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건강은 고령화 시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노년층에 무릎 통증이 생기면 거동이 불편하고 근력이 약해지며, 만성질환이 악화하는 데다 우울감이 깊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까운 거리를 걷는 것조차 힘들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무릎이 쑤시며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참고 견디기보다는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고령에는 마취나 부작용에 부담을 느껴 수술을 꺼릴 수 있지만, 오늘날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고령 환자도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고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만성질환 있어도 내과 협진으로 안전한 수술 가능
노년층은 관절염 외에도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다른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술 중 발생하는 출혈, 합병증, 수술 후 더딘 회복 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만성질환이 있어도 정형외과 전문의와 내과 전문의의 긴밀한 협진체계 하에 안전하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을 수 있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손상된 연골과 관절을 대신하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회복 시켜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었던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관절염으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 우울증, 체중 증가, 근력감소 등은 물론 만성질환도 악화할 수 있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안전한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로봇 인공관절수술, 회복 빨라 고령 환자도 부담 적어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고관절에서 무릎, 발목까지 이르는 다리의 축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의 정렬이 바르게 이뤄져야 하중이 무릎 전반에 고르게 분산돼 수술 후 관절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수술 중 오차를 줄이는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회복이 느린 고령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일반 인공관절수술은 허벅지 뼈에 30~50cm 정도 길게 구멍을 내 기구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정렬을 맞추지만, 로봇 수술은 이 과정 없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정확한 수치로 계산한다. 따라서 수술 중 발생하는 출혈과 조직 손상이 적어 감염, 부작용, 통증 등을 줄인다. 또한 인공관절 삽입을 위해 관절뼈를 절삭하는 과정에서도 로봇시스템을 활용해 최소한으로 정확하게 깎아내는 동시에, 주변 건강한 조직이 손상되지 않도록 막는다.
목동힘찬병원 이정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로봇수술은 뼈에 구멍을 뚫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술 중 출혈을 줄일 수 있어 환자의 빠른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며 “환자 상태에 따라 무수혈 수술도 시행할 수 있는데, 수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감염, 혈전증 등 각종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어 고령 환자도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년기로 접어들 때 사람들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와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갱년기를 겪는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가 오면 뼈와 연골의 방패 역할을 해주던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감하면서 완경 이후 10년간 전체 골량의 50%가 소실된다.
골밀도가 낮아지면 골다공증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여성의 경우 50대부터 골다공증 환자 수가 급증한다. 골다공증은 검사를 하기 전까지 상태를 알 수 없으며, 어느 날 갑자기 뼈가 부러지는 골절로 위험신호가 나타날 수 있어 갱년기부터 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약물치료 우선, 부작용 발생 시 주사치료
골다공증은 특정 부위가 아닌 뼈 전반이 약해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수술이 아닌 약물치료와 주사치료가 진행된다. 약물치료는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골흡수 억제제가 처방되며, 먼저 저용량으로 주 1회 복용해보고 부작용이 없다면 고용량으로 월 1회 복용하는 주기로 전환한다.
두 방법 모두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복용량은 같다. 골다공증 처방 약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여유를 두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약 복용 뒤 일부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는 등 역류성 식도염,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어 물을 많이 마셔주고 복용 후 30분 동안에는 눕지 말아야 한다. 마그네슘이나 철분제와 같이 먹으면 서로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 후 1~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복용할 것을 권한다.
약을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있는 사람은 주사 치료를 선택하면 된다. 1년에 한 번 맞으면 되는 주사도 있고, 본인이 매일 주사를 놓아 골밀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다. 당뇨 환자가 인슐린을 맞듯이 배를 서른 부위로 나눠 환자 본인이 매일 복부에 뼈 형성 약제 주사를 놓는 방법이다.
골다공증은 뼈의 연결 부분 사이사이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작은 충격에도 뼈의 연결이 어긋나는 골절이 생기는 위험을 예방해야 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골다공증이 심한 고령의 경우 약을 복용해도 골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뼈를 형성하는 주사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적 검진 필수, 중력 느끼는 운동해야
골다공증은 특별한 사전 증상이 없고, 골절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골밀도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기 때문에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밀도가 10%만 높아져도 골다공증 발병을 13년 늦출 수 있으니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뼈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칼슘, 비타민D가 부족하면 혈청의 칼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부갑상선호르몬의 농도가 증가해 골소실 및 골절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D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생성되거나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으며, 꾸준한 운동은 골밀도 증가에 도움이 되고 근력 강화, 균형감각 증진으로 낙상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땅을 디뎌 중력을 느끼는 운동, 고령 환자는 평지 걷기를 추천한다.
