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노철(52)씨는 상반기 한국폴리텍대학교 서울 강서캠퍼스에 입학했다. 영어영문학과 박사 학위를 가지고 외국계 항공사에서 근무한 그는 IMF 이후 대학교에서 영어강사로 일했다. 교수를 꿈꾸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인생 2막을 위해 과감하게 ‘기술’을 선택했다. 요리사의 길로 새롭게 도전하는 박씨는 “힘들게 쌓은 영어 실력도 활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 전통식당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며 “박사학위까지 가지고 있지만 이제야 새롭게 기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제2의 인생을 향한 발걸음이 아주 가볍다”고 밝혔다.
은퇴에 따른 베이비부머들의 새 인생 찾기는 결코 녹록지 않다. 오랜 시간 익숙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낯선 일을 손에 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직장생활과 가족부양의 역할만 하다 자신들의 노후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상태로 은퇴를 맞이한다. 결국 준비 부족으로 재취업이나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를 비롯한 각종 유관기관에서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재취업과 창업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실전에 필요한 기술 및 지식을 중점적으로 교육시켜 제2의 인생을 원활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 폴리텍대학은 지난 2008년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해 왔다. 최근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다양한 강의와 기업들과 연계를 통해 충실한 취업 장려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고령화 사회의 빠른 진입에 따라 다양한 사회적 요구 및 베이비부머 썰물 은퇴에 대응해 베이비부머 대상 직업훈련을 15개 캠퍼스에서 1000명을 대상으로 전면 확대 실시했다.
박종구 폴리텍대학 이사장은 “베이비부머들은 은퇴 이후 재취업에 실패할 경우 바로 취약계층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다”며 “베이비부머가 직업훈련을 통해 재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아가 실업난과 일손부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훈련과정은 만 45세 이상 60세 이하의 중장년층인 실업자, 전직예정자, 영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지난해까지는 보일러, 특수용접, 전기공사, 도배 등 블루칼라 직종의 교육훈련을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 융합·복합·첨단 등의 창조적 직업 역량이 요구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물류처리, 쇼핑몰 관리운영, 스마트전기통신설비 등의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해 훈련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과정이 대부분 기술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당초 고용노동부와 사업을 논의할 때 중장년층의 적응문제를 고려해 부득이하게 나이를 60세로 제한했다.
교육훈련 기간이 3개월 이상인 훈련생에게는 최대 25만원에 달하는 교육훈련 수당도 지급된다. 교육훈련 문의는 해당 캠퍼스 교학처(팀)로 하면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베이비부머 대상 훈련은 2008년 당시 성남캠퍼스에서 유일하게 시작했다. 지난 2011년 3개 캠퍼스에서 11개 직종으로 확장한 데 이어 작년에는 6개 캠퍼스에서 14개 직종으로, 올해 15개 캠퍼스에서 21개 직종으로 점차 확대시켜 왔다. 또 2008년 195명에서 작년 333명으로 늘렸고 올해는 큰 폭으로 확대해 1000명을 목표로 훈련을 실시한다.
충실한 내용 덕분에 경쟁률이 높다. 상반기 경쟁률은 3대1이었으며 하반기에도 대전은 3대1, 광주는 5대1이었다. 원주와 같이 수요가 많은 곳을 위주로 하반기에 또다시 개설했다.
특히 항공캠퍼스의 경우 항공기체 제작 직종의 시니어 항공인력 양성사업을 실시했다. 모집 경쟁률은 4대1을 기록했고, 모집인원 20명 전원이 수료, 85%가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취업 목표는 50~60%로 잡고 있다. 산업설비나 보일러 시공, 아파트나 전기실 내선공사 등 나이가 들었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로서 자영업으로 창업이 가능한 쪽으로 연계가 된다.
하지만 힘들게 교육을 이수하고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예컨대 고액 연봉을 받다가 한참 못미치는 연봉으로 재취업을 했을 때 오는 괴리감에 그만두는 이들도 종종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하게 기술을 배우겠다는 생각보다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취업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현철 폴리텍대학교 교수는 “전문 기술훈련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데 화이트칼라에서 블루칼라로 넘어오는 분들이 대부분이다”며 “그래서 마음가짐이나 기타 인식, 기초 소양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급여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분들도 일부 있다”며 “본인의 의지가 있으면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교수님들은 아는 업체를 총동원해서 취업을 연계시키는 등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텍대학 측은 이 같은 문제들의 관리를 위해 기술 외적인 교육 과정을 개선하고 나섰다. 올해 고용센터 등에서 전문강사를 초빙해 기초 소양교육과 건강교육, 생애교육 등 일부 과정을 취업 교육 커리큘럼에 편성했으며, 내년에는 관련 강좌를 늘리고자 한다.
김 교수는 “배우는 분들의 의지는 매우 높으며 단합도 잘 되고 있다”며 “최대한 이분들의 만족을 위해 도서관과 실습장, 심지어 기숙사까지 전부 개방하는 등 복지 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고용센터와 중장년일자리센터와 연계한 맞춤훈련 쪽이 미흡했다. 내년부터는 좀더 맞춤형으로 기업들과 협약을 하는 등의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립탐정, 평판관리업체, 매매주택연출가, 노년플래너 등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직업 40여개를 정부가 새로 육성한다.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18일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발굴한 40여개 신직업을 육성, 지원하기로 하고 인프라 구축방안,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신직업 육성추진계획’을 국무회의에서 보고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00여개의 신직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지만, 문신시술가 등 일부 직역과 다툼이 있을 수 있는 직업과 ‘이혼플래너’ 등 명칭에 문제가 있는 직업이 논란이 되자 40여개를 다시 선정했다.
이번 신직업 선정에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환경부, 경찰청 등 13개 부처와 산하기관이 참여했다.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신직업은 법·제도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직업과 기존 직업을 세분화, 전문화한 직업, 연구개발 투자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한 직업, 공공 서비스 등으로 분류된다.
