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건강노화클리닉이 건강고령사회연구원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 노년층 포괄평가와 운동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노화의 과정 중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 노화와 노화 관련 질환, 노쇠 증후군 등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개별적인 진단과 중재를 실시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기능과 약물 및 영양평가 결과에 기반해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행해 건강한 노년을 즐길 수 있도록 계획됐다. 아울러, 암, 수술 등의 치료 계획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 관절에 부담 없이 유산소 운동이 가능한 무중력 트레드밀과 운동 후 빠른 피로회복과 활성산소 중화 효과가 있는 고압산소챔버 등을 이용해 노인 환자가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진영 건국대병원 건강노화클리닉 교수는 “체중감소나 기력 저하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노쇠 고령층의 절반은 다중 만성 질환이나 장애가 없어 일반적인 의료기관에서의 진단과 치료라는 방식의 접근 방법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일상에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운동프로그램은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분류돼 있어 국민건강보험, 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 안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근감소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령자 5명 가운데 1명은 근감소증 수준을 겪고 있다. 또한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KFACS)에 참여한 국내 70~84세 고령자 2123명(남성 1070명·여성 1053명)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원장원 교수는 “근육량이 줄면 낙상과 골절 위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지고 신체기능 저하에 따른 사회적 장애, 당뇨병, 실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며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려면 근육량·근력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근육량과 근력을 키우려면 단백질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어르신들은 실내에서 의자 등을 활용해 다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을 소개했다.
이 운동은 의자 뒤를 잡고 서서 다리를 천천히 옆으로 올리거나 발뒤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서서 1초간 유지하는 동작 등을 10~154회 반복하는 식이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스쾃을 하거나, 의자에 앉은 채 한쪽 다리를 앞으로 올려 발끝을 천창으로 향하게 하는 동작도 도움이 된다.
발목관절이 불안정하면 보행은 물론 서 있기도 어렵다. 또한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발목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태에 따라선 족관절불안정성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경진정형외과 최경진 원장의 도움말로 발목 이상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발목 이상증세 지속되면 ‘퇴행성관절염’ 초래
발목관절 불안정증은 원인 및 증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장시간에 걸쳐 하거나, 갑작스레 넘어진 경우 발목 쪽이 시큰거리는 급성 불안정증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노화가 본격 시작되는 고령층의 경우 자주 접질림 현상을 경험하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발목 주변을 지탱하는 근육, 인대 등이 퇴화하는 노쇠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은 발목을 크게 접질려 발목 관절이 안쪽으로 접혀 바깥 인대가 끊어진 병증이다. 낙상 사고를 겪거나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발목이 삐끗하면 발목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의 충돌로 재발이 이어진다. 만약 만성 발목 불안정증을 계속 방치하면 발목 인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
보통 발목 부위에 시큰거리는 통증이 나타나면서 방향 전환 시 발목 관절 힘이 빠지는 것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박리성 골연골염, 발목관절염 등 2차 발목 질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최경진 원장은 “발목 불안정증이 의심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밀 검사 시에는 엑스레이 등의 방사선 촬영 및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을 시행한다. 발목 외측 인대가 완전 파열된 경우 거골의 전방 전위와 함께 관절의 전외측 부위가 움푹 꺼진 것을 관찰할 수도 있다. MRI 검사는 관절 주변의 뼈, 인대, 연골 및 신경 등의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때 시행한다.
발목 불안정증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건술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만성이라면 늘어난 인대를 잘라서 짧고 튼튼하게 다시 봉합하고 주위 질긴 막으로 보강하는 술식(Modified Brostrum Procedure)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목의 불안정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6주에 걸쳐 체계적인 치료 및 재활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수술 후 1주일이 경과할 때 퇴원하는데 이때 석고 붕대로 고정한 뒤 6주까지 목발을 이용해 보행에 나선다. 6주 후 석고 붕대를 제거하고 운동화를 착용하여 전 체중 부하가 가능해진다.
최경진 원장은 “석고 붕대 제거 후 2~3개월간 재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불유합 및 감염, 관절 운동 제한 등을 방지하기 위해 담당의 조언 아래 수술 후 지침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편이 노쇠하면 배우자의 노쇠 가능성이 4.6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쇠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은 70~84세 노년부부 315쌍(63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노쇠 동반 발생 연구결과를 국제환경연구·공중보건저널(IJERPH) 6월호에 게재했다고 10일 밝혔다.
