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MZ세대 사이에 메신저 기능을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놀잇거리로 활용되고 있다. ‘멀티 프로필’로 숨겨둔 개성을 표현하는가 하면, ‘오픈채팅’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과 관계를 맺는 이들도 있다. 카톡을 단순 안부 확인용으로 사용했던 시니어에게는 신선한 광경이다.
프로필 하나로 무한변신!
요즘은 ‘부캐’(부캐릭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 음악 프로듀서 ‘유야호’ 등 매회 모습을 달리하며 인기를 끌고,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Z세대는 카톡으로 자신의 부캐를 드러내고 있다. ‘멀티 프로필’을 통해서다.
멀티 프로필은 카톡의 프로필을 대화 상대별로 다르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를테면 비즈니스로 만난 그룹에는 업무용 사진을, 가족이나 친구를 상대로는 사적인 사진을 올려놓는 것이다. 프로필을 만든 다음 공개할 상대를 친구 목록에서 직접 지정하는 방식으로, 앱 내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에 가입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MZ세대 다수가 멀티 프로필을 ‘덕질’(팬 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멀티 프로필’을 검색하면 “사회적 체면과 덕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엄청난 기능”이라는 한 누리꾼의 유쾌한 평이 나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인 간호사 A씨(26)도 그 의견에 공감하며 “그동안은 억지로 팬심을 숨겼는데, 가까운 사람끼리만 공유하니 취미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녀의 일반 프로필에는 단정한 증명사진이 올라와 있는 반면, 덕질용 프로필에는 BTS 사진이 가득 차 있다. 팬 활동을 별난 취미로 보는 사회적 시선에 감춰야 했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멀티 프로필로 표출하는 셈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변신에 대한 욕망이 있다. 형체가 아닌 이념이 될 수도 있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A에게는 유능하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반면, B 앞에서는 유쾌한 면모를 드러내고 싶은 심리도 비슷한 이치다”라며 “카톡의 멀티 프로필 기능은 이런 변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라고 말했다.
카톡에도 만남의 광장이?
MZ세대에게 카톡은 새 친구를 사귀는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면 시니어는 주로 포털 사이트 기반의 카페를 떠올리지만, MZ세대는 ‘오픈채팅’ 기능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채팅’ 탭에 접속한 뒤 화면 우측 상단 돋보기 옆 말풍선 아이콘을 누르고, ‘오픈채팅’ 버튼을 터치해 접속할 수 있다.
오픈채팅은 ‘단톡방’(단체 카톡방)의 공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관심사나 나이대가 비슷한 익명의 이용자들이 모여 주제별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3월 전국 17개 시·도 만 15~40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Z세대가 가장 많이 참여하는 오픈채팅의 주제는 일상, 경제·금융, 게임, 자기계발 순이었다.
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지만, 대화가 금지된 독특한 방도 있다. 일명 ‘고독한 ○○방’이다. 빈칸에는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다. 오픈채팅 안에서 자리 잡은 재미있는 팬덤 문화로, 팬들끼리 모여 소통 없이 특정 연예인의 사진만 공유하는 공간이다. 글자를 써서 보내면 가차 없이 퇴장당한다.
도통 익숙하지 않은 소통 방식에 MZ세대만을 위한 기능인가 싶지만, 시니어 전용 모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픈채팅 검색창에 ‘5060’, ‘신중년’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채팅방 목록이 나타난다. 친목 도모부터 자기계발 모임, 취미 생활 공유 등 주제도 꽤 다양하다. 은퇴 후 연락하는 사람이 줄어 적적함을 느꼈다면, 다시 활력을 찾을 기회. 노란 말풍선 안에서만큼은 나이를 잊고 요즘 애들처럼 놀아보는 건 어떨까.
이모티콘도 구독 시대
메신저의 재미를 더해주는 또 다른 기능은 이모티콘이다. 표정과 행동을 읽지 못하는 채팅방에서 생생하게 감정을 드러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단품당 2500~3750원 선이라 무한정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제는 월 구독료(3900원)를 내면 15만 개의 이모티콘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채팅방에 입력한 텍스트를 토대로 이모티콘이 자동 추천돼 눈 아프게 찾을 필요도 없다. 갖고 싶은 이모티콘이 많아 고민이었다면, 커피 한 잔 값으로 귀여운 ‘소확행’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가입 방법 카톡 ‘더보기’ 탭 터치→‘이모티콘’ 터치→화면 좌측 상단 줄 세 개 그림 터치→‘이모티콘 플러스 자세히 보기’ 터치→‘카카오톡 지갑’ 가입 후 구독 신청
1985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발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노래가 있다. 그 시절을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었을 ‘그대 먼 곳에’가 바로 그 노래다. 당시 건국대학교를 다니던 임석범(58)과 김복희가 마음과 마음이라는 듀엣으로 부른 이 노래는 752개 팀 중에서 대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부드러운 포크 발라드로서 완성도가 단단했다. 그로부터 36년이 지난 지금도 아내 채유정(57)과 함께 마음과 마음을 이끌며 음악과 라이브 카페, 유튜브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는 임석범을 만나 노래의 숨결, 그리고 삶에 대한 그의 굳은 의지를 들었다.
마음과 마음의 리더, 중학생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임석범의 본격적인 음악 생활은 홍서범이 몸담았던 걸로 유명한 건국대 밴드 옥슨에서부터였다.
“그런데 단체 생활이 저는 도저히 안 맞더라고요. 그리고 ‘불놀이야’를 부르면 홍서범 스타일을 따라 해야 하는 것도 스트레스였죠. 저는 내 스타일로 부르고 싶어서 갈등이 많았어요. 그래서 나왔죠.”
그러나 옥슨을 나온 이후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프로덕션에 가서 오디션을 보고 대학교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참가하는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에도 도전했다. 그러나 모두 떨어졌다. 훗날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하는 ‘그대 먼 곳에’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당시에는 ‘하다 하다 안 되니까 군대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군대 가기 전에 김복희 씨와 강변가요제에 나갔는데 운 좋게 대상을 받은 거예요. 1985년 7월 말 남이섬에서의 일인데, 11월에 영장이 나와서 3일 만에 군대에 가야 했죠. 그때 아내가 강변가요제에 나간다니까 명동에서 써지오바렌테 청바지 사주고 그랬죠.(웃음)”
37년 동안 연인처럼 함께하다
평생을 같이하고 있는 임석범과 채유정의 첫 만남은 1984년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음악으로 인해 만난 게 아니었다. 물론 그들의 주요 데이트 코스는 당시 대표적인 포크 가수들이 모이는 라이브 카페로 유명했던 무교동의 코스모스 코러스였지만, 채유정 입장에서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거였지 정작 본인이 가수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 군대를 제대한 후 솔로와 듀엣 사이에서 고민하던 임석범은 결국 ‘마음과 마음의 프리미엄을 살리기로 하고, 다른 여자랑 노래를 하는 것보다는 여자친구를 꼬여서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아내에게 가수 훈련을 시키느라 전지훈련도 갔었어요.(웃음) 얼떨결에 가수가 된 거예요. 1987년에 소집 해제되자마자 첫 음반을 서울음반에서 냈죠.”
