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입사동기와 퇴직연금 계좌를 서로 비교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주로 투자한 A씨와 달리 실적배당형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동료는 A씨보다 적립금이 1000만 원 이상 많았다. A씨는 퇴직연금을 너무 방치해둔 것 같아 우울해졌다.
우리나라에는 A씨 같은 사례가 많다. DC형과 개인형 IRP는 가입자가 투자를 통해 부족한 은퇴자금을 보완하는 제도다. 그러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대부분 원금보장형 상품 같은 저수익 자산에 투자한다. 원금보장형 상품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반면, 실적배당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지 않은 사례가 많아서다. 그런데 최근 국내 경제 발전과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크게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에 실적배당형 상품을 얼마나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 것일까? 먼저 세계 주요국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401K’는 2019년 말 기준 주식형 펀드 59%, 혼합형 펀드 28%, 채권형 펀드 11%, 단기금융펀드(MMF) 2%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주식 비중만 따지면 60~70% 정도다. 흔히 60% 이상이 주식에 투자된 펀드를 주식형 펀드, 60% 이상이 채권에 투자된 펀드를 채권형 펀드라고 한다. 혼합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혼합한 펀드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에서 확인한 영국의 퇴직연금 역시 자국 주식 16%, 해외 주식 29%로 위험자산 비중만 45% 이상이다.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지난해 5월 말 기준 국내 주식 17%, 해외 주식 22%이다. 헤지 펀드 같은 대체투자 12%까지 합치면 위험자산 비중만 51%에 이른다.
그런데 우리나라 퇴직연금 운영 상황은 이와 조금 다르다.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운용현황에서 실적배당형 상품은 수익률 10.67%를 기록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DC형과 개인형 IRP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DC형 퇴직연금에서 실적배당형 비중은 16.7%, IRP도 26.7%로 낮은 수준이다. 실적배당형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어도 절대적인 비중이 작아서 가입자가 수령할 퇴직연금이 크게 늘지 않은 셈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채권형 펀드 13조9000억 원, 주식형 펀드 8조6000억 원이다. 더구나 DB형을 제외하면 실제 DC형과 IRP의 주식형 펀드 평가금액은 약 7조9000억 원이다. DC형·IRP 총 평가액 101조6000억 원 중 8%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한 직장인의 퇴직연금 계좌에 적립금이 1억 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 금액이 800만 원 미만인 셈이다.
투자로 수익을 내서 퇴직연금을 불리고자 한다면 주요 선진국 퇴직연금과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투자전략을 따를 필요가 있다. 무작정 주식 비중을 늘리라는 얘기가 아니다. 보통 젊었을 때는 손실을 봐도 다시 일하면 되기 때문에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간다. 하지만 노후 자산으로 투자할 때는 안정성도 중요해진다. 적합한 비중을 찾기 위해선 연금시장에서 인기 있는 펀드인 ‘TDF(Target Date Fund)’를 참고하면 좋다.
TDF는 은퇴 시점을 설정해놓고 초기에는 위험 자산 비중을 높였다가 점차 줄이면서 관리하는 자산배분형 펀드다. 모든 TDF는 이름에 연도가 포함돼 있다. 예를 들어 2040년이 은퇴 시점인 사람에게는 이름에 ‘2040’이 포함된 TDF펀드 비중을 높이는 것이 적합하다.
투자 상품을 직접 선택할 때는 안정적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Exchange Traded Fund)’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은 장기투자로 시장수익률을 달성해야 한다.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두려움도 문제지만 시장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려고 하면 원금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ETF는 기초 지수 성과를 따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퇴직연금으로 투자하기에 알맞은 상품이다.
ETF는 코스피와 나스닥 같은 주가 지수의 성과를 따라가는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한 상품이다. 적게는 10개 내외, 많게는 400개가 넘는 회사 주식으로 구성된 '묶음 상품'이다. 개별 회사에 악재가 발생해도 크게 요동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최근에는 IRP 계좌를 활용한 해외 ETF 투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나스닥 100ETF, 중국 전기차 ETF 등이 대표적이다. IRP 계좌로 해외 ETF에 투자하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ETF에 대해서는 증권사 일반 계좌와 IRP 계좌 모두 매매차익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반면 해외 ETF를 증권사 일반 계좌로 매매하면 차익에 15.4% 세금을 부과한다. IRP 계좌로 해외 ETF를 매매하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IRP 계좌를 통한 해외 ETF 투자가 느는 추세다.
투자 가능 상품도 다양하다. IRP는 예금과 금리형 보험 등 원금 보장 상품뿐 아니라 ETF와 실적배당 보험, 상장지수증권(ETN), 리츠(REITs) 같은 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다.
다만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역외 ETF’는 IRP 계좌로 투자할 수 없다. 주가 지수의 2배 수익을 내거나 2배 손실을 보는 레버리지 ETF, 기초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에도 투자할 수 없다. 위험자산 비중이 70% 이내로 제한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액티브시니어로 오랫동안 일을 하며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다면 바랄 나위가 없다. 하지만 많은 시니어들의 현실은 경제력이 떨어지는 아더시니어에 속한다. 그러다보니 은퇴 후 자산과 소득 불균형 때문에 빈곤을 호소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진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2020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은퇴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6316만 원으로, 은퇴 전 가구의 5억8185만 원과 비교하면 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평균소득도 은퇴 전 6255만 원에서 은퇴 후 2708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은퇴하면 이전보다 소득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다.
은퇴한 시니어들의 자산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이다. 통계청의 ‘2020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가구주의 자산 비율은 부동산이 78.1%로 가장 높고, 저축액이 15.5%로 가장 낮았다. 모든 연령대와 비교해도 부동산 비율이 가장 높고, 저축액 비율이 가장 낮았다.
부동산은 유동성이 가장 낮은 자산이다. 특히 지금처럼 부동산 세금 부담이 큰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매년 내야 하는 보유세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양도세 등으로 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은퇴 가구주가 1주택자라면 부동산은 처분을 생각하기 어려운 거주 공간의 의미가 커, 쓸 수 있는 자산이 되지 못한다.
