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실버푸드(노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고령친화식 ‘푸드테크’에 대응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단순히 새롭고 혁신적인 음식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라는 게 관련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푸드테크는 우리의 생활이 변화하면서 함께 달라지는 식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최근 증가하는 푸드케어 욕구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수준의 장기요양서비스 지원과 함께 노인식 개발이 연구돼 직접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노인식 식단 개발과 고령친화형 도시락에 대한 궁금한 내용들을 Q&A로 정리해봤다.
노인식의 중요한 기준은?
노인식은 무엇보다 소화가 잘돼야 합니다. 활동성이 점점 떨어져 신체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과도한 칼로리나 지방을 섭취하면 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장기간에 형성된 식습관과 개인의 기호를 변화시키기는 어려운 시기이므로 무조건 건강식을 권장하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식들로 영양 균형을 맞춘 보완성 식단으로 기획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마련하고 부족한 영양소 섭취를 위한 식습관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인식 식단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경제적 여유와 정신적 만족,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행복 등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시니어의 삶에서 식사는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건강한 노인식은 수명을 늘리고 삶의 질도 높여줍니다.
요양시설이나 병원에서 제공되는 어르신들의 식단 구성은?
첫째, 소화하기 쉬운 식재료를 선택합니다. 질긴 재료들은 조리를 통해 섭취하기 쉽게 가공합니다.
둘째, 단백질을 매끼 제공합니다. 단백질은 면역력과 근력을 키우는 데 매우 중요한 영양소입니다. 닭고기안심, 돼지고기안심, 돼지고기앞다리살, 쇠고기안심 등이 좋고 등푸른생선, 흰살생선도 좋습니다. 두부와 달걀 요리도 다양하게 조리해 제공합니다.
셋째, 야채류는 대부분 익혀서 나물 형태로 제공합니다.
넷째, 우유와 유제품을 간식으로 제공합니다.
다섯째, 연하 문제나 치아 문제가 있으신 분은 갈아서 또는 다져서 섭취하기 좋게 조리해 제공합니다.
저염식 식사를 도와주는 식단은?
소금 성분은 나트륨 40%와 염소 60%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금 1g을 섭취하면 400㎎의 나트륨을 섭취하는 것과 같습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혈액의 부피와 혈관 압력이 증가해 고혈압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저염식은 나트륨을 줄이는 식사를 말하는데 간이 안 맞으면 식욕 및 식사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칼륨 섭취를 높여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식단을 제공합니다. 칼륨이 많은 식품에는 바나나, 참외, 토마토, 감자, 아보카도, 시금치 등이 있습니다.
조리과정에서 발암물질 섭취 방지가 가능한가?
조리 과정에서 파괴되는 영양소를 최대한 막아야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조리법을 제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기름 없이 오븐에 굽거나 찜솥에 쪄서 먹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발암물질 섭취를 방지하려면 가공된 식품이 아닌 자연식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색소나 첨가물이 들어 있는 소스는 섭취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면역식은 어떤 것인가?
후천적 면역결핍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 요인 중 하나인 노화는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염증반응을 높입니다. 면역력을 키우는 대표적인 성분은 단백질입니다. 이외 셀레늄, 아연, 프로바이오틱스, 황, 비타민A·C·E가 있습니다. 현미, 마늘, 파프리카, 고구마, 등푸른생선, 돼지고기, 홍삼, 표고버섯, 견과류, 우유, 유산균 등을 이용해 조리한 음식도 면역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고령자를 위한 식단의 제품화는?
고령 환자를 위한 대표적 식단으로는 저염식, 당뇨 도움식, 면역도움식, 연하도움식 등이 있습니다.
액티브한 시니어에게는 바쁜 일상과 조리의 어려움을 해결해줄, 영양이 듬뿍 담긴 한 그릇 음식을 권장합니다.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 영양소가 한 그릇 안에 골고루 들어 있는 식사를 말합니다. 반찬을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섭취하기도 수월합니다.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식, 영양이 듬뿍 담긴 한 그릇 음식 등 식단의 다양화로 고령자들이 입맛을 잃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마주할 수 있도록 제품 개발이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배달식 형태의 고령친화형 식단 선정 기준은?
가장 중요한 것은 위생, 즉 식품의 안정성입니다. 소화가 잘되는 식재료와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 조리 방법을 선택했는지도 중요합니다. 또 따뜻하고 차가운 음식에 맞게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공주의 젖줄인 제민천을 따라 걸으면서 도심을 여행했다. 골목골목 걷는 내내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문장이 공주를 표현한 듯 느껴졌다. 공주는 풀꽃처럼 소박하고 소탈한 도시였다. 풍경도, 사람도, 음식마저도. 그래서 자세히 보고, 오래 봐야 진가를 알 수 있었다.
걷기 코스
공주시외버스 산성정류소(구터미널)▶ 공산성▶ 산성시장▶ 공주역사영상관(구읍사무소)▶ 풀꽃문학관▶ 충청감영 터(현 공주사 대부고)▶ 카페 ‘반죽동247’과 이미정갤러리▶ 하숙마을▶ 반죽동 당간지주(대통사 터)▶ 공주제일교회 (기독교박물관)▶ 루치아의뜰▶ 산성정류소 또는 공주역
금강 변 공산성과 산성 아래 산성시장
공주 산성정류소에 하차하면 공주의 자랑인 공산성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터미널에서 5분 정도 걸으니 공산성 매표소에 닿는다. 공산성은 공주가 백제의 수도였을 때 금강 변 야산에 지은 산성이다. 산 능선에 조성한 성곽이 물결처럼 울렁울렁 춤춘다. 성곽의 등을 타고 공산성을 한 바퀴 돌 수 있으며, 90분 남짓 걸린다. 성곽길이 이끄는 대로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공산성의 서문인 금서루를 통과해 성곽에 오르자마자 시원한 강바람이 반긴다. 바람을 얼싸안고, 발아래로 흘러내리는 성곽과 반짝이는 금강, 나지막한 공주 시가지를 여유롭게 굽어본다. 오랜만에 탁 트인 풍광을 마주하니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공산성을 일주한 뒤, 다시 터미널 앞을 지나 산성시장으로 향한다. 공산성 아래에 있어 산성시장이라 불리는 이곳은 82년 역사를 지닌 공주 대표 시장이다. 그만큼 규모가 크다. 5개 구획마다 갖가지 생필품과 식자재, 식당들이 즐비하다. 특히 요기할 만한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맛 좋기로 전국에 소문난 ‘부자떡집’의 쫄깃한 떡, 줄 서서 먹는 ‘대박난찹쌀호떡’의 달달한 호떡, 가끔 생각나는 ‘단골닭강정’의 매콤달콤한 닭강정, ‘청양분식’의 잔치국수, ‘간식집’의 잡채만두 등이 있다. 대부분 소박한 음식이다. 맛도 그렇다. 공주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궁금하다면 하나씩 맛보는 것도 좋겠다.