노쇠의 판단 기준은 총 5가지 항목(보행속도 저하, 악력 저하, 극도의 피로감, 체중 감소, 신체활동량 감소)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경우로 남편이 노쇠한 경우 부인은 4.62배, 부인이 노쇠한 경우 남편이 노쇠할 가능성은 3.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쇠의 위험요인 중 부부 간에 영향을 가장 많이 주는 요인은 의도치 않는 체중감소였다. 남편이 체중감소 시 부인은 8.34배, 반대로 부인이 체중감소 시 남편이 체중감소가 있을 확률은 4.91배였다.
원장원 교수는 “부부가 처한 공통적인 환경과 질병, 정서교류 등이 배우자 간 노쇠 동반 발생을 증가시키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연구 결과만을 고려해보면 남성보다 여성 고령층이 노쇠에 더욱 취약함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장원 교수팀은 5년째 전국 10개 센터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주관 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3014명의 대상자 추적관찰을 토대로 다양한 임상연구를 시행 중이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사는 날이 늘어났다고 해서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왜 이리 아픈 곳은 많은지 걱정이다. 인구 구조 고령화에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아주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팀이 ‘노쇠 예방 7대 수칙’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윤환 교수팀이 발표한 노쇠 예방 7대 수칙은 △건강하게 마음 다스리기 △강한 치아 만들기 △가려먹지 말고 충분히 식사하기 △화를 높이는 담배를 멀리하기 △만성 질환 관리하기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기 △성실하게 운동하기 등이다.
노쇠한 고령층은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신체장애 발생률이 일반 노년층보다 2~4배, 치매 발생률은 2배, 요양 시설에 입소할 위험은 6배, 위암이나 심장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3~4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평소에 쉽게 지치고 힘이 없고 △물건을 쥐는 힘이 약해지고 △걷는 게 힘들고 느려지며 △바깥 활동을 잘 안 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게 체중이 감소하는 것 등이다.
이윤환 교수팀은 위험한 노쇠 없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비용과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7대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환 교수는 “나이가 든다고 모두 노쇠해지는 것은 아니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노쇠는 예방이 가능하다”며 “젊은 시절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다. 요즘 시니어들은 몸이 아프거나 관리를 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 편이다. 손쉽고 빠르게 필요한 답을 얻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오히려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건강을 잃거나 부작용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해답을 찾는 이가 많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김광일(金光一 ·50) 교수는 ‘늙어도 늙지 않는 법’을 통해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다.
모순된 문장처럼 보이는 제목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광일 교수는 과거 한 칼럼을 통해 ‘노화’는 못 피해도 ‘노쇠’는 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노화를 겪겠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허약해지는 노쇠는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책 제목 역시 그 맥락과 같다.
“노화는 개인차가 있어 똑같은 연령이더라도 노화 정도나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인지기능 변화는 너무나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성장 및 발달 과정이 대부분 개체에서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숫자로 표현되는 나이는 많아도 기능적인 나이, 즉 생체 연령은 늙지 않도록 잘 관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누구나 노쇠한 노인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려 이런저런 정보를 찾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염식이 좋다’든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권장할 만한 방법도 있지만, 막상 꾸준히 실천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 이유다. 마치 이것만 먹으면 건강해지고 질병이 나을 거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 교수는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조언하면서, 영양 섭취에 문제가 없다면 건강기능식품을 굳이 따로 챙겨먹을 필요도 없고, 현재 의존하는 제품들을 끊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환자들이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도 되느냐’라고 많이 묻습니다. 실제로 그런 식품들이 그렇게 효과가 좋다면, 외국의 큰 제약회사들이 벌써 제품으로 만들어 큰돈을 벌지 않았을까요? 아직 그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효과들이 과장된 채 떠도는 경우가 많아요. 차라리 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 등을 고쳐나가는 게 더 낫죠. 그렇게 생활 속 실천 방법들과 더불어 환자나 가족이 자주 궁금해하는 내용 위주로 책을 엮었습니다.”
