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고려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아니, 배우자가 둘이 필요하다니? 나이 든 부부에게 불 지를 일이 있나? 필자가 강의를 하다가 불쑥 “나이 들수록 배우자가 둘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대다수 청중은 뜨악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이어지는 설명을 듣고 나면 “아하, 그렇구나!”라고 하면서 무릎을 친다.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배우자 둘 중 하나는 남편 또는 아내를 뜻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뭔가를 배우자는 ‘배우자’이기 때문이다.
배우자는 가장 좋은 친구
다 아는 유머 한 토막. 나름 오순도순 살고 있는 나이 지긋한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부인이 여고 동기모임을 간다고 했다. 오랜만에 여고 친구들을 만나는 부인에게 남편이 멋진 옷도 한 벌 사고 머리도 예쁘게 하고 가라는 등 신경을 썼다. “그래, 다녀오든지~”하면서 시큰둥한 통상의 남편에 비하면 엄청 배려하는 편이었다. 문제는 모임에 다녀온 아내의 표정이었다. 불편한 심기를 알아챈 남편이 “식당이 마음에 안 들더냐, 몇 명 안 왔더냐, 마음에 안 드는 친구가 있더냐”라고 물었더니 다 아니란다. “아니 그럼 도대체 왜 그러냐?”고 했더니 “나만 남편이 살아 있잖아~”라고 대답하더란다. 다른 친구들은 다 이혼하거나 남편이 죽어서 마음대로 나다니는데 그 부인만 아직도 남편에 매여서 종살이(?)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유머는 어디까지나 유머일 뿐이다. 영화 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요즘 TV에서 늘어나고 있는 장수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팔순, 구순의 노부부가 아이들처럼, 신혼부부처럼 아웅다웅하면서 재미있게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둘이 한날한시에 먼 곳으로 가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다. 죽을 때까지 이마와 등을 맞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대화 상대, 밥을 함께 먹을 상대, 나들이를 함께 할 상대, 그 상대로 배우자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필자가 주장하는 ‘행복한 노후를 위한 5F’에서도 배우자는 필수 요건이다. 5F는 돈(Finance), 할 일(Field), 재미(Fun), 건강(Fitness), 친구(Friends)이다. 사실 젊어서는 학교 친구, 동아리 친구, 직장이나 사회 친구들을 주로 만나며 바쁘답시고 다닌다. 하지만 은퇴하고 나면 하나씩 둘씩 다 떨어져 나가고 남는 친구는 한 손도 다 못 채우기 십상이다. 그러다 마지막까지 함께 할 친구는 결국 가족, 즉 배우자와 자녀, 손자녀들이다. 가족을 뜻하는 영어 ‘FAMILY’가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알파벳인 것도 우연의 산물은 아닐 것이다. 그중에서도 배우자가 가장 좋은 친구라면 다른 것 다 제치고 성공한 인생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특히 부모와 조부모가 정겹고 애틋한 부부애를 보여준다면 자녀와 손자녀들이 보기에도 얼마나 좋겠는가. 지금부터라도 나의 제1 배우자와 친구처럼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이다.
소일거리를 찾아라
두 번째 배우자 또한 첫 번째 배우자에 못지않게 중요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기대수명이 이미 82세를 넘어서고 있고 지금의 40~50대는 적어도 90세를 넘어까지 살 것이다. 그렇다면 예전의 우리 부모님들과는 달리 우리는 은퇴한 후 ‘뭔가 할 일(Field)’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오래 살면 오래 일을 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남성을 기준으로 주된 직장에서 물러나는 나이는 53~54세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된다고는 하지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설사 60세에 은퇴한다고 하더라도 30~40년을 살아갈 계획이 필요한 시대를 맞고 있는 것이다. 20~30년 이상을 열심히 일하다가 은퇴했으니 실업자는 아니지만 뭔가 할 일이 없다면 실업자 아닌 실업자로 전락하면서 집에서도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는 것이다.
죽치고 앉아서 TV나 보는 게 돈 안쓰고 가장 쉬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활기차고 의미있는 소일거리를 찾을 수는 없을까? 소일거리는 말 그대로 ‘소소한 할 일거리’로 꼭 상당한 소득을 얻거나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만 뜻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서 내가 의미를 찾으면 그게 곧 좋은 소일거리가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필자가 추천하는 것이 ‘뭔가를 배우자’이다. 나이를 들어 배운다는 것은 학창시절에 배우는 것과 크게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자발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배우는 일이라면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만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정도의 적절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하지 않는가.
