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듯이 건강의 밑거름은 매일 맛있게 먹는 것과 몸과 머리를 충분히 쓰는 것. 그리고 푹 자는 것입니다.
이것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99%는 성공이라 할 수 있겠죠. 소중한 건강은 이처럼 매일매일의 생활습관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수면은 최근 들어 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푹 자고 일어나면 몸에 쌓여 있던 피로와 찌꺼기가 씻겨 나가는 기분이 들고, 머리와 마음이 산뜻해진 느낌을 받는다”는 느낌은 이미 의학적으로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와 함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의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라고 불리는 노폐물을 질 높은 수면이 제거한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이 이야기는 잘 자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 원인은 뇌 속의 신경세포가 활동하고 남은 잔해(殘骸)로 생성되는 베타-아밀로이드라고 하는 단백질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40대 무렵부터 뇌 속에 쌓이기 시작하는 베타-아밀로이드는 수십 년에 걸쳐 조금씩 우리들 뇌에 축적돼,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치매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베타-아밀로이드에게 대책 없이 공격만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수면을 취하는 동안, 인체는 뇌를 지키는 힘을 발휘합니다.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은 베타-아밀로이드를 씻어 내고 뇌세포를 손질해서 치매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면 가운데에서도 낮잠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크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도쿄의과치과대학(東京医科歯科大学) 의학부의 아사다 다카시(朝田隆) 특임교수는 연구를 통해 “하루 15분에서 20분 이내의 낮잠이 치매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적절한 낮잠은 생활 리듬의 균형을 찾게 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고령자의 경우, 점심 무렵에는 몸과 마음 모두에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그때 무리해서 낮 활동을 계속하다가 완전히 지쳐 버려 녹초가 되기보다는 낮잠으로 재충전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한숨 자고 나서 몸과 마음을 모두 재충전해 즐겁게 오후를 보내는 쪽이 더 낫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나아가 짧은 낮잠이라면 밤의 올바른 수면에도 바람직한 역할을 합니다. 단, 낮잠은 오후 2시 이전까지, 그리고 길어도 20분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너무 늦은 시간 긴 낮잠은 정작 중요한 야간 수면을 방해하니까요. 아사다 교수의 보고서에도 잘못된 낮잠 시간의 습관은 치매 예방에 방해가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 낮잠 방법은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신 뒤 낮잠을 주무시라는 것입니다. 커피의 카페인은 체내에 흡수되고 나서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 효과가 나타나기 까지 20~30분의 시간이 걸립니다. 때문에 진한 커피를 마셔도 바로 누우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조금 뒤 카페인이 체내에서 활동하기 시작해 자명종 시계 대신에 여러분을 깨워 줄 겁니다. 너무 오래 잠들지 않고도, 기분 좋게 눈을 뜨는 산뜻한 각성(覺醒)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꼭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 오쿠무라 아유미(奥村歩)
기후(岐阜)대학 의학부 졸업.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신경과학센터에 유학 후 기후대학의학부부속 병원신경외과 겸임강사를 지냈다. 기후현에 있는 그의 병원에는 전국에서 매일 150명의 환자가 찾아 와 진찰을 받고 있고, 현재까지 3만 명 이상의 치매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치매·우울병·뇌졸중 예방과 대응 등 뇌 건강 관련 출판·강연·텔레비전 출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등 치매 관련 서적은 30만 부 이상 팔렸고, 19번째 저서인 신간 가 최근 출간됐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언어학 교수이고 남편은 생물학 교수이며 법학과 의학을 전공한 자식을 둔 1남 2녀의 사랑이 많은 어머니 엘리스. 그런 엘리스에게 조발성 알츠하이머가 찾아오며 영화가 시작되는데 조발성 알츠하이머는 거의가 유전성이며 65세 이전에 나타나며 진행이2~3년 안에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고 영화는 설명한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알츠하이머는 진행 과정을 스스로 지켜보아야 하는 형벌 아닌 형벌을 받아들이는것 이외에는 현대 의학적인 아무 치료방법이 없다. 그는 그 형벌을 최대한 지연시키기 위한 약물치료와암기훈련방법을 병행하지만 그것이 고작 진행 과정의 2,3년을 지연시킨다고 역시 영화는 설명한다.
