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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우리 속담의 하나로 새겨 볼 만하다. 선무당은 '서툴고 미숙하여 굿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당'을 뜻한다. 의술에 서투른 사람이 치료해 준다고 하다가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게 되니 함부로 나서지 말라는 의미를 지닌다. 스스로 생각하기엔 다 잘 아는 것 같아도 실제 능력이 모자라 제구실을 할 수 없음을 모른다. 함부로 나서다가 오히려 큰일을 저지르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어설픈 선무당이 작두를 타다가 발을 베었다’, ‘경제에 대해 아는 것도 없는 그가 경제에 대해 아는 척을 하니 선무당이 따로 없다’ 등으로 쓰인다. 실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선무당을 종종 만나게 된다. 나이가 들면 대체로 나서기를 좋아하고 때로는 노파심이란 변명을 전제로 깔기도 한다. 그런 탓에 젊은이에게 잔소리 많은 ‘꼰대’라는 비칭을 듣는다. 장기판에 둘러서서 구경하는 사람 중에 뺨을 맞으면서도 훈수꾼이 나서는 이유다. 골프연습장에 가면 그런 경우를 많이 본다. 신입 회원이 나타나면 엊그제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한 수를 거들고 싶어 안달한다. 넓게 생각하면 관심일 수 있으나 훈수를 듣는 초보자에게는 간단하지만 않다. 배움의 시작점에서 제대로 익혀야 기술을 빨리 연마할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듯 최초에 잘못 배우거나 알게 되면 이를 다시 고치기가 쉽지 않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큰일은 아니어도 상대가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남을 가르치거나 조언해줄 땐 신중히 해야 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해도 초보자는 진실을 알 수 없고 가르치는 사람의 고마운 마음을 받아들이려 하기에 이야기를 경청한다. 최근에 필자는 어느 취미활동 연극단이 공연 준비하는 창극단에 배우로 캐스팅되어 연습하고 있다. 한 배역을 맡은 여인이 나름의 지식으로 다른 배우들에게 훈수를 자주 한다. 예를 들면 극 중에 대사를 할 때 함께 무대에 오른 대화 상대인 배우보다 관객을 보고 말을 하라고 수차례 조언한다. 순수 아마추어인 다른 배우들은 그 말에 따라 연습을 해왔다. 한 달 정도의 연습 기간이 지났으니 그런 태도가 몸에 뱄다. 필자는 연극을 한 경험이 몇 번 있어 관객을 보기도 하야야 하나 대화 내용에 따라 달라져야 함을 잘 안다. 무대에 나와 대화를 하는 상대를 보기보다 관객 쪽으로 고개를 돌려 대사를 하니 어색할 수밖에 없다. 더 좋은 공연을 위하여 연극 전문 교수를 초빙하여 연습을 지켜보게 하고 조언을 듣는 기회를 얻었다. 교수의 첫 번째 지적은 관객을 주로 향하여 대화하는 배우들의 시선 처리였다. 극 중 대화의 가장 바람직한 시선 처리는 앙상블이라 했다. 평소 대화하듯 하면 된다는 점이었다. 선무당이 사람 잡듯 서투른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지도함으로써 다시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준 사례다. 남을 가르치는 일은 좋은 재능기부다. 섣부른 지식을 바탕으로 하게 되면 이중 삼중의 시간 낭비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다시 고쳐야 하는 번거로움을 준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남을 가르칠 땐 신중함을 잃지 말아야 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이 올바른지, 맞는 기법인지를 정확히 한 후에 알려주어야 한다. 제2 인생을 살아가는 시니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속담은 다시 되뇌어 볼 필요가 있지 싶다.