배우고, 익히고… 새출발을
취미활동도 배워야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댄스와 악기 등과 같이 서로 맞대야 가능한 배움은 처음부터 친구들을 사귀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요즘엔 온라인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가는 모임도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으로만 주고받던 정보와 모임이 오프라인에서 얼굴을 맞댈 경우 사람 사는 즐거움을 더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6만 곳이 넘는 노인 여가복지시설과 노인대학 등이 늘어나면서 내가 원하면 얼마든지 가까운 곳에서 배우고 익힐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오죽하면 평생학습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좀 더 체계적인 배움을 원한다면 방송통신대학이나 사이버대학에 정식으로 등록할 수도 있다. 2013년 상반기 기준으로 대학 학점인정과정에 등록한 60세 이상 학생 수가 2만3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특히 방송통신대학에만 60세 이상 학생이 3000명을 넘고 있다. 1972년 방송통신대학 개교 이후 240만 명의 입학생 중 최고령자는 2013년 2학기 일문과 3학년에 편입한 정한택씨로 당시 92세였다. 방송통신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은 35만원 안팎으로 큰 부담이 없는데다 도서관 등 시설이 좋아 이를 이용하는 어르신 학생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필자가 아는 어떤 분은 중국어과와 일본어과를 찍고 프랑스어과에 다니고 있다. 졸업기념으로 부부가 중국과 일본 여행을 했으니 프랑스어과를 졸업하면 유럽 여행을 할 계획이란다. 학점을 따고 졸업을 하는 그 자체도 의미가 있지만 기념으로 해외여행까지 한다니 ‘행복한 노후를 위한 5F’를 완벽하게 갖춘 멋진 인생이 아닌가.
몇 년 전 화제가 됐던 가수 서유석의 노래 ‘너는 늙어 봤냐 나는 젊어봤다’의 가사로 끝을 맺자. “마누라가 말리고 자식들이 뭐라 해도 나는 할 거야. 컴퓨터를 배우고 인터넷을 할 거야. 서양 말도 배우고 중국 말도 배우고 아랍 말도 배워서 이 넓은 세상 구경 떠나 볼 거야. 너~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출발이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세상, 구태여 ‘사진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구식이라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술적인 이야기를 모두 차치하더라도 나들이를 떠나면서 어깨 한 쪽에 혹은 목걸이처럼 카메라가 한 대 걸려 있지 않다면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지는 것 아닐까? 나들이가 잦아지는 계절이 찾아온 지금 배우자를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멋진 사진 한 장을 위한 준비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보면 간혹 “요즘 세상에 사진을 누가 카메라로 찍느냐?”며 핀잔을 듣기도 한다. 힘들지만 묵묵히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에게는 야유나 조롱 섞인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틀리지 않은 이야기다. 이미 대부분의 스마트폰에서는 값비싼 카메라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 꼭 있어야 하나?
그럼에도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DSLR(일안반사식 디지털카메라)이나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미러리스(광학 뷰 파인더가 없는 렌즈교환식 디지털카메라)가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물리적인 크기에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스마트폰은 물리적인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가장 많은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광학적인 표현의 문제다. DSLR이나 미러리스는 렌즈 교환이 가능해, 소위 이야기하는 ‘흐려지는 사진’ 즉, 피사계 심도가 얕아 선명하게 보이는 범위가 적은 사진 등의 표현이 가능하다. 반면에 스마트폰 카메라는 거의 모든 기종이 광학 줌이 아닌 디지털 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선 그 차이점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화질의 차이도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은 대부분 1000만 화소 이상의 고해상도의 센서를 장착하고 있지만, 물리적으로 좁은 센서 안에 많은 화소를 몰아넣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화소가 같더라도 스마트폰 카메라와 일반 카메라는 화질의 수준차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카메라를 선택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사진을 취미로 갖거나 다양한 장면의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렌즈가 교환 가능한 기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많게는 10가지 이상의 렌즈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3~4가지 렌즈만 있어도 거의 모든 사진 촬영은 가능하다.
최근 카메라를 선택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wifi(무선인터넷)나 스마트폰을 지원하는지 여부이다. SNS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야외에서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재빨리 페이스북이나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 등을 통해 공유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wifi나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기종들은 야외에서 바로 업로드나 공유가 가능하다.
시니어들의 경우 눈여겨봐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무게’다. 아무래도 체력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기자들이 사용하는 전문가용 기종의 경우 본체만 1kg이 넘고, 렌즈 하나의 무게도 보통 800g이상이다. 카메라 본체와 렌즈 몇 개를 챙기면 자칫 여행이 행군으로 바뀔 위험에 빠진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온라인 등을 통해 적당한 기종 몇 가지를 고르고 나서, 매장 등을 방문에 직접 만져보고, 내 손에 잘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DSLR은 니콘이나 캐논, 미러리스는 올림푸스, 소니, 삼성 등이 최근 사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카메라를 구매하지 않고 즐긴다?
최근에는 다른 방식으로 사진촬영을 즐기거나 카메라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렌털족(族)’의 등장이다.
사실 이 렌털족은 연예인들을 따라다니는 극성팬들이 기원이라 할 수 있다. 연예인은 좋아하지만 경제적 여력이 없는 학생들이 카메라 장비 대여업체를 통해 고가의 망원렌즈와 카메라를 임차하기 시작하면서 렌털족의 시초가 됐다. 그러다 최근에는 카메라 사용 빈도가 낮은 직장인이나 다양한 장비를 사용해보고자 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대여업체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대중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에 운영 중인 카메라 장비 대여업체는 약 20여 곳. 그 중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지만, 지방 주요 도시에도 한두 군데씩 성업 중이다.
대표적 대여업체 중 한 곳인 ‘PLAY SLR’의 김현기 팀장은 대여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촬영 갈 때 빈손으로 오시는 고객들도 꽤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리 카메라와 렌즈, 삼각대, 가방까지, 여기에 메모리카드 같은 소품까지 통으로 빌려 가시는 고객들이 적지 않습니다. 구매 자체를 부담으로 여기는 고객들도 많지만, 최근에는 구매 전 비교체험을 위해 빌려가는 경우도 많죠. 아무래도 대여 전문 업체들은 판매업자와 달리 장비에 대한 문의에 객관적으로 답변해 드릴 수 있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디지털 카메라 어렵지 않을까?
