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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불편한 노후에 윤활유가 되어준 실버 제품
- 젊을 때는 잘만 쓰던 물건이 손에서 헛도는 일이 잦아진다. 면도기나 채칼 잘못 쥐었다가 손이라도 베면 죄 없는 물건이 얄궂게 느껴진다.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을 원망하기도 한다. 삐걱대는 노년기 일상에 윤활유가 되어줄 실버 디자인 제품을 소개한다. 질레트 트레오(Gillette Treo) 고령 남성에게 자녀 혹은 간병인이 면도를 대신 해줄 수 있게 개발됐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적용된 안정적인 면도날, 손잡이 안의 물이 필요 없는 특수 면도 젤이 특징. 젤 제형이 투명해 수염이 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직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위에서 보는 계량컵 컵 컵 표면과 내부에 눈금이 있어 고개를 숙이거나 컵을 들지 않아도 용량 확인이 가능하다.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가볍고 투명한 PET 재질로 만들어져 손아귀 힘이 약한 고령자에게 적합하다. 자주 외에도 다양한 주방용품 브랜드에서 구입 가능. 굿 그립(Good Grip) Y 필러 감자칼 미국 주방용품 전문 기업 ‘옥소’ (OXO)는 누구나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는 주방용품을 만든다. 굿 그립 감자칼의 고무 재질 굵은 손잡이는 홈이 파여 있다. 덕분에 손목의 힘이 덜 들어가 피로감이 적고 물 묻은 손으로 잡아도 미끄럽지 않다. 백화점, 할인마트에서 구입 가능. 흡착형 텀블러 평평한 바닥에서는 기울이거나 밀어도 넘어지지 않고, 수직으로 들어 올려야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다. 소형 가전 전문기업 한주코리아의 ‘오슬러 롤리폴리 투고 텀블러’는 바닥에 설계된 흡착판이 텀블러 내용물이 쏟아지는 일을 막아준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입 가능. 다목적 오프너 페트병, 소스통, 주스 등 꽉 잠겨 있는 병뚜껑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오프너다. 뚜껑이 미끄러지지 않고 꽉 물리도록 설계돼 있으며, 크기가 다양해 범용성이 좋다. 다목적 오프너, 만능 오프너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 가능. 누빠콘, 클릭탭 ‘누빠콘’은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콘센트와 플러그를 분리시킬 수 있다. 콘센트의 두 구멍을 동시에 누를 때만 전기가 흘러 감전 등 안전사고도 예방한다. 클릭탭은 손가락으로 눌러 플러그를 고정하거나 분리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할인마트에서 구입 가능.
- 2022-1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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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나이 듦을 돕는 가구 선택법은?
- 나이가 들어갈수록, 거동이 불편할수록 침대에 누워서 혹은 소파에 앉아서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러나 고령자 안전사고 발생 장소 1위는 ‘가정’이며, 집 안 낙상 사고의 절반은 ‘침실’과 ‘거실’에서 일어난다. 노인에게는 좀 더 친절한 가구가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유니버설디자인 어르신 가구 가이드북’을 지자체 최초로 발간했다. 고령자의 특성과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가구는 낙상 등의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장애물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침대와 소파 모두 앉았을 때 발이 바닥에 안정적으로 닿는지 확인해야 한다. 침대는 매트리스에 누웠을 때 허리가 뜨는 등의 불편함이 없고, 소파는 기댔을 때 등받이나 허리가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일어날 때 붙잡을 안전 손잡이, 밤에 화장실 갈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야간 보조등을 부착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면 좀 더 친절한 침대를 들일 수 있다. 소파의 경우 팔을 기대기 편하고, 일어설 때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견고하고 미끄럽지 않은 소재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또한 발 받침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지, 접이식 선반이 팔걸이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며 미끄럽지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구매 전 침대 체크하기 ① 침대 높이 ② 매트리스 ③ 하부 공간 ④ 안전 손잡이 ⑤ 밀림 방지 가드 ⑥ 헤드보드 ⑦ 침대 너비 ⑧ 수납 선반 ⑨ 안전 콘센트 ⑩ 야간 보조등 ◇구매 전 소파 체크하기 ① 소파 높이 ② 소파 깊이 ③ 편안한 각도 ④ 팔걸이 ⑤ 좌방석 너비 ⑥ 발 받침 ⑦ 머리 받침 ⑧ 접이식 선반 자료 출처 서울특별시 ebook (http://ebook.seoul.go.kr/Viewer/2UCXL84FS09J) / 재가공(원문 : 유니버설디자인 어르신 가구 가이드북)
- 2022-11-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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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아이디어로 불편한 노후에 윤활유가 되는 제품은?
