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5

[현장에서] “연금은 쌓는 게 아니라 받는 것”

입력 2026-04-14 16:25

공적연금은 한계, 사적연금은 미작동...‘연금화 중심’ 재설계 필요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정책심포지엄에서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정책심포지엄에서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jsp@)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인구구조 변화와 생애주기별 자산 형성'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한 연금체계 개편 방향과 사적연금의 역할 강화 필요성을 제시했다.

강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노인빈곤율이 39.7%에 달하는 등 노후소득 보장 수준은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공적연금만으로는 충분한 소득 확보가 어려운 만큼, 사적연금을 포함한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적연금은 더 많이 지급할수록 재정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고령 인구가 빠르게 늘고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을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 소득을 강화하려면 보험료 인상이나 재정 투입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이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해야 할 사적연금 역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가입률은 각각 53.2%, 9.9%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운용 수익률도 평균 2% 안팎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중도 인출과 해지로 적립금이 빠져 나가면서 장기적인 자산 형성이 어려운 구조다.

수급 방식도 문제로 꼽힌다. 퇴직연금 수급자의 대부분이 연금이 아닌 일시금 형태로 자금을 수령하면서 노후소득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소득 흐름이 아닌 단기 자금으로 소진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약 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으로, 다층 노후소득보장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사적연금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400조 원을 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국민연금 기금을 넘어 최대 노후자산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도 개선과 연금화가 병행될 경우 소득대체율 역시 최대 20%대 중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강 선임연구위원은 '연금화'를 중심으로 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은 중도 인출과 일시금 수령 구조로 인해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입부터 수급까지 연금 형태로 이어지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입부터 수급까지 전 과정에서 연금 형태의 수령을 유도하고, 공적연금은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역할에 집중하는 한편 사적연금이 추가 소득을 보완하는 구조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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