최고의 지성인 심리학자는 상실되어져가는 자신의 과거와 한조각 한조각의 인간존엄을 위해 누구도 대신해줄수 없는 고독과 처절하게 싸워보지만 엘리스 아니 인간은 절대 무기력하게 알츠하이머에게 완벽히 져야만하는 시나리오이다.치매나 알츠하이머의 많은 스토리를 보면서 동일하게 느꼈지만 인간을 이겨먹는 얼굴없는 조발성 알츠하이머 그것이 스토리의 주인공인지 이런 상황아래 던져진 절대 고독과 무기력한 인간이 주인공인지 이 영화 역시도 필자를 혼란시킨다. 우수하고 아름답고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운 여인 엘리스는 자신을 어느정도나마 통제할수 있을때 완전히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기 직전 그어느날을 위하여 자신에게 마치 어린아이에게 뭔가를 지시하듯 최후의 방법을 지시하는 영상 메세지를 만들어 저장해 둔다.
몇장면뒤 그 영상 멧세지가 공개되어 영상속의 엘리스를 만났을때 후일 어린아이처럼 변해버릴 자신에게 마치 어린아이에게 하듯 상냥한 말투로 자신의 최후를 위한 특별한 방법을 지시하는 엘리스를 만나게 된다. 자신을 사랑한 엘리스의 그 특별한 방법이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필자는 울었다.시간이 더 흐르고 조발성 알츠하이머는 더 깊이 진행되어 의식은 끊어지고 이어지고 그리고 아주 잠깐의 의식이 돌아왔을때 자신의 분신인 노트북에서 영상멧세지를 열고 엘리스는 그것이 무엇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을 찾아 읽고 지시대로 실행을 하려다 그나마도 손이 실수를 하여 알약들이 무정하게 약병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쏟아져 버린다.
필자는 만병통치약이 쏟아진것보다 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 또 울었다.최후의순간이 영화에서는 그려지지 않고 영화는 끝이 나지만 필자는 그이상으로 슬펐다.대사 이외의 장면에서 스캔되는 말없는 설명들이 영화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을 만나게 해준다. 영화의 원작은 2007년도에 소설가 에 의해 쓰여진 란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고 필자가 좋아하는 배우 는 이영화로 골든 글로버와 아카데미 여주인공상을 수상 했었다. 원작의 제목 는 기억이 스타카토처럼 이어졌다 끊어졌다를 반복하다가 어느날 피아니시모처럼 사라져 버린다고 피아니시모를 해석해 봐야 하겠다.
장홍
레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은 우선 다양하고 현란한 붉은색에 매료된다.
다음으로 코를 잔으로 가져가면 다채로운 향의 정원을 만난다. 그리고 한모금 입에 머금어 혀의 여러 부위로 와인을 굴리면서 단맛, 신맛, 쓴맛 등을 음미하다가 조심스럽게 삼킨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이 한 잔의 와인은 수백 종류의 화학성분이 함유된, 그야말로 실험실이다. 포도 속에 함유된 당분이 박테리아와 효모의 작용으로 알코올, 보다 정확히는 에탄올로 전이되는 과정이 발효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주조와 숙성 과정을 통해 와인은 여러 종류의 산(acids)과 향을 얻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포도 속에는-특히 껍질과 씨 속에는-중요한 몰레큘라(분자)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알코올에 의해 조금씩 축출돼 와인 속에 녹아든다. 그중에서도 페놀 그룹인 폴리페놀은 최소한 500여 종에 달하며, 각자의 화학적 구조에 따라 소중한 기능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나쁜 콜레스테롤의 형성을 막는 황산화 성분이다. 그리고 이 황산화 성분이 심장 혈관 계통의 질병을 예방한다는 유명한 프렌치 패러독스의 기원이기도 하다. 게다가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신경 질환, 비만, 암 등의 예방에도 효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물론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두 그룹의 폴리페놀
와인 속에는 크게 두 그룹의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플라보노이드(flavonoides)와 비-플라보노이드(non-falvonoides)가 그것이다. 클레르몽-페랑(Clermont-Ferrand) 국립농산물연구소(Inra)의 오귀스탱 스칼베르(Augustin Scalbert) 박사는 여러 음식물에 포함된 폴리페놀의 양을 측정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의 개척자다. 그는 450종에 달하는 식재료에 함유된 500가지 폴리페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레드 와인은 화이트나 로제에 비해 10배 이상의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폴리페놀 중에서도 플라보노이드 타입의 폴리페놀이 레드 와인에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비-플라보노이드는 소량 검출되었다. 비-플라보노이드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으며, 와인의 핵심적 질병 예방 요소로 지명되었던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은 3.42㎎/100㎖ 정도로 지극히 소량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와인에 함유된 폴리페놀 중에서 어떤 것이 진정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런던의 퀸 메리 의대(Queen Mary’s School of Medicine and Dentistry)의 교수인 로저 코더(Roger Corder)는 여러 연구 결과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프로시아니딘(procyanidines)이 건강에 핵심적 요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프로시아니딘은 다른 폴리페놀에 비해 항산화성과 혈관 확장에 있어서 보다 우수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특히 레드 와인에는 프로시아니딘의 함유량이 레스베라트롤보다 거의 1000배나 많다고 한다.
