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진옥산 감독 작품으로 청소년 로맨스, 멜로,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다. 주연에 린전신 역으로 송운화, 슈타이위 역에 잘생긴 청년 왕대륙 등이 나온다. 대만에서 장기간 박스 오피스 1위는 물론 중국, 동남아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영화라고 한다.
무대는 1994년 대만이다. 평범한 소녀 린전신은 우상 유덕화를 미래의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꿈 많은 고등학생이다. 린전신의 그 시절 얘기가 자전적으로 전개된다. 같은 동양권이라 그런지, 청소년들의 세계는 비슷한 면이 많다. 우리가 겪었던 그 시절 그 얘기가 공통점이 많다. 우선 ‘행운의 편지’라는 것이 그랬다. 정해진 시간 내에 다른 세 명의 사람에게 행운의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본인을 포함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재앙이 오거나 저주를 받는다는 내용이다. 린전신은 어느 날 행운의 편지를 받고 지시대로 세 통의 행운의 편지를 써놓는다. 그중 하나를 학교를 주름잡는 일진 짱 남학생 쉬타이위에게 보낸다. 쉬타이위는 이 편지를 읽다가 차에 치어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저주의 편지를 쓴 주인공을 수배하여 결국 린전신이 장본인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린전신은 고양이 앞에 쥐 신세로 처분만 기다리지만, 쉬타이위는 친구로 지내자며 용서한다. 그러나 쉬타이위의 친구란 ‘똘마니’를 뜻하는 것이다.
린전신이 짝사랑하는 대상은 전교 공부 1등 오우양이다. 키가 커서 농구부에 있으며 잘생기기까지 해서 다른 여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쉬타이위는 오우양을 향한 린전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오우양과 사귀는 예쁜 여학생 타오민민을 빼앗겠다고 장담한다. 린전신은 여자는 “괜찮다”고 말하면 괜찮지 않은 것이며, “별일 없다”고 하면 별일이 있다는 것임을 가르쳐준다. 그러므로 타오민민이 쉬타이위에게 쌀쌀하게 대하는 것도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는 힌트를 준다.
쉬타이위는 원래 과학경시대회에 나갈 정도로 영재였다. 그러나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수영시합을 하다가 한 친구가 빠져 죽자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러나 린전신이 과거의 쉬타이위로 돌아가라고 하자 무섭게 공부하며 전교 10등의 성적을 올린다. 그러나 새로 부임해온 학생주임은 쉬타이위가 커닝을 해서 그런 성적을 거두었다며 오히려 망신을 준다. 전교 행사가 있던 날, 학생들은 모두 증거도 없이 학생을 의심하고 무시하는 학생주임에 대항하여 성토한다.
결국 린전신은 짝사랑하던 오우양과 가까워지고, 쉬타이위는 타오민민과 가까워진다. 둘이 원하던 상대를 각각 차지했다. 별똥별이 떨어질 때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에 맞춰 각자 소원을 빈다. 쉬타이위의 마음속에는 린전신의 기도에 자신의 이름이 들어 있기를 바란다. 쉬타이위는 예쁘고 공부 잘하는 타오민민보다 성격 좋은 린전신을 좋아했던 것이다.
쉬타이위는 타교 학생들과의 폭행사건으로 졸업 직전 미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몇 년이 흘러 각자 성인이 되었다. 유덕화의 콘서트가 있던 날, 표를 못 구해 터덜터덜 콘서트장 밖을 맴도는데 어떤 남자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한다. 유덕화였다. 콘서트 좌석이 없으면 연락하라며 매니저의 전화번호를 남긴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몇 미터 뒤에 서 있었는데 쉬타이위였다.
청소년 영화는 시니어들에게는 세대 차이가 나서 안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기우였다. 오히려 그동안 굳어졌던 감정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의 설렘, 풋풋한 젊음을 상기하며 같이 울고 웃었다. 마음에 들면 상대에게 생일을 공개하는 관습은 생소하지만, 좋아하는 연예인 책받침, 삐삐, 롤러 스케이트장에서의 데이트, 연예인 입간판 선물, 녹음 테이프로 마음 전하기, 싸움꾼이지만 동료에게는 인간미가 넘치는 일진 짱 등 공감할 요소가 많다.
◇전시(exhibition)
1)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이삭줍기 전: 밀레의 꿈, 고흐의 열정
일정 3월 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9세기 서양미술사를 빛낸 거장들의 명작 130여 점을 만날 기회다. 작품 보존을 위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고흐의 ‘정오의 휴식’은 오르세미술관 개관 이래 수십 년 동안 유럽 이외 지역으로 반출된 적이 없으나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대여를 허가했다.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 인상주의와 자연주의, 상징주의와 절충주의, 20세기 예술의 다양한 원천 등 5개의 테마로 나누어 각 주제를 중심으로 작품 간의 대비와 유기성, 예술사의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2) 닉 나이트 사진전: 거침없이, 아름답게
일정 3월 26일까지 장소 대림미술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로 손꼽히는 닉 나이트(Nick Knight)의 국내 첫 사진전이다.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의 결합이 돋보이는 닉 나이트 특유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 실험을 접목한 패션필름까지 폭넓게 마련돼 있다. 초상사진, 디자이너 모노그래프, 페인팅·폴리틱스, 정물화·케이트 등을 주제로 한 110여 점의 각양각색 작품을 한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선데이 라이브 앤 클래스(SUNDAY LIVE & CLASS)’ 등 유익한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들도 살펴볼 만하다.
◇도서(book)
1) 인생의 발견(시어도어 젤딘 저·어크로스)
21세기의 예언자라 불리는 영국의 철학자 시어도어 젤딘이 유명 인물들의 전기와 철학적 탐색을 통해 발견한 28가지 질문을 담았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도 인간과 삶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해온 저자의 성숙한 지혜와 혜안을 엿볼 수 있다.
2) 브릿마리 여기 있다(프레드릭 배크만 저·다산책방)
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소설이다. 59세 중년 남성 오베와 얼핏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을 지닌 63세 중년 여성 브릿마리. 누군가의 그늘에서만 살아온 그녀가 삶의 위기를 통해 온전한 자신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그렸다.
◇영화(movie)
1)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희귀암에 걸린 26세 청년이 한국인 최초로 49일 만에 뚜르 드 프랑스 풀코스를 완주한 실화를 영화화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체육교사를 꿈꾸었을 정도로 건강했으나 어느 날 갑자기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 절망스러운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던 그는 뚜르 드 프랑스 완주라는 꿈을 키운다. 3500km 레이스의 마지막 지점인 파리 개선문을 통과하며 꿈을 이룬 순간의 가슴 벅찬 감동이 영화의 포스터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개봉 1월 12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이윤혁 출연 임정하, 전일우, 박형준 등
2)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떠돌이 음악가와 고양이 한 마리가 우연히 만나면서 인생의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제목처럼 주인공 제임스는 어깨에 고양이 밥을 올리고 거리 이곳저곳에서 기타를 치고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따뜻한 세상과 마주하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두 주인공은 2007년에 만나 현재까지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있다. 데이비드 허슈펠더 음악 감독과 싱어송라이터 찰리 펑크 등 실력파 제작진이 대거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개봉 1월 4일 장르 드라마 감독 로저 스포티스우드 출연 루크 트레더웨이, 루타 게드민타스 등
◇공연(stage)
1) 인간
프랑스의 천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인류 마지막 생존자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재판을 벌이는 2인극이다.