이렇듯 시니어가 은퇴하면 고정적인 소득은 사라지고, 가장 큰 자산인 부동산은 세금을 내며 보유하고 거주하는 기능만 재공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은퇴한 시니어들이 생계를 위해 심지어 폐지를 줍는 등 다양한 경제활동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KB경영연구소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발표한 은퇴설계서에서는 여러 기관의 설문조사를 종합해 노후에 충분한 생활비로 월 3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책정했다. '2020 은퇴시장 리포트'에서 제시한 은퇴 가구의 연간 평균소득인 2708만 원을 월별로 환산해보면 225만 원 정도로 75만 원 정도가 부족해진다.
은퇴 가구의 평균 소득 2708만 원 중 절반에 가까운 1249만 원이 이전소득이다. 이전소득은 연금과 같이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외로 들어오는 소득을 말한다. 이를 월별로 보면 100만 원 정도로 노후 생활비 300만 원의 3분의 1 수준 밖에 안 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시니어라면 은퇴 후 현금이 부족한 이른바 ‘캐시 푸어’가 되지 않기 위해 구체적으로 은퇴 이후를 잘 설계해야 한다.
KB경영연구원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발표한 은퇴설계서에 따르면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소득원천을 확보해야 한다. 배당주, 펀드 등의 방안도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안정적으로 현금을 획득할 수 있는 연금블록 활용방안을 소개한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여유 있는 노후생활을 영위하기에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마련해야 한다.
퇴직연금은 회사에서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에 대비해 일정금액을 적립한다.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상황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RP는 적립금 운용결과에 따라 연금수령액이 달라지는 만큼 자산군의 적절한 배분과 금융상품 선택이 중요하다.
개인연금은 대표적으로 연금저축이 있다. 낸 금액에 대해 매년 최대 400만 원까지 13.2%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연금저축을 들고 저축할 여력이 더 남는다면 IRP에 추가로 납입하는 것도 좋다. 연금저축과 합산해서 총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낸 금액에 따른 세액공제금액의 변화를 생각할 때 매년 700만 원을 넣을 경우 통상적으로 매년 92만 4000원을 감세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연금수입이 모자란다면 또 다른 연금블록인 셀프연금을 활용한다. 셀프연금은 모아둔 자산을 사적 종신연금에 가입하거나 은퇴자산을 알아서 운용하고 월 현금흐름을 창출해내는 방법이다. 주택연금을 통해 보유 중인 부동산을 현금화하는 방안도 있다.
이들 연금블록 외에 노후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우선 적금과 같은 고정적인 저축을 통해 여유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또 재취업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은퇴 전에 받고, 은퇴 후 제2, 제3의 직업을 통해 고정적인 소득을 얻는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퇴직 이후 ‘생애 목표’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은퇴 이후 삶에 필요한 구체적인 재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생 2막의 생애 목표를 잘 정리해야 한다. 은퇴설계는 자신의 늙은 모습을 떠올려야 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든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들의 리스트를 정리한다면 즐겁고 행복한 작업으로 바뀔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이 긴축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동성 공급을 줄이고, 과열된 자산 시장을 식히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시니어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 일부 매도 또는 종목 변경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위기에 매입한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시각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미국의 중앙은행이자 ‘세계의 중앙은행’으로도 불리는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앞서 사실상 긴축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테이퍼링은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첫 단계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7일 “연내 금리 인상 여부는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며 긴축에 대한 신호를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 1년 동안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했다. 이에 따라 높아진 유동성과 투자 열풍으로 시장의 자금이 여러 투자처에 흘러 들어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거나 주식에 투자 또는 생활 자금에 돈을 보탠 사람들의 이자 비용이 상승한다. 이에 따라 투자처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자산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주식 시장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타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월급과 같은 고정 수입이 상대적으로 늘기 어려운 시니어들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과거를 돌아보면 테이퍼링이 실행된 2014년보다 직전 해인 2013년에 충격이 더 컸다. 2013년 5월 연준이 테이퍼링 신호를 내놓자 당시 2000선까지 도달했던 코스피 지수는 10월까지 계속해서 하락했다. 오히려 2014년 테이퍼링 시기에는 경기 개선 기대감에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증시가 나빠지는 와중에도 잘 견뎌낸 업종이 있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 성장주인 소프트웨어와 경기민감주인 조선 업종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를 2013년 하반기와 같은 테이퍼링 준비기로 보고, 주식 투자를 한다면 매출보다 영업이익률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상승기에 마진 하락 압력을 잘 견뎌낼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경기 개선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업종 가운데 미디어·교육과 호텔·레저, IT하드웨어 업종이 과거 10년간 매출 증가 시기에 평균적으로 영업이익 개선폭이 큰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미디어·교육 업종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6.0%에서 하반기 9.8%로 4.8%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레저 업종은 같은 기간 11.4%포인트, IT하드웨어 업종은 1.7%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 주식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시니어라면 이 같은 업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강 씨 부부는 대학 재학 중인 딸과 아들이 있다. 강 씨 부부는 현재 가계 상황을 고려해 지출과 자산 구성 등 가계 재무를 조정하기로 했다. 강 씨 부부가 가계 재무 조정 대상 1순위로 선정한 것은 보험이다. 강 씨 부부는 보장성보험 중 보험료 비중이 가장 큰 종신보험 조정에 대한 상담을 요청해왔다.
치매 발병 시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인지 확인하자
강 씨 부부는 1998년 결혼 직후 처음 종신보험에 가입해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종신보험은 사망 원인에 관계없이 사망보험금을 평생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보험사에서 보장하는 사망보험금은 크게 ‘재해사망보험금’과 ‘일반사망보험금’이 있다.
