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있는데 잘 안 되는 것이 있다. 사회공헌도 그렇다. 시간과 돈에 여유가 있을 때 하자고 마음먹지만 그런 여건은 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단한 결심 없이도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작지만 큰 방법을 소개한다.
생활 속 지구 살리기
지난 열두 달, 정말 더웠다. 과장이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인류는 12만 5000년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다. 기후 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평균보다 1.32℃나 높았다. 파리협정에서 각국이 넘지 않기로 합의한 기온 상승 한계치 1.5℃에 근접한 수치다.
기후 위기는 사회ㆍ경제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얼굴을 한다.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가 쏟아진 이튿날, 부잣집 안주인은 말한다. “비가 와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없네요.” 갑작스러운 비에 반지하는 죄다 잠겼는데 말이다.
‘기후 동행’을 위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응 방법은 주방에서, 거리에서, 또 주변 카페에서 찾을 수 있다. 다회용기 사용, 자동차 대신 녹색 교통수단(대중교통, 자전거, 걷기) 이용부터 시작해보자. 있는 물건을 재활용하고, 새활용(업사이클링)하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하며 지구도 살리는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는 운동)도 좋다.
지구를 식히기 위한 습관 들이기가 어렵다면 포인트라는 보상을 활용할 수도 있다. 여러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중이다. 대표적인 제도는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실천’이다.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실천’은 한국환경공단이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 실천 행동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 컵 이용, 일회용 컵 반환, 리필 스테이션 이용, 무공해차 대여, 친환경 제품 구매,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 폐휴대폰 반납 등에 참여하면 회당 1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연 상한액은 7만 원이다. 전기·상수도·도시가스 사용량을 절감하면 감축률에 따라 탄소포인트를 주는 ‘탄소중립포인트에너지’ 제도도 있다.
봉사와 보람을 한 번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이들도 멀리서 찾을 것 없다. 본지 사무실이 있는 강남구의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선생님, 어디 계세요?”부터 묻고는 이렇게 말했다. “봉사는 거주 지역 인근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아서요.”
누가 도움을 청하는지는 ‘1365자원봉사포털’에서 알 수 있다. 봉사 지역, 봉사 분야, 활동 구분(온라인, 오프라인, 온오프라인), 봉사 대상을 검색하면 전국 각지의 봉사처 조회와 신청까지 가능하다. 포털에 부가정보를 입력해두면 ‘맞춤형 자원봉사’도 추천받을 수 있다. 봉사를 마치면 자원봉사 확인서가 발급된다.
봉사학교에 입학할 수도 있다. 바로 ‘노노스쿨’이다. 행복에프엔씨재단이 운영하는 ‘노노스쿨’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설계하는 신중년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학교처럼 운영되고 있다. 입학하면 9개월여 무상 교육이 이뤄진다. 연간 일정에 따라 식문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를 배운 학생들은 졸업 후 졸업생 봉사단 ‘노노프렌즈’ 소속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봉사와 일자리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도 있다.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중장년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 참여자는 봉사를 통해 보람은 물론 새로운 커리어 탐색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보람일자리’와 이음길HR의 ‘기업 퇴직자 사회공헌 뉴스타트 일자리’가 있다.
각자 특기를 살린 재능기부형 일자리 사업도 있다. 시니어에게 주목받는 사업 중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이 200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다. 여성 어르신을 선발·교육한 뒤 전국 유아 교육기관에 파견해 유아 대상으로 옛이야기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1년여간의 교육과정이 결코 쉽지 않지만 보람 있고 활동 수당도 높은 편이라 지원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자신의 저서와 각종 방송에서 노화와 노쇠 개념을 설명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던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최근 책 ‘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을 펴냈다.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는 4050 세대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22가지 건강 전략과 조언을 담았다.
건강하게 나이 들고 활력 있는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질병 유무, 혈압, 운동 시간 등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뿐만 아니라 휴식, 마음챙김, 인생 목표, 자기효능감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강 요소를 모두 고려한 내재역량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건강법을 적용하면 건강을 해치거나 오히려 병을 키우게 된다.
저자는 그동안 집필한 책에서 노화의 여러 측면과 건강의 큰 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구체적인 생활 습관은 다루지 않았다. 좋은 정보가 이미 충분히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료실 안팎에서 잘못된 건강 관리로 건강을 해치는 사람, 동년배보다 심한 노쇠를 경험하는 사람, 가속노화로 여러 만성질환을 앓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안타까운 마음에 이 책을 썼다.
정희원 교수는 책을 통해 효율적으로 먹기, 제대로 움직이기, 뇌 건강 지키기라는 세 가지 주제 아래 큰 돈 들지 않고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 내재역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실질적인 22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먼저 1부 ‘노화 이해하기 : ‘오래’가 아니라 ‘건강하게’에 초점을 맞춰라‘에서는 노화와 노쇠의 개념,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우리가 당장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 이유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2부 ‘효율적으로 먹기 :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이제 양보다 질로 승부하라’에서는 식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식단, 다이어트 방법, 내 몸에 필요한 열량 계산법 등을 소개한다. 노화를 지연시키는 마인드(MIND) 식단법과 많은 현대인들이 복용하는 영양제가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다뤘다.
