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건강관리 및 위험 예측, 대화를 통한 심리적 안정감 제공 등 인공지능은 노인의 신체적·정서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 노년의 삶에 영향을 미친 인공지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생각이나 학습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을 말한다. 영어로는 ‘Artificial Intelligence’라고 하며, 줄여서 AI라고 부른다.
2020년 한국신용정보원의 ‘AI 기술·시장 동향 : 핵심 기술, 시장 규모, 사업 리스크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1840억 달러(약 204조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2025년 10조 5000억 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올해 ‘인공지능 10대 핵심 사업’을 추진한다. 그중 주요 목표는 초고령사회 대비 ‘전 국민 AI 일상화’다. 독거노인·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보살피고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상용 인공지능 제품·서비스를 국민 생활 곳곳에 확산하는 프로젝트다. 독거노인 인공지능 돌봄로봇 지원, 소상공인 인공지능 로봇 전화상담실 도입, 공공병원 의료 인공지능 적용 등이 주요 과제다.
의료 AI : 의사도 대체할까?
지난해 11월,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은 AI 시장 규모가 2027년에는 4070억 달러(약 563조 9000억 원)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업종별로는 의료 및 생명과학 부문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의 의료 AI 기술 수준도 빠른 성장을 이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2년 보건의료산업 기술수준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이 보유한 의료 AI 기술은 가장 우수한 미국의 74∼8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술을 따라잡는 데 2년에서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측됐다.
긍정적인 부분은 한국이 AI를 활용한 의료 영상 판독 분야에서 발전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이다. 김현철 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장은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학습해 의사의 진단을 돕는 AI는 이미 의료 현장에서 쓰일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 AI 기업 루닛은 2월 28일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방암 검출 AI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는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공공의료기관에 ‘닥터앤서’(Dr.Answer) 도입을 확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발한 닥터앤서는 데이터·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의사의 진료·진단을 지원하는 AI 의료 소프트웨어다. 심뇌혈관,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8대 질환의 예측과 진단을 지원한다.
닥터앤서의 도입 확대와 함께 챗GPT의 활용으로 의료 AI가 단순히 진단 보조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의사를 대체하는 ‘AI 의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챗GPT는 미국 의사면허시험(USMLE)의 생화학, 진단추론, 생명윤리 3개 과목에서 52.4∼75.0%의 정답률을 보여 합격권에 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챗GPT 진단 결과의 정확도와 전문성이 떨어져 의사를 대체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높다.
김라은 가톨릭대 의료정보학교실 교수는 지난해 11월 ‘의료 인공지능의 시대, 의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토론회에서 “인공지능이 효과가 좋은 약물로 처방을 내릴지라도 환자가 그 약물을 사용하고 고통을 느꼈을 경우 인공지능이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궁극적으로 인류를 질병과 고통에서 구원할 수 있는 선동적인 역할은 인간 의사의 책무다”라고 말했다.
2021년에는 세계 최초의 간호 로봇 ‘그레이스’가 세상 밖에 나왔다. 개발사 핸슨로보틱스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핸슨은 “그레이스와 같은 로봇은 의료 종사자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AI와 로봇 기술은 의료 종사자가 환자의 건강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 자료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스는 사람의 얼굴을 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환자의 체온과 맥박을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각종 센서 등을 탑재했다. 노인 돌봄을 전문으로 하는 로봇으로 환자의 말동무 기능도 갖췄다.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돌봄 AI : 사회복지사도 대체할까?
정부의 ‘전 국민 AI 일상화’ 프로젝트 과제 중 하나는 ‘독거노인 인공지능 돌봄로봇 지원’이다. 현재 지원되는 돌봄로봇은 AI 스피커 유형이다. 2016년 SK텔레콤이 국내 최초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한 이후, ICT 기업들은 AI 스피커를 잇따라 내놓았다.
SK텔레콤은 최근 노인 돌봄체계 지원 전문기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누구’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AI 기반 음성 안내 플랫폼 ‘누구 비즈콜’을 활용한다.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대상자들의 안전 및 안부 확인, 생활지원사들의 업무 효율을 향상하는 시범 서비스를 2만 명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은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AI 안부 전화 서비스다. 현재 전국 40여 개 지자체와 협력해 서울, 경기, 인천, 부산, 광주 등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외출, 복약 등의 안부를 확인하고, 통화가 되지 않거나 이상자로 분류되면 담당 공무원이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클로바 케어콜의 차별화된 특징은 자연스러운 대화와 함께 위로·공감·지지·격려의 기술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인간과 정서적으로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AI를 지향한다.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적용한 덕분이다. 올해부터 클로바 케어콜은 ‘기상 재난’ 주제의 목적성 대화도 가능해졌다.
KT의 AI 스피커 이름은 ‘기가지니’다. 평상시 하루 세 번 안부 확인과 안내방송 및 복약 알림의 양방향 소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급 상황 발생 시 이용자가 “지니야, 살려줘”라고 말하면, AI 스피커-KT텔레캅-119 안전신고센터가 365일 24시간 연동돼 응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KT는 2021년 6월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AI 케어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시행 후 2년이 넘은 가운데 이정화 전남대학교 생활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은 기가지니 1, 2년 차 이용자 212명을 대상으로 한 ‘AI 스피커 기반 케어 서비스’ 연구 보고서를 지난 2월 발표했다. 조사 결과, 건강 수준 개선 및 유지 80.0%, 상태 불안감 감소 효과 72.6%, 고독감 감소 65.9%, 우울감 감소 63.5%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대해 묻자 이정화 교수는 “대부분의 이용자는 저소득층의 고연령층이었다.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은 복용 시간 알림이었다. 약을 빠뜨리지 않고 먹은 덕분에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AI 스피커가 고독사 예방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코로나19로 심했던 이용자들의 우울감, 고독감도 감소했고, 친구가 생긴 것 같은 정서적 안정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광주 서구는 AI 스피커와 함께 ‘AI 복지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AI 복지사는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한다. 이로 인해 사회복지사의 행정업무 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는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수원 세 모녀’ 사건 이후 AI 복지사 개발에 예산 26억 4000만 원을 배정했다. 이후 각 지자체에서 AI 복지사 서비스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사회복지 관련 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AI 복지사가 늘어나면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줄어들고,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정화 교수는 기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AI 복지사라고 하면 꼭 사람 같은 느낌이 들지만 결국은 기계다.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화 교수는 “AI 스피커를 통해 볼 때 AI 복지사가 노인 돌봄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보통 돌봄 매니저는 한 사람당 노인 16명을 담당한다. AI 스피커가 도입된 후에는 돌봄 매니저 한 명이 노인 100명을 담당했다. 효율이 매우 높아진 것이다. 매일 안부 연락은 AI 스피커가 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 등 문제가 생겼을 때만 돌봄 매니저가 집을 방문해 조치를 취했다.”