우리는 수면으로 인생의 3분의 1을 보냅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서 신체와 정신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잠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나빠지면 신체와 정신활동에 문제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각종 질환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지고 일상생활에도 큰 장해가 따릅니다.
나이가 들면 깊은 잠을 의미하는 서파 수면이 감소합니다. 멜라토닌 수치의 감소로 깊은 잠을 못 이루고 다양한 수면 관련 장애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줄어든 수면 시간과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의 질적 저하가 치매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어 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불면증
가장 흔한 수면 질환으로, 노년층의 30~50%가 경험합니다. 불면증이 생기면 낮에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나이가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보다는 주로 내과적 문제나 만성질환과 동반되어 발생하기 쉽습니다. 심장질환, 뇌졸중, 고관절 골절, 우울증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외 야간다뇨, 수면구조 변화, 일주기 리듬 변화, 일조량 감소, 신체활동 감소 등 수면과 관련된 요인이 작용하며, 수면무호흡증을 비롯한 다양한 수면장애도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는 효과가 빠른 장점이 있으나 오남용 및 부작용 등의 위험성이 높아 노년층은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여러 연구를 통해 인지행동치료가 불면증의 우선적 치료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자극 조절, 수면 제한, 수면 위생, 이완 치료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 수면무호흡증
일부 환자는 자다가 숨이 막히거나 코 고는 소리에 잠이 깨지만, 대부분은 수면 중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같이 잠을 자는 배우자가 코골이나 무호흡 상태를 보고 환자를 병원에 데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해도 피곤해서 낮에 자주 졸거나 장거리 운전 또는 회의를 하다가도 졸음이 오는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합니다. 두통, 입마름 증세와 함께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도 일어납니다. 밤에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발기부전이 있을 때도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반복적 산소포화도 감소와 무호흡과 저호흡에 동반하는 심박동 증가는 고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하며, 뇌경색 및 심장동맥 질환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병률도 높입니다. 심부전, 신부전, 뇌경색을 동반한 환자에게서 보일 수 있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과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감별 진단 및 정도를 파악하려면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합니다. 2018년 7월부터 수면다원검사 및 양압기 치료가 급여 대상이 되면서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하지불안증후군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함께 불편함, 통증이 동반됩니다.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처럼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심해지고 다리를 움직이면 줄어듭니다. 저녁이나 밤에는 증세가 악화해 불면증의 숨은 원인이 됩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 ‘다리 근육이 무거운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허리나 관절, 혈액순환 문제로 잘못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은 철분의 대사와 도파민계 이상을 주요 병태생리로 하는 만성신경계 질환입니다. 따라서 전문의의 진료와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 렘수면행동장애
꿈이 생생해 잠꼬대가 심하고 꿈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나타내기도 합니다. 행동 양상은 아주 다양한데, 더러 과격한 행동으로 함께 잠을 자는 배우자가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도 증상 조절이 비교적 잘 되지만,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증, 뇌전증발작 등을 감별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렘수면행동장애를 가진 환자를 장기간 추적 관찰했더니 약 75%가 파킨슨 병 또는 루이소체 치매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을 일으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력 저하, 손떨림, 행동이 느려지거나 보폭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보다 적극적인 신경과 진찰 및 뇌영상 검사를 해야 합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사는 날이 늘어났다고 해서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왜 이리 아픈 곳은 많은지 걱정이다. 인구 구조 고령화에 따른 일종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가운데, 최근 아주대의료원 예방의학교실 이윤환 교수팀이 ‘노쇠 예방 7대 수칙’을 발표해 관심이 집중된다.
이윤환 교수팀이 발표한 노쇠 예방 7대 수칙은 △건강하게 마음 다스리기 △강한 치아 만들기 △가려먹지 말고 충분히 식사하기 △화를 높이는 담배를 멀리하기 △만성 질환 관리하기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기 △성실하게 운동하기 등이다.
노쇠한 고령층은 낙상과 골절의 위험이 크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신체장애 발생률이 일반 노년층보다 2~4배, 치매 발생률은 2배, 요양 시설에 입소할 위험은 6배, 위암이나 심장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사망률이 3~4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쇠를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평소에 쉽게 지치고 힘이 없고 △물건을 쥐는 힘이 약해지고 △걷는 게 힘들고 느려지며 △바깥 활동을 잘 안 하게 되고 △의도하지 않게 체중이 감소하는 것 등이다.
