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을 주로 쓰는 필자의 왼쪽 어깨가 아프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왼팔을 많이 사용하거나 다친 적도 없는데 이상하다. 통증이 가장 심할 때는 옆구리에 있는 윗옷 주머니에 물건을 넣거나 뺄 때다. 팔이 구부러지는 90도의 비틀린 각도에서 깜짝 놀랄 만큼 아프다. 확실히는 모르지만 짐작컨대 많이 들어 본 오십견의 증세와 비슷하다. 병을 고치려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야 한다고 하여 여기저기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저렇게 아프다고 엄살도 부리고 나팔 불고 다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심해지기 전에 병원에 가서 확실한 진단을 받아보고 치료를 하도록 권했다. 우선 인터넷을 찾아보니 어께가 아파봤자 죽는 병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다고 안심을 시키는 의사가 있는가하면 방치하면 나중에 수술까지 해야 한다고 엄포를 주는 의사도 있다.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의학적으로 유사한 어께아픔이 전부가 오십견이 아니란다. 대표적으로 오십견이라는 유착성 관절낭염이 있고 회전근개 파열과 석회성 건염이 있다고 한다. 다치지도 않았는데 어께가 아프면 무조건 오십견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어께가 심하게 아픈 사람은 밤중에 응급실에 뛰어 갈 만큼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프지 않다. 참고 버텨보려다가 미련한 짓 같아 동네 정형외과에 가보기로 했다.
접수를 하고 간호사에게 증상을 말하니 우선 엑스레이를 촬영을 하고 기다리란다. 잠시 뒤 호출에 의해 의사 앞에 앉았다. 의사의 컴퓨터에 필자의 엑스레이 촬영사진이 나타났는데 어께에 하얀 물체가 보인다. 의사의 진단에 의하면 석회성 건염이라며 칼슘이 뼈처럼 굳어있는데 이것을 초음파로 깨어서 없애야 하며 일주일에 두 번씩 물리치료를 몇 달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는 대기환자들 때문이겠지만 치료방법을 상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의사가 말하지 않은 소염진통제 주사를 얼떨결에 엉덩이에 맞았다. 다음에 물리치료실로 갔다. 침대에 누워 어깨를 냉찜질 하고 초음파로 돌을 깬다는데 기계가 툭툭툭 아픈 곳에 충격을 가한다. (인터넷으로 찾은 정보에 의하면 실제는 딱딱한 돌이 아니고 치약과 같은 석회성 액체인데 충격을 가해 서서히 없어지게 하는 방법이란다.) 마지막에 온열치료를 하고 테이프를 붙인 후 치료가 끝이 났다. 치료비가 5만 5000원 나왔는데 의료보험이 안 되는 물리치료비가 4만 5000원이나 들어있다. 약값은 3일치 약값은 1500원으로 너무 저렴하다. 약사에게 무슨 약이 처방되었느냐고 물어보니 소염진통제와 위를 보호하는 약이 들어 있다고 했다.
수술하지 않고 병명도 확실히 알았으니 기분은 개운하다. 며칠 뒤 다시 병원에 갔다. 의사는 차도가 있느냐고 물었다. 많이 좋아졌다고 대답하자 계속 물리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1차 때와 똑 같은 절차에 의한 물리치료를 받았다. 엑스레이는 더 이상 찍지 않았다. 병원비가 이번에는 50,900원이 나왔다. 엑스레이도 찍지 않았는데 병원비가 별로 내려가지 않아 실망했다. 원인은 의료보험이 안 되는 물리치료비 때문이었다. 수술을 한 것도 아니고 이런 간단한 치료에 병원비가 5만원씩이나 하는 것은 너무 비싸다. 물리치료도 치료인데 왜 의료보험 적용을 못 받는지 접수창구에서 옥신각신 따졌다.
환자는 병원에서 약자다. 불이익이 두려워 의료비가 비싸도 비싸다는 말을 못한다. 필자의 항의에 당황하면서도 속 시원하게 수납을 담당하는 직원이 대답을 못한다. 무조건 전산으로 처리한다고만 말한다. 창구직원 말이 다음치료부터는 고급물리치료가 아닌 간단한 물리치료로 병원비를 줄여주겠다고 말했다. 글쎄 의사도 아니고 접수창구의 간호사로 보임직한 여직원이 의사가 할 수 있는 치료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의심스러웠다.
병원에 갈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병원 수입을 의도적으로 늘리려고 환자로서는 불리한 의료보험 비 급여 항목을 병원에서 선호한다는 느낌이다. 의료보험제도가 정착되면서 약값은 너무 싸졌지만 매월 20만 원 이상씩 의료보험료를 내고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병원에 가는 건강한 필자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병원비가 비싸다고 느낀다. 외래진료비 총 7만 8360원의 70%인 5만 5000원을 1차 치료비로 부담 시키고 2차는 외래진료비 총6만 4770원 중 79%에 달하는 환자부담금 5만 900원을 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1세로 세계 12위에 올라섰다. 같은 해 통계청은 대한민국에서 100세 이상의 노인이 3,159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멀지 않은 미래인 2030년이 되면 여성의 기대수명이 무려 90세가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백세시대인 이때 ‘노후준비’를 해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뼈 나이’는 손을 놓고 있어 안타깝다.
사실 평균 수명이 짧았던 과거에는 뼈 건강을 특별히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뼈보다 심장을 비롯해 다른 장기의 노화가 더 빨랐기 때문인데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평소 건강관리와 발전한 의료기술 덕분에 심장이나 다른 장기는 조금 더 건강하게 돌볼 수 있어진데 반해 뼈(치아도 뼈의 범주에 든다)는 재생이 안 되는 유일한 신체기관 이기 때문이다. 뼈에 구멍이 생긴다고 하여 정의 내려진 골다공증은 중년 이후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평소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한다.
준비하세요. 뼈 노화에 대비하세요!
골다공증을 치료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만성질환이라는 사실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뼈도 늙을 수 있고, 평소 관리를 통해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데 특별한 지침이나 자각증상이 없다보니 다른 장기에 비해 소홀해 질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골절’인데, 노년기 골절로 골다공증임을 깨닫게 되면 예방의 골든타임은 놓쳤다고 봐야한다. 골절은 골다공증의 유일한 자각증상인 동시에 심각한 ‘합병증’이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살펴보자.
우선 완경기(폐경)의 여성이라면 나이를 떠나서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남성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골다공증 예방을 해야 한다는 것만 깨달아도 실천은 생각보다 쉽다. 칼슘제와 비타민D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가급적 전문의와 상담하고 처방에 따르는 것을 추천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최소 15분 이상 햇빛을 쫴야 한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은 비하고 오전 11시 전, 오후 4시 이후의 시간을 추천한다. 물론 좋다는 음식을 열심히 먹어도 좋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음식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처방을 받은 보조제와 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골다공증을 치료하고 예방을 권장하는 의사로서, 운동과 보조제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기를 바란다.
