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은교’ 중에서 “너희의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라는 70대 노교수의 대사가 나온다. 노화한다는 것을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 담긴 서럽고 아쉬운 감정에 강한 여운이 남는다. 그런데 말이다. 과학이 발전하듯 시대가 변했다. 이제는 의술로 젊음을 되찾는 것에 익숙한 신중년이 늘고 있다.
최근 신중년 성형수술이 늘고 있는 이유는 단지 성형뿐 아니라 안티에이징(항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 아저씨(아줌마) 아냐’라는 노무(NoMU: No More Uncle)족, 노마(NoMA: No More Aunt)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본격적으로 떠오른 것은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그만큼 급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황혼 성형, 줌마(아줌마) 성형, 효도 성형 등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13년 국내 소비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미용 목적의 의료비 지출 순위가 20대에 이어 50대가 2위로 나타나 수치상으로도 이미 중년 성형이 가진 의미가 큰 상태다.
특히 대부분 응답자는 향후 안티에이징 관련 서비스를 늘리거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답해 앞으로도 성형수술을 비롯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가 형성된 이유는 ‘젊음에 대한 관심’과 ‘외모가 곧 능력’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86.9%는 ‘과거보다 젊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응답했고, ‘외모가 곧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3.9%가 ‘그렇다’고 답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안티에이징 시장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매년 10.1%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GDP 성장률이 정체되고 민간소비 증가율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안티에이징 시장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안티에이징을 넘어 다운에이징으로 확산 중
지난해 말 김모(57)씨에게 손자가 태어났고 드디어 할머니가 됐다. 그렇지만 주름살 가득한 할머니로 있기는 싫었던 그녀는 올해 ‘실 리프팅’을 받기로 결정했다. 가족들도 환영의 입장을 표했다. 특히 그녀의 딸이 재빠르게 성형외과를 알아보고 상담을 예약하는 등 공이 컸다.
그녀는 “사실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는데 30분 만에 끝나서 오히려 걱정했던게 창피할 정도”라고 시술당일을 기억했다. 시술은 얼굴에 마취크림을 바르고 의료용 녹는 실(PDO)을 바늘로 삽입한 것이었다. 4주후, 그녀는 “붓기도 많이 빠지고, 자연스럽게 주름이 펴져 자신감이 생겼다. 가족모임이나 친구들 모임에 가서도 당당한 모습으로 참석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2015년 대한민국 성형 시장에서 ‘안티에이징 클리닉’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됐다. 거의 모든 성형외과는 신중년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환자 역시 급증하고 있다.
드림성형외과 박양수 원장은 “전체 성형환자 중 중년환자의 비율은 최소 20~30% 정도로 집계된다. 동안 수술(리프팅, 상하안검)의 비중 또한 최근 2년간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불과 몇 년 전과는 달리 중년 이후의 환자들이 자연스럽게 상담하고 수술이나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동안을 향한 갈망과 성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JK성형외과 배준성 원장은 “아름답게 사는 것을 추구하며 경제력까지 갖춘 ‘우아한 신중년’층이 사회 전반적으로 등장하면서 젊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수술과 시술 그리고 피부관리 등의 도움을 받기 위해 많은 이들이 성형외과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덴성형외과 석윤 원장 역시 “안티에이징 수술이나 시술이 신체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기존 수술보다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단순히 젊음을 유지하려는 안티에이징 붐이 연령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다운에이징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최근 다운에이징 분위기 탓에 실제 나이보다 더 젊게 보이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형외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주로 기능성 화장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위를 시술로 개선한다”고 말했다.
1)“내가 물어볼 테니 알아맞혀 봐. ‘뚝에치’가 뭐어게? ‘깐에짝’은?”
2)한 신입 사원에게 부장이 “우리 어머니 수연에 와 달라”고 말했다. 무슨 뜻인지 몰라 망신을 당한 그는 무식을 만회하려고 에티켓 사전을 뒤진 끝에 ‘망구’라는 말을 찾아냈다. 그가 “자당 어른께서 망구가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라고 하자 부장은 불같이 화를 냈다. “뭐? 우리 어머니가 할망구라구?”
3)“안여돼 같으면서 에바 그만 떨고 김천 가자. 그런데 문상도 버카충 되니?”
1)은 1960년대의 수수께끼다. 답은 ‘말뚝에 까치’, ‘뒷간에 볼기짝’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이런 문답이나 언어의 희롱은 재미있는 놀이이자 장난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수께끼나 스무고개라는 말은 거의 사어가 됐다.
‘수연’과 ‘망구’를 아시나요
2)는 소설가 이창동(문화부장관 역임)의 콩트 의 내용이다. 수연(壽宴)은 생일잔치, 망구(望九)는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 그러니까 81세다. 같은 세대인데도 한자어를 몰라서 빚어진 불통 사례다.
