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나물은 녹두의 싹을 틔워서 만든 채소다. 한국 요리에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만두, 베트남 쌀국수, 일본식 요리 주점 등에서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이다.
숙주나물의 유래가 재미있다. 숙주나물이라는 명칭은 신숙주라는 조선 시대 신하의 이름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신숙주는 세조 때 단종에게 충성을 맹세한 여섯 신하를 고변했다. 그 때문에 성삼문 등 여섯 신하가 희생되어 사육신으로 불린다. 이 일로 백성들이 신숙주를 미워하여 만두소를 만들 때 숙주나물을 짓이겨 넣으면서 숙주나물이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스페인 중소도시 발렌시아에 몇 번 출장 간 일이 있다. 그리 큰 도시가 아닌데 골목을 누비다 보니 뜻밖에도 한국식당이 하나 있었다. 들어가 보니 주인이 한국 사람이었다. 다른 손님도 없으니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 양반이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 이상하게도 동네에 숙주나물이 없더라는 것이었다. 숙주나물은 기본적으로 중국요리에도 들어가고 일본 요리에도 들어간다. 일본, 중국 요리가 아니어도 채소를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는데 숙주나물의 존재조차 모르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숙주나물을 재배하여 백화점에 들고 갔다. 틀림없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을 테니 팔아보자고 했다. 주변 중국 식당에 연락해서 숙주나물이 백화점에 있다고 하자 중국 식당들이 몰려왔다. 그 덕분에 큰돈을 벌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숙주나물이 매일 반찬으로 나왔다. 한국과 거리도 멀고 해서 다른 나물은 공급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콩나물은 이상하게도 기후가 안 맞는지 기르는 과정에서 썩어 계속 실패한다고 했다. 그렇게 숙주나물이 매일 나오니 질릴 정도였다. 다른 회사 현장도 마찬가지여서 근로자들이 남자들만 있으니 성욕을 감퇴시키려고 일부러 숙주나물을 매일 먹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고사리와 숙주나물은 성욕을 억제해 불공드리는 스님들 상에 자주 오른다는 얘기는 있었다. 사우디 건설현장에서는 돼지고기를 살 수가 없으니 매일 닭고기와 숙주나물이 단골 메뉴로 올라왔다. 같은 메뉴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사람만이 오래 현장 근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숙주나물의 효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채소이니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에 좋다.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줘서 소화에도 좋고 변비도 예방해준다. 콩나물보다 열량은 떨어지는 편이나 비타민A는 콩나물보다 훨씬 많다. 그러므로 당연히 다이어트에도 좋다. 비타민 A가 많으니 눈 건강에도 좋다.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요즘 시대 사람들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 숙주나물은 인과 칼슘이 풍부해서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관절염 예방에도 좋으니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성분이 있어서 세포를 활력 있게 유지해줘서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숙주나물에도 콩나물처럼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있어 숙취 해소에도 좋다. 그러니 모든 나이에 도움이 되는 채소이다.
살아가는 데 음식은 꼭 필요하다. 요즘은 과잉 섭취 때문에 고민이거나 다이어트가 큰 관심사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집 안 물건을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간소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TV를 틀면 넘쳐나는 쿡방, 먹방 프로그램. 과거의 요리 프로그램은 전문가가 나와 요리법을 시연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음식점을 컨설팅해주거나 여행과 결합해 외국의 맛집까지 탐방하는 등 계속 진화 중이다. 그만큼 시청자들이 미식과 여행에 관심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먹는 즐거움이 영원히 가능하면 좋겠지만, 시니어는 노화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로 식생활에 제한이 생긴다. 그래서 최근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며 시니어를 위한 식품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시니어 식품 시장 규모 갈수록 늘어
바나나, 두유, 두부, 청국장의 공통점은? 고령화로 매출이 성장하고 있는 식품들이다. 1인 가구와 고령화로 간편식을 찾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식품의 매출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과일도 깎지 않고 씻기만 해서 간편하게 먹는 과일이 인기다. 유통회사나 식품 관련 기업들은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매장 진열은 물론 시니어 식품 시장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현재 65세 이상 인구가 7명 중 1명인 고령화 사회다. 또 황혼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노인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살아 있는 동안 삼시 세끼는 필수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시니어 식품 시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기업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시니어의 식생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브러햄 매슬로(Abraham Maslow)의 유명한 욕구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하위 단계에서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즉 가장 하위 단계인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다음 단계인 안전 욕구가 충족된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인들의 식생활 사정은 심각해 보인다. 2015년 질병관리본부가 노인 287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6명 중 1명은 영양 섭취가 부족했다. ‘영양 섭취 부족’은 1일 권장 열량 섭취량(남성 2000kcal, 여성 1600kcal)의 75% 미만에 해당하고, 칼슘 등의 섭취량이 평균에 못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칼슘은 전체의 약 82%, 지방은 약 71%나 부족했다. 단백질이 부족한 노인도 약 31%나 됐다. 이렇게 영양이 부족하면, 신체의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면역체계에 이상이 온다. 최근 한 기업에서 40~80대 부모를 둔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절반이 끼니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귀찮다(26%), 소화가 안 된다(22%)는 이유로 식사를 하지 않았다.
시니어는 연령대에 따라 건강상태도 다르다. 스스로 식재료를 준비하고 식사를 챙길 수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혼자 식사를 챙기지 못할 경우가 문제다. 나이가 들면 왜 식사하는 데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걸까. 그것은 몇 가지 신체 변화 때문이다. 우선 미각의 변화다. 혀에서 맛을 느끼는 미뢰가 크게 줄어들면서 미각이 둔해지는 탓에 짜거나 달게 먹게 되어 당뇨와 고혈압 위험이 커진다. 그다음으로는 저작(咀嚼) 장애다. 치아와 잇몸 손상으로 음식 씹기가 힘들어 영양 섭취가 어려워진다. 또 연하(嚥下) 장애(삼킴 장애)로 음식물이 기도나 폐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소화액이나 연동운동 감소로 인한 소화 장애도 생긴다. 이러한 여러 장애 때문에 고령자를 위한 별도의 식품과 서비스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실버 푸드가 발달한 일본
고령친화산업 진흥법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은 ‘노인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및 급식 서비스’로 정의된다. 건강기능식품, 특수의료용도식품, 두부류 및 묵류, 전통 및 발효식품, 인삼과 홍삼 제품이 여기에 포함된다. 농림축산식품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령친화식품 시장 규모는 출하액 기준 2011년 5104억 원에서 2015년 7903억 원으로 약 55%나 급증했다. 2015년 국내 전체 식품 시장 규모로 보면 아직 1.5% 수준으로 비중이 미미하지만, 고령화 속도로 볼 때 급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보고서에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친화식품은 영양분과 소화 용이, 저작과 연하 용이 순으로 중요했다. 또 60세 이후 건강한 간식을 챙겨 먹거나, 영양보다는 소화가 잘되는 식품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시니어를 위한 식품과 서비스 산업이 크게 발달해 있다. 일본은 전체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노인이다.
