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60대 1인당 평균 가계대출 보유액은 8673만 원, 70세 이상은 7804만 원으로 파악됐다. 총 가계대출 보유자 1956만 명 중 60세 이상은 18.8%였다. 가계대출을 보유한 5명 중 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인 셈이다.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 금액은 60대가 225조 5000억 원, 70대가 8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인 1674조 4000억 원의 18.3%를 차지했다.
고연령 대출자의 비중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늘고 있다. 가계대출 보유자 중 고연령 대출자 비중은 2016년 말 15.4%에서 지난해 상반기 18.6%로 3.2%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차지하는 가계대출 보유 금액 비중도 16.3%에서 18.3%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고령자는 유동성 낮은 부동산 위주 자산으로 구성돼 은퇴 후 소득 절벽을 마주할 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자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8.1%에 달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고 저축 비중은 15.5%로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다. 집은 있지만 현금 동원력이 가장 부족한 세대라는 것이다.
연금 수령을 개시하더라도 액수는 우리나라 노령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약 54만 원으로 충분치 않다. 여기에 기초연금을 더하더라도 연금 수입은 월 70만 원을 넘기 힘들다. 이처럼 현금소득이 적은 상황에서는 부채 관리를 더 신경 쓰고 계획적으로 상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총부채액을 계산하고 각 부채의 이자율을 검토해야 한다. 금액뿐 아니라 금융기관별로 얼마를 어떤 금리에 빌렸는지 알아야 한다. 같은 이자율이더라도 상환방법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대출 이자가 달라지므로 금액, 이자율, 상환방법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원금 1000만 원, 이자율 5%, 5년 만기에 3년 거치의 대출을 받았다면 만기 일시 상환 시 총 이자는 250만 원, 거치식 상환 시 202만 833원, 원리금 균등분할 시 132만 2740원, 원금 균등분할 시 127만 833원이다. 이자는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대출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된다.
대출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을 때 중도상환수수료에 무리가 없다면 한 곳으로 모아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자율, 총 이자액, 상환방법 등 서로 다른 대출 조건을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합치면 자금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상환 계획을 세우는 데도 편리하다.
결제계좌를 하나로 합쳐 자동이체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부채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출이자 납입 계좌와 신용카드 결제 계좌가 분산돼 있으면 이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여러 대출의 상환기일을 통일하고 납입 예약을 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계좌를 개설하는 주거래은행은 제1금융권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서형원 신용회복위원회 신용교육원 부장은 “본인의 채무 연체가 없었던 은행으로 선택하는 게 신용등급 향상에 유리하다”며 “선택한 은행에 통장 개설, 저축금융상품 가입, 신용, 체크카드 발급 등 금융거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빚을 상환하는 순서도 중요하다. 빚을 상환할 때도 우선순위가 있다. 서형원 부장은 “채무는 금리가 높은 채무, 연체가 오래된 채무, 금액이 작은 채무 순으로 상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금리와 연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고 신용등급은 차후 금융거래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용이 낮아지면 카드 사용, 휴대폰 개통처럼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있으므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이 올해부터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면서 대출금리가 중요해졌다. 고금리 대출을 사용할수록 신용점수는 빠르게 내려간다. 따라서 카드사 현금서비스, 마이너스통장, 제2금융권 대출 등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 연체도 신용점수에 나쁜 영향을 준다. 연체 기간이 오래될수록 신용점수가 많이 깎이므로 채무를 일부만 상환할 수 있다면 오래된 연체부터 상환해야 한다.
가계부는 재테크의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이나 은퇴한 시니어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다. 과거에 수기로 가계부를 작성했지만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가계부 작성이 매우 쉽다.
특히 가계부를 쓸 때 생활비를 절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는 것이 좋다.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의 저자 ‘맘마미아’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돈을 헛되게 쓰는 순간 자괴감이 들고 의기소침해지고 ‘가계부 써서 뭐하나’하는 생각에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게 된다”며 “가벼운 재테크 놀이라고 생각하면서 해야 가계부 쓰기가 훨씬 재밌고 자연스럽게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계부 종류는 수기 가계부, 액셀 가계부, 가계부 앱 등이 있다. 시니어들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가계부 앱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점점 확대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계부 앱이 가장 편리하다.
가계부 앱을 써보려는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점유율이 높은 가계부 앱 3개를 선정해 장단점을 분석했다. 여기서 소개하는 앱들은 모두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연동해놓으면 해당 지출이 식비인지 여가를 위한 비용인지 등 항목까지 자동으로 분류돼 매우 편리하다. 다만 세부기능들이 다르고 어떤 버튼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다를 뿐이다. 따라서 연습 삼아 써보고 가장 손에 익는 앱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오랜 사랑을 받은 '네이버 가계부'
네이버 가계부는 출시한지 10년이 넘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앱들이 새로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만큼 기본 기능이 뛰어나다.
지출과 수입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항목 분류는 자동으로 정리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본 시니어가 영화를 본 날의 지출에 '영화'라고 입력하면 분류는 '문화생활'로 자동 설정된다. 이렇게 쌓인 지출과 수입을 그래프나 통계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하며 지출을 관리할 수 있다.
‘네이버’ 플랫폼 기반이라 PC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필요할 경우 가족과 공유할 수도 있다. 단점은 네이버 가계부 앱이 아이폰 서비스를 중단해 아이폰으로는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PC에서 사용해야 한다.
