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전투적이고 의욕적인 인상을 주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윤경숙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 이사장이 젊은 날 대학교 진학을 앞두고 전공 선택 기준을 오직‘여자가 거의 없는 학과로 가자’라고 생각했다는 건 나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80학번인 윤 이사장은 ‘여자라면 가정학과’란 도식이 맘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건 축산학과였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녀가 이끄는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는 국내 최초로 특급호텔 인턴십 프로그램을 가진 최고의 조리 특성화 학교로 자리 잡았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 제공에 기여하는 전문 직종으로서 유기농관련 인재 양성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실정이다.
한국조리사관 직업전문학교는 최근 도시 공간 텃밭이나 영농기술을 사전에 충분히 익힌 후 신중히 판단하여 귀농 귀촌하는 것을 돕고자 한다. 최근 성지 융복합 교육원을 훈련원으로 하여 사전 교육 제안서를 관할 정부기관에 냈으나 결국 채택이 되지 않았다.
한국조리사관 직업전문학교에서 하고자 했던 것은 크게 ‘농식품 종합전문가 과정’과 ‘유기농식품 지도사 과정’ 이었다.
윤경숙 이사장은 “농식품 종합전문가 훈련과정은 6차 산업 모델의 융복합 과정으로 농·식품의 생산, 가공, 유통, 관광을 통합하는 관련 공인자격증은 없는 상태입니다. 농업의 6차 산업화 쪽으로 가야 단순 지역 농산물이나 특산물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개념을 뛰어넘어 외래 관광객을 끌어들여 먹거리를 만들어 보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아는 것이 힘이고,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귀농·귀촌을 결행하기 전에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좋은 방법이죠.” 무작정 막연한 기대만으로 귀농 귀촌하다보니 실패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도시농업 6차 산업화를 위한 사전 교육을 받고 가게 해야 한다.
사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전원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귀농귀촌 열풍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지만 농사를 지으려는 귀농인들의 정착 기반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인 윤경숙 이사장 또한 중장년 일자리 창출과 건강한 식품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농식품 종합전문가 훈련과정’은 진심이 통할 날이 올 때까지 추진할 생각이다.
윤경숙 한국조리사관 직업전문학교(이하 한조사) 이사장은 강인한 추진력으로 식문화 전문가 육성의 최전선에 서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84년에 대학교를 졸업한 후 전공을 살려 정부 산하단체에 취직한 그녀는 결혼식과 출산 전날까지 야근했고 출산 뒤 보름 만에 복직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일은 녹록치 않았고 결국 1989년에 퇴직서를 제출하고 전업주부가 됐다.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 시작
그런데 그 시점에서부터 그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 전업주부로서도 철저하게 살고자 했던 그녀는 요리학원에 등록하여 요리기술조차 일하듯 익혔고, 2년간 한식, 일식, 중식, 제과·제빵, 복어조리, 칵테일 수업을 들었다. 시간이 흐르고 같은 반 학생들이 강사 대신 그녀에게 질문하는 상황까지 되자, 요리학원을 직접 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 요리를 가르치는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는 확신이 들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40세였던 1992년, 한 가전기업의 요리학원 원장으로 재취업한 그녀는 2년간 해당 기업에 속한 전국의 요리학원들 중 가장 많은 수강생을 모았다. 하지만 조리 매뉴얼에 맞춘 요리 지도에 제약을 느낀 윤 이사장은 1999년 경기도 수원에 현재 한조사의 전신인 ‘동양요리학원’을 차렸다.
학원을 열자 비행청소년들이 적잖게 찾아왔다. ‘공부 대신 요리에서 살길을 찾으라’며 부모나 교사에게 등 떠밀려온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윤 이사장에게 있어선 첫 제자들이고 성공시켜야 할 제자들이었다. 그녀는 가정과 학교에서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지도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 아이들도 해낼 수 있다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무엇보다 각종 요리대회와 자격증 시험 대비에 집중하여 교육을 진행했다. 수상 실적을 관리해 아이들의 대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실질적인 이유도 있었다.
