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환경이 선택사항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필수다. 환경보호는 더 이상 소수가 주장하는 가치가 아니다. 이제는 기업을 경영하는 일도, 식품을 고르는 일도, 집을 짓는 일에도 모두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세상이 변했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지구의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 지난해 9월 세계기상기구(WM O)가 발표한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이 지구 역사상 가장 덥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가장 높은 기간이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는 이전 5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심각한 기후 위기를 지적하며 ‘탄소 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인 탄소 중립은 배출한 온실가스만큼 대기 중 온실가스를 제거해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기업이 탄소 중립을 목표로 했다면 기업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나무를 심거나, 탄소를 줄이는 기술과 관련된 투자를 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정책을 제시한 ‘그린딜’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10년 동안 1조 유로를 투자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2050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와 국민 의견을 수렴해 연말쯤에 발표할 예정이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업계 관련자 및 각종 전문가와의 토론회를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탄소 중립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다. 석탄과 같은 산업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통한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 정부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정책 수립을 위해 치열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투자 기준, ESG
탄소 중립은 ESG 투자에도 영향을 주었다. ESG 투자는 기업의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기업 경영에서 환경이 이제는 필수로 고려해야 할 투자 기준이 된 것이다.
ESG 투자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ESG 투자 및 정책 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18년 30조6830억 달러로 3배 정도 증가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향후 20년간 ESG 펀드에 20조 달러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ESG 투자가 활성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수익률’이다. 지난 2월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ESG 투자 사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ESG 펀드는 ‘코로나19’라는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회사 모닝스타(Morning Star)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도 1분기에 유럽 전체 펀드 시장에서 1480억 유로가 이탈했지만, ESG 펀드에는 약 300억 유로가 유입되었다. 같은 기간 미국 ESG ETF에도 115억 달러가 들어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ESG가 중요해질 것이다. 환경오염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임직원의 도덕적 리스크 같은 문제가 터지면 바로 불매운동이 일어난다. ESG 관리 여부가 기업의 성패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떠오르는 비거 노믹스
‘ESG’가 투자시장의 먹거리라면, ‘비건’은 식품시장의 먹거리다. 최근에는 ‘비거 노믹스’(Veganomics)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채식주의자(Vegan)와 경제(Economics)의 합성어로, 채식주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를 뜻한다. 채식을 비롯해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물건을 만드는 전반적인 산업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대체육 식품시장이다.
대체육은 진짜 고기처럼 만든 인공 고기로서, 향후 떠오르는 유망 식품 분야 중 하나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기관 얼라이드마켓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대체 육류시장 규모는 41억 달러로, 2026년까지 8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대체육 시장은 ‘비욘드미트’(Beyondmeat)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food)가 이끌고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설립된 푸드테크* 회사다. 두 회사는 코로나19 상황에도 건재함을 보여줬다. 지난 5월 비욘드미트는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14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새롭게 입점한 유통 점포만 777개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코로나19에도 끄떡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미국에서 일어난 육류 대란 때문이다. 육가공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부분 문을 닫거나 부분적으로 운영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대체육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던 것이다. 대체육의 선호가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체육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현대의 밀집 사육, 도축 시스템이 전염병 확산에 일조한다는 분석과 함께, 영양뿐만 아니라 맛까지 더해진 대체육은 혁신적인 상품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미래에는 대체육 식품이 하나의 기호식품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푸드테크(Food-tech):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식품 및 관련 산업에 4차 산업기술 등을 적용해 이전보다 발전한 형태의 산업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해외 사례로 본 제로 에너지
제로 에너지 건축 시대도 성큼 다가왔다. 탄소 배출이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제로 에너지 건축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건물 부문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 중 36%로 집계됐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9%로 나타났다. 결국 건물이 탄소 배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셈이다.
필요성과 더불어 시장성도 갖춰졌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의 세계 산업시장은 2017년 기준 420조 원, 2024년은 15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필요성과 함께 시장성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한국환경건축연구원 박진서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권 문제가 부각되고,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더 강화되면 앞으로 제로 에너지 건축물 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제로 에너지 건축은 단열과 공기 유출을 최대한 막아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설비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건물을 짓는 것이다. 에너지 제로화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바깥 온도의 변화가 건축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적은 에너지로 실내 환경을 유지하게 하는 패시브,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지만 높은 성능으로 운전할 수 있거나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가 있다. 예를 들면 패시브에는 고성능 창문, 액티브에는 고효율 LED 조명이 있다. 마지막으로 태양광 발전과 같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 기술이 있다. 오른쪽 박스 내용은 이러한 기술들을 적용한 해외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사례다.
해외의 제로 에너지 건축물
베딩톤 제로 에너지 단지(Beddington Zero Energy Development)
2002년 런던에 위치한 오수처리시설 부지를 친환경 주택 단지로 조성한 것이 베딩톤 제로 에너지 타운이다. 알록달록한 닭 벼슬 모양의 환풍기가 유명하다. 이 환풍기를 통해 실내 환기와 건물 내부의 온도를 조절한다. 모든 주거용 공간은 남향으로 배치하고, 3중 유리를 설치해 태양에너지 이용을 극대화한다. 낭비되는 에너지도 없다. 주택의 지붕 위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빗물과 오수의 정화수는 화장실과 옥상정원 관리에 활용한다. 주민은 자가 차량 운전을 최소화하고 전기차를 이용한다.
불릿센터(Bullitt Center)
2012년에 준공한 미국 시애틀의 불릿센터는 ‘살아 있는 건물’로 불린다. 환경자선단체인 불릿재단이 건축한 건물이다. 시애틀의 다른 고층빌딩보다 에너지 효율이 약 80% 정도 높다. 지붕에 있는 575개의 태양광 패널은 1년 동안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곳은 화장실이 특이하다. 일반 화장실은 배설물이 정화조에 차면 오수관으로 배출된다. 반면 이곳의 화장실 배설물은 시설 내 설치된 장치로 퇴비화 작업을 거친 후 원예용 퇴비로 만들어진다.
펄 리버 타워(Pearl River Tower)
2013년 중국에 준공된 펄 리버 타워는 건물 내부에 풍력 발전기가 있다. 71층 규모이며 높이는 303m다. 중국의 담배회사 CNTC(China National Tobacco Corporation) 본사 건물이다. 건물 전면을 관통하는 개구부가 남쪽과 북쪽에 각각 4개씩 있는데, 건물로 불어오는 남풍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이 전기는 건물의 공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쓰인다. 창문은 자연 환기를 위해 이중 유리벽으로 만들었고,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기는 냉난방에 쓰인다.