민간조사원(사립탐정), 전직지원 전문가 등은 법적, 제도적 인프라가 필요한 직업이고, 연구기획 평가사, 연구실 안전전문가, 온실가스관리 컨설턴트 등은 기존 직업을 세분화한 직업이다.
인공지능전문가·도시재생전문가는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도입하고, 임신출산육아 전문가, 과학커뮤니케이터 등은 공공서비스를 위한 직업으로 선정됐다.
이밖에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돕는 매매주택연출가,이혼 절차와 고려 사항 등을 상담하는 이혼상담사, 온라인상의 개인·기업 평판을 관리하는 사이버평판관리자 등은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직업으로 선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동물간호사, 분쟁조정사, 디지털장의사 등이 도입을 추진하는 직업이다.
정부는 신직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훈련 과정을 공모해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층의 창업을 유도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생활 침해 등으로 논란이 된 사립탐정 등 과거에 도입을 추진하다 백지화한 직업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을 대상으로 상담하는 정신대화사 등 성격이 모호한 직업도 포함돼 있어 실제 도입 과정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더 많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친한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폐쇄형 SNS'가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에선 네이버의 '밴드', 카카오의 '카카오그룹'이 대표적이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밴드는 2012년 8월, 카카오의 카카오그룹은 2013년 9월에 선보였고 최근엔 다음(Daum)이 쏠그룹을 출시해 경쟁에 가세했다. (Daum은 항상 뒷북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선 카카오의 카카오톡이 네이버 라인을 멀찌감치 앞서있지만 폐쇄형 SNS 시장에서는 반대로 카카오의 카카오그룹이 네이버 밴드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기능은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 ‘선점’이 곧 시장 지배력 확보의 지름길인 것이다. 편한 만큼 골치 아픈 SNS세상, 뜨거운 밴드(BAND) 열풍에 대해 잠깐 살펴볼까 한다.
‘우리끼리 BAND' 열풍
스마트폰을 활용한 SNS는 현대인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SNS가 ‘개방형’에서 ‘폐쇄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폐쇄형 SNS로의 전환은 30대 이상 이용자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밴드(BAND)’ 열풍이 거세다. 2012년 8월 출시된 밴드는 최근 글로벌 가입자가 23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 가운데 국내 가입자가 1천800만명이다. 개별 밴드 수는 800만 개에 육박한다. 해외 사용자는 공동체 의식이 있는 일본, 대만, 태국,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늘고 있다.
쉽고 편리한 기능
이토록 밴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우선 밴드는 이용 방법이 간단하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며, 초대를 받고 가입하면 바로 활동할 수 있다. 멤버들끼리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만큼 사생활 침해나 개인정보 유출 등 SNS 부작용에서 자유롭다.
대화를 위한 채팅방 외에 게시판을 별도로 둔 것도 호평을 받고 있다. 중요한 정보가 대화창에서 흘러가 버리는 일이 없어진 것이다. 게시판에는 용량이 큰 사진이나 동영상도 올릴 수 있고, 게시물 중 3개까지 공지로 등록할 수도 있다.
또 사진첩 기능이 있어 사진들을 따로 모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투표, 음성메시지, 사진댓글 등 색다른 기능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 끈끈한 유대감→높은 충성도
밴드는 학연(동창회), 지연, 혈연(가족), 동아리 등이 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멤버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식이다. 멤버들 간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충성도가 매우 높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무려 21개의 밴드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가 2013년 8월 동창 찾기 기능을 추가한 이후 밴드 체류 시간은 수직 상승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유입이 급증하며 과거 '아이러브스쿨'의 돌풍을 재현하는 느낌마저 든다. 중장년층은 향수에 젖어 있기 때문에 밴드를 통해 어릴 적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유쾌 상쾌 통쾌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만큼 ‘밴드 중독’에 빠지기도 쉽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개방형 SNS에서는 누군가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남기면 주눅이 든다. 무심코 SNS에 남긴 말로 구설수에 올라 집단공격을 당하는 사례가 늘면서 ‘SNS 포비아(Phobia·공포)’라는 말도 생겨났다. 그 결과 사람들은 (개방형 SNS에선) 자기 포장에 열중하고 완벽한 모습에 집착한다. 반면 밴드는 아는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니 그럴 걱정 없고 마음이 편하다.
네이버는 밴드에 모바일게임 플랫폼 기능을 추가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국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은 사실상 '카카오'가 독점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형제인 라인과 밴드의 협공에 카카오가 어떻게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엔, 얼마나 갈까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프리챌, 아이러브스쿨…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서비스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몰락했다. 2000년대 초반 '도토리' 열풍을 몰고 왔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제 국내 SNS시장에서 비주류로 밀려났다. 야후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밴드 열풍, 그 바람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사실이 있다. 끝은 반드시 온다는 것. IT산업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경쟁업체의 공격에 대한 대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언제든 떠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면도날 위를 걷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비즈니스에 임해야 할 것이다. 변화는 너무 빠르고 시장은 혹독하다.
글=건설워커 유종현
유종현은 취업포털 건설워커 대표, 메디컬잡 대표, (주)컴테크컨설팅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취업전문가, 잡(JOB)칼럼니스트, 뉴스에듀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하였으며, 1990년대에는 공학 소프트웨어 국제 공인 개발자, 소호 창업전문가, PC통신 취업정보제공자로도 활약했다.
직장에서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보다. 하지만 대부분 막연하게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좌절하기 십상이다. 이들의 문제는 은퇴를 앞두고 그 이후의 삶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가 수도권의 55세 이상 은퇴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는 은퇴 전까지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은퇴 준비를 했더라도 40대 이전에 준비한 경우는 5%에 불과했고, 그나마 50대에 은퇴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16%에 그쳤다. 응답자의 61%는 은퇴 준비를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은퇴에 대처하지 못한 이들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부서 및 센터를 찾으면 가장 손쉽게 재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에 대비해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준비·시행해 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2월 은평구 녹번동에 베이비붐 세대의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지원센터는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은퇴 세대들에게 재취업·창업 등을 지원하고 사회공헌을 원할 경우 재능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연령별, 소득·지식 수준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인생설계 △사회공헌·재능나눔 △창업 △재취업 등 4개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또 서울시는 ‘종로고령자취업알선센터’에서 55세 이상 서울시 거주자 및 이들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직·구인 알선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인처에서도 근무조건과 함께 인력을 요청하면 이와 매칭을 하고 있다.
