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캠핑정보 사이트 ‘고캠핑’(www.gocamping.or.kr) 기준 전국 캠핑장 수는 2300여 곳에 이른다. 과거 강가나 계곡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즐기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요즘은 펜션이나 휴양림, 카라반 등 다양한 편의시설에 체험활동이나 액티비티 등을 운영하는 캠핑장도 늘어났다. 산, 바다, 도심 등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휴식, 취미, 관광 등 그 목적까지 고려해야 선택지를 좁혀가며 만족스러운 캠핑장을 고를 수 있다. 캠핑장 찾기 팁과 더불어 테마별 추천 캠핑장 정보까지 담아봤다.
도움말 및 자료 제공 캠핑퍼스트(김한수 이사)
캠핑은 야외에서 먹고 자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여기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안락하고 깨끗한 편의시설을 갖춘 캠핑장이 많아졌지만,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다면 예견했던 불편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캠핑장을 고르느냐에 따라 캠핑의 질이 달라지는 셈이다. 캠핑장을 고를 때는 캠핑의 목적을 먼저 염두에 둔다. 휴식을 위한 것인지,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함인지, 취미활동을 병행할 것인지 등에 따라 산, 바닷가, 계곡 등 주변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가족 등 동반자의 특성을 고려해 서로의 취향을 잘 반영한 캠핑장을 고른다.
◇ 캠핑장 선택 시 주요 고려사항
① 접근성 캠핑장에 머무는 시간에 비해 이동시간이 길면 피곤할 수밖에 없다. 거리나 교통 상황 등을 확인해 무리가 가지 않는 위치를 선정한다. 새벽에 출발해 밤에 돌아오는 일정을 선호하는 캠퍼들도 많다.
② 예약 가능 여부 아무래도 예약을 해야 더 안정적이다. 몇몇 캠핑장은 예약자에 한해서만 입장 가능하다. 선착순 운영 캠핑장을 간다면 대안으로 근처 다른 캠핑장들도 미리 알아두자.
③ 편의시설 캠핑장 인근에 식료품이나 캠핑용품을 구입할 만한 편의시설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에 따라 캠핑 짐을 쌀 때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정리해 빠짐없이 챙기자.
◇ 캠핑장 찾기 Q&A
❶ 초보 캠퍼가 캠핑장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실제로 캠핑장을 보고 선택하기는 어렵고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을 참고하게 된다. 이러한 캠핑장 후기의 경우 주관적인 견해이거나, 간혹 대가를 받고 호의적인 글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가급적 다양한 리뷰를 살펴보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글이거나 홍보성 내용들은 걸러서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❷ 중장년이 캠핑장을 고르며 특별히 더 살펴봐야 할 것은? 지병이 있거나 건강이 염려되는 중장년의 경우 위급 상황에 찾아갈 인근 병원 위치를 파악해두도록 하자. 거동이 불편하다면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한 지형이 좋다. 자식이나 손주 등이 찾아올 계획이라면, 방문자 출입이나 인원 추가가 가능한지의 여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❸ 가을철 캠핑장(캠핑사이트) 선택 요령은? 가을은 비교적 쌀쌀하기 때문에 해가 잘 드는 자리에 텐트를 설치하면 좋다. 마른 나뭇잎이 많거나 마른 잔디인 경우 작은 불씨에도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한다.
◇ 테마별 추천 캠핑장
Theme#1 자연환경 취향 따라 Pick!
[01]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캠핑장
행복한나드리 캠핑장 |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소규모 캠핑장이다. 가을에 찾는다면 알록달록 물든 주변 풍경과 더불어 코스모스도 만끽할 수 있다. 캠핑장 인근의 배론성지나 치악산 자연휴양림 쪽으로 단풍 구경을 가도 좋다. 솔방울 공예품 만들기, 목공예 등 시기별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옥전리 286-1)
달숲 캠핑장 | 산속에 단풍나무와 밤나무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가을이면 절경을 이룬다. 주변 소음이 적고, 캠핑장 내에서도 고성방가 등을 엄격히 제한해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청풍호와 청풍문화재단지, 도담삼봉 등이 가깝고, 제천 시내와 인접해 대형마트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89-1)
[02] 숲속 힐링&자연휴양림 캠핑장
춘천숲자연휴양림 |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닿는 거리로, 잣나무와 참나무 숲이 우거진 아늑한 자연휴양림이다. 산림휴양관, 숲속의집을 비롯해 야영데크, 글램핑장, 오토캠핑장 등이 마련돼 있다. 데크 이외에도 고급텐트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대여 가능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강원 춘천시 동산면 종자리로 224-104)
편백힐 치유의숲 | 치유의숲 내에 캠핑장이 있어, 편백나무 사이사이 텐트 설치가 가능하다. 피톤치드를 가득 내뿜는 조용하고 깨끗한 숲을 즐기기 제격이다. 야영장과 함께 편백나무와 황토로 벽을 만든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방 내부에도 나무보일러를 설치해 향긋한 편백의 기운을 따뜻하게 만끽할 수 있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하남실길 212)
[03] 바다를 한눈에 오션뷰 캠핑장
몽돌바다 캠핑장 | 서해 몽돌해변과 인접한 500m의 전용 해변을 보유한 곳으로,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감성돔, 우럭, 도다리, 숭어 등이 잡히는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여러 곳 있고, 인근 갯벌에서 짱뚱어와 바닷게 채집 등 바다를 즐기기 좋다. 해질녘 노을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꼽힌다.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 413-1)
욕지도 파라다이스 오토캠핑 | 욕지도 유동마을의 한 폐교를 개조한 곳으로 민박과 야영장을 함께 운영한다. 캠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유동해수욕장이 나온다. 인근 방파제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거나 조개, 고동, 소라 등 해산물을 채집할 수 있다. 섬에 있는 캠핑장이기 때문에 예약 전 통영 삼덕항에서 배편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 유동길 111)
Theme#2 다양한 즐길 거리 따라 Pick!
[01] 역사·문화·관광지 인근 캠핑장
화적연 캠핑장 캠핑장 | 바로 옆 한탄강이 흐르고, 근처에 명승 제93호 화적연이 있어 겸재 정선이 그림으로도 옮겼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화적연은 영평8경중 제1경이자 포천 한탄강8경 중 제3경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그밖에 산정호수, 철원제2땅굴, 고석정 등이 인접해 주변 볼거리가 풍부하다. (경기 포천시 관인면 뗏마루길 43-116)
별을 다는 아이 | 온전히 캠핑을 즐기게끔 캠핑장 내에는 별다른 놀이 공간이 없지만, 인근의 다양한 문화 시설과 접근성이 좋다. 장흥유원지 내에 위치해 있고, 장흥자생수목원, 송암천문대, 권율장군묘,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장흥아트파크, 조각공원, 두리랜드 등이 인접해 아이들과 함께하기 제격이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309번길 132)
영월 느티나무 캠핑장 | 영월 내리계곡에 위치해 청량한 자연 경관이 매력적인 곳이다. 물놀이를 즐기는 여름에도 좋지만, 주변 볼거리 덕분에 언제라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김삿갓문학관, 별마로천문대, 고씨동굴, 청령포, 장릉, 모운동마을, 아프리카미술박물관, 호안다구박물관 등 찾아갈 명소가 즐비하다.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내리계곡로 1061)
[02] 농촌·텃밭·공예 체험 캠핑장
귀한농부학교 | 농부체험, 민속체험, 미꾸라지 잡기, 쿠키·피자 만들기, 목공예, 식물공예, 숲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체험농장의 경우 당일 또는 연간 회원권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캠핑장 내 민속체험장, 동물농장, 허브농장, 수생원 등이 마련돼 있다.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 422)
다릿재농원 | 캠핑장 천등산과 장병산 사이 기슭에 위치한 곳으로, 가을이면 사과(홍로) 따기, 밤 줍기, 모과청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매주 토요일 선착순으로 인근 충주 고구려 천문과학관 견학도 진행한다.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765-4)
신화 가족목공체험 캠핑소 | 목수 부부가 운영하는 목공체험 캠핑장. 아버지가 만들어주는 책상, 가족이 만드는 식탁 등 원하는 품목을 정해 오랜 기간 숙박하며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캠핑장 내 카페와 가구 작업소, 갤러리, 수확체험농장 등도 이용 가능하다. 목공예 비용은 실비로 책정된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 강상로 326)
Theme#3 특별한 편의시설 따라 Pick!