3)은 요즘 아이들이 즐겨 쓰는 말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문장이다. 어른들을 위해 ‘번역’하면 “안경 쓴 돼지같이 생겼으면서 보기 흉한 애교 그만 떨고 김밥천국이나 가자. 그런데 문화상품권도 버스카드 충전 되니?”라는 뜻이다. 에바는 오버(Over)의 변형이다.
세 가지 사례는 우리의 어문생활이 통시적으로 얼마나 급변해왔으며 공시적으로는 단절과 괴리가 얼마나 심한지 보여준다. 1945년 광복 이후 70년간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어문생활도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겪었다. 능곡지변(陵谷之變) 고안심곡(高岸深谷) 천선지전(天旋地轉)의 이 달라짐은 참으로 격세지감(隔世之感) 금석지감(今昔之感)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런 변화에 긍정적이지 못한 게 많은 것이 문제다. 언어의 민주화는 언어의 자유화를 넘어 언어의 천박화를 촉진했다.
한글문화연대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2013년 12월에 실시한 말문화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최근 우리 사회의 말 사용 문화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92.6%(매우 문제가 많다 33.9%+문제가 있는 편 58.7%)로 압도적이었다.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7.4%(전혀 문제가 없다 1.1%+별 문제가 없는 편 6.3%)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70년간의 변화와 과제를 정리한다. 일제 잔재와 외래어 남용, 경음화 추세의 가속, 단축어 신조어의 유행, 욕설과 공격성 심화, 유행어 은어의 변천, 남과 북의 언어 괴리, 이 여섯 가지를 중심으로 논의해 본다,
청산 안된 일제 잔재와 끝없는 외래어 남용
어문학자들의 연구를 종합하면 우리의 어문생활은 국어 건설기(1894년 갑오개혁~1970년 국어순화정책), 국어 순화기(1970~1980년대 중반), 국어 관리기(1980년대 중반 이후)로 분류할 수 있다. 국어 건설기의 특징은 1)일제 강점기에 조선어를 제대로 세우려는 투쟁 2)새 나라 건설과 이에 따른 한국어 정비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학술 출판 과학기술 같은 모든 분야에서 일본말이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그런 말을 많이 알아야 그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로 치부되곤 한다. 일제가 남겨 놓은 일본식 땅이름의 유래를 잘 모르는 채 버스 안내판이나 도로 표지판, 행정관서나 시설물에 그 이름을 쓰는 경우도 많다. 일일이 예를 들지 않는다.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이 커진 데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영어가 득세하면서 이제는 영어를 많이 써야 유식해 보이게 됐다. 한자와 한문 사용은 줄어들었지만 그 자리를 로마자와 영어가 차지했다. 한글전용과 한자교육 문제의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안이다.
‘쏘주’ ‘쐬주’ ‘도꾜’...경음화 추세의 가속
1960년대의 영화나 방송을 보면 북한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만큼 발음이 연하고 순하고 말이 느려서 요즘 감각으로는 촌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말이 빠르고 급하다. 특히 경음이 많아졌다. 소주→쏘주, 쐬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소주가 달다 해서 쏘주가 달다는 뜻의 ‘쏘달’이라는 상품이 나왔을 정도다. 숙맥은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바보라는 뜻인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쑥맥이라고 발음한다.
우리는 일어를 표기할 때 ㅊ ㅋ ㅌ ㅍ 등 격음 위주로 하고 있다. 東京의 표기는 경음인 도꾜가 아니라 도쿄다. 하지만 이를 납득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잘 발달된 우리나라의 욕은 가속되는 경음화 경향을 잘 알게 해 준다.
‘해품달’ ‘쏠까말’ ‘슈키라’... 단축어 신조어의 유행
요즘 젊은 세대는 긴 말을 참지 못한다. 긴 것은 석 자 이내로 줄이고 석 자인 것도 두 글자로 줄여 버린다. ‘인터넷강의’는 ‘인강’, ‘해를 품은 달’은 ‘해품달’,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넝굴당’, ‘별에서 온 그대’는 ‘별 그대’다. 일본인들이 축소 지향의 민족이라면 우리는 단축 지향의 국민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인터넷에 떠 있는 ‘어른들이 모르는 신조어’라는 자료(출전 불명)에 의하면 어른들이 가장 못 알아듣는 말은 쏠까말, 정줄놓, 흠좀무, 이뭐병 순이다. 차례로 풀이하면 솔직히 까놓고 말한다, 정신줄을 놓았다, 흠,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이런 뜻이다. 그런 식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이런 말을 하는 아이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검색어에서 상위에 올랐던 ‘슈키라’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슈퍼 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이름인데, 이렇게 풀어서 알려 줘도 슈퍼 주니어가 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으니 유행어와 소통은 역시 어려운 문제다.