위기 때마다 기회가 찾아 와
교육 지도의 효율성을 위해 혁신을 도입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윤 이사장은 기존 사업을 확장할 계획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전혀 예측치 못한 시련이 찾아왔다. 임차해 있던 수원의 학원 건물이 경매에 넘어간 것이었다. 갑작스럽고도 불가항력적인 사고에 울며 겨자 먹기로 부지를 찾던 윤 이사장은 2006년 서울 금천구의 한 아파트형 공장을 소개받았다. 300평 규모의 건물은 그녀가 가진 자산에 비해 턱없이 비쌌다. 그런데 포기하려는 차에 계약 담당자는 윤 이사장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을 제시했다. 이렇듯 한조사가 서울에 정착하게 된 일은 하늘의 도움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는 아이들 교육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실기로 대학교 입시에 성공했다고 하여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대학생 제자들은 대학에서의 공부를 따라가기 버거워했기 때문이다. 이론 수업 위주인 대학에서 공부하다 실무능력이 녹슬어 졸업 후에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 또한 문제였다. 그래서 재능이 탁월한 아이들의 ‘손’을 썩히지 않기 위해서 윤 이사장은 기술과 학력을 동시에 완성하는 학점은행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학점은행제 도입 후 학생 수의 급속한 증가가 이뤄졌고 이내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해졌다. 이번에도 비용이 꽤 많이 모자랐다. 그럼에도 새로운 건물의 주인은 그녀와 계약했다. 위기 속에서 매번 도움과 구원을 얻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느꼈다는 윤 이사장은 새로이 들어가게 된 건물 앞 머릿돌에 다음과 같은 말을 새겼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우리에게 주셨다.’
귀농 인구를 위한 체계적 교육 시스템 구축 꿈꾼다
지금 윤 이사장은 보다 큰 그림을 꿈꾸고 있다. 식문화의 근본, 바로 농업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인구는 1970년대는 50%였던 것이 지금은 7%대에 머물고 있다. 수출은 세계 12위권에 진입하였고,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지만 농업은 상대적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전원생활을 통해 삶의 가치를 새로이 추구하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귀농과 귀촌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보자면, 시설 운영을 통해 소득을 조달하는 ‘귀촌’은 활발한 편이지만 영농을 통해 소득을 조달하는 ‘귀농’은 실패 사례가 워낙 많고 관련하여 제대로 된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농업 인프라가 허약하기에 제대로 된 귀농이 이뤄지지 않고, 이는 농업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 것이며, 농업의 미래가 암울해지면 한국 식문화의 미래 또한 암울해진다. 윤 이사장은 그래서 농식품 종합전문가 과정과 유기농식품 지도사 과정을 구축하여 농업전문가를 육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음식으로 시작하여 보다 깊은 근본으로 들어가는 윤 이사장의 결단이 어떤 미래를 만들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전국 초여름 더위, 여의도 봄꽃길 걷기대회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영등포구청이 공동주최하는 ‘2014 여의도 사랑의 봄꽃길 걷기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동문앞 특설무대에서 치러지는 이번 행사는 이투데이와 영등포구청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영등포문화재단 등이 후원에 나섰다.
2011년에 시작한 ‘여의도 사랑의 봄꽃길 걷기대회’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매년 4월 화창한 봄날을 벚꽃 개화 절정기에 맞춰 행사를 이어왔다. 행사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 꽃길을 걸으며 가족의 화목과 연인의 사랑은 물론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벚꽃은 예년보다 이른 전국 초여름 더위 덕에 개화 시기가 다소 앞당겨졌다. 행사를 앞둔 4월 첫 째주 현재 봄볕을 가득 받은 벚꽃들이 꽃망울을 서서히 움트고 있다. 올해 여의도 국회 주변 벚꽃들은 이번 행사 날을 맞아 가장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4 여의도 봄꽃길 걷기대회에는 김상우 이투데이 대표를 비롯해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2000여명의 독자와 시민 등이 함께 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약 3km에 이르는 여의도 국회일대 벚꽃길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주최측은 행사에 참가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념품으로 고급타올과 가방, 음료수 등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밖에 추첨을 통해 LED TV와 최신 스마트폰, 골프화, 생활가전용품 등 100여점의 경품도 증정한다.
