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언택트 운동이 주목받는 가운데 골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넓은 그라운드에서 소수 인원이 즐겨 감염 우려가 적고, 시원하게 날리는 샷에 스트레스 해소와 재미도 느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연습장에서 별 어려움 없었던 스윙이 필드에서 난조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 지나친 긴장으로 근육이 경직돼서인데,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부평힘찬병원 박진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통해 긴장 푸는 법을 알아봤다.
◇비거리 욕심 버려라
골프는 기본적으로 척추가 꼬였다가 풀어지는 힘을 이용한 운동이다. 무리하게 스윙을 하면 척추에 부하가 생기거나 척추뼈를 지지하는 근육, 인대가 손상되기 쉽다. 비거리 욕심에 허리를 과도하게 비틀거나, 준비운동에 소홀해 주변 근육이 경직된 상태에서 스윙을 하는 것도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허리를 숙이는 퍼팅 자세도 서 있일 때보다 허리에 높은 하중이 전해진다. 허리에 부담을 덜 주는 스윙법으로 바꾼다면 척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장시간 골프를 즐기면 어떻게 주의하든 척추 관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하면 전동카를 타지 말고 홀과 홀 사이에는 보행을 하는 게 근육 혹은 관절에 워밍업을 해주기 때문에 손상 받을 위험성을 다소 줄일 수 있다.
박진규 원장은 “허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진료실에서 골프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묻는 경우가 많다”며 “요통이 있는 사람은 허리보다 어깨와 몸통을 이용한 스윙을 해야 무리를 덜 수 있고, 풀스윙 대신 쓰리쿼터 스윙으로 부드럽게 쳐서 몸에 오는 무리를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신체 균형 신경 써야
골퍼들은 골반 등 신체 불균형 진단 사례가 많다. 대개 보이는 증상은 오른손잡이 골퍼의 경우 머리와 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왼쪽 어깨가 위로 올라가고, 양쪽 어깨와 가슴 부위가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등은 과도하게 굽어지고, 허리가 삐뚤어지며 양쪽 골반의 높이도 다르다. 이런 신체 불균형은 결국 만성요통이나 디스크 질환, 척추측만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한쪽만 사용하다 보니 특정 부위에 부하가 많이 걸려 부상도 잦다. 한 방향으로 갑작스럽게 너무 과도한 힘이 들어가 체중이 한쪽으로 실리면서 무릎이 빠르게 돌아갈 때 무릎 연골손상이나 골반 뒤틀림 등이 생길 수 있다.
골프로 인한 신체 불균형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스트레칭과 운동량이 적은 방향으로 보조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골프와 함께 근력운동, 에어로빅, 자전거타기, 수영 등의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라운딩 전과 후에 몸 불균형을 풀어주는 워밍업을 숙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박진규 원장은 “라운딩 전에는 어깨너비보다 넓게 선 후 클럽을 뒤로 잡은 채 등 뒤로 들어 올리면서 상체를 곧게 숙여주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이 때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팔과 어깨, 골반, 다리까지 균형 있게 스트레칭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박 원장은 “라운딩 후에는 양손과 양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어가는 자세로 엎드린 후 한쪽 팔과 반대쪽 다리를 수평으로 들어 올려 팔, 몸통, 다리가 일직선이 되도록 하는 스트레칭을 한다”며 “운동량이 적은 반대 방향을 자주 해주면 몸의 균형을 맞추는 좋은 보조운동이 된다고 덧붙였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잘 사는 법’, ‘잘 늙는 법’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신체건강과 직결되면서 ‘잘 먹는 법’, ‘즐겁게 먹는 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기업과 학계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연구 논문 한 편이 발표됐다. 바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박종훈 교수와 고령식 개발 업체인 ‘(주)사랑과선행’이 6개월간 함께 진행한 ‘건강도시락-고령층 노화의 상관관계 연구’다.
좋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 밸런스가 잡힌 건강도시락 섭취가 고령자의 근감소 및 심혈관 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8주간 연구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연구의 축이 되어준 ‘(주)사랑과선행’의 건강도시락은 고령인구 표준식단을 토대로 노인들의 식습관과 영양상태, 표준칼로리, 영양소 등을 세심하게 연구해 개발한 고령층 친화식이다. 한국에서 운영 중인 500여 개 요양원이 고객이다. 최근에는 개인이 신청하면 집으로 배달을 해주는 B2C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고령층이 잘 소화하면서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흡수할 수 있는 시금치나물, 멸치볶음, 가자미구이 등의 제조 방법 특허도 냈다.