3부에서는 ‘제대로 움직이기 : 남은 50년을 위해 근육 테크를 시작하라‘를 주제로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제대로 걷는 방법, 앉거나 설 때 올바른 자세, 유연성을 늘리는 규칙적인 스트레칭 방법 등을 소개하고, 남은 인생을 좌우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코어와 둔근 강화 운동법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4부 ‘뇌 건강 지키기 : 호흡부터 스트레스 관리까지, 뇌와 몸의 연결성을 이해하라’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적정 수면 시간을 찾는 방법, 스트레스 관리법,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호흡법 등을 소개하면서 일상생활에서 쉽게 정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한다. 또한 노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정신의 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인지 예비능’을 높이는 방법도 소개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60세의 기대 여명은 26년 정도로, 한 사람이 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한 만큼의 기간과 비슷하다”면서, “인생 이모작 시대가 시작됐다는 뜻인데, 이는 몸과 마음이 젊은 상태, 내재역량이 충만한 상태일 때 가능하다. 이 책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평소에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하게, 느리게 나이 드는 생활 습관으로 많은 분들이 성공적인 인생 이모작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저자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으며, 응급실에 실려온 노인 환자가 처방받아 복용하던 약 중 특정 약을 빼자 며칠 만에 멀쩡해지는 모습을 보고 노인의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에서 이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으며,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지속 가능한 나이듦’,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등이 있다.
중장년의 노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법적으로 ‘노인’은 65세부터라지만, 현장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60대까지 중장년이라고 봤다. 100세 시대에는 인생 3막을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는데, 특히 사회공헌 활동에 50~70대 시니어들이 필요하단다.
기존 ‘사회공헌’이 독거노인, 치매 노인 등 취약 계층에 있는 이들을 지원하는 성격이었다면, 이제는 은퇴자의 인생 2막, 인생 3막을 위해 개인의 욕구를 반영하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2017년 고용노동부는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50·60세대를 ‘신중년’으로 정의했다.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주역이면서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이중고를 겪는 마지막 세대이고, 이들의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고 봤다. 고용노동부는 보람 있는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신중년의 사회공헌 활동 수요가 많은 데 비해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신중년의 자원봉사 활동은 질이 높지만 참여율은 낮았다. 이들의 노하우나 전문지식을 활용한 재능봉사가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노인의 실질은퇴 연령은 약 71세이며 일하기를 원하는 이유 1위는 생활비(58.3%)였지만, 2위는 보람(34.4%)이 차지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사회공헌 활동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 분명했다. 이전 세대보다 고학력자와 전문직이 많은 신중년이 은퇴 후 더 많은 영역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는 주된 직장에서부터 인생 3모작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 활동이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면서 보람과 만족을 얻는 활동이다. 크게 자원봉사와 사회공헌 일자리로 나뉜다. 자원봉사는 노력봉사, 재능기부, 프로보노 세 가지가 있다. 노력봉사는 자신의 경력과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로 ‘연탄 배달’과 같이 과거에 주를 이뤘던 영역이다. 재능기부와 프로보노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서 대가 없이 하는 것으로, 최근 이 영역이 활성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서울시50플러스재단 등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소정의 급여도 받고 전문성을 살려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도 늘었다. 민간 기업에서는 은퇴 전 전직지원 교육을 통해 어떤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지 안내하는 곳이 많아졌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국립세종수목원은 ‘신중년 사회공헌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세종시 일자리정책과 주도로 이뤄지는 사업인데,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식물 관리와 고객 서비스 부분에 신중년이 참여하고 있다. 의무실의 경우 양호교사, 간호사 자격증이 있는 신중년이라면 재능기부로 참여할 수 있다. 노동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자원봉사 성격을 띤다. 권진온 수목원운영실 실장은 “비영리집단에서 신중년의 사회공헌 참여를 원하는 수요가 많다. 외국의 수목원은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시스템이 미비한 실정”이라면서 “중장년분들은 1년, 2년 단위로 오랜 시간 활동에 참여하시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목원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청 자료를 보면 50세 이상 응답자 중 80~90%는 봉사활동 참여 의지가 있다고 답했지만, 실질적인 매칭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아직 약하다”면서 “사회공헌 활동이 더 알려져서 더 많은 신중년이 보람도 느끼고 사회공헌에도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돈·시간·보람 세 마리 토끼 잡는 ‘징검다리’
그동안 쌓아온 경력·경험·노하우를 녹여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사회공헌 활동은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사회공헌 활동이 무조건 일자리로 연결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새로운 영역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이 은퇴 후의 삶을 그리는 데 사회공헌 활동이 매우 적합한 활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영록 이음길 사회공헌 뉴스타트팀 팀장은 “일단 재능기부 활동을 해보라”고 권한다. 한 달 살기를 하더라도 그곳에서 ‘보람’을 주는 일을 찾아야 한단다. 취미 활동과는 또 다른 영역이다.