이윤환 교수팀은 위험한 노쇠 없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다면, 비용과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7대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윤환 교수는 “나이가 든다고 모두 노쇠해지는 것은 아니다.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노쇠는 예방이 가능하다”며 “젊은 시절부터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화상채팅 기능이 있는 줌(Zoom)이라는 앱(app)으로 수업을 듣는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영향으로 신청해놓은 상반기 강좌들이 대부분 취소되었는데 그중 살아남은 유일한 강좌다. 줌의 장점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최대 100명이 동시접속을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사용법도 어렵지 않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단순 참여자들은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호스트(회의 주최자)의 초대를 받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호스트가 되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절차는 어렵지 않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이메일 계정이 있으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로그인을 하면 방을 만들기 위한 몇 가지 작성을 해야 한다. 방 이름과 진행시간, 참석자 수, 비디오와 오디오 기능, 녹화와 대기 룸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순서에 따라 입력하면 초대 링크가 생성된다. 1대 1 이용은 시간 구애 없이 무료이지만 3인 이상이 이용할 때는 기본 40분이 무료이고 이후는 호스트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초대 링크로 들어온 참여자도 미리 자신의 상태를 설정할 수 있다. 입장 후 흔히 사용하는 기능은 비디오와 오디오 끄기다. 내 모습을 보이기 난처한 상태일 때, 시끄러운 장소일 때 등등 필요에 따라 비디오와 오디오 설정이 가능하다. 오디오는 주로 호스트가 강의를 진행할 때 잡음을 막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디오는 입장할 때 미리보기로 확인 가능하고 방에 들어간 뒤 활성화되었어도 수업 중 잠시 자리를 뜨거나 할 때 비디오 끄기를 체크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수업을 듣다가 영상 저장이나 화상 공유도 가능한데 영상 저장은 호스트의 수락이 필요하다. 이밖에 자신의 프로필을 이미지로 띄워놓는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이 있다.
줌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업무, 온라인 수업이 늘어나면서 세계적인 인지도가 올라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월 이후 대학 강의를 비롯해 많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용하고 있다.
부작용도 많다. 일명 ‘줌 폭격’(ZoomBombing)인데 불특정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부적합한 영상을 공유해 회의를 방해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줌의 창업자이자 CEO는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미국 국적자인 '에릭 위안'인데 암호 키 서버 5곳을 중국에 두었고 실제로 미국에서 열린 테스트 결과, 암호 키가 베이징으로 전송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일부 개인정보가 중국에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에릭 위안은 보안상 취약한 줌의 허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해킹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온라인 수업에서 줌을 배제하는 추세다.
편리함을 선택할 것인지 부작용을 고민할 것이지는 결국 이용자에게 달려 있다. 줌과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구글의 행아웃(hangouts)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스(Teams)가 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1817년 질환을 처음 보고한 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파킨슨병은 중뇌에 위치한 흑질이라는 뇌의 특정부위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원인 모르게 서서히 소실되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15년 약 10만 명에서 지난해 12만5000명으로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파민은 몸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다듬어 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다. 따라서 도파민이 부족한 파킨슨병 환자들은 주로 운동기능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한다. 안정상태에서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거나 행동이 느려지고 구부정한 자세로 종종 걷는 특징적인 걸음걸이가 나타난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발병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60세 이후 발생률이 점차 증가한다. 가족성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있지만 40세 미만의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가족력이나 뚜렷한 유전자 이상 없이 발생한다.
파킨슨병의 주된 치료는 약물치료다. 약물치료는 질환을 완치하거나 진행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해 환자가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의와 함께 약물의 종류부터 복용량까지 환자 본인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오랜 기간 약물을 복용해 약효가 짧아지고 부작용이 심하다면 뇌심부-자극술 등 수술적인 치료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적용 가능한 사례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술이 가능한 환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파킨슨병은 대개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면 일반적인 사회활동은 문제없이 가능하다”며 “일상에서 동작이 느려지거나 자세가 구부정해지고 얼굴이 무표정해지는 등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김희진 교수는 “약물과 수술 이외에 지속적인 운동도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며 “혼자 운동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재활치료를 통해서라도 꾸준한 운동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관심이 많아진다. 요즘 시니어들은 몸이 아프거나 관리를 할 때,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찾는 편이다. 손쉽고 빠르게 필요한 답을 얻는다는 장점은 있지만, 과연 그것이 ‘정답’일까? 오히려 잘못된 정보에 현혹돼 건강을 잃거나 부작용에 시달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해답을 찾는 이가 많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김광일(金光一 ·50) 교수는 ‘늙어도 늙지 않는 법’을 통해 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한다.