‘노래를 연습한 날은 울면서 집에 갈 때도 있었다’고 말할 정도로 임석범의 혹독한 ‘훈련’을 받아 가수로 거듭난 채유정은 이후 CM 가수 활동도 하고 교육방송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잘 따르던 후배가 조갑경이었는데 지금은 학교 선배의 형수님이 됐으니 세상모를 일이다.
유독 좌절이 많았던 음악 활동
분량상 본 기사에 수록하지 못한 이야기들까지 듣다 보니 좌충우돌 즐거운 에피소드가 많은 부부였다. 그러나 음악 활동은 쉽지 않았다. 두 사람이 합작한 마음과 마음 1집은 활동 시기를 잘못 맞췄다. 하필 88올림픽이 열릴 때 나온 것이다. 아무리 히트곡이 있다지만 이제 막 1집을 완성한 신인이 낄 자리는 없었다. 2집은 1993년에 나왔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좌절은 끝나지 않았다. 하필 서태지와 아이들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같은 시기에 데뷔한 것이다. 당시 가요계는 장르가 뭐든 간에 무조건 서태지로 마무리되던 시절. 그 때문에 ‘웃픈’ 일도 있었다.
“제작자 선배님이 가만 보니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팀을 하나 만들면 돈을 빨리 벌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6인조 팀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팀 이름을 잘못 지었어요. 이름이 ‘쇼크’였거든요.(웃음)”
지금이나 그때나 아이돌 그룹치고는 꽤 충격(Shock)적인 이름이긴 했다. 그리고 아이돌 그룹을 처음 만든 제작자에게 닥친 시련도 ‘쇼크’였다. 의상이며 먹는 거며 자동차, 춤 선생까지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갈 줄 몰랐던 것이다.
“매일 세 끼 식사만 해도 그게 얼마예요. 결국 회사가 부도났어요. 일이 그렇게 되니 누구 탓을 하기도 어려웠죠.”
시대를 앞선 스트리밍 사업을 하기도
가요계가 아이돌 그룹 위주로 체질이 변화하면서 포크는 침체되었다. 마음과 마음도 주 무대를 미사리로 옮겼다.
“제가 처음 미사리에서 노래할 때는 라이브하는 데가 두 군데 있었어요. 그러다 점점 늘어난 거죠. 한때는 라이브 카페가 70개였고 가수는 200명에 이를 정도였어요. 미사리에 당구장 하나 차리면 장사가 될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였죠. 그러나 미사리가 점점 호객이 되는 가수들 위주가 되고 싸움이 나다 보니까 잘 안 되게 되었죠.”
그는 인터넷 사업도 한 적이 있다. 그야말로 시대를 앞선 사업, 이제는 모두의 일상이 된 음악 스트리밍 사업이었다.
“‘앞으로 음악은 디지털화되어 파일로 노래를 살 것이다’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미사리나 공연장을 다니면서 가수들 동영상을 찍었어요. 그걸 데이터로 만들어 유니텔에 서비스했죠. 그런데 사실 돈이 될 거란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5분짜리 노래를 다운받는 데 15분 걸리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회사가 어떤 길로 갈 것인지 확실하게 방향을 잡을 수 있거든요. 너무 빨리 시작한 거예요.”
유튜브에서 부활한 마음과 마음
그 실패의 경험이 약이 된 것일까. 마음과 마음은 요즘 유튜브와 잘 맞는 편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가수들의 무대가 사라지자, 아내 채유정이 유튜브에 뛰어들 것을 적극적으로 ‘독촉’한 덕분이기도 하다. 그녀는 남편이 시대를 앞선 인터넷 사업 경험도 있는 만큼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내에게 설득된 남편은 7명이 들어오든 8명이 들어오든 유튜브에 마음과 마음의 자리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든 채널 ‘마음과마음7080TV’의 현재 구독자는 3600명 정도. 2시간 넘는 실시간 라이브 공연과 토크를 하고, 공연이 끝나면 영상을 올리고 있다.
마음과 마음은 그 외에도 ‘은혜로운찬송가’라는 찬송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인인 부부는 요즘 교회에서 그들이 어렸을 적 불렀던 찬송가 대신 매번 새로운 가스펠을 부르는 걸 보고 찬송가를 제대로 불러보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곡씩 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오로지 사명감으로 시작한 이 실험이 성공한 것이다.
“집에서 컴퓨터로 반주와 코러스를 다 만들어요. 그리고 영상도 만드는 거죠. 한 곡 만드는 데 이틀 정도 걸리더군요. 3월 3일에 구독자가 120명이었는데, 지금은 9200명이에요. 하루에 200명씩 늘어난 거죠. 구독자가 늘어나자 조회 수 30만 회 넘는 영상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이거였구나 싶었죠.”
여백의 음악을 추구하다
그는 현재 강남 도산공원 앞에 자리한 라이브 카페 마음과마음을 운영하고 있다. 벌써 11년째 운영 중인 라이브 카페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명소다. 라이브 카페 운영, 유튜브 채널 운영, 그리고 새롭게 발표할 계획인 싱글 곡까지, 요즘 임석범의 하루하루는 바쁠 수밖에 없다. 어찌되었든 그의 본분은 가수. 음악 얘기를 할 때 그는 가장 활기찬 목소리를 냈다. 그가 하고 싶은 음악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여백이 많은 음악’이다. 그가 말하는 여백의 음악이란 듣는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있는 음악을 뜻한다.