이들을 위한 고령친화식품을 일본에선 개호(介護)식품이라 표현한다. 일본개호식품협의회는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DF, Universal Design Food)로 식품의 굳기와 점도를 고려해 규격에 맞춘 식품을 판매한다.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는 쉽게 씹을 수 있는 1단계부터 삼킬 수 있는 4단계까지 구분된다. 이후 2014년부터 개호식품은 스마일케어식(Smile Care Foods)으로 명칭을 바꿔 판매 대상을 넓혔다. 개호 예방을 위한 식품부터 무스나 젤리 상태의 식품까지 범위도 넓다. 이런 음식들은 외관상으로는 차이가 없이 물성을 변화시킨다.
심화되는 고령화, 실버 푸드 시장 온다
나물 종류의 채식을 좋아하는 시니어도 있고 육식을 선호하는 노인도 있다. 또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식단 조절이나 영양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그래서 고령자를 위한 식품은 만성질환을 위한 건강식, 끼니를 챙기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한 간편식, 저영양 상태를 보충하는 영양식, 건강이 악화된 사람의 간병식 등 세분화되어야 한다.
신체가 쇠약해져 이동이 어려우면 식재료를 사러 다니기도 힘들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구매 난민, 쇼핑 난민이 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한 편의점이 진화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배달하고 노인을 위한 식품을 판매하거나 이동 점포까지 운영한다. 또 상품배달뿐 아니라 고령자 혼자서 하기 힘든 전구 교체 등의 집안일까지 지원해 인기다.
우리나라도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을 제정했다. 식품기업들도 고령자를 위한 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시니어는 미식과 간편식을 즐긴다. 고령친화식품 시장은 이제 막 걸음을 뗀 상태이지만, 시니어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식품과 서비스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이나영 시니어 전문 칼럼니스트
한국외국어대학교 졸업. 차의과학대학교에서 고령친화산업학을 전공했다. 한화그룹과 신한은행에서 근무했다. 현재 경향신문에서 고령사회 담당 객원기자로 활동 중이며, ‘이나영의 고령사회 리포트’를 연재하고 있다.
갱년기나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해 이들에게 직접 묻고 그 결과를 내놨는데 골다공증이 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폐경증후군과 뇌졸중이 뒤를 이었다. 여성들이 골다공증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뼈가 부서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알 길이 없고,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수명이 길어진 만큼 몸을 더 오래 사용해야 하는 요즘 액티브 시니어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여의도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白寅運·44) 교수와 함께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봤다.
“가만히 앉아 있다가도 똑~ 소리가 나면서 부러지는 거예요. 그것도 허리뼈가. 체중에 의해 척추 압박골절이 오는 경우도 있어요.”
상상만 해도 두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뼈가 부러질 수 있다니. 하지만 백 교수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멀쩡하게 진료실에 걸어 들어온 할머니가 척추 압박골절 상태였던 적이 있었어요. 모두 깜짝 놀랐죠.”
여성은 폐경이 주요 원인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뼛속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뼈가 약해져 쉽게 골절이 되는 질환을 의미한다. 노인 골절의 대표적 원인으로 고령화 사회에서는 특히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도 한다.
“골 조직, 그러니까 뼈는 조골세포와 파골세포를 통해 3~4개월 주기로 생성됐다가 사라져요. 나이에 따라 뼈의 양이 달라지는데 일생 중에 30세 전후가 골량이 최대치인 시기예요. 그 나이를 넘어서면 점점 생성보다 흡수가 많아져 뼈가 약해지는데 그 정도가 유독 심해지면 골다공증이 되는 거죠.”
골다공증은 여성에게 훨씬 많이 나타난다. 50세 이상인 경우 남성은 10% 정도 발병하는 반면, 여성은 40%에 이른다.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여성호르몬과 연관이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로 인한 노인성 골다공증 외에 여성은 갱년기에 나타나는 폐경 후 골다공증도 발생해요. 여성호르몬이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과 함께 호르몬 생성이 줄면서 뼈흡수가 급속히 진행되어 뼈가 약해지는 거죠.”
이외에도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다른 질환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2차성 골다공증이라 하는데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위나 장 혹은 난소 절제술을 받았거나 거식증, 폭식증 등으로 인한 무월경증이 있는 경우, 영양소 흡수장애나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증,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또 스테로이드나 갑상선 호르몬, 일부 항암제를 투여받는 환자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물론 잦은 흡연과 음주 같은 생활습관도 매우 위험합니다.”
자각 없어 더 무서운 병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환자 스스로가 눈치 챌 수 있는 신호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진단을 받기 전까지는 병이 있는지 알 수 없고, 어느 날 몸의 어딘가가 부러지면서 알게 된다. 실제로 환자 본인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고. 또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 내외 정도다.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좋아요. 보통 여성은 65세 이상일 때, 남성은 70세 이상일 때 검사를 받으라 권고하고 있지만, 아주 건강한 상태일 때의 이야기예요. 내과적 질환 등 위험 요소가 한 가지라도 있다면 조기에 검사하는 게 좋아요. 만약 이 과정에서 정도가 약한 골감소증이 발견되었다면 2년에 한 번, 골다공증이 확진되면 1년에 한 번은 검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골밀도 검사가 그것. 흔히 병원에서 촬영하는 CT처럼 검사 과정도 단순하고 한두 시간만 기다리면 검사 결과도 알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대상자는 5만 원 이하의 검사비만 지불하면 된다. 문제는 뼈가 부러지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고관절이다.
“보통 많이 부러지는 부위는 척추, 손목, 고관절이지만 골반이나 갈비뼈 골절도 흔해요.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고관절 골절이죠. 사망률이 24%에 달해요. 고관절 골절은 수술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폐색전증이나 폐렴, 욕창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서 위험해집니다. 고령자는 더욱 그렇고요.”