3화 언택트 보험의 시대
보험설계사가 서류를 앞에 두고 고객을 설득하는 풍경이 앞으로 낯설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발달과 전염병이라는 악재가 보험사의 영업환경을 바꾸고 있다.
코로나 19 발생으로 사람 간의 왕래가 확실히 줄었다. 예전과 비교했을 때 거리가 한산하다. 거리의 사람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임대 문의가 적힌 빈 점포도 늘었다.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 상가의 수는 지난 분기에 비해 2만여 개가 줄었다. 왕래 감소로 인한 개인의 심리적 고립감도 문제지만, 이러한 경제적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
전염병은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면이 필요한 사업 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대면 영업이 90%가 넘는 보험업도 피해갈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 8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로 격상했을 때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대면 영업 자제를 회원사에 권고했다.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반적으로 대면에 대한 불안이 가속화됐다. 고객들은 보험설계사와의 만남을 꺼렸다.
실제로 A 보험설계사는 “확실히 코로나 이전보다 고객과 만남 횟수가 부쩍 줄었다. 하지만 아예 고객을 안 만날 수는 없다. 만나지 않고 영업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보험업 특성상 고객과 보험설계사 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므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으로 인한 비대면은 보험영업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장애물 중 하나인 것은 틀림없다.
◆ 비대면에 주목하는 보험시장
그렇다면 보험사의 실적은 어떨까? 영업 환경의 악화와 달리 실적은 선방했다. 금융감독원이 8월에 발표한 2020년 상반기 보험사 실적자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54조 1619억 원이고,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는 47조 8135억 원이다. 생명보험사는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3.7% 증가했고, 손해보험사는 6.5% 증가했다. 생명보험의 경우에는 저축성 보험과 퇴직연금이 증가한 덕분이었다. 손해보험은 장기보험의 계속 보험료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실제로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기간 동안 보험사가 축적해온 네트워크와 데이터 덕분에 코로나 19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할 수 있었다”라고 하며 상반기 호재를 분석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지금처럼 코로나 19 상황이 지속하고,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이런 호재를 장담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들은 비대면 거래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험산업과 진단과 과제-소비자 중심 경영’에 따르면 대면구매를 선호하던 중·장년층도 온라인 보험 구매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졌다. 실제로 향후 온라인 보험 가입 의사와 관련된 조사에서 50대의 83.6%가 비대면 가입 방식을 선호했다. 30~40대의 선호 비중이 87%, 85%인 것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보험사 CEO들도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에서 23개 생명보험회사와 16개 손해보험회사의 CEO(회장 및 사장)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보험사 CEO들은 주요 기회 요인으로 디지털 금융 전환 가속화(48%)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 확대(25%)를 선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전략으로 비대면 채널의 성장(50%)을 꼽았다. 보험사를 이끄는 경영인들이 비대면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금융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인슈어테크가 뜬다
미래 보험 시장의 대안 중 하나로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인슈어테크’다.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인슈어테크가 선정됐다. CB 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분기 기준 글로벌 핀테크 투자의 주요 분야는 인슈어테크, 자본시장, 자산관리, 디지털뱅킹 등이었다. 이 가운데 인슈어테크는 전체 투자의 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보험 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쉽게 설명하면 이런 식이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챗봇을 통해 고객에게 보험계약, 보험금 청구 등의 보험 업무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거나,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서 고객의 건강 상태에 맞는 합리적인 보험요율 적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통해 보험금 청구망을 구축하고,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보험 가입현황이나 질병 발생 빈도 등과 같은 다양한 통계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인슈어테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CB 인사이트에 따르면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2년 3억 4700만 달러에서 2018년 39억 5300만 달러까지 증가했다. 2019년 2분기에는 28억 5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159% 성장했다. 미국이 이 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영국,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알리바바와 바이두와 같은 인터넷·유통 플랫폼 회사가 보험 산업에 뛰어들어 인슈어테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슈어테크는 실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할까? 대표적인 예로서 레모네이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인슈어테크 기업 ‘레모네이드(Lemonade)’의 보험금 간편 청구 서비스는 버튼 하나면 끝이다. 보험가입자가 앱의 버튼을 클릭해 챗봇을 통하여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사는 AI를 통해 보험사기를 검증한 뒤 즉시 보험금을 지급한다. 한국핀테크지원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레모네이드는 전체 보험금 청구의 25%를 3초 이내에 처리한다.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서 보험사에 전화하고,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 번거롭게 서류를 준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다만 인슈어테크의 발달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디지털 소외현상을 무시할 수는 없다. 실제로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발표한 ‘국내외 인슈어테크 시장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후코쿠생명보험은 업무에 보험료를 산정하는 인공지능 ‘왓슨 익스플로러’를 도입 후 보험 관련 민원접수 직원을 34명 정도 줄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을 100%로 가정할 경우 20대와 30대가 120% 이상인 반면 50대 이상의 경우 평균 64.3%로 20, 30대의 절반 수준이었다. 앞서 본 것처럼 중년층은 비대면 보험 거래를 선호하지만 디지털 역량의 부족으로 인해서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슈어테크가 매력적인 기술은 맞지만, 관망할 필요가 있다는 관점도 있다. 코로나 19로 촉발된 비대면 서비스의 활성화로 인슈어테크가 부각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보험시장이 마주한 악재의 영향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인슈어테크는 보험시장이 나아갈 방향 중 하나인 것은 맞다. 하지만 비대면 서비스가 대면 영업을 따라잡는 것은 국내에서 아직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험시장의 전망에 대하여 “코로나 19와 별개로 보험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고, 저금리로 인해 보험료가 상승한다면 보험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지수가 빠지면서 전체적인 시장이 맥을 못 춘다고 할까. 아침이면 밤사이 나스닥 지수가 어떻게 변했는지 찾아보는 게 일이다. 오늘도 약간 빠졌다. 이런 날은 관망세로 그냥 흐름을 지켜보는 게 좋다.
"전 하루 이틀 겪는 일이 아니라서 크게 걱정을 안 해요. 매일 조금씩 데이트레이딩 하면서 손맛이나 보고 뉴스 읽고 자료 읽고 공부하고 주말엔 단풍 구경 다니며 놀아요."
"오늘 또 여기저기서 전화 오더라고요. 손절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대주주 양도세 물량 다 나올 때까진 견뎌야 해요~"
"샘들은 원래 하던 일 하시면서 어디까지 내렸다 가는지 공부 삼아 보시면 돼요~"
스승인 김 사부는 수시로 이렇게 말하지만 경제 공부를 시작하면서 막 주식에 발을 디딘 주린이 입장에선 데이트레이딩의 손맛도 모르거니와 그저 아래로 떨어지는 파란 음봉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큰 손실은 없지만 주식으로 돈 버는 게 왜 어려운지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차피 전업투자자가 아니니 장중에 확인은 못해도 보유 중인 종목은 매일 확인하다 보니 손실 중인 종목을 안 볼 수가 없다. 우량주라 어차피 오르겠거니 하면서도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손실보다야 눈앞의 수익이 즐거운 건 어쩔 수 없다.