풀꽃 시인 나태주와 풀꽃문학관
시장통을 벗어나면 이내 공주역사영상관(등록문화재 제443호)에 닿는다. 1923년에 지어진 충남금융조합연합회관 건물로 붉은 벽돌과 화강암을 섞어 쌓아 올린 근대건축물이다. 백제시대부터 현재까지의 공주 역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기록물을 전시해두었다. 공주역사영상관에서 5분 정도 걸으면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국적인 목조 건물 한 채가 보인다. 1930년대에 지은 적산가옥을 개조해 나태주 시인의 ‘풀꽃문학관’으로 조성한 곳이다. 야생화가 오종종히 피어 있는 뜰과 오래된 목조 건물의 조화가 멋스럽다.
나태주 시인은 금요일에만 문학관을 방문한다. 문학관 앞에 자신이 타고 다니는 자전거를 세워놓아 문학관에 있음을 알린다. 문학관 내부는 다실과 강연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두 다다미방 형태다. 벽면 곳곳에 나태주 시인이 쓰고 그린 시화가 걸려 있다. 마침 나태주 시인이 다실에서 방문객들이 가져온 시집과 엽서에 정성껏 시를 써주고, 덕담을 건네는 중이다. 다실에서 웃음소리가 끓이지 않는다.
풀꽃문학관을 내려와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 정문이자 옛 충청감영의 정문이었던 포정사 문루 앞을 지난다. 으리으리한 문루를 통과해 등교하는 학생들의 기분은 어떨지 궁금하다. 제민천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지인이 추천한 카페 ‘반죽동247’에 들른다. 평일인데도 손님이 꽤 많다. 소문대로 커피 맛이 좋다. 시원한 카페라테 한 잔을 홀짝 비우고, 카페 2층에 있는 이미정갤러리 구경에 나선다. 공주 출신 서양화가 이미정 대표가 지역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종종 기획전을 여는 공간이다. 방문할 때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유학생들의 제2의 고향, 제민천 변 하숙마을
제민천 대통교 앞에 이르자 ‘하숙마을’이 보인다. ‘하숙마을’은 옛 약국과 옆 건물 4채를 개조해 한옥 숙박시설 및 마을 안내센터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공주와 하숙마을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공주는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명문으로 알려진 공주대학교 사범대학과 공주사대 부속 고등학교가 있었기 때문이다. 1970~80년대에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공주로 유학을 왔다고 한다. 자연스레 학교 주변에 하숙집이 많이 생겨났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하숙집 주인은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고 한다. 선배가 후배에게 하숙집을 물려주거나 같은 하숙집에 산 인연으로 부부가 되어 부부 교사가 늘어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단발머리 여고생과 까까머리 남고생들이 수없이 거쳐갔을 비좁은 하숙집 골목길을 거닐며 당시 풍경을 상상해본다.
하숙마을 옆, 사대부고 학생들이 참새방앗간처럼 들르는 중앙분식을 지나 반죽동 당간지주를 만나러 간다. 동네 한복판 작은 쉼터에 527년(백제 성왕 5년) 백제 최초로 지어진 대통사의 당간지주(보물 제150호)가 홀로 서 있다. 당간지주 옆에는 1903년에 설립된 공주제일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충청도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이었으며 독립운동을 지원한 곳으로 유명하다. 유관순 열사와 조병욱 박사가 이 교회에 다녔다. 지금은 기독교박물관으로 사용 중이다.
후미진 뒷골목을 밝히는 등불들
다시 제민천으로 돌아와 대통교를 건넌다. ‘백성을 구제하다’라는 뜻을 지닌 제민천은 공주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유유히 흐른다. 주민들이 대통교 그늘에 앉아 다리를 담그고 더위를 식힐 만큼 수질이 좋다. 제민천 변 건물 담벼락에는 옛 하숙마을 풍경 사진과 나태주 시인의 시, 하숙집 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벽화가 전시돼 있다. 담벼락을 구경하며 한옥 찻집 ‘루치아의뜰’로 향한다. ‘맛깔’식당과 ‘이안게스트하우스’ 사이의 터널 같은 골목 안으로 쑥 들어가야 발견할 수 있다. 파란 대문 너머로 야생화가 만발한 뜰과 한옥 한 채가 반긴다. ‘루치아의뜰’은 차 문화 전문 사범인 아내 루치아와 쇼콜라티에인 남편 요한이 운영하는 찻집이다. 보이차, 홍차, 커피, 디저트를 판다. 폐허나 다름없던 집과 골목을 부부가 살뜰히 가꾼 덕에 공주 명소로 거듭났다. 도시 재생 성공 사례로도 손꼽힌다. 공간 못지않게 루치아가 차려내는 찻상 또한 작품처럼 아름답다. 찻상을 바라보고, 차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공주에서 루치아와 요한 부부처럼 이 도시를 사랑하는 이를 많이 만났다. 공주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조연 씨도 그중 한 명이다. 서울에 사는 그는 공주 사랑이 대단하다. “공주는 관광객들을 끌거나 관광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 치장하지 않아서 좋아요. 다소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옛날 시골 동네 모습이 곳곳에 남아 있어 맘이 편안해져요. 이게 공주 원도심의 매력이죠.”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래 보고, 자세히 보면 그처럼 공주와 사랑에 빠지고 말 것 같다.
주변 명소 & 맛집
단골들이 추천하는 ‘중앙분식’
제민천 대통교 앞에 있는 중앙분식은 즉석떡볶이, 쫄면, 비빔만두 등을 판다. 떡볶이 1인분을 주문해도 커다란 냄비에 2인분은 됨직한 양을 내놓는다. 쌀떡, 쫄면과 당면사리, 양배추, 어묵을 듬뿍 넣어준다. 국물이 자작자작해질 때까지 졸여 먹어야 제맛이 난다. 맛의 비결은 안주인장이 만든 특제 소스에 있다고. 학생 때부터 즐겨 찾던 단골, 소문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올 8월 중순 공주우체국 옆으로 이전한다.
