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부모 등 4촌 이내 친인척이 아이 1명을 돌보는 경우, 월 30만 원의 ‘육아조력자 돌봄수당’을 지원할 방침이다. 2명은 45만 원, 3명은 60만 원이다. 대상은 36개월 이하 영아를 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가구며, 지원 기간은 최대 12개월이다.
조부모들의 75.6%는 해당 정책에 대해 ‘적절하다’고 밝혔다. 정책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힌 사람 중 49.7%는 ‘지원 기간이 짧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이어 ‘책정 수당이 적어서’ 39.7%, ‘소득 기준이 낮아서’ 33.8%가 뒤를 이었다. 반면,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들이 평균적으로 바라는 육아 수당은 59.11만 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육아 수당 수급 기간은 4.17년이었다.
한편, 돌봄수당은 서울시 외에도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되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서울 서초구에서 조부모를 대상으로 손주 돌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월 10만~25만 원, 서초구는 최대 월 30만 원(40시간 기준)의 수당을 준다. 서울시의 돌봄수당은 조부모 외 친인척까지 범위를 넓혔다는 것이 특징이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정부가 근로자의 노후를 보장하는 30인 이하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을 현재 24%에서 44%로 대폭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7일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1호 가입 기업인 ㈜페이도커뮤니케이션즈를 찾아 기념행사를 하고, 직원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페이도커뮤니케이션즈는 서울 금천구에 위치하며, 교육 콘텐츠 개발업 회사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퇴직연금제도 도입률이 낮아 근로자의 노후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를 통해 근로자들의 퇴직급여 적립금을 잘 운용하여 든든한 노후 자금으로 되돌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는 퇴직연금 도입률이 낮아 퇴직급여 수급권 보호가 미흡한 30인 이하 사업장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가입을 촉진하고 근로자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30인 이하 중소기업의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부담금을 적립해 공동의 기금을 조성·운용하고 그 수익을 근로자의 퇴직급여로 지급한다.
기금 조성을 위해 사용자는 근로자의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매년 근로복지공단에 적립금으로 내야 한다. 이와 별개로 근로자는 개별 부담금을 추가 납입할 수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4월 14일 제도 시행 이후 주거래은행(우리은행)⋅자산운용기관(미래에셋증권·삼성자산운용)을 선정하고, 전산 구축 작업을 거쳐 9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납입한 적립금은 근로복지공단이 전문 자산운용기관의 기술을 활용하여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여 운용한다.
정부는 이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을 발판 삼아 30인 이하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률을 현재 24%에서 앞으로 44% 수준으로 대폭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현재 300인 이상 근로자가 근무하는 기업의 퇴직연금제도 도입률은 90.8%에 달한다.
고용부는 중소기업 퇴직연금 도입률을 높아기 위해 3년간 사용자 부담금의 일부를 지원하고 수수료를 최저 수준으로 설정하였으며, 근로복지공단의 퇴직연금 누리집이나 모바일앱을 통하여 ‘온라인, 무서류, 무방문’ 가입 신청이 가능하게 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계약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중소기업(8.5만개소)을 대상으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로의 전환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일하는 5060(50~69세) 세대가 매년 2.9%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은퇴 후 경력을 살리지 못하고 하향 지원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신중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필요한 지점이다.
지난달 발간된 한국고용정보원의 ‘신중년 노동시장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2017년~2021년 동안 신중년 경제활동인구는 연평균 2.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경제활동인구 증가율(0.6%)보다 빠른 속도다. 그러나 신중년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고, 타 연령 대비 근로 환경과 고용 안정성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17년에 ‘신중년’이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신중년이란 5060세대(50~69세)를 의미하며, 기존의 64세까지를 생산가능인구로 한정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고용 정책의 대상을 넓히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신중년이 전체 인구에서 28.4%(1467만 명)를 차지하고 있고, 2030년에는 32.1%로 정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하는 신중년이 증가한 만큼 일을 찾고 있는 신중년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대부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했지만, 신중년 취업자는 증가했다. 신중년 취업자는 2017년 932만 2000명에서 2021년 1035만 9000명으로 동기간 동안 연평균 2.7%씩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신중년 실업자 또한 지난 5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신중년 실업자는 2017년 23만 3000명에서 34만 7000명으로 연평균 10.5%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5~69세 노동자 693만 6000명 가운데 354만 7000명은 기존 일자리에서 다른 일자리로 이직했는데, 이 가운데 51.8%가 소득이 낮은 산업군에서 일했다. 43.5%는 소득 중위 산업에서 종사했고 4.7%만 소득이 높은 산업군에 속했다.