노인 의학을 위해 걸어온 길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개원하며 노인의료센터가 설립되자, 김 교수는 과감히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당시엔 개척 단계나 다름없던 분야였다. 쉽지 않은 길이었음에도 꾸준히 노력하며 수많은 공적을 쌓은 그이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노인의학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연구하던 분이 거의 없었어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공부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여겨 시작하게 됐죠. 하지만 어떤 질병을 진료하는 과인지, 어떤 환자가 노인의료센터를 방문해야 하는지 등을 이해시키기 어려웠고, 현재도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해요.”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꾼 지 어언 16년이 흘러, 김 교수도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점점 자신이 마주하는 환자들의 나이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에는 노안으로 인해 해외 학회 발표장에서 준비한 원고가 잘 보이지 않아 무척 당황했던 경험도 있단다. “제자들이 작성한 논문의 사소한 실수보다는 큰 방향을 일러주라고 노안이 찾아온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노화를 받아들이는 그다. 노화는 그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다줬다.
“나이가 들며 앓는 질병으로 인해 종종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전에는 환자에게 의사로서 전문적인 의견을 ‘강요’하는 일이 많았죠. 최근에는 환자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다 제공하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합니다. 당사자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특히 고령의 암 환자들은 “수술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염려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김 교수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노인포괄평가’를 국내 최초로 개발, 그 효과를 입증해 의료 현장에 도입했다.
“질병이나 증상 위주의 진단법이 아닌, 노인에게 흔히 문제 되는 여러 항목을 평가해 환자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일상 수행 능력을 비롯해 치매,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영양 상태를 모두 평가하죠. 고령자들은 증상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포괄적 평가가 수술 예후를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걱정을 덜고 좀 더 수월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죠.”
환자를 통해 배운 노년의 가르침
병에 걸렸을 경우를 상상할 때는 담담해도 막상 현실로 닥치면 낙담할 수밖에 없다. 이성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누구든 질병이나 삶의 마무리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질병에 걸렸을 때의 치료 범위를 미리 결정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사숙고한 뒤 자신의 뜻을 밝혀둔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가족들이 우왕좌왕하거나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이는 현장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할 때 미리 이러한 고민을 해보고 자기만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환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는 김 교수이지만, 그도 때로는 환자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찾는 수많은 노인이 결국 인생 선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늘 환자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도 화목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부나 가족들을 보면 ‘젊었을 때 어떻게 사셨기에 주변 사람들이 저리도 행복하게 잘 살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죠. 반면 환자에게 무관심하거나 불화와 이견이 많은 가족을 보면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모두 인생을 잘 산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점을 깨닫기도 하고요.”
그러한 인생 선배들을 바라보며 김 교수는 자신의 노후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지금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노후가 되길 바랍니다. 또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그리고 받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노년을 살고 싶네요.”
국내 노년층 5명 가운데 1명은 근감소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은 국내 70~84세 노년층 2123명(남성 1070명, 여성 1053명)을 대상으로 근감소증 발생빈도를 분석해 얻은 이 결과를 의학 국제학술지 JAMD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6월호에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19년 아시아 근감소증 지침을 기반으로 악력과 보행속도, 사지근육량(이중에너지 X선흡수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남성은 약 228명(21.3%), 여성은 약 145명(13.8%)이 근감소증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보건복지부 주관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 노년층 건강의 현주소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수치”라고 말했다.
또 원 교수는 “5년째 진행 중인 이 사업은 노쇠, 근감소증의 진단·원인·결과 등을 다각도로 연구하며 초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둔 한국의 고령자 보건정책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된 논문 제목은 ‘한국 지역사회거주 노인의 근감소증 : 2019년 아시안 근감소증 지침 개정판 적용’(Sarcopenia in Korean Community-Dwelling Adults Aged 70 Years and Older: Application of Screening and Diagnostic Tools From the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2019 Update)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잘 사는 법’, ‘잘 늙는 법’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신체건강과 직결되면서 ‘잘 먹는 법’, ‘즐겁게 먹는 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관련 기업과 학계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연구 논문 한 편이 발표됐다. 바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박종훈 교수와 고령식 개발 업체인 ‘(주)사랑과선행’이 6개월간 함께 진행한 ‘건강도시락-고령층 노화의 상관관계 연구’다.
