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걸을 때 다리의 불편함으로 고생하다가 최근 악화된 보행 장애로 인해 병원을 찾은 김모(64세·경기 광명시)씨는 ‘척추관 협착증(이하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병원으로부터 ‘이미 수술을 고려해야 될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요즘 고민이 많다. 디스크의 경우, ‘의사가 수술을 권해도 될 수 있으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지인들의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허리와 연관된 질환이라는 것은 비슷하지만 협착증은 디스크와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 디스크와 협착증의 차이가 무엇인지, 치료 방법은 무엇인지 우신향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민형식 의무원장에게 들어봤다.
글·사진 이학영 객원기자 mrm97@naver.com
협착증과 디스크의 차이
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나타나는 질환으로 50대 후반에서 60대 이상의 노년기에 주로 발병한다. 증상에서의 차이는 디스크일 경우 앉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협착증의 경우는 주로 걷거나 서 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며 앉거나 허리를 숙이면 증상이 완화된다. 협착증 환자들은 허리의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보행 장애를 호소한다. 초기에는 걷기가 싫어지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다리가 퍽퍽하다고 느껴지다가, 더 악화되면 걸을 때 앉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그 간격이 짧아지며 점점 다리 근육도 말라가 다리 마비 증상마저 경험하게 된다.
“디스크는 젤리와 비슷한 비교적 말랑말랑한 디스크 수핵이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기지만, 협착증은 주로 비후된 인대나 관절 또는 자라난 뼈와 같은 보다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해요. 통증의 유발과 소실점이 다른데, 디스크는 대개 평소에도 아픔이 지속되다가 서거나 걸으면 통증이 감소하는 반면, 협착증은 오히려 걷거나 서 있을 때만 통증이 발생합니다.”
걷기가 싫어지는 초기 증상에서 더 진행되면 보행 장애를 동반하여 다리가 가늘어지고 심폐기능마저 떨어진다. 이때 ‘내가 늙어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단순 노화과정이 아니라 협착증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협착증 의심이 가는데도 계속 참는데서 생긴다. “협착증 초기에 진단을 받은 경우는 간단한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초기 치료시기를 놓쳐 점점 병세가 진행되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협착증의 증상이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그저 견디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것이 큰 문제로 이어지는 거죠.” 노화의 과정이니 어쩔 수 없겠거니, 그저 쉬면 나아질 것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리며 병을 키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디스크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호발하기 때문에 회복 능력도 비교적 좋지만, 협착증은 꽤 연로한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오랜 기간 보행 장애를 겪다 보면 근위축 및 심폐기능의 저하까지 동반되어 회복 능력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몇몇 매체의 의학정보 또는 주변에서 듣는 이야기로 자가 진단하고 병원은 수술만 권하는 곳이라며 불신하는 태도가 많아요. 사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죠.”
의료 환경 변화, 수술 환경도 바뀌어
일반인들의 수술에 대한 거부감은 당연할 수 있지만, 협착증의 경우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다. “최근에는 의료 환경과 수술 환경이 급격히 발전했어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요. 의사들이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대해 경고를 하지만 실제 그렇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줄어든 거죠.”
민 원장의 아버지도 올해 80세인데 지난해 초에 협착증 수술을 받았다(자식이 부모를 집도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지만, 매우 간단한 수술이라 본인이 직접 했다고 한다). “아버님께서 자전거를 워낙 좋아하셔서 20년 이상 자전거를 타셨어요. 그런데 점점 연로하시다 보니 자전거를 못 타시게 되고 결국 보행이 늘어나다 보니 협착증 증세를 심하게 느끼시더라고요. 몇 차례 주사 및 시술해도 안 되어 지난해 2월에 직접 수술을 해드렸는데, 현재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서 여행도 다니시고 그래요.”
빠른 진단이 협착증 치료의 포인트
협착증은 빠른 진단과 꾸준한 치료만으로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 병원을 방문할 때는 협착증의 핵심인 보행과 관련된 증상을 자세히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보행을 하면서 나타나는 통증의 양상은 어떤지 자세히 점검하고 말하는 것이 좋다. 이후 필요에 따라 방사선 검사(x-ray),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을 수 있다.
대개 협착증 치료는 물리치료 및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보존적 치료’와 각종 주사를 이용한 신경 치료 그리고 각종 ‘시술’(예: 경피적 신경 성형술 및 경피적 풍선 확장술)등이 있으며, ‘수술적 치료’로는 단순 감압술에서 기기 고정술까지 매우 다양하다. 최근에는 디스크 치료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기법이 활발하게 연구, 시도되고 있다.
“노년에 걷기가 싫어지고 앉을 자리만 찾게 되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해요. 그리고 협착증 진단이 나왔다면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기 증상에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거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활기차게 걷는다는 것은 노년의 건강과 행복에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걷지 못하는 생활이 다른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큽니다.”
노년에 걷는 게 싫어지고 앉을 자리만 찾는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아야 해요. 협착증 진단이 나왔다면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생식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수경(金秀經·75) 박사는 식품기술사, 이학박사로서 1988년에 처음으로 케일을 동결건조, 생식제품을 만들었다. 이후 생식 전문기업 ‘다움생식’을 만들어 30여 년째 운영하고 있다. 그는 최근 를 집필하고 있으며 중국 쪽과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팔순을 향해 가고 있는 나이이지만 여전히 건강을 지키며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가 말하는 진정한 건강의 의미를 들어본다.
김수경 박사가 생식 전문기업인 ‘다움생식’을 만들면서 세운 모토가 있다. 바로 ‘모든 인간은 원래 건강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고 모든 것을 인간 위주로 바꾸어갈 때부터 인간의 수명이 짧아지고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것을 찾을 때가 아니라 원래의 먹거리, 원형에 가까운 먹거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병이 있는 곳에서 어떻게 병을 고치나
김 박사는 최근 중국 쪽과 긴밀하게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 가서 공산당 간부와 얘기했어요. 산업혁명 이후에 산업이 발전되며 걸어온 길이 미국이 가장 먼저다, 그런데 산업화하면서부터 공해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도 산업사회가 되면 미국이 걸어온 그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말해줬죠.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패러다임은 다릅니다. 미국은 예전부터 유목사회였기 때문입니다.”
김 박사는 미국과 중국은 근본적으로 다른 문화이기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리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부분에서 김 박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중국 전체 13억 인구 중 당뇨 인구가 1억7000만 명입니다. 그리고 고소득 인구가 5억 명인데 그 5억 명도 다 환자라고 봐야 해요. 그런데 중국 사람들이 결과적으론 삶을 고쳐야 건강해지는데, 건강을 잃은 사람들이 의학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문제가 되는 거예요.”
건강을 고치려면 삶을 고쳐야 한다. 이것이 김 박사가 지향하는 건강법의 핵심이다.
“병원은 병이 있는 곳이지 건강이 있는 곳이 아닙니다. 병이 있는 곳에 가서 병을 어찌 고칩니까?”
건강은 자신의 삶의 결과
“건강이라는 것이 산에 있는 것도 아니고 들에 있는 것도 아니고 병원에 있는 것도 아냐. 나한테 있는 거예요. 내 안에 있는 걸 발견해야 합니다. 왜 내가 건강이 나빠졌는가, 스스로 화두를 던져야 해요.”
김 박사는 선천적인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거나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든가 하는 것 외에는 전부 다 어떤 형태가 됐든 병은 자신의 삶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건강에 대해 말할 때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로 화두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지, 남이 사는 게 아닙니다. 잘못 살아놓고 남보고 고쳐달라는 얘기는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겁니다.”
부부도 서로를 잘 모른다. 죽을 때까지 모르고 산다. 김 박사는 낮은 밤을 알 수 없고 밤은 낮을 알 수 없으며 낮은 영원히 낮이고 밤은 영원히 밤이라고 했다. 부부는 그런 낮과 밤과 같다. 부부도 서로를 모르는데 의사가 피 몇 방울 뽑아서 분석해보고 CT나 MRI로 조사한다 해도 그것은 그 사람의 일생이 아닐 수밖에 없다. 그저 그 순간 그 사람의 상태일 뿐. 그 정도의 정보로 한 사람의 건강을 논하는 거 자체가 난센스라는 게 김 박사의 주장이다.