모순된 문장처럼 보이는 제목이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김광일 교수는 과거 한 칼럼을 통해 ‘노화’는 못 피해도 ‘노쇠’는 피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노화를 겪겠지만, 신체적·정신적으로 허약해지는 노쇠는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책 제목 역시 그 맥락과 같다.
“노화는 개인차가 있어 똑같은 연령이더라도 노화 정도나 노화로 인한 신체기능, 인지기능 변화는 너무나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성장 및 발달 과정이 대부분 개체에서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숫자로 표현되는 나이는 많아도 기능적인 나이, 즉 생체 연령은 늙지 않도록 잘 관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목을 정했습니다.”
누구나 노쇠한 노인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하려 이런저런 정보를 찾고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저염식이 좋다’든가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권장할 만한 방법도 있지만, 막상 꾸준히 실천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 이유다. 마치 이것만 먹으면 건강해지고 질병이 나을 거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김 교수는 그리 현명한 방법이 아니라고 조언하면서, 영양 섭취에 문제가 없다면 건강기능식품을 굳이 따로 챙겨먹을 필요도 없고, 현재 의존하는 제품들을 끊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환자들이 ‘유행하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도 되느냐’라고 많이 묻습니다. 실제로 그런 식품들이 그렇게 효과가 좋다면, 외국의 큰 제약회사들이 벌써 제품으로 만들어 큰돈을 벌지 않았을까요? 아직 그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걸 보니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효과들이 과장된 채 떠도는 경우가 많아요. 차라리 짠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 등을 고쳐나가는 게 더 낫죠. 그렇게 생활 속 실천 방법들과 더불어 환자나 가족이 자주 궁금해하는 내용 위주로 책을 엮었습니다.”
노인 의학을 위해 걸어온 길
2003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개원하며 노인의료센터가 설립되자, 김 교수는 과감히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당시엔 개척 단계나 다름없던 분야였다. 쉽지 않은 길이었음에도 꾸준히 노력하며 수많은 공적을 쌓은 그이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노인의학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연구하던 분이 거의 없었어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공부하는 일이 의미 있다고 여겨 시작하게 됐죠. 하지만 어떤 질병을 진료하는 과인지, 어떤 환자가 노인의료센터를 방문해야 하는지 등을 이해시키기 어려웠고, 현재도 쉽지는 않습니다. 아마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해요.”
‘노인병학’으로 전공을 바꾼 지 어언 16년이 흘러, 김 교수도 지천명의 나이가 됐다. 점점 자신이 마주하는 환자들의 나이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몇 해 전에는 노안으로 인해 해외 학회 발표장에서 준비한 원고가 잘 보이지 않아 무척 당황했던 경험도 있단다. “제자들이 작성한 논문의 사소한 실수보다는 큰 방향을 일러주라고 노안이 찾아온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노화를 받아들이는 그다. 노화는 그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가져다줬다.
“나이가 들며 앓는 질병으로 인해 종종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전에는 환자에게 의사로서 전문적인 의견을 ‘강요’하는 일이 많았죠. 최근에는 환자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다 제공하고,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상담을 합니다. 당사자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특히 고령의 암 환자들은 “수술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염려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러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김 교수는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노인포괄평가’를 국내 최초로 개발, 그 효과를 입증해 의료 현장에 도입했다.
“질병이나 증상 위주의 진단법이 아닌, 노인에게 흔히 문제 되는 여러 항목을 평가해 환자 상태를 보다 명확하게 알아보는 방법입니다. 일상 수행 능력을 비롯해 치매, 우울증 등 정신 건강과 영양 상태를 모두 평가하죠. 고령자들은 증상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특성을 고려한 포괄적 평가가 수술 예후를 보다 잘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이 걱정을 덜고 좀 더 수월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있죠.”