[01] 글램핑·카라반 캠핑장
새연카라반 리조트 |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리조트형 캠핑장으로, 반려견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계곡 럭셔리 카라반, 프리미엄 폴딩도어 카라반, 스파 카라반 등 여러 콘셉트의 카라반과 감성 글램핑, 오페라 글램핑 등 다양한 글램핑도 즐길 수 있다. 짚바이크, 클라이밍 등 독특한 액티비티도 운영한다. (경기 가평군 조종면 운악청계로333번길 86)
생각 속의 집 | 모던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눈에 띄는 글램핑장이다. 복층형 펜션 2동과 독특한 구조의 글램핑 사이트 5동이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원주 레일바이크가 캠핑장을 지나고,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간현관광지, 한솔 오크밸리 등 관광지도 가까워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강원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 52-5)
[02] 스파·찜질방 겸비 캠핑장
원주 참숯가마 캠핑장 | 힐링존, 피크닉존, 스카이워크존 등 다양한 콘셉트의 사이트가 마련된 이곳의 백미는 바로 ‘참숯가마 찜질방’이다. 캠핑장 입장객에 한해 무료로 이용 가능한데, 매주 불 빼는 날에는 참숯가마에 구운 ‘3초 삼겹살’도 맛볼 수 있다. 깡통열차 체험장, 모래놀이터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무료로 개방한다. (강원 원주시 신림면 솔치로 88)
그린콩 캠핑장 | 깔끔한 농장형 캠핑장으로 오토캠핑과 일반캠핑 사이트 모두 운영한다. 사이트마다 느티나무가 한 그루씩 있어 그늘 걱정이 필요 없다. 여름엔 캠핑장 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쌀쌀한 가을엔 따뜻하게 야외 스파를 즐기면 좋다. 스파 시설은 총 3동으로, 1회 5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경기 가평군 북면 소법리 627-54)
◇ 캠핑퍼스트가 제안하는 캠핑장 매너 15가지
1. 캠퍼들이 잠드는 밤 10시~아침 7시까지 매너(에티켓)타임을 지킨다(매너타임은 캠핑장에 따라 다를 수 있음).
2. 고성방가는 자제한다. 음악은 볼륨을 낮추거나 이어폰을 사용한다.
3. 쓰레기는 분리수거하고, 샤워실, 개수대 등 공용시설을 깨끗하게 쓴다.
4. 주변에 피해를 주는 과도한 음주는 자제한다.
5. 불꽃놀이 금지. 텐트에 불꽃이 떨어지면 장비 손상이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6.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캠핑장이라도 통제가 안 된다면 출입을 삼간다.
7. 캠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곤 한다. 자전거든 자동차든 꼭 서행한다.
8. 도난사고에 유의하자. 귀중품은 휴대하고 캠핑장을 벗어날 때 고가의 장비는 차량에 보관한다.
9. 드론은 항공법에 준수해 사용하자.
10. 풍등 날리기 금지. 나무가 많은 캠핑장 특성상 풍등은 자칫 화재로 이어진다.
11. 남녀노소 불문 노상방뇨 금지. 아무리 급해도 용변은 화장실을 이용한다.
12.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기.
13. 다른 옆 캠퍼의 생활공간인 사이트를 허락 없이 지나치는 일은 삼간다.
14. 각종 공놀이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즐긴다.
15. 캠핑장 내 과도한 애정행위 자제하기.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든 세상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로봇이나 기계로 대체 불가능한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육체노동뿐 아니라 정신노동도 인공지능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증명되었다.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인간지능이 있다면 어떤 분야일까? 감정 로봇까지 만들어지긴 했어도 상대방과 공감하며 상호작용하는 역량, 즉 관계 역량 분야가 아닐까?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미래연구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교육은 '사람 관리'와 '협업'이다.
한 회사의 사례를 보면 관계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경영이 어려워진 CEO는 직원을 30% 감원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고민 끝에 팀장들에게 남아 있어야 할 직원과 내보내야 할 직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했다. 며칠 후 그는 그 명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업무 역량이 높은 직원이 퇴직 명단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팀장들이 함께 일하겠다는 직원들은 업무 역량보다는 팀워크 등 관계와 매너가 좋은 사람들이었다.
직장은 일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친목 단체가 아니기에 대부분 업무 수행 역량을 중요시한다. 그런데도 업무 능력 못지않게 관계 역량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뭘까? 이 질문에 답을 주는 연구가 있다. 바로 미국의 경영학자 로버트 블레이크와 제인 모턴의 ‘관리 격자(Managerial grid)’ 이론이다. 조직의 구성원은 업무 역량과 관계 역량 두 가지를 필수로 갖춰야 하며 집단으로서의 조직이 최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업무 역량보다 관계 역량이 더 우선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물론 과거에도 관계 역량이 조직의 성과 달성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앞으로도 그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그런데 현실은 관계 역량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주의의 팽배, 1인 가구의 증대는 사회 관계망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다. 또한 SNS나 스마트폰 중독 등도 소통하는 방식을 바꿔놓으며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임이나 밥상에 같이 둘러앉아 있어도 각자의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는 사람이 많다. 마주앉아 있어도 상대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것이다. 관계 역량을 키울 기회가 줄어들면 궁극에는 대화 자체를 피하게 된다.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싫을 때”도 이어폰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관계 역량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맥주라곤 하이트, 카스만 알던 시절, 난생처음 맛본 흑맥주의 맛은 충격적이었다. ‘간장 향’, ‘한약 맛’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강렬했던 맛이 잊히지 않듯 흑맥주의 매력은 입안에서 계속 맴도는 풍미에 있다. 영화 ‘킹스맨’을 본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기네스(Guinness)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The Secret Service), 2015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매튜 본
출연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사무엘 L. 잭슨 등
‘콜린 퍼스의 수트 포르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영화 속 콜린 퍼스는 수트를 입고 우산 하나로 악당을 처치하며 수트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러한 ‘킹스맨’의 독보적인 스타일링은 턴불&아서 셔츠, 드레이크 넥타이, 스웨인 아데니 브릭의 여행 가방, 브레몽 시계, 조지 클레버리 구두 등 전 세계 소수만 사용하는 명품 브랜드의 참여로 완성됐다. 신사의 나라 영국의 영화답게 젠틀맨 스파이 ‘킹스맨’의 작전 기지 또한 영국 새빌로에 있는 맞춤 양복점. 킹스맨 요원이 수제 양복으로 스타일을 자랑했다면 악당은 힙합 요소가 들어간 패션을 선보인다.
‘007’, ‘본’, ‘미션임파서블’ 등 스파이 영화에서 술이 빠지지 않듯 ‘킹스맨’에서도 다양한 술이 등장한다. 특히 해리(콜린 퍼스 역)가 ‘멋진(lovely)’이라고 표현한 아일랜드 대표 맥주 ‘기네스’는 킹스맨 최고의 명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s maketh man)”가 탄생한 장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펍에서 기네스를 마시고 있던 해리는 그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무리에게 “난 이 멋진 기네스를 마저 마셔야겠다”고 말하며 물러가기를 요청하지만, 오히려 비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그는 조용히 일어나 자리를 떠나는가 싶더니 가게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이들을 차례차례 때려눕힌다. 이 장면의 화룡점정은 마지막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로 돌아가 남은 기네스를 마저 비우는 그의 모습이다. 기네스의 풍미와 부드러움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이 장면은 통쾌함에 갈증이 해소되면서도 해리처럼 당장 기네스를 한잔 비우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기네스를 한 번이라도 마셔봤다면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해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맥주계의 젠틀맨, 기네스
하루에 약 1000만 잔 이상 소비되는 기네스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맥주다. 하지만 청량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첫맛에 당황할 수 있다. 탄산이 강한 다른 맥주와 달리 기네스는 청량감이 거의 없다. 우리가 기네스 광고를 볼 때 부드러운 느낌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풍미와 거품의 비결은 바로 질소를 사용한다는 점에 있다. 1959년 기네스는 맥주 안에 질소를 넣어 이산화탄소가 담긴 다른 맥주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거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 속 해리가 샴페인, 위스키, 칵테일이 아닌 맥주 기네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해리 역을 맡은 콜린 퍼스가 아일랜드 출신 배우이기 때문에’,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등 많은 추측이 있지만 확실한 건 영화가 끝나도 계속 생각나는 콜린 퍼스처럼 기네스도 한 번 맞보면 쉽게 잊을 수 없다. 그만큼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9000년 임대 계약 체결 기네스 창립자 아서 기네스(Arthur Guinness)는 1759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폐기된 양조장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를 매년 45파운드(약 6만5000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9000년간 임대하는, 역사상 가장 독특한 계약을 맺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260년이 지났으니 앞으로 8740년이 더 남은 셈. 현재 기네스 양조장이 있는 더블린은 아일랜드 최고 관광 코스 중 하나다.
