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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르게 기억되는 과거들 '프랑스여자'
- '프랑스여자'가 독립영화로서는 드물게 잔잔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독립영화의 흥행 기준으로 불리는 1만 명 관객을 개봉 일주일 만에 돌파했다. 6월 20일 기준 관객 수가 1만7270명이다. 지난 6월 4일 개봉했으니 하루에 1015명 정도가 이 영화를 관람한 셈이다. 코로나 정국에서 독립영화가 건져 올린 결과라는 점에서 이 숫자의 의미가 눈물겹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귀때기로 활약한 데 이어 '부부의 관계'에서 쉴 새 없이 바람을 피던 회계사로 나와 눈도장을 강하게 찍었던 김영민, 전원일기의 영원한 복실이 김지영의 출연으로 개봉 전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영향도 있을 듯하다. 김희정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영상미는 잔잔하지만 어딘지 미숙한 느낌도 주는데 이 또한 의도된 듯하다. 미숙하지만 순진하고 열정적이고 마치 어린 싹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영상들이 장점이다. 아마 이 주제를 세련되게 연출하고 영상을 뽑았다면 아련한 느낌이 없어져 가슴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훨씬 작았을 것이다. '프랑스여자'는 한때 배우를 꿈꿨지만 파리로 유학을 떠나 그곳에서 프랑스인과 결혼해 살고 있는 미라의 한국 나들이 이야기다.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했던 옛 동료들을 만나는 간단한 플롯으로 구성돼 있다. 미라는 파리로 연기공부를 하러 떠났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연기 대신 동시통역대학원을 다니며 프랑스에서 한국 관련 일을 하며 정착한다. 꿈을 위해 떠난 유학이지만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연기를 갈망하며 아카데미를 다녔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고백한다. 미라는 지금은 연기를 하고 있지 않지만 공연예술아카데미에서 함께 공부했던 동료들과 꾸준히 연락하며 지낸다. 이들 동기들은 영화제 참석을 위해 혹은 연출을 위해 파리에 방문하면 꼭 미라에게 연락해 만나면서 관계를 이어나간다. 미라는 동시통역대학원 후배와 바람이 난 남편과 이혼을 하고 한국을 찾는다. 도착하자마자 잘나가는 여성감독으로 카리스마 작렬 중인 영은과 연극 연출자인 성우를 만난다. 이들은 아카데미를 함께 다녔던 동료 중 가장 친했던 사이이기도 하다. 영화는 미라와 영은, 성우, 그리고 2년 전 자살한 해란 등 4명의 과거가 교차되면서 서로 다르게 기억되고 잊힌 사실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의식 속에서 스스로 삭제한 기억들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물어보는 미라는 과거에 갇혀 사는 유형의 인간이다. 꿈을 안고 외국행을 선택했지만 꿈도 생활도 뜻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 만족스럽지 못한 현실은 과거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과 해후하면서 위안받는다. 미라는 이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과거의 어느 순간 속으로 홀로 들어가 시간여행을 한다. 이 기억들은 꿈일까? 아니면 망상일까? 혹은 사실일까? 미라에게서만 조각난 기억의 편린들일까? 영화 속에서는 아무도 미라의 불안정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타국에서 한국인으로 살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이혼을 하고 나서야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그녀. 꿈을 위해 노력했으나 이루지 못했다는 좌절감 때문에 함께 공부한 동료들에 대한 선망을 감추지 않는다. 경계인, 주변인으로 살고 있으나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하지만 차분히 스스로를 다스린다. 프랑스 국적의 한국 여자 미라는 스스로 빗장을 걸고 주변인으로 살아가며 스스로를 옥죈다. 해란에 대한 집착은 그녀의 자살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죄의식이 남아 있어서다. 해란과 성우는 서로 사귀는 사이였지만 성우는 원숙한 누나인 미라에게 계속 구애 중이다. 파리로 떠나기 전 바다를 보기 위해 함께 떠난 여행을 기억하지 못하는 미라와 이를 일깨워주는 성우. 연인도 친구도 아닌 두 사람의 애매한 관계 속에서 홀로 전전긍긍하던 해란은 자해소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해란의 자해 이유는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는다. 감정 기복과 변덕이 심한 여배우의 기질로 치부되고 만다. 미라만이 자신과 성우가 키스하는 걸 본 해란이 자해한 것 아닐까 추측해본다. 물론 이런 추측도 미라만의 생각이다. 미라는 확인하고 싶어 하지도, 말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개인적인 너무나 개인적인… 그래서 더 프랑스 영화 같은 작품 '프랑스여자'다. 우리의 기억들은 어떤가. 서로 다르게 기억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면서 떠오르는 옛 기억들이 나를 어지럽혔다.
