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한의사, 공중파 방송에 출연한 TV 건강 박사, 8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그녀를 수식하는 단어는 많지만, 김소형(53) 원장은 늘 한의사로서의 소임에 충실했다. 25년간 한의사로서 환자의 병과 마음을 어루만졌다. 최근 중년을 위한 건강 지침서 ‘건강혁명’을 출간한 그녀를 만나 건강한 삶의 가치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신간 ‘건강혁명’은 한의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이 알아두면 좋은 건강 상식을 담은 건강 지침서다. 한의사이기 전에 또래의 중년 여성으로서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물어봤다.
“현재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건강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가끔 갱년기 여성의 증상을 댓글로 알려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한의사라는 역할을 떠나 한 여성으로서 동질감이 들었다. 마침 영상으로만 보기 아깝다고 책으로 엮어달라는 구독자분들의 요청도 있었다. 그래서 건강한 습관과 지식을 동년배 친구들과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냈다. 그간 한의사로서 쌓아온 진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 혈 마사지와 레시피 등 정확한 건강 정보와 더불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습관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 책은 건강의 적신호를 알리는 증상과 예방할 수 있는 대책, 그리고 건강 레시피까지, 마치 전술을 꼼꼼하게 적은 감독의 노트를 방불케 한다.
“불편한 증상이 있으나 병이 아닌 상태를 한의학에서는 미병(未病)이라 부른다. 몸이 자꾸 SOS 요청을 하는데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소변, 대변, 방귀, 트림 같은 것도 특정 질환의 신호를 보내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손톱 색깔이 노란색 혹은 초록색을 띠면 당뇨를 의심해볼 수 있다. 댐은 작은 균열에 의해 무너지는 법이다. 따라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부터 시작해 잘못된 습관은 없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꾸준히 실천하면 혈 마사지나 레시피를 통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부분도 있다.”
닮고 싶은 심의(心醫)
진료실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녀는 어릴 때부터 한의원과 친숙했다.
“아버지가 한의원을 운영하셨던 덕분에 침과 약초 그리고 부항을 장난감 삼아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한의사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한의사였던 아버지로부터 한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을 배웠다. 지방에서 온 환자들에게 방을 내주거나, 환자를 위해 시를 쓰고 음악가를 초청해 음악회를 여셨다. 심지어 유명 화가에게 의뢰한 그림을 복사해서 처방전과 함께 환자에게 전달하셨다. 한의사가 된 후 유튜브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것은 환자와 진심으로 소통했던 아버지를 닮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현재 그녀는 85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어떻게 시작한 것일까?
“중년을 포함해 미병 상태인 분들이 많은데, 좀처럼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분들은 식생활을 바꿀 필요가 있다. 약식동원(藥食同源), 즉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는 말인데 음식이 그만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본초학(本草學) 전문가로서 한의학을 토대로 건강한 먹거리를 환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는데, 마침 형식의 구애 없이 많은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튜브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이유로 시작했는데 응원 댓글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힘을 얻기도 한다. 채널 개설 후 환자와 더 긴밀한 소통도 가능해졌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면 한의사로서 환자들과 어떤 식으로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버지가 그랬듯이 심의(心醫)를 실천하고자 한다. 병으로 지친 그들의 마음을 보살피려고 노력한다. 환자와 의사이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되려고 한다. 친구와 대화하듯 스몰토크로 시작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실제로 환자들이 ‘방송 이미지와 정말 다르다’고 말하더라. 인상이 차가워 보이는데 얘기하면 친구 같고 정이 든다고. 10년 넘게 오시는 분들도 있고, 자주 오는 모녀가 있는데 얼마 전에는 손주랑 같이 오셨다. 환자와 얘기를 깊게 나누다 보면 질병의 원인이나 병이 깊어진 힌트를 종종 발견할 때도 있기에 소통이 참 중요하다.”
