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 코너링을 위해) 바이크와 함께 몸을 옆으로 점점 뉘이다가 급기야 뺨이 지면에 닿으려는 느낌이 드는 순간. 바로 그때 느껴지는 짜릿함이란 말로 형언하기 어렵죠.”(웃음)
전국 바이크 족들이 모여 실력을 뽐낸다는 경기도 가평 유명산 정상. “크앙~”하는 거친 굉음과 함께 날렵하면서도 묵직한 기운이 느껴지는 슈퍼 바이크(배기량 1000cc이상) 한 대가 멈춰섰다. 이 바이크에 앉은 라이더가 헬멧을 벗자 마초(남성) 라이더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머리를 단아하게 뒤로 빗어 넘긴 준 연예인급 미모의 여성이 시선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녀가 바로 내년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50세)의 나이를 바라보는 아마추어 슈퍼 바이크 레이서 겸 주부, 전규정(49)씨였다.
◆우울증 = 그녀의 바이크 인생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 한 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그래픽 디자인 등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녀에게 우울증이란 진단이 떨어진 것이 바로 그 즈음이다. 친구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직장과 집만 오가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하는 삶이 낳은 결과였던 것. 즐겁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을 찾아보라는 의사의 권유에 사격을 비롯해 승마, 스킨스쿠버, 보드, 심지어 킥복싱까지 영역을 넓혀 갔다. 바이크도 그때 시작했다.
“강원도의 한 리조트 근처에서 할리 데이비슨 바이크 400대가 무리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한눈에 반했죠. 오토바이 하면 택배 배달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타는 사람들도 있구나 했죠. 그길로 서울의 한 바이크 교습소를 찾아 정식으로 배우기 시작했고, 교관이 스쿠터 레이스도 나가보라고 해서 레이싱 세계에 입문하게 된 거예요.”
◆와인딩 = 슈퍼 바이크는 최고속도가 300㎞를 넘나든다. 전씨 역시 경주용 서킷에서 시속 200㎞를 훌쩍 넘겨 내달릴 정도 스피드에도 자신있다. 남성에 비해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여성인 데다 아마추어 라이더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 선수급이라는 것이 주변의 얘기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즐기는 플레이는 따로 있다. 바로 와인딩(굽이길)이 그것. 서킷에서 바이크와 몸을 뉘어 업-다운을반복하며 코너링할 때 느껴지는 스릴감이 그녀가 바이크에 앉는 가장 큰 이유라고. 특히 코너를 돌 때 바이크가 기울어져 얼굴이 땅에 부딪칠듯한 느낌이 들 때가 가장 희열감이 느껴진단다. 이때 속도가 무려 시속 140㎞에 이른다. 그런 스피드가 무섭긴 하다고. 하지만 바이크를 서서히 세우며 코너를 탈출할 때 느껴지는 ‘해냈다’는 해방감은 그녀에게 가장 큰 성취감을 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녀는 바이크 투어링에 나설때 굽잇길을 골라서 다닌다. 도로가 뱀처럼 꼬불꼬불 꼬이면 금상첨화다.
강원도 느랏재, 태기산, 구룡령, 대관령, 한계령 등이 그녀가 주말이면 즐겨 찾는 투어링 코스라고. 특히 굽잇길이 심한 지리산 뱀사골이 라이딩 재미에는 그만인데 너무 멀어 자주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차량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평화의 댐도 그녀의 단골 투어링 코스다.
“업-다운으로 이어지는 와인딩은 바이크 타기의 백미예요. 내년에는 BMW원메이커 레이스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에요. 더 늙기 전에 나가서 남성들과 당당히 실력으로 겨뤄보고 싶어요.”
◆남편보다 좋은 것 = 전씨의 바이크에 대한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나름 절약을 아는 주부 9단 그녀도 바이크 앞에선 한없이 무너진다. 이런 이력은 미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이크를 만난 이후
로 돈을 버는 족족 바이크에 투자했던 것. 그래서 지금 소유하고 있는 바이크만 3대다.
가장 아끼는 애마는 BMW S1000RR. 가격이 무려 4000만원에 이른다. 나머지도 예사롭지 않다. MV아구스타 브루탈레675는 대당 2000만 원을 호가한다. 베스파 이태리 스쿠터도 전씨가 즐겨타는 바이크다. 레이싱용 장비까지 합하면 금액은 더 올라간다. 레이싱용 슈트를 비롯해 헬멧, 부츠, 라이딩 자켓, 라이딩 바지, 글로브 등을 합치면 2000만 원을 훌쩍 넘는다고. 여기에 2년 전부터 바이크 세계에 입문한 남편 바이크(할리데이비슨)와 장비를 합치면 추가로 수천만 원이 더해진다. 바이크 라이딩 취미생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주부다. 바이크에 투자하는 돈 이외에는 지독할 만큼 아낀다. 일단 자신을 치장하거나 꾸미는 데 돈을 들이지 않는다. 성형은 물론이고, 그 흔한 피부 마사지 한 번 받아본 적이 없다. 심지어 양말 살 돈을 아끼기 위해 남편 양말을 신기도 한다고. 그녀의 털털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여자들이 다들 좋다고 한다는 명품 가방하고도 거리가 멀다.