- 2020-06-2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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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콤쌉싸래했던 주문진 여행
- 본격적인 여름에 들어서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스크를 집어던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산들산들 부는 자연의 바람을 마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뿐이다. 사람들 북적이는 서울을 벗어나 쪽빛 하늘, 쪽빛 바다가 있는 청정지역에서 말이다. 간절히 원하면 길이 보인다 했던가? 지인에게서 지난 수요일 전화가 왔다. “이번 주 주문진 아파트 비었는데 놀러가실래요?” 어이쿠 이게 웬 떡? 예정에 없던 주문진행 주말 나들이가 이뤄졌다. 주문진에 위치한 아파트는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직원 복지를 위해 구입해 펜션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몇 번 주말에 가겠다고 요청했는데 늘 대여 스케줄이 꽉 차 있어서 부탁을 들어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나보다. 6월 초 주말 스케줄이 빈 것을 확인하고는 얼른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놀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이런 찬스가 아주 쏠쏠하다. 이렇게 해서 2박 3일 주문진 여행이 시작됐다. 사실 동해를 안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50대 중반을 넘겼으니 가 봐도 수십 번은 가봤을 곳이지만 그래도 일상을 떠나 바다를 보러 간다는 것 자체는 늘 설렘과 기대를 주는 아주 작은 행복 중 하나다. 특히 요즘과 같은 코로나 정국에서는 말이다. 나이 들면서 여행을 떠나니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이 예전과 좀 달라진다. 광폭 행보로 이곳저곳 사진 찍기 바쁘게 움직이는 것보다 묵을 곳 정해놓고 동네 마실 다니듯 기웃거리며 보고 먹고 마시는 소소한 즐거움이 더 새롭다. 금요일 오후 동서울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탔다. 주문진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장치찜을 먹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주문진수산시장 쪽으로 재빠르게 걸어갔다. 수요미식회에서 소개한 장치찜을 먹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점심부터 굻고 왔다는 후배와 나는 부지런히 걸어 마지막 손님을 받고 한숨 돌리고 있던 월성식당에 무사히 터치다운했다. 닫으려는 문을, 서울에서 지금 막 내려왔다는 비장의 무기를 꺼내며 읍소! 결국 주방일하는 남자 사장님에게 다시 앞치마를 두르게 하고 마침내 한 접시 수북한 장치찜을 맛봤다. 어라? 근데 이 장치라는 놈, 아구도 아닌 것이 장어도 아닌 것이 요상한 형태의 생선이었다. 살은 말랑말랑하고 적당한 기름기에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아구찜보다 기름지고 장어와는 달리 매콤해서 밥도둑이 따로 없다. 여기에 곰배령 생옥수수 막걸리까지 소박한 호사를 부리고 숙소로 갔다. 밤늦게 아파트에 도착해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다 잠이 들었다. 주위의 깊은 어둠 때문일까? 불면증 때문에 고생이라는 후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코를 골며 잠을 자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아서 불면증일까? 늦은 저녁을 포식해서 잠이 쏟아진 걸까? 어찌됐든 오랜만에 자는 꿀잠이 도시에서도 계속되길 바랄 뿐이다. 아침부터 막국수 아파트가 위치한 주문진 소돌마을. 이른 아침부터 아파트 근처 곳곳에서 닭을 키우는지 여기저기서 닭이 우렁차게 울어댄다. 푹 자고 일어나 상쾌한 몸으로 한 바퀴 돌며 동네를 염탐해봤다. 멀지 않은 도로변에 깨끗하게 생긴 막국수 집이 눈에 띈다. 오픈시간을 확인하니 아침 8시부터 문을 연단다. 흠 아침부터 막국수 먹는 사람이 많나? 부지런히 숙소로 돌아와 나갈 채비를 하고 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이른 아침인데 벌써 막국수 먹으러 온 외지인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실내를 둘러보니 심상치가 않다. 어젯밤 주문진수산시장 인근 월성식당에서 먹었던 장치찜도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정보를 갖고 찾아갔는데 아침부터 막국수 먹겠다는 가상한 용기를 예뻐하셨는지 이 집 막국수 맛 또한 환상이다.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 드렸다. 심드렁한 주인아저씨 왈, “우리 집 맛집이여. 모르는가벼?” 이번 여행은 주문진에서만 머물기로 했다. 일단 차가 없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불편하기도 했고 몇 번씩 가본 곳들을 또 가려고 렌터카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내키지 않았다. 오직 주문진 바닷가를 거닐고 산책하고 샛길, 오솔길, 큰길… 길이란 길은 다 걸어 다녔다. 시골 산길을 걷다 분위기 넘치는 돌계단이 있어 올라가 봤다. 계단을 오르자 양지바른 언덕에 고즈넉하게 단장돼 있는 누군가의 무덤이 나타났다. 뜻하지 않게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에게 잠깐 묵념을 하고 내려왔다. 묘역이 웅장하지 않지만 품위 있어 보였다. 후손의 정성스런 손길이 느껴졌다. 언덕 위 묘역에 잠드신 분보다 이렇듯 품격 있게 관리하는 후손이 더 대단해 보였다. 한참 돌아다닌 끝에 의외의 산책 코스를 발견했다. 주문진 바닷가 건너편 향호리에 위치한 호수 향호다. 향호는 강릉 경포대, 고성 송지호와 함께 강원도의 대표적인 석호라고 한다. 석호란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밀어 올려 둑을 쌓고 모래섬이 커지면서 바닷물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길을 막아버려 생긴 호수다. 