“재능기부 활동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에요. 내가 원하는 단체나 기관에서 자원봉사 성격의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교육을 받아 동호회를 구성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이후에는 협동조합 등으로 조직을 구성하면서 영역을 확대하는 거죠.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 느끼고, 큰돈은 아니더라도 노후에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목표로 삼으면서 보람도 얻어요. 사회공헌 활동은 돈·시간·보람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입니다.”
박 팀장은 중장년이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퇴장이 빠르다고 지적했다. 풀타임 근무가 생각보다 힘들어지는 나이이기에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박 팀장은 인생 3모작 설계를 하면서 차근차근 사회공헌 활동을 징검다리 삼아 신중하게 나아가기를 권했다.
프로보노의 경우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직종 중장년의 재능기부 활동이 주를 이룬다. 전오석 상상우리 프로보노팀 팀장은 “전문직 종사자라면 전문성을 살려 현직에 있을 때부터도 프로보노 활동으로 사회공헌을 할 수 있다”면서 “은퇴한 중장년이라면 사회공헌 활동이 재취업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재능기부라고 하면 나의 경험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이 활동을 통해 중장년분들이 많이 배워간다”면서 “대부분 직무의 최고 정점에서 은퇴하기 때문에 다시 실무 감각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기업과 라포를 쌓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드문 경우긴 하지만 기업과 합이 잘 맞아 해당 기업으로 재취업 되는 사례도 있다.
박영록 팀장과 전오석 팀장은 다만 사회공헌 활동 영역에서의 ‘매칭’이 아직은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중장년의 전문성이 필요한 기업의 구체적인 수요와 실제 적용 가능한 전문성을 가진 중장년을 정확하게 이어주는 게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중간에서 이들을 연결해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고, 매칭을 위한 또 하나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앞으로 사회공헌 영역에서 중장년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60대 이후 실질적으로 주된 일자리를 이어가거나 취업 시장에서 다시 활동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기에, 돈·시간·보람 세 가지를 얻을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MINI INTERVIEW
‘경력단절’ 사회적 죽음 ‘선택’으로 살아나다
강남의 고층 빌딩이 내려다보이는, 해가 잘 드는 교육장. 이음길 사회공헌 뉴스타트의 마지막 수업 시간이다. 교육하는 강사도, 수업을 듣는 수강생도 눈을 반짝였다.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수강생들의 모습에서 열의가 느껴졌다. 이곳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다는 이경원(61) 씨를 만났다.
이경원 씨는 경력단절 여성이다. 육아에 전념하다가 공부를 해 사회복지사로 15년 남짓 일했다. 그리고 정년이 되어 퇴직한 순간, 이 씨는 죽음이 이런 것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사회적인 죽음 말이다.
“출근도 못 하죠. 활동도 못 하죠. 처음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우울했고요. 내가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이 아니라 아직 더 활동할 수 있고 재미있는데, 법적으로 환경적으로 정년이니까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하니 더 힘들더라고요. 나는 갈 수 있는데, 가면 안 되니까요. 다시 재취업하려니 기업이 저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나이가 있으니까요.”
어느 날 인터넷 쇼핑을 하던 이 씨 눈에 문구 하나가 들어왔다. ‘사회공헌 뉴스타트’라는 두 단어다. 이경원 씨는 “두 단어가 딱 와 닿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처음 교육을 오기 전까지 긴가민가했단다. ‘그냥 한번 들어보자’는 마음이었다.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에요. 내가 120세까지 산다고 하면 살아온 만큼 앞으로 더 살아야 하는데, 어떤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지 알려주는 이 수업이 저의 인생 방향을 잡아주더라고요. 수업이 제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울하고 힘들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 저의 숨을 잠시 트이게 해주면서 ‘앞으로 내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방향성을 제시해주더라고요. 심폐소생술이랄까요?”
물론 수업을 막상 들어보니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게 쉽지만은 않게 느껴졌다. 사회적기업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 씨는 수업을 들으면서 ‘그럼 스스로 나의 일자리를 만들어볼까?’ 생각하게 됐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모여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돕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졌다. 사회복지사로 일했기에 사회공헌 활동에는 일찍이 관심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고민해본 건 처음이다. 이경원 씨는 퇴직 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 혹은 60대를 맞이한 이들에게 “선택하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인터넷에서 문구를 보고 기본 정보를 입력한 후 이곳에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선택이 있었잖아요. 도전은 선택이더라고요. 도전해보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선택하라고 하면 해볼 만할 것 같죠? 우리 중장년이 고집이 참 세요. 그동안 해온 것들이 있어 그렇죠. 그런데 제 생각에는 고집을 부리면 선택을 못 하더라고요. 다른 분들도 내가 판단하기에 좋든 나쁘든 일단 선택하고 도전해보시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 역시 앞으로도 선택할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매일 선택하고 실행해보시면 어떨까요?”