“어떤 가수는 슬픈 노래를 부를 때 본인도 슬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듣는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요. 여백이 많은 음악은 듣는 사람이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놓죠. 그래서 아주 슬픈 노래는 슬프지 않게 불러야 진짜 슬플 수 있는 거라고 봐요. 진짜 슬픈 노래는 마이너가 아니라 메이저 코드라는 거죠. 담담하게 여백을 주며 부르면 가사가 들리고, 그러면 듣는 사람이 자기 감정을 넣어 아픔을 간직할 수 있거든요.”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드는 사람 되고파
임석범의 음악적 롤모델은 언더그라운드 포크의 대부라고 불렸던 조동진과 정태춘이다. 조동진의 ‘작은 배’, ‘어떤 날’ 같은 노래는 임석범의 여전한 애창곡이다.
“부끄러운 기억이 있어요. 데뷔하기 전에 방송 활동을 많이 했거든요. MBC 라디오에 정태춘 선배와 함께 출연한 적이 있어요. 사회자가 한 곡을 쓰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고 질문하더군요. 저는 곡 쓰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한 방에 끝내는 타입이어서 하루면 다 만든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정태춘 선배는 일 년 걸린대요. 써놓고 다시 보고 다시 보고 하다 보니 곡을 쓰는 게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저는 너무 쉬웠거든요. 그게 너무 창피했어요. 그렇게 노래 하나도 정성 들여서 만드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대중적인 인기가 없어도 동료 선후배 가수들이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든다’고 말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게 그가 지금도 뜨겁게 품고 있는 꿈이다. 그의 끈질긴 꿈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새롭게 나올 노래들을 들어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수면 등이 세계 장수마을 사람들의 건강 비결로 알려져 있다. 사실 ‘밥 먹으면 배부르다’ 식의 당연한 이야기다. 누구든 잘 먹고 잘 자면 면역 기능이 향상돼 질병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뻔한 일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삼시세끼는커녕 한 끼 차려 먹는 것도 힘들다. 그런데 매일 색다른 밥상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눈앞에 차려진다면 어떨까. 첨단 로봇이 아닌, 식단 구독 서비스로도 가능한 일이다.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
‘혈당 조절은 장기전이기에 식사에 한계가 있는데, 식단을 구독하니 선택지가 많아져 스트레스가 사라졌습니다.’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그린푸드의 건강 식단 구독 서비스 ‘그리팅’을 구독한 40대 김건강(가명) 씨가 남긴 후기다. 그가 선택한 메뉴는 저당식단. 당류와 염분을 최소화하고, 저당 식재료를 3종 이상 활용해 만든 당뇨 예방 식단이다.
‘그리팅’은 이처럼 건강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원하는 날짜에 식단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종류는 저당식단을 비롯해 한 끼 평균 열량이 450kcal인 칼로리식단, 세계에서 가장 장수 인구가 많은 ‘블루존’(Blue Zone) 국가의 식문화를 반영한 장수마을식단 총 3가지다. 이 중 골라 구독 기간과 끼니 수, 배송 희망일을 택하면 해당 식단을 주 2~3회 받아볼 수 있다. 주문 후 조리되는 상품 특성상 구독 최대 기간은 2주이며, 가격은 한 끼당 8500원이다.
홈페이지 구독 신청 페이지에서 ‘메뉴 미리보기’를 누르면 테마별로 18가지 식단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날짜를 기준으로 2주간 제공되는 식단이다. 2주 뒤에는 다른 식단이 그 자리를 채운다. 매일 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박주연 그리팅사업담당 상무는 “식단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려면 계속 먹을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분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매월 신 메뉴를 개발한다. 일반 식품 제조업체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 모델이지만, 자사는 서울아산병원과 아주대병원에 환자식을 제공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식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식단’을 표방하는 만큼 식단 구성 과정도 까다롭다. 먼저 식단의 특성에 따라 영양 목표를 설계하고, 시기별 어울리는 식자재와 조리법을 연구해 레시피를 완성한다. 그다음 맛, 색상 등의 조화를 고려해 궁합에 맞는 메뉴로 한 끼 식사를 구성한다. 이때 단순히 대중적인 레시피를 차용하는 것이 아닌, 생소한 재료를 활용해 전에 없는 메뉴를 말 그대로 ‘개발’한다. 이를테면 저당식단에는 인슐린 작용을 도와주는 여주와 꾸지뽕이, 장수마을식단에는 산초, 팔각 등 이국적인 재료가 들어간다. 정현정 그리팅Lab 케어식단연구원은 “대개 건강식은 싱겁고 맛없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리팅을 통해서는 다양하고 새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영양뿐 아니라 맛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구독 전 세 끼 분량의 체험판을 주문할 수 있다. 그리팅 오프라인 매장인 ‘영양사의 반찬가게’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영양사와 1:1 건강 상담을 통해 맞춤형 반찬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여의도점·무역센터점·목동점·판교점 총 5곳에서 운영 중이다. 박 상무는 “앞으로는 건강 식단뿐 아니라 연화식 등 고령 친화 식품과 관련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시니어가 더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팅’이 추천하는 장수 식자재
꾸지뽕_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토종 식물로, 뽕나무를 닮아 ‘굳이 뽕나무’라고 불리며 그 이름이 유래됐다. 혈관 건강에 효과적인 루틴이 뽕잎의 약 18배, 녹차의 68배가량 함유돼 있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비린내를 잡는 데 탁월해 해물찜, 갈치조림 등 생선을 찌고 조릴 때 꾸지뽕잎 가루를 함께 넣으면 더욱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여주_입에 쓸수록 건강에는 달다! 특유의 쓴맛으로 한의학에서는 ‘고과’(苦瓜)라 불리는 여주는 사포닌 계열의 모모르카로사이드 성분이 풍부해 신체 활력을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쓴맛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을 것 같지만, 제육볶음이나 소불고기 등 양념 고기 요리에 넣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여주의 쌉싸름한 풍미가 매콤달콤한 고기의 맛을 더욱 살려준다.
당귀_반건조 상태의 당귀는 뜯었을 때 특유의 향을 끈적한 감촉으로 느낄 수 있다. 주로 늦가을부터 봄 새싹이 돋기 전에 캔 뿌리를 건조해 사용한다. 잎이 무성해지면 약의 기운이 잎으로 몰려 뿌리의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관절 통증과 치매 예방에 좋은 데커신 성분이 풍분해 노년기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 닭볶음, 주꾸미볶음 등 매콤한 한식 요리에 잘 어울린다.
일본에서 기네스북에 오른 최고령 ‘이것’ 유튜버가 탄생했다. ‘이것’은 은퇴 뒤 처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치매와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우리보다 16년 먼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이것’이 고독사와 같은 사회문제의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것’은 바로 온라인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게임이 셧다운제를 비롯해 각종 규제 도입으로 찬밥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노인과 게임이 함께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최근 일본에서는 노인과 게임을 연결시켜 고령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게임기를 잡은 채 행복해하는 일본 노인 사례를 소개한다.