캔 속 작은 공의 정체 다른 캔맥주와는 달리 기네스 캔맥주에는 특별한 ‘무엇’이 들어 있다. 캔을 흔들었을 때 딸랑딸랑하면서 움직이는 이 물체의 이름은 ‘위젯(widget)’. 1991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술 진보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발명품은 기네스 특유의 부드러운 거품층을 생성시킨다. 간단히 설명하면 캔을 땄을 때 압력 차로 인해 플라스틱 공(위젯)에 들어 있던 질소가 빠지면서 맥주와 섞여 부드러운 거품을 일으키는 원리다. 따라서 기네스 캔에 든 물체는 이물질이 아니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기네스와 기네스북의 관계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네스북’은 기네스와 관련이 있다. 기네스 양조회사의 상무이사였던 휴 비버(Hugh Beaver)는 어느 날 어떤 새가 가장 빠른가에 대해 사람들과 논쟁을 했고, 그 사건을 계기로 세계 최고 기록들을 모은 책을 구상하게 됐다. 그 후 약 1년간의 조사 끝에 1955년 기네스의 이름을 딴 ‘기네스 북 오브 레코드(The Guinness Book of Records)’ 초판본이 출간됐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00년부터 ‘기네스 월드 레코드(Guinness World Records )’라는 제명으로 바뀌었고, 2001년 기네스는 기네스북 판권을 다른 회사에 넘겼다.
아일랜드보다 더 아일랜드다운 기네스 기네스 엠블럼으로 사용되고 있는 하프 문양은 1862년부터 현재까지 총 여섯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됐다. 흥미로운 점은 1922년 아일랜드 정부가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악기인 하프를 엠블럼으로 사용하려고 신청했지만 거절됐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1876년 기네스 사가 먼저 하프를 트레이드마크로 등록을 했기 때문. 결국 기네스보다 한발 늦은 아일랜드 정부는 하프를 엠블럼으로 사용하기 위해 기네스 엠블럼과는 다른, 좌우 위치가 바뀐 하프 문양을 쓸 수밖에 없었다.
‘주님 위의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시니어의 로망을 넘어서(?) 이제는 모든 세대가 인생의 마지막 꿈처럼 여기는 듯한 건물주라고 하면, 흔히 일반 상가 소유자나 빌라, 빌딩 주인 등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여기 좀 독특한 건물주가 있다. 김현우 씨, 주한 외교관들에게는 ‘피터 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는 주한 외교사절들을 대상으로 주거공간 렌트 사업을 하고 있는 흔치 않은 건물주다. 사업을 한 지 어언 30여 년이니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난 생활 또한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 그를 만나서 쉬이 볼 수 없는 삶을 들여다봤다.
동빙고동에 위치한 모로코 대사관 Owls Avenue에서 만난 김현우 씨의 나이는 거의 40대로 보였다. 아무래도 주한 외교사절들과 접촉해야 하는 업의 특성이 그를 젊게 만든 것일까? 외교관들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연예인들, 셀럽들 또한 그의 집을 빌리기도 했었다. 특별한 이들을 손님으로 모시는 건물주로서 살아야 했던 그의 감각 또한 계속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30여 년 전에 시작된 거죠. 남대문에 대한화재 건물이 있었는데, 독일대사관이 그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독일대사관 사람들에게 저희 집을 내주면서 일을 시작했죠. 그 후로 계속 대사관과 주재원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글로벌 회사가 인정한 인테리어 감각
그는 손님의 니즈에 맞게끔 인테리어를 짠다고 말한다. 최근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추세는 컨템포러리, 미니멀리즘이란다.
“주거문화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롱패딩이 유행하면 모두가 롱패딩을 입지만, 서양 사람들은 개인의 개성이 다 달라요. 특히 독일 사람들을 25년간 겪었는데 굉장히 합리적이에요. 헤어질 때도 나이스하고. 독일 사람들이 인간으로 치면 명품이라고 봐요.”
요즘 그에게 가장 재밌고 즐거운 일 또한 인테리어다. 그는 자신의 감식안에 대한 모종의 자부심도 있다.
“덴마크에서 온 레고 코리아 대표님이 저희 집에서 사실 때가 있었어요. 그분이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제가 코디한 가구와 그림을 그대로 다 계약서에 넣어 달라고 요청하시더군요. 유러피언 미니멀리즘적인 인테리어로 한 거였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정말 희열을 느꼈죠.”
젊게 살려면 가구 공간부터
그렇다면 이제 그에게 인테리어에 대해 물어볼 차례였다. 과연 젊게 보이는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 그가 볼 때 한국 주거문화의 문제점은 ‘너무 많이 갖다 놓는다’는 것이었다. 가구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컨템포러리하고 미니멀하게 해야 해요. 나이 드신 분들은 제발 오래된 가구 버리고 요즘 디자인의 가구를 들이는 게 젊게 사는 비결이에요. 앤티크하거나 바로크적인 디자인의 가구는 나이 들어 보이거든요. 좀 더 모던하게 꾸밀 필요가 있어요.”
그가 중시하는 또 하나의 인테리어 조건은 컬러를 많이 쓰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주로 화이트와 그레이, 우드색을 활용한다. 한 집에 컬러를 서너 개 이상 쓰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것은 패션 쪽에서 말하는 ‘세 가지 색 이상을 입지 말라’는 말과도 통용된다.
“집은 자기가 평생 살 수 없어요. 반드시 이사를 가게 되어 있죠. 그래서 보편성에 맞춰야 해요. 맞춤에 있어 가장 좋은 것은 화이트예요. 화이트에는 그림을 걸어도 되니까 일종의 캔버스라고 생각하면 되죠. 그래서 저는 화이트를 많이 써요. 자기만의 컬러를 그 안에 넣어도 문제가 되지 않으니까요.”
독일의 포용력에서 많은 것을 배우다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사업가로서의 그의 첫 인연이 독일이었고 지금도 그 연을 이어가는 만큼, 그는 독일에 대해 할 말이 많았다.
“지금까지 중국을 육십 번을 갔어요. 아이 공부 때문에도 그렇고 가구 수입 등의 일이 있어서. 그런데 그때가 20년 전이었는데, 모든 대도시의 택시가 폭스바겐이더군요. 다른 회사택시는 하나도 없었어요. 차만 팔았을까요? 차가 팔리면 부속적인 파트들이 얼마나 많이 팔리겠어요.”
그가 본 독일 사람들은 계약이 끝나면서 안 좋을 수 있는 관계라도 끝까지 매너 있게, 상대를 배려하며 합리적으로 마무리 짓는 사람들이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이 주재원이라는 엘리트여서 그런 것인지는 모를 일이나, 그는 그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가 직원들에게 절대 싸우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어떠한 일이든 절대 싸우면 안 된다고 가르쳐요. 분쟁이 생긴 후부터는 여러 가지 쌓이는 문제점들이 나오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게 되거든요. 분쟁은 최종적으로는 소송으로 가죠. 그러면 변호사 고용해야지, 서류 검토해야지, 증거 서류 준비해야지…. 내가 다 해줘야, 변호사는 그걸 보고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양보해라, 보듬어라’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의 사무실에는 ‘Sue Zero(소송 제로)’라는 말이 붙어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그가 소송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미국의 유능한 엘리트들은 소송을 피하는 기술을 알아요. 그게 필요해요. 정신적으로나 건강 면에서 너무 좋은 것이니까. 포용은 무섭고 강한 힘이 있지요.”
좋은 공기가 행복이다
그는 차에서든 집에서든 에어컨과 히터를 쓰지 않는다. 건조한 공기가 피부를 망가뜨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큰아이는 제주로 보냈다. 서귀포와 서울의 미세먼지 차이가 어마하게 나는 걸 보고 깜짝 놀라서다.