골절이 발생해 병의 존재를 알게 되어도 쉽지는 않다. 일반인에 비해 뼈의 양과 질이 낮기 때문에 치료가 더디기 때문이다. 뼈가 약해 부러진 부위가 치료 과정이나 치료 후에 또 부러질 수도 있다. 온몸이 유리그릇처럼 다루기 조심스러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예방·치료하려면 생활습관 바꿔야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예방만큼 좋은 치료가 없다고 강조한다. 수술을 할 수도 없고 약으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뼈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30대에 되도록 많이 생성되도록 만드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 이후에도 뼈 생성을 유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칼슘과 비타민D,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죠. 운동도 중요해요. 운동은 뼈를 자극해 뼈 생성을 돕기도 하고, 근육과 균형 감각을 강화시켜 낙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주니까요. 골다공증에는 수영보다는 걷기 같은, 체중이 몸에 전달되는 운동이 좋아요. 다만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시니어에게는 걷기를 추천합니다. 걷기를 오래하면 햇볕을 쬐는 시간이 늘어나 비타민D 생성도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비타민D는 먹는 약이나 주사를 권하기도 한다. 장에서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돕고 뼈의 무기질 침착을 증진시키는 비타민D를 음식이나 햇볕을 통해 얻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에는 보통 생선이나 달걀노른자, 버섯 등이 꼽히고, 일반적으로 권장하는 하루 비타민D 섭취량은 400IU다. 칼슘은 1000~1500mg이다. 또 발에 걸리는 물건을 치우고, 조명을 밝게 하는 등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낙상이나 이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신약 보험 적용으로 부담 덜어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과 함께 선택되는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비스포스네이트 계열로 대표되는 골흡수억제제는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중심이 되는 약이다. 그러나 간혹 턱관절 괴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며, 오래 먹으면 골흡수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골형성도 억제하는 부작용이 생겨 다른 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경구제제의 경우 먹는 방법도 까다롭다. 많은 물과 함께 먹어야 하고, 복용 후에는 30분 동안눕지 않도록 한다. 식도에 약이 걸리면 궤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장에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날짜를 맞춰 먹어야 하는데 시니어는 깜빡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아예 약 먹기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최근에는 골다공증 치료 효과로 주목받고 있는 부갑상선호르몬과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가 2016년과 2017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약물치료는 좀 더 쉬워졌다. 부갑상선호르몬은 인슐린처럼 집에서 하루 한 번 주사를 놓으면 되고, RANKL 단일클론항체 제제는 6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로 맞으면 된다. 다만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골흡수억제제로 1년 이상 치료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백 교수는 골다공증은 결국 예방이 제일이라고 강조한다.
“병원에 올 기회가 있을 때 자신의 뼈 상태를 확인해두시는 것이 좋아요. 정기적인 운동도 잊지 마시고요.”
로마인들의 휴양지에는 몇 가지 특색이 있다. 목욕을 좋아해 자연 용출장이 있는 곳에 휴양지를 만들었다. 목욕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어김없이 볼거리, 즐길거리도 만들었다. 연극이나 스포츠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극장과 원형 경기장도 만들었다. 로마인들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한 곳은 터키의 파묵칼레다. 고대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부서진 유적 위에 만들어진 온천 수영장에서의 물놀이는 클레오파트라도 부럽지 않다.
거대한 흰 석회암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
터키 여행을 할 때 파묵칼레(Pamukkale)를 여행 코스에 넣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파묵칼레에 대한 홍보 영상물을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곳에서 발산되는 매력을 저버릴 수 없다. 터키 여행 10일 정도 지날 즈음 파묵칼레로 간다. 고국에서 여행 온 후배들을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날짜를 정하고, 같은 숙소를 따로 예약하면 된다.
후배들보다 좀 더 일찍 여행을 왔기에 여유 부리며 터키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대부분의 터키 여행자들은 카파도키아에서 안탈리아로 이동해 파묵칼레로 이동하지만 카시~페티예~달얀에서 시간을 더 보냈다. 무계획 여행은 이래서 좋다. 달얀에서 파묵칼레까지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12배나 영토가 큰 터키이기에 긴 이동거리도 당연지사처럼 생각하게 된다. 달얀에서 승합차처럼 작은 돌무시를 타고 페티예로 나와 오토가르(터미널)에서 파묵칼레로 가는 버스표를 구입한다. 분명히 파묵칼레로 가는 표를 구입했는데 데니즐리(Denizli)가 종점이다. 돌무시로 바꿔 타고 10km를 더 가야 파묵칼레다. 통일성 없는 터키의 교통법은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35℃ 온천수가 변화시킨 석회암 덩어리
파묵칼레는 아주 작은 동네다. 게스트하우스 앞으로 거대한 ‘설산’처럼 보이는 석회암 덩어리가 불쑥 솟아 있다. 편안한 차림으로 마을의 석회암 언덕으로 오른다. 사방팔방 온통 흰빛이다. 파묵칼레는 터키어로 ‘목화의 성’이라는 뜻이다. 온천수가 빚어낸 석회암 덩어리를 빗대어 붙인 지명. 석회 성분을 다량 함유한 35℃ 온천수가 수 세기 동안 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표면을 탄산칼슘 결정체로 뒤덮은 것이다. 석회암 언덕은 보기와 달리 미끄럽지 않다. 따뜻한 물이 흐르고 용액의 흐름을 보여주는 ‘층리’가 사방으로 펼쳐진다. 이 석회 언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차례 그 색이 변한다. 녹은 석회암이 물결 모양을 만들었다. 마치 다랑이논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십 개의 서멀 풀(thermal pools)의 물줄기는 청옥빛이다. 종유석 등은 없지만 딱 석회동굴이 노출되어 있는 형상이다. 서멀 풀은 1988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입욕은 불가하고 맨발로는 들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한여름에는 수영복 입은 여행자들이 부지기수다.
석회 언덕 정상에 오르면 또 한 번 깜짝 놀란다. 부서진 문화 유적들이 무수하게 흩어져 있고 박물관도 있다. 이곳은 고대 페르가몬(Pergamon) 왕국이 기원이다. 기원전 130년경, 로마인들이 정복해 ‘성스러운 도시(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 그리스어 ‘히에로스’는 신성함을 뜻한다. 히에라폴리스는 로마에 이어 비잔틴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번성했다.
고대 로마의 히에라폴리스 유적지
‘파묵칼레’라는 지명은 11세기 후반 셀주크투르크족의 룸셀주크 왕조의 지배를 받으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1354년, 이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가 1887년, 독일 고고학자 카를프만이 발견해 복원했다. 로마시대의 원형 극장, 신전, 공동묘지, 온천욕장 등 귀중한 문화 유적이 남아 있다. 특히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원형 극장은 현재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다.