게임은 아흔 살 할머니를 꿈꾸게 한다
지난해 5월 일본 치바현에서 모리 하마코 할머니가 세계 최고령 게임 유튜버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1930년 2월 18일생인 모리 할머니 나이는 올해로 91세. 할머니는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게이머 할머니(Gamer Granma)’로 구독자 51만 명과 소통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할머니 사랑은 40년 전에 시작했다. 자녀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만 가지고 노는 건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게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처음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몰래 즐겼던 게임이, 수영과 뜨개질을 제치고 지금까지도 할머니 곁을 지키는 넘버원 취미가 됐다.
‘콜오브듀티 시리즈’, ‘슈퍼마리오’, ‘스카이림’, ‘GTA5’ 등. 1980년대부터 게임을 즐기기 시작한 모리 할머니가 2015년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기네스월드레코드 공식 유튜브와 할머니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할머니는 “나 혼자 이런 즐거운 일을 하고 있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손자의 도움을 받아 ‘게이머 할머니’ 채널에 매달 매달 동영상 서너 편을 올린다. 손자 도움을 받아 제작한 게임 기기 ‘언박싱’(상자를 열고 구매한 제품의 개봉 과정을 보여주는 것), 실시간 게임 방송 영상 같이 콘텐츠 종류도 다양하다.
모리 할머니는 “이 나이까지 살아서 ‘게임을 계속한 게 옳았구나’라는 생각이 이제야 든다”며 “정말로 장밋빛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기네스북 등재 소감을 밝혔다. “패션이나 스포츠에 비해, 게임은 나이 들어서도 취미로 즐기기에 편해서 좋다”며 다른 시니어들에게도 게임을 권했다.
모리 할머니는 그의 영상을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동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덕분에 희망이 생긴다’는 댓글에 오히려 힘을 얻는다는 할머니. 게임은 일본에서 아흔 살 할머니도 꿈을 꾸게 만들고 있다.
노화 방지, 운동 효과, 기억력 향상...게임의 놀라운 효과
지난해 기준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는 3619만 명으로 28.8%를 기록했다. 2025년 고령자 인구 비율이 30%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 일본 정부가 시도하는 다양한 고령자 대책 중 하나가 게임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고령자의 건강과 사회 활동 증진 측면에서 게임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게임이나 2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전 형태의 콘솔 게임을 활용해 노화를 막아보려는 시도가 일본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이타마현의 ‘실버 e스포츠 협회’는 정기적으로 모여 게임을 즐기며 친목을 도모한다. 돗토리현에서 지역 내 고등학생과 고령자들 사이 게임 대전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도야마현에서는 민간 기업과 연계해 ‘실버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고베에는 60세 이상 고령자만 이용할 수 있는 PC방도 등장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업체 대표는 “노년의 고립을 막고 사회 활동과 교류를 장려하는 장소로서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게임방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연구진은 노인이 게임을 하면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게임을 하는 노인 집단의 주의기능이 더 높고, 심박수도 평균치보다 높아 빨리 걷는 운동 효과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비디오 게임이 노인의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임 유튜버 모리 할머니 외에도 게임이 노인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가 꾸준하게 소개되고 있다. 온라인 레이싱 게임 덕분에 은퇴 이후 처음으로 활기를 되찾았다는 50년 운전 경력의 93세 ‘베스트 드라이버’ 우라베 류지 씨가 그렇다.
이처럼 ‘노화 예방’ 같은 거창한 목적이 아니라도 노인에게 게임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5년 앞두고 있는 우리 사회도 노인 건강을 위해서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MZ세대와 뉴노멀의 등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결혼문화도 크게 바뀌고 있다. 애지중지 키운 딸과 아들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시니어들은 걱정부터 앞선다. 결혼 준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자녀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지까지….
요즘 젊은이들은 자립심이 강해 스스로 준비한다고 하지만 현실은 부모의 경제적 지원에 의존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부모가 자녀의 결혼을 모른 척하고 싶어도 모른 척할 수 없는 셈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커버스토리에서 코로나19로 소규모‧고급화하고 있는 ‘2021 웨딩 트렌드’와 자녀를 품에서 떠나보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어 알아두면 좋을 ‘혼주 에티켓’을 소개한다. 또 자녀 결혼에 필요한 예물과 혼수, 신혼집 마련에 필요한 꿀팁에 허니문 변천사도 알려 준다.
평생 화두 ‘동반성장’ 의지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상생 염원을 담은 오톨도톨한 점자혼용 명함을 제시하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정 이사장이 들려주는 참 좋은 시절, 그때는 그랬지 추억 속 이야기에 빠져보면 어떨까.
한줌의 늦깎이 역사 소설가 오세영 씨는 데뷔작 '베니스의 개성상인'에서 '자산어보'로 돌아왔다. 역사란 퍼즐의 이음새를 자신만의 결로 다듬어 모나지 않은 그림으로 완성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그를 만나 북인북 코너를 구성했다.
‘경북 최대의 농지 면적과 적극적인 귀농귀촌 정책을 완비한 상주시’를 가보고 싶은 귀농귀촌 우수 지자체로 소개한다. 오래전부터 쌀, 누에, 곶감의 도시로 유명한 상주시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농업 도시로서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 농업 혁신 도시로 전환을 꾀하고 있는 상주시의 귀농귀촌 여건과 정책 지원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구해줘 부동산에서는 ‘아파트 말고 꼬마빌딩으로 노후준비’를 이야기한다. 대출 규제와 고강도 중과세, 집값 상승으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아파트 말고 빌딩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빌딩 선호 추세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빌딩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꼬마빌딩이 궁금한 독자를 위한 알찬 내용이 담겨 있다.
슬기로운 보험생활에서는 기존 가입 보험의 숨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보험 리모델링’을 소개한다. 보험 리모델링은 보험 가입 구조나 기능 개선을 통해 위험관리의 가치를 올리는 행위다. 시니어들을 보험 리모델링에 따라 노후 의료비를 대비가 달라질 수 있다.
