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령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는 처음으로 전체의 15%를 넘어섰다.
총무성이 2022년 경로의 날을 맞이해 지난 18일 발표한 인구추계에 따르면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보다 6만 명이 늘어 3627만 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9.1%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75세 이상 인구는 전년 대비 72만 명 증가한 1937만 명이다. 처음으로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5%를 넘었다. 80세 이상 인구는 1235만 명(총인구의 9.9%), 90세 이상은 265만 명(총인구의 2.1%)을 기록했다.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일본이 세계에서 1위를 하고 있으며, 2040년에는 총인구의 35.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1년 기준으로 일을 하는 고령자 수는 909만 명으로 18년 연속 늘어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자 취업률은 25.1%에 달했으며, 특히 65~69세의 취업률은 처음으로 50%를 초과했다. 두 명 중 한 명은 일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고령 인구의 증가로 지방자치단체들은 ‘경로의 날’에 지급하는 경로 축하금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로의 날은 일본의 공휴일로 사회에 힘쓴 노인을 공경하는 날이다.
일본의 지자체들은 7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2~3만 엔(약 20~30만 원) 정도의 경로 축하금을 지급하는데, 단카이 세대(1947~1949년생)가 올해부터 후기고령자(75세 이상)로 편입되고 있어 지급해야 할 액수가 늘고 있다. 75세 이상부터 축하금을 지급하는 사이타마시의 경우 축하금 지출 총액이 2억 엔에서 3억 엔으로 증가했다.
마이니치신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사가미하라, 고베, 후쿠오카시는 축하금 제도를 폐지했다. 지바, 시즈오카, 하마마쓰, 나고야, 기타큐슈시는 축하금 액수를 줄이고 지급 대상을 축소했다.
예를 들어 기타큐슈시는 77세, 88세, 99세, 100세에게 지급하던 축하금을 88세와 100세에게만 지급하기로 하고 액수도 줄였다. 또한 100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지자체는 100세 미만의 고령자에게는 축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절감한 예산으로 치매 예방 대책을 세우거나 노인 복지 및 서비스 정책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로의 날 일본 시니어세대가 올해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여행의 인기가 높아졌다.
오는 9월 19일은 일본 공휴일의 하나인 경로의 날(敬老の日)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사회에 힘쓴 노인을 경애하고 장수를 바란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에 일본에서는 집안의 친척뿐 아니라 알고 지내는 노인들을 찾아 뵙고 안부를 묻거나 선물을 한다.
꽃배달 서비스 회사 ‘하나큐피트’(花キューピット)는 55세 이상의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경로의 날에 받고 싶은 선물’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경로의 날 받아 기뻤던 선물 1위는 과자 등의 식품(33%)이었다. 2위는 꽃(18%), 3위는 여행(17%), 4위는 전화 혹은 편지(11%), 5위는 의류나 액세서리 등의 패션 제품(10%), 마스크 등의 위생 상품(4%) 순이었다.
하지만 올해 받고 싶은 선물을 물었을 때는 순위가 조금 달랐다. 1위는 과자 등의 식품(31%)으로 같았지만 2위는 여행(23%)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자유롭지 않았으나, 최근 그 영향이 줄자 여행을 원하는 시니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스크 등의 위생 상품을 원한다(8%)는 응답이 5위로 의류나 액세서리 등의 패션 제품(3%, 6위)을 웃돌았다.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출 시 마스크 등을 자주 사용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꽃 선물의 경우에는 꽃바구니(25%)나 꽃다발(20%)보다 화분(27%)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중에서는 보기에 예쁘면서 달지 않아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화과자가 가장 인기 있으며, 평소 먹을 수 없는 음식이나 영양가 높은 음식 선물도 인기를 끌고 있다.(‘기프트몰’ 매출 데이터로 본 ‘경로의 날 받고 기쁜 선물 인기 순위’)
남이 찍었다는 별 사진 보다 보면 슬그머니 욕심이 생긴다. ‘나도 맨눈으로 밤하늘 수놓은 별들을 보고 싶다’, 혹은 ‘나도 별 사진 찍고 싶다’… 마음의 소리를 따라 무작정 별 보러 떠나기에는 어디로 가야 할지 정보가 부족하다. 마음만 앞설 당신을 위해, ‘별 볼 일 생길 가이드’를 준비했다.
