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하기 좋은 5월, 이달의 추천 전시·공연·행사를 소개한다. 제20회 담양대나무축제 일정 5월 2~7일 장소 죽녹원 및 관방제림 일원 대한민국 대나무 주산지로 알려진 전라남도 담양. 가족 나들이를 계획 중이라면 담양을 주목해보자. 이곳에서는 매년 대나무 심는 날(죽취일)의 의미를 되살리고자 축제를 연다. 바로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담양대나무축제. 6일간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서는 대나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대나무 활쏘기, 대나무 뗏목타기, 대나무 액세서리 만들기, 대나무 부채 만들기 등)이 운영된다. Weat
“5300억 원 규모의 록펠러 소장품… 세기의 경매 열린다.” 며칠 전 국내 한 일간지에 실린 헤드라인이다. 기사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꽃바구니를 든 소녀’(1905)라는 작품도 실려 있었다.[사진1] 순간 머리에 한 가지 장면이 전광석화처럼 지나갔다. 보름 전 ‘2018 아트바젤홍콩(Art Basel Hong Kong 2018)’이 개장되자마자 몇 작품이 팔렸는데, 그중 한 작품인 피카소의 동판화 ‘검소한 식사’(1904)를 홍콩에서 본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사진2] 이와 관련해 필자는 옥션(Auction)이라는 미술품 경매시
드디어 오늘이다! 대망의 아들 결혼일이다. 자그마치 36년을 기다려왔다. 녀석은 아들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이젠 진정한 ‘남자’로 거듭나는 날이다. 아울러 한 여자의 지아비가 되는 실로 거룩한 day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빗줄기로 말미암아 심란한 마음까지 가세하면서 몇 번이나 잠을 깼다. 대저 오늘처럼 경사가 있는 날엔 날씨가 좋길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허나 세상사라는 건 마음대론 안 되는 법이다. 따라서 쏟아지는 폭우 역시 제어가 불가능함은 물론이다. 차라리 긍정의 마인드로 치환하자고 다짐했다. 오랜 가뭄을 끝내려는 단비라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관람했다. 오랜 시간 공연되어왔을 텐데도 오늘 공연에도 큰 객석이 꽉 차는 성황을 이루었다. 어린이 관객도 꽤 많은 건 아마 어린 빌리 엘리어트의 유명세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빌리 엘리어트를 뮤지컬로 보게 되었을 때 영화로 먼저 이 작품을 만났던 필자는 어떻게 영화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고 연출했을지 매우 기대되었다. 영화로 봤을 때 정말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뮤지컬 본토에서 우리나라 소년 빌리 엘리어트를 발탁하려는 오디션 담당자가 내한했다는 뉴스가
어느새 벚꽃이 홀랑 져버렸다. 우리 동네가 내세울 것이 별로 없고 환경도 그저 그런 변두리 서민들이 사는 곳이지만, 유일한 자랑이 가로수가 온통 벚꽃으로 되어 있어서 봄날이면 그 화사한 자태로 그 어느 부잣집 동네 부러울 것 없는 풍요로운 때깔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매년 벚꽃이 만발한 열흘에서 보름은 그 기쁨을 만끽하곤 한다. 그런데 올해는 일주일도 안 돼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갑작스러운 이상고온으로 계절을 착각한 벚나무들이 평소보다 4~5일 빠르게 꽃을 피워낼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벚꽃이 피자마자 때맞춰 몰아친 추위는
4월호 // 어린이 마음으로 살아가는 ‘층층나무동시모임’ [라이프@] 스승을 모시고 한 달에 딱 한 번 숙제 검사를 한다. 어린아이 마음 담은 어여쁜 말과 말을 잇는다. 내 아기, 내 시 시가 소복소복 마음에 와 안긴다 귀한 시간이 쌓인다. 동시 작가를 만나고 나니 손가락이 꼼지락 운율을 따라 움직인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이지만 말이다. 동시를 쓰는 작가들이 모여 공부하는 ‘층층나무동시모임’을 찾아갔다. 모임 구성원은 동시집을 적게는 두 권에서 많게는 열 권 이상을 낸 베테랑들. 한 명 한 명 찾아가서 개인 인터뷰를 해도 부족