“피부관리요? 일단 저를 누가 만지는 것 자체가 싫어요. 그래서 팩도 안 하고 미용 같은 것에 관심이 별로 없어요. 제 유일한 취미는 바이크죠. 바이크에 들인 돈이 엄청나긴 하지만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남편보다 바이크가 더 좋으니까요.”(웃음)
◆스턴트 우먼 = 바이크는 그녀의 직업도 바꿔버린다.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스턴트우먼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것. 교습소에서 바이크 레이싱 교육을 받는 동안 알게 된 영화제작자에게서 “운동신경이 남다르다. 스턴트 전문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떤가”라는 말을 듣고, 그 길로액션 스쿨에 등록한 것. 각종 무술과 액션 기술을 두루 섭렵한 시기가 바로 이때다.
지난 2005년 반올림 드라마에서 배우 고아라 대역(여자 경찰)으로 나왔고, 드라마 막상막하에선 배우 성유리 대역(군인)으로 바이크를 탔다. 특히 MBC 베스트 극장에선 건물 3층에서 트럭으로 뛰어내려는 스턴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즘도 대역배우 요청이 들어오면 선별해서 방송출연하기도 한다고. 내년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다. 이외에도 오토 바이크 로드매니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강해지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부터 남자 형제들하고 자라다 보니 여기저기 치이면서 자랐거든요. 특히 남존여비라는 개념이 너무 싫었죠. 내가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거죠. (스턴트가) 저도 무섭긴 한데 그런 두려움과 긴장감이 저를 더 즐겁게 해요. 바이크를 타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셈이지요.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사는 게 즐거워요.”
◆국제 여성라이더 협회 = 그녀의 바이크 사랑은 해외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국제 여성라이더 협회 행사에 한국 대표(4명)로 참가하게 된 것. 총 300명 정도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 당당히 그녀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녀는 국제적인 행사에 태극기가 찍힌 레이싱복을 입고 한국여성 라이더의 위상을 알리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런 자리였다고 했다. 게다가 투어형 바이크를 현지에서 렌트해 약 12일 동안 오스트리아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금상첨화였다고.
그렇지만 전씨는 바이크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바이크 타는 사람들 전체를 폭주족이나 불량배로 매도하고 배척하는 세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오토 바이크 타는 사람들의 취향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바이크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도 불만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는아예 발을 들여놓을 수도 없는 데다 일반도로에서도 사륜차들의 텃세에 치여 배척당하기 일쑤라는 것. 외국에서는 바이크를 출퇴근용으로 더 권장하기도 하고 사륜차들이 오토바이에 길을 비켜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데 한국은 선진국과 대조적인 모습만 연출되고 있다고. 그녀는 여성 라이더에 대한 편견도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 금녀의 구역이다 보니 처음에는 미친 여자 취급까지 받았다고. 특히 자신을 여성이 아닌 똑같은 라이더라 봐달라는 것이 그녀의 부탁이다.
“체계적인 라이더 훈련을 받고 경험을 쌓은 후 자기 실력껏 바이크를 타면 그리 위험하지 않아요. 조금 빠른 자전거를 탄다고 생각할 수 있지요. 우리나라는 오토바이를 타면 안 좋게 보는 이유가 유교적인 사상에 기인한 것 같아요. 오토바이 타면 주렁주렁 치장하고 문신하고 하다 보니 더 곱지 않은 시선을 주는 것도 있고요. 자기 취향일 수 있는데 말이지요.”
◆바이크 미술 전시회 = 그녀는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남아 있다고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학에서 전공했던 미술(서양화)이다. 전씨는 본인의 천직은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미술만으로는 먹고 살기 어려워 직장생활에 파묻혔고 바이크를 타면서 더 등한시하게 됐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얘기다.
더 나이를 먹기 전에 놓았던 붓을 다시 쥐고 짬짬이 작품활동을 해서 미술 전시회도 연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여기서도바이크는 빠지지 않는다. 바이크를 조형화하거나 형상화한 이미지를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래서 전시회 이름도 ‘바이크 미술 전시회’로 벌써 지어놨다.
