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입주 예정인 ‘VL르웨스트’는 롯데에서 선보이는 실버타운이다. 목동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를 찾아 VL르웨스트를 미리 느껴봤다. 이 곳은 상위 1%의 소비자를 목표로 만들어진 만큼 최고급 시설이 감탄을 자아낸다.
◇서울 도심 최대 규모 자랑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총 810세대로 서울 실버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서울 마곡지구에 들어선다. 마곡지구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9배 규모인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VL르웨스트 도보권에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이 위치하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이 인접해 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녹지 환경이 중요한데,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를 이용하면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규모의 ‘서울식물원’을 오갈 수 있다.
VL르웨스트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맡은 태원씨아이앤디의 추민석 전무는 “서울에서 800세대 이상의 규모에 기반시설을 갖춘 노인복지주택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1% 어반 시니어를 위한 곳
가정과 자녀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제2의 전성기를 사는 ‘어반 시니어’를 위한 VL르웨스트는 수준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모델하우스만 둘러봐도 여기가 실버타운인지 호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호텔 셰프의 다이닝 서비스가 제공되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AV룸, 북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등은 부대시설 이용료가 별도다. 연간 이용료가 340만 원인데, 입주자는 50% 할인된 170만 원에 시설을 이용 가능하다. 한 달 14만 원 정도로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VL르웨스트에는 게스트룸도 별도로 존재한다.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자녀는 게스트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거 공간도 시니어 맞춤형으로 설계됐는데, 특히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발코니’에 힘을 썼다. 가든형, 헬스형, PET(반려동물)형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비스포크 발코니는 가든형이다. 쾌적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식물 키우기가 취미인 시니어가 많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반려동물이 허용된 실버타운이 없었는데, VL르웨스트는 국내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추민석 전무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난 여기 살러 오는 게 아니다.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정주부는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고, 열심히 일한 가장은 노년에 편하게 쉬면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VL르웨스트는 질 좋은 시설과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차별화된 건강·의료 서비스
VL르웨스트는 무엇보다 건강·의료 서비스 강화로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줄 계획이다. 입주 시 건강검진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개인 컨디션에 맞게 식단을 제공하고 재활 운동을 돕는다. 주거 공간 내에는 실시간으로 건강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한 비상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간이 승강기도 설치해 비상 시 탈출이 용이하도록 했다.
또한 단지 내에서 유명 재활 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이대서울병원’에서는 전용 창구를 통해 대기 없이 즉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편집자 주: 국민의 30% 가까이가 65세 이상인 나라, 일본.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합니다
일본 유명 재계 인사의 발언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발언을 한 이는 소프트뱅크 모바일 부사장, 이토추상사 미국본사 수석부사장, 도쿄본사 통신사업부장, 퀄컴 일본법인 대표 등을 역임하며 50년 이상 글로벌 기업의 최일선에서 근무한 마츠모토 데츠조(83)입니다. 그는 지난달 27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좋은 고령자는 열심히 더 일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쁜 고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취미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보통의 고령자는 그 나름대로 일하고 마음 넉넉히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고령자들이 ‘연명치료는 원치 않는다’고 선언했으면 합니다. 이것으로 손자 세대의 생활이 조금은 좋아집니다.”
마츠모토의 글은 650만 회 조회되고 498회 재게시, 344회 인용되는 등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 반향은 여전합니다. 찬반 논의가 SNS 상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츠모토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가 말하는 ‘연명치료’란 ‘이미 의식이 없고 회복 전망도 없는 환자의 생명만 연장하는 의료 행위’”라고 정의를 분명히 한 이후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현재 고액의 사회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 세대가 고령자가 되었을 때 연금이 혹 파탄 난다면, 지금의 고령자들은 어떻게 미안함을 표할 생각입니까? 저는 (앞선 말이) 지나친 발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츠모토는 연명치료를 희망하는 이가 고령자 본인이 아닌 가족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일본 내각부 자료가 뒷받침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일본 데일리신초에 따르면 내각부가 10년 전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명치료를 희망하지 않는 이는 91.1%에 달했습니다.