음성인식 되는 ‘편한 가계부’
편한 가계부는 금융권에서 온 문자 양식을 분석해 자동으로 복사, 붙여넣기로 입력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단 한 번 붙여넣기로 수입과 지출 관리, 자산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음성으로도 가계부를 입력할 수 있다.
가계부 앱 중 드물게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PC로 이용하려면 유료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편한 가계부 앱 후기를 보면 메모 기능이 유용하다는 평이 많다. 주 화폐를 고를 수 있고 보조 화폐 기능도 제공해 해외에 사는 사람이나 해외 직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잘 사용할 수 있다.
영상으로 된 광고가 많아 강제로 시청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의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정책 때문에 문자내역을 수동으로 복사, 붙여넣기 해야 한다.
방대한 금융정보가 연동되는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주요 은행과 카드사, 증권 정보를 앱과 연동해 한 번에 다양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앱에 공동인증서를 등록하거나 은행에서 쓰는 아이디,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수입, 지출, 계좌이체, 자동차, 부동산, 연금까지 방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등록된다.
한 번 등록해놓으면 수입, 지출 등 금융정보가 바뀔 때마다 앱 내에서의 정보도 자동으로 바뀐다. 정보 업데이트가 귀찮아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는 이들에게 좋은 앱이다. 또 알림 설정을 하면 이용자의 금융 생활에 꼭 필요한 소식을 알려주고, 소비 패턴에 맞는 금융상품도 추천해 준다.
연동되는 은행, 증권사가 매우 많고 문제 발생 시 피드백이 빠르다. 단점은 연동되는 금융기관과 서비스가 많다 보니 한 번 업데이트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난 6월 시니어 A 씨는 딸에게서 급한 사정으로 폰을 수리해야 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신분증 사진과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보내주고 딸이 보내온 애플리케이션(앱)도 설치했다. 그러나 딸인 줄 알았던 문자 발송인은 메신저피싱 가해자였고, A 씨의 증권 계좌에서 보유 중인 주식이 매도되고 이를 담보로 3000만 원가량의 대출이 실행되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50세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5일 ‘2021년 상반기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을 발표하고, 중장년층에게 피해 예방을 위해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메신저피싱 피해액의 93.9%가 50세 이상 연령층에서 나왔다. 50대의 피해 금액은 245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수의 52.5%에 달했다. 60대는 186억 원(36%), 70대는 25억 원(5.4%)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메신저피싱은 타인의 메신저 계정을 도용해 등록된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다. 사기범은 주로 자녀를 사칭해 ‘아빠’나 ‘엄마’에게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라고 접근했다. 최근에는 중장년층의 관심사를 활용해 ‘백신 예약’이나 ‘금감원에 계좌 등록’ 등을 빙자하는 문자가 대량 발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속아 넘어간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친구 등록을 요구했다. 이후 신분증 촬영본이나 계좌번호·비밀번호 등 금융거래정보를 얻어내거나 원격조종앱 같은 악성앱을 설치시켜 휴대폰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탈취했다.
사기는 탈취한 피해자의 신분증과 금융거래정보를 이용해 수시입출금 계좌 잔액을 직접 이체하거나 저축성 예금·보험을 해지하고, 피해자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받는 식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은 “메신저피싱은 피해자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발생해 피해구제 신청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보유 중인 금융자산을 탈취당할 뿐 아니라 거액의 대출까지 떠안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의 올바르고 적극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 측은 “자녀를 사칭하며 금융거래정보를 요구하는 수상한 문자를 받았을 경우 전화를 걸어 자녀가 맞는지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신분증이나 계좌번호·비밀번호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URL(인터넷주소)을 터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오늘(6일)부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국민지원금)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정부나 카드사를 사칭한 ‘스미싱’메시지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악성앱 주소를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대량 전송하고, 문자 수신자가 이를 누르면 개인정보와 금융정보 등을 탈취하는 사기 수법이다.
정부는 국민비서 사전 알림 서비스를 활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행안부는 “카드사나 국민비서 외 출처가 불분명한 안내 문자를 받았을 때에는 클릭하지 말고 바로 삭제하고, 문자를 확인했다면 URL 클릭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싱이 의심되는 문자를 받았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상담센터에서 상담받을 수 있다.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시 즉시 유출된 개인정보 관련 금융회사나 경찰청, 금감원에 피해를 신고하고,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신청 후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에 3일 이내로 제출하면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치매는 노년기를 위협하는 질병이자 노인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열 명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가운데,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치매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치매를 정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 일본에서 이용하고 있는 세계의 신박한 치매 치료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한다.
치매 노인끼리 떠나는 버스 여행부터 해변에서의 소소한 휴가까지
네덜란드 두틴험 시의 한 치매 요양시설에서는 시내 버스를 운행하는 치매 노인과 그 뒤에 탑승해 농담을 주고 받는 치매 노인들을 볼 수 있다. 해변에서 가까운 하를렘 시의 요양시설에 머무는 치매 노인들은 시설 내 해변에서 소소한 휴가를 보낸다. 이 모든 일은 요양시설 안의 ‘시뮬레이션 방’에서 이뤄진다.
