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11월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모습을 보였다. 그러고는 “나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있습니다. 앞으로 나는 나의 친구, 내 가족을 몰라볼지도 모릅니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인생의 황혼(黃昏)으로 가는 여행을 떠난다”는 말과 함께 10여 년간 치매와 싸우다 2004년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옆을 지켰던 부인 낸시 레이건은 치매 환자 가족의 고통을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보는 괴로움”이라고 표현했다. 병이 깊어졌을 때 레이건 대통령은 낸시 여사를 알아보지 못했고 자신이 미국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며칠 전 필자는 초등학교 가을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열두 살 꼬맹이였던 친구들은 60대 환갑이 넘은 초로의 모습이었다. 주름진 얼굴, 서릿발 내린 흰머리 등 세월의 흔적을 지울 수는 없었다. 오랜만에 학창 시절을 추억하고 웃고 떠들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부모님 안부로 이어졌다. 우리 나이가 육십이 넘었으니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도 많고 살아 계신다 해도 90세 전후라서 어르신들 건강이 좋지 않다. 집에서 치매로 고생하시거나 요양원에 계신 분도 꽤 있다.
자연스러운 치매 얘기에 경험담이 하나둘 터져 나왔다. 치매 환자가 있으면 가족은 비상이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주방에 가스레인지를 켜놓는 등 위험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치매 치료제는 없고 지연시키는 약만 있으나 그 효능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최선책은 조기진단과 예방법 실천이다. 알려져 있는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햇볕을 많이 쬔다.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D 섭취량을 높인다. 둘째, 오메가-3가 풍부한 등 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다. 셋째, 숫자나 퍼즐 게임, 낱말 맞히기, 산·강 이름 암기 등 두뇌를 쓰는 게임을 한다. 넷째, 당분 섭취를 줄인다. 다섯째, 잠을 7시간 이상 충분히 잔다. 여섯째, 항산화제가 풍부한 커피를 하루 3~5잔 마신다. 일곱째, 스트레스를 낮추고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명상을 생활화한다. 끝으로 취미, 모임 등에 자주 나가 사회활동을 한다.
이미 치매가 시작되었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 등급 판정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구체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 내용에는 방문 간호, 주간 보호, 단기 보호, 복지 용구 지원 등이 있다. 경증 환자를 위한 주간 보호 시설도 어린이집처럼 운영된다. 중증 환자는 24시간 방문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요양원 입주가 가능하다. 현재 중증 환자의 경우 본인 부담금이 20%인데 ‘치매 국가 책임제’로 정책이 전환되면서 10%만 부담하면 된다.
필자의 장모님도 등급을 받아 주간 보호센터에 다니신다. 요양원이 싫은 사람은 간병인을 구하면 되지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요양원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각종 프로그램과 전문가들의 도움이 있어 집에서 갇혀 있거나 누워만 있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치매는 본인뿐 아니라 돌보는 가족도 환자로 만드는 가족병이라 한다. 평소 예방법 등을 실천해 치매가 오지 않도록 하고, 주기적인 검진으로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고, 치매 관련 제도를 활용해 경제적인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도 환자가 한 생애를 끝내고 황혼 여행을 잘 떠날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돌봐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가 반려동물, 반려식물에 이어 이젠 ‘반려악기’의 시대가 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성인 남녀 3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중 ‘악기 배우기’가 34.4%로 1위를 차지했단다.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속희가무(俗喜歌舞)’라고 기록될 정도로 예로부터 노래와 춤을 즐겼고, 오늘날의 고도로 발달(?)한 노래방 문화를 보더라도 사실 그동안 음악을 좋아하는 민족치곤 의외라고 느껴질 정도로 우리의 악기 문화는 초라한 수준을 면치 못했다.
평소 모임에 나갔을 때 누군가 앞에 나가 피아노라도 치게 되면 다들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사람이 다시 보이는 경험을 했을 터이다. 게다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색소폰 연주라도 할라치면 아주 별종을 보는 듯했다. 그만큼 주위에 악기 다루는 사람이 드물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은 20~30대 직장인들에게 무료로 악기 강습을 하는 ‘미생 응원 이벤트’, 은퇴한 시니어들이 자녀의 결혼식이나 은혼식 등 의미 있는 날 축가를 연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축주 선물 강습 이벤트’ 같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과거와 달리 신청자들이 대거 몰린다고 한다.