공주시 제민천1길 67, 041-856-1497, 10:30~19:00, 월요일 휴무
전국에서 소문난 ‘부자떡집’
1982년 산성시장 안에 창업한 떡집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당일 생산·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삼는다. 작업장이 공개돼 있어 제작 공정에 대한 신뢰감을 준다. 영양떡인 부자떡이 대표 메뉴이며, 헤이즐넛 호두설기는 이곳에서만 파는 제품이다. 공주의 특산품인 밤을 넣어 만든 알밤찹쌀떡 세트가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쫀득한 찹쌀떡 안에 밤이 통째로 들어 있다. 부자떡집의 떡은 달지 않아 부담 없다.
공주시 용당길 11, 041-854-5454, 08:00~19:00, 연중무휴
추억을 부르는 잡채만두집 ‘간식집’
산성시장 내 분식집이다. 잡채만두, 김밥, 떡볶이를 판다. 대표 메뉴는 잡채만두. 통통한 만두 안에 당면이 가득 들어 있다. 대구 납작만두의 통통만두 버전 같다. 만두피와 당면만으로 이루어진 만두가 특별히 맛있는 줄은 모르겠으나, 공주 사람들이 한 봉지씩 사간다. 간장 대신 초장을 찍어 먹는 것이 독특하다. 만두 맛보다 만두를 구울 때 나는 자글자글 소리가 정겹다.
공주시 산성시장1길 46, 041-852-4812, 화요일 휴무(1, 6일 장날 제외)
담백한 육수가 일품 ‘고가네칼국수’
공주는 예로부터 면 요리가 발달해 칼국수집이 많다. 고가네칼국수는 칼국수를 상에서 끓여 먹는 방식이다. 한우 사골, 양파, 무, 파, 닭발 등을 넣어 담백하게 끓인 육수에 각종 채소와 우리 밀 면을 넣어 익힌다. 직원이 우리 밀 면은 더디 익는다고 알려준다. 고가네칼국수는 저염식 식단을 추구해 칼국수 맛이 심심한 편이다. 배추겉절이와 섞박지로 간을 맞춰 먹는다. 1인분도 주문할 수 있다.
공주시 제민천3길 56, 041-856-6476, 10:00~21:30, 일요일 휴무
걷기 Tip
❶ 4월 5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주 금·토요일에 산성시장에서 공주 밤마실 야시장이 열린다.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❷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주말에 공산성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진행한다.
소금이 몸에 나쁘다는 말이 많다. 콩팥과 고혈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염식 식사를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소금이 그렇게 나쁜 물질일까? ‘성경’에서는 빛과 소금이 돼라 했고, 로마시대에는 병사와 관료들에게 소금을 급료로 줬다.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했던 카라반들은 소금을 팔러 다니는 장사꾼이었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국가가 나서서 소금을 전매했다. 이처럼 소금은 예로부터 보석처럼 여겨져 왔다. 만약 소금이 인체에 그렇게 해로운 물질이라면 법으로 금지시켰어야 했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연구팀은 저염식 식사가 심장병이나 조기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소금 섭취량을 줄일 경우 사망 가능성이 증가한 사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밥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음식이지만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 과다로 오히려 해롭다. 생명의 물도 많이 마시면 수독증에 걸릴 수 있다. 산소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고농도의 산소만 흡입하면 고산소증에 걸려 위험하다. 자연에는 악마와 천사가 따로 없다. 우리가 편견을 갖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소금은 악마가 아니다. 신장투석을 할 정도의 환자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예방 차원에서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무엇이든 적절해야 좋다.
미네랄은 인체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과거에는 채소나 고기 등 음식물을 통해 보충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인공재배가 많아지면서 미네랄 함량이 많이 떨어졌다. 이럴 때 미네랄 부족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은 염화나트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99.9% 이상이 염화나트륨이지만, 자연에서 만들어진 천일염이나 식물소금 퉁퉁마디, 죽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고 대신 칼슘, 마그네슘, 칼륨, 셀레늄, 게르마늄 등 미네랄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
콜레스테롤에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있듯이 소금도 그렇다. 한의학에서는 짠맛을 강한 짠맛과 약한 짠맛으로 구분한다. 정제염을 먹어보면 많이 짜다가 끝 맛이 아주 쓰다. 그래서 물이 당긴다. 그러나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혈압을 높이고 뒷목을 뻣뻣하게 하며 콩팥에 무리를 주는 나쁜 짠맛 때문이다. 나쁜 짠맛은 다양한 미네랄이 부족하다.
술을 마신 후 해장국으로 재첩국이나 조개탕을 자주 먹는다. 조개껍질에서 우러나온 약한 짠맛을 느끼는 순간 입에서 침이 돈다. 그리고 숙취로 인해 컬컬하던 목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퉁퉁마디나 칠면초의 짠맛도 약간 짭짜름하다가 끝 맛이 달아 입에 침이 고인다. 죽염과 잘 발효시켜 오래 묵힌 된장도 마찬가지다. 입이 침이 고이면 소화력이 좋아진다. 몸 여기저기 생긴 멍울과 종기를 풀어주고 대변을 잘 보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좋은 짠맛은 대소변을 잘 보게 하고 소화와 체액 순환을 도와준다.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갓 제조한 천일염을 먹으면 무척 짜고 물이 당긴다. 하지만 몇 년 묵힌 천일염은 짠맛이 약해진다. 소금을 묵혀 간수를 빼면 나쁜 짠맛이 좋은 짠맛으로 변한다.
죽염이 일반 소금과 다른 점은 제조법에 있다. 죽염은 인산 선생이 처음 만들었다. 서해안 천일염을 몇 년 묵혔다가 왕대나무 속에 넣고 황토로 입구를 막은 다음, 강철 쇠통에 넣고 송진을 포함한 소나무로 불을 때어 만든다. 높은 온도에서 여러 번 구울수록 좋다. 1회에서 8회까지는 소나무로만 불을 때므로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9회째는 송진을 추가해서 구우므로 온도가 매우 높아진다. 가장 좋은 죽염은 아홉 번 구운 것이다. 그래서 가격도 비싸다. 죽염은 구울수록 짠맛이 약해지고 단맛이 강해진다. 즉 3회 구운 죽염보다 9회 구운 죽염이 덜 짜고 더 달아서 입에 침이 많이 고인다.