시뮬레이션 방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환경을 그대로 구현해 놓고 있다. 평소 외출할 때 탔던 버스에 타면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수가 늘어선 네덜란드의 시골길을 볼 수 있다. 해변을 구현한 방에서는 진짜 모래가 깔려 있고 이따금씩 철썩이는 파도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해변의 열기가 느껴지는 곳에서 맛 보는 아이스크림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이 모든 것은 창문 위치에 달린 화면에서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시골길 영상, 열기를 조성하는 램프 등으로 만들어진다.
네덜란드의 이례적인 치매 치료 방식을 보도한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네덜란드의 64세 이상 인구 320만 명 중 약 8.4%인 27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43년 전까지 그 수가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고령층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증상도 낮출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고심 끝에 고안해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고, 카페나 버스 정류장, 펍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소를 구현해낸 시뮬레이션 방을 가족이나 시설에서 함께 지내는 노인들과 함께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빛과 향, 마사지, 음향을 이용하는 시뮬레이션 방은 1990년대부터 네덜란드 전역의 의사와 치매 간병인이 개척해 온 방식이다. 침대 위에서 안정을 취하게끔 하거나 약물을 처방하는 정통적인 치매 치료법을 거스른다. 에릭 스헤르데르(Erik Scherder)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신경 심리학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환자의 스트레스와 불편함을 낮출 수 있다면 생리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네덜란드의 한 치매 환자 담당 간병인은 “이런 형태의 시뮬레이션이 실제로 치매 환자에게 투입되는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낮춘다”고 증언했다.
치매 환자도 자유롭게 지출하게, 시브스타(Sibstar)
영국에는 치매를 앓는 노인이 재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시브스타(Sibstar)’로, 치매 환자가 스스로 일상 지출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보안 카드와 애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한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으로 생겨난 금융서비스다.
시브스타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치매를 앓고 있는 창업자이자 CEO 제인 시블리(Jayne Sibley)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시브스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Sibstar’에 게재된 인터뷰 동영상에서 그는 “치매 환자인 부모님이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무언가를 구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제품을 구매하는 등 치매 환자인 부모님이 돈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목격했다.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부모님이 치매라는 질병에 구애 받지 않고, 스스로 상점이나 카페를 가고, 요가 수업을 등록하는 등 일상을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사업을 구상했다.
시브스타는 앱이나 홈페이지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에게 선불 체크카드를 보내준다. 시브스타 앱으로 체크카드에 연결된 계좌로 돈을 입금해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 앱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상점, 현금이나 포인트 방식 등 치매 환자가 주로 카드를 사용하는 장소나 결제 방식을 미리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앱으로 카드 사용자인 치매 환자와 가족 또는 법적 대리인이 매일 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어 치매 환자가 소비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영국 유일의 치매 환자를 위한 핀테크 기업인 시브스타는 아이디어와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설립돼 영국 알츠하이머학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Alzheimer's Society Accelerator Program)에 선정됐다.
테라피 독·테라피 캣과 함께하는 노인, 애니멀 테라피
개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치매 노인의 심리 치료에 활용하는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hy)도 있다. 지난달 26일 지지통신은 일본 환경성이 내년부터 지자체가 보호하는 개·고양이를 병원이나 요양원에 제공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니멀 테라피(animal theraphy)를 희망하는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테라피 독’과 ‘테라피 캣’으로 노인의 심리치료를 담당한다.
다비드 쿠르토(David Curto) 알츠하이머성 치매 전문 의사는 스페인의 건강보험그룹 ‘사니타스’(Sanitas)의 소식지의 칼럼에서 반려동물을 이용한 요법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법 7가지 중 하나로 소개한 바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을 기억하고, 식사를 챙겨주고, 산책을 시켜주거나 털을 빗겨주는 등의 행동이 치매 환자의 정신 상태나 기동성을 향상시킨다. 또 다비드 쿠르토는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보이는 애정이 치매로 인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핍을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치매 노인의 신체, 인지, 감정, 사회적 부분 등 모든 면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적었다.
국내에서도 전자약이나 디지털 치료제, 추억의 가요 가사가 수록된 음악 퀴즈 책자를 제공하는 등 신박한 치매 치료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도입 단계에 머물고 있다. 중앙치매센터는 2060년 치매 유병률이 20%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의 시니어들이 덜 아프고, 더 행복한 사회가 하루 빨리 준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뒷방 늙은이’를 거부하는 시니어들이 있다. 젊은 층 못지않게 인터넷과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에도 적극적이다. 이들이 ‘덕질’에 뛰어들며 새로운 ‘엄마·삼촌 팬’ 문화를 만들고 있다. 시작은 MZ세대와 비슷했지만 남다른 재력과 소비력으로 차원이 다른 덕질을 보여주는 ‘오팔 세대’를 들여다봤다.
요즘 어른들은 뭔가 다르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남은 인생을 수용하는, 그저 나이 들어버린 존재가 아니다. ‘노(NO)노(老)’를 외치며 활발한 사회활동과 네트워킹으로 정체성을 찾고 젊은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한다. 이들은 바로 오팔 세대다.
오팔(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는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1958년 개띠 ‘58’과 발음이 같고, 은퇴 이후에도 삶을 즐기며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세대의 다채로운 행보가 다양한 색을 담고 있는 보석 ‘오팔'과 닮았다는 의미다.
“너네만 덕질하니? 엄마도 삼촌도 한다”
최근 오팔 세대 사이에서 ‘덕질’이 화제다. 젊은 세대의 전유물 같았던 덕질이 전 세대로 퍼지고 있다. 덕질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분야는 연예인, 게임, 만화, 음식, 반려동물 등 매우 다양하다.