건강한 삶의 길잡이
미병의 중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곳이 없다. 다양한 미병 중 가장 신경 써야 할 증상은 어떤 것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복부가 차가운 증상이다. 냉증이라고 하면 여성의 증상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50대 이후 중장년 남성에게도 아주 흔하다. 신체의 순환이 저하됐다는 신호이며, 식적(食積) 등 소화기의 만성적 기능 저하 신호라고도 볼 수 있다. 소화와 순환은 중장년기 이후의 건강 유지에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많이 먹으면 소화를 위한 에너지 때문에 체온 유지에 좋지 않다. 따라서 적당히 먹고 많이 씹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외출 전 10분 정도 족욕을 하는 것이 체온을 올리는 데 유용하다.”
끝으로 한의사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소망을 물었다.
“건강한 삶을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고 싶다. 건강한 먹거리를 먹고, 건강한 습관을 매일 실천하려고 노력하면, 그것이 곧 건강한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고 본다. 한의사로서 전공인 본초학을 잘 살려서, 한의학이 일상에 더 스며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런 차원에서 전국의 건강한 먹거리를 알리고, 좋은 먹거리를 만드는 역할을 앞으로 해보고 싶다. 아울러 동년배들이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5학년 3반 김소형입니다’로 시작한 이 책은 저자만큼 친절했고, 조곤조곤 열심히 설명하는 선생님의 수업처럼 알찼다. 한의사로서의 소임과 더불어 동년배로서 친구의 건강을 보살피고자 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그 마음의 근본엔 환자의 마음을 걱정하고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고자 하는 심의가 있었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도 좋지만, 환자의 마음을 보살피려고 진심을 다하는 의사는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오늘도 마음을 다해 환자를 위한 건강 수업을 하고 있을 그녀를 응원하며 마친다.
50대가 넘으면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하나씩 ‘삐그덕’ 거리는 몸의 신호를 확인할 때면 몸도 마음도 더 아파진다.
50대 중장년 남성 A 씨는 최근 골프를 치다가 왼쪽 어깨에 살짝 통증을 느꼈다. 오랜만에 쳐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일상 속에서 어깨 통증은 계속됐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물건을 제대로 드는 일이 힘겨워질 정도였다. ‘말로만 듣던 오십견이 나에게도 왔구나.’ A 씨는 자신의 나이를 새삼 실감했다.
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오십견’이다. 주로 50대 전후에 많이 발생한다고 이름 붙여진 ‘오십견’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 정확한 명칭이다. 오십견은 어깨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서 별다른 외상을 입지 않았음에도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병이다.
오십견 원인은?
중장년층의 대표적인 어깨 질환으로 여겨지듯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의 주된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 갑작스러운 운동이나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 조직에 염증이 생기고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생긴다. 좋지 않은 자세도 오십견의 발병 원인이다. 오랜 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오십견이 종종 발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외에도 유전적 문제나 당뇨 같은 다른 질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중장년층 어깨 통증은 모두 오십견?
A 씨는 오십견을 당연한 노화의 과정으로 보고 병원 치료를 미뤘다. 그런데 다수의 시니어가 오십견인줄 아는 어깨 통증의 상당수는 ‘회전근개파열(Rotator Cuff Tear)’이다. 두 질병은 증상이 거의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법이 전혀 달라 전문가 도움 없이, 스스로 진단해 잘못 대처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A 씨처럼 오십견을 어깨의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겨 찜질이나 파스만으로 가볍게 대처하는 시니어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파열된 정도가 약해 통증이 심하지 않은 회전근개파열일지라도 치료를 미루면, 파열된 힘줄이 더 찢어져서 어깨 관절에 심한 장애를 부를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뭐지?
회전근개는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4개의 힘줄(근육)이다. 회전근개파열이란 이름 그대로 이 회전근개가 찢어져 발생하는 질병이다. 회전근개파열 역시 나이가 들면서 근육에 변성이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와 무리한 어깨 사용으로 어깨 회전근개가 얇아져서 생긴다.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골프나 테니스 같은 스포츠로 인해 찢어지는 경우도 많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막’이 염증으로 인해 굳어지면서 만성적으로 어깨 관절에 통증과 운동 제한을 일으킨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인 회전근개가 찢어져 발생한다.