재해사망보험금은 사망의 원인이 재해, 즉 ‘외래의 우연하고 급격한 사고’일 때 지급하는 보험금이다. 일반사망보험금은 사망의 원인에 관계없이 지급하는 보험금으로,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사망 원인이 자살인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피보험자가 사망을 하지 않아도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1급 장해’일 때가 그런 경우다. 보험사가 장해 등급을 1급에서 6급으로 분류하여 등급별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판매하던 때가 있었다. 초기 종신보험 중에는 1급 장해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 있었다. 1급 장해에는 ‘중추신경계 또는 정신에 뚜렷한 장해를 남겨서 평생토록 항상 간호를 받아야 할 때’가 포함되는데, ‘항상 간호’란 치매 또는 정신질환 등으로 인해 항상 타인의 수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경우다.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치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보험사에서는 다양한 치매보험을 출시하고 있는데, 대체로 보험 가입금액 한도가 크지 않고 보험료도 비싼 편이다. 치매에 대한 보장을 생각하고 있다면 기존에 가입한 종신보험의 보험증권부터 살펴보자. 강 씨 부부처럼 1급 장해일 경우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종신보험이라면 고도의 치매에 대한 보장은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니버설보험 납입 중단을 고려할 때는 위험보험료 적용 방식을 확인하자
강 씨 부부는 딸이 태어난 후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두 종류로 저축을 주목적으로 하는 변액유니버설보험(적립형)과 사망보장을 주목적으로 하는 변액유니버설보험(보장형)이 있다. 강 씨 부부가 가입한 보험은 변액유니버설보험(보장형)이다. 변액유니버설보험(보장형)의 주 기능은 종신보험이다. 다만 보험료가 펀드에 투자되는 변액 기능이 있어서 해약환급금이 변동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망보험금은 가입 시 설정된 금액이 최저 보증된다.
유니버설 기능은 보험료 의무납입 기간(보통 2년)이 지나면 일정 기간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거나 보험료를 추가 납입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보험 가입 시 설계사로부터 유니버설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들었던 강 씨 부부는 보험료 납입 중단을 검토 중이다. 유니버설 기능은 장기 금융 상품인 보험 상품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능이지만 사용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사망보험금을 구성하는 보험료 방식을 알아야 한다.
고객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크게 세 부분,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그리고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종신보험에서 위험보험료는 보장을 위한 재원, 즉 사망보험금 지급의 재원이며, 저축보험료는 해약환급금이나 만기환급금 지급의 재원, 그리고 부가보험료는 사업비 재원이다.
종신보험의 위험보험료 책정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연보험료 방식’이고, 또 하나는 ‘평준보험료 방식’이다. 종신보험에서 위험은 사망률이다. 사망률은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높아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종신보험에 ‘자연보험료 방식’을 적용하면 연령 증가에 비례해 위험보험료도 증가한다. 유니버설 기능이 있는 종신보험은 ‘자연보험료 방식’을 적용한다.
‘평준보험료 방식’은 보험 기간의 위험을 평준화하여 가입 기간의 보험료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이다. 강 씨 부부가 1998년에 가입한 종신보험은 ‘평준보험료 방식’을 적용한 상품이다. 유니버설 기능의 종신보험에 가입한 고객의 통장에서는 매월 동일한 보험료가 인출된다. 하지만 납부된 보험료의 구성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위험보험료의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변한다.
‘자연보험료 방식’과 ‘평준보험료 방식’의 보험료 적용 방식을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만약 유니버설 기능을 활용하여 변액유니버설보험의 보험료 납입을 중단하면, 그동안 적립된 금액에서 매월 위험보험료가 대체된다. 대체되는 위험보험료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증가한다. 사망률은 고연령이 될수록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대체되는 위험보험료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따라서 보험료 납입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적립금 소진으로 보험이 해지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보험사에서는 이런 위험을 미리 고려하여 유니버설 기능이 있는 종신보험은 가입 당시 정해진 보험료를 납입 중단 없이 납입할 경우 종신보험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보험료 수준을 결정하여 출시하고 있다. 납입 중단 기능을 활용하면서 종신보험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정기적으로 적립금의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감액완납’과 ‘연장정기’로 납입 중단 후에도 보험 혜택 누리자
종신보험에는 ‘감액완납’과 ‘연장정기’라는 기능이 있다. 두 기능은 보험료 납입이 부담될 때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보험 혜택을 조정하여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감액완납’ 기능을 활용하면 사망보험금액을 줄이는 대신 보장 기간은 종신으로 유지할 수 있다. 감액완납 신청 후 조정되는 사망보험금액은 감액완납 신청 시점까지 적립된 해약환급금 규모로 결정한다. 감액완납은 사망보험금액을 줄이더라도 기존 보험의 속성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다. 강 씨 부부가 처음 가입한 종신보험은 치매 등으로 인한 1급 장해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혜택과 더불어 7%대의 높은 예정이율이 적용된 상품이다. 그리고 가입한 보험에서 발생한 이익을 보험사와 고객이 나누는 유배당 상품이다. 이런 종신보험은 가능한 한 유지해야 한다.
‘연장정기’는 사망보험금액은 그대로 두는 대신 보장 기간을 종신에서 단축하는 기능이다. 연장정기 신청 후 보장 기간은 연장정기 신청 시점까지 적립된 해약환급금 규모로 결정한다. 연장정기는 사망 시 가족에 대한 경제적 책임이 남아 있을 때 적합한 방식이다.
보험은 장기 금융 상품이다. 가입 당시에는 적합했던 상품이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에 맞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섣불리 해약하거나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보다는 기존 상품의 특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첨단 시대지만 구관이 명관인 사례는 여전히 많다. 보험의 경우엔 특히 더 그렇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재무 설계 때문에 막막해하는 분이 많다.노후 재무 설계 시 제일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은 지출의 종류와 성격 파악이다. 이를 제대로 알아야 필요한 자산과 규모와 운용 방법을 정할 수 있다. 노후에 필요한 비용은 다음과 같이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노후생활비
건물을 지을 때 땅을 평평하게 하는 작업이 기본이다. 노후생활비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생활비로 필요에 따라서 최저생활비, 필요생활비, 여유생활비로 나뉜다. 최저생활비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비용이다. 필요생활비는 매월 지출하는 생활비이지만, 탄력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가끔은 외식비로도 쓸 수 있는 자금이다. 여유생활비는 여가를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② 예비자금
예기치 못한 일을 대비한 자금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서 갑자기 가게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자연재해로 인해 주거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한 금액이다. 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예비자금을 미리 마련한다면 이러한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해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3~6개월 정도 버틸 수 있는 생활자금이라고 생각하자.