내 몸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건강
김 박사가 바라보는 건강에 대한 시선이나 각도는 일반적인 의료의 정의와는 달랐다. 그것은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아주 안 좋았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 말라리아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앓았거든요. 당시에는 모기를 쫓는 유일한 방법이 모닥불을 피우는 거였죠. 그런데 그때는 사람들의 삶 자체가 짐승 수준이었어요. 먹는 거, 입는 것이 그랬고, 몸을 씻는 것도 추석 때 한 번, 설 때 한 번 하는 수준이었으니. 아무튼 고등학교 3학년 때는 6개월간 허리를 못 폈어요. 20대에는 편도선염으로 두세 달에 한 번씩 열이 39도로 치솟았고 서른두 살 때는 척추디스크에 걸렸어요, 서른일곱 살 때는 폐결핵, 마흔두 살 때는 통풍이 왔죠. 집사람이 약사이고 주치의가 있었지만 해소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사람이 안 아프고 살 수 있을까가 제게는 가장 중요한 화두였어요.”
병으로 계속됐던 인생이었다. 고통을 통해 치유의 힘을 알았고 스스로의 몸을 낫게 한 것은 자연 치유의 힘이었다고 단정짓는다.
“제 인생이 마흔다섯 살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어요. 사업에 실패했고, 온갖 병을 달고 살다 씨눈, 엽록소, 효소를 연구하고 그 식이요법을 직접 실천하면서 심신의 병에서 완전히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확신에 차서 씨눈, 엽록소. 효소를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고 1988년 서해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생식사업으로 성장하게 됐습니다.”
‘모든 음식물은 자연 형태 그대로 먹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생식사업이어서 그런지 그가 생각하는 건강에 대한 정의는 매우 간단명료했다.
“내 몸을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면 건강한 겁니다. 나이 들어서의 건강은 자력으로 화장실을 갈 수 있는가에 달려 있죠. 그럴 수 있다면 건강한 겁니다.”
나이 들어서 자력으로 화장실만 가도 건강한 것이다? 너무 늙게 보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닙니다. 나이가 들면 중풍이 오죠. 그러면 화장실 못 갑니다. 류머티스 관절염에 걸려도 화장실에 자력으로 못 가요. 지팡이 짚고 가면, 그것도 엄밀하게 보면 자력이 아니죠.”
하, 독특하고 확고한 신념이 있으신 분이다. 민망하지만 이를 어째. 어디 더 들어볼까.
매 맞는 남자들의 진짜 비밀
그는 특히 남자들의 건강은 여자들과 잠을 잘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여자와 잘 수 없다면 명만 붙어 있는 것이지 생명의 의미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975년에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에게 총 맞아 죽을 때 인천에서 약국을 하고 있었어요. 저는 집사람을 돕는 셔터맨이었죠. 그때 일흔세 살이었던 한 영감님이 ‘이보게 젊은이, 여기 100만원이 있네. 이 돈을 매일 자네에게 줄 테니 날 좀 젊게 해주게’라고 말했어요. 1975년에 100만원이에요. 엄청난 돈이죠.”
노인은 6·25전쟁 때 월남해서 돈을 벌었고 부동산 임대 수입만 월 1억원이 되는 자산가였다. 매일 100만원씩이면 한 달이면 3000만원 정도. 노인은 재차 그렇게 줄 테니 날 좀 젊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노인이 젊게 해달라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성 기능이었다. 근처 다방 여자에게 빠져 있었던 노인은 절실했다.
“노인의 그런 행동이 내가 70이 되니까 이해가 돼요. 여자들한테 매 맞는 할아버지들 있죠? 그 능력이 안 되면 매를 맞게 돼 있어요. 남자가 힘이 모자라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런 점에서 비아그라는 의료혁명입니다. 그건 그냥 의약품이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건강에 대한 개념 정립이다
물론 김 박사도 나이듦이 자유롭지는 않았다.
“이 나이 되니 술도 기운으로 먹어요. 친구들과 고스톱을 쳐도 옛날에는 밤을 샜는데 지금은 아파서 택도 없고요. 여자? 양귀비가 만나자고 하면 겁부터 나죠.”
그는 노화를 막을 수는 없다고 단정했다. 다만 지연시킬 수는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화장품은 피부를 보호하고 예쁘게 만드는 개념이었죠. 지금은 안티에이징입니다. 주름살을 없애고 지방을 빼는 등 화장품이 의료의 보조 기능을 하고 있죠. 물도 옛날에는 그냥 마시는 것이었지만 이제 물을 말할 때 건강 도모에 치료까지 얘기하고 있어요. 먹거리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건강식이란 것을 몰라요. TV에서 선전하는 건 건강식이 아니거든요.”
그는 건강식을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식이 아니라 건강이란 개념부터 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두 가지 때문에 삽니다. 우선 내 자신이 살기 위해서 살죠. 내가 살기 위해서 숨 쉬고 물 마시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결혼해서 자신을 닮은 다른 나를 만들어서 종족보존을 성공시키는 거죠. 내가 사는 것과 또 다른 나를 살리는 삶이 온전하게 정립될 때가 건강한 삶인 겁니다.”
즐겁고 행복하려면 내려놔야
그는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사람이 사는 것과 야생동물이 사는 것이 다를 게 없었다고 주장했다.
“산업혁명 이전의 삶은 사람이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 그대로의 것을 이용하고 먹고사는 것이었습니다. 야생동물과 별 차이 없잖아요?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부터는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어요. 그로 인해 수만 년, 수십만 년 이어온 인류 역사가 200년 만에 바뀌게 됩니다. 우리가 그 태풍 속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에요. 산업혁명과 통신혁명이 100세 시대를 만들긴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는 게 문제예요.”
케일을 동결건조한 이유도 단순하다. “다른 채소보다 각종 미네랄 등이 많고 ‘야생의 힘’을 온전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란다. 어느 날 아내 엄성희 약사에게 간에 이상이 생긴 환자가 찾아왔다. 동결건조한 케일 분말을 권했더니 환자의 얼굴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마 후 환자는 병원에서 간 완치 통보를 받았다. 그 환자를 통해 약이나 수술이 아닌 자연의 치유력으로 건강과 면역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 지금까지 그가 생식 등 건강보조식품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 병이 저절로 도망가게 만들자는 그의 건강론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인생과 직결된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즐겁고 행복한 삶은 어떤 전제가 있어야 가능할까?
“내려놔야 해요. 내가 김정일과 이건희 회장과 동갑이거든요. 그런데 그들보다 행복해요. 이룬 일이 그들보다 많다는 게 아니라 현 시점에서의 얘기입니다. 한 사람은 엄청난 재산이 있지만 자신의 의지로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고 한 사람은 죽었잖아요.”
대체의학과 한방을 공부한 그는 ‘자연음식 전문가’ 아내와 경남 사천의 바닷가에 황토집을 짓고 산다. 효소가 살아 있는 생식 밥상으로 건강을 챙기며 치유의 식재료들을 찾고, 개발하고, 널리 알리고 있다.
“‘치료(cure)’는 의료적 행위입니다. 의사는 그래서 치료를 하죠. 우리 할머니들이 아픈 손자의 배를 쓰다듬었던 것은 치유(care)로 치료와는 다른 것이죠. 내가 나 자신을 돌보는 행위도 ‘치유’라고 하죠. 운동을 해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은 ‘치유’의 행위입니다. 운동도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기에 치유의 영역인 것이죠. 좋은 음식도 면역력을 높여주기에 역시 치유죠. 그래서 면역에 좋은 음식을 알리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삽니다.”
△ 김수경(金秀經)
고려대 농학과 졸업, 고려대 식품가공학 석사, 고려대 생명공학원 이학박사, 다움생식 대표.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갑작스러운 추위에 움츠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장 먼저 찾아오는 질환 중 하나는 근육통. 영하권에 날씨에는 근육과 혈관이 수축해 근육의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은 저하된다.