용인 세컨드 하우스에서 사는 것도 공기 때문이다. 용인의 산속에 자리한 그 집은 큰 도로에서 1000m 더 들어간 곳에 있는 숲으로 둘러싸인 트리 하우스다. 봄부터 가을까지, 금·토·일의 주말 동안은 그곳에서 난방을 하지 않은 채 지낸다. 봄과 가을은 춥지 않냐는 말에 그는 구스다운 이불과 두꺼운 잠옷 그리고 러시아 친구가 준 솔잎가루 베개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런 생활을 10년째 하고 있다.
“공기의 소중함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와 닿습니다. 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에요. 특히 디젤차. 최근에 판매된 승용차 대부분은 디젤차죠. 디젤차가 인센티브가 있고 연비가 좋으니 사람들이 많이 샀잖아요.”
그래서 그는 은퇴한 사람들이 도시에서만 살려고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디젤차로 가득한 서울 도심은 그에게 있어선 미세먼지 공장 같아 보일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일을 해야 하니까 이해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울에 너무 중심을 두죠. 은퇴 후 여유가 되면 근교로 옮기는 게 정말 바람직한 일이라고 봅니다. 풀벌레 소리가 들리고 흙냄새가 올라오는 집, 별과 하늘이 가까워 일상에서 마음의 치유도 가능한 곳입니다.”
월·화·수·목은 서울에서 금·토·일은 자신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용인 세컨드 하우스에서 힐링을 하는 그는 워라밸과 함께 휴양, 문화, 여가를 향유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말, 중용
그는 건물 관리를 하며 여유로운 인생 후반기를 지내는 중이다. 어찌 보면 누구나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시니어의 일상을 유유자적 보내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그도 30, 40대에는 일에 미쳐 있었다.
“일을 하면 미친 듯이 하던 시절이었죠. 이른 아침 논현동 건축자재상인들이 안 나왔다해도 일찌감치 가 있기도 하고 점심은 차에서 사과나 바나나만 먹으면서 지내고…. 그러다 독일 사람들의 삶을 보며, 저의 멘토들을 보면서 이렇게 살 필요가 있나 싶었어요.”
그가 선호하는 단순하고 절제된 감각은 그의 삶의 법칙과도 연결되고 있었다. 젊어 보인다는 말에, 그가 ‘젊어 보이기 위해서는 절제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대답한 것도 사진의 취향이나 감각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공자가 한 중용이란 말을 중요시합니다. 사람 관계도, 먹는 것도 밸런스가 중요해요.”
김현우 씨는 일과 취향, 삶까지 일치시킨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 일치는 그에게 ‘지지부진하지 않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느낌을 부여하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은 자신이 세운 법칙에 따라 자신을 오롯이 정렬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만족과 행복 덕분 아닐까. 그 쉽지 않은 길에 도착한 그의 모습이 부럽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파크(park)’와 ‘골프(golf)’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두 단어를 합친 ‘파크골프’는 생소하기만 하다. 골프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가진 파크골프를 배우기 위해 강신영(67), 윤종국(72) 동년기자가 춘천파크골프장을 찾았다.
촬영 협조 춘천파크골프장(강원도 춘천시 서면 현암리 889)
소규모 녹지공간에서 즐기는 골프게임
‘파크골프’는 말 그대로 공원에서 즐기는 골프를 뜻한다. 1983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우리나라에는 1998년부터 보급되어 여의도 수변공원 파크골프장을 시작으로 현재 70여 개의 파크골프장과 2만여 명의 동호인들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발전했다. 파크골프장의 크기는 일반 골프장의 10분의 1 정도이며 벙커, 워터 해저드 등 일반 골프장과 다름없는 지형을 갖추고 있다.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5000원 안팎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 가능하다. 또 여러 개의 클럽을 사용하는 골프와는 달리 나무 재질의 클럽 하나로 티샷부터 퍼팅까지 하므로 장비에 대한 부담 또한 적다. 파크골프 지도자 권대현 교수는 “초보자도 금세 감을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훈련을 받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스포츠”라고 말한다.
강신영 동년기자
‘파크골프’에 대해 들어는 봤으나 거의 모르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와 매우 흡사한데 골프의 단점은 없애고 장점을 잘 뽑아놓은 것 같다. 코스가 짧고 홀컵이 커서 기술적으로 골프보다 쉽고 무엇보다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윤종국 동년기자
그동안 TV에서 보던 골프장을 축소해놓은 듯했다. 규모가 크지 않아 걷기에도 부담이 없었고 주 이용객이 50~70대의 시니어이다 보니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골프가 비싸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면 파크골프를 시도해봐도 좋겠다.
파크골프는 매너의 스포츠
파크골프장은 여러 사람과 함께 쓰는 공간이기 때문에 서로 피해를 주지 않는 매너가 중요하다. 공을 치고 난 후에는 그다음 팀을 위해 신속하게 이동해야 하며, 특히 앞 홀이 비어 있고 뒤의 팀이 기다리고 있을 땐 먼저 홀을 지나가도록 양보(패스)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 같은 팀원이 샷을 준비할 땐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다. 공이 비슷한 위치에 떨어졌을 경우엔 상호 간 순서를 정한 뒤 차례대로 친다. 순서를 정하지 않고 동시에 샷을 하는 행동은 절대 금한다. 복장으로는 운동화, 운동복이 있어야 하며 필요할 경우 모자를 써도 좋다. 이때 얼굴 전체를 가리는 햇빛 가리개는 제한된다. 운동화, 골프화가 아닌 잔디를 훼손할 수 있는 등산화도 피한다.
강신영 동년기자
에티켓은 그 종목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처음 접하는 종목일수록 사전에 어느 정도 정보를 숙지하고 갈 것을 권한다. 파크골프도 신사 스포츠답게 많은 룰이 있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쉽게 말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 된다.
윤종국 동년기자
파크골프를 처음 배우다 보니 다른 팀보다 진도가 느렸다. 다행히 ‘패스’라는 에티켓이 있어서 뒤 팀은 앞 팀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앞 팀은 뒤 팀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지 않아도 된다.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 덕분에 좁은 공간에서도 많은 사람이 밀리지 않고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산책과 운동을 동시에
장비가 없다면 파크골프장에서 1000원 안팎의 비용으로 클럽과 공을 대여할 수 있다. 장비와 복장을 다 갖췄다면 필드에 나갈 준비는 끝. 최대 4명의 팀원이 구성된다면 1번 홀에서 번호뽑기 또는 가위바위보 등으로 티샷 순서를 정한 뒤 홀을 향해 공을 치면 된다. 2번 홀부턴 전 홀에서 최저타한 조원이 첫 번째로 티샷을 한다. 공을 너무 세게 칠 경우 쉽게 OB(코스의 경계를 넘어선 경우)가 날 수 있다. 따라서 힘 조절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골프와 똑같이 18홀을 가장 적은 타수로 들어오는 사람이 승리하며 18홀을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시간 30분 정도. 파크골프장 3바퀴를 돌 경우 약 1만 보를 걷는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파크골프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파크골프 카페에 가입하거나 각 지부 협회나 연맹을 통해 수업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강신영 동년기자
골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앨버트로스(규정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와 이글(규정 타수보다 2타 적게 치는 것)을 여러 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골프보다 쉽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웃음) 버디를 앞두고 공이 깃대를 맞고 튕겨 나왔을 땐 그 깃대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윤종국 동년기자
보기엔 분명 쉬워보였는데 막상 클럽을 휘두르고 보니 공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굴러갔다. ‘아이쿠!’ 하면서 동시에 민망함이 몰려왔지만 한 홀 한 홀 발전해가는 모습에 나름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다. 함께한 동료들이 “굿 샷” 하고 엄지를 치켜줄 땐 나도 모르게 뿌듯한 미소가 지어졌다. 들어갈 듯 말 듯, 마치 나와 줄다리기를 하는 듯한 매력을 지닌 파크골프. 시니어에게 적극 추천한다.
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를 상징하는 ‘오빠’들이 있다. 그런데 남진이라는 이름 두 글자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울림은 수많은 ‘오빠’들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일찍이 나훈아와 함께 라이벌 구도를 만들며 전설적인 남진 시대를 만든 그가 70이 넘어 펼치는 요즘 공연을 보라. 여전히 무대 위를 날아다닌다. 과거와 다를 바 없이 변치 않는 에너지와 무대를 휘어잡는 여유, 특유의 인간적인 매너는 그를 영원한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더없이 남진다운 유쾌함과 호탕함이 어우러진 인터뷰에서 남진을 느껴보자.