오팔 세대의 덕질은 MZ세대 못지않다. ‘내 가수’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은 무조건 본방 사수다. 관련 기사도 부지런히 확인한다. 음원 결제도 서슴지 않는다. 신한카드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연령대별 음악·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 증가율은 20~40대가 71%인 데 비해 5060세대는 101%로 크게 늘었다.
오팔 세대는 MZ세대 덕질의 필수인 ‘스밍 총공, ‘조공’, ‘기부 서포트’, ‘굿즈 구매’ 같은 문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스밍 총공은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 순위를 올리고자 특정 시간에 일제히 해당 곡을 듣는 것을 말한다. 조공은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선물을 보내는 행위다. 기부 서포트는 스타와 팬덤 이름으로 기부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굿즈는 사진과 DVD, 각종 소품 등 연예인이나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상품이다.
“이것이 어른의 덕질이다”
바야흐로 트로트 르네상스다. 2019년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 흥행을 계기로 그동안 ‘고리타분한 음악’으로 치부돼 비주류로 밀려났던 트로트가 오팔 세대 덕에 가요계에서 다시 급부상했다. 그 중심에는 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이 있다. 그의 팬클럽 ‘어게인’은 오팔 세대만의 팬 문화를 만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어른의 덕질’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들은 MZ세대 팬들과는 다르다. 팬카페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드러내며 댓글을 단다. 온라인에서 처음 만났지만 익명성 뒤로 숨지 않고 서로 예의를 지키고 싶어서다. 송가인이 한참 어린 딸이나 손녀뻘이라도 ‘가인 님’, ‘가인 씨’라고 부른다. 말도 잘 놓지 않는다. 송가인의 SNS에는 “송가인 님 덕에 힘을 얻고 있어요”와 같은 존칭 문장이 주를 이루는 반면, 아이돌 SNS에서는 “언니 보고 벽 부수다가 우리 집 원룸 됐어”, “오빠는 경마장 가지 마. 말이 안 나오니까”와 같은 요즘 유행하는 ‘주접 댓글’을 볼 수 있다.
남다른 조공 문화도 눈에 띈다. ‘건강이 최고’라 생각하는 오팔 세대 팬들은 송가인에게 홍삼, 참치회, 산낙지 같은 건강식품을 박스째로 선물한다. 브랜드 의류나 액세서리보다는 몸을 챙겨주려는 마음이 돋보인다.
미스트롯 흥행을 디딤돌 삼아 2020년 출격한 ‘미스터트롯’은 ‘엄마 부대’라는 새로운 광풍을 일으켰다.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는 6월 16일 임영웅의 생일을 기념하며 ‘착한 덕질’의 표본을 보여줬다. 전국적으로 선풍기 100대 기부, 취약아동 생계비 지원, 저소득 어르신 무릎인공관절 수술 지원 등 릴레이 나눔 캠페인을 이어갔다. 또 서울부터 부산까지 팬클럽·지역연합이 모여 전국 곳곳에 있는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에 릴레이 광고를 진행했다. 전국의 영웅시대가 서울 지하철역 생일 전광판 광고를 보러 지방에서 올라오기도 했다.
구매 대란 만든 삼촌 팬
오팔 세대는 ‘뒷방 늙은이’를 거부한다.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즐긴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아낌이 없다. 덕질도 이런 활동 중 하나다. 오팔 세대는 소비 력이 남다르다. 최근 브레이브걸스에 빠진 ‘삼촌 팬’들이 이를 제대로 보여준다. 해체를 앞두던 브레이브걸스(민영, 유정, 은지, 유나)가 올해 초 역주행을 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보통 역주행은 반짝인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인기를 계속 이어가며 대세로 떠올랐고, 광고계에서도 블루칩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브레이브걸스의 잠재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삼촌 팬의 활약이 컸다. 통 큰 팬 일화도 끝없이 나온다. 한 팬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 꼬부기를 닮아 ‘꼬북좌’라는 별명을 가진 유정의 꼬북칩 광고 계약을 기원하며, 과자회사 주식을 3000만 원어치 매수했다.
주방용품 브랜드 해피콜은 브레이브걸스를 내세운 마케팅을 시도해 ‘쁘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해피콜에 따르면, 프로모션을 시작한 5월 24일부터 일주일간 자체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00% 늘었다. 해피콜 자체는 물론, 주방용품 시장 전체로도 기록적인 수치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브레이브걸스 삼촌 팬들은 일단 제품을 구매하고 본다. 멤버가 사용하는 제품은 일단 산 뒤 해당 업체에 ‘여성만 쓸 수 있는 거냐’고 나중에 문의하는 식이다. 이처럼 브레이브걸스가 광고하는 상품은 삼촌 팬 덕에 매출이 2~4배 이상 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덕질의 순기능
덕질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분석도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트로트 열풍으로 보는 오팔 세대의 부상과 팬덤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오팔 세대에게 덕질은 잃어버린 나의 정체성을 찾고 위안을 얻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오팔 세대는 덕질을 시작하고 인생이 행복해졌다고 말한다. 지난 4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는 임영웅의 ‘찐팬’ 68세 홍경옥 씨가 소개됐다. 그의 방에는 응원봉과 포스터, 그립 톡, 머그잔, 가방, 우산 등 임영웅 굿즈가 300개 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생활용품 굿즈도 임영웅 얼굴에 작은 상처라도 날까 전혀 쓰지 않고 모셔두고 있다.