죽염을 입에 물고 있으면 침이 많이 나온다. 이 침은 구내염, 치은염, 풍치, 충치, 축농증, 인후염 등을 치료하며,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공해 독을 해독한다. 또 가래를 제거해서 호흡을 편하게 해준다. 음식에 넣어 복용하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장궤양, 대장궤양 등 다양한 위장병을 치료한다. 증상만 멎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재생되도록 도와준다.
죽염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성인병(고혈압, 당뇨, 통풍 등) 환자, 육류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사람, 머리로 열이 치솟는 사람, 편도선·임파선·갑상선 등 목이 잘 붓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현대에는 과다 섭취로 인한 성인병이 많기 때문에, 죽염이나 염생식물 섭취가 더더욱 중요하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은 한의학적으로 피를 맑게 해준다는 의미다. 만성피로 역시 피가 맑지 못해 드러나는 증상이기에 죽염이 좋다.
죽염을 복용할 때는 몇 알갱이씩 입에 넣고 있다가 사탕처럼 녹여서 그 침을 삼키는 방법이 있고,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소금 대신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다. 물에 타서 마실 때는 생수 2L에 죽염 8g 정도를 녹여 한 모금씩 매일 1.5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해주며 허열을 가라앉히고 피로도 덜어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올 것이 왔다 싶었다. 화장실에서 평소와 다른 시커먼 그것을 보았을 때 말이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인과응보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가 떠올린 것은 그동안 살아온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의사는 그의 병이 위암이라고 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만난 오성표(吳聖杓·68)씨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는 상부위장관외과 장유진(長有鎭·40) 교수를 만나 두 번째 삶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암 환자가 자신의 병을 인정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친다. 자신의 병을 부정하며 진단을 탓한다. 그렇게 여러 병원을 전전하기도 한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분노하면서 다양한 감정의 기복을 반복한다. 그러나 오성표씨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암인지 알기 2년 전쯤에 집안에 힘든 일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2011년쯤이었습니다. 그때 실의에 빠져 매일 술로 살았거든요. 잠이 오질 않으니 자기 전 소주를 들이켰고, 새벽에 잠에서 깨 맨정신이 되면 또 괴로운 생각밖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아침 5시부터 안주도 없이 강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죠. 그런 생활을 2년 가까이 했으니 몸이 온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없었어요.”
게다가 흡연도 문제였다. 아내와 자녀의 잔소리는 수십 년째 이어졌지만 끊기가 힘들었다. 오랜 삶을 살아오면서 몇 번의 위기가 있었고, 그 어려움 속에서 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담배밖에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씨가 놀라지 않았던 데에는 주변 지인들을 통해 위암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이유도 있었다. 먼저 병을 경험한 선배(?)들은 위암은 이제 치료가 가능해진 병이라고 했다.
몸이 보낸 구원의 신호
그렇게 지내다 혈변을 몇 차례 확인하곤 동네 병원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암의 진행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다. 두 곳의 종양 중 하나는 초기 상태였고, 다른 하나는 1기에서 2기로 막 넘어가려는 상태였다. 의학적으로는 어렵지 않은 상대였다.
어떻게 보면 그의 몸이 ‘혈변’이란 신호를 보내준 것은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위암은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조용히 성장하기 때문이다. 위암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은 소화불량이나 복부의 불편감 정도라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다. 결국 정기적인 검진 정도가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인데, 오씨는 검진을 적극적으로 챙기기 어려운 자영업자라서 이 점에서도 불리했다.
그렇게 불행 중 다행으로 암의 존재를 알게 된 오씨는 지인 소개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을 찾는다. 수술 날짜를 결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씨의 운명을 좌우할 수술 집도의 장유진 교수를 만난다.
장유진 교수는 서울삼성병원 안지영 교수, 보라매병원 안혜성 교수와 함께 우리나라 위암 분야 여성 외과의사 1세대로 꼽힌다. 그전까지는 남성 의사의 전유물이었던 셈이다. 흔치 않은 여성 외과의사에게 몸을 맡기는 것이 어렵진 않았을까 괜한 염려를 하자, 대수롭지 않다는 오씨의 대답이 돌아온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여자 의사도 이런 수술을 하는구나 했죠. 얼마나 잘하시길래 여자 의사가 이런 수술을 하실까 하며 별 걱정 안 했어요.”
장유진 교수도 같은 대답을 한다.
“처음 부임할 때 병원 내부에서도 비슷한 걱정을 했죠. 혹시 환자들이 거부감을 보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이죠. 하지만 괜한 기우였어요. 환자분들은 선입견에서 훨씬 자유로워요. 어차피 이름을 보고 미리 성별을 짐작하고 오시기 때문에 처음 대할 때 어색함은 없었죠. 오히려 여자 의사라서 꼼꼼하게 더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큰 것 같아요.”
수술 난이도 높인 심방세동
하지만 순조로울 것만 같았던 수술에 문제가 생겼다. 외과의들이 꺼려하는 상황 중 하나였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위의 상태는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었어요. 위의 벽은 모두 5개 층으로 이뤄졌는데, 그중 큰 것이 안쪽에서 3개 층까지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였죠. 암이 발생한 위치도 모두 아래쪽이어서 위 전체를 잘라낼 필요 없이 3분의 2 정도만 절제하면 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부정맥으로 인한 심방세동이었죠. 심장이 떨면서 피떡이 만들어질 수 있어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드셔야 하는데, 수술 부위가 아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출혈이 계속되면 상황이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했어요.”
그리고 2013년 9월 9일 그는 수술대에 올랐다. 오씨는 그날을 자세히 기억했다. 워낙 겁이 없고 담담했던 그도 그날만큼은 겁이 덜컥 났단다.
“수술실 바닥은 모양에 신경 쓰기보다 청소하기 쉽도록 되어 있잖아요. 수술 도구들도 많고요. 그것을 보니 예전에 갔었던 소 도축장이 생각나더라고요. 묘한 기분이 들면서 진짜로 내가 수술을 한다는 실감이 났죠. 그리고 마취에 잠들었다가 깨어나 보니 수술 후더라고요.”