1985년 강변가요제에 발표돼 선풍적 인기를 끈 노래가 있다. 임석범과 김복희가 마음과 마음이라는 듀엣으로 부른 ‘그대 먼 곳에’가 주인공이다. 36년이 지난 지금도 아내와 함께 마음과 마음을 이끌며, 음악과 라이브 카페, 유튜브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임석범을 만났다.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꿈에서라도 함께 살아보고 싶었던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브라보 마이 러브, 명나라 고관 대작의 집에서 벌어지는 운우지락이 그려진 중국 춘화 이야기를 담은 재미있는 性인문학, 고급 취미에서 재태크로 변신하고 있는 아트테크를 소개한 생활 속 법률 상식, 차려 먹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는 장수 밥상을 알려주는 이달의 구독, 먼 길 가다 만난 나무처럼 맑은 청주(淸州)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느린 여행, 닭과 전복을 활용한 이색 보양 레시피를 담은 엄마가 엄마에게 같이 시니어들이 재밌고 알차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을 가득 실었다.
시니어 전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7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나이가 들면 주름, 기미, 탄력 등 깊어지는 피부 고민에 사용하는 화장품 개수가 점점 늘어난다. 스킨, 에센스, 로션, 아이크림, 수분크림, 영양크림 등 일일이 세기도 숨차다. 하지만 각종 기능을 보완하는 화장품을 써봐도 피부는 나아질 기미 없이 또 다른 골칫거리를 만들어낸다. 시니어라면 공감할 이야기다. 화장품 구독 서비스 톤28의 정마리아 대표는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비싸고 좋은 화장품’이 아닌 ‘맞춤형 화장품’이라고 말한다.
화장품 구독 서비스 ‘톤28’
“처음에는 불가능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하지만 화장품이야말로 ‘1인 1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2017년 선보인 톤28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절기의 특성을 반영해 28일 주기로 맞춤형 화장품을 정기 배송한다. 구독을 신청하면 전문 뷰티 컨설턴트가 신청자 거주 지역을 방문해 기계로 피부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토대로 개인에게 필요한 성분만 담아 매월 하나뿐인 화장품을 만든다. 단순히 연령이나 피부 타입 등 타깃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전담 피부관리사처럼 개인별로 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정 대표는 “개개인의 피부 측정값과 기후 정보 등 수년간 모아온 데이터로 제조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었다”며 “개발팀이 전체 인력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데이터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톤28은 계절과 기후 등 외부 환경에 따라 변하는 피부 상태에 주목해 화장품의 내용물을 설계한다. 이를테면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 6월은 높아진 피부 온도를 낮추고 자외선 반응에 대한 진정 기능을 더한다. 정 대표는 “겨울에 쓰던 크림을 여름에 바르면 무겁게 느껴져 버리게 되지 않냐”며 “‘피부는 타고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 피부는 유전적 요인이 30%에 불과하고 70%는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피부 상태를 수시로 진단하고 그때그때 필요한 성분을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독자가 받아보는 화장품의 성분 함량이 매월 미세하게 달라지는 이유다.
피부 부위별로 화장품을 제조하는 것도 톤28만의 차별 전략이다. 가령 이마와 코(T존)가 기름지고 하관(U존)이 건조한 구독자는 두 부위에 바르는 화장품이 다르다. 또 주름이 생기기 쉬운 눈(O존)과 입가(N존)는 그에 걸맞은 성분을 담는다. 여러 제품을 덧바를 필요 없이 최대 4개의 화장품만으로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정 대표는 “스킨케어 단계가 지나치게 많아 영양 과다로 트러블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처음에는 제품을 부위별로 사용하다 피부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원 타입’을 쓰게 된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와의 대면 상담으로 처방이 이뤄지는 만큼 서비스의 가격대는 만만치 않다. 1부위 기준 ‘스탠다드’는 월 3만9000원, 고가의 성분이 추가된 ‘프리미엄’은 월 10만 원이다. 얼굴 네 군데를 모두 프리미엄으로 관리받으려면 매달 40만 원씩 지출해야 한다. 서비스 특성상 시니어의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도 있다. 정 대표는 “자녀 추천 등으로 구독한 중장년층은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신청 방식이 복잡하다 보니 신규 시니어 고객의 유입률은 낮다”며 “비용과 방식의 한계를 보완한 비대면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개인이 앱을 통해 피부 상태를 측정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결과를 진단하고 맞춤형 성분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는 “집에서 터치 한 번으로 매일 아침 먹을거리를 주문하듯 화장품도 신선하고 저렴하게 구독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비대면 서비스가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비건’을 택한 이유
톤28은 영국의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은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원료로만 화장품을 만든다. 또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비중을 줄이기 위해 자체 개발한 종이 패키지에 담아 배송한다. 화장품을 종이에 담는다는 것은 꽤 과감한 도전인데,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행동에 나선 이유를 물었다.
Q. 천연 성분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창업 전에 화장품 성분을 개발하는 일을 했다. 그 과정에서 각종 화장품을 테스트하다 보니 화학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화장품을 건강하게 사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친환경 성분에 주목하게 됐다.
Q. 종이 패키지 개발 계기? 친환경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용기만 녹색으로 물들이고 도색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기업을 보며 안타까웠다. 용기에 치중하기보다는 내용물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톤28 내에서 화장품을 ‘바를 거리’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와 같다.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우유팩이었다. 종이에 담긴 우유처럼 화장품도 신선하게 배송해보자는 취지에서 패키지를 개발하게 됐다.
Q. 개발 과정에서 힘든 점? 스타트업이다 보니 비용 면에서 쉽지 않았다. 또 내용물이 터질 경우 불량률, 로스율을 제조업체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응해주는 거래처를 찾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중 현 거래처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준 덕분에 500번의 테스트를 거쳐 개발을 진행했고, 한국환경공단의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4년간 내용물이 터지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Q. 친환경을 지향하는 이유? 개개인의 외모만 가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환경까지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미(美)를 지향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톤28이 추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이대로 죽을 순 없다”. MZ세대의 놀이 공간으로 알려진 유튜브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낸 70대 할머니 유튜버 박막례의 이야기다. 그는 손녀딸의 제안으로 유튜브 세계에 처음 발을 디뎠고, 어떤 개그맨도 따라잡지 못할 특유의 웃음 포인트들로 유튜브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70 평생을 파출부와 식당 같은 일만 하며 살았다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고, 손녀가 그를 위해 회사를 그만 두고 함께 호주 여행을 한 것이 유튜브 세계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유튜브를 통해 인생 역전에 나선 박막례 할머니는 2019년에 구글 본사에 초대를 받아 최고경영자 순다르 피차이와 유튜브 최고경영자 수전 워치츠키를 만났다. 또 미국 대표 패션지 ‘보그’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처럼 유튜브 시장에서 시니어들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4명 중 1명은 50대 이상 ‘시니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현상을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영상을 몇 편 시청하고 나면, 별도의 검색 없이도 추천과 맞춤 동영상을 제시하는 기능이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 나아가 단순한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박막례 할머니처럼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며, 특별한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는 ‘K할머니들’이 적지 않다.