이정화 교수는 “AI 스피커가 돌봄 매니저 역할을 잘 수행했지만, 사람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더불어 “AI가 정서적인 부분도 케어하는 등 진화하고 있어 복지사의 역할을 충분히 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AI 관리와 추가적인 서비스 제공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사회복지 역할을 할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의료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건강 정보를 환자와 의료기관이 손쉽게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의 발달로 편리한 세상이 됐지만,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범부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주요 골자는 ‘의료 마이데이터’ 시스템 구축 사업이다.
의료 마이데이터란 국민이 의료기관, 공공기관 등에 분산된 자신의 개인 건강 정보를 통합적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원하는 헬스케어(의료, 건강관리 등) 서비스를 받기 위해 자신의 개인 건강 정보를 제공·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개인 건강 정보를 효율적으로 통합 관리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의료 마이데이터의 편리성
이날 보건복지부는 △의료·건강·돌봄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 강화 △바이오헬스 첨단 전문 인력 양성, 창업 지원 강화 △법·제도 및 인프라 구축 등 5대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5대 전략 혁신을 위해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분산된 정보를 개인, 의료진 등에게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기반을 올해 안에 구축한다. 현재 서울·부산 등 240개 의료기관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인프라 '마이 헬스웨이'(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은 오는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연계·결합해 연구자 등에게 제공하는 플랫폼도 활성화한다.
그렇다면 의료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장점으로 ‘편리성’이 꼽힌다. 정부가 개발한 ‘나의 건강기록’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개인은 자신의 의료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 시스템이 도입되면 개인을 넘어 의료기관도 환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환자가 병원을 이동하려고 하면 진료 기록을 출력해서 다녀야 했다. 전국의 의료기관에 마이데이터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러한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편리하다. 의료 마이데이터에는 진단 정보, 약물 처방 정보, 병리검사 정보, 생체신호 정보 등이 모두 담긴다. 의사가 환자의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찰을 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더 나아가 의료 마이데이터는 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당뇨 환자가 혈당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하면, 의사는 환자가 내원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보고 알맞은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정보 유출 우려 숙제
정부의 이와 같은 의료 마이데이터 정책 추진은 지난 2월 27일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번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의 핵심은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동권)’ 도입이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란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를 본인이나 ‘제3자’에 이전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개인이 본인 정보를 적극 관리‧통제하고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 받기 위해 데이터 전송을 요구하는 행위 일체를 뜻한다. 즉 ‘나의 데이터는 내 것이므로 내 뜻대로 활용한다’는 개념이다.
그간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과 전자정부법 등 일부 특별법에서만 허용됐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업도 금융·공공 분야에 제한적으로 활용됐다. 개정안에 따라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 정보·통신·교통·보건·의료 등 전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렸다.
이로 인해 탄력을 받은 의료 마이데이터 사업은 앞서 말한 대로 6월 중 마이 헬스웨이 사업을 시행한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 보편적으로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개인정보 유출 위험 우려 때문이다.
모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는 편리성과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라는 장단점이 따른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데이터를 모두 모아두는 것이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하다. 해킹을 당하기 쉽고, 데이터가 과도하게 유출될 경우 사생활 침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임인택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개인 동의 기반으로 진행하지만, 고령층의 경우에는 그러한 우려들이 있다”면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지정 기관이나 허가 기관에서만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 경제가 침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나 고물가·저성장 환경 등 암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요즘이지만 솟아날 구멍은 있다. 불황의 시기, 구명줄이 되어줄 금융 상품에 대해 알아보자.
1 ‘호시탐탐’ 금리 높은 상품 노리고 있다면
파킹 통장
주차장에 잠깐 차를 대듯 목돈을 은행에 ‘파킹’(parking)하면 일반 통장만큼, 혹은 그보다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예금 상품이다. 일반 입출금식 통장과 달리, 은행이 제시한 기준 이상을 예금하면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주로 1년 이내에 사용할 비상금이나 목돈을 잠깐 보관할 용도로 사용한다.
정부의 금리 인상 규제로 인해 일반 예·적금 상품 금리의 고공행진은 한풀 꺾였지만,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은 비교적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은행 파킹 통장 상품의 금리가 높다는 점이 특징. 인터넷은행이 여유자금을 흡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은 경쟁에 뛰어드는 대신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머니박스 통장’으로 최대 연 2.9%(2023년 1월 기준)의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이는 우대 조건을 채운 경우에 한해 300만 원 이하 금액에만 해당된다.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0.1%의 금리만 적용된다.
▶ 주요 상품 금리(2023년 1월 기준, 세전)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최대 3억 원까지 연 3%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최대 1억 원까지 연 2.6%
-토스뱅크 ‘토스뱅크 통장’, ‘토스뱅크 모으기’ 5000만 원까지 연 2.3%, 5000만 원 초과분부터 연 4%, 금액 한도 없음
[TIP] 파킹 통장과 CMA 통장, 무엇이 다를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인 CMA 역시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가 붙는다. 주로 단기 여윳돈을 넣어두고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용도로 쓴다. 인터넷은행의 파킹 통장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연 3%대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부분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 원금 손실의 위험이 적지만, CMA는 어디까지나 투자 상품이므로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없다. 5000만 원까지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과는 달리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으니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2 한정된 자금으로 정기적 현금흐름 만들려면
개인형 IRP(퇴직연금)
‘신한 미래설계보고서 2022’에 따르면 다른 세대에 비해 50대의 개인형 IRP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향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보다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세액공제 금액이 900만 원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직장에 다니는 50대는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거나 절세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IRP는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고 있으니 어느 기관을 선택해도 좋다. 다만 기관 내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어 수익률 관리나 고객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하면 더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거래 은행을 찾아 개인형 IRP 계좌의 연금 수령 시뮬레이션과 운용 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김봉학 신한PWM강남센터 PB팀장은 “향후 시장금리 인하를 감안한다면 3~5년 만기 예금(연 4.5~5.6% 수준)으로 운용 상품을 당장 변경한 후 미리 연금 수령 계획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귀띔했다.
▶ 주요 상품
-예·적금 상품, 투자 상품(ETF 포함)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너무 많은 IRP, 내게 맞는 상품 선택하려면
한희윤 신한은행 연금솔루션마케팅부 수석은 “상품이 너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렵다면, 디폴트옵션 제도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사전지정제)이란 가입자의 무관심 등으로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가입자가 사전에 정해놓은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예금 상품으로만 운용돼 수익률이 저조한 현상을 막고, 노후 소득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따라 7가지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인컴(Income)형 상품
고물가로 인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중장년층에서는 투자보다 안정적인 정기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금리는 일시적 상황일 뿐이고, 향후 저금리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자산의 일정 비율은 저축이 아닌 투자할 것을 권한다.