좋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 밸런스가 잡힌 건강도시락 섭취가 고령자의 근감소 및 심혈관 질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8주간 연구한 것이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연구의 축이 되어준 ‘(주)사랑과선행’의 건강도시락은 고령인구 표준식단을 토대로 노인들의 식습관과 영양상태, 표준칼로리, 영양소 등을 세심하게 연구해 개발한 고령층 친화식이다. 한국에서 운영 중인 500여 개 요양원이 고객이다. 최근에는 개인이 신청하면 집으로 배달을 해주는 B2C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고령층이 잘 소화하면서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흡수할 수 있는 시금치나물, 멸치볶음, 가자미구이 등의 제조 방법 특허도 냈다.
‘건강도시락’ 통한 고령층의 영양 섭취와 노화의 상관관계 연구
1 건강도시락을 통해 고령층의 건강과 노화 요인을 측정한 연구로는 국내외 최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건강도시락을 통한 영양 섭취를 통해 고령층의 심혈관 질환과 근감소 요인을 측정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처음입니다. 그동안 고령자에게 간단한 보충제를 섭취하게 하거나, 운동을 접목해 노화에 관해 연구한 경우는 많았는데요. 영양 조사를 통해 고령자의 일반 식사에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의 영양소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부족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건강도시락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습니다.
2 건강도시락 섭취만으로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나요?
균형 잡힌 식사만으로도 건강의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현대인의 식사는 너무 불완전하고 불균형합니다. 밀가루와 흰쌀밥, 지방과 단백질은 과다하게 먹지만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지요. 인체에 정말 중요한 비타민, 미네랄 등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영양소들이 충족되면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지고 당뇨에서 심혈관 기능까지 눈에 띄게 개선됩니다. 여기에 운동까지 접목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되고요.
3 ‘건강도시락’에 대해 간단히 소개 좀 해주세요.
이름 그대로 맛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영양만점 도시락입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본격적으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는데요. 이번 연구의 중요한 매개가 되어준 ‘건강도시락’은, 영양 밸런스에 가성비까지 갖춘 고령식으로 ‘(주)사랑과선행’에서 개발했습니다. 현재 전국 요양원과 B2C 형태로 소비자들에게도 배달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운동영양학자로서 이 도시락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다양한 영양소에 주목했습니다. ‘과연 먹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겨 도시락을 제공받아 6개월간 건강도시락과 노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했습니다.
4 연구 과정이 궁금합니다.
연구 과제명은 ‘노쇠전단계(pre-frail)자에 대한 운동과 영양 처치가 근감소증 및 심혈관 위험인자에 미치는 영향’ 입니다.
먼저 좋은 탄수화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도시락을 준비했고요. 65세 이상의 노쇠 전 단계 대상자를 무작위로 구성해 네 부류의 비교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첫 번째는 건강도시락도 운동도 적용하지 않은 통제 집단, 두 번째는 건강도시락만 적용한 영양 집단, 세 번째는 건강도시락과 유산소 운동을 적용한 집단, 네 번째는 건강도시락과 EMS 운동(스테핑 유산소 운동과 전기자극 근력 복합운동)을 적용한 집단입니다. 이들 집단을 8주간 측정한 결과 나타난 가장 놀라운 일이 뭐였을까요? 바로 두 번째 집단에서 일어났는데요. 건강도시락만 드신 그룹의 하체기능이 놀랍게 향상됐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체기능은 노화 연구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 노쇠에는 먼저 신체적 노쇠가 있다. 신체활동이 떨어지면서 대사능력이 감소되고 그만큼 음식도 못 먹게 되고 그러다 점점 눕게 되는 상황을 신체적 노쇠라고 한다. 노쇠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몸을 점점 더 안 움직이게 돼서 힘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노쇠는 신체 에너지 소비량과 근력 감소, 이 두 가지가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노쇠의 판단 기준은 체중 감소, 피로감, 근육 허약,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 등 5가지다. 이 중 3개 항목에 해당하면 노쇠(frail), 2개 항목이면 노쇠전단계(pre-frail)로 판단한다.
5 운동도 하지 않는데 건강도시락 섭취만으로 신체기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건가요?
종합체력지표인 SPPB(Short Physical Performance Batter), 즉 평형감각, 5초간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서기, 4m 보행 속도를 테스트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고령자는 단백질을 먹는 것만으로는 근감소가 개선되지 않습니다. 단백질이 근육에 쓰이려면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도와줘야 하고 이러한 영양소가 음식을 통해 잘 보충됐을 때 신체기능, 즉 하체기능이 좋아지거든요. 건강도시락 섭취를 통해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등이 보충되면서 고령층의 하체기능도 향상되었다는 게 이번 연구 결과의 포인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6 건강도시락 섭취를 통한 하체기능 향상 외에 또 다른 성과도 있나요?