주식을 배우면서 새삼 깨닫는 게 있다. 세상에 돈이 넘치는 사람이 참 많다는 거다. 카카오게임즈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일에 몰린 돈의 액수도 놀랍거니와 처음엔 연일 오르내리는 대주주 양도세가 한 종목에 3억 원이 넘을 경우에 해당하니 뭐 그리 많을까 했는데 내 착각이었다. 더구나 지금까지는 10억이 기준이었다니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이다. 문제는 대주주에 해당하는 사람이 양도세를 피하려고 내놓는 물량에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내놓아 주가를 하락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일시적으로 주가를 올린 뒤 자신의 물량을 매도함으로써 뒤따라온 소액 투자자가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0월부터 12월은 주식시장의 겨울이라는 말이 나왔나?
지금까지 배운 바 주식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짧게 보고 투자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 매일 달라지는 시장 흐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주가인데 그럴 때마다 사고팔고 한다면 올바른 투자가 될 수 없다. 물론 개인마다 투자 방법이 다르겠지만 일단 중년에 시작한다면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회사에 투자한다는 마음을 갖고 종목을 고른 후 그 회사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오르건 내리건 맘 편히 갖고 있다가 노후에 생기는 소소한 수익을 바라볼 수 있다. 그나저나 내 종목 오늘 종가가 좋았는데 내일은 수익이 날까? 어쨌거나 주린이 입장에선 양도세 걱정 좀 해봤으면 하는 게 희망사항이다.
2화 금융에도 AI 바람이 분다
영화처럼 AI와 사랑을 나누는 세상은 아니지만, AI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왔다.
기술의 변화 속도는 빠르고 무섭다. 잔돈을 뒤져가며 공중전화의 버튼을 누르며 안부를 전하고, 약속을 잡던 시절은 이제 까마득하다. 카톡 전송 버튼 하나면 안부는 기본이고, 실시간으로 상대방에게 약속 장소를 보낸다. 장을 보러 밖에 나갈 필요도 없다. 버튼 하나만 누르고 자면 장바구니가 문 앞에 와있다. 송금하기 위해서 은행 창구를 찾아가거나, ATM 기기 앞에서 씨름할 필요도 없다. 비밀번호 6자리면 송금이 그 자리에서 바로 된다. 전염병으로 인한 비대면 일상이 비정상적인 건 사실이지만, 의외로 불편하지는 않다. 그만큼 기술의 발달로 인한 비대면이 익숙하다. 그만큼 비대면 기술이 우리의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 금융시장의 화두, AI
금융시장은 비대면이 화두다. 코로나 19가 비대면 금융의 가속화를 앞당긴 것은 사실이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금융업의 비대면 서비스는 활발했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내 인터넷 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 수는 1억 5923명(동일인 가입 중복 허용)으로 전년 말보다 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터넷 뱅킹을 통한 입출금 및 자금이체 이용 비중은 59.3%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6명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AI가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의 선두 기술로 사용된다. 시중은행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IBK 기업은행은 AI 부동산 자동심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국토교통부, 법원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 등을 심사한다. 신한은행은 ‘AI 음성봇’을 통해서 고객 전화 문의를 응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로 AI는 미래에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이며,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자산운용산업의 인공지능 기반 혁신 동향 및 사례’에 따르면 AI 스타트업에 대한 전 세계 민간 투자 규모는 2010년도 13억 달러 이후로 연 48% 증가율을 보인다.
◆ 로봇도 투자를 한다
AI는 투자 시장에서도 활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다.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서 자산 관리를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직접 자산을 투자하고 관리한다.
이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 전문분석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전 세계 운용자산 규모는 1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1% 성장을 지속하여 2023년 2조6000억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도 전망은 밝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2025년 46조 원 정도의 규모가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도 이 서비스에 관한 관심도가 올라갔다. 증권전문 전산회사 코스콤에 따르면 2017년 8월 5825명에 불과하던 가입자 수는 2년 만인 지난해 9월 10만 명을 돌파했다. 올해 1월 기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가입자 수는 13만 명 정도였는데, 8월에는 22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2배 정도 증가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올해 초 몇몇 핀테크 업체가 규모를 늘리면서 앱과 같은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런 영향 탓에 가입자 수가 늘었다. 코로나 19 이후 언택트가 부상되던 시기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밝혔다.
◆ 수익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이-19.39%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 기피 현상이 증가하자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에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59%였다. 전염병이 불러온 악재를 딛고 나름 선방한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고수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 시장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장점은 안정적인 운용에 있다. 상승세인 코스피 지수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수익이 적지만, 그만큼 코스피가 하락할 때 손해도 적다.”라고 밝혔다.
한편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봤을 때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변동이 되는 수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 펀드가 하락세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콤에 따르면 2020년 2분기 위험 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수익률은 10.28%였다. 주요 벤치마크(KOSPI200) 수익률인 18.27%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대박은 어렵지만 꾸준히 소폭의 수익은 얻을 수 있다.
◆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실적인 문제도 산적해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깊게 들어가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수요 측면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는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현재 로보어드바이저는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보다는 회사의 금융상품을 안내하는 채널에 머물러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의 비교도 언급했다. “미국처럼 자산관리 서비스가 하나의 플랫폼처럼 굳어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아울러 로보어드바이저를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업체도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규모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현재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서비스는 자산전문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저렴한 수수료, 대면이 필요 없는 간편함이 장점 중 하나다. 비대면 금융이 가속화된다면 필요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젊은 세대도 주식과 노후준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동학개미운동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제대로 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서 정부, 기업, 개인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간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1.25%였던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인하하며 우리나라도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저금리 시대에는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 자산의 수익률을 관리해야 더 많은 연금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간 운용하는 상품이므로 수익률에 따른 복리효과는 투자 기간에 비례한다. 퇴직연금에 매년 300만 원씩 적립하고 운용수익률이 연 2%와 연 5%라고 가정할 때 적립 기간이 30년인 경우 1억2170만 원과 1억9932만 원으로 그 차이가 약 8000만 원이나 된다. 이렇듯 퇴직연금 운용수익률 3%p가 노후 생활에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것이다.
