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3번째 2023 서울평생학습 이슈포커스 ‘4050 인생전환 유형의 평생교육’편이 발간됐다.
이번 호에서는 최근 인생전환을 경험한 사람들의 사례를 분석해 전환 유형을 탐색하고, 유형에 맞는 평생교육 차원의 노력에 대해 제안했다.
인생전환유형 분석에는 2014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게재된 중장년 사례 중 성공적인 인생전환 경험을 한 83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는 챗GPT를 활용해 인터뷰를 요약한 후 연구자 3명의 선택 코딩 등을 통해 위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크게 두 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첫째, 퇴직을 맞이하면서 삶의 전환을 미리 계획하고 실천한 사람과 우연히 기회를 잘 잡아 노력한 사람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둘째, 퇴직 전 갖고 있던 전문성을 다른 영역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기존 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본지에 실린 기사 분석 결과 위의 결과를 도출해 경력 전환 과정에 있어 네 가지 유형을 분류했다. △계획된 전환 △계획된 확장 △우연한 확장 △우연한 전환이다.
계획된 전환형은 퇴직 후의 삶을 미리 생각하고 기존과 다른 경력을 계획한 이들이다. 새로운 분야를 선택하고 도전한다.
계획된 확장형은 퇴직 후의 삶을 고민할 때 가지고 있던 경력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한 목표를 세운다. 기존의 일을 확장하는 셈이다.
우연한 확장형은 퇴직 후의 삶을 미리 계획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시도 끝에 우연한 계기로 삶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경우다.
우연한 전환형은 퇴직 후 삶을 계획하지 않았지만, 우연한 계기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개척해나간다.
은퇴 후 인생 전환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 네 가지 유형에 따라 평생교육도 달라져야 한다. 특히 생애 경험이 쌓인 중장년의 ‘개인화’에 맞춰 유형별 적절한 자극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평생교육기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중장년들도 앞으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자신만의 학습 나침반을 가져야 한다. 학습 나침반 2030은 우리 환경과 일상생활의 변화를 이겨내는 데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 가치관을 나타내는 것으로 OECD에서 제시한 바 있다.
학습 나침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시간에 서두르기보다 장기적인 전망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 은퇴 전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메타인지를 높이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자기 주도적 성취를 경험해보는 것이 생애전환의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는 조언이다.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은 보고서에서 “인생전환에 대해 누군가 정답을 주면 좋겠지만 결국 스스로 나침반을 가져야 한다”면서 “평생교육자는 학습경험 설계자가 되어 모든 시민이 스스로 나침반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별, 이혼, 독립 등으로 혼자 사는 노인이 증가하면서 생기는 돌봄 공백에 따라 요양시설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탓에 일상생활이 힘든 사람을 대상으로 서비스 혹은 돈을 지급하는 ‘장기요양급여’ 제도가 마련돼 있다. 장기요양급여는 재가·시설·특별현금 급여 세 가지로 구분된다. 재가급여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보호와 단기보호, 복지용구 제공 서비스를, 시설급여는 노인요양시설 또는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에 장기간 입소한 수급자에게 신체활동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별현금급여는 수급자가 도서・벽지 등 장기요양기관이 부족한 지역에 거주하면 현금으로 요양급여를 지급한다.
현행 장기요양급여는 재가급여 우선 제공을 원칙으로 한다. 장기요양 1∼2등급은 재가급여 또는 시설급여를 이용할 수 있지만, 3∼5등급은 재가급여를 제공받는다. 가족 돌봄이 어렵거나 주거환경이 열악한 경우, 치매 등에 따른 문제행동으로 재가급여를 이용할 수 없을 때에만 예외적으로 시설급여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독거・무배우 노인의 요양시설 수요와 과제’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 이용자가 2008년 장기요양보험 제도 도입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2022년 약 24만 명에 이르렀으며 그 중 재가급여를 원칙으로 하는 3~4등급이 약 69%를 차지했다. 재가급여를 이용할 수 없는 예외적인 경우가 늘어난 셈이다.