4월 초순경,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하다. 실치잡이를 해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실치가 적을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지만 많을 때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바쁘게 작업을 해야 한다. 흰 몸에 눈 점 하나 있는, 애써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작은 물고기인 실치가 작은 몸집 흐느적거리면서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실치는 장고항 봄의 전령사다.
지형이 장고의 목처럼 생긴 어촌 마을
해돋이를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 오전 6시가 채 못 돼 부스스 일어나 장고항 우측 끝자락의 노적봉과 촛대바위가 잘 보이는 위치를 찾는다. 마치 뫼산[山] 형태의 기암은 장고항의 지킴이다. 오랫동안 먼 바다에 조업 갔다 오는 어부들의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이 계절, 기암 사이로 멋지게 떠오르는 해돋이를 기대하진 않는다. 단지 장고항을 대변해주는, 육지 끝자락에 있는 모습을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물이 빠져 갯벌이 다 드러나는 서해에서 바라보는 일출. 동해에서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아침 햇살은 빠르게 사위를 밝게 해준다. 서둘러 장고마을로 들어선다. 장고항은 ‘지형이 장고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장고목’이라 불리다가 후에 장고항 마을로 개칭되었다. 이외에도 가낭골, 당산 마을이라는 이름이 있다. 여행자들도 바닷가 마을만 한갓지게 배회한다. 서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닷가 마을인 장고항이 특히 유명해진 것은 ‘실치’ 덕분이다.
‘실치’로 이름 알린 장고항
장고항 사람들은 1970년대 초, 실치잡이가 본격화되면서 다들 실치포를 말렸다고도 한다. 실치잡이가 성행할 때는 150여 가구가 소위 멍텅구리배로 불리는 무동력 중선으로 실치잡이를 해왔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연안에서의 실치잡이 어선이 자취를 감춘다. 지금은 인근 앞바다에서 개량 안강망 그물로 실치를 잡는다. 2000년 초부터는 장고항 실치회 축제를 만들어 ‘실치회의 원조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마을 안쪽 건조대에서는 실치포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고샅 건물 벽에 씌인 손글씨를 따라 실치포 작업장을 찾아낸다. 아주 오랫동안 실치포를 만들어왔음이 느껴지는 작업장이다. 실치포 만드는 작업은 눈으로 봐도 힘겨워 보인다. 마치 김 한 장 만들 듯, 물그릇 담긴 실치를 그릇으로 적당량 떠서 사각 나무틀에 쏟아 납작하게 모양을 잡는다. 연륜이 깊고 숙련된 사람일수록 실치의 양을 정확히 가늠하고 평평하게 할 수 있다. 발에 붙은 실치는 신기하게도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다. 몇 시간 해풍을 맞으며 건조되면 실치포가 완성될 것이다. 두껍고 살색이 흴수록 좋은 실치포라는 상식을 알게 된다. 기꺼이 실치포 몇 묶음을 산다.
젓가락으로 건져낼 정도로 아주 작은 물고기
건조대를 지나 마을 끝 방파제 쪽으로 발길을 옮기면 수산물유통센터가 나온다. 2012년 4월 28일, 제9회 축제를 맞춰 개장한 곳으로 7209㎡의 부지의 1153㎡의 1층 건물에는 20여 곳의 횟집이 들어서 있다. 난전, 포장마차를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간판을 달고 한곳에서 영업하고 있다. 싱싱한 활어는 물론이고 실치와 간재미 등이 지천이다. 손님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일까? 바닷물을 가득 담은 고무 대야에 살아 있는 실치들이 헤엄치고 있다. 흰 몸에 점이 하나 있는, 마치 실처럼 가는 물고기가 활발하게 몸을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다. “나 살아있어요” 하는 듯하다. 횟집들마다 부산하게 실치를 씻으며 손님 맞을 준비에 여념 없다. 실치 씻는 방법도 아주 특이하다. 튀김을 건져낼 때 사용하는, 긴 나무젓가락으로 실치들을 휘휘 저어댄다. 젓가락에 실치가 걸쳐지면 소쿠리에 담아내는 일을 반복한다. 워낙 작은 물고기라서 손품이 많이 필요하다.
기암 촛대바위가 멋진 해안
수산센터를 지나 방파제로 가는 길목에서 멀리서만 봤던 기암을 가까이서 조우한다. 붓을 거꾸로 꽂아놓은 듯한 바위가 촛대바위다. 양쪽으론 기암이 감싸고 있다. 바다 쪽, 높은 바위를 노적봉이라 부른다. 바다 쪽으로 내려서서 좌측으로 돌아가면 석굴(해식동굴)이 있다. 용천굴이라고 부르는데 으레 그렇듯이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천장이 뻥 뚫려 하늘이 그대로 보인다. 이곳으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다른 전설도 있다. 200여 년 전, 나라에 큰 정변이 일어나서 사람들은 피난을 갔단다. 그때 한 아이가 이 동굴에서 7년을 공부해 장원급제를 해 재상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다. 이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동굴을 신성시해 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에는 올망졸망 배들이 매어 있는 선착장으로 가 본다. 조업을 마친 배들이 들어오고 몇 팀의 낚시꾼들은 부산스럽게 배를 타고 떠난다. 한편에서는 남편의 고깃배가 들어오는지 고개를 내밀고 기다리는 아낙도 있고 일찍부터 막걸리 한 사발로 술추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물망에 걸린 실치 작업에 한창인 어부를 만난다. 이들은 실치 철이 끝날 때까지 자주 바닷가에 나가 작업을 한다. 실치가 적게 잡힐 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그물을 올리고, 많이 잡힐 때는 수시로 그물을 털 것이다. 내겐 볼거리이지만 어부들에게는 생계의 그물이자 돈 줄 아닌가.
씹힐 틈 없이 살살 녹는 실치회
이제는 ‘당진 8미(味)’ 중 하나로 꼽히는 실치회를 먹어야 할 시간이다. 실치회 한 접시를 시킨다. 아주 작은, 흰색의 물고기가 무더기로 뒤섞인 접시 위로 깨소금, 참기름, 파 등의 양념이 흩뿌려져 있다. 여기에 오이, 깻잎, 쑥갓, 당근 등 갖은 야채에 고추장 양념이 더해지면, 함께 쓱쓱 버무려 입에 넣기만 하면 된다. 실치가 미끄러워 반드시 나무젓가락으로 먹어야 한다. 한입 먹어본다. 작은 물고기라서 입으로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 식감이 일품이다. 아욱을 넣어 끓여낸 고소한 실치 국에 실치 전, 실치 계란찜까지 배부르게 먹고 나니 실치라는 물고기가 어떤 놈인지 궁금해진다. 실치는 일반적으로 뱅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자료를 찾아보니 ‘베도라치’라는 이름도 있다. 서해에서는 흰베도라치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실치는 ‘흰베도라치의 새끼’란다. 꽤 긴 이 이름을 외우려면 시간깨나 걸리겠다.