- 젊을 때는 잘만 쓰던 물건이 손에서 헛도는 일이 잦아진다. 면도기나 채칼 잘못 쥐었다가 손이라도 베면 죄 없는 물건이 얄궂게 느껴진다. 좀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을 원망하기도 한다. 삐걱대는 노년기 일상에 윤활유가 되어줄 실버 디자인 제품을 소개한다. 사진 각 사 홈페이지 1 질레트 트레오(Gillette Treo) 2020년 2월,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면도해줄 수 있는’ 면도기가 세상에 등장했다. 미국 ‘질레트’(Gillette)사의 질레트 트레오 면도기를 이용하면 고령 남성에게 자녀 혹은 간병인이 면도를 대신 해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면도를 해주더라도 상처가 나거나 다치지 않도록 더 안정적인 면도날을 사용했다. 페인트 붓과 같이 생긴 손잡이 안에는 물이 필요 없는 특수 면도 젤이 들어 있다. 이 면도 젤은 투명한 제형으로 육안으로 수염이 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좀 더 안전하고 정확한 면도가 가능하다.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지는 않으나, 해외 직구 전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면 구입할 수 있다. 2 위에서 보는 계량컵 컵 표면과 내부 두 군데에 눈금이 있어 고개를 숙이거나 컵을 들지 않아도 용량 확인이 가능하다.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가볍고 투명한 PET 재질로 만들어져 떨어뜨려도 쉽게 깨지지 않아 손아귀 힘이 약한 고령자에게 적합하다. 자주 외에도 다양한 주방용품 브랜드에서 구매 가능하다. 3 굿 그립(Good Grip) Y 필러 감자칼 미국의 주방용품 전문 기업 ‘옥소’(OXO)는 ‘주방에서는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나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돕는 주방용품을 만든다. 관절염에 걸린 아내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채칼을 고안한 데에서 출발한 옥소의 대표 상품은 ‘굿 그립’(Good Grip) 감자칼이다. 고무 재질의 굵은 손잡이는 손목 힘이 덜 들어가며, 손목의 피로감을 덜어주어 이름처럼 좋은 그립감을 자랑한다. 또한 손잡이 옆면에는 빗처럼 홈이 파여 있어 물 묻은 손으로 잡아도 미끄럽지 않고 가볍게 들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과 백화점, 할인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4 흡착형 텀블러 바닥에 흡판을 장착해 평평한 바닥에서는 기울이거나 밀어도 넘어지지 않는 텀블러다. 텀블러 가운데 부분을 잡고 수직으로 들어 올려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소형 가전 전문기업 한주코리아의 ‘오슬러 롤리폴리 투고 텀블러’는 특허받은 스마트 그립 패드 바닥 설계로 텀블러 내용물이 쏟아져 주변 가구나 침구류가 오염되는 일을 막아준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5 다목적 오프너 페트병, 소스통, 주스, 잼 등 꽉 잠겨 있는 병뚜껑을 쉽게 열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오프너다. 뚜껑이 미끄러지지 않고 꽉 물리도록 설계돼 있으며, 크기가 다양해 잼이나 소스통 등 큰 뚜껑부터 주스병이나 페트병까지 범용성이 좋다. 다목적 오프너, 만능 오프너 등의 이름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 가능하다. 6 누빠콘, 클릭탭 고령자가 쉽게 안전하게 전기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들이다. ‘누빠콘’(누르면 빠지는 콘센트)은 버튼을 누르면 콘센트에서 플러그가 분리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콘센트의 두 구멍을 동시에 누를 때만 전기가 흘러 감전·화재 등 안전사고도 예방한다. 클릭탭은 원터치 형태로 손가락으로 눌러서 고정하고 연결을 해제할 수 있어, 고령자도 힘 안 들이고 사용할 수 있으며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각각의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과 할인마트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 2022-11-0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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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안한 일상 제공하는 생활 주변의 유니버설 디자인
- 우리는 일상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회적 약자, 그중에서도 특히 고령자에게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까.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와 함께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금천구 G밸리, 동작구 스페이스 살림 일대를 탐방해봤다. 김진유 교수는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유니버설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 교수는 “요즘 세계적으로 지향하는 도시계획 방향은 인클루시브(Inclusive) 시티, 즉 포용 도시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용 도시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 신체, 지식 등과 상관없이 도시에서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줘야 한다는 것이다”라면서 “포용 도시가 되면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 사회적 약자한테만 혜택이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체가 혜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진유 교수는 그 예로 저상버스를 언급했다. 장애인을 위해 저상버스가 도입됐지만, 실제로 장애인이 이용하는 비율은 0.1%라고 한다. 이용률 99.9%를 차지하는 비장애인은 편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저상버스를 선호한다. 김 교수는 “그래서 유니버설 디자인이 도입되면 우리 모두가 혜택을 보는 것”이라며 “우리가 다 같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설계하고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유니버설 디자인 중 특히 노인을 위한 디자인은 무엇일까. 