“50년 넘게 부른 노래는 제 인생의 전부죠. 때론 하기 싫을 때도 있었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노래’고, 노래가 ‘나’이구나 싶어요. 노래는 그냥 자기를 표현하는 거예요. 그걸 안 느낄 수가 없죠.”
그렇게 말해도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가수, 남진과의 대화는 펄펄 끓는 에너지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노래 장르를 설명하며 각 장르의 박자와 멜로디를 구성지게 재현해내는 그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넘실대는 흥이 느껴졌다.
“‘님과 함께’가 트로트라고요? 전혀 아니에요. 그런데 옛 가수들을 무조건 트로트 가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에요.”
사실 남진은 한국 대중가요사에서 독특한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가요계의 주류인 트로트의 기조와는 다른 결을 추구해온 가수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가 애초에 가요가 아니라 팝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기억에서 음악에 대한 가장 강렬했던 첫 경험은 중학교 3학년 때 들은 닐 세다카의 ‘Oh! Carol’이었다. 그 노래에 충격을 받고 그는 폴 앵카, 엘비스 프레슬리 등 스탠더드 팝과 로큰롤의 세계로 들어간다. 남진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세련미는 거기서부터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 저는 가요의 ‘가’ 자도 몰랐던 사람이에요. 어릴 때 한 번도 불러본 적이 없으니까. 그런데 노래는 팝을 좋아했지만 가수가 되기 위해선 가요를 해야 했죠. 솔직히 그때는 옛날 노래들이 촌스럽다는 느낌밖에 안 들었고 나와 안 맞더라고요.”
나이 들며 배우는 옛 노래의 역사와 혼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세월이 지나고 나니 ‘아 이게 우리 노래구나’ 하며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 그 맛을 느끼고 배우고 싶어서 그는 요즘 남인수, 현인, 백년설 등의 노래를 들으며 공부하고 있다. 나이가 70이 넘어서도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그 꾸준한 학구열 덕분이 아닐까 싶다. 문득 그의 요즘 노래가 풍성해진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나이 들수록 더 깊은 울림을 주고 묵은지 맛 같은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노래로 사랑받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전쟁도 치렀던 그 역사와 혼이 옛 노래에 다 담겨 있어요. 요즘은 그때처럼 애절하고 한이 서린 노래가 없어요. 젊은 사람들이 부르는 트로트에 깊은 감동이 있나요? 물론 기술적으로는 훌륭하죠. 다만 옛날 사람들과 같은 경험이 없으니….”
새롭게 깨달은 선배들의 업적은 그에게 세상을 보는 눈을 갖게 해줬다. 그는 제2회 남인수가요제에 참석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남인수 선생 고향이 진주인데 가보니 어디를 봐도 그의 이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작년에 가요제도 했잖아요, 근데 왜 이름이 없습니까’ 하고 물으니 그분이 일제강점기 때 일본 노래를 불러서 없앴다는 거예요. 속으로 ‘우리나라 큰일 났다’ 싶었죠. 그 사람이 무슨 죄가 있어요? 나라가 잘못한 거지. 어떻게 사람을, 한 시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를 이렇게까지 매도할 수 있나 싶어서 그다음부터는 안 갔어요.”
엄격한 아버지, 여성의 힘을 알려준 어머니
남진에게는 일곱 살짜리, 다섯 살짜리 손자가 있다. 손녀를 원하는데 마음대로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세 딸과는 자주 얘기를 하지만 아들과는 그렇게 살갑게 지내는 게 잘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가 자신이 아버지를 닮아서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의 아버지는 목포일보의 발행인이자 제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 김문옥 씨. 호남에서 가장 큰 정미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말씀이 적고 보수적인, ‘그 시대 아버지’였다.
“딸 여섯을 낳고 쉰하나에 절 낳으셨어요. 얼마나 귀했겠어요? 그러나 아버지는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엄하셨어요. 평생 머리 한 번 안 쓰다듬어줬고 엉덩이도 안 두들기셨죠. 나는 아들에게는 안 그래야지 했는데 결국 아버지랑 똑같네요.(웃음)”
많고 많은 직업 중 왜 하필 ‘풍각쟁이’냐며 만류하셨던 아버지. 그런 엄격한 아버지가 어려워 그는 어머니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자랐다. 어머니 장기순 씨는 그 시절에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일본 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던 흔치 않은 여성이었다.
“어머니의 사랑과 교육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가장 큰 힘이었어요. 보통 분이 아니셨어요. 그리고 여성의 힘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셨어요.”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들
아버지 몰래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배우의 꿈을 키우다 우연히 친구들과 노래하며 놀다 캐스팅이 돼 1965년 1집 앨범 ‘서울 플레이보이’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부유한 집안, 이른 성공, 지속적인 인기, 귀공자 이미지 등으로 남진이 어려움 없이 순탄하게 산 걸로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삶은 의외로 거친 순간들이 가득하다. 심지어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도 여러 번 있었다.
“아마 제가 싸우다 칼 맞은 몇 안 되는 대한민국 연예인일 거예요. 그때 대동맥을 5mm 비껴 지나갔는데 0.1mm만 칼이 틀어졌어도 죽었다고 하더군요. 서른아홉 살 때였어요.”
그러고 보니 그는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파병되기도 했다. 전쟁터는 죽음이 일상인 공간이다. 그곳에서도 당연히 죽을 고비를 꽤 넘겼다.
“베트남전에 파병됐을 때 바로 앞에서 폭탄이 터지기도 했죠. 총알이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적도 있고. 그때가 스물서너 살, 이십대 초반이었어요. 겁 없을 때니까 해병대에 자원해서 갔던 거죠.”
당시 베트남전 파병은 원래 특수병과가 아니면 1년 이상 못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무슨 호기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여단장에게 기간을 더 연장해 달라 하고 만 2년을 그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그게 의문이야. 여단장이 ‘야, 이놈아 딴 놈들은 하루라도 빨리 보내 달라고 하는데 너는 왜 안 가려고 그래?’ 하더군요. 이십대면 여자도 보고 싶고 날아다닐 때인데 그런 생각 막아주고 거기서 머무르게 해서 제대하면 바로 활동하게 한 어떤 존재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도 의문이야. 지금 그렇게 하라면 절대 못할 거 같아.(웃음) 아마 하느님이 가수로 성공하라고 인도한 거 같아요. 감사하죠.”
수많은 인연이 만들어준 남진 시대
남진은 운명적인 인연을 믿는다. 그래서 감사하는 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선 팬들. 그들이 없었으면 나도 없었죠. 큰 축복입니다. 그리고 TBC의 ‘쇼쇼쇼’를 연출한 황정태 PD, MBC의 전우중 PD가 있죠. 사실상 그분들이 저를 예뻐해주셔서 최고의 스타가 됐고 남진 시대를 만들 수 있었어요. 노래 못하면 연습하다 ‘야, 똥가수 나와!’ 하고 대놓고 소리를 지를 정도로 성질은 좀 거친 분이셨지만.(웃음)”
그를 21세기의 현역으로 만든 히트곡 ‘둥지’의 탄생도 드라마틱하다. 전두환 집권 시기에 제재를 받아 방송 출연도 못하고 고향에 내려가서 지내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가수가 운명이었던 그는 노래가 하고 싶어 3년 동안 곡을 모으고 연습을 계속했다. 그리고 마침내 앨범 녹음을 끝내고 발매를 앞둔 시점이었다. 어느 날 지방에 갔다 오니 사무실에 데모곡이 담긴 카세트가 하나 들어와 있었다.
“틀어서 노래를 듣는데 소름이 쫙 돋는 거야. 편곡하는 사람 빨리 오라고 해서 편곡했죠. 그리고 녹음을 하려는데 배일호가 내가 녹음하고 싶은 날에 녹음실을 빌린 상태더라고. 그래도 무조건 가보자 해서 갔죠. 그러고는 배일호에게 ‘내가 급하게 해야 할 녹음이 있는데 이삼십 분만 빌려 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녹음했죠.”
대박을 터뜨린 남진의 뚝심
3년 동안 준비한 노래를 뒤로 미루고 순식간에 녹음된 ‘둥지’를 타이틀곡으로 한 앨범이 나왔다. 마침 라디오에 지인들이 있어서 신곡 나왔으니 신경 좀 써 달라고 부탁도 했다. 그런데 한 6개월 지난 후에 라디오 부장이 ‘둥지’가 아닌 다른 곡으로 타이틀곡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의사를 물어왔다.