시니어들의 디지털 카메라 사용을 가로막는 장벽 중 하나는 ‘디지털 장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다. 전문적인 촬영 기법은 고사하고, 사진을 찍고 나서 그 사진을 PC나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과정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촬영이나 공유가 상대적으로 편한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사용자들을 위해 각 브랜드는 사진학교나 강좌를 운영하고 있는데, 완전 초보에서부터 전문가를 위한 과정까지 그 교육내용도 다양하다.
니콘이나 캐논 등 주요 카메라 제작사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절차나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제조사가 운영하는 사진학교는 사용하는 기종에 맞는 최적화된 내용을 소개하고 있어, 사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들에게 유익하다. 이론적인 교육과 함께 야외촬영 수업도 참여할 수 있다.
올림푸스 한국 영상사업부의 윤은경 차장은 “사용자들을 위한 사후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각 제조사들의 교육지원 노력도 점차 강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올림푸스의 경우 지난해 시니어 사용자들을 위한 강좌를 별도로 운영한 바 있으며, 올해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어떻게 즐기는 것이 좋을까?
최근 사진을 즐기는 추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개방적인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과 네이버 밴드나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폐쇄적 SNS를 통해 끼리끼리 작품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특히 폐쇄적 SNS를 검색하면 중년들의 사진모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이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진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버 밴드의 한 모임에서 만난 조이례씨(53)는 “남편의 카메라 선물이 사진 취미의 계기가 됐어요. 인생 후반에 무언가 집중하고 공부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서 너무 좋습니다”라며, “힘든 갱년기 여성으로서 우울하지 않고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는 친구가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귀원씨(57)는 “지난해 명퇴하고 나서 생긴 여유 속에서 여행하며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사진이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계기로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만나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것도 사진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창렬(金昌烈·66) 한국자생식물원장은 식물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유명인이다. 토종 야생식물을 재배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업화했고 토종식물만을 소재로 식물원을 설립해 강원도 평창군의 명소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식물원이 3년째 문을 닫고 있다. 김 원장은 갑자기 전국일주 마라톤을 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그를 만나 얘기를 들어 봤다.글 유충현 기자 lamuziq@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참 열정적이고 고집스러운 식물원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국립공원 입구 산자락에 위치한 한국자생식물원이다. 1999년 6월 국내 1호 사립 식물원으로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야생화와 들풀 약 수천 종이 테마, 계절별로 심겨 있다. 약 5만 평에 달하는 식물원 산책로에서 갖가지 한국 자생식물을 관람하다 보면 우리 식물에 대한 열정이 도처에 묻어난다. 이곳을 만든 김창렬 원장이 일궈온 삶도 식물원처럼 독특한 구석이 있다. 독재에 맞섰던 정치학도 청년은 문득 강원도 산골에 들어와 풀 농사를 지었다. 달리기도 시작했다. 화재로 식물원을 휴관해야 했던 2010년에는 마라톤으로 전국을 일주하기도 했다. 가을이 내리는 평창에서 그를 만나 그의 삶에 대해 들었다. 66세 김 원장의 ‘인생 마라톤’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다.
뜨거웠던 운동권 청년, 옥살이 후 농사를 택하다
한때는 그도 누구 못지않게 가슴 뜨거운 청춘을 보냈다. 197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그는 소위 ‘운동권’이었다. 어수선한 시국 속에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당해 3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석방 이후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았다. 회사를 몇 군데 두드려봤지만 꼬리표가 늘 발목을 잡았다.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풀 농사를 짓겠다”며 강원도행을 결심했다. 그는 충청도 출신이지만 고향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김 원장은 “떠밀리거나 도망치듯 농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내가 결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할아버지도 농부였고 아버지도 농부였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다들 그렇듯 자식은 농사꾼이 되지 않길 바라셨다. 내가 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사회에 나왔다면 전혀 다른 길을 갔겠지.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결국 농사꾼이 되기로 했고, 이왕 농사를 한다면 배추, 무 같은 평범한 작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했던 농사를 그분들과는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김 원장의 고민은 ‘돈 되는’ 농사였다. 마침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유치 분위기로 국토공원화 사업이 한창이던 때였다. 외래종 일색의 원예종 보급에 문제의식도 갖고 있었다. “외국 꽃을 들여와서 꾸며 두면 뭐하나. 한국에 오면 한국의 모습을 보러 오는 것 아니냐. 차제에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꽃과 나무 중에서 예쁘고 관광가치가 있는 식물을 대량으로 재배해보면 돈으로 좀 바꿔볼 수 있겠다 싶더라.” 응원해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결심을 밀어붙였다.
설악산 에델바이스로 시작한 소중한 추억
에델바이스(솜다리)의 꽃말은 ‘소중한 추억’이다. 김 원장에게 에델바이스는 특별히 더 소중한 추억이다. 1980년대 설악산에 가면 관광기념품으로 설악산에서 채취한 에델바이스를 액자에 넣어 팔았다. 마침 영화와 대중가요 등에 에델바이스가 소재로 쓰이면서 많은 사랑을 받던 때였다. 장사하는 이들은 설악산의 에델바이스를 캐서 팔고, 당국은 멸종위기종 식물의 훼손을 막으려 하는 숨바꼭질이 계속됐다.
