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5~21일) 60세 이상 코로나 확진자는 7089명으로 전체 확진자(1만9968명)의 36%에 달했다. 이는 4주 전 60세 이상 발병 비율인 21%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60세 이상 중증 환자 비율도 72%에서 87%로, 사망자 비율은 88%에서 95%로 올랐다. 고령층의 면역 확보를 위해 방역 당국은 이들의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시기를 기본접종 완료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줄였다.
21일 0시 기준 18세 이상 접종 완료율은 90%를 넘었지만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요인으로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사회적 이동량이 많아진 것과 함께 고령층의 돌파감염이 꼽힌다. 예방접종 면역 효과가 예측보다 빨리 감소하면서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방역 당국이 백신의 ‘중화항체가’(바이러스의 감염을 중화시켜 예방 효과를 유도하는 항체량)를 분석한 결과, 화이자 접종자는 접종 완료 후 5개월,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는 3개월까지 항체의 양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접종 후 3~5개월까지 항체가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이후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60~74세가 맞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시간이 흐르며 항체가가 상대적으로 빨리 줄었다. 델타 변이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2주 후 338이던 항체가가 5개월 뒤 168로 떨어진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접종 2주 후 207이던 것이 3개월 뒤에는 98까지 하락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접종 완료 5개월 후’와 ‘부스터 샷 7일 후’의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분석한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부스터 샷을 접종한 사람은 5개월 전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보다 감염 및 합병증 위험도가 93%나 낮았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또한, 중증질환 위험도는 92%, 사망 위험도는 81%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방역 당국은 추가접종 시기를 당겨 조치를 취했다. 그동안 2차까지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던 정부가 부스터샷 확대로 정책 목표를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접종 효과 감소 정도와 감염·중증 진행 위험 등을 고려해 고령층과 요양병원 입원환자 등의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시기는 기본접종 완료 뒤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겼다. 50대 연령층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접종 간격은 5개월로 단축된다.
이처럼 백신 효과가 감소해 부스터샷을 시급하게 맞아야 할 사람은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AZ 접종 후 3개월 이상 경과한 사람은 461만 명, 화이자 또는 모더나 접종 후 5개월 이상 지난 213만 명과 얀센 접종자 중 3개월 이상 경과한 116만 명 등 총 790만 명 가운데 부스터샷을 이미 접종한 176만 명을 빼면 614만 명 정도가 현재 코로나 감염에 비교적 취약해진 상태다.
요양병원·시설 등 자체접종이 진행되는 대상자는 17일부터 단축된 간격에 따라 해당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추가접종이 가능하며, 26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추가접종 간격 단축에 따라 새롭게 추가접종 대상이 된 경우 22일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카카오·네이버 등으로 잔여 백신을 당일 예약해 접종할 수도 있다.
한편 추가접종 간격 단축에 따른 안전성 우려와 관련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기본접종 완료 후 4주(미국·독일 등)째부터 3차 접종을 받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라며 "추가접종 간격의 단축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 비해 돌파감염을 줄이는 예방 효과의 이득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예방접종 이후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정은경 청장은 "많은 국민께서 접종 후 이상 반응에 대해 불안해하고 우려를 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의학한림원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의료계 전문가들이 안전성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우리나라 신고 자료들도 분석하고 해외 동향도 분석해 이상 반응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보상과 지원을 확대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술 대중화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양정무(55) 교수는 서양미술사 연구자인 동시에 친절한 미술 안내자로서 출판과 강연, 방송 등을 통해 대중과 미술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신간 ‘벌거벗은 미술관’을 통해서 서양미술사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를 만나 미술의 가치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신간이 나올 때까지 8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이 책은 비평가로서 소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책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이하 난처한) 시리즈와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잠시 보류하다가 이제야 출간했다. 긴 레이스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의미도 있지만, 비평가로서의 근육을 굳지 않게 하려고 썼다. ‘난처한’ 시리즈가 서양미술사의 길잡이라면, 이 책은 서양미술사의 민낯을 다룬다. 미술사로 본 미술의 가치, 박물관과 미술관의 역할, 초상화 속 무표정의 의미 등 늘 고민했던 질문에 대해 스스로 찾은 답을 책으로 풀어냈다. ‘난처한’ 시리즈에서 못 했던 얘기를 쿠키 영상처럼 이 책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미술사를 다룰 때 사상, 시대, 공간 등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책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고전 미술, 표정, 박물관과 미술관, 팬데믹 같은 키워드를 통해 미술사를 조명한다.