③ 의료비
앞서 살펴본 것처럼 노후 적자의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의료비다. 실제로 국가 주요지표를 제공하는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기대수명은 82.7세이지만, 건강수명은 64.4세다. 건강수명이란 질병을 앓는 시간을 빼고 건강하게 살았던 시간을 측정하는 지표다.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만큼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는 말이다.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취약한 것처럼 나이가 들수록 병에 취약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자금이 필요하다.
④ 잉여자금
잉여자금은 반드시 지출할 필요는 없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 쓰면 된다. 독립하지 못한 자녀의 교육비나 노부모에게 드리는 용돈 같은 비용이다. 시간과 여유가 된다면 주식이나 펀드 같은 투자를 통해 증식도 가능하다.
국내 리츠 시장규모는 2002년 5584억 원을 시작으로 2013년 10조 원 돌파, 2016년 25조 원을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9년 12월 기준 247개 리츠가 인가되어 운용중으로 자산규모 48.7조 원을 달성하며 금융자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가고 있다. 해외에서도 저성장·저금리 국면을 맞아 자본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가 되며 부동산 유동화 및 증권화 방편으로 리츠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부동산 간접투자라는 리츠의 매력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도 적지 않을 터. 투자 방법 및 장단점 등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진웅 부소장ㆍ보험계리사)
원하는 물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좋은 가격으로 사는 '공동구매'가 유행이다. 이러한 공동구매 형식의 부동산 금융상품이 '리츠'다. 리츠(REITs)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의 약자로 ‘부동산 투자 신탁’이라는 의미인데 일종의 부동산 투자회사라 생각면 된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 후 발생하는 임대수입, 매각차익, 개발수익 등을 배당해준다. 통상 배당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 배당하기에 직접 부동산에 투자한 것과 비슷한 투자성과를 가져다준다. 오히려 큰 자금이 필요한 중대형 빌딩이나 쇼핑몰 등 상업용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하면서도 소액투자로 접근이 쉽게 만드는 ‘부동산 공동구매’라고 할 수 있다.
공실리스크는 낮게, 배당수익 추구
리츠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저금리 시대에 매력적인 배당수익률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공실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낮출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과정에서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 리츠의 경우 실질적으로 공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로 구성되고, 배당 가능한 이익에 대해서는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 공실 리스크를 낮게 가져가면서 배당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2019년 국내 리츠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9.4%에 달한다. 동일 기간 시중은행 수신금리(연 1.75%)의 5.4배에 달하는 수치다. 또 전문적인 자산관리회사가 우량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도 부동산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요소다.
소액으로 하는 우량 부동산 투자
부동산 직접 투자를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목돈이 필요하다. 개인의 경우 대출을 받더라도 대부분 오피스텔, 소형 상가가 대상이지, 도심지나 대로변 등 입지가 좋아 거액 자본이 필요한 대형 빌딩에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하는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도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1주당 5000원 안팎. 리츠는 커피 한 잔 값으로 백화점이나 호텔, 빌딩 일부를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투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부동산 직접투자는 단일 부동산에 투자하여 투자위험을 분산하기 어렵다. 그런데 리츠를 활용하면 다양한 우량 부동산들에 나누어 투자하게 되므로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간편 매매 가능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주 목적은 임대수익 발생이지만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투자한 부동산을 처분(매도)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의 경우 보통은 매매 당사자 간 가격에 맞는 적합한 거래 상대방이 나타날 때까지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대형상가나 건물과 같이 규모가 큰 부동산이라면 거래 상대방을 찾기가 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시간이 급하여 거래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등 금전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 직접투자가 가지는 유동성 측면의 단점에서 리츠는 비교적 자유롭다. 상장된 리츠의 경우 주식처럼 원하는 시점에 쉽고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 또 유동성이 좋고, 필요한 만큼 분할 매도 가능해 환금성이 있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
과거 리츠는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사모형태 위주로 운영되어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공모리츠 활성화 정책에 따라 새로운 상장 리츠들이 등장,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워지면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상황이다. 개인이 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에 직접투자하는 방법이다. 일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가 접근하기 쉬운 리츠다. 다만 우리나라 상장 리츠 시장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아직 초기 단계다. 2020년 9월 말 기준 국내에는 12개 리츠가 상장돼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및 일일 거래량이 너무 적은 리츠도 있고, 최근 배당수익이 없는 경우도 있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리츠재간접펀드나 ETF를 통한 간접 투자하기
다음 해외리츠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해외에는 여러 가지 상장 리츠가 있어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은 글로벌 리츠 시장의 66%를 차지하는 가장 큰 규모이고, 싱가포르는 주식시장에서의 상장리츠 비중이 20.9%에 이를 만큼 대중화되어 있다. 헬스케어 시설이나 데이터센터, 통신 인프라 등 성장성 높은 산업의 리츠에 투자할 수도 있다. 다만 각국의 통화로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위험이나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매매차익 연 250만 원 공제 후 22%) 등 고려할 요소가 좀 더 있다. 글로벌 리츠는 국가, 기초자산에 따라 상품 종류가 다양한 반면 투자대상의 선택에 어려움이 따른다. 그래서 가장 추천할 만한 방법은 리츠재간접펀드나 ETF를 통한 간접 투자 방법이다. 부동산 투자전문가가 전세계 다양한 리츠에 분산투자함에 따라 위험관리에 좋기 때문이다.
해외리츠 투자시 환율 리스크 고려해야
리츠는 부동산에 간접투자하는 일종의 금융투자상품이기에 그에 상응하는 투자위험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발생하면 리츠도 영향을 받는다. 가령 경기침체로 보유한 부동산 임대율이 하락하면 투자한 리츠의 배당수익이 줄고, 부동산의 시장가치가 떨어지면 리츠의 시장가격도 떨어진다. 금리가 인상되는 경우 채권과 비슷하게 리츠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해외리츠 투자 시 환율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리츠 투자하기에 앞서 최근 부동산 시황은 물론 투자하는 부동산의 입지나 성장 가능성, 임대율 등을 분석해야 한다. 노후 생활을 위한 현금흐름이 목적이라면 일시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은 리츠보다는 꾸준히 안정된 배당을 줄 수 있는 리츠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전보다 수명은 늘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아픈 곳이 많다.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잔병치레도 잦고, 금방 낫던 상처가 더디게 아문다. 은퇴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자식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느라 노후를 위한 대비는 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런 분들을 위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길라잡이를 소개한다.