이때 중장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이 바로 인컴(Income)형 상품이다. 절세형 채권은 낮아진 채권 가격과 기준금리가 정점인 현재, 향후 자본 차익 비과세 효과가 기대되는 상품이다. 고금리 시기에는 채권보다 예금이 선호되기 때문에 시중금리보다 이자가 낮은 채권은 액면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발행된다. 가격이 낮아진 채권을 사면 만기 시점에 매매차익(비과세)을 얻을 수 있다. 김봉학 PB팀장은 “최근 같은 고금리 시기에는 연 5% 이자 수준의 채권 중 할인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 수익과 절세 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통상 매 분기 혹은 반기마다 쿠폰(채권에서 지급하기로 약정된 금리)을 지급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료나 종합소득세 부담을 더는 세제상의 이점도 누려보자.
그밖에 인컴형 상품으로는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와 거래소에 상장된 리츠(REITs) 상품이 있다. 먼저 월 지급식 ELS란 S&P500과 같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상품이다. 발행일 지수 대비 매월 평가일에 지수 수준이 통상 60~65% 이상일 경우 연 6~9% 수준의 쿠폰이 매월 지급된다.
리츠는 부동산 및 관련 자산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배당으로 나눠주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김봉학 PB팀장은 “작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그로 인해 높아진 시가배당률(연 5~8% 수준)과 일정 조건 충족 시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과세(9.9%)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절세 채권, 월 지급식 ELS(주가연계증권), 리츠(REITs) 등 각 사별 확인 요망
[TIP] 투자할 자산 비율은 어떻게?
100에서 본인 나이를 빼고 나온 값만큼 수익성 위주 투자자산에 넣는 ‘100-나이’ 투자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한희윤 수석은 “고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을 적극 활용하되, 현재의 고금리 상황을 벗어나 향후 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예금 금리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더 좋은 신용카드 찾고 있다면
쏠쏠한 혜택을 제공하던 카드들이 잇따라 사라지고 있다. 무이자 할부 기간도 축소되는 추세다. 신한카드,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유통가맹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해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KG이니시스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찾아볼 수 있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소비자는 이에 맞춰 카드 사용 전략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를 쓴다면 공과금, 통신비, 보험료 등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기료·가스요금·보험료 등 각종 공과금은 카드 소득공제 항목에서 제외되므로, 할인 혜택을 챙기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 측 관계자는 “신용카드는 고정비 위주로, 체크카드는 변동비 위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TIP] 연말정산 소득공제율을 극대화하는 카드 사용법
연말정산 때 연간 카드(신용·체크·백화점·기명식 선불카드 등)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면 카드 이용액의 일부를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해준다. 카드고릴라 측은 “국세청에서 카드 소득공제를 할 때 결제 순서에 상관없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먼저 차감 공제한다”면서 “연소득의 25%까지 신용카드를 쓰고, 연소득의 25%를 초과하는 금액부터는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 선불충전카드, 지역화폐, 현금 위주로 결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공과금·생활비 할인형
소비 관련 혜택보다 공과금, 주유, 통신 등 생활비 관련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용카드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기·수도·난방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사회적 분위기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고릴라 측은 지난달 ‘2023년 신용카드 키워드’ 중 하나로 공과금을 들며, “지갑이 얇아지면서 각종 생활비에서 할인 혜택이 큰 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주요 상품
-신한카드 ‘Mr.Life’ : 월납요금 10% 할인,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및 택시비 할인
-롯데카드 ‘로카(LOCA) 365’ : 아파트관리비, 전기·도시가스·통신요금 등 공과금, 대중교통비, 보험료 등 10% 청구할인
시니어카드
국민연금을 받고 있거나, 만 65세 이상으로 노인복지법상 경로자로 인정되는 경우에 발급을 추천한다. 국민연금증은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발급되는 카드로, 종이형 수급증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수급자임을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노령연금, 장애연금, 유족연금, 분할연금 등을 월 10만 원 이상 받고 있다면 국민연금증 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종류는 일반카드, 체크카드, 신용카드가 있다. 현재 우리은행, 농협은행에서 발급받을 수 있으며, 혜택은 은행마다 상이하다.
‘시니어패스’, ‘어르신 교통카드’라고도 불리는 무임교통카드는 만 65세 이상 경로자가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상 생일 날짜부터 발급이 가능하다. 선불식(단순 무임교통카드), 후불식(신용카드) 두 종류가 있다. 단순 무임교통카드는 주민센터(동사무소), 신용카드는 신한은행에서 신청하면 된다.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하며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단순 무임교통카드의 경우 주민센터에서 발급하면 발급 수수료를 내야 한다. 반면 카드사를 통해 신청하면 별도 발급 비용을 내지 않고 수령 가능하다. 65세 미만의 경우 알뜰교통카드를 이용하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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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신규 연금수급자 버스요금 2년간 지원(월 4회, 최대 5000원), 쇼핑업종(백화점, 대형마트) 5% 할인, 전국 병·의원/한의원 5% 할인, 주유 리터당 70원 할인
-농협은행 국민연금증 일반카드: 철도요금 30~50% 할인, 만 65세 이상 고궁·박물관 등 공공시설 현장할인, 만 65세 이상 경기·강원 지역 거주자 지하철 무임승차 가능
물가는 치솟고 경기는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2023년은 검은 토끼의 해다. 토끼는 풍요의 상징이며 예로부터 검은색은 인간의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20인의 중장년 취·창업 전문가에게 2023년 중장년이 주목할 만한 분야를 물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잘 살펴 약간의 지혜를 더한다면 계묘(癸卯)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인생 도전을 위한 2023 중장년 취·창업 트렌드를 소개한다.
▲ trend1 전체 시장 전망
창직과 N잡러의 해
2023년에는 경기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중장년에게 적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년에게 강도 높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직무는 한계가 있지만 기술이나 자격이 필요한 직무 직종은 3D 업종을 기피하는 청년들로 인해 취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인·장애인 관련 복지 서비스 분야에서도 대면 기술과 상담 능력 면에 강점이 있는 중장년이 유리할 수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장 희유 스님은 정부가 정책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돌봄, 디지털, 환경 분야를 중장년이 공략해볼 만한 일자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3년 중장년 취업‧재취업 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경력, 취미, 특기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창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은 “창직을 통해 긱이코노미(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경제 형태) 시장에서 N잡러(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가 될 중장년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는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저가형 프랜차이즈 창업, 무자본ㆍ무점포형 창업,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체크 포인트
전문가들은 현직에 있을 때보다 수입이 줄어들 것을 인정하고, 업무 수행 성과 또한 과거와 다를 수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나이를 내려놓고 무엇이든 배워야 한다. 더불어 건강관리는 필수다.