“이 책이 미술을 이해하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됐으면 좋겠다. 결정적인 조각을 맞출수록 퍼즐이 완성에 가까워지듯, 이 책이 미술에 다가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볼 수 없는 흥미로운 미술사를 조명하되, 미술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 들어 근엄한 표정의 초상화는 당시 지배 세력의 엄중한 권위를 세우기 위한 수단이었고, 박물관은 해외에서 약탈한 보물을 보관한 수장고였다. 결국 미술은 화가의 고유한 개성으로 읽을 수 있지만, 더 넓은 시야로 보면 시대를 담는 그릇이다. 미술을 본다는 것은 시대를 읽는 동시에 줄기처럼 뻗어가는 역사를 읽는 일이다.”
일상을 깨는 상상력의 세계
그는 스스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 불렀다. 그가 미술의 세계에 빠진 것은 어린 시절 우연히 본 백과사전의 삽화 때문이었다.
“우리 맘속엔 누구나 하나의 예술가가 살고 있다. 아이들을 보면 자신이 가진 날것의 느낌을 낙서로 보여준다. 나 역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백과사전의 삽화에 우연히 마음을 빼앗긴 이래 미술 덕후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 한마디로 하면 성덕이다. 미술과 역사를 좋아해서 미술사학자의 길을 가게 된 것도 있지만, 미술은 일상을 깨는 새로운 세계였다. 달나라를 동경하는 우주비행사의 느낌이라고 할까? 지금까지 내게 미술이란 우주는 새로운 지적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이었다.”
서양미술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을 위해 갔지만, 그에게 그곳은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영국에서 유학할 때 학교 근처의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에 매일 등교 전에 한 번, 하교 후에 한 번은 무조건 들렀다. 집 가는 길에 있던 내셔널갤러리(The National Gallery)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들르는 필수 코스였다. 당시 주재원, 교수, 기자,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운영했다. 같이 수업 겸 토론도 하고 박물관이나 소규모 미술관을 다니면서 다각도의 해설을 들려주는 역할을 맡았다. 인기가 나름 좋아서 한국에 못 돌아올 뻔했다.(웃음) 그 경험이 수업이나 강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미술이듯,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감염병’이란 키워드다. 팬데믹 이후 미술은 어떻게 변할까?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대규모 인원이 죽자, 다양한 계층에서 미술을 통한 추모를 기획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미술의 대중화에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도 비슷하다. 코로나19 이후 미술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면서, 미술관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미술을 통한 심리적 위안과 치유의 힘이 다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예술을 하는 사람의 태도를 더욱 진지하게 만들고, VR을 활용한 비대면 관람이 주된 체험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미술은 비주얼의 언어
또한 비주얼 리터러시(Visual Literacy)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술은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그리는 장르다. 워낙 직관적인 영역이라, 그것을 언어로 풀면 어렵게 느껴진다. 가령 외국어는 알파벳, 맞춤법, 띄어쓰기 등 여러 가지를 익혀야 비로소 통달할 수 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하나의 세계에 더 다가가는 일이다. 미술도 그 과정은 어렵지만 보는 훈련을 잘한다면 이전과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잘 체득하면 시각적인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결국 비주얼 리터러시를 통해 우리는 이미지를 읽을 수 있는 또 다른 눈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미술 입문자를 위한 조언과 더불어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전통과 역사에 관심 있는 시니어들이 미술사에도 관심이 많은데, 입문자가 미술을 즐기려면 한 발짝 떨어져 볼 줄 아는 여유도 필요하다. 특히 미술관의 이미지를 무겁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미술관만큼 카페나 문화시설이 잘 갖춰진 곳도 드물다. 미술을 감상하지 않아도 좋으니 미술관을 친숙하게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론 이제껏 배우고 익힌 바를 토대로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난처한’ 시리즈 번역본을 통해 이제껏 구축해온 관점을 서양인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미술사학자로서 “미술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라고 했다. 그는 명작의 위대함보다 미술에 담긴 고뇌와 고민, 좌절을 읽으면서 인간과 삶에 대해 배웠다. 결국 미술은 시대의 그늘을 읽는 일인지도 모른다. 좌절은 원동력이 되고, 어두운 그늘은 때론 위안의 공간이 된다. 미술 안내자인 그가 구축하는 미술의 그늘 속에서 더 많은 이들이 쉴 수 있기를 기대하며 마친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이 확대되면서 국제선 항공 탑승객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이용자 수는 31만 3106명으로, 29만 1959명을 기록했던 9월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다. 국내 항공사들이 휴양지를 중심으로 운항을 재개하고 신규 취항에 나서고 있는 만큼 향후 탑승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직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일부 국가에 한정돼있고,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현재 일반 여행객들은 30개국에 방문할 수 있다. 9일 마이리얼트립 ‘해외여행 스캐너’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행 목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등 30개국이다. 이들 중 사이판, 홍콩, 몽골, 캄보디아, 스웨덴을 제외한 25개국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격리 없이 방문할 수 있다.