아울러 각각 구청에서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다. 서초구청은 지난 2일 베이비부머를 위한 은퇴 후 전직교육 특강을 진행했다. ‘서초구 베이비부머는 RESTART↗ 한다’ 주제의 특강은 취업비법, 자기소개서 작성법, 취업 지원기관 사업설명 및 상담 등 3부로 구성됐다.
서초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이 밖에 금융전문가 양성과정이라는 취업프로그램이 지난 4월부터 국비지원사업으로 진행 중”이라며 “또 ‘중장년층 전직스쿨’ 프로그램을 오는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중장년층 전직스쿨은 노사발전재단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취업교육을 하고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이 밖에 반포도서관에서 ‘현장속취업정보은행’을 통해 취업상담를 하고 있다”며 “둘째·넷째 목요일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둘째 주는 노사발전재단에서 와서 상담, 컨설팅 등 중장년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천구청도 지난달 26일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인 ‘Digital Contents Making’(웹개발자 및 웹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해당 교육 프로그램은 포토샵, 일러스트, 홈페이지 제작 등 쇼핑몰 창업에 필요한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교육인원의 절반은 베이비붐 세대로 알려졌다.
금천구청 관계자는 “사업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며 “오는 8월 5일부터 2기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며, 7월부터 접수한다. 교육생 중 반절이 베이비붐 세대”라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청은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구청은 베이비부머 및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자전거 정비 기술’ 교육을 사회적기업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에 위탁해 시행 중이다. 상반기 교육은 24명을 대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서 총 410시간 동안 시행했으며, 19일 완료 예정으로 현재 하반기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아울러 50여명의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인생설계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6회에 걸쳐 시행되며 은퇴 후 사회공헌 활동이나 제2의 직업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의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전문적 시행기관을 찾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직업전환과 은퇴 후 재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베이비부머를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 2기를 운영했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같은 프로그램 3기 지원자를 15명 모집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베이비붐 세대의 재취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맞춤형 구직 스킬을 교육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기간은 다음달 19일부터 23일까지다.
파주시는 지난 2기 교육 종료 후 수료자를 대상으로 파주시청 일자리센터 전문상담사가 취업지원 개인상담을 통해 원하는 기업과의 알선을 비롯한 동행면접 등 적극적인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교육 신청자격은 접수일 기준 주소지가 파주시이며 1954년 1월 1일생부터 1962년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시민이다.
경상남도 역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노후 설계를 돕기 위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경남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아카데미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한 노후설계, 재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창원권, 진주권, 김해·양산권 등 3개 권역에서 개최되는 아카데미는 은퇴 후 생애설계 전략, 재취업 전략, 자산·변화 관리 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전문 컨설턴트의 개인상담으로 구성됐다. 부대행사로는 무료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장생활 20년, 마흔 여섯 나이에 퇴직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시기. 정은상(61세) 씨는 혼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배우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걸 이용해 홍보하는 법을 알려주던 것이 계기가 돼 새 직업을 찾게 됐다.
주 타깃층은 주로 예비 퇴직자나 퇴직자였는데, 상당수 직장인들이 은퇴하면 당장 뭘 해야 할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며 은퇴 이후 삶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됐단다.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정 씨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멘토링’을 제공했다.
“크게 호응하고 고마워하는 중장년층의 메시지를 받고서 이 사람들을 돕는 데서 오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 열기가 오래도록 가시지 않더라고요. 내가 SNS를 이용한 홍보 노하우를 코칭(coaching)하고 그 덕분에 은퇴자들이 집중하고 기뻐하는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신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새로운 인생길을 열어준 SNS
평소 SNS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 동영상 및 홈페이지 제작 등 SNS와 관련된 각종 강좌는 죄다 찾아다니며 듣고 배우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르쳐줬다. 2년쯤 지나자 그는 스마트폰과 SNS를 자유자재로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전문가’가 됐다.
“제 지식과 경험을 주변인, 특히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이들에게 일대일 코칭하던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1인 기업이자 1인 창직의 개념으로 독특한 학교를 구상했죠.”
그는 2011년, SNS를 통해 다양한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맥아더스쿨’을 세웠다. 콘셉트는 ‘5060세대를 위한 소셜 비즈 코치 멘토링 프로젝트’. 학교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나이가 70세였어요. 그에 비하면 50~60대는 새파랗게 젊은 나이죠.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은 더더욱 그렇고요. 이 땅의 모든 5060세대가 용기를 갖고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로 학교명을 지었습니다.”
맥아더스쿨을 설립하는 데 별다른 비용은 들지 않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그의 SNS 지식과 코칭 기술이 기반이 됐다.
◆시니어 소셜 비즈 코치 양성
정 씨는 맥아더스쿨을 통해 중견 및 중소기업, 소상공인, 1인 기업, 시니어 창업, 학원, 갤러리, 음식점, 제과점 등 다양한 분야의 5060세대 시니어 소셜 홍보 전문 코치를 길러내고 있다.
신청자를 받아 지역별로 3~7명 단위의 반을 편성, 주 1회 이상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코칭 대상에게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한다. 코칭 프로그램은 이론보다는 철저한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멘토가 멘티와 함께 현장을 다니며 어떻게 잠재 고객을 만나 대화하는지,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고 설득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식이에요.”
교육 기간은 6개월이며 초기 3개월은 필수과정에 해당된다. 이 기간에 멘티의 출석률이 80% 이상이면 과정 수료증을 주고, 비즈니스 코칭 실적이 10회 이상 되면 소셜비즈코치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처음엔 무료로 할까도 생각했지만 공짜 교육이 배움의 열정과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교육비를 받기로 했다. 다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돈이 아까워 거르지 않고 수업을 받으러 올 수밖에 없는 수준으로 비용을 책정했단다.