만약 그 통증이 등에 나타난다면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통증이 심한 ‘등 통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목이나 어깨 등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전이된 경우가 많다. 또한, 목과 어깨 등 인접 부위의 질환 증상이 등을 통해 통증으로 나타나면서, ‘등 통증’의 근본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다. 등의 근육과 뼈, 관절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심한 어깨 질환이나 목 디스크가 등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등 통증은 비교적 후유증 없이 치료되는 질환. 하지만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내버려 두면 만성 통증이 될 수 있고 지속적인 관절운동장애를 유발한다. 추간판탈출증 등으로 발전하거나 통증이 전신으로 퍼져 수면장애, 피로, 짜증, 전신쇠약, 의욕감퇴, 우울증까지 나타날 수 있다.
등 통증이 근막동통증후군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근막동통증후군은 신경학적 이상이 없음에도 어깨나 뒷목, 등의 근육이 뭉쳐 뻐근하고 쑤시는 증상을 겪는 것으로, 흔히 ‘담이 들었다’고 표현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목 뒷부분이나 어깨 부위가 결리는 정도지만 점점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고, 통증 부위의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지며, 부위를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약간 불편한 정도이지만,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지속되면서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어깨와 뒷목 통증을 호소해 어깨관절 질환이나 목 디스크로도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근막동통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잦은 스트레칭과 바른 자세 유지, 온열요법 등 적당한 운동을 들 수 있다. 가벼운 산책도 척추와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걷기는 발바닥을 자극해 온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굳어져 있던 척추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걷기를 하면서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의 혈중 농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우울하고 무기력한 기분을 전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약 30분 정도 학교 주변을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 좋다.
세연통증클리닉 최봉춘 원장은 “근막동통증후군을 질환이라는 인식 없이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내버려 두면 만성 통증이 될 수 있다”며, “짧은 휴식은 근육이 이완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오랜 시간 잠을 자거나 누워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다시 통증이 있는 주변의 근육을 경직시켜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통증에 민감해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뜻한 햇살이 드리워진 마룻바닥 위. 밝은 색 레오타드를 입은 선이 곱고 등선이 아름다운 여성들이 발레 바(bar)에 손을 살포시 얹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쁠리에’, ‘앙오’, ‘아띠뜌드’, ‘아라베스끄’, ‘샤쎄’. 간질이는 듯한 발레 용어가 주문처럼 흐르면, 숨을 내쉬고 동작하는 이들의 이마와 등 위로 굵은 땀방울이 쏟아져 내린다. 발레교습소. 올망졸망 귀여운 아이들이 떠오른다면 더 이상의 상상은 잠시 접어두라.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꽃중년, 그녀는 수행하듯 선율에 답하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 독대한다.
언젠가 지나쳤던 발레 교습소 앞에서 시니어 발레리나들이 보라색 샤 스커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봤다. ‘아! 이 연세에도 발레를 하는구나!’ 생각해보면 예나 지금이나 발레를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너무나 많은 피트니스클럽과 에어로빅 학원이 집 가까이에서 손을 뻗치고 있어서다. 발레를 하는 꽃중년 혹은 시니어 어디 없을까?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레 강습하는 곳으로 입소문난 를 찾았다. 이곳 일반인 학원생들은 20대, 30대는 물론이고 40대부터 60대까지 나잇대도 다양하다. 취재를 위해 찾았던 날도 중년 이상으로 보이는 회원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유는 뭘까? 모든 세대가 보다 대중적으로 발레를 받아들였으면 하는 나선영 원장의 철학 때문이다. 발레를 통해 근육을 조심스럽게 다스리고 비틀어진 골격을 정리하면 몸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발레를 한 뒤 몸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상당수다. 어깨 결림이 좋아졌다던가, 혈색이 좋아졌다, 본인도 모르게 투박하던 움직임이 여성적으로 변했다고 하는 말한다고. 나 원장은 발레를 통해 자세에 대한 칭찬을 듣고 자신감 넘치는 중년 여성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발레, 몸 안팎을 다스리다
사실 이번 취재를 계기로 발레 학원 수강생이 됐다. 20대 초반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될까 싶어 발레를 배운 경험이 있기에 취재 내내 몸이 간질였다. 오랜만에 온 몸을 바로 세우고 기억을 더듬고 리듬에 맞춰 발레 동작을 따라했다. 들이마시고 내 쉬는 숨소리에 집중하는 시간. 티베트 승려 밍규르 린포체(Mingyur Rinpoche)가 말하는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명상을 발레를 통해 하는 셈이다. 잔잔하고 통통 튀는 피아노 소리와 내 몸에 집중하다보면 몸 속 깊은 곳에서 짜디 짠 땀이 솟구친다. 수행하듯 모든 세포에 관심을 주면 관심 받은 만큼의 땀이 흐르고 내면에 안정이 온다. 굳었던 근육이 조금씩 부드럽게 움직이고 힘이 붙는 것이 느껴지는 중. 발레는 여성적이면서도 강인하고, 아름답게 몸 안팎을 돌보게 해주는 괜찮은 무용이자 운동이다. 혹 이글을 보고 살짝이라도 마음이 동하는 꽃중년이 있으시다면 아래 미니 인터뷰를 주목해 보시라.
◆미니 인터뷰◆
“생활에 활력이 됩니다” 전금화(56)씨
어렸을 때부터 발레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용기가 없었어요. 어느 날 성산동 쪽을 지나는데 일반인에게도 발레를 가르치는 학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찾아갔어요. 12년이 됐어요. 발레를 통해 처음 운동이라는 것을 하게 된 거예요. 철도공사에서 일하다 보니 야간 근무가 많았죠. 몸은 피곤하고 졸렸지만 발레를 하면 활력이 생기더라고요. 담 결림도 좋아졌어요. 아픈 데 없이 건강하고요. 주위 사람들한테 발레를 많이 권하지만 용기가 없는지 못 오시더라고요. 일단 저질러야죠. 발레는 몸을 예쁘게 만들어주면서 건강도 되찾아준답니다.
“춤을 통해 몸매관리 해요” 이의경(42)씨
발레는 1년 했어요. 발레를 하게 된 이유는 평소 춤에 관심이 있었고 춤을 통해 몸매관리를 하고 싶었어요. 발레가 이렇게 땀도 많이 나고 어려운지 몰랐어요. 기본기가 없으면 안 되는 춤이니까요. 그런데 이곳은 발레를 대중화의 개념으로 가르치시기 때문에 쉬운 거 같고, 건강도 챙기게 됐어요. 보통 직장생활 오래 하면 자세가 많이 나빠지잖아요. 출산으로 골반도 틀어지고, 꾸부정하게 앉아 일하는 사람은 거북목이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발레는 먼저 척추를 꼿꼿이 세우고 해야 하잖아요. 필요에 의한 동작이 몸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발레는 여자한테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꾸준한 발레로 디스크 이겨내요” 김인영(가명·63)씨
허리 디스크가 있었는데 목까지 많이 흔들리더라고요. 어느 날 TV를 보는데 90세 남자 분이 발레를 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그때가 쉰아홉 살이었어요. 고민을 많이 하다 일단 한번 해보자 해서 시작했어요. 음악이 있는 운동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게 발레였어요. 인터넷에서 발레를 하면 초기 디스크가 치유된다는 내용을 봤어요. 정말 많이 아팠어요. 불안할 정도였는데 이제 많이 좋아졌어요. 발레한 지는 만 4년 됐어요. 발레를 시작하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스트레칭을 할 때 속 땀이 무지 많이 나오더라고요. 노폐물이 땀으로 나오는 것이 느껴져요. 내 몸에 맞게 적응이 되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운동이라 여유도 생기고 마음도 편해집니다. 그런 면에서 발레가 오랜 세월 살아오신 분들에게 공감이 되고 여러 가지로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11월호에 실린 꽃중년@ 원장 인터뷰 가운데, 관절치료 관련 내용은 의학적 소견이 아닌 발레 수강생의 반응을 인용한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가을의 유명한 먹거리를 찾아 보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 이름 자체에 가을이 들어가 있는 추어탕(鰍魚湯), 서해안의 대하(大蝦), 낙지… 그런데 왜 모두 물에서 자라는 것일까? 가을은 땅에서도 열매가 많이 맺히는 결실, 수확의 계절인데.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하늘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기가 건조해진다[燥]는 말이고, 말이 살찐다는 것은 겨울을 대비해서 몸이 불어난다[濕]는 말이다. 식물은 가을이 되면 잎과 줄기가 마르면서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들어 내고[燥], 모든 진액은 열매와 뿌리 속으로 갈무리되어서 열매와 뿌리가 부푼다[濕]. 다람쥐는 도토리를 모으고, 곰은 많이 먹어서 체중을 20~30% 늘려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사람도 피부는 건조해지고[燥], 속은 살이 쪄서 겨울을 대비한다[濕]. 그러므로 한의학에서는 가을을 마를 조(燥)와 거둘 수(收, 濕)로 대표한다.