돌아갈 곳을 잃어버려 다시 그곳에 정착한 실향민 혹은 이민자 같다. 마치 내 신세 같다고나 할까? 바다 깊이가 얕고 밀물 썰물의 차이가 큰 서해안은 갯벌이 발달해 석호가 생기기 어렵지만 동해안을 끼고 있는 강원도와 함경도에는 큰 석호가 많단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경포대가 가장 큰 석호 중 하나이며 향호는 주문진 바닷물이 돌아가지 못한 작은 석호다. 바람의 길, 트레킹 코스 향호를 지나는 트래킹 코스도 발견했다. 이른바 강릉 바우길 13구간 바람의 길이다. 이 길은 주문진 해변에서 시작해 산간으로 들어오는 고속도로 교각을 지나 향호 호수 제방을 따라 산길까지 15km 구간을 트레킹하는 코스다. 산길을 거닐며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어 바람의 길이라고 불린단다. 이름이 참 예쁘다. 강릉 바우길은 제주 올레길 성공에 자극받아 지난 2009년도부터 개발됐다고 한다. 바우는 바위를 의미하는 강원도 말로, 백두대간의 시작인 강원도의 트레킹 코스를 일컫는 용어로 정착됐다. 기존 산악 등산로와 연결돼 손쉽게 개발된 코스 외에도 바우길 개척대가 신설한 코스 등을 합해 현재는 총 19구간으로 확대됐다. 2010년에는 사단법인 강릉 바우길이 설립돼 스토리텔링과 코스 개발 등을 맡고 있다. 산에 난 오솔길 등산로를 걷는 즐거움도 있지만, 강릉 바우길 13구간 바람의 길에서 향호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에서 매력을 느낀다. 산책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호숫가 옆에 나무데크를 설치해 호수를 노니는 물새들을 바라보며 갈대 숲길을 따라 걷다가 주문진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흐르는 땀을 식힐 수 있다. 중간중간 설치한 등나무 쉼터 벤치에 앉아 동네 촌로가 가꿔놓은 정갈한 경작지에서 자라는 야채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 집 뒷마당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 같은 편안함을 맛보게 된다. 등나무 벤치에 앉아 노래 한 곡을 듣고 일어났다. 이제 주문진 바닷가로 향할 참이다. 이른 아침 막국수 한 그릇으로 채운 배가 신호를 보낸다. 회는 언제 먹을 것이냐고. 주문진 바닷가를 향해 걸어가 본다.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주문진 바닷가에서 벗어나 소돌해변 쪽에서 들어가면 식객 허영만 화백의 백반기행에서 소개한 섭국 전문점 미경이네 횟집이 나온다. 메뉴를 찬찬히 살피다 일단 오늘은 회를 먹고 섭국은 내일 아침 식사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자연산 회와 소주 각 1병씩으로 운동의 피로를 적당히 풀었다. 부산스럽지 않은 여유로운 여행이 편안하고 즐거웠다. 이른 저녁의 술 한잔도…. 바닷가를 걷다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해변을 어슬렁거리다 보니 버스정류장 앞에 외국 여학생들이 까르르르 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호기심이 발동해 버스정류장을 살펴보니 2017년 BTS가 발매했던 ‘봄날’ 앨범 재킷 사진을 촬영했던 향호 해변이라는 설명이 보인다. 세상에나!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구나. 우리 역시 라인업을 하고 쪽빛 바닷가를 배경으로 녹슨 버스정류장에서 인생 샷 한 컷을 건졌다. 아무 할일 없이 바닷가를 어슬렁거리는 일은 인생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중대 사건이다(?).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면 몰라도 연령대별로 해야 하는 과업에 낙오하지 않고 패스하기 위해 우리는 늘 여유가 없었고 발을 동동 구르며 바쁘게 살아야 했다. 지하철 환승 칸을 체크하며 바꿔 탈 때마다 종종걸음으로 옮겨 다녔고 버스로 환승하는 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이제 인생의 숙제는 다 끝냈고 난 나의 길을 찾아 이길 저길 돌아다녀본다. 내게 맞는 길은 어디 있는지, 이 길은 맞는 길인지, 또 이 길은 어디로 맞닿을 길인지. 섭미역국은 모범생, 섭국은 깡패 같은 맛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이면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 할일 하나가 남았다. 섭국을 맛보는 일. 미각여행의 끝을 보고 말리라. 둘째 날 이른 아침 짐을 챙겨 일단 미경이네로 향했다. 아침 식사로 섭국을 맛보기 위해서다. 섭은 자연산 토종 홍합으로 옛날에 쌀이 귀하던 시절, 어민들이 채소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홍합을 듬뿍 넣어 끓이는 국에 이 채소를 넣고 매콤하고 알싸하게 끓여 먹었던 국이라고 한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사장님이 서울 촌놈들을 대상으로 섭의 유래와 섭국 끓이는 법까지 일장 강의를 하신다. 강의가 끝난 후 섭국이 나왔다. 우리가 자주 먹는 국밥의 내용물이 홍합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해장에도 좋고 아침 식사 한 끼로도 충분했다. 그때 식사가 끝난 것을 본 사장님이 또 출동. 허영만 선생이 섭미역국은 모범생, 섭국은 깡패 같은 맛이라고 설명했다며 우리에게 맛이 어땠는지 물어보신다. 아! 집요한 사장님. 이래서 성공했구나. 우리 둘은 “알싸한 맛이 깡패 같아요“ 하고 대답해줬다. 매우 흡족해하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해안가 산책을 한 번 더 하기로 했다. 걷다가 언뜻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어 가까이 가봤다. 도로변 나뭇가지에 나란히 꼬챙이에 꽂힌 오징어가 말라가고 있었다. 다리는 모두 잘린 채. 그 오징어 사이사이로 보이는 쪽빛 바다, 쪽빛 하늘…. 2박 3일 완벽한 힐링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뭔가 빠진 듯 내내 허전함이 느껴졌다. 뭐지? 이번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꺼내본다. 맨 마지막 사진. 다리 잘린 오징어. 그 사진을 보자 떠올랐다. 맞아! 주문진은 오징어였지? 다음 여행을 기약해본다.