발생 부위가 다른 만큼 치료방법도 대조적이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지 않게 어깨를 자주 움직여야 한다. 이에 비해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계속 사용하면 힘줄 파열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강도를 조절해가며 스트레칭 위주로 어깨를 써야 한다.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자연 치유가 불가능하다. 파열 정도가 약하면 약을 먹거나 근력강화운동으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완전파열이 됐으면 대부분 수술을 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정규학 교수는 “오십견은 염증으로 근육이 굳는 것이고, 회전근개 파열은 노화로 근육이 얇아져서 파열되는 것”이라며 “이 둘의 원인이 상당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혼동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두 가지 질병을 증상만으로 자가 진단해서 관리하다가 증상이 점차 악화되면 치료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며 “반드시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 질병에 맞게 치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깨는 목의 뿌리 부분과 가슴, 등의 바깥 부분부터 위팔까지 몸통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아주 큰 부위로, 일상에서 쓰임도 많은 중요한 관절이다. 이렇기 때문에 어깨에 문제가 생기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크다. 평소 어깨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운동을 생활화하면 대부분의 어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어깨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틈틈이 시행하고, 무리한 어깨 사용과 과격한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전염병인 C형간염은 ‘몰라서 치료 안 하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발생이 적고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시니어 환자가 감염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서다. 그런데 오래 방치하면 만성간염, 간경변과 간암까지도 이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C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에 감염돼 발생한다.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 법정 감염병으로, 대한간학회는 우리나라 국민의 약 1%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유병률이 낮지만 아직 백신이 없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 감염은 일부 환자가 인플루엔자 유사 증상, 피로, 구역, 구토, 복부 통증, 복부 불편감, 식욕 감소, 근육통, 황달 같은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분이다. 대부분은 무증상 환자인 탓에 20~30년 뒤에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뒤늦게 발견한다.
특히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 환자의 간암 발생률이 특히 높다. 김하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40세 이상 성인이라면 한 번쯤 C형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이 필요하다”며 “간단한 혈액검사로 감염 여부와 치료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C형간염은 조기에 진단하면 치료 성공률도 높다. 보통 2~3개월 동안 약을 복용하면 98% 이상 완치율을 보인다.
C형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으로 전파되는 만큼,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C형간염에 걸렸다면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도 C형간염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C형간염 환자의 혈액이 묻어있을 수 있는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은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전염을 막으려고 가족마다 식기를 따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하일 교수는 “간에 좋다고 알려진 음식을 찾아 먹기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간요법은 도리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피해야 하고, 음주와 흡연이 간기능을 악화시키고 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이므로 금주와 금연이 필요하다”며 간 건강을 지키려면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두 달 사이(5월 20일~7월 17일)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가 총 436명이며, 이 중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6명에 달한다고 19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밝혔다. 사망자는 모두 5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사망자는 강원에서 3명, 경북·경기·서울에서 각 1명이 신고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사망자는 50대·60대·80대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날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졌다. 50대 여성은 17일 길바닥에 쓰러진 것을 행인이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사망했다. 60대 남성은 16일 실외작업장에서 일하던 중 의식을 잃었고, 80대 여성은 홀로 밭일을 하던 중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올해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장소를 보면 건설현장, 논·밭 등 실외가 85.5%였다. 화기를 사용하거나 냉방이 적절하지 않은 식당, 집 같은 실내가 14.2%였다. 구체적으로 건설현장과 제조·설비현장 같은 실외작업장이 43.3%(193명)로 가장 많았다. 논·밭 13.1%(57명), 길가 10.8%(47명), 공원·운동장 6.0%(26명), 식당과 실내작업장 4.6%(20명), 집 3.9%(17명) 순이었다.
발생 시간대는 오후 2~5시가 37.2%, 오전 10시~오후 2시가 33.5%였다. 남성 환자가 78%로 여성보다 많았으며, 4050세대가 44.0%, 기저질환자는 39.2%에 달했다.