이에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현재 인기가 높은 K할머니들의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밀라노 유학생, 패션 유튜버 ‘밀라논나’
50년의 디자이너 경력을 보유한 70대 장명숙 할머니는 패션 유튜버다. '밀라논나' 채널에는 세련된 코디법과 쇼핑 팁, 패션 트렌드, 브랜드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을 간단히 소개하는 형식의 영상이 업로드된다. 추가로 ‘논나의 아.지.트’라는 코너를 통해 구독자들의 고민을 듣고, 따뜻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또한 새 옷을 사지 않기 위해 체중 관리를 하고, 물려받은 비녀를 브로치로 만든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고체 비누 샴푸를 구입하고, 일회용기 뚜껑을 모아뒀다 반찬 그릇의 덮개로 쓰기도 한다. 시니어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와 아름다움으로 그는 구독자 81만 명과 소통하고 있다.
먹방계의 숨은 강자 순이 엄마(SUNI MOM), 영원씨(01seeTV)
6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먹방 유튜버 순이 엄마는 짜파구리와 연어 국수, 산낙지 등 맛있는 음식 뿐 아니라 ‘배고파서 세제 뿌려서 수세미 먹었어요’, ‘직접 만든 대왕 무지개 쿄호젤리 먹방’ 등 눈길을 사로잡는 영상으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또 다른 먹방 유튜버 영원씨는 80대 나이에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모여 먹는 파전과 오리 백숙, 닭발 등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상뿐 아니라 지구 젤리와 명량핫도그, 쉬림프링, 불량식품 먹방 등 평소 할머니들이 보기 어려운 음식을 직접 찾아 먹으며 재미를 더한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전형적인 할머니 요리와 MZ세대가 주목할만한 간식거리, 음식을 적절히 선택해 다양한 먹방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다.
우당탕탕 시트콤 인생, 순자엄마
순자엄마는 자신의 시골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는 60대 유튜버다. 그는 가족과의 일상, 몰래카메라, 먹방, ASMR 등 재밌는 콘텐츠를 양산하며 구독자 25만 명과 마주하고 있다.
특히 ‘맛있는 반찬은 다 아들 앞으로만 줬더니 남편 반응’, ‘장어 구워서 남편을 유혹한다면?’ 등 가족 몰래카메라 콘텐츠가 인기다. 순자엄마 유튜브 채널 내 댓글에서는 “이렇게 재밌는 영상은 공중파에서 방송해야한다”, “매번 볼 때마다 웃음 폭탄” 같은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대표 시니어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Korea Grandma)’
70대 할머니 박막례는 한국의 대표 시니어 유튜버다.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시작한 유튜브 채널이 어느덧 구독자 131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인기에 힘입어 유튜브뿐 아니라 에세이 책도 출간했으며, 연예계에서도 주목하는 셀럽이다.
“왜 남한테 장단을 맞추려고 하나. 북치고 장구 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보면 그 장단에 맞추고 싶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추는 거다”, “고난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내가 대비한다고 안 오는 것도 아니다. 고난이 올까봐 쩔쩔 매는 게 제일 바보 같은 거다” 등 솔직담백한 말들로 젊은 세대의 공감을 사고 있다.
대표 영상으로는 ‘막 대충 만드는 비빔국수 레시피’, ‘시장에서 산 천원 립스틱 5천 원어치 리뷰’, ‘내겐 너무 더러운 손녀딸’ 등이 있다.
● Exhibition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
일정 5월 11일~8월 2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0세기 포토저널리즘의 상징인 ‘라이프’ 사진전이 4년 만에 돌아온다. 1936년 창간된 ‘라이프’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세계 곳곳에 뛰어들었고, 찰나의 순간을 역사로 만들어내며 세상을 ‘읽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바꾼 전설적인 사진 잡지다. 전성기 시절 총 1350만 부가량 발행하고 정기 구독자 수가 800만 명에 이르렀을 정도로,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 사람들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 이들의 피, 땀, 눈물을 담은 이번 전시는 2013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과 2017년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에 이은 마지막 시리즈로 3부작의 서사를 마침내 완성한다. 지난 두 번의 전시가 격동의 시대와 역사적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이번 전시는 우리 삶에 보다 가까운 일상을 포착한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선동하거나 미래를 자극하기보다, 혼란한 현재와 불안한 미래에 맞설 여유와 원동력을 선사한다. 1000만 장의 방대한 사진 자료 가운데 엄선한 100장의 작품과 더불어 ‘라이프’와 함께한 사진가 8명을 조명해, 프레임 저 너머 그들이 추구한 가치를 이야기한다.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일정 5월 1일~8월 29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탄생 140주년을 기념하는 회고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파리국립피카소미술관의 소장품 110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70년에 걸친 피카소의 예술 인생을 살펴보고, 그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다. 미술사에 혁명을 일으킨 입체주의 작품부터 신고전주의 화풍의 회화, 조각, 도자기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까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광범위하게 조명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소재로 한 ‘한국에서의 학살’을 국내 최초로 감상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전쟁의 잔혹성을 예술로써 고발한 이 작품은 ‘게르니카’, ‘시체구덩이’와 함께 피카소의 반전 예술 3대 걸작이라 불린다. 입체주의 시대를 함께한 페르낭드 올리비에, 피카소가 가장 사랑한 여인 마리 테레즈, 생의 마지막을 함께한 자클린 로크 등 그의 뮤즈를 그린 그림도 전시의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다. 총 7섹션으로 나눈 연대기적 구성을 통해 피카소의 전 생애를 탐험하는 듯한 신비롭고 생생한 시간을 선사한다.
● Book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 (김두엽 저·북로그컴퍼니)
미국에 ‘모지스 할머니’, 영국에 ‘로즈 와일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 할머니가 있다. 83세에 그림 그리기를 시작해 어느덧 12년 차 화가로 활동 중인 94세 김두엽 할머니다. 그녀의 소소하고 따뜻한 인생 이야기가 최근 110여 점의 작품과 함께 한 권의 그림 에세이로 탄생했다. 늦깎이 화가를 결심한 사연부터 아들, 며느리, 강아지와 함께하는 일상, 그리고 지난 90년 인생에 대한 반추가 알차게 담겨 있다.
