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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예치료로 코로나 우울증 치료해요
- 전염병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 2021 건강생활 통계정보에 따르면 우울증, 불면증, 공황장애 등 주요 정신과 질환 진료를 받은 사람이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정신과 환자의 1인당 진료비도 늘었다. 이런 가운데 그저 공기 정화나 관상용으로 치부됐던 식물이 ‘반려’와 ‘치유’의 개념으로 확대되면서 원예치료가 코로나 블루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는 평화롭던 우리의 일상을 헤집었다.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쓰는 마스크는 얼굴의 반 이상을 가려 타인과의 기본적인 소통을 방해한다. 더불어 반강제적으로 늘어난 실내 활동, 막혀버린 여행길, 기약 없이 미뤄지는 모임에 답답함이 커진다.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기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쥐도 새도 모르게 우리를 덮칠 수 있다. 이를 막을 방법으로 최근 ‘원예치료’가 급부상하고 있다. 원예치료는 전문 치료 원예사가 식물을 이용해 경증 치매를 앓는 노인, 우울증 환자와 같은 이들의 정신적·신체적 향상을 돕는 활동이다. 특히 근력과 시력 저하로 미세 운동 기능이 약화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식물 이름을 익히는 과정은 인지기능을 자극하고 가위 사용하기, 리본 매듭 묶기, 수저로 모래 담기 등은 오감을 깨운다. 식물을 만지고 가꾸는 과정은 경증 치매 노인의 소근육을 강화하고 감각 둔화를 늦춘다. 즉 원예치료는 손상된 인지기능 회복과 더불어 후각, 시각, 촉각을 아우르며 동시에 여러 감각을 자극해 뇌의 가소성(뇌세포의 일부분이 죽더라도 재활치료를 통해 그 기능을 다른 뇌신경망이 일부 대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증가시킨다. 원예치료는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고립감과 우울, 소통 단절로 인한 불안 증세를 잠재우기도 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 1회 27시간씩 27주간 텃밭 가꾸기, 공동체 밥상 차리기 등을 진행한 결과 노인들의 우울감은 60% 감소하고, 콜레스테롤 5%, 체지방률이 2% 감소했다. 현재 복지관, 병원, 요양원 등 여러 기관에서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화유플라워앤원예치료센터는 50세 이상 경력 단절 여성,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정서 안정을 위한 원예 수업을 진행한다. 또 원예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해 경력 단절로 고립감을 느끼는 여성을 돕는다. 참여자들은 다육 미니정원, 플라워박스·케이크, 압화 액자 등을 제작하며 지적·사회적·정서적 효과를 얻는다. 이현주 화유플라워앤원예치료센터 대표는 “원예치료는 노인들의 무료한 여가를 다채롭게 바꿔줄 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감, 스트레스를 완화한다”고 전했다. 이어 “치매 예방 및 재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식물을 직접 키우고 관리하면서 성취감을 심어준다”고 덧붙였다.
- 2021-11-2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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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여파 속 늘어가는 노인 파산, 이대로 괜찮나
- 빈곤과 질병, 고립의 늪에 빠진 고령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속화한 경기 하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은 노인복지가 부족한 나라다. GDP 대비 노인복지 지출 비중이 1.7%밖에 안 된다. 10명 중 4명 이상이 빈곤을 겪는 노인빈곤율 세계 1위 국가다. 코로나19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노인 파산이 계속 늘고 있다. 13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60세 이상 노인이 2715명이었다. 2017년 3월 법원 설립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60세 이상 파산신청자는 2018년 2058명, 2019년 2373명, 지난해 2715명이었다. 2년 만에 32%나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60세 이상 노령 인구증가율인 11%의 세 배다. 전체 파산신청자 증가율인 18%보다도 훨씬 높다. 서울회생법원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편입되고 있어 올해 최초로 노인 파산이 3000건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은 실무경제 둔화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60세 전후로 은퇴하면 수입이 줄어들지만 자녀 결혼식 비용, 의료비 같이 지출할 곳은 늘어난다. 연로한 부모를 모시는 이들이라면 부모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문제는 은퇴 후 재취업을 하더라도 수입과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식당 주방보조, 청소, 건물 관리가 대표적이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빨리 사라지고 있는 일자리기도 하다. 이는 일부 저소득층 노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중산층 이상이었던 액티브시니어들도 은퇴 후 창업을 했다가 코로나19 같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는다.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약해져 있고 재기할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창업 실패는 이들에게 더 뼈아프다. 수명이 늘어나 은퇴 이후의 삶이 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서기 위한 파산 신청이 늘어난 것이 노인 파산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빚을 갚지 못하면 최소 생계비로 책정된 150만 원 넘는 금액이 통장에 있을 때 가압류가 걸린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받고 통장을 활성화해 다시 시작하려는 의도로 파산신청을 하는 노인이 많아졌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자식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파산 신청하기도 한다. 백주선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설령 빚을 남기고 사망한다고 해도 자녀가 상속을 포기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지만 ‘빚쟁이로 죽어서 어떤 형태로든 자식에게 부담을 주는 일만은 피하고 싶다’며 찾아오는 노인이 많다”고 말했다.