초봄 한 달간 ‘잠깐’ 먹을 수 있는 요리
첫 그물에 걸려드는 실치는 너무 연해서 회로 먹기는 어렵다. 3월 말부터 4월 초순경 적당히 몸집이 커져야 횟감으로 먹을 수 있다. 6월 말까지 잡히지만 4월 중순이 넘으면 뼈가 굵어져 맛을 잃는다. 그래서 실치회를 먹을 수 있는 기간은 약 한 달간으로 눈 깜짝할 새다. 실치는 성질이 급해 잡히면 얼마 안 가 죽어버린다. 당연히 먼 곳까지 운반할 수 없다. 산지에나 와야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다. 이후부터 잡히는 물고기는 실치포를 만든다. 멸치처럼 데쳐서 말리는 실치포는 칼슘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집에 돌아와 장고항에서 구입한 실치포로 밑반찬을 만들어본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 구워낸 포를 먹기 좋게 가위로 자르면 된다. 밥하고 같이 먹으면 바삭바삭 과자 같은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과장 없이 놀라운 맛. 장고항의 바다 향이 어느새 따라와 있다.
Travel Data
찾아가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송악IC→38번 국도를 타고 대산 방향으로 진행→석문방조제를 지나 615번 지방도로→5㎞ 정도 직진→장고항으로 우회전.
추천 별미집 용왕횟집, 고향나루 횟집 등을 비롯해 다수의 맛집이 있다. 미식가라면 우렁이 박사는 꼭 들러야 한다. 또 당진 시내의 장춘 닭개장도 유명하다. 장어구이를 먹고 싶다면 옛날돌집장어구이, 원조장어구이를 찾으면 된다.
주변 여행지 삽교천도 좋지만 당진 시내 탐험을 해보자. 봄철 당진 장날(5일, 10일)의 장터 풍경이 정겹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실컷 들을 수 있는 색다른 여행 체험이다. 충남에서는 1위를 차지한 명품 쌀에 쑥이 어우러진 왕쑥송편, 기름을 바르지 않은 호떡을 사들고 남산 건강공원으로 가보자. 산이라기보다는 마치 구릉 같다. 그래도 당진 시내가 한눈에 조망되어 눈앞이 시원하다. 봄철에는 꽃 천국이다. 왕벚꽃이 만발한 봄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린다. 당진향교(충청남도기념물 제140호), 의인, 역대 현감, 군수 등의 선덕비, 공적비, 기념비 등 비석문화재 21점의 유적도 있다.
건강을 위해 도시락을 먹는다고 하면 의아할 것이다. 도시락은 편리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만큼 맛과 영양은 부실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저 가볍게 한 끼 때우기 식사가 아닌 내 건강상태까지 고려한 맞춤 도시락이라면 어떨까? 물론 가장 중요한 ‘맛’을 빼놓을 수는 없다. 프리미엄 도시락 전문점 ‘바빈더박스’에서 찾은 맛과 건강, 그리고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계기로 본지 제작에 참여한 김홍관 시니어 인턴기자가 직접 체험하며 맛본 도시락 후기까지 담아봤다.
‘대한민국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을 불문하고 5060세대의 고민 1위는 ‘건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운동이나 음식을 통해 건강을 챙기려는 이는 많지만, 꾸준히 관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고혈압, 당뇨가 있거나 다이어트를 결심하면 매일 식탁에서 마주하는 음식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건강을 위해서라지만 번거로운 일이라 관리에 소홀해져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많다. 바빈더박스의 장대근 대표는 이러한 식단 관리의 불편함은 줄이고 맛과 건강을 더할 방법으로 ‘도시락’을 제안한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을 살리면서 맛과 영양까지 담아내기 위해 ‘건강한 조리법’과 ‘엄선된 식재료’를 원칙으로 삼았다.
세계 3대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를 졸업한 후 해외 유명 레스토랑에서 미슐랭 셰프들에게 요리를 사사한 장 대표는 음식이 우리 몸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길로 운동학을 배우며 헬스 트레이너와 크로스핏(고강도 복합운동) 자격증을 따는 등 음식과 운동 두 분야를 고루 섭렵했다. 그 덕분에 이곳에서는 개인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상담이 가능하다. 도시락은 원하는 기간, 시간, 횟수 등을 정해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어 꾸준한 식단 관리에 유용하다. 장 대표는 “중·장년의 경우 커다란 근육을 키우는 것보다는 일상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능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필수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으면서도 자극적인 맛은 줄인 도시락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패스트푸드처럼 여기는 도시락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수비드(sous-vide, 저온 진공조리) 공법으로 재료의 식감과 영양을 살렸다. 인스턴트 도시락에는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튀김 메뉴가 주로 쓰이지만, 바빈더박스 도시락에는 튀긴 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재료의 수분과 영양소 파괴를 줄일 수 있는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하면 손은 더 많이 가지만 시간이 지나 도시락을 먹어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화학조미료로 맛을 내지 않고, 유기농 채소 등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다. ‘도시락이라는 작은 공간에 자연을 가득 담아 정성을 선물하겠다’는 게 그들의 모토(motto)다.
새해를 맞아 건강 식단 관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 독자들을 위해 김홍관 시니어 인턴기자가 나섰다. 직접 자신의 상태를 토대로 상담을 받고 그에 맞춘 도시락을 주문했다. 조리해서 바로 먹지 않는 도시락의 특성상 포장 후 5시간 뒤에 맛보았다.
◇ “비타민과 영양은 올리고, 염분과 당분은 낮추고” (61세 남성 시니어, 기자 본인)
이번 탐방은 시니어를 위한 프리미엄 수제 도시락 전문점에서 이루어졌다. 자신의 체형, 건강상태, 입맛 등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락 주문이 가능해 육식을 줄인 채식 위주의 식단을 요청했다. 상담 결과 단백질과 비타민 성분이 풍부하고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생굴해산물볶음 도시락을 추천받았다. 신선한 생굴과 더불어 주꾸미, 홍합, 야채 등이 어우러진 메뉴다. 시중에 파는 도시락은 물기가 별로 없는 반면, 본 도시락은 재료 본연의 수분을 함유하는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해 식감이 부드러웠고 맛도 좋았다. 반찬은 오징어젓갈, 매실절임, 배추김치, 소고기장조림 등이었다. 간이 자극적이지 않고 심심해 먹기 편했다. 밥은 곤드레나물밥이었는데, 볶음밥처럼 수분이 없고 꼬들꼬들했다. 도시락에 담기 전 팬에 볶아내기 때문인데 상담 시 요청하면 부드러운 밥으로 받아볼 수 있다. 도시락 용기가 환경호르몬이 발생되지 않는 무해한 재질이라 시간이 지나 온기가 없는 음식은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도 된다고 한다. 도시락 용기와 포장 디자인은 우리나라 전통 문양인 문창살을 형상화해 고급스러워 보였다. 기본 메뉴에 국물이 없는 것이 아쉬웠다. 이 역시 컨설팅 과정에서 된장국 등을 추가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주문 메뉴에 따라 차이가 난다. 기자가 주문한 도시락 가격은 1만2000원.