김진유 교수는 “노인은 많이 걷거나 계단이 많으면 힘들어한다”면서 “지하철 엘리베이터와 같이 대중교통을 바로 이용할 수 있게 조정하거나 설계하는 것을 유니버설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인분들은 손에 힘이 없지 않나. 적은 힘으로도 열리는 문이나 자동문이 좋다. 또한 영어로만 된 간판은 노인분들이 알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큰 글씨의 한글 중심 간판을 추천한다. 더 좋은 것은 멀리서도 알아보기 쉬운 심벌형 간판이다”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M’은 멀리서도 보이는데, 이와 같은 심벌형 간판이나 안내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유니버설 디자인은 왜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김진유 교수는 “아무래도 건축비나 운영비가 많이 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그런데 가정을 해보자. 돈을 아껴 건물을 지었는데, 노인이나 장애인이 그곳 시설을 이용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가게 되면 사회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게 전체적으로 보면 사회적인 비용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플러스가 될 수 있다”면서 “지자체에서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밸리 2·3단지 곡선형 도로 “보행로 사이에 있는 도로길을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만들었죠. 이것을 트래픽 카밍(Traffic Calming)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구조물에 의한 교통 통제라는 뜻인데, 도로를 곡선으로 만들면 아무래도 차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사고가 줄어들죠. 그리고 차도와 인도를 잇는 돌을 연석이라고 하는데, 연석의 턱이 없고 보행로와 높이가 같죠. 노인분들의 보행이 편하실 겁니다.” 고원식 횡단보도 “방지턱처럼 높이를 높여서 만든 횡단보도를 고원식 횡단보도라고 합니다. 횡단보도를 높이면서 연석과 수평을 이루었죠. 보통의 횡단보도는 노인분들이 이용하려면 계단을 내려가듯 아래로 내려갔다가 건너서는 다시 위로 올라가야 해요. 다리가 아픈 노인분들에게는 힘든 과정이죠. 그런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턱 없는 출입문 “출입문에 턱이 없어야 휠체어를 탄 노약자분들의 이용이 편해지죠. G밸리 내의 건물은 모두 턱이 없네요. 특히 지반을 높여 길과 출입문이 수평을 이루게 해둔 곳도 있네요.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많은 휴식 공간 “길 중간중간 의자가 많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노인분들한테는 걷다가도 앉아 있을 공간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곳에 있는 손잡이 의자는 앉고 일어설 때 의지할 게 필요한 노인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스페이스 살림 대중교통, 건물과의 연결성 “도시계획에서는 내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외부와의 연결도 매우 중요해요. 스페이스 살림은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죠. 이런 것은 노약자분들이 이용하시기에 굉장히 유용해요. 건물과 건물이 연결되어 있지 않을 경우 옆 건물로 가려면 내려갔다 올라가는 것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런 불편함이 많이 줄어든 거죠. 그리고 여기는 길이 직각으로 되어 있어서 방향성이 명확한 것도 장점이에요. 길이 사선이나 미로처럼 되어 있으면 노약자분들이 길을 잃기 쉽거든요.” 노약자 위한 손잡이 “건물 전체에 출입문 턱을 없애서 노약자분들의 보행이 편하도록 했네요. 더불어 출입문에 있는 손잡이 봉을 보면 매우 긴데요. 이 역시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보통의 짧은 손잡이와 달리 이렇게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길게 만든 이유는 키가 작거나 휠체어를 탄 사람도 봉을 쉽게 잡도록 한 거예요. 같은 이유로 보행길과 계단에 핸드 레일을 낮은 위치에 설치해놓았죠. 무엇보다 노인분들은 경사가 있는 길에서 낙상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 레일을 잡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어요.” 경사도 낮은 길 “요즘은 계단 옆에 휠체어를 타고도 이동이 쉽게 경사로를 마련해두죠. 휠체어가 이동하려면 경사도가 완만한 것이 좋아요. 일반적으로는 경사도가 매우 가파른 곳이 많은데, 이곳은 세심한 배려를 기울인 것을 알 수 있죠.” 동반 화장실 “스페이스 살림에는 남녀 화장실 외에 동반 화장실이 따로 있네요. 장애인분이나 어르신 같은 경우 화장실에서 혼자 일을 보기가 힘들어요. 옷을 내려준다든지, 뒤처리를 해주는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동반 화장실을 따로 만들었다는 것은 노약자분들을 많이 생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벌 안내판 “유니버설 디자인은 글을 모르는 사람이나 외국인, 눈이 어두운 사람도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책, 지하철 모양 같은 심벌로 간판을 하거나,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주면 글을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유니버설 디자인은 색깔도 중요해요. 색깔로 구분해놓으면 길을 찾기가 더 쉬워집니다.” 장애인 주차장 “주차장에서 장애인 주차 구역이 엘리베이터 바로 옆에 있네요. 차에서 내려 바로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제가 계속 강조하듯이 이동 거리를 줄인 거죠. 여기도 마찬가지로 턱이 없고 문을 열어두어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김진유 교수 경기대학교 스마트시티공학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다.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년간 국내외 주택과 부동산 정책, 도시계획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전세’, ‘주거복지, 갈 길을 묻다(공저)’, ‘미래를 바꾸는 도시계획(공저)’ 등이 있다.