더불어 보건복지부의 장기요양실태조사(2019)에서는 장기요양 인정자가 1인가구 또는 무배우자일수록 불가피하게 요양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보험연구원의 분석 결과 2022년 기준 노인요양시설의 정원은 약 22만 명(4372개 소)으로, 대체재인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정원(1만 5707명)과 요양병원 병상 수(최대 26만 7725개)를 더하더라도 최대 수용인원이 50만 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85세 이상 1인 가구는 약 26만 명에서 45만 명으로 7년 사이 1.7배 이상 증가하고,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85세 이상 고령자는 2023년 약 102만 명에서 오는 2030년 158만 명이 될 것”이라며 “독거 또는 무배우 노인의 경우 돌봄 공백 발생으로 요양시설 이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 1인가구 증가세와 함께 노인요양시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가우선 제공 원칙을 유지하되 불가피한 요양시설 이용 수요 증가에 대비해 노인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에 방점을 둔 요양시설 확충과 시설서비스 내실화 및 다양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재가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시설 이용이 불가피한 노인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시설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비스 수준을 제고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부는 제3차 장기요양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하고 △돌봄 필요도가 높은 1・2등급 수급자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2023년 188만 5000원)을 시설입소자 수준(245만 2500원)으로 단계적 인상 △통합재가서비스 확대 △재가서비스 다양화 및 내실화 △재택의료서비스 및 방문간호 확대 △주거환경 개선 지원 등의 내용을 포함했다. 시설급여와 관련해서는 공급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공립 노인요양시설을 확대하고, 요양시설 진입 제도를 개선하도록 제시했다.
한국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2000년 58.5%에서 2021년 60.5%로, 지난 20여 년간 약 2.0%p 상승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환경적 요인이 국내 노동시장에 단기간 영향을 미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고용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고용률 상승세에 주도적 역할은 한 건 누구일까? 바로 50대 이상 중장년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 연구보고서 ‘고령자 노동시장 현황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동 기간 10대와 20대는 고용률이 하락한 반면, 30대 이상에서는 고용률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50~59세의 증가폭이 가장 컸고, 60세 이상의 증가폭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 원장은 해당 보고서의 발간사를 통해 “최근 20년간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고용률의 변동, 다시 말해 고용률의 증가 추세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노동시장 진입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편입과 더불어 가속화하는 고령화 흐름으로 볼 때, 그 상승을 주도하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에 대한 노동시장 정책의 중요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2025년 한국 인구추계가 절반가량이 50세 이상이고, 약 20%는 65세 이상으로 예상(초고령사회)됨에 따라 노동력의 고령화는 지속적인 사회 문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통계학적 측면으로 보자면, 10년 전 베이비붐 이전 고령세대에 비해, 1차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고령세대의 경우 고학력 비중이 높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위 보고서에서는 “길어진 교육 기간에 상응해 이들의 인적자본이 더 높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에 획일적으로 이뤄져왔던 고령층 역량 개발 정책이나 재취업 지원 정책, 일자리 알선 체계 등이 인적자본 손실이나 사회적 비효율을 억제하기 위해 보다 세분화되어 설계돼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고 지적했다.
세분화된 정책 설계를 위해서는, 고령층 가운데서도 ‘누가 일자리를 희망하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 변화를 통해 유추 가능하다. 10년 전과 비교해 (베이비부머가 포함된) 세대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생애 무직자나 경력 단절자들의 노동신장 진입 규모가 커지고 있었다. 즉, 과거에 비해 여성노인의 일자리 희망 비중이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여성 노인을 포함한 고령층의 경우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 보다 오래 잔류하고자 하면서도, 건강이나 여가를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일제보다 시간제를 선호하는 비중이 더 높았다. 과거 ‘임금 수준’이나 ‘계속 근로 가능성’ 등 일에 대한 보상이나 고용 안정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과 달리, ‘일의 양과 시간대’ 등 유연한 근무 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흐름이다.
보고서에서는 소결을 통해 “이들 세대의 희망 일자리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60세 정년 의무 제도의 강화를 통해 노동시장의 조기 이탈을 방지할 필요가 있으며, 65세까지 고용 확보 조치(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전직 지원 강화를 위해 재취업지원 의무 및 전직 훈련 프로그램의 내실화, 중고령층 잡 케어 서비스의 강화 등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아울러 “고용 환경을 유연화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경력형 일자리 △사회적기업 △노인일자리 △귀농일자리)를 개발하고, 근로 시간 유연화를 통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개발 및 지원 환대가 보완된다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령인력의 활용 촉진과 고령자 고용의 질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작은 연못에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등양초등학교 운동장 한편에서 수박・가지・참외・고추 등이 자라고 있었다. 38년 군 장교 복무를 마치고 귀농・귀촌을 꿈꾸다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에 참여한 정수완 씨의 작품이다.
농촌에서 자란 정수완 씨는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38년 동안 군인으로 복무하고 육군 대령으로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으며 제대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56세. 아직 할 일이 많은 때였다. 인생 2막을 위해 평소 꿈꾸던 귀농・귀촌 교육을 받다가 사단법인 육군협회에 취업해 4년 동안 사무국장으로 일했고, 60세에 다시 정년을 맞아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일이 고팠다.