자료 출처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THE100 리포트(100세시대연구소 하철규 수석연구원)
2019년 퇴직연금 수익률은 주식시장 강세(KOSPI 지수 7.67% 상승)에도 불구하고 2.25%에 그쳐,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11.3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가입자의 무관심과 안전자산에 편중된 운용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주원인이라 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의 90.1%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019년 퇴직연금 적립금 221.2조 원 중 원리금보장형이 198.2조 원(89.6%, 대기성자금 포함)에 달하고, 실적배당형은 23조 원(10.4%)에 불과했다. DB의 경우 원리금보장형 상품 편중도(94.6%)가 절대적이며, DC와 IRP도 실적배당형 운용비중이 각각 15.7%, 25.5%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DC와 IRP의 퇴직연금운용 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연금을 불릴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주식과 해외투자비중 꾸준히 확대
저금리 환경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는 국민연금, 일본 공적 연금, 미국 401(k), 호주 퇴직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벤치마크 해 시사점을 살펴보자.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편중돼 있지만, 국민연금은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과 해외 자산 분산투자를 통해 1988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누적수익률이 연평균 5.3%로 양호한 성과를 보인다. 국민연금은 지난 10년간 주식투자 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주식투자 비중은 2011년 23.5%에서 2019년 40.6%로, 대체투자 비중은 2011년 7.8%에서 2019년 11.5%로 증가했다. 특히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13.2%에서 2019년 34.9%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4년까지 50%로 확대될 예정이다.
일본 공적연금(GPIF)은 기초연금과 후생연금을 운용하는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해당한다. 일본 공적연금의 2019년 말 기준 자산 배분은 채권(47.3%), 주식(46.8%), 단기 자산(6.0%)의 순이다. 일본 공적연금은 지난 10년간 국내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국내외 주식과 해외채권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했다. 주식 투자 비중은 2011년 24.0%에서 2019년 46.8%로 8년 만에 약 2배 증가했으며, 해외투자 비중은 2011년 20.2%에서 2019년 47.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01년부터 2019년 말까지 일본 공적연금의 연평균 누적수익률은 2.58%다. 상당 기간 진행돼 온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장기 성과는 꽤 양호한 편이다.
미국 근로자들은 은퇴 전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401(k) DC형 퇴직연금을 주로 활용한다. 미국에서는 401(k)를 주식형으로 적극적으로 투자해 10억 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는 ‘401(k) millionaire’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미국은 1980년대까지 DB가 많았지만 1990년대부터 DC가 대세가 됐고, 2009년 오바마 정부가 401(k) 자동가입제를 도입하며 DC가 급증했다. 401(k)가 2019년 기준 DC형 퇴직연금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근로자들이 401(k)를 선호하는 이유는 ‘세제 혜택’, ‘고용주의 매칭 기여’, ‘다양한 투자상품’ 등의 장점 때문이다. 미국 401(k) 퇴직연금 자산은 주식형 펀드(43.5%) 비중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TDF(21.3%), 채권형 펀드(8.2%) 순이다. 전체적으로 401(k) 자산의 주식 투자 비중은 67.4%에 달하고, 채권투자 비중은 27.0%다.
호주는 1992년에 슈퍼에뉴에이션(Super Annuation) 퇴직연금을 도입했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가입이 의무화이며,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발달했다. 호주는 ‘마이 슈퍼(My Super)’라는 이름으로 ‘디폴트옵션’을 운영한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디폴트 옵션 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슈퍼에뉴에이션’ 자산 배분은 국내외 주식에 전체 자산의 절반(50%)을 투자하고, 인프라·부동산·헷지펀드 등 대체투자 비중(17%)이 높다. 주식은 해외주식(24%)과 호주 상장주식(22%) 투자 비중이 비슷하다. 호주는 국토가 넓고 천연자원이 많아 자원개발 관련 인프라투자가 발달했는데, 퇴직연금에 인프라 투자 관련 대체투자 상품을 활용하여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전략 1]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 비중 높이기
저금리 시대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실적배당형 상품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2019년 말 기준 자산 배분은 채권(47.7%), 주식(40.6%), 대체투자(11.5%) 순이며,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약 35%)을 해외 자산에 투자했다.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매년 적립해 주는 퇴직연금 부담금을 만 55세 이후에 인출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 퇴직연금을 국민연금처럼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하고 ‘장기투자’ 하면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해 시장금리대비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전략 2] 상장 리츠와 인컴형 ETF를 활용하기
퇴직연금은 ELB, 정기예금, RP, 펀드, ETF, 리츠, 채권 등 다양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 운용 가능한데, 이 중에서 특히 국내 상장 ‘리츠’와 ‘인컴형 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초저금리 시대에는 연 4~6%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매력적일 수 있다. ‘리츠’는 발생 수익의 9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해 4~6%대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할 수 있다. 또, 퇴직연금은 이자나 배당에 대한 세금을 소득이 발생하는 즉시 내는 게 아니라 연금을 수령 할 때 연금소득세를 납부하기 때문에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혜택을 받는다. 다만 ‘리츠’와 ‘인컴형 ETF’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은 낮은 편이지만, 위험자산이므로 다양한 상품에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략 3]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람은 TDF로
투자 경험이 부족하거나 연금자산관리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렵다면 자산운용사가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배분 비율을 조정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은퇴 시기가 많이 남았을 때는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가까이 올수록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TDF 평균 수익률은 9.75%로, 퇴직연금 2019년 수익률의 4배 이상이다. TDF는 최근 공모펀드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만 7000억 원 이상이 증가해 설정액이 3조 원을 넘어서는 등 상당히 인기 있는 펀드다.
비규제지역에 가려진 ‘알짜’ 호재들 6·17 부동산 대책이 호재로 작용한 지역이 있다. 부동산 규제를 피해 ‘아직 안전하다’, ‘투자할 만하다’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몰린 ‘김포한강신도시’다. 그렇다면 다른 호재는 없는 걸까. 김포한강신도시의 잠재된 미래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찾아가봤다.
2기 신도시 개발사업으로 조성 중인 김포한강신도시를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 관심이 쏠린다. 6·17 부동산 대책에 이어진 7·10 대책 이후에도 김포한강신도시의 부동산 가치 상승세는 여전하다. 오로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부동산 가격 불안 요인이 없어졌다는 평가 때문일까. 김포한강신도시의 지역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대출 규제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만이 아니다.
◇저평가된 풍부한 교통호재
김포한강신도시는 다양한 호재를 품었다. 운양지구, 장기지구, 구래지구 총 3지구로 나뉘어 개발된 이 지역은 광역M버스를 통해 서울 여의도, 서울역, 강남, 인천, 일산 등 인접 도시로의 접근성이 매우 좋다. 김포한강로~올림픽대로 이용 시 20분대 서울권 진입이 가능하다.