▲ trend2 취업 시장 전망
시간제 일자리가 대세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고, 자신의 적성과도 맞으면서, 업무 강도가 낮고, 수입은 적절하게 나오는 일이 중장년에게 가장 적합하다. 풀타임보다는 시간제 일자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재취업 시장에서는 새로운 일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사발전재단 같은 기관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직무가 무엇인지 잘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은 자문 수준이 아니라 경험을 살려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중장년을 원한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배우고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넓히고 기업에 적용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장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유망 직업 및 분야
장례·웰다잉 분야 기존 장례지도사, 유품정리사뿐 아니라 디지털 장례 수목장 등 새롭게 변하는 장례 문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돌봄 분야 인지건강지도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병사 등 노인 돌봄 분야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안전관리 분야 기업재난안전관리사, 고령자 주택 개조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등 안전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앞으로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직업·전직 상담 및 컨설팅 분야 전직지원 전문가, 직업상담사, 은퇴 코치 노년 플래너, 창직 컨설턴트, 스타트업 컨설팅, 귀농귀촌 컨설팅 등 코칭 분야가 유망하다.
이외에도 반려동물 간식 시장, 도시농업활동가, 건강식품 및 간편식, 도시농업관리사, 주택관리사, 조경기능사, 신용상담사, 손해평가사, ESG나 환경 관련 직업, 자연·문화해설사, 관광통역안내사 등이 꼽혔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신중년 적합 직무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에 어떤 분야가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혹은 공공에서 지원하는 뉴딜 인턴십, 시니어 인턴십 등의 사업을 통해 훈련 후 일자리 연계를 노려볼 수도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 검색을 통한 취업 시도보다는, 일할 경험을 주는 공공 취업지원 플랫폼을 활용해보길 권유한다.
▲ trend3 창업 시장 전망
지식과 기술 창업 유망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창업이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중장년에게 적합한 분야는 ‘지식 창업’ 분야다. 사회에서 쌓은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성과 경쟁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또한 시니어가 가진 사회 경험과 네트워크가 창업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은 “대기업이 접근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창업가에게는 적합한 규모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창업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은 “중장년 창업은 소자본 창업, 직접 일하는 창업, 최소 인원으로 가능한 창업, 돈보다 일이 재미있는 창업, 오래 할 수 있는 창업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트렌드
프랜차이즈보다 무인 창업 최근 많은 중장년이 ‘오토 매장’(본인의 노동력 투입 없이 소수의 직원으로 자동 운영되는 매장)에 혹해 프랜차이즈를 고려하지만, 정말 수익성이 잘 나오는지 따져봐야 한다. 차라리 무인 매장이 나을 수 있다. 반찬, 고기, 문구, 옷 등 아이템도 다양하다.
1인 지식 창업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녹인 1인 지식 창업이 많아질 전망이다. 한때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퍼스널 브랜딩(자신을 브랜드로 만드는 일)을 이제는 중장년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자영업보다 기술 창업 시니어 대상 가상현실 콘텐츠 개발, 반려로봇 개발, 빅데이터 기반 노인 안부 확인 사업, 위급상황 대처 기술 사업, 기술을 통한 정서 교류 상담 등의 기술 창업이 유망하다. 또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세대융합형 기술 창업도 도전해볼 만하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창업 청년에 비하면 창업 자금이 넉넉하다는 게 중장년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실패하면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청년보다 큰 것도 현실이다. 소자본 혹은 무자본 창업 가능한 온라인 창업이 유망하다.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인력난이 심각한 외식업계에서 기회를 찾아보자. 대부분의 예비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문을 두드리고 자본금을 과도하게 투자한다. 하지만 저렴한 값으로 전수창업을 배우는 것도 틈새시장이다. 전수받은 레시피에 나만의 색깔과 브랜드를 입혀 창업해보면 어떨까. 외식시장 인력난 기회를 놓치지 말자.
▲ trend4 새로운 시장 전망
떠오르는 新분야는?
중장년에게 적합한 새로운 분야로 디지털, 모빌리티(이동성을 높여주는 이동 수단 혹은 서비스), 시니어 뷰티 등이 꼽혔다.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는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40~50대의 비대면 활동 경험이 90%를 넘어섰다”면서 “디지털 중년 시대를 맞이해 체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비대면 분야에서 중장년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는 “청년들은 단순하고 지루한 반복 작업이라 좋아하지 않는 데이터 라벨링(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수집한 데이터에 라벨을 다는 작업) 같은 일자리에 대한 중장년의 만족도가 의외로 높다”면서 “정식 출시 전인 제품 및 서비스 결함을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베타 테스터도 좋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중장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은 “일본에서는 화장을 해주며 심리상담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이 생긴 지 오래”라며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 젊게 살고 싶어 하는 중년의 욕구인 ‘네버랜드 신드롬’이 트렌드라고 짚은 것처럼, 무인 ‘피터팬 스토어’ 같은 창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새롭게 눈여겨볼 직업
디지털 분야 디지털 라벨러, 베타 테스터, 디지털 문해 교육자, 디지털 중개사
모빌리티 분야 프리미엄 택시 운전사, 드론조종사, 이동수단용 콘텐츠 큐레이터, 운송 서비스
시니어 뷰티 분야 안티에이징, 젊은 감성 입힌 패션, 뷰티 터치 테라피스트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초고령사회로 흘러가는 만큼 실버 비즈니스와 관련된 직무, 직업, 창업 분야가 새롭게 열릴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언택트, 메타버스 등의 기술 창업 분야도 커질 전망이다.
설문 참여 전문가 리스트
▲강소랑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박사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김경환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원장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미래직업연구팀 연구위원
▲김찬흥 국민은행 경력컨설팅센터 센터장
▲권정훈 ‘장사 권프로’ 채널 유튜버
▲문성식 창직교육협회 이사장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박지혁 초고령사회 뉴노멀라이프스타일연구소 소장
▲변영조 한밭대 중장년기술창업센터 센터장
▲신철호 상상우리 대표
▲심우정 한양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유연성 언더독스 본부장
▲이종근 디올연구소 대표
▲이진서 인생다모작연구소 소장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
▲조연미 리봄 시니어플래너 대표
▲한희윤 신한은행 은퇴사업부 수석
▲희유스님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센터장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중장년 세대의 창업을 통한 도약을 지원하기 위해, ‘뛰기 젊은 나이, 50+’ 캠페인을 펼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 한 점프업506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에 성공해 새 인생을 펼치고 있는 중장년들을 지면을 통해 소개합니다.
디지털 시대라지만 디지털이 아닌 것들이 남아 있었으면 했다. 캘리그래피 손글씨 카드를 만드는 이유다. 주변에서는 “요즘 누가 손편지를 쓰느냐”고 했지만, 6년째 캘리엠 카드를 찾는 이들은 줄지 않았다. 박서영 대표는 ‘진심’이 담긴 감성 디자인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믿는다.