◇사회공헌 뉴스타트 보건복지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이음길HR이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는 기업 퇴직(예정)자들에게 교육과 현장실습을 통해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통하는 뇌졸중은 ‘뇌혈관 질환’과 같은 말이며, 흔히 ‘중풍’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4위의 질환으로, 연간 10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혈관이 수축돼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뇌졸중에 대한 궁금증을 이한빈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뇌졸중은 혈관의 문제로 뇌에 손상이 생기고 뇌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뇌혈관 질환을 통틀어 말한다. 그중에서도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을 ‘뇌경색’이라 하고, 뇌혈관이 터짐으로써 발생하는 출혈성 뇌졸중을 ‘뇌출혈’이라고 한다.
노인이 되면 혈관 자체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혈관 모양 등 퇴행성 변화가 찾아온다. 동시에 뇌졸중의 위험 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장 질환 등의 발병률이 높아진다. 노인에게 뇌졸중 발병률이 높은 이유다.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므로 전조 증상을 미리 인지하는 것이 좋다. △얼굴 부위, 입술이나 눈꺼풀이 한쪽으로 치우친다 △팔이나 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마비된다 △말할 때 발음이 어눌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 △갑자기 심한 두통이 발생한다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뇌졸중 우려가 크다. 또한 뇌졸중은 시간을 다투는 병인 만큼 무엇보다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즉시 방문해야 한다.
Q. 겨울에 뇌졸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겨울에는 기온이 낮아서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이 수축합니다. 이로 인해 뇌혈관의 피로도가 증가해서 혈전이 형성되거나 파열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또한 겨울은 실내외 온도차가 크고 환기가 부족해서 감기나 독감 등의 감염병이 유행하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감염은 혈액의 응고 능력을 높이고 혈관의 염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 뇌졸중이 치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두 질환의 상관관계와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뇌졸중과 치매는 둘 다 노인성 질환입니다. 뇌졸중과 연관된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관이 손상돼 뇌 조직에 혈류가 차단되거나 감소하면서 발생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와 관련 있습니다. 갑자기 또는 뇌졸중 후에 발생할 수 있으며, 증상은 뇌 손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과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 영상 검사나 혈액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Q. 증상이 나타난 후 4~5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긴급 상황에서 시행하는 혈전 용해제(주사제) 투여는 어떤 효과가 있나요?
혈전 용해제(주사제)는 허혈성 뇌졸중의 급성기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증상이 나타난 후 최대한 빠른 시간에 사용할수록 혈전을 녹이는 효과가 크고 생존율도 향상됩니다. 이러한 혈전 용해제 사용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즉 골든타임 이내에 투약해야 출혈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더라도 효과가 크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에 따라 사용합니다.
Q. 뇌졸중 환자가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항혈전제 약(아스피린 포함)은 부작용 위험도 높다고 봤습니다. 어떤 위험이 따르나요?
허혈성 뇌졸중 환자가 뇌졸중 재발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 항혈전제 약은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아 혈전을 예방하는 약물입니다. 따라서 항혈전제 약은 출혈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항혈전제 약을 오래 복용하면 나타나는 부작용에는 위장관 출혈, 뇌출혈, 혈소판 감소증 등이 있습니다.
Q. 요즘은 스텐트(금속 그물망) 시술을 포함한 뇌혈관중재시술이 많이 시행된다고 하는데,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뇌혈관중재시술은 뇌졸중이 발생한 경우 혈관 내부로 기구나 약물을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거나 출혈을 막는 치료 방법입니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가늘고 긴 관을 혈관 내부로 삽입해 혈전을 직접 제거하거나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을 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 발병 후 24시간까지 시행할 수 있습니다. 뇌혈관중재시술의 장점은 뇌손상을 최소화하고 뇌기능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시술 중 출혈이나 재협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Q. 후유증도 큰 질환이고 재활 치료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데 재활 치료는 어떻게, 얼마 동안 진행되는 편인가요?
뇌졸중 치료 후 후유장애에 대한 재활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발병 후 6개월까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초기에 환자 맞춤형 재활 치료를 집중적으로 받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재활 치료는 운동 치료와 작업 치료로 나뉘며, 운동 치료에는 중추신경 발달 재활 치료, 수동·능동 관절 가동 운동, 점진적 저항 운동, 균형 훈련 등이 있습니다. 작업 치료는 수부 미세 운동 치료, 삼킴 치료, 인지 기능 및 일상생활 훈련을 합니다. 이 밖에 다양한 재활 치료 기법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합니다.