- 2018-07-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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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중년,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에 참석하다
- 순창군과 국민연금공단이 함께 손을 잡고 국민연금제도 30주 기념 노후준비 특별행사를 했다. ‘신중년,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주제로 지난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3박 4일간 신중년 60명이 행사에 참여했다. 신중년이란 요즘 새롭게 등장하는 용어로 노후를 준비하는 세대인 50세에서 64세까지를 말한다. 이번 행사는 특히 곧 노후를 맞이해야 하는 신중년들에게 글쓰기를 통해 자신감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기 위함도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 출발하는 두 대의 버스에 신중년 60명이 승차해서 순창군 건강장수연구소에서 만났다. 첫째 날은 황숙주 군수의 순창이 발효와 장수의 고장임을 소개하고 이곳에 특화된 건강장수연구소를 개설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뒤이어 국민연금공단의 노후준비지원실 우제광실장이 노후준비지원법 제9조에 의거 지정된 국민연금공단이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가 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이 노력하고 있는 여러 가지를 설명했다. 이어서 변용도 강사의 사진취미가 돈과 건강을 안겨주었다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다음에 79세의 도보 여행가 황안나 선생이 ‘가슴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주제로 글쓰기 강의를 했는데 메모를 많이 하고 남의 글을 많이 읽고 많이 써보라고 한다. 이계호 전 충남대학교 교수의 건강강좌가 있었다. 붉은색 기름기 있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라고 한다. 소변 색깔을 보고 물 보충을 제때 해주고 웃음이 건강면역력에 좋으니 많이 웃으라고 충고한다. 음식으로 청국장이 좋은데 청국장의 발효균은 끓여도 죽지 않고 살아서 장에 들어가 활동하는 아주 좋은 유익균이라고 설명한다. 국민연금공단의 조현섭 차장을 포함한 노후준비 전문가와 교육생 3명이 함께하는 맞춤형 4대 영역 노후준비에 대한 집중 질의응답은 큰 호응을 불러왔다. 개인별 심층 체크리스틀 미리 작성토록 하고 이를 사전에 전문가가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보니 군더더기 없는 개인별 노후준비 맞춤 진단이 되었다. 공단의 정태욱, 권우실 담당과장이 진행한 자신의 콘텐츠 갖기와 노년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콜라보 강의는 많은 공감을 불러왔다. 일과 후에는 각자 알아서 글쓰기를 하도록 했다. 마지막 날 자신이 쓴 글을 제출하고 이를 모아서 책으로 편집하여 발간한다니 잠시도 글쓰기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글의 제목도 장르도 없다. 분량도 없다,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보라는 것뿐이다. 도저히 못쓰겠으면 쓰지 않아도 좋다고 했지만, 모두가 엎드려 코를 박고 글을 쓴다. 순창고추장을 직접 만들어보고 떡메로 떡을 쳐서 인절미를 만들어 먹는 체험도 했다. 순창이 자랑하는 강천산의 휴양지를 맨발로 걸으며 동료들과 정을 나눈 것도 아름다운 추억이다. 27일 밤에는 우리나라와 독일과의 월드컵 경기를 강의장 대형 스크린으로 보면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응원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무엇보다 승리해서 기쁨을 만끽했다.