수술은 복강경 수술로 진행됐다. 복강경 수술은 끝에 수술 도구가 달린 기다란 막대만을 몸속에 넣어 집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개복 없이 4cm 이하의 크기로만 절개하면 충분하다. 절개 부위가 적어 환자의 회복은 빠르지만, 아무래도 평범한 개복 수술에 비해 까다롭기 때문에 외과의사의 섬세함이 필요한 수술 방법이다.
장 교수는 수술 과정에서 정확한 범위의 림프절을 절제하고 출혈부위를 최소화 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수술은 기대했던 대로 성공적이었다. 걱정했던 출혈도 없었고 회복도 빠르게 이뤄졌다. 항응고제도 다음 날부터 정상적으로 투약할 수 있었다.
위암 수술의 성패는 조기발견
대체 위암은 왜 생기는 것일까?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종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조기위암 통계자료를 보면 위암 환자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5만1584명에서 2015년 7만1564명으로 5년 새 약 39%가 증가했다. 또 2015년 기준, 60대가 31%(2만2245명)로 가장 많았고 70대와 5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위암의 원인으로는 몇 가지가 지목되고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소금이다. 실제로 서구식 식생활을 하는 나라에 비해 한국과 일본의 위암 환자 비중은 높은 편이다. 찌개, 김치 같은 고염식이나 젓갈 등의 염장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때문이다. 직화나 훈제 같은 조리법도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발표가 있다.
위암 발병은 여성에 비해 남성이 두 배 정도 많은데, 상대적으로 음주 과정에서 짜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가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장유진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젊은 여성은 비슷한 연령의 남성이나 갱년기가 지난 여성보다 위암 발병률이 낮은 대신, 암이 발생하면 치료가 어려운 ‘반지고리형 암’인 경우가 많다. 의학계에선 이 원인을 여성호르몬으로 지목하고 있다.
장 교수는 위암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발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위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1기 정도에만 발견되면 우리가 완치라고 부르는 5년 생존율이 97%까지 올라가요. 국가에서도 국가암조기검진사업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위내시경으로 위 상태를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암은 거의 대부분 수술로 치료한다.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경우도 있고 위의 위치가 상부에 있거나 암의 진행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완전히 잘라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항암 치료제나 표적 치료제가 활용되기도 하지만 위암의 특성상 수술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위 ‘약빨’이 잘 듣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위암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치료 수준도 높다. 환자가 많다 보니 의료 현장의 전문의들 경험이 많아 국내 의사들의 위암 수술과 치료 실력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힌다. 그래서 장 교수는 위암 판정을 받으면 반드시 수술 전문가, 특히 소화기외과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치료 과정이 수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만큼 외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85%나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화기내과와 종양내과 전문의들도 치료에 참여한다. 장교수는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수술을 차일피일 미루면 병만 키울 뿐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활동적 생활로 긍정적 마음 갖게 돼
흔히 위의 일부나 전체를 잘라내면 잘 먹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 오씨의 경우처럼 3분의 2 정도 잘라낸 사람도 일반인과 비슷한 식사량을 보인다. 오씨 역시 그랬다.
“수술을 하고 나서 처음 한 달 정도는 죽 같은 것만 먹었죠. 하지만 이후부터는 예전처럼 식사를 했어요. 지금까지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 있어요. 사실 어려운 수술도 했고, 위의 절반 이상을 잘라냈는데 그 전과 달라진 것을 잘 모르겠어요.”
병원에서도 위암 수술을 하고 난 뒤 환자들에게 잘 먹을 것을 권한다. 영양분 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철분 결핍성 빈혈이나 비타민D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도 걱정해야 한다. 장 교수는 “수술 후 석 달 동안은 영양실조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야 해요. 그래서 무리한 저염식, 특히 소금을 아예 안 쓰는 금염식은 말리죠. 일단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수술한 환자는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지는데 입맛까지 잃으면 문제가 많아집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안정이 되면 금염이 아닌 저염식 식사를 권하죠”라고 말했다.
물론 오성표씨의 삶에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술을 줄였다. 그렇게 즐기던 술은 이제 아주 특별한 날에만 한두 잔 마신다. 그리고 새벽에 운동도 시작했다. 특히 다시 시작한 일은 그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데 도움이 됐다. 그가 지금 하는 일은 차에 이런저런 생활용품을 싣고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등을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것. 옛날로 치면 보부상 같은 일이다. 워낙 활동적인 일이다 보니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특히 여러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일이 가장 즐겁다고 했다. 요즘은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다. 교수님은 술은 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했지만 술에 의지했던 그 시절이 자꾸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특히 친구들을 만나면 늘 말해요. 아무리 속상해도 빈속에 강술은 먹지 말라고요. 안주 ‘좋은 놈’으로다가, 밥하고 같이 먹으라고요.”
체력 하나만은 자신 있던 그였다. 한국통신에서 평생을 일하는 동안에도 건강은 자신 있었다. 뜨거웠던 5월 광주의 한가운데에서 시위대로부터 직장을 지키기 위해 기지를 발휘했을 때도 그 바탕에는 체력이 있었다. 즐겨 마시던 소주는 3병쯤 들이켜야 취기가 돌기 시작했을 정도였다. 그러다 갑자기 드리운 암이란 그림자에 그는 잠시 절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규태(金奎太·69)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의 심현정(沈炫廷·39) 교수를 만나 조금씩 이겨나가는 방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는 지금 “삼암(三癌)을 삼신(三信)이 이겼다”고 이야기한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처음에는 암이란 게 믿기지 않았죠. 증상이 있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의 검진 결과라 더 믿기 힘들었죠.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나 싶기도 했고, 두려움과 공포라는 걸 느꼈습니다.”
정장에 검은 코트를 말끔히 차려입고, 새의 깃털이 달린 페도라로 멋을 낸 김규태씨는 전형적인 점잖은 중년의 신사였다. 하지만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남지역암센터에서 만난 그가 조용히 건네는 투병 이야기는 멋들어진 그의 모습과는 달리 치열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증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부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더라고요. 동네 병원에선 귀에 물이 찼다며 간단한 처치를 해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물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다,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아들 얘기에 동네 병원의 추천으로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었다. 귀에 이상이 있어 간 병원이었는데, 의사들은 코에 집중했다. 조직검사라는 것도 했다. 그러고 나서 일주일 후 그는 암 판정을 받았다. 2007년 11월의 일이었다.