일본은 일찍이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에 들어섰습니다. 마츠모토가 불씨를 당긴 연명치료 관련 논의는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 모두 행복하기를 꿈꾸며 사회·복지·의료 분야에서 평생을 달려왔다. 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자리에서 퇴임한 뒤에도 그 꿈은 여전하다. 여유 부릴 새 없이 이듬해 전문가들과 함께 재단법인 ‘돌봄과 미래’를 설립했다. 우리 사회가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기 위해.
김용익 이사장은 대학 시절부터 지역사회 의료에 관해 무수한 경험을 했다. 의료봉사회에 들어가 본과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매주 주말마다 판자촌 진료를 하고, 방학 때는 무의촌 진료를 다녔다. 다양한 지역을 누비며 환자들을 보살폈다. 당시에는 아파도 가까운 시설이 없어 치료받지 못해 증세가 심해지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복지 사각지대를 마주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의료 취약계층을 줄이려면 제대로 된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에는 의사 등 의료 종사자들이 환자를 찾아다니며 병원 밖에서 진료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선친께서도 시골에서 왕진을 다니던 의사였어요. 그 영향으로 자연스레 의학을 전공하게 됐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터라 아버지는 주로 자전거로 마을 곳곳을 다니셨습니다. 종종 옛 친구들을 만나면 ‘너희 아버지가 집에 오셔서 나를 살렸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현재는 방문 진료가 몇 가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라진 상태예요. 2008년 장기요양보험의 등장으로 새로운 방문 형태가 생겼지만, 왕진이 다시 활성화돼 이동 기능이 약화된 노인이나 장애인을 돕는 의료와 요양 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고 봅니다.”
가정 환경과 관련 봉사활동은 행보의 기폭제가 됐다.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전공하는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했다. 1980~90년대에는 보건복지 운동에 참여했다. 의료보험의 통합일원화, 의약분업 등을 추진하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직속 고령화및미래사회위원장과 대통령실의 사회정책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보건의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제 정책을 들여다보게 됐다. 이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정 활동을 했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4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맡았다. 복지 체계를 정립하려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면밀한 토론, 모색을 거쳤다.
“학자로서 이론과 현장성을 두루 갖출 수 있는 큰 행운을 얻었습니다. 공직에 있을 때도 여러 노력을 했고, 퇴임하고는 방법을 바꿔서 돌봄과 관련한 사회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우리 사회에는 오래된 세 가지 난제가 있습니다.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죠. 역대 정부가 저마다 해결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지만,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붓고도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어요. 각각의 요소들은 넓은 교집합을 갖고 여러 고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면서 같이 풀어나가야 해요. 돌봄과 미래를 창립한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돌봄의 더 나은 미래
돌봄과 미래는 이론적 연구를 기반으로 대안을 개발해 지역사회 돌봄이 확대·강화되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고자 만든 사회운동 단체다. 김 이사장은 돌봄 문제가 워낙 큰 의제인 까닭에 여론 조성과 정책 제안,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는 2025년, 65세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선다. 노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을 돌볼 책임은 그 가족 혹은 당사자에게 있다. 그는 개인이 돌봄 노동과 비용의 짐을 떠안지 않도록 방문 서비스, 주·야간보호 서비스, 주택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충해 ‘전국민돌봄’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돌봄 재난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습니다. 노인 인구와 생산가능 인구가 동시에 늘어나는 게 아니라 반비례하고 있어요. 물리적으로 돌봐주거나 돈을 낼 사람이 없는데, 돌봐야 할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돌봄 체계의 실상은 15년 전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보호자의 책임과 부담, 도움이 필요한 이의 죄책감을 함께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경우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등 전문 인력이 집으로 찾아가 진료하고, 그 외 공백은 주·야간보호센터를 설립해 채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돌봄을 받는 것처럼요. 더불어 건강한 생활을 돕는 주택 지원 및 개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거 환경까지 개선하는 겁니다. 그렇게 시설 입소 인원이 줄어들면, 신체 상태가 악화돼 정말 시설에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어요. 오랜 시간을 들여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면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거예요.”