홍 씨가 이토록 임영웅에게 빠져든 데는 이유가 있었다. 힘든 시절을 보내며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던 때, 임영웅의 사연과 노래가 큰 위로로 다가와서다. 홍 씨의 남편은 임영웅이 아내의 웃음을 되찾아준 고마운 존재라고 밝혔다.
덕질은 세대 간 격차를 좁혀주기도 한다. 엄마의 늦은 덕질을 본 자녀들은 얼떨떨한 기분을 느끼지만, 점차 부모의 취미 생활을 응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27세 정소라 씨는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됐지만, 이제는 콘서트 티케팅을 도와드리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탓에 미뤄졌던 미스터트롯 콘서트가 또 취소됐다. 기다린 지 1년이 넘었다. 예약 대기까지 걸어놓으며 부모님께 공연을 보여드리려 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렇듯 많은 자녀가 부모의 취미 생활에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의 팬카페에서는 부모를 대신해 티케팅과 스밍을 하고 있다는 자녀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오팔 세대도 공연 티케팅 같은 적극적인 덕질로 자녀 세대와 더욱 가까워질 지름길을 찾고 있다. 자녀들이 아이돌에 빠지거나 그들만의 세계에 몰두하는 현상을 이제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임영웅 팬클럽 영웅시대의 ‘좋은날’ 회원은 유튜브 채널 ‘니나노 텔레비전’에서 “처음 하는 덕질이라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딸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더니 처음에는 딸이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딸이 음원 다운로드와 사이트 가입 등을 도와주면서 엄마 마음을 알게 됐다며 이해해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팔 세대가 뒤흔든 팬덤 경제
오팔 세대는 새로운 덕질 문화를 만들며 팬덤 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오팔 세대의 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는 등 디지털에 상당히 익숙한 세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비부머를 필두로 하는 오팔 세대의 거대한 규모와 높은 소비력 덕에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한 상품이나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며 “이들의 문화나 행태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팔 세대 덕질의 주요 동기는 ‘젊음’과 ‘향수’, 두 가지 키워드로 꼽을 수 있다. 젊게 살고 싶은 욕구가 소비와 여가 활동의 주요 동기가 돼 MZ세대의 전유물이던 덕질을 모방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제 성장기 동안 억제됐던 문화 향유 욕구가 은퇴 이후 불이 붙으며 과거의 문화, 가치, 감성을 담은 콘텐츠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유통업계는 이런 트렌드에 주목해 친필 사인 양주잔, 실크 스카프, 돋보기 목걸이등 오팔 세대 맞춤 굿즈를 출시하고 있다.
강좌와 학습, 여가 활동이 확산되고 삶의 단계 변화에 따른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동호회를 비롯한 커뮤니티도 활성화되고 있다. 초고속 성장을 이끈 세대로서 배워야 산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오팔 세대는 팬덤 문화에도 빠르게 정착했다. 서툴렀던 스마트폰 사용이나 온라인 세상에서 서로 도우며 디지털 기반 덕질의 영향력을 확대해가는 모습이다.
새로운 덕질 문화를 만들고 있는 오팔 세대가 MZ세대를 넘어설 신소비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팬덤의 경제적 파급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은퇴 후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젊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어 주 소비층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오팔 세대. 이들이 만드는 팬덤 경제가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에서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기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 등을 이용하는 ‘구독경제’의 몸집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 아니라 의식주부터 취미와 여가 등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하고 있다. 심심할 때 TV 대신 넷플릭스를 보고, 유튜브 구독자 수로 인기를 가늠하는 구독 전성시대, 시니어가 알아두면 좋을 이색 서비스를 소개한다.
개인이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일시불, 할부, 리스, 렌트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 구독 열풍이 자동차 시장까지 영역을 뻗치면서 새로운 구매 방식이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듯 자동차도 월 단위로 여러 사람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스펙트럼’과 기아자동차의 ‘기아플렉스’, 르노삼성의 ‘모빌라이즈’ 등 차량 구독 서비스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지만, 본 기사에서는 시니어의 ‘최애차’인 아반떼와 그랜저를 보유한 ‘현대셀렉션’을 살펴보기로 한다.
차량 구독 서비스 ‘현대셀렉션’
지난해 4월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현대셀렉션은 매달 구독료를 내고 현대차 7종 중 원하는 차를 골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요금제는 베이직(59만 원), 스탠다드(75만 원), 프리미엄(99만 원) 세 가지로, 요금제에 따라 선택 가능한 차종 수가 다르다. 차종은 그랜저, 팰리세이드, 싼타페, 캘리그래피, 쏘나타, 투싼, 아반떼, 베뉴 등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현대셀렉션’ 앱을 다운받고, 회원 가입을 한 다음 요금제와 차종, 컬러, 옵션 등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 완료 시 거주지 근처로 차량이 배송된다.
현대셀렉션의 구독료에는 차량 관리 비용과 보험료, 자동차세 등 부대비용이 포함돼 있어 운전자가 차량 관련 비용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렌터카와 같이 번호판의 기호가 하·허·호로 분류돼 해당 차량이 자차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차량 대여가 대중화되고 번호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면서 문제시되지 않고 있다.