김 원장은 “에델바이스를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산에서 캐오지 말고 대량으로 재배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설악산 상인들에게 수요조사를 해봤더니 ‘가져올 수 있는 만큼 가져오면 다 사주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에델바이스 씨앗을 채취하느라 여러 번 죽을 고비도 넘겼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연 20여만 개를 생산해 한 송이에 120원씩 팔았다. 이후 백리향, 구절초 등 다른 야생화까지 재배품종을 넓혔고 현재의 식물원도 일구게 됐다. 꽃말처럼 김 원장에게도 에델바이스가 ‘소중한 추억’이 된 셈이다.
“가장 뿌듯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돈하고 풀하고 바꾼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풀 농사도 하나의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먼저 증명한 것이니까. 거창하게 말하면 고부가가치 농업분야를 새로 만들었다고 할까. 그리고 전국적으로 자생식물에 대한 관심이 일어날 수 있게 했다는 것. 한 분야를 먼저 갔다는 것. 이런 부분에서 지난 삶에 보람을 느낀다.”
불타버린 식물원, 문득 떠난 마라톤 전국일주
식물원이 화마를 입었던 2010년 한글날은 김 원장에게 떠올리기 싫은 날이다. 새벽에 일어나 보니 식물원 전시장 건물이 불에 타고 있었다. 목조로 만든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했다. 바로 화재신고를 했지만 건물 전체가 순식간에 잿더미가 됐다. 겨울을 앞두고 있어 공사도 어려웠다. 식물원을 복원하고 보수하려면 긴 시간 문을 닫아야 했다.
망연자실하며 멍해진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것이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전국일주 마라톤이었다. 머릿속에 뭔가 새로운 생각을 채워 넣으려면 일단 머릿속을 비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 마라톤이 필요했다. 김 원장은 “강원도에 터를 잡은 후 매일 오대산을 달리며 생각을 정리해 왔다. 식물원 운영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와 용기가 떠오를 것 같았다”고 말했다.
42.195km 풀코스를 정식으로 완주한 경험도 어느덧 100회를 넘긴 때였다.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됐다. 강원도를 향하던 날처럼 뒤돌아 보지 않고 길을 떠났다.
장장 75일간 무려 1500km를 뛰었다. 식물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거쳐 남해안으로, 남해안에서 서해안으로, 중부와 임진각을 거쳐 다시 영동지역의 출발점까지 매일 평균 20km 이상을 달렸다. 한겨울의 추위, 눈보라와 싸우는 고단한 길이었다. 점점 피로가 누적됐다. 왜 뛰는 걸까. 그는 “오직 그만두지 않기 위해 뛰었다.” 당시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새 도전, ‘식물원+숙박시설’ 복합 휴양시설 구상
마라톤 애호가들에게는 ‘상심의 언덕(heartbreak hill)’이라는 지명이 꽤 유명하다. 보스톤 마라톤 대회 구간의 결승점 전 10km지점에 있는 언덕코스를 일컫는 말이다. 현재 김 원장의 인생도 바로 이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생식물원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김 원장은 “최근 몇 년간이 강원도를 처음 찾았던 때보다 어렵다”라고 했다.
자생식물원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식물원’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한 뒤부터다. 식물원이 가족들의 가벼운 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자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여기저기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대형 식물원을 만들었다. 자생식물원의 관람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김 원장은 “인구에 비해 식물원이 너무 많아졌다. 몇 곳 없던 식물원이 지금은 전국에 200개가 넘는다. 적자운영을 하느니 새로운 변화를 구상해보자는 생각으로 식물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아직 뾰족한 답은 얻지 못했다. “전국일주 마라톤을 하면 뭔가 멋진 구상이 틀림없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안 나오더라”. 김 원장이 머쓱한 너털웃음을 지었다. 덤덤한 말투였지만 깊은 고심이 묻어났다. 최근 그는 식물원 부지 일부에 숙박시설을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기자가 식물원을 찾았던 날에도 그는 숙박용 건물에 쓰일 외장재를 까다롭게 선별하고 있었다.
요즘 취미가 있는지 물었다. 김 원장는 “오로지 식물원”이라고 답했다. “초창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식물원을 만드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대 정치학도처럼 빛나는 눈빛은 어느덧 고희(古稀)를 앞둔 그가 또 하나의 ‘에델바이스’를 찾길 기대하게 만들었다.
HE IS…
1949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70년대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짧지 않은 기간 옥살이를 한 후 강원도 평창으로 가서 한국 고유 자생식물 재배를 시작했다. 국내 1호 사립식물원인 한국자생식물원을 만들었으며 사단법인 한국자생식물협회 회장, 계간 발행인,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 , 등이 있다.
맥아더 스쿨 정은상 교장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또 다른 행운의 하나였다. 짧은 90분이었지만 그 분의 한마디가 내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바꾸게 된 계기였다.