“비인두암(鼻咽頭癌)이라고 했죠. 평생 그런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말이죠. 귀가 이상해서 간 병원인데 코에 암이 있다고 하니 쉽사리 수긍할 수도 없었습니다. 자다 한쪽 코가 막히는 일이 많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그것이 암 증상의 하나라는 것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치료를 맡은 심현정 교수는 그를 긍정적 환자로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비인두암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임파선에도 전이가 된 상태였고요. 부위가 부위이니만큼 수술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항암화학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병행해야 했는데 잘 버텨주셨습니다. 보통은 항암 동시 방사선치료 과정이 고통스러워 포기하고 병원에 안 오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김 선생님은 치료도 빠지지 않고, 힘들다는 하소연도 병원에 와서 하셨습니다. 그런 성실함이 암과 싸우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비인두암의 경우 그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코가 막히거나 분비물이 나오는 정도여서 감기로 오해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심 교수는 경고했다. 상당히 암이 진행된 후에야 심한 두통이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시력이상 증상이 나타난단다. 이 때문에 감기증상이 낫지 않고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김씨의 항암치료는 쉽지 않았다. 항암치료를 위해 좋지 않은 치아는 미리 빼야 했다. 무려 11개나 뽑았다. 치료 과정에서 머리는 빠졌고, 방사선이 지나간 자리는 까맣게 타들어갔다. 침샘에 이상이 생겨 침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고, 식도에도 영향을 줘 물 한 모금 삼키기 어려웠다. 입맛이 변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은 사치였다. 물맛도 변할 정도여서 즐거운 식사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 어려웠던 싸움은 2008년 5월 다행히 그의 승리로 끝이 났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아직 진짜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렇게 치료를 끝내고 3년을 살얼음 걷듯 살았습니다. 5년이 지나면 완치라고 이야기하니까 2년만 더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암을 겪고 나니 귀가 얇아졌습니다. 혹시 재발될까 두려워 암에 좋다는 음식이란 음식은 모두 찾아 먹고, 채식 위주로 생활했습니다. 야채도 직접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가꿔 먹었습니다. 농약을 쓰지 않아 벌레가 먹고 남은 것들이었지만, 몸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물론 음식에 소금은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그 스트레스는 음식 투정에 불과하다 생각했습니다.”
매달 하는 추적검사에선 별다른 소견이 없어 안심하던 시기에 변고는 느닷없이 찾아왔다. PET(양전자단층촬영)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된 것이다. 대장암이었다.
“전이된 것이 아니라 대장에서 암으로 발전된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젊을 때 그렇게 마셔댄 술이 사달을 낸 것이겠지요. 마셨다 하면 소주 서너 병은 기본이었고, 1년에 366일을 마셨으니까요. 결국 수술을 했고 대장을 일부 잘라냈죠. 의사 이야기로는 30㎝ 정도라더군요. 위에서도 암이 발견됐습니다. 다행히 위암은 초기여서 복강경 수술로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대장암 수술을 마치고 깨어나 아내의 얼굴을, 그리고 아들과 딸의 모습을 보면서 기쁨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을 삼켜야 했다고 그는 이야기했다. 수술 직전에는 차라리 깨어나지 않기를 남몰래 바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마친 그는 독한 맘을 먹고 그 힘든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했다. 치료는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달라져 있었다.
“비인두암 치료 이후에 그렇게 조심스런 삶을 살았는데, 다시 생겨나는 암을 겪으면서 암을 바라보는 관점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일종의 암에 대한 해탈과 같은 것이었죠. 그렇게 좋다던 차가버섯부터 살구씨, 후코이단(미역이나 다시마의 점액성분), 개똥쑥, 상황버섯까지 모두 큰 효험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병원에서 교수님들이 알려주신 대로 아주 짜고, 맵고, 달고, 기름진 것과 술, 담배, 탄 음식 정도를 빼고는 맘껏 먹었습니다. 소금도 적당히 먹고 고기도 열심히 먹었습니다. 산나물이나 야채는 아직도 열심히 먹지만 효소나 즙같이 유난스럽게 만들지 않고 간단하게 반찬으로 해 먹는 정도입니다.”
그렇게 먹고 싶었던 라면과 삼겹살을 실컷 먹게 된 일은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물론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다. 일과 운동을 놓지 않은 것이다.
“비인두암 치료와 추적검사가 어느 정도 지난 후에 체력을 되찾은 시점부터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35년 일한 한국통신에서 퇴직한 이후 발병 때까지 아파트 관리소장 일을 했는데, 항암치료를 받고 2009년 7월부터 다시 시작했죠. 아직까지 일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크지 않은 돈이지만 치료비에 보탬이 돼 정신건강에도 좋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에 도움이 돼 체력적으로 좋습니다. 일을 하지 않을 땐 조선대학교 뒷산에 올라 운동을 하기도 하고요.”
심 교수는 이런 그의 모습을 칭찬한다.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가정생활을 유지하며 긍정적 마음으로 병과 싸워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암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게 되면 일상생활을 중단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충분히 통원치료가 가능한데 장기 입원을 하려 한다거나, 요양병원 같은 곳에 머무르려고 하는 것이죠. 이런 경향은 비용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우울감을 키워 치료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 소중한 시간을 가족과 떨어져 낭비하는 것도 문제죠. 김 선생님은 가족과 생활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셨다는 면에서 모범적인 환자입니다. 선생님처럼 투병에 대한 의지를 자신 있게 이야기하시는 환자가 많지 않을 정도니까요.”
김규태 씨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남지역암센터가 개최한 제1회 ‘암극복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씨가 수기를 쓰게 된 것은 아내의 추천이 계기가 되었다. 2010년 KBS 본선에 진출했을 정도의 실력자였기에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수기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
“다른 환우들이 암치료 과정에서 저처럼 시행착오를 겪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음식에서 말이죠. 저염식에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불필요한 건강식품에 휘둘리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골고루 맘껏 먹고, 일을 놓지 않고, 운동을 쉬지 않으면 암을 이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삼신(三信)으로 삼암(三癌, 비인두암·대장암·위암)을 이겨가고 있다고 썼는데, 삼신은 가족과 교수(병원), 나를 믿는 것을 이야기해요.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오늘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암은 극복해낼 수 있는 병입니다.”