◇ “굶지 않고 맛있게 즐기는 다이어트 도시락” (60세 여성 시니어, 다이어트 중)
저칼로리, 저지방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도시락을 주문했다. 컨설턴트는 바빈더박스의 메뉴 중 여성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헬스메뉴’를 제안했다. ‘헬스메뉴’는 기름기가 없고 단백질 성분이 풍부한 닭가슴살이 담긴 샐러드다. 비타민과 칼슘이 풍부한 미니 양배추, 그린 빈, 방울토마토, 케일, 아마란스 등 신선한 채소와 말린 과일이 들어 있다. 닭가슴살과 채소는 40~60도에서 저온 수비드 공법으로 조리해 수분기가 많았다. 촉촉한 닭가슴살과 신선한 채소 본연의 맛과 향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샐러드드레싱은 과카몰리와 오리엔탈소스가 제공된다. 과카몰리소스는 아보카도로 만들어 걸쭉하면서 깊은 맛을 낸다. 오리엔탈소스는 간장을 베이스로 해 가볍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주문한 도시락 가격은 8000원.
△ 도시락 문의 www.babindbox.co.kr
분당점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103-9 (031-704-8180)
홍대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86 (02-336-8180)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름의 원칙과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모두에게 통하는 정답은 없다. 우선 나만을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방법이 잘 떠오르지 않아 막연하다면 각 분야 인사들의 노하우를 참고해보는 것은 어떨까?
◇ “내 인생의 기본은 후회 없이 사는 것” 강민지 (직장인·56)
나는 60세가 되든 70세가 되든 배우고 싶은 게 있으면 배우고 싶다. 사람이라면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일하는 곳에서 마음 수양을 한다. 사찰에 들어가면 혼자 수행하지만 여기서는 사람들과 부딪치고 느끼면서 도를 닦는다. 격분했을 때 한 번, 두 번, 세 번 삭힌다. 그러면 후에 정말 참길 잘했구나 생각하게 된다. 부딪치면서 내 마음속 내면과 사귀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나는 천사다’라고 되뇐다. 내가 참고 고운 말을 했을 때 상대방도 달리 받아들인다. 2~3년 꾸준히 실천하면서 생각한 결과다. 머리를 깎은 이유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겉치레는 전혀 필요 없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다” 하석 박원규 (서예가·69)
바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그 약속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기밖에 모르는 것이 나와의 약속이다. 예를 들어 내가 4시 반에 일어나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못 일어났다고 상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신과의 약속을 소홀하게 생각하고 이랬다저랬다 하면 발전이 없다. 어떤 약속이든 모두 소중하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과의 약속을 가장 앞에다 놓는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식품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49)
꽃중년을 위해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영양제다. 나는 매일 아침 5종류의 영양제를 먹는다. 종합비타민제와 오메가3, 비타민D, 칼슘과 마그네슘, 유산균 캡슐이다. 영양제는 건강을 위한, 가장 비용효과적인 수단이다. 음식으로 건강을 챙기려면 누군가 발품을 팔고 비용을 지불해 싱싱한 재료를 사서 정성껏 조리해야 한다. 운동은 한 시간 이상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그러나 영양제는 한 달 1만~2만원의 비용으로 물과 함께 삼키면 그만이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음식으로 이들 영양소를 모두 챙겨먹는 것은 바쁜 현대인에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평소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집사람이 챙겨주는 영양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위한 격려와 칭찬부터 시작하자” 유경 (프리랜서 사회복지사, 어르신사랑연구모임 대표·56)
‘자기 돌봄’은 ‘자기 돌보기’와 ‘자기 돌아보기’를 합한 것이 아닐까? 먼저 ‘나 돌아보기’. 잘한 일보다는 부끄럽게 여겨지는 일이 많아, 미련과 후회의 큰 파도가 덮쳐오곤 한다. 그럴 때는 자책보다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그러면서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는 어린아이를 안아주며 위로하고 칭찬하기. 잘 견뎌냈다고, 지금 잘하고 있는 거라고 토닥여주기. 이젠 ‘나 돌보기’로! 시원한 캔맥주와 추리소설 속으로 풍덩.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소설에 집중하다 보면 기분전환과 함께 정신도 눈도 반짝반짝. 결국 나로부터 시작하는 격려와 칭찬이 ‘자기 돌봄’의 원천.
◇“나를 돌봐야 사랑하는 이들을 잘 돌볼 수 있다” 이종락 (주사랑공동체 교회 목사·62)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정작 나를 돌보지 못했다. 최근에는 매주 목요일을 쉬는 날로 정해 아내와 온천도 가고 드라이브도 한다. 당연히 타인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텨온 삶인데, 그런 일상들이 쌓여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내가 나를 돌봐야 다른 사람에게도 행복감을 주고 잘 돌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좋은 곳에도 찾아간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하며 건강도 챙기려고 한다. 자기 책망이나 미움보다는 감사하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이 중요하다. 사랑, 행복, 위로의 에너지를 나를 돌봄으로써 채우고, 그 에너지를 주변 사람에게 나눈다. 그런 점에서 힐링은 필요하다.
◇“내 삶을 풍성하게 하는 일을 한다” 현경 (유니언신학교 종신교수·60)
나를 나답게 정화하고 진화시키는 것이 곧 나의 일이다. 그것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나를 만나기도 한다. 완전히 다른, 가령 미술사를 공부하는 곳에서 친구를 만난다든지 탱고를 배운다든지 하는 것이 모두 나를 풍성하게 하는 일이다. 학교에서 일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명상하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주 열심히 일한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모든 것을 딱 닫아버린다. 인터넷도 안 한다. 주로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다.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스키를 타거나 바다로 간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호기심 유지하기” 장순근 (극지연구소 정책자문위원·70)
직장을 떠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관련된 일을 계속하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는 것이었다. 전자의 일을 위해 그동안의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지를 자주 오간 사람이 많지 않다. 내가 정리하는 것이 작은 기록일지라도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후자의 결심을 위해 가까운 사람들과 가능한 한 자주 어울리고 있다. 매월 과학책 한 권을 읽는 과학 독서아카데미에도 빠지지 않을 것이다. 10대에서 80대까지 참여하는 이 모임은 내가 여러 계층의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단 하나의 귀중한 모임이다. 호기심이 없고 즐겨 하는 일이 없으면 늙는다고 한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가윗날만 같아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모든 것이 풍족한 날이다. 그러나 이 즐거운 명절은 생각보다 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미치기 쉬운 시기다.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이 평소와 달라지기도 하고, 평소에 하지 않는 무리한 자세나 행동도 문제다. 무엇보다 그리 달갑지 않은 그 누군가와의 조우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생각보다 어려운 명절나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각 분야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가장 대표적인 명절 질환은 바로 가족이나 친척과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다. 이런 지인들과의 스트레스는 일종의 대인공포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급적이면 평소에 고부간이나 동서 간, 시누이와 올케 간 등 갈등이 발생하기 쉬운 관계를 평소에 돈독하게 해 놓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이런 증상은 명절만 피하고 나면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명절이 지나도 앙금은 남게 마련. 이런 앙금들이 쌓이면 되레 큰 감정의 폭발을 부를 수 있으므로 미리미리 해소하는 것이 좋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가족 간의 문제에 있어서는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가족 간 문제에 관해 무관심하거나 회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방적으로 한쪽 편만 들어선 안 되죠. 양쪽을 다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양쪽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간 입장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나머지 가족들은 특정 구성원에게 집안일이 몰리지 않도록 서로 이해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남자와 여자의 차이, 가족 간의 서열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감정만 상하게 만들 뿐이죠.”