가격 면에서는 리스, 렌트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차종에 따라 더 비싼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21 그랜저 가솔린 2.5 모델을 보증금·선납금 없이 36개월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렌트는 월 58만~70만 원, 리스는 52만~65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보증금과 선납금을 낼 경우 월 납입금은 더욱 저렴해진다. 반면 구독은 월 99만 원을 내야 그랜저를 탈 수 있다. 운영 방식이 렌트와 유사하면서 가격대는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현대셀렉션은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구독자 수 1만 명을 돌파, 재구독률 97%를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장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차종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셀렉션의 경우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회, 프리미엄 요금제는 2회 차량 교체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근거리 외출을 할 때는 간편한 아반떼를 타고 다니다 자녀 결혼식엔 기품 있는 그랜저를, 차박 여행을 떠날 때는 거친 황무지에도 끄떡없는 팰리세이드를 몰 수 있다. 현역 시절 함께한 ‘애마’를 떠나보내고 인생 2막을 같이 달릴 신차를 찾고 있다면, 구매 전 차종별로 장기 시승을 해보며 장단점을 분석할 수도 있다.
요금제에 따라 사용자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스탠다드 요금제는 2명, 프리미엄 요금제는 3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 간 차량을 공유할 경우 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김주원 현대셀렉션 책임매니저는 “그랜저를 타고 다니던 시니어 고객의 자녀가 아반떼 신형 모델에 관심을 보이자 차량을 교체해 시승시켜준 사례가 있다”라며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니즈를 함께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차량 구독의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신청 방법도 간편하다. 별도의 서류 없이 앉은 자리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앱 화면도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어 모바일 기기가 낯선 시니어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김 매니저는 “차량을 이용하는 일련의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지지 않도록 절차를 간편화했다”라며 “월 단위 렌트와 비교했을 때도 서비스나 차량의 품질, 청결 등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헷갈리는 리스·렌트·구독 한눈에 이해하기
리스▶매달 일정 요금을 내는 대가로 리스사가 구매한 자동차를 빌리는 금융 상품이다. 기간 만료 시 인수·반납·재이용 등을 선택하는 ‘운용 리스’와 매입을 전제로 한 ‘금융 리스’로 나뉜다. 보험료를 개인이 납부하는 방식으로, 보험 경력이 유지된다. 일반 차량의 번호판을 사용한다.
렌트▶렌트사가 보유한 차량을 빌리는 임대 상품이다. 관리·보수 등 서비스까지 맡아서 처리해 유류 비용을 제외한 기타 제반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다만 월 이용 금액에 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보험 경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허·호 번호판을 사용한다.
구독▶렌트와 유사하지만 월 단위로 계약이 갱신돼 신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위약금이나 중도상환 없이 해지가 가능하다. 서비스에 따라 차종을 변경하거나 사용자를 추가할 수 있으며, 주행 거리에 제한이 없다.
"귀하께서는 당행과 정부협약에 의한 긴급재난지원금 신청대상이지만 현재까지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원기한은 7월20일(화) 16시까지이오니 아래 내용을 확인하신 후 신청접수 바랍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5일 재난지원금이나 소상공인 정책자금 등 정부의 자금 지원을 빙자한 대출사기 문자 발송이 늘어났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접수된 일평균 대출 사기 문자 신고건수는 지난해 9월 272건에서 지난달(1~9일 기준) 2372건으로 8.7배 가량 증가했다.
이달부터 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희망 회복자금이 지급될 예정이어서 이를 빙자한 대출사기 문자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문자나 사기에 취약한 시니어들의 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허위 대출상품의 승인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발송하는 수법을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예를 들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대상이니 신청해 달라’, ‘특별신용보증 심사 결과 승인 대상자이니 접수해 달라’는 식이다. 시중은행과 같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사칭해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빙자하는 방법이 상당수다. 상담안내 번호, 무료 수신거부 번호로 전화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사례도 있었다.
재난지원금 사기 문자에는 URL 주소가 포함된다.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를 클릭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기범이 보낸 출처가 의심스러운 URL 주소를 클릭하면 원격조종 악성 앱 설치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URL을 클릭해 악성앱이 설치됐다면 모바일 백신 앱으로 검사 후 삭제하거나 데이터를 백업 후 휴대폰을 초기화한다. 스스로 대처가 어렵다면 휴대전화 서비스 센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제도권 금융회사 중 전화나 문자로 대출을 안내하거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는 없다. 금감원은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대출의 승인 대상자로 선정됐다거나 전화를 유도해 이름이나 연락처, 주민번호, 소득, 대출 현황 등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피해금액을 송금한 경우 금융회사 콜센터나 경찰청, 금감원에 즉시 전화해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한 경우,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고 해당 금융회사 영업점에 제출해 피해금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금감원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개인정보 노출 사실을 등록하라고 권했다.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 명의 도용된 계좌 개설 여부를 조회할 수 있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에서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휴대전화 개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5060 액티브 시니어가 온라인 소비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5060세대의 온라인 쇼핑은 생활 필수품과 인테리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배달앱 이용에 명품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4일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는 2019~2020년 2년 동안 하나카드(개인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온라인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됐다.
지난해 하나카드로 온라인에서 결제된 금액의 51%를 40대 이상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온라인 소비가 MZ세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중장년층이 온라인 소비 활동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온라인 소비는 49% 정도 증가했다. 특히 쿠팡과 지마켓, 11번가, 옥션 같은 종합 쇼핑몰에서 사용 금액 증가율이 30대 이하보다 1.8배 이상 높았다.