아이들은 ‘쩐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신기하다 멋지다 내가 졌다, 이런 뜻의 감탄사 대용어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두루 쓰이는 단어다. 어느 지공거사(65세 이상인 지하철 공짜 이용자)에게 뜻을 물었더니 ‘소금에 절여 둔 음식 너무 오래 잘못 보관하면 풍기는 냄새와 맛?’ 이렇게 답이 왔다.
욕설과 공격성 심화... 도 넘은 인터넷 막말
오늘날 한국인의 언어생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공격성 폭력성이다. 1) 익명성에 숨어 자행하는 인터넷 언어폭력의 증대 2) 거의 모든 문장에서 뜻도 모르고 추임새처럼 뱉어대는 욕설 3) 막말과 비속어로 시청률 경쟁을 일삼는 방송 언어의 악순환 4) 정치권이든 일반인이든 정치적 견해차에 따라 마구 쏟아내는 극단적 공격 언어, 이런 것들이 문제다.
요즘 아이들은 욕 없이는 말을 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몇 년 전 버스 안에서 대화를 하면서 한마디도 욕을 하지 않은 중학생들을 본 할머니가 그 학생들을 표창하라고 학교에 알린 일이 있을 정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10월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3년 언어생활에 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자. 청소년들의 일상적인 욕설이나 비속어 사용에 대해 89.4%가 ‘언어폭력으로 사회문제다’라는 데 동의했다. 중복 답변을 허용한 이 문항에서 사회문제라는 생각은 ‘또래 간의 친근감 표현(57.2%)’,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40.4%)’이라는 답변보다 훨씬 비율이 높았다.
말로 하는 욕설도 문제이지만 인터넷을 비롯한 SNS상에서 댓글을 쓰면서 마구 내갈기는 구어체 욕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일상의 대화보다 더 심각한 게 인터넷 막말이다. 일정한 이슈가 생길 경우 자신의 성향과 기호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욕설을 동반한 비난을 하기 일쑤이고 ‘신상 털기’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과 명예훼손, 인권침해.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는 폭력성이 사회 전반에 광범하게 퍼져 있다.
유행어 은어, 민주화 정보화 이후 일반인 주도
해방 이후 한국사회의 유행어는 근대화→산업화→민주화→정보화의 단계별로 다양하게 변해왔다. 초기에는 각종 정보를 선점하는 오피니언 리더, 특히 정치권의 언어가 언중을 지배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초대 대통령 이승만), “민생고부터 해결하자.”(점심 먹자는 뜻/1961년 5·16 군사쿠데타 ‘혁명공약’에서 따온 말),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김영삼 전 대통령), “이 사람 믿어 주세요.”(노태우 전 대통령) 이런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민주화 정보화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행어의 중심은 정치권이나 오피니언 리더에서 일반대중으로 바뀌었다. 국어 환경의 변화를 주도하고 정책의 변화를 끌어내는 힘이 국가로부터 언중으로 넘어온 것과 비례해서 유행어의 중심도 이동하게 됐다. 산업화와 대중사회의 출현, 정보통신혁명 등 사회 구조와 개인 삶의 변화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언어와 유행어를 생성하게 만든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1970년대 이후 ‘웃으면 복이 와요’를 비롯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유행어를 양산해 냈다. ‘김 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칙칙 카포 싸리싸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카 므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의 고양이 바둑이는 돌돌이’를 기억하시는지? 구봉서와 배삼룡이 만들어 낸 이 긴 이름은 몇 년 전 탤런트 현빈이 ‘시크릿 가든’이라는 TV드라마에서 읊어댐으로써 40년 만에 다시 유행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개그 프로그램이 유행어를 만들고, 그 반대로 이미 유행 중인 유행어가 개그 프로그램에 등장함으로써 더 확산되는 시대다.
남과 북의 언어 괴리... 여자 대 녀자
스위스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같은 말은 공통된 민족성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민족 통일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말과 글이 통일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은 지난 70년 동안 서로 다른 정치 체제 속에서 각자 국어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이제는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 게 많아졌다.