또 증기가 발생하는 단층 위에는 아폴로신전이 세워져 있고 세베루스(Severus) 시대에 만들어진 극장도 있다. 1200기의 무덤이 남아 있는 거대한 공동묘지도 있다. 서아시아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 유적 중 하나인 이곳에는 지금도 수많은 석관 뚜껑이 열려 있거나 파손된 채 여기저기 널려 있다. 이 석관들은 치료와 휴양을 위해 몰려들었던 병자들의 무덤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곳 또한 고대 도시 유적으로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클레오파트라 온천 수영장에서 물놀이
흩어진 문화 유적지와 박물관을 관람하고 클레오파트라 온천 수영장으로 들어간다. 폐허가 된 유적지에 온천물을 담아 언덕 위에 온천 수영장을 만들었다. 수영장엔 나무들을 심어 그리스, 로마식으로 만들었다. 간이 탈의실도 있고 식당도 있다. 물 온도는 35℃로 생각보다 높다. 물속에는 그리스, 로마시대 때의 대리석 기둥이 그대로 잠겨 있어 발밑이 평평하지 않다. 얕은 곳도 있지만 키를 훌쩍 넘는 곳도 있다.
이 온천수는 류머티즘, 피부병, 심장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 그리스, 로마, 메소포타미아 등지에서 많은 사람이 몰려왔다. 특히 로마시대에는 여러 황제와 고관들이 이곳을 찾았다. 테르메라고 하는 온천욕장은 온욕실·냉욕실은 물론 스팀으로 사우나를 할 수 있는 방, 대규모 운동 시설, 호텔과 같은 귀빈실, 완벽한 배수로와 환기 장치까지 갖추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와 물을 가져갔는데, 이 물은 양모를 씻고 염색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다.
어쨌든 고대, 로마시대 때부터 있던 온천장에서 즐기는 온천욕. 수심이 깊은 곳에서 수영도 하고 밧줄에 매달리기도 하고 물도 먹기도 하면서 두어 시간 놀고 나니 몸이 가뿐해졌다. 클레오파트라도 방문했다고 하니 아무리 바빠도 온천욕은 필히 해야 한다. 파묵칼레는 사실 이게 전부다. 단 이틀 동안 후배들과 함께하고 아쉬운 작별을 한다. 헤어지는 날, 후배는 싸갖고 온 햇반과 깻잎을 건네준다. “선배.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이거 먹어. 그러면 아픔이 싹 가신대.” 아끼고 아껴뒀다가 힘들었을 때 꺼내 먹으면서 파묵칼레의 기억을 어찌 떠올리지 않았겠는가? 여행이란 단지 풍치만 보는 게 절대 아니라는 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내 기억 속의 파묵칼레는 그래서 더 좋다.
Travel Data
찾아가는 방법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이 있다. 이스탄불에서 데니즐리까지 항공으로는 1시간 10분 소요된다.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는 10시간가량 걸린다. 데니즐리 터미널에서 파묵칼레행 미니버스가 운행된다. 이스탄불 ~ 카파도키아 ~ 안탈리아 ~ 파묵칼레 순으로 대부분 여행 코스를 짠다.
음식 정보 파묵칼레는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제법 있다.
숙박 정보 파묵칼레 마을은 크지 않다. 대부분 가정집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가격은 조식을 포함해 2~3만 원대다. 대부분 수영장도 갖추고 있다.
날씨 정보 터키는 지중해성 기후다. 생각보다 햇살이 따갑다. 4월부터 기온이 풀리고 곧 뜨거워진다. 봄옷을 준비하면 된다. 아침과 저녁은 일교차가 크므로 겉옷을 하나 준비하는 게 좋다.
물가와 화폐 정보 터키 화폐는 터키 리라(Turk Lirasi)다. 물가는 한국보다 싸다.
시니어 여행 포인트 파묵칼레 인근에는 또 다른 온천 명승지가 있다. 제2의 파묵칼레로 불리는 카클르크(카크리크) 동굴은 최근에 발견된 종유동굴인데, 광천수가 뿜어져 나온다. 파묵칼레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여행사를 통해 표를 구입해야 한다. 여행사가 두어 곳 있는데 가격 차이가 크다.
소금이 몸에 나쁘다는 말이 많다. 콩팥과 고혈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염식 식사를 하는 사람이 꽤 많다. 소금이 그렇게 나쁜 물질일까? ‘성경’에서는 빛과 소금이 돼라 했고, 로마시대에는 병사와 관료들에게 소금을 급료로 줬다. 목숨을 걸고 사막을 횡단했던 카라반들은 소금을 팔러 다니는 장사꾼이었다. 중국에서는 고대부터 국가가 나서서 소금을 전매했다. 이처럼 소금은 예로부터 보석처럼 여겨져 왔다. 만약 소금이 인체에 그렇게 해로운 물질이라면 법으로 금지시켰어야 했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연구팀은 저염식 식사가 심장병이나 조기사망 위험을 줄인다는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소금 섭취량을 줄일 경우 사망 가능성이 증가한 사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밥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음식이지만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 과다로 오히려 해롭다. 생명의 물도 많이 마시면 수독증에 걸릴 수 있다. 산소가 몸에 좋다고 하지만 고농도의 산소만 흡입하면 고산소증에 걸려 위험하다. 자연에는 악마와 천사가 따로 없다. 우리가 편견을 갖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소금은 악마가 아니다. 신장투석을 할 정도의 환자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염분을 섭취해야 한다. 예방 차원에서 소금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무엇이든 적절해야 좋다.
미네랄은 인체활동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과거에는 채소나 고기 등 음식물을 통해 보충할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인공재배가 많아지면서 미네랄 함량이 많이 떨어졌다. 이럴 때 미네랄 부족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로 소금이다. 소금은 염화나트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소금은 99.9% 이상이 염화나트륨이지만, 자연에서 만들어진 천일염이나 식물소금 퉁퉁마디, 죽염은 염화나트륨 함량이 높지 않고 대신 칼슘, 마그네슘, 칼륨, 셀레늄, 게르마늄 등 미네랄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다.
콜레스테롤에 좋은 콜레스테롤(HDL)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있듯이 소금도 그렇다. 한의학에서는 짠맛을 강한 짠맛과 약한 짠맛으로 구분한다. 정제염을 먹어보면 많이 짜다가 끝 맛이 아주 쓰다. 그래서 물이 당긴다. 그러나 물을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혈압을 높이고 뒷목을 뻣뻣하게 하며 콩팥에 무리를 주는 나쁜 짠맛 때문이다. 나쁜 짠맛은 다양한 미네랄이 부족하다.
술을 마신 후 해장국으로 재첩국이나 조개탕을 자주 먹는다. 조개껍질에서 우러나온 약한 짠맛을 느끼는 순간 입에서 침이 돈다. 그리고 숙취로 인해 컬컬하던 목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퉁퉁마디나 칠면초의 짠맛도 약간 짭짜름하다가 끝 맛이 달아 입에 침이 고인다. 죽염과 잘 발효시켜 오래 묵힌 된장도 마찬가지다. 입이 침이 고이면 소화력이 좋아진다. 몸 여기저기 생긴 멍울과 종기를 풀어주고 대변을 잘 보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좋은 짠맛은 대소변을 잘 보게 하고 소화와 체액 순환을 도와준다. 다양한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갓 제조한 천일염을 먹으면 무척 짜고 물이 당긴다. 하지만 몇 년 묵힌 천일염은 짠맛이 약해진다. 소금을 묵혀 간수를 빼면 나쁜 짠맛이 좋은 짠맛으로 변한다.