- 2018-07-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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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52시간 근로 시대, 중요해진 여가활용
- 주 52시간 근로 제도가 시행됐다. 다양한 의견과 논란이 나오고 있다. 그 바탕에는 4차 산업혁명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삶에 대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다가올 미래엔 어떻게 변할지도 예측이 어려울 정도다. 산업혁명이 삶의 혁명으로 이어진다. 그러한 여러 가지 변화 중에서 급격히 늘어날 여가 관리가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여가 혁명이라는 단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지금 살고있는 마을은 벼농사를 짓는 논으로 둘러싸여 있다. 모내기 철이면 농기계를 이용하여 논의 써레질과 모내기를 혼자서 손쉽게 마친다. 과거에 논을 고르는 일은 소를 이용했고 모내기는 사람 손으로 했다. 농사철이면 귀신도 일손을 돕는다고 했을 정도였다. 기계화에 따라 소나 사람의 역할은 크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기계화에 이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더욱더 사람의 노동력을 크게 줄여 한가한 시간, 즉 여가는 많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여가의 개념을 은퇴한 후의 분야로 생각했다. 여가 관리나 여가 설계는 노후 생활의 한 방편으로 취급하여 노후설계 강좌엔 필수 항목으로 들어간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여가는 직장인이나 사업가, 정년퇴직한 사람에게 적용이 다를 수 없다. 사람이 하던 많은 부분을 인공지능 로봇이나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등으로 대체해 가고 있다. 당연히 그 시간이 여가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여가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로 등장한다. 국내 어느 대학의 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임금을 받는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일주일에 50~60시간 일하던 것을 10시간 내외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여가가 넘쳐나는 미래가 오고 있음이다. 이런 예측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1930년쯤에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2030년이 되면 인류는 주 15시간 일할 것이고 무한한 여가를 보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그동안 인간이 하던 모든 작업을 대신하게 되고 그 시간을 사람들은 예술과 드라마, 춤, 상상이 만들어낸 삶에 몰입함으로써 여가를 풍부하게 즐길 기회가 많이 늘어날 것이다. 그야말로 여가 혁명 시대가 오고 있다. 단순한 시간 보내기가 아닌 인간의 궁극적 목적인 행복 추구를 위하여 접근해야 한다. 개인이나 회사, 기관이나 정부 차원에서도 여가 혁명 시대를 슬기롭게 대응해 나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언론 매체에도 구체 대안을 끌어내고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그 시기는 상상 이상으로 빨리 올 수 있다.
- 2018-07-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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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렁이, 이렇게 알 낳아요!
- 우렁이는 우리에게 친근하다. 어릴 때 읽었던 우렁이 각시의 밥상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 있다. 논이나 작은 연못에 사는데, 모내기한 벼포기가 진초록으로 바뀌는 5, 6월이면 짝짓기하는 우렁이를 발견할 수 있다. 짝짓기 시기가 지나면 논두렁의 풀이나 벼의 줄기에 선명한 분홍빛 알을 무더기로 낳는다. 농약살포를 비롯한 환경오염으로 그 수가 줄어들고 있어 간혹 우렁이 알 무더기는 볼 수 있어도 직접 알을 낳는 장면을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집 주변 들판에는 띄엄띄엄 친환경 벼농사를 짓는 곳이 있어 우렁이를 보곤 한다. 우렁이의 모습을 담기 위해 아침마다 카메라를 들고 마을 들길을 걷던 중 드디어 알을 낳는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현상을 마주하며 2시간 동안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우렁이 몸 안쪽에서 양수에 덮여 불그스레해진 알이 바깥으로 쏙 밀려 나와 알 무더기에 달라붙는다. 4, 5초 간격으로 수수 알갱이 크기의 알을 하나씩 낳아 무더기를 만드는 광경은 신비로웠다. 우렁이는 체내 수정 후 알을 외부 풀줄기나 벼줄기에 1년 동안 40~80개씩 무더기로 낳는다. 생후 1년이면 생식능력을 가지며 수명은 7~8년이다. 동의보감에는 전라(田螺)를 ‘우롱이’라 하고 “논에 살며 모양은 원형이고 복숭아나 오얏(자두)과 같다”라고 기록한다. 한의학에서 우렁이는 찬 기운을 가진 것으로 분류하며 독성은 없다. 고둥 맛과 비슷하며 목마른 증세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갖는다.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술을 깨게 한다. 여름이나 가을에 잡아서 쌀뜨물에 담가 진흙을 제거한 후 달여서 먹으면 된다. 술을 깨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으니 제약회사에서 우렁이 각시가 건네는 숙취해소제 광고가 뜨지는 않을까? ‘우렁이도 두렁 넘을 꾀가 있다’는 속담도 있다. 미련하고 못난 사람도 제 요량은 있고 한 가지 재주는 다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세상을 사는 나름의 역할이 있음을 이른다. 우렁이를 보며 느끼는 삶의 지혜다. 건강한 삶이 우리의 바람이다. 좋은 환경이 그 바탕이 된다. 내년에는 다른 논에서도 우렁이가 시집 장가를 가고 고운 알을 낳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도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리라.
- 2018-06-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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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연금, 언제 가입해야 좋을까?