김상우 이투데이 대표는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여의도 봄꽃길 걷기대회가 가족의 화목과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행사를 위해 도움을 주신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을 비롯한 관계자, 문화체육관광부, 영등포체육회 등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상황이 점진적인 회복기에 접어든 만큼 이번 봄꽃길 걷기대회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다시 뛸 수 있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행사에 앞서 “이투데이와 올해에도 봄꽃길 걷기대회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며 “가장 성공적인 구민행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이투데이 전략사업실(02-799-6731)과 영등포구 육상연합회(02-3667-7330)을 통해 사전에 접수할 수 있다. 아울러 행사 당일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행사 참여와 함께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중고교생에게는 4시간의 자원봉사확인서도 발급한다. 이날 행사 접수를 위한 참가비 1000원 전액은 소외계층어린이를 위한 기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국내 중소 생활가전업체들이 ‘옛 방식’을 적용한 건강주방가전 제품으로 ‘웰빙족’ 공략에 나섰다. 옛 방식에서 착안한 기술을 통해 식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을 살려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바디프랜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렌털 판매를 시작한 현미 도정기 ‘맘스밀’은 지난 2일 H홈쇼핑에서 예약상담 주문 1000콜을 기록했다. 국내 현미 도정기 시장이 아직 본격적으로 생성되지 못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많은 주문량이다. 바디프랜드는 현재 주문 상담을 신청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렌털 계약 전환을 진행 중이다.
맘스밀은 옛 맷돌 방식을 활용해 쌀과 쌀의 마찰로 거칠거칠한 외강층을 벗겨내 쌀눈이 살아있고 식감을 부드럽게 해준다. 소화흡수도 쉽고 밥맛도 살려준다. 또 바디프랜드가 직접 전남 장흥 농업단지에서 유기농 우렁농법으로 생산한 현미를 렌털 고객들에게 매달 배송해주는 것도 특징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도 웰빙족들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현미 도정기도 향후 시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며 “홈쇼핑 등을 통해 렌털 판매를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 중소기업 리큅은 옛 방식을 활용한 식품건조기로 주목받고 있다. 리큅에 따르면 이 회사의 식품건조기 ‘디큐브’는 지난 7일 H홈쇼핑 방송에서 구입 주문 3500콜을 기록했다. 해당 홈쇼핑에 공급한 제품이 전량 판매된 것이다.
리큅의 식품건조기는 과거 조상들이 무청이나 버섯, 호박 등을 햇볕에 말려 먹었던 자연 건조 방법에서 착안됐다. 전통 자연건조 방식을 재현한 ‘대류 히팅 시스템’을 통해 빠른 건조가 가능하다. 건조식품은 단순히 저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영양분을 농축시켜 건강 면에서도 좋다. 리큅 관계자는 “특히 최근 미세먼지 문제로 가정용 식품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휴롬도 전통 맷돌 방식에서 착안한 저속착즙방식(SST) 기술로 만든 원액기를 판매하고 있다. SST는 맷돌을 직접 돌려 가는 듯 저속으로 원액을 짜내 재료에 충격을 주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맛과 영양을 살리는 휴롬의 원천기술이다. 휴롬 원액기는 최근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 홈쇼핑 글로벌 히트상품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재료 고유의 맛과 영양을 살리기에 적합한 전통 방식의 제품들은 옛 방식의 이점은 살리고, 편의성을 해결하면서 웰빙족들을 중심으로 인기 몰이 중”이라고 말했다.
음악에 장르는 있어도 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60년대를 풍미했던 영국 록 밴드 비틀즈(The Beatles)의 음악이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는 이유다. 시대를 막론하고 음악 안에는 인간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 희로애락은 음악의 장르에 따라 달콤하게 또는 담백하게 때로는 소소하게 표현 된다.