페놀-익스플로러(Phenol-Explorer)에 관한 또 다른 주요 정보도 밝혀지고 있다. 와인을 제외한 다른 알코올 음료(위스키, 럼, 맥주 등)에는 폴리페놀이 거의 함유되지 않은 반면 다른 식재료에는 레드 와인만큼, 혹은 그 이상의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에는 100㎖당 107㎎의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 반면 맥주에는 3.28㎎, 위스키에는 1.25g, 럼에는 고작 0.43㎎이 들어 있을 뿐이다. 같은 와인이라도 로제에는 10㎎, 그리고 화이트와 샹파뉴에는 10.4㎎의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포도주스에는 100㎖당 단지 1㎎만이 들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커피에는 214㎎, 녹차에는 89㎎ 그리고 초콜릿에는 무려 216㎎이나 들어 있다. 단지 폴리페놀 측면에서만 본다면 커피나 초콜릿 한 잔이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을 한 잔 하는 것보다 훨씬 효용성이 뛰어나다.
광범위한 역학(epidemiology: 생활양식, 사회 환경 따위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의학 분야)을 통해 프랑스인들이 폴리페놀을 섭취하는 근원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세르주 에르베르그(Serge Hercberg) 박사에 따르면, 커피가 36.9%로 가장 앞서고, 다음으로 33.6%의 녹차나 다른 차, 그리고 10.4%의 초콜릿이 뒤를 잇는다. 레드 와인은 7.2%로 네 번째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일(6.7%)이 그 다음으로 밝혀졌다. 이쯤 되면 육류를 먹을 때 녹차를 곁들이는 것이 바람직할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모든 알코올 음료와 마찬가지로 와인 속에 함유된 에탄올이다. 에탄올은 미세한 몰레큘라로 수용성이고 특히 알코올에 잘 혼합되며, 모든 세포에 침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술을 마시고 몇 분 내에 뇌를 비롯한 인체의 모든 기관에 퍼져나가며, 섭취한 양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지만 많이 취하면 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현대 의학은 알코올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미국 메릴랜드(Maryland) 주 베데스다(Bethesda) 연구소가 2006년 2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극소량의 알코올 섭취도 뇌 속 글루코오스의 신진대사를 감소시킨다고 한다.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의 웰즐리 대학(Wellesley College)이 1839명을 대상으로 2008년에 실시한 연구 결과는 우리를 더욱 걱정스럽게 한다. 이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량과 뇌의 크기(volum)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즉 알코올 섭취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뇌의 크기는 반대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뇌의 일부 지역은 무려 20%나 감소한다고 한다. 그리고 특히 뇌가 성숙 단계에 있는 청소년기에 알코올을 섭취하면 그 악영향은 엄청나다고 한다. 프랑스의 한 국립연구소(Inserm)에 근무하는 미카엘 나실라(Mickael Nassila) 박사에 의하면 청소년이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성인의 경우보다 뉴런(신경단위)이 2.5배나 많이 죽는다고 한다.
아, 불행한 와인이여! 에탄올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와인은 여느 다른 알코올과 다를 바가 없다.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암, 간경화는 물론 뇌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만병의 근원이다. 게다가 와인의 도수도 최근 들어서 조금씩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당장이라도 금주법을 다시 시행해야 할지도 모른다. 금주만이 유일한 미덕일지도 모른다.