- 2020-06-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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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의 '초록 샤워기' …창덕궁 후원의 휴식
- 올해에는 벚꽃놀이도 없었고 봄꽃의 흐드러짐도 만나지 못하였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새도 없이 지나는 가장 젊은 날의 봄이 아쉽다. 연두색 새잎이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5월을 느끼기 좋은 곳이 어딜까 고민하다 창덕궁 후원을 떠올렸다. 가을에는 몇 번이나 갔으나 봄은 처음이다. 창덕궁은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 때 만들어졌다. 형제의 피를 묻히고 왕위에 오른 태종은 경복궁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렸다. 1405년 새롭게 창건된 창덕궁은 이궁(離宮)이었으나 조선의 역사 속에서 종종 법궁(法宮)의 역할을 하였고 현재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라 평가받고 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을 들어서면 회화나무 여덟 그루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백 년 된 노구에 연두색 새잎이 돋고 있다. 궁궐 안의 가장 오래된 돌다리인 금천교를 건너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 정전인 인정전이 나온다. 그 뒤로 편전이었던 선정전, 왕의 침전이었다가 편전으로 사용한 희정당과 대조전이 있다. 왕과 왕비의 침실이기도 했고 왕자와 공주의 교육 장소로 쓰였던 대조전은 조선 멸망을 지켜본 비운의 전각이다. 한국을 일본에 넘기는 합병조약이 이곳에서 체결되었고 ‘창덕궁 전하’라 불리던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이곳 대조전에서 승하하였다. 전각들은 대부분 촘촘하게 붙어있어 수월하게 둘러볼 수 있다. 사대부 양식의 건물인 낙선재만 주 전각들과 약간 떨어져 있다. 이에 반해 후원은 꽤 발품을 팔아야 한다. 양옆에 긴 담벼락이 늘어선 길을 따라 후원으로 들어간다. 비밀의 정원답게 들어가는 입구가 길다. 이때부터 초록 샤워기를 틀고 그 아래에 선 듯 느껴진다. 대여섯 살 정도 된 딸 둘과 고궁 나들이에 나선 한 가족이 앞서 걷다가 감탄사를 터뜨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나 다를까 구부러진 길 끝부터는 더 깊은 초록의 터널이다. 싱그러움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하게 달린다. 뽕나무, 은행나무, 쪽동백나무, 함박꽃나무, 느티나무.... 나뭇잎을, 그러쥐어 꾹 짜면 연두와 녹색이 절묘하게 섞인 5월의 색이 주르르 흘러내릴 듯하다. 숲 터널 끝에 자리한 부용지가 은밀하다. 사각의 연못을 가운데 두고 동쪽에는 영화당이 남쪽과 북쪽에는 각각 부용정과 주합루가 서 있다. 정조가 즉위한 해인 1776년에 만든 주합루는 계단식 구조물 위에 2층 누각 형태를 띠고 있는데 1층은 도서관인 규장각이, 2층은 학자들의 배움터이자 토론장으로 애용되었다. 부용지를 나와 숙종 때 만들어진 애련지와 조선 시대 양반가옥을 본떠 만든 연경당을 둘러보고 다시 시작되는 초록 샤워 길을 지나 왕의 휴식공간이었던 존덕정에 이르러 발길을 멈춘다. 쉼조차 싱그러운 봄이다. 너른 숲길에 작은 오솔길이 나 있다. 길을 따라 들어가면 인공적으로 물길을 낸 옥류천이 나타난다. 이곳 또한 휴식처이다. 5월의 창덕궁은 어느 곳 하나 싱그럽지 않은 곳이 없다. 전각과 후원의 생기 가득한 풀과 나무 사이를 걸으며 코밑까지 온 봄을 느낀다. 숨바꼭질 동무를 찾아 기쁘듯 숨어있다 얼굴을 내미는 연못과 정자에서 휴식의 기쁨을 누린다. 가는 봄날의 아쉬움이 달래 진다. 관람 안내 : 창덕궁의 전각은 휴관 일(매주 월요일)을 제외하면 상시 관람이 가능하지만 후원은 궁궐 전각 관람료(대인 3000원)와는 별도의 후원 관람료(대인 5000원)를 내고 들어간다. 후원 관람은 90분 정도 소요되며 해설사와 함께 회차 별 100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 예약은 6일 전 오전 10시부터 입장 전날까지 받는다. 예약인원 50명, 당일 발권 50명이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해설사 없이 회차별로 입장하여 자유 관람하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 2020-05-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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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에서 한 걸음만 들어서면 숲이요, 계곡이다
- 도심 한복판에 청정 숲과 계곡이 숨겨져 있다. 회색빛 빌딩 속 푸른 오아시스 같은 그곳에는 가재와 버들치가 산다. 추사 김정희가 살았던 집터와 연못 터에서 옛 선비의 망중한을 그려 본다. 계곡의 원류를 찾아 세검정에서 거슬러 오르다 시작점은 종로구 신영동에 있는 세검정이다. 세검정은 조선 시대에 손꼽히는 경승지였다. 이름에 대해서는 몇 가지 기록이 남아있는데 이곳에서 칼을 씻어 인조반정을 도모했다는 이야기와 실록이 완성되고 난 뒤 사관이 그동안 기록한 사초를 이곳에서 물로 씻었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과거에 세검정은 선비들이 즐겨 찾는 명승지였다. 많은 이들이 풍류를 즐기고 시원한 물소리를 감상하기 위해 찾았는데 특히 비 오는 날이면 콸콸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보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다산 정약용 또한 비 오는 날이면 벗들과 함께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지금은 빼곡한 집들을 배경으로 겨우 연명하다시피 하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을 뿐이다. 백사골에 자리한 경치 좋은 산천 자하슈퍼를 기점으로 숨차게 오른다. 산허리를 가득 메운 집들, 그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좀체 숲이 나올 것 같지 않다고 중얼거리는 찰나에 삼각산 현통사가 나타난다. 주변에 널찍널찍한 바위와 아름드리나무가 서 있다. 숲의 관문이다. 현통사 우측에 난 길을 한 걸음만 들어서면 숲이 시작된다. 작은 개울에 쌓아 올려진 것 치고는 꽤 높은 축대가 세워져 있어 예전에는 많은 물이 흘렀음을 유추할 수 있다. 개울가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시야가 트이는 넓은 공간에 다다른다. 백석동천(白石洞天)이다. 산천으로 둘러싸인 경치 좋은 곳에 흰 돌이 많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백석동천에는 추사 김정희의 별장터였다는 집터 흔적과 연못, 정자 터가 남아있다. 집터 맞은편 산 중턱의 흰 바위에는 월암(月巖)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계곡 위로 좀 더 걸어 올라가면 커다란 바위에 백석동천이라는 이름자가 선명한 것을 볼 수 있다. 조선 최고의 예술인이 바로 이곳에서 숲의 향기에 취하고 물소리를 벗 삼아 시를 짓고 그림을 그렸으리란 상상은 주변을 바라보는 눈길을 더욱 세심하게 만든다. 계곡은 별서터와 두 마애각자를 포함하여 사적 제4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첩첩산중처럼 골이 깊지는 않으나 숲의 맛은 온전히 살아있다 백사실 계곡은 한양 도성 북서쪽 성벽 밖, 조선왕조의 주산인 북악산 작은 줄기와 이어져 있다. 출입금지였다가 2006년에야 개방되었고 그 이후로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오고 있다. 계곡의 가장 큰 매력은 한 걸음만 들어왔을 뿐인데 도시라는 사막에서 마주친 오아시스처럼 물이 흐르고 초록이 넘실댄다는 것이다. 먼 곳으로 떠나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다. 이렇듯 도심 한가운데 짧은 나들이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면 이 또한 근사한 여행이 아닐까.