전기 보급과 함께 빠르게 사라져버린 것이 있다. 등잔이다.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 막대 사이에 흙으로 빚은 잔을 끼워놓은 것. 잔 안에 심지를 넣고 기름을 부어 불을 붙이면 어두웠던 세상이 밝아졌다. 과거 인간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지만 지금은 없다. 신문물의 등장으로 기억에서 빠르게 잊혔지만 등잔은 우리 삶에 있어 고마운 물건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마구 버려졌던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100년 넘게 모아놓은 등잔을 마주하러 한국등잔박물관에 찾아갔다. 金家三代, 등잔의 소중함을 알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사람 길보다 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셔요. 이번 호에는 시인 최돈선 님이 제자 최관용 님께 편지를 쓰셨습니다. 벌써 38년이 지났네. 자넬 처음 만난 지가. 이 사람아 자넬 만난 날이 무더운 한여름이었지. 8월의 매미가 지천으로 울어대던 그날, 나는 자네가 공부하는 2학년 2반 교실 문을 열었네. 교장선생님의 안내로 들어간 자네 교실은 창문을 열어놓아 시원했어. 창가 미루나무 숲이 바람에 흔들렸지. 그때마다 미루나무 잎들은 은어떼처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가 보면 안다. 많은 한국인이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 머물고 있는 이유를 말이다. 매력이 넘치는 바르셀로나는 영화 로케이션 장소로도 큰 인기다. ‘내 남자의 여자도 좋아’, ‘비우티풀’,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등은 모두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찍은 영화다. 또 몬주익 언덕에는 마라톤 선수 황영조 기념탑이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우승을 안겨줬던 도시. 낯선 나라에서 한글을 보면 가슴이 짜르르해지고 눈시울이 젖는다. 100년 넘게 공사 중인 대성당 스페인 북동부의 카탈루냐 자치주의 주도인
세계 곳곳에 불고 있는 도시화(Urbanization, Citification) 바람은 꺾일 줄 모르고 진화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물론 대형 빌딩이 지닌 물리적 인구 흡입력과 첨단 IT 융합 현상이 도시화를 가속시키는 데 큰 몫을 하고 있지만, 도시 속 대형 빌딩들이 숲을 이루면서 나름대로 뿜어내는 예술성도 배제할 수 없는 원인일 것이다. 그것은 빌딩 건축물을 예술적 감각이 배어 있는 대형 조형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각지에 널려 있는 건축예술품만을 찾아나서는 전문 관광객 그룹이 얼마나 많은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4월, 이달에 읽기 좋은 신간들을 소개한다.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오경아 저ㆍ궁리 10여 년 동안 가든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저자가 정원생활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펴낸 가드닝 안내서다. 정원 가꾸기에 노하우가 없는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한 쉽고 실용적인 방법들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정리했다. 저자의 스테디셀러인 ‘정원의 발견’(2013)의 실천편이라 할 수 있다. ‘정원의 발견’이 정원이라는 공간에 대해 원론적으로 알리는 책이라면,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은 본격적으로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면서 맞닥뜨리는 다양
4월을 맞으며 파블로프의 반응처럼 맴도는 한 문장이 있습니다. 저뿐이 아닐 것입니다. “사월은 잔인한 달!” 이 단순한 문구로 T.S. 엘리엇의 ‘황무지(The Waste Land)’는 시작됩니다. 그러나 엘리엇은 지혜롭게도 이 문장을 시작하기 전에 슬쩍 전체를 이끌어갈 두 구절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깔아놓습니다. 그의 의도대로 그 장치는 보이지 않게 잘 작동합니다. 하나는 수백 년을 살고 있는 무녀의 독백이고, 다른 하나는 에즈라 파운드입니다. 한번은 쿠마에서 나도 그 무녀가 조롱 속에 매달려 있는 것을 직접 보았지요. 아이들이
북촌 8경길, 여의도생태순환길, 서리풀공원길 등 서울 시내에 산책 삼아, 운동 삼아 걷기 좋은 길들이 많아졌다. 그중 어디를 걸어도 좋지만, 원하는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코스라면 더욱 환영이다. 서울 곳곳 50가지 걷기 코스의 지도, 소요 시간, 여행 정보 등을 비롯해 길의 역사와 문화 정보까지 알차게 담은 ‘서울 산책길 50’을 책방에서 만나봤다. 참고 도서 ‘서울 산책길 50’ 최미선·신석교 저, 넥서스BOOKS 5가지 테마로 떠나는 걷기 여행 야트막한 산자락 숲길, 도시와 숲을 잇는 공원&숲길, 물길 따라 걷는 한
제주에서 4·3 사건이 발생한 지 올해로 70년이 됐다. 이를 맞아 제주시는 2018년을 제주 방문의 해로 지정하고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탠딩뮤지컬 ‘1946 화순’(극단 경험과 상상/작·연출 류성)의 제주 초청 공연이다. 1946년 전라남도 화순 탄광촌에서 벌어진 사건을 재조명한 작품으로 4·3 사건과 흡사한 부분이 매우 많다. 광복 이후 미군정 치하에서 벌어진 양민 학살. 그로 인해 가족을 잃은 이들의 섬 제주. 공연장 객석에서 간간이 눈물 훔치는 소리가 들린다. 70년 세월이 지났어도 슬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