일정 3월 5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연출 문삼화 출연 고명환, 오용, 박광현 등
2) 꽃의 비밀
네 명의 아줌마가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벌이는 사건들을 유쾌하게 그렸다. 장진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코미디 장르의 연극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일정 2월 5일까지 장소 대명문화공장 연출 장진 출연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 등
3)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중국 고전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의 비극성에 희극적 요소를 곁들여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2015년 이 작품의 무대에서 유명을 달리한 배우 고 임홍식의 공손저구 역은 중견 배우 정진각이 이어받았다.
일정 1월 18일~2월 12일 장소 명동예술극장 연출 고선웅 출연 장두이, 하성광, 정진각 등
4) 아이다(AIDA)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던 해 토니 상과 그래미상 등을 휩쓸었던 명작으로 한국에서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막이 오른다.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두 여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라다메스 장군의 사랑을 노래한다.
일정 3월 11일까지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키스 배튼, 박칼린 출연 윤공주, 아이비 등
어느 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났다. 그동안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던 일들의 해답이 문득 찾아왔던 것이다. 필자는 반가운 마음에 고양이 세수를 서둘러 서재로 가서 컴퓨터를 켰다. 글로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필자의 생활을 바로잡기 위해 이 글을 꼭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다. 필자의 잘못된 습관이 필자 인생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필자를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 특히 사랑하는 가족, 그중에서도 두 아들에게 죄를 짓게 되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큰아들에게 게임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하였더니 큰아들은 아버지가 바둑 두는 것을 중단하면 자신도 게임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필자의 취미인 바둑을 중단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필자에게는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 습관이 하나 있다. 그것은 어떤 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 거기에 몰입되어 잘 빠져 나오지 못하는 습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습성은 이제 고질적인 습관이 되어버렸다. 안 좋은 상황일 때는 필자의 인생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생각에 고쳐보려고도 했지만 잘 안 되었다. 물론 그 집중력이 필자의 오늘을 만들어주기도 했지만 말이다.
필자는 평일 아침이면 하루 일과를 정리한 뒤 중요한 것부터 하나하나 실행해나간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필자를 보면서 굉장히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는 마음이 느긋해져 성당을 다녀오거나 급한 일만 처리한 후 바둑에 빠지는 데 있다. 이제라도 필자의 잘못된 습관을 하나씩 고백하면서 참회하고 싶다.
첫째, 필자는 평일에 하던 것처럼 주말을 잘 지내지 못했다. 계획을 세워 주말에도 제대로 생활했더라면 필자와 아들의 인생이 훨씬 달라졌을 것이다. 가장으로서 당연히 모범을 보여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아들들이 더 잘 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어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다. 예를 들어 바둑은 나 혼자 즐기는 취미다. 필자의 즐거움 때문에 가족들은 필자와 함께하는 즐거움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우선 아내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아들들이 어렸을 때 좀 더 친구처럼 다정하게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장성한 아들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아버지를 보면 부럽고 필자의 잘못된 삶이 반성된다.
둘째, 필자는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 습관도 바꾸려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를 가끔 주위 사람들에게도 강조해왔다. 그런 필자가 자신의 고질적인 습관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르키메데스가 욕탕에서 진리를 발견했듯 갑자기 생각하게 된 것이다. 아내는 필자가 취미생활 혹은 다른 일에 몰두해 있을 때 가끔 다가와 “여보, 심심해”라고 말하곤 했는데 필자는 그런 아내를 혼자 내버려두곤 했다. 시니어 교육을 받으면서 함께하는 생활을 하겠다는 계획서까지 만들어놓고도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아내가 치매라도 걸리면 필자는 얼마나 뒤늦은 반성을 하려고 그러는 것일까.
셋째, 필자는 나폴레옹의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에 공감하고 지금도 아침이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끔 필자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필자보다 더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몇십억대의 엄청난 연봉을 받는 사람들을 보면 “왜 나는 저런 연봉을 받을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원인은 필자의 잘못된 습관 같다. 분명히 필자는 그들과 똑같이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고 태어났는데 왜 필자의 연봉은 그들과 엄청난 차이가 나는 것일까? 필자는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을 통회하고 있다.
넷째, 필자는 가끔 핑계를 대는 습관이 있다. 아들들이 필자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하지 않아 힘들어서 이를 견디기 위해 취미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스스로 핑계를 댔다는 자책이 든다. 지금 생각하니 참 유치한 핑계였다. 어른인 필자가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런데 필자는 회피하고 핑계를 대면서 무책임하게 행동했던 것이다. 핑계는 나약한 사람들의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서도 삶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이 조심스럽다. 오늘의 참회는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는 계획된 생활로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아들들도 변화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진리를 실천해야겠다. 요즘에는 가끔 주말에 아내와 영화를 보러 간다. 함께 영화 보러 가자고 하면 아내는 너무 행복해한다. 필자의 참회 일기가 점점 더 두꺼워지면 아내는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영화가 중년 독신 남녀를 그려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추릴 수 있다.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또는 지나치게 뒤틀려 있거나.
김유준 영화 전문 프리랜서
나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은 중년 독신들의 있을 법하지 않은 사랑을 있을 법하게 그려낸 대표적인 영화들. 현실에서는 남성이 멜 깁슨이나 조지 클루니처럼 ‘멋지고 튼튼하게’ 늙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중년 독신 여성이 헬렌 헌트나 미셸 파이퍼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이기도 불가능에 가깝다.
앞서 언급한 두 영화는 그 힘든 것들을 가볍게 해낸다. 중년들의 세상에서는 ‘노티’가 으레 공기처럼 떠다니지만 그들에게서는 그 비슷한 것조차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외로운 신세를 한탄할 때마저 위트 있고 경쾌하다. 그런 그들은 영화 내내 활기찬 모습으로 중년의 사랑을 흥미롭고 유머러스하게 이끌어나간다.
미국의 낸시 마이어스는 이 카테고리(중년 독신들의 사랑)를 대표할 만한 감독. 2000년의 에서 시작해 2003년의 과 2009년의 를 거쳐 최근의 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중년들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그득 차 있다. 때로는 설정들이 터무니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사랑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매혹적인 것만은 사실이다.
반면 스티브 매퀸 감독이 거머쥔 (2011)의 카메라는 혹독하다. 영화 속에서 브랜든(마이클 패스벤더)은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전문직 중년 독신 남성.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그의 마음은 결핍으로 구멍이 뻥뻥 뚫려 있다. 낸시 마이어스는 영화 에서 “내 삶에 뚫린 구멍을 메우고 싶다”는 주인공 벤(로버트 드니로)에게 인터넷 쇼핑몰 회사 인턴으로 지원하게 만들지만, 스티브 매퀸 감독은 그와 같은 낭만적 상상 따위는 애초부터 관심에 없다.
브랜든이 빈 곳을 채우려 집착하는 것은 동물적 성이다. 광적인 포르노 영상 수집에 음란채팅에 성 매매에 이르기까지… 섹스를 갈구하는 그의 발걸음, 섹스와 마주하는 그의 몸부림은 쾌락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자기학대에 가깝다.