아, 행복한 와인이여! 다른 알코올 음료에는 없는 다양한, 그리고 다량의 폴리페놀을 함유한 와인이여! 하여 여느 알코올 음료와는 다른 와인이여! 폴리페놀은 그 명칭이 시사하듯 수많은 종류가 있다. 어떤 종류가 어떤 질병의 예방에 유용한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폴리페놀의 항산화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심장 혈관 계통의 질병과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그리고 심지어는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와인!
영원한 형제이자 적인 폴리페놀과 에탄올을 모두 함유한 와인은 분명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프랑스 샹송의 가사처럼 결국 현명한 사람만이 와인을 제대로 즐길 수 있나 보다.
△ 장 홍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이다. 선한 면과 악한 면, 즉 양면성을 지닌 신이다. 그런 면에서 와인도 어딘가 야누스를 닮았다.
와인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종교적 역할에 대해서는 오랜 역사를 통해 다양한 접근과 분석이 진행되었다. 반면에 와인과 건강에 대한 본격적이고 과학적인 논의는 최근의 일이다. 물론 고대 그리스 이후 와인은 소량을 규칙적으로 마시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정설이었다. 이는 의학적인 진실이라기보다는 오랜 세월 생활을 통해 사회문화적으로 받아들여지고 공유된 진실이었다.
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이 저서에서 “만약 밀이 우리의 오랜 역사에서 산문이라면, 포도나무, 특히 와인은 시이며 우리 국토의 경치를 밝히고 고귀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와인이 지닌 문화적 상징성을 그야말로 시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고 보인다. 얼마 전 스페인 의회가 와인을 다른 알코올과 분명한 차별이 있는 ‘문화적 산물’로 제정한 것도 맥을 같이 한다고 보인다. 그러나 의사들의 주장은 경치를 밝히고, 고귀하게 하는 양지쪽보다 햇빛이 들지 않는 음지쪽을 드러내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와인이 문화적 산물이 아니라 단순히 알코올의 한 종류에 지나지 않으며 와인이 알코올 중독과 암의 유발을 높인다는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와인에 대한 의학적 관심은 매우 최근에 들어와서야 불기 시작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1990년대 초반으로 르노(Renaud) 박사가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를 주장하면서부터다. 이와 더불어 와인과 건강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와인이 심장혈관계통 질병, 알츠하이머 등에 예방효과가 있다는 주장과 더불어 와인은 여느 다른 알코올과는 성격과 특성이 다르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 와인도 다른 알코올과 다를 바 없이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논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2009년 2월 프랑스 국립 암 연구소(L’Institut national du Cancer: Inca)가 배포한 브로슈어에는 시한폭탄이 하나 장치되어 있다. 내용인즉 한 방울의 알코올(와인 포함)이라도 마시는 순간부터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수백 년 이상 하루에 한두 잔의 와인은 건강에 좋다는 믿음과 신화가 무참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국립 암 연구소의 발표는 곧바로 거센 반발과 논쟁을 촉발했으며, 뜨거운 감자는 지금까지 식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때로 거칠기까지 한 논쟁은 일반 소비자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량의 와인도 암을 유발하는가?’라는 가장 단순한 질문에 확실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말이다. 1인당 연 평균 와인 소비량이 54리터나 되고, 450여 AOC를 자랑하며, 6000만 헥토리터(1헥토리터=100리터)를 생산하며, 100억 유로(한화 약 13조원)의 매출(단일 상품으로는 곡물류 다음)을 기록하는 주요한 경제적 산물이다. 게다가 사회문화적으로 와인 소비가 권장되는 분위기이며, 와인 관련 업자들의 막강한 로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은 가히 충격이었고 마른하늘에 천둥 같은 것이었다. 프랑스 국립 암 연구소의 발표는 국내의 일부 언론에도 보도되었다.
자, 이제 거칠고 뜨거운 논쟁에서 조금 비켜나 여러 전문가들의 상반된 주장을 차분히 한번 검토해 보자. 이것만이 와인을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안이라 믿기 때문이다.