죽염이 일반 소금과 다른 점은 제조법에 있다. 죽염은 인산 선생이 처음 만들었다. 서해안 천일염을 몇 년 묵혔다가 왕대나무 속에 넣고 황토로 입구를 막은 다음, 강철 쇠통에 넣고 송진을 포함한 소나무로 불을 때어 만든다. 높은 온도에서 여러 번 구울수록 좋다. 1회에서 8회까지는 소나무로만 불을 때므로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9회째는 송진을 추가해서 구우므로 온도가 매우 높아진다. 가장 좋은 죽염은 아홉 번 구운 것이다. 그래서 가격도 비싸다. 죽염은 구울수록 짠맛이 약해지고 단맛이 강해진다. 즉 3회 구운 죽염보다 9회 구운 죽염이 덜 짜고 더 달아서 입에 침이 많이 고인다.
죽염을 입에 물고 있으면 침이 많이 나온다. 이 침은 구내염, 치은염, 풍치, 충치, 축농증, 인후염 등을 치료하며,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공해 독을 해독한다. 또 가래를 제거해서 호흡을 편하게 해준다. 음식에 넣어 복용하면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소장궤양, 대장궤양 등 다양한 위장병을 치료한다. 증상만 멎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재생되도록 도와준다.
죽염은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성인병(고혈압, 당뇨, 통풍 등) 환자, 육류를 많이 먹어서 피가 탁한 사람, 머리로 열이 치솟는 사람, 편도선·임파선·갑상선 등 목이 잘 붓는 사람에게 좋다. 특히 현대에는 과다 섭취로 인한 성인병이 많기 때문에, 죽염이나 염생식물 섭취가 더더욱 중요하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은 한의학적으로 피를 맑게 해준다는 의미다. 만성피로 역시 피가 맑지 못해 드러나는 증상이기에 죽염이 좋다.
죽염을 복용할 때는 몇 알갱이씩 입에 넣고 있다가 사탕처럼 녹여서 그 침을 삼키는 방법이 있고,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도 있다. 소금 대신 조미료로 사용해도 좋다. 물에 타서 마실 때는 생수 2L에 죽염 8g 정도를 녹여 한 모금씩 매일 1.5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해주며 허열을 가라앉히고 피로도 덜어준다.
최철한(崔哲漢) 본디올대치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박사. 생태약초학교 ‘풀과나무’ 교장. 본디올한의원네트워크 약무이사.
저서: ‘동의보감약선(東醫寶鑑藥膳)’,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계절에 따른 음식은 그 맛이 특별하다. 올겨울처럼 한파가 연이어 오면 뜨끈뜨끈한 음식이 구미를 당기기 마련이다. 그런 음식으로 필자는 시래기 국밥을 즐겨 한다. 오늘도 바깥에서 이른 저녁 식사로 그 국밥을 먹었다. 쌀이나 보리, 먹거리가 적어 배고프던 어린 시절에 식구들이 먹는 밥의 양을 늘릴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가 시래기 국밥이었다. 겨울이면 으레 그 시래기를 이용하여 만든 국이나 국밥을 자주 먹어 싫어질 만도 하지만, 여전히 좋아한다. 신토불이인가 보다.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서울의 사진반 수강생들의 야외 실습을 창경궁에서 진행했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어서 보통 오후 1시부터 3시간가량 촬영을 지도한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 시간을 줄이고 근처의 카페에서 손을 녹이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수강생들과 헤어진 후 이왕 나온 김에 혼자서 대학로 근처를 돌며 사진 소재를 찾으며 시간을 더 보냈다. 해가 기울면서 찬바람은 귓전을 때리고 셔터를 누르는 손끝이 아프다. 저녁을 먹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으나 야외지도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졌다. 예전에 대학로에서 안사람과 함께 “브라보마이라이프”에서 제공한 연극 티켓으로 안사람과 함께 연극관람을 하고 맛있게 먹었던 시래기 국밥집이 생각났다. 혼자서 바깥 식당에서 식사하기가 망설여졌으나 차가운 날씨가 그 음식점으로 발길을 끌었다. 식단 전체가 시래깃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래기 국밥, 시래기 들깨 국밥, 시래기 굴국밥, 시래기 매생이 굴국밥, 시래기 매생이 떡국 국밥이 그것이다.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이 일러선지 손님이 한두 테이블밖에 없어 멋쩍음이 덜했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국밥에 시래기 냄새가 구수하고 고향의 추억이 끓는다. 들어간 시래기도 갈아 넣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먹던 것에 비교해 부드럽고 밥알도 많다. 질감이 다르지만, 시래기 맛은 비슷해 고향의 추억이 혓바닥에 와 닿는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우니 얼었던 손과 발이 녹으며 전신이 푸근해진다. 고향의 추억을 한 뚝배기 먹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는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시래기 국밥을 자주 끓였다. 식량이 흔하지 못했던 터라 배 부르게 먹기 위하여 적은 곡식에 시래기를 보태 양을 늘리는 방법이었다. 볏짚으로 엮어 시나브로 볕에 마르게 한 후 처마 밑이나 비를 맞지 않는 곳에 매달아 두고 겨우내 음식 재료로 썼다. 밥에 시래기를 넣어 불리기도 하고 아예 죽을 쑤는 것도 같은 이치였다. 시래기를 잔뜩 넣고 걸쭉하게 끓이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시래기 스무 동도 못 먹고 황천에 멱 감을 팔자”라는 말도 있다. 가을볕에 말린 무청 시래기는 추운 한겨울을 버텨내는 양식이었다. 우리의 조상은 봄에는 들녘에서 겨울을 뚫고 나오는 쑥을 캐어 기운을 얻었고 얼음이 꽁꽁 얼어 채소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도 얻을 수 없던 그때에는 말려두었던 시래기로 겨울을 따뜻하게 지냈다. 적은 양의 곡식과 함께 죽이나 국 또는 나물로 이용된 구황식품이었다.
시래기의 구체적 효능을 선조들은 알았을 턱이 없으나 체험으로 느끼고 계속 활용하였지 싶다. 시래기가 가진 영양분은 여러 가지다. 무청에 들어 있는 비타민 A와 C가 항산화 작용을 하여 암이나 노화, 동맥경화를 억제한다. 특히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장운동을 도와주어 다이어트 식품이다. 풍부한 칼슘은 빈혈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여주니 얼마나 좋은 천연의 식자재인가?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자연식품이다.