혈관을 청소해주고 동맥경화를 방지해주는 좋은 콜레스테롤, 즉 HDL-콜레스테롤 또한 8주간의 도시락 섭취에 의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건강도시락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HDL-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작용한 것이지요. 우리나라 노인들이 평소 워낙 흰쌀밥과 김치만 드시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드셔서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증가할 수 없지요. 또한 8주간의 도시락 섭취를 통해 체내 혈당이 올라갔다 내려가는 횟수가 다른 통제 집단에 비해 감소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고 도시락 섭취만으로 혈당조절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7 운동 병행이 노화 예방에 더 효과적인 건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식사를 통해 영양을 제대로 보충해주고, 거기에 운동을 병행하면 심혈관 기능이 월등히 좋아집니다. 좋은 영양소를 보충하니 몸이 좋아지고, 몸이 좋아지니 움직일 힘이 생기고, 그로 인해 신체활동을 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거지요.
이러한 구조는 굉장히 기본적이고 상식인 듯해도 실생활에서 지키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령층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8 건강도시락을 섭취하고 운동까지 병행했을 때 나타난 효과도 알고 싶어요.
앞서 언급한 종합체력지표 SPPB가 눈에 띄게 좋아진 건 물론이고요. EMS 운동까지 병행했을 경우 허리둘레가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동맥경직도도 건강도시락 섭취에 의해 낮아졌고요. 하지만 잘 먹지 못할 경우 신체활동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 대사 능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음식도 소화하지 못하게 되면서 결국 신체활동을 할 수 없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결국 잘 먹는 것이 건강의 제1원칙입니다. 먹는 것이 부실하면 결국 몸에 병이 오게 됩니다.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노인 건강 문제의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9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요?
가장 유의미한 결과는 도시락만 섭취한 그룹의 하지(하체)기능 향상입니다. 하지기능 측정은 단지 근력만 하는 게 아니라 순발력, 보행 능력 등 다각도로 검사합니다. 하지기능은 노쇠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팩터(요소)입니다. 이 부분이 8주간의 도시락 섭취만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된 걸 확인했습니다. 운동영양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는 무척 놀라운 결과였는데요.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이 많이 보충되면서 하지기능이 좋아진 것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10 끝으로, 당부사항이 있다면요?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본격적 대비가 필요합니다. 이번 연구가 고령인구에 따른 사회적 비용 경감 효과, 고령자에 대한 복지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시사한 바가 있다고 판단하고요. 연구 결과가 세간에 많이 알려져 식습관을 통한 고령층 건강 및 영양 문제가 조속히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고령자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식단 및 운동 프로그램이 성공적 노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후속 연구도 진행되기를 기대합니다.
박종훈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이 알려져 국가에서도 고령층 영양 문제 해결에 힘쓰고 고령자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책들도 빨리 나와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자들은 일반 노년층보다 운동기능 저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아산병원 김원(재활의학과)·충북대병원 공현호(재활의학과)·경희대병원 원장원(가정의학과) 교수팀은 70세 이상 노인 2300여 명의 건강상태를 분석한 결과, 근감소증과 복부비만을 모두 가진 고령 여성과 남성은 운동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일반 노년층보다 각각 약 4배, 약 2배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교수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신체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배가 나오고 근육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체 불균형, 느린 보행 속도 등은 건강 악화나 낙상·골절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기본적인 운동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연구팀은 여성의 운동기능 하락 폭이 남성보다 큰 이유는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지방 조직 분포의 변화 등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호트연구(KFACS)에 참여한 70~84세 노년층 230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팔과 다리에 분포된 근육량을 나타내는 사지골격근량지수(ASMI)가 하위 20%에 해당되면 근감소증, 허리둘레가 남자는 90㎝, 여자는 8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했다.