“국가보훈처에서 재취업을 도와주는데, 마침 보람일자리를 소개해주더군요. 군에서 오랜 시간 일하다 사회로 나오면 선뜻 다른 직업을 가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침 귀농・귀촌에 관심이 있던 터라 보람일자리 중에서도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느덧 등양초등학교(강서구 등촌동)로 등교한지 4년째. 정수완씨는 이맘때면 해가 고개를 내밀기 전 아무도 없는 학교 문을 열고 노지 텃밭 50여 평과 상자 텃밭 20여 개를 가꾼다. 여름 끝자락에 애플수박・참외 등은 수확을 마쳤고, 가을을 맞이하며 배추・상추・쪽파・고구마를 심었다. 그 외에도 가지・고추・깻잎・메리골드・허브 등 다양한 작물을 키우고 있다.
일・운동・힐링・사회공헌 일석다조를 얻다
정수완 씨는 보람일자리가 60세 넘어서도 사회에 참여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특히 도시농업이 귀농・귀촌이라는 새 삶을 모색할 발판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의 기대대로 보람일자리는 많은 것을 얻게 해줬다.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여름이면 하루만 지나도 잡초가 무성해져 어지간한 노력과 정성 없이는 쉽지 않은 게 텃밭 관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회에 기여하면서 50평 규모의 텃밭을 가꿔볼 수 있다는 건 전원생활을 꿈꾸는 이에게 무척 좋은 경험이 된다. 정수완 씨 역시 귀농・귀촌 교육보다 노지 텃밭을 직접 가꾸면서 농사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농사는 보통 해가 뜨기 전 일과를 마쳐야 합니다. 아침 일찍 나와 땀 흘리며 밭을 개간하고 나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또 농사 지식도 활용할 수 있어요. 토마토와 허브를 섞어 심으면 허브가 물기를 빨아들여 토마토가 더 잘 자랍니다. 토마토는 물이 많으면 열과 현상이 생겨 터질 수 있거든요. 벌써 일거양득이 되죠. 그런데 밭을 일구는 일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 하면서 즐겁기도 합니다. 1석 3조예요.”
밭을 일구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이 하나둘 등교한다. 등양초 노지 텃밭에는 학년별 구역이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 자신의 작물을 하나씩 심은 뒤 관찰하고 수확하는 체험학습을 한다. 아침에 등교하면서 내가 심은 작물이 잘 자라고 있나 보고, 체육 시간에 이동하면서 헐레벌떡 뛰어와 오늘은 얼마나 자랐나 보고 가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친환경으로 작물을 키우기 때문에 땅이 무척 기름집니다. 구더기・굼벵이・지렁이 같은 벌레도 많거든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벌레를 보고 놀라는데, 이 벌레들이 작물이나 흙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알려주면 신기해하면서 나중에는 익숙해집니다. 도심에서 이런 친환경 교육을 어릴 때부터 경험하면 정서적으로도 좋을 거예요. 고추 수확할 때 더 가져가면 안 되냐고 묻는 아이들을 보며 순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텃밭 뒤편에는 학교 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다니는 통로가 있다. 일하다 보면 주민들이 그곳에 서서 텃밭 구경하는 걸 심심치 않게 본다. 특히 70~80대 노인은 1960~70년대 시골 생활을 한 사람이 많아, 텃밭에서 나는 작물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단다. 주민들이 텃밭이 잘 가꿔지고 있다 칭찬하고, 인근 학교에서도 학교 텃밭을 견학 오기도 하니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고. 교직원과 아이들, 주민들이 텃밭을 보며 힐링하도록 사회공헌도 하면서 용돈도 벌어갈 수 있으니 일석다조라 할 만하다.
사심을 버리면 신뢰를 얻는다
오랜 시간 사회에서 일했어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정수완 씨는 은퇴 후 사회에 나왔을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게 대인관계라고 했다.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한다. 정수완 씨도 처음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으로 왔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교내에서 역할이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아 환경미화 영역까지 다양한 업무 요청을 받았다. 군에서 경험한 시스템을 떠올려 학교 담당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 담당자와 함께 도시농부 텃밭지원단의 교내 역할을 정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뢰’를 쌓는 일이었다.