특히 시니어들이 안전하게 다녀올 만한 여행지는 하와이, 괌 등 휴양지와 치안이 좋고 백신 접종률이 87.5%로 높은 아랍에미리트 등이다. 캐나다도 좋은 여행지 후보다. 세계 생활비·여행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넘비오(Numbeo)’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는 안전 지수 점수 84.65점으로 135개국 중 3위, 캐나다는 58.81점으로 5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73.14로 21위였다.
개별 국가에 따라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국가도 있고 승인하는 백신의 종류도 다르니 여행 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나 방문국 대사관을 참고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
여행객들은 억눌렸던 여행 욕구를 해소할 수 있게 됐고 항공·여행업계는 국제선 업무를 재개할 수 있게 된 데 대해 반색하고 있다. 하지만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행객이 늘어나는 상황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을 시행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늘고 돌파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경계하고 있다. 외교부는 오는 13일까지 유효한 해외여행 특별여행주의보 연장 여부를 내부 검토 후 발표할 예정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지난해 발표돼 이미 수차례 재발령·연장된 바 있다.
이우성 외교부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된 만큼 해외여행을 서서히 완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히며 “다만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를 둘러보다가 오랜만에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를 봤다. 작품에서 화 한 번 내지 않을 것 같은 털털한 인상의 주인공 정원은 극 중 두 번 화를 낸다. 이 가운데 두 번째 화를 내는 장면에서 정원은 어떻게 비디오를 틀어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아버지에게 비디오 재생 방법을 반복하여 알려주지만 아버지는 이를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이 장면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비디오 하나 재생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울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정원의 아버지에게 비디오란 지금의 인터넷 뱅킹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사람들은 조금 더 편한 삶을 위해 스마트폰과 인터넷 뱅킹 등 IT를 활용한 여러 장비와 서비스를 고안했다. 하지만 세상은 오히려 점점 더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예전 같으면 그냥 은행에 찾아가는 ‘아날로그 맨’이 되어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 앞에 개인은 힘이 없다. 현금 결제가 기본이었던 전통시장은 생존을 위해 제로페이와 카드 기기를 놓기 시작했다. 은행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점포를 줄이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한국은행조차 은행 점포의 감소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제지할 정도다.
필자는 산업 매체에서 이차전지를 주 취재 분야로 삼으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이차전지 시장조사 업체에서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이차전지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전기자동차 외에도 이제 우리의 분신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휴대전화, 최근 유행하는 무선 이어폰까지 모두 이차전지의 주요 시장이다.
동시에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과연 세상의 이로움에 기여하고 있는가?
몇 해 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환경을 지키겠다며 스마트폰에 포함되어 있던 충전 케이블을 제공하지 않기 시작했다. 덤으로 어느 순간부터는 유선 이어폰까지 제공하지 않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을 듣기 위해 꽂기만 하던 이어폰을 쓸 수는 있다. 아직까지는. 그러나 이것도 사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기업들은 환경보호를 말하지만 사실은 스마트폰 제품의 제조 비용을 줄이고, 액세서리 구매로 인한 부차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가까운 미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무선 충전으로 충전하라며 아예 단자가 없는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이젠 선택의 여지 없이 유선 이어폰 대신 무선 이어폰을 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몰라 헤맬 것이다. 단순하게 살 권리가 사라지고 있다.