신중년의 단순노무직 비중은 27.1%로 드러났다. 20대 이하 11.7%, 30대 8.0%, 40대 10.1%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또한 신중년은 사무직 종사자가 10.7%로 가장 적었는데 다른 연령에 비해서도 가장 낮았다. 타 연령대 대비 종사자 규모(30인 이하)가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중(75.8%) 또한 높게 나타났다.
종사자 지위 중 ‘임시+일용근로자’의 비중은 20대 32.5%, 30대 13.2%, 40대 14.3%, 신중년 23.6%로 나타났다. 특히 일용근로자 비중은 신중년이 7.3%로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나 신중년 고용의 불안성이 타 연령대에 비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신중년 주된 일자리 유지자(10년 이상 상용직으로 일한 일자리 혹은 생애 근속 기간이 가장 긴 일자리)와 이직자를 비교해 본 결과, 신중년 이직자는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축적된 경력을 유지 못 한 채 하향 취업하고, 일하는 환경은 더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자에서 전문관리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13.9%, 이직자는 9.1%였다. 반면 유지자에서 단순노무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4.0%, 이직자는 38.1%로 나타났다. 이는 신중년이 주된 일자리 퇴직 후 단순노무직으로 하향 취업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2021년 동안 고용보험을 취득한 신중년을 대상으로 산업 분포를 살펴본 결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0.4%), 제조업(13.5%),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13.45) 순으로 고용보험을 취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를 계속 희망하는가?’ 질문에 유지자의 91.2%, 이직자는 94.6%가 일을 계속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신중년 이직자들은 급여를 낮추어서라도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결과 고연령, 저학력 신중년을 중심으로 저숙련(단순직)으로 일자리가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4차산업으로 인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기술 등의 등장으로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저숙련 일자리는 앞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향후 신중년의 일자리 자체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한국고용정보원은 신중년의 주된 일자리 경력을 유지하며 재취업을 유도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신중년 대상 고용 정책은 신중년의 경력을 유지하면서 일자리의 질을 향상하는 정책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고용정보원은 “신중년 고용 정책 대상을 구체화해 고용지원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신중년의 고용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신중년의 지속적인 사회 참여와 안정된 노후생활을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생각을 전했다.
정부가 개인연금·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소득에도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피부양자 자격 요건에도 반영하는 내용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산정과 피부양자 자격 요건 평가에 사적연금 소득을 반영하는 방안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노후 자금으로서 연금 제도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원, 늘어나는 사적연금 반영해야
감사원은 최근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건강보험료 산정 및 피부양자 자격 인정 시 공적연금뿐 아니라 사적연금도 포함한 연금소득 전체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데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면 다른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것.
현재는 건보료 산정 및 피부양자 인정 소득 기준으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공적연금 소득만 반영하고 있다.
사적연금 소득 규모는 2013년 1549억 원에서 2020년 2조 9953억 원으로 늘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사적연금에 건보료를 매기면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된다. 2020년 사적연금 소득이 연 500만 원 이상인 55세 이상 지역가입자는 4만 469명이다. 사적연금 소득 금액은 4882억 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재산정 해보면 총 348억 원이 추가 부과된다.
만약 사적연금에도 보험료가 부과된다면, 지역가입자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합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2단계 건보료 부과체계가 새로 개편돼 피부양자 자격 요건도 강화된 상황이다.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공적연금 소득 반영률도 높아진 데다 사적연금까지 반영한다면 많은 이들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를 늦춰 연금을 몇만 원 더 늘렸다가,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면서 월 20만 원이 넘는 건보료를 내야 하느냐는 민원이 이미 속출하는 상황이다.
건보료, 사적연금 소득반영은 '시기상조'
보건당국의 이번 조치에 일각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사적연금 확대 장려 정책이 아직은 제 역할을 할만큼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고 하자, 사적연금에 세제 혜택을 주며 사적연금 확대를 장려해왔다.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도 사적연금 세제 혜택을 확대했다.
이번 개편안에서는 연금저축 세액공제 납입 한도를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리고,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을 합친 세액공제 납입한도는 700만 원에서 800만 원으로 늘린다. 세액공제율은 총급여액 5500만 원 이하는 15%, 초과는 12%를 적용한다. 연금저축 적립액은 2021년 12월 말 기준 160조 원에 이른다.