“바이크는 나의 심장이고, 삶의 원동력이에요. 바이크가 없으면 삶의 의미가 없어지는 셈이지요. 체력이 닿는 때까지 바이크를 탈 생각이에요. 특히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진지한 자세로 바이크를 생각하고 즐기고 있어요. 젊은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이있어 좋기도 하구요. 단순히 멋있어 보인다거나 스피드만 즐기기 위해 타는 이들도 많은데 저는 이제 (그런 것은) 초월했어요. 바이크는 제 인생을 바꿔준 대상이고, 삶의 가치를 높여 풍성하게 해준 최고의 친구예요. 이젠 누구보다 진지하게 바라보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바이크를 탈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원을 꾸미고 가꾸는 일을 가드닝(gardening)이라 하는데, 이 가드닝은 매우 즐겁고 보람된 일이다. 그 즐거움과 만족감은 결과물을 통하여 얻을 수 있지만 조성과정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정원조성을 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능력을 발견할 수도 있고, 소재에 대한 고민과 통찰력, 그리고 숨겨진 예술적인 혹은 심미적인 감각도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을 조성하는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과 동일하다. 조성하는 부지의 현황과 내가 원하는 것을 파악한 다음 그 것을 부지에 구현하는 것이다.
정원조성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만약 어렵다고 생각되면 화분에 물주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식물에 대한 이해, 이것도 가드닝의 일종이며 정원조성의 첫걸음이다.
정원조성의 시작은 정원설계이다. 설계를 멋들어지게 그려내고 좋은 재료들을 사용해 화려한 연출을 해내는 사람만이 훌륭한 정원설계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공부만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정원설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린 마음으로 대상을 이해하는 자세다. 연필과 스케치북, 이 두가지는 정원설계를 하기 위한 첫 번째 준비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찰하기
“정원설계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과정은 관찰이다.”
필자는 조경학과를 졸업했다. 조경설계의 기초를 배워나가던 시절, 설계의 시작은 항상 '현장'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던 교수님이 계셨다. 따가운 햇살, 주변에 많이 보이는 꽃과 나무들, 귓가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닭살 돋게 하는 서늘한 기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거친 흙, 대문앞을 지나가는 이웃들의 말소리, 저 멀리 쌩쌩 달리는 자동차 등 이 모든 것들이 정원설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
한국인의 핏속에서 이어지는 전통정원관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즐기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축소지향적인 디자인과는 다르며, 중국의 자연을 확대해석하여 도입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기 위해서는 변형을 최대한 줄이고 자연의 순리대로 조화로운 모습을 지향해야 한다. 이런 한국의 전통정원관을 이해하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역시 현장, 즉 정원을 조성하는 땅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며, 이는 관찰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관찰은 다음과 같은 것(토질, 토양수분, 방위, 계절 및 시간의 변화에 따른 주변 모습, 대상지 주변여건, 사람들의 습성 등)을 중점으로 기록하여 분석한다. 그런 다음 각 요소들이 갖는 매력과 부지에 미치는 영향력들을 고려하여 다음단계인 상상하기에서 강조해야 할 것이 있으면 더욱 끌어당겨서 강조하고, 보기 싫거나 보호해야 하는 것이 있으면 적절히 가려주어야 한다. 이 것을 알지 못하고서는 정원설계의 개념을 제대로 잡아나가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면 방위에 따른 태양의 움직임은 정원식물의 배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태양의 위치와 변화에 따라 정원에 유난히 뜨거운 지점이 생길 수 있으며, 하루종일 그늘이 생기는 곳도 생길 수 있다. 그늘이 지는 곳은 습한 것이 특징이나, 바람이 잘 통하면 때로는 건조해 질 수도 있다. 이러한 태양의 흐름은 식물 뿐 아니라 사람의 행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토양은 식물체를 지지해줄 뿐만 아니라 수분과 양분의 공급처이기 때문에 토양조사도 꼭 실시를 해야 한다. 토양의 좋고 나쁨은 식물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토양조사항목으로는 토양의 물리적 성질을 나타내는 토성(土性)과 토양을 구성한는 입자들의 배열상태를 보는 토양구조, 토양의 산도를 나타내는 화학적 성질등이다. 식물성장에 있어서 가장 적합한 토양은 양토이고, 입단구조이며, 산도는 pH5.8에서 6.5사이의 약산성 혹은 중성이고, 잡초종자나 병충해의 원인요소를 불포함하는 토양이다.