‘건강도시락’ 통한 고령층의 영양 섭취와 노화의 상관관계 연구
1 건강도시락을 통해 고령층의 건강과 노화 요인을 측정한 연구로는 국내외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건강도시락을 통한 영양 섭취를 통해 고령층의 심혈관 질환과 근감소 요인을 측정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처음입니다. 그동안 고령자에게 간단한 보충제를 섭취하게 하거나, 운동을 접목해 노화에 관해 연구한 경우는 많았는데요. 영양 조사를 통해 고령자의 일반 식사에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부족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건강도시락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2 건강도시락 섭취만으로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나요?
균형 잡힌 식사만으로도 건강의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현대인의 식사는 너무 불완전하고 불균형합니다. 밀가루와 흰쌀밥, 지방과 단백질은 과다하게 먹지만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지요. 인체에 정말 중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영양소들이 충족되면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지고 당뇨에서 심혈관 기능까지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여기에 운동까지 접목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되고요.
3 ‘건강도시락’에 대해 간단히 소개 좀 해주세요.
이름 그대로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영양만점 도시락입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본격적으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는데요. 이번 연구의 중요한 매개가 되어준 ‘건강도시락’은, 영양 밸런스에 가성비까지 갖춘 고령식으로 ‘(주)사랑과선행’에서 개발했습니다. 현재 전국 요양원과 B2C 형태로 소비자들에게도 배달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운동영양학자로서 이 도시락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다양한 영양소에 주목했습니다. ‘과연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도시락을 제공받아 6개월간 건강도시락과 노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했습니다.
4 연구 과정이 궁금합니다.
연구 과제명은 ‘노쇠전단계(pre-frail)자에 대한 운동과 영양 처치가 근감소증 및 심혈관 위험인자에 미치는 영향’ 입니다.
먼저 좋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도시락을 준비했고요. 65세 이상의 노쇠 전 단계 대상자를 무작위로 구성해 네 부류의 비교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건강도시락도 운동도 적용하지 않은 통제 집단, 두 번째는 건강도시락만 적용한 영양 집단, 세 번째는 건강도시락과 유산소 운동을 적용한 집단, 네 번째는 건강도시락과 EMS 운동(스테핑 유산소 운동과 전기자극 근력 복합운동)을 적용한 집단입니다. 이들 집단을 8주간 측정한 결과 나타난 가장 놀라운 일이 뭐였을까요? 바로 두 번째 집단에서 일어났는데요. 건강도시락만 드신 그룹의 하체기능이 놀랍게 향상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체기능은 노화 연구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 노쇠에는 먼저 신체적 노쇠가 있다. 신체활동이 떨어지면서 대사능력이 감소되고 그만큼 음식도 못 먹게 되고 그러다 점점 눕게 되는 상황을 신체적 노쇠라고 한다. 노쇠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몸을 점점 더 안 움직이게 돼서 힘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노쇠는 신체 에너지 소비량과 근력 감소, 이 두 가지가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노쇠의 판단 기준은 체중 감소, 피로감, 근육 허약,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 등 5가지다. 이 중 3개 항목에 해당하면 노쇠(frail), 2개 항목이면 노쇠전단계(pre-frail)로 판단한다.
5 운동도 하지 않는데 건강도시락 섭취만으로 신체기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건가요?
종합체력지표인 SPPB(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 즉 평형감각, 5초간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기, 4m 보행 속도를 테스트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고령자는 단백질을 먹는 것만으로는 근감소가 개선되지 않습니다. 단백질이 근육에 쓰이려면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도와줘야 하고 이러한 영양소가 음식을 통해 잘 보충됐을 때 신체기능, 즉 하체기능이 좋아지거든요. 건강도시락 섭취를 통해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이 보충되면서 고령층의 하체기능도 향상되었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의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6 건강도시락 섭취를 통한 하체기능 향상 외에 또 다른 성과도 있나요?