올해 4월부터는 퇴직연금뿐 아니라 퇴직금 제도가 적용되는 모든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인 IRP로 의무 지급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 가입자만 퇴직금을 받을 때 IRP 계좌로 받아야 했다. 개인연금 계좌 가입자도 늘리고, 이를 통한 퇴직연금 운용도 유도한 것.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낮아 계좌를 해지해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를 도입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금융소득에 건보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면서, 퇴직금이나 자금을 금융소득으로 굴리기보다 사적연금으로 투자해 노후 준비도 하면서 절세도 하려는 사람이 늘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아직 사적연금은 노후 안정성을 높이는 제도로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원(KIRI)은 “장수하는 고령사회, 준비와 협력(I): 사적연금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초고령사회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사적연금의 역할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인 15.3%를 크게 웃도는 43.4% 수준이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사적연금 활성화를 통한 노후 안전망 준비가 시급하다.
특히 공적연금은 국민연금의 넓은 사각지대, 낮은 급여 수준, 재정 불안정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어 정부 재정을 통한 재원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도 제도 가입을 장려해온 것. 하지만 KIRI는 취약계층의 사적연금 가입률이 낮고, 퇴직연금은 이직 과정에서 적립금 대부분이 해지된다고 지적했다. 연금으로 수령하기보다 일시금으로 받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의 IRP 계좌 해지율은 97.3%에 이른다.
사적연금 활성화가 우선
우리나라는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수준이 낮은 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험료 납부액 대비 세제 지원 수준은 OECD 12개국 평균인 26%보다 낮다. 퇴직연금 기준으로 확정급여형(DB)이 17%, 확정기여형(DC)이 14% 수준이다. 면세자의 납부보험료에 세제 혜택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입 유인도 떨어지고, 연금화를 유도할만한 세제 혜택도 크지 않다.
또한 2021년 만 55세 이상 퇴직급여 대상자 중 연금수령 비율은 4.3%에 불과하다. 또한 적립금이 적을수록 일시금으로 수령하는 사람이 많았다. 결국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은 여전히 노후 소득보장 제도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셈이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사적연금이 공적연금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려면, 개인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게 끔 사적연금이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건보료 산정 기준에 사적연금을 소득으로 반영하게 되면, 사적연금 사적연금 활성화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금은 미래에 받는 월급 같은 것인데 사적연금 가입으로 오히려 실질 가처분소득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을 갖게 되면, 건보료 산정 수준 이하에 해당할 연금소득자 까지 가입유인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미 운용되고 있는 퇴직연금도 연금화가 안 된다는 문제가 있는데, 오히려 일시금 수령을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향후 건보재원 충당을 위해 추가적 복지재정 확충도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타 제도에 미칠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소득공제, 세액공제 등 세제 인센티브로 충격을 완화하는 정책을 함께 실시하는 등 제도간 부정적 파급효과가 크지 않도록 정책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가 제대로 성숙할 때까지는 다른 재원 확충 방법은 없는지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가 등 협의체를 마련해 충분한 사회적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6월 28일 본지가 진행한 헬스콘서트 현장에서 유난히 반짝이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연신 사방을 관찰했다. 자리에 모인 시니어들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바로 신한은행 퇴직연금그룹장인 이영종 부행장 이야기다. 그는 형식적인 행사 참석에 그치지 않고, 진행되는 강의에 귀 기울이며 자리를 지켰다.
“갈증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이 부행장은 이날 참석한 독자들이 가지고 있었을 답답함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생활을 하면서 이런 좋은 행사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훌륭한 강연이 중장년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금 깨달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희도 퇴직연금 사업을 하면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날 참석한 독자들에게 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했다. 퇴직연금그룹의 수장이지만, 그 역시 베이비붐 세대 당사자로서 객석에 모인 이들이 단지 ‘고객’으로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일 터다.