그래서 가을에는 겉으로는 건조해서 생기는 피부병은 악화되고, 습기가 많아서 생긴 피부병은 호전된다. 건성 아토피나 건선, 안구건조증 등은 악화되고, 습성 아토피, 어루러기 등은 호전된다. 속에서는 살이 찌면서 습기가 더 강해진다. 그러므로 우울증이 심해지고, 디스크, 관절염도 심해진다. 에서도 가을 습기에 상하면 겨울에 기침을 많이 한다고 했다. 가을은 폐가 주관하는 계절이기 때문에, 폐와 관련된 코, 호흡기, 피부 질환이 많이 나타난다. 감기, 비염, 천식, 피부병, 상기증, 어깨와 등이 뭉치고 아픈 증상 등을 주의해야 한다. 폐가 원래 안 좋은 사람은 가을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을에 적합한 음식으로는 갯벌, 진흙에 사는 수생 생물과 가을 과일, 견과류를 들 수 있다.
물고기, 낙지, 대하 등 물에 사는 생물은 자신의 몸에 들어온 물을 순환시켜서 몸 밖으로 내보내는 힘이 강하다. 따라서 물고기를 먹으면 예외 없이 부종을 소변으로 빼내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산후에 붓기를 빼려고 잉어, 붕어, 가물치 등 물고기를 먹는 것이다. 그중에서 진흙, 갯벌에 사는 물고기, 낙지, 대하는 습을 소변으로 잘 내보낸다. 물이 정체된 것과 습이 정체된 것은 좀 다른데, 물이 정체되면 위장이 출렁거리고, 습이 정체되면 소화가 안 되고 붇고 머리가 무겁다. 물이 정체되면 안개, 습이 생기기 쉽다. 물이 정체된 진흙, 갯벌에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습을 제거하는 능력이 발달했다. 그래서 진흙, 갯벌의 생물을 먹으면 습을 순환시켜 건조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해 주고, 몸속의 습은 소변으로 빼내 준다. 그러므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몸속이 습해지는 가을에는 갯벌, 진흙에 사는 수생 생물이 좋다. 이들은 가을철 음식으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산후 유즙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으로도 우수하다. 산후 유즙 분비는 위장 기능이 좋아야 하고 피가 충분해야 하며 붇기가 없어야 하는데, 갯벌, 진흙의 수생 생물들은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기 때문이다.
추어탕은 미꾸라지(鰍魚)와 초피(제피)를 이용한다. 미꾸라지는 몸속 습기를 소변으로 빼 주면서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초피는 기침을 멎게 한다. 이 둘은 속도 덥혀 준다. 그러므로 추어탕은 가을이라는 조건에도 맞고 감기 예방과 치료도 해 주는 좋은 음식이다.
가을 전어가 유명한 것도 가을철 건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가을 전어는 물고기라서 습기를 소변으로 잘 빼내 주고, 통통해서 살이 찐 상태이기 때문에 내 몸이 겨울을 대비하도록 하며, 피부를 윤기 있게 한다.
가을철에 낙지가 유명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낙지는 갯벌에 살면서 소화를 돕고 습기를 소변으로 잘 빼내 주며, 기혈을 보충하고 피부를 좋게 한다. 낙지는 또한 근육의 힘이 좋기 때문에, 뱀장어, 가물치처럼 남자의 힘을 돋우어 준다. 연안 진흙바닥에 사는 대하나 수입 민물 대하는 모두 아랫배의 양기를 돋우어서 겨울을 대비하게 한다.
도토리가 다람쥐의 겨울나기를 돕듯이, 가을 과일은 사람,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돕는다. 단맛은 에너지를 만들고, 떫고 시큼한 맛은 진액, 정액을 수렴해서 겨울을 버틸 준비를 하게 한다. 여름 과일인 수박, 참외 등은 단맛이지만, 가을 과일인 감, 사과, 배, 귤, 오미자는 모두 시큼하다. 이 시큼한 맛은 땀구멍을 닫아 피부가 찬바람에 쉽게 상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피부의 땀구멍이 닫히면 인체 내부는 부풀기 시작하는데, 이렇게 부풀면 겨울철 추위를 이기기 쉽게 된다. 하지만 약간 서늘한 성질이 있는 편이므로 많이 먹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단단한 과일인 견과류는 피부에서 속까지 진액, 정액을 단단하게 응축해 주기 때문에 겨울 대비용으로 좋다. 연자육, 밤, 도토리, 땅콩, 호두, 좁쌀 등을 하루 한 줌 정도 먹는 것이 좋다. 견과류는 단단하고 둥글게 응집되어 있다. 사람이 견과류를 먹으면 마찬가지로 뼈와 피부가 단단해져서 찬 기운을 이길 수 있게 도와주며, 기침에도 좋다. 기운이 약한 것, 뼈가 약한 것, 설사가 잦은 것에도 좋으며, 눈과 뇌, 척추에도 좋다.
환절기라는 것은 계절의 변화가 급격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을에 따뜻하다가 추워지면 몸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은 폐가 쉽게 약해져 기침, 콧물을 흘리게 된다. 변화의 급격함에는 모두가 약하다. 열대에 사는 사람이 한대에 가거나, 시차가 많이 나는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온도차가 급격하거나,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겪거나 하는 것은 모두 감기에 걸리기 쉬운 상황이다. 따라서 환절기 감기를 예방한다는 것은 급격한 변화를 완만하게 하거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는 외부 환경을 조정하거나 내 몸의 내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외부 환경은 잠을 잘 때 긴 팔을 입고, 창문을 꼭 닫고, 방의 온도를 약간 높이거나, 따뜻하게 먹는 것이다.
내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은 생강차, 계피차 등으로 몸의 온도를 높이는 것이다. 가을, 겨울에 쉽게 땀이 나고 배 아픈 사람에게는 계피차가 특히 좋다. 저녁을 일찍 먹고, 일찍 자고, 약간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 심호흡을 자주 해 주는 것 역시 적응력을 높여 준다. 갑자기 추운 곳에 나갈 때는 조금씩 흡입량을 늘려 찬 공기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얼굴이 흰 사람은 황기, 인삼 등이 좋고, 얼굴이 검은 사람은 산수유 차가 좋다.
가을철에는 태양의 운행에 맞춰 겨울보다는 일찍 일어나고 여름보다는 일찍 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여름처럼 마음을 들뜨게 하지 말고, 가을 성격에 맞게 마음을 안정하고 정신을 수렴해야 한다. 또한 성생활도 지나치게 하면 수렴을 방해하므로 당연히 주의해야 한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호흡기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쉽게 생길 수 있으므로 체액을 증강해 건조함에 대비하고, 옷을 껴입고 기운을 보충해 서늘한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동면에 들어갈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불면증의 시대다. “나는 불만 끄면 잔다”는 행복한 사람은 요즘 찾기 힘들다. 특히 전체 불면증 환자의 68%가 50세 이상이라는 기사로 미뤄봤을 때 독자의 수면시간도 안녕하지는 못할 듯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잠들지 못하는 ‘가련한 영혼’을 잠의 신세계로 빠뜨려 줄 아이디어 상품! 글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기능성 베개, 잠의 질을 바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09~2013) 디스크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목디스크 환자가 약 70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근 30%나 늘었다. 과거의 목디스크는 보통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나 오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겼다. 지금은 과도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용 혹은 익스트림 스포츠에 의한 부상으로 20~30대에서도 나타나는 흔한 병. 따라서 목 건강, 더 나아가 잘못된 습관이 가져다 준 틀어진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기능성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터넷 검색창에 ‘기능성베개’라고만 쳐도 다양한 모양과 가격의 베개가 시선을 끈다. 그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제품을 소개한다. 바로 전문물리치료사출신이 개발한 ‘가누다 베개’와 자생한방병원이 개발한 ‘자생추나베개’다.