“50대가 넘어 새로운 일자리에 가면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겁내는 사람도 많습니다. 신뢰를 쌓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정직입니다. 사심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예요. 여기서 내가 돈을 좀 벌어야겠다든지, 편하게 일하다 가겠다든지 하는 개인적인 욕심을 가지면 티가 납니다. 진심을 다해 정직하게 일하면 사람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농사는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시간만 보내고 가겠다는 마음으로 일하면 안 됩니다.”
정직한 마음으로 묵묵히 일했기 때문일까. 정수완 씨는 보람일자리 참여자 중에서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학교 측의 요청으로 4년째 일을 이어가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보람일자리 정년인 67세까지 계속하고 싶단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신청해도 되지만, 4년 동안 등양초등학교에서 일하며 학교와 합을 맞추고 시스템을 만들고 정도 들어 고민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등양초등학교에서 보람일자리 정년을 마치게 된다면,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듯이 “명예 졸업장을 받고 싶다”고 했다.
“한 달에 57시간, 이틀에 한 번 나와 일하고, 일 끝나면 친구들도 만나고, 일하면서 사회 참여 기회도 얻고, 체력도 증진하고, 마음의 여유도 가질 수 있는 데다, 사회공헌으로 보람도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경험과 취미를 가진 중장년 세대가 보람일자리로 지속적인 사회 참여 기회를 얻고, 새로운 삶을 모색하며 활력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니어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직접 살아본 후에는 어떤 부분에 만족감을 느낄까. 이러한 궁금증을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에 거주하는 이용승·민신자 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봤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이용승(81)·민신자(80) 부부는 지난 2월 서울시니어스 분당타워(이하 분당타워)에 입주했다. 함께 산 시간이 반백 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손을 꼭 잡고 다니는 그들은 애정이 넘쳐 보인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 손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가 헤어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아왔어요.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한 사람이 먼저 떠날 테고, 그러면 남은 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된 거죠. 그래서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실버타운을 생각하게됐습니다. 준비부터 입주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실버타운 살았더니 회춘
이용승·민신자 부부는 실버타운 전문 유튜브 채널 ‘공빠TV’를 통해 ‘실버타운’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거주하던 부부는 그때부터 서울·경기 지역의 실버타운을 가능한 한 많이 다녀보면서 공부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분당타워다.
“실버타운에 입주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집을 팔고 전세로 살았어요. 그리고 입주 신청을 한 실버타운 네 군데에서 연락 오기만 기다렸죠. 만약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전셋집을 2년 더 연장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다행히 분당타워에서 자리가 났다고 연락이 온 거죠. 분당타워에서 연락이 와서 정말 다행이에요. 입주 전부터 생각한 분당타워의 장점은 자연환경이 좋고, 분당서울대병원이 가까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희 경제 수준과 제일 잘 맞는 곳이기도 했고요. 직접 살아본 후 느낀 만족도는 최상입니다.”
사실 이용승 씨는 실버타운 입주를 원치 않았다고 한다. 그런 그를 민신자 씨가 열심히 설득했다. 자식들의 반응도 달랐다. 딸은 부모의 뜻을 바로 존중해줬지만, 아들은 계속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부모가 실버타운에서 만족스런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단다.
“실버타운에서 살겠다고 했더니 아들이 ‘그냥 아파트에서 사시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우리 부부가 외부와 단절될 것 같고, 적응을 못 할까봐 걱정이 됐나 봐요. 그러다가 추석 때 아들이 왔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마음이 좀 달라진 것 같았어요. 여기 직원분이 추석 연휴 전에 가족이 몇 명 방문하는지 조사했어요. 그리고 명절 당일 혼자 계신 분들은 먼저 식사하도록 했고, 가족이 오는 분들은 인원수에 맞게 자리를 마련하고 음식을 준비해놨더라고요. 가족이 10명 정도 온 팀도 있었죠. 그걸 보면서 아들이 느낀 바가 많아 보였어요.”
부부가 실버타운에 거주하면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건강이 좋아졌다는 점이다. 민신자 씨는 남편의 머리를 만지면서 “이것 봐, 이렇게 머리카락이 났다니까”라고 장난스레 말하다가 이내 눈물을 터뜨렸다. 남편 이용승 씨는 남들에게 허락된 ‘건강’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터였다.