오랫동안 캘리그래피 작가로 활동한 박서영 대표는 2016년 ‘캘리엠’을 창업했다. ‘캘리그래피 모놀로그’라는 이름으로 운영한 개인 블로그에서 이름을 따왔다. 박 대표는 캘리그래피 작가라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문구가 적힌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 사업이 들이는 품에 비해 수익은 크지 않아요. 재고 관리도 어렵고요. 처음 창업했을 때 주변에서 조금 하다 말 거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요즘 누가 종이를 쓰느냐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디지털 시대에 디지털이 아닌 것들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카드 한 장으로 사람들이 소통하는 거잖아요. 읽고 버릴 순 있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에는 진심을 읽는 거니까요. 그래서 취미생활처럼 묵묵히 꾸준히 했어요. 신기하게도 수요는 늘면 늘었지 줄지 않더라고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늘어나자 오히려 카드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마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디지털이 아닌 것들의 가치가 높아질 거라고 생각한 박 대표의 생각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물론 어떤 메시지를 카드로 전할까 매번 고민한 결과이기도 하다. 토끼해, 호랑이해처럼 시기에 맞는 문구를 매년 새로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어버이날 문구다. ‘부모님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우리 엄마여서 고마워요’, ‘우리 아빠여서 고마워요’로 나누었는데 정말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여전히 캘리엠의 베스트셀러 카드이기도 하다.
공공디자인에 눈을 뜨다
박 대표는 2018년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 여름편 캘리그래피’ 작가로 선정돼 처음 공공 글판 작업을 했고, 이를 계기로 공공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저 도시에 문구 하나가 걸렸을 뿐인데 지나가던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고, 그 글을 보러 일부러 누군가 찾아오기도 하고, 누군가는 위로를 받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시가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다고 느꼈다.
“무언가를 고친 게 아니라 늘 지나가던 길에 문구 하나 더 있을 뿐이잖아요. 그런데 그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도시에 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더라고요. 오래됐다는 이유로 뭐든지 갈아엎는 건 재건축에 가깝겠죠? 제가 하고 싶은 도시재생은 오래된 것에 감성을 입혀서 활성화하는 일이에요. 약간은 손봐야 하겠지만, 사람이 모이도록 해서 그 지역 안에서 자부심을 갖고 뭔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일이랄까요? 도시재생의 중심이 ‘사람’이 되는 거죠.”
공공디자인이 갖는 힘을 경험한 박 대표는 2019년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실시하는 ‘점프업5060’ 프로젝트에 신청했다. 항상 지나다니던 일산시장에 글판처럼 변화를 주고 싶었다. 간판에 가게 이름만 적는 게 아니라, 가게에서 전하고자 하는 가치를 메시지로 전달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순댓국 한 그릇으로 오늘 하루가 따뜻하기를’이라는 문구로 감성도 의미도 전달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간판 사업은 지자체, 협의체, 상인, 주민 등 다양한 사람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야 했다. 또 도시계획이라는 프로젝트 안에서 움직여야 할 일이라 개인이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박 대표는 간판이 아니라 제품 패키징에 그 가치를 담아보기로 했다. 지역에서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가게의 상품에 브랜드 가치를 녹여 예쁜 패키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번에는 강원도 고성군의 로컬 상품들을 패키징하는 일을 했다. 앞으로도 로컬 상품에 담긴 이야기를 패키징으로 잘 풀어내는 것이 목표다.
감성 우체국 ‘엽서가게’
박 대표가 생각하는 도시재생은 사람을 중심으로 지역에 활기를 불러오는 일이다. 예를 들면 동네 책방이지만 그곳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뜨개질도 하고 대화도 하는, 책을 판매하는 서점 역할뿐 아니라 사랑방 역할도 하는 것. 그래서 ‘점프업5060 재도약 과정’을 통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엽서가게’를 열었다.
“감성 우체국이에요. 저희 캘리엠 문구 카드가 있고요. 지역 작가님들이 그린 그림으로 카드를 만들었어요. 지역에 판로가 없는 디자이너들의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어요. 동네에 그림 잘 그리시는 분이 오시면 저희가 엽서로 만들어드리고 판매 수수료를 드릴 수 있겠죠. 엽서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이곳에서 엽서를 사서 편지를 쓸 수 있고요. 카드를 우체통에 넣으면 저희가 보내드리는 서비스를 하려고 해요. 또 해외 작가의 카드들도 가져와서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엽서들을 판매할 예정이에요.”
이제 막 문을 열었기에 어떻게 소문을 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무엇이라도 되리라 생각한다. 동네 책방과의 협업도 생각하고 있다.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디딤돌 만들어 올라서기
점프업5060과 같은 정부 지원을 받으면 좋은 점은 디딤돌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를 때 기초를 닦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더 좋은 점은 같은 프로그램에 지원한 대표들과 네트워크가 생긴다는 것. 도시재생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며 소통이 중요한 만큼, 서로 다른 일을 하는 대표들과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무척 소중한 자산이 된다.
“은퇴 이후의 삶은 무능력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현재 트렌드도 잘 못 따라갈 것 같죠. 어쩌면 그간의 경험이 현재 바뀌는 시류를 따라가는 데 별 도움이 안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한다는 마음으로 열정을 낼 수 있어요. 그럼 더 애착이 가요. 저는 은퇴하고 의기소침해 있는 제 친구들에게도 늘 말해요. ‘그냥 창업해!’라고요.(웃음)”
박 대표는 2016년 캘리엠 창업, 2019년 주식회사 캘리엠 법인 전환, 2021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등을 밟으며 성과를 냈다. 그 배경에는 정부 지원사업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기초를 닦았다면 이제 스스로 디딤돌을 밟고 일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원사업에 신청하고 선정되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지원을 받았으니 결과보고서를 내야 하잖아요. 그러면 어느 순간 숙제하듯 일을 하게 될 때가 있어요. 어느 정도 기초를 닦았다면, 지원사업을 벗어나 자신의 것을 해보는 용기를 꼭 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자리한 DDP의 디자인랩 3층에는 유니버설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UDP)이 있다. 최근 재단장 후 전시를 재개한 이곳에서는 ‘모두를 위한 기회’를 주제로 미래의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전시 중이다. 이제 삶을 바꿔줄 디자인 제품들을 직접 체험해볼 차례다.
이곳은 ‘디자인 쇼룸, UD 홈’과 ‘디자인 쇼룸, UD 시티’ 두 가지 섹션으로 나뉜다. 각각의 섹션에서는 개인의 집 안, 모두가 공유하는 도시의 유니버설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다.