- 2021-07-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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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힘드시죠?" 시니어 마음 건강 책임질 트라우마센터 3곳 신설
- 1년 넘게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우울감, 무기력증을 느끼는 ‘코로나 블루’가 시니어를 덮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진료비통계지표(진료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의원급에서 전체 내원일수가 4억 6822만일로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다른 과들이 내원 환자들이 줄어든 것과 달리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환자가 크게 늘어났다. 심평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내원일수는 1281만일로 같은 기간 10.0% 증가, 두 자릿수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블루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되는 가운데, 충청권·호남권·강원권 트라우마센터가 6월 30일 새로 문을 열었다. 이로써 수도권역을 담당하는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영남권 트라우마센터(부곡병원)를 비롯해 전국 5개 권역에서 트라우마센터가 시니어들의 ‘마음 건강’ 지원을 본격화한다. 이번에 개소한 트라우마센터는 각각 국립공주병원, 국립나주병원, 국립춘천병원에서 운영한다. 세 곳은 지난해 12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에 따라 신설됐다. 권역별 트라우마센터는 ‘마음 안심버스’를 운영해 재난 시 신속한 심리 지원을 제공하고, 평소에는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직접 찾아가 심리 상담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는 “국가-권역별 트라우마센터는 지역 자원과 연계와 협력도 강화해 전국적인 재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산불, 풍수해와 같은 지역 재난에도 심리 지원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 2021-07-0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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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천재가 남긴 최선
-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클래식 음악. 음악 속 숨겨진 사연이나 명사의 말을 통해서 클래식에 쉽게 접근해보자. 아래의 인터뷰는 가상으로 진행했다. “죽음은 쓰라린 고통이지만, 제대로 살아 보지도 못한 죽음만큼 힘든 건 없다.” 정신분석학자 에리히 프롬이 요절의 비애를 표현한 말이다. 역사적으로 박수칠 때 떠나는 사람처럼 화려한 족적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는 천재들이 있었다. 이렇게 요절한 천재를 비운의 천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에 만난 그도 마찬가지다. 31세에 요절한 젊은 천재는 생전에 1000곡 이상을 작곡했고, 음악적 수준이 절정에 달했을 때 세상을 떠났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를 만나 삶에서 미처 하지 못했던 얘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슈베르트 씨.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반가워요. 먹을 것이 좀 있나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더니 힘이 없네요. 좀 먹고 나서 인터뷰를 합시다. 오는 길에 간식거리로 챙겼던 비스킷을 그에게 건넸다. 그는 정말 며칠 굶은 사람처럼 소량의 간식을 허겁지겁 먹었다. 가까이에서 본 그는 멀리서 볼 때보다 훨씬 왜소했다. 왜소한 체구와 더불어 초점을 잃었던 눈동자는 간식을 먹은 후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생전의 삶과 지금은 얼마나 비슷한가요? 달마다 용돈을 받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금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제도가 있는 줄도 몰랐어요. 개인적인 모임에 참석하는 친구 중에 법에 밝은 친구가 있는데, 그가 나를 대신해서 신청했어요. 정말 고마운 친구예요. 물론 받은 금액을 늘 까먹어요. 매달 얼마씩 오는지 잘 몰라요. 그냥 내키는 대로 쓰다 보면 돈이 없더군요. 며칠 전부터 돈이 바닥나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어요. 가끔 나를 위해서 집 앞에 빵을 놓고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들도 요 며칠은 바쁜지 안 보여요. 말하고 나니 나의 삶은 생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군요. 이곳에서도 모임을 하고 있나요? 물론이죠. 생전에는 시대적 상황 탓에 밖에서 뭘 하기가 꺼려졌어요. 대신 그냥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수다나 떨려고 만든 모임이에요. 그런 소모임이 당시 유행이기도 했고요. 친구들이 내 음악을 좋아한 덕분에 그곳에서 연주도 하고, 춤도 추면서 흥겨운 파티를 열었죠. 저는 기분이 좋아서 그 파티에 가면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시곤 했지요. 그래서 얼마 없던 재산을 탕진하기도 했어요. 친구들은 그때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서 여기서는 계모임을 하자고 하더군요. 예전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기적으로 꼬박꼬박 회비를 내고 만나고 있어요. 폰 슈파운과 쇼버, 둘은 당신에게 어떤 친구인가요? 폰 슈파운은 동지고, 쇼버는 친구예요. 오선지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했을 때, 슈파운이 내게 오선지를 사줬어요. 그는 똑똑하고 유능한 고위 관료였고, 법에 밝았어요. 앞서 내게 용돈을 받을 수 있게 해준 친구가 그예요. 생전에 소모임도 그의 집에서 자주 열었어요. 이 소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어요. 덕분에 당대의 예술가들과 많은 교류를 할 수 있었어요. 그가 없었다면 작곡을 이렇게 많이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쇼버는 나의 마음을 잘 아는 친구였어요. 마음이 잘 통해서 많이 어울려서 놀았어요. 내가 가곡을 많이 쓸 수 있었던 건 쇼버 덕분이에요. 그 친구는 독일 문학에 참 능통했어요. 내게 좋은 시도 많이 알려줬고요. 그의 문란한 사생활과 사상을 좋아하지 않던 친구들도 많았지만, 나는 그를 많이 아꼈어요. 내 안에 감춰진 천재성을 일깨우는 데 그가 큰 역할을 했어요. 그도 나를 참 많이 좋아했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어요. 곡에서 괴테의 시를 많이 인용하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괴테는 독일이 낳은 천재 시인이죠. 괴테는 시를 쓸 때 콧노래를 부르면서 쓴다는 말이 있지요. 그런 버릇이 반영되는 것인지 몰라도, 노래로 쓰기에는 아주 적합한 시가 많아요.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그의 시를 노래로 썼죠. 저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서 괴테에게 곡을 보냈지만, 그분은 거들떠보지도 않으셨죠. 후일에 듣기로 제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극찬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는 내 시에 곡을 붙인 게 아니라 시 자체를 노래했고, 그는 내 시를 훔친 거야”라는 말을 전해 들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습니다. 생전에 그와 마주 보며 그런 말을 들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베토벤은 만나고 오셨죠? 조금만 늦었으면 거기서 못 뵙고, 여기서 인사를 드릴 뻔했어요. 이곳으로 오시기 일주일 전쯤 인사를 드리고, 제 곡의 악보를 보여드렸죠. 다른 이들은 제 곡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는데, 선생님은 보시고 칭찬하셨어요. 천재가 천재를 알아본 거라고 할까요? (웃음) 물로 저도 그 당시 죽음에 가까운 시기였던 탓에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선생님과 제가 좀 더 건강한 상태로 만났다면 어땠을까? 이곳에 와서는 늘 그런 상상을 해본답니다. 그때 쓰신 곡이 ‘겨울 나그네’인가요? 그렇죠. 그 시기 즈음 쓴 곡이에요. 세상에 남긴 나의 유언 같은 곡이에요. 이 곡을 쓴 이유가 있나요? ‘겨울 나그네’는 뮐러의 시를 바탕으로 쓴 곡이에요. 그 시를 볼 때마다 나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못생기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내가 사랑한 여자들에게 버림받았고, 나의 모든 것을 쏟았던 곡들은 대중들에게 인정받지 못했지요. 존경하는 괴테 선생님도 사후에 나를 인정하셨어요. 모임에서 나와 어울렸던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난 외톨이였어요. 