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4단계 연장? 전문가들 강화 대책 주문

기사입력 2021-08-05 11:04 기사수정 2021-08-05 14:53

▲김부겸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김부겸 국무총리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무조정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4주째, 전국 3단계 시행 1주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여전히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 거리두기가 개편 전보다 훨씬 느슨하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6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과 관련해 "추이를 하루 이틀 더 면밀히 지켜보고 6일에 다음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는 오는 8일 24시에 종료된다. 수도권에 4단계가 처음 적용된 지난 7월 12일 정부는 2주를 계획했다. 하지만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같은 방안을 2주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다. 4주째에 접어든 6일 정부가 강화된 개편안을 발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체계를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아 전국에서 확진자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어서다.

4일 0시 기준으로 비수도권 확진자 수는 지난해 초 대구·경북 중심의 1차 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다. 주말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사라진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25명에 달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1896명)에는 못 미쳐도 근접하는 수치다. 문제는 비수도권 확진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전체 국내 발생 확진자의 37.7%인 628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전국으로 여행을 떠난 수도권 시민들로 인해 여름 휴가가 끝나면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좀처럼 방역조치 강화 카드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 모임'의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일부 완화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 총리는 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오후 6시 이후 2인 이상 만나지 못하게 해놓은 것은 자영업자에게 너무 지나칠 만큼 혹독하다"며 "거리두기에 따른 방역 효과는 있지만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는 치명적이어서 이런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달째 잡지 못한 4차 대유행의 전국 확산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집합금지와 운영제한 같은 조치로 발생할 사회·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현행 조치를 더 강화하지 않는다면 현 확산세를 전환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너무 느슨하다고 적용 이전부터 지적했다. 2.5단계만 해도 다른나라의 록다운(봉쇄) 수준에 가까운 조처가 내려졌던 것과 달리 현재는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했음에도 다중이용시설이 모두 열려 있어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창문을 열어 놓고 모기를 잡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 거리두기는 부분적 효과만 거뒀다. 델타 변이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를 강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괄 상향하고 유행이 계속될 경우 주간 이동과 모임을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단 확실한 손실 보상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정치권이 경제적 보상으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을 풀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전 유행과 달리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4차 유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4차 유행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감도 그만큼 커진다.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빠르게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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