“퇴직연금그룹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면서 은퇴 후 삶의 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한이 책임지고 있는 재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건강 등 은퇴 후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니까요. 현장에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독자들을 만나고 나서, 은퇴 세대를 위해 좀 더 종합적인 컨설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그가 현장에서 전한 메시지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지친 중장년들에 대한 위로였다. 현장을 찾은 독자들은 신체적·정신적인 노화를 경험하고 있고, 사회·경제적으로 지위에 올랐지만 은퇴를 고려하며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는 세대다. 이런 상황 속에 찾아온 코로나19라는 악재는 이들을 더욱 약하게 만들었다.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여생을 낭비하기 어려운, 하루하루가 아까운 삶의 황혼기에 거리두기로 갇혀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안타까웠죠. 아마 다른 어르신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고자 하는 욕구는 높은데 여건이 뒷받침해주지 못했으니까요. 이번 행사를 통해 다시금 활력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행복한 쏠드族을 위하여
멋진 인생을 살길 바라는 현재의 적극적인 시니어의 모습을 신한은행은 ‘쏠드’라고 정의 내리고 있다. 쏠드(Sold)는 스마트(Smart)와 올드(Old)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현명하게 노후를 맞이하는 이들을 말한다. 일반적인 중장년과 어떻게 다를까?
이 부행장은 “자기 주도적인 삶과 기술 친화적인 부분이 기존과는 다른 쏠드族(족)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은퇴 세대는 50~60년 인생을 살아왔지만, 최근 10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술혁신 속에서 젊은이들처럼 완벽하게 적응하기는 어렵더라도 디지털 기술을 일상화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요. 여기에 단지 디지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디지로그’라고 부르는 아날로그 감성을 바탕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삶이 쏠드의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그는 달라진 은퇴 세대의 모습 중 하나로 합리적인 태도를 들었다. 과거의 노인들은 가부장적 권위에 기대어 강압적인 의사 전달에 익숙했다면, 최근의 시니어들은 자신만의 이유와 논리를 바탕으로 자기주장을 펼친다는 것이다.
은퇴 세대 위한 금융의 책임 커져
신한은행은 매년 ‘신한미래설계보고서’를 발간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삶을 관찰하고 분석한 결과물로 벌써 5년째 발행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보고서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달라지는 은퇴 세대의 삶만큼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신한은행의 시선 변화도 느껴진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은 시간이 갈수록 베이비붐 세대의 삶을 정밀하고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영국 인구학자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2035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와 경제활동 인구가 1대1로 같아진다고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훨씬 뛰어넘는 상황이 되는 셈이죠. 국가 차원에서 바라보면 생산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숙제가 되겠죠. 저희 같은 금융기관 입장에선 고령층 인구가 은퇴 이후에도 이전과 같은 소득과 수준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컨설팅하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은행 퇴직연금사업부문의 핵심 기능이죠. 이러한 준비를 위해 은퇴 세대의 삶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입니다.”
수백만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둔 지금, 이들의 삶에서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은퇴 세대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신한은행은 이들에게 어떤 위치, 어떤 역할을 바라고 있을까?
“저는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과정을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먼저 내 소중한 돈이 적립되어 일정 수준의 수익률이 발생해야 합니다. 커다란 목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크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도록 금융이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죠. 또 금융은 고객이 가진 퇴직연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고, 적정 수준의 수익률이 나고 있는지 고객 관점에서 관리해야 합니다. 이러한 수익률과 고객 관리가 공신력 있는 은행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한 공포보다는 위험 줄여야
최근 은퇴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빅 스텝’, ‘자이언트 스텝’과 같은 금리 인상과 함께 미국발 경제위기설이 힘을 얻으면서, 모아놓은 자산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부행장은 “지나친 공포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IMF 외환위기의 경험으로 경제위기에 공포감을 가질 수밖에 없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기다리면 회복된다’는 경험 역시 가지고 계시잖아요. 무조건 버티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좋아지는 부분도 있으니 공포에 시달리기보다는 현명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또 그는 그 과정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을 고려할 것을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 자산을 분리해 관리할 필요는 있습니다. 자신의 성향이나 위기관리 능력을 고려해 그에 맞는 분산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 적정 수준의 이익이 나거나 손해가 발생했다면, 그에 따른 리밸런싱(Re-balancing, 포트폴리오 안에 있는 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은행에서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고요.”
여생은 아내를 위해 쓰고파
이 부행장은 1993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서울대에서 경영학 중에서도 금융 관련 전공을 했기 때문에 금융의 핵심인 은행 입사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고, 당시 신생 회사였던 신한은행은 타 은행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고.