또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광역버스 대폭 확대와 정시성 개선을 위한 전용차로 도입 추진도 발표했다. 김포시가 추진하는 사업 구간은 김포한강신도시부터 올림픽대로 여의하류IC까지다. 여기에 김포시 직행좌석 9개 노선이 경기도형 준공영제인 ‘경기공공버스’ 사업으로 추가 선정돼 내년부터 총 14개 노선이 운영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지하철 9호선과 연계된 김포도시철도 개통에 따른 호재로 투자가치가 상승했다. 김포는 도시가 선형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도시철도 노선이 대부분 주요 아파트 단지 사이를 관통해 운행한다. 또한 김포도시철도의 배차 간격은 3분으로 현재 수송 능력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배차 간격을 2분으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보다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한강신도시는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도 예상된다. 정부는 수도권 서부지역에 새로운 GTX 노선을 추가 검토해 내년 하반기까지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GTX 3개 노선 외에 새로운 노선(가칭 GTX-D)을 신설하겠다는 것. 다만 노선의 도입 시점과 대상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GTX-D 노선 등을 포함한 ‘4차 광역국가철도망’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현재 경기도와 인천시에 이어 서울 강동구가 자기 지역에 공개적으로 GTX-D 노선 유치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무엇보다 경기도와 김포·부천·하남시가 공동으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출발하는 것을 추진하는 만큼, 김포지역 GTX-D 노선 수혜가 예상돼 골드라인 개통과 더불어 일대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수면 아래에 있던 김포한강선 노선과 차량기지 유치전도 재부상하고 있다. 김포한강선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으로 홍철호 전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2018년 12월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에 반영된 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같은 해 10월 명칭을 확정해 ‘대도시권 광역교통 2030’ 기본 구상안에 포함됐다. 이외에 인천지하철 2호선이 김포를 통과해 GTX-A 노선 킨텍스역까지 연결될 예정이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 개통(예정) 등 교통호재가 풍부해 이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김포한강신도시의 교통개발사업은 서울로의 접근성이 향상되는 만큼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서울 강서(마곡, 김포공항 등)와 양천구(목동), 마포구(상암, 공덕), 여의도, 서울역, 시청, 광화문 쪽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거주지로서 훌륭한 선택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값 견인하는 주거 인프라
김포한강신도시는 풍부한 교통호재와 인프라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구래지구에는 이마트, 장기지구에는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있어 언제든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운양지구에는 CGV, 구래지구에는 메가박스, 롯데시네마(예정) 등 영화관이 있어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경희대의료원이 인근 풍무역세권 개발사업에 참여의사를 공식 전달한 만큼, 향후 경희대 김포메디컬 캠퍼스가 조성될 계획이다.
주민을 위한 여가활용시설도 만족스럽다. 운양지구에는 가족의 쉼터와 아이들의 놀이공간을 제공하는 ‘야생조류생태공원’이 있고, 장기지구에는 총길이 2.7㎞로 조성된 수변형 공원 ‘금빛수로’가 있어 주민들이 쾌적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다. 구래지구에는 도심과 자연의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한강신도시 호수공원’이 있다.
이처럼 김포한강신도시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생활 편의성과 자연을 품은 여가 환경이 풍부한 교통호재와 맞물리면서 미래가치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동안 하락세를 보인 김포 부동산 경기는 다시금 호황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7월 김포시 아파트 m²당 매매가격은 328만7000원으로 지난 6월 322만3000원보다 1.99% 상승했다. 같은 기간 김포와 함께 비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아 있는 파주가 271만9000원에서 274만2000원으로 오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상승률이다.
김포한강신도시의 최근 1년 아파트 가격을 살펴봐도 상승세가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운양지구에 위치한 ‘한강신도시 운양푸르지오’(이하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4억5000만 원에 매매됐으나 올 7월 5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해 3억7000만 원이었던 ‘풍경마을 래미안 한강 2차’는 올 8월 4억6500만 원으로 뛰었다.
장기지구 내 아파트도 가격이 오른 건 마찬가지다. 지난해 2억7000만 원이었던 ‘고창마을’(자연앤어울림)의 매매가는 올 7월 3억1500만 원으로 올랐고, 3억 원이었던 ‘고창마을’(이지더원)은 올 8월 3억4000만 원에 팔렸다. 또 구래지구 내 ‘호반베르디움 더 레이크 2차’ 매매가는 지난해 3억9000만 원에서 올 7월 4억4000만 원으로 상승했다. 3억7000만 원이었던 ‘김포한강아이파크’도 올 7월 4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 일대의 가파른 매매가 상승세와 청약경쟁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과 청약 제한이 적은 김포시장에 수요가 몰려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김포한강신도시는 그동안 저평가돼 있었고, 하나둘 현실화되는 교통호재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집값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배후수요 탄탄한 상권 기대
김포한강신도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약 6만2000세대, 16만 명이 거주하는 자족형 도시로 거듭났다. 특히 구래지구는 김포 최대 번화가이자 중심 상업지구로 많은 주거 단지가 모인 곳이다. 인구밀집도도 한강신도시 내에서 가장 높고 소비력이 높은 젊은 세대로 구성됐다. 주거시설이 밀집돼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춘 데다 김포골드밸리, 김포도시철도 호재까지 더해져 김포한강신도시를 대표하는 중심상권 지역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먼저 김포골드밸리는 구래지구에 인접한 수도권 서북부 최대 산업단지로 현재 5개 산단이 조성돼 입주 업체 1만8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 학운3-1, 학운4-1, 학운5, 학운6, 학운7, 대포, 양촌2 등 7곳의 산업단지가 조성 및 계획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총 12개 단지 약 632만 ㎡ 규모의 산단 클러스터가 구축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총 2000여 개의 기업이 입주하고 5만여 명의 상주 고용인구가 유입돼 배후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구래지구의 유일한 단점으로 지적받았던 교통 여건도 김포도시철도 개통으로 개선됐다. 이를 통해 서울 접근성을 높이고 서울 및 인근 지역 인구의 구래지구 중심상권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합리적인 분양가도 수요자들을 사로잡는다. 인근 산업단지는 3.3㎡당 평균 600만 원 안팎으로 공급되는데, 이는 2~3년 전 분양가 수준에 불가해 입주 후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는 최근 상가의 공실이 많이 줄었는데, 지역 내에서도 구래지구는 김포골드밸리, 김포도시철도 수혜를 받아 김포한강신도시에서 핫한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구래지구는 주상복합, 업무시설, 대형마트 등 위락이 가능한 상업시설 분양이 대부분 완료됐다. 탄탄한 배후수요를 둔 만큼 상권의 성장이 기대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김포한강신도시는 서울 강남과의 접근성과 교통호재를 발판으로 한 판교·광교 신도시에 밀려 2기 신도시 중 상대적으로 소외당한 지역이었다”며 “하지만 유동자금이 풍부한 환경에 정부의 규제마저 비껴가면서 풍선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2020년 5월까지 연평균 수익률 5.29%를 달성해오고 있지만,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은 1%대에 불과하다. 장기투자일수록 수익률의 복리효과가 높아지는 노후자산을 국민연금처럼 운용한다면 20~30년 후 노후자산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내 노후자산을 국민연금처럼 운용할 수 있을까?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노후자산관리 비법을 통해 알아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은혜 책임연구원)
국민연금 운용단계 #1 명확한 목표 설정
자산 운용을 위해 국민연금은 의사결정 과정 3단계를 거친다. 그 첫 단계는 운용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에 부합하는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운용 목표는 노후보장에 있다. 따라서 가입자가 국민연금을 안정적으로 수급하도록, 가입자의 연령, 수급 시점, 소득 대체율, 실물경제, 금융시장 등을 감안하여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준을 결정한다. 목표 수익률뿐만 아니라 위험 수준도 고려해야 장기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해진다. 국민연금의 2020년 목표수익율은 4.8%, 위험수준은 6.2%이다.