- 주택연금 가입은 빠르면 빠를수록 이익이다. 왜, 그럴까?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필자는 주변 사람들에게 가입을 서두르라 이른다. 우선, 주택연금 자체가 꼭 필요하고 가입 시기가 빠를수록 가입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 마련이 쉽지 않고 모아둔 자금도 마땅치 않은 5060세대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은 가지고 있는 주택이다. 주택을 팔아 생활비로 쓸 수도 있으나 그럴 땐 살 집이 없어지기에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따라서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평생 연금을 받는 제도인 주택연금이 인기다. 근래엔 가입자가 크게 늘어 5만 명을 넘어섰다. 집 한 채는 자식에게 상속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매월 받게 되는 주택연금액이 기대치보다 적다는 생각 등으로 가입을 망설이기도 한다. 자녀에게 상속하면 상속세 등이 뒤따르게 되어 또 다른 부담을 주게 됨도 생각할 문제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60~84세 가구의 27.5%는 보유한 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할 의향이 없다 했다. 55~59세 가구는 그 비율이 더 높은 44.7%였다. 2016년에 비해 5.6%P 상승했다. 본인이 가진 자산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대 흐름을 나타내 주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 가입해야 이익이 될까? 실제로 3억 원 주택을 소유한 70세 가입자의 경우 주택연금이 출시된 2007년도는 월 106만 4000원을 받았다. 똑같은 3억 원 주택을 2018년도에 가입하면 매월 91만 9000원으로 2007년에 비해 매월 145,000원이 적은 연금을 받게 된다. 13.6%가 줄어든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줄어드는 폭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주택연금액의 산정이 가입자의 기대여명(평균수명), 주택가격예상상승률, 장기평균이자율 등 세 가지 변수를 바탕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해마다 전문가 회의를 거쳐 세 가지 변수를 조정하여 적용한다. 세 가지 변수 중에서 기대여명은 늘어 연금을 받는 기간이 늘어나게 되어 연금액이 줄어든다. 나머지 두 가지는 그 반대의 경우로 나타날 확률이 높아 가입이 늦어질수록 연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입조건이 맞는다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함이 훨씬 이익이다.
- 2018-06-2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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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초등학생 등교 모습을 보며
- 일본 사람들의 단체생활은 남다르다. 자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친절성도 그렇다. 그 버릇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몸에 뱄음을 느끼는 계기가 있었다. 얼마 전 일본 여행에서 눈으로 직접 본 초등학생 등교 모습에서 그 이유를 발견했다. 마침 일찍 이동해야 하는 여행 일정이어서 학교에 가는 초등학생들을 버스 차창 밖으로 볼 수 있었고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등교 시간이면 자녀를 승용차로 데리고 오는 학부모의 차량이 정문 근처에 줄지어 서 있는 우리 모습과 사뭇 달랐다. 학교 주변에 사는 아동은 대체로 혼자 등교한다. 일본에서는 며칠을 지켜보았으나 혼자 학교를 오거나 학교 앞까지 승용차로 학부모가 데리고 오는 아동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서너 명 또는 일곱여덟 명이 팀을 이루어 등교했다. 키가 다소 큰 아이(상급생)와 더 어려 보이는 학생(저학년) 서너 명이 줄을 서다시피 하여 등교했다. 상급생이 이웃에 사는 저학년을 데리고 온다. 눈에 띄는 노란 모자를 썼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모자가 달랐다. 날씨가 추운 지역이었음에도 저학년으로 보이는 학동은 스타킹을 신었으나 긴 바지는 입지 않은 반바지 차림이었다. 단체 생활을 시작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이러한 모습이 곧 조직사회를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는 훈련 과정으로 여겨졌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일본인들의 단체 생활에 대한 태도가 진지해진 이유가 여기서부터 출발했지 않았을까? 우리는 그 속담을 어릴 때부터 들어왔고 의미가 중요함을 잘 알면서도 실천이 따라 주지 못했다. 부모의 사랑이란 변명으로 자립심을 옭매여 마마보이가 생겼고 최근엔 “할마보이” “할빠보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자립심과 사회 적응력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유소년 시절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실상은 그 방향과 다르게 행동해 왔다. 단체보다는 개인이 우선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가 과연 단체적응력이 높을 수 있을까? 이런 환경에서 자란 젊은이가 법관이 되어서 형량을 선고해야 하는데 스스로 결정할 수 없어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본다는 우스개가 생길 정도에 이른 현실이다. 자기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역할이 유소년 시절부터, 세 살 때부터 필요하다. 일본 여행에서 본 초등학생 등교 모습에서 많은 점을 생각하게 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삶의 지혜라면 단체생활 적응력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가정과 학교가 공동으로 만들어가야 할 과제가 아닐까.