UD 홈 섹션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하티스트, 디올연구소, 다이슨코리아 등의 기업이 참여해 유니버설 디자인이 반영된 패션이나 가전제품 등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의상들과 큼직한 전신 거울을 처음 마주하게 된다. 전시를 찾은 이들이 하티스트의 의상을 직접 입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모든 가능성을 위한 패션’을 지향하는 하티스트는 디자인과 기능성을 융합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선보인다. 재킷과 셔츠 등의 상의 어깨 부분, 등판 전체에 신축성 있는 원단을 덧댄 ‘액션밴드’로 활동성을 높였다. 또한 앉았을 때의 착용감을 고려한 하의 디자인은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휠체어 사용자도 편하게 입을 수 있어 활동 가능성을 보장한다. 하티스트의 디자인은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패션을 즐길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게끔 한다.
디올연구소는 글자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했다.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고령자, 장애인 등 시력 약자가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 폰트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디올연구소는 뭉침을 해결하는 잉크트랩과 속공간 확보, 균일한 좁은 폭 설계, 자간 행간 최적화 등의 유니버설 디자인 기술을 개발해 국내 폰트 중에서 가장 작은 크기에서도 잘 보이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서체를 만들어냈다. 디올연구소의 폰트는 행정양식지, 식품의약품 성분표시, 제품 패키지나 설명서, 각종 안전시설과 공공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일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시력 약자들에 대한 위험과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있다.
UD 시티 섹션에서는 SK텔레콤과 코액터스, 닷, 이케아 등의 디자인을 체험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소셜 벤처 기업 코액터스는 ‘고요한 M’ 서비스를 제공하는 ‘UT’ 애플리케이션(구 T맵택시)과 택시 모형을 선보인다. 고요한 M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안전한 택시 차량 운전을 지원하기 위해 코액터스가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은 청각이 약한 기사가 택시 호출 신호를 인지할 수 있도록 UT 앱에 ‘깜빡이 알림 기능’을 추가했다. 전시장에서는 실제 고요한 M 서비스가 작동하는 방식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닷은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세상과 더 연결될 때까지 장애 친화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기업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 기기는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닷 워치’(점자 스마트워치)를 개발해 출시했다. 작년에는 시각장애인이 그림, 지도 등의 그래픽을 만질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시장에 내놨다.
이케아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품질과 우수한 디자인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모크래틱 디자인’(Democratic Design) 철학을 반영한 제품을 전시한다. ‘데모크래틱 디자인’의 5가지 요소인 디자인, 기능, 품질, 지속가능성, 낮은 가격을 갖춘 프뢰세트(FRÖSET) 이지체어, 부르비크(BURVIK) 보조테이블, 페파르코른(PEPPARKORN) 꽃병, 크닉스훌트(KNIXHULT) 테이블램프, 솔헤타(SOLHETTA) LED 전구 등 이케아의 대표 제품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복순도가, 디스에이블드, 엠틱스코리아, 서울시설공단, 재단장 후 새로 추가된 연지, 호호히 등 다양한 기업 및 기관에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스마트 로봇 체어가 UDP 전시장에서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관람을 돕는다. KT가 박물관이나 전시회에서 주로 사용할 목적으로 출시한 이 의자는 UDP에서 11월 11일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되며, 추후 지방의 다른 전시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이용을 원할 경우 전시장에서 직접 문의하면 된다.
UDP의 전시는 상설 전시로 휴무일이 없고, 관람료는 무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국문화원연합회(이하 연합회)가 9월 30일 기념식을 시작으로 10월 1일까지 양일간 지역문화박람회를 연다.
킨텍스 제1전시장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30일 오전 ‘한국문화원연합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으로 화려한 막을 연다. 기념식에는 연합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지방문화원 임직원 및 포상 유공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대한민국 문화플랫폼’이라는 연합회의 새로운 슬로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축하공연과 비전 선포, 유공자 포상 등이 진행됐다. 연합회 측은 “창립 60주년을 맞은 연합회가 향후 새로운 60주년을 준비하기 위한 참여와 공감의 장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은 “60주년을 맞은 지금, 지역의 축제, 지역향토문화의 수집과 보존, 지역학의 학문화,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 등의 영역에서 지방문화원을 제외하고는 지역문화를 논할 수 없게 되었다”며 “이는 그간 231개 지방문화원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기를 지켜온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다가오는 60년은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지방문화원이 지역문화의 등불이 될 것”이라며 “연합회가 231개 지방문화원의 확성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 직후 열린 지역문화박람회는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오래된 미래, 다시 그리는 대한민국 문화지도’를 주제로 한 박람회에서 한국문화원연합회 60주년 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전시와 체험,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관객들은 지역문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연합회는 지역문화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돕고, 지역문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도록 박람회의 규격화된 부스를 없앴다. 또한 콘텐츠 분류 기준을 지역이 아닌 특정 주제로 ‘모으고, 섞고, 어우러지도록’ 융합해내 소개하는 ‘융합형 전시’를 시도했다.
총 5개의 테마로 구성된 박람회에는 지역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과 사물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재조명이 필요한 지역의 ‘문화인물’, 평범하지만 지역문화를 지켜내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담겼다.
첫 번째 테마 ‘지역문화 공공수장고’는 지역다움을 상징하는 대표 문화자원부터, 지역자원을 예술로 승화시킨 명작들을 전시한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지역문화가 변방의 문화가 아닌 우리 문화의 정통성과 예술적인 가치를 담아내고 있음을 경험케 한다.
두 번째 테마 ‘지역문화 아트마켓’은 다양한 지역자원을 모티브로 지역예술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선물’같은 문화작품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소품과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오브제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할 수 있는 상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세 번째 테마 ‘문화원 덕분愛’는 지방문화원의 다양한 교육, 체험 사업 결과물들을 일상적인 공간에 재배치하는 형태의 전시다. 지역정서에 기반해 다양한 세대와 예술이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지역문화의 단면을 감상할 수 있다.
네 번째 테마 ‘오물樂 조물樂’은 각 지방문화원이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들을 모아 박람회 관람객이 현장에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키트형 체험 도구부터 지역을 상징하는 원형 체험물까지 관람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울산 ‘쇠부리 불매 체험’, 원주 ‘한지 모빌 만들기’, 태안 ‘설위설경 종이 오리기’, 제주 ‘바다의 눈물 공예품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틀간 총 5회차에 걸쳐 운영된다.