“노인 계층이야말로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다. 이걸 보고 배운 분들로부터 ‘진즉 이것을 익히지 못했을까’ 하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비록 인터넷을 하고 컴퓨터와도 익숙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교장선생님 말씀으로 스마트폰이 과거의 어느 IT기기보다 노인 친화적이고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며 보여 주신 여러 가지 활용 기술에 그날부터 스마트폰 만지기에 빠지게 되었다. 아내로부터도 갑자기 늘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고 핀잔을 듣지만 새로 배운 사진 꾸미기 방법과 옛날 음악을 무한정 들을 수 있는 어플을 깔아 주었더니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오늘도 강의 주제는 가족 간의 관계 중요성이 테마였고 그 가운데 특히 며느리, 사위 등 새로이 가족이 된 사람들과의 소통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거론되었다. 휴식시간에 여러 선생님들과 가족 소통에 대해 얘기하다가 나의 경험을 얘기해 주었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는 것이 있었다. 바로 SNS를 통한 소통 말이다. 웬만한 사람들도 카톡은 하기 때문에 카톡을 통한 대화라면 별로 얘깃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었다. 페이스 북이나 트위트 까지는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실제 있었던 가족 밴드를 통한 며느리, 사위와의 소통을 설명해 주었더니 생각보다 깊은 관심이 뒤따랐다.
지난주에 며느리 생일이 있었다. 아들이 생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던 차에 목요일 지하철에서 아들이 밴드에 올린 점심 초대장을 보고 즉석에서 ‘아들아 고맙다. 내일 보자.’ 하고 댓글을 달아 주었다. 금요일이 현충일이어서 모처럼의 연휴를 어떻게 지낼까를 생각하던 때에 아들의 초대는 단순히 밥을 같이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아들 내외, 딸 내외 및 손자 3명을 한꺼번에 보게 되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즐거움이 내포되어 있어 여간 기쁜 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전 가족이 만나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양수리 두물머리까지 가서 산책도 하고 내친 김에 저녁식사까지 하는 등 부모로서 모처럼 즐거운 가족 나들이에 행복했던 하루였고 오래 남을 기억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손자들의 뛰노는 모습을 보니 미국영화 ‘흐르는 강물 처럼’이 생각나면서 저 놈들이 잘 자라서 또 어른이 되고 두 물이 하나가 되어 1000만 시민들의 젖줄이 되듯이 그저 풍요로움에 마음 지칠 줄 모른 하루였다.
이러한 만남을 요즘 IT 언어로 보면 OFF Line 모임이라 한다면 소위 ON Line 모임은 이튿날 내내 가족 밴드를 통해 이루어졌다.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장면, 다함께 식사하는 장면,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경치 등등 사진 하나하나가 다 차례로 밴드에 등재가 되고 그 때마다 가족 각자의 느낌이 그대로 댓글로 공유되는 그야말로 SNS 천국이라 할 만하다. 특히나 우리 가족에 맨 나중 합류한 사랑하는 우리 며느리 지향이가 “모든 가족이 같이 모이고, 자신의 딸을 모두가 예뻐 해준데 대해 감사하고 행복하다” 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새삼 우리 가족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대견스러울 뿐만 아니라 가족의 소통이란 이런 것이고 가족의 소중함 또한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좋은 연휴가 되었다.
늘 스마트폰을 쳐다보느라 고개를 반 쯤 숙이고 사는 요즘 젊은이들이야 SNS 예찬은 새삼스러울 것 도 없겠으나 나이 든 세대에게는 스마튼 폰의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며느리와도 소통한다는 나의 주장에 신기해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트 등 매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유용한 어플 등을 잘 파악하여 실생활에 활용할 경우 우리 베이비부머 세대만이 아니라 나이 드신 어르신들도 더 이상 외로운 노후가 아니라 자식들과 혹은, 생각이 통하는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인류 역사상 가히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시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내게 그런 소통의 필요성을 깨우치게 해 주었던 정은상 교장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아울러 인생2막의 출발점에 선 액티브 시니어를 꿈뚜는 많은 분들께도 스마트폰을 통한 소통과 정보 획득을 강력히 추천 드리고 싶다.
-한국산업은행
-한주통산 이사
-세종공업 상무(슬로바키아 사장)
전철을 타려고 기다리다 선로로 떨어진 80대 어르신을 구출한뒤 응급조치까지 한 경찰관 가족이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경기일보(허행윤 기자 heohy@)에 따르면 양평경찰서 경비교통관리계 곽성식 경사는 지난달 13일 아내 정수영씨와 딸 곽륜아양과 함께 나들이에 나섰다. 곽 경사 가족은 이날 오후 1시10분쯤
께 서울로 영화를 보러가기 위해 양평역 플랫홈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옆에서 전철을 타기 위해 대기하던 80대 어르신이 휴대전화를 만지다 갑자기 선로 아래로 추락했다. 역내 방송에서는 ‘잠시 후에 전철이 플랫홈으로 진입하니 안전선 밖에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전동차가 곧 도착한다는 소식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 아무도 구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곽 경사가 선로로 뛰어내려 어르신을 안고 플랫홈으로 올라왔다. 어르신은 이미 플랫홈에서 선로로 떨어져 왼쪽 머리와 오른쪽 팔 등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주변에 있던 승객이 옆에서 곽 경사를 도왔고 현장에 함께 있던 딸은 휴대전화로 119에 긴급구조를 요청했다.