이후 그는 신한금융그룹의 ‘전략통’으로 성장했다. 신한은행 대외협력실장 등을 거쳐 미래전략부장, 전략기획팀 부장, 전략기획팀 본부장을 거쳐 신한은행 강서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관리자급으로 승진한 이후 전략·기획부문 업무를 주로 담당했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M&A) 실무를 진행했고, 이후 오렌지라이프 전무와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전략 업무에 대해 “회사의 각 파트에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사업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고, 회사의 관점에 맞게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과정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꿈꾸는 은퇴 생활을 물었다. 그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저는 30년 넘게 직장을 위해, 아내는 그동안 아이 셋을 위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내의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에는 아내를 위해 시간을 쓰고 싶어요.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제대로 배워 아내에게 음식도 해주고 싶고, 평소에 배우고 싶어 하던 기타도 함께 익혀 연주해보고 싶습니다.”
지난 5월 고령농업인의 노후보장을 위한 농지연금이 가입 2만 건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2월부터는 가입 연령이 기존 65세에서 60세로 낮아지며 가입률이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농지연금은 비슷한 구조의 다른 금융 상품에 비해서도 매력적인 노후 준비 수단”이며 “가입 연령과 담보 가치가 동일할 때 농지연금이 주택연금보다 더 많은 월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귀촌을 계획하는 중장년이라면 꼭 염두에 둘 농지연금의 이모저모에 대해 알아보자.
‘농지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농업인인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일정 생활자금을 매월 연금처럼 지급하는 제도다(농림축산식품부). 가입자가 사망 시 담보 농지를 처분해 연금으로 지급됐던 채무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농업인의 노후 생활안정 지원과 농촌사회안전망 확충 및 유지를 위해 2011년부터 시행돼, 꾸준히 가입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제도의 이점을 살려 노후를 준비하려는 귀농 은퇴자가 증가하며 그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농지연금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7.9%가 해당 제도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2018). 그 이유로는 ‘노후생활이 여유로워져서’(30.5%), ‘연금을 받으면서 농지도 활용할 수 있어서’(25.6%) 등을 꼽았다. 실제 농지연금 2만 번째 가입자는 경기도 가평군에 사는 60대 김광식 씨로 ‘전후후박형 상품’에 가입해 향후 초기 10년간 월 234만 원을, 이후로는 월 164만 원을 받게 된다. 김 씨의 경우 연금 수령과 함께 해당 농지를 직접 경작할 수도 있지만 임대를 통해 추가 소득을 올리기로 했다. 이처럼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 농지를 계속 경작하거나 임대하여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그밖에 장점들도 쏠쏠하다. 정부예산을 재원으로 정부에서 직접 시행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농지연금지키미통장’에 가입하면 월 185만 원까지 압류위험으로부터 연금을 보호받는다. 만약 농지연금을 받던 농업인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승계하면, 배우자의 사망 시까지 계속해서 농지연금을 받을 수 있다(단, 신청 당시 배우자가 60세 이상이고 연금승계를 택한 경우에 한함). 또, 연금 채무 상환 시 담보 농지 처분으로 상환하고 남은 금액이 있다면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하더라도 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 아울러 6억 원 이하 농지는 재산세가 전액 감면, 6억 원 초과 농지는 6억 원까지 감면받는 효과도 볼 수 있다.
가입 조건 및 연금 지급 방법
농지연금에 가입하려면 농지은행 또는 농지연금 포털(인터넷)에서 접수 신청을 하고, 이후 공사 직원의 연락을 받아 절차를 따르면 된다. 가입 조건으로는 크게 가입자의 연령, 영농 경력, 농지 상태 등을 본다. 가입 연령은 신청연도 말일 기준으로 농지 소유자 본인이 만 60세 이상(2022년 기준 1962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이라야 가능하다. 기간형 상품의 경우 지급방식에 따라 일정 연령 이상 시 신청할 수 있다. 영농 경력 조건은 신청인의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이며, 이는 신청일 직전 계속 연속적일 필요는 없으며 전체 기간 중 합산 경력이 5년 이상이라면 만족한다. 이는 국민연금보험료 경감대상농업인 확인 서류 등으로 알 수 있다.
끝으로 대상 농지의 경우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농지법 상의 농지 중 공부상 지목이 전·답·과수원으로써 사업대상자가 소유하고 있고 실제 영농에 이용되는 농지 △사업대상자가 2년 이상 보유한 농지 △사업대상자의 주소지를 담보농지가 소재하는 시·군·구 및 그와 인접한 시·군·구 내에 두거나 주소지와 담보농지까지의 직선 거리가 30km 이내의 지역에 위치하는 농지 △저당권 등 제한 물권이 설정되지 않은 농지(단, 선순위 채권 최고액이 담보농지 가격의 15% 미만인 농지는 가입 가능) △압류·가압류·가처분 등의 목적물이 아닌 농지.