북쪽이 어려운 일제 한자말을 쉬운 토박이말로 많이 다듬은 것과 달리, 남쪽은 일어나 한자어를 그대로 쓰고 영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백열전구 대 전등알, 소프라노 대 녀성고음, 산맥 대 산줄기, 코너 킥 대 구석차기, 이런 식으로 표현이 서로 다르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남측은 두음법칙을 지켜 한자어 소리를 자리에 따라 다르게 적지만 북측에선 항상 한 가지로 적는다. 노인 대 로인, 여자 대 녀자, 선열(先烈) 대 선렬, 이렇게 엇갈린다. 북한에서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을 수 있는 단어를 붙여 쓰며 의존명사와 보조용언도 대개 붙인다. ‘무엇때문에’, ‘우리들전체’, ‘울듯말듯하다’ 등을 그런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차이가 커지자 남북 학자들은 1995년 중국 옌볜(延邊)에서 처음 학술회의를 연 이후 남북 정보통신 용어 통일, 우리말 살리기, 자판배치 공동안, 우리 글자 배열순서와 부호계 공동안 등을 만들었다.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것은 겨레말 큰사전 편찬 활동이다. 2005년 남북공동편찬사업회가 결성돼 추진해왔으나 당초 발간 목표 2013년은 벌써 지났다. 통일부는 1월 29일 제270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열어 이 편찬사업에 32억여 원의 남북협력기금을 무상 지원키로 했다.
어문생활의 성숙과 발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한국어는 사용 인구 8000만 명에 이르는 세계 13위권의 언어다. 많은 언어가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고 앞으로도 소멸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국어는 이제 생존 자체를 고민할 게 아니라 성숙과 발전을 지향해야 할 단계다.
언어의 변천은 시류에 따른 것이고 누가 강제로 유도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시민사회를 성숙시키려는 시도와 마찬가지로 바람직한 방향을 향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우리 어문생활에 독버섯처럼 번진 공격성을 약화시키고 순화시켜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답은 우리말 속에 들어 있다. ‘말이 씨가 된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그러니 남을 공격하는 막말과 욕설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그 피해가 돌아온다는 점을 알게 해야 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그리고 우리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하지 않던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하고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지 않나.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데, 말조심을 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말에 관한 말이 이렇게 풍부한 민족이 있던가.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라는 시조까지 있다.
어문단체는 물론 정부와 지자체, 각급 학교 교원, 신문과 방송의 언론 종사자들이 다 노력해야 할 일이다. 특히 유행을 좇아 어법에도 맞지 않고 어원도 불분명한 조어를 무분별하고 천박하게 양산해 내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의 어문파괴 행위부터 없어져야 한다.
※2030세대의 워너비 인물을 탐구하면 5060의 현실과 미래가 보인다. 그래서 2030세대 321명에게 물어봤다. 6월 9일부터 20일까지 SNS와 설문지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다. 2030세대가 원하는 정재계 인물을 통해 5060의 미래를 알아보자.
[워너비(Wanna Be) 경제인]
“삼성이라는 두 글자면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끝이다” -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나라 전체가 술렁거린다. 대한민국의 작은 거인이 쓰러졌다. 그러나 그의 존재감 이미 대한민국을 넘어섰다. 2030세대가 뽑은 ‘귀감이 되는 워너비(Wanna Be) 경제인’ 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321명 중 57명의 표를 받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45표)에 근소하게 앞서 1위에 당당히 올랐다.
2030세대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이라는 기업을 초대형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장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경영 철학과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 문화는 국내 대기업에 본보기가 됐다고 봤다.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끌어 올렸다는 응답도 많았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성장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국가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45표로 2위에 오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기술고문도 눈길을 끈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자수성가의 표본’,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본보기’라고 표현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미국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각각 21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18표)이 이들의 뒤를 이었다.
◇ 이래서 귀감이 됩니다. 2030의 말말말
의외로 이건희 회장의 사회적 기여에 비해 국민들의 저평가가 많은 것 같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 그랬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 한다. (박용호ㆍ37)
삼성의 성장을 이끈 그의 경영철학과 리더십이 마음에 든다. 세월호 사고 때도 크레인을 지원하는 등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양지석ㆍ25)
한국에서 삼성의 위상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뜻의 신조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노고는 인정한다. (박수정ㆍ24)
인내심이 강하며 입체적 사고 능력이 뛰어나다. (남자ㆍ24)
조금은 어색한 듯 쭈뼛쭈뼛 강의실로 들어서는 중년남성들. 새하얀 요리사 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니 제법 초보 요리사 태가 난다. 초반의 어색함도 잠시, 레시피가 적힌 종이를 받아 꼼꼼히 순서를 확인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준비된 재료도 만져보며 실습 준비가 한창이다. 이근재 강사가 수업을 시작하자 각자 외투 안주머니에서 볼펜 한 자루씩을 꺼내 들고는 칠판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요리를 배우기 위해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에 모인 그들은 ‘쿠킹 마이 라이프’의 수강생들이다. ‘쿠킹 마이 라이프’는 영등포 시니어 행복발전센터가 은퇴 후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를 위해 마련한 시니어 남성 요리교실이다. 요리의 매력에 흠뻑 취해 맛있는 인생 2막을 달리고 있는 초보요리사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젊은 노인·웃는 노인·멋쟁이 노인’ 이 세 가지가 내 남은 인생의 모토야.”