너무 앞선 걱정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배터리 탈착형 스마트폰의 장점을 강조하다가 슬그머니 일체형 스마트폰을 내놓은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을 떠올려보자. 이제는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대신 충전기를 끼워야 한다.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수리센터에 가서 전지를 교체해야 한다. 소비자는 선택권을 박탈당했다. 이런 전례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드웨어(HW)의 측면에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개인용 IT 단말기, 즉 스마트폰의 HW는 소프트웨어(SW) 측면에서 폭넓은 다양성을 지원한다는 데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실버폰’이라는 이름의 제품이 따로 나왔던 과거 피처폰 시대와는 또 상황이 달라진 셈이다.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기존 스마트폰을 활용한 장년 및 노년층의 접근성을 높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구형 스마트폰을 활용한 아동용 스마트폰 제품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스마트폰의 UI 외에도 다양한 시스템의 접근성 확보 방법이 필요하다. 가까운 예로 ARS 방문 인증을 볼 수 있다. 현재 2년째 전 세계를 강타 중인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는 QR인증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QR 외에도 우리는 ARS 전화 인증 방식을 병행한다. ARS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그 전화번호를 목록화하여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다. QR 체크를 어려워하는 고령층에게 이는 아날로그식 인증 방법인 셈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이용한 디지털 인증, 어디서 들어본 방법인 것 같다면 정답이다. 바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을 뜻하니 디지로그(Digi+log)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장년층 이상의 문화 코드에 알맞은 아날로그 감성의 시스템을 만든다면 장년층이 필요로 하는 첨단 서비스를 보다 편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며 장년층 이상 세대는 앞으로 사회생활을 지속하며 생산 활동과 소비 활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들에게 최적화된 IT 접근성은 곧 첨단 서비스에 대한 소비층의 확대를 의미한다. 앞선 전통시장의 예에서 밝혔듯 이들 역시 생산 활동을 위해, IT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들에 대한 IT 접근성 확보는 이제 IT 업계에는 시장 확보, 정부에는 기본권 보장과 같은 의무 사항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30대 초반으로 나온 정원의 세대는 지금쯤 50~60대에 접어들었다. 이들은 이제 비디오 재생 대신 복잡한 액티브엑스를 깔며 인터넷 쇼핑 또는 인터넷 뱅킹을 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방문인증 및 접종인증을 하며 IT 접근성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정원의 아버지처럼 자녀 세대에 계속해서 부탁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부모에게 최신 기기 사용법을 매일 가르쳐주거나 대신 해줄 수 있는 세대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거의 사라졌다. 편리해 ‘보이는’ 세상이 아니라 남녀노소가 ‘편리하게’ IT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본다.
지난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되면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가 29일 공개한 계획에 따르면 일상회복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1차 개편에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 2차 개편에 대규모 행사 허용, 3차 개편에 사적 모임 제한을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한 단계를 4주간 운영한 뒤 평가 기간 2주를 걸쳐 중대본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지 결정한다.
현재 진행 중인 1차 개편 단계에서는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에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진다. 사적 모임 인원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다. 다만 식당과 카페에 한해 백신 미 접종자는 4명 이하만 모일 수 있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되지만 은행 영업시간 단축은 당분간 그대로 진행된다. 금융권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지 않았으므로 영업점 영업시간은 오전 9시 30분 ~ 오후 3시 30분까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고령층 보호 조치는 계속
일상회복을 위한 단계를 밟으면서도 고령층 보호에는 힘쓸 전망이다.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고령층의 모임에 따른 위험이 있는 곳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만 출입이 허용된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도 백신 접종자만 접촉 면회가 허용된다.