별 헤는 언덕, 강원도 별마로천문대
천문대의 이름인 별마로는 별+마루(정상)+한자 ‘고요할 로’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지름 80cm 주 망원경과 여러 대의 보조 망원경으로 달과 행성, 별을 관측할 수 있다. 봉래산 정상 해발 799.8m에 자리하고 있으며, 천문대 주변 활공장의 탁 트인 풍경은 덤이다.
천체투영실에서는 8.3m 규모 돔 스크린에 가상의 별을 투영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의 굴절 망원경과 반사 망원경 등을 이용해 낮에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밤에는 달과 행성, 별, 성단, 성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천문대 관람 프로그램은 하루에 5회 운영된다.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하절기(4~9월)와 동절기(10~3월)의 관람 시간이 다르다. 하절기 기준 1, 2회에는 태양 관측을, 3~5회에는 천체 관측을 할 수 있다. 별마로천문대에서 별자리 찾는 법, 별자리에 얽힌 로마 신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면 별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질 것이다.
주소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
서울 시민의 망원경, 서울시립천문대
서울 시민들이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장소다. 천체투영실, 천체관측실, 천체망원경실습교육장, 천체과학교육실을 갖추고 있다. 천체관측실에 구비된 직경 8m의 돔 안에서 600mm 대형 망원경으로 성운, 성단, 은하, 행성까지 관측할 수 있다. 또한 천체투영실에서는 편안히 누워 직경 18m 돔 스크린에 펼쳐지는 입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주중에는 태양을, 주말에는 계절별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는 ‘도심 속 별빛산책’ 프로그램을 연중 상시 운영한다. 관측이 불가능한 경우를 대비한 계절별 다양한 대체 프로그램이 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니 서울시립천문대 홈페이지를 참고하도록 하자.
주소 서울시 광진구 구천면로 2
섬진강 위 흐르는 은하수, 곡성섬진강천문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국내 순수 기술로 제작한 600mm 리치크레티앙 반사 망원경과 정밀도를 자랑하는 중형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전시 개선사업을 거쳐 VR 자이로스코프, 우주엘리베이터, 4D & VR 융합상영관 등의 최신 체험 장비까지 갖췄다.
매달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조금씩 달라진다. 곡성섬진강천문대 홈페이지의 ‘천문대관람’-‘운영프로그램’ 게시판에서 프로그램 일정 및 휴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을 원할 경우 관람 예정 시간보다 일찍 방문해 발권하기를 추천한다. 13시 30분부터 당일에 한해 운영하는 모든 시간대 프로그램을 발권할 수 있다. 매일 14시부터 22시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입장 시간은 21시다. 휴관일은 1월 1일과 설날, 추석, 법정 공휴일 다음 날, 매주 월요일이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천체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주소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1234
오늘부터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공평도시유적전시관에서 ‘서울 최초의 도시공원, 탑골공원’ 전시가 열린다. 해당 전시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탑골공원의 옛 모습을 통해 도시공원으로서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다.