유종의 미 거두고 인생 3막 향해
학자, 시민운동가, 정치인, 정책가로 일하는 동안 많이 체험하고 가슴 아파했다. 모든 일이 순탄하게 쉬이 흘러가진 않았어도 굴복하거나 좌절하지는 않았다. 물론 대한민국 사회정책의 완벽한 대안이라고 자신할 순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찾고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만큼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입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자녀들 얼굴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죠. 누군가에게 주례를 부탁받으면 모두 거절했습니다. 스스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기에, ‘결혼해서 잘살라’고 할 자격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10년이 흘러 80세가 되면 ‘진짜 은퇴’하려 해요. 돌봄과 미래 활동을 마무리하고 나면 가족과 함께 일상을 만끽하고 싶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 도서관에서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실컷 읽고, 산책도 즐기면서요. 그 전까지는 제 노력이 사회정책의 새로운 담론을 세우는 데 작은 초석이 되길 바랍니다.”
최근 해외의 실버타운은 노후에 삶을 더욱 활기차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어울리고 단지 내에서도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새로운 실버타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 실버타운의 특징을 꼽자면 △민간과 공공 주도 △세대와의 교류다. 미국은 민간 참여가 활발하고, 일본은 공공이 민간참여를 유도한다. 유럽은 복지 측면이 강조된 실버주택 사업이 많다. 세대와의 교류는 전 세계 실버타운이 따라가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실버타운을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보험금으로 실버타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며,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보조해준다. 사회복지법인만 운영 주체가 될 수 있어, 민간 주도 실버타운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은 부동산, 버스회사, 보험사 등 다양한 주체가 실버타운을 운영한다. 50세대의 작은 규모부터 대형 실버타운까지 다양한 형태의 유료 노인홈(실버타운 공식 명칭)이 운영된다. 일본 실버타운 1위로 꼽히는 베네세 스타일 케어는 자체 브랜드 내에서 고급형・중급형을 나누어 운영해 다양한 이용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이라는 새로운 실버타운도 등장했다. 도심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노인이 살기 좋은 배리어프리 주택을 만들고, 간호・청소・돌봄 등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만 계약해 거주하는 형태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해 말 그대로 마을 형태의 실버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부터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대표적이다. 약 3000개의 CCRC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날씨가 온화하고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이른바 ‘은퇴촌’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노인이 많아 여러 지역에 실버타운이 지어지고 있다.
다양한 주거 형태, 세대가 어우러지는 곳
해외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고토엔은 노인주거시설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한다. 매일 등교하는 아이들과 고령자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운동을 함께 한다. 점심에는 고령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미국의 에덴 얼터너티브는 강아지・고양이・새 등 반려동물을 들일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연령층과 쉽게 만나 활동할 수 있도록 요양원 내 어린이집과 놀이 공간 등도 설치했다. 지역사회에 고령자가 잘 녹아들도록 가정 돌봄기관 ‘에덴 홈’, 인지 돌봄기관 ‘에덴 라이프 롱 리빙’ 등도 운영한다. 에덴 얼터너티브는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 호주, 독일 등 19개국으로 확장됐다.
해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형태의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소하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는 평수에 상관없이 보증금을 3000만 원으로 통일해 입주 문턱을 낮췄다.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공공실버타운 ‘골드빌리지’도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고덕양로원 부지,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서울시의 공공실버타운은 세대 통합도 표방한다. 실버타운 주변에는 지역 수요를 고려한 체육시설, 종합복지관, 아동 돌봄시설, 북카페 등을 두어 세대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여가, 돌봄, 의료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지어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살도록 단지를 설계했다. 오피스텔은 젊은 세대에게 공급하고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에게 공급해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마곡에 지어진 롯데 VL르웨스트는 국내 실버타운으로는 처음으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려동물 건강 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클래스 등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든다고 한다.