정 씨는 “제2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시니어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야말로 맥아더스쿨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갈수록 사업이 확장되면서 개인 코칭뿐 아니라 기업 및 단체와 연계해 프로젝트별 마케팅을 대행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일대일 코칭이 일주일 평균 3~5회. 이 외에도 비즈니스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는 정 씨. 피곤할 법도 한데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이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만약 그때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지금의 저는 없었을 테니까요.”
◆※ 자세한 내용은 고품격 시니어 전문 미디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www.bravo-mylife.co.kr) 사이트와 모바일웹(m.bravo-mylife.co.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1기 시니어 기자로 선정된 정운관님(56년생)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덕수상고를 나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산업은행 행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한주통상과 자동차 부품회사인 세종공업 스로바키아 사장 등을 역임하셨습니다. 증권 등 자산관리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하십니다.
젊은 시절 은행원을 거쳐 건설회사, 종합무역상사 등 다양한 직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에는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로 노후설계 쪽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가락시장 역에서 하루 4시간씩 ‘노후진단 및 일자리 무료상담’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이같은 은퇴설계 무료 활동이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활동을 하면서 오고 가는 많은 사람들과 인생의 애환을 나누고 그 분들의 살아온 과거와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신다고 합니다.
평소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늘 책과 가까이 하면서 세상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하시네요. 특히 한국 노인인력개발원과 고용사회고용진흥원과 인연을 맺고 전문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직업 상담 및 일자리 상담이 왜 필요하고 그분들을 위해 제가 하는 일이 왜 보람된 일인지를 늘 깨닫고 있다고 하십니다.
----------------------------------------------------------------------------------
서울 지하철 가락시장역에서 무료상담을 시작한지도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든다. 오고 가는 많은 바쁜 사람들 가운데 그래도 200여명인 되는 분들과 인생의 애환을 나누고 그 분들의 살아온 과거와 살아갈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하고있는 이 일이 과거 직업세계에서 열심히 일할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게 한다.
일하고 있는 부스의 안내 간판에는 ‘노후진단 및 일자리 상담’ 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간판을 내 건 주최측은 ‘노후진단을 주로 하되 부수적으로 무료 직업 상담을 한다’ 는 의도로 이번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래서 무료상담을 준비한 주최측에서도 노후진단 상담사 3명에 직업상담사 1명을 1개 팀으로 편성했고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손해보험협회 등 7개 기관은 지난 달 6일부터 서울지하철 8개 역사에서 ‘노후설계 및 일자리 상담센터’를 설치, 오가는 시민들의 노후준비를 진단하고 노후에 필요한 정보와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담센터를 찾는 시민들은 우선 10분 정도 걸리는 노후준비진단지를 작성하게 된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노후준비진단지는 △사회적관계 △건강한 생활습관 △소득과 자산 △여가활동 등 네 영역에 걸쳐 50개 선택지 문항으로 구성됐다.
내담자는 진단을 통해 자신의 노후준비지표와 건강, 여가 등 4가지 영역별 준비유형과 간단한 노후준비방법을 알 수 있다. 건강이 염려되는 유형으로 진단되면 그에 따른 건강관리, 식습관과 건강검진 등을 안내받는 식이다.
노후설계 상담은 지난 12월부터 시작해 오는 2월 말까지 진행되는 한시적인 서비스로, 현재 서울 지하철 5호선 구간 8개역(가락시장, 가산디지털단지, 강동, 여의도, 영등포구청, 왕십리, 종로3가, 충정로)에 상담센터가 운영 중이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하지만 예상은 첫날부터 어김 없이 빗나갔다. 지금까지 상담부스를 찾아와 상담신청을 한 사람들 약 300여명 가운데 노후진단이 궁금하다고 하신 분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여기서 일자리 알선해 주나요?”라고 물어 오신다. 원하시는 대로 일자리 상담을 해 드리고 나서 눈치를 보아 가면서 노후진단 서비스에 대해 설명할라치면 70%는 사절이다. 어떤 이는 ”나는 노후준비를 잘 해 놓았으니 필요 없다” 고 하시고 어떤 이는 “오늘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노후 준비는 무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도 쏟아져 나오는 베이비 부머들과 선진국 대비 절대로 부족한 노후 연금 수준 때문에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에서 노후진단 매뉴얼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놓고 개개인이 직접 진단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주최측에서는 노후진단 활동을 통해 이 사업을 홍보도 하고, 가급적 많은 분들이 이 진단 사업에 참여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대한민국 노후진단 실태를 파악할 수 있게 끔 하는 목적으로 상담부스를 운영해 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겠지만 일부 관심 있는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언론은 물론 일반인들도 노후진단이나 노후 준비 같은 단어들을 생소하게 여기고 있다. 매일 매일 자질구레한 정치 이슈에만 모든 방송들이 매몰되어 있다고나 할까. 시청자들이 지방선거에서 누가 출마하고 누가 당선되는지가 자신의 노후 준비보다 10배 100배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가다 일부 언론에서 베이비부머가 어떻다 혹은 생계형 창업자 도산이 사회적 문제다 등 노후준비 없이 사회에서 퇴출당한 실버세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실버세대는 산업화 시대에 국가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자신들이 소외되고 있고, 반면 100세 시대라는 마냥 즐겁지만 않은 장수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TV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전문 패널이라는 분들도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진정으로 그들이 보고 싶어서 본 것을 솔직하게 의견 표명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실이나 양심과는 관계 없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시청자들을 위한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러한 방송을 하루, 한 달 혹은 1년을 보더라도 시청자들은 결국 자기가 몰랐던 것에 대한 정보 취득 및 이해력 향상에는 방송 시청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정관념만 강화되는 결과만 가져 올 수도 있다.
