봉), 동부(광진) 캠퍼스도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도 수업 들으러 갑니다
학교와 다름없지만 다른 것이 있다면, 학생들의 나이와 커리큘럼이다. 물론 중장년 위주의 공간이기 때문에 일단 캠퍼스에 들어서고 보면 ‘나이’에 대한 부담이나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커리큘럼 역시 교과서 위주의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50플러스 세대만을 위한 실용적이고 유익한 강의로 구성된다. ‘50+인생학교’, ‘앙코르커리어’ 등 기본 과정을 비롯해 지역 캠퍼스마다 상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습 주제가 다양한 만큼 책상이 놓인 일반 강의실부터 요리, 춤, 공예 등을 실습할 수 있는 공간까지 캠퍼스 곳곳에 배움터가 마련돼 있다.
캠퍼스의 꽃 ‘커뮤니티 공간’
50플러스캠퍼스에 등록된 커뮤니티라면 간담회, 포럼, 토론 등을 진행하는 공간을 빌릴 수 있다. ‘커뮤니티’란 캠퍼스 프로그램 참여 후 동년배들과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결성한 일종의 동호회 또는 모임을 뜻한다. 일, 학습, 문화생활, 사회공헌 관련 활동을 하는 5명 이상의 단체(대표자는 만 50~64세)를 대상으로 지원금과 활용 공간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 방음 시설을 갖춰 음악 감상이나 합창, 악기 연주가 가능한 ‘스튜디오 흥얼’(3만 원), 연극·뮤지컬·요가 등 몸과 소리를 이용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몸짓교실’(5만 원) 등 널찍한 모임 공간도 부담 없는 가격으로 대관해준다(2시간 기준). 각 캠퍼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가능.
공유 사무실 ‘힘나’
공유 사무실 ‘힘나’는 업무 공간 겸 협업 공간으로 쓰인다. 창업, 창직을 위해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자원을 연계하는 도전과 실험의 현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중부캠퍼스의 경우 개별 사무실 4개 공간과 개방형 공유 공간 11석이 마련돼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프린트기, 팩스, 책장, 사물함 등 사무용 가구와 기기도 제공한다. 은퇴 후 사무 공간이 필요해도 임대료 때문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힘나’의 사용료는 개별 사무실 월 10만 원(보증금 100만 원), 개방형 공유 공간 월 3만 원(보증금 없음)으로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두루두루 모두 영화 보러 가자
서부캠퍼스에서는 국내외 유수 영화제와 관객들에게 호평받은 한국 독립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매주 월요일 2시 ‘두루두루강당’에서 열리며 때때로 감독과의 대화 자리도 마련된다. 남부캠퍼스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인기영화 및 독립영화를 ‘스튜디오 흥얼’에서 볼 수 있다. 중부캠퍼스 역시 특정일을 정해 ‘모두의강당’에서 무료 영화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상영 일정은 각 캠퍼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끼리 통하는 ‘50+상담센터’
50플러스캠퍼스를 처음 방문하거나 궁금한 점이 있을 때, 50세 이후의 삶을 의미 있게 설계하고 싶거나 고민이 있을 때 등등 ‘50+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공감대 형성이 수월한 동년배 컨설턴트가 일, 재무, 사회공헌, 사회적 관계, 가족, 여가, 건강 등 중장년층에게 유용한 맞춤 정보들을 1대 1로 친절하게 이야기해준다. 상담 비용은 무료다.
50플러스캠퍼스 아지트 요모조모
중부캠퍼스 ‘50+의 서재’ 약 500여 권의 책을 편안하게 열람할 수 있는 곳이다. 스크린, 음향 시설, 무대도 갖추고 있어 강연회나 소규모 공연도 가능하다.
남부캠퍼스 ‘열린정원’ 혼자 사색을 즐기거나 동년배들과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기에 좋은 공간이다. 지하 1층으로 이어진 ‘품은정원’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서부·중부캠퍼스 ‘모두의 부엌’ 각종 조리 시설과 식탁이 잘 마련돼 있어, 쿠킹 클래스는 물론 맛있는 음식과 함께 유쾌한 파티를 열기에도 좋다.
[interview] "캠퍼스 어디든 맘 편히" 인생학교 3기 커뮤니티 ‘종횡무진 밴드’
‘종횡무진’(縱橫無盡)이라는 밴드 이름답게 50플러스캠퍼스만 오면 이곳저곳 부담 없이 다닌다는 이들은 중부캠퍼스 프로그램인 ‘인생학교’ 3기로 인연을 맺었다. 본래 배움을 위해 찾은 곳이지만 동년배들과 우정을 돈독히 할 공간이 마련된 덕분에 그 이상의 즐거움을 찾아 발걸음이 잦아졌다.
밴드 대표인 정환식(60) 씨는 “학창 시절 이루지 못한 배움에 대한 열망과 음악을 향한 로망을 실현하는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석재(58) 씨 역시 “악기를 연주하는 모임은 방음 시설이 된 연습실을 빌리는 게 고충이다”라며 “밴드를 위한 안성맞춤 아지트가 바로 이곳(중부캠퍼스 ‘스튜디오 흥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확실히 캠퍼스 내에는 젊은 사람이 드물다. 어디를 가도 또래가 보이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고 덧붙였다. 밴드에서 꽃중년 드러머로 활약하고 있는 이수영(54) 씨는 “어디 가서 눈치 보지 않고, 우리끼리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마당이 생겨 좋다”며 일주일에 한 번 커뮤니티 모임을 다녀가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이야기했다.