아버지는 가업을 이어 교사가 되기를 원하셨지만, 나는 그걸 뿌리치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가난한 음악가로서 곡을 쓰며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나그네였어요. 말년에는 이런 삶을 청산하는 마음으로 이력서를 썼어요. 궁정의 부악장 자리였는데, 큰 기대를 했지만 결국 탈락했어요. 정처 없이 방황했지만 정착하지 못한 삶, 그게 내 모습이에요. 뮐러의 시와 다른 점이 있나요? 뮐러의 시와 개수는 동일하지만 순서가 조금 달라요. 처음 발표한 곡은 뮐러의 12개 시로 마무리를 했는데, 이후 그가 추가로 시를 발표하면서 곡의 구성을 조금 다르게 했어요. 뮐러의 경우 고난 끝에 결국 희망찬 내일을 위해서 나그네가 여행을 떠나지만, 나의 곡은 더 큰 절망과 함께 사라지는 것입니다. 내 삶에는 절망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가까스로 찾아온 희망이 있었다면, 내가 죽은 해에 참가했던 연주회가 다예요. 그것마저 이어갈 수 없었죠. 처음으로 내 소유인 피아노가 생겼지만, 제대로 쳐볼 시간도 없이 이곳으로 오게 됐어요. 이 곡은 4원소설을 기반으로 한 곡인가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요. 하나의 감정이라고 해도 비추는 거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가령 사람마다 ‘슬픔’을 정의하는 방식이 다르잖아요. 애인의 배신일 수도 있고, 계속해서 떨어지는 시험, 반려견의 죽음 등 하나의 감정이 개인에게 어떤 이미지로 그려질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물론 이 곡에 제가 특정한 이미지를 담은 것은 아니에요. 다만 31년 삶을 살면서 축적된 슬픔이란 감정을 이 곡에서 표현하려고 했어요. 지독한 가난과 불행, 외로움, 사람으로부터 배신, 절망, 육체적 고통. 저를 괴롭혔던 수많은 일을 곡에 녹여내려고 했어요. 본인에게 음악이란? 삶의 이유. 아무런 이유도 없이 태어나고, 아무런 목적도 없이 떠돌아다닌 내가 유일하게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은 곡을 쓸 때였다. 어느 때는 곡을 쓰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처럼 느껴졌다. 가곡의 왕이란 별명이 무색할 만큼, 생전에는 인기가 없었다. 그의 말처럼 소모임을 하는 친구가 그에게 전부였다.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버림받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은 그를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의 삶은 처절하고 비참했다. 하지만 그는 오선지 위의 음표처럼, 자연스럽게 고통에 자신을 내맡기면서 살았다. 콤플렉스 덩어리였지만, 오히려 그 콤플렉스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 안에 있던 감정을 음악에 녹여낼 수 있었다. 나그네처럼 어딘가에 정착하지 못했지만, 그 자유로움이 곡을 쓰는 데 하나의 좋은 밑거름이 됐다. 그가 좋아했던 괴테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그의 방황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숱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최선은 여전히 곡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 2020-12-2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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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뉴딜 일자리 창출로 미래 양천구를 꿈꾼다
- 최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리라는 진단이 의료계에서 거듭 나오고 있는 지금,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이루려면 기존과는 다른 차원으로의 도약이 필요한 상황. 정부에서는 이를 위한 ‘한국형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에 안착해 주민들이 좋은 일자리를 체감하는 게 정부의 목표이자 지역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는 양천구를 책임지고 있는 김수영 양천구청장 또한 마찬가지다. 그녀에게 직접 일자리와 양천구 개발의 미래상을 들어봤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해 7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 위원회에서 지방정부를 대표하는 지역위원으로 위촉된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를 대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는 각 지방정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우수한 일자리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정부 간, 지방-지방정부 간 협업을 강화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이다. 양천구는 2019년 119개 사업에 7231개 일자리 창출 목표를 수립해 119개 사업, 6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일자리는 더 이상 단순한 생계유지 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보장할 수 있는 핵심적인 복지 영역입니다. ‘일자리가 곧 복지’인 거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힘써 다양한 계층이 체감하는 내실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는 모두의 바람이자 희망입니다.” 중장년층 일자리 확보를 위한 다양한 노력 김 구청장은 50대 이후의 중장년층을 위한 양천구만의 일자리 지원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양천구의 어르신복지과 ‘인생 이모작 팀’이 중장년층을 위한 여러 솔루션들을 기획 중이다. 그리고 50대 독거남들이 사회에 다시 진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나비남 프로젝트’, 80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전담 팀이 직접 방문해 건강관리를 해주는 ‘백세건강 돌봄 사업’ 등 세대별 맞춤형 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양천시니어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장년층이 제2의 인생을 준비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정보 제공 및 취·창업 지원을 위한 양천50플러스센터를 2021년 7월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ICT 기술을 독거노인 및 취약 계층에 도입해 디지털 취약 계층과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신중년 일자리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예를 들어 ‘ICT 기반 돌봄 서비스’는 신중년 ICT 케어 매니저들이 AI 스피커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 및 신속한 위기 대응 등의 돌봄 서비스를 수행하는 일이다. 더불어 조리사 자격을 갖춘 신중년들이 어린이집의 대체조리사로 활동해 급식 공백을 최소화하는 서비스인 ‘대체조리사 지원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 지정 양천구가 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양천구가 선정된 배경에는 먼저 ‘연의목공방’이 서울시 자치구 목공방 중 규모가 제일 크며, 목재 관련 박사학위가 있는 외부 강사를 인력풀로 구성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 목공지도사를 직원으로 채용해 직접 운영하는 것도 높이 평가받았다. “양천구는 주거 지역이 전체 면적의 약 72%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흔히 목동을 얘기하면 대입 전문학원이나 목동 아파트 등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입시학원 중심의 목동에서 평생학습 중심의 양천구를 만들기 위해 오목공원 내 창고로 방치돼 있던 공간을 목공예 체험장으로 조성한 것이 연의목공방의 시작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7월 산림청에서 전국적으로 공모한 ‘목재교육 전문가 양성기관’에 지원하였으며, 지정을 받았습니다. 전국 총 44개 기관에서 신청했는데 6개 기관만 선정되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양천구죠. 앞으로 목재교육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국가자격증반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개강은 곧 할 예정입니다.” 12월부터 개강할 목재교육전문가는 산림청에서 목재교육전문가 양성기관으로 지정한 기관만이 배출할 수 있다.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목재교육 분야의 전문지식·기술습득 및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면 목재문화체험장, 강사 활동, 학교 방과후 교사 및 마을 학교 강사, 소창업 등이 가능해진다. 양천구에 목공방 마을 1호가 머지않아 탄생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마음 치유는 공원에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일도 사람의 마음을 척박하게 만들지만, 이제 우리에게는 그 이전에 가혹한 생존의 문제가 하나 생겼다. 