이제는 반 요리사가 다 됐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남칠(68)씨. 요즘은 매일 아내와 함께 식사준비를 하다 보니 부부 사이도 더 돈독해졌다. 강의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생각하며 흐뭇하게 미소 짓는 이씨. 그가 처음 요리를 배우고 부엌에 들어서자 부인의 첫 마디가 ‘당신 미쳤어?’였다고. 이씨가 맨 처음 만든 돼지목살찌개를 맛본 아내는 크게 만족하며 이제는 왜 부엌에 안 들어오나 하고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아버지의 부엌’이라는 책을 읽고 요리를 시작하게 됐지. 딸이 어머니가 죽고 혼자 남은 아버지를 위해 요리도 가르치고 하면서 홀로서기 훈련을 시키는 내용인데, 그거 읽으니까 나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더라고. 내가 우리 와이프랑 동시에 하늘나라 못 가면 내가 스스로 나를 지켜내야겠다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 집사람 밥하는 거 도와주고 살면 또 좋겠다 싶더라고”라며 연신 정성스레 멸치를 다듬었다. 멸치 한 마리를 다듬어도 정성을 다해야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는 말하는 그다. 이씨에게 인생 2막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젊은 노인·웃는 노인·멋쟁이 노인’ 이 세 단어가 어울리는 노인으로 늙어가고 싶다며 요리를 통한 봉사활동도 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삼식이 소리 듣고 살 수 있나. 내 손으로 밥 차려 먹으려면 배워야 해.”
2기부터 시작해 어느덧 4기째 ‘쿠킹 마이 라이프’에 참여하게 된 조용휘(65)씨. 작년 은퇴 이전까지는 라면밖에 끓여 본 적이 없던 그였다. 조씨는 “내가 필요해서 시작했지. 그것도 아주 절실하게. 언젠가는 또 혼자 해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고”라며 은퇴 후 하나둘 노후 준비를 해가던 중 가장 먼저 삼식이(은퇴 후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남편을 가리키는 신조어) 신세만큼은 면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이제는 아내 없이도 소박한 한 끼 정도는 해결할 수 있는 실력을 겸비했다.
조씨와 함께 2기부터 수업에 참여해온 박우만(64)씨는 이제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다진다. 투박한 손으로 버섯을 조물조물 무쳐내는 모습이 제법 요리가 능숙해 보였다. 평소에는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며 취미 활동 삼아 요리를 시작했다는 그는 가끔 손주와 며느리에게 직접 저녁 식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얼마 전에는 손주한테 카레 덮밥도 해주고 그랬지. 아직 배우는 단계지만 나만의 방법을 찾고 나면 훨씬 요리가 재밌고 좋아질 것 같아.”라며 다음 5기 수업에도 참여해 더 많은 요리를 배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상남자가 되기 위해 앞치마를 둘렀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상남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답한 유연봉(65)씨. 그가 설명하는 상남자의 의미는 남달랐다. “상남자가 무엇이냐. 내가 생각하는 상남자는 스스로 자신을 돌볼 줄 알고, 건강 유지하면서 나이 먹었다고 처자식에게 기대지 말고 오히려 가족을 돕고 힘이 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지.” 3년 전 아내와 사별한 유씨는 이제는 정말 스스로 밥을 해먹어야 하는데 혼자 먹더라도 더 건강하고 맛있게 해먹고 싶다고 말했다. 유씨는 “일주일에 세 번은 소년원에 봉사활동 가서 아이들 한자도 가르치고 하면서 선생님으로 지내지. 젊은 애들이랑 지내다 보니 나도 젊어지는 기분이랄까. 이제는 애들이 ‘형님, 형님’ 할 정도라니까. 하하하.”라며 아이들도 가르치고 요리도 배우며 취미생활을 즐기니 외로움을 느끼는 날은 거의 없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유씨와 한 조리대에서 마주하고 서서 묵묵히 요리를 해나가던 이환수(56)씨. 얼굴의 절반을 가린 마스크를 쓰고 있던 터라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던 그였다. 그런 그가 육수 간을 보기 위해 마스크를 벗자 멋을 낸 턱수염과 주름살 없는 동안 외모가 눈길을 끌었다. 나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56살입니다. 이제 막 턱걸이 한 거죠 뭐. 은퇴까지는 한 3년 정도 남았는데 작년에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2년 동안 휴직상태인데 그동안 노후대비도 할 겸해서 요리도 시작한 겁니다.”라고 답했다. 그가 계획하는 노후대비에 대해 묻자 “은퇴하고 나면 귀농하려고요. 내려가서 농사도 짓고 좋은 공기 마시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우선 아내보다 먼저 내려가서 이것저것 준비하려 하는데 그럼 혼자 밥을 해먹어야 할 거 아녜요. 그러려니 요리도 노후 준비에 빠질 수 없죠.”라고 설명했다.