- 2022-11-0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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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 없이 안전하게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
- 유니버설 디자인은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다. K-커피로 불리며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믹스커피가 그 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믹스커피를 흘리지 않고 뜯으려면 가위가 필요했다. 이제는 이지컷(Easy Cut) 선을 따라 뜯기만 하면 된다. 손가락 힘이 없어도, 가위가 없어도 누구든 쉽게 뜯을 수 있다. 그저 뜯기만해도 하루가 달달하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성별, 연령, 국적, 신체 조건, 장애 유무 등의 차이가 상관없도록 설계한 디자인이다. 다른 사람의 배려나 도움 없이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의 체력, 이동 능력, 인지 능력 등을 고려해 반영한다. 다양성을 생각하는 디자인이라는 의미다. 접근성 높이는 유니버설 디자인 저출산·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빠, 다문화가정으로 육아 주체가 다양해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공공기관에는 육아편의공간에 대한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 남자화장실 내에 기저귀 교환대가 없어 불편하다거나 수유실에 남자가 들어갈 수 없어 아빠가 주 양육자인 경우 이용이 어렵고, 엄마도 필요할 때 아빠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불편하다는 등의 민원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는 인구에서 가장 많은 구성원 혹은 건장한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디자인한 것들이 많다. 경제성장 시대에 빠르게 많이 공급하기 위한 표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 인구가 늘었고, 다문화가정도 많아졌다. 사회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최령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장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목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소외되는 사람 없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고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는 가치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우리는 ‘약자’라는 개념을 따로 떼어 생각하기 때문에 ‘약자‘도’ 편리하게’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처음부터 다양성의 영역으로 생각한다. 최 센터장은 “우리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면서 “결국 사회적 비용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하는 디자인”이라고 강조했다. 고령화를 겪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의 도입은 필연적이다. 공공기관은 모든 국민의 접근성을 높일 의무가 있다. 공공시설이나 서비스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앞장서서 적용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의 모든 웹사이트에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담고 있는 웹접근성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2018년 ‘유니버설 사회 실현을 위한 시책의 종합적 일체적인 추진법’을 제정했다. 모든 국민이 장애 유무나 나이에 관계없이 기본적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개인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이념을 법에 담았다. 우리나라는 2022년 1월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 법안이 처음 발의되었고,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행정안전부에서는 공공청사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로널드 메이스 교수가 처음 만든 개념을 기반으로 한 ‘유니버설 디자인 7가지 원칙’을 안내하고 있다. △누구든지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접근과 사용이 가능한 크기와 공간을 확보한다 △적은 신체 활동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한다 △오작동에 대한 대응을 통해 안전한 사용을 유도한다 △사용자의 환경에 맞는 유연성을 확보한다 △쉽고 이해 가능한 간결한 사용법을 마련한다 △사용자의 상황에 관계없이 알기 쉬운 정보를 제공한다는 원칙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필요한 사회 곳곳에 적용할 수 있다.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필요한 디자인 이 디자인을 통해 불편함을 가장 많이 해소할 수 있는 이들은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인구의 20%가 65세가 넘는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고령자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고, 이동성을 높인다. 이동이 편리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활동하게 되니 건강해지고,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정서적 문제에도 도움이 된다. 살던 동네에서 친구들과 오래도록 함께하고, 살아온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이들의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계단 난간에 설치된 안전바가 스테인리스일 경우 한여름에는 뜨거워 손을 델 수도 있다. 한겨울 영하 1℃ 이하 날씨에 얼어붙은 안전바를 급하게 잡으면 위험을 유발할 수도 있다. 