- 2020-05-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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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양 만점 달걀로 채운 봄소풍 도시락
- 마늘·파·부추·달래·흥거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만든 요리를 ‘사찰음식’이라 한다. 자칫 맛이 덜하거나 심심할 것이라 오해하지만, 다양한 레시피와 플레이팅을 접목하면 얼마든지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우리 몸에 좋은 식재료를 활용한다면 더욱 건강한 한 상이 완성된다. 슈퍼푸드를 가미한 퓨전 사찰음식 레시피를 소개한다. 레시피 및 도움말 디알앤코 R&D총괄 장대근 셰프 스타일리스트 곽영신 장소 및 그릇 협찬 레스토랑 오세득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가족 나들이가 한창이겠지만, 올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깥 활동이 어려워졌다. 아쉬운 마음도 달래고 소풍 분위기도 낼 겸 오랜만에 김밥을 말아보면 어떨까? 평범한 김밥을 벗어나고 싶다면 영양 만점 달걀을 듬뿍 넣은 ‘달걀 김밥’을 추천한다. 여기에 김밥 짝꿍인 유부초밥을 대신해 ‘달걀 유부찜’과 반찬용 ‘달걀 감자 장조림’을 곁들여 든든한 한 끼를 즐겨보자. 달걀 김밥 재료 달걀, 당근, 시금치, 파프리카(홍), 김밥용 김, 참기름, 깨, 소금 1. 당근 1/2개와 파프리카 1/3개를 0.5cm 두께로 채 썰어둔 뒤, 올리브유 1작은술을 두른 팬에 각각 중불로 3분간 볶는다. 2. 소금 1/2작은술을 넣은 끓는 물에 시금치 1/3다발을 3분 정도 삶은 뒤 찬물로 식히고, 참기름 1/2큰술과 깨를 넣고 버무린다. 3. 달걀 5개를 볼에 담고 소금 1/2작은술을 넣고 휘저어 풀어둔다. 4. 올리브유 1작은술을 두른 팬에 달걀을 넣고 골고루 저어 스크램블을 만들어둔다. 5. 김 위에 달걀 스크램블을 밥처럼 깔아주고 그 위에 당근, 파프리카, 시금치를 넣어 돌돌 말아 완성한다. 달걀 유부찜 재료 달걀, 유부, 멸치, 다시마, 건새우, 진간장 1. 달걀 4개를 8분 정도 끓여 반숙으로 삶고, 껍질을 벗겨둔다. 2. 유부를 끓는 물에 30초 정도 데쳐 기름기를 빼주고, 물기를 짠 다음 한 면을 살짝 잘라 주머니 모양을 만든다. 3. 반숙 달걀을 유부 안에 채워 넣은 뒤 입구를 실로 묶는다. 4. 물 500㎖에 멸치, 다시마, 건새우를 넣고 끓이다 진간장 1큰술로 간을 하고, 유부 주머니를 넣어 3~4분 정도 더 익힌다. 5. 유부 주머니를 꺼내 1/2 크기로 자른 다음 그릇에 올려 마무리한다. 달걀 감자 장조림 재료 달걀, 알감자, 청양고추, 진간장, 국간장, 식초, 올리고당 1. 달걀 5개를 소금과 식초를 넣은 끓는 물에 13분 정도 삶은 뒤 껍질을 벗겨둔다. 2. 알감자 5개를 껍질을 벗겨 준비한다. 3. 청양고추 2개를 깨끗이 씻어 손질한 뒤 어슷썰기해둔다. 4. 물 300㎖에 진간장 4큰술, 국간장 2큰술, 올리고당 1큰술을 넣고 5분 정도 강불에 끓인다. 5. 준비한 달걀, 알감자, 청양고추를 4에 넣고 15분 정도 중불에서 졸인 뒤 그릇에 낸다. 6. 기호에 따라 완성된 장조림에 통깨를 첨가해도 좋다.
- 2020-05-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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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80% "사회적 거리두기 길어져 피로감 느낀다"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은 성인 37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응답자의 79.7%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복수응답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부분을 조사해보면 ‘장시간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답답함’이 68.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출을 못 하는 것(58.3%) △여행이나 나들이 못 감(51.5%) △지인·친지를 만나지 못함(36.3%) △동호회·취미 활동 중단(23.1%) △학원·강습 등 자기계발 중단(21.1%) △체육시설 이용 불가로 체력 저하(21.1%) △아이 돌봄 장기화(11%) 등의 답변이 나왔다. 자신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도 93%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98.2%) △40대(96.7%) △30대(92.3%) △20대(90.6%) 등의 순이었다. 다만 초반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도가 ‘낮아졌다’(29.5%)는 응답이 ‘높아졌다’(14%)는 답변보다 약 2배 더 많았다. 56.5%는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4.8%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버틸 수 있는 한계 기간이 있다고 답했다. 이 기간은 평균 2.6개월로 집계됐다.