우리 사회에 요즘 ‘반려’가 시리즈로 등장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고 본다. 그동안 고도 성장기에 오직 앞만 보고 달리며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우리 국민들이 비로소 주변을 바라보고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반려’라도 반려동물과 반려악기는 그 의미가 다르다. 반려동물의 등장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등 가족의 해체와 관련이 깊은데, 이런 현상은 우리 사회가 점차 고독하고 우울한 사회로 향하는 징표이므로 바람직하지 못한 반면, 반려악기는 오히려 성숙한 선진국으로 다가가는 징표이므로 긍정적인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반려악기는 나만의 취미이기도 하지만, 음악이 궁극적으로 화합과 소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고독한 사회를 치유할 수 있고, 자신을 성찰하고 정서적 안정을 선사하므로 사회적 갈등의 치료제가 될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의 빈민가 아이들에게 기적을 선사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가 이러한 힘을 입증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교양 있는 중산층 가정에서는 대부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동네 피아노 선생님한테 보내셨는데 도통 음악은 재주가 메주라 지겨워서 체르니인가 치다가 그만둔 기억이 난다. 60을 넘으니 악기 연주의 즐거움도 맛보고 싶어 쉬운 악기가 없을까 기웃거리게 된다. 더욱이 악기 연주는 우울증과 치매까지 예방한다니 금상첨화가 아닌가.
치매는 치료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현재는 단지 치매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약물 치료제가 있을 뿐, 발병 이후에는 확실하게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을 알아본다.
뇌기능은 뇌신경에 좋은 물질과 적당한 운동, 즉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일종의 행동이 필요한데 음식물을 씹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이 치매연구에 대한 결과다. 즉 청소년기 때 현미잡곡밥을 먹음으로써 오래 씹게 하여 뇌 운동을 촉진하고 다양한 영양을 섭취해 뇌세포 활동을 촉진하여 두뇌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치매예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치매를 앓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영양실조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의 부족은 뇌의 발육과 기능을 저해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인간의 몸은 오랫동안 동물성 영양과 식물성 영양분에 길들여져 왔다. 지나친 육류섭취도 문제가 되지만 동물성 영양분을 배제한 식단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곧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랑하는 일이며, 몸을 튼실하게 유지하는 식단의 균형회복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등 푸른 생선과 함께 당근, 브로콜리, 오렌지, 사과 등을 꾸준히 먹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도 추천했다.
매 끼니마다 올리브오일과 견과류, 와인(레드와인)을 먹는 게 나이 들어서 두뇌를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하대 병원 최성혜 교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두 가지로 치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가 치매예방 음식으로 권장하는 것은 뇌신경세포 보호성분인 항산화제가 많이 포함된 식품이다. 등푸른생선, 녹황색채소, 견과류를 비롯 적당량의 적포도주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항산화제가 함유된 식품은 뇌세포막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인천 길병원 연병길 교수는 특히 젊을 때부터 뇌를 활용할 수 있는 독서나 창작활동을 통해 머리를 써 뇌력을 증진시켜야 되며, 고독을 이겨낼 수 있게 움직이고 배우며 어울리는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적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인 운동과 건전한 취미 생활, 그리고 우울증 예방을 위해 자주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 예방의 가장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뇌혈류량을 개선시켜줄 뿐만 아니라 뇌 건강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산소, 포도당은 치매예방에 좋다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매 예방을 위해서 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항산화 작용에 좋은 포도나 견과류 등과 불포화 지방이 많이 든 푸른 생선이나 콩 등의 음식도 도움이 된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이 활발해서 두뇌 활성에 좋고 그 밖에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손과 발을 자극해 뇌 발달을 촉진시킨다.
치매예방 보조식품 잇달아 출시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뇌세포손상을 막아주고 치매를 막아주는 패롤릭산이 들어있는 당귀와 세포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사과산과 주석산 등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는 오미자, 뇌신경을 안정 시켜주는 호두, 머리를 맑게 도와주는 해조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2012년 출시한 풀무원건강생활의 ‘브레인큐’는 노년층의 두뇌 전물 개별인정형 건강식품으로 ‘당귀등추출복합물을 주원료로 하는데 참당귀, 삼백초, 오미자로 구성된 ‘당귀등추출복합물’은 12주간의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식품의약청안전청으로부터 ‘노년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국내임상은 백병원, 보라매서울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0년 1월 발매한 일양약품의 ‘브레인300’은 중·장년층의 기억력 개선과 노년기의 치매 예방을 도와주는 성분 ‘BT-11’을 함유하고 있다.