기름진 식사 계속되면 담석증 주의해야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고생하며 차린 음식이지만 무작정 폭식하다간 되레 화를 부를 수 있다. 추석에는 송편이나 떡, 갈비찜, 각종 부침 등 기름지고 열량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들을 먹게 된다. 이런 요리들을 과식하면 배탈이나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위쪽 배 또는 명치 부위에 통증이 있거나 더부룩한 느낌이 자주 든다면 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를 먹은 후 소화가 잘 안 된다면 담석증일 가능성이 높다.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양이 변하면서 담낭의 운동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대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에 따라 우상 복부의 통증이나 소화불량, 황달, 발열 등이 나타난다.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와 혼동할 수 있으므로 초음파나 CT를 통해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수술 상처를 최소화하는 ‘단일공복강경 수술’이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선호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추석 때 과식을 하거나 배탈이 나면 위장이 예민해져 복부질환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이 많더라도 평소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지만 연휴 이후에도 복통과 구토 등의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허투루 넘기지 마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안 하던 집안일 몰리면 관절과 힘줄에 무리
명절이 되면 유난히 날라야 하는 짐들이 많다. 평소에 충분한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거운 물건을 급하게 들다가는 순간적으로 힘이 가해져 급성요통이 생기거나 척추분리증 등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척추분리증은 뼈마디를 연결하는 부위에 결손이 생겨 서로 분리되는 질환이다. 척추분리증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허리 근육을 강화해서 척추뼈를 제대로 잡아 주면 굳이 수술로 뼈를 붙이지 않아도 평생 별 탈 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치료 없이 방치하다간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평소에 하지 않던 집안일이 늘어 어깨와 손목, 팔꿈치 등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 명절 질환이다. 보통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뼈나 관절, 근육의 이상이라고 여기는데, 사실은 힘줄염으로 인한 급성 통증인 경우가 많다. 힘줄염은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발생 부위가 관절과 가까워 관절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부평힘찬병원 김태호 원장은 “근육이 수축하면 힘줄을 통해서 뼈로 힘이 전달되고 관절 운동이 이루어지는데, 명절에 지나친 가사노동으로 인해 반복적인 힘이 가해져 근육이 계속 긴장돼 힘줄을 다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주부들이 명절에 흔히 걸리는 병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성묘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철에 흔한 질환인 유행성 출혈열과 쯔쯔가무시병 등을 조심해야 한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잔디에 눕지 않고, 긴소매 옷을 입고 산에 가는 것이 좋다. 농사를 도울 때도 맨발로 논물 속에 들어가지 말고 장화를 신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모처럼 농촌을 방문했다가 벌에 쏘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나무나 땅속의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하고 벌에 쏘인 경우 전신이 붓거나 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밤이나 감을 따기 위해서 나무에 올라갔다가 추락하는 낙상사고도 명절에 빈번한 사고 중 하나다.
여성들의 고질병 수족냉증
명절이 되면 여성들은 앉은 자세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전을 부치는 것도, 수다를 떠는 것도 바닥에서 이뤄진다. 게다가 그 바닥이 차갑다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명절의 이런 환경으로 혈액순환은 힘들어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손발이 차가워져 수족냉증이 야기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의 증상은 주기적 또는 지속적으로 두통이나 현기증, 수족의 떨림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는 흥분하기 쉽고, 권태감, 긴장감, 압박감 등이 나타난다.
강남자생한방병원 이상운 원장은 손과 발이 냉하고 따뜻해도 곧 차지는 것을 한방에서는 복부나 허리의 오랜 냉기가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수족이 냉해지는 경우는 당귀나 천궁뿌리 말린 것, 혹은 유자를 넣은 물에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을 높여 냉증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마른 쑥이나 무 잎을 끓인 목욕법도 냉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다만 물의 온도는 너무 뜨겁지 않은 38~40도 정도가 적당하고, 자주 목욕하기 힘들면 손발을 매일 뜨거운 물에 담가 기혈의 순환을 원활히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러진 치아는 우유에 보관
명절에는 아무래도 육류나 견과류의 섭취가 많다보니 자칫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평소라면 가까운 병원을 바로 찾으면 되지만, 온 국민이 쉬는 추석인데 문을 연 치과를 찾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이럴 때 부러지거나 빠진 치아는 물에 씻으면 안 되며, 생리식염수나 차가운 우유 등에 담가 가는 것이 좋다. 우유의 칼슘 성분은 치아 표면의 부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젖은 수건으로 치아를 감싸 습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빠진 치아를 혀 밑에 넣고 신속하게 치과를 방문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뉴페이스치과병원 정명호 원장은 “치아가 부러졌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부러진 후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신경, 턱관절에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상태가 심각하다면 응급실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치과는 응급실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각 치과대학에선 치과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명절에 주변에 문 연 약국을 찾고 싶다면 온라인 사이트를 검색하면 된다. 대한약사회에서는 ‘휴일지킴이약국’(www.pharm114.or.kr) 웹사이트를 통해 명절이나 휴일에 운영하는 약국을 안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처방전 없이 급하게 살 수 있는 의약품의 종류나 의약품의 복용법 등의 관련정보도 얻을 수 있고, 집에 보관 중인 약을 복용해도 되는지 의약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운영하는 응급의료포털 ‘E-Gen’(www.e-gen.or.kr)도 꼭 즐겨찾기 해야 할 웹사이트다. E-Gen에서는 주변에 급히 찾을 수 있는 응급실이나 병원, 민간 구급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야간이나 휴일에도 운영하는 어린이 병원 정보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손주를 위해 반드시 기억해 놓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는 병원 정보뿐만 아니라 응급상황 대처요령, 자동심장충격기(AED)의 비치 위치나 사용법까지도 안내하고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이재동 척추관절센터장은 비만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오랜 기간 연구를 해왔다. 살찐 형태에 따라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전신 비만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법을 알아보자.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체형별 비만관리 핵심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1. 중년 다이어트의 중요성 2. 체형별 다이어트 생활습관 3. 체형별 다이어트 식이요법 4. 체형별 다이어트 운동요법
‘뱃살쯤이야’ 혹은 ‘살쪄도 건강하기만 한데’라며 배나 옆구리에 한가득인 살을 업신여기는 사람이 많다. 건강한 비만이란 없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뇌경색, 천식 등의 질병 발병률은 물론 사망률(20%)도 높인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부터 운동으로 관리해야 한다.