브랜든의 여동생 씨씨(캐리 멀리건) 또한 다르지 않다. 다만, 스스로는 결코 채우지 못하는 마음속 어딘가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기댄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씨씨는 그러면서 말한다.
“우리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영상을 지켜보는 우리 또한 그녀가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님을 안다.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도 안다. 그럼에도 영화는 그녀의 삶을 녹록하게 풀어줄 생각이 없다. 스티븐 매퀸의 차가운 영상을 좇다 보면 브랜든과 씨씨가 평생 구원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릴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리고 남매의 삶이 곧 우리 것처럼 느껴져 흠칫 뒤를 돌아다보게 된다. 영국 국영방송 BBC가 선정한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중 한 편.
노파심에서 덧붙이면 감독 스티브 매퀸은 올드 팬들이 로 기억하는 그 불세출의 명배우가 아니다(이미 세상을 떴으니 그럴 리 없다). 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품에 안은, 최근 미국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감독 중 한 명이다. 한 가지만 더. 독일 출신으로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는 시리즈에서 매그니토 역을 연기한 바로 그 배우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브랜든을 연기해 베스니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최근(9월 29일)에 개봉된 프랑스 영화 은 좀 독특하다.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지나치게 뒤틀려 있다’는 두 가지 시선의 가운데쯤 위치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중년 독신을 다룬 영화들 가운데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철학 교사 나탈리(이자벨 위페르)가 맞닥뜨리는 불행은 우리 또한 종종 겪는 그런 종류. 남편이 불륜을 저지르고, 어머니를 여의며, 아이들과의 사이가 점점 더 멀어진다. 경력 쪽에서도 마찬가지. 예전 같으면 가볍게 해치웠을 일들이 점점 더 힘겨워지다가, 끝내 오랫동안 자부심을 갖고 집필해온 철학 총서를 유행에 맞게 바꾸는 작업에서도 밀리고 만다.
나탈리가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그녀가 이 별별 종류의 불행을 거의 동시에 맞닥뜨린다는 점.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바람이 들통난 뒤의 남편 태도. “그냥 좀 모른 척하면 안 돼?” 숫제 적반하장 수준이다. 이제 나탈리의 신세는 늙고 뚱뚱해서 아무도 맡으려 하지 않는 어머니의 고양이 ‘판도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탄할 만한 것은 그런 불행을 받아들이는 나탈리의 자세. 그녀는 통곡하지 않는다. 몸부림치지도 않는다. 억울할 법도 하건만, 억울해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하게 모든 것들을 껴안는다.
우리가 불행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그녀는 변화라고 여긴다. 남편과 함께 들었던 브람스와 슈만이 지겨워지고, 어린 제자의 차에서 들려오는 포크송이 좋게 느껴지는 것. 중년의 시점에서 찾아온 불행들이 그런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그것이 그녀의 인식이다. 그러면서 말한다.
“변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미아 한센 러브 감독의 영상은 달빛처럼 잔잔하게 흘러가면서도 단단한 통찰력을 더불어 지니고 있다. 주연을 맡은 이자벨 위페르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국민 여배우’로 통하는 베테랑 여배우. 이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좋은 연기를 펼쳐 보인다. 프랑스 영화의 깊이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우리나라 영화 가운데에서는 2014년 발표된 를 꼽을 만하다. 나이든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유독 야멸찬 것이 우리 영화(또는 우리 사회)의 부정적 특징 중 하나이지만, 강제규 감독의 이 영화만은 경우가 다르다. 성칠(박근형)이 금님(윤여정)에게 반지를 끼워주며 “약속…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죽든, 울지 맙시다. 어차피 잠깐 떨어져 있는 거니까” 할 때는 가슴이 뭉클해져온다. 물론 그조차 미국 영화 이 원작이라는 점이 함정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 Exhibition
1) 태양의 화가 반 고흐: 빛, 색채 그리고 영혼 전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apM CUEX홀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새롭게 연출한 전시다. 고흐의 수작들을 디지털 영상 기술과 접목한 최첨단 전시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변화를 체험하도록 했다. 인상파와의 교류, 대자연, 고흐의 방, 동양의 색채, 초상, 동생 테오와의 편지 등 8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대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와치아웃 시스템을 이용한 멀티채널과 1만 픽셀 이상의 초대형 화면의 이머시브(Immersive) 시네마 등을 마련했다.
2) 최순우가 사랑한 전시품 전(CHOI SUNU’S FAVORITE)
일정 12월 31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미술학자 최순우(1916~1984)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로, 그가 생전에 아끼고 좋아했던 작품들을 글과 함께 소개한다. 평생 한국의 미를 탐색하고 박물관을 발전시키는 데 헌신한 최순우의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1층 통일신라실에서는 돌함과 뼈단지 등 일제강점기에 약탈됐다가 돌아온 문화재를, 2층 서화관에서는 김홍도서첩, 달마도 등을, 3층 조각·공예관에는 반가사유상, 달항아리 등 15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 코디최 개인전 CODY CHOI Color Painting: Frustration is Beautiful
일정 10월 28일~11월 20일 장소 PKM 갤러리(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40)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출품 작가인 코디최(Cody Choi)의 개인전이 10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2011년 이후 5년 만에 개최되는 개인전으로 회화와 설치 작업 약 20 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출품 준비를 위한 기금마련 전시라는 점에서 뜻 깊은 자리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가이자 문화이론가로서 활동하는 코디최는 현대사회의 문화정체성과 권력관계에 관해 탐구한다. 현시대 다양한 문화가 빚어내는 충돌과 간극에서 태어난 제3의 문화 혹은 혼종문화, 동시대 사회현상에 주목하며 회화·조각·설치 등의 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LA 아트센터 칼리지를 졸업한 코디최는 LA 현대미술관, 타이페이 현대미술관, 토탈미술관 등 국내외의 주요전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재 독일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와 프랑스 마르세유 현대미술관 등 유럽에서 순회 회고전을 진행하고 있다. 20세기 문화 지형도 (2010), 동시대 문화 지형도(2010) 등 현대문화에 관한 전문비평서를 출간했다.
◇ Book
1) 초혼 (고은 저 · 창비)
고은 시인의 3년 만의 신작 시집이다.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지무(自歌自舞)’ 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과 예리한 통찰력이 담겨 있다.
2) 보고 시픈 당신에게 (김광자 외 86명 공저 · 한빛비즈)
전국 한글학교에서 늦깎이로 한글을 배우고 있는 어르신들의 시와 산문을 엮었다. 글자를 익히면서 느끼는 기쁨, 가족에 대한 사랑, 삶의 애환 등이 돋보인다. 손글씨의 느낌을 살려 원문을 그대로 옮기고, 저시력자를 위해 큰 글자로 다시 정리했다.
◇ Movie
1) 기적을 증명한 두 남자 이야기
개봉 11월 3일 장르 드라마
감독 맷 브라운 출연 데브 파텔, 제레미 아이언스, 토비 존스 등
인도 빈민가의 한 수학 천재와 그의 가능성을 알아본 영국 수학자의 특별한 우정을 그렸다. 숫자가 유일한 친구였던 순수한 수학 천재 ‘라마누잔’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해 그의 열정적인 천재성과 삶의 고뇌 등을 담았다. 라마누잔 역을 맡은 배우 데브 파텔이 해외 유수 언론에서 “실존 인물 라마누잔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연기했다”는 평을 받는 등 작품성 못지않게 그의 연기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개봉 11월 10일 장르 드라마
감독 나가이 아키라 출연 사토 타케루, 미야자키 아오이, 하마다 가쿠 등
시한부 선고를 받은 한 남자가 하루를 더 사는 대신, 세상에서 무언가를 한 가지씩 없애야 한다는 독특한 설정이 돋보이는 영화다. 전 세계적으로 130만부 이상 판매량을 올린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제작했다. ‘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면, 당신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요?’라는 포스터 속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신선한 스토리 전개로 잊고 지낸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인생의 행복을 선사한다.