40대 때 간경화가 발병한 이용승 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그때는 체중이 43kg까지 내려갔다. 지금은 60kg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에 퇴직한 이용승 씨는 취미를 살려 전문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민신자 씨는 교장 선생님으로 퇴직했는데, 3년 전부터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 이는 부부가 실버타운에 입주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남편이 아프면서 건강관리의 첫 단계인 식사가 중요해졌어요. 신경을 많이 썼는데, 제가 아프면서는 식사 준비가 힘들어진 거죠. 남편이 밥을 하고, 반찬은 아들이 온라인에서 주문해주는 걸로 먹었어요. 아무래도 건강한 식사는 힘들었죠.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은 마음에 제가 실버타운에 가자고 한 거예요. 실제로 여기 와서 영양 잡힌 맛있는 식사를 하다 보니 우리 부부는 건강을 되찾았답니다. 남편은 살도 찌고 머리카락도 나고요. 저도 친구들이 얼굴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아파트+노인복지관 장점 모여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식사뿐 아니라 취미·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승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외출한다. 거주지였던 죽전에서 수영을 10년간 배워온 그는 현재도 그곳을 찾는다. “수영도 하고, 사람들과 저녁 식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이용승 씨는 외부 활동을 이어서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도심에 있는 실버타운의 장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민신자 씨는 실버타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라인댄스, 오카리나, 일본어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공동체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기독교 자조 모임 활동을 한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함께 입주한 동기들이다.
“여기 사시는 분들이 350명 정도 된다고 해요. 만약 여기에서 트러블이 생기면 오래 살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같은 시기에 들어온 입주 동기생들과 친해졌어요. 부부 네 팀, 총 8명인데 그분들과 가끔 외식도 하고 산책도 나가요. 비슷한 삶을 살면서 뭔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겼다는 점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이용승·민신자 씨는 요즘 ‘실버타운 예찬론자’로 활약하고 있다. 건강하고 외롭지 않게 노년의 시기를 보낼 수 있는 곳. 부부가 직접 살아보고 느낀 실버타운의 장점이다. 더불어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기이기에 양질의 실버타운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 같은 부부에게도 물론 좋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에게 실버타운은 천국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실버타운을 ‘아파트 플러스 노인복지관’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곳에는 아파트에서 사는 것처럼 독립된 공간이 있고, 수영장・헬스장 등 복지관의 시설이 다 있어요. 집 안에서 복지관 생활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실버타운에 들어오고 싶어도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못 오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국가에서 노인을 위한 시설, 복지주택이 늘어날 수 있도록 힘써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서울시 보람일자리사업을 통해 인생의 재도약을 꿈꾸는 4050 세대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위한 내 꿈, 다시 뛰는 4050’ 캠페인을 펼칩니다. 본지는 서울시와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함께한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 사회 곳곳에서 공공에 기여하고 있는 중장년들을 소개합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에는 ‘이사님’이 4명 있다. 그들의 업무는 직원 관리·감독이나 지시가 아니다. 오히려 지사장이 요청하는 면담에 응하고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일부 분담한다. 대외적으로는 보람일자리 참여자로 불리는 ‘이사님’들의 이야기다.
널찍한 회의실에 들어서자 말끔한 캐주얼 정장 차림의 두 노신사가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의 ‘시니어 이사’ 이경규 씨, 김용균 씨가 그들이다. 업무 7개월 차,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을 줄줄 외울 정도가 된 두 이사는 일이 참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실은 보람일자리 참여자입니다. 보람일자리라는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은퇴 후에도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일할 공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임원으로 존중도 받고요.(웃음)”
배려와 예우, 극강의 업무 효율을 만들다
승강기안전관리법 제6장 제55조에 따라 설치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은 승강기 안전인증 업무 대행, 교육 및 홍보, 시설 점검 등 승강기 안전과 관련된 일련의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이다. 올해부터 보람일자리 신규 활동처가 된 서울북부지사는 참여자 4명과 동행하고 있다.
노련한 운영은 처음답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적극적인 지원·관리로 참여자를 시스템 안에 녹여내 한 해 만에 우수 활동처로 선정됐을 정도다. 강북50플러스센터의 추천 의견은 이렇다. “참여자들을 ‘이사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며 사회 경험과 경력을 예우하고 있습니다. 업무 배치는 상담을 통해 하고, 그간의 경력(군인, 은행 지점장, 공무원 등)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력을 살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업무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한다는 보람일자리 사업 취지에 맞아 우수 활동처로 추천합니다.”
서울북부지사는 시작 단계에서 공을 많이 들였다. 지사장은 참여자와 1:1 면담을 통해 그동안 해온 일, 또 지사에서 하고 싶은 일을 경청한 뒤 업무를 맡겼고, 이후에는 전담 직원이 밀착 관리했다. 전담 직원은 참여자가 업무를 숙지할 수 있도록 내용을 갈무리해 전달하고 그때그때 생길 수 있는 질문에 답하며 적응을 도왔다. 이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참여자 성향과 의사에 가장 적합한 업무를 찾기 위해 월 1회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7개월이 지난 현재 참여자가 담당 업무를 예상 일정보다 빨리 끝내 쉬엄쉬엄하라는 말을 할 정도다. 실질적인 효과도 거뒀다. 법률 위반 건수와 사후 관리 건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이경규 씨는 서울북부지사 관계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나와 일하고 있는데, 지사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줍니다. 서로 존중하고 예우하는 환경이라서 좋습니다. 업무 분담도 잘돼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에요.”