오늘날 정보화 시대에서 정부와 언론의 획기적인 지원이 없이는 창조 경제가 무엇이고 노후설계를 왜 해야 되는지를 모른 채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것이 대부분의 민초들이니, 부스에 나와 있는 상담사 몇 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만은 분명하다. 적어도 시니어들이 많이 시청하는 낮 시간이라도 노후 설계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넣어 많은 실버세대들이 무의식 중 에라도 ‘노후설계를 해야 하겠다’ 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사회 안전망 확보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 시니어들 중 일부 선각자들은 자신의 노후에 대해 걱정하고, 걱정한 만큼 준비도 하고 그야말로 액티브한 노후 생활은 즐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와 상담한 많은 분들은 보고 싶은 ‘일자리’만 보고 있는 것 같다. "어디 경비 자리라도..."하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들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노년층이 경비를 하는 것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내가 왜 경비를 선호하는지, 경비를 해 수입이 생기면 어떻게 노후 생활을 할 것 인지까지 같이 고민한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에서 이다.
가락시장역에서 청소를 하시는 김선생 이라는 분이 있다. 상담을 시작한지 며칠도 되지 않아 내담자로 찾아와 노후진단을 하시고 간 특이한 분이다. 김선생은 아침 일찍 출근해 역사 내 곳곳을 청소하고 일과를 마치면 오후에는 매일 친구들과 남한산성을 등산하면서 “그날 하루 있었던 많은 일들을 얘기하고 의견을 나누고 함으로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한다”고 했다. 매일 등산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건강관리는 그 분에게 더 이상 필요한 것 같지도 않다. 김선생은 많은 수입이 아니었지만 젏은 시절부터 각종 연금을 부어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개인연금까지 수령하기 때문에 적어도 부부 둘이 생활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랑하셨다.
진단결과도 양호했지만 이후에도 부스 앞을 지나갈 때면 상담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과 함께 밝은 미소를 보여 주시는 김선생이 어쩌면 필자가 생각하는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는 진정한 액티브 시니어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이런 김선생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고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살펴 모든 사람들이 노후 설계를 하고, 설계된 대로의 안락한 생활을 하며 노후 생활을 즐기는 사회가 진정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 사회가 아닐까.
뜻하지 않던 퇴직은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30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민찬기(58) 씨는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실적이 나빠진 은행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003년 일자리를 잃었다. 살면서 위기를 느낀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심각한 생활고가 시작됐다.
중·고교에 다니던 두 자녀의 학원 수강을 중단시켜야만 했고 후두암을 앓고 있던 아버지에게 치료비조차 드릴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노후 대책은 무슨…. 사치이지.’ 게다가 나이 많은 실직자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하루라도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렇게 민 씨는 취업 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취미 살려 창업 도전
민 씨는 그동안의 경력을 토대로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여러 번 퇴짜를 맞았다. 일자리 신문,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리면 연락이 오는 곳은 주로 정수기나 전자제품 같은 제품 판매나 다단계 판매, 보험 영업 혹은 도산 위기 직전의 중소기업이었다.
아스팔트 포장업체에 들어가 몇 년간 영업도 해 봤지만 회사가 다른 기업에 팔리면서 다시 실직자가 됐다. “일자리를 구해보려 했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고 은행원 경력으로는 경쟁력이 없었어요. 여러 곳에서 재취업 연락이 와도 결국 전자제품 판매 영업 및 보험 영업뿐이었어요.”
그는 취업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며 이렇게 지쳐 가느니, 재취업에 대한 미련을 접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승부를 걸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지난 30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며 키워 온 취미는 운동이었다. 은행 업무가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이다 보니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담배와 술을 끊는 등 건강한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피트니스 원리, 역학, 물리 등을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익히면서 자연스럽게 헬스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다. 운동 경력 20년. 그는 트레이너 못지않은 베테랑 운동 전문가가 됐다.
민 씨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생각했다. ‘앞으로 고령화 시대를 살아나가려면 지금 당장의 수입에 연연하지 않고 20~30년 후를 내다봐야 하지 않을까.’ 그는 고령화 시대에 경제활동을 하려면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신만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창업한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마침 은행에 다니면서 따뒀던 운동처방사 자격증이 생각났어요. 수중에 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만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죠.”
창업 아이템은 그동안 틈틈이 연구해 온 ‘운동 각’을 활용한 운동처방.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중견전문인력 고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소상공인진흥원의 시니어 창업 지원기관인 ‘시니어 비즈플라자’를 알게 된 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이곳에서 창업 관련 교육과 멘토링 서비스, 시설, 경영 및 회계자문 등의 지원을 받아 전문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다.
◆차별화된 ‘운동처방’으로 승부
일반적으로 운동처방이라고 하면 부상 후의 재활치료를 떠올리지만 민 씨의 생각은 달랐다. 병이 발생하기 전의 예방 차원에서 실시돼야 하는 것이 운동처방이며 그의 사업도 여기서 출발했다.
몸의 움직임 즉, 행동의 구조가 올바르지 못하면 신체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움직임 스타일에 따른 알맞은 기울기의 운동, 이를 ‘운동 각’이라고 정의했다. 운동 각에 의한 영향을 잘 활용함으로써 몸 안의 여러 장기를 운동시킬 수 있고 불편하거나 약한 부위에 개선 효과를 충분히 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멘털 피트니스’라는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정신까지 포함해 예방적 차원에서 개개인의 신체 스타일을 감안한 운동법을 고안했죠. 그리고 이를 토대로 힐링 숙면, 성공적 재취업과 창업을 위한 운동처방과 건강관리, 시니어를 위한 운동처방과 건강관리, 해피웰 운동처방, 생태적 분석을 통한 운동처방, 운동일지 관리 등 강의 및 컨설팅 콘텐츠를 차근차근 만들어 나갔습니다.”
운동처방 관리 자료인 생태적 분석 설문지와 운동일지의 저작권 등록, 몸의 균형 각도를 측정하는 운동 각 측정기기의 디자인 등록, 남성용 운동기구인 전립선 마사지용 볼기구 발명과 특허 출원 등은 모두 그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다.
민 씨는 시니어 비즈플라자 창업과정 수료 후 준비기간을 거쳐 2010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민찬기 운동처방연구소’를 열었다.