구조대가 오기 전까지 곽 경사는 어르신의 출혈을 막기 위해 응급조치에 임했고 아내 정수영씨는 차분하게 목에 둘렀던 머플러를 풀어 어르신의 다친 오른쪽 팔을 묶어 압박했다. 곧이어 도착한 119 구조대에 인계된 어르신은 병원으로 옮겨져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딸 륜아양은 “아빠가 자랑스럽다”며 “아빠처럼 훌륭한 공무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창식 양평경찰서장은 “곽 경사는 매사에 성실하고 업무에 열정이 넘치는 직원”이라며 “휴일에도 맡은 바 소임을 다한 곽 경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가정의 달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가기 좋은 시기다.
연극분야 관계자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공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효도용 공연’도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순재. 고두심. 김혜자.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작품에 출연하는 굵직한 연기자들의 이름 석자가 공연의 작품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중견 스타들의 무대가 많아 중장년층 이상 관객에게도 편안한 관람이 될 듯하다.
◇ 사랑별곡 - 이순재, 고두심 출연
‘사랑별곡’은 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과거 자신을 대신해 뱀에 물려 반신불수가 된 첫사랑 ‘김씨’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죽음을 앞에 둔 ‘순자’역은 고두심이, 그런 아내를 미워해 한 평생 속을 썩인 남편 ‘박씨’역은 이순재가 한다.
이들은 함께 해온 세월의 끝에서 마주한 미련과 미안함 그리고 용서와 사랑을 투박한 사투리로 담아낼 예정이다. 서로에게 줬던 상처를 모두 씻어내고 두텁게 쌓인 정(情)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사랑별곡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일 개막하며, 티켓은 4만5천~6만원이다. 문의는 02-766-6007.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 김혜자 출연
배우 김혜자가 출연하는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모노극(일인 연극)이다.
백혈병에 걸린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인 장미 할머니의 우정을 그린다.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소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가 원작이다. 오스카가 장미 할머니의 말대로 하루를 10년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에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다.
이 연극에서 배우 김혜자의 눈부신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오사카와 장미 할머니, 오스카의 부모, 첫사랑, 친구 팝콘과 아인슈타인 등 11명의 역할을 110분 동안 홀로 소화하며 열연을 펼친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2일부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6만원이며, 문의는 1588-1823
◇ 봄날은 간다 –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출연
연기파 배우 셋이 뭉쳤다. 드라마에서 톡톡한 감초역할로 극에 새로운 맛을 더해 준 그들이 이제는 무대를 이끌어 간다. 공주라서 외로운 김자옥과 ‘30년 악극스타’ 최주봉, 윤문식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예정이다.
기구한 운명의 여인 ‘명자’. 그녀는 신혼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또 꿈을 찾아 가족까지 버린 떠돌이 남자 ‘동탁’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만리포 사랑’, ‘꿈이여 다시 한번’, ‘갑돌이와 갑순이’,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봄날은 간다’ 등 신중년층에게 친숙한 옛 노래가 그들을 회상에 젖게 한다.
티켓은 4만~10만원이며, 문의는 02-556-5910
한국관광공사는 '걷기 여행길'(www.koreatrails.or.kr) 웹사이트를 통해 4월 가볼 만한 전국 곳곳의 도보 여행지 10곳을 소개했다. 도보 여행지는 쉬운 코스와 보통 코스 등으로 구분이 돼 있다.
쉬운 코스는 경북 청송군의 주왕산 탐방로 주왕 계곡코스(2.2㎞)다. 대전사에서 출발, 자하교를 지나 용추폭포까지 이어지는 산책하기 좋은 평탄한 길이다. 주왕산의 기암괴석과 병풍처럼 둘러싼 절벽을 볼 수 있다.
전남 완도군의 청산도 슬로길 1코스(5.71㎞)는 영화 '서편제'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유채꽃과 청보리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강원 강릉시 바우길 5구간 바다호숫길(16㎞)은 파도를 따라 해변을 걷다가 커피 거리에서 카페에 들릴 수 있는 코스다. 금강소나무 군락, 허균허난 생가, 죽도봉 공원 등을 거쳐간다.
보통 코스중 경남 하동군 '박경리 토지길' 2코스(13㎞)는 화개장터부터 십리 벚꽃길을 지나 불일폭포까지 닿는 구간이다. 4월 벚꽃 축제, 5월 야생차 축제가 열리는 대표적인 꽃길로 알려져 있다.
전남 화순군 무등산 자락에 있는 무돌길 11길(3㎞)에서는 4월 벚꽃에 이어 5월에는 철쭉꽃밭이 펼쳐진다. 무등산 산행 일정에 포함해도 좋다.
전북 김제시의 순례길 6코스(25.9㎞)은 금산사와 모악산 자락을 잇는 코스. 4월 18∼20일에는 모악산축제가 열려 템플스테이나 무형문화재 공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대부도 해솔길 1코스(11.3㎞)가 가볼 만하다. 해변을 따라 걷다가 북망산에 오르면 인천대교, 시화호 전경 등이 펼쳐진다.