노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바 겉부분을 목재나 플라스틱으로 마감하도록 권장한다. 노화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는 고령자들은 샤워실과 세면실이 투명 유리로 분리된 화장실에서 유리벽을 구분하지 못한다. 화장실에서 잦은 부딪힘으로 멍이 생기고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경우 거울과 유리벽 테두리를 액자처럼 표현하거나, 바닥과 벽면의 색을 다르게 구분하거나, 세면대와 변기 같은 위생기기 색상을 다르게 하는 등 컬러 유니버설 디자인(CUD)을 적용하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인도와 도로 사이의 턱 높이도 안전과 직결된다.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 이용자, 보행보조기 이용자 등 바퀴 달린 이동수단을 사용하는 이들의 사고 원인이 되곤 한다. 자동차의 출입을 편리하게 하려고 인도와 도로의 높낮이 차이를 줄인 기울어진 인도 역시 보행자가 쉽게 넘어질 수 있는 구조다. 도로의 횡단보도를 높인 고원식 횡단보도는 이런 안전 문제를 고려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사례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 및 이동수단이 장애물 없이 지나갈 수 있고, 도로에서는 방지턱 역할을 해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속도를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에서도 공간과 공간 사이 바닥의 턱을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는 향후 무인 로봇이 돌아다닐 미래를 생각할 때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20년 정도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이 늦다”며 “어떤 식으로 디자인해야 할지 방법도 필요성도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 사회에서 가장 많은 유니버설 디자인 수혜자는 고령자분들이기 때문에,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직접 느낀 불편함을 창의적인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니어 전문가가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2022-11-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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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핼러윈 즐기는 MZ 문화, 누구 탓하지 못하는 평범한 일상일 뿐
-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 핼러윈(Halloween)을 앞두고 인파가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3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참사 다음 날인 30일부터 오는 11월 5일 밤 24시까지 일주일이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됐다.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핼러윈은 무슨 날이길래 매년 이태원에 사람이 몰릴까. 핼러윈은 기독교 축일인 만성절 전야제(All Hallows’ Day evening)의 줄인 말이다. 매해 10월 31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축제를 즐긴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중세 유럽에서 켈트와 가톨릭 신앙이 혼합된 형태의 축제였다. 이후 1840년대 아일랜드인이 대기근으로 미국에 대거 이주하면서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유령을 쫓기 위해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의상을 입는 켈트족의 풍습이 미국으로 전파됐다.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은 핼러윈에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얻는다. ‘Trick or Treat’이라고 외치는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초반 본격적으로 핼러윈 문화가 전파됐다. 외국 유학생, 외국인 강사 등이 영어유치원, 영어학원 등에서 핼러윈 문화를 소개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세계 각국의 외국인이 모여 사는 이태원을 통해서도 핼러윈을 즐기는 문화가 빠르게 전파됐다. 외국인들은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모여 소규모 파티를 즐겼다. 이태원은 특히 클럽 문화가 발달해, 외국인들은 핼러윈 때 유령·해적·마녀 등 독특한 의상을 입고 이 지역 클럽을 찾았다. 이를 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코스튬 문화가 빠르게 퍼졌다. 해를 거듭할 수록 참여 인원이 많아지고, 축제의 규모가 커졌다. 어느 순간 젊은이들이 독특한 분장을 하고 이태원 클럽을 찾는 것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MZ세대의 젊은이들이 여의도 불꽃 축제를 즐기고, 크리스마스에 사람이 많아도 명동 거리를 걷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일상에서 벗어나 핼러윈을 즐기는 젊은이는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핼러윈은 10월 31일이지만 앞선 주말에 이태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압사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에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린 ‘야외 노마스크’ 행사였다. 오랜만에 빗장이 풀리자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태원 해밀톤호텔 서편 폭 3.2m짜리 내리막 골목길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 인명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 2022-10-3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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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 전 도망갔던 약혼자 그 이유가 기가 막혀!