연금 지급 방법은 크게 종신형과 기간형으로 나뉜다. 종신형은 사망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며, 기간형은 설정 기간 동안 연금을 수령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종신정액형(가입자 또는 배우자 사망시까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 △전후후박형(가입초기 10년 동안은 정액형보다 더 많이, 11년째부터는 더 적게 받는 유형) △수시인출형(총 지급 가능액의 30%이내에서 필요한 금액을 수시로 인출할 수 있는 유형) △기간정액형(가입자가 선택한 일정기간 동안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는 유형, 5년·10년·15년) △경영이양형(지급기간 종료 시 공사에 소유권 이전을 전제로 더 많은 연금을 받는 유형) 등이다.
김은혜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은 “농지연금 가입 초기 자금 수요가 많거나 보다 여유롭게 노후를 시작하고 싶다면 ‘전후후박형’을, 병원비나 자녀 결혼비용, 부채상환 등 긴급 자금 용도로 목돈이 필요하다면 ‘일시인출형’을, 농사를 접고 은퇴를 고려하는 농업인이라면 ‘경영이양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추천했다. 이어 “농지연금 가입 후 농지 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가입 시 정해진 금액을 평생(또는 일정기간) 지급 받기 때문에, 농지 가격이 높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 혹여 담보 농지 처분 금액이 채무상환금액보다 부족하더라도 따로 청구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채무를 상환하면 농지연금을 해지할 수 있기 때문에 담보 농지 가격이 크게 올라도 문제없다”고 조언했다.
내가 받을 농지 연금은 얼마일까?
농지연금 월지급금은 가입 연령이 높을수록, 담보농지 평가 가격이 높을수록, 연금 지급 기간이 짧을수록 더 많이 받게 된다. 만약 가입자보다 배우자가 연령이 적다면, 배우자의 연령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담보농지 평가 가격은 개별공시지가 100% 또는 감정평가 90% 가운데 선택 가능하다. 단, 농지연금 월 지급금은 최대 300만 원까지며, 담보 농지 평가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전체가 아닌 일부 필지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40세 이상 혼자 사는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가 가족과 같이 사는 다인가구 중장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돈보다도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였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게재된 홍성표 가톨릭대 조교수와 임한려 서울대 연구교수가 연구·조사한 ‘중고령자 1인가구 삶의 만족도 변화 및 영향요인 분석’에 이 같은 결과가 담겼다.
연구진은 만 40세 이상 중장년 중 1인가구 표본 1378명과 2인 이상 다인가구 표본 6382명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삶의 만족도 변화를 살펴봤다. 영향 요인은 성별, 소득, 중장년(40~64세) 여부, 교육수준, 자기존중감, 자원봉사 참여 등이 있다. 이 요인들은 1인가구, 다인가구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르면, 중장년 1인가구의 삶의 만족도 지수는 2017년 3.42→2018년 3.44→2019년 3.43→2020년 3.36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다인가구 중장년의 삶의 만족도도 3.61→3.60→3.60→3.56으로 하락했지만, 1인가구보단 높게 나타났다.
성별에선 여성 1인가구 비율(79.1%)이 남성(20.9%)보다 훨씬 높았지만, 삶의 만족도 수준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인가구도 남성이 여성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평균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는 1368만 원, 다인가구는 5235만 원이었다. 이번 조사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소득은 중장년 1인가구의 초기 삶의 만족도는 높여줬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삶의 만족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중장년의 노후준비는 신체적 노후준비, 경제적 노후준비, 사회적 노후준비로 구분할 수 있다. 삶의 만족도와 결과를 도출한 결과 상대적으로 신체와 사회적 노후준비에 비해 경제적 노후준비의 영향력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자아존중감은 1인가구, 다인가구 중장년 모두의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울은 1인가구와 다인가구 중장년층 모두에게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경제 상황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참여, 건강, 심리적 자원 등의 영향도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장년이 노년층(65세 이상)보다 삶의 만족도 수준이 낮았다. 특히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중장년 여부가 초기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쳤다. 자원봉사, 근로활동은 중장년 다인가구에는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1인가구는 특별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이 높아지면서 배우자와 사별, 사회적 활동 감소, 건강 악화, 노인빈곤율 증가 등 상황에 놓이는 중장년층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년 1인가구의 경우 근로활동, 자원봉사 참여보다는 자아존중감이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공동체주택 터무늬있는집의 대표인 김수동 작가는 본지에 “혼자 사는 사람 중에도 사회관계망이 잘 형성되어 있고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사람도 많다. 연구 결과는 사회관계망이 취약하고 고립되어 있는 1인가구의 문제를 시사한다고 보는데, 고립으로 이어지게 하는 주거 환경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인가구라고 하더라도 마을이나 지역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면서 살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그런 사례도 많이 늘고 있다. 그리고 가족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인이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을 때 가족으로 인정해주는 가족 다양성이 실현되어야 한다”라면서 “즉, 주거 다양성, 가족 다양성, 지역사회 복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소득과 재산이 10억 원 이상으로 높은 노인도 사회적 불안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사회적 불안 수준은 은퇴 이후 5~10년 혹은 10~15년이 경과 되는 기간까지 계속 상승하다가 이후 하락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는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가 게재됐다. 연구책임자는 불평등소득정책연구실 삶의질연구센터 곽윤경 부연구위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해 65~74세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사회적 문제 경험과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사회적 불안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 응답자의 경험, 사회적 관계, 응답자 스스로에 대한 인식, 그리고 인구 사회학적 특성 등을 살펴봤다.