식물은 일반적으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건물이나 큰 나무사이의 좁은 공간에는 어김없이 바람이 지나가는 길(바람골)이 생기는데 이 곳은 바람이 세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식물생장을 어렵게 하며, 토양을 건조하게 하고, 겨울에는 동해를 일으키기 쉽다. 이러한 곳은 바람을 막을 수 있는 울타리나 기타장치들을 두어야 한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입은 어디이며, 건물들로 인해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장소의 사용빈도나 움직임에 따른 시선의 흐름등을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상하좌우의 움직임에 따라 시선이 머무는 곳의 위치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정원설계시 시선이 오래 머무는 곳에 초점식재나 점경물 혹은 장식품을 두는 것이 반대의 경우보다 현명하다.
차폐는 보기 싫은 부분이나 혐오시설들을 가려주거나 개인의 프라이버시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상지나 목적물을 물리적 혹은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처리장이나, 공장의 굴뚝등은 식재등으로 가려주는 것이 좋다. 자동차소음 등을 차단하기 위한 식물의 배식이나 기타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큰 의미의 차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존 시설물(정원내에 설치된 전등, 장식물, 기존에 있던 나무, 건물 등)이 있으면 점검하고, 기록하여 둔다.
현장 관찰은 다음단계인 상상하기로 진행할때 필요한 기본개념을 잡기 위해 매우 중요한 단계이다. 설계에 있어 ‘기본개념’이란 전략과 전술중에 전략인데 기본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으면 아무리 세련되고 아름다운 재료들과 새롭고 신기한 기술들을 이용해 화사한 전술을 구사한다고 해도 현실과 동떨어진 디자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수입차 업계가 활짝 웃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작년 국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19.6% 증가한 15만6497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87년 국내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최근 자동차 시장 추이를 보면 내수시장의 수요 회복세가 엿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는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전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수입차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게 올라갈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는 고급 세단에서 벗어나 소형 세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하면서 전 차종에서 빠르게 약진하는 추세다. 실제 수입차 시장은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가 분석한 2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3582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2%나 늘었다. 1∼2월 신규 등록대수 역시 2만701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증가했다.
주요 차량 메이커의 1~2월 등록 대수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늘어났다. BMW는 이 기간 6562대로, 지난해 동기(5849대)에 비해 700대 가량 증가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5414대로 지난해 동기(3343대) 대비 2000대 이상 판매가 늘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000대 이상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2000㏄ 미만 차량의 점유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1만2306대)과 비교해서 올해 같은 기간은 1만5471대로 3000대 이상 증가했다. 점유율도 53.7%에서 54.4%로 소폭 늘었다. KAIDA 관계자는 “올해는 17만4000대의 수입차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수입차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은 바로 다양성 때문이다. 5개 브랜드의 국산차에 비해 수입차는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다양한 차종과 파생 모델을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또 유럽과 미국산 차들이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받아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올 들어 BMW는 2000㏄ 이상 제품 가격을 평균 0.7% 내리면서, 33종의 차량 가격이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 정도 낮아졌다. 벤츠도 판매 가격을 평균 0.4%, 약 50만원 인하했고 닛산도 알티마, 로그 등 일부 차량 값을 최대 30만원 내렸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주요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다. BMW는 올해 판매 목표를 4만5000대로 잡았다. 지난해 17%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겠다는 각오다.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폭스바겐은 올해 목표를 3만대로 정했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장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 아우디는 소형세단, 쿠페 등 신차 3종을 출시하며 전년 대비 10% 늘어난 2만2000대를 목표로 삼았다.
‘빅3’ 외에도 프랑스 자동차업체 시트로엥은 미니밴인 ‘그랜드C4 피카소’를 4월 국내에 출시한다. 피카소의 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26.2km/ℓ에 달한다. 토요타는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소형 하이브리드차 ‘뉴 CT200h’를 4월 국내에 선보인다. 뉴 CT200h는 원조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서 갖고 있는 높은 연비 효율성이라는 장점에 완전히 새 디자인을 더했다.
최근 국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포드코리아는 올 하반기 머스탱의 6세대 모델인 ‘올 뉴 머스탱’을 국내 출시한다. 1965년 처음 출시된 머스탱은 50년 동안 전 세계에서 900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모델이다. 회사 측은 국내에서도 머스탱을 기다리는 마니아층이 많은 만큼 출시되면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는 이달 초 국내에 ‘뉴 2시리즈 쿠페’인 ‘뉴 220d 쿠페 M 스포츠’를 출시했다.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BMW는 국내에서 1시리즈부터 7시리즈까지 모든 라인업을 완성했다.