밴드 외에도 라인댄스, 어반스케치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해 캠퍼스 곳곳을 이용한다는 서동재(61) 씨는 쾌적한 공간에 대한 만족과 동시에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50플러스캠퍼스가 생긴 지 오래되지 않아 깨끗하고 시설도 편리하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자가 많아질 텐데 자칫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우리만의 아지트를 넘어 다음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아지트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겠다”고 말했다.
김석재 씨는 “50플러스캠퍼스를 아지트 삼아 많은 중장년이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하며 “베이비붐 세대 인구 대비 우리를 위한 아지트는 부족하다고 느낀다. 유익한 공간이 있어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잘 가지 않게 된다. 지역마다 시니어를 위한 시설이 곳곳에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2년 전 나는 전업주부 30년 경력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딛고 이것저것 무섭게 흡입하던 초년병, 즉 사회생활 인턴이었다. 요즘은 집밥활동가들이 있어 주부 경력도 쓰임새가 많지만 여전히 경력단절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전의 내 경력이 무엇이었든 환대받을 만한 특출한 경력이 아니라면 주부 30년 경력은 대부분 쓸모없었다.
이력서를 쓰다 보니 불만이 생겼다. 주부로서 아이를 잘 키우는 게 결국 애국하는 길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주부야말로 온갖 재능을 필요로 하는 직업 아닌가. 아이들을 보살피고, 진로를 찾아주고,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성장시켜 내보내니 각종 컨설턴트의 일과 다를 것이 없다.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전문가인 것이다.
다행히 요즘은 경력을 물으면 “집에서 살림만 했어요”라고 말하며 주눅이 들던 사람들도 ‘집밥활동가’라는 멋진 이름으로 곳곳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사실 나는 이들처럼 집밥 전문가는 아니다. 시어머니가 늘 해주셔서 김치도 제대로 못 담근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넙죽 받아만 먹던 전통 장이 떨어졌을 무렵 배우게 된 ‘장 담그기’가 인연이 되어 ‘집밥활동가’를 알게 되었고 코디네이터로서 수익이 생긴 나의 첫 사회생활이 되었다. 계기는 전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언니 장 담그기 수료했지? 요즘 일하는 거 있어요?”
“아니 왜?”
“아, 그럼 됐네. 그분에게 언니 연락처 전해줄게. 그쪽에서 연락할 거고 언니가 해본 일이라 잘할 수 있을 거야.”
후배의 전화 한 통으로 영문도 모른 채 ‘서울시장독대아카데미’ 팀에 합류했다. ‘서울시장독대아카데미’는 서울시 주관으로 24개구 주민들에게 전통 장과 바른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전문 강사를 통해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서울시 지역구를 인접한 구끼리 서부, 남부 등으로 묶어 진행했는데 실무진이 대개 집밥활동가나 장 담그기 장인들이었다. 공석이 된 서부의 종로구 담당 코디네이터가 내 역할이었다. 일반 코디네이터 역할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장독대아카데미라니 생소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부랴부랴 내가 담당해야 할 정확한 역할을 알아봤다. 우선 날짜를 정하고 종로구에서 수강생 40명 이상을 수용할 만한 강의실을 찾아야 했다. 연고도 없는 종로구에서 장소 섭외라니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수강생 모집을 위한 웹자보 만들기도 할 일이었다. 강사는 서울시에서 검증한 전문가들이 있었지만 다른 곳과 중복되지 않도록 스케줄을 짜야 했다. 그밖에 강의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사전 체크까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필요로 했다.
예상대로 40명 이상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큰 공간은 부족했다. 가까스로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도심센터’에서 알맞은 강의실을 구할 수 있었다.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유료였는데 서울시에서 공문을 보내준 덕분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강의실이 정해지자 이번엔 일정에 맞게 강사를 섭외해야 했는데 팀장이 해결해줬다. 강사가 정해진 뒤에는 우왕좌왕하며 이전에 있던 자료를 참고해 웹자보를 만들고 홍보를 시작했다. 그동안 전혀 해보지 않은 일들이었다. 요령이 없으니 생각만큼 성과가 나지 않았다. 40명 인원을 다 채우지 못한 채 강의 첫날이 됐다. 사전 체크를 해야 했으므로 한 시간가량 먼저 도착해 수강생들이 지하에 있는 강의실을 잘 찾아오도록 입구부터 포스터를 붙이고 팀장과 함께 현수막도 걸었다.
강의는 4주 동안 8회에 걸쳐 이어졌다. 강사는 매번 바뀌었는데 하나같이 유익한 내용의 강의를 해줬다. 마지막 수업에서는 팥장 만들기 체험이 있었다. 실습 후에는 자신이 만든 것을 가지고 갔다. 수강생들도 그랬겠지만 수십 년 주부로 살았던 나도 많은 정보를 얻은 시간이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날 팀장은 수고했다며 서부 지역을 담당한 코디네이터들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었다. 이렇게 나의 좌충우돌 첫 코디네이터 활동이 끝났다. 올해는 종로구를 맡을 예정이다. 한 번 해본 경험으로 이번엔 마음이 느긋하다. 수강생을 모으는 방법도 알았다. 아무리 낮선 일들이 생긴다 한들 어떤가. 어차피 다가오는 시간 앞에서는 누구나 인턴일 수밖에 없다. 살아보지 않은 인생은 다 처음이다. 내민 손을 맞잡을 용기만 있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