요리실습 시간이 끝나자 강의실에는 따끈한 흰 쌀밥과 김치가 마련됐다. 각자 만들어낸 요리를 삼삼오오 모여 함께 맛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기자도 함께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어르신들이 손수 끓여내신 버섯들깨탕을 맛보았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중 현재 우리나라에 남성들을 위한, 특히 중장년 남성들을 위한 요리교실을 찾아볼 수 없다는 시니어들의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오직 요리를 배우기 위해 2008년 직장을 은퇴하고 지역 곳곳의 요리교실을 돌아다녔다는 A씨는 목에 힘을 주어 이야기했다. “요리 배우겠다고 학원이고 센터고 다 돌아다녀 봤는데 가보면 다 30~40대 여자들이야. 요리 배우러 왔다고 하면 ‘남성분 혼자이신데 그 연세에 괜찮으시겠어요?’라고 물어봐. 언뜻 보면 배려해주는 거 같아도 그게 거절 아닌 거절인 거지. 수강생들도 불편해하고 하니까 받아 줄 수 없다는 거야. 어디 요리뿐이야. 나이 먹은 남자가 어디 가서 뭘 배우는 게 요즘 세상에 쉬운 일이 아니야. 내 돈 주고 배우려는데 뜻대로 안 되니 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현재 존재하는 남성시니어 요리교실은 ‘쿠킹 마이 라이프’가 유일하기 때문에 수업이 계속되는 한 끝까지 배워나가겠다며 열의를 다지기도 했다.
영등포 시니어 행복발전센터는 2012년 12월 1기를 시작으로 현재 4기째 ‘쿠킹 마이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영등포에 위치한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에서 진행된다. 이번 4기 수업은 버섯들깨탕·버섯강된장찌개·양배추찜·깻잎전·닭찜·두부조림·뚝배기불고기 등 한국 가정식뿐만 아니라 생선초밥·크림스파게티 등 별미도 배워볼 수 있어 시니어들의 기대도 매우 크다. 첫 수업에서 대다수의 시니어는 상당히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며 5기 때도 참여해 더욱 다양한 요리에 도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쿠밍 마이 라이프’ 5기 수업은 5월 말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영등포 시니어 행복발전센터 블로그(http://blog.naver.com/ydphappy1)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방치하면 개수-크기 증가, 젠틀맥스 레이저의 깊은 파장으로 피부 손상 적고 개선 효과 좋아
60세가 넘어서도 청바지를 즐겨 입는 주부 정미선(63세)씨. 운동과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고, 어딜 가나 젊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 이른 바 '꽃노년'이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근 꽃중년(4050) 꽃노년(6075) 신조어가 등장해 세간의 화제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사회 변화와 소비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과 백화점에선 이미 이들을 위한 건강 미용상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으며, 시니어 여행상품도 호황이다.
그런데, 젊게 살고 싶은 '꽃중년·꽃노년'이 한결같이 호소하는 골칫거리가 바로 저승 꽃 '검버섯'이다. 같은 연령대라도 검버섯이 있는가 여부에 따라 나이가 5~10살 이상 더 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증이 거의 없고 짧은 시간에 검버섯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레이저 치료법이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원장의 도움으로 최근의 검버섯 해결책을 알아본다.
저승 꽃이라고 불리는 검버섯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색소성 양성 종양이다. 주로 60대 이후 노년층에게서 많이 발생해 저승 꽃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최근 야외 레저활동이 크게 증가하면서 40대 젊은 층에서도 검버섯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검버섯은 주로 이마와 얼굴 목과 같이 피지선이 발달한 부위에 생긴다. 처음에는 작고 옅은 갈색 반점으로 나타나 기미나 주근깨로 오인하기 쉽다. 기미와 다르게 검버섯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색이 진해지며, 거뭇하게 주위 피부와 경계가 뚜렷해진다. 방치할 경우 개수도 크게 늘어날 뿐 아니라 크기도 점점 커지기 때문에 조기 치료하는 것이 좋다.