혈관을 청소해주고 동맥경화를 방지해주는 좋은 콜레스테롤, 즉 HDL-콜레스테롤 또한 8주간의 도시락 섭취에 의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건강도시락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작용한 것이지요. 우리나라 노인들이 평소 워낙 흰쌀밥과 김치만 드시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드셔서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수 없지요. 또한 8주간의 도시락 섭취를 통해 체내 혈당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횟수가 다른 통제 집단에 비해 감소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도시락 섭취만으로 혈당조절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7 운동 병행이 노화 예방에 더 효과적인 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식사를 통해 영양을 제대로 보충해주고, 거기에 운동을 병행하면 심혈관 기능이 월등히 좋아집니다. 좋은 영양소를 보충하니 몸이 좋아지고, 몸이 좋아지니 움직일 힘이 생기고, 그로 인해 신체활동을 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거지요.
이러한 구조는 굉장히 기본적이고 상식인 듯해도 실생활에서 지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령층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8 건강도시락을 섭취하고 운동까지 병행했을 때 나타난 효과도 알고 싶어요.
앞서 언급한 종합체력지표 SPPB가 눈에 띄게 좋아진 건 물론이고요. EMS 운동까지 병행했을 경우 허리둘레가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동맥경직도도 건강도시락 섭취에 의해 낮아졌고요. 하지만 잘 먹지 못할 경우 신체활동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음식도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신체활동을 할 수 없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결국 잘 먹는 것이 건강의 제1원칙입니다. 먹는 것이 부실하면 결국 몸에 병이 오게 됩니다.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노인 건강 문제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9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가장 유의미한 결과는 도시락만 섭취한 그룹의 하지(하체)기능 향상입니다. 하지기능 측정은 단지 근력만 하는 게 아니라 순발력, 보행 능력 등 다각도로 검사합니다. 하지기능은 노쇠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팩터(요소)입니다. 이 부분이 8주간의 도시락 섭취만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걸 확인했습니다. 운동영양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무척 놀라운 결과였는데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보충되면서 하지기능이 좋아진 것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10 끝으로, 당부사항이 있다면요?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본격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가 고령인구에 따른 사회적 비용 경감 효과, 고령자에 대한 복지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시사한 바가 있다고 판단하고요. 연구 결과가 세간에 많이 알려져 식습관을 통한 고령층 건강 및 영양 문제가 조속히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고령자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식단 및 운동 프로그램이 성공적 노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박종훈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이 알려져 국가에서도 고령층 영양 문제 해결에 힘쓰고 고령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책들도 빨리 나와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자들은 일반 노년층보다 운동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원(재활의학과)·충북대병원 공현호(재활의학과)·경희대병원 원장원(가정의학과)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인 2300여 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 여성과 남성은 운동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일반 노년층보다 각각 약 4배, 약 2배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신체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배가 나오고 근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체 불균형, 느린 보행 속도 등은 건강 악화나 낙상·골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기본적인 운동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연구팀은 여성의 운동기능 하락 폭이 남성보다 큰 이유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지방 조직 분포의 변화 등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연구(KFACS)에 참여한 70~84세 노년층 230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팔과 다리에 분포된 근육량을 나타내는 사지골격근량지수(ASMI)가 하위 20%에 해당되면 근감소증,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여자는 8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했다.
두 가지 질환 여부를 기준으로 근감소증이면서 비만인 ‘근감소성 비만 집단’, 근감소증은 아니지만 비만인 ‘비만 집단’, 근감소증이지만 비만은 아닌 ‘근감소증 집단’, 두 질환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집단’으로 분류했다. 네 집단의 운동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보행 속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균형검사 등 세 가지 항목을 점수화한 신체기능점수(SPPB)를 측정했다.
운동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흡연·음주력 등을 보정해 통계적으로 신체기능점수를 분석한 결과, 고령 여성의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비만 집단에서 1.89배, 근감소증 집단은 1.74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은 무려 3.75배 더 높아졌다. 이에 반해 남성의 경우 비만 집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운동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근감소증 집단은 1.62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에서 2.12배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원 교수는 “노년층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면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운동기능을 떨어뜨리는 근감소성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3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60~70대 노년층의 스마트폰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스마트폰 사용강좌 등을 운영하는 지자체가 늘면서 디지털 환경에서 소통하는 방법에 익숙해진 노년층의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인터넷만 연결되면 노년층도 언제든 스마트폰을 이용해 정보를 습득하거나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른바 ‘실버 스몸비족’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노년층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해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은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년층,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매년 증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5명 중 1명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유아동의 과의존 위험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성인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과의존 위험군도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스마트폰 보급은 생활의 편리함과 즐거움은 커졌지만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척추, 관절 통증 등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내밀고 있거나 장시간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있는 등의 잘못된 자세는 목디스크(경추 추간판탈출증)를 유발하게 된다.