우선, 와인은 화학적으로 보면 다른 여느 알코올과 같다. 모든 알코올음료처럼 와인도 에탄올 몰레큘라(CH3, CH2, OH)를 함유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연구는 에탄올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을 명확히 증명하고 있다. 통계상으로 보면 알코올은 프랑스에서 담배 다음으로 피할 수 있는 사망 원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 외에도 알코올로 인한 교통사고, 폭력 등에 의한 사망을 합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공공 건강의 열렬한 수호자인 클로드 고트(Claude Got)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고 있다. “알코올은 두 얼굴을 가진 제품이다. 그것을 마시는 즐거움과 생산하는 자들 혹은 판매하는 자들의 경제적 부라는 측면과 개인적이고 집단적인 재앙이란 측면이다. 그리고 후자는 중독, 사고, 폭력, 간경화, 정신질환, 암 등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 잔의 와인이라도 건강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즐길 수는 없다는 말인가?’라는 절박하면서도 핵심적인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와인은 알코올음료임에는 분명하지만, 다른 알코올음료와 확연히 구별되는 아주 특별한 알코올음료다. 그 이유는 와인을 구성하는 화학적 생물학적 성분이 다른 알코올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 잔의 와인 속에는 수백 가지의 몰레큘라가 들어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포도 껍질과 씨 속에 다량 함유된 강력한 항산화성 물질인 폴리페놀이 주목을 끌고 있다. 폴리페놀의 특성 중 일부는 나쁜 콜레스테롤의 형성을 막아 심장 혈관 계통의 질병 예방에 효력이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체중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와인은 알츠하이머 등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이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와인과 암 유발에 대한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은 만큼 복잡하여 뒤에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려고 한다.
이제 ‘와인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 적절한 양은 얼마인가?’ 하는 매우 예민하고 까다로운 질문이 남았다. 이 점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상충하고 있다. 소량을 규칙적으로 소비할 때 일부 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다 해도,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상황적 분위기나 개인적 성향과 알코올 분해 능력, 성별, 유전자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적당한 양만 소비하기가 무척 어려운 사람들, 특히 젊은 층에게는 권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간에서 알코올 분해 효소를 관장하는 유전자가 다르다. 아시아인의 50%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활동하지 않으므로 구토, 붉은 반점의 출현, 어지럼증 등의 현상이 나타나 알코올화 진행이 중단되는 반면, 유럽인들에게는 이런 예방적 현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 예방에 관한 한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 유전적으로 유리한 입장을 타고났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와인의 적절한 소비량에 대한 기준은 존재하는가? 대답은 ‘없다’이다. 프랑스의 건강을 위한 국립 예방 및 교육 연구소(Institut national de prevention et d’education pour la sante)나 세계 암 연구 기금(World Cancer Research Fund : WCRF)이나 프랑스 국립 암 연구소의 결론은 와인 소비의 적절한 양을 결정할 수 없다(no threshold is identified/pas de seuil indentifie 혹은 보다 확실하게 There is no threshold/il n’y a pas de seuil)라는 것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건강을 생각하며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권장할 수 있는 충고는 규칙적(매일 혹은 거의 매일)으로 소량(2~3잔)을 식사 중에 마시라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로부터도 공격당하지 않고 확실하고 안전하게 추천할 수 있는 것은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았지만 와인 이상으로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는 다른 음식이나 음료를 즐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 녹차, 초콜릿 등에는 와인보다 월등히 많은 폴리페놀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와인이 주는 독특한 즐거움과 분위기는 결코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다. 와인은 여전히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와인의 진정한 매력일 것이다.
>> 장 홍 (張洪)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국제관계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프랑스 알자르 소믈리에협회 준회원이며,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와인, 인류역사 속 와인의 의미와 파워, 예술 인문학을 통해 본 와인 등에 대해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글 영화평론가 윤성은
나이가 들수록 행복에 가장 필수적인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건강임을 깨닫게 된다. 본인이 아플 때 느끼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가족 구성원이 큰 병에 걸렸을 때 감당해야 하는 슬픔과 스트레스의 강도 또한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억세다.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줄리안 무어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긴 는 쉰이라는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한 여인과 그녀의 가족에 관한 영화다. 찰나에 더러워질 수도, 깨질 수도 있는 투명한 유리 같은 행복을 지키기 위한 앨리스와 가족들의 노력이 펼쳐진다.
앨리스는 콜롬비아 대학의 교수로서 많은 업적을 쌓아온 학자이자 사랑받는 아내였고, 세 아이를 둔 훌륭한 어머니였다. 몇몇 단어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것으로 시작된 그녀의 증세는 청천벽력처럼 희귀성 알츠하이머라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급속도로 악화되는 이 병의 증세는 그녀 자신과 주변인들에게 두려움과 서글픔 그 자체다. 언어와 인지 능력을 잃어가고, 행동 장애를 보이면서 샛별처럼 빛나던 앨리스의 눈빛도 흐릿해져 간다.