바로 코로나19다. 김 구청장은 자칫 몸과 마음이 삭막해질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삶의 질’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그런 기준에 따라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서 여가를 보내는 대신, 쾌적하고 안전하게 ‘쉼’을 누릴 수 있는 공원을 추천했다. 양천구는 이러한 방향성에 맞춘 다수의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양천구 면적은 17.4k㎡로 이 중 주거 지역이 71.8%인 12.5㎢입니다. 녹지는 23%인 4㎢로 그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며 전역에 크고 작은 공원 104개소가 조성되어 있어 힐링하기에 좋은 환경이죠. 특히 연의목공방에서 700m 떨어진 곳에 양천도시농업공원을 작년 4월에 개장했는데, 7000평 규모에 농업체험학습장, 친환경텃밭, 야생초화원, 생태연못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삭막한 도시 환경을 개선함은 물론 마을공동체 사업과도 연계해 건강, 교육, 공동체 개선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고 있는 중입니다.” 양천도시농업공원에서 수확한 채소는 각 동의 취약 계층과 어르신 사랑방에 기부하거나 양천푸드마켓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작년 한 해 동안 기부된 채소들은 300kg이 넘는다. 공원을 가꾸는 재미가 정서적 위안과 함께 공동체 정신을 높이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은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2022년까지 연의목공방 맞은편에 제2의 도시농업공원을 하나 더 개장해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균형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사업들 “양천구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말하는 서울시의 축소판처럼 목동과 비목동 간의 지역 격차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균형 발전에 대한 밑그림을 구상했고 민선 7기를 열면서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이 균형 발전을 위해 구상한 ‘H-Plan’은, 양천구의 큰 개발 계획을 통해 동쪽(목동)과 서쪽(비목동)이 균형 발전을 이루고 상생할 수 있도록 마련한 정책 사업이다. 미래 양천의 30년 발전을 위해 주민들과 약속한 내용이기도 하다. 우선 동쪽에는 중소기업 혁신 성장 밸리를 조성하고 서쪽에는 서부트럭터미널을 개발해 도시 첨단 물류단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남쪽은 신정차량기지를 이전 및 개발해 문화 상업 복합 시설을 유치하며 북쪽으로는 국회대로와 차도를 지하화해 지상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정3동의 서부트럭터미널 개발은 운영사인 서부T&D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해 그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경전철 목동선도 서울시와 정부에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한 이후, 국토교통부 국가교통위원회의 심의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승인이 끝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다음 절차가 진행될 것입니다. 워낙 큰 사업들이라 임기 내에 모든 것을 마무리할 수는 없겠지만 미래의 먹거리 사업이라 생각하고 차근차근 추진해나가려고 합니다.” 자발적인 착한 소비 운동에 감동 김 구청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양천구민들에게 감동을 받은 경험이 있다. 구청에서는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자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응원하기 위해 ‘착한 소비’ 캠페인을 시작했다. 동네 단골집에 미리 ‘착한 선결제’를 한다거나 포장 주문을 하거나, 1+1 구매를 해서 주변 이웃과 나누자는 ‘착한 소비자’ 운동이 그 내용이다. “현장에 나가 보면 손님이 너무 없어 힘들다는 사장님이 많은데 ‘주민들이 이렇게 착한 소비 운동을 해주시니 그래도 버틸 힘이 난다’고들 하셨습니다. 그중 한 식당 사장님은 주민들이 방문 포장도 하고 선결제도 해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자신도 단골 미용실에서 선결제를 하는 착한 소비자 운동에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 새희망자금, 소상공인 신용보증 융자 지원 등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일시적인 지원보다 단골손님들의 응원과 소비가 더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사실 ‘착한 소비’ 캠페인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사업입니다. ‘나도 힘들지만 우리 이웃을 위해 함께 이겨내자, 힘내자’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동참해주시는 주민들을 보면참 감사한 마음도 들고, 사회를 움직이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은 주민들에게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니어 구민을 위한 행정 최근 김 구청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시니어 구민을 위한 디지털 격차 해소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이 유튜브를 이용하고, 한 달 평균 30시간이나 시청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뉴스가 가장 많은 채널을 묻는 질문에 50대와 60대의 절반 이상이 유튜브를 지목할 만큼 가짜 뉴스에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에서 진짜를 가려낼 수 있도록, 중장년 어르신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줄 ‘디지털 문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은 로봇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도 하고 있다. 관내 어르신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용 로봇 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어르신 복지관 3개소에 얼굴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카카오톡 교육 로봇인 ‘리쿠’를 40대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손님들이 비대면 주문을 선호하고,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도 적어 매장마다 늘어나고 있는 무인단말기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패스트푸드점 주문, 기차표 발매, 영화관 티켓 발매, 무인발급기 이용 방법 등을 알려주는 교육용 키오스크를 복지관에 설치하고 관련 강좌를 개설할 예정입니다.” 김 구청장은 또한 ‘스마트폰 사용 기초 과정’을 시작으로 유튜버로 활동할 수 있는 ‘1인 크리에이터 교육’, ‘시니어를 위한 빅데이터 교육’ 등을 실시해 다가오는 스마트 미래 시대에 신중년들이 당당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진행형의 인생 2막 “보통 정년이라고 해서 퇴직하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직업에서는 은퇴 후를 ‘인생 2막’이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계속 이어지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더 일해야 할 때라고 말하는 김 구청장은 양천의 미래 30년을 위한 굵직한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다. 그런 사업들을 꼼꼼히 챙기면서 양천구민들을 위해 어떻게 잘 마무리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밝혔다. 50대 중반의 신중년인 김 구청장이 생각하는 시니어로서의 삶은 뭘까. 그녀는 나무와 같다는 말로 비유했다. “울창한 산길을 걷다 보면 주위에 나무가 참 많은데, 이 나무들의 나이를 겉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나무는 우리처럼 나이를, 이마나 눈가에 주름으로 새기는 것이 아니라 나무 속에 나이테로 새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봄이 되면 모든 나무가 푸른 잎을 꺼내는 것은 똑같죠.” 김 구청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성해지는 나무처럼 나이 들수록 더욱 울창하고 푸르른 나무가 되어, 누군가 와서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는 그런 포용력과 배려심을 키우는 게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큰 나무처럼 양천의 미래를 책임지며 자신의 나이테를 깊이 새기고자 하는 그녀의 소망이 어떤 봄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