김두엽 할머니의 인생은 그야말로 굴곡진 언덕길 같다. 일제강점기였던 192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해방 다음 해인 1946년에 가족과 귀국하고, 우리말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결혼해 혹독한 시집살이를 한다. 애정 없는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으며, 80세가 넘도록 나물 장사, 세탁소 운영 등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하며 고된 나날을 보냈다.
힘들었던 삶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건만, 할머니가 그린 그림은 지난한 인생과 달리 화사하고 포근하다. 로즈 와일리의 화풍처럼 때로는 유쾌하고 발랄하면서도, 모지스 할머니처럼 일상 속 순간을 아름답게 그려낸다. 그 그림을 보고 있자면, 아픈 날마저 고운 색으로 추억하고 아름다운 것만 눈에 담고자 했던 그녀만의 강인한 의지와 삶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책은 83세에 꿈을 향해 한 발짝 내디딘 그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18세 일본에서 만난 첫사랑과 눈물겨운 시집살이, 택배 일 나간 아들을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는 오늘날의 일상까지 그녀의 삶 면면을 모두 담아낸다. 그 한 편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훑고 나면, 영화 같은 삶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진다. “힘들어도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할머니의 염원이 아주 오래, 가능하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고 또 바라게 된다.
◇고독사를 피하는 법 (리처드 로퍼 저·민음사)
장례업에 종사하는 앤드루가 자신에게도 닥칠지 모를 고독사를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관계 맺음’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살집팔집 (고종완 저·다산북스)
시니어가 만나고 싶은 인물 1위에 오른 저자가 아파트 매매의 ‘A to Z’를 말한다. 핵심 이론부터 전국 아파트 단지의 가치 분석, 슈퍼 아파트 목록까지, 뜨는 부동산 이슈를 총망라한다.
◇사라진 서울을 걷다 (함성호 저·페이퍼로드)
건축 평론가이자 시인인 저자의 서울 예찬기. 문학과 시, 역사 속에 그려진 서울로 그때 그 시절을 반추하는가 하면, 저자만의 시선으로 동네 곳곳에 얽힌 사연을 이야기한다.
● Stage
◇레드북
일정 6월 4일~8월 22일 장소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박소영 출연 차지연, 아이비, 김세정, 송원근, 서경수, 김인성 등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하는 독특한 여인이 있다. 상상은 자유라지만, 문제는 이 여인이 신사의 나라 영국, 가장 보수적인 시기 빅토리아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도 개의치 않고 뛰어난 상상력과 글재주로 외설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긴 ‘레드북’을 출간한 그녀는 당대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신성 모독죄로 법정에 서게 된다. 뮤지컬 ‘레드북’의 내용이다. ‘레드북’은 미래를 꿈꾸는 여성 안나와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이 잡지 ‘레드북’ 출간 후 벌어지는 사회적 파장과 그로 인한 편견에 맞서나가는 이야기다.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지되었던 시대, 갖은 비난에도 굴하지 않고 마음껏 욕망하고 표현하는 안나의 진취적인 모습이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주인공 안나 역으로 차지연, 아이비, 뉴 페이스 김세정까지 합류해 3인 3색의 매력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완벽한 타인
일정 5월 18일~8월 1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대극장
연출 민준호 출연 유연, 양경원, 유지연, 김재범, 박소진, 이시언 등
2018년 국내 개봉한 영화 ‘완벽한 타인’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7명의 주인공이 저녁 식사 도중 서로의 휴대전화 알림을 모두 공개하는 게임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의 치밀한 심리전과 게임을 통해 하나씩 드러나는 비밀,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무대 위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로 극대화되며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1976 할란카운티
일정 5월 28일~7월 4일 장소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유병은 출연 오종혁, 이홍기, 산들, 김륜호, 안세하 등
1976년 미국 켄터키주 광산회사의 횡포에 맞선 노동자들의 함성과 투쟁을 그린다. 흑인 라일리의 자유를 위해 함께 뉴욕으로 떠나는 다니엘의 여정과, 새로운 세상을 향한 광부들의 희망의 노래가 감동을 전한다. 배우와 무술감독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유병은 연출가와 젊은 창작진의 열정적인 협업으로 창작 뮤지컬로서는 이례적인 스케일을 선보인다.
※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일수록 웰다잉, 웰엔딩을 철저히 준비한다. 여생의 마무리와 졸업식을 아름답고 멋지게 맞이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있어서다. 하지만 몸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들은 마음처럼 준비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죽음을 잘 준비할수록 삶을 더 잘 살 수 있게 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에서는 커버스토리로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중요한 아름다운 인생 졸업식인 웰엔딩에 필요한 장례 문화부터 ‘생전 정리’를 통해 남겨진 가족의 회한을 줄이는 방법, 사랑하는 남편이나 아내의 부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등에 대해서 살펴봤다. 또 원혜영 웰다잉문화운동 대표로부터 현 시점에서 웰다잉의 의미와 필요성, 실천 방법도 들을 수 있다.
42년 동안 푹 익힌 진심을 말하는 방송인이자 대표적인 베이비붐 세대인 시니어 임백천을 표지와 기사로 만날 수 있다. 장수 MC로 유명하지만 그 비결을 ‘살아남으려는 노력’ 덕분이라고 말하는 그는 편안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치열함을 내면에 담고 있었다.
가보고 싶은 귀농귀촌 우수 지자체에서는 ‘살아보니 더 좋은 곳이자 내 마음의 고향인 고창’을 이야기한다. 조상의 얼이 담긴 성곽과 고즈넉한 멋이 흐르는 선운사 등 문화유적과 수박, 풍천장어, 복분자 등 각양각색의 먹거리가 넘친다. 고창은 대한민국 최초로 2013년 5월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을 정도로 청정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생태계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생활 속 법률 상식에서는 ‘안전한 상속 솔루션, 신탁’을 소개한다. 전통적으로 유언을 통해 상속이 이뤄지는데, 유언은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같은 분쟁을 없앨 수 있는 금융회사가 재산을 관리하는 신탁이 최근 새로운 상속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6월의 단상에서는 산처럼 물처럼 살다가 바람처럼 떠나는 것을 이상으로 여긴 사대부들이 산행 뒤에 남긴 560편에 달하는 ‘유산기’(遊山記)를 통해 조선의 산행 방법을 담았다. 산행으로 풍류를 즐기고, 됨됨이도 길렀던 조선 선비들의 모습, 특히 퇴계 이황이 산을 사랑한 방식도 만날 수 있다.