◇ Stage
1) 연극 재공연, 이웃사촌들의 수상한 진실게임
일정 10월 27일~11월 20일 장소 대학로 선돌극장
연출 이동선 출연 이황의, 김수보, 리우진, 곽지숙 등
지난 3월 초연돼 뜨겁게 주목받았던 극단 몽씨어터의 (작가 석지윤, 연출 이동선)가 11월 20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재공연 된다. 연극 는 치밀한 구성과 전개, 팽팽한 긴장감과 반전, 그 사이를 비집고 터지는 폭소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웃 혹은 사람 간 의심이 한순간에 누구든지 싸이코패스로 몰아갈 수 있는 현대인의 각박한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신예작가 석지윤의 독특한 언어, 이동선 연출가의 감각적인 연출에 힘입어 씁쓸하면서도 웃음 터지는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과 마주하게 한다.
빌라의 고양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죽어나간다. 주민들은 벌어지는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하고자 대책회의를 연다. 그런데 301호의 혼자 사는 남자가 수상하다. 사람들은 그가 분명 고양이를 죽인 싸이코패스가 틀림없다고 믿게 된다. 싸이코패스를 잡기 위한 평범한 이웃들의 위험하고 묘하게 웃긴 진실게임, 바로 연극이다.
2) 천재 시인의 삶과 사랑을 노래하다
일정 11월 5일~1월 22일 장소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연출 오세혁 출연 강필석, 오종혁,이상이, 정인지, 최주리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던보이였던 시인 백석의 시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으로 백석과 그의 연인이었던 김영한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의 시 노랫말로 표현했다.
3) 꿈과 희망을 위해 링 위에 서다
일정 11월 1일~1월 15일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연출 노우성 출연 신성우, 송창의, 신구, 김진태, 김지우 등
영화 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실베스터 스탤론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박진감 넘치는 권투시합 장면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그려내며 2014년 토니어워드와 드라마데스크어워드에서 무대디자인상을 받았다.
4) 고모와 조카의 예측 불허 동거
일정 11월 22일~12월 11일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연출 구태환 출연 하성광, 정영숙
세상을 곧 떠날 것 같다는 고모의 편지 하나에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30년 만에 고모를 찾아가는 조카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인생 첫 2인극 도전이라는 중견 배우 정영숙이 고모 그레이스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를 펼친다.
5)인간의 죄의식과 예술가의 고뇌
일정 11월 20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3관
연출 김동수 출연 남명렬, 이명호, 박지일, 김병철, 손성호 등
1995년 제26회 동인문학상 수상에 빛나는 정찬의 소설을 연극화한 작품이다. 같은 해 11월 첫 공연한 이래로 상업성이 짙은 작품들이 주목받는 공연계에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통의 밀도를 담아내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시니어들의 ‘손주 사랑’은 세계 공용어다. 영화 의 할머니는
“이 나이에 기다리는 것은 손주와 죽음이다”라는 대사를 내뱉는다.
또 “난 죽으면 손주의 애완 고양이로 태어날 거야”라는 대사도 나온다.
이 영화 말고도 손주를 통해 ‘웬수’가 된 아들과 화해하는 장면은 부지기수다.
올 여름, 빈센트 반 고흐가 희망과 꿈을 갖고 떠난 ‘아를’로 손주와 함께 떠나보자.
손주와 ‘론’ 강변을 걸으며 ‘별 헤는 밤’의 그림 이야기를 꽃피우면서
그곳에 추억을 남겨놓자.
손주의 여행 경험은 향후 엄청난 학습효과를 갖게 될 것이다.
수많은 예술가가 사랑한 남부 프랑스
프랑스 남부지역의 프로방스는 세계 여행자들의 로망이다. 특히 프로방스는 많은 시인, 화가, 영화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다. 프로방스의 매력에 빠진 예술가들은 평생 그곳을 그리워하면서 소설, 시, 그림 등으로 남겼다.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가 고향인 폴 세잔, 코트다쥐르의 생폴 드 방스(Saint-Paul de Vence)는 샤갈, 피카소도 좋아했고 6개월간 안티베(Antibes)에 머물기도 했다. 르누아르가 노년을 보냈던 르누아르의 집, 레 콜레트(Renoir’s House, Les Collettes)는 카뉴 쉬르 메르(Cagnes Sur Mer)에 있다. 모딜리아니는 니스를 무척 사랑했다.
또 주옥같이 아름다운 소설인 , 의 저자인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 1840~1897)는 아를과 가까운 님(Nimes)에서 태어났다. 그는 고향을 일찍 떠나 파리에 살면서도 프로방스에 대한 애정을 평생 안고 살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고향 프로방스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프랑스의 극작가 겸 영화제작자 겸 영화감독인 마르셀 파뇰(Marcel Pagnol)의 작품에도 어김없이 프로방스가 등장한다. , 등 영화 속에 프로방스가 담겨 있다.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는 “가장 아름다운 곳은 프로방스였다. 당신도 언젠가 꼭 한번 그리로 가봐야 한다”라는 편지를 썼고 그는 마지막 거처를 프로방스에 마련할 수 있기를 염원하면서 죽었다.
특히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는 프로방스의 아를(Arles)에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래서 아를은 ‘고흐의 마을’로 불린다. 많은 관광객이 아를로 몰려 드는 이유는 고흐를 만나기 위함이다.
로마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2000년 古都
아를은 테제베 고속열차가 멈추지 않는 작은 역이다. 역에서 1km 떨어져 있는 마을로 들어서면서 놀라게 되는 것은 부서진 로마의 유적 때문이다. 고흐의 그림 스타일을 아는 사람들은 이 생경한 문화 유적에 놀랄 수밖에 없다. 그때도 분명히 이 자리에 있었을 문화 유적이지만 그의 작품 속에는 건축물을 찾을 수는 없다. 그저 투우 장면을 그린 그림이 있을 뿐이다.