아울러 고위험군, 고령층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도 추진된다. 10월부터 면역이 낮은 이들과 60세 이상 고령층,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해 추가접종을 시행 중이다. 보건복지부 계획에 따르면 11월 중에는 돌파 감염과 중증사망 위험을 고려해 50대 대상으로도 추가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재택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경구용 치료제도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MSD 사와 20만 명분 구매계약을 맺었고, 10월에는 화이자와 7만 명분 선 구매 약관을 체결했다. 보건복지부는 다국적 제약회사 임상 진행 상황과 관련 기관의 승인 여부를 관찰해 13만 4000명분 선 구매 계약을 확정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위드코로나 이행계획에 따르면 새로 도입될 경구용 치료제는 기저질환 및 고령 등 고위험 요인을 가진 코로나19 경증·중증 환자에 처방될 예정이며, 이후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가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화생활 위한 소비할인권 지원
정부는 오랜 거리 두기로 피로감이 누적됐을 시민들을 위해 각종 문화생활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 영화, 전시, 숙박, 여행, 프로스포츠, 실내체육시설 등 7개 분야에 대한 소비할인권을 지원한다. 이 중 영화와 프로스포츠는 고령자 전용 할인쿠폰을 따로 발급하고 있다.
영화 관람 시 6000원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 할인권은 영화관 경로 우대 할인과 중복할 수 있다. 다만 중복 할인받더라도 1000원 이상은 결제해야 한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홈페이지, 모바일 앱에 로그인한 후 이벤트 게시물로 들어가면 쿠폰을 내려받을 수 있다.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지역 단관극장에서도 할인권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요일, 모든 시간에 쓸 수 있으나 2D 영화에만 적용된다.
프로스포츠는 4개 종목(축구·야구·농구·배구) 티켓 5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관련 게시물이 있다. 해당 게시물에 접속하면 할인쿠폰 발급처로 이동할 수 있다. 1회 이용 시 최대 7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할인권은 3회차에 걸쳐 발행한다. 11월 1일 ~ 11월 15일까지가 1회차, 11월 16일 ~ 12월 5일까지가 2회차, 12월 6일 ~ 12월 31일까지 3회차다. 회차당 2매씩 총 6매를 발급받을 수 있다.
2016년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1579명을 대상으로 ‘아파도 참고 출근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87.1%가 ‘있다’고 답했다. 특히 부장급은 88.2%로 평균을 웃돌았다. 기업에서 부장급 이상인 중장년은 건강을 신경 써야 하는 나이지만, 많은 업무와 대체인력 부족으로 인해 아파도 휴가를 내기 어렵다는 것.
아픈데도 참고 출근한 이유로는 ‘대신 일해줄 사람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51.2%로 가장 높았다. ‘출근하는 게 차라리 속이 편해서’는 46%로 바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동료들에게 피해가 갈 것 같아서’, ‘업무가 너무 많아서’, ‘그날 꼭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등이 각각 30.2%, 28.4%, 23.8%로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64.7%가 병가를 내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64.5%는 병가 중 무급이어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법령에 따른 법정 병가제도가 없다. 근로자와 기업 간 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의한 약정 병가제도만 운용 중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과 장기화로, 아프면 쉴 권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확산되면서 상병수당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와 관계없는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때,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소득을 일정 부분 보장해주는 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상병수당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상병수당 도입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일자 정부는 상병수당 제도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2022년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 보건복지부는 ‘상병수당 제도기획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국형 상병수당의 기본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자문위원회에서 “상병수당은 감염병 예방뿐 아니라 질병과 빈곤의 악순환을 방지하고, 근로자가 건강하게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편적 건강보장 달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제도”라고 밝히고, “활발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여건과 상황에 맞는 상병수당 제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시범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2022년 정부 예산안에 상병수당 사업 예산으로 110억 원이 편성됐다. 내년 7월부터 6개 지역에서 263만 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정부는 6개 지역을 2개씩 묶어 3개 유형의 상병수당 제도를 따로 시험할 예정이다.
이 3개 유형은 다음과 같다. 질병⋅부상으로 일할 수 없을 때 7일을 넘는 기간에 대해 최대 90일까지 지급하는 모형 1, 4일을 초과하는 기간에 대해 최대 120일까지 지급하는 모형 2, 입원했을 때 3일을 초과하는 입원이나 이원 관련 외래일수에 대해 최대 90일까지 지급하는 모형 3이다.