Q. 뇌졸중 예방에 도움 되는 음식과 생활 습관은 무엇이 있나요?
무엇보다 혈압 관리가 중요합니다. 고혈압은 가장 큰 뇌졸중 발생 위험 요인입니다.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동물성 지방이 적은 지중해식 식단으로 식사할 것을 추천합니다. 심뇌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 치매 등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5년간 국내 고용률이 상승한 반면, 전 세대 중 40대만이 고용률 하락세를 보였다. 40대는 이혼률, 자살률 또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두드러지며, 상당 부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주목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12월 발표한 ‘50+정책동향리포트’에는 40대를 위한 중장년 정책의 확장 필요성이 언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취업자 수는 2022년 7월 이후 계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10~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국제 비교 자료에서도 이러한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 40대의 고용률은 2021년 77.3%로 OECD 평균 82.5%에 비해 5.2% 낮았다. 이는 38개국 중 31위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40대 퇴직자 중 47.8%(2022,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휴·폐업, 명예퇴직, 조기퇴직, 정리해고 등 비자발적 퇴사자라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것. 이와 더불어 2023년 경기둔화,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으로 건설, 금융 분야에서 구조조정이 추진돼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40대가 처한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2023년 신용회복위원회에서 발표한 최근 5년(2019~2023) 소액금융 지원 건수 및 금액을 살펴보면 채무 성실 상환자를 위한 긴급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가 바로 40대였다. 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채 부담이 40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경제적 위기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다. 2022년 자살률이 전년 대비 3.2% 소폭 감소했음에도 40대의 자살률은 2.5% 증가했다. 40대 남성의 자살원인 1위는 경제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통계청, 2023). 또, 전 연령대에서 40대의 이혼률이 가장 높았는데, 2023년 이혼사유 2위는 경제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환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보고서를 통해 “40대는 일자리, 경제, 관계 등 3대 위기를 경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특히 2024년 일자리 관련 예산은 청년 및 노인에게만 집중됐고, 40대의 지원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들 세대의 취업난은 가계소득 감소, 소비 위축 등 경제 악영향과 중장년의 관계 위기로 이어져 중앙정부 지원이 미비한 시점에서 서울시 40대의 노후준비를 위한 지원방안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3대 위기에 직면한 40대를 위해 다음과 같은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40대의 직업전환 및 직업역량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재 서울런4050 정책을 통해서 이를 좀 더 심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다양한 일자리 진입을 위한 직업·직무능력개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일자리 연계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40대가 관계를 회복하고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40대 특화 전용 직업전환 및 소통 공간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3 서울시 보람일자리 성과공유회가 15일 오전 10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참여자가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의 한 해를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보람일자리는 연륜과 전문성을 지닌 중장년에게 지속적인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안정된 노후를 지원하기 위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사업이다. 2015년 442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2023년 5149명이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참여자 수와 규모가 증가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환기 중장년 집중지원 프로젝트 ‘서울런4050’의 일환으로 생애전환기인 40대도 참여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시대에 발맞춰 문화·예술·미디어, 환경 분야를 강화해 ‘중장년미디어활동가’, ‘도서관지원단’, ‘에너지컨설턴트사업단’ 등을 신설해 새로운 일자리 경험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는 신규 사업 중 하나인 중장년미디어활동가 분야의 참여자였던 윤이다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오프닝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을 모티브로 한 ‘케이휠댄스프로젝트’ 팀의 공연이 펼쳐지며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후 장애인사업지원단 이지선 씨와 빗물관리지원단 김효 씨의 개회선언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성과보고를 맡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이성수 사업운영본부장은 “서울시 보람일자리는 중장년이 자신의 경력을 발휘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 사회적 소속감을 얻는 동시에 적정한 근로시간을 통해 여가 활동을 겸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중장년 시민들에게 최적화된 서울시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특히 올해 출산·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거나 가구 여건 등으로 정규 일자리를 갖기 어려웠던 40대 여성들의 참여가 많았다. 보람일자리 경험을 발판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와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런4050 시행으로 234명의 40대 참여자가 보람일자리와 인연을 맺었다. 한국통계연구소 의뢰 조사 결과, 중장년 참여자들은 높은 만족도(86.8점)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참여자들과 함께 호흡했던 활동처(92.9점)와 최종 수혜자인 시민(95.3점)들의 만족도도 또한 상당히 높았다.
이날 행사에 축사를 위해 참석한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참여자와 수혜자들의 반응과 만족도가 좋은 만큼, 계속되는 사업을 통해 많은 분들이 함께해나가며 더 큰 기쁨과 보람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서울시 또한 지난 1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사업을 잘 챙겨나가겠다”고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축하했다.