“이게 반응이 전혀 없으니까, 같은 앨범 안에 실린 다른 노래가 홍보에 더 낫겠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사실 ‘둥지’는 일반 트로트곡이 아니야. 재즈지. 난 그게 좋아서 한 거거든. 그때 바꿨으면 ‘둥지’는 끝이었죠. 하지만 ‘이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냥 이걸로 하겠다’ 해서 그대로 밀고 갔어요.”
남진의 뚝심은 통했다. 1년 정도 지나자 사람들이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내 대박이 터졌다. 그 후로 ‘둥지’는 20년째 남진의 전성기를 만들어준 노래가 됐다.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이고, 그런 영을 주는 게 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더 멋진 영을 달라고 기도하죠.”
남진의 인생을 돌아보니 그가 신앙을 말하는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았다. 그는 요즘 다시 흥이 나는 참이다. 마음에 드는 곡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데, 이번에 나온 신곡 ‘남자다잉’이 그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노래이기 때문이다. 로큰롤에 기반해 만들어진 이 노래는 듣자마자 ‘남진은 역시 남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야말로 남진다운 에너지로 채워져 있기에 그의 만족감이 얼마나 큰지 저절로 이해가 간다.
노래의 본질로 회귀 중
“요즘은 과다한 치장을 빼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묵은 때를 벗겨내는 연습인데 얼마나 어려운지 몰라요. 정신에서 때가 떨어져나가야 소리에서도 때가 벗겨져요. 마음이 와야 소리가 되는 법이니까. 그런데 50년 동안 쌓인 걸 털어낸다는 게 쉽지 않아요.”
50여 년에 걸친 가수생활, 남진은 지금 ‘본질로의 집중’이라는 화두에 몰두해 있다. 그가 요즘 가사에 신경 쓰는 이유도 그러한 본질로의 추구와도 관련 있어 보였다. 요즘은 노래방 시대인 만큼 가사가 마음에 와 닿아야 사람들이 그 노래를 부른다는 그의 진단은 예리했다.
“진솔하게 부르고 싶어요. 그런데 나이가 있으니까 노래 한 곡 부를 때마다 죽겠어.(웃음) 열심히 운동해야지.(웃음) 건강관리는 수영으로 하고 있어요. 제가 목포 놈이잖아요. 수영은 일곱 살 때부터 했죠.”
어렸을 때부터 맞은 바닷바람은 그의 폐를 단련시켜줬다. 노래는 호흡으로 하는 것이기에, 그의 단련된 몸은 아직도 여전한 ‘남진다움’을 유지시켜주는 비결이기도 하다.
“감성은 생각이고 소리는 폐로 합니다. 폐가 안 좋으면 힘 조절이 안 돼요. 그래서 우리는 소리 들으면 그 가수가 어떤 상태인지 딱 알아요.”
그는 건강에 있어 중요한 게 마음이라고 말한다.
“나이를 먹으면 마음을 놓아야 하는데 반대가 돼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서운한 게 많아지고…. 그럴 때마다 자신이 싫어져요. 그래서 믿음이 필요한 거예요.”
영원한 오빠, 역사를 만들다
현재 고흥에서는 남진기념관이 만들어지고 있다. 비용은 남진이 마련해서 짓는다. 박병종 전 고흥군수와의 인연으로 성사된 이 작업은 내년에 마무리되어 상반기 중에 문을 열 예정이다. 남진이라는 가수가 가요사에 남긴 업적을 생각하면 기념관이 만들어지는 건 이상하기는커녕 늦은 감마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에게 붙는 부담스러운 칭호들에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노래에 왕이 어딨어요? 왕은 군림하는 건데, 노래는 다 다른 거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나훈아 씨 노래를 부르라면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그 감정을 그만큼 내겠냐고요. 못 내. 최백호 씨나 송창식 씨 노래도 애창하는데, 흉내를 내는 거지. 십 분의 일이나 비슷하면 다행인 거예요.”
그 얘기를 들으며 남진 또한 누구와 비교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봤다. 불가능하다. 그만큼 남진 역시 우리 가요사가 만들어낸 독보적인 존재 아니던가.
“무슨 왕이니 황제니, 방송 나가서 사회자나 작가가 나를 그렇게 칭하는 말들을 들으면 불러서 얘기해요. ‘난 딱 한마디야. 가요계의 영원한 오빠. 오빠의 원조. 그거면 끝이야.’ 삶이 힘들어도 끝까지 살아남아야 남자다잉~~~~.(웃음)”
시니어들이 즐길 수 있는 취미는 다양하겠지만 당구를 추천하고 싶다.
당구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15세기에 크리켓과 비슷한 옥외 스포츠를 실내 게임으로 개량한 뒤 유럽 각지에서 오락으로 발달시켰다는 것이 정설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 당구가 도입된 것은 1912년. 순종이 창덕궁에서 ‘옥돌대’라는 이름의 당구대 두 대를 설치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요즘에는 어느 동네이든 당구장이 많다. 당구는 남녀노소가 사시사철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스포츠다. 게다가 2018년 1월부터 당구장이 금연지역으로 지정되어 더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당구의 운동 효과는 이동거리에 있다. 운동량이 부족한 시니어에게는 안성맞춤인 스포츠다. 당구대의 둘레는 크기에 따라 7m에서 10m 정도 된다. 한 시간 당구를 즐길 경우, 약 2km를 걷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하다 보면 집중력도 좋아진다. 당구를 칠 때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기술을 익히게 되는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당구장에 가면 모르는 사람과도 쉽게 어울릴 수 있어 우울증 예방에도 좋다.
당구 게임비는 평균 10분에 1500~1600원 정도 한다. 65세 이상이면 할인을 해주는 곳도 있다. 당구장에 잘 다니는 분들에게 묻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저렴하게 당구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을 수 있다.
당구의 종류는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사구 게임, 포켓 게임, 스리쿠션 게임이 있는데, 요즘은 어느 당구장에 가나 스리쿠션 게임이 대세다. 스리쿠션 게임은 빨간 공, 하얀 공, 노란 공 각각 1개씩 3개의 공으로 게임을 한다. 점수는 제1적구를 맞추고 난 뒤 3쿠션 이상을 맞추고 제2적구를 맞추거나, 쿠션을 3번 이상 맞추고 제1적구 및 제2적구를 맞추면 1점을 획득한다.
당구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무엇을 먼저 배워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당구의 기본기다. 기본기에는 큐의 중심점 확인하기, 몸의 밸런스 잡기, 발의 위치 정하기, 그립 포인트 확인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내가 당구를 쳐본 경험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브리지다. 브리지는 큐를 겨냥대로 정확히 쳐내는 토대가 되는 부분이다. 브리지를 잘 잡지 않으면 겨냥을 해도 그 포인트에 큐 끝의 탭을 맞출 수가 없고 큐 미스를 하기 쉽다.
당구는 지인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배울 수도 있고, 책이나 동영상을 통해 혼자 익힐 수도 있다. 짧은 기간에 당구 실력을 향상시키고 처음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려면, 당구 아카데미를 찾으면 된다. 일반인들은 1개월에 30만~50만 원 정도면 배울 수 있다. 운동신경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결과가 다르겠지만 3개월 정도 배우면 웬만한 실력의 친구들과 무리 없이 당구를 즐길 수 있다.
나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처음 당구장에 갔는데 여러 번 패배를 당한 후, 그 즉시 가까운 헌책방에 가서 당구교본을 샀다. 그리고 이틀 만에 독파하고 다시 당구장에 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당시 당구장에 처음 가면 4구 경기에서 자기점수 30점을 놓고 치는데 책을 보고 간 두 번째 날에 친구들을 계속 이겨 80점이나 놓게 되었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오래된 금언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다.
당구를 칠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에티켓이다. 당구도 승패가 있는 게임이라서 승부욕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상대에게 실례를 범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샷이 성공할 경우에는 반드시 인사로 미안함을 표시하고, 상대방의 플레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시거나 잡담으로 다른 테이블 경기에 영향을 주어서도 안 된다. 이 외에도 지켜야 할 예절이 있겠지만 어디에서나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하면 된다. 노년에 당구를 즐기면 건강도 유지하고 매너 있는 신사가 될 수 있다. 내가 당구를 취미로 권장하는 이유다.
한 사람의 손을 놔주는 것도, 매달리는 것도 사랑이다. 누군가는 극복한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고 말했다.