탑골공원은 1919년 3월 1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독립만세를 외쳤던 3·1운동의 발상지다. 더불어 국보 제2호 원각사지십층석탑이라는 민족 문화재가 자리해 있어 민족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역사적 장소다.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다른 공원은 거주 외국인을 우선시해 만들었거나 도심과는 떨어진 채로 조성됐다. 그러나 탑골공원은 한양에 거주하는 일반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고, 도심에 위치해있다. 한양의 근대화 과정에서 탑골공원을 최초의 도시공원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전시는 ‘프롤로그’, ‘1부. 한양의 근대화와 탑골공원’, ‘2부. 경성의 도시공원, 탑골공원’, ‘3부. 해방된 서울과 탑골공원’, ‘에필로그’ 등의 주제로 나뉜다. 특히 이번 기획전에서는 원각사 계문(契文)을 최초로 공개한다. 원각사 창건 당시 세조가 신하들에게 수륙재(水陸齋) 참여를 권장하는 내용으로, 수륙재는 물과 육지를 헤매는 영혼을 달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의례다.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마련돼있다. 교육 프로그램 1회 차는 8월 12일, 2회 차는 19일 오후 2시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교육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 연계 관람 SNS 이벤트는 8월 중 진행할 예정이며, 이벤트에 참여한 관람객에게는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풍토화, 즉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각종 기관에서 여행활동 지원 확대 및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관광취약계층이 보다 편리한 여행을 즐기기 위한 지원 사안도 늘고 있다. 저소득층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제공하거나, 현장영상해설을 운영해 무장애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관광취약계층 여행활동 지원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적 이유로 여행이 어려운 관광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여행활동 지원에 나선다. 3억 5천만 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저소득층과 장애인 등 기존 600명 대상자 외에 최대 1천 100여 명까지 지원 대상을 늘릴 예정이다.
오늘(8일)부터 저소득층 및 장애인 등 관광취약계층 대상 참가자를 추가로 모집해 1박 2일 숙박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상 관광취약계층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최대 1000명(최소 470명), 중증장애인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100명을 모집한다.
기존에 서울 시내 여행상품에 한정해 최대 2인까지만 지원했으나, 서울 및 지방 여행상품까지 포함하고 최대 4인까지 여행활동을 지원하는 것으로 지역과 대상을 확대했다. 저소득층은 2인 기준 27만 원(주말 30만 원, 4인 기준 최대 60만 원) 한도, 장애인은 31만 원(주말 34만 원, 4인 기준 최대 66만 원) 한도 숙박 여행상품을 지원받는다.
참여자 선정 결과는 문자를 통해 개별 통보된다. 이후 여행 기간 내에 홈페이지에 접속해 여행상품을 선택 후 이용할 수 있다. 여행 기간은 6월 말에서 12월 초로, 참여를 원하는 서울시민은 서울시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의 관련 내용을 참고하거나, 서울시관광협회에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으로 2017년부터 총 5135명을 지원해왔다. 매년 참여자 평균 만족도가 90점을 넘기는 등 선호도와 재신청률이 높다. 지난해부터는 소규모 개별 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단체여행이 아닌 개별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윤희천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평소 여러 제약으로 여행이 어려웠던 분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민 모두가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관광재단은 7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투어 예약을 받고 있다. 서울의 전통적인 매력과 자연, 역사를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창경궁, 남산 등 3개 코스다. 현장영상해설사들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면서도 풍부한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방향과 거리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촉각 등의 감각을 활용해 관람하도록 돕기도 한다.
올해는 경복궁, 창경궁의 각 건축물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생생한 해설이 제공된다. 경복궁의 경회루, 창경궁의 통명전 등 주요 건축물 모형을 만지며 건축 구조를 살펴볼 수도 있다. 창경궁에서는 청진기를 통해 식물의 소리를 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오는 9월 7일까지 총 40회가 무료로 운영된다. 모든 코스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월~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두 차례 운영된다. 궁궐 휴궁일로 인해 창경궁 코스는 월요일, 경복궁 코스는 화요일에 쉰다.
경기도와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는 장애인 가족과 단체의 국내 여행을 돕기 위해 ‘팔도누림카’를 운영한다. 휠체어 6대가 동시 탑승 가능한 29인승 대형버스 1대와 휠체어 1대 탑승이 가능한 레저용 차량(RV) 1대 등 총 2대의 팔도누림카가 전국을 누빌 예정이다.