지급액은 하루에 4만 1860원으로, 최저임금의 60% 수준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제노동기구(ILO)가 1969년 상병급여협약을 통해 상병수당 지급 액수로 ‘종전 소득의 60%’를 기준으로 제시한 점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상병수당의 체계적인 제도 설계에 대한 국회의 주문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 “누가, 얼마나 아플 때,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상병수당을 지급하고, 그 재원부담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상병수당제도를 운영해 온 해외사례를 참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를 설계·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병수당 지급 조건과 기간이 모두 다르게 설정된 각 유형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상병수당 제도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독감 백신 접종 정책은 지난해 홍역을 치렀다. 안전성 논란이 언론을 통해 확대되면서, 접종 대상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나 실제로 백신 이상반응으로 인한 사망사고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 “독감 백신 안전성 확인”
지난 21일부터 만 65~69세(1952~1956년 출생) 노인을 대상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70~74세 고령자는 18일, 75세 이상 고령자는 12일부터 접종에 참여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8일 특집브리핑에서 "겨울철 독감 감염으로 인한 중증, 사망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지난해 불거진 독감 백신 안전성 논란으로 독감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가을 독감 예방접종 당시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등 백신 품질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100건이 넘는 사망신고가 접수돼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1월 질병관리청(질병청)이 발간한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사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신고된 사망사고 모두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역학조사 결과 모든 사망자에게서 사망 당시 백신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고, 심·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폐질환, 만성신부전 등 기저질환이 사망 원인으로 지목됐다. 부검에서도 대동맥박리,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발견됐다.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음에도 사망신고 건수가 늘어난 원인에 대해 질병청은 ‘불안감’을 꼽았다. 질병청은 “접종 초기에 상온 노출 문제 등이 생기면서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졌고 이것이 신고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임산부 등 독감에 취약한 고위험군은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면역력이 약한 이들 고위험군은 자칫 독감 합병증 등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청이 고령층의 사망 경향을 보기 위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5세 이상 연령군의 사망률을 살펴본 결과, 백신을 접종한 이들보다 미접종군의 사망률이 6.2~8.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감 예방접종 유형은 ‘3가 백신’, ‘4가 백신’으로 구분되는데, 올해 예방접종사업에 사용하는 백신은 4가 백신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등으로 나뉘는데, 사람한테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A형과 B형이다. 3가 독감백신은 2종류의 A형 바이러스와 한 종류의 B형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4가 백신은 3가 백신에 B형 1종을 추가로 예방한다.
코로나19 백신과 동시 접종 가능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도 함께 이뤄져 일부 대상자 사이에서는 “두 가지 백신을 모두 맞아도 되나”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동시 접종으로 이상반응이 생기거나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은 “동시에 맞아도 문제가 없을뿐더러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는 11월부터는 코로나19에 독감까지 유행하는 트윈데믹(비슷한 두 개 질환 동시 유행) 가능성도 커지니 두 가지 모두 접종하는 게 좋다”라며 접종을 권고했다.
두 종류의 백신 접종 시 일정한 접종 간격을 두어야 할 필요는 없다. 지난 8월,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코로나19와 독감 백신을 접종할 때 백신 간 접종 간격을 두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코로나19 백신과 독감을 비롯한 여타 백신의 접종 간격을 최소 14일간 둘 것을 권고해왔는데 이를 변경한 것이다.
다만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기준 변경이 ‘연달아 맞아라‘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특정 백신 접종 후 발열, 통증 등 의미 있는 이상반응이 나타난다면 호전된 후 접종하는 등 환자 개개인이 편안하고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시점에 접종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슬픈 일일수록 알리고 나눠야 한다는 핑계로 허례허식만 늘어난 우리나라 장례·추모 문화가 코로나19와 맞물리면서 변화하고 있다. 감염 우려로 인해 접객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의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추모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장례 문화가 과도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80.9%가 ‘우리나라의 장례문화는 소모적인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장례 준비 및 절차에 따른 경제적 부담, 추모보다 접객에 치우친 문화 등 관례에 얽매여 피로감이 쌓인 데 따른 응답으로 해석된다.
한겨레두레협동조합연합회는 복합장례 공간 ‘채비’를 마련해 조합원을 대상으로 삼일장을 간소화한 ‘1일 가족장’과 빈소 임대료·식대를 없앤 ‘무빈소 가족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1일 가족장은 채비에 빈소를 차려 하루 동안 직계존비속을 비롯한 친인척을 초대해 고인을 기리고 추억을 나눈다. 무빈소 가족장은 일회성 추모식을 진행한 후 장례를 마무리한다.