아를은 2000년의 역사를 지닌 고도(古都)다. 그리스의 식민지였다가 시저(Julius Caesar)에 의해 로마령이 되었다. 긴 세월동안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반질거리고, 울퉁불퉁한 조약돌로 된 골목길과 부서진 성벽 등이 온 마을을 장식하고 있다. 마을 제일 높은 곳에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인 아레나(Arenes)와 기둥만 남아 있는 원형 극장이 있다. 아레나에서는 매년 투우 축제(4, 9월)가 열린다. 또 이 마을은 초기 기독교 시기의 중요한 거점도시였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순례자의 길을 시작하는 곳 중 하나로 중세 건축물인 생 트로핌(Saint-Trophime) 대성당이 남아 있다. 11세기에 창건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에서는 ‘최후의 심판’ 장면을 새겨 놓은 부조와 조각을 볼 수 있다. 구시가지 한가운데 자리한 리퍼블릭 광장에 삼색기가 휘날리는 아를시청사가 있다. 그 앞에는 아를에서 제일 높은 시계탑과 2000년 전 로마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왔다는 오벨리스크(obelisk)가 솟아 있다. 이 도시의 로마 유적지는 19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아를 골목에서 고흐의 작품 현장 찾아내기
오래된 가옥과 골목을 헤집다 보면 포룸 광장에서 ‘고흐 카페’를 만나게 된다. 고흐가 즐겨 썼던 노란색으로 칠한 카페는 ‘고흐’란 화가의 이름을 파는 상술을 펼치고 있다. 그가 그린 ‘밤의 카페 테라스(The Night Cafe in Arles)’ 그림을 안내대처럼 세워 놓았다. 유독 그 카페만 관광객들로 북적댄다. 카페 주변에는 피카소, 장 콕토 등이 자주 묵었던 낡은 호텔이 있다.
고흐는 이 카페 근처에 일명 ‘노란집’을 얻어 놓고 이곳을 매일 밤 찾았다. 카페에 앉아 늘 ‘녹색요정 압생트’를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렸다. 고흐는 친구 고갱이 오길 기다리면서, ‘아를의 여인-지누부인’(1888년)을 그렸다. ‘아를의 여인’이라는 제목은 고흐 이전에 알퐁스 도데가 첫 단편집에 쓴 ‘아를의 여인(L' Arlesienne, 1872년 작)’이 있다. 이 작품을 다시 각색해 3막 5장의 희곡을 발표했는데 당대 잘 나가던 프랑스의 작곡가 조르주 비제(Georges Bizet, 1838~1875)가 극장 상연에 쓰일 부수음악 27곡(관현악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같은 제목의 글, 그림, 음악이 만들어진 곳이 아를이다.
또 에스파스 반 고흐(Espace Van Gogh)에는 ‘아를 병원의 정원’이라는 그림이 있다. 고흐가 1888년 12월, 자신의 귀를 자르는 발작 이후 머물기를 반복했던 병원으로 현재는 문화센터로 바뀌었다.
어둠이 내릴 무렵엔 론 강으로 가서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을 그려보자. 고흐가 생레미 드프로방스의 한 요양원으로 옮겨진 후에 그린 그림으로, 아름다웠던 아를의 기억을 되살렸을 것이다. 지금 고흐 그림처럼 아름답지 않은 론강의 어둠 속 끝에서 희미하게 불빛이 새어난다. 그 외에도 ‘열두송이의 해바라기’와 ‘아를의 다리(도개교로 링클루아 다리)’ 등도 모두 아를에서 그렸다.
현재 아를에는 ‘반 고흐 파운데이션’이 있다. 하지만 기대는 말아야 한다. 고흐의 작품은 거의 볼 수가 없고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과 어릴 적 고흐와 동생 테오의 사진 등 몇 점만 볼 수 있다. 고흐의 고국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고흐 박물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예술촌을 꿈꾸던 화가는 고갱을 만나 미쳐 버리고
고흐는 1888년 2월, 아를에 예술촌을 만들겠다는 부푼 꿈을 꾸고 이곳에 방을 얻는다. 파리에서 뜻이 잘 통했던 고갱이 오기를 기다렸고 오기 전까지 방을 꾸미고 마음이 들뜬 채로 지냈다. 하지만 같이 살면서 극단적인 성격 차이로 싸우게 된다. 결정적으로 화를 돋구게 된 것은 고갱이 그린 자화상이었다. 고흐와 고갱은 서로 자화상을 그리기로 했는데 고갱이 그린 그림 속에는 고흐는 없고 고갱이 앉아 있었다. 그림 속 고갱의 콧수염은 고흐의 붉은 콧수염이었다. 고흐와 고갱은 크게 싸웠고 분에 겨운 고흐는 집으로 돌아가 한쪽 귀를 잘라 버린다. 자른 귀를 싸들고 술집 여자에게 갖다 주었고 그녀가 경찰에 신고를 해서 시립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고흐가 꿈꿨던 예술촌의 꿈은 그렇게 두 달 만에 끝났다. 고흐의 발작은 더 심해져 근처 생레미 정신병원(1889년 5월)에 입원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발작이 없을 때면 그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려는 듯 마구 그려댔다. 병원에서 약 15개월간 머물면서 187점에 이르는 그림을 남겼다. 분명히, 고흐가 아를을 사랑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가 아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도 나타난다. “예전에는 이런 행운을 누려 본 적이 없다. 하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랗고 태양은 유황빛으로 반짝인다. 천상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푸른색과 노란색의 조합은 얼마나 부드럽고 매혹적인지…”라고 보냈다.
고흐는 1890년 봄,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 sur Oise)에서 자살한다. 고흐는 테오의 가족이 찾아온 이후 밀밭에 가서 총을 쏘고 집으로 겨우 기어 들어와 이틀 만에 동생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죽었다. 테오가 형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이었을까? 테오는 “조카도 생기고 가정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더는 형의 생활비를 대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고흐는 그림들을 테오에게 보냈고 그 대신 생활비를 받았다. 살아생전 단 한 점밖에 못 판, 생활 능력 없는 그가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었을까? 사랑을 주고 싶지만 줄 사람도 없고 정신병을 앓고 있는, 희망없는 삶.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죽음’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 고흐 나이 37세였다. 오베르에 머문 지 두 달 되던 때였다. 이후 동생 테오도 6개월 뒤 매독에 걸려 죽는다. 두 사람의 묘지는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집 앞에 있다.
고흐의 삶은 그 어느 창작자가 일부러 만들어 내기도 어려울 만큼 드라마틱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고흐에 대한 영화나 책 등을 미리 보고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열연한 영화 과 BBC 다큐인 폴 고갱의 이라는 작품을 추천한다. 아를에서의 고흐와 고갱의 생전의 삶을 알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이신화 여행작가
이립(而立)에 여행작가로 시작해 어언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랐다.
그동안 ‘걸어서 상쾌한 사계절 트레킹’, ‘대한민국 100배 즐기기’, ‘on the camino’ 등
여행서 총 14권을 출간했다. ‘인생이 짧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여 2014년 홀로 197일간 30개국의 유럽 배낭 여행을 했다. ‘살아 있을 때 떠나자’가 삶의 모토다.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라는 영화는 필자가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집사람과 대학교에 들어가 다시 데이트를 시작한 후 두 번째인가 세 번째로 함께 본 영화이다. 1963년 6월 스카라 극장에서 상영한 이 영화에는 최고의 칸초네가수 도메니코 모두뇨가 주인공으로 출연해 여러 곡의 칸초네를 불렀다.
그리고 미녀가수 미나가 주제가 ‘행복은 가득히(Il Cielo In Una Stanza)’라는 칸초네를 불렀는데, 그 후 C.C.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여배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가 주연하는 ‘가방을 든 여인’(1961)이라는 영화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될 만큼 인기가 높았다.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의 원제목은 ‘이스키아 섬의 약속’. 이탈리아 남부의 유명한 휴양지 이스키아 섬에서 촬영했다. ‘태양은 가득히’(1960)라는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필자는 ‘푸른 파도여 언제까지나’를 통해 칸초네라는 음악을 알게 되었다. 샹송이 특별한 음악이 아니라 프랑스어로 ‘노래’를 뜻하듯 칸초네 역시 이탈리아어로 그냥 노래라는 뜻이다. 그래서 팝송도 샹송도 이탈리아에 가면 다 칸초네가 되지만 우리는 이탈리아의 노래를 칸초네라고 부른다.