이용 대상은 도내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과 단체다. 대형버스는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5명 이상, 레저용 차량은 장애인 1명 이상을 포함한 3명 이상이어야 이용할 수 있다. 평일과 주말에 관계 없이, 최대 2박 3일까지 국내 어디든 운행 가능하다. 단 대형버스는 운전기사가 함께 지원되지만 레저용 차량은 차량만 제공되며, 유류비와 통행료 등 일부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
매달 1일 누림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팔도누림카를 다음달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매달 1~7일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포함된 경우만 우선적으로 신청할 수 있다. 8일부터 월말까지는 신청에 제한이 없다. 이달 신청자는 지난 3일부터 접수받고 있다.
허성철 경기도 장애인복지과장은 “장애인은 그동안 가족‧단체와 함께 여행하는 게 쉽지 않다는 민원이 많아 ‘팔도누림카’를 도입하게 됐다”며 “운행 이후 이용객이 많으면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무장애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월 개설했다. 텍스트 크기 조정과 음성 지원, 시각적 편의를 높인 고대비 보기 등의 기능을 추가해 실질적 수요자인 고령자, 장애인 등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추천 여행코스, 편의시설 등 무장애 관광정보 검색 기능과 여행코스 및 이동경로 지도 서비스, 수화 영상과 발달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관광지 홍보영상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고령자‧장애인‧영유아 동반 가족 등 수요자 유형별 무장애 추천코스, 7500건 이상의 관광명소‧숙박‧맛집 등의 무장애 데이터베이스도 제공한다.
정진광(64) 씨는 50대 중반부터 7년째 아파트 기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전에 의료장비 무역회사에서 기술사업부 엔지니어로 오래 일했다. 전기·기계 등 다방면으로 능숙해야 하는 직업이었기 때문에 경력을 인정받아 기전기사로 어렵지 않게 취업했다.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그 역시 선임인 전기안전관리자를 목표로 하면서 전기산업기사나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했다. 이에 앞서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
정 씨는 “경력이 없는 사람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사실 기능사 자격증만 있으면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 현실을 짚었다.
정진광 씨는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자격증 필기시험 공부를 했다. 야간에 혼자 동영상을 보면서 약 5개월간 독학했다고. 그는 “전부 다 암기 과목인데 자꾸 까먹어서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다. 수학 문제는 정말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기시험은 평소에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로 취업하기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경쟁률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KT전화국에 다니다가 정년퇴직한 사람도 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기전기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수전 설비, 배수 설비 등은 물론 정전이 났을 때 발전기 수리, CCTV 및 인터폰 민원도 해결해야 한다.
“한마디로 아파트 기사는 맥가이버가 되어야 해요. 거기다 관리소 안에 있을 때는 입주민 민원 전화를 받고 처리하는 일도 하죠. 야간에 특히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데, 층간 소음, 담배 냄새 등 사소한 민원이 많아요. 경비나 아파트 소장보다는 직접적이지 않으니 덜하겠지만 저희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마음의 수양이 덜 된 사람은 버티기 힘들어요. 주민들과 싸우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정진광 씨는 아파트 기전기사는 중장년이 하기에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추천했다. 노동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직업이 아니면서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얘기했다.
“저는 현재 반장으로 월 300만 원 가까이 받고 있어요. 주 40시간 일하고, 격일제로 일해서 결국 한 달에 보름 근무하는 건데 300만 원 버는 것이면 적은 돈이 아니죠. 퇴직금, 연차도 다 있고, 공휴일에 쉬는 것도 장점이에요.”
그렇다면 전기와 관련된 전공자가 아니거나 경력이 없다면 기사 일을 하기 어려울까. 이에 대해 그는 “문과를 나와도 손재주가 있고 습득력이 빠른 사람들이 있다.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자신한테 맞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70대 진입을 앞둔 정진광 씨는 현재 고민이 많다. 선임이 되면 70대까지 일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전문 분야를 전기 쪽으로 살릴지 기계 쪽으로 살릴지 고심하고 있다. 정 씨는 최근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수첩을 받았다. 900세대 아파트에서 근무 중인 정진광 씨는 내년부터 선임 자격을 갖는다.