소지섭 베개로 유명한 가누다 베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균형 있고 편안하게 잘 가누다’라는 의미의 가누다 베개는 배우 소지섭이 광고모델로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베개다. 가누다 베개는 두개천골요법이라는 도수치료법을 응용해 만들었다. 인체의 두개골 구조와 뇌척수액의 흐름을 기초로 바른 수면자세를 도와주는 것. 전문물리치료사가 할 수 있는 도수치료기법(손으로 직접 치료하는 기술)인 후두두개골기저부이완법(목덜미를 풀어주는 기술)과 제4 뇌실압박법(CV4효과: 뒷머리를 지긋이 눌러주는 기술) 등을 응용해 물리적 압력 없이도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고 불면증을 완화해 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머리와 뒷목이 이어지는 부분을 부드럽게 받치고 지지해주어 C 자형 목(경추)을 유지해 준다. 자는 동안 치료를 받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누울 때 어깨 눌림이 덜해 편하며 옆으로 누워도 어깨와 귀가 눌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가누다 베개는 크게 블루라벨 알레그로와 골드라벨 두 종류로 나뉜다. 블루라벨 알레그로는 대, 중, 소, 주니어 사이즈가 있다. 골드라벨은 보조패드가 있어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나 블루라벨 알레그로보다 약간 높다. 고밀도 항균 메모리폼과 소취 항균섬유를 사용했으며 생활방수가 된다.
가격은 블루라벨 알레그로 22만8000원, 골드라벨 15만8000원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을 받아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야심작 자생추나베개
척추전문 한방의료기관인 자생한방병원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기 힘들거나 목 통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을 위해 자는 동안에도 건강한 C 자형 목으로 유지해 주는 자생추나베개를 개발했다. 두상의 압력뿐만 아니라 소재, 통기성, 발수기능을 두루 고려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바른 자세로 누웠을 때 뒷목이 들뜨지 않게 전체를 받치는 곡선형으로 설계했다. C 자형 목을 위해 베개 중앙(목과 머리 경계 부위)에 가로로 ㄷ자 모양의 절개라인을 만들어 목 길이에 상관없이 목의 압력을 골고루 분산해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척추가 휘지 않을 어깨 높이인 10~15cm를 고려해 베개 높이 또한 맞췄다. 이 베개는 얼굴을 감싸주는 유선형으로 턱이 틀어지지 않게 부드럽게 감싸주며 어깨 안쪽 끝까지 베개가 닿게 만들어 잠에서 깬 뒤 어깨나 팔 저림을 최소화했다. 높낮이 조절패드로 두상 생김새에 맞춰 베개를 조작할 수도 있다. 베개 뒷부분에는 목의 피로를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지압봉 6개를 부착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메모리폼이 아닌 공기 세포 모양의 결정구조처럼 생긴 ‘노그노플렉스2소재’를 사용했다. 작은 공기구멍으로 통기성을 유지하고 각기 다른 사람들의 두상과 자세에 맞게 섬세하게 변형되고 원형으로도 회복이 빠른 신소재다. 자생추나베개는 정품 한 개 22만9000원이고 이 제품 또한 각 쇼핑몰에서 다양한 구성과 방법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심신 안정과 숙면이 필요할 때 ‘멘탈닥터’
멘탈닥터는 집에서 누구든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안정과 개선을 돕는 기구다. 멘탈닥터는 안구운동을 통해 심리불안의 원인이 되는 나쁜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유도하고 과거 상처도 재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멘탈닥터를 안경처럼 착용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귀로 들리는 지시를 들으며 눈에 보이는 파란 불빛을 따라 눈동자를 움직인다. 이렇게 이어폰으로 들리는 이야기와 함께 안구운동을 반복하면서 뇌 기억에 갇힌 신경세포의 정보를 모아 부정적인 기억들로 인한 감정을 제거해 마음의 고통을 해소해 숙면할 수 있도록 도움 받는다. 안구운동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명상과 음악을 병행한다. 내레이션에는 호흡과 명상, 이미지 요법, 암시 효과, 근육 요법, 자율신경 훈련법 등 여러 가지 심리기법이 적용돼 불면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작동 진행 과정과 음원을 이용자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홈페이지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맞춤 콘텐츠도 제공한다. 특히 마음 건강과 부정의 기억을 처리하거나 증상에 따른 콘텐츠, 명상호흡 등 각박한 삶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주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멘탈닥터 아이스캔(패밀리고급형)이 49만5000원이다.
집 안 캠핑족이 늘어난다 ‘따수미난방텐트’
집에서 웬 텐트냐고 하겠지만 생활텐트 전문기업인 아이두젠의 ‘따수미난방텐트’는 집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다. 2014년 출시됐을 때 ‘텐트계의 허니버터칩’이란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당시 아이두젠 공식 홈페이지의 10종류 텐트가 품절이 될 정도였다. 일명 수면텐트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에 들어가서 자면 따뜻하게 온도가 유지돼 잠이 잘 들기 때문이다. 따수미난방텐트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가정에서 쓰는 텐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기 때문에다. 우풍이 심한 집에서는 난방텐트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생활공간일 수 있다. 실내에서 활동을 할 때 가장 제약이 덜 가는 구조로 설계해 현재 ‘디자인특허 출원’에 등록했다. 공기순환이 좋은 실내용 원단을 사용해 내부온도는 강하게 유지하고 수분과 습기는 외부로 배출할 수 있게 했다. 텐트 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젖은 수건을 걸 수 있는 고리와 구멍도 만들었다. 따수미텐트의 난방효과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입증한 바 있다. 올해 초 KBS에서는 가정집 안방에 보일러를 그냥 가동했을 때와 따수미텐트를 설치했을 때를 비교해 온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실험했다. 보일러를 켜고 1시간 후 실내 안방 온도는 21.9℃이었는 데 반해 따수미 난방텐트 내부 온도는 26℃로 4℃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가습효과도 30% 이상 나타나 난방비를 절감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따수미난방텐트는 사이즈별로 2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잠들기 참 쉽죠? ‘따스안 온열안대’와 ‘레그셀루션’
마지막으로 초간단 잠드는 방법이다. 바로 ‘온열안대’와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레그셀루션’이다.
평소 느끼지 못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TV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외선 노출로 인해 눈의 피로 또한 쌓여만 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온열안대다. 시중에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래는 다양한 안대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원하는 가격대와 사이즈를 구매하면 된다. 온열안대는 PC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과 장거리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는 여행객이 꼭 가지고 가야 할 필수품이다. 책을 많이 보는 취업준비생과 수험생,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숙면이 필요할 때 간편하게 눈에 쓰고 있으면 금세 잠을 청하게 된다. 마나술의 따스안 온열안대의 경우 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눈 주위가 촉촉하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눈이 자주 뻑뻑한 사람이 사용하면 좋겠다. 별도의 향을 첨가하지는 않았으나 주 재료인 황토향이 아로마향처럼 얼굴 한가득 퍼진다. 기분이 쉽게 풀리면서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다.
레그셀루션은 종아리나 발목에 붙이는 파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실제 파스보다 청량감이 좋고 촉촉하다. 다량의 수분을 함유한 고밀착 하이드로겔 성분이 다리에 수분을 서서히 공급해 붙이고 있는 동안 상쾌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장시간 걷거나 서 있을 경우, 오랜 시간 앉아 있어서 다리가 붓거나 뭉치면 잠들기도 쉽지 않다. 피곤한 부위에 붙이고 쉬면 피로가 풀리면서 몸이 노곤해진다. 따로 마사지를 하거나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레그셀루션을 꼭 써보기 바란다.
몸이 아프면 슬프기 짝이 없다. 필자는 감정이 많아 그런지 몸이 약해지면 눈물이 쏟아진다. 그러나 조용히 반성도 한다. 또 초심을 잃고 욕심을 부려, 가장 중요한 건강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돌아온 이유 중에 가장 첫 번째가 건강 문제였다. 갱년기가 오면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것은 건강을 급격히 무너트렸다. 세탁소에서 바느질 만을 한다는 것이 영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오랜 세월, 수고한 덕분에 목과 허리에 약간의 디스크도 얻었다. 그로 인해 가끔씩은 머리 병을 호되게 앓는다. 머리가 아프면 구토도 한다. 결국 몸은 녹초가 된다.