운동은 건강한 사람이든 병에 걸린 사람이든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특히 관절염 환자는 움직이지 않을 경우 뼈로부터 칼슘이 빠져 나가 골다공증에 걸리기도 하고 근육의 힘이 빠지고 관절의 유연성을 잃어버리게 되므로 운동이 더욱 중요하다.
관절의 경직을 막기 위해 ‘관절의 운동범위’를 매일매일 움직여 주는 것이 중요하며 이것을 유연성운동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매일 하루에 30분 이상의 과격하지 않은 운동을 하고 조깅이나 농구, 심한 에어로빅보다는 자전거 타기, 체조, 수영 등이 적당하다.
전신 비만
전신 비만은 순환기능이 떨어져 대사능력이 약해지면서 전신에 불순물이 쌓이는 체질로, 무엇보다 몸을 많이 움직여 대사능력을 높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큰 힘 들이지 않으면서 평소에 할 수 있는 운동은 몸통 돌리기 (우리 몸의 70%는 물이기 때문에 몸통 돌리기를 일명 ‘물통 돌리기’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이다.
전신 비만에 좋은 ‘몸통 돌리기 운동’
다리를 붙이고 차렷 자세로 서서 팔은 자연스럽게 내려트린다.
골반을 좌우로 돌려주면 골반 위의 몸통이 좌우로 회전을 하게 된다.
몸통회전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내려트린 팔도 원심력에 의해 좌우로 회전하게 된다.
이외에도 러닝머신이나 줄넘기 같은 운동과 함께 1주일에 2시간 정도의 근력운동을 병행해 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며 조깅이나 등산도 좋다. 족욕, 사우나 등으로 순환을 좋게 해 주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상체 비만
상체 비만은 비뇨생식기능이 떨어져 기운이 위로 올라가면서 상체는 비대해지고 하체는 가늘어지는 체질이기 때문에 평소 하체운동을 통해 기를 아래로 끌어내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쉽게 할 수 있는 추천운동은 발뒤꿈치 자극 운동이다.
상체 비만에 좋은 ‘발뒤꿈치 자극 운동’
발을 11자로 놓고 차렷 자세로 서서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한다.
번의 방법을 하면서 들어 올린 뒤 공중에서 양쪽 발뒤꿈치를 가볍게 부딪치고 바닥으로 내려 준다.
번의 방법을 하면서 내려올 때 발뒤꿈치를 땅바닥에 쿵하고 부딪치면서 내려도 좋다.
이외에도 명상이나 단전호흡을 통해 기를 아래로 내려 주고 또한 오랜 시간 지구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체 단련을 위해 천천히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도 도움이 된다.
하체 비만
하체 비만은 소화기가 약해 섭취한 음식물이 100% 다 소화되지 않고 복부에 쌓이기 때문에 복부와 하체가 비만해지는 체질로, 추천할 운동은 배꼽 당기기 운동이다
하체비만에 좋은 ‘배꼽 당기기 운동’
자연스럽게 배꼽을 힘껏 등쪽으로 당기면서 숨을 내쉰다.
당긴 배꼽을 풀어 주면서 숨을 들이마신다.
이렇게 배꼽을 당겼다 풀었다 하면서 숨을 내쉬었다 들이마셨다 하면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이 되면서 위장과 복근이 강화되고 복부지방이 연소된다.
하체 비만은 소화기능이 약해 에너지 생성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기력을 떨어뜨려 대사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금 빠르게 걷거나 요가, 단전호흡,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이 좋다.
부위별 지방을 줄이기 위한 운동
목운동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어깨는 들어 올리지 말고 머리를 앞으로, 뒤로, 오른쪽, 왼쪽으로 굽혀 각각 2~3초 동안 자세를 유지한다.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을 개선하고 앞뒤로의 움직임을 도와주며 흉곽팽창과 어깨의 운동성을 좋게 한다.
어깨운동
깍지를 끼고 기지개를 켜 견갑골을 가운데로 민다. 5초간 힘을 유지한다. 깍지를 끼고 바로 서서 천천히 팔을 들어 올린다. 5초간 힘을 유지했다가 천천히 팔을 내린다. 흉곽의 움직임을 좋게 하고 어깨 뭉침을 덜어 준다.
무릎운동
벽에서 두 걸음 떨어져 서서 손을 벽에 댄다. 한 발을 앞으로 내딛는다. 양쪽 발뒤꿈치를 바닥에 대고 종아리 근육이 펴지는 느낌이 들도록 무릎관절을 곧게 펴고 엉덩이를 벽쪽으로 민다(10초간 유지 후 힘을 뺀다). 무릎관절 주위 근육을 튼튼히 하고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에 힘을 길러줄 수 있다.
발목운동
발가락을 바닥에 대고 발뒤꿈치를 들어 올린다. 힘을 주어 유지한 후 다시 발바닥을 아래로 내린다. 발목관절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회전하는 것을 반복한다. 발목관절의 유연성을 길러 준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생물이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형태를 상리공생(相利共生, mutualism)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새우는 모래에 구멍을 파고 고비물고기(goby fish)에게 집을 제공한다. 반면에 새우는 시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집밖을 나와 모래 위로 올라가는 순간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기 십상이다. 이럴 때, 고비물고기는 꼬리로 새우를 건드려 신호를 주고, 함께 모래 속 구멍으로 피한다. 산호초도 플랑크톤의 일종인 조류(algae)에게 자신의 안에 사는 것을 허락하여 집을 제공하고, 조류는 대신 산호의 뼈대를 구성하는 탄산칼슘을 만드는 과정을 돕는다.
재미있는 것은 사람은 이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폭넓은 상리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공생관계를 갖는 존재는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 전체 수는 1014개로 인체 모든 세포 수의 10배이다. 그들의 유전 정보를 모두 합하면 인간 전체 유전 정보의 50~100배에 이를 정도이다. 그들의 종류는 무려 500가지가 넘는다.
그들은 누구일까? 바로 장내 미생물이다. 최근 미국과 프랑스의 국제공동연구진에 의해서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지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사람과 장내 미생물은 처음부터 세대를 같이 하면서 함께 진화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내 세균이라고도 불리는 그들이 건강에 미치는 중요성은 오늘날 점점 더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다고 알려진 장기는 심장, 간, 폐, 신장 등이 주류를 이루지만, 최근에는 장(腸) 건강의 상태가 인체 건강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뇌는 판단과 감정을 결정하는 머리에 있는 두뇌뿐만 아니라 장에 제2의 뇌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두뇌는 단단한 머리뼈 안에서 척수액에 의해 떠있는 공간에만 존재하지만, 장 신경계로 알려진 이 제2의 뇌는 식도에서 항문까지 9m에 걸쳐서 길게 연결되어 있으며, 무려 5억 개에 달하는 뇌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흔히 상하거나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구토나 또는 배탈이 나서 급하게 생기는 설사는 사실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배출하려는 몸의 방어 작용이다.