뉴 2시리즈 쿠페의 역사는 1968년에 출시된 ‘BMW 2002’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BMW 2002는 당시 전 세계적으로 스포티한 드라이빙을 대표하는 2도어 소형 쿠페로 인정받았다. 특히 유럽 최초로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BMW 2002 터보는 최대출력 170마력을 발휘하며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은 뉴 2시리즈 쿠페는 BMW의 첨단 경량 설계와 BMW 트윈파워 터보엔진 기술이 적용돼 민첩하고 역동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한다.
차체의 비틀림 강성은 이전의 1시리즈 쿠페보다 13% 높여 안전성을 높였다. 또 엔진 출력에 맞춘 스트럿 서스펜션과 5링크 리어 액슬 등 첨단 섀시 공학을 적용했다. 여기에 낮은 무게중심, 넓어진 트랙, 50대 50의 무게 배분이 조화를 이룬 뉴 2시리즈는 날렵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뉴 220d 쿠페는 배기량 2.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7.1초에 도달한다.
BMW의 ‘이피션트다이내믹스(Efficien Dynamics)’ 기술이 적용된 뉴 2시리즈 쿠페는 민첩한 주행 성능과 함께 높은 효율성을 갖췄다. 자동차 앞 부문의 공기 제동판인 에이프런 바깥쪽 가장자리에 있는 에어커튼은 공기 흐름을 프런트 휠 하우스로 유도해 공기 저항을 줄였다. 공기저항계수는 0.28Cd에 불과하다.
이 차량의 복합연비는 16.7km/ℓ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6g/km다. 특히 유로6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충족,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분류돼 공영주차장 50%, 지하철 환승주차장 80% 할인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뉴 2시리즈 쿠페의 외관은 BMW의 다양하고 전통적인 쿠페 디자인 요소가 접목됐다. 전면의 키드니 그릴을 향해 좁아지면서 강력한 인상을 보여주는 보닛 위의 라인들과 끝 부분이 뾰족하게 처리된 헤드라이트 디자인은 정지 상태에서도 달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또 ‘L’자 모양의 후면 라이트는 측면까지 길어져 파워풀한 느낌을 준다.
뉴 2시리즈 쿠페는 이전 모델인 1시리즈 쿠페보다 전장이 72mm, 전폭이 26mm 길어져 안락한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특히, 휠베이스가 30mm, 뒷좌석 레그룸은 21mm 길어졌다. 트렁크는 이전보다 20ℓ 늘어나 총 390ℓ의 용량을 갖췄으며 분할 접이식 뒷좌석 등받이는 각 부분을 함께 또는 개별적으로 접을 수 있어 트렁크에 큰 짐을 실을 때 편리하다.
뉴 220d 쿠페 M 스포츠 에디션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5190만원이다.
세계적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이 일일 강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6일 세계적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를 초빙해 ‘청바지’(청을 바꾸는 지식콘서트) 강연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홍 교수는 로봇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사고와 열정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정신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다고 방사청은 전했다.
특히 그는 자기 인생이 탄탄대로를 걷지만은 못했으며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강연에서 “내가 세계적 로봇전문가가 되는 과정에서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나 역시 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실패하는 과정에서도 왜 실패했는지 등을 깨달으면서 뭔가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 공대 로봇연구소 로멜라의 창립자인 홍 교수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용 자동차를 개발해 2009년 파퓰러 사이언스가 선정한 ‘세계 과학계를 이끌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에 선정됐다.
한국인 최초로 ‘TED 콘퍼런스’ 강연자로 나섰던 그는 최근 저서 및 강연 등을 통해 청소년 멘토 활동을 벌이고 있다.
TED 콘퍼런스는 △기술(Techno 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앞글자를 따 1984년 창립된 비영리재단으로 전 세계에서 강연을 개최하고 있다.
그의 특강은 부산에서도 열린다. 홍 교수는 오는 28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특별강연을 한다.
이번 특강은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창립 10주년과 부산생활과학교실 1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
부산과학기술협의회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이 공동으로 마련한 특강은 이날 오후 2시 30분 과학드라마팀의 공연에 이어 2시간 동안 진행된다.