- 2020-11-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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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생의료재단 의료 수혜만 4만3000명, 잠실구장 2배 인원에 따뜻한 손길
- 자생의료재단은 상생하는 사회를 위해 도움이 필요한 노인, 청소년 등 맞춤현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비롯해 봉사활동을 통해 총 3100여명의 고령 지역 주민들이 혜택을 받았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한방 의료봉사활동을 종합하면 그 수혜인원은 4만3000여명. 잠실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의 최대 수용인원이 2만5000여명임을 감안하면, 잠실구장 약 2개를 채울 수 있는 인원이 자생의료재단의 치료를 받았다는 의미다. 또한 자생의료재단은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과 아동들이 학업에 정진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표적인 공헌활동은 ‘자생 희망드림 장학사업’이다. 2014년부터 전국 지역 저소득가정 중고생 가운데 구청, 학교 등의 추천을 받은 장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37명이 선발돼 총 37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더불어 한의학 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자생 글로벌 장학사업’과 경제 사정이 어려운 예비 한의사를 지원하는 ‘자생 꿈키움 장학사업’을 통해서도 총 5명의 대학생에게 약 4000만 원의 등록금이 지원됐다. 올해 총 7700만 원 규모의 장학금 지원을 통해 청소년들의 미래를 응원하고 있다. 자생의료재단은 금전적인 지원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물품도 전달했다. 자생의료재단과 자생한방병원 임직원, 봉사자들은 ‘사랑의 연탄 나누기’ 행사를 통해 매년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사용할 1000장의 연탄을 직접 전달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김장철을 맞아 저소득가정,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400여 가구에게 총 1500kg의 김장김치를 마련해 제공한 바 있다.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에게 위생용품을 제공하는 ‘자생 엔젤박스 나눔 사업’의 경우, 120명분의 1년치 여성용품을 전달했다. 특히 올해 자생의료재단은 3ㆍ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독립유공자 유족지원사업을 전개하는 데 힘썼다. 이는 자생의료재단 신준식 명예이사장의 선친인 독립운동가 청파 신현표 선생이 강조했던 ‘긍휼지심(矜恤之心)’의 정신을 잇고자 함이기도 하다. 2월부터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의원과 협력해 독립유공자 및 후손 100명의 척추•관절 질환을 치료하는 의료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보훈처와 함께 매년마다 독립유공자의 자녀•손자녀 고교생 100명을 선정해 총 3년간 장학금을 지급하는 장학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자생의료재단 박병모 이사장은 “자생의료재단은 국내 최대 공익 한방의료재단으로서 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분이 건강을 되찾고 꿈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나가겠다”고 말했다.
- 2019-12-1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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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3모작 신중년 창직 포럼 "신중년 4인, 이렇게 성공했다"
- 신중년들의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 수명은 길어지고 건강나이는 늘어 정년 후에도 뭔가 일거리를 찾아야 한다. 어떻게 찾을 것인가? 틈새나 새로운 시장을 창의적으로 개척해 성공한 신중년들의 경험담은 더없이 좋은 사례다. 이러한 점에 착안한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이재흥)은 “창의와 도전으로 시작하는 인생 3모작” 신중년 창직 포럼을 9월 17일 aT센터(서울시 양재동)에서 개최했다. 꿈과 아이디어 그리고 도전정신으로 인생 3모작에 성공한 신중년 사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포럼이다, aT센터 세계로룸을 꽉 채운 방청객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과 의미 그리고 인생 3모작을 앞둔 신중년들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새롭게 경력개발을 시도한 신중년 4인의 사례 발표와 질의응답 토크쇼로 이어졌다. 기조 강연에 나선 백만기(67세) 인생학교 교장은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조건과 마음가짐, 일을 통해 가치를 추구하는 방안을 들려주었다. “30년 가까이 금융회사에서 일한 뒤,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인생학교를 설립했다”며 “먹고 사는 일, 재미있는 일, 의미 있는 일, 이 세 가지가 부족함 없이 균형을 이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사례발표는 수다나무협동조합 홍성화(58) 이사장은 “꿈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완성하는 인생 후반”을 주제로 취약계층 관련 시설과 학교 등 공공시설 환경 개선을 위해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발표해 도움을 주었다. 창직은 “내게 필요하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으로 나와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의미 있는 것에 대한 자기성찰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표는 더 쇼퍼(웨딩카운전) 노경환(68) 대표의 “경험과 역량을 살린 인생 3모작”를 주제로 이어졌다. 노 대표는 호텔리어, 대리운전 기사 경험 등을 살려 웨딩카 운전 전문 업체를 운영하고 호텔리어로 일하면서 익힌 고객 응대 노하우를 살려 결혼식 신랑신부의 웨딩카를 운전해주는 웨딩카운전원을 창직했다.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신부 이동 서비스에 영감을 받아 창직했다”며 “틈새시장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세 번째 사례발표는 유품관리사 김석중(51) 대표가 나섰다. 고령화 및 1인 가구 증가에 대비한 유품관리사의 전망을 소개하고 신 직업에 진출하면서 겪은 어려움과 지속적 도전의 원동력을 들려주었다. 일본 NHK 방송 유품정리회사 다큐멘터리를 보고 회사대표를 직접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등을 겪은 일본의 경험을 바탕으로 패키지 형식으로 유품 정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단순히 유품을 치우는 청소업이 아니라 지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농업협동조합 정년 후 취미로 텃밭 가꾸기 시작해 도시농업전문가로 거듭난 오영기(66) 회장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신중년이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선 과거의 모습과 지위 등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기를 권유하면서 새로운 분야의 틈새를 공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일러주었다. 포럼을 주관한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신중년의 경력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미래직업, 창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알리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인생 후반을 완성하고 싶은 신중년에게 다양한 경력개발 사례로 창직과 사회 가치 구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러한 포럼을 비롯하여 신중년을 위한 다양한 채널의 지원제도가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 2019-09-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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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담사 자격증, 첫 번째 상담 대상자는 바로 ‘나’