- 2018-06-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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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를 즐겁게 보내는 방법, 재능기부
- 늘 고민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특히 제2 인생을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게 보낼 방법은 무엇일까? 장수 시대에 접어들면 하릴없이 무료하게 보내는 고통도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된다. 인생에 주어진 노후를 아무렇게 보낼 수 없다. 요즘 신조어,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의미처럼 남은 세월을 멋지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이유다. 얼마 전 아내가 여고 동창을 만났다. 정기적으로 네 명이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동창 한 명이 직접 만들어준 윗도리 티셔츠와 간편 바지를 선물로 받아왔다. 다른 세 사람에게도 똑같은 선물을 만들어주었다. 선물을 주면서 이런 이야기를 곁들였다고 전한다. “밤늦게까지 옷을 만들면서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마음이 기쁘니 옷을 만드는 일이 즐거워졌다. 친구를 위하여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솜씨가 있어서 기쁨이 되었다. 일종의 재능 기부다. 그 동창은 바느질과 옷을 만드는 일에 소질이 있다. 아예 재봉틀을 사서 방 하나를 작업실로 꾸몄다. 집안 살림을 하고 여유가 있을 때면 그 곳에서 옷 재단과 재봉질을 하면서 바쁘게 보낸다. 가끔 이웃에게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품을 만들어 준다. 정성으로 만들고 솜씨가 있어 만든 소품이 작품에 가깝다. 받는 이웃은 모두 기뻐하고 고마워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음에 고마워한다. 인생 2막에서 가치 있는 일 중 하나가 경험을 살린 재능기부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소일도 하면서 남을 기쁘게 하는 일로 전환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수 있다.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로 주어진 시간을 무료하지 않게 보내면서 이웃이나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의 후반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보자. 지금 당장 자기의 재능을 찾아 다듬어 보자. 첫술에 배부르지는 않다. 시간이 걸려도 재능을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시작이 반이다.
- 2018-06-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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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과 리쇼어링
- 세상은 늘 변한다. 속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변화는 꾸준히 이어진다. 인간을 비롯한 만물은 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쓴다. 근래엔 어느 시대보다 변화의 속도가 빠름을 느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어제와 오늘이 급변함을 피부로 느낀다. 다가올 미래엔 더 심해지지 싶다. ‘리쇼어링(reshoring)’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리쇼어링은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뜻한다. 즉 인건비를 포함한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싼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대표적 사례로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를 들 수 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1993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했던 아디다스는 23년이 지난 2016년, 독일 안스바흐에 ‘스피드 팩도리(Speed Factory)’ 공장을 설립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맞춤형 신발을 만들려면 아무리 짧게 잡아도 몇 주의 시간이 걸렸으나 하루면 가능하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로봇과 3차원 프린터로 무장한 완전 자동화 공장인 ‘스피드 팩토리’ 덕분이다. 일본의 소형 오토바이 ‘슈퍼커브’의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일본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사실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값싼 인건비에 기초를 둔 해외 공장 운영의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경제 후발국이었던 아시아의 나라들은 값싼 인건비를 무기로 선진국의 공장을 유치하여 선진기술을 익혀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전쟁 이후 일본은 일정 수준에 도달한 경공업 분야를 넘어 제조업의 무게 중심을 정교한 제품 생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일본의 기술을 이전받으며 일본이 떠난 경공업을 맡아 수출 활동에 나섰다. 