최근 롯데, KB 등 대기업이 실버타운 시장에 뛰어들고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실버타운이 소개되면서 60대의 입주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여전히 70~80대가 대부분이어서 실버타운도 고령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실버타운은 대부분 고급화를 지향해 아직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실버타운의 정의가 애매하고, 공공의 지원이 없어 민간 기업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형화・고급화 추세는 여전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 세대 교류 서비스 등이 접목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고령자가 실버타운에서 활기차고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실버타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법 개정과 지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참고 보험연구원 ‘실버산업 해외사례와 활성화 전략’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성수정 강동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G7 국가(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와 한국의 치매 정책을 비교 분석,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두 편은 각각 ‘JAMA Network Open’,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 호에 실렸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유병률도 함께 높아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들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 증가, 치매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저하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OECD는 치매 정책과 관련해 10대 핵심 목표를, WHO는 국제치매 공동 대응 계획을 통해 7가지 실행 영역을 제시하며 ‘국가 치매 계획(National Dementia Plan)’ 수립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치매 관리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국가가 많고, 치매 관리계획은 수립되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국가도 있어, 실효성 있는 국가 치매 관리계획의 수립과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노하우의 개발과 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은 국가 치매 관리계획을 선도적으로 수립하여 추진 중인 G7 국가들과 한국의 국가 치매 관리계획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하여, 치매 관리계획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핵심 요건들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서 김기웅 교수팀은 WHO의 7가지 실행 영역과 OECD의 10대 핵심 목표를 총 11개의 정책 목표(예방, 진단, 인식 개선, 가족지원, 환경, 장기요양,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통합서비스, 연구와 기술 개발, 정보시스템)로 통합하여 국가 간 치매 관리계획을 비교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첫 번째로 치매 예방, 조기 진단, 인식 개선, 장기 요양, 통합서비스 관련 정책들은 국가에 관계없이 잘 갖추어진 반면,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은 미비한 국가들이 많았다. 김기웅 교수와 성수정 교수는 “치매 환자와 가족의 실질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가족지원, 환경, 의료서비스, 임종 돌봄 관련 정책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강화되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둘째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정책 목표들이 많았다. 일례로 임종 돌봄 관련 정책의 경우,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서는 완화 치료 제공, 사전 의료지시서 및 위임장 작성 장려, 가족 지원서비스 등 말기 치매 환자의 인간다운 임종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관련 정책이 실효성이 없는 선언적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았다. 또 영국, 일본,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정책 성과를 평가할 구체적 지표를 설정하지 않아 성과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로, 국가 치매 계획을 안정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결여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선 미국, 한국, 캐나다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국가 치매 계획의 수립과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추지 않아 정책 구현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이런 국가들에서는 기존 국가 치매 관리계획의 추진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후속 계획이 적시에 수립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었다. 또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등 국가 치매 관리계획을 국가 수반을 중심으로 범부처 사업으로 추진한 국가들에 비해 단일 부처나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추진한 국가들에서는 정책 추진력이나 정책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국가 치매 계획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체계적 정책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명확한 계획의 수립과 조정, 국가 단위의 범부처적 추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강조했다. 성수정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가 국가 간 협력과 모범 사례 확산을 통해 국가 치매 관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2023년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치매 환자도 함께 늘어난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인지훈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기억산책’은 기관 종사자들이 좀 더 체계적으로 어르신의 인지훈련을 도울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억산책은 씨투몬스터(C2MONSTER)에서 제작한 통합형 인지훈련 프로그램 관리 솔루션이다. 씨투몬스터는 디지털콘텐츠 제작분야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다.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회사에서 왜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훈련 콘텐츠를 만들었을까?