고개를 숙이면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는 목 근육의 수축력이 함께 작용하면서 목에 가해지는 무게는 머리 무게의 5배에 이른다. 머리 무게가 7㎏이라면 목에 가해지는 무게는 무려 35㎏이 되는 셈이다.
바른세상병원 척추 클리닉 이학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보통 목 디스크는 50~60대 퇴행성 변화로 나타나는 것이 주원인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면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일자목과 거북목 변형으로 인한 목 통증을 호소하거나 목 디스크로 진단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용, 일자목으로 목·어깨통증 유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목디스크 전체 환자수는 2015년 87만4230명에서 2019년 101만4185명으로 5년 사이 16%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령별 비율로 봤을 때는 전체 환자 비율은 50대가 30.8%로 가장 많지만 증가폭은 50대가 9.98%인데 비해 60대는 34.67%, 70대는 27.8%로 나타났다.
목 디스크는 중년 이후 퇴행성 변화에 의해 추간판에 수분이 줄어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40~50대 발생하는 질환이다. 7개의 경추(목뼈)로 이루어진 목은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과 충격을 분배하기 위해 C자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목은 하중을 받았을 때 스프링처럼 쿠션역할을 한다.
하지만 목을 길게 빼며 고개를 떨구고 스마트폰을 보는 자세는 목의 커브가 없어지면서 정상적인 움직임의 균형을 깨뜨리고 목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한다. 또한 이런 자세는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긴장시키고 일자목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목뼈 사이에 있는 수핵이 밀려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이학선 원장은 “최근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목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노년층은 시력이 좋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자주 내밀고, 추간판에 수분이 줄어 탄력이 떨어지거나 근력이 약하기 때문에 목디스크에 더욱 취약한 편”이라며 “스마트폰의 잦은 사용은 목디스크 뿐 아니라 손목 통증이나 손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손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게 되는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목 디스크 예방하려면 바른 자세가 중요
목 디스크 초기에는 목에만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차 돌출된 디스크가 팔로 가는 신경을 압박해 목과 어깨 통증, 팔 저림, 두통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보행 장애 뿐 아니라 대소변 장애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고개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더 심해지고, 팔을 머리 위로 올렸을 때 증상이 완화되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 자세교정과 약물주사, 운동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본인의 상태를 알고 치료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방치해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6주 이상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바른 자세가 중요하다. 귀와 어깨선이 일치하도록 자세를 바로잡아 목뼈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고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 인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이학선 원장은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는 액정을 눈높이까지 올리는 것이 좋고,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30㎝ 이상 유지하면 목이나 어깨 통증뿐 아니라 눈의 피로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수면 자세를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특히 목 통증 환자는 수면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추를 받쳐주는 베개 높이와 곡선인데, 뒷목 부분이 조금 높고 머리 중앙이 낮아 경추의 C커브를 유지할 수 있는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평소 건강했던 고령자가 골절이나 수술 등으로 걷지 못하고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근감소증’과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은 줄면서 골절위험이 커지는 것은 물론 면역력 저하와 당뇨·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근육감소를 막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근육의 구성 요소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근육감소가 더 빨리 진행된다. 단백질 부족 상태에서 운동만 할 경우 오히려 근육이 빠지기 때문에 충분한 단백질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노년층의 내장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은 노년기 난청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단백질은 저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끼마다 필요량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보조요법으로 단백질 보충용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된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노년기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고령 남성의 근력이 떨어지면 중증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장일영 교수와 소화기내과 박형철 전임의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성 519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발기부전 여부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집단에서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근감소증이란 노화에 따른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근육량과 근력, 근기능이 일정 기준보다 떨어지는 질환이다. 최근 근감소증이 노년층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 남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성기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2년간 고령 남성을 대상으로 근감소증과 중증 발기부전 여부를 조사한 후 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근감소증은 의료진이 환자의 근육량과 악력, 보행속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진단했으며, 중증 발기부전은 공인된 자기 기입식 설문지인 국제발기능측정설문지(IIEF)를 통해 측정했다.