시골을 고향으로 둔 남편과 반평생을 산 도시 태생의 안사람도 이제 남편이 즐기는 시래기 같은 시골 음식을 즐긴다. 요즘은 남편보다 더 즐기는 듯하다. 찬바람이 쌩쌩 일고 간 밤이 지난 아침엔 자주 시래기 국밥을 끓인다. 추억이 보글보글 끓는 국밥 뚝배기를 앞에 놓고 눈 덮인 앞산을 창 너머로 보며 안사람과 세상을 이야기하는 여유로움을 즐긴다. 한 숟갈 뜬 시래기 국밥을 후후 불며 추억에 빠져드는 시간은 분명 행복이다.
위암은 대장암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종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의 이런 잘못된 편애(?)는 세계적인 수준이기도 하다. 세계암연구재단(World Cancer Research Fund International)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2년 전 세계 위암 발병 통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이런 추세는 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한국에 이어 몽골이 2위, 일본이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인이 위암에 더 많이 노출되는 이유는 뭘까.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소화기내과 강민정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잘 아시겠지만 짠 음식이 가장 문제입니다.” 강민정 과장은 위암의 원인으로 짠 음식을 지목했다.
“한국인이 많이 먹는 젓갈류나 김치, 찌개 등 대부분의 음식에 소금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20g 정도로 서양인들에 비해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또 최근 많이 먹고 있는 가공 육류는 질산염 함량이 높은데 체내에서 발암 물질인 질산나이트로소 화합물을 만들어 위암 발병을 높여요. 특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에 구운 고기나 생선, 훈제 음식에 들어 있는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 역시 위암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우리나라와 함께 몽골, 일본이 위암 발병률이 높은 것이 이해가 됐다.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염장 음식을 즐기는 나라이고, 몽골의 대표 음식인 허르헉이나 수태차 역시 소금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강 과장은 한국에서 나는 식재료가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요리법의 문제이지 재료가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의미였다. 기본적으로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해서 먹는다는 원칙만 잘 지키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담배의 니코틴도 주요 원인
또 하나 위암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바로 흡연이다. 담배를 피울 때 체내로 흡수되는 니코틴이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흔히 흡연자들이 ‘식후 담배는 소화제’라고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하는 말이다.
최근 유산균 음료의 광고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그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헬리코박터균도 문제다. 헬리콥터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위장 점막에 서식하며 상피세포를 손상시킨다. 염증을 일으켜 위암뿐만 아니라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림프종 등을 발생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위염 환자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면 위암 발병률이 3~5배 높아진다. 한국인의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꽤 높은 편이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16세 이상 한국인 중 54.5%에게서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되었다.
“항생제에 대한 내성 균주의 증가에 따라 국내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대한 성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표준 삼제 요법의 경우 국내에서 지난 15년간 제균율을 분석하였을 때 2010년 이전에는 80% 이상의 제균율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70% 이하의 제균율을 나타내 항생제 내성률이 걱정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과의 관계가 적지 않기 때문에 궤양 등과 함께 발견되었다면 반드시 제균할 것을 추천합니다. 약제를 복용하여 헬리코박터균 제균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별다른 증상 없이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됐을 때다. 균의 발견만으로 치료를 원한다면 국민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제균 치료를 해도 환자가 이후에 문제를 제기하면 병원 측이 치료비를 전액 보상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내에선 위·십이지장궤양, 위 말트(MALT) 림프종에 걸린 환자, 조기 위암 내시경 치료를 한 환자만 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
위암을 가장 간단하게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빨리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 과장은 조언한다. 강 과장이 위암과 관련해서 ‘위 내시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암 조직이 커지지 않고 가장 안쪽 점막(mucosa)에만 자리 잡고 있을 땐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크게 개복할 필요도 없이 내시경만으로도 가능합니다. 빠르면 1박 2일 안에 치료가 끝나고 암 환자들이 무서워하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치료도 할 필요 없어요. 하지만 문제는 조기 위암(early gastric cancer)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에요. 자각증세가 없거든요. 위암으로 인한 메슥거림이나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부분 위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예요. 결국 초기에 암을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을 받아 눈으로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내시경 검사가 완벽한 만능은 아니다. 강 과장은 경우에 따라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내시경 검사라고 설명한다.
“흔적이 거의 없는 조기위암이나 진행성 위암 중 점막에 변화가 없는 보우만(Borrmann) 4형은 내시경으로 간혹 놓칠 수 있으며 조직학적으로 분화도가 나쁜 암은 순식간에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의 추적 관찰이 중요합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는 40세 이상이 되면 1~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 검사를 받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위 관련 질환이 있거나 가족 중 위암을 앓은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젊은 나이에도 발병 가능성이 있으므로 더 일찍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위암의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전이에 있다.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가장 초기단계에서 치료를 받으면 96%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암세포가 위장을 뚫고 나와 위장 주변의 장막을 침범한 상태에서 위장 주변 림프절 1군에도 퍼져 있는 3A기라면 5년 생존율은 50%로 낮아지고, 이보다 더 퍼져 대동맥 주위의 림프절이나 뼈, 폐, 간 등에 퍼져 있는 4기라면 10%로 더 떨어진다.
]먹어서 치료하려는 생각 변해야
치료는 수술이 기본이다. 종양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진다.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아랫부분에 위치해 있을 때는 위의 하단을 잘라내 소장과 연결한다. 그러나 위를 살릴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자랐거나 윗부분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에는 위 전체를 절제해야 한다.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암이 퍼져 있거나, 암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암화학요법, 즉 항암제 투여를 진행한다.
위의 일부 혹은 전체를 절제하더라도 거의 정상적인 삶에 가깝게 생활할 수 있다. 위가 없다고 해서 음식물 섭취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 장기적인 영양관리의 중요성에 대하여 강 과장은 설명한다.
“위절제술 후 가장 흔한 혈액학적 장애는 빈혈입니다. 비타민 B12 결핍보다는 철분 결핍성 빈혈이 더 흔한데 그 이유는 수술 후 비타민 섭취 부족과 수술로 십이지장을 우회하여 흡수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 비타민 D와 칼슘 흡수 장애로 골다공증이 올 수 있습니다. 메슥거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역류성식도염이나 알카리역류위염 때문이죠. 또 쌀밥과 같은 탄수화물이 소장으로 바로 넘어가서 나타나는 급격한 인슐린 증가도 문제가 돼요. 갑작스럽게 인슐린이 증가하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 오한이 나고 메슥거릴 수 있어요. 이를 의사들은 덤핑증후군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는 과식하지 말고 조금씩 자주 드시길 권합니다. 장기도 적응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히 수술 후 6개월 정도는 조심하시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강 과장 역시 의료 현장에서 다른 의사들이 겪는 유사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민간요법이나 정체 모를 건강식품들이다.