“이 아파트에서 5년 동안은 선임으로 과장급 대우를 받는 거예요. 5년이 지나면 저도 70대인데 그 사이 전기기사나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증을 따야 할 것 같은데 아직 고민 중입니다. 이 일을 하다가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아파트 소장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나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벗어나는 5월,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다양한 전시의 개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의 어제와 오늘, 근현대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예술 작품과 기록물, 이맘때에만 꽃을 피우는 북한 식물들부터 독서와 국가무형문화재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준비돼있다.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은 오는 22일까지 ‘기록으로 보는 청와대’ 기록전을 개최한다. 현장과 온라인에서 동시 개최하는 이번 전시는 대통령기록관 야외공간에 방문하거나, 대통령기록관 누리집 ‘이기록 그순간’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
현장 전시관에는 총 114건의 기록물이 전시돼있다. 1부 ‘청와대의 시간’, 2부 ‘청와대 공간’, 3부 ‘기록으로 보존하는 청와대’로 구성돼, 청와대의 변천 과정, 경내 건축과 본관의 각 실, 그리고 그 공간에 있었던 대통령의 사진들이 함께 공개된다.
1부 청와대의 시간에서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청와대의 변천 과정을, 2부 청와대의 공간에서는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등 청와대 경내 건축의 특징과 용도를 소개한다. 3부 ‘기록으로 보존하는 청와대’에서는 현재 대통령기록관에서 관리·보존하고 있는 청와대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한편, 온라인 콘텐츠 ‘청와대’에서는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청와대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 사진, 문서 등 6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1991년 개최된 청와대 준공식과 신본관에서 치러진 행사 기록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기록물이라 눈길을 끈다. 콘텐츠 원문은 대통령기록관 누리집 속 ‘기록컬렉션-이기록 그순간’에서 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예술원은 한국근현대미술사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지난 10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예술원 1층 전시실에서 ‘2022년도 대한민국예술원 소장작품전’(이하 예술원 소장작품전)을 개최한다. 1954년 예술원 개원 당시 초대 회장을 지낸 춘곡 고희동 선생을 비롯한 작고 회원 51명과, 미술 분과 현 회원 15명 등 총 66명의 작품 66점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예술원은 1974년부터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미술 분과 회원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이중 일부를 소개하는 ‘예술원 소장작품전’을 격년으로 열고 있다. 올해는 고(故) 송영방 회원의 (2015년 작)와 고 김병기회원의 (2018년 작), 고 한도용 회원의 (2018년 작), 최의순 회원의 (1964년 작), 정상화 회원의 (2014년 작)를 처음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북방계 및 북한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강원도 양구군 소재 ‘DMZ자생식물원’의 북방계식물전시원이 오는 17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특별 개방된다.
DMZ자생식물원은 9개의 전문전시원으로 구성돼 있다. 비무장지대 분포식물의 61%인 1100종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이 시기에는 함박꽃나무, 가침박달, 설앵초, 갯활량나물, 애기자운, 물앵도나무 등이 피어 있으며, 이번에 특별 개방된 북방계식물전시원에는 너도개미자리, 백두산떡쑥, 흰양귀비, 오랑캐장구채, 만병초 등이 방문객들을 반길 것이다.
산림청 측은 “봄은 늦게, 여름은 일찍 찾아오는 비무장지대 특유의 기후 특성 때문에 이 시기에만 꽃을 피우는 북방계 및 북한 식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특별개방을 2주간 진행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마루 3층 라키비움 책마루에서 작은 전시 를 지난 9일부터 10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작은 전시는 책마루의 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서가 곳곳에 전시 공간을 마련해 다양한 모습과 방법으로 무형유산 관련 작품을 소개하는 행사다.