서울에서는 북서울 꿈의 숲 나들길(4.7㎞)과 서울숲 남산 나들길(8.8㎞)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은 것으로 꼽혔다. 지하철이나 버스와 연결돼 이동이 편리하고, 숨겨져 있던 서울의 역사적 명소를 둘러보고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국이 온통 눈부신 벚꽃동산이다. 살랑살랑 봄바람 맞으며 나들이하고 싶은 계절이 찾아왔다. 그러나 봄나들이 생각하며 가슴설레는 것도 잠시. 하늘거리는 얇은 봄옷 사이로 드러난 숨어있는 살과의 전쟁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노출의 계절을 앞두고 인터넷 다이어트 사이트는 연일 북적댄다. 연예인 운동법부터, 식이요법, 단식, 체조, 요가 등 종류도 많지만,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고 어렵다.
영농벤처 '평창사람들'(www.pcsaram.com)이 올봄 건강하고 매력있는 다이어트女로 변신하는데 도움을 주는 '웰빙 생표고버섯 레시피 3종세트'를 공개한다.
기름기 없는 저칼로리 영양식 '웰빙 생표고버섯 레시피 3종세트'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즐기고, 건강은 물론 덤으로 예쁜 몸매도 만들어보자.
◆건강웰빙식품 '표고버섯'
표고버섯은 단백질과 당질, 콜린, 퓨린과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몸에좋은 베타글루칸의 일종인 레티난과 에리타테닌이 다량 함유돼 있어 대표적인 웰빙식품으로 손꼽힌다. 면역력 증진에 좋은 약리성분과 섬유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으면서 칼로리는 거의 없어 비만과 변비 걱정 없는 여성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표고의 레티난은 천연 방어물질인 인터페론을 만들어내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하며, 에리타테닌은 핏속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 구아닐산은 강력한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천연 조미료로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표고버섯은 되도록 생표고를 사용하며 색이 선명하고 탄력이 있는 적당한 크기를 고른다. 갓 안쪽이 손상되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준비해 둔다. 부득이 건표고를 사용할 경우엔 물에 1시간 이상 충분히 불려 표고 고유의 탱탱한 촉감을 되살린 후 사용한다.
평창사람들 생표고버섯은 강원도 백두대간 청정지역 평창700고지에서 재배한 친환경 표고버섯으로, 농약과 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 가족 건강에 민감한 웰빙족 사이에 인기가 높다.
▲향긋한 버섯향과 식감이 살아있는 - 생표고버섯 숙회
재료 : 생표고버섯 400g, 초고추장, 머스터드간장
1. 버섯 기둥은 떼어내고 갓을 1cm 간격으로 썬다.
(팁: 버섯 기둥은 버리지 않고 찢어 놓은 후 각종 국물요리에 첨가하면 좋다)
2. 1cm 간격으로 썰어 놓은 갓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가볍게 짜 놓는다.
3. 초고추장이나, 머스터드를 넣은 간장에 찍어 먹는다.
▲온가족 건강밥 - 생표고버섯밥
재료 : 생표고 버섯, 쌀(적당량), 들기름
양념장 : 간장, 고추가루, 파, 마늘, 취향에 따라 참기름이나 들기름 적당량을 넣고 함께 섞는다.
1. 쌀을 씻어 불린다.
2. 생표고 버섯을 1cm로 깍둑썰기를 한다.
3. 불린 쌀에 썰어놓은 표고를 넣고 들기름과 함께 볶은 후 적당량의 물을 넣고 밥을 짓는다.
4. 준비해 놓은 양념장을 넣어서 비벼 먹는다.
▲아이들 영양간식으로 딱 - 생표고버섯 탕수육
재료 : 생표고버섯, 튀김가루
탕수소스 : 물2컵, 식초2스푼, 간장 2스푼, 설탕 3스푼, 녹말가루 2스푼+물약간
파프리카(빨강, 노랑, 초록), 오이, 파인애플
소스만들기 : 후라이팬에 녹말물을 제외한 탕수소스 재료를 넣고 한소끔 끓여준다. 설탕이 녹고 물이 끓으면 물에 풀어놓은 녹말물과 야채 재료를 넣고 좀더 끊여준다. 취향에 따라 소스 농도를 조절한다.
1. 생표고버섯을 한 입 크기로 썬다.
2. 썰어 놓은 표고버섯에 튀김가루를 묻혀 놓는다.
3. 튀김가루를 묻힌 표고버섯에 튀김옷을 입힌다.
4. 기름 온도를 170도에 놓고 초벌튀김을 한 후, 기름 온도를 좀 더 높여서 180도에 놓고 재빨리 다시 튀겨낸다.
5. 먹기 좋게 튀겨낸 버섯 위에 소스를 뿌려 낸다.
나경희 평창사람들 대표는 "평창 700고지에서 생산 된 표고 고유의 향긋한 버섯향과 탄력있고 쫄깃한 생표고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어른들 술안주는 물론 밥투정 많은 아이들 반찬으로도 더없이 좋다"면서 "평창사람들 표고버섯은 칼로리가 거의 없는 웰빙식품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원하는 여성의 다이어트 식단으로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평창사람들'은 지난 2010년 설립된 영농벤처 기업으로 우리 농촌을 지키고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친환경 식자재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평창군 용평면 소재 대단위 직영 '노아농원'을 통해 고품질 표고버섯과 다양한 기능성 농산물을 직접 생산 중이며, 평창 지역 농산물을 가공한 친환경 안심 식자재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젊은 영농벤처기업이다.