그의 치료에는 심 교수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방사선종양학과, 대장암과 위암 치료를 위한 외과의 많은 교수진이 참여했기 때문에 신뢰는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
긴 이야기를 풀어낸 뒤 조금 지쳐 보이는 그였지만, 눈빛은 확신에 차 있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진심이라는 것, 암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대한 확신이었다.
그의 투병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어본다. 그의 확신을. 그리고 그의 완전한 승리를 기원해본다.
시니어들이 진정 원하는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입주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안겨 주고 있을까? 올해로 76세가 되는 전광현 목사는 부인 신명휘 씨(71)와 함께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실버타운인 서울시니어스강서타워에 입주해 있다. 스스로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전 목사의 목소리를 통해 실버타운 입소시 체크사항을 알아본다.
전광현 목사는 올해로 76세였지만 얼핏 보기에는 60대라고 해도 충분히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젊고 쾌활해 보였다.
“저희 맏형님이 신당동에 있는 서울시니어타워에 입주해 있어요. 그래서 실버타운이 어떤 양상인지에 대해선 미리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셈이죠. 그러나 그 곳에는 방이 없었고, 대기자만 수십명이 기다리고 있던 터에 추천을 받아 온 것이 여기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였어요. 딱 34평형 1곳이 남아있었다고.”
4년 전부터 이곳에 와 있는 전 목사는 3억 5천만원 보증금에 식비랑 포함해 공과금 등 총 매달 130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살고 있다.
16년 전통을 지닌 서울시니어스타워(주)는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4곳 실버타운(서울타워·강서타워·분당타워·가양타워)을 직접 시공·운영하며 총 1,000세대 1,500여 입주자들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훌륭한 의료 서비스로 죽을 고비 넘겨
전 목사는 서울시니어스 강서타워의 가장 좋은 점으로 의료 서비스를 꼽았다. 대장항문 및 성인병 전문 의료기관 송도병원이 건물 안에 위치해 있는 덕분이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송도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의료 서비스에서만큼은 최고의 편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역량이 있는 것이다.
일 년에 두 번 제공되는 무료 종합검진을 통해 무릎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전 목사는 설상가상으로 발생했던 심장의 물혹까지 확인하여 치료할 수 있어서 건강하게 회복됐다고 말한다. 그 후로 축농증도 발견해서 치료중인 그는 이러한 과정에서 한결같이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주며 상주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서비스에 감동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건강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생활지원서비스도 제공된다. 정기적인 식사관리와 청소서비스는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한 문화·여가서비스가 그것. 그 동안의 가사노동에서 벗어나 다양한 커뮤니티와 문화생활을 즐기고 전문 영양사가 제공하는 제철나물과 과일이 포함된 저염식으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전 목사는 이처럼 매일 이뤄지는 식사와 활동 내역을 통해서도 회원 한분 한분의 건강과 안부 체크가 가능하기에 한 번 입주하면 나가질 않는다고 거든다.
실버타운 들어와도 지루하거나 심심하지 않아…더 바빠
전 목사의 하루는 오전 5시에 기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침 기도를 끝내고 6시가 되면 타워에 있는 운동실에 가서 벨트, 러닝머신, 근력 운동과 수영을 한 시간 가량 한다. 사우나에서 땀을 씻고 집에 와서는 아내와 저염식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한 후에는 수요일에 타워 안에서 열리는 수요예배 준비를 한다. 전 목사는 수요예배에서 설교를 맡고 있다.
“목사는 원래 은퇴하면 할 일이 없거든(웃음). 그런데 참 고맙게도 여기서 설교를 맡게 됐어요.”
그러나 전 목사는 귀가 어두운 입주자들이 설교를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던 차 마침 타워 안에서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을 알게 됐다. 칠순이 넘어 파워포인트를 배워서 제작까지 할 수 있게 됐고 이제 전 목사는 단순히 말만으로 이끌어가는 설교가 아니라 프레젠테이션식 설교를 한다. 물론 강서타워 입주자들(여기서는 회원님이라 부른다)평균연령이 80세인 구성원들을 감안하여 설교 시간은 적절하게 조율한다고 한다. 이러한 작은 활동들이 전 목사의 보람이다.
“나이 들면 TV나 보면서 가만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는데, 고맙게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아요.”
아내를 위해 선택한 곳, 만족스러운 노후를 알게 해주다
전 목사가 실버타운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아내인 신명휘 씨를 위해서였다. 목회를 위해서 신 씨는 40여 년 동안 전 목사를 뒷바라지해줬는데 그러다 보니 어깨, 다리 수술을 치러야 했다. 신 씨가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전 목사는 은퇴하면 아내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아내를 도와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된 실버타운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마침 교회의 금전적 도움이 있었고,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실버타운에 안착할 수 있었다.
“집사람이 너무 좋아해요. 이 안에서 새로운 걸 계속 배우고 있거든. 아내는 이 곳 강당에서 문화공연을 접하고 수영, 중국어, 일본어 등 교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거든요. 이 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재능기부하는 회원님들도 있어서, 마치 제2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야.”
전 목사는 “이곳에는 100세 이상 회원들이 많아 우울증 치료나 작업치료, 웃음치료 등 심리치료 등을 지속적으로 케어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바람도 잊지 않았다.
실버타운 선택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 목사는 “독신이거나 부부가 살기 때문에 큰 평수 보다는 중소형이, 종합병원등 의료서비스가 있어야 하고 산·공원 등 자연과 가까이 있는 곳,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목사는 이것만을 꼭 알아야 한다며 운영주체의 신뢰성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운영주체의 실버타운 관리 능력과 경험 등을 잘 체크해야 입주 후 마음고생도 하지 않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오랜 경험과 입주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의료서비를 챙긴 덕분에 서울 강남 세곡동에 노인복지주택과 주간보호센터가 접목된 선진국형 실버타운‘시니어스HOME’을 분양중이다.
온라인 이유식 구매에 조부모들의 바람이 거세다.
손자녀 육아를 책임지는 시니어 육아족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맞벌이 하는 자녀들을 대신해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가 늘고 있기 때문.
오픈마켓 옥션(www.auction.co.kr)은 11일 지난 8일까지 5060세대의 이유식 상품 구매가 작년 같은 시기보다 35% 늘었다고 밝혔다.
5060세대의 완성된 이유식 구매는 30% 증가했다. 이유식 전용 반찬과 국ㆍ식재료 등 구매도 25% 올랐다.