그러나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영화는 이런 고통을 감당하고 겪어내는 앨리스가 여전히 ‘그녀’라고 말한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8mm 필름처럼 빛이 바랬어도 여전히 생생하게 떠오르는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자신을 끝까지 돌봐주는 가족들이 있다. 그것은 앨리스의 인생의 일부였고 여전히 그녀를 그녀로 남아 있도록 만들어주는 실체들이다. 루게릭 병을 앓고 있었던 故 리처드 글랫저 감독은 이처럼 비극 속에 희망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 영화를 남기고 영면했다. 그 진정성으로부터 나온 긴 감동의 여운이 오랫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일정 4월 30일 개봉
장르 드라마
감독 리처드 글랫저,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출연 줄리안 무어, 알렉 볼드윈,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트 보스워스 등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1000억 개의 신경세포가 얽히고설킨, 소우주라 불리는 ‘뇌’는 인간이 생산해내는 모든 것들이 중심이 된다. 하나의 뇌세포는 수천 개의 뇌세포로부터 전기 신호를 받아 다른 수천 개의 뇌세포에 전달하게 된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의식, 인지, 감정이 발현된다. 인간의 마음은 이러한 과정의 연속이다. 즉, 뇌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글 박근빈 기자 ray@etoday.co.kr 도움말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
어디까지 왔을까? 뇌로 마음을 읽는 것. 너무나도 복잡하기에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뇌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여기서 잠깐, 10여 년 전 발간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를 살펴보면, 뇌의 쾌락 중추에 전극을 심어 쾌락 감도를 외부의 제3자가 조절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내용은 당시 뇌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공상과학 소설로 분류됐다. 소설 속에서는 해당 부위를 찾지 못해 마구 찔러대는 대목이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명확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허구가 아닌 실제로 가능한 이야기가 됐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 김영보 교수를 만나 마음과 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감정의 중추, 새로운 발견
김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서 감정의 중추는 대뇌의 변연계(limbic system)로 알려져 있다. 이 변연계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다양한 감정을 관장하는 신경망이 고리처럼 연결돼 있다. 각각의 신경줄기 다발이 담당하는 감정의 종류를 파악하면 이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앞서 언급했던 소설 ‘뇌’처럼 말이다. 해부학적 경로가 복합해 뇌-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에 관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조금씩 밝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마음을 보는 뇌 연구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세계 최초로 분노, 슬픔, 우울 등 부정적 감정에 관여하는 신경섬유(ATR)와 기쁨, 웃음, 행복, 사랑, 보상 등 긍정적 감정에 관여하는 신경섬유(sIMFB, imMFB, SPT)를 발견해 냈다. ‘7T PET-MRI’라는 장비를 통해 뇌 영상을 찍고 분석해서 나왔다고 한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사람이 어떻게 울고 웃는지, 기분이 좋고 나빠지는지에 대한 근거를 찾게 된 것이다. 이 신경섬유의 존재는 감정 이상을 연구하는 데 포인트가 된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대략적인 연구 성과만이 제시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더욱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뇌세포의 활동을 정확히 분석하면 범죄를 일으키는 감정을 제거하고 스스로 뇌를 좌지우지하게 되는 평화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중년, 뇌도 품격 있게 자란다
김 교수에 의하면 뇌의 기능은 나이에 따라 점점 쇠퇴해져 간다는 통념 때문에 가벼운 건망증 현상이 오면 덜컥 겁부터 내는 것이 신중년의 모습이지만, 뇌 과학 분야에서는 이와 상반되는 결과들이 나왔다고 한다. 특히 뇌의 가소성(Neuronal Plasticity)측면에서 인간의 인지기능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발전해 50~60대에 절정에 이른다는 보고들이다. 실제로 뇌가 더 탄력적이고 유연해지며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인식 시스템을 갖추고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다는 것.
김 교수가 집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UCLA 신경학자 조지 바트조키스는 “중년이 돼야 뇌에 들어오는 직접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가공해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바트조키스는 MRI를 사용해 18~75세 300명을 대상으로 백질(白質)양과 분포를 측정했다. 대상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과 건강한 젊은이들이었다. 그 결과, 건강한 50대 신중년 대부분은 ‘미엘린(myelin)’ 양이 절정에 달했고 중요한 사고를 하는 뇌 전두엽과 측두엽에 가지고 있었다.