1980~90년대 포크밴드 ‘동물원’의 멤버로 활약했던 가수겸 정신의학과 의사인 김창기가 음악과 삶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는 송어게인에서는 최고의 듀오 ‘사이먼과 가펑클’의 ‘So Long, Frank Lloyd Wright’ 노래를 통해 슬픔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감정을 재발견할 수 있다.
이달의 구독에서는 ‘터치’ 한 번으로 받아보는 맞춤형 화장품을 만날 수 있다. 각종 기능을 보완하는 화장품을 써봐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피부. 이런 시니어의 고민에 대한 해답으로 나온 것이 ‘비싸고 좋은 화장품’이 아닌 ‘맞춤형 화장품’이다.
이 외에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는 트로트 가수 이금수의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연세대 농구 감독으로 1990년대 농구 붐의 주역이었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고려용접봉 부회장 최희암, 시인 안도현의 고백을 담은 명사와 함께하는 북人북, 떠오르는 부동산 투자 방법인 리츠를 다룬 은퇴 후 리츠 해볼까?, 숟가락만 들 힘만 있어도 그렇구나라고 하는 재미있는 性인문학, 3대 어깨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제대로 소개한 시니어 헬스+ 같이 시니어들을 위한 재밌고 알찬 내용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6월호는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속도 모르고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이 야속한 봄이다. 장미부터 튤립, 유채꽃까지 오색 봄꽃이 만발하는 5월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로 겨우내 꽃놀이를 기다려왔던 상춘객의 발이 꽁꽁 묶였다. 지난달 벚꽃 명소인 서울 여의도, 잠실 석촌호수 일부 구간도 코로나19 방지 차원으로 통제되면서 벚꽃 축제도 물 건너갔다. 계절을 만끽하지도 못한 채 속절없이 흘려보내는 것 같아 아쉽다면 집 안을 꽃향기로 가득히 채워보는 건 어떨까. 복잡한 인파를 뚫고 꽃 시장을 가지 않아도 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꽃 구독 서비스 ‘꾸까’
핀란드어로 꽃을 의미하는 꾸까는 2주 간격으로 계절이나 콘셉트별로 어울리는 꽃을 정기배송 한다. 스몰(1만7900원)·미디엄(2만6900원)·라지(3만4900원)·엑스라지(4만9900원) 가운데 원하는 꽃의 크기를 고르고 구독 기간을 선택하면 알록달록한 플라워 박스가 집 앞으로 도착한다. 구독 신청 시 수령할 요일도 설정할 수 있어 “비 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주고 싶다”는 옛 노래 가사처럼 자신에게 깜짝 선물을 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이용자 대다수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 자신을 위해 꽃을 산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그 매력에 빠져 2주 뒤를 기다리게 된다는 반응이다.
박춘화 꾸까 대표가 추진하던 화장품 정기구독 사업을 접고 꽃으로 시선을 돌린 것도 같은 이유다. 박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기분전환을 위해 꽃집을 찾는 이들이 많은 반면, 우리나라는 일상에서 꽃을 향유하는 것을 낯설게 여긴다”며 “그동안 경조사나 선물용으로만 소비되던 우리나라의 꽃 문화를 좀 더 일상적으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박 대표는 ‘꽃의 일상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독경제’라는 용어가 대중화되기도 전인 2014년에 꽃 구독 서비스를 고안해냈다.
기존 인터넷 꽃 배달 서비스를 통해서도 꽃을 받아볼 수 있지만, 만족도는 들쑥날쑥한 편이다. 콜센터를 통해 지역별 꽃집을 중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신선도나 보관 방식, 재고 등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꾸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자와의 직거래로 꽃을 대량 주문하고, 본사 작업실에서 플로리스트가 직접 꽃을 손질하는 방식으로 품질을 표준화한다. 꾸까를 단순 배달 서비스가 아닌 전문성 있는 꽃 브랜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취지다. 박 대표는 “다양한 꽃을 자주 접하기 어려운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좋은 후기를 남겨주실 때 가장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잠실·월계·구로점에서 선보이고 있는 오프라인 쇼룸에도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꽃을 접하길 바라는 박 대표의 소망이 담겼다. 유럽의 파머스 마켓(전통시장)과 카페를 결합한 콘셉트로, 음료를 주문하면 꽃 한 송이를 제공한다. 또 꽃에 관심이 생긴 이들을 대상으로 수준별 플라워 클래스도 진행한다. 따분한 ‘집콕’ 일상으로 기분전환용 취미를 찾고 있거나, 인생 삼모작으로 새로운 도전을 모색 중인 시니어에게 솔깃한 기회다. 박 대표는 “꽃을 경험하는 데 거창하고 대단한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며 “앞으로도 일상에서 꽃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브라보’ 독자에게 추천하는 5월의 꽃
작약 꽃 시장에서 3월부터 6월까지 만나볼 수 있는 작약은 ‘봄의 여왕’이라 불릴 만큼 계절을 대표하는 꽃이다. 특히 새하얀 속잎과 분홍빛 겉잎이 수줍게 조화를 이루는 가드니아 작약은 그 자체로 봄의 전경을 닮았다. 개화할수록 겹겹이 풍성하게 피어나, 같은 공간에 두어도 매일 색다른 무드를 선사한다. 추천 꽃다발 로즈 앤 피오니 가격 3만7900원
캄파넬라 하늘에서 축복의 햇살이 내리쬐는 듯 노란빛의 화사하고 우아한 색감을 자랑하는 캄파넬라는 ‘축복’이라는 꽃말에 걸맞게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웨딩 부케다. 주변에 축하할 만한 소식이 들려올 때 샴페인과 함께 캄파넬라 한 다발을 건넨다면 그야말로 센스 만점 시니어가 될 수 있다. 추천 꽃다발 캄파넬라 에디션 가격 5만4900원
델피늄 & 블루 스위트피 흔치 않은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묘한 푸른빛을 띠는 델피늄과 블루 스위트피를 한데 담아보는 것도 좋다. 특히 향수의 원료로 쓰일 정도로 달콤하고 진한 향이 매력적인 스위트피는 꽃잎의 모양이 나비가 모여 있는 모습과 닮아, 향기 가득한 정원을 거닐다 나비를 만난 듯 기분 좋은 설렘을 전한다. 추천 꽃다발 파랑새 에디션 가격 5만6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