검버섯은 '젠틀맥스 레이저'를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기존에는 크고 두꺼운 검버섯에 높은 강도의 에너지로 치료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고, 너무 낮은 에너지로 시술하면 5회 이상 치료를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젠틀맥스를 이용한 레이저 검버섯치료는 피부 깊이 에너지를 전달해 시술횟수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검버섯 치료법이다. 레이저빔 조사 후 곧바로 dynamic cooling device(DCD)라는 효율적인 냉각장치가 작동한다. 따라서 이것의 작동으로 강도 높은 레이저에너지를 병변에 전달해도 표피손상이 적고 1~2회 치료만으로도 검버섯의 개선 효과가 좋다. 치료 후 일부 나타나는 붉은 끼(홍반)는 수 시간 이내로 사라지며, 2-3일 정도에 딱지가 생기는 불편함이 있지만 깊은 병변까지 제거할 수 있다.
임상 치료 결과도 좋다. 연세스타피부과 의료진이 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16개의 검버섯을 젠틀맥스 레이저로 치료한 결과 13명의 환자 중 85%(11명)에서 색소침착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2명도 저색소침착이 나타났지만 추가 치료 없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의료진은 이 임상연구 성과를 2013년 유럽피부과학회지(JEADV / 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에 발표했다. 이 논문은 젠틀맥스가 검버섯 치료에 큰 부작용없이 치료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원장은 "요즘 미용 목적 뿐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검버섯 시술을 받는 시니어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기존 검버섯 치료에 사용하던 레이저는 색소침착을 유발할 가능성이 컸지만, 젠틀맥스 레이저 치료로 두껍고 큰 검버섯도 1~2회 치료로 효과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검버섯은 예방은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겨울철이라도 외출할 때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자외선차단지수 30이상의 제품을 바르는 것이 좋다. 비타민 C는 색소침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고 충분한 수분은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평소에 충분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주면 검버섯뿐만 아니라 기미, 주근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부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고, 수분섭취량을 늘려서 피부 수분을 유지하는 것도 검버섯 예방에 효과적이다.
‘꽃다운’ 30대와 ‘성숙한’ 40대를 일과 가족, 회사 선후배와의 관계에 바친 한국의 5060세대는 인생의 황혼기를 어떻게 맞이하고 싶을까. 청춘, 건강, 자기계발, 자신감, 성취감, 도전정신, 베풂 등이 정답을 찾을 키워드다.
이들 신중년층은 스스로가 실제 나이보다 5∼10년 젊다고 생각하고 있고, 건강과 외모 관리에도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에너지가 충만하고 청년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소비와 여가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가 하면 자기계발이나 사회 문제에도 적극 나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시절 사회의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을 자랑으로 여길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가치 있는 존재로 남고 싶어 하는 게 대한민국 5060세대들의 속내다.
이같은 사실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가 창간을 기념해 전문조사 분석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0~60대 생활 의식’이란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특히 5060세대의 정체성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50·60대가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느끼는지, 노년의 삶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지 등 50·60대의 ‘정체성 현주소’를 가감없이 엿볼 수 있었다.
◆5060세대 47.7%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 살겠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온 5060세대가 향후 남은 인생에 대해서는 자신을 위해 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앞으로 누구를 위해 살 것인가’란 질문에 우리나라 5060세대의 절반 가까이(47.7%)가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까지 내가 아껴온 사람들을 위해 살 것‘이란 응답률도 52.1%를 차지해 내 가족을 위해 여전히 헌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자기 삶을 찾겠다는 인식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오로지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이전 세대 의식과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91.3%가 ‘가족이나 주변의 그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고 응답했으며 이중 ‘자식을 위해 살아왔다’는 응답이 86.4%에 달했다. ‘나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고 한 응답자는 8.7%에 불과했다.
“이젠 나를 위해 살겠다”는 중년층의 의지는 최근 생활·여가·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新)중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중년은 60~75세까지의 연령대를 일컫는 신조어로, 점점 커지는 이들의 소비 파워를 겨냥해 롯데백화점은 상위 20% 고객 중 60대 이상 고객층 10만여명을 특별 그룹으로 집중 관리하고 있으며, GS샵은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신중년 전용 쇼핑몰 ‘오아후’를 운영하고 있다.