도움말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정나라 선임연구원
초(超)수명시대가 도래했다. 기대수명이 대폭 늘었다. 기대수명은 특정 연도에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다. 2020년 12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1970년에는 62.3세였지만, 2019년에는 83.3세다. 근 50년 만에 21년이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는 환갑을 장수의 상징으로 여겨 잔치를 크게 열었지만, 최근에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의미가 퇴색됐다. 그만큼 수명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늘어난 기대수명이 마냥 좋기만 한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20년 12월 통계청은 ‘2017년 국민이전계정’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생애주기적자는 2016년과 비교했을 때 7.1% 증가한 118조2000억 원이었다. 참고로 생애주기적자란 시기를 유년, 장년, 노년으로 구분해 시기별 소비와 노동소득을 토대로 적자를 파악한 지표다.
연령계층별로 살펴보면 유년층(0~1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35조7000억 원과 94조6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노동연령층(15~64세)은 112조1000억 원 정도의 흑자가 발생했다. 1인당 생애주기적자를 살펴보면 27세까지는 적자이지만, 28세부터 58세까지는 흑자다. 이후 59세부터 다시 적자가 발생하며, 연령이 올라갈수록 적자폭도 커진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층에서 적자가 증가하는 것은 59세 이상 연령대에서 노동소득보다 보건이나 의료와 같은 공공소비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노년층은 노동소득이 노동연령층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데, 수시로 병원에 갈 일이 많아서 소비가 늘어난 것이다. 소득은 적고 소비는 많아서 적자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PISA로 평생소득 마련하기
노후자금은 도대체 얼마나 필요할까?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자료에 따르면, 부부의 노후기간을 10년으로 가정했을 때 노후자금으로 대략 2억7918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대략 60세에 은퇴해 70세에 사망하는 경우다. 은퇴 후의 생활을 20년으로 가정했을 때 필요한 금액은 5억3242만 원이다. 10년 증가했을 때보다 2배 정도가 더 필요한 것이다. 물론 물가상승률과 운용수익률을 고려한 수치이지만, 실제론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닥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더 많은 노후자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위의 설계 금액이 노후 대비를 위한 일종의 가늠자는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노후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면 좋을까? 공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일단 인생의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자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젊을 때와 달리 육체적 제약이 있고, 근로 여건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득이 있어야 한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는 노후 소득을 얻는 방법으로 PISA를 제시했다. PISA는 연금(Pension), 보험(Insurance), 안전자산(Safe Asset), 투자자산(Active Asset)을 의미한다.
첫 번째로 연금은 안정적이다. 국민연금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최저생활비와 필요생활비는 필수적인 비용으로 사망 전까지 필요하다. 물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지출이 커진다. 이런 비용은 연금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수월하다. 길고 불확실해진 수명에 대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두 번째는 보험이다. 의료비는 예측할 수가 없다.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고, 발병 시기도 예측할 수 없다.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많은 지출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따라서 이런 비용은 스스로 준비하기보다는 보험으로 대비하는 것이 낫다.
세 번째는 안전자산이다. 예비자금이나 여유생활비는 정기적인 지출이 아니다. 특정 시점에 필요한 비용들이다. 따라서 위험 부담이 큰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한 것이 낫다. 위험 수준이 아주 낮거나, 중간 정도의 위험이 있는 상품을 준비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산이다. 잉여자금은 자산 증식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된다. 말 그대로 남는 돈이라서 손해를 봐도 생활에 위협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장기로 운용할수록 손실 확률이 낮아져,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음의 사례를 통해서 더 자세히 살펴보자.
Pension, 연금
은퇴자 박(61) 씨는 5년 전 직장에서 퇴직했다. 중소기업에서 임원 자리에까지 올랐고 서울에서 괜찮은 동네의 아파트에서 자가로 거주하고 있다. 걱정이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박 씨의 속사정은 다르다. 겉보기와 달리 가진 건 집 한 채뿐이다. 은퇴하면서 받은 퇴직금과 모아두었던 예금은 자식들 결혼시키면서 다 써버렸고, 집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다. 10여 년 전 집을 사면서 보험과 개인연금도 다 깨버린 탓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은 국민연금밖에 없다. 당장 필요한 생활비와 관리비, 건강보험료까지 대출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방법이 필요하다.
Tip 현재 다른 자산이 없는 상황이라면 ‘주택 다운사이징’을 권하고 싶다. 거주하는 주택을 처분해 더 작은 집 또는 외곽 지역에 있는 집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거주 주택의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있다면 전·월세를 주는 것도 임시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사를 하고 남은 자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고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생활비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주택연금 가입도 고려해볼 만하다.
Insurance, 보험
은퇴자 이(65) 씨는 10년 전 뇌졸중으로 퇴근길에 갑자기 쓰러졌다. 집안 내력인 고혈압으로 큰형, 작은형, 본인까지 3명이나 비슷한 나이에 같은 경험을 했다. 젊을 때 보험을 준비해둔 큰형과 작은형은 진단비를 두둑이 받았지만, 이 씨는 준비해둔 보험이 없었다. 자신의 건강을 너무 과신했던 탓이다. 병원비 마련도 힘들었다. 결국 이 씨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은퇴를 해야 했다. 아내와 딸도 이 씨 병간호에 매달리느라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냈다. 회복기간을 거쳐 건강이 나아진 지금도, 이 씨는 가끔 “미리 보험을 들어뒀더라면 노후가 조금 달라졌을 텐데…” 하는 후회를 하곤 한다.
Tip 이 씨가 한 가장 큰 실수는 뇌졸중이라는 가족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이다.이 씨의 나이가 60대라 해도, 20~30년간의 삶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다른 질병에 또 걸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후회만 하고 있지 말고 지금이라도 노후를 위해 보험자산을 준비해야 한다. 이미 질병을 앓았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씨 같은 경우를 위해 ‘유병자보험’이라는 상품이 나와 있다. 당뇨나 고혈압, 뇌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특화된 보험상품이다. 해당 질병을 제외한 다른 위험에 대해 일반인과 똑같은 보험 혜택이 적용되지만, 보장 범위가 좁고 보험료가 일반 보험보다 비싼 편이다.