519명 중에서 중증 발기부전 환자는 약 52.4%(272명)였으며, 전체의 31.6%(164명)는 근감소증을 갖고 있었다. 근감소증이 없는 고령 남성 중 약 43%만이 중증 발기부전을 가진 반면, 근감소증 환자들 중에서 중증 발기부전도 같이 갖고 있는 경우가 약 73%인 것으로 나타나 중증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1.89배 높았다.
특히 중증 발기부전이 없었던 남성 노인 197명 중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정상 기준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 1년 후 중증 발기부전 발생률이 각각 약 2.5배, 약 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속도는 우리 몸의 근력이 잘 기능하는지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나이,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 우울증, 다약제 복용 여부 등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제외했는데도 근감소증 환자에게 중증 발기부전이 나타날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년층에서 근감소증, 특히 그 중에서 근력보다는 근육량과 보행속도가 떨어지면 중증 발기부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건강한 성은 노년층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실내 자전거 타기, 가벼운 체조나 수영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킬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식단으로 단백질 영양섭취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내과학회 영문 학술지(KJIM, 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노년층이 최근 집 밖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가벼운 충격에도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노년기 골절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노년층은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조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지각이 어렵고, 골절 후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골다공증은 ‘뼈에 구멍이 많아지는 병’을 말한다. 뼈에 구멍이 많아지면 뼈의 양이 줄어들고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된다. 우리 몸의 뼈는 성인이 될 때까지 밀도가 높아지다가 30대 중반부터 무기질과 골량이 서서히 감소하며 약해진다.
척추나 대퇴골 같이 우리 몸을 지탱하는 뼈에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삶의 질은 크게 낮아진다.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낙상은 물론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리는 가벼운 활동, 심지어 기침만으로도 골절이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노년에 발생하는 고관절 골절은 심각하다.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해야 하지만 노년층은 고령의 나이로 위험부담이 크고, 수술 후에도 장기간 누워 지내야 하기 때문에 근육량이 빠르게 감소해 욕창과 폐렴 등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상배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골다공증은 골절, 재골절의 반복으로 사망 위험성이 증가해 부모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평상시에도 골다공증 병력과 골절 경험을 비롯해 최근 키가 1㎝라도 줄었는지, 허리나 등에 통증은 없는지를 자주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다공증은 스스로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먼저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노년층은 관절과 뼈에 무리가 갈까 봐 근력운동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근력을 키우는 운동은 뼈를 지지하는 근육과 관절을 강화시켜 골절의 위험을 줄여준다.
식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우유와 치즈, 달걀, 두부 등 칼슘과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의식적으로 자주 챙겨 먹어야 뼈가 건강해진다. 또한 자외선을 통해 합성되는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하루 15분 정도는 야외에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은 보통 증상이 없는 병이기 때문에 60세 이상이면 2년마다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고, 여성의 경우에는 폐경 이후 한 번쯤은 골밀도를 확인해 적절한 치료로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한국노인노쇠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 사업단이 ‘코로나 감염을 이겨내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노인노쇠 예방운동법’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서만 장기간 지내는 어르신들은 신체 장기의 기능 감소로 노쇠해질 수 있다. 이는 근감소증, 인지기능저하, 혈압·혈당 증가, 면역력 감소로 이어져 여러 감염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한국노인노쇠코호트 구축 및 중재연구 사업단장)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노년층의 신체활동 빈도가 급격히 줄고 있어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노쇠, 근감소증, 치매 예방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예방운동법을 적극 활용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동아대학교 건강관리학과 박현태 교수(한국노인노쇠코호트 및 중재연구 운동중재 세부책임)의 주도로 제작된 이번 영상은 특별한 장비 없이 실내에서 손쉽게 따라할 수 있는 △하지근력 강화를 위한 5가지 운동법 △인지능력향상 유산소 운동법으로 구성됐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건강장수를 위한 운동이야기’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척추는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추가 노화하면 각종 문제가 생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모님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척추관협착증, 과연 수술만이 정답일까.
건강한 노년의 삶을 방해하는 복병, 일명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 척추관협착증은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165만 명으로 전년(154만 명) 대비 약 11만 명 늘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머리부터 팔, 다리까지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의 노화로 주변의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탄력 조직인 디스크에서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데 더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악화된다.