BT-11은 국내 최고의 뇌 전문가이며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 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개발한 천연물이다.
관계자는 “국내에서 실시된 3차례 임상시험 연구결과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T-11이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를 비롯해 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C단 단백질 등 뇌신경 세포를 손상시키는 여러 효소들의 활성을 억제해 뇌기능 손상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 까닭”이라 말했다.
#치매예방에 좋은 음식
- 카레
카레의 주 성분 강황은 암의 예방에 탁월하며 치매의 예방은 물론 기억력을 상승해준다.
카레의 노란색은 강황에 들어있는 쿠르쿠민이라는 색소 때문. 쿠르쿠민은 산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킨다. 때문에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65세이상의 치매 발병률이 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 된장
된장에는 레시틴(lecihtin)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레시틴은 세포를 구성하는 주성분 중 하나로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이 있어서 노인성 치매에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 잡곡밥
현미, 메밀 등 잡곡에는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이는 뇌의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 생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치매 예방으로 도움이 된다.
- 양파
양파를 날것으로 먹으면 노인성 치매예방에 효과적이다.
- 식초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피로물질의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로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 순무의 잎
칼슘 함량이 높고 비타민C 의 함량이 오렌지, 토마토의 3배나 높게 함유되어 있고 풍부한 엽산 성분도 함유되어 있어 치매예방 식품으로 으뜸이라 꼽히고 있다.
- 녹차
녹차는 혈압 상승을 억제하며, 항산화 작용을 해 뇌혈관 장애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해 치매 예방에 탁월하다. 더불어 녹차의 카데킨류 성분은 치매의 원인물질로 여겨지는 베타-아밀로이드 독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성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 고구마
뇌혈관을 튼튼하고 맑게 지켜주어 치매예방에 효과적이고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해독시키는 작용을 한다.
-연근
연근의 레시틴 성분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관벽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이 성분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생성하는데 사용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세틸콜린은 뇌의 인지기능과 관계가 깊은 물질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연근을 섭취하면 아세틸콜린이 원활하게 분비돼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 난유
레시틴, 비타민E, 타우린, 리놀레산등이 다량 함유되어 각종 성인병과 치매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 토마토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다.
-등 푸른 생선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등 푸른 생선을 하루에 한 토막 정도 섭취하면 불포화지방산인 DHA가 혈관을 확장시켜주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뇌 신경 발달을 촉진시키며 인지능력을 상승시켜준다.
독일·프랑스 합동연구진이 카페인에서 치매 치료물질을 추출했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 본(Bonn) 대학과 프랑스 릴(Lille) 대학 공동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2대 핵심병변 중 하나인 뇌세포의 타우 단백질 엉킴을 억제하는 물질을 카페인에서 추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물질은 치매 모델쥐 실험에서 기억력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음이 입증됐다고 본 대학의 크리스타 뮐러 박사는 밝혔다.
이 물질이 투여된 치매 모델쥐들은 기억력, 특히 공간기억이 크게 좋아졌다.
이와 함께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에서 진행되던 병변도 완화됐다.
이 물질은 아데노신 수용체의 파생형(subtype)인 A2A를 억제하는 성분이라고 뮐러 박사는 밝혔다.
아데노신은 뇌에서 여러 가지 수용체들을 활성화시키는데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 이 수용체들의 활동을 차단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아데노신 수용체 중에서도 그 아형인 A2A를 차단했을 때 타우 단백질 엉킴을 억제하는 효과도 크고 부작용이 적다는 것을 발견하고 카페인에서 A2A를 억제하는 성분을 추출해 순도가 매우 높고 물에 잘 녹는 형태로 만들어 냈다.
연구진은 이 성분을 MSX-3라고 명명했다.
이 치매 치료물질은 앞으로 동물실험을 더 거친 후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뮐러 박사는 밝혔다.
치매환자의 뇌세포에 나타나는 2가지 핵심병변은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과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다.
베타 아밀로이드는 뇌 신경세포 표면에 쌓여 플라크(노인반)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은 신경세포 안에서 신경섬유다발을 만들어 뇌세포를 파괴한다.