이번 전시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통 기술을 통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나전서류함(나전장)’, ‘은입사 차합(입사장)’, ‘화관(자수장)’ 등 국가무형문화재 10종목의 보유자, 전승교육사, 이수자들의 작품을 모았다. 더불어 작품에 활용된 국가무형문화재의 기록화 영상과 도서를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더욱 깊이 있게 무형유산을 소개할 예정이다.
라키비움 책마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을 제외한 법정공휴일에만 휴관한다. 도서 열람 및 대출 외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등 지역민과 방문객을 위한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중장년이 가장 일하기 적합한 직종은 ‘농림·어업직’이며, 적합한 직업은 플로리스트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발표한 ‘2020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서 중장년(50~69세)이 수행하기에 직업별로 어느 정도 적합한지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조사는 총 537개 직업군에서 1년 이상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 1만 6244명을 대상으로 했다.
설문 문항은 “직업훈련 등을 받아 중장년층이 새롭게 진입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의 경력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직무)이라고 생각한다”, “중장년층이 일하기에 작업환경(들고 옮기기, 오르내리기 등)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와 같이 3개 문항에 대해 5점 척도(①전혀 아니다, ②아니다, ③보통, ④그렇다, ⑤ 아주 그렇다)로 응답 평균값을 측정했다.
직업 훈련 등 신규 진입 적절성을 고려했을 때 중장년이 가장 일하기 적합한 직종은 ‘농림·어업직’이었다. 이어 ‘미용·여행·숙박·음식·경비·청소직’과 ‘영업·판매·운전·운송직’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장 적합성이 낮은 직종은 ‘연구직 및 공학 기술직’으로 나타났다.
적합성 수치가 가장 높은 개별 직업은 플로리스트다. 플로리스트는 꽃을 보기 좋게 배열하는 일을 하는 직종 중 하나다. 흔히 꽃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콘셉트와 분위기를 정하고 이에 맞는 꽃 구매, 생화 관리, 작품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는 것 등 다양한 업무를 포함한다.
두 번째로 높은 직업은 자연 및 문화해설사로, 자연환경의 유래와 역사, 중요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위해 탐방 해설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한다. 계절마다 바뀌는 관찰로를 모니터링하기도 하고, 안내판을 만들거나 해설을 위한 학습 자료를 개발한다. 업무의 난도는 높지 않지만 파트타임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수입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주로 관광객을 상대하다 보니 남들이 쉬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심리 상담 전문가, 공예원, 보험 모집인, 양식 조리사, 창업 컨설턴트, 부동산 중개인, 보험 대리인 및 중개인, 인적자원전문가, 조각가, 텔레마케터, 방문 판매원, 직업 상담사, 보석 감정사, 자재관리사무원 순으로 적합성 종합지수 평균값이 높았다.
프로게이머, 경호원, 스포츠 강사, 스턴트맨 등 전문적으로 기술을 다루거나 신체 활동이 많이 필요한 직업은 다소 낮은 직업 적합성을 보였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은 “한국직업정보 재직자 조사는 직업 특성뿐만 아니라 직업의 입직 요건, 직무 내용, 업무수행능력·지식·가치관, 흥미·성격·환경, 관련 학과 정보, 임금, 직업전망 등 노동시장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으므로 정부, 학교 및 기업체는 물론 청소년들에게 유용한 직업정보로써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TV나 유튜브를 통해 ‘1970년대 서울’과 같이 대한민국의 옛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영상을 보면 ‘그땐 그랬지’, ‘현재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라며 감회에 젖는다. 현재 수원시에서는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매교동’ 전시가 열리고 있다. 매교동은 수원의 중앙에 있는 마을로 대한민국의 변천사를 겪은 곳이다.