- 2020-04-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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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 두기, 우리 주변에 공원이 있다
- 벚꽃은 눈부신데 즐기지도 못하고 봄이 깊어간다. 피어나는 꽃들을 두근거리며 기다리던 적이 언제였나 싶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봄을 빼앗기고 행동반경도 좁아졌다. 더구나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봄꽃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각종 집회와 행사의 자제는 물론이고 개인적인 만남도 기약할 수도 없이 미루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겨나는 이런 피로감을 풀어나갈 방도가 필요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들 주변엔 늘 공원이 있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유도 공원에 지금 벚꽃이 한창이다. 만개한 목련은 조금씩 꽃잎을 떨구기 시작했다. 푸릇푸릇 봄을 알리는 나무들의 연둣빛 색감이 곱다. 봄이 시작된 공원엔 봄꽃이 가득하다. 한강 위의 작은 섬 선유도 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재생 생태 공원이다. 선유도 정수장이었던 곳이 2000년도에 폐쇄되면서 물을 주제로 한 공원으로 만들어져 시민들에게 개방된 것이 2002년이다. 주요 시설들은 이전 정수장의 골격을 그대로 살려둔 채 공원으로 개조를 했기 때문에 독특한 연출이 멋스럽기까지 하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환하게 봄꽃들이 맞이한다. 건강한 몸짓으로 사진 촬영 중인 청춘들의 발랄함이 즐겁다. 엄마 손을 잡고 봄나들이 나온 아가들의 순진무구한 표정, 흩날리는 꽃바람을 맞으며 가족이나 연인들이 군데군데 자리를 펴고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봄 풍경 속에 벤치에 앉아 봄날의 정취를 누리는 어른들의 모습도 있다. 공원 둘레를 걷다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봄꽃과 한강이 함께 하는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선유도 공원이다. 군데군데 널찍한 의자에 앉아 간단히 간식이나 차를 마시며 쉬는 풍경은 바라보기에도 여유롭다. 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에서 이렇게 넓은 야외로 나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공기 밀도 높은 실내 공간은 아무래도 바이러스 전파가 더 쉬울 수 있다. 굳이 밀폐된 공간보다는 가까운 곳의 공원을 찾아볼 일이다. 봄은 한창인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강력하게 진행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으로 행동반경이 줄어들었다. 우리 주변에 공원이 있다.
- 2020-04-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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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로 떠나는 봄맞이 미식 나들이
-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등으로 야외 나들이가 힘들 땐 호텔을 찾아 봄기운을 물씬 느껴보자. 봄의 생명력을 가득 머금은 제철 메뉴들이 몸도 마음도 한결 싱그럽게 해줄 것이다. 사진 각 사 제공 ◇ 스프링 플레이버 & 스프링 디톡스 힐링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일식 레스토랑 ‘타마유라’에서는 4월 30일까지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스프링 플레이버’ 메뉴를 선보인다. 런치 세트는 봄철진미, 오늘의 사시미 등 총 7코스이며(18만 원), 디너 세트는 전채요리 5종을 비롯한 한우 숯불구이, 바닷가재 조림 등으로 구성된다(28만 원). 5월 말까지는 청정한 객실에서 심신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스프링 디톡스 힐링 패키지’도 운영한다(27만5000원부터). ◇ 춘화경명 & 애프터 디너 위드 스트로베리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중식당 ‘천산’은 5월 말까지 전복, 두릅, 해삼 등 봄 제철 재료를 이용해 코스 요리로 구성한 ‘춘화경명’(春和景明) 프로모션을 진행한다(15만 원). 아울러 4월 30일까지는 호텔 내 유러피안 스타일 카페 ‘델마르’에서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신선한 딸기 디저트로 채운 3단 트레이 세트와 티 또는 샴페인을 제공하는 ‘애프터 디너 위드 스트로베리’ 프로모션을 이용할 수 있다(2인 기준 6만9000원부터). ◇ 블리스 아웃 패키지 스위스 그랜드 호텔(구 그랜드 힐튼 서울)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는 ‘블리스 아웃 패키지’를 마련했다. 객실 1박권과 2인 조식, ‘테이스트 스위스 바우처’ 및 미니 바(mini bar)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바우처로는 다이닝 레스토랑 ‘에이트리움’, 엔터테인먼트 바 ‘테라스 라운지’ 또는 룸서비스 중 선택해 10만 원 상당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23만4000원부터, 11월 30일까지). ◇ 워커힐, 컬러풀 봄 패키지 워커힐 호텔 앤 리조트는 5월 31일까지 다채로운 봄 패키지를 선보인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 ‘블루’ 패키지는 그랜드클럽 스위트룸 1박권, 클럽 라운지 조식 및 해피아워, 웰니스사우나 이용권을 포함한다(31만 원부터). ‘레드’ 패키지는 그랜드 딜럭스룸 1박권과 조식, ‘베리베리립베리’ 프로모션 메뉴를 제공한다(21만6000원부터). 또 워커힐 전통 한식당 ‘온달’에서는 울릉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향토음식 한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8만5000원, 4월 30일까지). ◇ 어번 그린 셀렉션 & 스프링 브링스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봄철 입맛을 돋워줄 프로모션을 4월 30일까지 진행한다. 채식주의자도 즐길 수 있는 ‘어번 그린 셀렉션’은 두릅허브파스타, 콜리플라워 튀김 등 봄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단품 요리로 구성된다(단품 7000~3만5000원).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롤을 한 번에 맛보는 ‘스프링 브링스롤 프로모션’ 런치와 디너도 만날 수 있다(2인 기준 9만 원). ◇ 블루밍 스프링 패키지 켄싱턴 호텔 설악은 설악산을 바라보며 벚꽃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블루밍 스프링 패키지’를 출시했다. 4월 말까지 판매하는 이번 패키지는 객실 1박권, 조식 뷔페 2인, 애비로드 벚꽃 칵테일 2잔으로 구성됐다. 벚꽃 칵테일은 달콤한 복숭아 향이 가미된 ‘벚꽃하늘 칵테일’과 상큼한 자몽과 체리향이 어우러진 ‘미드나잇 블라썸 칵테일’ 중 선택 가능하다(주중 11만2800원부터, 주말 12만4800원부터).