업무 이해도가 높아진 참여자들은 점점 일하는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근무 3개월여가 지나면서 고령자를 위한 오프라인 안전교육 안내 및 진행을 맡았고, 최근에는 홍보 캠페인도 담당하고 있다. 시스템 안에 녹아든 참여자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그리고 있다. 또 서울북부지사와 보람일자리를 함께하고 싶냐는 질문에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캠페인 전화를 돌리고 있습니다. 고령자의 경우 행정 처리를 못 해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형님이나 누님 같아서 최대한 자세히 설명해드립니다. 그럼 ‘이런 연락은 처음’이라며 감사해하세요. 민원인께서 만족스러워하면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보람일자리요? 기회만 되면 계속해야지요!”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
“더 빨리 활동처 될걸 그랬어요!”
“내년에도 같이 계속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동희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서울북부지사 지사장은 묻기도 전에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을 꺼냈다. 그는 직원들의 행정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로 얻는 것이 참 많다면서 웃었다.
서울북부지사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파견받기 시작한 건 지난 4월이다. 참여자의 업무 능력과 적응력,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직원의 업무 증가는 물론 보안 문제까지, 채용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은 공공기관이라 다소 걱정이 있었지만 이 지사장은 한번 해보기로 했다. 직원들이 줄곧 호소하는 업무 과중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 중에는 행정 업무도 꽤 많습니다. 기술직 직원들이 현장에서 검사하고, 각자 맡은 행정 업무도 처리해야 하지요. 어떻게 하면 업무 강도를 낮춰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람일자리 참여자를 받기로 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워요.”
이 지사장은 초반에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시간을 들여 교육하는 방법을 택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는 일은 지사장이 전체적으로 설명했고, 참여자에게 주어진 일은 전담 직원이 안내했다. 업무 분담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 전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나름대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를 드렸고, 나중에 다른 업무가 더 적합할 것 같으면 바꿔드리면서 맞춰나갔습니다. 너무 잘 해주셔서 지난 4월에 시작한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웃음)”
참여자들은 연착륙했다. 이 지사장은 수치로 드러날 만큼 업무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의 미션은 ‘승강기 안전, 국민 행복 실현’입니다. 관리 주체가 안전하게 건물을 살필 수 있도록, 또 법률적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말씀드리는 일을 합니다. 효과는 생각 이상입니다. 일을 참 잘하시거든요. 어떤 업무를 드려도 생각보다 빨리 해내세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정말 잘합니다.”
참여자들은 그 배경에 존중과 배려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희 지사장은 진심이 통한 것 같다면서도, 되레 느끼는 바가 많다며 감사해했다. 정석에 가까운 사회생활과 업무 에티켓, 은퇴 후에도 회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모습이 사내에 귀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이 지사장 본인이 많은 자극을 받았다. 한평생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몸담고 있다는 그는 은퇴 후 도전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에 눈을 밝혔다. “시니어 이사님들 에티켓은 완벽에 가까워요. 오랜 사회생활로 몸에 배어 있지요. 그 자체로도 본받을 만한데,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보람일자리를 비롯한 여러 일을 하시는 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저는 30년 넘게 한 직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떠나면 내 사회생활도 끝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가끔 들죠. 그런데 우리 ‘이사님’들 보면 정책을 살피고 신청도 하면서 인생 2막을 열 수도 있구나 싶어요.”
케어닥 케어홈은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상태 및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케어 서비스를 강화한 주거형 요양시설 브랜드다. 일상 속 가벼운 도움이 필요한 사람도, 돌봄이 필요한 사람도 폭넓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전문 인력을 강화한 새로운 실버타운
케어닥은 기존의 요양시설과 프리미엄 실버타운 외에 전문적 건강관리 및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주거 복지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주목, ‘케어닥 케어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병원 입원 및 자택 퇴원, 전문 요양시설 입소 등으로 이어지는 돌봄 여정에서 중간 단계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곧 신도시점을 시작으로 송추 포레스트점, 용인 더퍼스트점이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다.