다행히도 건강을 다 잃기 직전에, 주변 사람들이 쓰러져 가는 깊은 체험이 있었기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가 있었다. 점점 더 악화되는 정신건강은 몸을 상하게 만들었고, 드디어 어느 날에는 부나 명예보다는 건강만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위대한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필자도 어제는 또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 것이 영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책상에 오래 앉아 너무 무리를 했나 싶었다. 마침 일요일이라, 큰딸이 처방해 준 항생제 덕분에 조금 덜 한 것 같기도 했다. 조금 살 것 같아 꼼지락거렸더니 다시 구토를 시작했다. 구토가 시작되면 남편은 초긴장을 한다. 그러나 다행히도 점심 먹은 것이 안 좋았던 모양이다.
결국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고 두어 시간을 낭비한 끝에 호전이 되기 시작했다. 여전히 후유증으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죽을 것만 같았는데 조금 살만하다.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해보니, 곁에 붙어서 안절부절못하는 남편이 있으니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아프다니 절절매며 옆에서 간호를 해주는 것이, 그저 미안하고 고맙다는 생각에 또 눈시울이 젖어왔다.
평상시에는 귀찮기만 하던 남편이, 몸이 아파 나약해지니 그저 세상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남편의 두 손을 잡아 보았다. 미국에서 살 때의 이야기이다. 미국은 병원비가 상당히 비쌌지만, 어느 날인가 몸이 너무 안 좋아 병원을 찾아갔다. 우울증 시초라며 약을 지어준다. 우울증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남편은 필자와 함께 등산 다니기를 시작했다.
다른 세탁소들은 아침 7시면 정확하게 문을 열었지만, 남편은 조금 늦게 8시에 가게 문을 열었다. 왜냐하면 아침마다 필자와 산에 다니는 것이 더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등산을 고집한 남편이 더없이 필자를 배려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필자는 한국에 돌아와, 아직도 아침 일찍 눈을 뜨면 깜짝 깜 짝 놀래곤 한다. 미국이 아닌 한국에 와 있다는 것이 실감이 안 난다. 미국에서의 삶은 오랜 세월을 지내 온, 제2의 고향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침마다 눈을 뜨면, 아파트 베란다 앞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고국의 눈부신 햇살과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람은 또 하나의 행복이었다.
더구나 내 나라에 돌아와 자식들과 함께하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기쁨인지 모른다. 마음먹고 생각하기에 따라 행복은 지천에 깔려있었다. 또한 글쓰기로 필자의 마음을 쏟아내니 그 시간에 행복은 넘쳐흐른다. 지나간 일들의 부질없는 욕심으로 집착하기보다는, 지금 주변의 사소한 것들에 깊은 감사를 하니 부자가 따로 없는 것 같았다.
엊그제는 잘 아는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필자를 위해 김치를 담아놓으셨다고 했다. 돌아가신 어머님을 대신하는 것 같아 또 다 살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치를 담아 보지 않아, 방법을 모르는 필자를 위해 형님은 늘 마음을 베풀어주신다. 그날따라 몸이 많이 무거웠지만, 형님의 마음에 비하면 견딜만하다는 생각에, 경기도 수원으로 달려가는 길은 감사함으로 가득하다. 물론 한번 다녀오면 경비는 더 들고 마켓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이 나간다.
한국으로 돌아와 살다 보니, 얼마나 좋은 일이 많은지, 모든 것들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진다. 하나 하 나 사소한 것들에 고마움으로 가득하다. 욕심보다는 감사함으로 채워진 긍정의 마음은 필자의 얼굴을 밝게 해준다. 어쩌면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의 표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또 욕심은 건강만 해칠뿐, 허망함 밖에 없다는 초심을 늘 간직해야만 한다.
살아가면서 늘, 아주 작은 것들에도 깊이 감사를 느끼며, 항상 그 마음을 잊지 말고 살아야겠다.
나무야 나무야 큰 나무야
사과나무야
힘에 겨워 업에 겨워
모진 삶을 살았느뇨
허리가 휘어지게
서글픈 구절로 시작하는 이 시의 제목은 ‘척추측만증’이다. 이 시인의 다른 작품들의 제목을 살펴보면 ‘인술(仁術)’, ‘골다공증’, ‘약이되는 사람’ 등 다소 생소하다. 그도 그럴 것이 김연아나 박지성 등의 허리를 책임졌던 자생한방병원의 신준식(申俊湜·64) 이사장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인 신준식’의 시는 손이나 약, 사람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제공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은 한의사이자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환자의 마음의 병까지 치유하는 심의(心醫)가 되고자 노력한 결과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아픔’에 관한 이야기가 유독 많다. 한 번은 척추측만증인 여학생이 그를 찾아왔다. 16세밖에 안 된 이 학생은 안타깝게도 척추가 구조적으로 비뚤어져 교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그렇게 치료를 위해 땀을 흘리는 도중 소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봤다. 소녀의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척추측만증’이다.
그렇게 시를 쓰기 시작한 지가 20여 년이 됐다. 2012년 종합문예지 월간 의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돼 시인으로 정식 등단했다. 그해 에 그의 시 ‘생의 반환점에서’ 등 2편이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지난해에는 네 번째 시집인 를 출간했다.
“시에 대한 영감은 주로 진료실에서 나오죠. 선친은 늘 저에게 마음의 병부터 치료하는 심의(心醫)가 되라고 가르쳤습니다.”
이런 그의 마음은 그의 시 ‘인술(仁術)’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버지는 나에게/의사는 시내인술(是乃仁術)이라 하셨다/의사는 의술로만 치료하지 말고/인술로 치료해야 한다/마음의 병부터 치료하는 심의(心醫)가 되라.”
실제로 그는 선친의 뜻을 따라 영혼까지 치료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직원과의 소통도 시로 한다. 병원 블로그 등에는 그가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시가 심심치 않게 게시되곤 한다. 처음에는 낯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진심을 담아 한 줄 한 줄 자기 생각을 시로 전달했다. 그러자 직원들에게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환자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졌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가 시를 놓지 않는 이유다.
“하루는 직원 한 명이 제게 메신저로 수시로 보내주시는 이사장님 시 덕분에 삶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면서, 감사함을 환자에게 갚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빈말일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 시를 쓰는 보람을 새삼 느낍니다.”
이러한 소통 방식은 전국 18개 자생한방병원 분원과 임직원 1500여 명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묶고,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 의료재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1988년 자생한의원으로 시작해 2013년 11월 국내 최대 한방 공익 의료재단으로 거듭났다.
7대째 이어오는 한의사 집안
신준식 이사장의 집안은 7대째 한의업을 이어오고 있는 한의사 집안이다. 선친은 양의사이면서도 한의사였다. 외과의사로 양·한방을 함께 진료했던, 당시로선 매우 드문 의료인이었다. 한국전쟁 때 충청도 시골 마을로 피란을 갔는데 환자들 때문에 전쟁이 끝난 후에도 서울로 돌아오는 것을 포기했었다. 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다니느라 신 이사장의 가족은 무려 17번이나 이사를 했다.
충남 당진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던 선친은 환자들이 돈이 없다고 하면 쌀이나 감자, 옥수수 등을 받고 병을 고쳐주기도 했다. 그러다 척추 골절과 척추 결핵으로 6년간 앓다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그렇게 병으로 고생하실 때 꼭 낫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결국 그 약속은 지킬 수 없었죠. 척추 질환을 꼭 정복하겠노라고 맘먹은 것도 그때쯤이었어요. 경희대 한의대에 들어가서 같은 뜻을 가진 동기들과 추나요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덕분에 전국에 안 가본 곳이 없었어요. 국내에 추나요법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아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허릿병을 잘 고친다는 사람 따라다니다 쫓겨나기도 부지기수였죠. 비방(祕方)으로 추나요법을 전수받은 한의사를 설득해 배우기도 하고, 때로는 안마사에게도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연구에 매달리다 보니 빛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2700년 역사 자랑하는 추나요법
척추질환은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과거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수술요법을 많이 선택했지만, 수술의 높은 난이도와 재발의 위험성 때문에 비수술 요법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양의학에서도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시술 방식이 인기를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한방에서 치료하는 ‘추나요법’은 대표적 비수술 요법이다.