- 2020-03-2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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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봄날을 기다리며 읽을 만한 도서들!
-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계속 되고 있어서 다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나들이 보단 독서를 하며 봄을 맞이 해 보세요. 브라보에서 3월 신간을 소개합니다! # 화전가 (배삼식 · 민음사) 배삼식의 신작 희곡이다. ‘화전가’는 봄놀이에 꽃잎 전을 부쳐 먹으며 부르던 노래다. 제목과 의미와 대비되는 암울한 전쟁의 시기를 배경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모진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낸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미하우 스키빈스키 저 · 사계절) 아흔 살이 된 저자가 소년 시절 숙제로 썼던 일기에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지며 한 권의 책이 완성됐다. 림 하나하나에 그날의 풍경과 상황, 소년의 천진난만한 추억이 깃들어 그림일기를 보는 듯 마음이 아련해진다. #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저 · 바다출판사) 식물애호가인 저자가 식물을 가꾸면서 삶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된 경험을 들려준다. 식물을 키우면서 시작된 고민이 다짐이 된 순간들도 담았다. 생명의 성장을 지켜보고, 지키는 과정에서 결심한 삶의 방향을 고백한다. #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권남희 저 · 상상출판)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한 유명 일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해온 저자가 이번엔 자신의 인생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아이를 키우며 가사를 병행했던 ‘번역하는 아줌마’의 삶을 재치 있게 드러내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 죽을 때까지 치매 없이 사는 법 (딘 세르자이 외 공저 · 부키) 신경학 전문가인 두 저자는 “치매는 유전과 노화의 결과가 아니다”라며 삶의 방식 개선으로 두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치매 탈출 솔루션 ‘뉴로 플랜’을 통해 중장년기 젊은 뇌를 유지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 우리가 몰랐던 바이러스 이야기 (대한바이러스학회 저 · 범문에듀케이션) 국내 바이러스학회 전문가 18인이 바이러스에 대한 흥미롭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엮었다. 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치료하는 바이러스, 영화 속 바이러스, 국내 최초 바이러스 등 다양한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한다.
- 2020-03-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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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의 흔적에 그리움을 얹어, 강화도 한 바퀴
- 당신은 섬에 가고 싶지 않은가? ‘그 섬에 가고 싶다’란 말에는 막연한 그리움이 담겨있다. 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던 섬이 다리가 놓이면서 바퀴가 달린 탈 것으로도 갈 수 있게 된 곳이 많아졌다. 접근은 쉽고 섬이 주는 그리움을 느끼게 해주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그곳이 강화도다. 봄이 채 오지 않은 겨울 끝 무렵에 서울에서 멀지 않은 강화도로 향한다. 섬이지만 섬이 아닌듯한,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강화도에서 어렴풋이 남아있는 섬이 주는 그리움과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역사의 자취를 만나볼 것이다.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놓인 후에는 섬이 섬답지 않아졌다. 이것을 아쉬워해야 할 것인가, 기꺼워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의 몫이다. 어찌 되었든 다리가 놓여 섬 주민들의 생활이 한결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도 섬 나들이가 한결 편해졌다. 초지대교를 지나 강화도에 입도한다. 강화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는 두 개다. 처음으로 연륙교가 놓인 때는 1969년이다. 시간이 지나면 낡아지듯 다리는 노후되었고 1997년에 재시공하여 만들어진 다리가 지금의 강화대교다. 김포시와 강화도를 잇는 초지대교와 강화대교 외에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 2017년에 개통된 석모대교까지 합치면 네 개의 다리가 강화도를 사통팔달로 연결하고 있다. 강화도가 육지와 연결된 지는 어언 50년 세월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섬이 육지가 되다시피 한 후 많은 시간이 지났다. 섬이라기보다는 육지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 느낌이 남아있는. 그래서일까? 강화도를 제2의 터전으로 삼으려는 이들이 많다. 가까운 이도 강화도에 집을 짓고 강화도 자연을 해설하며 활기찬 인생을 살고 있다. 역사의 섬 강화도에는 휴식과 새로운 용기가 꿈틀거린다. 강화도가 섬이라는 사실은 초지대교를 건널 때 실감한다. 마니산을 오를 때도 마찬가지다. 마니산은 일종의 전망대다. 여유만 된다면 꼭 올라보길 추천한다. 전체 전경을 확인하려면 전망대에 올라가야 하지 않는가. 마니산 능선을 타면서 만나는 경치는 삭막함이 진을 치고 있는 이런 계절에도 충분히 경이롭다. 근육처럼 뻗어 내린 산줄기가 서해바다를 향해 두 팔로 벌리고 있고 바다 위에는 크고 작은 섬이 올망졸망 떠 있다. 이런 풍경만으로도 오를만한 가치가 있지만 정상에 있는 첨성단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다면 흘린 땀방울이 아깝지 않다. 첨성단은 고조선 시대 단군이 제를 지내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진다. 하늘을 숭배하고 제사를 지내는 제천 행사는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신라, 백제, 고구려의 왕들과 고려의 제관과 왕 그리고 조선시대에까지 국가적으로 단군왕검에 대한 제를 이곳에서 지내왔다.