수원시에서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행궁동. 그 인근에 ‘수원 구 부국원’(富國園)이라는 곳이 있다. 붉은 벽돌의 외관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건물임을 짐작케 한다. 100년 넘은 이 건물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부국원이란 일제강점기에 일본 사람들이 만든 종자회사를 말한다. 수원 구 부국원은 해방 이후 관공서, 병원, 인쇄소 등으로 운영되다가, 현재는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이곳에서 ‘매교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구 부국원 1, 2층에는 매교동의 사진과 영상 자료가 가득하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건물, 도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옷차림 등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매교동은 수원의 번화가로 꼽히는 수원역과 인계동 사이에 있다. 수원의 중앙에 위치하며 수원천을 끼고 있어 과거에는 활기 넘치던 곳이었다. 그러나 산업의 발전과 다른 곳들이 개발되면서 올드타운이 됐다.
노후 다세대·다가구주택뿐만 아니라 철물점, 공구상, 인력사무소 등이 많은 곳이었다. 현재 매교동은 재개발로 또다시 변화를 앞두고 있다. 오는 7월부터 1만여 가구가 입주해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러한 때 시기적절하게 전시가 열리니 묘한 기분이 든다.
매교동만큼 수원에서 변화가 많았던 곳이 있을까. 매교동은 대한민국의 변천사를 고스란히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를 보면 수원시를 넘어 우리나라의 발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매교동은 조선시대 정조대왕이 화성 신도시를 건설한 후 형성되기 시작했다. 옛 국도 1호(현재 정조로)와 수원천이 가로질러 마을이 동쪽과 서쪽으로 분리됐지만, 오래전부터 매교동 주민들은 수원천을 매개로 하나의 생활권을 이루며 살았다.
일제강점기에는 수려선 철도가 마을을 통과하면서 주거지가 작게 형성됐고, 1960년대 들어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시가지로 변모했다. 1971년에는 매교시장이 들어섰고, 1973년에는 수려선 철도가 철거됐다. 1977년 수원천 제방이 축조되면서 매교동은 한결 안전한 마을로 거듭났다.
1980년대에는 마을 곳곳에 주택과 편의시설이 들어섰고, 산업화와 함께 ‘공구상가’가 번영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동수원 지역이 개발되면서 매교동은 다소 정체됐고 낙후된 주택단지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그러나 앞서 얘기한 대로 2000년대 들어 도시 재생과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면서 매교동은 활기를 되찾았다. 과거처럼 다시 중심지가 될 수도 있다.
전시는 △1973년, 옛 1번 국도를 따라서(매교동을 관통하는 옛 국도 1호의 모습이 담긴 영상) △매교동 사람들(과거 매교동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 △매교동의 변천 과정(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매교동의 역사를 기록한 사진) △매교동 풍경(매교동 옛 사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수원시의 16번째 마을지 ‘매교동’ 발간 기념으로 개최됐다. 수원시 도서관·박물관 등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3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법정 공휴일은 휴관하며, 화~일요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 가능하다.
23년 전 오늘인 1988년 9월 17일. 제24회 서울올림픽이 열렸다. 이날은 임시공휴일이었다.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하는 개막식을 보기 위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들뜬 마음으로 TV를 시청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올림픽 개회식이 보통 오후 3시경에 시작되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었다.
당시 개회식 시간을 조정한 이유로 국가 이미지인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 맞춰 아침에 개막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후 미국 내 올림픽 방영권을 독점하고 있는 NBC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서라는 가설도 힘을 얻었다.