뇌는 신경세포, 회백질, 백질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백질은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여기에 미엘린이라는 지방성 물질이 덮개를 형성해 미세한 신경섬유를 감싸준다. 미엘린은 신호가 전달되는 동안 신호가 톡톡 튀거나 합선되는 것을 방지한다. 전선 피복과 같은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미엘린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물질이라는 말이다. 인간은 미엘린을 다른 영장류보다 20~30%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유아기나 어릴 때는 미엘린 중 많은 부분이 운동신경이나 감각기관에 놓여 있지만 중년이 되면 대부분 뇌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세포 축색돌기 주위에 나타난다는 것. 이곳이야말로 인간이 정교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게 하는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나이가 들어 뇌는 전체적인 조직을 젊을 때보다 더 잘 작동하도록 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는 소화할 수 있는 정보량은 적을지라도 일상생활에서 더욱 잘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신중년이 되면서 대학시절 시험을 볼 때만큼 많은 정보를 기억 속에 욱여넣을 수는 없을지 모른다. 단기기억 역시 예전 같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보를 다루고 말과 문장에 대한 의미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성격마저 변해 모호한 상황에서 더욱 편안하게 적응하고 좌절이나 초조에 덜 민감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성 치매 등을 겪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은 결코 뇌를 나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좋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뇌를 비워야 미래가 열린다
실제로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가 진행한 실험이다. 수학문제를 풀고 있는 두 학생이 있다. 누가 공부를 잘 하는지 아직 알지 못하는 상태. 뇌영상을 찍어 누가 똑똑한 학생인지 실험을 했다. 한 학생의 뇌에서는 포도당이 소모되면서 빨갛게 달아올랐고, 다른 학생은 별 다른 반응이 없다. 지능이 높은 학생은 누구일까?
정답은 별다른 반응이 없는 학생이다. 이 학생은 뇌의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뚜렷한 반응이 나타난 학생은 못하는 것을 억지로 생각해 내려 하니 자극이 됐던 것. 이 실험은 ‘정직한 뇌’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사실만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뇌를 깨끗하게 비운 상태로 유지하고 있지만, 거짓이나 알리바이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
한 분야에 몰두해서 성공하고 싶다면,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행동이나 거짓보다는 정직이라는 덕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직하게 살아서 정말 필요할 때 진짜 머리를 쓰는 게 효율적이지 않을까?
※뇌 전문용어 정리
변연계(limbic system): 대뇌 속에서 동기와 정서를 주로 담당한다고 여겨지는 여러 구조물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학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변연 피질과 해마, 편도체, 중격 등이 포함된다.
뇌의 가소성(Neuronal Plasticity): 기억, 학습 등 뇌기능의 유연한 적응능력을 ‘뇌의 가소성’으로 표현한다. 뇌에 장기적인 변화가 일어나, 자극이 제거된 후에도 그 변화가 지속되는 것으로 본다.
미엘린(myelin): 인지질 성분의 막으로 ‘미엘린수초’라고도 한다. 뇌 신경세포를 둘러싸는 백색 지방질 물질로 뉴런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신호가 누출되거나 흩어지지 않게 보호한다.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가 져야할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년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진단받고 입원한 질병은 백내장(17만9123명)이었다.
이어 △상세불명 병원체 폐렴(7만1624명) △뇌경색증(6만8767명) △알츠하이머병 치매(5만9128명) △무릎관절증(4만7371명) △기타 척추병(4만6543명) △요추 및 골반 골절(4만1783명) △늑골·흉골·흉추 골절(4만112명) △협심증(5만50명) △인슐린 비의존 당뇨병(3만4884명)이 '10대 노인성 질환'에 포함됐다.
이중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환자 수를 제외한 진료비(요양급여 비용), 내원일수, 1인당 진료비, 진료비 증가율 등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의 여러 종류(혈관성·파킨슨 치매 등) 가운데 가장 흔한(70~75%) 것이다.