유디트 크빈테른(Judith Quintern·46), 그녀는 18년 전 독일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땅으로 가는 길이었다. 한 남자와 도저히 헤어질 수 없었던 한 여자는 그 사랑을 극복하기로 했다.
한순간 길을 잃는다 해도 괜찮았다. 그리고 강원도첩첩산중 외딴집에서 된장국을 끓이고 해당화에 빠져 사는 동안 알게 됐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함부로 외롭지 않을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임을….
‘유디트의 정원’이라 했다. 처음 그녀가 운영하는 카페 이름을 듣는 순간 타샤 튜더의 정원이 떠올랐다. “정원에 관해서라면 결코 겸손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여자. 문득 그 아름다운(?) 고집스러움이 그녀에게서도 느껴졌다. 그러지 않고서야 유배와 다를 바 없는 먼 이국땅에서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독일에서 정치 철학을 공부한 그녀가 남편 이희원(58) 씨를 따라 한국으로 온 것은 지난 2000년.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와 같이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 생각하려 애썼다.
“제 친구를 통해 남편을 알게 됐어요. 당시 독일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있던 그는 매너가 좋고 친절한 사람이었어요. 생각하는 게 비슷해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눴지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연애를 하게 됐고요. 그런데 독일에서 둘만의 소풍을 다녀오던 어느 날 그가 갑자기 ‘우리 결혼할까?’ 하고 물었어요. 그 순간 딜레마에 빠져버리고 말았어요. 그가 박사학위를 딴 뒤에는 반드시 고향에 돌아가 연로하신 부모님과 같이 살고 싶다고 했거든요. 저랑 만나는 동안에도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자주 했기 때문에 우리의 연애는 종종 무거웠어요. 며칠 생각할 시간을 달라 했어요. 그와 헤어지거나, 그를 따라 한국으로 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죠. 어느 결정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와 헤어지는 것은 상상만 해도 견디기 힘들더군요. 그날 이후 제가 그와 살고 싶어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어요.”
병이 되어버린 그리움
남편 가족들은 그녀를 환영했다. 물론 유학까지 보낸 아들이 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 섭섭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10여 년 만에 유학을 끝낸 아들이 돌아와 결혼을 하면 며느리와 오순도순 지내볼까 기대를 했는데 말도 통하지 않는 독일 며느리라니…. 하지만 두 사람의 결혼에 대해 물었을 때 시아버지는 간결하게 한마디만 했다.
“나는 내 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그것으로 가족의 의견은 정리가 됐고, 두 사람의 결혼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시댁과 남편의 따뜻한 배려를 받으며 그녀도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타국에서의 외로움은 어쩔 수 없었다. 콧마루가 시큰해지는 날이 많아졌다. 결국 그녀는 심한 우울증과 향수병을 앓기 시작했다. 처음엔 매력적으로 보이던 서울도 점점 싫어졌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한국말을 못해 누구를 만나도 바보처럼 앉아 있어야만 했다. 어느새 모국어도 친구도 다 잃어버리고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남편에게는 말도 못하고 혼자 울면서 생각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때로는 마음이 곤두박질치며 당장 독일로 돌아가고 싶었다.
“지금은 TV에 외국 사람들도 많이 출연하니까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제가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관광객 취급을 받았어요. 도시 사람들은 지금도 저를 만나면 ‘젓가락 사용 아주 잘하네요’ 같은 말들을 해요. 그런 대화는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들에게 저는 영원한 이방인인 거죠. 그게 힘들었어요.”
삼척에서 정이 들다
안산 한양대학교에서 독일어 강사로 7년 동안 일하면서도 외로움은 치유되지 않았다. 독일과는 분위기가 다른 교수 사회도 그녀를 힘들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강원도에 집을 마련하자고 했다. 그녀는 시부모님과 함께 갔던 시골을 떠올렸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마음을 환하게 열었던 곳.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 생활하느라 까맣게 잊고 있던 마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을 그리워했던 그녀는 시골로 들어가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게 영영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염려가 됐다. 불안했지만 도시의 일상에 잔뜩 지쳐 있던 터라 시골집을 구하러 가는 남편을 따라 나섰다. 그리고 해발 700m고지 삼척 산중에서 다 쓰러져가는 집 한 채를 발견했다.
“운이 좋았어요. 화전민이 살던 땅을 구하고 싶어 했는데 거의 1년 만에 하늘 바로 밑 햇살이 가득 쏟아지는 곳에서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땅을 발견했어요. 남편은 기분이 좋아 ‘와~ 진짜 화전민이 살던 곳이네’ 하고 소리쳤어요.”
화전민 가옥을 구입한 뒤 두 사람은 도시에서보다 일상이 더 바빠졌다. 전기도 끊기고 재래식 화장실밖에 없는, 잡풀과 거미줄이 가득해 쓰레기더미처럼 보이는 집을 치우다 보면 하루가 다 갔다. 지인들은 이런 집에서 불편해 어떻게 사냐며 집을 부수고 새 집을 지으라 조언했지만 부부는 옛집을 살려보고 싶었다. 특히 그녀는 구석구석 쓸고 닦고 광을 내면서 옛 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상상하는 게 즐거웠다. 그녀에게는 그냥 빈집이 아니었다.
“독일 사람들은 오래된 집을 좋아해요. 콘크리트로 지은 집보다 훨씬 기품이 있거든요. 삼척에서 산 집이 100년도 더 된 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 집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를 속속들이 들여다봤어요. 박물관에서는 절대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었어요. 옛 사람의 손길과 마음까지 느꼈다고나 할까요. 집을 떠받들고 있는 나무 기둥과 격자형 문틀, 마루, 그리고 이 집에 살던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며 손때를 묻혔을 바가지와 그릇들이 폐허 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귀한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기뻤어요.”
두 사람은 한동안 옛집을 복원하는 일에 빠져 지냈다. 몸은 고단했지만 재미있는 놀이에 중독된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잡풀과 먼지 속에 묻혀 있던 가옥이 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부부는 노다지를 찾아낸 양 행복해했다. 마음껏 늘어져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하기에 딱 좋은 집이었다. 8부 능선에 눈이 푹푹 내려 갇혀버리면 마치 세속으로부터 도망쳐 나온 사람들처럼 즐거워했다. 봄이 오면 그녀가 좋아하는 해당화를 잔뜩 심었다. 심심할 때는 트로트를 틀어놓고 따라 불렀다. 그새 두 마리의 고양이가 가족이 됐다. 배가 고프면 청국장을 끓이고 산에서 뜯은 나물을 무쳐 밥상을 차렸다. 그렇게 자연 속 맨발의 시간들과 서서히 정이 들었고 그녀는 독일을 떠난 뒤 찾은 ‘새 고향’에서 비로소 안식을 얻었다.
새로운 놀이터
최근 그녀는 또 다른 정원을 가꾸느라 분주하다. 바로 독일식 카페 ‘유디트의 정원’. 5년 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그만두고 경포호 근처에 예쁜 카페를 하나 짓더니 벌써 4호점까지 열었다 한다. 느리게 사는 걸 좋아하는 분이 어쩌자고 일을 자꾸 벌이시냐 물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이곳 강원도에 와서 친구들을 사귀었는데 의외로 유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독일 소개도 하고 서로의 문화 차이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 좋겠다 싶었어요. 수다를 떨기에는 이런 공간이 좋잖아요. 또 독일이 그리울 때쯤 핑계를 대고 건너가 가구를 직접 고르는 일도 재미있고요. 그동안 들여온 물건들이 벌써 수백 점이나 돼요. 그러다 보니 자꾸 정원을 넓히게 되네요.”
그녀가 다시 그리는 그림이 어떤 모양새가 될지 슬쩍 궁금해진다. 한국에 와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는 그녀는 그것들에 더 집중하며 살고 싶다고 했다.
“산책, 독서, 자연, 고양이, 정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산책할 때는 온몸의 감각기관을 열어놔야 해요. 그냥 걷는 건 의미 없어요. 저는 자연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계절의 변화를 예민하게 느끼고 싶어요. 내 마음에 얹힌 무거운 짐을 내려주고 평화를 찾도록 도와주기 때문이죠.”
이만하면 한국 사람 되려고 더 이상 노력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의 풍경과 음식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됐으니까.
사랑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유배한 곳에서 그녀는 이제 낙원을 찾은 것일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걷기가 일상의 행위를 넘어 여행이 되려면 나름의 계획성과 준비가 필요하다. 유유자적 도보 여행가를 꿈꾸며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기 전 알아두면 쏠쏠한 걷기 정보를 담아봤다.