조부모 육아족의 수입 병 이유식 구매도 25% 증가해 수입 제품 구매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층의 초유와 유산균 제품 구매도 135% 신장했다.
나이가 들수록 손주들을 돌보기가 쉽지 않다. 체력 소모도 뿐 아니라 안전한 먹거리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5060 육아족은 편리하게 안전한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온라인 구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옥션은 분석했다.
시니어 육아족은 이유식 상품의 경우 친환경, 유기농, 수제 등 안전성으르 강조한 제품이나 저염식 국물용 애간장, 친환경 유리병에 담긴 이유식, 산 처리를 하지 않은 김 등 안전한 먹거리를 선호한다.
시니어 육아족이 직접 온라인 쇼핑에 나서면서 이유식이나 육아용품 전체 구매자 가운데 50∼60대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육아용품 구매자 가운데 50∼60대 비중은 지난해 4%에서 올해는 6%로 늘었고, 이유식의 경우 50∼60대 고객 비중이 5%에서 7%로 확대됐다.
이은영 옥션 유아동팀장은 "손쉬운 육아를 위해 온라인에서 안전한 식재료와 완성품을 구매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수입제품의 경우 엄마들의 입소문으로 검증된 제품이 대부분이라 장년층도 믿고 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여군보건소가 고혈압·당뇨환자 및 만성질환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혈압·당뇨 자조교실을 운영, 주민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일 군 보건소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병은 약물치료는 물론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식생활 등 올바른 건강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고혈압·당뇨 자조교실을 월 4회(매주 금요일) 과정으로 9월까지(6기) 운영한다.
또 전문팀을 구성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예방관리, 저염식 실천을 위한 영양교육 및 조리실습, 운동교육, 당뇨 합병증 예방을 위한 발관리 실습으로 진행한다.
또한, 주민들이 평소 집에서 먹던 국의 염도 측정을 실시, 나트륨 과잉섭취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싱겁게 먹기를 실천 할 수 있도록 하며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추진해 대상자에게 맞춤형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고혈압, 당뇨병은 올바로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고혈압·당뇨 자조교실을 통해 합병증 예방법과 자가 건강관리 요령을 배울 수 있도록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기사제휴: 대전일보 한남수 기자]
“댐이 일단 무너지면 아무리 복구를 잘해도 매몰 자체를 막을 순 없습니다. 뇌졸중도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이 치료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몸의 신체기관 중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곳으로 꼽히는 뇌, 한국 성인 3대 사망원인 중 하나인 뇌졸중은 뇌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질병이다.
뇌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뇌혈관이 막혀(뇌경색)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돼 뇌 손상이 발생, 3시간 이내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치료를 하더라도 뇌 손상 정도에 따라 부분 마비나 의식장애,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을 가져올 수 있다.
오세양 인하대병원 심뇌혈관센터 교수(37)는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흡연·음주를 삼가고 채소, 과일 위주의 저염식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오 교수는 꾸준한 건강관리만큼 중요한 예방법으로 CT·MRI 등 뇌 영상검사를 강조했다.
뇌 영상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면 뇌혈관이나 목 혈관의 파열·협착 징후를 미리 발견할 수 있다.
오 교수도 7년 전 30대 초반의 뇌졸중 환자를 진료한 이후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느끼고 주기적으로 뇌 영상검사를 받고 있다.
조기에 발견되면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급성기 뇌졸중에 이르기 전에 약물 치료를 실시, 빠른 회복 및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만약 수술이 필요한 상황일 경우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별 심뇌혈관센터를 갖춘 인하대병원이 24시간 응급체계를 갖추고 대기 중이다.
오 교수를 포함한 전문 의료팀은 일반적인 ‘개두수술’ 외에도 머리를 열지 않아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혈관내수술’로 맞춤형 진료를 펼치고 있다.
혈관내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국내에서 손꼽을 정도로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로부터 인증 의료기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오 교수는 “뇌졸중은 위급한 질환인 만큼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파악, 혈관내수술 등 적합한 치료방법을 택하고 있다”며 “예방 및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고, 뇌졸중이 의심될 경우 전문 의료진을 찾아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휴: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남녀를 불문하고 ‘체중감량’은 새해 소망 첫손가락에 꼽히는 과제다. 체중감량을 통해 ‘몸짱되기’를 열망하는 젊은층에게 특히 뱃살은 최대의 적이 아닐 수 없다. 뱃살이라고 다같은 뱃살이 아니다. 작심삼일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정확한 공략법이 주효하다. 적을 알고 나서야 이길수 있다는 말. 남자와 여자에 따라 뱃살 원인도 다르고 감량 방법도 다르다고 한다.
여자의 뱃살은 대부분 피부 바로 밑에 위치한 피하지방인 경우가 많다. 피하지방은 주로 아랫배와 허벅지, 엉덩이 등에 많이 쌓이며 뱃살이 손가락으로 두껍게 잡힌다면 바로 그것이다. 복근이 없는 경우 팽창해 무거워진 내장이 앞으로 튀어나오게 되면서 뱃살만 볼록하게 생기기도 한다. 출산의 경험이 있다면 출산 이후 관리하기 힘든 뱃살을 얻기도 한다.
남자는 내장지방이 쌓여 복부비만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 내장지방은 뱃속 장기 주위에 축적된 지방이라 육안으로 볼 수도 없으며 만질 수도 없다. 옆으로 누웠을 때 무게에 의해 변형되는 여자의 피하지방과 달리 내장지방은 복부 내부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무르기 때문에 유동성이 없어 늘 산과 같은 불룩한 형태를 유지한다.
복부미만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성인병에 걸린 위험이 2배 가량 높다. 체중만의 문제가 아니라 체내 지방량이 증가한 상태로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야기하고 심장병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동맥경화의 원인이 된다.
뱃살 다이어트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까. 여성은 바른 자세 교정과 부종을 막기 위해 나트륨을 줄인 저염식 다이어트 식단이 우선. 물을 자주 섭취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게 좋다.
남자는 윗몸일으키기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지방을 태워야 한다. 술과 야식은 가급적 줄이고 고열량의 기름진 음식을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남녀 모두 내장 팽창에 따른 뱃살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의 복근을 만들어 배에 힘을 실어주는 것도 좋다.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심경원 교수는 “복부비만은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가벼이 여기고 간과하기에는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이 너무 많기에 복부비만이 의심된다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성인병 검사를 꾸준히 하는 등 건강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