이어진 ‘2023 보람일자리 유공자 표창’ 순서에서는 분야별 총 37명의 유공자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이후 시각장애인생활이동지원, 건강코디네이터, 소상공인온라인홍보마케팅 분야 참여자들이 단상에 올라 좌담 형태로 활동 우수사례를 나누는 것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한편 2023 보람일자리 사례집 ‘모두를 위한 내 꿈. 다시 뛰자, 보람일자리’를 통해 참여자 및 활동처, 수혜자들의 더 자세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해당 사례집은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홈페이지 또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매거진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온·온프라인 기사로도 확인 가능하다.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살면서 한 번쯤 봤을 퀼트 제품. 퀼트는 ‘이불이나 쿠션 등에 누비질을 해 무늬를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퀼트마을 협동조합’의 대표이자 업계에서 대모로 통하는 김은주 씨는 “퀼트는 천으로 그리는 그림”이라고 표현한다. 30년 넘게 바늘을 손에서 놓아본 적 없을 정도로 그는 퀼트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중이다.
김은주 씨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퀼트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개인전도 여러 번 열었다. 20년 넘는 기간 퀼트 교육도 진행해 전국에 그를 거쳐간 제자가 30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그러한 가운데 김은주 씨는 교육 이상으로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제자들과 뜻을 모아 2015년 사회적경제기업 ‘퀼트마을 협동조합’(이하 ‘퀼트마을’)을 열었다.
현재 7명의 조합원 개개인은 각자의 지역에서 숍을 운영하면서 협동조합 활동도 펼치고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성장 중인 가운데, 올해 서울시 보람일자리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의 도움을 받아 퀼트마을은 더욱 날개를 달았다.
“퀼트 숍을 운영하려면 최소 10년의 경력이 필요해요. 그 제자들을 불러서 ‘우리 완제품 판매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대부분 퀼트 숍에서 교육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 산업이 발전하려면 완제품 판매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야 많은 사람이 퀼트를 알게 되고, 우리가 할 일도 많아지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완제품을 얼마에 파느냐였는데, 3년의 연구로 합리적인 가격을 정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홍보마케팅 효과 톡톡
어느 날 김은주 씨는 서초구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이 있는데 도움을 받아보지 않겠냐는 연락이었다. 김은주 씨는 도움이 될 부분이 분명히 있고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사업 지원을 받기로 했다.
“퀼트 제품은 온라인 판매가 어려워요. 하늘 아래 똑같은 퀼트 제품은 없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죠. 그리고 퀼트 제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봐야 하거든요. 온라인 홍보로 알려졌으면 한 부분은 퀼트마을에서 완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이었어요. 국내에서 퀼트 완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거든요. 그 사실만 알려져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소상공인 온라인 홍보마케팅 사업단은 소상공업체 및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온라인 플랫폼 구축 및 홍보 콘텐츠 제작 지원을 통해 경영 활성화 증진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일자리다. 퀼트마을 홍보는 김현숙, 최은영 활동가가 맡았다. 활동 기간은 4월부터 12월까지(기존 계획에서 한 달 연장)로, 그들은 자신의 SNS인 블로그에 매달 퀼트마을 관련 포스팅을 게재했다.
“가방, 모자, 방석 등 매달 다룰 아이템을 다 정해놓았어요. 예를 들어 설명하면, 10월 아이템은 배낭이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활동가분들이 오시는데, 그날 제가 만든 배낭을 하나하나 설명해드렸어요. 사진 촬영도 진행하고요. 다른 지역에 있는 조합원분들의 배낭 사진도 제공해드렸습니다. 그러면 활동가분들이 글과 사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해주시죠. 두 분께서 정말 열정적으로 활동해주셨어요. 주말 행사에 와주신 적도 있고, 지방에서 하는 행사는 홍보 글을 선뜻 써주셨죠. 그 모든 것이 감사했습니다.”
조합원들은 퀼트 작업을 하느라 홍보할 시간이 없는데, 그 시간을 활동가들이 채워준 셈이다. 김은주 씨는 블로그 홍보 이후 손님도 늘고 매출도 상승했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블로그 글은 없어지는 게 아니고 계속 남아 있지 않나. 계속해서 입소문이 나고 홍보 효과가 더 좋아질 것 같다”면서 퀼트마을에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취미를 직업으로
김은주 씨의 첫 번째 목표는 퀼트마을에서 완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더 널리 알려지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작품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다.