지금까지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는 몇 가지가 개발돼 임상시험을 진행했지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우 단백질 엉킴에 효과가 있는 물질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결과는 ‘노화 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Aging)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치매 환자의 가파른 증가에 맞춰 치매 조기 진단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조기 진단지표 개발을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1일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치매 조기 진단지표 개발을 촉진하고 치매 연구를 위한 국가 인프라와 네트워크 구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 대응전략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는 치매 병리 및 진단지표 개발 전문가들이 참석해 유전체, 혈액, 뇌척수액, 뇌영상 등을 활용한 치매 진단지표 개발의 국내외 현황을 살펴보고, 조기진단 개발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치매 임상진단은 신경심리검사도구(MMSE 등)에 의존하고 있으며, 확진에는 뇌영상진단(MRI, amyloid-PET 등)이 이용되고는 있으나 뇌위축(brain atropy)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이 가능하여 치매 조기발견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발병 시기를 좀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지표를 이용해 조기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현재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인인구 증가에 따른 치매의 사회 경제적 비용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 치매 조기진단 R&D 인프라 및 연구정보 공유체계 미흡 등 치매 조기진단 및 예방‧치료제 개발에 관한 투자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번 전략토론회에서는 치매 바이오마커 개발 국내외 현황에 대한 기조발표(제1부)에서 치매 진단마커 개요, 유전체 진단지표, 혈액 진단지표, 뇌척수액 진단지표 및 뇌영상 진단지표 등에 대한 국내 기술개발 현황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패널 집중토의(제2부)에서는 치매 조기진단 개발기술에 대한 선진국과의 격차 해소 및 치매 R&D 국가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치매연구 민‧관 협력체계 및 인프라 구축을 통한 효율적 연구생태계 구축방안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국내 연구진이 노인성 치매에 효과적인 고기능성 천연 단백물질을 개발했다. 인체에 해가 없는 천연 단백물질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할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경상대 김명옥 교수 연구팀은 노화된 뇌 세포 퇴행에서 유리된 치매, 즉 노인성 치매를 효과적으로 치료·개선할 수 있는 천연 단백물질인 ‘오스모틴’(Osmotin)을 발굴했다.
식물 추출물인 오스모틴은 부작용 없이 혈액과 뇌 사이의 장벽을 쉽게 통과하는천연 단백물질이다. 연구팀은 식물에 스트레스를 줘서 오스모틴을 분리했다.
또 기존 뇌신경세포를 퇴화시켜 오스모틴을 주사한 결과, 오스모틴이 퇴화한 뇌신경 세포에서 시냅스 안에서의 세포 내 신호전달을 촉진하고 세포사멸을 억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오스모틴이 뇌 세포 사멸과 관련된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해 시냅스를 강화하고, 시냅스 기능장에 따른 뇌신경 퇴행을 억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이번 연구로 얻은 ‘오스모틴을 이용한 신경질환의 예방 및 치료용 조성물’ 기술은 국내 특허 출원과 등록, 유럽 등 30개국 국제특허협력조약(PCT) 출원, 미국 등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이를 기반으로 기술이전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논문과 특허 등록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치매치료·개선 물질로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성과가 될 것”이라며 “천연 단백물질을 활용한 치매치료 기술 개발은 국민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 데스 앤드 디지즈’(Cell Death and Disease) 1월30일자 온라인판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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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한다는 기존 가설과 학설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기돼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신경과 정선주 교수가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이 빨리 진행된다는 기존 학설과 달리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 ‘이상운동질환’2월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호주와 유럽에서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결과여서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 필요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떨림, 느린 움직임, 경직, 보행장애, 치매, 환시, 우울, 불안, 수면 장애,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들을 낳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병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린이라는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세포 소실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빠르고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적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느릴 수 있다는 가설이 등장했다.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가설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제로 뇌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실제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의 알파-시누클린을 제거할 때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느리게 하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전세계 6개 대륙, 29개 국가의 58개 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파킨슨병 유전 역학 국제 컨소시엄’의 연구자들과 함께 각국 6105명의 파킨슨병 환자 DNA와 임상 정보를 제공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군의 SNCA 유전자(파킨슨병에서 특징적인 병리소견인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에 존재하는 REP1 유전형과 파킨슨병 환자 생존과의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정 교수는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이라며 “현재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애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은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성이 높은 치매 전문 명의를 운좋게 만나게 됐다. ‘환자를 내 가족처럼 섬기자’가 병원의 철학이라며 식상하지만 치매의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 그 병원은 이직률 낮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봉사뿐만 아니라 병원 운영의 내공도 보통이 아닌 듯싶다. ‘병을 고치는 이는 소의(小醫)요, 환자의 마음을 고치는 이는 중의(中醫)며, 사회를 고치는 이는 대의(大醫)다’ 가족들에게 늘 미안해할 수밖에 없는 치열한 삶 속에서도 이웃을 끌어안는 마음가짐이 그저 아름다운 치매 전문의를 소개한다.