폭염 재난 위기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된 12일 이후 약 1주일간 열사병 추정 사망자가 3명 신고됐다. 일평균 환자 신고도 3.5명에서 36명으로 급증했다.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마스크 착용이 온열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분과 65세 이상 어르신과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과 코로나19에 모두 취약하므로 폭염 시 낮 시간대 작업과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물·그늘·휴식 3대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공사장, 논·밭, 비닐하우스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는 사전에 충분하게 물을 마시고, 가급적 2인 1조로 움직여달라고 권고했다. 또 어지러움과 두통, 메스꺼움을 느끼면 즉시 그늘이 있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실외에서는 2m 이상 사람 간 거리두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장소를 택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휴식할 것을 권했다. 폭염 시 마스크 착용이 체온 상승 등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는 물을 수시로 마시되, 술은 체온을 상승시키고,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65세 이상 고령자라면 이와 같은 약을 복용하기 전에 의사나 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 건강하기 위해 복용한 약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1.9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어 여러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난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어르신이 주의해야 할 의약품 정보를 발표했다. 식약처는 고령자가 주의할 의약품으로 해열·진통·소염제와 항정신병제, 삼환계 항우울제, 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을 꼽았다.
①해열·진통·소염제
두통, 관절염, 척추염 등의 통증에 사용하는 해열·진통·소염제는 아스피린, 이부프로펜, 아세클로페낙 등이 있다.
약을 잘못 먹을 경우 소화불량·속쓰림, 위장관 출혈·궤양같은 위장관계 이상반응, 신장 기능 악화, 혈압 상승, 체액저류에 의한 심부전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들은 가능하면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다.
②항정신병제
치매환자의 행동장애, 조현병 등 정신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할로페리돌, 아리피프라졸, 클로자핀 등이 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정좌불안, 입 오물거림이나 눈 깜박임 등의 운동이상증, 졸림과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항콜린작용으로 인한 졸림, 어지러움, 변비, 체중증가도 항정신병제의 부작용 증상이다. 항정신병제로 인한 부작용은 회복이 늦고 치료가 어려워 예방이 중요하다.
③심환계 항우울제
우울증 치료와 신경병증 통증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주요 성분으로는 아미트리프틸린, 아목사핀, 클로미프라민, 이미프라민, 노르트립틸린 등이 있다.
심환계 항우울제를 잘못 복용할 경우 갑자기 일어날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졸림, 변비, 환각 증상도 대표적 부작용이다. 요저류, 착란, 섬망, 환각 등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심환계 항우울제의 부작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녹내장이나 불안정협심증, 부정맥,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④장기 지속형 벤조다이아제핀
심한 불안증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클로르디아제폭시드, 클로나제팜, 디아제팜, 플루니트라제팜 등이 주요 성분이다.
불안을 가라앉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진정작용이 과하게 나타나면 인지장애나 섬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복용 후 움직이기 어려워져 자동차 사고나 낙상, 골절의 위험이 있으므로 뼈가 약한 노인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의약품 부작용이 의심될 때는 지체 없이 의사와 약사 등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상사례 발생 빈도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환자 상태에 맞는 세심한 의약품 사용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년에 책 읽기, 편지 쓰기, 카드게임 등 인지기능을 자주 활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연령이 평균 5년 정도 늦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러시(Rush)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로버트 윌슨 신경과학 교수 연구진이 러시 기억·노화 연구 프로젝트로 평균 7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과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4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평균연령 79.7세로, 암이나 심장병 등 7가지 만성질환 중 하나를 갖고 있는 노인 1903명(여성 74.9%, 백인 89.1%)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 소득 수준은 3만5000~5만 달러(약 4000만~5700만 원)였다.
연구진은 매일 읽는 시간과 연간 도서관 방문 횟수, 잡지 읽기, 책 읽기, 편지 쓰기, 게임(퍼즐, 카드, 보드 게임 등) 같은 특정 인지자극 행동 7가지를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노인들에게 점수를 매겼다. 인지자극 행동을 가장 많이 하는 노인들부터 순서대로 5점~1점 점수를 줬다.
전체 노인 중 연구 기간에 사망한 695명에 대해서는 뇌 조직 부검을 통해 신경병증 검사를 시행했다.