국민연금 운용단계 #2 전략적 자산배분
두 번째 단계는 전략적 자산배분이다. 운용목표에 맞는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준에 부합하도록 자산군별 최적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2020년 목표 포트폴리오로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인프라, 부동산 등) 13.0%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퇴직연금과 연금저축 대부분 원리금보장형(90%)자산에 치중되어, 운용수익률에 한계를 보인다. 노후자산의 운용수익률 개선을 위해서는 국민연금과 같이 전략적 자산배분을 통한 적정수준의 위험자산 투자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운용단계 #3 전술적 자산배분
세 번째 단계는 전술적 자산배분이다. 전략적 자산 배분이 정하는 범위에서,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 일시적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단기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투자자가 단기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는 전술적 자산배분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 국민연금 운용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성과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전략적 자산배분의 기여도가 9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자산 운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의 목표수익률과 위험수준을 설정하고, 전략적 자산배분을 수행하여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국민연금과 같이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면서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만, 비전문가인 개인이 정교한 자산운용 체계를 갖추기는 쉽지 않다. 어느 정도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이 충분히 쌓일 때까지, 노후자산과 투자목적이 동일한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 연간 기금운용계획 및 자산배분현황(2개월 전)을 공개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계획을 활용할 수 있다.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금융회사의 노후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본인의 노후자산 준비수준과 위험성향을 점검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자산배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노후자산을 위한 맞춤형 자산배분 서비스를 실시하는 생애주기형펀드(TDF, Target Date Fund)를 통한 간접투자 도 가능하다. 노후자산의 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서는 전략적자산배분을 통해 적정수준의 위험자산에 분산투자하고, 대체투자, 해외자산 등 투자자산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안정형 자산에 치우쳐서는 노후자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
노후자산 운용에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때, 배우자 또는 금융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노후자산이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것을 방지하고 보다 합리적인 노후자산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시니어들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1%가 채 안 되는 은행금리에 물가상승률까지 따지면 은퇴 후 자산을 지키기 어려워진 탓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상황도 투자 트렌드 변화를 이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변화할 세계에 대비하며 안개 낀 노후 자산관리의 탈출구를 찾는다.
특히 4차 산업과 관련된 투자처에 주목한다. 4차 산업 내에서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모바일, 5G, 2차 전지 등에 대한 투자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4차 산업 관련 국내외 상품 앞세우며 시니어 투자자 모시기에 집중한다. 초저금리 시대를 넘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추천하는 상품을 살펴봤다.
◇IT 담은 애국펀드 주목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출시한 ‘필승코리아 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투자하며 ‘애국펀드’로 관심을 모은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필승코리아 펀드는 출시 이후 1년간 56.1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소재·부품·장비업종 중에서 국산화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되는 기업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지난달 말 기준 총 68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IT·하드웨어 비중이 32%를 차지한다. 이외에 반도체(28%), 소프트웨어(8%) 등을 담았다.
미래에셋대우는 IT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를 소개했다. 이 펀드는 첨단 IT산업이 글로벌 트렌드로 각광받는 가운데 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또한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는 IT기업에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거나 소프트웨어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도 투자한다. 편입종목은 제품경쟁력, 시장점유율,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 등의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주로 반도체, 2차 전지, 5G 통신장비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IT 혁신기업 투자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IT 혁신기업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추천했다. 미국 IT 혁신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련 비중이 높은 해외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는 적립식투자가 시장의 변동성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글로벌퀄리티펀드는 전세계 3000여 기업 중 기업 이익, 밸류에이션, 주주 이익 환원, 현금흐름증가율 등을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60~90개 종목에 분산투자한다. IT기업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재, 헬스케어, 순환소비재 등 다양한 투자로 경기 사이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미국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에 투자하는 ‘KB미국 데이터센터 인프라리츠 인덱스펀드’를 내세웠다. 지난달 출시된 이 펀드는 미국에 상장된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 리츠 지수인 ‘Benchmark Data&Infrastructure Real Estate SCTR’을 추종한다. 이 지수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6%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3.1%), 다우존스 미국 부동산 지수(–13.9%) 대비 수익률이 높다.
이 펀드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외에도 유사한 성장성을 가진 물류센터와 저장창고 리츠에 선별 투자한다. 3년 이상 투자 시 5000만 원 한도로 일반 금융소득 세율(14%)보다 저율(9%) 배당소득을 분리과세 받을 수 있다.
◇중국 정책 수혜주 투자
삼성자산운용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삼성 중국 본토 중소형FOCUS펀드’를 소개했다. CSI500지수에 편입된 유망 중소형주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CSI500은 상하이, 선전시장의 3600여 종목 중 최상위 300개를 제외한 차상위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CSI500에 편입되는 5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1200조 원에 달한다.
중국 중소형주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의 수혜 업종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차세대 핵심 산업은 IT,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헬스케어업종이다. 이 펀드는 IT(22%), 산업재(18%), 소재(16%), 헬스케어(12%) 등에 편입하고 있다.
KB증권은 중국과 홍콩 등에 상장된 주식 중 신기술 관련 테마 선두기업에 투자하는 ‘KB통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추천했다. 이 펀드는 중국 4차 산업기술의 경쟁력, 정부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AI·빅데이터, 반도체 굴기, 스마트폰 밸류 체인, 로봇·공장자동화, 차세대 유니콘 등 5개 테마별 선두기업에 투자한다.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중국 정부 주도 아래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예정으로 밝은 기업성장이 전망된다. 또한 홍콩과 중국 본토 중소형 고성장주 편입을 통해 추가 알파수익 창출을 노려볼 수 있다.