이처럼 서울올림픽에는 여러 가지 일화가 있다. 사실 올림픽 서울 유치는 기적에 가까웠다. 1980년대 초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시 올림픽을 치르려면 경비가 약 8000억 원 정도는 있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를 감당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이 기적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집요하게 집행한 주역은 바로 현대그룹 총수였던 정주영 회장이다. 한국과 일본이 막판까지 신경전을 벌일 때, 정주영은 한국 IOC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대그룹의 해외 파견 직원 부인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꽃바구니를 하나씩 각국 IOC위원 방에 넣어 줬다. 이에 대한 반응은 의외로 대단했다. 다음날 각국 IOC위원들은 꽃을 보내준 데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최고급 일본 손목시계를 선물했던 일본에는 감사 인사가 없었다. 결국 비싼 선물보다 ‘정성’을 택한 한국의 정주영은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개막식 성화 점화 때는 ‘비둘기 화형식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성화가 점화되면서 평화의 상징으로 풀어놓은 비둘기들이 불길에 휩싸이는 것처럼 보였다. 크고 넓적한 원 모양의 성화대는 새들이 앉기에 좋은 곳이었다. 그런데 성화 점화 순서가 됐는데도 비둘기들이 날아가지 않았다. 결국 올림픽 운영진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2 런던올림픽 특집판에서 바로 이 비둘기들의 ‘화형식’을 거론하며 서울올림픽 개막식을 역대 최악의 개막 행사로 꼽았다. 당시 서울올림픽 조직위는 “실제로 불에 탄 비둘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날아갔다”고 공식 해명했다.
지난 2019년 유튜브 채널 ‘사소한 리뷰’에서 성화봉송식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서울올림픽 다큐멘터리 ‘손에 손잡고’ 영상이 소개됐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우선 세계적으로 논란이 됐던 카메라 각도에서는 비둘기가 타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성화대에는 불이 닿지 않는 난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십 마리의 비둘기가 처참하게 화형당한 참사로 회자되지만 사실 희생 당한 비둘기는 거의 없었던 셈이다. 다만 불구멍 가까이에 있던 비둘기 한 마리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때를 교훈 삼아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비둘기를 폐회식 때 풀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주로 밤에 개회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애틀랜타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막식 때 비둘기를 날리는 행사를 없애기로 하면서, IOC는 앞으로 모든 올림픽에서 비둘기를 행사에 활용하는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관련 이야기도 있다. 2008년 미국의 MSNBC는 베이징올림픽 특집 방송에서는 ‘역대 올림픽 최고의 마스코트’를 선정했는데, 여기서 호돌이가 3위를 차지했다. 이 방송은 정치성을 배제하고 외관으로만 평가했으며, 호돌이는 호랑이가 웃고 있는 모습이 친근감을 준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호돌이에 대해 “머리에 왜 화장실 청소 도구(뚫어뻥)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농담을 덧붙였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몇몇 외국인들은 호돌이가 왜 뚫어뻥을 머리에 쓰고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했다’고 관련 일화를 소개해 놓았다. 참고로 MSNBC가 뽑은 최고의 마스코트 1위는 미샤(1980 모스크바올림픽), 2위는 코비(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였다.
또 1988년 오전 11시 30분경 조정 경기에서 1등을 기록하고 올림픽 2연패에 달성한 이탈리아 조정팀의 다비드 티자노 선수는 금메달의 순간을 만끽하기 위해 물 속으로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런데 타자노 선수는 헤엄치던 도중 금메달을 그만 한강에 빠뜨리고 말았다. 한강 바닥으로 가라앉은 티자노 선수의 금메달을 찾기 위해 미사리 경기장에 4명의 잠수 대원이 투입돼 수색을 펼쳤다. 하지만 물이 탁하고 수심이 3.4m나 되는 강 속에서 금메달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수색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고, 결국 수색을 펼친 잠수 대원이 메달을 분실한 위치인 선착장 부근에서 갯벌 바닥에 묻혀있던 금메달을 찾을 수 있었다.
한편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1988년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대륙에서 개최된 2번째 하계올림픽이다. 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서울올림픽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코리아’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던 세계 각국에 우리 문화를 실시간으로 알린 최초의 국제 행사였다. 이는 올림픽에 참가한 세계 여러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화려한 서울올림픽을 위한 숨은 희생도 많았다. 명과 암이 공존했지만 서울올림픽이 대한민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