고인이 운명한 직후부터 부고하고 빈소가 차려지면 정신없이 조문받기에 치우친 장례식 대신 오롯이 가족들끼리 진심으로 지나간 이를 기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김기혁 채비 홍보팀장은 “코로나19와 시기가 맞물리면서 의식은 간소하게 하고 추모와 애도가 중심이 되는 고인 중심의 장례식이 더욱 성행하고 있다”며 “국내 상조 회사가 이익을 독식하는 불합리한 구조의 개선을 위해 장례용품의 원가를 공개하고 공동 구매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상조 회사와는 달리 불필요한 품목을 제외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추모·성묘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양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623개의 국내 장사시설에선 코로나19에 따라 성묘객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성묘·추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흥원이 위탁 운영하는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 누리집을 통해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유족들이 직접 고인에 대한 온라인 추모관을 만들고, 차례상·분향·헌화·사진첩 등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현실(VR) 조문·추모관 서비스 업체 별다락은 3D 모델링으로 만든 샘플 조문·추모관을 자체 누리집에서 선보였다. 별다락은 코로나19로 인해 조문조차 꺼려진 상황에서 누구나 빈소를 방문할 수 있도록 무빈소 온라인 장례식을 기획했다. 박수인 별다락 대표이사는 “장례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납골당 예약과 방문이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고자 서비스를 만들었다”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어 “현재 부고장 서비스와 함께 메타버스 추모관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선 안정적인 3D 화면으로 추모관을 볼 수 있게 구축하고, 이후 가상공간 안에서 아바타가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면역은 필수인데, 잘못된 상식과 습관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고, 올바른 면역 상식을 소개한다.
면역력은 높을수록 좋을까? No!
높은 면역력을 건강의 지표로 여기지만, 오히려 독이 될 때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의 상태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현상으로 잘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이 바로 그 예다. 사이토카인 폭풍 외에도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은 면역 과잉으로 인한 대표적인 사례다.
고기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No!
치아와 잇몸이 약한 시니어는 씹기 힘들고 소화가 어려워서 육류 섭취를 꺼린다. 하지만 육류를 통해 섭취하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50세 이후 단백질을 체중 1kg당 하루 1.2g 정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면역력 향상에 찬물 샤워가 좋다? Yes!
찬물 샤워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찬물 샤워를 하면 백혈구 수가 늘어나고, 이는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찬물 샤워는 혈액 속도를 느리게 만들기 때문에 노인, 심장병 및 고혈압 환자는 피해야 한다.
저체중은 감염병에 취약하다? Yes!
저체중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다. 특히 저체중 노인은 영양소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면역 세포의 기능이 약해지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백신 후유증 클수록 면역이 생긴다? No!
백신의 부작용과 효능은 무관하다. 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이상 반응의 정도에 따른 백신 효과의 차이는 없었다.
수면이 백신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 Yes!
수면이 백신 효과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이런 효과는 독감 주사, H1N1 독감 주사,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주사에서도 관찰됐다. 백신 접종 당일에는 평소보다 수면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Exhibition
◇에릭 요한슨 사진전 Beyond Imagination
일정 2022년 10월 30일까지 장소 63아트
스웨덴을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다. 그의 작품은 여타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다. 그는 작품원(園)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를 사진 속에 가능한 세계로 담아낸다. 요한슨은 상상의 풍부함이나 표현의 세심함, 특히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에 관한 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디어로 탄생한 요한슨의 작품을 입체적으로 느껴볼 수 있으며, 다양한 연출로 구성된 여러 포토존을 통해 에릭 요한슨의 작품 속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요한슨은 해학과 풍자를 내포한 현실 세계에 대한 비판과 상충적 개념의 이미지 충돌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안겨준다.
◇상상의 정원
일정 11월 28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상상의 정원’은 조선 후기 ‘의원’(意園) 문화에서 탄생했다. 18~19세기 조선의 문인들은 경제적 형편에 제한받지 않고 마음껏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의원, 즉 ‘상상 속 정원’을 경영했다. 동시대 ‘의원’을 염두에 둔 이번 덕수궁 프로젝트에서 작가들은 정원의 역사, 실천을 다시 생각하면서 다양한 초점을 지닌 열린 정원을 만들어낸다.