작년 한 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지급된 진료비(건강보험 부담+본인부담)는 모두 6462억원이다. 이는 2위인 뇌경색증(5126억원)보다 1300억원 많은 액수다. 1인당 진료비도 192만9천원으로 10대 질환 가운데 부담이 가장 컸다. 이 통계에는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가 빠져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 1명을 돌보는데 가족들이 진료비를 포함, 1년에 평균 1982만원 정도를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한 진료비 증가율을 분석해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31.3%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인 요추·골반 골절(14.9%), 늑골·흉골·흉추 골절(14.9%)의 거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더구나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50조7426억원)와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17조5283억원)의 증가율이 각각 5.2%, 9.3%인 것과 비교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가 다른 주요 노인 질환에 비해 적어도 3배이상 빠르다는 얘기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진료비 가운데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 현재 34.5%에 이르렀다"며 "주요 노인 질환 중에서도 진료비 규모와 증가폭이 가장 큰 치매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치매 관련 진료비를 줄이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치매 예방에 적극 나서고, 초기 치매환자를 빨리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제도를 도입, 치매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벼운 증상의 치매에 대한 요양서비스를 늘렸다. 기존 건강상태 등급 판정 제도 아래에서는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특별등급'으로 인정받은 경증 치매환자에 대해 주간보호·치매 특화 방문요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또 최근 발표한 201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11억원을 들여 현재 11곳인 광역치매센터를 13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수면·진정제를 장기 복용한 노인은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50%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한 영국 의학저널에 실린 프랑스 보르도대학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진정제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인 벤조디아제핀이 알츠하이머 등 기억상실 관련 질병 발생률을 5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조디아제핀은 불안·우울·불면 증세를 치료하는 데 쓴다. 특히 노인층이 섭취하는 약품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캐나다 퀘벡주의 65세 이상 8980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2000년 1월부터 2009년 12월까지 수면·진정제와 알츠하이머와의 관계에 대해 분석했다.
전체 노인 가운데 1796명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사람들이고 나머지 7184명은 그렇지 않았다.
분석한 결과, 벤조디아제핀 화합물질이 들어 있는 수면·진정제를 복용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최대 51%까지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복용 기간이 길수록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앞서 2012년 프랑스에서도 수면·진정제를 장기 복용한 노인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50%가량 높다는 논문이 발표된 바 있으나, 그 경로에 대해서는 규명해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분석결과를 미루어 보아 벤조디아제핀이 들어 있는 의약품을 3개월 이상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세포 내 특정 효소의 기전을 밝혀내 효소 기반 치료법 개발의 초석을 마련했다.
경북대 배재성·진희경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스핑고지질(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중 하나로 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 효소 ASM(Acid sphingomyelinase)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계된 인자임을 새롭게 규명해냈다.
ASM은 스핑고지질 대사 효소 중 하나로 스핑고마이엘린(sphingomyelin)을 세라마이드(ceramide)로 전환하며, 뇌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한다. 연구팀은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에서 이러한 ASM 효소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증가한 ASM을 억제하니 세포 내 이물제거과정이 원활해져 독성 아밀로이드 축적이 줄고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알츠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내 이물제거과정 현상이 일어난다고 알려진 바 있었으나, 활성화된 ASM 효소가 이러한 현상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병인을 찾고 유도 만능줄기세포 유래 환자 신경세포에서 기전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향후 임상 적용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 개발을 위한 새로운 타깃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11편의 치매 관련 논문 분석 결과에 따른 '23년간 국내 치매 유병률 동향'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9.2%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2009년 세계 치매보고서에 보고된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치매 유병률이 4.19~7.63%였던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이는 한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이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5%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치매 중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이 5.7%로 가장 흔했고, 혈관성 치매가 2.1%로 뒤를 이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 속에 과다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게 해 걸리는 질환이다.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으로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에서 문제를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원은 진단과 치료가 이르면 이를수록 뇌기능의 퇴화를 지연 또는 중단시켜 호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므로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도 그 원인이 되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을 철저하게 치료하면 예방에 도움 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인 만큼 될 수 있으면 삼가야 한다.
이번 분석결과를 보면 국내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후 나이가 5.8년 많아질 때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알츠하이머병이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혈관성 치매는 2000년대 초를 지나면서 감소해, 혈관성치매 대비 알츠하이머병 비율은 1995년 1.96에서 2013년에는 4.13으로 크게 높아졌다.
김기웅 교수는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줄다가 2000년 후반부터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환자가 단시간에 급격히 늘어나는 데 비해 사회적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구축된 치매 인프라 중 가장 유용한 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만큼 치매 환자 때문에 문의할 게 있다면 언제라도 이 전화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