하룻밤 사이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났다. 새벽길을 밝히는 가로등 불빛에 비친 고운 얼굴, 우아한 자태, 단아한 모습…. 하늘에서 내려왔을까. 곱디고운 얼굴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얼굴은 벚꽃이다.
밤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온 세상이 벚꽃으로 풍성해졌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롭다. 하지만 잠시다. 이번 주말·휴일이 지나면 벚꽃의 우아한 자태도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벚꽃의 우아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많다. 진해 군항제, 제주 왕벚꽃축제, 김제 모악산축제, 여의도 봄꽃축제 등은 가족·연인과 함께하기 좋은 벚꽃 명소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동문 앞 특설무대에서는 제4회 여의도 사랑의 봄꽃길 걷기대회가 열린다. 벚꽃이 만개한 여의도 국회 일대 3㎞를 걸으며 가족·연인·친구·시민이 함께 어울리는 봄꽃 축제 한마당으로 걷기대회 후에는 행운권 추첨을 통해 LED TV, 최신 스마트폰, 생활용품 등 100여점의 선물도 제공된다.
그러나 교통체증과 주차난으로 나들이 자체가 두렵다면 숨은 벚꽃 명소로 눈을 돌려보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숨은 벚꽃 명소가 많다.
서울 양천구의 안양천 수변생태공원은 뜨는 벚꽃 명소다.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은 이곳은 안양천 제방 벚나무길 약 1㎞에 양천문인협회 회원의 자작시 60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 벚꽃과 함께 다양한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안양천 제방 산책로에는 약 900주의 왕벚나무가 해마다 변함없이 벚꽃을 피운다. 거기에 금낭화와 할미꽃 등 우리나라 고유 꽃으로 구성된 화단도 조성돼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둔치에는 튤립, 비올라 등 봄향기 가득한 봄꽃 화단과 원추리, 갯버들, 꽃창포 등 다양한 수변식물을 만날 수 있는 자연학습장, 춘향이 그네 등의 볼거리가 나들이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 강원 춘천 방면 46번 국도를 따라 1시간가량 달리면 경기 가평군 청평면의 에덴휴게소 뒤로 벚꽃길이 펼쳐진다. 청평호반을 끼고 있는 이 벚꽃길은 숨은 벚꽃 명소인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서울과 멀지 않을 뿐 아니라 버스·기차 등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해 교통체증·주차난 걱정도 없다.
유람선을 타며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이색 명소도 있다. 아름다운 호반과 어우러져 절경을 자랑하는 충북 충주시의 충주호반 인근의 벚꽃길이다. 특히 이곳은 2008년부터 벚꽃 가로수길이 조성돼 매년 달라지는 벚꽃길을 감상할 수 있다.
대학가에도 벚꽃 명소가 많다. 서울 동대문구의 경희대학교는 대학가 벚꽃 명소다. 청운관과 박물관, 자연사박물관, 평화의전당 등을 둘러보면 약 30분, 관광대학과 미술대학, 선동호 등을 지나면 약 1시간이 소요된다. 올해는 지역주민과 교류를 통한 소액모금 활성화의 일환으로 경희 벚꽃맞이 캠퍼스 축제가 5일 열린다.
강원 원주의 연세대 원주캠퍼스는 관광지로도 손색 없는 벚꽃 명소다. 정문에서 100m 정도 올라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벚꽃길은 호젓한 호수를 바라보며 걷는 수백m의 긴 산책로다. 연인들은 이 길을 지나며 키스를 하지 않으면 헤어진다는 속설도 있어 ‘키스로드’로도 불린다.
충남 아산의 순천향대학교도 지역주민들의 벚꽃 명소가 됐다. 순천향대학교에는 36년 전 개교 당시 식재한 800여 그루의 아름드리 벚나무가 곳곳에 있어 운치를 더한다. 특히 아이들도 뛰어놀 수 있는 잔디광장을 갖추고 있어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에게 인기다.
그냥 보내자니 아쉽고 떠나자니 부담스러운 벚꽃놀이. 거창할수록,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도 크다. 마음은 가볍게, 기대감 없이 주변을 둘러보면 뜻밖의 명소를 발견할 수 있다. 숨은 벚꽃 명소엔 의외의 감동이 기다리고 있다.
벚꽃 개화가 앞당겨진 올해, 수원지역에서 봄꽃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수원시는 최근 포근한 봄 날씨 봄꽃을 즐길 수 있는 관내의 거리 12곳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선정된 장소는 광교마루길, 서호천, 고향의 봄길, 칠보둘렛길, 경기도청 및 팔달산 회주도로, 월드컵경기장 입구, 만석공원, 황구지천, 봉영로, 숙지공원, 농촌진흥청 주변, 일월천로 등 12개 구간이다.
이들 12곳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왕벚나무, 진달래, 개나리꽃 등 아름답고 다양한 봄꽃들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들로 이름이 높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들이 가까운 주변에서 아름다운 봄꽃을 관람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민들이 따뜻한 날씨에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와 여행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줄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2개 명소의 위치와 거리, 특징 등은 시 홈페이지(www.suwon.go.kr)를 통해 제공되며, 오는 18일~20일 경기도청 주변과 고색동 황구지천에서 벚꽃축제가 열린다.
[기사제휴: 경기일보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