서울시 황학동에는 이 모든 희로애락이 보관돼 있는 곳이 있다. 음악의 연대와 장르를 불문한 엘피(LP)음반과 씨디(CD)가 마치 동굴을 연상케 하는 곳. 황학동의 ‘장안레코드’다.
가나다순, 장르별, 종류별로 깔끔하게 분류된 음반들. 수많은 음반 숲 사이에서 내가 찾는 음반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닌 듯하다. 장안레코드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1층에만 있는 음반이 모두라고 생각하면 오산. 건물의 지하와 2층 창고에도 LP음반들로 빼곡히 들어차있다.
장안레코드의 박임선(55)대표는 1979년에 문을 연 이 후 35년 동안 황학동을 꿋꿋이 지켜왔다.
지난 달 6일 오후. 황학동 골목에는 각종 중고가전과 잡동사니를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었다. 고장 난 라디오, 멈춰버린 시계 등을 판매하지만 꽤나 활기 넘치는 곳이다. 그 가운데서 존 윌리암스(John Williams)가 연주한 아랑페즈 협주곡이 ‘장안레코드’에서 흘러나왔다. 황학동 골목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했지만, 전성기를 훌쩍 넘긴 물품들과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곡처럼 느껴졌다.
구시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LP. 디지털음반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LP 시장은 사양 산업의 길로 접어드는 듯 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장안레코드’는 이를 빗겨갔다.
“LP시장뿐만 아니라 음반 시장 모두 힘들다던데 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항상 꾸준하게 손님들이 찾아오고 계시죠. 그리고 우리 LP 시장에서는 손님의 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떤 손님이 어떤 음반을 구매하시느냐가 매출에 더 큰 영향을 줍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판매하는 LP의 가격은 그 희귀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천원부터 희귀한 음반은 500만원까지. 손님 한명이 한 장의 LP음반을 산다 하더라도 희귀음반 하나를 팔면 결국 남는 장사인 것이다. 500만원이나 하는 LP음반이 어떤 음반인지 궁금해 귀띔 좀 해달라는 요구에 박 대표는 “우리 가게만의 영업 비밀”이라며 정중하게 손사래를 쳤다.
◇ 이 음반을 추천합니다. – 샤데이(Sade), 명혜원
“박 사장님 이 계통에서 최고입니다. 모르는 음악이 없다니까요.”
이 날 ‘장안레코드’를 찾은 한 중년남성은 ‘샤데이(Sade)’의 앨범을 구매했다. 박 대표에게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반을 추천해달라고 하자 그가 추천한 것은 ‘샤데이’의 음반. 이 이야기를 들은 남성이 갑자기 샤데이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며 음반을 달라고 한 것이었다.
“저는 여자 재즈 보컬을 좋아해요. 그 중에서 명반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는 명혜원, 팝은 샤데이에요. 명혜원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블루스 리듬의 노래를 부른 가수인데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샤데이는 모델 출신이어서 실루엣 또한 대단한데 허스키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곡이 감미롭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 음반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좋아할 만한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샤데이와 명혜원을 추천한 박 대표였지만, 그는 사실 섣부르게 음반을 추천 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음악적 취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추천을 해달라는 손님이 있으면 음악 취향을 먼저 물어본 뒤 적절한 음악을 추천해준다. 그는 음악 초보를 자처한 사람에게는 사이먼 앤 가펑클(Simon&Gafunkel), 비틀즈(The Beatles), 비지스(Bee Gees)의 음반을 가장 먼저 추천한다고 했다.
◇ "저에게 딱 맞는 천직입니다…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음악적 조예가 깊은 박 대표 때문에 이곳에 발걸음을 하는 이들이 많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들었던 수많은 음반들. 그리고 ‘장안레코드’를 찾는 ‘숨은 고수들’에게서 배운 음악적 지식들이 이제는 그의 재산이 됐다.