행사에는 부산생활과학교실 궁리마루 수강생, 중고교 과학중점학교 학생, 학부모, 김세연 국회의원, 임혜경 부산시교육감, 최범영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이사장 등 2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7 시리즈= BMW의 자동차는 크게 ‘1’부터 ‘7’까지 시리즈로 구분된다. 1, 3, 5, 7 등 홀수 시리즈는 세단을, 짝수 시리즈는 쿠페와 컨버터블을 의미한다. 국내 중형 세그먼트 시장에서 수입차 1위를 지키고 있는 뉴 5시리즈는 지난 2010년 출시된 6세대 5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최신 BMW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고효율 엔진을 장착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뉴 5시리즈를 “BMW가 그동안 쌓아온 성공 비결 속에서 고객이 새롭게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찾아내 적용한 더욱 완벽해진 모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 뉴5)
◇X 패밀리= BMW는 일반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신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이라는 표현으로 BMW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과 X 시리즈의 캐릭터를 강조한다. X 패밀리 모델은 BMW의 지능형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기본으로 장착돼 온ㆍ오프로드 어디에서든 역동적이고 안전한 주행 성능을 뽐낸다. 뉴 X5에는 또 SAV 최초로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에어 벤트와 에어 브리더가 적용됐다. 에어로 블레이드 역시 BMW 최초로 채택돼, 차체 후면에서 발생하는 난류 발생을 줄여 공기역학 특성을 최적화한다. (사진: 뉴 X5)
◇전기차 i3= BMWi는 BMW의 미래다. BMW는 서브 브랜드 BMWi에 대해 ‘시대를 앞서 가는 차량의 콘셉트, 영감을 주는 디자인 그리고 지속 가능성’이라고 설명한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자원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BMW는 지난 2007년부터 ‘프로젝트 i’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이동 솔루션’을 연구해 왔다. BMW가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 순수 전기차 i3는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5.4㎏ㆍm의 힘을 자랑하는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는 7.2초가 걸리며, 1회 충전으로 최대 2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BMW는 내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인 i8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i3)
“내 아들도, 내 손자도 세탁기를 만들고 청소기를 만들 것이다. 100년 후에도 200년 후에도 밀레는 가전회사다.”(창업자 칼 밀레의 4대손 마르크스 밀레 회장)
한 번 사면 2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뛰어난 품질력. 밀레는 ‘가전업계의 벤츠’로 불리고 있는 독일 명품 가전회사다. 1899년 칼 밀레와 라인하르트 진칸 두 사람이 공동 설립했다. 현재 전세계 40여개국에 지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창업자 4대손인 칼 마르크스 밀레 회장과 라인하르트 진칸 회장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창업 이래 115년 동안 밀레가 명품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창업자인 칼 밀레 이래 4대에 걸쳐 체계화된 ‘Immer Besser(지금보다 더 나은)’ 정신을 들 수 있다.
밀레가 말하는 ‘Immer Besser’은 투명한 가족경영 체제 아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며 ‘Made in Germany’의 명성을 잇는 것이다.
◇더 나은 여성의 가사를 위해… ‘모델A’ 개발= 창업자 진칸과 밀레는 무엇보다도 어떻게 하면 여성들의 가사를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연구 끝에 1903년 상하운동 추로 교반기를 작동해 세탁을 한결 수월하게 만든 세탁기 ‘모델A’를 개발했다.
이를 계기로 1911년 밀레는 최초의 전기구동 탈수장치가 장착된 목조형 세탁기를 개발했다. 목조형 세탁기는 과거 손으로 직접 세탁기를 돌려야 했던 여성들의 수고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성공에 힘입은 밀레는 1912년 자동차 생산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규모 자금투자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무차입 경영을 추구하는 경영원칙에 따라 과감히 중단했다.
이후 밀레는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전제품에 개발을 집중하면서 1925년 최초로 석탄으로 가동되는 드럼세탁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상업시설에서도 사용 가능한 충분한 용량으로 의류건조기와 함께 호텔, 음식점, 병원 등에서도 널리 적용됐다.
이어 1927년에는 양동이 형태의 밀레 최초의 진공청소기(모델명 L)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오늘 날의 진공청소기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수요가 감소하자 1960년부터는 스포츠용 모터자전거 생산을 마지막으로 이륜차 사업을 중단하고 가전사업에 전념하게 된다.
◇가족 경영의 살아있는 교본이 되다= 밀레는 1899년 창립이래로 공동 창업자인 진칸(Zinkann) 가문과 밀레(Miele) 가문이 번갈아 가며 4대째 가족 경영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두 가문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밀레 가문이 51%, 진칸 가문이 49%를 소유하고 있다.
두 가문은 공동으로 경영한 지난 115년 동안 철저한 역할 분담과 협력 정신으로 단 한 번도 경영권 다툼을 벌인적이 없다. 한 세대를 거칠 때 마다 한 집안이 독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부문과 경영부문의 대표를 번갈아 맡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밀레는 후계자 승계 방식도 독특하다. 후계자는 양 가문에서 수 십여명이 경합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에 오르게 되면 4년 이상 다른 회사에서 경영 실무를 쌓은 뒤, 6명의 심사위원 앞에서 업무능력 시험과 최종 면접을 거쳐 후계자로 선정된다.