칸초네는 초기에는 주로 오 솔레미오, 산타루치아 등 나폴리 민요를 중심으로 발전했으나 ‘산레모 가요제’가 시작되면서 레코드회사나 악보출판사 등의 입김이 작용하여 많이 상업화되었다고 한다.
당시 유행하던 칸초네는 이 영화의 주인공 도메니코 모두뇨의 볼라레와 차오 차오 밤비나, 그리고 토니 달라라의 코메 프리마와 라 노비아, 질리올라 칭게티의 노노레타와 비, 마리사 산니아의 카사비앙카, 루치아노 타요리의 알·디·라 등 주로 산레모 가요제의 입상곡들이 많았다. 그 외에 알리다 켓리가 구슬픈 목소리로 부르는 ‘형사’라는 영화의 주제가 죽도록 사랑해서(Sinno Me Moro), 그리고 밀바, 나다 등 여러 가수가 부른 물망초, 로마여 안녕(Arrivederci Roma), 마음은 집시, 검은 고양이 네로 등과 같은 곡들이 상당히 큰 히트를 했다. 베니스에 가서 곤돌라를 타고 곤돌리에(곤돌라의 사공)에게 노래를 청하면 이들 중 몇 곡은 들을 수 있었다.
스페인음악에 대한 사랑은 몇 장의 LP에서 시작되었다. 첫 번째는 아코디온 연주자 Charles Magnante의 Spanish Spectacular라는 판으로서 안달루시아, 라 쿰파르시타, 질투(Jalousie), 스페인 월츠, 에스파냐 카니 등은 팝송이나 샹송을 처음 들었을 때처럼 필자에게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그 뒤에 구한 스탠리 블랙 악단의 ‘스페인’이라는 판 역시 듣기가 매우 좋았다. 그래서 좀 더 관심을 가지다 보니 스페인음악의 진수는 기타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중 가장 뛰어난 인물이 세고비아로, 바흐와 같은 작곡가들의 하프시코드 음악을 150곡 이상 기타곡으로 편곡하고, 빌라 로보스 등과 같은 작곡가들에게 기타곡을 작곡하도록 함으로써 레퍼토리를 늘려 기타를 연주회용 악기로 확립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타레가의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등 수많은 기타 명곡들이 필자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스페인음악 하면 또 플라멩코(Flamenco)를 빼놓을 수 없다. 플라멩코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의 심장이라고 하는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애수가 담긴 전통 민요와 향토 무용, 그리고 플라멩코 기타 반주 세 가지가 어우러지는 이 지역 특유의 민속예술이다.
그러나 이 지역 사람들이 이를 소홀히 할 때 집시가 대신하여 전승과 발전에 힘썼기 때문에, 그 형식에는 집시적 요소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 순수한 플라멩코는 캐스터네츠를 쓰지 않고 사파테아드(구두 소리), 팔마(손뼉 치는 소리), 피트(손가락 튕기는 소리)로 구성되며, 할레오(관중이 장단에 맞추어 지르는 소리, 우리의 추임새와 비슷함)도 섞여 열광적인 광경을 전개한다.
필자는 2002년 7월 29일 집사람과 함께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후 약 한 달간 주로 유레일패스를 이용하여 스페인 여행을 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1992년 제25회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마라톤 우승을 했던 몬 주익 언덕의 경기장을 비롯하여 가우디가 설계하고 100년이 지나도록 건설 중인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 등을 관광했다. 다음에 도착한 도시가 그라나다였다. 음악으로만 듣던 알함브라궁전을 직접 방문하여 트레몰로로 연주되는 그 음악을 들으며 무어라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는 것은 바로 황홀, 그 자체였다. 또 저녁때는 식사 후 알함브라궁전 서쪽의 계곡 건너편에 있는 집시촌 싸크로 몬테에 가서 정열적인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본산지의 플라멩코를 감상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뒤이어 코르도바, 세비야를 두루 관광한 후 바다호스에 가서 필자가 주례를 섰고 현지에서 침구(鍼灸)학원을 하는 O씨 집에 묵으며 그들과 함께 포르투갈의 리스본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 다음 톨레도에서 엘 그레코의 집 등을 구경하고 아랑훼스에 가서 아담하지만 매우 아름다운 스페인왕의 여름별궁을 관광할 때에는 ‘아랑훼스협주곡’의 제2악장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마드리드에서 왕궁, 미술관 등을 관람한 후 세계무용대회가 열리는 오렌세와 다음 대회 장소인 카나리아군도의 테네리페에 가서 나흘간에 걸쳐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과 무용을 관람한 것도 쉽게 가지기 어려운 즐거운 기회였다. 아직도 활동 중인 그 섬의 화산이 인상적이었고, 나체촌이 있는 해수욕장도 정말 아름다웠다.
뮤지컬의 원작 웹툰 의 제목을 보면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가 떠오른다. 웹툰 작가 강도하는 “소설과는 무관한 내용”이라며 “이야기와 동물 의인화 설정을 마치고 고양이가 들어간 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던 찰나, 욕실에 있는 갸스비(GATSBY) 스킨로션이 눈에 띄었다. 즉흥적으로 G를 C로 바꾸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타이틀을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는 다르지만, 소설과 웹툰만큼 많은 이의 기억에 남을 뮤지컬이 되길 바란다는 배우 이병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nterveiw. 의 부르독 배우 이병준
극중 배역 ‘부르독’은 어떤 인물인지
성경에 나오는 고린도전서의 말씀처럼 오래 참고, 시기하지 않고, 자랑하지도 교만하지도 않으며, 모든 걸 감싸주는 것이 참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르독은 페르수와의 만남을 통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진실한 사랑으로 가고자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극의 전반부에서 부르독은 전처에 대한 미련을 간직한 채 사랑이 없는 부부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 대한 의심을 품습니다. 중반부터는 페르수를 알아가면서 사랑은 결국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아끼고 이해하며 모든 걸 감싸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그는 진정한 사랑이란 서로의 마음이 일치해야 함을 깨닫고 집착보다는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변화합니다. ‘사랑에 대한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중년 남자 부르독!’ 이런 인물이 아닐까요?
‘부르독’을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
순수한 사랑, 욕망에 얽힌 사랑, 이기적인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등 수많은 사랑 중 어떤 것이 부르독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첫 과제였습니다. 연습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그 답을 찾을 수 있었고, 답은 의외로 쉬운 곳에서 나왔습니다. 정답은 ‘진실’이었죠. 진정한 사랑의 가치를 알게 해주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진실입니다. 답을 찾고부터는 진실하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염두에 두고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부르독의 사랑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부르독과 닮은 점, 차이점
부르독과 이병준의 삶에서 닮은 점은 극의 중반부와 종반부에 나타나는 사랑에 대한 개념이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사랑은 이해와 존중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물론 사랑 그 자체는 당연한 거고요. 차이점은 결혼은 두 번이 아니라는 거죠.