◇전세계 주요 기업 편입
키움증권은 5G·IoT 기업에 투자하는 ‘키움글로벌5G차세대네트워크증권펀드’를 추천했다. 이 펀드는 국내를 포함해 북미, 아시아, 유럽 전역의 5G 관련 하드웨어와 케이블, 반도체 생산업체 등에 투자한다. 일반 대형 기술주만 담은 펀드들과 달리 성장이 본격화된 5G 관련 종목에 집중하는 펀드다.
세계적인 5G 네트워크 솔루션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업체인 자일링스, 반도체 소자 생산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 미국 통신 장비사 브로드컴 등 5G 네트워크 관련주도 집중 편입시키고 있다. 또 통신장비를 내장해 각종 기기와 장치를 연결시키는 IoT 관련 기업에도 투자한다.
KTB자산운용은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을 소개했다. 이 상품은 한국, 미국, 중국, 홍콩 등 글로벌시장에 상장된 4차 산업 관련 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증권투자신탁은 지난달 기준으로 30%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중국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업종에 투자한 펀드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언택트 관련 산업이 주목받고 있고,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4차 산업분야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5G, 클라우드, AI, IoT 등 IT업종과 소재·부품·장비기업 등 제조업 전반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옆에 위치해 제2의 강남이라 불리는 경기도 하남시. 이미 개발된 미사강변도시, 감일지구, 위례신도시, 그리고 교산지구를 제외하면 남은 지역은 풍산동 정도다. 하남시의 마지막 투자처라 할 수 있는 풍산동의 지역가치를 살펴보기 위해 직접 찾아가봤다.
사실 풍산동은 불편한 교통이 문제였다. 서울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천호역이나 상일동역까지 가서 지하철로 갈아타야 했다. 하지만 계획됐던 교통호재가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불편했던 문제가 단번에 해소됐다. 가장 큰 호재는 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의 완공이다. 이 노선은 하남시에 처음 들어서는 지하철인데, 그동안 개통 일정이 자꾸 지연됐던 터라 지역 주민들에게는 더 반가운 소식이다.
◇하남연장선 개통과 주변 호재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상일동에서 출발해 강일지구, 미사지구, 풍산동, 덕풍동, 창우동을 연결하는 7.7㎞ 구간에 지하철 5호선 하남선 복선전철이 들어온다. 8월 8일 1단계 구간인 상일동역~풍산역 4.7㎞ 구간이 개통되고, 12월에 풍산역~검단산역 3㎞ 노선이 뚫리는 식으로 서울 1개 역과 경기 4개 역 등 총 5개 역이 신설된다.
하남연장선이 들어오는 건 하남시에 대형 호재다. 현재 5호선의 동쪽 마지막 역은 상일동역이다. 하지만 연장 사업이 완료되면 종점이 창우역으로 확장된다. 서울 강서와 강동을 잇는 이 노선은 광화문을 통과하기 때문에 하남시에 거주하면서 도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출퇴근길이 쾌적해질 전망이다.
하남시 내에서도 풍산동은 하남연장선 개통의 호재 영향을 톡톡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산역이 생기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직주근접 효과를 직접 체감할 것으로 기대돼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풍산동은 5호선 개통을 시작으로 하남시가 품은 다양한 교통호재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5호선 둔촌동역과 굽은다리역을 직선으로 잇는 5호선 직결화 사업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교통 여건은 지금보다 훨씬 개선된다. 직결화가 되면 하남에서 5호선을 타고 올림픽공원역(9호선)이나 오금역(3호선)에서 환승이 가능하며 풍산역에서 신논현역까지의 이동시간이 40분대로 줄어든다. 이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 등을 거친 뒤 2021년에 착공할 계획이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도 주변 호재다.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을 시작으로 길동생태공원, 한영고, 5호선 고덕역을 경유해 고덕강일 1지구까지 4.12㎞ 구간에 4개 역을 신설한다. 9호선 연장 사업은 2018년 5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2027년 준공 목표가 완성되면 강남까지 30분대에 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풍산역 다음 정거장인 덕풍역에서도 교통호재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오금역에서 덕풍역을 지나 교산지구로 향하는 노선의 신설이다. 다만 현재 사업이 확정되진 않았고 지하경전철, 트램 등 두 가지 대안이 추가로 제안된 상황이다. 만약 3호선 연장 사업으로 확정되면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수월해져 풍산동은 또 하나의 새로운 호재를 맞이하게 된다.
◇아직 저평가된 풍산동 지역가치
풍산동은 북쪽에 위치한 미사강변도시의 그늘에 가려졌다. 미사강변도시보다 택지가 작을뿐더러, 입주 5년 차 미만의 신축 아파트가 많아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집값 측면에서 보면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미사강변도시보다 풍산동이 오히려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먼저 미사강변도시 아파트 가격부터 살펴보면 미사강변신도시는 분양가격 대비 프리미엄이 두 배가량 올랐다.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에 따르면, ‘미사강변푸르지오’(전용 84㎡)의 경우 지난 6월 두 차례 10억 원대에 거래됐다. 매매가는 각각 10억2500만 원과 10억4000만 원이다. 이 주택형이 억 단위로 두 자릿수 매매가에 거래된 것은 처음이다.