◇독일 가전을 지킨 장인정신= 밀레는 제품의 품질을 위해 독일에서 생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Made In Germany’를 고집하고 있다.
생산공장은 총 10곳으로 이 중 9곳은 독일에 있으며, 나머지 1곳도 같은 문화권인 오스트리아에 위치해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라는 높은 임금 수준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고집하는 것은 다른 지역에서 만든 제품은 본사에서 그 품질을 확인할 수 없으며, 생산과정을 일일이 감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초가 튼튼한 엔지니어링 기술은 밀레의 가장 오랜 전통이자 자랑이다. 품질을 위해 최소 20년 수명에 맞게 1만시간의 성능 테스트를 거친 제품 만을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 밀레의 1만6000여 임직원 중 25년 이상 근속사원은 약 1만여명(전체 60%)에 달한다. 이 중에는 40년 혹은 50년이 넘은 직원도 있다. 심지어 3대, 4대째 대를 이어 근무하는 가정도 있다. 일례로, 최근 50년 근속 사원상을 수상한 폴 퍼레본씨는 그의 할아버지가 30년, 아버지는 42년간 밀레에서 근무하는 등 3대를 합치면 무려 120년 이상을 밀레에서 근무했다. 회사 측은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직원들이 자신의 명예를 걸고 최고 품질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기능성과 안전을 우선한 디자인= 밀레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기능성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에 중점을 둔다. 모든 제품이 20년 수명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세련된 외관과 보이지 않는 기능성을 살릴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 특히 라인만 봐도 밀레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의 고유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청소기를 제외한 모든 제품은 백색을 고집하지만, 제품 내부에 들어가는 부품의 디자인은 변화를 거듭한다. 밀레의 디자인 센터는 제조설비가 있는 공장 내에 있고, 생산설비와 함께 800여명의 디자인센터 직원들이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자동차의 본질과 고유의 품격을 지켜온 영원한 명차 벤틀리모터스. 벤틀리는 100여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의 철학을 계승해 오며, 오늘 날까지 세계 최고의 명차로 인정받고 있다.
파워풀한 주행성능과 고유의 품격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뤄낸 자동차 이상의 자동차, 벤틀리는 단순히 호사스러움만을 추구한 럭셔리카는 아니다. 궁극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동시에 안락함을 보장하고, 어떤 브랜드와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한 품격마저 지녔다.
◇벤틀리의 탄생 ‘스피드광 벤틀리 형제’= 벤틀리의 역사는 스피드광인 월터 벤틀리와 동생인 호레이스 벤틀리가 1912년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기술력이 부족해 자체 제작 차량을 판매하지 못하고, 프랑스의 DFS 모델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월터는 DFP 엔진을 직접 튜닝해 자동차 경주에 참여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자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착수했다. 이후 1919년 벤틀리의 첫 모델이 탄생했다. 벤틀리 최초의 자동차 ‘3리터(3-liter)’는 진보된 기술과 내구성으로 인해 출시되자 마자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인기를 끌었다.
‘3리터’는 섀시에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그 위에 고든 크로스비(Gordon Crosby)가 디자인한 보디를 얹은 모델이었다. 고든 크로스비는 재규어의 ‘leaping cat(뛰는 고양이)’ 모양 라디에이터 장식물을 만든 인물로 당시 벤틀리의 엠블럼 ‘날개 달린 B’ 배지를 그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고성능 ‘럭셔리 카’로 입지를 굳히다= 월터는 성능 시험 및 홍보 효과를 위해 자동차 경주에 ‘3리터’를 출전시켰다. ‘3리터’는 크고 웅장한 디자인이여서 당시 경주대회를 지배하고 있던 경량의 부가티와를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1921년 시즌부터 여러 경주에서 우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엔진. 4기통 엔진은 당시로서 굉장히 진보된 기술이었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보편화됐다. 벤틀리는 다음 해인 1922년부터 일반인 판매가 시작되면서 스포츠카 드라이버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3리터’는 1924년과 1927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했고, 이후 벤틀리는 1929년과 1930년에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우승한 ‘6.5리터’와 1928년에 우승한 ‘4.5리터’를 발표했다. 1929년에는 ‘6.5리터’ 스포츠 버전인 ‘스피드 식스(Speed Six)’가 우승을 차지하며 4년 연속 르망 24시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와 함께 당대 최고의 오토메이커로서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
◇시련왔지만… 컨티넨탈 시리즈로 부활= 벤틀리의 역사 속에서 항상 즐거움과 영광 만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연이어 찾아온 경제공황 속에서 벤틀리는 1931년 롤스로이스와 한 식구가 됐다. 벤틀리는 기존 스포츠카의 명성을 이어 받아 인수합병 후에도 롤스로이스와는 별도의 라인업을 유지했다. 바로 1952년에 등장한 ‘R타입 콘티넨탈’이다. 헤드라이트부터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하나로 연결된 디자인의 이 차량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인승 모델로 각광 받았다.