기억에 남는 대사
2막에 나오는 “그 아기 내 아이로 키우겠소, 당신이 낳은 자식이면 내 자식이나 마찬가지요. 피한방울 섞이지 않아도 내겐 중요하지 않아”라는 대사와 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부르독이 가장 고민하고 가장 아파하면서 내린 결정이기에 진정성이 보이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한 후배 연기자들과의 호흡
후배들의 열정에 먼저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많은 배우들과 작업해봤지만, 이번에 함께한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정말 남달랐습니다. 명칭만 후배이지 제가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작품에 임하는 자세부터 열정까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은 호흡과도 일치하겠죠. 정말 좋았습니다.
관람 후 얻어갈 수 있는 메시지
사랑입니다. 아마 이 작품을 보고 나갈 때, 사랑하는 사람끼리 왔다면 손을 꼭 잡고 나갈 겁니다. 공연 중에는 서로의 어깨를 살포시 붙일 겁니다. 아프지만, 예쁜 게 사랑이니까요.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관람하게 될 관객들은 2015년의 그날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배우 이병준
뮤지컬 , 연극 , 영화 ,
드라마 등 출연
△공연 소개
만화가 강도하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웹툰으로 연재한 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뮤지컬 는 원작의 주요 골격과 설정만을 남겨 두고 새로운 이야기를 펼친다는 의미에서 ‘리부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뮤지컬에는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 선 등 4명의 청춘과 부르독, 몽부인 등 중년 남녀가 등장해 뜨겁고도 아픈 사랑을 노래한다.
공연 뮤지컬 장소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일정 ~ 2016년 1월 31일
연출 변정주 출연 이병준, 정동화, 강기둥, 손동운, 이규형, 김영철 등
1)“내가 물어볼 테니 알아맞혀 봐. ‘뚝에치’가 뭐어게? ‘깐에짝’은?”
2)한 신입 사원에게 부장이 “우리 어머니 수연에 와 달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몰라 망신을 당한 그는 무식을 만회하려고 에티켓 사전을 뒤진 끝에 ‘망구’라는 말을 찾아냈다. 그가 “자당 어른께서 망구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라고 하자 부장은 불같이 화를 냈다. “뭐? 우리 어머니가 할망구라구?”
3)“안여돼 같으면서 에바 그만 떨고 김천 가자. 그런데 문상도 버카충 되니?”
1)은 1960년대의 수수께끼다. 답은 ‘말뚝에 까치’, ‘뒷간에 볼기짝’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문답이나 언어의 희롱은 재미있는 놀이이자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수께끼나 스무고개라는 말은 거의 사어가 됐다.
‘수연’과 ‘망구’를 아시나요
2)는 소설가 이창동(문화부장관 역임)의 콩트 의 내용이다. 수연(壽宴)은 생일잔치, 망구(望九)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 그러니까 81세다. 같은 세대인데도 한자어를 몰라서 빚어진 불통 사례다.
3)은 요즘 아이들이 즐겨 쓰는 말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문장이다. 어른들을 위해 ‘번역’하면 “안경 쓴 돼지같이 생겼으면서 보기 흉한 애교 그만 떨고 김밥천국이나 가자. 그런데 문화상품권도 버스카드 충전 되니?”라는 뜻이다. 에바는 오버(Over)의 변형이다.
세 가지 사례는 우리의 어문생활이 통시적으로 얼마나 급변해왔으며 공시적으로는 단절과 괴리가 얼마나 심한지 보여준다. 1945년 광복 이후 70년간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어문생활도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겪었다. 능곡지변(陵谷之變) 고안심곡(高岸深谷) 천선지전(天旋地轉)의 이 달라짐은 참으로 격세지감(隔世之感) 금석지감(今昔之感)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런 변화에 긍정적이지 못한 게 많은 것이 문제다. 언어의 민주화는 언어의 자유화를 넘어 언어의 천박화를 촉진했다.
한글문화연대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2013년 12월에 실시한 말문화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최근 우리 사회의 말 사용 문화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92.6%(매우 문제가 많다 33.9%+문제가 있는 편 58.7%)로 압도적이었다.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7.4%(전혀 문제가 없다 1.1%+별 문제가 없는 편 6.3%)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70년간의 변화와 과제를 정리한다. 일제 잔재와 외래어 남용, 경음화 추세의 가속, 단축어 신조어의 유행, 욕설과 공격성 심화, 유행어 은어의 변천, 남과 북의 언어 괴리, 이 여섯 가지를 중심으로 논의해 본다,
청산 안된 일제 잔재와 끝없는 외래어 남용
어문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우리의 어문생활은 국어 건설기(1894년 갑오개혁~1970년 국어순화정책), 국어 순화기(1970~1980년대 중반), 국어 관리기(1980년대 중반 이후)로 분류할 수 있다. 국어 건설기의 특징은 1)일제 강점기에 조선어를 제대로 세우려는 투쟁 2)새 나라 건설과 이에 따른 한국어 정비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학술 출판 과학기술 같은 모든 분야에서 일본말이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그런 말을 많이 알아야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치부되곤 한다. 일제가 남겨 놓은 일본식 땅이름의 유래를 잘 모르는 채 버스 안내판이나 도로 표지판, 행정관서나 시설물에 그 이름을 쓰는 경우도 많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는다.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이 커진 데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영어가 득세하면서 이제는 영어를 많이 써야 유식해 보이게 됐다. 한자와 한문 사용은 줄어들었지만 그 자리를 로마자와 영어가 차지했다. 한글전용과 한자교육 문제의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안이다.
‘쏘주’ ‘쐬주’ ‘도꾜’...경음화 추세의 가속
1960년대의 영화나 방송을 보면 북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만큼 발음이 연하고 순하고 말이 느려서 요즘 감각으로는 촌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말이 빠르고 급하다. 특히 경음이 많아졌다. 소주→쏘주, 쐬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주가 달다 해서 쏘주가 달다는 뜻의 ‘쏘달’이라는 상품이 나왔을 정도다. 숙맥은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바보라는 뜻인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쑥맥이라고 발음한다.
우리는 일어를 표기할 때 ㅊ ㅋ ㅌ ㅍ 등 격음 위주로 하고 있다. 東京의 표기는 경음인 도꾜가 아니라 도쿄다. 하지만 이를 납득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잘 발달된 우리나라의 욕은 가속되는 경음화 경향을 잘 알게 해 준다.
‘해품달’ ‘쏠까말’ ‘슈키라’... 단축어 신조어의 유행
요즘 젊은 세대는 긴 말을 참지 못한다. 긴 것은 석 자 이내로 줄이고 석 자인 것도 두 글자로 줄여 버린다. ‘인터넷강의’는 ‘인강’, ‘해를 품은 달’은 ‘해품달’,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넝굴당’, ‘별에서 온 그대’는 ‘별 그대’다. 일본인들이 축소 지향의 민족이라면 우리는 단축 지향의 국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인터넷에 떠 있는 ‘어른들이 모르는 신조어’라는 자료(출전 불명)에 의하면 어른들이 가장 못 알아듣는 말은 쏠까말, 정줄놓, 흠좀무, 이뭐병 순이다. 차례로 풀이하면 솔직히 까놓고 말한다, 정신줄을 놓았다, 흠,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이런 뜻이다. 그런 식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이런 말을 하는 아이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검색어에서 상위에 올랐던 ‘슈키라’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슈퍼 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인데, 이렇게 풀어서 알려 줘도 슈퍼 주니어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으니 유행어와 소통은 역시 어려운 문제다.