각 작품은 자체로 이야기가 있는 하나의 정원이면서 동시에 서로 조화와 긴장 관계를 이루며 더 큰 정원을 구성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 정원은 기존의 자연을 최대한 살리면서 담의 안과 밖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인위적인 조경을 최소화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도록 조성해 동선도 자유롭다. 방문객은 다음에 이어지는 작품 설명 순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마치 전통 정원을 산책하듯 덕수궁을 느긋하게 거닐며 작품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Book
◇50 이후, 더 재미있게 나이 드는 법 (스벤 뵐펠·갈매나무)
우리는 100세 인생이 더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은 이제 괜한 수사가 아니다. 밀라논나도 윤여정도 청년들의 롤모델을 넘어 자신의 분야에서 인생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50대라고는 믿기 힘든 ‘동안’을 자랑하는 셀럽들의 이야기가 이제 놀랍지도 않으며, 50은 인생의 고작 절반을 상징하는 숫자가 됐다.
50세 이후, 즉 중년이 길어지고 있다. 보통 70세가 가까워질수록 암과 심혈관 질환 또는 심리 질환 같은 문명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데, 이때 삶의 질은 50세 이후 기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나이 들어서도 자신을 가꾸며 젊게 생활하려는 ‘신중년’(Young-Old)으로서의 삶이 인생 후반기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독일에서 사회 경제 분야와 연계해 선구적으로 노화 연구를 개척해온 스벤 뵐펠(Sven Voelpel)은 중년의 건강관리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 ‘늙지 않는 7가지 공식’(마음가짐, 식사, 운동, 수면, 호흡, 이완과 휴식, 사회관계)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 학문 연구와 사례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방법을 담은 이 책은 2020년 독일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았다. 유튜브 등을 통해 그는 재치와 활력 넘치는 모습으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몸소 보여준다.
선구적 노화 전문가가 제안하는 과학적 일상 루틴 가이드에 따라, 인생 후반기를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보자.
◇다산의 철학 (윤성희·포르체)
빠르게 변화하며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내게 알맞은 속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만 급급한 우리에게 이 책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다산의 철학을 보여준다.
◇면역 습관 (이병욱·비타북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보완통합의학 권위자인 이병욱 박사는 이럴 때일수록 면역과 개인 위생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삶을 고치는 암 의사 이병욱 박사가 말하는 올바른 면역 습관에 귀 기울여보자.
◇나는 내 딸이 이기적으로 살기 바란다 (정연희·허밍버드)
“딸아 처음부터 너는 너였단다. 누구의 딸, 아내, 며느리, 엄마가 아닌 네 이름으로 살아가기를.” 눈부신 삶을 살아갈 사랑하는 딸에게 엄마로서, 한 시대를 먼저 산 여성으로서 ‘누구의 딸, 아내,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라는 애정 어린 당부를 전한다.
●Stage
◇지킬 앤 하이드
일정 10월 19일~2022년 5월 8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데이빗 스완
출연 류정한, 홍광호, 신성록, 윤공주, 아이비, 선민 등
국내 최초 스릴러 로맨스 뮤지컬로 150만 관객을 열광시키고 가슴 설레며 기다리게 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초판된 영국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을 ‘지킬과 하이드’라는 인물을 통해 조명하는 작품이다.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더불어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관객에게 강렬한 쾌감을 선사한다.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누적 공연 횟수 1410회, 누적 관객 수 150만 명,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95% 등 압도적인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리어왕
일정 10월 30일~2022년 11월 21일
장소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이현우
출연 이순재, 소유진, 지주연, 오정연, 서송희, 이연희 등
아름다운 시적 표현으로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아우르는 ‘리어왕’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압도적인 걸작이라 평가받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와 올해 데뷔 65주년을 맞은 연기의 거장 이순재, 대문호와 대배우의 역사적인 만남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출해온 이현우 교수가 기존의 공연에서 간과됐던 부분까지 면밀히 분석해 셰익스피어 본연의 ‘리어왕’을 선보일 예정이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일정 10월 8일~11월 21일
장소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연출 김봉건
출연 박해미, 김예령,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태항호 등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초연 직후인 1948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미국 남부 명문가 출신의 한 여성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급변하는 미국 사회, 특히 남부 상류사회의 쇠퇴와 산업화 이후를 다소 충격적으로 전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번 공연은 각색을 통해 주요 인물들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묘사해 더욱 밀도 높게 극을 이끌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