그는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장 적합한 운동 종류, 방법, 횟수 등을 설명해 준다. 일상생활의 나쁜 습관으로 병이 생기는 것을 방지해 주는 ‘건강 도우미’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재 학교, 사회복지관, 공공기관, 기업 등을 중심으로 건강관리 강연을 하고 있으며 퇴직자들에겐 창업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강연을 통한 재능기부도 꾸준히 하고 있다.
민찬기운동처방연구소의 월평균 매출은 200만원이 좀 넘는다. 고수익은 아니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베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생활이 그저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의 다음 계획은 뭘까.
“토털 원스톱 방식의 체형관리 운동센터를 오픈해 국민 건강에 일조하고 후진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특히 운동센터의 프랜차이즈화를 구축해 베이비부머 세대가 저비용 기술형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경제적 발전을 통하여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소득수준은 향상되었고 평균 수명은 연장되었다. 그러나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적 자립이 어려워지고 의지할 곳이 부족하여 여러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는 우리 사회 전반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가구의 월평균소득은 노인 외 가구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으며, 특히 소득 구성을 보면, 노인가구는 자식이나 친척 등에게 받는 이전소득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다수의 노인들이 자녀에게 의지하며 궁핍하게 살고 있으며, 은퇴 후 노후생활을 위한 경제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재산을 모두 물려주고 문화의 변화로 자녀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노인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고령화로 인한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 파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통합적인 사회 안전망 차원에서의 고민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나, 이루어지고 있다 하더라도 여타 문제에 가려 실효성 있는 대책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령화 진입시기 무렵에는 사회적 선진국에 도달하여 풍요로운 노후가 가능할 것이라는 경험적 추론은 이미 깨어진 상황이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 개인의 자산관리 차원에서 본다면 예상되었던 노령화가 현실화되는 과정이 사회 구성원들의 기대보다 너무 짧았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빠른 사회 발전에 따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낙관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대의 젊은 사람들에게 향후 60대가 되면 자산대비 부채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 물어본다면 대부분 지금 60대가 가지고 있는 부채비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얘기한다.
현재가 미래의 거울임을 생각한다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유사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실제보다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60대까지 불과 10년밖에 남지 않은 50대의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30대 사람들만큼은 아니지만 정확한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흔히 말하기를 노년기의 최선의 재테크는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고 한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시점이기에 그렇게 얘기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쉽게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재산’이 그것이다. 흔히 재산에 대한 개념에는 내 집, 내 차 등등 부동산 위주로 생각하기 쉬운 함정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재산을 지키는 것’이란 엄밀히 말해서 ‘자산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위험을 적절히 통제하면서 기존 소비 수준을 지키는 것이 함축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학문적으로 말하면 ‘소비 평탄화(Consumption smoothing)’가 궁극적인 개인 자산 관리의 핵심이다. 즉, 소비 수준을 줄이지 않고 여생을 즐길 수 있는 상황, 혹은 이에 최대한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한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에 따라서 자산관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연금이나 보험 등으로 노후의 소득원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실 소득만 충분하다면 젊은 사람들처럼 고수익 고위험 투자도 무방하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현실적으로 그렇지는 못한 상황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수시로 개인의 자산과 부채를 비롯한 재무 상황을 점검하고 보다 안정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노년기 자산 관리의 핵심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위험한 투자를 지양하고 안정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데, 여기서 걸림돌이 기존의 고정관념인 ‘내 집’에 대한 집착이다. 관점과 시기에 따라 같은 자산이라도 성격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현재 시점에서 부동산은 위험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채가 없다면 얘기는 달라지지만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자산대비 높은 부채 상황은 빚을 내어 주식을 하는 것과 같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소비 절벽을 막고 소비 평탄화를 위해서는 형편에 맞는 자산 부채 관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많은 노년 가구들의 경우 일단 부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적당한 곳으로 거처를 옮기고 여윳돈을 확보하여 적절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자산 부채에 대한 관리가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 그 다음은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큰 방향은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기존 보유 자산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이 시기에 투자로 인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젊었을 때 비하여 만회할 시간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익만 생각하고 퇴직금 등을 특정 상품에 집중한다거나, 재산을 모두 투자하여 창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은퇴 후 보다 길어진 기간을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여 소비 평탄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것이 최근 현실이다.
또한 저금리로 인하여 안전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익도 매우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과거에 비하여 같은 나이에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적절한 위험을 수반하면서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즉,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통하여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동시에 약간의 위험을 동반하는 투자를 통하여 적정한 시중 금리 이상의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현금성 금융상품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보통예금보다는 조금이라도 수익률이 높은 MMF나 CMA 같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다.
또한 안정적 이자 소득을 위한 투자에서도 기존의 은행을 이용함과 동시에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월지급식 금융투자상품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2009년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월지급식 펀드는 도입기인 2010년 한 해 동안 500억 남짓 유입된 반면, 2011년부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작년까지 2조에 육박하는 자금이 몰리면서 급성장한 상품이다. 단, 월지급식 금융상품은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유사한 이름으로 출시되고 있어 원금보장 여부, 과세 등 위험과 수익원천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듭 강조되는 논리이지만 소비 평탄화라는 큰 개념하에서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모두 각각의 개인에게 맞게 구성되어야 한다. 자산 부채에 대한 관리가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저위험의 안정적인 자산에 효율적이고 생활 방어적인 수준까지 분배가 되어 있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위험 자산에 일부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방식인 펀드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펀드에 가입할 경우 단기적으로 올해만 본다면 현재 전문가들의 공감대는 채권형보다는 주식형에, 그리고 주식형 안에서는 선진국, 대형주 투자 쪽으로 기울어 있다. 그 이유는 미국의 경제 지표가 의미 있는 회복을 보여주고 있고, 작년 한 해 증시를 눌러왔던 테이퍼링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이 감소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엔저의 여파로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의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점차 면역이 생기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더라도 내수 위주의 성장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노년에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대전제로 올바른 자산 관리를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이해하고, 소득과 소비에 대한 파악이 우선이다. 그리고 나서 경제적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세대간 부채에 대한 전망과 현실에 괴리가 생기는 이유는 재무목표가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하며 확실하게 수립되지 않았거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제 상황을 이해한 후, 경제적 목표를 수립하고 나서, 각자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자산 관리의 정석이다. 특히, 노년에 접어든 이후라면 보다 엄격하게 이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1년 초, 건설회사 임원을 끝으로 30여 년 간의 직장생활을 갈무리하고 시작한 제2의 인생. 협상의 ‘파워’에 매력을 느껴 건설회사 임원에서 협상전문가로 변신, 이참에 아예 협상전략연구소까지 차린 남자가 있다.