아이들은 ‘쩐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신기하다 멋지다 내가 졌다, 이런 뜻의 감탄사 대용어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두루 쓰이는 단어다. 어느 지공거사(65세 이상인 지하철 공짜 이용자)에게 뜻을 물었더니 ‘소금에 절여 둔 음식 너무 오래 잘못 보관하면 풍기는 냄새와 맛?’ 이렇게 답이 왔다.
욕설과 공격성 심화... 도 넘은 인터넷 막말
오늘날 한국인의 언어생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공격성 폭력성이다. 1) 익명성에 숨어 자행하는 인터넷 언어폭력의 증대 2) 거의 모든 문장에서 뜻도 모르고 추임새처럼 뱉어대는 욕설 3) 막말과 비속어로 시청률 경쟁을 일삼는 방송 언어의 악순환 4) 정치권이든 일반인이든 정치적 견해차에 따라 마구 쏟아내는 극단적 공격 언어, 이런 것들이 문제다.
요즘 아이들은 욕 없이는 말을 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몇 년 전 버스 안에서 대화를 하면서 한마디도 욕을 하지 않은 중학생들을 본 할머니가 그 학생들을 표창하라고 학교에 알린 일이 있을 정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10월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언어생활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자.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해 89.4%가 ‘언어폭력으로 사회문제다’라는 데 동의했다. 중복 답변을 허용한 이 문항에서 사회문제라는 생각은 ‘또래 간의 친근감 표현(57.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40.4%)’이라는 답변보다 훨씬 비율이 높았다.
말로 하는 욕설도 문제이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SNS상에서 댓글을 쓰면서 마구 내갈기는 구어체 욕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일상의 대화보다 더 심각한 게 인터넷 막말이다. 일정한 이슈가 생길 경우 자신의 성향과 기호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욕설을 동반한 비난을 하기 일쑤이고 ‘신상 털기’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인권침해.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는 폭력성이 사회 전반에 광범하게 퍼져 있다.
유행어 은어, 민주화 정보화 이후 일반인 주도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유행어는 근대화→산업화→민주화→정보화의 단계별로 다양하게 변해왔다. 초기에는 각종 정보를 선점하는 오피니언 리더, 특히 정치권의 언어가 언중을 지배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초대 대통령 이승만), “민생고부터 해결하자.”(점심 먹자는 뜻/1961년 5·16 군사쿠데타 ‘혁명공약’에서 따온 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김영삼 전 대통령), “이 사람 믿어 주세요.”(노태우 전 대통령) 이런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민주화 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행어의 중심은 정치권이나 오피니언 리더에서 일반대중으로 바뀌었다. 국어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고 정책의 변화를 끌어내는 힘이 국가로부터 언중으로 넘어온 것과 비례해서 유행어의 중심도 이동하게 됐다. 산업화와 대중사회의 출현, 정보통신혁명 등 사회 구조와 개인 삶의 변화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언어와 유행어를 생성하게 만든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1970년대 이후 ‘웃으면 복이 와요’를 비롯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유행어를 양산해 냈다.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칙칙 카포 싸리싸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카 므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의 고양이 바둑이는 돌돌이’를 기억하시는지? 구봉서와 배삼룡이 만들어 낸 이 긴 이름은 몇 년 전 탤런트 현빈이 ‘시크릿 가든’이라는 TV드라마에서 읊어댐으로써 40년 만에 다시 유행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개그 프로그램이 유행어를 만들고, 그 반대로 이미 유행 중인 유행어가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함으로써 더 확산되는 시대다.
남과 북의 언어 괴리... 여자 대 녀자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같은 말은 공통된 민족성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민족 통일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말과 글이 통일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은 지난 70년 동안 서로 다른 정치 체제 속에서 각자 국어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이제는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게 많아졌다.
북쪽이 어려운 일제 한자말을 쉬운 토박이말로 많이 다듬은 것과 달리, 남쪽은 일어나 한자어를 그대로 쓰고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백열전구 대 전등알, 소프라노 대 녀성고음, 산맥 대 산줄기, 코너 킥 대 구석차기, 이런 식으로 표현이 서로 다르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남측은 두음법칙을 지켜 한자어 소리를 자리에 따라 다르게 적지만 북측에선 항상 한 가지로 적는다. 노인 대 로인, 여자 대 녀자, 선열(先烈) 대 선렬, 이렇게 엇갈린다. 북한에서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단어를 붙여 쓰며 의존명사와 보조용언도 대개 붙인다. ‘무엇때문에’, ‘우리들전체’, ‘울듯말듯하다’ 등을 그런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차이가 커지자 남북 학자들은 1995년 중국 옌볜(延邊)에서 처음 학술회의를 연 이후 남북 정보통신 용어 통일, 우리말 살리기, 자판배치 공동안, 우리 글자 배열순서와 부호계 공동안 등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것은 겨레말 큰사전 편찬 활동이다. 2005년 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결성돼 추진해왔으나 당초 발간 목표 2013년은 벌써 지났다. 통일부는 1월 29일 제270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이 편찬사업에 32억여 원의 남북협력기금을 무상 지원키로 했다.
어문생활의 성숙과 발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한국어는 사용 인구 8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13위권의 언어다. 많은 언어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앞으로도 소멸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어는 이제 생존 자체를 고민할 게 아니라 성숙과 발전을 지향해야 할 단계다.
언어의 변천은 시류에 따른 것이고 누가 강제로 유도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시민사회를 성숙시키려는 시도와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방향을 향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우리 어문생활에 독버섯처럼 번진 공격성을 약화시키고 순화시켜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답은 우리말 속에 들어 있다. ‘말이 씨가 된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그러니 남을 공격하는 막말과 욕설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점을 알게 해야 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그리고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던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하고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나.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말조심을 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말에 관한 말이 이렇게 풍부한 민족이 있던가.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라는 시조까지 있다.
어문단체는 물론 정부와 지자체, 각급 학교 교원, 신문과 방송의 언론 종사자들이 다 노력해야 할 일이다. 특히 유행을 좇아 어법에도 맞지 않고 어원도 불분명한 조어를 무분별하고 천박하게 양산해 내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의 어문파괴 행위부터 없어져야 한다.
미국 여배우 멜러니 그리피스(55)와 스페인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52)가 18년간 결혼생활을 마감한다.
그리피스는 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반데라스를 상대로 이혼 서류를 제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그리피스는 법원에 ‘해결할 수 없는 차이’로 이혼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함께 보냈던 아름다운 시간을 회고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으로 심사숙고해 결혼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리피스와 반데라스는 1995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투 머치’에서 처음 만났으며 이듬해 5월 결혼했다. 그리피스는 네 번째, 반데라스는 두 번째 결혼이었다. 이들은 슬하에 17살짜리 딸을 하나 두고 있다.
그리피스는 1998년 영화 ‘워킹 걸’에 출연해 오스카상 후보자에 오른 여배우로,‘투머치’, ‘로리타’ 등에 출연했다.
반데라스는 애니메이션 ‘슈렉’에서 장화 신은 고양이 목소리 역을 맡았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내가 사는 피부’, ‘아임 소 익사이티드’ 등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