따라서 설사병에 지사제를 초기에 쓰는 것은 가려서 하는 편이 맞다. 세균에 의해 설사가 일어난 것이라면, 차라리 세균이 충분히 배출되게 하는 것이 회복을 더 빠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것도 장 신경계가 판단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이 장 신경계는 사람의 감정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우울증과 수면, 스트레스를 조절하며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요즘 들어 점점 증가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때문에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증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에는 우울증 증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환자의 약 87%는 앞에서 얘기한 장 신경계의 퇴행으로 인해 장 신경계가 파괴되거나 사멸되어 세로토닌이 적절히 분비되지 않아 우울증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독일 연구진에 의하면, 장 신경계의 이상과 함께 나타난 이상 단백질이 신경을 타고 뇌에 침투하면, 파킨슨병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이 장 신경계가 정신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 따라서 장내 세균이 균형을 잘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다. 어떤 사람도 장내에 유익한 균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이 서로 경쟁하며 일정 비율을 유지하기 마련인데, 보통 건강한 장이라고 한다면, 유익한 균이 85%의 비율을 유지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무너지는 것과 관련하여 최근 주목되는 것이 비만이라는 질병이다. 장내 세균 중에 비만을 일으키는 세균이 증가하면, 비만이 유발된다는 것인데 비만 세균은 체지방을 만들어 내고, 지방이 분해되는 것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아세테이트(acetate)라는 지방산을 만들어 지방 축적을 도와 비만을 유도하며, 그들이 분비하는 ‘그렐린’이라는 공복 호르몬은 배고픔을 자주 느끼게 해줌으로써, 음식 섭취량을 늘린다는 것이다. 비만 세균의 대표적인 종류는 페르미쿠테스(Fermicutes)속에 속하는 세균들인데, 비만인 사람에게서는 이 세균의 비율이 전체의 90%까지도 늘어나며, 체중을 감량하면 거꾸로 그 비율이 떨어진다.
더 재미있는 것은 비만을 일으키는 장내 세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명한 과학저널 에 수록된 논문에 의하면, 내장 세균 중에서 포자(홀씨)를 만들어 사람의 몸 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종류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 이 홀씨를 다른 사람이 흡입하면 비만뿐만이 아니라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도 전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장내 세균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것으로 최근에 밝혀진 질환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이 있다. 이 만성 피로 증후군은 극심한 피로감 외에도 두통, 근육통, 관절통, 인후통이나 시각 장애, 기억력 장애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코넬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만성 피로 증후군 환자와 건강한 사람의 대변 샘플을 비교한 결과, 환자들의 장내 미생물 분포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염증 작용을 하는 세균이 크게 감소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은 오히려 늘어났다. 연구진이 반대로 환자들의 대변에 나타난 수치를 먼저 보고 환자 여부를 역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에도 정확도가 83%나 되었다. 이런 결과들을 볼 때, 이제 건강의 척도에도 새로운 차원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장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체에 유익한 장내 세균의 비율을 인위적으로라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등장하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개념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정량을 섭취했을 때, 숙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다. 즉, 유익한 장내 세균을 직접 섭취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수많은 연구자들에 의해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객관적인 결과만 보더라도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주고, 항생제 복용에 의해서 장내 세균 분포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기 쉬운 설사를 치료해주며,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소아들에게서 급성으로 생기는 바이러스성 설사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로타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기 쉬운 소아 설사는 빠르게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프로바이오틱스의 복용이 효과를 발휘한다. 항생제를 과도하게 복용해서 장기간 설사나 변비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또한 도움이 된다. 또, 영·유아나 소아들의 면역력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가 되고 있다. 중이염이나 감기에도 저항력을 주며,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프로바이오틱스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주는 효과도 있으며, 갱년기 이후의 여성들에게 감염성 질염을 방어할 수 있는 확률도 높여준다. 여성의 질 내에도 세균들이 밀집해 있는데, 이 중에서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익한 균의 숫자가 줄어들면 방광염의 발생률이 높아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섭취는 요도의 길이가 짧아 요로감염의 위험성이 높은 여성들에게도 좋은 건강의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이처럼 현대 의학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유용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필자는 도라지 꽃을 좋아한다. 꽃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꽃을 꼽으라면 아마 도라지 꽃을 꼽을 것이다. 도라지 꽃은 귀품이 있어 보이고 깔끔하다. 반듯한 성품과 바른 심성을 가진 모습이다. 흩뜨러져 보이지 않고 교활하거나 사악해 보이지도 않다. 과하거나 넘치지도 않아 보인다. 녹색의 바탕 위에 보라색을 띄고 피어난 귀공자이거나 청초한 여인상이다. 왠지 도라지 꽃을 보고 있으면 세상 근심이나 치열한 각박함도 부질없이 느껴진다.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이 좋다.
시골 텃밭에는 도라지 밭이 있었다. 늘 그 장소에는 해마다 도라지 꽃이 피었다. 꽃이 필 적마다 필자는 도라지 줄기를 한 움큼 꺽어 책상 위 꽃병에 꽃아 두곤 했다. 환하게 활짝 핀 꽃도 있었지만 이제 막 피려 풍선처럼 자신의 몸을 부풀리는 봉오리도 있다. 크고 작은 봉오리들이 몸 풀 준비를 하는 것이다. 책상 위 꽃병엔 흰색과 보라색 꽃이 어우러져 화려한 장식을 하곤 했다. 창문을 열어 놓으면 들판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도라지 꽃의 흔들림이 좋았다.
도라지의 꽃말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동안 세월이 흐른 뒤였다. “옛날 사랑하던 처녀와 청년이 있었는데 청년은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먼 중국으로 미래를 위하여 떠났다. 그러나 그 청년은 돌아오지 않았다, 처녀는 그를 기다리다 백발이 되어 죽게 되었는데 그곳에 도라지 꽃이 피게 되었다.” 라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도라지 꽃이며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이 붙여졌다.