◇세심한 거주 환경
운영 인력은 사회복지사, 간호사, 영양 및 조리사, 간병인 등 돌봄 환경에 꼭 필요한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면회실, 상담실, 운동실, 커뮤니티실, 프로그램실, 물리치료실, 재활 공간(워크메이트), 찜질방 등 공용 시설을 포함해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제공한다. 취향에 따라 개인 가구나 필요한 가전제품을 놓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한 높낮이 조절 세면대, 낙상 방지 알림 및 비접촉식 생체정보 수집 시스템 ‘실버가드’, 스마트 기저귀 등은 필요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개인의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
1관은 장기요양급여 비수급자, 2관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문화 및 여가(텃밭 가꾸기, 노래교실 등), 가정간호, 응급케어, 촉탁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각 관의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모든 입소 어르신은 케어닥 케어홈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비용이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1관 입소자가 2관, 2관 입소자가 1관 이용 가능) 은행 업무, 쇼핑 등 외부 활동이 필요할 때는 전문 인력과 동행 가능하다.
2023년 12월 입주 예정인 ‘평창카운티’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실버타운이다. 누구나 입주해 여생을 함께할 수 있도록 실버타운 대중화를 꿈꾼다. 한적한 평창동에서 도심의 이점과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 시설 연계로 여생 함께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일찍부터 요양산업에 뛰어들었다. 요양시설로 위례빌리지, 서초빌리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 은평빌리지(가칭), 광교빌리지(가칭), 강동빌리지(가칭)를 개소할 계획이다. 주·야간보호센터인 강동케어센터와 위례케어센터에서는 어르신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자택에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립 생활을 지원한다. 평창카운티는 KB골든라이프케어가 선보이는 첫 실버타운이다. 한만기 평창카운티 시설장은 “이용자가 건강할 때 실버타운에서 생활하다가 돌봄 및 신체·인지 기능 유지·향상이 필요해지면 KB의 요양시설과 주·야간보호센터로 연계해 서비스를 이어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면서 “‘남은 여생을 KB와 함께’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이용료와 높은 의료 접근성
평창카운티의 가장 큰 장점은 이용료가 아닐까. 대부분의 실버타운은 높은 보증금과 생활비 부자들만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상욱 KB골든라이프케어 본부장은 평창카운티는 “실버타운 대중화가 목표”라고 했다. 평창카운티의 생활비는 8종류의 평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증금은 3000만 원으로 통일해 입주 문턱을 낮췄다. 생활비에는 대부분의 부대시설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다. 의료 접근성도 높아 건강 예방에도 힘쓴다. 간호사실에 두 명의 간호사가 상주하고 1층에는 1차 의료기관이 입주해 평소 만성질환이 있다면 편하게 진찰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과 연계되어 있어 건강검진도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교통 중심지에서 누리는 자연환경
평창카운티 서쪽으로는 한강으로 이어지는 중랑천이 흐르고, 동쪽으로는 망우산과 용마산이, 북쪽으로는 봉화산이 있다. 높고 낮은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또한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고대안암병원, 서울대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까지 차량으로 20분 이내에 갈 수 있다. 동쪽으로는 동대문구, 서쪽으로는 서대문구, 남쪽으로는 종로구, 북쪽으로는 구기동으로 이어진다. 사대문으로 이어지는 도시 교통의 중심지에서 푸른 자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평창카운티만의 특징이다.
고급 주거공간인 펜트하우스는 자산가들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고급단지 최상층에 조성되며 고급 자재와 인테리어, 최첨단 설비가 적용돼 있다. 시장 상황과 큰 관계없이 최고가 거래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최고가 단지 세 곳이 나란히 해당 단지의 펜트하우스 타입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나인원 한남, 에테르노 청담 등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기존 펜트하우스 외에 앞으로 어떤 고급 펜트하우스들이 등장할까?