-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심리·상담사’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신용회복위원회 삶의 연륜과 지혜를 바탕으로 ‘상담사’를 꿈꾸는 이가 있을 것이다. 물론 인생 경험이 상담일에 도움이 되겠지만, 평소 친구나 주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과는 다르게 전문적인 이론과 프로그램 등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마냥 쉽게 도전할 분야는 아니다. 무엇보다 타인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자기 성숙과 성찰이 뒷받침돼야 한다. PART1. 국가기술/전문자격 심리·상담사가 되려면 관련 학과의 석·박사 과정을 이수하거나 전문 자격증 취득은 필수다. 실제 취업 시장에서는 박사 학위 소지자를 우선시하고, 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일자리를 위해서라면 국가공인 자격증을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리·상담 분야의 국가기술 자격으로는 소비자전문상담사 1·2급, 임상심리사 1·2급, 직업상담사 1·2급으로 나뉘고, 국가전문 자격은 청소년상담사 1·2·3급 등이 있다. 관련 종사자들은 “대체로 이론 습득 기간 외에도 최소 1년 이상의 실습 수련이나 실무 경험이 요구돼 몇 년의 시간 투자는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18년 통계를 살펴보면 ‘직업상담사’의 50대 이상 합격자 수가 가장 높았다. 소비자전문상담사의 경우 50대 이상 합격자 수가 현저히 적고 전 연령대 대비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전 연령대 대비 합격자 비율로 보면 ‘임상심리사’가 다소 높은 편. 그러나 합격자 자체만으로 보았을 때 직업상담사의 수가 5배 가까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중적인 관심도는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관심과 합격자 수가 많은 만큼 시험 합격률도 높을까? 지난해 50대 이상 직업상담사 자격시험 현황을 살펴보면 1·2급 필기의 경우 절반 이상의 합격자가 나왔다. 실기는 그에 못 미치지만 3명 중 1명 이상은 합격 소식을 들은 셈이다. 즉 시험이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할 정도의 수준도 아니라는 얘기다. 심리·상담 분야의 목표 의식이 뚜렷하고 도전정신이 강한 이들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만하겠다. PART2. 국가공인 민간자격 상담 분야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는 ‘신용상담사’(신용회복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신용상담사는 채무와 신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신용 회복과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최근에는 꼭 신용상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회복지사나 지역 다문화가족센터 종사자 등이 사회취약계층 상담을 위해 취득을 희망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체 신용상담사 자격 취득자 현황에서 50대 이상의 비율이 45.9%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50대의 경우 전체 취득자 중 33.3%로 가장 비율이 높다. 신용회복위원회 신용상담사 자격관리팀 홍덕진 팀장은 “신용상담사 자격증 취득에 관심을 보이는 중장년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꼭 은행 등 금융 관련업에 종사하셨던 분들이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신용상담사 자격증은 신용회복위원회, 서민회사 서민금융창구 등 일반적인 신용상담 기관을 비롯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보건복지 정보개발원 등의 교육·훈련원과 사회복지시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PART3. 민간자격 심리·상담 분야는 국가자격증을 기본으로 하고, 심리치료나 상담 검사지 등에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기 위해 민간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분야 종사자들은 “관련 전공 박사 출신이나 국가기술자격 소지자가 이미 많기 때문에 민간 자격만으로는 취업의 문턱을 넘기가 어렵다”고 조언한다. 민간자격증을 취득했던 A 씨는 “돈만 내면 손쉽게 자격증을 주는 곳도 많다”며 “상담 현장에서는 다양한 검사지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이 부분이 숙달되지 않으면 관련 강의를 듣거나 또 다른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사로서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라면 협회나 관련 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는 상담가 활동을 원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동년배 상담가’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하반기를 염두에 두고 신청자 모집을 계획 중이다. 추후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홈페이지 또는 서울시일자리포털 교육훈련 정보란 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 2019-04-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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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수상할 수 있는 '금융의 날' 기념식
- 10월 마지막 화요일은 금융의 날이다. 원래는 1964년부터 저축의 날로 불리며 그 해의 저축왕도 선정하고 알뜰살뜰 저축을 많이 한 사람의 미담을 치하하는 행사가 있었다. 오랜 시간 내려오던 저축의 날은 경제성장과 시대의 변화 속에서 의미가 약해지고 다양한 금융상품과 금융의 역할 다변화, 세계적인 초저금리시대에서 저축의 개념을 확장해 2016년부터는 명칭을 금융의 날로 변경 개편하게 되었다. '심부름했다고 엄마가 주신 돈 무얼 할까요? 과자 살까요? 사탕 살까요? 아니 아니 아니죠, 저금해야죠' 어릴 때부터 불렀던 동요인데 아직도 잊히지 않고 머리에 남아서 요즘도 가끔 흥얼거리는 노래이다. 멜로디가 재미있기도 하지만 물건이든 무엇이든 아껴야 한다는 생활 철학을 어릴 때부터 일깨워 주는 교훈이 담겨있다. 어릴 때부터 저축은 미덕이었고 그래서 돼지저금통은 집집마다 몇 개씩은 있어 적은 돈부터 절약하고 모으는 습관을 들이며 살아왔다. 필자는 금융의 날 행사 취재를 위해 2017년 10월 31일 육삼 컨벤션 그랜드 볼룸 홀에 참석하게 되었다. 금융의 날의 취지는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금융부문 종사자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행사가 있는 홀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축사를 위해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금융발전 유공 수상자와 금융기관 임직원, 수상을 축하하러 참석한 가족들로 500여 명이 성황을 이루었다. 금융발전 유공 포상은 '금융혁신'과 '서민금융' '저축' 세 개 부문에서 195명이 받았다. 훈장 수상자는 녹조근정훈장(금융혁신부문)에 장범식 숭실대학교 교수님이 2016년부터 현재까지 금융발전심의회의 위원장으로서 서민금융진흥원 설립, 크라우드 펀딩 정착, 중금리 대출 등 금융혁신을 위한 성과창출에 기여한 공으로 수상했고, 국민훈장 석류장(서민금융부문)에 정재성 (신용회복위원회 구미지부장)님은 신용회복위원회 천안, 포항, 구미지부 개설준비 위원장으로 취약계층 채무자들이 가까운 곳에서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에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해서 상을 받게 되었다. 그 외에 반가운 이름도 보였는데 운동경기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한때 야구 전성기의 이만수 선수는 기억하고 있다. 나이도 꽤 있을 텐데 실물은 아주 젊어 보여 역시 좋은 일 많이 하는 사람은 좋은 인상을 가졌다고 느꼈다. 전 프로야구감독 이만수 씨가 국민포장을 받았는데 입단 시절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저축습관을 실천하고 있으며 은퇴 후 비영리재단(헐크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국내외 어려운 유소년 야구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시인이자 소설가 안중원 씨는 노숙자 무료급식 제공, 꽃동네 후원, 장학금 기부 등 나눔을 실천 중이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을 목표로 꾸준히 저축하고 있는 분이다. 중국에서 활약 중인 가수 황치열 씨는 무명시절부터 저축을 생활화하고 있고 팬들과 함께 10주년 맞이 연탄 나눔 봉사와 아동 양육시설 후원, 결식아동을 위한 기부 등 다양한 선행을 실천 중이라 한다.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한 분들이 수상했고 꾸준한 저축습관은 물론 나눔의 정신을 실천 중인 사회복지사, 청년 창업가, 구두 미화원, 김나연 학생도 여러 수상자를 대표하여 표창을 받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금융의 양면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금융은 사람들이 현재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수단으로 발전해왔으나 쏠림현상, 양극화 확대, 신뢰 훼손 등 금융에 내재한 속성이 사회적 역기능을 가져올 수 있다며 금융이 담당해야 할 공공성과 책임성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담겨있는 만큼 금융기관은 본성을 잃지 않으면서 사회적 역기능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자랑스러운 수상자들을 보니 어떻게 선정되었을지 궁금했는데 금융위원회에서 제한 없이 포상후보자를 공개로 모집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각 은행에서 저축을 성실히 했거나 사회 환원 활동을 많이 한 고객을 추천하기도 한다는데 공모 이후에 추천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포상심사위원회를 거치고 경찰청 등과 같은 타 부처에서 포상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공개 검증하는 절차가 진행된다고 한다. 좋은 일 하면서 열심히 살고 저축을 생활화하면 누구나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단상에 오른 수상자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 2017-12-04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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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회가 만난 CEO 스토리] 이종수 한국사회투자재단 이사장·임팩트금융 추진위원회단장