- 흔히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인생이 그렇듯이 사랑에도 정답이 없다. 인생이 각양각색이듯이 사랑도 천차만별이다. 인생이 어렵듯이 사랑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달콤 쌉싸름한 그 유혹을 포기할 수 없으니…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것처럼 헤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사랑에 준비된 사람이다. ‘브라보 마이 러브’는 미숙했던 지난날을 위로하고 남은 날의 성숙한 촉매제가 될 당신의 중년 사랑을 보듬는다. 요즘 50대 이후 연령에서 옛 애인 찾기가 유행이란 소리는 들었지만 내가 그 대상이 될 줄이야. 내가 그의, 그가 나의 옛 애인이라고? 콧방귀 나올 소리 아닌가. 개 풀 뜯는 소리 작작하라지. 그와 나는 연인이 아니라 약혼한 사이였으니까. 아련하고 쌉싸름한 추억의 대상은 고사하고 악연도 그런 악연이 없었던 사람들끼리 세월 지났다고 관계를 미화해서 뭘 어쩌란 말인가. 그 작자는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시도를 하는가. 폭력적일 만큼 일방적이던 태도가 20년이 지나도 그대로라면 이번에는 내 쪽에서 모지락스럽게 멱살을 틀어쥐고 따져볼 기회가 온 건가? 찾으려고 들면 바로 찾을 수 있으련만 옛 애인 찾기 운운하며 접근해온 것이 장난스럽게 들려 더 불쾌하다. 무엇보다 이제 와서 날 찾아 뭘 어쩔 거라고. 상견례 날의 비극 결혼을 앞두고 양가 부모님을 모시는 상견례 날. 가뜩이나 해 짧은 겨울철, 시간을 저녁으로 잡은 것부터가 불행의 서막이었을까. 그해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다. 그날도 오후 4시경부터 내리던 눈이 약속 시간인 7시가 가까워올 무렵에는 제법 쌓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점심에 친구들에게서 축하 술을 몇 잔 받았다는 그가 염려되어, 그의 직장으로 내가 가서 함께 상견례 장소로 가기로 했다. 내 차를 그의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고 그의 차로 같이 가면 눈길 운전에도 다소 안심이 될 것 같아서였다. 그날 만약 각자 따로 이동했더라면, 그가 낮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눈이 오지 않았더라면, 아니 차라리 폭설이 쏟아져서 약속이 취소되었더라면, 다 관두고 애초 그와 내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약에’ 게임이 다시 시작되었다. 지긋지긋하고 질긴, 죽어야 끝이 날 만약에 게임. 만약에 게임을 다시 시작하게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뜬금없는 연락은 얼마나 잔인한가. “운전할 수 있겠어? 내가 할까?” “무슨 소리야, 얼마 안 마셨어. 그리고 지금은 다 깼어. 자기가 구태여 온다고 하길래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그러라고 한 거지, 나 때문에 올 필요는 없었어.” 아닌 게 아니라 그에게서 술 냄새는 거의 맡을 수 없었다. 저녁에 중요한 약속을 앞두고 설마 낮에 퍼마셨을 리는 없잖은가. 퇴근길 차량들이 도로로 서서히 밀려들고 있었다. 그날 나는 마사지도 받고 미용실에도 가느라 오전 근무만 했기 때문에 퇴근 풍경이 낯설고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모습처럼. 그날 이후 실제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지만. 눈길 안전 운전 당부와 도심 정체 구간을 알리는 라디오 방송 또한 눈발처럼 쏟아졌다. “똑같은 소리 짜증 나. 웬 호들갑이야. 별로 많이 오지도 않는데.” 거칠게 라디오를 끄더니 반복되는 기상 방송에 대한 반감처럼 그가 액셀러레이터를 세게 밟았다. 순간 충격으로 어찔했다.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탓인가? 적당히 마실 일이지, 다른 날도 아니고 상견례 자리에 나오실 어른들께 경솔하고 무례한 태도 아냐? 신경이 예민해진 나도 슬며시 짜증이 올라왔다. 그러면서도 ‘어차피 눈 내리는 퇴근길과 맞물렸으니 혹여 늦는다고 해도 양해를 구할 수 있으리라, 차라리 함께 이동하는 것이 잘된 일’이라 생각됐다. 둘이 같이 늦으면 양가 중 어느 한쪽이 불쾌할 일도 없을 테니까. 내 기억은 거기서 더 나가지 못한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잠시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눈을 뜬 곳은 상견례장이 아닌 대형 종합병원. 우리 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박았고, 놀라운 것은 사흘이 지나서야 내가 눈을 떴다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3일간 내 인생이 장애자의 길로 방향을 트는 동안 경미한 부상을 입고 응급처치를 받은 그는 곧장 귀가했다는 사실이었다. 나를 불구로 만든 그, 입을 열다 내 두 다리의 감각이 사라지듯이 그렇게 그는 내 인생에서 사라졌고, 20년이 지난 엊그제 옛 애인을 찾겠다며 뜬금없는 연락이 왔으니…. 처음에는 당장 만날 것처럼 굴더니 며칠 후에 이메일을 보내왔다. “경애 씨, 얼마 만에 불러보는 이름인지요. 그간 어떻게 지냈나요? 요즘 같은 세상에 알려고만 들면,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아도 서로의 소식쯤이야 얼마든지 들을 수 있고, 알 수도 있지만 경애 씨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며 살았습니다. 제가 무슨 염치로, 무슨 면목으로 경애 씨 앞에 나타날 수 있었겠습니까. 이제야 실토하지만, 그날 우리의 상견례 날 점심에 친구 녀석들과 술을 마셨던 게 아니었어요. 하필 그날 헤어진 여자가 찾아왔더라고요. 3년 동안 만났던 나를 버리고 다른 남자를 찾아 떠났던 여자였지요. 경애 씨도 그 여자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테지만, 자세히 묻지 않길래 나도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지요. 나와 헤어지자마자 다른 남자와 결혼한 걸 보면 나를 만나고 있을 때 이미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와선 그 남자, 그러니까 남편과 바로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혼인신고도 하기 전이었다며. 그날 나를 찾아왔을 때는 결별한 지 반년이 흐른 후였지요. 이혼 사유는, 혼인신고도 안 했으니 이혼이랄 것도 없지만, 남편이 지독한 마마보이였다나 봐요.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하루는 남편의 샤워 후 벗은 몸을 시어머니가 버젓이 닦고 있더래요. 남편과 시어머니 두 사람 다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너무나 익숙한 표정으로. 기겁을 하고는 그날로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를 다시 받아주면 안 되겠냐고 합디다. 하필 우리의 상견례 날에. 많이 혼란스럽고 번민이 되더군요. 