‘음학(音學)이 아닌 음악(音樂)’이라는 인식을 자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특정 음악을 권유하거나 추천 한 적이 없는 그였다. 그러나 피 끓는 음악 마니아의 열정은 숨기기 힘들다. 음반가게 대표가 아닌 음악을 즐기는 마니아 중 한 사람으로서 ‘숨은 고수’의 알짜 명곡을 배웠을 때 느끼는 기분도 남다르다.
“저는 이 일이 너무 좋아요. 아주 딱 맞는 천직입니다. 음악이라는 기억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박 대표는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인터뷰 초반 물었던 ‘왜 레코드가게를 하게 됐냐’는 질문에 그는 여섯 글자로 대답했다. 평범한 대답이었지만 인터뷰의 모든 내용을 알려주는 함축적인 복선이었다.
“그냥 좋아서요.”
“내 아들도, 내 손자도 세탁기를 만들고 청소기를 만들 것이다. 100년 후에도 200년 후에도 밀레는 가전회사다.”(창업자 칼 밀레의 4대손 마르크스 밀레 회장)
한 번 사면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품질력. 밀레는 ‘가전업계의 벤츠’로 불리고 있는 독일 명품 가전회사다. 1899년 칼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 두 사람이 공동 설립했다. 현재 전세계 40여개국에 지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창업자 4대손인 칼 마르크스 밀레 회장과 라인하르트 진칸 회장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창업 이래 115년 동안 밀레가 명품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창업자인 칼 밀레 이래 4대에 걸쳐 체계화된 ‘Immer Besser(지금보다 더 나은)’ 정신을 들 수 있다.
밀레가 말하는 ‘Immer Besser’은 투명한 가족경영 체제 아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며 ‘Made in Germany’의 명성을 잇는 것이다.
◇더 나은 여성의 가사를 위해… ‘모델A’ 개발= 창업자 진칸과 밀레는 무엇보다도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가사를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연구 끝에 1903년 상하운동 추로 교반기를 작동해 세탁을 한결 수월하게 만든 세탁기 ‘모델A’를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1911년 밀레는 최초의 전기구동 탈수장치가 장착된 목조형 세탁기를 개발했다. 목조형 세탁기는 과거 손으로 직접 세탁기를 돌려야 했던 여성들의 수고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공에 힘입은 밀레는 1912년 자동차 생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규모 자금투자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무차입 경영을 추구하는 경영원칙에 따라 과감히 중단했다.
이후 밀레는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전제품에 개발을 집중하면서 1925년 최초로 석탄으로 가동되는 드럼세탁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상업시설에서도 사용 가능한 충분한 용량으로 의류건조기와 함께 호텔, 음식점, 병원 등에서도 널리 적용됐다.
이어 1927년에는 양동이 형태의 밀레 최초의 진공청소기(모델명 L)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오늘 날의 진공청소기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수요가 감소하자 1960년부터는 스포츠용 모터자전거 생산을 마지막으로 이륜차 사업을 중단하고 가전사업에 전념하게 된다.
◇가족 경영의 살아있는 교본이 되다= 밀레는 1899년 창립이래로 공동 창업자인 진칸(Zinkann) 가문과 밀레(Miele) 가문이 번갈아 가며 4대째 가족 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두 가문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밀레 가문이 51%, 진칸 가문이 49%를 소유하고 있다.
두 가문은 공동으로 경영한 지난 115년 동안 철저한 역할 분담과 협력 정신으로 단 한 번도 경영권 다툼을 벌인적이 없다. 한 세대를 거칠 때 마다 한 집안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부문과 경영부문의 대표를 번갈아 맡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밀레는 후계자 승계 방식도 독특하다. 후계자는 양 가문에서 수 십여명이 경합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되면 4년 이상 다른 회사에서 경영 실무를 쌓은 뒤, 6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업무능력 시험과 최종 면접을 거쳐 후계자로 선정된다.
◇독일 가전을 지킨 장인정신= 밀레는 제품의 품질을 위해 독일에서 생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Made In Germany’를 고집하고 있다.