환자를 통해 배운 노년의 가르침
병에 걸렸을 경우를 상상할 때는 담담해도 막상 현실로 닥치면 낙담할 수밖에 없다. 이성적인 판단이나 결정이 어려울 수도 있는 것이다. 김 교수는 누구든 질병이나 삶의 마무리에 대해 미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질병에 걸렸을 때의 치료 범위를 미리 결정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심사숙고한 뒤 자신의 뜻을 밝혀둔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가족들이 우왕좌왕하거나 불필요한 치료를 하는 일이 줄어들겠죠. 이는 현장 의료진에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건강할 때 미리 이러한 고민을 해보고 자기만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환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는 김 교수이지만, 그도 때로는 환자를 통해 배우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찾는 수많은 노인이 결국 인생 선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늘 환자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도 화목하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부나 가족들을 보면 ‘젊었을 때 어떻게 사셨기에 주변 사람들이 저리도 행복하게 잘 살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죠. 반면 환자에게 무관심하거나 불화와 이견이 많은 가족을 보면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모두 인생을 잘 산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점을 깨닫기도 하고요.”
그러한 인생 선배들을 바라보며 김 교수는 자신의 노후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지금보다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일할 수 있는 노후가 되길 바랍니다. 또 나만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 그리고 받은 것들을 나눌 수 있는 노년을 살고 싶네요.”
전립선비대증은 중장년 남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하지만 생식기 질환을 부끄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수술 부담 등으로 말 못 할 고민으로만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요도를 압박해 소변길이 좁아지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이동환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은 잔뇨감, 야간뇨, 빈뇨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고 장기간 지속되면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감추고 미루기보다는 여성들이 산부인과를 가듯 정기적으로 비뇨기과를 찾아 배뇨와 전립선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방치하면 요로결석 등 원인… 전립선암 발생과는 상관없어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위치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배뇨와 생식기능에 관여하고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은 크게 소변을 볼 때 느끼는 배뇨증상과 소변이 방광에 찰 때 느끼는 저장증상으로 구분한다. 배뇨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약뇨, 배뇨 시작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주저, 소변을 본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 등이다. 저장증상은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고 느끼는 빈뇨, 야간에 소변을 보기 위해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야간뇨,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서 참기 어려운 요절박 등이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방광 속에 정체돼 있는 소변으로 인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하고, 더 진행하면 신장 기능이 악화하면서 신우신염이나 급성전립선염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립선암 발생과는 상관이 없다.
간혹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가 발생해 응급실에서 소변줄을 삽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술 마신 후나 감기약 복용 후 이러한 급성 요폐가 많이 생기는 만큼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음주를 피해야 한다.
◇약물치료 우선 적용, 증상 개선 없으면 수술 고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 시켜 소변 배출을 돕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고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나 혈뇨가 지속될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수술치료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전립선동맥색전술(PAE)이 대표적이다.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은 소변이 나오는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집어넣은 뒤 내시경에 부착된 특수기구를 사용해 커진 전립선 조직을 긁어내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KTP레이저 수술과 홀뮴레이저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KTP레이저 수술은 내시경을 통해 레이저 고열로 전립선 조직을 태워 없애 요도를 넓혀주는 수술이다. 홀뮴레이저 수술은 전립선을 감싸는 맨 바깥의 막과 비대해진 전립선 사이를 통째로 분리해 몸 밖으로 제거한다.
◇고령·수술 부담으로 ‘전립선동맥색전술’ 新대안 부상
최근에는 전립선절제술에 대한 부담 등으로 전립선동맥색전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수술에 대한 부담은 물론 전신마취나 피부절개로 인한 흉터와 출혈 등의 걱정 없이 빠른 회복으로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에 1.8mm 두께의 도관을 삽입해 전립선으로 가는 동맥을 찾아 색전 물질을 투입하고 혈관을 차단해 환자의 배뇨 관련 이상 증상을 치료한다. 전립선 동맥이 차단되면 자연스럽게 전립선이 수축되고 전립선 비대에 의한 증상이 호전된다. 시술 시간은 1~2시간, 입원 기간은 2~3일 내외다. 전립선동맥색전술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의료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시술로 수술보다 비교적 안전하고 특히 전립선 비대가 심한 환자에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전립선동맥색전술 유럽심혈관·인터벤션영상의학회(CIRSE) 표준에 따르면 전립선동맥색전술의 임상적 성공률은 1년 75%로 보고됐고, 전립선 부피가 80㎖ 이상인 환자에서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퇴동맥과 손목동맥 중 어디로 접근하더라도 효과 측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대퇴동맥의 경우 시술 부위의 출혈 위험으로 시술 후 6시간 정도 누워서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반면, 손목동맥을 통한 접근은 시술받은 왼손 외에 활동에 제약이 적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장(키)이 큰 환자나 혈관에 죽상경화가 심한 환자는 기구의 제한이나 혈관 상태 때문에 대퇴동맥으로의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신장과 혈관 상태 등을 고려해 대퇴동맥이나 손목동맥 중 어디로 접근할지 정해야 한다.