“제품과 작품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품은 가방, 지갑 등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죠. 작품은 한계가 없어요. 벽걸이가 될 수도 있고, 카펫이나 이불로 쓸 수도 있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사용처를 개발해달라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손재주가 뛰어났던 김은주 씨는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고 교사의 길을 걸어야 했다. 결혼 후 육아를 하면서 일을 그만둔 그는 그제야 자신이 좋아하는 바느질을 취미로 하게 됐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접한 퀼트의 세계에 푹 빠져버렸다. 김은주 씨는 “재밌으니까 오랜 시간 하는 거다. 평생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늙어도 마음은 똑같아’ 하시던 말의 의미를 느끼는 요즘입니다. 또 현재의 50~60대는 과거의 인식과 달리 젊고 열정이 넘치잖아요.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재밌게 사시면 좋겠습니다! 취미 생활을 즐기다 보면 직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경우잖아요. 특히 제자들이 퀼트 작가, 선생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 뿌듯함을 많이 느껴요.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취미가 직업이 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서른 중반에 딸아이의 장애를 알게 됐을 때 이지선(40) 씨의 인생에 변곡점이 찾아왔다. 왜 나에게, 내 아이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억울하고 화가 났다. 나는 이제 뭘 할 수 있을까, 막막하고 슬프기도 했다. 그렇게 잠시 내리막을 걷는 듯했으나 이내 깨달았다. 그건 인생 2막을 열어준, 삶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준 지점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마흔, 그는 또 하나의 상승 좌표인 보람일자리를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이지선 씨에게 아이의 장애를 밝히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이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숨기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사실 그의 삶을 논하고자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이지선 씨는 서울시 보람일자리 장애인사업단의 참여자로 성민복지관에서 활동 중이다. 이러한 행보 역시 아이에 대한 경험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딸아이를 위해 치료실에 다니다 보니 다른 발달장애 아동들을 보게 됐고, 그 부모들의 삶도 보게 됐어요. 처음에 내 삶에만 몰입돼 있을 때는 원망스럽고 서글펐는데, 차차 그런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죠.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려면 제대로 된 공부가 필요한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더라고요. ‘그래, 일단 현장에 가서 보면 뭐라도 길을 찾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보람일자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꿈을 향한 출발점을 찾다
이지선 씨는 주 2회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성민복지관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활동을 보조한다. 그가 전담하는 이는 자폐증과 뇌변병장애를 동시에 갖고 있어 의사소통과 신체활동이 쉽지 않은 편이다. 뭐든 도움을 주고 즐거움을 나누고 싶지만 상호작용이 어려워 초반에는 꽤 막막했다고. 그래도 열심히 고민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하며 교류해나가는 중이다.
“제가 담당하는 분은 애착 물건이 테이프더라고요. 그걸 계속 뜯고 만지면서 감각 추구를 하는데, 다른 활동에는 관심도 적었고 잘 움직이지 않으셨죠.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색깔 테이프를 뜯어 바닥에 그림을 그리듯 붙여봤어요. 그랬더니 테이프 그림을 따라 조금씩 움직이고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런 긍정적 반응은 처음이었죠. 미약하지만 어떤 교감을 했다는 기분도 들었어요. 이렇게 조금이나마 그들의 일상에 동기부여를 줄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알아가려 합니다.”
이지선 씨는 현장 경험을 쌓는 동시에 이론도 공부하며 전문성을 다지고 있다. 올해는 대학원에 입학해 가을학기부터 전공 강의도 듣는다. 아직은 보람일자리도, 대학원 생활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것을 이룬 듯한 표정이다. 방황하고 막연했던 시기를 지나 새로운 출발점을 찾았기 때문일 터. 게다가 목표점도 생겼다. 바로 운동재활치료사가 되는 것이다.
“아직 수업을 들은 지는 2주밖에 안 됐지만, 명확한 꿈이 생겨 좋아요. 사실 아이 때문에 뭘 할 수 없을 거라고 낙담하곤 했는데, 아이 덕분에 이렇게 꿈도 찾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어요. 예전엔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긴 적도 있는데요. 그때 나의 정체성과 가치관에 대해 고민을 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누군가를 돕는 일을 가치 있고 기쁘게 여기더라고요. 지금 그런 것들을 실현하고 있고,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잖아요. 더 이상 내가 초라하지도 않고, 삶이 고통스럽지도 않습니다.”
행복한 선행,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꿈을 갖게 된 요즘, 일상이 마냥 꿈 같다는 이지선 씨다. 그는 자신과 같은 경단녀 엄마들에게 보람일자리를 적극 권하고 싶다 말했다.
“일단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는 분들에겐 최적일 것 같아요. 저도 일주일의 대부분을 아이 치료에 할애해야 하는데요. 보람일자리는 월 최대 57시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면 아이 돌볼 시간이 줄어드는데, 그럼 결국 일을 포기하게 되죠. 그러지 않으면 아이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고요. 적절한 시간을 투자하면서 제2의 직업을 고민하고, 그에 대한 도움을 얻는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이지선 씨는 원하는 분야가 분명했지만, 어떤 보람일자리에 도전할까 고민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경력을 발휘하거나 관심 있는 사업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분명 얻어 갈 게 많으리라고 말하는 그다.