- ‘누군가를 돕는 것은 스스로를 돕는 것이다’. 취약계층, 사회적 패자들의 자활을 돕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디자인하는 이종수(63) 한국사회투자재단 이사장 겸 임팩트금융 추진위원회 단장, 남들이 ‘문제없다’를 외칠 때 그는 ‘문제 있다’를 외치며 우리 사회의 궁벽한 문제를 드러내고 찾아낸다. 그리고 해결을 도모한다. 철거민촌 소년이 글로벌 금융인을 거쳐 사회운동가가 되기까지의 진솔한 패자부활전 이야기를 들어봤다. 별명이 소셜 디자이너입니다. 왜 그런 별명이 붙었나요. “패자부활전을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할까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디자인한다고 해서 언론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빈곤의 사전 예방, 차단을 위해서는 단순히 퍼주기 식의 복지 지원이 아니라 한 사회 생태계 구성이란 전향적-종합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젠 고기 잡는 도구를 빌려주는 것까지 함께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장을 만들고 고기를 잘 잡을 수 있는 환경 조성까지 해야 합니다. 취약 계층 자활도 단순한 지원을 넘어 융자의 시대를 지나 이젠 사회투자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런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게 제 일입니다. 빈곤도 커다란 흐름 속에서 이해해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착한 금융 2.0은 복지 측면에서 개인 대상 직접 자금 지원이었다. 3.0은 사업 지원, 사업 아이디어 사전 자문과 사후 사업 멘토링까지 종합관리 시스템으로 패키지 지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4.0은 투자 생태계 마련, 즉 사회투자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회적 기업과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하고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개인도 종합검진을 미리 하면 중병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 빈곤, 취약 계층 발생도 사후 대책을 넘어 문제 요인을 사전에 진단, 예방하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취지다. 이 이사장은 사회투자금융 활동의 선구자로서 늘 앞장서 각 단계마다 진화를 주도해왔다. 사회투자라는 용어가 아직은 낯선데요. 사회와 투자라는 용어가 얼핏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만. “사회 문제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합니다. 그러나 그 예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사회의 문제는 너무 복잡해 주는 복지 방식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많습니다. 많은 사회 문제가 경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해결 방식도 전통적인 복지에 금융경영 등과 같이 시장적인 방법을 융합해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투자는 재원의 선순환을 이루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주는 복지를 넘어 구조와 예방의 사회 인프라를 깔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사회간접자본과 같습니다. 다리, 항만 부두 등을 건설하는 데는 당장 비용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사회 발전의 근간을 마련하지 않습니까?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취약 계층을 지원하는 대책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의 패자부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이고 예방적인 차원에서 지속가능하게 문제를 풀어가는 사업에도 투자하는 등 다층적 접근을 해야 합니다.” 사회금융기관은 일반 은행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일반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 수익과 담보를 본다면 사회투자를 지원하는 사회 금융기관들은 그 기업과 프로젝트가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가, 그리고 그것을 추진하는 사람과 기업의 철학을 본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재무적 수치나 성과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 즉 장애인, 노숙자, 저출산, 고령화, 청년 일자리, 주거 문제, 환경 문제, 자살률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는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 투융자를 결정합니다. 돈의 회수 가능성을 본다는 점은 같지요. 공익적 개념이더라도 지속가능하게 사업을 진행하려면 재원의 선순환이 필수이니까요.” 은퇴자들과 매칭 포인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설립한 사회연대은행에서는 시니어브리지라는 프로그램을 수년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은퇴하였거나 은퇴를 앞둔 시니어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교육하고 논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벌써 400명 이상의 시니어들이 교육을 받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기의 전문성을 갖고 사회적 기업에 컨설팅을 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봉사가 가능합니다. 일정 교육을 받고 커뮤니티를 구성,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살다 보면 인생에는 두 가지 가치가 있지 않습니까? 돈을 벌어 재무적 성과를 내는 재무적 가치, 사회적 의미를 두고 봉사하는 사회적 가치. 이 중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 가치에 점점 더 무게중심을 두게 되더군요.” 당면한 사회 문제 중 심각한 게 양극화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는 끝났다고들 말합니다. “부모의 가난이 새로운 연좌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요즘은 개천의 용을 보기가 힘듭니다. 개천에선 욕만 나오는 세태이지요. 싹수 있는 지렁이들의 신분상승 희망조차 개천 바닥 아래로 봉인돼버린 것입니다. 어느 나라이든 명문대 인재들이 고위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존재해요. 영국의 이튼스쿨 출신, 미국의 아이비리그 출신 등. 우리 사회의 문제는 갈등과 적대감이지요. 리더들이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는 게 문제입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제도 개선 등 따뜻한 개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이사장은 “실업, 저출산, 주거난, 장애인 문제 등이 곪아 터지면 결국 빈곤의 문제로 수렴된다. 이들이 벼랑에서 떨어져 사회적 비용이 더 크게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이라는 책에서 “가난이 자존심에 미치는 영향은 공동체가 가난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에 결정적으로 좌우된다”며 “경제적 능력주의 사고는 가난한 사람을 불운한 게 아니라 실패자로 묘사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체제에선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지고, 자선-복지-재분배-동정의 필요성은 갈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과연 빈곤을 그들만의 인과응보에 의한 책임으로 볼 것인가. 한 부모가 아이를 서울역으로 데려가 노숙자를 가리키며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는 산교육(?)