“환자가 의사의 치료 외에 다른 방법에 의지하고 있다면 치료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져요. 섭취하는 음식이나 약재에 양약과 동일한 성분이 있을 수 있고, 간 건강을 악화시켜 정작 꼭 필요한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있고요. 치료를 위해서는 무작정 무언가를 먹어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의사와 상의 후 결정하시길 권하고 싶어요.”
높고 깊었던 가을 하늘을 만끽할 새도 없이 코끝 시린 바람이 불어온다. 두툼한 옷으로 옷장을 정리하고 영하로 떨어질 추위를 대비하고 보니 집 밖으로 나가기가 무섭다. 바깥출입은 줄고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이때 반려동물을 위한 실내 안전 점검 또한 잊지 말도록 하자.
자료 제공 반려동물이야기
집 안을 살펴라
바닥 반려견이 클립, 헤어핀, 고무줄 등은 작기 때문에 가지고 놀다가 삼킬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바닥에 물건을 늘어놓으면 안 된다. 나무마루같이 쉽게 미끄러질 수 있는 바닥이라면 카펫 등을 깔아 다리와 허리 관절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쓰레기통 쓰레기통 안에 있는 것을 반려동물이 가지고 놀지 않게 배치에 주의한다. 다 먹고 남은 과자 부스러기 등을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다. 평소 교육을 통해 쓰레기통을 뒤지지 않도록 훈련시킨다.
콘센트와 전선 멀티탭, 전선 등은 반려동물이 감전될 수도 있는 위험한 물건이다. 최대한 안 보이는 곳에 두거나 덮개를 씌워놓는다.
소파와 의자 체구가 작은 반려견이 뛰어 오르내리는 행위는 탈구 외에도 관절을 다치는 원인이 된다. 소파나 의자에 올라오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문 여닫이형 도어 개폐 시 주의한다. 반려동물의 코가 끼이거나 갑자기 열다가 부딪혀 크게 다칠 수 있다.
관엽식물 백합, 아이비, 튤립, 아마릴리스, 수선화 등의 구근이나 시크라멘 등은 반려동물이 입에 넣으면 위험한 식물이니 닿지 않는 곳에 놓는다. 독성이 있는 식물을 먹었을 때의 증상은 호흡장애, 구토 및 설사, 침 흘림 등이다.
난방기구 전열 기구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펜스 설치를 해준다. 전기장판 위에 오래 머물 경우 저온 화상을 입거나 피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털이 짧은 배나 발바닥을 조심해야 한다. 담요나 이불을 깔아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난방 기구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는 자유롭게 다른 방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적절한 습도 실내가 건조해지는 만큼 반려동물도 쾌적한 습도유지가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가습기를 쓰거나 젖은 빨래, 젖은 타월 등을 걸어두어 실내가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미리 준비하는 반려동물 겨울철 안전 체크
반려동물도 건강검진이 필요해요 모든 반려동물은 1년에 두 번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나이가 많은 반려동물일수록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인 가을이나 초겨울에 검진을 받는다.
식단조절에 신경 써주셔요 추운 날에는 평소보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 겨울에도 야외활동을 즐기는 반려견이라면, 밥을 많이 줘야 건강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다. 하지만 실내를 좋아하는 반려견이라면, 평소보다 칼로리를 낮춘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그루밍은 봄으로 미뤄주셔요! 반려견의 털은 추위를 차단해주는 천연 코트다. 털을 너무 짧게 깎으면, 방한 능력을 잃게 된다. 특히 이중모를 가진 반려견들이 그렇다. 이중모가 아닌 반려견은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스웨터나 외투를 입혀주는 것이 좋다. 발바닥 털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길게 자란 털만 잘라준다.
반려견도 동상에 걸려요! 발바닥 피부는 동상에 취약하다. 맨발로 눈길이나 빙판길을 걸으면 동상에 걸릴 수 있다. 겨울철에 산책을 시킨다면 반려견 발에 신발을 신기거나 해서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겨울철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반려견의 발바닥이 베이거나 벌겋게 부풀어 오른 데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실내에 머물게 해주셔요 사람이 추운 온도이면 반려동물에게도 추운 날씨다. 극단적인 기온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서서히 낮은 기온에 적응하도록 한다. 반려견이 만성질환이 있거나 아주 어리거나 노견이라면, 젊고 건강한 다른 반려견보다 추위에 약하므로 주의한다.
적정온도를 유지해주셔요 반려동물에게 알맞은 실내온도는 섭씨 18~24℃.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온도와 유사하다. 반려묘가 몸을 웅크리고 있으면 추워하는 것이고 몸을 쭉 펴고 입으로 숨을 쉰다면 덥다는 표현이다. 반려견이 몸을 떨고 있거나 잠을 잘 때 몸을 둥글게 말아 잠을 잔다면 적정온도를 맞춰준다.
해충은 겨울에도 쉬지 않아요! 겨울은 벼룩과 진드기의 안전지대다. 따뜻한 곳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반려견의 몸은 피신하기 좋은 피난처다. 또 겨울에 날씨가 풀리면 벼룩과 진드기가 활기를 띤다.
겨울철 길고양이도 살펴주셔요 날씨가 추우면 온기를 찾아 자동차 아래나 바퀴 속으로 들어가는 길고양이들이 있다. 겨울에 시동을 걸기 전, 차 안이나 주위에 있을지 모르는 고양이들을 위해 자동차 소리를 내줘야 한다.
눈·얼음 못 먹게 하셔요! 겨울철에는 길이 얼어붙는 것을 막으려고 소금이나 염화칼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향이 나는 부동액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 반려견이 오염된 물을 먹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자.
강아지의 감기 증상
❶ 목에 뭐가 걸려 있는 듯 캑캑거리며 사래 걸린 듯한 기침을 하며 호흡이 가빠진다.
❷ 콧물이 많아지고 코가 건조해진다.
-코 주변 털에 콧물이 맺히거나 젖어 있다.
-코 양옆을 눌렀을 때 밖으로 코가 나오며 심할 경우 사람처럼 노란 콧물이 나오기도 한다.
❸ 혀가 평소보다 붉고 소변 색이 평소보다 진하거나 눈곱이 많이 낀다. 감기가 의심된다면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감기에 좋은 배즙 만들기
❶ 배 윗부분을 칼로 동그랗게 도려내 구멍을 만든 후 씨앗과 심지 부분은 완전히 파낸다.
❷ 찜기로 강불에 10분, 중불에 10분 정도 쪄준다.
❸ 배 껍질을 제거한 뒤 믹서기로 간다.
❹ 채에다 넣고 즙을 만들어준다.