“저도 막연히 시작했지만 여기 와서 경험 많은 선배 참여자들 이야기도 듣고, 관련 업무와 종사자들을 접하면서 알게 된 것들이 많거든요. 또 보람일자리는 특성상 선행(善行)이 바탕이 되는데,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기분 나쁠 수 있을까요? 어떤 분야를 택하더라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니, 그만큼 보람은 따라오리라 생각해요. 사실 보람일자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그만큼의 시간을 어영부영 보냈을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일을 함으로써 시간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일상의 루틴도 만들어져서 자기계발이 되는 듯해요. 무엇보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활동하고 어떤 기능을 한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기니, 아이들에게도 더 자랑스러운 엄마가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요즘은 그 말을 실감하고 삽니다. 아이들만 자라는 게 아니더라고요. 마흔 넘은 엄마도 함께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노사발전재단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소장 김미진)가 12월 20일 '여성 SW품질관리(QA) 전문가 직무설명회'를 개최한다.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 대강의실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이번 직무설명회는 SW품질관리 분야에 관심이 있는 40세 이상의 중장년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SW품질관리(QA)란 SW제품이나 프로젝트가 특정 품질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유지하는 작업으로, SW품질관리 전문가는 제품 출시에 앞서 품질을 테스트해 문제점, 보완점을 평가 및 관리하는 인력을 일컫는다.
이번 직무설명회에서는 SW품질관리 직문에 대한 교육을 비롯해 IT 시장에서의 여성진입 전망에 대해서도 두루 살핀다. 직무교육은 SW테스팅서비스 전문기업에서 직접 설명을 진행해, 현장의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 김미진 소장은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중장년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중장년내일센터의 사명”이라며 “이번 직무설명회를 통해 중장년 여성의 IT에 대한 관심을 증진시키고, 내년에는 채용연계 SW품질관리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취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직무설명회 정보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내일센터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아울러 노사발전재단 서울서부 중장년내일센터는 만 40세 이상 중장년층 대상 경력개발을 위한 생애경력설계 서비스부터 퇴직예정 근로자와 구직자를 위한 퇴직지원 프로그램, 사업주를 위한 특화교육 및 채용지원 등 맞춤 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와 강원도가 초고령 사회와 지역소멸 현상을 동시해 해결하기 위해 ‘골드시티’를 조성하기로 했다.
골드시티는 주거·취업·여가가 가능한 신도시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지방 상생형 주거정책의 일환이다. 강원개발공사, 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유관기관이 협력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지방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고자 하는 50·60세대가 주 대상이다. 이들이 골드시티로 이주할 때 소유한 서울 시내 주택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팔거나 신탁해 생활비(임대료)를 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탁한 서울 주택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청년·신혼부부에게 재공급한다.
골드시티가 들어설 시범 사업지는 인구감소 및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 도시 중 대도시 접근을 위한 교통 기반 시설과 지역거점 병원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선정한다. 첫 번째 골드시티는 삼척시에 조성되며, 약 3000가구 공급 계획이다.
김헌동 서울도시주택공사 사장은 지난달 15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에 사는 은퇴자나 젊은 사람들이 지방으로 이주하도록 돕는다면 서울(인구 과밀)과 지방(소멸 위기)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며 “은퇴자가 서울 강남에 보유한 아파트를 SH공사에 팔거나 지분을 넘기면 지방에서 주택연금을 받으며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골드시티 사업은 청사진 정도만 제시돼 있다. 이후 추진함에 있어서는 방향성을 확실히 잡아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희정 더가능연구소 연구실장은 단순히 인구를 이주시키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연히 사람이 모여들고 정착할 수 있도록 유인 요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과 관계를 맺고 교류할 수 있도록 지역 특색을 살린 일자리, 프로그램, 여가 활동 등 다방면의 개발이 필요한 셈이다. 개인과 지역의 정서적 관계가 쌓여야 하므로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실장은 지방과 개인의 관계를 축적하는 방법으로 일본의 관계안내소를 꼽았다. 빡빡하고 엄숙한 종친회가 아니라 밀양 박씨, 김해 김씨처럼 ‘전국의 ○○씨 모여라’ 하는 성씨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은 성씨가 등장한 최초의 지역에 모여 자신들의 시조와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리를 좁힌다. 운전면허 취득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기왕이면 지역에서 쓰라며 한 달 동안 지역에 체류하며 면허를 따고 지역을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라이선스 스테이(License Stay)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 하다. 가상의 지역 유적지를 돌며 미션을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포인트를 얻어 현실에서 사용하는 RPG 게임은 지역 자체가 거대한 놀이의 장으로서 매력을 발산하게 한다.
더불어 2주택자 세금 지원 등 경제적인 혜택도 명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시티를 세컨하우스로 활용하고자 하는 은퇴자도 있을 터. 두 개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세금에 대한 혜택이 이동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나 한 번만 들르는 뜨내기 인구 외에 다른 형태의 인구가 생태계에 스며들면서 지역의 팍팍한 구조에 숨구멍이 만들어질 수 있다”며 “우선 지역 환경 자체가 좋아지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