조사 기간 중 457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치매 진단 평균 연령은 인지 자극 행동 점수가 높은 그룹(4.0점)이 93.6세로, 점수가 낮은 그룹(평균 2.1점)의 88.6세보다 5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교육 수준이나 성별, 기본적인 사회활동이나 고독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ApoE-4)나 연구 시작 당시에 이미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을 제외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인지 자극 행동이 알츠하이머 치매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인지 자극 행동 점수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수준이나 나이가 들기 이전에 했던 인지 자극 활동은 치매 발생 연령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연구진은 나이가 들고 난 뒤에 행해지는 인지 자극 활동이 치매 발생 연령을 늦추는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진행한 로버트 윌슨 교수는 “80대부터라도 독서와 글쓰기, 퍼즐, 카드 게임 등으로 뇌 활동을 늘리면 치매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지며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시니어는 어지럼증으로 균형을 잃어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85만5608명이다. 이 중 7월이 11만3447명으로 가장 많았다.
어지럼증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모든 증상을 말한다.
여름철에 어지럼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급격히 더워진 환경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게다가 여름철은 무더위와 수분 부족이 뇌 혈액량을 줄여 일시적으로 어질어질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특히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온열 질환과 탈수로 어지럼증을 느끼기 쉽다.
또 섭씨 30도 이상을 웃도는 날씨에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면 기온 차이가 심해진다. 이때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어지럼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이뇨제나 고혈압약처럼 심혈관계에 작용하는 약이나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히스타민제를 오래 먹어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김선숙 인천힘찬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통증을 줄이기 위해 먹는 소염 진통제나 감기약도 어지럼증을 일으킬 수 있다”며 “어지럼증을 계속 경험하는 고령 노인이라면 평소 복용하는 약과 관련 있는지 살펴보고, 증상이 반복되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층, 낙상·골절 조심해야
어지럼증은 특히 시니어에게 위험하다. 고령층은 온도에 대한 신체 적응능력이 낮고,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아서다. 무더위와 뙤약볕이 유발하는 어지럼증은 젊은이들이라면 충분히 쉬면 사라진다. 하지만 노인들은 잠깐의 어지럼증으로도 균형을 잃어 넘어지며 다칠 수 있다. 이때 골절을 입으면 회복이 어려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뼈가 약하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70세 이상 노인이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엉덩이관절 부위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엉덩이관절 골절을 입으면 격심한 통증과 함께 움직이지도 못하고, 허벅지 안쪽에 출혈이 생겨 사타구니와 넓적다리가 붓는다.
김태현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대퇴골의 목 부분이 부러지면 계속 누워있어야 하기에 고령자에게 엉덩이관절 골절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만 지내다 보면 합병증이나 기존 지병 악화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커진다.
넘어지거나 떨어질 때 척추 압박 골절도 발생할 수 있다. 간격을 유지하면서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뼈가 골절되면 주저앉아 납작하게 바뀐다. 심호흡을 하거나 기침하는 것도 힘들고, 특히 고령이라면 움직이기 힘들어 만성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구부러진 척추가 내부 장기를 압박해 또 다른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척추 압박과 더불어 허리가 점점 굽어 척추가 변헝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폐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증세를 동반한 어지럼증 ‘뇌졸중’도 의심해봐야
여름철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은 데 드물게는 뇌졸중이 원인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어지럼증은 귓속 전정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드물게 척추기저동맥 협착이나 후방 순환계 뇌졸중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방치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 땀을 흘리거나 체하면 설사로 탈수가 심해지면서 뇌혈류량이 떨어져 기존에 혈관 협착이 있을 경우 뇌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다.
이시백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어지럼증으로 내원하는 환우분들을 진료하면 어지럼증 증세가 다양하다”며 “여러 증상 중에서 심각한 어지럼증 증세는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귀에서 기인한 보통 어지럼증은 대체로 주위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양상으로 느낀다. 전정신경염은 왼쪽 귀나 오른쪽 귀 중 병이 생긴 쪽으로 몸이 쏠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지러움 증상 중에도 다음과 같은 증세가 동반될 때는 뇌졸중 징조일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뇌졸중 징조
1. 갑자기 사물이 둘로 보인다. (복시)
2. 발음이 꼬인다. (구음장애)
3. 한 쪽 편 힘이 빠진다. (편마비)
4. 한 쪽 편의 감각 저하.