생산공장은 총 10곳으로 이 중 9곳은 독일에 있으며, 나머지 1곳도 같은 문화권인 오스트리아에 위치해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라는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고집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만든 제품은 본사에서 그 품질을 확인할 수 없으며, 생산과정을 일일이 감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초가 튼튼한 엔지니어링 기술은 밀레의 가장 오랜 전통이자 자랑이다. 품질을 위해 최소 20년 수명에 맞게 1만시간의 성능 테스트를 거친 제품 만을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 밀레의 1만6000여 임직원 중 25년 이상 근속사원은 약 1만여명(전체 60%)에 달한다. 이 중에는 40년 혹은 50년이 넘은 직원도 있다. 심지어 3대, 4대째 대를 이어 근무하는 가정도 있다. 일례로, 최근 50년 근속 사원상을 수상한 폴 퍼레본씨는 그의 할아버지가 30년, 아버지는 42년간 밀레에서 근무하는 등 3대를 합치면 무려 120년 이상을 밀레에서 근무했다. 회사 측은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고 품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기능성과 안전을 우선한 디자인= 밀레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기능성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에 중점을 둔다. 모든 제품이 20년 수명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세련된 외관과 보이지 않는 기능성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특히 라인만 봐도 밀레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의 고유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청소기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백색을 고집하지만,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의 디자인은 변화를 거듭한다. 밀레의 디자인 센터는 제조설비가 있는 공장 내에 있고, 생산설비와 함께 800여명의 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진공청소기 S8시리즈= 최대 2200W의 강력한 모터 파워와 세계 최초로 인증받은 헤파필터 및 에어클린 시스템으로 100% 공기 정화 기능을 갖췄다. 밀레가 지금까지 출시한 진공청소기 중 가장 진보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기종에 깨끗한 공기만을 배출하는 12중 에어클린시스템을 적용했으며, 9겹의 하이클린 먼지봉투는 못이나 유리조각 같은 물체가 들어와도 찢기지 않는다. 가격은 50만원부터 118만원까지.
◇허니컴 드럼세탁기 W5962= 세탁물을 보호하는 밀레의 특허기술인 ‘허니컴 드럼’과 22가지 얼룩을 말끔히 세탁해주는 ‘얼룩 케어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총 20개의 다양한 섬유 세탁프로그램을 이용해 운동화나 울ㆍ실크 등 섬세한 종류의 소재도 버튼 하나로 손쉽게 세탁할 수 있다. 일반 세탁기에서는 세탁이 불가능한 등산복ㆍ스키복 등의 아웃도어 특수 소재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다. 최대 탈수속도 1600rpm으로 세탁물의 잔존수분율을 44%까지 낮춰 빠른 건조가 가능하다. 세탁 용량은 10kg이며 가격은 398만원이다.
◇양문형 냉장고·냉동고= 밀레는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고급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를 적용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냉각방식을 갖춘 냉장·냉동고를 소개했다. 냉장고는 391ℓ, 냉동고는 261ℓ로 각각 단일 제품으로 사용하거나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대용량에도 불구하고 주방 가구와 크기를 맞춰 너비 120cm, 깊이 63cm로 설계, 주방 공간의 일체감을 높였다. 특히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밀레의 냉장·냉동고는 환경 유해물질인 CFC 및 HFC 대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R600a 냉매를 사용해 친환경적이다. 냉장고 398만원, 냉동고 428만원.
◇14인용 식기세척기 G5510SC= 국내 최대 용량인 14인용의 식기세척기다. 공간 효율성은 높이고 물 소비량과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4종의 라인업 중 ‘G5510SC’ 모델은 일반형 모델 중 국내 최저의 에너지 소비량(1050.2Wh)을 자랑한다. 그릇의 양과 오염도, 물의 탁도를 자동 감지하는 ‘오토 센서’와 식기량을 측정해 세척프로그램과 팬 작동시간 및 린스 투입량을 자동 조절하는 ‘센서 드라이’를 장착했다. 가격은 215만원부터 290만원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