다섯 번째 테마 ‘THE 한마당’은 각 지방문화원이 추천한 전통적인 지역 상징 공연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합동공연 형태로 준비돼 있다. 부산 동래문화원의 ‘동래 학춤’, 고양문화원의 ‘대취타’, 서귀포 문화원의 ‘해녀의 바당’ 등 전통적인 공연 장르와 MZ세대 예술가의 공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번 기회는 지역문화나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역문화박람회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모든 전시, 체험, 공연관람은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서울시 중장년층의 노후준비지수는 55.67점(100점 기준)으로, 전국(54.62점) 대비 높은 수치이기는 하나 여전히 노후 준비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후 생활비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서울시 중장년층 50.73%가 ‘준비했다’고 응답했으나, 프리랜서와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의 응답률은 각각 44.71%, 42.31%에 그쳤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발표한 ‘중장년층 근로형태별 노후준비와 정책제언’에 따르면 서울시 중장년층이 인식하는 은퇴 연령은 평균 68.31세로, 전국 평균(69.29세)보다 0.98세 낮았다. 근로 형태 별로는 자영업자가 인식하는 노후시작연령이 69.14세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중장년 정책의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3일 한국정책학회와 공동으로 ‘2022년 50+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중장년 노후준비 관련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학계 및 유관기관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현행 노후 준비 서비스는 주로 임금 근로자 중심으로 설계돼있다. 이에 재단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프리랜서 등 근로 형태별로 세분화된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번 연구를 통해 근로 형태별 노후 준비 현황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시사점 및 노후 준비 서비스 실행 방향에 대해 제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서는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란 신체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적극적이며 다양한 사회적 활동 참여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며, 은퇴 이후 경제적 노후 준비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정의 내렸다. 연구 결과 근로 형태에 따라 노후 준비 현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 노후 준비도는 소상공인이 가장 높았고, 비재무적 노후 준비는 상용직 임금근로자가 가장 양호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재무적 노후준비도가 가장 높았다. 반면 비재무적 노후준비는 다른 집단에 비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 및 사회참여활동 관련 노후준비지수가 좋지 않았다.
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노후에 필요한 자금이 가장 적기(3억 4000만 원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결과에 대한 발표자로 나선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강소랑 박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퇴직이란 개념 없이 계속 사업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재무적 노후준비지수가 높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과 자산, 재무적 노후준비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프리랜서 및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는 재무적 노후준비 취약계층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서는 응답자를 노후준비도에 따라 유형화해서 노후준비도를 진단했다. △균형준비형(재무와 비재무적 측면 모두 일정 수준 이상 준비된 유형) △비재무취약형(재무적 측면은 일정 수준 준비됐으나 비재무적 측면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형) △재무취약형(비재무적 측면은 일정 수준 이상이나 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한 유형) △준비부족형(재무 및 비재무적 측면 모두 노후준비가 미흡한 유형)으로 총 4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상용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은퇴 시점 노후준비자금 추정액이 7억 6103만 9000원으로 가장 큰 액수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재무적 노후준비가 타 직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다만 유형별로는 ‘준비부족형’(31.8%)과 ‘균형준비형’(29.6%)이 비슷하게 나타나, 상용직 임금근로자 안에서도 직업별로 노후준비 상태의 양극화가 발생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시직 및 일용직 임금근로자는 노후 필요 자금(4억 1804만 3000원) 대비 준비 자금 추정액(3억 9494만 2000원)이 낮아 재무적 노후 준비가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해당 직군 내 준비부족형은 40%, 재무취약형은 28%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재무적 노후 준비도 미흡한 편으로 사회적 관계가 가장 취약했다.
프리랜서의 경우,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 다음으로 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했다. 준비부족형(36.4%)과 재무취약형(27.3%)이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는 심각한 노후준비 부족 상태를 겪고 있었다. 비재무적 노후준비의 경우, 건강 수준은 높았으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준비는 취약했다.
재단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근로 형태에 따른 노후 준비 방법도 함께 제안했다. 퇴직 후에도 노후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근로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임시직/일용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노후 준비 지원기관을 활용해 일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시 역시 유연한 일자리 탐색 및 지원 기회, 체계적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비재무적 노후준비가 취약한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경우, “노후준비 지원기관을 통해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 자원봉사나 여가, 일‧활동과 연계된 평생교육과정 등을 제공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범용성이 있는 프리랜서의 경우, 직업 특성상 제2의 직장을 탐색하는 구조보다는 경력 전환 및 연계 교육훈련을 통한 1인 창업‧창작을 제안했다. 또 일과 사회적 관계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 직업능력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그 안에서 전문성 강화, 사회적 소속감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석환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 책임이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국내외 현황과 정책 함의’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 책임은 국내외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현황을 점검하고, ‘서울시 50+보람일자리사업’에 주는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책임은 “서울시는 보람일자리사업을 바탕으로 중장년 사회공헌일자리 정책을 통합하는 과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국외 사례에서 보듯 단순한 사회공헌일자리 제공에서 나아가 참여자들이 스스로 지역사회 연대 및 통합을 이어갈 수 있고 지속적으로 활동해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한 “활동보상 측면에서 단순히 활동비 제공 뿐만 아니라 버스 할인이나 공공시설 할인 등 지역사회 내 혜택을 제공함으로서 서울시민이라는 소속감과 연대성을 강화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중장년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50+커뮤니티 역할’을 주제로 정책연구팀의 임소현 책임이 발표를 진행했다. 연구는 중장년 1인가구의 고립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50+커뮤니티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됐다. 관련 정책과 운영 중인 지원 사업의 사례와 요구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 책임은 발표 말미 정책 제언으로 “중장년 1인가구의 사회적 관계망 정책은 단순히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체계 구축 혹은 지원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 아닌, 종합적 지원과 정보 제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년 1인가구 커뮤니티 내에서 원활한 소통을 하고, 서로의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해 활용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주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팀장은 “이번 토론회는 서울시 중장년층 노후준비 관련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실질적 정책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다양한 연구와 논의를 토대로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를 위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정책과 서비스를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ICT, AI, IoT, 로봇 및 자율주행 기술이 불러온 4차 산업혁명은 애그리테크(Agritech)에도 혁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오랜 농사 경험을 빅데이터로 순식간에 얻고, 청년들의 노동력을 로봇으로 대신하며, 악천후에 직관적 판단은 AI가 내리는 등 초보 농부가 단숨에 베테랑 농부를 따라잡게 된 것이다. 이러한 농업 첨단기술은 농사의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자칫 귀촌이 노후 리스크가 될 수 있는 중장년에게 큰 조력자 역할을 한다.
◇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
초보 농부의 난관 중 하나는 논밭에 물 대기다. 대부분의 관개(灌漑) 작업은 정확한 데이터보다 농부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 기술을 세계 최초로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이 개발했다. 바로 ‘작물 수분 스트레스 진단 및 AI 기반 적정 수분 공급 기술’이다. ‘인공지능 스마트 관개 시스템’은 작물 재배 환경을 정확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기에 적정량의 물을 공급해 작물의 생육을 촉진, 수확량 및 품질을 향상시킨다. 아울러 작물의 생체반응, 즉 엽온(葉溫)을 측정·분석해 스트레스까지 진단한다. 해당 시스템을 사과, 복숭아 재배에 적용했을 때 수확량(18~34%) 및 품질(8~64%) 향상, 물 사용량(25~31%) 및 물 관리 시간(95%) 절감 효과를 보였다.