이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후방 순환계 이상에 의한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바로 전문의를 찾아 체계적으로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뜨거운 공기가 상공을 뒤덮는 ‘열돔(Heat Dome)’ 현상으로 20일 이후 한반도에 강력한 폭염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폭염 가운데 어지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또 햇살이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모자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옷은 헐렁하게 입고 어두운 색보다는 밝은 색을 입는 것이 좋다. 음식은 잘 익혀 먹고, 틈틈이 충분하게 쉬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평범했던 일상을 잃은 지도 무려 20개월에 가까워지고 있다. 감염률과 치명률이 높다고 알려진 코로나19에 온갖 관심이 쏟아지면서 다른 이슈에는 무감각해지는 사회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 예외가 아니다. 질병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에 한정돼 타 질병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은 2019년보다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같은 다른 질병 백신 접종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폐렴은 코로나19로 놓쳐서는 안 되는 질병이다.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병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만3168명이다. 2021년 1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917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 해 폐렴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사망자의 25배가 넘을 정도다.
사망자 수 코로나19보다 수십배인 폐렴, 어떤 질병?
폐렴은 폐가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호흡기 질병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드물게 곰팡이나 기생충에 의해서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폐렴은 발생 원인에 따라 경과와 예후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과 함께 노란 가래가 생긴다. 가래에 출혈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일부 균에 의한 폐렴은 가래가 생기지 않는다.
염증이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이 느껴진다. 호흡기 증상 외에도 구역질과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염증 범위가 더 넓어지면 호흡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폐렴은 발열과 기침, 가래처럼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한다.
감기와 폐렴은 초기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환자들이 감기로 착각했다가 폐렴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감기는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하지만 폐렴은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기계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고열을 동반한 기침과 진한 색 가래,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
폐렴 위험군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폐렴 환자는 112만9844명이다. 10세 미만에서 가장 많았고, 성인이 되면서 점차 줄어들다가 55세부터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65세 이상 환자가 전체에서 무려 2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첫 번째 폐렴 고위험군은 고령자다. 나이가 들면 폐기능이 떨어지며 폐세포에서 공기순환능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세포에 침투했을 때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령자일수록 폐렴에 더 잘 걸릴 뿐 아니라 면역능력도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다.
다음으로는 당뇨와 호흡기, 심혈관, 신장 또는 간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폐렴에 걸리면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이미 가지고 있는 병력으로 면역기능이 약해져 있고 염증반응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폐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래나 세균, 바이러스 같은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역시 폐렴에 위험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폐렴 예방법?
폐렴은 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정기 검사나 진찰 방법이 거의 없다. 이렇기 때문에 폐렴이 생기기 전에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을 이용한 ‘예방접종’이다. 폐렴은 주로 ‘폐렴구균’에 의해 유발된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이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백신이 ‘폐렴구균 백신’이다.
이에 정부에서 매년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등에게 폐렴 백신 예방접종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백신’과 ‘13가 백신’ 두 가지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면 더 좋다. 13가와 23가 백신을 모두 접종하면 예방 범위도 넓어지고 면역 증강 반응(추가 면역 효과)도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 같은 폐렴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아도 항체 생성률이 떨어질 수 있어 두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23가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돼 있어 만 65세 이상이면 전국 보건소(지소, 진료소 포함)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무료 접종이 가능한 지정 의료기관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전한 예방 접종을 위해서는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접종하는 게 좋다. 또 접종 뒤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 머물면서 이상반응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특히 폐렴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50대 이상은 접종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모든 폐렴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일상에서 폐렴을 예방하려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환을 치료하고,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흡연은 폐렴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게 폐렴 예방에 도움된다.