“치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앗아가는 가혹한 병입니다. 스스로 인간임을 잊게 만드는 잔인하고도 무정한 병이지요. 더구나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남겨주기도 합니다.”
‘명의’의 기준은 그 분야에서 임상사례와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사람으로 했다. 암 수술의 경우에는 수술을 많이 한 의사가 경험도 많아 수술 후 성적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의 경우 좀 다르다.
흔히 죽음을 입으로 말하는 사람은 자살을 하는 의사가 없다고 하지만 치매노인의 경우에는 장난하기 위해 죽겠다고 말하거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마음에서 죽겠다는 말을 넌지시 비치지는 않는다. 치매 환자의 경우 협박처럼 보일지라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한다.
치매 환자나 가족들을 대할 때 섣부른 동정을 보이거나 억누르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제 치매환자는 치매환자 가족만의 책임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국가와 사회가 더욱 주도 면밀한 방안을 계속 찾아야 할 것입니다."
최성혜 인하대 부속병원 교수는 “정부에서 모범이 될 만한 표준 시설을 만들어 권장한다면 민간 시설도 많이 개선될 것이고 특히 치매환자들을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주고 인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필수적으로 갖추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터뷰=한설희 건국대학병원장/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
“치매는 꽁꽁 숨기고 싶은 병이 아닙니다.”
한설희 건국대학병원장은 퇴행성뇌질환과 치매를 전공한 의학박사이자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로 대한치매학회 명예회장, 광진구치매지원센터장 등을 맡고 있는 치매 전문가다.
또한 현재 1998년 노벨의학생리학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나로 박사와 함께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도 수행하고 있으며 미국 듀크의과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소, 일본 국립장수연구소 등에서 연구교수로 활동하며 치매에 대해 연구한 바 있다.
신경세포의 퇴행을 막기 위해 교육을 통한 두뇌 자극과 뇌혈관 건강을 위한 건강식과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봉사와 편안한 잠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선진국에서는 시설 확대보다 재가 케어 늘리는 추세
-한설희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예방법과 치료법은 무엇입니까?
“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병이 아닙니다. 65세 이후에 나이가 5세 증가할 때마다 2배씩 알츠하이머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나이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 뇌 세포에서는 아밀로이드 단백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정상적으로는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에는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됩니다.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깁니다. 따라서 최근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소위,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치료 효과가 확실하게 증명된 치료제는 없습니다. 따라서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혈관 위험 인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밀로이드를 적게 생기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효과가 입증된 아밀로이드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 까지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하는 것이 중요 합니다.
-30~40대 젊은 층의 경도인지장애나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젊은 층의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앞서 기술한 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하지 못한 결과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발생이 이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과 관련 있는데 특히 비만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이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의 경우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발생이 많아 혈관성 치매 환자의 솟자가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업무에 의한 지나친 스트레스나 과도한 흡연, 음주 등이 신경세포의 노화를 촉진하여 치매 발생 연령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전두엽 기능이 현저하게 소실되어 나타나는 병이 전두측두엽치매인데 이는 일반적으로 발생연령이 알츠하이머병에 비해 낮은 초로기 치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환자들은 초기에는 기억 장애 보다는 성격변화, 행동장애 등이 나타나므로 정신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병의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치매 환자의 초기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 환자의 나이 교육 수준을 참조하여 정밀 신경심리 검사를 시행하면 치매의 유무, 치매의 심한 정도를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뇌 MRI나 CT를 촬영하여보면 뇌 위축의 정도, 기억중추인 해마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뇌혈관의 폐색이나 뇌색 또는 다른 뇌 조직의 이상 여부(뇌종양, 수두증, 염증)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치매도 유전이 되나요.