내가 아무 미련이 없었다면 속된 생각으로 ‘날 버리고 가더니 쌤통이다, 고소하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때까지도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더라고요. 버림받았다는 마음에 그간 친구처럼 지내던 경애 씨와 급격히 가까워지고 서둘러 약혼할 때만 해도 그 사람에게 복수심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런데 막상 혼자 되어 다시 나타나니 내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그쪽으로 향했습니다. 그저 연민인 줄 알았는데 사랑이었던 거죠. 그만큼 저의 미련이 컸던 거겠죠. 그날은 우선 돌려보냈습니다. 저녁에 중요한 약속이 있으니 다음에 다시 연락하겠다는 여운을 남긴 채. 그러고는 정신이 아득하니 혼미해졌지요. 머릿속이 혼란스러우니 겨우 두 잔 마신 맥주의 취기마저 올라왔고, 그렇게 그날 기어이 사고를 내고 말았습니다.” 과거 여자에게로 잠적한 이유 20년 전 그날에 버금가는 충격이 전신에 번졌다. 파혼 후 그의 소식을 애써 외면해왔기에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사고 후 나는 하반신 마비의 불구자가 되었기에 어차피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할 수 없었으니, 그가 도망가버린 것에 대해서도 혼자 삭여야 했다. 그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다 해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속내와 사정을 감추고 있었다니! 결국 과거의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중상을 당한 나를 버린 후 찾아오지 않았다는 건가. 이틀 후 두 번째 메일을 받았다. “경애 씨, 엊그제 메일을 받고 많이 놀라셨지요? 이래저래 나는 경애 씨에게는 원수 같은 존재겠지요. 경애 씨의 일상을 다시 흔들고 있으니까요. 이미 내다 버린 가증스러운 놈을 쓰레기장에서 다시 집어 든 느낌이겠지요. 이런 파렴치한 나를 나 자신도 용서할 수 없으니 경애 씨의 용서를 구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저는 바로 그 여자에게로 갔습니다.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경애 씨가 그날 다친 것이 마치 내가 그 사람에게 가도 좋다는 운명의 허락처럼 느껴졌습니다. 장애자가 된 경애 씨와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을 테고, 무엇보다 나는 그 사람을 더 사랑했으니까요.” 여기까지 읽는데 부아가 치밀었다. 만약 우편 편지로 받았다면 그 자리에서 북북 찢어버렸을 것이다. 이 자식이 도대체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20년 전에도 나를 조롱하더니 또 나를 갖고 노는 저의가 뭐야? 옛 애인 찾기 사이트를 뒤적여 나를 찾아내 기껏 한다는 소리가…. 분노로 울렁대는 가슴을 꾹꾹 누르며 메일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그날의 사고는 전적으로 제 책임임을 통감합니다. 머리를 조아려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 후 경애 씨의 다리가 되어 평생 죗값을 치러도 모자랄 판에 그대로 도망쳐버렸으니 천벌 받을 짓이었지요. 그런데 정말 천벌을 받고 말았습니다. 실은 제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경애 씨처럼 하반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결혼 후 3년 만에. 그 사실을 말씀드리고자 오늘 메일을 드립니다.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되는 얘기지만 왠지 하고 싶었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제 입으로 직접 하는 것이 제게는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지금 아내의 발과 다리가 되어 삽니다. 경애 씨에게 했어야 할 일을 지금의 제 아내에게 하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어떤가요? 이제 좀 속이 시원하신가요? 복수를, 원수를 갚은 것 같은가요?” 머릿속이 안개로 자욱해졌다. 무슨 이런 장난 같은 일이…. 운명의 장난이라는 말은 정녕 이럴 때 쓰라고 만든 것인가. 그건 그렇고 왜 하필 옛 애인 찾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나를 찾았던 걸까. “경애 씨의 근황을 미리 좀 파악할 수 있을까 해서였어요. 특별히 다른 뜻은 없었어요. 미리 좀 알게 된다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되레 결례가 되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드네요. 이래저래 죄송합니다.” 내 속을 읽은 듯이 메일이 날아들었다. 연달아 받은 세 통의 메일, 이제 내가 답신을 보내야 할 차례인가. 나는 무슨 말을 그에게 할 수 있을까. 지금 내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아요. 누가 좀 알려주세요! ※브라보 마이 러브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 2022-10-2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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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대 이상 '시니어 제설관리원' 선발… 겨울철 도로 관리 위해
-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12일 한국도로공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시니어 제설관리원’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양 기관이 협약한 ‘국민안전을 위한 도로제설관리 선도모델사업’은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시범사업의 일환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사업모델 개발 및 예산을 지원하고, 한국도로공사가 시니어 채용 및 참여자 교육을 담당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시니어 제설관리원’을 동계기간 중(2022년 11월~2023년 3월) 약 100여 명 채용할 계획이다. 채용된 ‘시니어 제설관리원’은 겨울철 눈길에 원활한 차량 소통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활동한다. 참여 대상자는 만 60세 이상으로, 선발된 인원은 교육 수료 후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 제설 장비 및 기반시설물 정미, 제설자재 상하차·살포, 도로 제설 및 설해복구 작업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전주시청(통합돌봄과)의 지원으로 진행된 협약식에 참여한 김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전북지역본부장은 “시니어들이 겨울철 눈길 교통안전 사고를 예방해 국민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이번 시범사업을 토대로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들과 함께 안전 분야 등 사회적 가치에 기여하는 신노년세대 일자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2022-10-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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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5세 이상 고령층 독감 무료접종… 내일부터 연말까지