❺ 충분히 식힌 후 하루 한두 스푼 정도 먹인다.
고양이의 호흡기 질환
사람과 증상이 거의 유사하다. 재채기를 하고 눈물이 나오고 기운이 없고 몸에 열이 난다. 그대로 두면 폐렴 및 합병증에 걸려 위험할 수 있으니 의심이 될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다.
5호선 둔촌동 역 근처에는 둔촌 전통시장이 있다. 3번 출구 뒤편이다. 한체대 사거리까지 약 300미터가 먹자골목이다. 여러 가지 먹거리가 있지만, 특히 3번 출구 뒤 포장마차 같이 생긴 음식점들이 파는 생선 매운탕이 먹을 만하다. 11월에는 도루묵 매운탕이 제 철이다. 2만 원 정도 받는데 둘이 각각 도루묵 세 마리 정도를 먹을 수 있다. 알이 꽉 차게 밴 암컷이 맛있고 살이 탄탄한 수컷도 먹을 만 하다. 가을 무가 단맛이고 도루묵도 달아 국물 맛이 달다. 거기 미나리 향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대구 매운탕이나 복 매운탕 같은 생선매운탕을 파는 일식집들이 도루묵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는 단가가 너무 싸기 때문일 것이다.
간혹 도루묵은 맛없다는 사람이 있는데 11월 도루묵을 냉동했다가 여름에 팔기 때문이다. 냉동한 알배기 도루묵은 알이 고무처럼 질기다. 강원도에서 군대 생활 한 사람들은 도루묵이 자주 밥상에 오르자 질렸다는 사람도 있다. 11월이면 도루묵이 알을 낳기 위해 해안에 몰려들기 때문에 가장 흔한 생선이다. 원래 바다 속 해초에 알을 낳아야 하는데 바다 속 생태계가 파괴되어 알 낳을 장소가 없어 해안에 그냥 알을 낳는다는 것이다.
매번 도루묵만 먹기 꺼려진다면 곰치 매운탕도 권할만하다. 흐물흐물한 육질에 국물 맛이 끝내준다. 동해안에 가면 더 맛있을 것 같지만, 현지 음식점에 갔다가 실망한 적이 있다. 서울 조미료 입맛에 길들여져서인지 둔촌시장 매운탕이 더 낫다.
11월에 잡히는 양미리도 먹을 만 하다. 알이 푸짐하다. 구워 먹거나 찌개를 끓인다. 뼈째 먹어서 칼슘도 풍부하다. 반 건조한 양미리는 프라이팬에 살짝 구우면 별미이다.
생굴이나 껍질 째 파는 석화도 제철이라 좋다. 여름철에는 독성이 있어 못 먹고 11월 들어서야 먹을 수 있는 메뉴이다. 꽁치나 청어로 만든 과메기도 제 철이다. 갑오징어도 여름철보다 육질이 탱탱하다. 날씨가 추운 것은 싫지만, 추워야 먹을 수 있어 즐겁다.
평소에도 기름기 있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양고기 같은 육고기는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주변 지인들 중에 여러 가지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해산물이나 생선 메뉴가 적합한 것이다. 국물 없는 낙지, 쭈꾸미도 맛이 있지만, 너무 매워서 문제가 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국물 있는 매운탕이 더 낫다.
둔촌시장은 맞은 편 둔촌주공 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다시 새 아파트가 들어서려면 몇 년 걸릴 것이다. 그래서 요즘 가면 더 대우 받는다. 새 아파트가 들어설 때까지 문 닫지 않고 유지되면 좋겠다.
옥의 티는 시장의 화장실 인심이 박하다는 것이다. 키를 갖고 가야 사용할 수 있는 공동 화장실이 있으나 위생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어려운 손님을 대동하기는 꺼려진다. 친한 사이끼리 가는 곳이다.
입안 가득 퍼지는 바다의 향과 달큼하면서도 짭짤한 맛, 마지막에 느껴지는 쌉싸래한 여운까지. 멍게는 노화를 방지하는 타우린을 함유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주기 때문에 당뇨병에도 좋다. 특유의 비린내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멍게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아직 잘 모르겠다면 11년째 멍게 요리를 하며 이름을 알린 ‘목포명가’에서 그 진수를 확인해보자.
강남구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앞으로 쭉 펼쳐진 왕복 6차선 도로를 건너면 크고 작은 음식점이 모여 있는 먹자골목을 만난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살피니 파란색 간판이 인상적인 ‘목포명가’ 건물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가자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증샷’ 액자가 맛집임을 증명하듯 벽에 걸려 있다. 이곳에서 음식을 시키면 본 메뉴가 나오기 전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밑반찬들이 제공된다. 멸치볶음, 어리굴젓, 홍어무침 등에서 목포가 고향인 주인의 손맛이 진하게 느껴진다.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멍게 껍질과 함께 끓여져 나온 미역국 또한 시원하고 맛이 깊다. ‘목포명가’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멍게비빔밥(1만원)과 물회(1만5000원). 두 메뉴의 공통점은 멍게가 들어간다는 데 있다.
‘목포명가’는 멍게 맛이 가장 좋다는 5월에 살이 잘 오른 3년산 통영 멍게만 받아 사용한다. 잘게 다진 멍게 살에 된장과 고춧가루로 양념한 ‘멍게소스’는 이 집만의 특별한 요리 비법이다. 신선한 야채에 아낌없이 올린 멍게소스가 멍게비빔밥의 맛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다. 최정임 사장은 “비빔밥에 초장을 많이 넣으면 단맛만 강해져요. 저는 초장은 살짝 넣고 멍게소스만으로 감칠맛을 내지요. 돌김에 싸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라며 자신 있게 멍게비빔밥을 추천한다. 물회는 바지락과 야채로 기본 육수를 내고 초장, 식초, 설탕을 가미한다. 마지막으로 멍게소스를 한 숟가락 넣어주면 ‘목포명가’만의 멍게 향이 은은하게 나는 물회 육수가 완성된다. 여기에 싱싱한 활어회, 문어, 해삼 등 각종 해산물과 함께 메밀국수가 들어가니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가을 바다의 주인공 전어의 귀환
제법 선선해진 가을바람과 함께 바다에서 군침 도는 풍어의 소식이 들려온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는 가을에 꼭 먹어봐야 할 별미다. 뼈째 먹으면 칼슘을 다량 섭취할 수 있고 DHA와 EPA 등 불포화지방산이 혈액을 맑게 해줘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목포명가’도 가을을 맞이해 계절 메뉴로 전어세트(5만5000원)를 판매한다. 매일 아침 가락수산시장에서 공수해온 전어만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한 전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100길 23-22
예약 및 문의 02-558-9412
운영시간 11:3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