예순 넷의 나이에 분쟁 해결과 협상 전문가, 협상 관련 강사로 활약 중인 1인 기업가 최점수(64) 씨다. 탄탄한 경험과 지식, 기술로 협상의 무대를 휘어잡는 그의 힘은 현업에서 쌓은 풍부한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10년간 쌓은 분쟁해결 경험이 ‘협상가’ 꿈 자양분
10년 전쯤이다. 최 씨가 협상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건설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다. 건설현장에는 크고 작은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데 부도, 지분 다툼, 영업 등과 관련해 이익 다툼이 비일비재했다.
당시 임원이었던 그가 맡은 첫 ‘사건’은 산재사고가 난 유족과의 협상이었다. 안전사고로 직원이 죽었기 때문에 그 어느 협상보다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유족들로부터 욕도 많이 얻어먹었죠. 회사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고는 보상밖에 없는데 사내 규정상 정한 금액과 업계 관례를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보상금액을 책정하는 게 어렵거든요.”
그는 우선 회사에서 정한 수준보다 낮은 금액을 유족에게 제시했다. 다각도로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고 철저히 준비해 제게 유리한 쪽으로 대화를 끌어갔다. 처음엔 이게 기술(스킬, skill)인지 몰랐는데,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응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런 것들이 다 협상의 스킬이더란다.
그가 협상에 빠져든 건 그때부터였다. “처음 상대방을 대할 때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긴 해요. 그러나 일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재미가 있고 결과가 좋으면 보람이 상당하더라고요. 제 성향과도 잘 맞았고요.”
산재사고로 인한 보상 협상, 기업간 콘소시엄 분쟁, 하도자 관련 분쟁, M&A 협상, 조사 관련 대처법, 구매 협상, 연봉 협상, 해고자 협상 등 최 씨는 재직 중 200건 이상의 각종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했다. M&A와 관련해 서원벨리골프클럽 인수, 한국도로공사 정보통신공단인수위와 같은 굵직한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협상 콘텐츠의 비즈니스 상품화
최 씨는 10년간 해왔던 분쟁 해결, 이게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확신했다. 퇴직 후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돌입, ‘마이구루’라는 지식유통 업체에서 ‘지식창업’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한 달간 공부했다.
이곳에서 자신이 가진 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아웃풋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파워포인트도 마스터했다. 그리고는 2011년 5월, 6개월여 동안 창업 컨설팅과 홍보마케팅을 지원하는 서울시 장년창업센터에 입주했다.
사무실을 무료로 제공받고 마케팅과 경영학 전문가에게 코칭을 받으면서 구체적으로 판매할 상품을 확정지었다. 그는 상품의 경쟁력을 확신했다. 협상은 일상에서 누구나 접하게 되며 비즈니스상에서는 숱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기업에서 인사, 영업, 구매, 분쟁, 산재보상, 인수합병 등 협상할 대상은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개입하는 단계에 이르면 소송비용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에 여러모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요. 분쟁이 생겼을 때 변호사가 아닌,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이 사내에 존재해야 합니다. 기업 담당자에게 분쟁 해결과 협상에 대한 기술을 교육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제가 승부할 상품이었습니다.”
그 해 9월에 자료 수집과 독서, 파워포인트 및 스토리텔링 작성 등의 준비를 거쳐 10월에는 콘텐츠 개발을 최종 완료, 곧바로 한국협상전략연구소를 오픈했다. 지식창업이라 별다른 창업 자금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신 콘텐츠를 구성할 정보를 얻기 위해 닥치는 대로 공부에 투자했다.
한국협상전략연구소는 기업에 종사하는 해당 실무자로 하여금 스스로 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교육시키는, 일종의 양성기관의 역할을 한다. 주요 대상은 기업의 법무·총무·영업·기획 담당자들이다. 수익 모델은 강연 수익이 주가 된다. 갈등과 문제가 있는 곳에 직접 찾아가 조정하는 코칭도 병행한다.
협상의 정의, 원칙에 의한 협상, 협상 경험 나누기, 협상 태도 테스트, 협상 실습 등의 커리큘럼으로 짜여진 협상전문가 양성 교육프로그램은 5시간 분량으로 구성된다. 최 씨의 강의를 들은 이들은 한결같이 입심도 좋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니 귀에 쏙쏙 들러붙는다는 반응이다.
최 씨는 “우선 일 자체를 즐길 수 있어 훨씬 행복하다”고 말했다. 생활비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건설회사를 다니면서 운 좋게 재건축 등에 대한 정보가 밝아 노후를 위한 재테크는 물론 연금 준비까지 다 마쳐놨단다.
그는 앞으로 기업에 협상 및 분쟁전문가가 상주해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자문기구 조직을 구상 중이다. “국내는 협상전문가들이 많이 부족한 편이에요. 협상전략을 교육하는 기관도 대표적인 곳 1~2군데 정도이고요. 전문가를 키워 협상 분야를 하나의 직업군으로 만드는 초석을 다지고 싶습니다.”
보석과 오브제 아트의 세계 최고의 디자인·제조 업체로 널리 알려진 까르띠에는 167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다. 파리의 한 보석상의 숙련공이었던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가 1847년, 그의 주인이었던 아돌프 피카르로부터 파리 몽토르겨이가 29번지, 보석 아뜰리에를 인수 받으면서 시작된 까르띠에. 루이 프랑수아 까르띠에는 그의 이니셜인 ‘L’과 ‘C’로 둘러싸인 하트와 마름모꼴을 그의 장인 마크로 등록한다. 바로 이것이 까르띠에 하우스의 탄생, 기나긴 러브 스토리의 시작이었다.