을 했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뤄진 적도 있지요. “가난의 책임을 개인에게 물을 수만은 없습니다. 현대사회는 복잡해서 여러 가지 사회적인 상황이 개인을 빈곤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국민총생산이 성장하는 것만으로는 그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민총생산이 늘어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외되고 낙오되는 사람들을 보듬고 함께 가는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입니다. 이를 위해선 공동체 정신, 커뮤니티 정신이 기본적으로 중요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이 온통 효율만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인간의 얼굴을 한 따뜻한 자본주의가 실현돼야 합니다.” 개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이사장님도 흙수저 출신의 개천룡이십니다. 어떻게 글로벌 금융인이 되셨는지요? “사당동 달동네의 철거민촌에서 청소년기를 보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교(서강대 경영학과)에 들어갔어요. 민주화운동을 하다 민청학련사건으로 옥살이를 하게 됐습니다. 이게 빨간 줄이 돼 국내 일반 직장에 취업이 안 되는 겁니다.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외국계 기업 직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친구가 권해줘서 우연히 응시한 미국 은행 체이스맨해튼은행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참, 인생이란 알 수 없더군요.” 민청학련 경력(?)이 인생의 장애물이자, 도약대, 두 가지 역할을 했군요. “20대 때 세상의 불공평,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질풍노도 같았어요. 독재 정권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고, 제 가난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고, 화가 꾹꾹 쌓여 폭발 직전이었지요. 처음엔 독방에 수감됐는데 매일 고함을 치고 벽을 쳤어요. 3개월 후 잡범들과 합방을 하면서 비로소 제 마음속 억눌린 화가 풀리더군요.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가난이라고 불만을 가졌던 게 사치였던 겁니다. 비교도 안 되게 별별 힘든 사연이 다 있더군요. 그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자’는 생각을 했지요. 책으로 배운 이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 그 결심으로 대학생활 내내 구로동 공단에서 야학을 열심히 했어요.” 그 후에도 초심을 잘 유지하셨나요. 젊은 시절의 결심은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법인데요. “하하. 웬걸요. 몇 번의 초심 재생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레드카펫 깔린 외국 직장에서 고연봉의 좋은 대우 받고,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7명이나 딸린 해외생활을 하면서 ‘그때 그 마음’이 바래버렸어요. 꿈은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힘들어요. 내 삶은 우연찮게 사건이 ‘사연’을 상기하게 만들어요. ‘내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돌아보게 되었지요. 1996년 캄보디아에서 은행을 설립할 때인데요. 가난을 한탄할 틈마저 주지 않는 매정한 세상에 지친 서민들의 우울한 눈동자를 봤어요. 까맣게 잊고 있던, 감옥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얼굴과 예전 결심이 떠오른 겁니다. 내 삶을 돌아보게 됐고 사표를 냈지요. 세상에서 가장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이라고 하지만, 가슴에서 발까지의 결심이 더 힘들더군요. 이후 캄보디아 농촌 빈민을 위한 자활 프로젝트, 인도네시아 농촌 빈민 직업 훈련 프로젝트 등 ‘가슴이 시키는 일’에 연달아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내전 등 내부 문제 때문에 아쉽게도 끝까지 추진하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그에겐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 있다. 이때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에 영감을 받아 귀국해 사회연대은행을 설립하게 된다. 당시 국내에선 개념조차 없는 때라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한국형 사회연대은행을 기초부터 공부해가며 시작해 실행까지 도맡아서 했다. 세계 최대 보험중개사인 에이온코리아 사장으로 계시다 비정부 시민사회 단체인 사회연대은행 대표로 옮기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10년간 양다리 기간이 있었습니다. 두 곳이 인근 건물이어서 상호 양해 하에 두 곳의 장(長) 역할을 왔다 갔다 병행했지요. 그러다 사회연대은행 운영이 어려워져 직원 급여도 못 주는 상황에 직면했어요. 3개월 월급 못 줄 땐 가시방석이었어요. 웬만한 직장에서 그랬다면 야단이 났을 텐데, 마이너스통장 쓰면서도 견디는 모습을 보며, 나 혼자 편하게 지내도 되나 갈등이 생기고, 인간적으로 모순 상황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고민 끝에 에이온에 사표를 냈고 마음이 가는 바를 좇고 나니 편해지더군요. 온전한 헌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정한 이익과 불이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니 결정이 오히려 쉬웠습니다. 버는 거야 옛날과 비교할 수 없게 줄었지만요. 막상 살아보니 상상했던 것보다는 불편하지 않아요. 밥값 내던 시절은 잊고 빈대가 되고, 기사 딸린 승용차를 타는 대신 대중교통 이용하고…. 많이 벌면 많이 쓰고, 조금 벌면 조금 쓰게 되는 게 사람 사는 이치더군요(웃음).” 사표를 쓴 당일에 스페인 산티아고로 직행, 혼자 도보순례를 하셨다면서요. “모양만 좋은 ‘데코레이션 나’가 아닌 진짜 ‘내 안의 나’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만나기 힘든 게 나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살면서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 나이기도 하고요. 자신만이 답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모습, 사람들 눈에 보이는 나는 내 참모습과 일치하는가.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보는 시간이었어요.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 지지 말자고 결심했지요.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하는 매일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을 들으니 이사장님의 삶 자체가 끊임없는 패자부활전, 초심 회복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 그런가요. 격렬한 희망과 내려놓기, 그것이 제 나름의 인생 지혜입니다. 격렬한 희망이란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고 긍정적 기회로 볼 수 있는 것, 그것이 나를 일으켜 세웁니다. 하나하나 보면 실패였지만 돌아보니 그게 저수지가 됐어요. 감옥에 들어간 일이나, 젊은 시절의 방황이나 해외 돌아다니면서 은행을 설립한 일이나…. 또 하나는 내려놓기입니다. 돈뿐 아니라 일에 대한 욕심도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니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따라오더군요.” 이 이사장은 인터뷰 중 일어나더니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을 펼쳐 한 대목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읽어주었다. 내려놓는다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출발이다. 과거를 지움으로써 현재를, 지금을 버림으로써 미래를 들일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다른 것을 쥘 수 없는 것처럼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 내려놓음은 익숙함에 찍는 단정한 마침표다. 나를 타성, 관성, 습성에 젖게 했던 세상의 기준과도 이별이다. 그는 자신이 지은 집에서 80대 노부모를 모시고 산다. 소셜 디자이너란 별칭처럼 ‘남이 디자인해준 집’에서 사는 것은 재미없기 때문이란다. 아버님(86)은 시력을 상실하시고, 어머님(85)은 치매이시지만 그는 이 역시도 문제로 보지 않는다. ‘노인의 문제는 곧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노인 병환, 공양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풀 것인가, 노인들이 어떻게 존엄한 삶을 살게 할 것인가, 양질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기회로 받아들인단다. 타고난 소셜 디자이너 이종수 이사장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 2017-09-30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