심동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고령이나 다른 합병증으로 전신마취가 어려운 환자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은 전립선동맥색전술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최근 연구결과 수술에 따른 성기능 장애나 역행성 사정 등의 합병증이 없는 것은 물론 효과 면에서도 전립선전제술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했다.
혈압약을 처방받은 고령자가 복용량을 줄이더라도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옥스포드대학 제임스 셰퍼드 박사는 미국의사협회지를 통해 수축기혈압 150mmHg 이상인 8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복용하는 강압제수와 혈압조절의 관련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로서 강압요법으로 치료한다. 강압치료가 80세 이상에서도 효과적이라 사실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반면 복용 약물이 많은 고령자에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일상임상에서 강압제를 줄였을 때 안전성과 효과를 검토한 무작위 비교검토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셰퍼드 박사는 이번에 2종류 이상의 강압제를 복용하는 복수의 만성질환을 가진 8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혈압조절 상황, 삶의 질 저하, 부작용 없이 강압제를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대상자는 평균 84.8세의 569명으로 남성이 51.5%, 여성이 48.5%였다. 이들을 혈압약을 줄인군(감약군 282명)과 줄이지 않은 군(대조군 287명)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12주 후 수축기혈압 150mmHg 이하 달성률 등을 관찰했다.
그 결과 수축기혈압 150mmHg 미만 도달 환자 비율은 감약군에서 86.4%, 대조군에서 87.7%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수축기혈압의 평균 변화량은 대조군 대비 감약군에서 높고 3.4mmHg의 차이를 보였다. 중증 부작용을 한번 이상 경험한 비율은 감약군 4.3%, 대조군 2.4%였다. 삶의 질, 부작용 등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셰퍼드 박사는 “고혈압을 가진 고령자의 경우 복용 중인 혈압약을 줄여도 수축기혈압 조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장기적 임상예후를 밝혀내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인구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퇴행성 뇌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으로 완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진행 지연과 증상 개선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내과 박성욱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파킨슨병의 증상과 한의학 치료법을 알아봤다.
◇희박한 완치율과 약물치료 한계
파킨슨병은 노화와 함께 도파민을 분비하는 흑질의 뇌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이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조절하는 물질인데, 분비되지 않으면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또한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변비 등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들도 흔하게 나타나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된 퇴행성 뇌질환이라 완치가 어렵다. 때문에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춰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게 치료의 목표다. 서양의학에서 사용되는 치료제들 역시 이런 관점에서 사용되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이 많고, 부작용 등으로 장기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도파민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환자들이 약효 감소나 운동동요, 이상운동증 등으로 약물을 통한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많은 파킨슨병 환자가 보완 대체 요법을 활용한다. 한의학 치료는 파킨슨병의 떨림이나 경직, 보행장애 같은 운동기능의 개선과 통증 조절 등에서 효과가 입증됐다.
◇한방치료 등 보완 대체 치료 관심
한의학 치료는 여러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발현된 증상은 개선하며 이에 더해 기존 도파민 약물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첫째, 한약과 침치료, 봉독약침 치료는 뇌신경세포 즉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해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한다. 일본에서는 파킨슨병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5년간 연구를 진행, 도파민 보충요법과 침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도파민 보충요법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효과적으로 지연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둘째, 한방치료를 통해 운동기능,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잡기와 보행기능, 통증, 우울 증상 등 환자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박성욱 교수팀은 임상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한방치료의 병행으로 운동기능, 균형유지능력, 우울증 정도와 삶의 질이 개선되며, 치료 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했다.
셋째, 파킨슨병의 표준치료제인 도파민과 한방치료의 병행을 통해 약물치료의 효과를 높여 복용량을 줄이고, 도파민 복용으로 인한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박성욱 교수는 “파킨슨병처럼 장기적으로 진행되며, 일상생활과 병행돼야 하는 형태의 병일수록 환자의 병과 삶에 대해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전인적인 치료가 중요하다”며 “환자 개개인 상태에 맞춰 주요 증상이나 병의 진행상태,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동시에 고려해 파킨슨병을 관리하는 한의학적 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