◇영국 황실의 보석상= 1899년 까르띠에는 보금자리를 옮겨 뤼드라뻬 13번지에 작업장을 연다. 이때부터 알프레드는 그의 세 아들에게 까르띠에 하우스의 해외 경영을 맡김으로써 국제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루이 조제프(1875~1942)는 파리를 맡고, 자끄 떼오뒬(1884~1942)은 런던, 삐에르 까미유(1878~1964)는 뉴욕에 각각 터를 마련해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
일찍이 영국의 에드워드 7세로부터 ‘왕의 보석상, 보석상 중의 왕(Jeweler to kings, king of jewelers)’이라는 칭송을 받은 까르띠에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보석상으로서의 명성을 높여 갔다. 에드워드 7세는 1902년 자신의 대관식을 위해 27개 티아라 제작을 맡기기도 했다. 이후 에드워드 7세는 까르띠에를 최초로 ‘영국 황실의 보석상’으로 임명했다.
영국 황실의 보석상으로 임명 받은 이후 까르띠에는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시암(현 태국), 그리스, 세르비아, 벨기에, 루마니아, 이집트, 알바니아 왕실과 오를레앙 일가, 모나코 공국으로부터 그와 비슷한 자격을 부여받았다.
◇명작 ‘트리니티’의 탄생= 오늘날 까르띠에를 있게 한 최고의 작품 ‘트리니티’는 창업자의 손자 루이 까르띠에가 1924년 친구인 시인 장 꼭도를 위한 반지를 만들어 선물한 순간 시작됐다. 이 반지는 까르띠에의 심볼이자 뮤즈로 자리 잡아 현재까지도 전 세계에 걸친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화이트골드, 옐로우 골드, 핑크 골드 3가지 색 골드의 환상적인 하모니, 우아한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반지 ‘트리니티’는 세 개의 밴드가 아름답게 어우러지며 우아함을 표현하는 까르띠에의 명작으로 꼽힌다.
손목 위에 핀 불멸의 사랑, 까르띠에의 또 다른 명작 ‘LOVE(러브)’ 팔찌는 1969년 탄생했다. 뉴욕 작업장에서 디자이너 알도 치풀로는 진정한 사랑을 표현하는 남녀공용 팔찌를 제작했다. 팔에 일단 이 팔찌를 끼운 다음 특수 제작된 스크류 드라이버를 이용해 영원히 빠지지 않도록 고정했다. 중세의 기사가 아내에게 매단 정조대에서 힌트를 얻었다.
이 디자인은 주얼리를 몸에 걸치는 방식에 혁명을 불러왔다. 팔찌는 더 이상 옷이나 그 날의 활동에 맞춰 선택하는 액세서리가 아니게 됐다.
까르띠에 ‘러브 브레이슬릿’은 전용 드라이버가 있어야만 착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착용할 수 없다. 러브 콜렉션의 상징인 스크류 모티브 부분에 다이아몬드가 총 4개 세팅돼 있다. 팔찌의 인기에 힘입어 반지 ‘러브 반지(LOVE Ring)’도 탄생했다. 이들은 이제 전 세계 까르띠에 소비자들의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 러브 반지 역시 까르띠에의 대표적인 문양인 스크류 문양이 새겨져 있다. 핑크골드 컬러로 다이아몬드가 3개 세팅돼 있다.
◇세계 최고의 보석상 까르띠에의 장인정신= 보석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예술적 영감으로 만들어낸 까르띠에 하우스의 장인정신은 그 누구도 저항할 수 없는 수많은 매력적인 제품들로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하나의 보석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까르띠에 하우스는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까르띠에의 예술적 영감을 통해 생성되는 모티브의 콘셉트는 처음에는 단어로만 존재한다. 무수한 스케치와 회의, 수정의 반복 과정을 통해 레이아웃이 만들어지고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들어간다.
여러 색의 왁스로 테스트용의 기초적인 형태를 제작해 아이디어를 더욱 구체화한다. 석회 주물, 연마과정, 광택과정, 양각세공과정, 비늘 세공, 브러싱 공정, 보석의 세팅 과정 등을 거치게 되며, 각 과정마다 또 다시 수많은 검사와 수정이 이루어진다. 까르띠에의 모든 작업은 자연광을 이용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진다.
◇액세서리에서 ‘시계의 명가’로도 부상= 보석으로 유명한 까르띠에는 사실 창립 초창기부터 손목시계 제조사로서도 명성이 높았다. 한 세기를 훌쩍 넘긴 세월 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시계를 선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산토스(Santos)’와 ‘탱크(Tank)’는 까르띠에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표 컬렉션이다.
까르띠에가 시계를 생산하게 된 것은 알프레드 까르띠에의 아들, 루이 까르띠에에 의해서였다. 시계 디자인과 제조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루이는 까르띠에만의 보석 디자인, 세공을 응용해 벽시계, 탁상시계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1923년에 최고의 예술미와 기술이 조화를 이룬 ‘포르티끄 미스터리 클락(Portico mystery clock)’을 제작, 특허권을 따내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시계 전문가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기술적인 완성을 더해오던 까르띠에는 시계 전문가인 모리스 코우와 함께 미스터리 클락의 성능을 개발, 향상시켰다.
1907년에 에드몬드 예거와의 공동작업으로 특허권을 딴 손목시계 버클은 시계 제조 역사에 커다란 공헌을 했다. 까르띠에의 탁상시계와 손목시계는 대부분 왕실, 귀족, 대부호를 위한 것이였다. 때문에 최고의 디자이너, 시계 기술자, 감정사, 세공 전문가, 광택 전문가들의 손과 최상의 소재가 사용됐다. 이러한 엄격한 소재 선택과 완벽한 세공, 제조 기술은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대에 접어 들면서 까르띠에는 여러 라인의 시계를 개발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