- 국내 인플루엔자(계절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작, 이달 중 만 65세 이상 고령층까지 확대된다. 접종 기한은 올해 연말까지다. 11일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에 따르면, 만 75세 이상 고령층(194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의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이 12일부터 이뤄진다. 이후 17일부터는 만 70~74세(1948년 1월 1일~1952년 12월 31일 출생자)의 접종이, 20일부터는 만 65~69세(1953년 1월 1일~1957년 12월 31일 출생자)의 접종이 가능해진다. 올해 독감 국가 예방접종 대상자는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2009년~2022년 8월 1일 출생자), 임신부,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질병청은 “접종 초기 쏠림현상과 이로 인해 발생할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연령에 따라 접종 시작일을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생후 만 6개월~9세 미만 어린이 중 생애 처음 접종하는 2회 접종 대상자의 접종이 시작됐고, 지난 5일에는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의 접종이 가능해졌다. 다만, 65세 이상 고령층은 어린이, 임신부와 달리 올해 12월 31일 접종 기간이 끝난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65세 이상 인플루엔자 접종은 어린이, 임신부와 달리 출생과 임신 등으로 대상자가 추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말까지 전체 접종 대상자의 99% 이상이 접종함에 따라 적기에 신속한 접종을 위해 접종 기간을 올 연말까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질병청은 지난달 16일 3년 만에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질병청이 9월에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국내에서 독감은 통상 11월~4월에 유행한다. 코로나19 사태 속 최근 2년 간은 독감 유행이 없었다. 하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독감 유행이 일찍이 시작됐다. 특히 영유아들이 독감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아 독감 확산세가 더욱 빠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은 주소지에 관계없이 전국 지정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다. 가까운 기관은 예방접종 도우미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찾을 수 있다. 접종 기관에 방문할 때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도 가능하다.
- 2022-10-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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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안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 지역 특별점검 실시
-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대비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지역의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점검 대상 지역을 선정하고, 경찰청과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12일(수)부터 18일(화)까지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발생 비율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8명으로 회원국 평균(7.6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1년 전체 보행자 사망자 1018명 중 노인이 601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은 점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65세 이상 유동인구 △지역별 인구 대비 노인 비율 △전통시장‧노인보호구역 위치 등의 데이터와 교통사고 다발 위치를 복합적으로 분석해 총 60개소의 점검 대상지를 선정했다. 점검 대상에는 2021년 발생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고위험지역 및 노인보호구역 지정 필요 대상이 포함돼있다. 이번 관계기관 특별점검 때에는 안전표지, 속도저감시설 등 교통안전 시설을 진단하고, 보행환경 등에 대한 위험요인 분석을 통해 현장별로 맞춤형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개선방안은 해당 지자체에 전달해 연말까지 개선을 권고한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예산이 부족할 경우 예산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상명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고령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노인들의 사회활동 증가로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이번 특별점검을 계기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노인 교통사고 다발지역 등 점검대상 선정에 반영함으로써 교통안전 관리를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2-10-11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