그 뒤 한국도 일본처럼 경공업을 졸업하고 정교한 제조업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되자 대만과 태국, 말레이시아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의 경제개발 모델인 셈이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값싼 인건비가 제조업 발전에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과 다르게 되어 해외에 공장을 둘 필요성이 사라지고 있다. 값싼 인건비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루어 왔던 아시아 성장 모델은 옛이야기로 사라져 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인공지능 로봇과 3D 프린터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이 큰 현지에서의 생산은 나름으로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인건비에 기초한 해외 제조업 공장 설립과 운영은 의미를 잃게 되었다. 최근에 큰 쟁점이 되었던 한국GM 군산공장의 문제도 리쇼어링 현상의 하나로 보아도 좋을 듯하다. 중국이나 동남아로 공장 이전을 한 많은 우리 기업들과 정부에서도 깊이 고뇌해보아야 할 변화다. 세계 선진국들이 앞다퉈 해외로 나간 제조업 공장의 본국 회귀를 종용하고 있음과 극심한 금융위기에서도 피해를 적게 본 나라들은 제조업 기반이 튼튼하였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2018-05-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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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곶감 빼 먹 듯하다
- 참 다행이다. 60살부터 국민연금을 매달 꼬박꼬박 받을 수 있어서 말이다. 연금수령액은 실생활에 충분하지 않아도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 직장이나 일거리가 있어 일정한 소득이 발생하면 그 범위 안에서 쓰고 확실한 장래 수익이 예정되어 있으면 앞당겨 써도 무리가 되지 않는다. 새로운 수익이 없거나 적을 때, 저축하여 둔 돈에서 쓴다면 그 쓰임새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생각 없이 쓰다 보면 후회를 할 수밖에 없다. 살아오면서 종종 경험한 일이다. 근래에 ‘Downsizing’이란 말이 많이 회자한다. 기업체를 비롯한 조직에서나 인생 2막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 맞게 쓰임새를 줄여야 함을 이른다. 돈을 벌지 못하거나 수입이 줄어든다면 맞춰 생활해야 한다. 모아둔 돈을 쓰기만 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바닥이 나기에 십상이다. 금리가 바닥인 요즘엔 더더욱 그렇다. 우리 속담에 “곶감 빼 먹듯 하다”란 말이 있다. 달콤하여 한둘 먹다 보면 앙상한 꼬지만 남게 된다. 소득이 없거나 적은 경우엔 수입 범위 안에서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너무 옹색할 필요는 없어도 분수에 맞지 않은 지출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방법의 하나가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방법을 실천하는 일이다. 필자는 그런 일의 하나로 이발을 아주 저렴하게 할 수 있는 곳을 이용한다. 고향 청학동 마을 어르신들이 상투를 틀고 지내는 것처럼 이발하지 않고 길게 기르는 방법도 있겠다. 그렇게 사는 분들을 주변에서 보기도 하여 그런 방법으로 머리를 관리해볼까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해보았지만,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필자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평소처럼 손질하기로 했다. 일반 이발소를 다니다 안사람의 권유로 미장원을 이용해왔다. 지난해 봄부터 머리 깎는 장소를 바꿨다.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이발관이다. 이 근처엔 이발관이 눈에 띄게 많다.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지역임을 참작해선지 3,500원을 받다 지난 연말에 4,000원으로 올렸다. 머리를 감으면 500원이 추가된다. 그래도 싼 편이다. 이발 솜씨도 양호하다. 이발사는 중.장년층으로 가위질에 빈틈이 없고 손님들이 대부분 만족해한다. 머리를 깎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필자는 이 근처에서 모임을 하는 기회가 많아 이곳에 들릴 때 시간을 내어 머리를 깎게 되기에 시간과 이발료를 절약한다. 한가로운 시간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지하철 우대로 교통비를 들이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지역이다. 시니어들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실버극장을 비롯한 볼거리, 값싸면서 질도 괜찮은 먹거리도 있어 나이 든 분들이 많이 모여든다. 소득에 맞게 지출하려는 시니어 경제생활의 일면을 본다. 은퇴하고 난 직후는 과거의 생활습관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과거의 생활 방식에서 현실에 맞는 자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질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절약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는 것도 은퇴 후 지혜로운 경제생활이다.