◇ 농장 단위 맞춤형 기상·재해 예측 경보 서비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농업 분야의 기상·재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농진청에서는 농장 단위의 상세한 기상·재해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해 사전 알림 서비스를 시행한다. 이는 위치 기반 서비스 응용 사례 가운데 농업-기상-ICT 융합 실용화의 첫 사례다. 일반적인 기상청 예보의 경우 읍면 규모(5×5㎢)지만 농진청 농장 예보는 개별 농장(30×30㎡) 규모로 더욱 정밀하다. 해당 서비스는 기상 요소(기온, 강수량 등 11종), 농장 재해(가뭄, 저온해 등 15종) 정보 및 작물 30종(사과, 배 등)에 대한 생육 단계별 맞춤형 대책(사전·즉시·사후)을 알려준다. 2019년 기준 섬진강 수계의 24개 시·군을 대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원하는 1만 549개 농가(1만 7624필지)를 대상으로 실시 중이다.
◇ 지능형 자율주행 무인 방제 로봇
농업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과 작업 편의성을 향상하려면 농작업의 자동화 및 로봇화가 필수다. 이에 과일나무의 형상을 인식해 과수에만 농약 살포가 가능한 지능형 방제 시스템과 자율주행 플랫폼을 융합해 과원용 방제 로봇을 개발했다. GPS 및 라이다(LiDAR,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물체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미지화하는 기술) 기반 자율주행 기술로 제초 작업, 병해충 방제, 수확을 대신하는 농업 로봇이다. 고역 작업인 농약 살포에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인력 대체 실현이 가능할뿐더러, 농약 사용 30% 절감 및 비용 절약 이점이 생긴다. 방제 로봇의 경우 지난해 현장 접목 연구를 통해 올해 시범 보급사업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는 디지털 사과 과수원 연구를 진행,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와 가지치기·꽃따기 기계에 대한 실증을 마쳤다. 기존 고속 분무기로 1㏊를 방제하려면 평균 3~4시간 걸리지만, 무인 자동 약제 살포 장치로는 20∼30분 만에 전면 방제가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지치기, 꽃따기, 잎 솎기 등 수작업으로 해오던 일도 이 기계를 이용하면 1㏊ 기준 300~500시간 이상 걸리던 작업을 8시간 만에 마칠 수 있다.
◇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
지난해부터 이상기후로 인해 야생 화분 매개자(Pollinator)가 대거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채류의 67%가량은 꿀벌, 뒤영벌 등 화분 매개용 벌에 의존하는 형편이라 그 심각성이 커졌다. 이에 IoT 기술을 적용한 ‘화분 매개용 디지털 벌통’을 개발해냈다. 디지털 벌통은 벌통 내부의 온도, 습도, 탄산가스 농도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최적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벌통 입구에 이미지 프로세싱 및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카메라와 디지털 센서로 벌의 크기, 형태, 색깔을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벌의 활동량 측정·관리가 가능하다. 벌의 활동량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농가에서 바로 건강한 벌로 교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대비 화분 매개 활동량을 2.3배, 작물 수정률을 1.2배 끌어올렸다.
최근 농촌 고령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노동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이 벌집에서 나갈 때 꽃가루를 자동으로 묻혀 나가는 ‘자동 꽃가루 부착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벌의 주광성과 정전기 힘을 이용한 것인데, 부착기를 설치한 벌통에 수정용 꽃가루를 넣기만 하면 된다. 벌이 사람 대신 직접 수분 작업을 해내며 노동력이 감소된다. 키위 농가의 경우 노동 비용은 70% 줄었고 생산량은 20% 이상 오르며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 모바일 다목적 스마트 영상 물꼬
논에 물을 넣고 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력을 투입해야 하기에, 고령의 초보 농부가 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논물 수위를 확인하고 자동으로 물꼬를 여닫을 수 있는 스마트 영상 물꼬 시스템이 개발됐다. 스마트 영상 물꼬는 PTZ 카메라(Pan Tilt Zoom, 원격 회전, 줌 조정이 가능한 카메라) 및 수위 센서를 이용해 논물 양을 실시간으로 촬영, 분석한다. 농부는 논에 직접 가지 않고도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물 조절뿐만 아니라 생육 및 수로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 빅데이터나 AI 모델에 적용하면 스마트한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의 저탄소 물 관리 시범사업을 통해 확산돼 온실가스 감축 사업 지역 중 고양시 등 9개 지역에 영상 물꼬 설치·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 스마트 트랩 병해충 예찰 진단 시스템
해충 번식으로 인한 작물 피해가 속출하며, ICT 기반 병해충 예찰 무인 자동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에 온실에 발생한 해충을 유인하고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확인하는 스마트 트랩(지능형 덫)이 전국에 보급됐다. 지난 5월 농진청은 경남 함안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 ‘스마트 트랩을 이용한 해충 자동 예찰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스마트 트랩은 성 페로몬 및 LED(385㎚) 발광으로 해충을 유인, 이미지 분석 기술을 사용해 온실 내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한다. 딥러닝을 활용한 나방류 이미지 분석 결과 및 스마트 온실 내 온·습도 진단, 방제 기술 정보 등을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로써 실시간으로 해충 진단 정보를 받아 빠르고 효과적으로 방제 여부를 결정, 해충으로 인한 작물 피해 최소화에 기여한다.
◇ AI 기반 농산물 시세 및 경락 정보 서비스
농식품 스타트업 ‘록야’는 AI 기반 농산물 시세 예측 시스템 ‘테란’(TERRAN), 작물별 생육 정보 분석·의사결정 서비스 ‘잘키움’, 노지 작물 재해 기상 정보 제공 서비스 ‘FWRM’ 등 신기술을 접목한 농사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빅데이터와 AI 전문가들이 공들여 만든 ‘테란’의 경우 농산물 가격 변동을 다각도로 분석해 표준화된 농산물 가격 정보를 내놓는다. 강원도의 경우 지자체 최초로 ‘테란’을 도입해 농산물 수급 및 출하 등 정책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권민수 록야 공동대표는 “귀촌 후 농사 초반에는 재배도 어렵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판매·유통하는 과정도 난항을 겪는다. 수요자에게 저렴하면서도 이윤이 남는 적정선이 얼마일지, 또 그 가격이 한 달 뒤에도 유효할지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농산물의 가격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분석해 생산자가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디지털 농업 기술이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권 대표는 주식 시장처럼 AI를 기반으로 농산물 시장의 가격을 표준화하고 농산물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KAPI 지수’를 개발했다. 그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 고객이지만, 일반 농업 생산자를 위한 보급형 앱 ‘테란 라이트’를 3개월에 6000원 선으로 저렴하게 내놓았다. 작물의 경락 정보를 분석한 AI 뉴스 및 경락 가격 그래프, 전문가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초보 농사꾼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및 일러스트=농촌진흥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