5060세대의 온라인 간편 결제 서비스 이용 금액도 늘었다. 간편 결제 서비스로 이용한 금액에서 50대는 255%, 60대에서 350%로 2019년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의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이용 규모도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세대가 주 사용층이던 배달앱과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분야에서도 5060세대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거리두기 여파로 외식보다 내식 횟수가 높아지며 2020년 50대의 배달앱 서비스 결제 규모는 2019년보다 163%, 60대는 142% 증가했다. OTT서비스에서 50대가 사용한 금액 증가율이 181%로 전연령층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가전이나 가구, 명품 구매처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온 모양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홈퍼니싱(home+furnishing, 집 꾸미기)’, 인테리어, 생활용품 및 리빙 관련 분야의 소비가 늘었다. 실제로 5060세대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서 사용한 금액은 각각 338%, 441%나 증가했다. 온라인에서 명품 구매에 쓴 금액이 50대에서는 104%, 60대 이상은 65% 증가했다.
온라인 소비 분야 중 생활편의 관련 서비스 결제 규모도 커졌다. 2020년 5060세대의 홈서비스 결제 규모는 2019년보다 각각 48%, 25% 증가했다. 청소와 세탁서비스부터 속옷이나 취미용품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찾는 40대 이상 소비자도 늘고 있다. 50대는 97%, 60대는 109% 늘어났는데, 보고서는 이를 두고 신규 소비층이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부상한 5060세대의 긍정적인 디지털 소비경험 확산과 MZ세대의 경험 추구형 소비가 지속되는 가운데 편의성·가성비·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소비 트렌드가 디지털 환경에서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시니어들도 현금보다는 카드를 더 많이 쓰는 추세다. 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카드사들은 다양한 혜택을 포함한 카드를 출시한다. 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갑작스레 목돈 드는 행사를 잘 치를 수 있고, 카드사용기록을 추적해 분실물을 찾을 수도 있다.
브라보가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 안내한 '생활에 도움이 될 카드사용법'에서 시니어들이 주목할 만한 부분을 정리해 소개한다.
택시비는 카드로 결제할 것
60대 A 씨는 아들을 만나러 택시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리고 아들과 만난 후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황스러웠지만 아들이 신용카드로 택시비를 결제했다면 탔던 택시를 찾을 수 있다고 알려줬다. A 씨는 타고 온 택시 기사와 연락이 닿아 지갑을 찾을 수 있었다.
택시에 지갑이나 휴대전화 같은 중요한 물건을 두고 내렸을 때 신용카드가 도움을 준다. 택시 요금을 카드로 결제했다면 탑승했던 택시를 찾을 수 있다. 티머니, 이비카드, 마이비, 스마트로 등 교통정산사업자 고객센터에 연락해 결제한 카드번호와 결제일자를 알려주면 해당 택시 차량번호와 택시기사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법인 택시라면 법인 대표전화번호를 알 수 있어 분실물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목돈 필요할 때 ‘임시한도 상향’으로
50대 B 씨는 자녀의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카드 이용이 늘었다. 원래 한도라면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카드사에 ‘임시한도 상향’을 신청해 자녀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임시로 늘어난 한도로 결혼 비용을 치르면서 카드사 포인트도 적립받았다.
결혼⋅장례 같은 큰일을 치르거나 새 차를 살 때처럼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때는 평소에 쓰던 카드 이용 한도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대출을 따로 받거나 별도로 돈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신용카드 이용 한도를 임시로 늘리면 급한 불을 끌 수 있다.
카드 이용 한도를 늘리는 건 고객 신용 등급에 따라 이뤄진다. 신용 등급이 낮다면 고객이 원하더라도 카드사가 거부할 수 있다. 임시로 늘어난 한도는 카드사에 따라 20~30일 정도 늘어났다가 원래대로 돌아간다.
카드 쓰면 공과금 연체 걱정 없어
50대 C 씨는 아파트 관리비와 전기요금 같은 각종 생활요금을 연체 걱정 없이 신용카드로 자동납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카드를 분실해 재발급 받았다. 그러자 공과금이 납부되지 않고 연체됐다. 카드사에 문의하니 카드를 재발급 받았을 때는 자동납부 재신청을 해야 함을 알게 됐다.
아파트 관리비나 도시가스⋅전기요금 같은 각종 공과금을 신용카드로 자동 납부하면 연체 부담 없이 편하게 지불할 수 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각종 공과금을 계좌에서 자동이체하도록 설정해놓고 매번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최근에는 카드사별로 공과금을 할인해 주는 카드도 출시하고 있으니 적절하게 활용하면 고정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동납부 신청은 카드사 고객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는 보통 소지한 카드 뒷면에 적혀 있다.
주의할 점은 카드를 이용하던 중 카드를 바꾸거나 분실해서 재발급했을 때는 자동 납부 신청을 다시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게 공과금을 연체할 수 있다.
카드실적 조회를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50대 맞벌이 주부 D 씨는 통신비와 자녀 학원비 등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를 여러 개 만들어 사용 중이다. 카드사 실적을 최대한 맞추려고 하지만 카드가 여러 개다 보니 모든 카드의 실적 조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서 결제액이 많았는데도 일부 카드에서 통신비 할인혜택을 받지 못했다.