또 이 지역 대장주인 ‘미사강변센트럴자이’(전용 96㎡)는 매매가를 10억 원대로 굳혔다. 지난해 상반기 동일 평형 아파트의 실거래 최고가는 8억9500만 원이었다. 올 들어 모든 매매계약이 10억 원대에서 이뤄졌고, 현재 실거래 최고가는 지난 3월에 계약이 성사된 12억2000만 원이다. 1년 만에 3억2500만 원이나 뛴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대출이 금지된 15억 원 넘는 아파트가 즐비한 강남에서 내 집을 마련하기가 어려워지자, 제2의 강남이라 불리는 하남 쪽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아파트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물론 풍산동 아파트 역시 5호선 개통과 9호선 연장 등 호재를 앞두고 집값이 강세를 보인다. 다만 현재 풍산동에 위치한 아파트는 동일한 면적의 미사강변도시 아파트보다 많게는 2억 원 정도 저렴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투자자와 실거주자 모두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풍산동에 위치한 ‘미사강변 동일하이빌’(전용 84㎡)은 지난 6월 8억500만 원에 거래됐다. 올 1월 7억5000만 원이었던 곳이다. ‘미사강변동원로얄듀크’(전용 84㎡) 매매가는 올 1월 7억6500만 원이었는데, 6월 8억20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편한세상미사’(전용 84㎡) 역시 지난 6월 8억8900만 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매매가는 8억6000만 원이었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풍산동 인스타시티(전용 26.3㎡)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 2월 1억4768만 원에 거래됐는데, 6월에는 동일한 평형의 오피스텔 매매가가 1억5881만 원이었다”며 “풍산동과 미사강변도시의 입지조건과 주택가격은 결국 같이 갈 것이므로 실거주자의 경우 좀 더 여유를 갖고 기다린다면 적지 않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요즘 미사강변도시 아파트를 매수할 생각으로 돌아보다 조용하고 편안한 주변 환경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풍산동에서 집을 구하는 사람이 꽤 있는데 시세 차익 기대감 때문”이라며 “다수의 호재가 현실화됐고, 또 다른 호재를 앞둔 시점에서 풍산동은 한동안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뛰어난 입지조건에 상권도 매력
풍산동이 매력적인 이유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여가·휴식시설이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북쪽으로는 미사호수공원, 동쪽으로는 미사리조정경기장이 있다. 또 마을버스로 5분이면 검단산 등산도 할 수 있는 뛰어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여기에 2009년 택지지구로 지정된 지 11년이 지나면서 주거환경, 교육환경, 상업시설 등이 안정권에 들어섰다. 자가용으로 5분 거리에 이마트, 스타필드하남, 코스트코, 이케아 등 복합쇼핑몰이 있어 생활편의성도 높다. 미사강변도시의 인프라 혜택을 함께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매력을 높인다.
또한 풍산동은 3기 신도시인 하남 교산지구(3만2000가구)와 10~15분 정도 거리에 있을 만큼 가깝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루가 다르게 지역가치를 끌어올리는 주변 도시의 호재가 풍산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다고 말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풍산동은 주변의 교통호재를 직·간접적으로 누리면서 성장해나갈 것”이라며 “지역 입지조건도 좋기 때문에 현재 형성된 집값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적절한 가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강변을 따라 지식산업센터가 계속 들어서는 중이다. 완공 후에는 1만여 기업이 입주할 것으로 보이고 그만큼 지역 내 상권 역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꺼번에 풀린 공급에 수요가 곧바로 들이차진 않겠지만, 증가세가 꾸준히 빨라지고 있다. 수요가 멈추지 않는 것만 봐도 풍산동의 기대가치는 거론될 만하다.
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주거, 자연, 업무, 문화, 생활이 잘 어우러져 삶의 질을 높여줄 풍산동의 미래가 머지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외 지역에서 1등 상권으로 평가받는 판교신도시의 경우 전용 99㎡ 상가 임대 시세가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700만 원 선으로 형성돼 있다”며 “풍산동은 같은 규모의 상가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250만~300만 원 정도라 미래 성장가치를 따져보면 투자할 만한 매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새로 생기는 풍산역과 덕풍역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권이 기존보다 활성화되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면서 시장이 침체돼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짭짤한 수익을 낸 투자자가 적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불안감까지 떨쳐내진 못한 듯하다. 오히려 안전 투자전략이 현명한 자산관리 방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요즘처럼 체감 경기가 나쁘고, 기업 실적과 경기 지표도 안 좋은 상황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산 뉴스가 나오는데 주가가 왜 오르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불안감이 더 크다. 이들은 은퇴 후 수입이 줄거나 없는 상태라 주식투자가 잘못돼 자산관리에 실패하면 여생이 풍족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을 만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맞설 수 있는 노후 자산관리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요즘 주식투자하면 돈 번다는데
“지금은 주식투자를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정상적인 주식시장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주식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목돈을 투자하는 건 위험합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니 소액으로 운용하거나 자제하길 권장합니다. 대신 주가연계증권(ELS)을 추천합니다. ELS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익률이 3~4%였는데, 지금은 5~6%대 수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ELS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퇴는 리스크에 민감합니다. 따라서 주가가 50% 하락해도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녹인(Knock-In) 50 ELS를 원화와 미국 달러로 투자하길 권합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투자지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입니다. 변동성이 큰 개별 주식의 가격과 연동된 종목형 ELS보다는 종합주가지수와 연계해 움직이는 지수형 ELS를 추천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종합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ELS 수익률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주위에선 부동산에 투자하라는데
“은퇴한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 분야는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입니다. 물론 투자를 잘못해서 고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상가형 부동산 같은 경우입니다. 과거에는 금리가 낮아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좋았지만, 지금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따라서 직접 상가를 사는 것보다 금융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쪽을 권합니다. 대표적으로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분형 부동산을 추천합니다.”
◇지분형 부동산의 장점은 무엇인가
“금융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하면 개인 단독으로 할 수 없는 분산 투자가 가능합니다. 또 수백억 원짜리부터 수천억 원짜리 국내외 부동산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량 임차인이 장기 책임 임대차로 된 빌딩을 매수할 경우 공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임차인 관리도 필요 없고, 안정적인 배당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각 시까지 현금화가 어렵고, 매각 차손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안전한 부동산 투자 방법은 없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확인해야 하는 대출형 부동산 펀드도 고려할 만합니다. 다만 주식시장과 관련이 없는 곳에 분산 투자하는 걸 권장합니다. 대부분 최소 가입 금액이 억 단위인 사모형 투자로 가입할 수 있지만, 공모형으로도 출시됩니다. 투자 상품을 고르는 기준은 LTV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LTV가 60%라면 감정가 대비 내 설정 비율인 60%까지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현재 연 4~5%대 수익률을 보고 투자할 수 있습니다.”
◇화폐 가치 하락이 신경 쓰이는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와 사상 최대로 풀린 돈에 대한 화폐 가치 평가절하에 대비하고 싶다면 골드바 신탁을 권합니다. 국제 금 가격과 미국 달러 환율이 반영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경기 하락과 인플레이션 대비에 긍정적인 투자입니다. KRX 금시장에 상장된 금 현물에 투자하면 됩니다. 조금씩 사 모았던 금이 1㎏을 넘으면 10%의 부가세와 골드바 제작 수수료를 내고 실물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 혜택과 10%의 높은 표면이율이 매력적입니다. 현재 환율이 220~230원대로 하락해 신규 투자하기에 무리가 없는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현시점에서 투자할 경우 환율 변동이 없다는 가정 아래 연 6% 정도의 비과세 배당이 기대됩니다. 하지만 브라질 국가의 신용 상황과 헤알화 환율, 금리 변화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고위험 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채무 불이행 국가 부도 발생 시 원금 상환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재무관리 전공. 1997년 대동은행, 1998년 국민은행 입행. 현재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