◇웹사이트로 걷기 코스 찾기
두루누비 www.durunubi.kr
걷기와 더불어 자전거 길까지 교통, 숙박, 음식, 문화 등 관련 정보를 한꺼번에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다. 길 이름으로 검색하거나 지도에 표시된 아이콘을 클릭해 지역에 따라 코스 찾기가 가능하다. 코스에 대한 소개 글과 사진, 지도, 거리, 시간, 난이도, 편의시설 등에 대한 기본 정보와 전문가 평점까지 골고루 담았다. ‘여행일정 짜기’, ‘이달의 추천 길’ 등을 이용하면 더욱 수월하게 도보여행 계획을 짤 수 있다.
서울두드림길 gil.seoul.go.kr
서울둘레길, 한양도성길, 근교산자락길, 생태문화길, 한강·지천길 등 서울의 도보 코스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서울둘레길 8개 코스의 지도와 거리, 소요시간을 비롯해 난이도, 진입로 교통정보, 주변 볼거리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해당 자료는 그림 파일로 다운로드 및 출력 가능하다. 한양도성길의 경우 서울두드림길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도메인(seoulcitywall.seoul.go.kr)을 직접 입력해 접속하면 된다.
강화나들길 www.nadeulgil.org
‘나들이 가듯 걷는 길’이라는 뜻을 지닌 강화나들길은 총 20개 코스로 연결돼 있다. 선사시대 고인돌과 고려시대 왕릉 등 유적지와 함께 저어새, 두루미 등 천연기념물 철새가 서식하는 자연환경까지 경험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좋다. 사이트에서는 코스별 지도, 거리, 소요시간, 난이도, 주변 볼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걷기 모임 일정과 더불어 ‘나들길지기’의 연락처와 콜버스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강릉바우길 www.baugil.org
강릉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 400km의 코스다. 산맥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길이 대부분이라 경사가 높지 않아 초보 여행자들에게 부담이 덜한 편이다. 사이트에서는 코스별 지도, 교통정보, 준비물을 비롯해 길마다 히스토리를 담은 ‘스토리텔링’ 콘텐츠까지 볼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 jirisantrail.kr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전남, 경남을 아우르며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의 21개 읍면 120여 개 마을을 잇는 길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총 22개 구간으로 나뉜 코스의 지도, 거리, 예상시간, 난이도뿐만 아니라 해발고도까지 볼 수 있다. 더불어 주요 경유지와 안내센터 전화번호, 민박 정보, 마을회관 전화번호 등을 제공한다.
해파랑길 haeparang.org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을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770km 장거리 도보여행 길이다. 고성 구간, 울진 구간, 포항 구간 등 크게 10개 구간으로 나뉜 50개의 코스가 있다. 사이트에서는 구간별 거리와 소요시간, 난이도를 비롯해 지역별 대표 연락처와 전 구간 교통편 확인이 가능하다.
제주올레길 www.jejuolle.org
제주올레길 18코스 정보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놓은 사이트다. 각종 안내소, 화장실, 숙소, 식당, 볼거리, 즐길거리와 시간대별 날씨와 미세먼지, 오존 상태, 휠체어 가능구간 정보도 제공한다. 걷기 또는 제주 여행 관련 행사, 축제, 프로그램 소개와 제주 소식, 여행 준비에 도움이 되는 조언까지 알차게 담겨 있다.
◇기분 좋은 걷기 매너
01 오르막길에서 힘들게 올라오는 사람에게 길 먼저 양보하기
02 추월할 때는 앞사람에게 양해 구하기
03 시끄러운 음악이나 요란한 행동 삼가기
04 지정된 노선을 이용하고 안전수칙 지키기
05 걷기 중 음주, 흡연하지 않기
06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지 않기
07 쓰레기 되가져오기
08 여럿이 걸으며 길 막지 않기
09 주변 농작물과 열매는 눈으로만 바라보기
10 공공시설물 깨끗하게 사용하기
11 도로변이나 좁은 길 지날 때는 한 줄로 걷기
12 지역 문화 및 지역민 존중하기
13 위험 구간 발견하면 제보하기
14 이정표나 길 표식 훼손하지 않기
15 길가에 핀 꽃과 나뭇가지 꺾지 않기
◇2018 주요 걷기대회 일정
△4/21~22 제12회 한국 100km 걷기대회 4/26~29 IML 총회 및 스웨덴국제걷기대회 △5/12 제5회 고양누리길 전국걷기축제 △5/18~27 재미대한걷기연맹 2018 미국그랜드캐니언 걷기 △6/2~3 제18회 일본 SUN-IN 미래걷기대회 △7/17~20 제102회 네덜란드 나이메헨 국제걷기대회 △9/15~16 제2회 낙동강 세븐 스테이지 걷기대회 △10/13 제9회 군산 66km 새만금걷기대회 10/20~21 △제11회 울산 태화강전국걷기대회 △제8회 부산 갈맷길국제걷기대회 △제4회 영주 소백힐링전국걷기대회 △10/27~28 제24회 원주국제걷기대회 △11/2~5 제41회 일본 히가시마쓰야마 국제걷기대회 △11/10~11 제6회 일본 SUN-IN 100km 걷기대회 △11/17~18 제10회 인도네시아 족자 국제걷기대회 △12/1 2018 워커인의 밤
요즘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예전 같지 않은 매너 때문에 마음 상해하는 분이 많을 것이다. 우리 세대가 학생일 때는, 어른이 차에 타면 벌떡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요즘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누가 앞에 있든 스마트폰에 빠져 자리 양보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동방예의지국의 오랜 전통이 불과 수십 년 사이에 이렇게 무너진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를 탓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다. 참 난감한 일이다.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생각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대기업 삼미그룹 부회장으로 있다가 호텔 웨이터로 변신해 세간에 화제를 모은 서상록 씨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당시 연세가 칠십 정도였다. 그는 친구들 모임에 가면 잘 걷지도 못하고 몸이 불편한 친구가 많은데 자신은 아직 꼿꼿하다면서 그 비결을 알려줬다.
“전철을 탔을 때 나는 절대 자리에 앉으려 하지도 않고 젊은이들이 예의가 없다 욕하지도 않는다. 건강을 위해 서 있는 것이 훨씬 낫다.”
공감 가는 말이다. 그 말을 듣고 필자도 가능한 한 서 있으려 한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64세 이상 여성 148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8세 더 늙는다고 한다. 오래 앉아서 일을 보는 사람들은 한 시간에 단 5분이라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땀이 날 정도가 좋다. 소파에 앉아 오랜 시간 TV를 시청하거나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씩 게임이나 작업에 몰두하는 것도 노화를 촉진한다. 암과 당뇨, 심장질환, 비만 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나타났다.
스트레스도 나쁘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피할 수 없다. 각자가 생각이 다르고 환경도 다르니 의견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약간의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주기도 하지만 과도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암, 성인병 등 무려 280여 가지 병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KBS스페셜’에서 방영했던 ‘마음 스트레스 반응 실험’은 충격적이었다. 한쪽의 토끼군에게는 좋은 음식을 주고 예뻐해주는 등 관심을 주고, 다른 한쪽의 토끼군에게는 각종 스트레스를 줬다.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도록 가두어두고 각종 맹수의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실험 결과 관심과 사랑을 받은 토끼들은 활발한 활동을 하고 건강에도 전혀 이상이 없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은 토끼들은 혈관이 막혀 각막이 혼탁해졌고 녹내장과 지방간 현상까지 나타났다.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아드레날린과 코티졸이 분비되는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독성이 들어 있다 한다.
잘못된 식습관과 건강 불감증도 조심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식습관이 많이 바뀌었다. 채소 위주의 식사보다는 육류 소비량이 많고 간편식도 일상화되어 있다. 영양가 없이 열량만 높은 ‘엠티 칼로리(empty calory)’ 음식을 즐겨 먹는다거나 지나친 과식은 노화를 부추기는 나쁜 습관이다. 건강한 식생활을 하려면 신선한 과일, 채소, 통곡물, 약간의 육류 섭취를 통해 칼로리는 제한하고 영양 성분은 골고루 공급받아야 한다.
이것들 외에도 노화를 부추기는 나쁜 습관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고치려 억지로 제한하고 구속하면 이 또한 스트레스가 되어 건강을 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