Safe Asset, 안전자산
정(60) 씨는 작지만 알찬 식당을 꾸려가고 있는 자영업자다. 그동안 모은 자산도 제법 되고, 내년에는 가게를 정리할 예정이라 노후에 쓸 자금은 어느 정도 마련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꼬박꼬박 부은 덕분에 몇 년 후면 한 달에 150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정 씨의 가장 큰 고민은 가게를 정리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주식이나 펀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경우 소중한 노후자금을 잃을까봐 두렵다. 예금으로 묻어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다. 그동안 휴일도 없이 일해서 번 돈인 만큼, 이 자금으로 노후에는 여행도 다니고 여유를 즐기고 싶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지키면서 적당한 수익률을 거둘 수는 없을까?
Tip 정 씨는 노후 대비를 위한 자금을 잘 준비해온 편이다. 연금을 통해 기본적인 생활비가 확보된 만큼, 가게를 정리한 목돈을 잘 운용하면 노후 자산을 불릴 수 있다. 다만 정 씨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지만,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배당주나 리츠 같은 ‘중위험·중수익’ 자산을 추천한다. 일반 주식투자만큼 변동성이 크지 않으면서도 예금보다는 수익이 높은 자산이다. 배당주는 매매차익보다는 배당수익을 추구하는 주식을 말하며, 리츠(REITs)는 상가나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해 임대료 수익과 지가상승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Active Asset, 투자자산
오(63) 씨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다. 갑작스런 아버지 회사의 부도로 인해 어릴 때 가난에 시달렸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든 항상 여유자금을 준비하는 편이다. 몇 년 전 사업을 정리하면서 노후자금은 든든하게 마련해두었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준비해둔 연금, 물려받은 땅도 있어 생활 걱정은 없다. 지금 오 씨는 여윳돈을 장기로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고 있다. 자산을 불려 노후도 여유롭게 보내고, 자녀와 손주에게 상속도 하고 싶다. 이 자금을 가장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하다.
Tip 오 씨의 경우 노후생활자금 마련보다는 보유한 자산을 잘 불리는 것이 핵심 재무 목표다. 본인이 여유롭게 생활하는 것뿐 아니라 자녀와 손주에게 일정 부분 상속도 하길 바라는 만큼, 자산의 운용기간을 30~40년 이상 장기적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자산을 넣어두고 수익이 나면 인출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면 운용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근로자들은 세금 공제 항목들을 챙긴다. 이때마다 언급되는 것이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다. 현재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를 통한 세액공제혜택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연금계좌는 납입부터 수령까지 다양한 절세혜택을 부여한다. 먼저 납입단계에서 연말정산(또는 종합소득신고)시 최대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아울러 당장 받는 세액공제 혜택도 중요하지만 인출 시점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줄이면서 연금수령금액도 늘릴 수 있다. 연금 납입 시 받는 세액공제 혜택과 연금수령 시기 절세 방법 등을 단계별로 알아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한세연 책임연구원)
[STEP1] 납입단계
① 연말 정산 시 세액공제
연금계좌는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DC와 IRP 추납분)’로 나눌 수 있다. 두 가지를 합산하여 연간 1800만 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최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먼저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한도는 종합소득금액 1억 원(총급여액 1억2000만 원)을 기준으로 이하는 400만원, 초과는 300만 원입니다. 세액공제율은 종합소득금액 4000만 원(총급여액 5500만 원)이하는 지방소득세를 포함하여 16.5%, 초과는 13.2%를 적용한다. 퇴직연금계좌의 세액공제한도는 연금저축계좌한도를 합산하여 700만 원이다. 앞서 연금저축세액공제 한도가 줄어든 고소득자라면 IRP를 추가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 연금계좌는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어 가입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② 만 50세 이상 추가 세액공제
만 50세 이상이라면 200만 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더 받는다. 2020년부터 은퇴와 노후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50대에게 한시적(2022년 말)으로 세액공제한도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다만 종합소득 1억 원(총 급여 1억2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자나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적용되지 않는다. 종합소득금액 1억 원(총급여액 1억2000만 원)이하 만 50세 근로자는 2022년 말까지 연금계좌 세액공제 혜택이 최대 900만 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가령 종합소득이 6000만 원인 만 50세사업자가 연금계좌에 900만 원을 납입하면 세액공제로 무려 118만8000원(900만 원×13.2%)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은퇴가 임박한 50대가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면 추가세액공제를 활용하여 더 적극적으로 노후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③ ISA계좌의 연금계좌 전환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자에게는 만기에 연금계좌로 전환 시 연금계좌납입한도와 세액공제한도 추가혜택을 부여한다. 앞서 연금계좌의 납입한도는 연간 1800만 원인데 ISA계좌에서 연금계좌로 전환하는 금액(일부 또는 전부)만큼 납입한도가 확대된다. 이때 전환하는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는 연금계좌 세액공제 혜택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ISA계좌를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연금계좌의 장점인 운용 시 ‘과세이연’과 인출 시 ‘저율과세’로 절세 혜택을 이어갈 수 있어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 2021년(세법개정안)부터 ISA계좌 만기는 연금계좌로 이체할 때 5년에서 3년으로 축소 될 예정이다. 만약 금융상품 과세부담을 느낀다면, ISA계좌 가입과 이후 연금계좌로 전환을 고려해보자.
[STEP2] 운용단계
과세이연·손익통산효과
연금계좌는 운용 시 일반계좌와 다른 두 가지 세금혜택을 부여한다. ‘과세이연’과 ‘손익통산’ 효과다. 연금계좌에서는 발생한 수익에 대해 가입기간 중 세금을 납부하지 않아 과세이연으로 재투자되는 기회이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과세이연에 따른 자산증대 효과는 가입기간에 비례한다. 연금계좌 운용단계에서 또 다른 이점은 손익통산효과다. 일반계좌에서는 금융상품별로 과세하여 손실 난 금융 상품의 손실금액을 상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계좌 단위별 손익을 모두 통산해 과세대상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손익상계효과로 과세 대상 금액이 줄어든다. 연금계좌에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다양한 자산(펀드, ETF등)으로 운용 가능하며, 수익과 손실이 제 각각 발생 할 수 있어 이에 따른 운용전략이 필요하다.