사회적 불안이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안전사고나 불신의 경험, 그리고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 유발되는 불안을 말한다.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들이 전반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사회적 불안 수준은 보통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사회 불안 인지는 5점 만점에 3.49점(표준편차 0.92)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불평등 > 불공정·경쟁 > 불신·무망 > 적응·안전’ 순으로 나타났다.
△사회 불안 인지 : 우리 사회에 대한 불안을 의미함.
△적응·안전 불안 : 급격한 사회 변화를 못 따라가고 생활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불안.
△불공정·경쟁 불안 : 우리 사회의 불공정성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
△불신·무망감 불안 : 우리 사회와 중앙정부에 대해 불신하고 희망을 느끼지 못해 발생하는 불안.
△불평등 불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 문제로 인해 느끼는 불안.
특히 노인의 은퇴에 따른 사회적 불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은퇴한 노인은 적응·안전 불안과 불공정·경쟁 불안이 은퇴하지 않은 노인 혹은 평생 일한 적 없는 노인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퇴 이후 노인이 스스로 새로운 삶의 패턴에 적응해야 하는 데서 유발된 불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평생 일한 적 없는 노인 집단에서는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사회 불안 인지)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경제활동 참여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임시직과 일용직에서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사회 불안 인지)과 불평등 영역의 불안은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적응·안전 불안과 불신·무망 불안이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소득 및 재산에 따른 사회적 불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사회적 불안은 소득 4분위, 그리고 재산이 2억~10억 원인 집단에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다가, 소득 5분위 집단과 10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집단에서 다시 높아졌다. 이는 곧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한다는 뜻이 아니다.
소득 분위가 높은 집단과 재산이 많은 집단이 불안한 이유는, 자산 중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비상시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한 사회적 위험에 직면할 때, 주변 지인의 도움이나 사회안전망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 있다 하더라도 노인은 청년과 달리 신체 건강의 저하 등으로 인해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회복하더라도 같은 경제적 수준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배경에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곽윤경 부연구위원은 “전기노인(65~74세)은 본인 및 배우자의 은퇴, 건강 변화, 자녀 출가 등 가족 내 그리고 사회에서 역할 축소를 경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긍심이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가 저하된다. 이런 다양한 변화와 경험은 이들의 삶에 정서·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유발하여 사회적 불안을 가중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곽 부연구위원은 “이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이전 세대의 노인과 달리 매우 강하다. 이런 욕구와 의지는 실제로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율 상승으로 반영되지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인 다수는 고용의 보장성과 안정성이 낮은 임시직, 비정규직 등 단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는 노인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의 사회적 불안이 높은 만큼 정책적 함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측은 “개인이 사전에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후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보편적인 관점에서 노인 관련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되, 사회적 불안이 높은 집단에 대해서는 특화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노인의 사회적 불안을 사전에 예견, 관리 및 조치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노인의 사회적 불안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인구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인구감소 속도 완화, 성장 잠재력 약화 방지 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구위기대응 TF’ 1차 회의를 개최하고 인구위기대응 추진 계획을 논의했다.
그동안 인구정책 TF 운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혼인 건수,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치로 하락했다. 이로 인해 자연감소가 매년 급증하는 등 날로 심각해지는 인구 위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정부는 인구위기대응 TF를 출범했다.