코로나19 백신처럼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할 때 폐렴 백신을 함께 맞아도 될까?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추진단)은 동시 접종을 삼가하도록 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예방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 안전하고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폐렴구균 백신처럼 다른 백신을 접종할 때는 백신 접종 간격을 최소 14일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충분한 간격을 두고 맞으면 괜찮다는 설명이다.
7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누적 1차 접종자가 1540만 1361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30%를 넘어서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부터 50대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9월말까지 국민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는 사이, 예방이 필요한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이나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오히려 다른 질병과 해당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이유다. 폐렴구균과 대상포진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은 코로나19 못지 않게 폐렴도 합병증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접종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사망원인 3위 폐렴 유발하는 폐렴구균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가예방접종 증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만 65세 고령층에서 폐렴 백신 중 하나인 '2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44.3%로, 66.4%인 2019년 동기 대비 약 22% 감소했다.
폐렴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전체 3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만3168명이다. 6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2033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 해 폐렴 사망자 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의 10배에 해당할 정도로 더 신경써야 하는 질병이다.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특히 균혈증과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면 치명률은 60~80%까지 올라간다. 또 코로나19와 폐렴에 함께 감염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률이 7.8배 높아진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성인 폐렴구균 예방 백신은 2가지 종류다. 100여개 혈청형 중 몇 개 혈청형을 커버할 수 있는지에 따라 13가와 23가로 나뉜다. 대한감염학회의 성인 대상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은 23가 다당질백신을 1회 접종하거나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순차적으로 1회씩 접종토록 권한다. 18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13가와 23가 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을 권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국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23가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다.
고령층 위협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시장 규모는 10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8% 감소했다. 2019년에 비해서는 44.5%나 줄어든 수치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다가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띠를 두른 모양이 통증과 함께 나타난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을 겪는데, 이 환자들은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대상포진은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특히 만 50세 이상부터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2020년 대상포진 환자는 50대가 17만1000여명 23.6%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만여명 22.2%로 뒤를 이었다. 나이 외에도 폐경 여성이나 당뇨 환자 등이 대상포진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포진이 발병하더라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고, 대상포진 발생 뒤 신경통 같은 후유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더라도 예방접종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 뒤 최소 6~12개월이 경과한 다음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구균 질환과 대상포진 같은 질병이 코로나19와 동시에 감염되면 환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백신을 통해 예방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등 타 질병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 최소 14일 간격을 두고 접종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만성질환과 여러 질병으로 먹어야 할 약 종류와 개수가 많아진다. 하지만 복용하는 약이 많아지면 약값 부담에 부작용 가능성까지 높아진다. 전문가들이 노인들의 약 복용을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 처방전에 14개가 넘는 약을 처방받은 사례는 21만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환자당 처방전을 더하면 실제 14개 이상 약물 복용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기준 10개 이상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201만 2000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대상을 노인으로 한정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2019년 발표된 논문 ‘노인의료센터 다학제팀의 약물 조정이 약물 사용과 약제비 절감에 미치는 효과’에 따르면, 처방받은 약물이 부적절하거나 중복된 것인지 모르고 복용하는 노인 환자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인 300명 중 227명(75.7%)이 ‘노인 부적절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중복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은 59명으로 19.7%에 달한다. 노인부적절약물에도 포함되는 항히스타민제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벤조디아제핀계, 향정신병 약물 순으로 중복해서 복용하고 있었다.
노인 환자들이 약의 종류별 복용 방법을 기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수면제를 진통제로 알고 복용하거나 중복된 효능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해 부작용을 경험하는 어르신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실제로 수면제나 안정제, 마약성 진통제, 졸린 성분의 감기약 등은 노인 환자에게 낙상이나 인지기능저하, 배뇨 장애를 자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들이 모르고 먹은 약이 약물 부작용을 낳고, 병·의원에서 또다시 의약품을 처방받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약을 자주, 많이 타는 노인은 경제적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2019년 기준 1년 동안 지출된 약값은 건강보험진료비 86조 원의 20.6%에 달하는 17조7000억 원이다.
건강보험 덕분에 노인은 1500원 내외로 의사 처방약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전체 노인 인구의 84%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약값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노년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요즘, 노인 환자의 처방전 하나하나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