마제스힐
2025년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들어설 예정인 고급 주택 ‘마제스힐’의 펜트하우스는 단 14세대만 분양되며, 분양가는 500억 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교·세화고교·상문고교 등 강남 8학군의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으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 인프라가 인접해 있다. 내부에는 핵 대피시설(N.E.F)이 도입될 예정이며, 단순 대피를 위한 방공호가 아닌 3개월간 숙식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모든 세대에는 방탄, 방폭 유리를 사용했다. 피트니스센터, 스크린 골프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 세대 안으로 차를 탄 채 이동할 수 있는 주차시설이 들어선다. 이 외에도 영화관·와인라운지·보타니컬 라운지·호텔 컨시어지 및 세차 서비스·발렛주차와 차량 대기 서비스·경호시스템 등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더팰리스 73
‘현시대에 가장 완벽한, 최상위 주거 공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더 팰리스 73’은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삼성전자와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2027년 준공 예정이며 지하 4층~지상 35층, 2개 동에 럭셔리 대형 평형 아파트 56세대, 최상층 펜트하우스 2세대, 럭셔리 테라스 오피스텔 15실 등 총 73세대 규모다. 세계적 건축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의 설계 사무소인 마이어 파트너스(MP)가 단지 내, 외관 설계에 직접 참여했다. 독립형 단독 룸으로 구성된 스파 공간, 풀과 라운지를 보유한 풀 사이드 클럽, 프라이빗 피트니스 클럽과 스크린 골프룸과 라운지로 구성된 골프 하우스가 마련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레스토랑과 연계된 다이닝 라운지, 와인 룸과 비즈니스 라운지, 다양한 크기의 미팅룸과 티(tea)룸도 조성된다.
워너청담
2025년 완공될 ‘워너 청담’의 펜트하우스는 분양가 350억 원에 달한다. 슈퍼카 4대를 집 안에 주차할 수 있는 ‘스카이가라지’, 복층 구조, 지하 와인 보관소와 한강 조망 테라스, 인피니티 풀 등 특수 설계를 내세웠다. 또 전용면적이 고급 주택 여부를 가르는 기준(245㎡)을 훌쩍 뛰어넘어 취득세율이 11%에 이르는 만큼 취득세만 43억 500만 원(농어촌특별세·지방교육세 포함)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2025년 10월 입주 예정인 ‘VL르웨스트’는 롯데에서 선보이는 실버타운이다. 목동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를 찾아 VL르웨스트를 미리 느껴봤다. 이 곳은 상위 1%의 소비자를 목표로 만들어진 만큼 최고급 시설이 감탄을 자아낸다.
◇서울 도심 최대 규모 자랑
‘VL르웨스트’는 지하 6층~지상 15층, 4개 동, 총 810세대로 서울 실버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서울 마곡지구에 들어선다. 마곡지구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 9배 규모인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가 조성된다. VL르웨스트 도보권에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이 위치하고,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이 인접해 있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녹지 환경이 중요한데, 단지 내 지하 보행통로를 이용하면 축구장 70개에 달하는 규모의 ‘서울식물원’을 오갈 수 있다.
VL르웨스트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맡은 태원씨아이앤디의 추민석 전무는 “서울에서 800세대 이상의 규모에 기반시설을 갖춘 노인복지주택은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1% 어반 시니어를 위한 곳
가정과 자녀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제2의 전성기를 사는 ‘어반 시니어’를 위한 VL르웨스트는 수준 높은 시설과 서비스를 자랑한다. 모델하우스만 둘러봐도 여기가 실버타운인지 호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호텔 셰프의 다이닝 서비스가 제공되며,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AV룸, 북라운지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스크린골프, GX룸, 피트니스, 사우나 등은 부대시설 이용료가 별도다. 연간 이용료가 340만 원인데, 입주자는 50% 할인된 170만 원에 시설을 이용 가능하다. 한 달 14만 원 정도로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VL르웨스트에는 게스트룸도 별도로 존재한다.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자녀는 게스트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주거 공간도 시니어 맞춤형으로 설계됐는데, 특히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발코니’에 힘을 썼다. 가든형, 헬스형, PET(반려동물)형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비스포크 발코니는 가든형이다. 쾌적한 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식물 키우기가 취미인 시니어가 많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반려동물이 허용된 실버타운이 없었는데, VL르웨스트는 국내에서 최초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추민석 전무에 따르면, 입주자들은 ‘난 여기 살러 오는 게 아니다. 서비스를 받으러 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정주부는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고 싶고, 열심히 일한 가장은 노년에 편하게 쉬면서 여가생활을 즐기고 싶어 한다. 이에 따라 VL르웨스트는 질 좋은 시설과 서비스 제공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차별화된 건강·의료 서비스
VL르웨스트는 무엇보다 건강·의료 서비스 강화로 노후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줄 계획이다. 입주 시 건강검진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다. 개인 컨디션에 맞게 식단을 제공하고 재활 운동을 돕는다. 주거 공간 내에는 실시간으로 건강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위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한 비상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간이 승강기도 설치해 비상 시 탈출이 용이하도록 했다.
또한 단지 내에서 유명 재활 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 건강관리센터’를 운영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한다. 도보로 이동 가능한 ‘이대서울병원’에서는 전용 창구를 통해 대기 없이 즉각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