이야기가 있는 인지훈련
“암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이 규명되어 치료법도 있는데, 치매는 다양하고 원인 규명이 어려운 데다 한번 발병하면 죽을 때까지 회복이 안 되잖아요. 치매 예방을 위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게 공공성이 매우 높은 일이더군요.” 최진성 기억산책 공동대표는 9년 전 삼성서울병원으로부터 치매 예방 인지훈련 콘텐츠 개발을 처음 제안받았던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이때만 해도 선진국에서 들여온 치매 진단 프로그램이 많이 사용됐는데,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이야기가 있는 게임처럼 음악과 미술적 요소를 더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기억산책의 인지훈련 콘텐츠는 여러 의료기관과 함께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기억산책의 대표적인 인지훈련 콘텐츠는 메타360, 청춘만세, 행복한일주일이다. 콘텐츠별로 성격이 조금씩 다른데, 데이터 용량을 줄이고자 세 가지 콘텐츠를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누었다. 훈련을 한 번 할 때마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보내는 정도의 데이터만 사용한다. 젊은이들과 달리 사용 가능한 데이터 용량이 많지 않은 어르신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게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개발한 것이다. 씨투몬스터에서 시작한 기억산책은 2023년 2월 독립 법인으로 새로이 설립됐다.
체계적이고 꾸준한 인지훈련
시중에 나와 있는 인지훈련 콘텐츠는 다양하다. 그런데 콘텐츠가 디지털 기기에 접목됐을 때 어르신들의 훈련 유지가 쉽지 않다. 기억산책은 종합병원, 치매안심센터, 노인종합복지관, 요양병원 등 기관 종사자들이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어르신들의 인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개별 사용자의 인지훈련 결과, 분석 결과 등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별도의 기기를 구매할 필요 없이, 기관 혹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기기로 사용할 수 있다.
박종호 씨투몬스터 차장은 “기억산책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용자별로 관리자가 문제 유형과 회차를 지정할 수 있고, 같은 유형의 문제를 푼다면 유형은 같지만 개인이 푸는 문제는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수업 프로세스를 관리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는 게 기억산책의 차별점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개인별 훈련 결과도 데이터로 볼 수 있다. 한 달 동안 얼마나 자주 훈련을 했는지, 현재 훈련 진행도는 몇 %인지 확인할 수 있다. 정답률, 문제 풀이 수, 문제 푸는 시간 등이 기록되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관리도 가능하다. 만약 진행률이 미진한 어르신이 있다면 연락해 훈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기억산책은 10월부터 ‘콘텐츠 라이브러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SK텔레콤의 음성 AI 스피커 ‘누구 네모2’에도 기억산책이 적용돼 더 많은 어르신과 만날 수 있다.
“손에 돈을 쥐고 있으면 병원에서 문전박대 당하진 않을 거라고 믿었어요.”
어머니는 딸 앞으로 암보험, 실비보험 등 보험만 4개를 들었다고 했다. 40대 초반의 딸은 유방암으로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항암치료를 했지만 결국 말기 환자가 됐다. 주치의는 집 근처 호스피스를 알아보라고 했는데 모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남편과 이혼 후 홀로 키운 딸이고, 모녀가 함께 살 집 장만을 위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여태껏 죽도록 일만 한 딸이었다. 그리고 딸은 오래된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암이 발견됐다.
집 근처 병원을 마다하고 서울의 유명한 대형병원을 찾아가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그날부터 담당 교수는 신이었고, 병원은 신전이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녀는 살아남기 위한 갖은 고생 외엔 딱히 행복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삶이었기에 딸의 암진단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새로운 항암치료를 대비해 여러 가지 보험을 들었다. 그 어떤 가능성도 놓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암의 진행은 멈추지 않았고, 임상시험 치료까지 참여했지만, 야속하게도 암세포가 척추까지 퍼져 딸은 하반신 마비가 진행됐다. 그러자 주치의는 치료 중단과 함께 퇴원을 요구했다. 대신 집 근처 호스피스를 알아봐 주겠다고 했다.