“알츠하이머병을 제외한 나머지 질환은 숫자가 적어 유전적 요인이 조사된 게 없어요. 알츠하이머는 15%가 가족성 치매에요. 유전성이 강하다는 얘기죠. 특히 이삼사십 대 젊은 치매 환자들은 상당수가 유전성 치매라고 보면 됩니다. 희귀하지만 한번 발병하면 치유가 힘듭니다. 사회 생활을 한창 할 나이에 발견되기 때문에 고통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요양시설에 가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전문 요양시설로 환자를 입소시키는 기준은 다음의 두 경우입니다.
첫째는 환자가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이어서 본인 또는 보호자를 다치게 할 수 있을 때입니다. 둘째는 기저귀를 채워도 대변, 소변의 적절한 관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가게 됩니다.
그 외에는 환자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가정 간호가 우선입니다.
치매 환자의 10%는 요양 시설 같은 곳에서 생활합니다. 90%는 가정에서 가족들이 돌보고 있는데, 이것의 40%는 배우자 몫이고 나머지는 자녀들이 돌봐야 해요. 특히 배우자가 돌보는 경우는 두 사람만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힘들 수밖에 없어요.“
-치매 환자에 대하여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주는 게 옳은 방법일까요?
“신체의 다른 부위보다 뇌가 더 빨리 노화되어 “생각 주머니‘가 어린 아이만큼 작아져서 기억력, 판단력이 어린아이처럼 변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치매 보호자들에게 필요로 하는 정책적인 차원의 접근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일시적 일과성의 생색내기식 도움 보다 적더라고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신체가 건강한 치매환자의 경우 모든 것을 보호자가 감시하며 도와주어야 하는데 환자가 스스로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판단하여 인지저하가 심한 치매 환자도 장애인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보호자의 도움 없이 잠시도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치매 환자는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올해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제가 실시한다는데요
“2008년부터 도입된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신체적 비중이 크다 보니 사지가 멀쩡하지만 인지 능력은 좀 떨어지는 초기 치매환자는 쉽게 등급을 못 받았지요. 그래서 올해부턴 특별등급이 도입됩니다. 3등급 밑에 별도 등급이 부여되거든요. 이게 도입되면 요양보호사를 파견 받을 수 있고 주간보호센터도 이용할 수 있어요. 생업에 종사하는 자녀들로선 이보다 좋은 선물이 없을 겁니다.”
-해외에서의 치매 사례는 국내 치매 환자들의 양상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선진국에서는 고혈압, 당뇨 등 혈관성 위험인지가 잘 조절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혈관성치매의 환자가 적습니다.
우리나라는 혈관성 치매가 특히 많은 편입니다. 이 비율이 2012년 현재 17%로 2008년 조사 당시 25%보다 줄기는 했으나 선진국에 비해선 여전히 높아요.“
-치매환자에게 좋다는 음식과 처방치료제는 무엇이 있나요.
“일반적으로 지중해식 식단으로 알려진 제철 채소, 과일, 생선, 올리브유, 정제되지 않은 곡물(보리, 통밀, 귀리)이 뇌 건강에 좋으며 적당량의 붉은 포도주에는 항산화, 항염증 작용을 하는 좋은 신경세포 보호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고연령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인지장애로 이번 발견으로 혈관성 치매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이종민·최동희 교수 연구팀은 뇌에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를 사멸하게 함으로써 혈관성 치매를 유도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혈관성 치매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과 행동조절에 관여하는 대뇌 주요부분에 뇌혈관질환이 발생해 생기는 치매다.
연구팀이 발견한 단백질은 세포에서 활성산소를 만드는 효소 중의 하나인 NADPH산화효소1(Nox1)이다. Nox1이 만든 활성산소는 지방과 DNA를 산화해 해마의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퇴행성 신경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 대뇌허혈이 활성산소와 연관 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해마의 신경세포가 활성산소에 특별히 취약한 이유에 대한 연구는 미약한 상태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Nox1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의 혈관성 치매를 예방·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혈관성 치매에 걸린 동물에 Nox 억제제를 처리한 결과, 해마 신경세포 사멸이나 인지기능 손상이 완화된 것을 확인했다. 또 해마 신경세포에서 Nox1 발현을 억제하면 DNA 산화, 신경세포 사멸, 인지기능 손상 등이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치매연구 전문의]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 치료 및 연구 패러다임 바뀌어야 한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국내에서 치매 연구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공인받는다. 양 교수와 그가 맡고 있는 마포구치매지원센터의 ‘치매와의 전쟁’ 과정에서의 활동들은 일찍이 뉴욕 타임즈 커버스토리에도 실린 바 있었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치매 연구의 흐름과 해법을 확인해 봤다.
