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인생]“5060대 소셜 홍보 전문 코치 길러내며 또 다른 40년 꿈 꿔요”

기사입력 2014-03-07 07:37 기사수정 2014-03-07 07:37

퇴직 후 5060세대 소셜 비즈니스 코치 양성학교 세운 정은상 씨

직장생활 20년, 마흔 여섯 나이에 퇴직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한 시기. 정은상(61세) 씨는 혼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배우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걸 이용해 홍보하는 법을 알려주던 것이 계기가 돼 새 직업을 찾게 됐다.

주 타깃층은 주로 예비 퇴직자나 퇴직자였는데, 상당수 직장인들이 은퇴하면 당장 뭘 해야 할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보며 은퇴 이후 삶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됐단다.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던 정 씨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멘토링’을 제공했다.

“크게 호응하고 고마워하는 중장년층의 메시지를 받고서 이 사람들을 돕는 데서 오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 열기가 오래도록 가시지 않더라고요. 내가 SNS를 이용한 홍보 노하우를 코칭(coaching)하고 그 덕분에 은퇴자들이 집중하고 기뻐하는 분위기를 계속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신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새로운 인생길을 열어준 SNS

평소 SNS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사용, 동영상 및 홈페이지 제작 등 SNS와 관련된 각종 강좌는 죄다 찾아다니며 듣고 배우는 것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르쳐줬다. 2년쯤 지나자 그는 스마트폰과 SNS를 자유자재로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전문가’가 됐다.

“제 지식과 경험을 주변인, 특히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이들에게 일대일 코칭하던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1인 기업이자 1인 창직의 개념으로 독특한 학교를 구상했죠.”

그는 2011년, SNS를 통해 다양한 홍보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맥아더스쿨’을 세웠다. 콘셉트는 ‘5060세대를 위한 소셜 비즈 코치 멘토링 프로젝트’. 학교 이름도 예사롭지 않다.

“6·25전쟁 때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나이가 70세였어요. 그에 비하면 50~60대는 새파랗게 젊은 나이죠. 100세 시대를 앞둔 요즘은 더더욱 그렇고요. 이 땅의 모든 5060세대가 용기를 갖고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로 학교명을 지었습니다.”

맥아더스쿨을 설립하는 데 별다른 비용은 들지 않았다. 오랜 기간 축적된 그의 SNS 지식과 코칭 기술이 기반이 됐다.

◆시니어 소셜 비즈 코치 양성

정 씨는 맥아더스쿨을 통해 중견 및 중소기업, 소상공인, 1인 기업, 시니어 창업, 학원, 갤러리, 음식점, 제과점 등 다양한 분야의 5060세대 시니어 소셜 홍보 전문 코치를 길러내고 있다.

신청자를 받아 지역별로 3~7명 단위의 반을 편성, 주 1회 이상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코칭 대상에게 일대일 멘토링을 진행한다. 코칭 프로그램은 이론보다는 철저한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멘토가 멘티와 함께 현장을 다니며 어떻게 잠재 고객을 만나 대화하는지,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고 설득해 고객의 요구사항을 효율적으로 반영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식이에요.”

교육 기간은 6개월이며 초기 3개월은 필수과정에 해당된다. 이 기간에 멘티의 출석률이 80% 이상이면 과정 수료증을 주고, 비즈니스 코칭 실적이 10회 이상 되면 소셜비즈코치 자격증을 부여하고 있다.

처음엔 무료로 할까도 생각했지만 공짜 교육이 배움의 열정과 가치를 퇴색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교육비를 받기로 했다. 다만 부담되지 않으면서도 돈이 아까워 거르지 않고 수업을 받으러 올 수밖에 없는 수준으로 비용을 책정했단다.

정 씨는 “제2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도록 시니어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야말로 맥아더스쿨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갈수록 사업이 확장되면서 개인 코칭뿐 아니라 기업 및 단체와 연계해 프로젝트별 마케팅을 대행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일대일 코칭이 일주일 평균 3~5회. 이 외에도 비즈니스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는 정 씨. 피곤할 법도 한데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이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만약 그때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요. 지금의 저는 없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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