[STEP3] 수령단계
① 인출은 연금 수령 한도 내
연금계좌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연금으로 수령 시 연령대별 연금소득세(3.3~5.5%)로 저율 과세한다. 연금으로 수령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이 필요한데, △최초가입일로 부터 5년 경과, △만 55세 이상, △최소 10년(2013년도 이전가입자 5년)이상 이어야 하며,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연금으로 수령하면 된다. 연금수령한도란 연간 수령할 수 있는 최대금액으로 ‘연금계좌평가액’을 ‘11-연금수령연차’로 나눈 금액에 120%를 곱하여 계산한다. 이때 연금수령연차란 최초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날이 속하는 해부터 1년차로 적용된다. 만약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하여 인출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16.5%의 기타소득세로 전액분리과세 된다. 이처럼 일시금으로 인출 시 금융소득 종합 과세(최대 46.2%)에서 제외되어 세금을 절세 할 수 있다.
② 가입자의 나이와 분리과세한도
연금으로 수령 시 가입자의 나이와 분리과세 한도를 고려해야 한다. 연금소득세는 연금 수령 시기에 가입자의 나이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 연금을 받을 때 나이가 만 70세 미만이면 5.5%, 70세 이상 80세 미만이면 4.4%, 80세 이상이면 3.3%로 연령대가 높을수록 낮은 연금소득세를 부과한다. 한편 연금계좌에 의한 연금수령액은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연간 1200만 원까지 분리과세 된다. 연간 연금수령액이 연 12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다음 연도에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전액 종합소득세로 신고 된다. 연금 수령 시 기간을 늘려 수령 금액을 월 100만 원 이내로 조절이 필요하다. 연금소득 분리과세 한도(연간 1200만 원)는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대해서 적용된다. 이때 공적연금, 개인연금저축,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 등은 제외한다.
연금계좌는 처음에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 가입하지만, 연금을 운용하는 동안에도 과세이연과 손익상계와 같은 일반계좌보다 유리한 과세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세금이 부과되는 인출단계에서 일정조건을 충족해 연금으로 수령하면 연금소득세(3.3~5.5%)로 낮은 세금을 부과해 절세효과가 크다. 55세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면 현재 국민연금은 65세 이상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퇴직연금만으로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연금계좌(연금저축,퇴직연금 DC/IRP의 추납분)와 같은 사적연금에 추가적으로 가입하여 은퇴 후 수령하는 연금을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연금계좌는 장기간 가입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자에게 다소 부담이 있지만, 현재 판매되는 금융상품을 통틀어 세제혜택이 가장 많은 상품이다. 연금계좌를 제대로 활용해 ‘절세’는 물론 ‘노후준비’라는 1석2조 효과를 누리길 바란다.
연금저축은 노후준비를 위해 중요 연금자산으로 고령화에 따라 많은 사람이 가입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가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그동안 적립했던 연금저축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다. 연금저축 가입자 대부분 세액공제 혜택은 비교적 잘 알고 있으나, 중도해지 시 불이익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가급적 이러한 불이익은 피하면서 연금저축을 지키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황명하 연구위원)
수익률이 불만이라면 갈아타자
연금저축은 중도해지 시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며 총급여액 연 5500만 원 초과 시 연말정산 세액공제율 13.2% 대비 불이익이 더 크다.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연금저축을 깨고 싶은 가입자는 없을 것이다. 만약 가입한 상품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계약을 해지하기보다는 다른 연금저축상품으로 계약을 이전하여 기타소득세를 내지 않고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계약 이전은 기존 가입회사 방문 없이 신규 가입회사에 1회만 방문해도 가능하다. 단, 연금저축보험은 선취수수료 부과로 초기 비용이 커서 가입 후 5~7년 이내 계약 이전 시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게 나오는 등 불리할 수 있으므로 계약 이전에 주의해야 한다.
계속 납입이 어렵다면 납부 중지·유예 제도 활용
실직, 소득감소 등 가계가 어려워져 연금저축을 계속 납입하기 힘들다면 해지보다는 납부 중지나 유예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가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납입을 잠시 중단하였다가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납입하는 것이다. 연금저축 펀드 및 신탁은 자유납 방식으로 납부를 중지해도 불이익이 없으며, 형편에 따라 납입 금액 및 시기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연금저축보험은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입해야 하는데, 보험료를 2회 이상 납입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보험의 효력이 상실돼 손해가 발생한다. 2014년 4월 이후 가입 시 연금저축보험은 최대 3회 납부유예, 1회 최대 12개월 등 납부유예제도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할 수 없다면 자유납이 가능한 연금저축 펀드로 계약 이전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목돈이 급하게 필요하다면 똑똑하게 인출
목돈을 인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먼저 연금저축계좌에 세제 혜택을 받지 않는 금액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600만 원을 납입하고 공제 한도인 400만 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았다면 나머지 200만 원은 기타소득세(16.5%) 발생 등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다. 연금저축 자산을 담보로 연금저축 담보대출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대부분 금융회사는 노후 대비 자산인 연금저축 상품의 특성을 반영해 대출이자율을 비교적 낮게 정해 연금저축 담보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대부분 연 3~4%대로 일반 대출금리에 비해 낮다. 마지막으로 부득이한 인출 사유에 해당하는지 확인하자. 가입자 개인회생이나 파산, 3개월 이상의 요양 등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면 연금 수령으로 간주하여 인출금액에 연금소득세(5.5~3.3%)가 부과돼 가입자에게 유리하다.