대개 비수술 치료는 약물과 추나요법 등을 통해 상태를 호전시킨다. 약물과 추나요법만으로도 2~4주 이내에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디스크가 빠져나오면 인체는 그것을 이물질로 간주해 강력한 면역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추나요법이란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뼈와 관절, 뭉치고 굳은 근육을 바로잡아 울체(鬱滯, 막히거나 가득참)된 기혈을 정상적으로 순환시켜 통증을 개선하고,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회복하여 질병의 원인을 해소하는 수기(手技) 치료법이다. 골관절과 근육, 인대, 근막 등 주변 연조직의 기능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관절질환을 치료한다. 시술자의 손과 지체(肢體, 팔다리와 몸)의 다른 부분을 사용하거나 보조기기 등을 통해 인체의 특정 부위(체표의 경혈, 근막의 압통점, 척추와 전신의 관절 등)를 조작하고 인체의 생리적·병리적 상황을 조절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즉, 한의사가 수기법을 통해 가하는 힘이 관절·골격 또는 환자의 특정 부위를 교정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내는 것이다.
추나의 역사는 길다. 2700여 년 전 이라는 한의서엔 안마와 지압이, 그리고 밀고 당겨 어긋난 관절을 맞춰주는 에도 수기 치료가 기록돼 있다. 추나(推拿)라는 말은 한의학 경전인 에 나오는 치료법인 ‘도인’, ‘안교’에서 유래됐다. 그러다 명나라 때 문헌에 처음으로 ‘추나’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청나라 때는 황실의 의료를 담당하던 태의원(太医院)에 ‘추나과(推拿科)’를 설치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손으로 하는 의술을 천시한 데다 환자들이 신체 노출을 꺼려 빛이 바랬다가 서양의 카이로프랙틱이 들어오면서 역사 속의 추나요법이 부활했다. 물론 부활의 중심에는 신준식 이사장이 있었다.
한의학 세계화 이끌다
1992년 대한한의학회에서 추나학회(현 대한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공식 인준되었고 그동안 별다른 관심을 얻지 못하던 추나요법은 마침내 공동 연구의 광장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한의대에서 추나학을 교과목으로 채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민간요법의 하나로 홀대받던 추나요법이 이젠 한방 치료법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자생의 설립 목적에는 신 이사장의 의료철학이 담겨 있다. 한의학의 과학화·표준화다. 그는 소위 비방(祕方)이라는 명목 아래 등한시해왔던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SCI급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매년 수차례 게재하고 있다.
“한의학 또한 양방의학과 마찬가지로 치료의학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도록 임상을 통한 증명 자료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근거 중심의 임상치료 데이터를 모아 우수 논문들을 주류의학인 양방의학계에 발표해 한방을 과학화하고 인정받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원 경영이 안정돼야 연구도 하고 논문도 쓸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병원의 현상 유지를 위한 행정에만 머무르게 됩니다.”
이러한 연구성과가 뒷받침되면서 신 이사장의 의술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미국 어바인의과대학 선택과목 채택(2002), 미국 하버드대 의대 협력 연구(2006) 외에도, 2011년부터 미국 러시대학메디컬센터, 미시건주립대학교 정골의과대학, 시더사이나이 병원, 러시아국립의과대학교 등 해외 굴지의 대형 종합병원과 의과대학의 초청을 받아 강의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키르기스스탄 대통령병원 개원 7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 초청을 받아 비수술 한방 척추디스크 치료법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신 이사장은 한방 추나요법과 침 치료법(동작침법) 등 강연을 하며 현지 급성요통환자에게 동작침법을 시연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척추환자가 통증으로 고통 받으며 수술 치료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방법인 우리 전통 한의학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진정한 명의(名醫)란
명의(名醫). 사전적 의미로는 ‘병을 잘 고쳐 이름난 의원이나 의사’를 뜻한다. 말 그대로 유명한 의사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신준식 이사장 또한 명의일 것이다. 하지만 신준식 이사장이 생각하는 명의는 명망 있고, 병을 잘 고친다고 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마음까지 다스릴 줄 알아야 ‘진정한 명의’라고 강조한다.
“동의보감에는 ‘약을 잘 처방하면 약의(藥醫)로 삼등(三等)의사요, 음식을 잘 조절하면 식의(食醫)로 이등(二等)의사요, 마음을 잘 다스리면 심의(心醫)라 일등(一等)의사’라 했어요. 환자의 아픔을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치료해 더 이상은 고통 받지 않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진정한 명의예요. 저는 환자들이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병원을 찾아다녔고,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며 힘들어 했는지 잘 압니다. 그러기에 제 방문을 열고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면 따뜻한 미소와 포근한 말과 정성스런 손길로 얼어붙어 있는 환자의 마음을 안아주고 싶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이재동 교수는 비만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오랜 기간 연구를 해왔다. 살찐 형태에 따라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전신 비만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법을 알아보고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체형별 비만관리의 핵심을 4회에 걸처 게재하기로 한다.
1. 중년 다이어트의 중요성 2. 체형별 다이어트 생활습관 3. 체형별 다이어트 식이요법 4. 체형별 다이어트 운동요법
흔히 다이어트라고 하면 외모를 위한 다이어트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다이어트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치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이어트는 외모 이전의 건강의 문제다. 비만이 일으키는 여러 병증을 우려한 세계 각국에서는 일찍부터 다양한 비만 대책들을 마련해두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비만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비만에 관한 10가지 사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 60억 명 중 성인 10억 명이 과체중이며 그 중 3억 명은 비만에 해당된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미국은 정크푸드의 학교 내 판매를 전면 금지했고 덴마크는 청량음료와 초콜릿 등에 비만세를 신설했으며 영국은 한때 비만관리부를 정부 부서로 세워 운영했었다. 우리나라는 어린이 주 시청시간대에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TV 광고를 금지시켰으며 신병교육대의 90%에 건강소대를 도입하여 신병들이 규정된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이 되도록 도와주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함으로써 비만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그렇다면 세계는 왜 비만과 싸우게 된 걸까? 답은 자명하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우리몸의 모든 기관과 조직 및 세포는 혈액순환을 통해서 영양공급을 받고 또한 노페물을 배설 하면서 정상기능을 하게된다. 그런데 비만으로 인해 체내에 필요이상의 지방이 축척하게 되면 순환장애가 발생하게 되어 몸속 모든기관이나 조직들이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고 또한 노페물이 쌓이면서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게 된다.
우리몸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든기관이 혈관을 통하여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그런데 그런데 이혈관에 지방이 끼이면 동맥경화가 유발하고 이로 인해 고혈압·뇌졸중과 협심증 등 각종 심장병과 순환계질환을 유발하게 되며 또한 내분비기능과 지방대사에 문제를 일으켜 당뇨병 지방간 등을 유발한다.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질환과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리가 당겨서 병원에 가서 MRI를 찍고 디스크라는 게 판정되면, 흔히 다음과 같이 생각하게 된다.
‘디스크가 문제구나 디스크가 문제여서 다리가 당기고 아프구나.’
그러나 사실 디스크는 병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다. 원인은 특별히 외상을 당한 경우가 아니라면 허리 근육의 기능이 약해져 체중이나 중력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허리에 짐이 실린것 같은 부담을 겪다 보면 디스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마련이다. 체중이 1kg이 늘면 허리에는 3~5kg의 압력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허리가 아프면 비만 관리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한다.