주유비 할인이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카드사가 요구하는 이용 실적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조건을 못 맞추면 카드 결제를 많이 하고도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명세서를 일일이 뒤지거나 매번 카드사에 문의해 계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이 같은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실적 충족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카드사 앱을 설치하고 ‘마이페이지’, ‘혜택 조회’, ‘실적 충족 현황’ 같은 기능을 이용하면 실적 충족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MZ세대 사이에 메신저 기능을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 온라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놀잇거리로 활용되고 있다. ‘멀티 프로필’로 숨겨둔 개성을 표현하는가 하면, ‘오픈채팅’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이들과 관계를 맺는 이들도 있다. 카톡을 단순 안부 확인용으로 사용했던 시니어에게는 신선한 광경이다.
프로필 하나로 무한변신!
요즘은 ‘부캐’(부캐릭터)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은 트로트 가수 ‘유산슬’, 음악 프로듀서 ‘유야호’ 등 매회 모습을 달리하며 인기를 끌고,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이모 김다비’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MZ세대는 카톡으로 자신의 부캐를 드러내고 있다. ‘멀티 프로필’을 통해서다.
멀티 프로필은 카톡의 프로필을 대화 상대별로 다르게 보여주는 기능이다. 이를테면 비즈니스로 만난 그룹에는 업무용 사진을, 가족이나 친구를 상대로는 사적인 사진을 올려놓는 것이다. 프로필을 만든 다음 공개할 상대를 친구 목록에서 직접 지정하는 방식으로, 앱 내 ‘카카오톡 지갑’ 서비스에 가입해야 이용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MZ세대 다수가 멀티 프로필을 ‘덕질’(팬 활동)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멀티 프로필’을 검색하면 “사회적 체면과 덕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엄청난 기능”이라는 한 누리꾼의 유쾌한 평이 나온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팬인 간호사 A씨(26)도 그 의견에 공감하며 “그동안은 억지로 팬심을 숨겼는데, 가까운 사람끼리만 공유하니 취미 생활이 한층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그녀의 일반 프로필에는 단정한 증명사진이 올라와 있는 반면, 덕질용 프로필에는 BTS 사진이 가득 차 있다. 팬 활동을 별난 취미로 보는 사회적 시선에 감춰야 했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멀티 프로필로 표출하는 셈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은 누구나 변신에 대한 욕망이 있다. 형체가 아닌 이념이 될 수도 있고, 상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가령 A에게는 유능하고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반면, B 앞에서는 유쾌한 면모를 드러내고 싶은 심리도 비슷한 이치다”라며 “카톡의 멀티 프로필 기능은 이런 변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라고 말했다.
카톡에도 만남의 광장이?
MZ세대에게 카톡은 새 친구를 사귀는 ‘만남의 광장’이기도 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면 시니어는 주로 포털 사이트 기반의 카페를 떠올리지만, MZ세대는 ‘오픈채팅’ 기능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채팅’ 탭에 접속한 뒤 화면 우측 상단 돋보기 옆 말풍선 아이콘을 누르고, ‘오픈채팅’ 버튼을 터치해 접속할 수 있다.
오픈채팅은 ‘단톡방’(단체 카톡방)의 공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관심사나 나이대가 비슷한 익명의 이용자들이 모여 주제별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 3월 전국 17개 시·도 만 15~40세 남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MZ세대가 가장 많이 참여하는 오픈채팅의 주제는 일상, 경제·금융, 게임, 자기계발 순이었다.
대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지만, 대화가 금지된 독특한 방도 있다. 일명 ‘고독한 ○○방’이다. 빈칸에는 유명인의 이름이 들어간다. 오픈채팅 안에서 자리 잡은 재미있는 팬덤 문화로, 팬들끼리 모여 소통 없이 특정 연예인의 사진만 공유하는 공간이다. 글자를 써서 보내면 가차 없이 퇴장당한다.
도통 익숙하지 않은 소통 방식에 MZ세대만을 위한 기능인가 싶지만, 시니어 전용 모임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픈채팅 검색창에 ‘5060’, ‘신중년’ 등의 키워드를 입력하면 관련 채팅방 목록이 나타난다. 친목 도모부터 자기계발 모임, 취미 생활 공유 등 주제도 꽤 다양하다. 은퇴 후 연락하는 사람이 줄어 적적함을 느꼈다면, 다시 활력을 찾을 기회. 노란 말풍선 안에서만큼은 나이를 잊고 요즘 애들처럼 놀아보는 건 어떨까.
이모티콘도 구독 시대
메신저의 재미를 더해주는 또 다른 기능은 이모티콘이다. 표정과 행동을 읽지 못하는 채팅방에서 생생하게 감정을 드러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단품당 2500~3750원 선이라 무한정으로 구매하기 어렵다. 그런데 이제는 월 구독료(3900원)를 내면 15만 개의 이모티콘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채팅방에 입력한 텍스트를 토대로 이모티콘이 자동 추천돼 눈 아프게 찾을 필요도 없다. 갖고 싶은 이모티콘이 많아 고민이었다면, 커피 한 잔 값으로 귀여운 ‘소확행’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가입 방법 카톡 ‘더보기’ 탭 터치→‘이모티콘’ 터치→화면 좌측 상단 줄 세 개 그림 터치→‘이모티콘 플러스 자세히 보기’ 터치→‘카카오톡 지갑’ 가입 후 구독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