방 차관은 “합계 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4년에는 0.70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면서 “우리 총 인구 또한 2020년 5184만 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70년에는 3766만 명이 될 전망이다. 1970년대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2018년 25만 8000건, 2019년 23만 9000건, 2020년 21만 4000건, 2021년 19만 3000건, 22년 1분기 4만 5천 건으로 격감했다.
출생아 수는 2018년 32만 7천 명에서 2019년 30만 3천 명, 2020년 27만 2천 명, 2021년 26만 1천 명, 2022년 1분기 6만 8천 명으로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자연증감도 감소 추세다. 2018년 2만 8000명, 2019년 8000명이 증가했으나, 2020년 들어 3만 3000명이 감소했다. 2021년에는 5만 7000명, 2022년 1분기는 3만 5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의 문제점에 대해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경제의 성장 제약이 우려되고, 축소사회가 본격 도래하면서 지역 소멸 위험도 확산되며, 인구가 증가하던 시기에 설계된 교육·병력시스템도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TF 산하에 관계부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11개 작업반은 중요 과제를 논의했다. 방 차관은 “그동안 완화, 적응 중심의 추진방향에서 성장, 도약을 보완 강화하고 4대 분야 8대 핵심 과제를 선정해 집중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주요 내용은 △경활인구 확충을 위한 여성·고령층·외국인 등 경제활동 참여제고, 인적자본 확충 △축소사회 대비를 위한 학령·병역인구 감소 대응과 도시계획 개편·지역소멸 대응, 축소사회 유망 산업 육성 △고령사회 대비를 위한 노후소득 보장 강화, 고령층 의료·돌봄·요양서비스 확충 △출산 대응을 위한 결혼·출산·육아 인센티브 강화 및 부담 완화, 청년층 맞춤 지원 등이다.
TF는 7월 이후 인구위기 대응방안과 부문별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법·제도 개선 등도 추진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의 연평균 증가율은 3.3%로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주거정책 대안으로 고령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고령자가 소외되고 있는 실상으로 공공임대주택의 질적·양적 개선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임대주택 고령자 주거환경 진단 및 주거지원 강화방안 연구’를 발간했다.
한국의 빠른 고령화
우리나라는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예상된다. 2060년에는 고령화율이 43.9%, 노년부양비는 91.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주 기준으로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21년 488만 가구(23.7%)로 2047년에는 전체 가구의 약 절반인 49.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 기준 ‘고령자 1인가구’나 자녀 없이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부부가구’는 각각 34.2%, 33.0%로 고령자로만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LH가 건설해 운영 및 관리까지 도맡는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계약자 3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특히 영구임대주택은 전체 계약자의 절반 이상이 고령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LH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고령 입주자들은 대부분 소득 1,2분위의 최저소득계층으로서 소득 증가 등에 따른 주거 상향이동이 거의 어려운 상태여서 주거의 질적 개선이나 주거 서비스 전달에서 공공의 관여가 절실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고령자 1인가구 혹은 고령자로만 구성된 가구가 증가하면서 고령자 가구는 타 속성가구에 비해 노후된 주택 거주 비율이 높고 주거비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공공임대주택 개선되어야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의 문제는 청년과 신혼부부, 일반 저소득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데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 등을 통해서 생애단계별 주택 공급확대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의 절대적인 공급량이 많지 않다”라고 짚었다.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까지 건설했거나 건설 예정인 공공임대주택은 90만 2000채다. 그 가운데 고령자용 주택은 5.5%인 5만 채에 불과하다. 인구의 16.5%를 차지하고 있고 점차 비중이 증가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문의 주택 공급 및 계획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고령자가 희망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 중 장기공공임대 입주 희망은 16.3%로 타 계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공급량을 지속해서 높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질적으로도 문제가 제기됐다. 고령자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성능을 검토한 결과, 조사대상의 8.9%가 고령자가 생활하기에 불편하고, 71.3%는 여전히 노인을 배려한 설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고령자용 맞춤형 공공임대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고령자 주거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고령자의 신체적 특성이나 서비스 욕구에 따라 서비스 연계방식, 돌봄, 주택의 형태 등에서도 다양한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텃밭과 휴게 공간, 안전손잡이 등을 설치하고, 주택개량과 관리비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주거 외에도 보건의료, 고령자 일자리,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 자원의 연계와 협업이 요구된다.
보고서는 고령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서비스 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공공임대주택 내 입주자를 고용하는 단지 내 돌봄, 노(老)-노(老) 케어를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