관절염도 허리와 무릎의 하중 증가 및 근력 약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증명하는 것처럼, 전체 관절염 환자의 67%가 비만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인구수 10명 중의 7명이라는 말이다. 체중이 1kg이 증가하면 무릎 관절이 받는 부하는 5~10kg으로 급증한다. 따라서 체중을 5%만 감량하여도 관절염 증상의 50%가 개선된다. 체중이 60kg인 사람이 5%인 3kg만 빼면 관절염 증상을 50%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만관리의 핵심은 몸의 균형을 맞추는 것
그러면 비만의 원인은 뭘까? 사실 다 알고 있을 것이다. Input과 Output의 불균형이 문제다. 음식물을 과잉 섭취하거나 섭취한 음식물을 몸속에서 태워 에너지로 소모시키는 대사력이 저하되거나 대사가 되고 남은 찌꺼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배설기능 장애가 그 원인이 된다.필자는 환자들에게 가끔씩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비만관리만큼 정확한 게 없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몸이란 먹는 만큼 찌게 되고 쓰는 만큼 줄게 되고 내보내는 만큼 관리된다. 그래서 먹는 관리도 중요하지만 몸에서 얼마만큼 찌꺼기를 태워내느냐가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의 유형을 체질에 따라 다르게 보는데 이는 우리몸의 기의 흐름이 균형이 깨어진 때문이다. 즉 태어날 때 오장육부 각각의 기능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 개인마다 섭취하고 대사하고 배설하는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기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즉 기의 흐름에 따라 전신적으로 살이 찌는 경우, 어깻죽지 등 상체 쪽에 집중적으로 살이 찌는 경우, 복부 하체쪽으로 살이 찌는 경우 등 체형이 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는 체형에 따라 기의 흐름을 조절하여 몸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향후 체형에따른 생활과 식이 운동요법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시니어들에게 가장 익숙한 운동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걷기’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걷기의 즐거움을 깨닫고, 걷기를 통해 건강을 가꾸고 있는 시니어들의 모임이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의 대장을 맡고 있는 기윤덕(奇允德·58) 대장의 목소리를 통해 걷기의 매력과 즐거움을 확인해 본다.
시니어를 위한 종합 포털 유어스테이지에 자리한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회원 708명에 방문자수 11만 명에 달하는 인기 클럽이다. 2010년 12월 첫 모임을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주 모임을 가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프리맨 도보여행 회원들은 그 이름 그대로 ‘걷기’를 좋아하고 찬양하며 그 즐거움과 가치를 전파하고자 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철저하게 자발적인 시니어 모임 추구
“처음에는 산을 다니다가 프리맨 도보여행에 가입하게 됐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건 사람들이더라구요. 그리고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건강도 좋아졌어요. 연세 드신 분이 많다 보니 항상 배려가 있습니다. 걷는 것만이 다가 아니잖아요. 시니어들은 항상 외롭거든요. 나란히 걸으며 소소한 이야기 나누고 서로를 배려하면 모든 게 좋아지는 것 같아요.”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기윤덕(奇允德·58) 대장의 말에서 ‘시니어를 위한 도보여행 클럽’으로서의 프리맨 도보여행을 정의하는 ‘사람’과 ‘건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발견된다. 사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에는 관절염, 디스크 등의 문제를 치료하거나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사람들도 제법 된다고 한다.
기 대장은 “유어스테이지가 클럽 활성화를 시작하면서 시니어들의 체력에 적합한 활동으로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시니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걷기 클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프리맨 도보여행’이 시작되었다”고 설명했다. 프리맨 도보여행은 철저하게 자발적인 시니어 모임을 지향한다. 그러한 정체성은 심지어 회칙에도 기재되어 있을 정도다. 클럽의 그러한 성격은 도보 자체가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족 같은 관계가 된 회원들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은 자발적인 모임으로서는 이례적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정기 모임과 번개 모임이 활발한 편이다. 매주 일요일 서울·경기 지역의 걷기 코스를 순회하고, 주중에도 야간 산행 등 번개 모임을 수시로 가진다고 한다. 특별한 날이나 여행을 갈 때는 20~30명이, 평소에는 15명 내외의 회원이 모여 걷기 여행을 떠난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쯤 모여 서너 시간 걷고, 뒤풀이로 맛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헤어지는 일정이다. 2010년에 시작됐으니 올해로 벌써 6년째. 개중에는 수년째 보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족 같은 관계가 된 사이들도 있다고 한다.
“물론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니 갈등이 없을 수는 없죠. 너무 가족 같고 격의 없이 대하다 보니 실수가 일어날 때도 간혹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대화를 하고 조금 시간이 흐르면 전과 같이 편하고 터놓는 관계가 됩니다.”
자주 보는 동호회의 저력이랄까. 기 대장이 클럽을 운영하며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사랑과 배려심 그리고 자유’라고 말한 것처럼 프리맨 도보여행은 자율적인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채로웠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은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하는 마음이 되고, 그런 마음이 모여서 기부와 봉사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회비를 모아 연말이 되면 기부를 하거나 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클럽 활동의 중요한 일부다.
배려가 있는 즐거운 걷기를 위하여
걷기를 통한 건강 일화들에는 간혹 전설적인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맨발로 전국을 도보로 걸어서 암을 치료한 사람의 얘기라든지. 물론 그렇게 암을 치료하게 된 경우가 일반적인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더라도 프리맨 도보클럽 또한 몇몇 가지 건강 사례들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클럽의 한 회원은 척추협착증 때문에 10분도 못 걸었다고 한다. 2년간 클럽 활동을 한 그는 지금은 3시간은 너끈히 넘기면서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한 회원은 당뇨병과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차츰 증세가 호전되어 모임에 나온 지 1년 만에 선두에 서서 걷게 되었다. 한 운영위원은 암 수술 후 열심히 참여하며 건강을 찾아가고 있다. 또 우울증이 있거나 혈압이 높았던 회원들이 이제는 약을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아졌다며 클럽에 대해 고마워하기도 한다.
의학적으로 정교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이와 같은 현상들은 모임이 가지고 있는 편안함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기 대장은 클럽을 설명하면서 행복과 평화를 강조했다.
“저희 클럽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든 강압이 없이 자율적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5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이다보니 항상 배려가 있어요. 시니어들은 외로울 수밖에 없고, 사람은 살다 보면 상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저희 클럽에서는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 나누고 정겹게 교감하면서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게 강점이죠. 저희가 굉장히 재미있어요. 일요일에 도보를 한다는 걸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지만 막상 나와 보시면 모두 즐거워하십니다. 회원들 간의 마음의 교류가 있기 때문이에요.”
한 달에 두 번은 쉬운 코스, 두 번은 어려운 코스 등 난이도를 조절해 가면서 길잡이가 사전 답사를 통해 꼼꼼히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다. 일련의 이런 과정들이 최적화되면서 프리맨 도보여행 회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와 평화를 가질 수 있도록 운용지침들이 다듬어져 있었다.
치유하는 걷기, 어렵지 않다
기 대장은 평소에는 부담 없는 코스를 택해 서울과 근교의 둘레길을 주로 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북한산 둘레길, 서울 성곽길, 서울 둘레길 등 아름다운 곳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계절마다 경치가 다르다 보니 갔던 곳도 계절이 바뀌면 다시 찾기도 합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꽃을 테마로 길을 잡기도 하죠.”
매년 한 번 정도는 멀리 지방으로 여행을 가는 정기 모임도 있고, 뜻 맞는 사람끼리 삼삼오오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연초에는 2박 3일 코스로 동해안 영덕, 부산 등을 찾아 도보 여행으로 새해를 열기도 한다. 테마 여행으로 서해안에 있는 여러 섬을 걷기도 하고 특별하게는 제주도에 가서 올레길을 걷고 온 적도 있다. 작년에는 지리산, 진주, 진도를 다녀 왔다. 올해도 제주도로 떠날 예정이다.
기 대장은 평지를 갈 때는 워킹화로도 충분하지만 중간에 산이 있을 때면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클럽에서는 주로 여름에 산을 가는 편이라고 한다. 시니어에게는 비타민D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모일 때마다 참가비로 2000원씩 걷고, 뒤풀이 저녁 식사는 n분의 1로 각자 지출합니다. 이렇게 해서 모은 회비는 연말에 회원들 선물과 불우 이웃 돕기에 쓰지요. 추석이나 설 등 특별한 날이면 봉사 기관에 직접 찾아가 노숙인 및 홀몸 어르신들께 봉사 활동도 했습니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클럽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봉사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이기도 하거니와 자체적인 이슈로서도, 그리고 클럽의 자부심으로서도 남을 수 있는 일이다.
“좋은 자연을 만나서 마음 맞는 이들과 함께 걸으면 힘든 일도 자연스럽게 치유가 이뤄집니다.”
기 대장의 말에는 프리맨 도보여행 클럽이 추구하는 자연스러움의 가치가 담겨 있었다. 그 힘들다는 치유, 이렇게 쉽고 자연스럽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창한 게 아니라 단지 마음 먹고 시작하면 되는 일, 아직 늦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