- 2018-03-1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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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래집게의 용도변경
- 빨래집게, 빨래만 집으라는 법이 있는가? 빨래집게의 쓰임새를 바꿈으로써 스마트폰 카메라 셀카 촬영에 편의성을 주게 했다. 필자는 사진작가로 일반 카메라에 이어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촬영 기법에 대해 강의를 한다.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기도 하여 어떻게 하면 돈을 적게 들이면서 보다 편리하게 사진 취미 활동을 할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한다. 그런 방법의 하나로 집안에서 늘 사용하고 있는 간단한 빨래집게를 활용하여 셀카를 찍는 방법을 개발했다. 사용해본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신기해하며 재미있어한다. “빨래집게의 용도변경”, 그 이야기를 쓰려 한다. 요즘 MeToo 운동이 나라를 들썩이게 한다. 성폭력과 관련하여 명성을 얻었던 많은 사람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 원인은 딱 한 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용도변경이 잘못되어서 생겨난 불상사가 아닐까? 선조들은 이런 가르침을 내렸다. “세 가지 끝을 늘 조심하라” 손과 혀 그리고 성기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구설(?)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그 세 가지를 잘못 사용한 셈이다. 쓰지 않아야 할 곳에 쓴 셈이다. 용도변경을 잘못해서 빚어진 일이다. 쓰지 말아야 할 용도로 사용한 결과다. 반면에 용도변경을 잘 하면 우리의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생활에 편리한 물건들이 많이 존재한다. 나름의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생각의 틀을 바꿔보면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의약품 중에도 그 용도를 바꾸어서 유용한 약품으로 둔갑한 예도 그렇다. 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 촬영하는 기법을 가르친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진 찍기를 즐겨 한다. 자기를 촬영하는 셀카도 자주 사용한다. 셀카 촬영을 손쉽게 할 방법을 찾는 중이었다. 안사람이 바람이 부는 날 빨래 건조대에 빨래를 널면서 사용하던 빨래집게를 보는 순간 아이디어가 스치고 지나갔다. 스마트폰을 고정하는 삼각대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직접 활용해보았더니 훌륭한 소품으로 둔갑했다. 빨래집게의 용도변경인 셈이다. 앞의 사진처럼 빨래집게 두 개를 스마트폰의 하단 양쪽에 빨래를 집듯이 집어 카메라를 똑바르게 세워 둘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설정에서 타이머로 전환하면 된다. 타이머를 2, 3, 5, 10초 등으로 정할 수 있다. 2, 3초는 짧다. 5초나 10초로 설정하고 셔터를 누르면 5, 10초 뒤에 사진이 자동으로 찍힌다. 빨래집게를 집어 세워 둔 곳에서 촬영할 피사체의 구도를 잡은 후에 셔터를 누르고 그 화면 속으로 촬영자가 다가서면 완성된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은 대체로 빠지거나 아니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찍는 경우가 다반사다. 빨래집게를 삼각대나 다른 거치대 대용으로 사용하면 편리하다. 집에서 손주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때도 사용하면 유용하다. 물론 삼각대를 사용하면 되지만,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기에 불편하고 별도로 사야 한다. 빨래집게는 부피가 작아서 핸드백이나 가방 때로는 호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어 거추장스럽지 않다. 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품을 그대로 사용하고 또다시 본래의 용도로 되돌리면 된다. 빨래집게는 작은 것보다 다소 큼직한 것이 스마트폰을 더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다. 서류를 집는 집게도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 빨래집게의 용도변경, 생각의 틀을 바꾸는 일이다. 세상의 변화는 큰 데 있지 않고 손쉬운 일에서 출발한다.
- 2018-03-13 1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