모녀는 떠밀리다시피 퇴원을 했다. 딸은 평생 일해 장만한 그 오래된 아파트에서 눈을 감는 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호스피스는 가지 않고 집에서 지냈다. 일어나 걸을 수도 없는 딸을 보며 어머니는 매일 눈물을 흘렸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은 고열과 함께 오한으로 온몸을 덜덜 떨었다. 의식도 흐려지는 것 같아 놀란 어머니는 119를 불렀고 근처 병원으로 이송하려 하자 딸은 서울의 대형병원 환자라며 당장 그곳으로 가달라고 졸랐다. 응급실에는 4일을 머물렀다. 각종 검사가 다시 진행됐고, 요로감염이라며 항생제 처방과 함께 퇴원이 결정됐다. 하지만 너무 놀란 어머니는 입원을 원했다. 그러나 병실이 없다며 거절당했고 담당 교수는 끝내 얼굴조차 볼 수 없었고 대신 젊은 전공의는 왜 호스피스를 가지 않냐 재촉했다. 단 한 번도 거부나 주저함 없이 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이제와서 버려진다고 생각하니 배신감이 밀려왔다. 문전박대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택시를 타고 그 병원을 떠나면서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겠다고 모녀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한강변을 달리던 택시 차창 밖으로 다른 병원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는 도저히 다시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안 나 입원을 부탁할 요량으로 택시를 돌려 무작정 그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다행히 그곳에는 호스피스 병동이 있었고 때마침 병실도 하나 비어 있어서 바로 입원을 할 수 있었다. 생각지도 않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게 된 그 날의 상황을 나중에 모녀는 신의 인도라고 말했다.
마치 길을 잃은 나그네가 안식처를 만난 것처럼 그들은 그곳에서 따뜻함을 느꼈다. 일일이 그곳의 간호사와 자원봉사자 이름을 거론하며 그곳에서의 추억을 내게 풀어냈다. 그곳에서 2주가량을 쉰 후 딸은 다시 그 오래된 아파트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불안해하는 어머니에게 그곳 호스피스에서는 가정형 호스피스를 제안했다. 호스피스를 운영하는 집 근처 병원의 가정형 호스피스를 신청하면 집에서도 통증 조절과 영양수액 등 의료적 처치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줬고, 그렇게 이 모녀는 내게 연결됐다.
우리 병원 호스피스팀은 딸이 마지막 눈을 감을 때까지 정기적으로 딸이 평생을 바쳐 장만한 그 아파트를 방문했다. 우리가 방문할 때마다 어머니는 어김없이 딸이 우수사원이 되어 받은 상패를 꺼내 어루만지면서 그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를 말했다. 그리고 왜 억척스럽게 살아온 자신들에게 이런 시련이 닥쳤는지 눈물을 쏟아냈다. 그 다음은 어김없이 자신들을 버린 서울의 대형병원에 대한 원망으로 이어졌다. 차라리 용기 있게 의미 있는 마지막 시간을 갖도록 일찍 안내했으면 증오가 덜 했을 텐데, 계속해서 새로운 치료를 제안하며 희망을 주었던 것들조차 이제 모두 원망스럽다고 했다. 여전히 상심과 원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녀를 보며 우리는 안타까웠다. 우리 호스피스팀은 후원회의 도움으로 두 모녀에게 바다가 보이는 멋진 호텔에서의 추억 여행을 선물했다. 그리고 얼마 후 딸은 그 오래된 허름한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친척들 가운데 눈을 감았다. 나중에 전해 듣기로는 어머니는 그 집이 너무 싫어 팔고 이사를 갔다고 했다.