신중년층들의 영화 사랑도 뜨겁다. 그만큼 다양하게 취미-여가활동에 나서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 35만명에서 2013년 590만명으로 16배 정도 증가했다. LG경제연구원은 현재 전체 인구의 12%가량(611만명)인 신중년층이 전체 총소비의 18%(122조5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060세대는 지나온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다. ‘나는 오늘날까지 열심히 살아왔나’라는 질문에 96.2%가 ‘그렇다’고 했다. ‘하는 일에 성공했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는 응답(64.9%)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5060대 60.1% “나는 아직 청춘”
우리나라 50·60대 10명 중 6명꼴로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세대의 60.1%가 ‘나는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몸매나 건강·젊음 유지를 위한 노력’을 묻는 질문에 ‘그런 편’(71.2%)이라는 답이 응답자의 3분의 2를 넘었고 ‘자기계발 및 자신을 위한 투자’를 묻는 질문에도 ‘그런 편’(54.8%)이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스스로 젊은 세대 못지않은 신세대라고 여기는 50·60대도 적지 않았다. ‘새로운 스마트폰이 나오면 교체하고 싶다’는 답변이 33.1%에 달했다. 최근 중·장년층의 스마트기기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기능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활용하는 중·장년이 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잘 다루는 신세대 중·장년을 요즘엔 ‘실버티즌’으로 부른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50대 이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은 2011년 9.5%에서 2012년 46.8%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자 비율도 23.4%에 이른다. 또 ‘수영복이나 비키니를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다’는 50·60대도 25.7%를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금의 5060세대가 삶의 과정 동안 경제적·문화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목도한 세대로서 젊음과 창의성을 중요시하고 성취감과 자긍심을 갖고 있으며 학습 의지도 높다는 점이 사실로 증명됐다. 사회·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활동적이며 소비 성향이 강한 중년층을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부르며 기존 50~60대 시니어와 구별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진취적·도전적 성향이 강한 특성을 지니는 세대이지만 나이 드는 것에 대해서는 ‘서럽고 힘들다’(52.5%)고 토로했다. 반면 ‘개의치 않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47.5%에 달했다.
그렇다면 5060세대가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는 몇 세일까. 가장 많은 55.2%가 70∼74세는 돼야 노인 세대로 진입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65∼69세’라는 응답은 15.6%였고 ‘75~79세’는 17.5%, 80세는 넘어야 한다는 답변이 8.7%, 64세 이하라는 답은 4.7%였다. 법적으로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한 것과 달리 50·60대 다수는 70세 이상을 노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5060세대 10명 중 5명 “자식에게만 상속하지 않을 것. 기부도 하겠다”
올해 쉰아홉 살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는 자신의 막대한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세 자녀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추산한 세계 4위 거부(巨富)인 여든 네 살의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평소 자식들에게 그들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느낄 만큼의 재산만 물려주고 싶다고 말해왔다. 535억 달러(약 59조8130억 원)의 재산을 지닌 버핏은 벌써 재산의 상당 부분을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빈곤 퇴치 전문 자선단체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헌납했다.
한국 중년층의 재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이 세계적 거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5060세대가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의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재산 상속 또는 사회 기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3%가 ‘전액 자식에게 상속할 것’이라고 답했으나 ‘나누어 상속도 하고 기부도 할 것’이라는 대답도 46.6%에 달했다.
이는 산업화·민주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중년 세대의 사회관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년에 자식을 위해 살아온 인생을 계속 살기 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삶의 가치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재산 상속 시기를 묻는 질문에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자식에게 상속할 의사가 있는 50·60대의 76.9%가 ‘사망 시에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망 시가 아닌 경우 본인의 나이 몇 세에 상속할 것인가란 질문에 ‘80세 이상’을 꼽은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70~74세’(30.8%), ‘75~79세’(22.4%), ‘65~69세’(12.2%), ‘64세 이하’(2.8%)가 뒤를 이었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는 세태이다 보니 60~70대 부모들도 늦게까지 재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며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연구소 홍형식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재테크-여가활동 순
5060세대는 노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로 건강(76.1%)을 꼽았다. 재산이나 부(15.4%), 여가활동 및 삶의 질(6.9%), 부부 또는 이성 간의 관계(1.6%)가 뒤를 이었다. 노년에는 건강에 따라 삶의 질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건강이 곧 행복이라는 인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가 주어지면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응답이 88.8%로 가장 많았다. 특히 스스로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50·60대에게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한국 50대 장년층의 퇴직 후 일에 대한 인식 및 욕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0대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은퇴 전까지 이직한 경험이 없는 400명 중 91%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기를 원했다. 수많은 은퇴자가 일을 원한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현재 50대가 이전 세대보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경기침체가 맞물리면서 5060세대의 취업과 창업은 급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자 수는 각각 27만명, 22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년 전(2008년·1만8000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50대 자영업자 수는 총 175만6000명에 달한다. 159만5000명(2009년)→160만8000명(2010년)→169만7000명(2011년)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12년엔 처음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30% 이상을 점하며 창업 열풍을 주도했다.
50·60대는 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 건강만 놓고 봤을 때 일할 수 있는 나이 상한선을 묻는 질문에는 36.5%가 ‘70~74세’라고 답했다. 이어 ‘65~69세’(33.1%), ‘64세 이하’(15.4%), ‘75~79세’(10.9%), ‘80세 이상’(4.1%) 순으로 나타났다. 스스로 노인이라고 인정하는 나이인 70대 중반까지도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