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본래의 모습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재에는 둥근 기단 위에 네모난 제단의 형태로 되어있다. 하늘에 대한 제사는 현재에도 개천절에 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단과 함께 눈여겨볼 것은 제단을 지키기라도 하듯 서 있는 소사나무 한 그루다. 유난히 바람이 센 정상, 돌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150년 된 소사나무는 지금도 의연하다. 천연기념물 제502호로 지정되어 있다. 마니산의 첨성단은 강화도 역사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다.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와 조선을 지나 근세기에 이르는 역사의 자취를 따라서 강화도를 한 바퀴 휙 돌아본다. 강화도의 굴곡 진 역사를 만나기 전 바다가 보고 싶다면 동막해변부터 가보자. 해변 가까이 분오리둔대에서 바라보는 서해 풍광은 시름을 잊게 할 정도로 시원하면서도 애잔하다. 서해바다가 갖는 먹먹함 때문이다. 갯벌에서 느껴지는 끈끈한 바다의 흔적을 삶의 흔적인 양 곱씹으며 강화도 대표 사찰인 전등사로 향한다.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전등사는 그리 화려하지 않으나 시간의 결을 품고 있다. 대웅전 앞 느티나무가 현실의 위태로움을 잊고 쉬어가라며 부른다. 전등사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였던 절이다. 명부전에서 100m 정도 오르면 정족산사고터가 나온다. 초지대교가 보이는 너른 풍경을 앞에 두고 잠시 쉬어 가도 좋다. 전등사를 주변으로 삼랑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삼랑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았던 토성이다.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점령했던 5세기경부터 백제, 고구려, 신라가 번갈아 가며 강화도를 점령하였고, 강화도에 요새를 설치하였다. 강화도는 한강을 낀 전략적 요충지였다. 고려시대에는 강화도로 도읍을 옮겨 39년간 몽골에 대항하였고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5진, 7보, 54돈대를 설치하여 외세의 침입을 막고자 하였다. 초지진, 덕진진, 광성보, 갑곶 돈대 같은 군사 시설이 강화도 곳곳에 남아있다. 조선말 병인양요, 신미양요가 강화도를 무대로 벌어진 전투다.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는 광성보에는 광성돈대, 손돌목돈대, 용두돈대 등이 있다. 송림 사이를 지나 용두돈대까지 이어지는 길은 사계절 언제 걸어도 좋은 산책로다. 길 끝, 좁은 강화 해협을 향해 용머리처럼 쑥 튀어나온 돌 위에 서 있는 용두돈대는 천연방어지다. 시대를 거슬러 삼국시대 이전의 유적인 강화도 부근리 고인들을 만난다. 강화도 북부에 위치하여 이동 경로에서 뒤로 밀린 때문이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무덤이다. 부근리 고인돌은 규모가 워낙 커서 무덤이 아니라 제단이 아닐까라는 의견도 있다. 두 개의 굄돌 위에 53톤에 달하는 덮개돌이 얹어져 있는데 그 옛날 이 돌을 옮기기 위해 동원되었을 사람 수를 떠올려 보면 이것이 과연 믿음의 힘인지 권력인지 궁금해진다. 부근리에 16기의 고인돌이 있고 오상리에 탁자식 고인돌 군락지가 있어 청동기시대의 주 생활무대가 이곳 강화도였음을 알 수 있다. 역사의 현장을 짚어가며 나름 알찬 여행을 했다 싶다. 이제는 추억의 소환이다.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를 지나 대륭시장으로 간다. 제비집이 처마 끝에 붙어있고 고개를 쳐들지 않아도 시장통이 눈에 들어오는 키가 작은 시장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옛날식 다방에 앉는다. 달걀 동동 쌍화차에 옛 기억을 앞에 두고 겨울 볕을 쬔다. 좁은 골목길은 꽈배기 도넛 하나에도 웃음이 스민다. 교동도는 강화도 섬 속의 섬, 당신의 옛 시간을 만나게 해주는 여행지다. 강화도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선사유적부터 고려, 조선의 문화재가 즐비하다. 섬을 빙 둘러 53개의 돈대가 자리하고 있고 어느 돈대나 조망이 시원하다. 최근에는 강화 나들길이 인기다. 해안 절경을 끼고 오르는 고려산, 마니산 산행도 해볼 만하다. 요즘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식당이나 여행지가 한산하다. 달리 말하면 여행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시기라는 이야기다. 주변 환경에 주눅 들어 있기보다는 겨울 햇볕을 쬐며 기지개를 켜 몸과 마음을 쫙 늘인 뒤 단단하게 움켜쥐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강화도 한 바퀴에서 답을 찾는다. 그 외 가볼 만한 곳 정수사 마니산 자락에 호젓한 분위기의 정수사는 강화도의 대표 사찰인 전등사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이곳에서 마니산 첨성단까지 오를 수 있는 짧은 산행코스가 있다. 자그마한 절, 정수사는 여행의 호흡을 가다듬기에 좋은 소박하면서 고즈넉한 산사다. 연미정 고려시대에 지어진 정자로 월곶돈대 앞 물길이 제비꼬리 같다고 하여 이름이 연미정이다. 정자에 서면 확 트인 전경이 눈길을 끈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는 북녘 땅과 파주시, 김포시가 선연하게 보인다. 두 그루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멋스럽다. 강화 추천 살 거리 순무김치 순무김치는 매콤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비타민 함량이 높고 소화를 촉진하는데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관광지 앞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나 강화풍물시장에 가면 맛을 보고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를 수 있어 좋다. 순무김치는 처음 담갔을 때보다는 익었을 때 더 맛있다. 잘 익은 순무김치는 무와는 다른 쫀득하게 씹히는 아삭거림과 혀가 아리다 싶게 톡 쏘는 맛이 난다. 한번 맛을 들이면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강화도 먹거리 밴댕이회무침 가장 인상에 남는 맛은 강화풍물시장 2층에 있는 식당에서 먹은 밴댕이회무침이다. ‘서울식당’에서 투박하지만 찰진 그 맛을 처음 보았다. ‘밴댕이 가득한 집’, ‘밴댕이로 왕창 잘되는 집’이 꽤 이름이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포구에서 여유롭게 밴댕이 맛 탐방을 즐겨도 좋다. 다양한 밴댕이 요리와 찬거리가 강화도 만찬으로 기억될 만한 후포항의 ‘청강횟집’을 추천한다.
- 2020-02-25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