나는 여전히 돈을 쥐고 있으면 병원에서 문전박대 당하지 않을 거라 믿었다는 어머니의 말이 떠오른다.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 대형병원과 담당 교수로부터 버림받았다며 ‘배신자’라는 말을 입에서 놓지 않던 딸의 목소리도 귓가에 맴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지방에서 서울로 몰려드는 암환자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병실이 없어 대형병원 옆에는 지방 환자들이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위해 수일에서 수주 간 머물다 가는 고시원 같은 환자방이란 게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대형병원은 전국에서 몰려오는 암환자로 호황을 누리며 수도권에 큰 규모의 분원들을 건립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로 서울로 몰려드는 환자 중에 완치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셀 수 없는 말기환자들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대형병원들은 암센터를 키우고 분원도 새로 건립하면서 그 말기환자에게 일말의 따뜻함을 건넬 수 있는 작은 호스피스 병동을 만드는 것에는 왜 그리 야박한 것일까? 지금도 암환우 카페에 들어가면 말기진단 후 쫓겨나듯 퇴원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서러움 담긴 글들이 끝없이 올라온다.
갑자기 다큐멘터리 일본영화 ‘엔딩 노트(Ending Note)’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주인공은 69세의 말기위암환자다. 그는 선거에서 평생 지지했던 여당 대신 처음으로 야당에게 표를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암 환자에게 따뜻하길”
병원과 의사들은 수술도 함암치료도 하지 않는 말기암환자들에게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가사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명절증후군과 갱년기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명절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 갱년기에 대한 궁금증을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여성 갱년기는 질병 또는 노화에 의해 난소 기능이 감소하면서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 및 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하며, 폐경 전기와 후기를 모두 포괄한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폐경은 주로 50세 전후에 발생한다. 갱년기는 평균 4~7년 정도다.
여성 갱년기 증상에는 안면홍조, 빈맥, 발한 등이 있다. 급성 여성 호르몬 결핍이 원인이다.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때 증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갱년기는 모두가 겪는 증상이라며 고통을 참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갱년기를 건강하게 보내고 행복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Q. 잘 알려진 증상 외에 갱년기에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는 무엇이 있나요?
A. 갱년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즉 에스트로겐 감소로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져 복부 비만이 2배 이상 증가합니다. 또한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질 건조증과 가려움증, 성교통과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골 손실로 인한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도 유발됩니다. 그 외에 두통, 성욕 감소 등 폐경증후군 증상이 특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폐경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늦을수록 좋을까요?
폐경이라는 것은 난소 기능의 소실로 인해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지되는 상태일 뿐, 노인이 되는 건 아닙니다. 폐경이 되는 나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사회경제적 위치나 초경 연령, 이전 배란된 난포 수 등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50대가 되기 전 생리가 멈추는 것을 조기 폐경이라고 하는데, 폐경 이후 발생하는 여성 질환에 더욱 잘 노출될 수 있습니다. 폐경기는 너무 늦게 나타나도 좋지 않습니다. 늦은 폐경은 55세가 지나서까지 생리를 계속 하는 경우인데, 자궁 내 질환이 있어 환경이 좋지 않거나 문제가 있어서 생리가 지연되거나 지속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빈혈 및 피로감, 무기력, 신체 노화 등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늦은 폐경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갱년기 우울증 원인과 대처 방법, 극복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과거에는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감’ 등의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설명했으나, 최근에는 연구 결과를 통해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폐경을 전후해 내분비계의 변화는 대뇌의 전두엽과 기저핵에 산재된 신경세포군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 증상이 발생합니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 사람들과 여가 활동 및 친교 활동을 꾸준히 하며, 스트레스나 마음에 쌓이는 화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햇볕을 쬐면서 산책, 경보, 자전거,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여성 호르몬제를 많이 복용하는데, 의학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인가요?
A. 여성 호르몬 요법은 여러 가지 폐경 증상의 완화 및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와 야간 식은땀, 비뇨 생식기계 위축과 관련된 증상을 줄이고, 감정적인 증상들(우울증, 불면증, 신경질, 주의산만)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욕 감소 증상이 호전되고,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결정은 의사와 상담한 후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치료와 마찬가지로 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여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를 하기 전에 일반적인 신체검사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시작하면 됩니다.
Q.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또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요?