1998년부터 벤틀리는 롤스로이스와 관계를 청산하고 폭스바겐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특히 2006년 ‘컨티넨탈 플라잉스퍼’와 ‘컨티넨탈 GT’의 역할이 컸다. 이후 ‘컨티넨탈 GTC’, ‘GT Speed’, ‘GTC Speed’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컨티넨탈 라인의 성공을 이어갔다. 벤틀리의 4도어 모델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인 신형 ‘플라잉스퍼’는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를 위해= 벤틀리만의 철학과 정신은 ‘남들이 멈추는 곳에서 우리는 시작합니다(We Start Where Others Stop)’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생산방식에서 잘 드러난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자동화를 통한 대량생산을 미덕으로 확신하는 시대, 벤틀리는 고유의 수작업 방식을 고수했다.
영국 크루(Crewe) 공장에서 근무하는 벤틀리의 장인들에게 한 대의 차를 완성해 내는 것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작업과 같다. 실제 벤틀리의 플래그십 모델인 뮬산을 제작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총 300시간 정도. 이 중 인테리어 작업에만 170시간이 필요하다. 즉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한 대의 벤틀리가 탄생하기 위해서 7주가 넘는 시간이 걸리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데만 4주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다. ‘코치빌더(Coach Builder, 귀족용 고급 마차를 주문 생산하던 장인)’의 전통을 철저히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이 벤틀리의 품격을 만들어 낸 것이다.
벤틀리가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옵션을 제공해 이 세상에서 단 한대뿐인 나만의 차를 만든다는 것. 비스포크(Bespoke) 방식인 벤틀리의 뮬리너 옵션을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자동차가 탄생한다.
벤틀리는 고객의 어떠한 요구도 충실히 구현해 낸다. 영국 여왕의 공식의전 차량인 ‘벤틀리 에스테이트 리무진’은 여왕이 평소 모자를 즐겨 쓴다는 것을 감안해 차체를 높게 제작, 모자를 착용하고도 숙이지 않고 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벤틀리는 창업 당시 월터가 내건 슬로건인 ‘좋은차, 빠른차, 최고의 차(Good car, Fast car, Best car)’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벤틀리의 모든 엔진에는 엔진 넘버와 제작에 참여한 엔지니어의 서명이 새겨져 있다. 여느 수퍼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뜨거운 심장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음을 말해준다.
‘추억’과 ‘투자’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클래식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에서 지난해 8월 열린 경매에서 1967년형 페라리 275스파이더가 2750만 달러(약 306억원)에 팔리는 등 클래식카의 투자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사람들이 클래식카에 흠뻑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클래식카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풍부한 역사적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1967년형 페라리 275스파이더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10대 밖에 만들어지지 않은 희소모델로 1968년 영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에도 등장했다.
맨해튼 소재 경매업체인 RM옥션은 지난해 11월 에드워드 8세(윈저공)이 뉴욕에 있을 때 타고 다녔던 1941년형 캐딜락 리무진을 경매에 내놓았다. 당시 경매에서 최고 입찰가는 41만5000달러였지만 RM은 입찰가가 차량의 최소 가치인 50만 달러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판매하지 않았다.
경매가 실패로 끝났지만 이 차량은 사랑을 위해 영국 왕위를 버린 윈저공이 탔다는 역사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자동차 디자인의 선구자인 할리 얼이 이 차를 설계했다.
적당한 가격에 클래식카를 구매할 수 있는 길도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영국 경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몰았던 1971년형 피아트500은 1만8000파운드(약 3134만원)에 낙찰됐다.
투자 매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히스토릭오토모빌그룹인터내셔널(HAGI)이 집계하는 글로벌 클래식카 가격지수인 HAGI지수는 지난 2년간 50% 이상 상승했다.
데이브 셀비 HAGI 선임 애널리스트는 “클래식카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예술품은 중국 부자들이 자국 예술가들의 작품을 사들이는 것처럼 자국 선호 현상이 강하다. 그러나 도로와 차는 어느 나라에나 있으며 모두가 페라리를 안다”고 투자열기를 설명했다.
클래식카의 전통적인 시장은 유럽과 미국이었으나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도 점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스턴마틴과 부가티, 페라리 등이 투자가치가 가장 높은 클래식카 브랜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