두 가지 질환 여부를 기준으로 근감소증이면서 비만인 ‘근감소성 비만 집단’, 근감소증은 아니지만 비만인 ‘비만 집단’, 근감소증이지만 비만은 아닌 ‘근감소증 집단’, 두 질환 모두 해당되지 않는 ‘일반 집단’으로 분류했다. 네 집단의 운동 기능을 파악하기 위해 보행 속도,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균형검사 등 세 가지 항목을 점수화한 신체기능점수(SPPB)를 측정했다.
운동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나이, 흡연·음주력 등을 보정해 통계적으로 신체기능점수를 분석한 결과, 고령 여성의 경우 일반 집단보다 운동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비만 집단에서 1.89배, 근감소증 집단은 1.74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은 무려 3.75배 더 높아졌다. 이에 반해 남성의 경우 비만 집단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운동기능이 약화될 위험이 근감소증 집단은 1.62배, 근감소성 비만 집단에서 2.12배 증가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원 교수는 “노년층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면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운동기능을 떨어뜨리는 근감소성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하루 30분씩 주 5일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주 3회 이상의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요즘 공원, 마트에 가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조부모가 자주 보인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아이들의 등원, 등교가 늦어지고 학원을 보내기가 꺼려지면서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는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이 4~10㎏에 이르는 아기를 수시로 안아주고, 들어올리고, 씻기는 과정에서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원래 갖고 있던 질환이 악화되기도 있다.
조부모가 아이를 키운다면 밤에 자주 일어나게 돼 수면에 방해를 받는 일이 많다. 육아로 수면이 부족하고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되면서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악화되거나, 우울증, 식욕저하, 무기력함일 등 노쇠의 진행이 가속화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들은 증상이 나타나도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기거나, 자식들이 걱정할까봐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부모님의 건강 점검은 꼭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의 도움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질문을 뽑아봤다.
◇식사는 주로 어떤 걸 드세요?
언뜻 가벼운 안부처럼 들릴 수 있지만 영양관리의 기초가 되는 식사에 대한 질문은 필수다. 특히 아이를 돌보느라 부모님이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아이 음식에는 각별한 신경을 쓰나 정작 본인 식사에선 밥, 김치, 간단한 국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의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꼭 이유를 여쭤보자. 입맛이 없으신 것인지, 씹기가 어려우신지, 삼키기가 어려우신 것인지, 혹은 소화가 안 되는 것인지 확인하자. 약물에 의해 입맛이 없고 경우도 자주 있으니 최근 드시는 약이 많아졌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변비도 매우 흔한데, 말씀을 하지 않고 혼자서 해결하시는 어르신이 많다. 변비도 소화불량과 식욕저하의 흔한 원인이니 한 번쯤 여쭤보자.
◇요즘 집에서 아무 일 없었죠?
가장 흔한 치매의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다. 증상이 건망증과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치매 초기 증상의 특징은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꾸 깜빡깜빡 했다는 얘기를 하신다면 6개월 이내에 있었던 일을 질문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이전과 다르게 성격이 변하거나 판단력이 흐려지는 증상도 치매 초기에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혹시 냄비를 심하게 태웠거나 중요한 외부 약속을 자주 잊게 되면 더 미루지 말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검사 후 치매가 아닌 것으로 나와도, 평소 건강관리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매우 많다.
◇최근에 많이 아픈 곳 있어요?
노년층은 살짝 넘어져도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바로 집이다. 부모님의 연세가 높은 편이거나 아이를 안고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 무게중심이 쏠려 넘어지기 쉬우니 각별히 주의하자. 평소에 아프지 않던 허리나 등이 최근에 갑자기 많이 아프다면 골다공증처럼 뼈가 약한 부위가 주저앉아 골절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욕실 바닥은 미끄럽지 않도록 하고 집 안 어두운 곳에는 조명을 설치해 시야를 확보해야 한다. 아이를 안고 재우거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리에서 앉았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면 어깨나 무릎관절에도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늘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어떤 약 드시고 계세요?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 시간에 잘 복용했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꼭 질문하는 것이 좋다. 다섯 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실 경우 부작용이 늘어날 확률이 매우 높다. 특히 관절통이나 감기로 약물이 추가되거나 바뀌면서 병이 낫지 않는 것인지, 약물 부작용인지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약이 바뀌고 여러 가지 증상이 더 많아지고 있다면 한번쯤 약물에 대해 의심을 하는 것이 좋다. 어르신들은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거나 기억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리면 잊지 않고 제대로 약을 잘 챙겨 드시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