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8

[현장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성과 부진 시 책임 구조 명확히해야”

입력 2026-04-08 15:03

8일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

“수익률 결과 아닌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 기준으로 책임 판단해야”

▲영주 닐슨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영주 닐슨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지희 기자 jhsseo@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도입이 본격 논의되는 가운데 책임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수익률 개선이나 제도 도입을 넘어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책임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제도 신뢰와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영주 닐슨 성균관대학교 SKK GSB 교수(한국퇴직연금데이터 대표)는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퇴직연금 정책 방향 평가 및 수익률 제고를 위한 과제’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 “수익률 결과가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 과정의 적정성을 기준으로 책임을 판단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사용자·수탁자·운용기관 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정이 퇴직연금 제도 개편에 대해 합의한 내용이다. 계약형이 개별 가입자가 민간 금융기관인 퇴직연금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스스로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방식이고, 기금형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한 수탁기관이 가입자의 이익을 우선으로 해 관리·책임을 지는 구조다.

닐슨 교수는 “현행 기금형 퇴직연금에서 수탁자위원회는 기금 운용의 최종 의사결정 기구로 규정돼 있으나 실제 구조를 보면 그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며 “특히 노·사 대표 중심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투자 정책, 자산배분, 리스크 관리와 같은 고도의 금융 의사결정을 담당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닐슨 교수는 노·사 대표 중심으로 수탁위원회가 구성되면 △투자 의사결정의 형식화 △책임 구조의 불명확성 △단기적 의사결정 편향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투자 성과가 부진하거나 자산배분이 왜곡되더라도, 이를 누구의 판단 책임으로 볼 것인지가 불명확하다”며 “노·사 대표는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되고, 실질적 운용은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책임은 분산된다”고 우려했다.

닐슨 교수는 책임 구조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수익률 부진 시 책임 주체 불명확 △사용자, 수탁자, 운용사 간 책임 전가 △가입자 보호 장치 미흡 △장기적으로 제도에 대한 신뢰 저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은 장기 자산이기 때문에, 단기 성과가 아닌 장기적 의사결정의 적정성을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기금형 제도의 책임 구조는 결과 책임이 아닌 과정 책임을 기반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의 합리성 기준으로 책임 판단 △수탁자의 주의의무 및 모니터링 의무 명확화 △운용사 선정 및 교체 기준의 명문화 △디폴트옵션 설계 과정에 대한 책임 범위 정의 △분쟁 발생 시 독립적 판단 기구 및 절차 마련 등을 방안으로 제언했다.

닐슨 교수는 “단순한 세이프하버 도입을 넘어 ‘형식적 절차 보호’가 아닌 ‘실질적 책임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며 “현재 기금형 제도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익률이 아니라 책임 구조”라고 짚었다. 이어 “수익률이 낮을 때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책임을 지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제도는 장기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기금형 연금의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제도 도입이 아니라 책임의 귀속과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는 거버넌스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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