연금저축의 기본목적은 노후준비
국민연금은 정부에 의해 관리되고 운용되기 때문에 대다수 가입자가 모르는 사이 자동으로 쌓이며 가입자도 신경 쓸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OECD 회원국의 평균인 49.0%보다 낮은 37.3%인 것을 고려한다면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 대비에 부족하다.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온전한 노후생활을 위해서 연금저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등의 혜택 등이 있더라도 오로지 본인의 필요성에 의해 가입하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고, 중도해지도 본인의 자유다. 연금저축의 기본목적은 노후준비다. 연금저축은 세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할 만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깨지 말고 지키는 것이 노후생활 대비의 시작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펀드를 통해 노후준비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연금저축펀드 설정액은 2019년 말 기준 14.5조 원으로 2014년 6.5조 원에 비해 6년 간 2배 규모 이상 크게 증가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후준비의 중요성이 커지는 데다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그에 따른 위험이 뒤따른다. 노후자금처럼 장기간 운용을 목표로 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연금펀드를 선택하는 6가지 기준에 대해 살펴보자.
자료 출처 및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김은혜 책임연구원)
#1 나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펀드
가장 좋은 펀드는 나에게 맞는 펀드다. 아무리 높은 수익의 펀드라도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다면, 적합한 펀드라고 할 수 없다. 투자성향이란 수익 및 투자위험에 대한 본인의 기대수준을 말한다. 높은 수익을 위해서라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위험선호형’과 수익은 낮더라도 손실은 가급적 피하고 싶은 ‘위험회피형’ 투자자에게 맞는 연금펀드는 다르다. 투자성향은 증권사 등 금융회사 홈페이지나 지점에 방문하면,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진단결과에 따라 공격투자형, 적극투자형, 위험중립형, 안정추구형, 안정형 등으로 구분한다.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 가능 펀드가 펀드위험등급에 따라 제한되므로, 나에게 맞는 펀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수익률이 비교지수 대비 높은 펀드
수익률은 펀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과거수익률은 미래성과를 보장하지 않으므로 과거수익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좋은 성과를 꾸준히 거둔 펀드라면 과거수익률이 투자결정에 참고자료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펀드수익률은 최근 1개월, 3개월 반짝 수익률이 아니라, 3년 이상 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기 안정적인 수익 추구가 중요한 연금펀드의 경우 더욱 그렇다. 3년 이상 연환산 수익률이 목표수익률을 넘어선다면, 펀드가 비교지수(BM,시장지수) 대비 성과가 양호한지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A, B 펀드 수익률이 10%로 같을 때, A 펀드의 비교지수 수익률이 15%, B 펀드의 비교지수 수익률이 5%라면, A 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B 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3 위험수준이 동일유형 대비 낮은 펀드
수익률만큼 중요한 것이 펀드의 위험수준이다. 대표적인 위험지표는 표준편차다. 표준편차는 수익률의 변동성을 측정한 값으로,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수익률의 변동성이 작고, 클수록 변동성도 크다. 단, 표준편차가 낮은 펀드가 반드시 우량 펀드라고 할 수는 없다. 변동성이 낮아지면, 기대수익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할 때는 기대수익과 위험수준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위험 대비 수익 측면에서, 위험수준이 같다면 수익이 더 높은 펀드, 수익이 같다면 위험수준이 더 낮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의 표준편차는 아직 펀드투자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펀드 투자설명서, 판매사 홈페이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동일유형의 연금펀드 수익률이 비슷하다면, 표준편차가 더 낮은 펀드가 장기투자 측면에서 유리하다.
#4 운용규모 50억 원 이상, 자금유입이 계속되는 펀드펀드의 운용규모는 효과적인 자산 운용에 중요한 요소다. 운용규모가 작으면 분산투자를 충분히 실행하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펀드 설정 후 3년이 지나도 운용규모 50억 원 미만의 소규모펀드라면, 장기투자펀드로써 운용전략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한편, 운용규모가 과도하게 큰 펀드도 경계해야 한다. 공모주, 중소형주 등 특정 대상에 투자하는 펀드는 운용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펀드 고유의 색깔을 잃기 쉽다. 펀드 자금의 유입 추세도 살펴봐야 한다. 자금유입이 계속된다면 큰 문제없지만, 자금유출이 계속되는 펀드라면 투자를 재검토한다. 환매가 계속되면 펀드의 보유자산을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5 펀드매니저 교체가 잦지 않은 펀드펀드매니저의 잦은 교체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펀드매니저가 자주 교체된다는 점은 펀드 운용상의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펀드매니저가 교체되면 일반적으로 포트폴리오 교체가 뒤따라 운용전략이 이어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장기 안정적인 연금펀드 투자를 위해서는 펀드매니저 교체가 잦지 않은 펀드, 또는 펀드매니저 교체로 부터 영향을 덜 받는 펀드, 즉. 특정 매니저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명확한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갖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펀드매니저 교체 내역은 패당 펀드의 투자설명서 또는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펀드매니저 검색을 통해 운용 이력도 살펴볼 수 있다.
#6 펀드평가등급 상위 펀드(1~2등급)
펀드 투자 시 체크리스트를 직접 챙기기 어렵다면, 펀드평가사의 펀드평가등급을 참고면 된다. 국내 대표적인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 에프앤가이드, 한국펀드평가에서는 1등급부터 5등급까지 펀드평가등급을 매기고 있다. 펀드평가등급은 펀드를 선택하는 객관적인 판단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하다. 펀드 순자산 10억 원 이상이고, 운용기간이 1년 이상인 펀드를 대상으로, 수익률과 위험수준(변동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펀드평가등급을 산정한다. 성과평가 상위 백분율을 기초로, 상위 10%에 해당하는 펀드는 최고 등급인 1등급에 별 또는 태극마크를 5개를 부여하고, 11~33%는 4개, 68~90%는 2개, 90~100%는 1개를 매긴다. 관심 있는 연금펀드의 펀드평가등급이 1~2등급이라면 상대적으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지만, 4등급 이상이라면 투자를 재검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 연금펀드를 선택하는 6가지 기준에 대해 살펴봤다. 연금펀드를 선택하는 기준은 펀드 선택 시점뿐만 아니라 보유 펀드가 여전히 우량펀드인지 점검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량 펀드라도 운용상의 큰 변화가 있거나,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불량 펀드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후자금마련을 위해 장기투자하는 연금펀드는 선택만큼 관리가 중요하다. 연금펀드를 선택하는 기준에 따라 연금펀드를 선택하고, 최소 1년에 한 번씩 기준에 부합하는지 꾸준히 점검해 나간다면, 연금펀드만으로도 든든한 노후가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