도라지 꽃도 예쁘지만, 그 뿌리는 많은 영양소로 그득하다. 섬유질로 이루어져 위에 부담이 없으며 당질, 철분, 칼슘이 많고 사포닌이 함유되어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쓰인다. 봄과 가을에 캐서 도라지 뿌리는 여러 조각으로 쪼개어 나물로 만들어 먹는다. 살짝 데 처서 싱겁게 먹거나 아니면 붉게 묻혀 날것으로 먹는다.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고추장 등에 붉게 묻혀 날로 먹는 것이다. 밥을 한 수저 뜨고 붉게 양념에 무친 도라지나물을 한 젓가락 먹으면 아삭아삭한 맛은 맛도 맛이지만 소리로도 먹는다. 그 씹히는 촉감도 그렇지만 입맛을 한층 북돋아 준다. 그래서 비슷한 부류의 연근, 우엉의 나물도 좋아한다, 어쨌든 도라지는 꽃과 뿌리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데가 없다
도라지 꽃은 한국적인 멋이 풍기는 꽃이다. 도도한 듯 당당하면서도 수줍은 듯 고운 자태를 뽑낸다. 한복 입은 여인의 모습처럼 멋스럽다. 그래서 나는 도라지 꽃을 사랑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이재동 척추관절센터장은 비만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오랜 기간 연구를 해왔다. 살 찐 형태에 따라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전신 비만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각 체질에 맞는 다이어트법을 알아보자.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체형별 비만관리 핵심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1. 중년 다이어트의 중요성 2. 체형별 다이어트 생활습관 3. 체형별 다이어트 식이요법 4. 체형별 다이어트 운동요법
1 소식(少食)과 다작서식(多嚼徐食)
‘一無二少三多...’ 라는 말이 있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첫째, 금연이 중요하며 둘째, 식탐과 술을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다이어트도 식욕을 줄여 소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만은 소모되는 에너지보다 섭취한 에너지가 더 많을 때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천천히 많이 씹는 방법이다. 음식을 먹고 배부른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최소 15~20분 정도가 걸리는데 저작 운동 시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하여 포만감을 더 일찍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위와 십이지장의 경계인 유문은 1mm 이하로 분해되어야 넘어갈 수 있는데 만약 충분히 씹는 과정 없이 위만 이 분해 과정을 담당하면 위염 등의 질병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30번 이상 꼭꼭 씹어 천천히 먹게 되면 위염을 예방할 수 있고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
< Tip 천천히 먹는 것 (多嚼徐食)-30번 이상 꼭꼭 씹어 먹기 >
음식을 먹어 위가 가득 찬 것만으로는 배가 부르다고 느끼지 못한다. 배가 부르다고 느끼려면 먹은 음식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고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액 속을 돌아다녀야 한다. 혈액 속에 포도당이 흡수되어 혈당이 상승해야 뇌는 위가 “나 이제 꽉 찼어 배불러”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음식을 먹고 배부른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최소 15~20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빨리 먹으면 배가 부른데도 배부름을 느끼지 못하여 실제로 더 많이 먹게 되어 복부 비만의 적이 된다. 단물이 나올 때까지 천천히 30번 이상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2 고단백 식이(食餌)
소식은 하되 먹지 않고 굶어 살을 빼는 다이어트를 할 경우 다이어트 후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면서도 특히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줄이고 고단백 식이를 하였을 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닭 가슴살, 콩, 흰 살 생선과 같은 고단백 식단을 하는 것이 좋다. 같은 열량이라도 고단백 식사를 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체중이 두 배나 많이 빠졌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3 아침은 여왕처럼, 점심은 공주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아침은 바쁘므로 간단하게 먹거나 건너뛰고 저녁은 한 상 가득 푸짐하게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침을 먹지 않게 되면 점심시간 전까지의 공복감으로 간식을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간식은 보통 식사 열량의 몇 배나 될 수 있으며 트랜스지방이 많이 든 식품이 대부분이라 곧바로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저녁때 과식을 하게 되면 식후 에너지 소모가 적어 쉽게 살이 찔 뿐 아니라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수분 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붓는 원인이 된다. 특히 야식 습관을 가진 경우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도 혈당조절이 힘들어 내장과 간 등에 지방으로 쌓여 비만이 되기 쉽다. 이는 또 고지혈증을 비롯해 고혈압, 당뇨병, 관상동맥 질환까지도 야기시킬 수 있다. 이밖에 야식은 신체 전체에도 이상을 부른다. 잠자리 시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안의 음식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염이 발병하기도 하고, 수면 시간이 미뤄져 만성피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비만환자의 42%가량이 야식 습관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저녁은 최대한 거지처럼 먹고, 약간 배가 고픈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고, 대신 다음날 아침을 든든하게 먹자.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량은 3:2:1 정도가 적당하다.
4 비타민, 미네랄, 견과류 3단콤보
비타민과 미네랄은 비록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수백만 가지 화학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여 에너지 대사가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쉽게 말해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 수많은 화학반응 과정을 거치면서 에너지로 사용되어야 살이 빠지는데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에너지로 바뀌지 못하므로 살이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토마토, 당근, 버섯과 같은 과일과 채소를 통해 칼슘, 비타민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과일과 채소는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되게 한다. 식이섬유도 함유하고 있어 장 기능을 개선시켜 변비에도 효과가 좋다. 또한 잣, 호두, 해바라기씨, 홍화씨, 아몬드, 땅콩 등 견과류를 매일 꾸준히 먹는 것도 좋다. 이 식품들에는 내장과 내장 사이에 끼어서 좀처럼 빼기 힘든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녹여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리놀레산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공복 시에 매일 10~20알 정도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 Tip 비만에 좋은 물 마시기 >
물은 몸무게의 60%를 차지하고 인체 내 순환 기능, 배설 기능, 체온 유지를 통한 항상성 유지 등 많은 생리적 역할을 하는 소중한 존재이다.
보통 성인은 하루 평균 1∼2ℓ(8∼10잔)의 물을 별도로 보충해 주는 게 적당하다. 수분 섭취량이 적으면 대변이 굳어져 변비가 될 수 있으며, 피로 누적과 비만을 부를 수 있다. 피로 해소를 위해서는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이 원활하게 배설돼야 하는데, 소변, 땀, 대변의 주원료인 물이 부족해 배설이 잘 이뤄지지 않아 체내에 독소가 쌓여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하루에 8~10잔씩 물만 잘 마셔도 건강을 지키고 살을 뺄 수 있다. 다만 식사 중에 마시는 물은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상승시키기 때문에 비만을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단 커피와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이 강해 상당량의 수분을 배출할 수 있고, 음료수에 첨가된 설탕, 카페인, 나트륨, 산성 성분 등의 첨가물은 열량이 높아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생수로 마시는 것이 좋다.
5 체형별 다이어트 식이요법
상체 비만 : 상체 비만은 비뇨생식기의 문제로 몸에 음의 에너지가 부족해서 기운이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어깨나 팔뚝이 굵어지는 체형으로 기운을 끌어내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음기를 보강해줄 수 있는 찬 성질의 음식이 좋다.
대표적으로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대부분 좋고 또한 마른반찬보다는 물기가 많은 탕 종류의 음식이 좋다. 좋은차로는 산수유차 구기자차 보리차등이다.
하체 비만 : 하체 비만은 소화기의 문제로 우리가 음식을 100이라는 양을 먹으면 70%는 소화되고 나머지 복부에 그냥 쌓이기 때문에 하체 비만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체형은 속을 따뜻하게 해주며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 좋다. 대표적으로 찹쌀로 된 음식은 대부분 좋으며 밀가루 음식은 성질이 차기 때문에 좋지 않고 차로는 인삼차, 생강차, 계피차 등이 좋으며 특히 탄산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전신 비만 : 전신 비만은 전신에 에너지를 보내주는 순환기능의 문제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음식량을 줄여 소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순환장애로 몸에 노폐물이 쌓이기 때문에 음식은 이뇨작용이 많은 호박이나 율무가 들어가는 음식이 좋고 특히 율무는 밥이나 선식이나 차로 마셔도 좋다. 이외 녹차나 박하차 등도 전신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