A. 갱년기 호르몬 요법 중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복합 요법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유방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나,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사용 후 7년간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다만 호르몬 요법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60세 이상의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 요법은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호르몬 요법은 폐경 후 일찍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Q. 갱년기 증상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감마리놀렌산 또한 혈액순환과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주어 갱년기로 인한 열감과 손발 저림, 발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두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뼈 형성을 촉진하고 골밀도를 증가시킵니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시켜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합니다. 마그네슘은 신경 이완 작용을 통해 기분 변화와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 이투데이피엔씨, 블록오디세이, 씨유박스와 협업
- 블록체인, AI 얼굴인식 등 첨단 기술 도입 진행
대한노인회가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 각 분야 전문 기업들과 손잡고 300만 회원과 전국의 모든 경로당을 하나로 묶는 시니어 정보화사업의 닻을 올린다.
대한노인회중앙회와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은 20일 이투데이피엔씨, 블록오디세이, 씨유박스 와 함께 추진 중인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김호일 대한노인회장, 최운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대표 등 대한노인회 임원들과 김종훈 이투데이피엔씨 대표, 황학선 블록오디세이 대표,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 등 제휴사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대한노인회 시니어정보화사업단 공동사업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2021년부터 추진해온 ‘스 마트 경로당 사업’의 단일 표준안을 마련, 전국 6만8000여개 경로당에 정보화 기기와 서비스 를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단은 스마트 경로당 표준안을 통해 노년층이 키오스크 환경에 적응하고, 플랫폼을 통해 각종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업단은 KB카드와 넷마블, 리얼미터 등이 주주로 있는 빅디퍼가 시니어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이투데이피엔씨는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 발행사로 2015년부터 축적된 고령자를 위한 복지, 금융, 생활, 문화 분야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모 기업인 종합경제신문 이투데이 의 뉴스콘텐츠를 실시간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블록오디세이는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으로 개인 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의 개발과 스 마트경로당 통합관제 센터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씨유박스는 AI(인공지능) 영상인식 전문기업으로, 얼굴인식 기술을 통한 회원 인식 및 로그인 기술, Al 영상인식 기반 비대면 의료 사업 인프라 구축, Al 얼굴인식 기반 결제 및 기타 부가 서비스 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은 “정보화 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키오스크’ 등 정보통신 기기의 활용 능력은 노인들에게도 필수가 되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사업을 통해 전국 노인회 회원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운 대한노인회정보화사업단 대표는 “스마트 경로당 표준안이 정착되면, 전국 경로당에 동일한 학습 및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키오스크, 전용 TV 채널, 모바일 플랫폼이 순차적으로 보급될 것”이라며 “경로당 회원을 포함한 이용자는 정부와 지자체 정책 정보는 물론 의료, 일자리, 금융, 부동산, 행복한 죽음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날씨마저 쌀쌀해지는 요즘. 자생한방병원이 노인들의 척추∙관절 건강관리에 팔을 걷어 붙였다.
대전∙분당자생한방병원(병원장 김창연∙김경훈)은 지난 18일 지역 어르신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농협과 경기도 성남시 수정노인종합복지관에 각각 진료소를 열고 한방 의료봉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는 노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이 심해지는 시기다. 낮은 온도에 척추∙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고 유연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 무릎 관절염 환자 수는 9월 54만 9625명에서 10월로 접어들자 3만명 가량 늘어난 57만 736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각 병원 의료진과 임직원들은 진료소를 방문한 노인 230여 명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한방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먼저 척추·관절 질환을 진단하고 환자에 따라 맞춤형 건강상담이 이뤄졌으며 이후 세부 증상에 맞는 본격적인 한방 치료가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환절기 기력 회복을 돕는 한약과 함께 한방파스도 전달됐다.
박병모 자생의료재단 이사장은 “경로의 달이자 효(孝)의 달인 10월에 어르신들의 건강을 챙기고 위안을 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이번 의료봉사를 진행했다”며 “노인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전국 자생한방병원∙자생한의원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생의료재단은 나눔 문화 형성을 위해 의료사업 수익을 다양한 공헌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와 함께 독거노인, 소외된 이웃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구호활동,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