김종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은 눕거나 쉴 때는 증상이 없어지지만 일어서거나 걸으면 엉덩이와 다리 부근에 시리고 저린 느낌이 들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며 “이때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순간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리게 된다”고 했다. 척추관협착증을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부르는 이유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지고 심한 경우 몇 발자국만 걸어도 쉬었다 걸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높은 편이다.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65%를 차지한다. 특히 여성 환자의 80%는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호르몬 변화의 영향으로 척추 주변 조직이 약해지면서 발생한다.
증상 서서히 나타나 … 초기 적절한 치료 중요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급성 통증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랜 시간 서서히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곧 치유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을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하지 근력 약화는 물론 다리 감각까지 떨어져 걷기가 힘들어지고 낙상 위험 역시 높아진다. 김종태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노년층 여성은 뼈가 약하기 때문에 낙상할 경우 뼈가 부러지기 쉽고, 이로 인해 활동이 제한되면 체중이 증가하고 비타민 D 부족으로 뼈가 더욱 약해지면서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질환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수술 아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 조절
척추관협착증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른 단계적 치료를 원칙으로 자세보정, 운동요법,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근 차단술 같은 주사 시술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김종태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고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절한 진단 검사를 통해 협착증의 부위나 정도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그 정도에 따른 맞춤형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면 많은 경우에서 효과적인 증상 호전과 중증으로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술은 적절하고 충분한 기간의 일차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심한 통증이나 보행 제한이 지속 또는 악화하는 경우, 수술로 기대되는 이점이 수술 위험보다 훨씬 많다고 예상될 때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물론 빠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질환이 상당히 진행돼 급격히 하지의 운동 마비 증상이 발생하고 진행하는 경우나 대소변 장애가 나타날 땐 빨리 수술 치료를 시행해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김종태 교수는 “최근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통증 기전에 따른 다양한 약물이 연구 개발됐고 다양한 물리 치료, 주사 요법 등으로 대부분의 경증이나 중등도 협착증의 경우 상당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며 “수술적 방법은 이러한 보존 치료 후 통증, 보행 제한 등의 증상이 심하게 지속하거나 운동 마비, 대소변 장애가 생기는 경우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Tip. 척추관협착증 의심 증상 6가지]
1.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끝이 저리거나 시리며 당기고 아프다.
2. 걸으면 심하게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쉬어야 하며, 앉아서 쉬면 통증이 줄어든다.
3. 통증 때문에 점차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줄어든다.
4. 운동이나 일을 하면 통증이 악화된다.
5.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줄어든다.
6. 등과 허리가 점점 굽는다.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말을 아끼는 경우가 있다. 늙으면 아픈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지만, 자식들이 걱정할까 아파도 내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일상 속에서 부모님의 달라진 행동이나 습관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관절·척추질환을 짚어본다.
◇외출 꺼려한다면 무릎 통증 의심
부모님이 어느 순간부터 가까운 곳조차 다니기 힘들어 외출을 꺼려한다면 무릎 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무릎 뼈를 보호하는 연골 기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탄력이 떨어지고 점차 얇아진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부딪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초기에는 계단 오르내리기를 힘들어하지만, 연골 손상이 진행되면 평지를 걷는 데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이 아파 외출을 자제하면 점점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우울감까지 느낄 수 있어 병원을 방문해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서동현 병원장은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려면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야 한다”며 “무릎이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오히려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님 걸음이 점점 뒤처진다면?
걷는 속도를 늦춰 천천히 걷는 데도 부모님은 자꾸만 걸음이 뒤처지고, 중간중간 앉아서 쉬려고 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 주변 인대와 관절이 비대해져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다가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나타난다. 오래 걸을수록 통증이 심해져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허리를 굽히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주 허리를 굽히거나 육안으로 봤을 때 허리가 점점 굽어져 가는 모습일 때도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않는 게 불편하면 고관절 질환 신호
평소 좋아했던 식당에 갑자기 방문하기를 꺼린다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좌식 식당인지 먼저 확인해보자. 고관절 퇴행성 변화로 인한 통증으로 양반다리 자세가 힘들어진 것일 수 있다. 양반다리처럼 허벅지를 바깥으로 벌릴 때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골반뼈와 대퇴골을 이어주는 고관절은 무릎 관절만큼 체중 부하를 많이 받아 고령자일수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늘어나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동현 병원장은 “환이 심해지면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비수술, 수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가능한 증상 초기에 빨리 치료를 하고, 평소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시키는 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