양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치매의 초기인 경증 치매에 대한 부분이었다. 어째서 경증 치매에 대하여 우리가 그토록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양 교수는 그 이유가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치매와 관련하여 입증된 약 아리셉트, 레미닐 등 4가지 외에는 치매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할 만한 약이 없어요. 그 중에서도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 약재가 있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기대가 높았죠.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어요. 분명히 그 약을 사용하면 뇌 속의 아밀로이드 단백질 양은 줄어들어요. 그러나 치매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학계에서는 두 가지 관점에서 치매에 대한 생각을 조정하게 됐다.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 다른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치매 유발을 촉진하는 건 맞으나, 중기를 지나면 더 이상 치매 유발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가설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치매를 중도에 치료하는 것보다는 미리 ‘경도인지 장애(MCI)’를 발견하고 방지하는 쪽으로 치매 연구가 가고 있다고 한다. 애초에 발병 가능성을 발견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게 치매 문제 해결의 최선법이라고 정리되는 중인 것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투여돼는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잘라주는 치료제 2가지 약을 쓰고 있긴 하지만 치료 연구는 보다 융합해 가고 있는 단계라고 한다.
◆DTI를 통한 조기진단법… 3~4년 정도 빠른 치매 가능성 진단
“알츠하이머 전 단계를 ‘경도 인지장애’라고 하는데 사실 일상생활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그 상태에서 치매로 가는 확률이 15%. 7~8년 정도가 지나면 80%에 달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사람이 알츠하이머 치매로 발전할 것이지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뇌에서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부분의 크기 변화, 가족력, 아포이라는 물질 변화 등 3~4가지 검사를 통해 치매를 진단하게 됩니다. 이 중 해마 크기 변화의 경우 DTI진단법을 통해 들여다보면 눈으로 볼 수 없는 변화를 수치화할 수 있어서 훨씬 조기에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의 개념 또한 최근에는 변화하고 있다. 양 교수는 경도인지 장애로서의 ‘알츠하이머 디지즈(diseas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흔히 통칭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보다 세분화한 것으로, 중증으로서의 알츠하이머 치매와는 별개의 개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에 의해 뇌손상이 발생했지만 그 정도가 미비하여 생활에는 크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지점에 속한다. 이 알츠하이머 디지즈에 속하는 경도인지 장애에는 두 가지 정도의 약재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연구가 됐다고 한다.
치매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치매 발견 및 치료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임상적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요즘은 척수 검사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를 확인하고, 진단 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고 한다. 또한 뇌 촬영 후 그 안에 있는 아밀로이드 농도를 확인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양 교수 또한 MRI를 활용하여 해마를 중심으로 한 진료 연구를 진행 중이다.
주관적 기억장애(SMI)란 측면에서의 검증법도 있다. ‘요즘 내 기억력이 나빠졌다’ 싶으면 치매 클리닉을 방문하여 비슷한 연령대, 교육수준에 비춰서 기억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또한 경도인지 장애에서는 인지 치료도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이는 기억력 향상 등의 뇌 활성화를 통해 치매 예방을 진행하는 것으로, 양 교수가 속한 대한치매학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하고자 하는 치료법이기도 하다. 식양청 등 제도권내 검증을 거쳐 확대하여 인지치료 전문가들이 도와주고 코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여진다.
양 교수는 치매 기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지원,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교수는 지금까지 개발한 약들 중에서 하나의 약만으로 사용하지 말고 여러 가지 원인들에 대한 치료제 3~4가지 약들을 동시에 섞어서 다 적용시켜 효과 상쇄하는 약재로 융합한다면 종합적으로 처지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려면 보험체계가 걸려있어 이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했으면 한다는 제안도 했다.
양 교수의 의견처럼 기초연구 투자와 기존의 치매 치료 연구 패러다임을 바꿔본다면 지금보다 치매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